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 가지 이야기


 

 

 

 

1. 자유한국당  :  새누리당이 새 당명을 << 자유한국당 >> 으로 정했다. 줄이자면 " 자유당 " 이거나 " 한국당 " 이거나 " 자한당 " 이다. 첫째, 자유당이라. 쌍팔년도 너머 이승만 정권 자유당'을 연상하게 된다. 국부를 이승만이라고 주장하는 뉴라이트 계열의 정당이다 보니 가장 그럴싸한 당명이긴 하다(대통령이라는 공무원 선출직을 국부라고 말하는 것 자체가 모순이다). 둘째, 한국당. 한국당이라는 당명만큼 괴상한 이름도 없다. 미국 정당 이름 중에 미국당이라는 정당 없고, 프랑스 정당 중에 프랑스당 없지 않은가. 아프리카 약소국 우간다의 형제 동맹 국가인 우당탕은 우당탕당'이 되나 ? 차라리 경로당'이 그들 색깔에 맞는 정당 이름이 아닐까. 셋째, 자한당. 몇 번 읊조렸다. 자한당, 자한당, 자한당...... 자연스러운 조합은 아니다. 그때 35kg의 봉달씨(골든 리트리버)가 주인 앞에서 슬리퍼를 물고 도리도리 춤을 추며 애교를 부린다. 나는 손뼉을 치며 맞장구를 쳤다. " 잘한당, 잘한당, 잘한당 ! "

※ 닭벼슬을 로고로 결정한 잘한당 대통령 후보 외부 영입 인사 1호는 중앙일보 전 논설위원 김진'이란다. 박장대소했다. 나는 손뼉을 치며 외쳤다. " 어이구, 내 새끼 !   잘한당 ~ 잘한당 ~ 잘한당 ~ "

 

 

​―

 

2. 생각하는 갈대와 생각 없는 꼰대  :  대한민국 정치가 쌍팔년도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는 이유는 정직한 청년보다 현명한 노인'이 없다는 데 있다. 대한민국이라는 토양에서 뿌리를 내린 아이는 자라서 " 생각하는 갈대 " 가 되고, 어른은 자라서 " 생각 없는 꼰대 " 가 된다. 파스칼은 << 팡세 >> 에서 "인간은 자연 가운데서 가장 약한 하나의 갈대에 불과하다. 그러나 그것은 생각하는 갈대'다. "라고 말했지만 그가 대한민국에서 태어났다면 생각하는 갈대'라는 문장 대신 생각 없는 꼰대'라고 고쳤을 것이다. 대한민국 꼰대는 철갑을 두른 듯하다. 바람 소리 불변하니, 니미...... 일편단심이다. 악의없는 순수한 몰입이 대한민국 정치를 망친다. 양심이 없는 늙은 놈보다는 차라리 싸가지 없는 젊은 놈이 낫다.

  


3. 박가분, 일베의 사상 : 박가분은 << 일베의 사상 >> 에서 " 일베 " 를 진보 좌파에 대한 반동으로 태어난 세력으로 규정했는데, 첫 단추부터 잘못 끼우다 보니 마지막에는 단추 하나가 남았네. 단추 모양새가 맹추라...... 박가분은 일베를 진보 좌파의 거울쌍'이라고 주장한다. < 코페르니쿠스적 전회 : 사고방식이나 견해가 종래와는 달리 크게 변하는 일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 다. 하지만 뒤통수 후려치는 반전은 추리소설에나 어울리는 말방귀'이지, 사회학에는 어울리지 않는 말재주'쥐. 분석 틀을 너무 과도하게 돌렸어요, 뿌잉뿌잉 ! 일베 현상은 사상이 아니라 가부장제에 길들여진(혹은 그 제도에 체화된) 한국 남성의 무의식적 습속이다. 그러므로 일베는 특정 소수의 지랄발광이 아니라 불특정 다수 남성의 속사정'이다. 무엇보다도 이 책은 바깥(박가분)에서 안(일간베스트)을 들여다본 결과라기보다는 차라리 자신이 속한 내부 폭로라 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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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재벌은 항상 불행하다 ?!  : JTBC 드라마 << 밀회 >> 는 1% 상류 사회'가 배경이다. 오혜원(김희애)는 상류사회에 속한 여자'이지만 로열 패밀리'에게 무시당하는 존재'다.  그때, 스무살 청년이 그녀 앞에 나타난다. 그녀는 마흔살이다. " 따블 ! " 이다.  << 밀회 >> 를 느와르 장르라고 한다면,  선재(유아인)는 옴므파탈이다. 혜원은 " 이거 모야, 설, 레, 자, 나 ! " 라며 어이없어 하지만 심장은 나이트 클럽 JBL스피커만큼 쿵쾅거린다. 그녀는 순애보를 선택하기에는 적당히 속물'이며, 꽤 늙었고, 상당히 똑똑하다. 하지만 결론은 뻔하다. 상류 사회에 편입되는 대신 " 따블 " 을 극복하고 진정한 사랑을 선택한다는 이야기.  와와, 시청자는 오혜원의 선택을 지지한다. 온기 없는 상류사회에서 사느니 차라리 가난하지만 뱃속 편한 게 낫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상류 사회를 비판적으로 다루는 드라마는 겉으로는 사랑 없는 치열한 패밀리 전쟁'을 비판적으로 다루지만 속내는 화려한 상류사회의 라이프 스타일을 전시해서 시청자의 욕망을 건드린다. 시청자는 사랑 없는 로열 패밀리 전쟁'을 보며 욕을 하지만 동시에 그들이 누리는 화려한 삶이 부럽다. 배부른 돼지보다 굶주린 소크라테스를 선택한다고 해서 뱃속 편할 리 없다. 과도한 욕심은 행복을 야금야금 무너뜨리지만 굶주림은 행복을 한순간에 무너뜨린다. 티븨 드라마 속 재벌은 항상 불행하다(고 드라마는 말한다). 정말 그럴까 ?  빈곤과 굶주림이 주는 고통에 비하면 상류사회의 의리 없는 패밀리 전쟁은 애교에 가깝다. 당신은 모든 것을 다 가진 삼성 부회장 이재용이 법정에 들락날락거리는 것'을 지켜보며 없이 살지만 마음 편히 사는 자신을 위로하지만,  재벌은 당신이 생각하는 것만큼 불행하지 않다. 그들에게 치욕보다 달콤한 것은 권력이다. 그렇기 때문에 치욕을 감수하면서도 권력을 욕망하는 것이다. 이거 모야, 속았자나 !

