구더기에게 당신의 육체를 허하라 :





구더기들이 먹기에는 너무 단단하다



 


                                                                                                        비비닐계 화학 제품은 거의 썩지 않는다. 비닐, 플라스틱, 스티로폼이 썩으려면 100년에서 500년이 흘러야 한다. 인간은 죽는 순간부터 부패가 시작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 비닐계 " 는 불멸 불사 불변의 존재에 가깝다. 이 불변성은 자연의 순리에 어긋난다. 화무십일홍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아무리 예쁜 꽃이라 해도 열흘 꽃 피다 시드는 것이 자연의 섭리이다. 물론, 백일홍처럼 백일 동안 피는 꽃도 있다지만 왠지 이 꽃은 꽃 같지가 않고 조화 같아서 예쁘다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없다.

때가 되면 시들다가 떨어지는 꽃이 예쁘다.  하지만 인간은 불변/불사를 이상적인 대상으로 삼기 시작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신'이다. 신은 불변불사'하는 존재이다. 그런데 니체는 신의 불변불사'에 대하여 딴지를 건다. " 썩지 않는 존재는 수상한 존재여 ~ "  드라큐라를 보라, 강시를 보라, 좀비를 보라. 불변불사의 능력을 얻는 순간 무시무시한 존재가 된다. 썩지 않는 존재가 수상하다면 늙지 않는 존재 또한 수상한 것이다. 당신은 페니스가 17시간 동안 죽지 않고 발기한 상태를 정상적이다 _ 라고 옹호할 수 있나 ? 지루가 한 시간을 넘기면 그것은 비아그라의 힘이다. 박근혜 게이트 식으로 표현하자면 팔팔정의 힘'이다. 아따, 구수한 표현이구만.

보톡스로 젊은 얼굴을 유지하려는 연기자는 본질적으로 흡혈귀에 매혹된 존재들이다. 40대 연기자가 20대의 얼굴과 몸매를 유지하기 위하여 온갖 성형을 하는 것은 연기자로서 자질이 없는 사람들이다. 구두 수선공은 손의 힘으로 먹고 사는 사람들이고,  벽돌을 지고 나르는 노동자는 허리의 힘으로 먹고 사는 사람들이다.  이들은 모두 특성화된 신체의 발달로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그렇다면 연기자는 어떤 신체 기관이 발달했을까 ? 당연히 얼굴이다. 연기자란 일반인에 비해 얼굴 근육이 발달한 직업군이다. 일반인들은 잘 쓰지 않는 얼굴 근육을 발달시켜 연기'를 한다.

연기자는 얼굴 근육의 힘으로 먹고 사는 노동자'이다. 그런데 매우 이상한 일'이 벌어지고는 한다. 연기자가 자신의 얼굴에 보톡스 주사 시술을 하는 것이다. 보톡스'는 독의 일종으로 근육을 마비시키는 역할을 한다. 일종의 부종인데, 이 부종은 근육을 팽팽하게 당겨서 주름을 펴게 만든다. 다림질이 주름진 옷을 펴듯이 말이다. 성형수술도 마찬가지'다. 성형은 본래 가지고 있던 근육의 미세한 힘을 약화시킨다. 성형의는 당신에게 이렇게 말할 것이다. 턱은 47.5도 븨'라인이 가장 미학적입니다. 앞트임을 하십시오. 입술은 도톰하게, 광대뼈는 몽골 아시아인의 부끄러운 흔적이니 깎으세요. 끝으로 똥구멍에 몽고반점 있나요 ? 맙소사, 레이저로 당장 지웁시다.

얼굴 근육으로 먹고 사는 것이 연기자'라고 했을 때 얼굴 근육을 마비시키거나 근육을 절단하는 것은 구두 수선공이 양팔을 자른 것과 같다. 그러니 제대로 된 연기가 될 리가 없다. 대사는 절규하는데 얼굴은 무표정이다. 이것보다 더 끔찍한 광경이 있을까 ? 자연스러운 것은 썩게 마련이다. 파리는 인간이 숨을 거둔 지 1분 안에 썩는 냄새를 맡고 달려온다고 한다. 부패는 신속하게 진행된다. 파리는 벌어진 인간의 구멍 속으로 침투한다. 눈, 귀, 콧속, 입, 상처, 항문 속으로 들어가서 알을 낳는다. 파리가 가장 좋아하는 곳은 항문이다. 벌어진 괄약근 속은 따스하다. 부패 속도에 따라서 각종 곤충들이 몰려든다.

노래기, 딱정벌레 등도 찾아와 먹이를 먹는다. 남겨진 것은 뼈와 치아뿐이다. 아, 또 하나 ! 유방 속에 넣어둔 실리콘, 양악 수술에 쓰인 철심, 코를 세운 보형물들도 남을 것이다. 썩지 않는 플라스틱 제품처럼 오랫동안 남겨질 것이다. 구더기들이 먹기엔 너무 단단하다. 연기자가 얼굴 근육의 힘으로 먹고 사는 노동자'라면 대통령이 주로 사용하는 근육은 무엇일까. 그것은 심장(양심)이 아닐까 ? 우리가 대통령에게 원하는 것은 성형 보조물로 만든 플라스틱 심장이 아니다. 부패하는 심장을 가진 자는 아름다운 사람이다. 그것이 노무현과 이명박근혜의 차이이기도 하다. 플라스틱 심장, 구더기가 먹기엔 너무 단단하다 ■

 

 

 

 


                                       

 