 

 ―

 

5. 가난하니깐 행복하다 ?! : 할리우드 느와르 영화는 시베리안 허스키처럼 말하는 여자 의뢰인과 치와와처럼 말하는 남성 탐정의 이야기다. 지금 당신은 50년대 할리우드 느와르 영화'를 본다. 한 여자가 탐정 앞으로 다가온다. 그녀는 차양 넓은 모자를 썼다. 눈동자는 모자에 가려 보이지 않는다. 보이는 것이라고는 차양 넓은 모자 아래 새빨간 입술, 새빨간 입술, 새빨간 입술 !! 여자는 고개를 들어 탐정을 바라본다. 그때 비로소 여자는 얼굴을 온전히 드러낸다. 형광등 백 개를 켜 놓은 듯한 아우라. 그녀는 탐정을 아, 아아아아아아아압도한다. 그녀는 시베리안 허스키처럼 말한다. " 담뱃불 좀 빌릴 수 있을까요 ? " 탐정은 황홀한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본다. 탐정은 치와와처럼 그녀의 아우라에 와와. 불쌍타, 탐정은 지금 개미지옥에 빠졌어요 ! 관객은 사전 정보 없이 탐정 앞에 나타난 여자가 팜므파탈이라는 사실을 단박에 알아차린다. 왜냐하면 관객은 차양 넓은 모자, 굽 높은 빨간 구두, 담배를 피우는 여자'라는 기호가 팜므파탈을 상징하는 " 뻔한 공식 " 이라는 사실을 알기 때문이다. 느와르 장르'는 물신적 기호'를 적극 끌어들여서 관객이 인물을 탐색하는 데 드는 시간과 비용을 효과적으로 줄인다. 자기소개서 시간을 따로 가질 필요가 없으니 화면을 쫀쫀하게 사용할 수 았다. 한국 드라마도 장르 공식에 충실하다. 일일 드라마에서 재벌은 가난(한 자를 위로하기 위해)을 미화시키기 위해 등장하는 가족드라마형 팜므파탈'이다. 그러니까 콩가루 집안인 " 개떡 가족 " 을 " 찰떡 가족 " 으로 만들기 위해 괴물을 등장시키는 재난 영화처럼 말이다.  재벌가에서 벌어지는 암중모색은 가난하지만 착한 서민의 행복을 돋보이게 만든다. 그리고는 시청자에게 불행한 재벌과 행복한 거지의 삶 가운데 하나를 선택하라고 말한다. 이 말은 500원 가질래, 아니면 10원 가질래 ? 와 똑같은 질문이다. 사람들은 500원 대신 10원을 고른다. 맹추 ! 10원으로는 아주공갈염소똥을 12개밖에 살 수 없어.  티븨 드라마 속 서민은 가난해도 행복하다. 정말 그럴까 ?  가난해도 행복한 사람이 있고, 가난해서 불행한 사람도 있다. 하지만 가난하기 때문에 행복한 사람은 없다. 이런 맹추 ! 이거 모야, 또 속아짜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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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7-02-14 13:1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점심 식사 후에 빵을 먹어서 그런지 자유한국당 마크를 보는 순간, 소라빵을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곰곰생각하는발 2017-02-14 13:37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소라빵... 뭔지 알겠습니다. 정확한 명칭이 있던데... 소라빵이 아니라...( 정식 명칭 아시는 분 지적 좀 해주십시오. )


소라과자 닮기도 했네요.... 소라과자 하니 옛날에 박근혜가 시장 탐방하다가 소라 과자 보고 이거 뭔가요 ? 라고 묻는 동영상이 있었는데... 굉장히 신기해하던 얼굴이 떠오릅니다..

stella.K 2017-02-14 13: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름 하나 바꾼다고 뭐가 좋아지겠습니까? ㅉㅉ

곰발님이 <밀회>를 보셨다는 게 좀 놀랍습니다.
같은 1%를 그려도 조금 다르게 그려서 나쁘진 않았는데...
그리고 드라마에 흐르는 음악과 유아인의 저돌적 사랑이
여심을 사로잡은 것 아니겠습니까?
무엇보다 전 김희애는 아무리 봐도 과유불급의 연기력을 펼치던데
여기선 그나마 힘을 좀 빼서 보기가 좋았슴다.

근데 곰발님네 강아지 이름이 봉달씨였군요.
구혜선, 안재현네 개는 감자, 순대, 군밤이던데.
전 그중 군밤이가 젤 귀엽다는.ㅋㅋ

곰곰생각하는발 2017-02-14 13:47   좋아요 1 | URL
다 본 건 아니고 띄엄띄엄 3,4회 보았나요.. 전 주로 밥 먹으면서 티븨 보는 타입이라...
봉달은 이름을 줄인 거고 정신 풀네임은 ˝ 검은봉다리만 보면 좋아서 달리네 ˝ 입니다. 줄여서 봉달..
우리집 개가 주인의 손에 검은봉투가 쥐어져 있는 것을 보면
자기 먹는 것인 줄 알고 그 덩치로 거실을 한 열두 바퀴 돌고 돕니다...
개 8살이면 40대인데 여전히 그러고 있으니 한숨만 나옵니다....

stella.K 2017-02-14 13:53   좋아요 1 | URL
ㅎㅎ 풀네임 되게 깁니다.
그러고 보니 인디언들이 이름이 길던데, 갑자기 생각 났습니다.ㅋㅋ