덧대기 ㅣ 미스코리아 선발 대회'에서 항상 궁금했던 것 하나는 미녀의 자격 조건에 미혼 여성은 되고 기혼 여성은 안되는가 였다. 미녀를 뽑는데 결혼 유무'는 전혀 상관이 없는 것 아닐까 ?  3초만 머리를 굴리면 답은 나온다. 미스코리아 대회는 남성 욕망의 결정체이기 때문이다. 성적 관음증을 충족시키기 위한 남성의, 남성을, 남성에 의한 대회'가 바로 미스코라이 대회'이다. 간통죄'가 엄연히 존재했던 나라여서 차마 유부녀마저 욕망할 수는 없는 법이지 않은가.  그래서 미혼 여성만 뽑는 것이다. 미스코리아 대회는 성적 스펙타클,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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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madhi(眞我) 2017-02-19 10:4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한국인이 욕망하는 3가지가 신체나이 20대, 서울대, 강남구 라더군요. 모두들 미친 사람처럼 성형과 회춘에 달려드는 이상한 세상입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7-02-19 11:02   좋아요 0 | URL
아니 왤케 자주 잠적을 하십니까.
회춘이야 인간의 기본적 욕망이라지만 정도껏했ㅇ면하는 생각이 드네요..
가끔 70대 노인이 새까만 색으로염색한 머리를 한 것을 보면.. 종종 징그럽다는 생각도 듭니다..
70대면 검은 머리보다는 흰머리가 어울리죠...

samadhi(眞我) 2017-02-19 11:05   좋아요 0 | URL
저는 흰머리 만발에 로망이 있는데요. 그러면서도 한 두개씩 나는 흰머리 보면 뽑으면서 신나합니다.
그러게요. 게으른데다 현실도피(?)가 삶의 일부라 가끔 묻혀 지내요. ㅎㅎ

곰곰생각하는발 2017-02-20 12:19   좋아요 0 | URL
백발좋죠.. 저도 백발이 로망입니다..

yureka01 2017-02-19 11: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집트 박물관에 붕대 갑고 있는 미이라가 현대적으로 나오면 포르말린에 절여진 표본실의 청개구리 같은,썩지 못하는 영원하고싶은 욕망들...사실 다 허망한것들 아니겠습니까..그래본들,,그기엔 온도가 없잖아요.ㅎㅎㅎ싸늘하게 식어버린 것에서는 썩어서 거름이 될 수 없으니 그기엔 꽃도 피지 못하거든요. 죽으면 내가 태어나기 전 상태로 되돌아가야 다시 순환이 되는 것이라야 되는데 말입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7-02-20 12:19   좋아요 1 | URL
그럼요. 꽃은 잠깐 피고 지기 때문에 아름다운 거죠.
365일 피어 있다면 그건 조화죠..
조화를 보고 예쁘다고 하는 사람은 좀 변태가 아닐까 싶습니다.. ㅎㅎ

수다맨 2017-02-20 17:1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부코스키가 예전에 썼던 산문 한 구절이 어렴풋이 생각나네요. ‘우린 빨리 뒈져서 이 별을 떠나는 게 상책이다. 우리가 남기는 쓰레기가 이 별을 더럽히고 있다‘ 정확히 박근혜 씨에게 들려주고픈 말입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7-02-21 14:40   좋아요 0 | URL
역시 부코스키군요.
그런데 저 문장.. 저도 어디서 읽은 기억이 납니다.. 혹시 25일 촛불집회 참석 안하시렵니까..

수다맨 2017-02-22 13:50   좋아요 0 | URL
저도 참석은 하는데 이번에는 고등학교 동창들이랑 같이 가기로 했습니다.... 아무래도 곰곰발님과 함께 있기는 어려울 듯싶네요. 죄송합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7-02-22 14:05   좋아요 0 | URL
아, 아닙니다.. ㅎㅎㅎ.. 저도 일행과 약속이 잡혀 있습니다.. 광화문에서 우연히 마주치는 기적이 발생한다면 같이 합석합니다요.. ㅎㅎ
 

 

 






3분이 지나고 4분이 흘렀다





                                                                                                           하루 중 가장 추운 시간은 해 뜨기 전'이다. 겨울에는 가장 어두울 때가 가장 추울 때이니까. 새벽 4시에 개를 끌고 공원으로 향했다. 그 시간에 공원을 배회하는 사람은 없기에,  목줄을 풀어놓고 맘껏 놀게 하기 위해서'다. 문득, 개의 충성심을 확인하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다. 왜 그런 것 있지 않은가. 주인이 추운 겨울에 쓰러지면 개가 주인 곁을 지키며 컹컹, 목이 터져라 울부짖는 모습. 생각만 해도 가슴이 벅차올랐다. 나는 외마디 소리를 지른 후 땅바닥에 납작 엎드렸다.  곧..... 다가오리라. 더운 입김을 내 얼굴에 쏟으며 따스한 혓바닥으로 꽁꽁 언 내 얼굴을 핥으리라. 1분이 지나고 2분이 지났다. 추위 때문에 땅바닥에 얼굴이 달라붙는 줄 알았다. 도대체 저 녀석은 어디에 있는 것일까 ? 3분이 지나고 4분이 지났다. 살펴보니 봉달씨는 신나게 공원을 뛰어다니고 자유를 만끽하고 있었다. 배신감이 들었다. 나는 벌떡 일어나 소리쳤다. 가자, 이 새끼야 !!! 이 개놈의 새끼야 ■




​                                         


덧대기 ㅣ 김용민이 실검 1위에 올랐기에 깜짝 놀랐다.  피살당했나 ??!   걱정이 되어 클릭해 보았다.  우리는 지금 하드보일드한 나라에 살고 있는 것이다. 김용민은 입당 후 8시간만에 제명당하는, 초유의 사태를 맞이하게 되는, 불운을 겪는다. 자유한국당은 보도자료를 통해 김용민 PD의 징계 사유 5가지를 밝혔다. ▶당원품위유지의무 위반   ▶ 당에 대한 명예 훼손   ▶ 국민 선동을 통한 민심이탈 유발   ▶ 개인 명예 훼손   ▶ 위계에 의한 업무 방해가 제명 처분의 사유라고 설명했다. 낄낄거리며 웃었다.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정당에 입당할 수 있는 자유마저 없는 자유당이라니. 더군다나 자신의 권력을 위해서라면 타인의 자유를 억압했던 자들이 자유를 들먹이다니. 당명을 이렇게 바꿔야 하지 않을까 ? 자유없당. 이 위대한 역설. " 출세하려면 자유당에서...... " 라는 종간나새끼스러운 포부를 당당하게 내세우는 자, 그 누가 있으랴. 자유당의 유력한 대선 후보로 출마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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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아이즈 2017-02-18 16: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허걱, 첫번 째 에피소드 ㅡ 곰발님 글의 매력과 통찰이 고스란히~ 부럽습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7-02-19 08:44   좋아요 0 | URL
고맙습니다.. 허걱, 하니 허각 생각나네요.. 요즘 노래가 뜸한 듯...

카스테라 2017-02-18 16: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마도 강아지는 장난 인줄 알았을거 같아요. 하드 보일드한 세상이지만 또 코미디이기도 한 세상. ㅋㅋㅋㅋ

곰곰생각하는발 2017-02-19 08:44   좋아요 0 | URL
이 나라 자체가, 아니 이명박근혜 10년이 공작으로 이루어진 첩보물의 세계 아니겠습니까...

stella.K 2017-02-18 17: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우리가 TV를 너무 많이 본 것 같습니다.
개도 개나름의 생이 있지 않습니까? 견생이라고.
그런데 봉달 씨가 뭐라고 그앞에서 허리우드 액션입니까?
너무하심다.ㅠㅠㅋㅋ

그런데 김용민이 정말 그랬습니까?
완전 드라마네요.

곰곰생각하는발 2017-02-19 08:43   좋아요 0 | URL
깅용민 답다는 생각이 ....ㅎㅎㅎ
실검 1위에 올랐기에 교통사고를 빙자한 피살이라는 생각이 연상되었으나
알고 보니 블랙코미디네요..

붕붕툐툐 2017-02-18 18: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오지 않는 개를 기다리며 찬 바닥에 엎드려 있는 모습을 떠올리니 너무나 재밌네요~ 자유를 위해 새벽 산책을 하는 주인과 함께여서봉달씨는 참 행복하겠습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7-02-19 08:42   좋아요 0 | URL
땅바닥과 뺨이 얼어붙었습니다.. 덩치가 워낙 커서 사람들이 엄청 무서워합니다. 목줄 바짝 잡아댕겨서 낮에 산책을 시키는데.. 목줄 바짝 당겨 산책하는 거.. 개 입장에서도 그래 자유롭지 못하다 생각이 들어, 궁여지책으로 새벽 산책을.... 아주.. 그냥 추워 죽을 것만 같습ㄴ다.

새아의서재 2017-02-18 22: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김용민 입당한 거 보고.. 이건 완전 마음에 든다,했어요. 막말 정치가가 출세하는 정당. 김진태와 김용민..ㅋㅋ

곰곰생각하는발 2017-02-19 08:40   좋아요 1 | URL
저도 기발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유쾌하더군요. 출세하려면 자유당 가야죠. 깃발 꽂으면 개나 소나 국회의원하니 양심 한번 팔고 나면 승승장구 아니겠습니까...

2017-02-19 09: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7-02-19 10:21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ㅎ 저의 연기가 워낙 아마츄어적이다보니... 금세 눈치 챈 것이겠죠 ? ㅎㅎㅎㅎㅎㅎㅎ

samadhi(眞我) 2017-02-19 10: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늘 ˝새로움˝ 따위는 없는 그 당 이름 참 잘 지으셨네요. 걔네들이 곰발님한테 당명을 의뢰했어야 하는 건데...

곰곰생각하는발 2017-02-19 11:03   좋아요 0 | URL
똥을 싸질러도 자기들은 잘한다고 생각하는 정당이니 잘한당이 최고의 당명인 듯..

samadhi(眞我) 2017-02-19 11:08   좋아요 0 | URL
근데 진심으로 그렇게 믿는지 그게 늘 궁금합니다. 굳은 신념없이 오직 사익추구로만 뭉친다는 데에 놀라요.
 

 

 

 

 

 

 

 

 

 

 

 

 

 

 

                                      

 

아이스크림보다는   하드    :







어디선가 당신을 향한 총성이 울리고







                                                                                                       지금은 나이가 들어 하드(hard)보다는 아이스크림(icecream)를 좋아하지만, 한때 부드럽고 물컹거리는 아이스크림보다는 발기된 남근처럼, 아...... 딱딱한 하드'를 좋아했던 적이 있다.

취향이 이렇다 보니 크림한 소설'보다는 하드한 소설'을 좋아했다. 레이몬드 챈들러'였던가 ?  책을 읽는 독자의 눈꺼풀이 무거워질 때 무조건 총을 등장시키라고.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도 놀란다고 하지 않던가. 독자는 느닷없이 등장한 총을 보고 놀란 가슴에 토끼 눈이 되어 페이지를 후다닥 넘기게 된다. 이런 식으로 총성은 네다섯 번 울리고, 독자는 총 든 자'가 누구인지 궁금하여 정신없이 페이지를 넘기다 보면 어느새 이야기는 결(結)를 향해 치닫는다. 그런데 알고 보면 총(을 쏜 자)은 생각보다 중요한 것이 아니다. 대부분은 독자를 속이기 위한 맥거핀인 경우가 많다.