곰곰생각하는발 2017-02-14 13:55   좋아요 1 | URL
인디언 이름 죽이죠.... 곰곰생각하는발도 인디언 식 이름입니디ㅏ...
이 이름도 인디언 식 이름에 대한 오마주인 셈..

stella.K 2017-02-14 13:57   좋아요 0 | URL
헉, 정말요...?
몰랐습니다. 곰발님 속에 인디언의 피가 흐르는 줄은...ㅋㅋ
저도 인디언식 이름 하나만 지어주시죠.
마음에 들면 사례하겠슴다.ㅎㅎ

yureka01 2017-02-14 13:4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친박당이 제일 잘 어울리죠..ㄷㄷㄷㄷ

곰곰생각하는발 2017-02-14 13:48   좋아요 1 | URL
천박당이 제일 잘 어울릴 것 같습니다..ㅎㅎ

카스테라 2017-02-14 13: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소라빵....혹. 크로와상을 말씀 하시는지. ^^

곰곰생각하는발 2017-02-14 13:54   좋아요 0 | URL
빙고 !!!!!!!!!!! 맞습니다. 크로와상... 잘한당 로고 그로와상 닮았습니다..

시이소오 2017-02-14 19:0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잘한당 ㅋ ㅋ ㅋ ㅋ ㅋ ㅋ ㅋ
고심끝에 고친 이름이 고작 자유당.
아. 이 써글것들.
아무튼 곰발님은 잘 하십니다 ^^

곰곰생각하는발 2017-02-15 10:59   좋아요 0 | URL
앞으로는 한국당을 잘한당이라고 해야 겠습니다.
반어법이지만.... 하는 짓이 워낙 유아틱해서리..

표맥(漂麥) 2017-02-15 00:0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일베 현상은 사상이 아니라 가부장제에 길들여진(혹은 그 제도에 체화된) 한국 남성의 무의식적 습속이다. 그러므로 일베는 특정 소수의 지랄발광이 아니라 불특정 다수 남성의 속사정‘이다.... 제대로 표현한 명문!!!

곰곰생각하는발 2017-02-15 11:00   좋아요 0 | URL
명문이라 하시니..... 고맙습니다. 표맥님은 명문가의 자손.

꼬마요정 2017-02-20 17:3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시사인에 보니... 누군가 댓글에 줄여서 ‘잔당‘이라고 했다더라구요..하하
딱 맞는 표현 같습니다.
그리고 요즘 태극기를 열심히 휘날리시며 나루토처럼 분신술 이용해서 인원수 뻥튀기 -주말에 250만명이 모였다나요..- 하시는 분들은 일베가 진실이라고 열심히 일베 보신답니다. 조선일보 끊고 말이죠.
조선일보 안보기 운동 하던 때가 생각납니다. 이렇게 쉬운 것을...

곰곰생각하는발 2017-02-21 14:41   좋아요 0 | URL
ㅎㅎㅎ. 태극기 집회가 250만 명이었다면
아마, 그날 촛불 집회 참가자는 2500만 명이었을 겁니다.
인구 절반이 광화문에 모였네요..
 

 

 




당신이 울어야 내가 웃는다



 


                                                                                                        촛불집회가 어느새 15차에 접어들었다. 그동안 내가 참가한 집회 횟수를 계산하니 총 10회였다. 나라 걱정에 잠 못 이루는 애국청년과는 거리가 먼 내가 주말마다 광장으로 향하는 까닭은 못된 상상력 때문이었다. 탄핵이 기각되어 박근혜가 개선장군처럼 청와대에 입성하여 대국민 담화를 하는 꼴을 상상해 보라(연단 뒤편에는 최순실이 카메라를 노려보고 있다). 그 특유의 말투로 연설문을 국어책처럼 읽어내는 장면을.

" 존경하는,  애국 보수 나라 사랑 국민 여러분 !  국민 여러분의 염원에 힘입어 이렇게 다시 돌아오니 감회가 새롭습니다. 그동안 좌파 빨갱이 악질 앞잡이 불한당 세력에게 온갖 수모를 당하면서도 굳건히 마음을 다잡은 이유는 이 나라를 종북 세력에게 빼앗길 수는 없다는 마음 때문이었습니다. 저를 두고 굿을 했네, 마약을 했네, 성형 시술을 했네, 온갖 트집을 잡으며 저를 엮으려고 했지만, 그럴수록 저는 오로지 국민 여러분만 보고 앞으로 나가야 겠다 _ 그런 마음이었습니다.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그리고 이 자리를 빌려 황교안, 김진태, 윤상현 의원의 투철한 애국심과 충성심에 감사하다는 말씀 드립니다. 오늘 저는....... 주먹 불끈 쥐며 다짐, 다짐, 다짐하고 또 다짐합니다. 종북 좌파 악질 앞잡이 불한당 개새끼들, 두고 보자고요. 목소리가 멋진 ** 씨 ! 이제부터 종북 좌파 새끼들, 불알 다 따버리세요. 씨를 말려야 하니깐. 작살을 내야 이 나라가 안전합니다. 호홍호홍 ~  "

이때, 박근혜 뒷편에 있던 최순실의 육성이 터진다. " 클~ 났네. 이 나라 종북 분리 안 시키면 이 나라,  다 죽어 ! " 아아. 그 상상을 하니 캡사이신 공격을 받은 항문처럼 마음 깊숙한 곳에서 알싸한 통증이 몰려오는 거라. 그 생각을 하면 똥구멍이 아파오면서 불알한 것이다. 오타다, 불안한 것이다.  그 불알한 판타지'가 쌓여서 주말마다 집회에 참석하게 되었다.  서당 개 삼 년이면 풍월을 한다는 말이 맞긴 맞는 모양이다. 군중의 밀집도를 계산하니 어림잡아 40만 명이 모였던 14차 때'보다 2배 정도 많다는 생각이 들어 나름 80만 명 정도 예상했는데 놀랍게도 주최 측 추산 80만 명이 집회에 모였다는 기사를 읽었다. 과학적 계측 못지 않게 정확한 것이 바로 체화된 경험칙'이다. 사실, 내가 집회에 가급적이면 참여해야 겠다고

마음을 먹은 결정적 계기는 3차 집회 때 만난 중학생 소년 때문이었다. 우연히 두 소년이 속닥이는 대화를 엿들으니 서울 사람은 아닌 모양이었다. 서울 말씨에 가깝긴 했으나 대화 도중에 툭 튀어나온 억양을 보니 사투리인 모양인데 가름할 수 없어서 그들 대화에 끼어들었다. " 어디서 오셨어요 ? " 내가 툭 던진 질문에 그들은 자랑스럽게 말했다. 깜짝 놀랐다. 집회에 참석하기 위해 제주도에서 왔다고. 중학생 두 명이 사비를 털어서 비행기 타고 버스 타고 지하철 타고 광화문 집회에 참석한다고. 이럴 때를 두고 " 엮였다 " 고 하는 것이다. 저 멀리 제주도에서 올라오는 학생도 있는데 지척이 광화문인 곳에 사는 서울 시민 어른인 내가 집회에 참석하지 않는다는 것은......  

웃는 얼굴을 침 뱉으랴 _ 라는 속담도 있지만, 나는 박근혜가 해맑게 웃는 얼굴을 상상하면 침을 뱉고 싶다. 당신이 울어야 내가 웃는다. 미안하돠. 끝으로 노래 한 곡 띄웁니다. 당신도 울고 있네요. 여러분.... 안녕 ~ FI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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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같다면 2017-02-12 15:1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제주도에서 왔다는 말에 왜 이리 눈물이 나고 미안한지..

작년 늦가을부터 시작된 촛불집회
그 광장에서 우리는 첫눈도, 크리스마스 이브도, 눈보라 한파도, 한 해의 마지막 날도, 세월호 1000일도 보냈네요

때론 불안하고 초조할때도 많았지만,
결정적인 시기에 우리는 역사를 바로 잡을 힘을 가지고 있음을 믿어요

정의롭고 따뜻한 봄을 기다립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7-02-12 16:23   좋아요 2 | URL
저는 처음에 북한 말인 줄 알았습니다. 하튼 설명하기 애매모호한 억양이어서...
알고 보니 제주도에서 온 친구들.....
촛불 집회 가겠다고 하니 부모님이 허락해 주시고,
온 김에 서울 구경도 하겠다는 심산일 것으로 추정되나....
그게 어디입니까..

이왕, 투표할 거 추운 겨울보다는 따스한 봄이 좋죠..


+

나와같다면 님 어서 쾌차하시기 바랍니다...

stella.K 2017-02-12 18: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그런 일은 없었으면 하는데...
탄핵반대파들도 이젠 만만치 않게 늘어난 것 같더군요.
종북도 갔다 부칠 때 갔다 부쳐야지 아무데나 갔다 부칩니까?
박근혜 혼자라면 문제가 안 됐겠죠.
박근혜에 기생해 온 이끼 같은 것들이 자기네들 모가지가 잘려나갈까봐
저리 지랄하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이즈음 트럼프도 겁이나더군요.
이 사람은 오마바와 달라서 호전적이고 행동파인 것 같은데
이러다 오히려 우리군을 부추겨서 전쟁하자고 할까봐 겁나요.
지네들 전쟁 물자 우리나라에 팔아 먹으려고.
정말 한치 앞을 내다볼 수가 없어요.ㅠ

곰곰생각하는발 2017-02-13 12:18   좋아요 1 | URL
미 군수사업이 망하면 미국 경제도 상당한 타격을 받게 된다고 하더군요..
군수물자라는 게 전쟁이 나야지만 소비되는 무기 사업이니
지구 어디에선가는 전쟁이 나야 합니다.
북한 이야말로 그들의 먹잇감이 아닐까 싶습니다.
트럼프가 노릴 만한 먹잇감이죠..
트럼프, 만만한 놈은 아는 듯.

포스트잇 2017-02-13 09:1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헌재가 결정문은 이미 쓰기 시작했다는 얘기가 있네요. 김어준이 자꾸 새누리나 조중동, KBS 등이 헌재 결정에 승복하라고 대선주자들을 압박한다는 이상한 기류를 문제삼으니 괜히 불안한 면도 있네요. 특검도 연장되어야 하는데 민주당을 비롯해 야당의 물렁한 대응도 화가 나고요. 이 나라에 살다간 지 명에 살기 힘들어요. ㅠ

곰곰생각하는발 2017-02-13 12:20   좋아요 2 | URL
글세말입니다. 이게 좀 웃긴 태도 같더군요. 뭔가 그들에게 확신한 믿음을 줄 만한 내부 정보가 있으니 헌재 결정에 불복하라고 압박하는 것 아닌가 싶습니다.

설마가 사람 잡는다고.... 대한민국은 설마가 한 4000만 명을 잡아먹은 것 같습니다...
 

 

 

 

 

 

 

새롭게 쓰는, ​백 개의 40자평


- 전에 썼던 40자평을 수정하거나 다시 썼다








■ 문학 편



1. 두근두근 내 인생 : 백미터 달리기가 주종목인 선수가 마라톤에 도전했다가 숨이 차서 헉헉거린 경우.
2. 엄마를 부탁해 : 니미, 이런 신파 !
3. 동정 없는 세상 : 섹스를 해야 진정한 어른이 된다는, 줄라 싼티나는 성장 담론.
4. 풀꽃도 꽃이다 : 소설 제목이라고 하기에는 지나치게 " 신달자 에세이 - 스러운 ! " 
5. 목화밭 엽기전 : 무뚝뚝하다, 촌스럽다, 매끄럽지 못하다. 하지만 좋다.