드라마 < 밀회 > 의 주인공 김희애였다면 우아한 목소리로 이렇게 말했을 것이다. " 이거 뭐야, 속았잖아. " 그러니까 하드보일드 소설'에서 총은 참선 중 졸고 있는 중생을 향해 내리치는 죽비이며 졸음을 쫓는 카페인'이다. 하드보일드한 총은 주의를 다른 곳으로 환기시킨다. 총성이 울리는 순간, 모든 시선은 총성이 울린 곳을 향하게 된다. 하지만  그곳은 nothing이며 먼 산이다. 이처럼 총성은 하드한 세계, 그러니까 쮸쮸바를 빠는 세계'에서는 매우 중요한 클리셰'이다. 그렇다고 해서 총을 남발하게 되면 하드의 맛이 떨어지게 된다. 하드보일드 소설에 등장하는 총은 현실에서도 존재한다. " 북풍 " 은 잘한당(자한당 자유한국당 의 줄임말)이 총선이나 대선 때 분위기 반전을 위해 준비한 총성이다.

 

북쪽에서 총성이 울리면 언론은 총의 의미를 확대 해석하고 의미를 부여한다. 그것이 딱총이건 새총이건 상관 없다. 웃긴 것은 총성은 북쪽에서 울렸는데 스모킹 건'은 남쪽에서 찾는다는 점이다. 그때부터 종북 좌익 빨갱이 개호로새끼와 종북 좌익 빨갱이 개호로새끼와 접선한 세력을 집요하게 공격한다. 말레이지아 국제 공항에서 벌어진 김정남 암살 사건'도 위기에 빠진 보수를 구원할, 분위기 반전을 위한 총성'처럼 들린다. 쮸쮸바를 좀 빨아본 사람들(스파이 소설을 좋아하는 독자들)은 김정남 암살 사건에서 스모킹 건'을 쥔 사람들이 얼마나 어리숙한 행동을 했는가를 단박에 알 수 있다.

살해범으로 지목된 여성이 김정남을 암살한 후 공항을 빠져나와 공항 택시를 타고 도망쳤다는 보도를 접했을 때, 나는 그녀가 스파이 교육을 전문적으로 받은 인물이 아니며 북한 소행이 아니라는 확신이 들었다. 암살범이 공항 택시를 타고 도망쳤다는 사실은 " 도주로 " 를 준비하지 않았다는 의미인데, 쮸쮸바의 세계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암, 있을 수 없는 일이지. 스파이는 도주로 확보가 성공의 열쇠이기 때문이다. 지방 변두리에 있는 새마을 금고를 터는 은행강도도 시동이 걸린 차를 미리 대기시키는 마당에 북한에서 고난이도 스파이 훈련을 교육받은 이들이 택시 타고 도망쳤다 ?! 더군다나 자신이 묵었던 숙소1)에서 내렸다 ??!!

 

김정남을 살해한 배후 세력이 누구인지는 모르겠으나 적어도 북한 스파이의 소행이 아니라는 점은 분명하다. 국제 스파이'가 택시 타고 도망치는 서사는 " 하드(첩보물) " 하기보다는 " 아이스크림(블랙코미디) " 적이다. 주의를 환기시키기 위해 등장하는 총성은 첫 번째가 가장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 독자는 첫 번째 총성을 흥미진진하게 생각하지만 첫 번째 총성 이후 총성 횟수가 잦으면 잦을수록 나중에는 진부하다는 생각을 가지게 된다. 잘한당의 총성'도 그렇다. 이제 독자는 총선이나 대선 때마다 벌어지는 총성에 심드렁하다. 우리는 " 북한에서 울린 총성 " 보다는 박근혜를 향한 " 당신들의 기이한 충성 " 에 관심이 많다. 내일은 16차 촛불 집회가 예정되어 있다.

 

 

 

 

 

 

 

 

 

덧대기 ㅣ 김정남 암살 사건이 청부 살인이라고 가정했을 때, 핵심은 저격수가 아니라 청부의 주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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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2-17 12:25   수정 | 삭제 | URL
비밀 댓글입니다.

겨울호랑이 2017-02-17 15:1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내일 제사가 있어 1부 집회만 참석해야할 것 같네요.. 이제 남은 몇 번 안나가면 가고 싶어도 못갈테니 마지막으로 힘을 모아야겠습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7-02-17 15:54   좋아요 1 | URL
이제 2번만 가면 되니.. 유종의 마무리를 위해서 저는 참석하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굿뉴스 들으니 살 만한 세상이라는 생각도 드네요..ㅎㅎ

cyrus 2017-02-17 19:4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최순실 박근혜 뉴스가 워낙 충격이 커서 그런지 김정남 암살 소식에 무덤덤한 사람들이 많은 것 같아요.

곰곰생각하는발 2017-02-18 14:00   좋아요 0 | URL
첫 번째 총성보다 두 번째 총성은 효과가 떨어지고, 두 번째 총성은 세 번째 총성보다 효과가 떨어지고...
아마도 김정남이라는 총성은 42번째가 아닐까 싶네요... 효과가 없는 거죠. 일종의 학습 효과라고나 할까요.
이제 북풍은 잘 안 먹히는 것 같습니다..
 