6. 고래 : 문창과 출신이 이룩하지 못한 경지를 천명관이 해내다.
7. 우리의 소원은(장강명) : 통일은 대박 ?!
8. 황만근은 말했다 : 배꼽은 빠졌지만 배는 부른, 넉넉한 말빨.
9. 달은 어디에 있나 : 김연수는 당대에 소비되다 잊혀지겠지만 김신용은 당대에 외면받다 오래 기억될 것이다.
10. 제리 : 방탕을 자유로 치환하는 게으른 작법.

11.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 하지만 나에게는 불행했던 독서.
12. 삼부녀 : 손창섭이라는, 이 위대한 한국 작가 !
13. 은교 : 다 필요없다. 핵심은 성교다. 
14. 재와 빨강 : 카프카 흉내 내다가 좆된 소설.
15. 잘가라, 서커스 : 잘가라, 천운영 !

16. 장석조네 사람들 : 진심이야말로 가장 훌륭한 기교.
17. 갈팡질팡하다 내 이럴 줄 알았다 : 이 소설을 읽은 독자의 한 줄 평, " 갈팡질팡하다 이럴 줄 알았다 "
18. 칼의 노래 : 서사시를 소설로 엮는 탁월한 솜씨
19. 구월의 이틀 : 장정일 소설에서 엉덩이와 허리띠는 항상 등장한다.
20. 삼미 슈퍼스타즈, 마지막 팬클럽 : 백미터 달리기 성적도 좋고 마라톤 성적도 좋다.

21. 애인은 토막 난 순대처럼 운다 : 詩답지 않아서 시답지 않다. 시시하다.
22.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 시인이라는 타이틀보다는 감성 카피라이터 같은 느낌.
23. 새벽 세 시의 사자 한 마리 : 남진우는 시인이라는 타이틀보다는 사리에 밝은 장사꾼.
24. 펭귄 뉴스 : 삐급 취향을 백과사전식으로 나열할 줄 아는 재치.
25. 장국영이 죽었다고 ? : 한눈팔지 않는 성실함.

26. 몰락의 에티카 : 출세지향적 인간이 글재주가 뛰어날 때, 마주치게 되는 참사.  
27. 한국문학과 그 적들 : 미움은 가득한데 사랑은 모자라다.
28. 필사의 탐독 : 비문과 오문, 그리고 ( 그가 뛰어난 평론가라는 ) 헛소문 !
29. 강신주의 감정 수업 : 출판사 출간 카탈로그 같은......
30. 퀴즈쇼 : 항상 평균은 보여주는 2할7푼5리 타율을 가진 작가의 소설.

31. 혀 : 포도주와 치즈만 먹을 것 같은 작가가 만든 며루치보꾸 요리.
32 심플 플랜 : 심플한 계획, 치밀한 플롯, 차분한 실천 !
33. 그리스인 조르바 : 남자는 좋은 목소리가 무기라고 말하는 조르바.
34. 아웃 : 갈 때까지 가고 나면 갈 데 없지만 후회는 않으련다. 여성 작가가 쓴 기똥찬 범죄 소설
35. 애완동물 공동묘지 : 킹의 최고 걸작 가운데 하나 ! " 틀린 글자 찾기 "

36. 인 콜드 블러드 : 하퍼 리와 함께 떠난 범죄의 재구성.
37.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 : 칭찬을 할 수는 있으나 격찬은 오버 !
38. 살인자들의 섬 : 반전을 숨기기 위한 준비한 치밀한 리얼리티.
39. 재칼의 날 : 프로 킬러도 직업병'에 시달린다.
40. 팩토텀 : 섹스 밖에 난 몰라 !
 




■ 인물 편


41. 박정희 : 낮에는 막걸리, 밤에는 양주.

42. 박근혜 : 낮에는 대통령, 밤에는 공주.

43. 이재용 : 되로 주고 말로 받다      최순실에게 300억을 주고 삼성물산 합병으로 3조의 이득을 얻다.

44. 최순실 : 말로 주고 말로 받다      박근혜에게 말(語)을 주고 이재용에게 말(馬)을 얻다.

45. ​이명박 : 21세기 봉이 김선달       김선달이 강물을 팔아 돈을 번 사기꾼이라면 이명박은 강을 파서 돈을 번 사기꾼.


46. 안철수 : 입술이 얇은 사내 1.      간철수가 자신을 강철수라고 주장할 때마다 민망하다
47. 김한길 : 입술이 얇은 사내 2.      꽃길 가려다 흙길 밟은 한길, 이런 제길 !
48. 반기문 : 입술이 얇은 사내 3.      짜장 먹을까 짬뽕 먹을까_ 고민하다가 선택한 짬짜면, 결과는 꽝 !

49. 김진태 : 입술이 얇은 사내 4.      춘천은 포기하마, 서울로 입성한다.
50. 윤상현 : 입술이 얇은 사내 5.      전두환의 사위이자 박근혜의 남동생.


51. 신경숙 : 부창부수(夫唱婦隨)     남편이 주장하고 아내는 이에 잘 따름.

​52. 남진우 : 부창부수(婦唱夫隨)     아내가 주장하고 남편이 이에 잘 따름.
53. 유병언 : 인생은 보해야, 몰랐어 ?     그의 마지막 곁을 지킨 것은 보해 소주병'이었다.
54. 정몽준 : 오, 필승 정몽준 !!!    축구로 가장 성공한 한국인은 박지성이 아니라 정몽준.
55. 황교안 : 전화위복 하면 떠오르는 대표적 인물       박근혜로부터 전화 문자 해고 통보를 받았던 그였으나.......

 

 
56. 강준만 : 쓰는 기계. 쓰고, 쓰고, 쓰고, 쓰고, 쓰고....... 결국에는 쓰고이(엄지 척) !
57. 이외수 : 100,000자(소설)보다는 100자(sns)를 써서 인기를 얻은 문학인.

58. 이건희 : 노동자의 피를 끓여서 금화를 제조한 어둠의 연금술사.
59. 이문열 : 문학과 일베의 만남.
60. 김난도 : 천 번 흔들리면 어른이 되냐고.  차라리 한 번 흔들리고 " 스톱 " 하겠다고 !


61. 허지웅 : 쿨한 척하다가 언젠가는 좆될 인생. 
62. 강신주 : 철학에서 자기계발서를 뽑아내는 상술은 인정.
63. 혜  민 : 달달한 위로와 미소 속에 숨겨진 섬뜩한 노예 근성.
64. 진중권 : 유치하지만 으리'는 있다.
65. 김지하 : 지하에서는 진보, 지상에서는 꼴보.


66. 강호동 : 수컷들의 골목대장 노릇, 지겹지도 않냐 ?
67. 김병만 : 말보다 몸으로 웃긴 개그맨.
68. 심형래 : 바보가 웃으면 사랑받지만, 바보가 정색을 하면 욕을 먹는다.
69. 마광수 : 모든 논란을 떠나서, 글을 " 졸라 " 못쓰는 국문학 교수요, 작가라는 점은 분명.
70. 장동민 : 개그와 일베 사이.  





■ 영화 편



71. 실미도 : " 우린 죽지 않아 !! " 라고 외치는 대사는 마치 발기 부전 치료 모임에서 외치는 구호 같다.
72. 태극기 휘날리며 : 개인의 가족애를 다루지만 본질은 집단적 가족주의(국가주의) 1.
73. 국제시장 :        개인의 가족애를 다루지만 본질은 집단적 가족주의(국가주의) 2.
74. 디 워 : 21세기 국산장려운동.
75.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 젊은 나이에 성공한 금수저가 세상은 불공평하다고 투덜대면 짜증 이빠이.

76. 베테랑 : 영화 속 형사는 현실에서는 존재하지 않지만 재벌은 존재한다. 
77. 서편제 : 한 여자를 놓고 두 남자가 욕망한다. 애비나 새끼나 똑같다.
78. 닌자 어쌔신 : 동양 남자는 백인 여자와 섹스하면 안된다는 헐리우드 불문율.
79. 달콤한 인생 : 휠라와 일수가방 그리고 백구두는 가라 !
80. 블레이드 러너 : 입시지옥의 미래 비전, 시험을 통과 못하면 죽는다.

81. 그랑 블루 : 30초만 숨쉴 시간을 주시겠습니까, 네에 ?
82. 변호인 : 눈물을 내려가고 밥술은 올라간다.
83. 친 구 : 하와이 이민 잔혹사
84. 말죽거리 잔혹사 : 대한민국 다 족구 하라, 그래 C
85. 적벽대전 : " 대전은요 ? "

86. 살인의 추억 : 80년대, 무능했던 대한민국 수컷의 고백.
87. 올드 보이 : 푸드 파이터. 비극적 먹방의 좋은 예.
88. 헐크 : 화나면 무섭다잉 ~   발기된 남근에 대한 은유.
89. 아이언맨 : " 鐵面皮(철가면) + 甲(갑옷) " 으로 무장한 철남, 甲질'로 지구 평화를 지킨다 ?
90. 슈퍼맨 : 슈퍼맨 아저씨는 성조기 코스튬 플레이어 !

91. 엑스맨 : 마이너리티여, 단결하라 !
92. 쇼생크 탈출 : 볕 좋은 오월에 잘 마른 빨래처럼 뽀송뽀송한 감동.
93. 시민케인 : 감탄은 크고, 감동은 적다.
94. 파이란 : 너무 늦게 도착한 편지 앞에서 울다.
95. O.J 심슨 재판 : 메시지를 반격하지 못하면 메신저를 공격하라.


96. 복수는 나의 것 : 뜨거운 것을 쏟아내고 남은 차가운 독기. 박찬욱의 최고 걸작.
97. 백설공주 : 출세하려면 백마 탄 왕자에게 잘보일 것 1.
98. 신데렐라 : 출세하려면 백마 탄 왕자에게 잘보일 것 2.
99. 귀여운여인 : 출세하려면 백마 탄 왕자에게 잘보일 것 3.
100. 슈 렉 : 출세하려면 백마 탄 왕자에게 잘보일 필요는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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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슬비 2017-02-11 16: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시 촌철살인입니다.~ 인물편 확 와닿아요. ^^

곰곰생각하는발 2017-02-12 10:52   좋아요 0 | URL
인물편만 새로 썼습니다...ㅎㅎ

cyrus 2017-02-12 08:5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앰브로스 비어스의 《악마의 사전》보다 훨씬 더 재미있어요. 이런 형식의 글을 따로 써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

곰곰생각하는발 2017-02-12 10:52   좋아요 0 | URL
악마사전 제가 좋아하는 책입니다. 전 시니컬한 게 좋더군요. 여전히 가끔 들춰보는 책입니디ㅏ...

무명인 2017-02-12 15: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한수철 40자평도 듣고 싶습니다. ㅎㅎㅎㅎㅎㅎ

곰곰생각하는발 2017-02-12 15:53   좋아요 0 | URL
한수철 : 나야 좋지 쌍*

지나가다 2017-02-13 12:21   좋아요 0 | 수정 | 삭제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유명하신 분이죠.

수다맨 2017-02-12 18: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건희 대목을 읽다가 무릎을 쳤네요! 맞습니다. 그는 사람의 고혈을 금화로 바꿀줄 아는 연금술사지요...

곰곰생각하는발 2017-02-13 12:15   좋아요 0 | URL
오늘 이재용 다시 특검으로 향했군요. 구속 여부가 오늘 밝혀진다고....
조만간 한 잔 합시다..
 

 

 

 

 




병원에서 사과를 받아야 된다는 소리를 들었다



 


                                                                                                                                                                                                과음을 하는 날이 많다 보니 항상 간 건강에 신경이 쓰인다. 요 며칠, 소화 불량과 함께 여러 번 헛구역질이 나서 걱정이 되었다.  더군다나 십 년 전에 간 기능이 좋지 않다는 진단을 받은 터라 모 병원에서 간 건강 진단을 받았다. 진단 결과를 통보하는 시간은 언제나 긴장하게 된다. 의사가 내게 말했다.