나는 단순하게 살기로 했다 - 물건을 버린 후 찾아온 12가지 놀라운 인생의 변화
사사키 후미오 지음, 김윤경 옮김 / 비즈니스북스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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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속사정을 내가 알 수는 없다



 


                                                                                                          숫자 2, 40, 120, 1000의 공통점은 ? 워워. 고민하지 마시라. 당신이 아무리 아이큐가 높다 해도 이 문제에 대한 정답을 맞출 가능성은 제로에 가까우니까. 이 수열은 수학 영역도 아니고 아이큐 테스트도 아니다. 정답은 냉장고'다.

대한민국 4인 가족의 경우, 한국인은 평균 냉장고 2대를 가지고 있으며 냉장고 문은 하루에 40회 정도 여닫는다고 한다. 120L로 시작된 럭키금성 냉장고 용량은 이제 1000L 대용량 양문 냉장고로 " 싸이즈의 쓰빽따끌 " 을 키웠고, 결국에는 승자가 되었다. (10년 전과 비교하면) 가족 구성원은 그대로이고 냉장고 보유 수가 늘었으며 용량도 커졌다면 냉장고 속은 넉넉해졌을까 ?  이 질문에 대한 답을, 더구나 당신이 살림을 하는 이'라면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정답은 그때나 지금이나 냉장고 속 공간 여유는 없다 가 되리라는 사실을. 

모 방송 제작팀에서 현재 자기 집 냉장고에 보관 중인 음식을 모두 소비할 때까지 걸리는 시간'을 실험한 적이 있다. 제작팀은 2주 정도 예상했으나 냉장고 음식을 모두 소비하는 데 걸린 시간은 40일이었다. 이 결과를 참고한다면 이런 반문이 가능하다. 냉장고는 정말 신선 제품을 보관하는, 혹은 신선도를 연장시키는 물건일까 ?  어머니는 늘상 음식물로 꽉꽉 찬 냉장고'에 불만이 많았다. 가장 큰 냉장고에 속했지만 냉장고가 작다고 불평을 늘어놓았고, 그 화살은 돈벌이가 시원찮은 아버지를 향했다. 그리고 그 불평의 결과는 양문냉장고를 구입하는 것으로 끝났다.

부피가 그만큼 늘어났으니 공간의 여유가 생길 만도 하지만 결론은 ?  지금 당신이 생각하는 것 그대로'다. 어머니는 또다시 냉장고의 성능보다는 용량에 불만을 쏟아냈다. 그 불평의 결과는 ? 김장 100포기를 저장할 수 있는 김치냉장고 대용량을 구입하는 것이었다. 이런 식으로 대용량 냉장고는 3대로 늘어났으며 모두 음식물로 가득찼다. 식구가 늘어난 것도 아닌데 먹을 식량은 냉장고 용량에 맞게 크게 늘어났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혹시, 냉장고는 당신이 생각하는 것과는 달리 " 먹을 음식 " 을 보관하는 것이 아니라 " 버릴 음식 " 을 보관하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 

대용량 냉장고 오따꾸인 어머니는 김장을 6,70포기나 담그지만 실제로 우리 가족이 소비하는 김장은 한해에 6,7포기 정도이다(소비되는 김장김치의 절반은 명절 때 김치만두 속으로 사용되지만 그것도 만두 속 절반은 냉동고에 보관되다가 여름에 버려진다). 나머지는 모두 버려진다. 냉동고에 보관 중인 식재료도 마찬가지'다. 비싼 생태를 한 궤짝으로 대량 구매해서 시중 생물 가격보다 1/2로 사서 한두 마리는 소비하고 나머지는 냉동고로 직행하게 된다. 기약은 없다. 대부분 한두 마리는 그해 동태로 소비된다. 동태탕 맛이 어떠하냐고 묻지 마시라. 냉동고에 섞인 냄새 맛이 팔 할'이니까.

그나마 동태로 소비된, 한때 싱싱한 생태는 사정이 나은 편이다.  나머지는 이내 잊혀져서 몇 년을 냉동고에서 보내다가 버려진다. 얼어죽을 동태에게 삼가 조의를 표한다. 비싼 생태를 절반 가격에 사서 값싼 동태로 소비하는 방식을 어머니는 버리지 못한다. 이 기이한 소비 형태'는 무슨 심리일까 ? 내가 내린 결론은 일종의 손실 회피 편향 1)이다. 냉장과 냉동이 일체형이었던 냉장고를 버리고 용량이 2배 커진 양문형 냉장고를 비싼 가격에 구매한 소비자'는 자신이 구매한 소비가 합리적이었다는 사실을 증명해야 한다. 신형 냉장고를 구입한 소비자 입장에서 보면 새로 구입한 양문형 냉장고에

들어간 음식물이 전에 사용하던 냉장고에 들어간 음식물 부피와 별반 다르지 않다면, 그것은 자신의 선택이 합리적 소비가 아니라는 사실을 증명하는 꼴이 된다. 즉, 손실을 경험하게 된다. 소비자는 그 손실을 회피하기 위해 일부러 더 많은 음식물을 가득 채움으로써 자신의 선택한 결과가 합리적이었다는 것을 증명하려고 노력한다. 그 결과가 비싼 돈 주고 생태를 사서 나중에는 동태로 소비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제철에 맛있게 식량을 소비하는 양은 한정되어 있으니 궁여지책으로 당신은 먹을 음식이 아닌 버릴 음식으로 냉장고를 채우게 된다. 역설적이지만 우리는 지금 버리기 위해 산다. 