 

- 곰곰생각하는발 님, 지금 몸속에서 새 생명이 자라고 있습니다.

- 네에 ?!

- 3주 됐습니다.

- 그러니까, 그게..... 그게....... 무슨.. 말씀이.. 신......

- 임신하셨습니다.

- ?!!!

 


 

내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의사를 바라보자 그는 웃으면서 말했다.


- 혹시.... 3주 전 즈음에 사과를 드신 적 있죠 ?

- 사과요 ? 네에. 과일은 자주 먹습니다만.

- 아마도 곰곰생각하는발 님께서 사과뿐만 아니라 사과씨까지 삼키신 모양입니다.

- 아 !

- 사과씨가 몸속에서 발아되어서 지금 환자 님 몸속에는 사과나무가 자라고 있습니다.

- 아니.. 어떻게 남자가, 아니 그것도 인간이 사과를 배다니......

- 사람 뱃속에서 근혜 같은 짐승도 태어나는데요, 뭐 !  그래도 사과를 배었으니 천만다행이십니다.

- 무슨 의미죠 ?

- 파인애플을 밴 분도 계세요. 사과야 매끈하니 그렇다쳐도 파인애플을 낳을 때의 산통을 생각해 보십시오.

- 아 !

- 가을이 오면 사과 받아야 되니 준비 단단히 하십시오.



곰곰 생각하니 평상시와는 달리 물을 많이 마셨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그제서야 내 몸에서 일어난 일련의 생리 현상을 이해할 수 있었다. 가을이 오면 사과를 받을 날이 오리라. 내가 사과를 낳다니. 버스 안에서 즉석에서 " 홍옥 " 이라는 태명을 생각했다. 잘 자라라, 홍옥아 !    설레이는 마음으로 집으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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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reka01 2017-02-08 17: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럼 사과 나무가 되셨네요..ㅎㅎㅎㅎ

곰곰생각하는발 2017-02-08 17:12   좋아요 1 | URL
네에 앞으로는 지하철 탈 때 임산부석에 앉아도 되니 기분이 좋습니다...
사람 뱃속에서 근혜도 태어나는데... 라고 선생님께서 말씀하시니 이해가 가더라고요.
근혜(같은 애)보다 사과를 뱄으니.. 얼마나 다행입니까..

cyrus 2017-02-08 17: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몽정할 때 그곳에 사과나무 수액이 나올 수 있겠군요. ㅎㅎㅎㅎ

곰곰생각하는발 2017-02-08 17:19   좋아요 1 | URL
ㅎㅎㅎㅎㅎㅎㅎㅎㅎ 그러면 사과잼이 되겠군요...

cyrus 2017-02-08 17:20   좋아요 0 | URL
요즘 성학사전을 읽어서 그런가요? 곰발님의 글을 보면서 섹드립이 생각났습니디. ㅎㅎㅎ

곰곰생각하는발 2017-02-08 17:24   좋아요 0 | URL
격조 높은 섹드립이었습니다.

stella.K 2017-02-09 13:5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ㅎㅎㅎㅎㅎㅎㅎ cyrus와 곰발님 콤비를 넘어 브로맨스가 느껴집니다.
곰발님 상태가 어떨지 알 것만 같다는.ㅋㅋㅋ
건강 조심하십쇼!
홍옥이 부디 잘 자라주길~!
근데 무사히 순산하셔야 할 텐데...ㅎㅎ

곰곰생각하는발 2017-02-10 13:57   좋아요 1 | URL
홍옥이 대신 홍춘이‘라고 태명을 정했습니다.
왜 드라마 허준에서 임현식이 홍춘이 ~ 홍춘이 하잖습니까...ㅎㅎ

초원 2017-02-09 13: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곰발님 화법에 익숙하지 않아 진지하게 읽고 말았습니다. 그리곤 아~~ 하게 됩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7-02-10 13:57   좋아요 0 | URL
ㅎㅎ.. 제 글은 처음부터 끝까지 가볍게 대하시면 됩니다..
 
더러운 잠

 

 

 

 

 

더러운 잠 2







                                                                                                       마네의 << 올랭피아 >> 속 그림 모델은 매춘부1)다. 매춘부가 그림 모델로 등장하는 경우는 종종 있지만 이 미술 작품이 파격적인 이유는 보는 자(감상자)와 보이는 대상(그림)의 관계 설정을 전복했다는 데 있다. 기존에는 감상자가 그림을 응시함으로써 시각적 쾌락을 얻었지만 << 올랭피아 >> 는 반대로 그림이 그림을 감상하는 자를 응시한다. 라캉의 응시(gaze) 개념을 끌어들이자면 시선의 주체는 < 나 > 가 아니라 < 대상 > 이다. 그러니까 라캉 식으로 설명하자면 보는 자는 사물(대상 a, 올랭피아)이고 엿보이는 자는 감상자'다.

라캉은 이를 두고 " 나는 사라지고 사물이 나를 응시한다  " 고 말한다. 당시 이 그림을 두고 논란이 많았던 이유는 시각적 쾌락을 점유했던 남성이 반대로 그림 속 여성에 의해 감시 대상으로 전락했다는 데 있다. 더군다나 그림 속 모델은 우아한 여성이 아니라 매력이라고는 하나도 없는 매춘부가 아닌가 !  계급 서열에서 가장 밑바닥에 위치한 여자가 당당한 시선으로 나를 감시하니 기분이 나쁜 것(그림 구매자는 경제권을 가지고 있는 부유한 남성이 대부분이었다). 쉽게 말하자면 벌거벗은 올랭피아는 " 여자 바바리맨2) " 인 경우다. 마네는 당돌한 여자를 내세워서 부르주아 남성 은밀한 성적 판타지를 폭로하고 맘껏 조롱한 것이다.