다시 말해서 어머니는 그해 60포기의 김장김치가 필요한 것이 아니라 냉장고를 채우기 위해 김장을 60포기나 한 것이다. 소비 사회는 이런 방식으로 소비자를 조종한다. 당신은 스스로의 자유 의지'로 물건(의 종류와 크기)를 선택한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장사꾼의 정언명령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노예와 다르지 않다. 냉장고 용량과 음식물 용량이 비례하듯이, 아파트 평수와 소유한 물건의 수와 부피도 비례한다. 보다 넓은 아파트는 보다 많은 물건을 필요로 한다. 몽골인이 가지고 있는 물건은 평균 300개 정도이고 일본인은 6000개 정도라고 한다. 그리고 미국보다는 합리적 소비를 한다는 독일인'조차 10,000개의 물건을 집이라는 냉장고 속에 보관한다고 한다. 

물건이 늘어난 수만큼 우리는 행복할까 ? 그 질문에 대한 답을 당신에게 묻겠다. 당신은 답을 알고 있다. 그래서 묻는다. 행복하십니까 ?








​                                          



1) http://blog.naver.com/unheimlich1/220913085592 : 손실 회피 편향 ㅣ 200달러를 내고 20달러를 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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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아의서재 2017-02-16 15: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곰발님 글보면서 적극 공감하는 바가 있습니다. ^^ 덧대어 저도 몇자 적어볼랍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7-02-16 15:54   좋아요 0 | URL
아, 정말 심플하게 살고 싶습니다. 양복 한 벌, 구두 하나, 넥타이 한 개, 책은 백 권 이내.....

2017-02-16 15: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2-16 15: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17-02-16 17: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른 물건은 줄이라면 줄일 수 있는데, 책은 절대로 줄이지 못하겠습니다. ㅎㅎㅎ 근 두 달 동안 책을 열 권 이상 팔긴 했습니다만 그 중에 몇 권은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

곰곰생각하는발 2017-02-17 10:31   좋아요 0 | URL
저도 그렇습니다.. 전 한 1000권 팔고 버리고 주고 했습니다만.... 여전히 많습니다. 액기스만 모아놓았는데... 이거 걱정니네요..호

stella.K 2017-02-17 14:2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201호나 202호나 사는 모습은 똑같다더니
읽으면서 곰발님이 우리집 얘기 하시는 줄 알았습니다.ㅎㅎ
정말 울엄마는 젊을 때부터 살림을 크게 하셔서 손이 작아지질 않는가 봅니다.ㅠㅠ

곰곰생각하는발 2017-02-17 14:42   좋아요 2 | URL
어디에나 똑같은 풍경이군요.. 저희집은 왜 그 비싼 법성포 굴비를 왜 냉동고에다 썩히는지 이해 불가능입니다.
동그랑땡 속재료와 만두 속재료.. 지금 냉동실에서 썩고 있습니다...ㅎㅎㅎㅎㅎ...

stella.K 2017-02-17 14:49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ㅎ
가끔 집밥도 드시는 줄 알고 있습니다만
어머니가 그런 음식 놓아주시지 않으십니까?
아무래도 곰발님은 눈밖에 난 아드님이신가 봅니다.ㅋㅋㅋ

곰곰생각하는발 2017-02-17 14:53   좋아요 2 | URL
어머님은 냉동고기보다는 생고기가 맛있다는 이유로 냉동고기보다 비싼 돈을 주고 생고기를 사시지만 사오자마자 냉동실에 둡니다. 결국은 냉동고기 먹는 꼴.... 이해불가입니다..ㅎㅎㅎㅎ

samadhi(眞我) 2017-02-20 08: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뿐하게 소로우처럼 유목민(?)처럼 여행생활자처럼 제 몸 하나만으로 살아가고 싶지만 현실은 뭔가 편리한 물건이 나왔다면 그걸로 교체해서 쓰고 기존 물건도 아까워서 못 버리고 물건은 두 배로 늘어나지요.

자꾸 버려서 자기 자신밖에 없어질 때까지 버리는 것이 답일 듯해요.
자신마저 버릴 수 있다면 그게 수행의 끝이라고 보고요.

곰곰생각하는발 2017-02-20 12:17   좋아요 0 | URL
미니멀하게 살아야죠. 쌓아두고 사는 거.. 정말 이젠 좀
지친다고나 할까요..
어차피 정답은 비우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채워서 득이 되는 것은 사랑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면도기와 생리대


                                                                                                       일베(현상)는 가부장제에 길들여진, 혹은 그 제도에 체화된 한국 남성의 무의식적 습속이다. 그러므로 일베는 " 특정 소수의 발광 " 이 아니라 " 불특정 다수의 발현 " 이다. 즉, 일베는 대한민국 대다수 남성'이 말하고 싶었으나 차마 체면 때문에 말하지 못한 속마음'이다. 

혹여, 이 글을 읽는 이가 남성이라면 대다수 한국 남성은 일베다  _  라는 내 주장에 대해 럭도 아니면서 울컥할 것이다. " 이보쇼 !  나로 말할 것 같으면 양성평등주의자로서 주말이면 집안일도 돕는 가정적인 남편이란 말이오 " 그럴 때마다 이런 반론이 가능하다. " 집안일을 돕는 것 " 과 " 집안일을 하는 것 " 은 다르다, 당신이 양성평등주의자라면  집안일을 돕다 _ 라는 표현보다는 집안일을 한다 _ 라고 말해야 한다. 전자는 아내가 해야 될 노동의 몫을 남편이 시혜적 차원에서 도와준다는 의미를 가지고, 후자는 성별 구분 없이 집안일을 1/2로 나눈다는 당위성에 방점이 찍힌다.

남자라고 해서 집안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돕는 행동을 뿌듯하게 생각하는 인식은 하드한 일베의 아이스크림 버전에 불과하다. 얌전한 일베'다. 내 식대로 표현하자면 아이스크림인 척하는 하드 ?!  무엇보다도 내 지적에 대해 당신이 크게 화를 내는 것 자체가 당신이 소프트한 일베'라는 증거'다. 왜냐하면 도둑이 제 발 저린 법이요, 방귀 뀐 놈이 성내는 법이기 때문이다. 대학 캠퍼스에 생리대 자판기'가 설치되어 있지 않은 대학이 많다고 한다. 생리대자판기 설치는 여총에서 해마다 제기하는 해묵은 요구사항인데도 개선될 여지는 없다.  자판기 설치 비용은 한 대당 4,50만 원 정도로 이 비용을 학생회비에서 충당해야 하는데, 남학생들이 역차별 카드를 꺼내들어 심하게 반발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남학생은 여자 화장실에 생리대자판기를 설치한다면 남자 화장실에 면도기자판기도 설치해 달라고 주장한다. 학교는 양측의 첨예한 대립을 이유로 예산 지원 요청을 거절하고 있다(고). 이 모습에서 기묘하지만 상투적인 기시감이 드는 것은 나만의 느낌적 느낌일까 ? 긴급 재난 구호 물품 명단에 생리대는 포함되었지만 면도기는 포함되지 않았다고, 남자를 차별한다고, 한바탕 지랄을 했던 한국 남성들의 눈물겨웠던 하소연이 떠오른다. < 일베 > 는 차이에 따른 상대의 곤경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능력이 부재하는 집단'이다. 양성평등은 단순하게 등호( = )로 치환할 수 없다. 오히려 성차에 따른 몫의 차이'를 인정(혹은 인식)하는 것이 양성평등의 시작이라는 점에서 " < " 거나 " > " 에 가깝다.

군가산점 논란에 대해서 남자들이 여자도 군대 가라 _ 라고 대응하는 논리나 생리대자판기와 면도기자판기를 동일한 선에서 요구하는 것은 양성평등이 아니다. 너도 힘드냐, 나도 힘들다  _  라고 말하는 것은 공감이 아니다. 너도 힘드냐, 나는 이해한다  _  라고 말하는 것이 공감이다. 우리는 일베를 괴물이라는 한국 사회의 소수성으로 축소시키지만, 내가 보기에 일베는 오랜 가부장적 습속에 의해 체화된 남성 욕망의 반영이다. 일베라는 정체성은 괴물(소수)가 아니라 정상성(다수)에 있다. 만약에 벚꽃 대선에서 문재인이 대통령에 당선된다면 헬조선 사회가 공정한 사회로 탈바꿈될 수 있을까 ? 

그럴 가능성은 제로'다.  불공정 사회는 잘못된 정치의 결과라기보다는 잘못된 성평등이 원인이다. 양성평등에 대한 바른 인식 없이는 제2의 노무현이, 제3의 노무현이 대통령에 당선된다고 해서 이 나라가 공정 사회로 코페루니쿠스적 전환을 이룰 가능성은 희박하다. 일베라는 괴물. 나의 모습이면서 동시에 당신의 모습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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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7-02-15 16: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언젠가 저도 쓴 적이 있지만, 우리나라 남자들은 생리대 문제만 나오면
그렇게 면도기로 걸고 넘어지네요.
거의 20년 전에 생리대가 너무 비싸다고 나라에서 얼마를 대주고라도
여성이 싸게 생리대를 살 수 있도록 해야야 한다고 어느 여성 국회의원이
했더니 어느 남자 의원놈이 그러면 면도기도 싸게 팔아야 한다는 맞받아 쳤다는 말이
아직도 잊혀지지가 않아요.
그런데 우리나라 생리대가 다른 나라에 비해 훨씬 비싸다는 게 중론이고
그때문에 우리나라의 극빈 가정의 여자 아이들이 이것을 사용할 수 없어
생리 때면 휴지나 운동화 깔창을 사용한다잖아요.
그렇게 말하는 일베놈들 한번 지들도 여자가 돼서 그렇게 휴지나 깔창 써 봐야 아는 걸까요?
그런데 그런 일은 죽었다 깨어나도 불가능한 일이니 이 일베들은 어찌하면 좋을지 모르겠습니다.ㅠ

곰곰생각하는발 2017-02-15 17:11   좋아요 1 | URL
이런 놈들이 꼭 한국 여자들은 사치가 심해서 다른 나라 여성보다 화장(이나 성형)하는데 비용을 과다하게 지출한다고 하는데.. 사실, 한국 여성이 미용에 비용을 과다하게 사용하는 데에는 한국 남성이 여성을 억압한 결과입니다. 이런 얘기 많이 듣잖아요. ˝ 여자가 되서... 화장 좀 하고 그래라... ˝

우리는 이제 유교 사회에서 그토록 애지중지했던 좆이 사실은 좆도 아니라는 사실을 이제는 인정해야 될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cyrus 2017-02-15 17: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번 대선에 진보정당이 이겨도 일베의 세력은 여전할 것이고, 말도 안 되는 음해와 선동이 더 판칠 것 같습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7-02-16 15:15   좋아요 1 | URL
일베는 사상이 아니라 욕망이죠. 박가분은 이걸 잘 모르더라고요... 박가분 자체가 굉장히 남성 중심적 사고를 가진, 가부장의 전형이죠... 가재는 게 편이라고.... < 일베의 사상 > 인가 ? 그 책 보며.. 솔지기 저는 저자가 한심하더군요..

cyrus 2017-02-16 17:40   좋아요 0 | URL
네. 저자의 안 좋은 소식을 접한 이후로 그가 쓴 《일베의 사상》을 좋게 본 제 자신이 민망했어요.. ㅎㅎㅎ

지나다 2017-02-15 17:53   좋아요 1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그냥 늘 생리대를 갖고 다니면 되지 않느냐, 왜 개인이 준비성 없는 것을 남자가 책임져줘야 하느냐고 반문하는 무수한 댓글들을 보았지요. 진짜 예상치 못한 순간에 생리가 시작되는 일은 많아도 한달에 하루인데, 그 하루를 위해서 그 어느 때나 생리대를 품고 다녀야 하며 그렇지 않은 것은 준비성 없는 것이라니 정말 놀라울 뿐이었어요. 잠깐만 생각해봐도 늘 언제나 그 어느 곳에서든 생리대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게 얼마나 피곤한 일인지 알 수 있을텐데 왜 그게 여자의 일이 되면 당연히 감당해야 하는 일이 되는지 궁금하기도 했고요. 남자란 그런 생각을 아예 못하는 종족인가 의아했는데 곰발님을 보니 그렇지도 않은 모양이예요. 다행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성별이 다른 자들이 그렇게까지 다른 사고구조를 가지고 있으면 앞으로도 화해가 어려울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곰곰생각하는발 2017-02-16 15:14   좋아요 0 | URL
저야말로 지독한 남성우월주의자였죠.
실패의 대가이고
반성의 결과이며
여전히 지난 과거에 대한 후회뿐입니다.
반성하며 살겠습니다..

카타르시스 2017-02-15 19: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류의 최대숙제는 역지사지가 아닐까 싶네요.
역지사지를 생각해 볼 수 있는 상상력의 부재가 문제일까요?

곰곰생각하는발 2017-02-16 15:13   좋아요 0 | URL
역지사지, 측은지심, 연민 따위도 다 비슷비슷한 말이죠..
자아 중심에서 벗어나 타자성에 눈을 떠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마립간 2017-02-15 23: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집안일을 돕는 것˝ 과 ˝집안일을 하는 것˝ 은 다르다. ; 의 성적인 대척점은 ˝‘맞벌이로 생계를 돕는 것‘과 ‘맞절이로써 생계를 책임지는 것‘은 다르다˝가 되겠군요.

우리집은 맞벌이인데, 안해에게
제가 집안일을 돕고 있는지 아니면 집안일을 하고 있는지, 안해 본인은 생계를 돕고 있는지 아니면 생계를 책임지는지
를 확인해 봐야겠군요.

마립간 2017-02-16 05:45   좋아요 1 | URL
안해에게 물어보니,

저(마립간)는 집안을 하는 것도 있고, 돕는 것도 있으며, 본인(안해)는 생계를 책임지기보다 돕고 있다고 생각한다 ;고 하네요.

저의 의견은 좀 다릅니다. ; 저는 집안을 하고 있고, 안해는 저와 같이 생계를 책임진다‘고 생각합니다.

어느 쪽 의견이든 간에 우리집에서의 남녀불평등은 심하지 않다고 생각하는데,
다른 알리디너들은 가정에서 남녀불평등을 평가 잣대를 무엇으로 생각하는지 궁금했습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7-02-16 15:12   좋아요 0 | URL
마립간 님이야말로 여성을 이해하려는 분이시란 느낌이 듭니다.
종종 몇몇이 오해를 받긴 하지만...ㅎㅎㅎ
말보다는 실천이 중요한데

그런 점에서 마립간 님은 실천자이십니다.

카타르시스 2017-02-16 19:4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역지사지와 측은지심과 연민이 제게는 좀 다른의미이지만 답글 감사해요^^
타자성..
남을 위하는 마음보다는..
동등한 위치의 교환을 제안해보는 게 좋겠다고 생각해요.
근데 문제는 그 입장교환을 위한 상상력의 부재 혹은 몰이해에서 비롯된다는 말 이었습니다.
면도기와 비교하는 분이 있다고 해서요. ^^

곰곰생각하는발 2017-02-17 10:32   좋아요 0 | URL
아, 그렇군요.제가 생각이 짧습니다...ㅎㅎㅎ
카타르시스 님 지적처럼 정말 상상력 부재의 몰이해인 것 같습니다.
저도 면도기와 생리대를 등가시키는 것을 보며... 정말 이걸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지... 잘모르겠습니다..

samadhi(眞我) 2017-02-20 09: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우리 부부는 서로 집안일을 미루다가 누가 안 하면 누가 하고 누가 하면 둘 다 하고 뭐 니일 내일 따위 없죠. 사랑은 귀찮음을 견딜 수 있는 것이라더군요. 사랑이 없는 애들인거죠, 일베는. 사랑(배려)을 모르는 것들이 장가를 가서 다른 엄마나 가정부를 찾기 때문에 문제 많은 가정이 생겨나는 게 아닌가 해요. 물론 아빠를 원하는 여자들도 있겠고요. ㅎㅎ

전 더 문제인 게 달거리 때마다 천생리대를 빨아 삶아야 하거든요. 일회용 생리대를 잘 못 써서. 이래저래 피곤한 인생입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7-02-20 12:16   좋아요 0 | URL
일베는 거세를 시켜야 답인 것 같습니다..
일베가 나이 들면 시청에 가서 태극기 흔들 텐데... 아..
일베가 남편이 된다는 것도 끔찍하고
일베가 아빠가 된다는 것도 끔찍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