바로 이 점이 이 그림이 가지고 있는 전복성이다. 이구영 화가의 작품 << 더러운 잠 >> 에 사용된 마네의 << 올랭피아 >> 와 조르조네의 << 잠자는 비너스 >> 를 비교하면 차이는 더욱 뚜렷하다. 잠자는 비너스는 남성의 시각적 쾌락에 봉사하기 위해 그려진 벌거벗은 여성이다. 비너스는 수줍은 듯 다소곳이 정면을 응시하지 않을 뿐더러 육체는 8등신이다. 엿보는 자(감상자)는 몰래 훔쳐보며 시각적 쾌락을 경험하게 된다. 반대로 올랭피아는 정면을 응시함으로써 엿보는 자(감상자)는 자신이 벌거벗은 여성을 몰래 훔쳐보고 있다는 사실이 발각됐다는 데 불편한 마음을 갖는다.  더군다나 5등신의 추한 매춘부 여성에게 들키다니 !

오죽했으면 미술 평론가들이 " 노란 똥배 나온 못생긴 여자 " 라고 비난했을까. 이구영 화가의 << 더러운 잠 >> 은 위 두 그림을 패러디했지만 본바탕은 << 올랭피아 >> 이다. 잠자는 비너스를 차용한 부분은 박근혜의 몸에 한정될 뿐이다. 의문점 하나. 화가는 왜 올랭피아의 욱체 대신 비너스의 몸을 선택한 것일까 ? 작가의 의도대로 추악한 박근혜를 비판할 목적이었다면 신화 속 여신의 벌거벗은 몸보다는 노란 똥배 나온 여자의 벌거벗은 몸이 필요한 것은 아니었을까. 바로 그 점이 이 그림이 여성을 성적 대상화했다는 것을 증명한다. 그는 감상자의 시각적 쾌락을 위해서 올랭피아의 매력 없는 몸 대신 아름다운 비너스의 알몸으로 치환한 것이다.

 

그는 친절하게도 박근혜의 옆모습을 그려넣어서 감상자가 마음껏 시각적 쾌락을 만끽하도록 유도한 것이다. 더군다나 벌거벗은 몸 위에 위치한 사드 미사일은 빨갛게 발기된 딜도처럼 보인다. 물론 이 해석이 작가의 의도와는 다를 수 있지만, 그가 그런 의도가 아니었다고 해도 한국 사회에 뿌리 깊게 박힌 미소지니(misogyny)가 무의식적으로 발현된, 혹은 학습된 무의식적 반영이라는 점은 분명하다. 

 

 

 

 

 

 




​                                    

1) 실제 모델은 빅토린 뫼랑으로  매춘부가 아니라 화가 지망생이었다고 한다. 다음은 그림 제목에 얽힌 해설이다. " 그림의 제목인 올랭피아는 당시 사람들에게 1848년 출간된 알렉상드르 뒤마 피스의 소설 ‘춘희(La Dame aux Camélias)’에 등장하는 올랭프(Olympe)라는 이름을 연상하게 하였다(알렉상드르 뒤마 피스는 ‘몽테크리스토 백작’과 ‘삼총사’를 쓴 알렉상드르 뒤마의 아들로 아버지와 구별하기 위해 이름에 피스 -프랑스어로 아들이라는 뜻- 를 붙이며, ‘춘희’는 후에 유명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의 원작이 되었다). 소설 속 올랭프는 자신의 몸을 파는 것에 수치심을 전혀 모르는 뻔뻔한 매춘부로 등장하는 인물이다. 소설이 공전의 히트를 쳤기 때문에 당시 프랑스 사람들은 올랭피아가 올랭프 즉 매춘부를 의미한다는 것을 금방 알아챌 수 있었다. 설사 이를 몰랐다 손 치더라도 그림 속 여인이 매춘부라는 사실은 그녀의 몸을 장식하고 있는 목걸이와 구두가 당시 매춘부들 사이에서 유행하던 것에서 쉽게 짐작할 수 있는 것이었다. ( 글 출처 : http://blog.naver.com/wronggallery/220643655805  ) " 실제로 당시 고급 매춘부들은 춘희에 나오는 올랭프를 따서 자신의 예명으로 사용하는 것이 유행이었다고 한다.

 

2) 바바리맨은 일반적인 시각적 쾌락의 전복을 이용한다. 바바리맨은 여고생 앞에 벌거벗은 몸으로 등장하지만 정작 수치심을 느끼는 쪽은 바바리맨을 본 감상자'다. 마찬가지로 마네의 올랭피아는 나체였지만 오히려 수치심을 느끼는 쪽은 그림을 감상하는 부르주아 남성들이었다. 올랭피아의 저돌적이며 당당한 시선은 이렇게 속삭이고 있는 것처럼 들린다. 뒷방 늙은이들아, 볼 테면 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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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잇 2017-02-07 11:3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패러디가 정확히 뭘 풍자하고 조롱하고자 한 건지 그점을 지적하고 싶더군요. 세월호 당일의 ‘잠‘인지(그렇다면 저 미사일딜도는 곰곰발님 말씀처럼 이용한거겠죠.), 아니면 순시리가 전횡할 동안 잠만 퍼잤다는 건지.. 아니잖아요. 2인한몸의 사기단인데 한명이 자고 있었다니요,,? 정확하지도 날카롭지도 않은 패러디라고 생각했어요.

곰곰생각하는발 2017-02-07 12:05   좋아요 0 | URL
그러니까 제 말이 이 작품은 후지다는 겁니다. 여혐 논란을 떠나서 말이죠...
날카롭지도 않고 메시지도 없고, 스킬도 무디다는 겁니다...

포스트잇 2017-02-07 13:00   좋아요 0 | URL
안타까운 건 이걸 빌미삼아 자신들이 원하는 결과를 만들어내기 위해 힘으로 밀어부칠 수 있는 세력이 존재한다는 거죠. 정작 작가가 아니라 전시회를 개최한 표창원을 목표로 아직까지 집요하게공격하고 있다니 ..ㅠ 모든 게 어그러질 뿐이죠. ....

곰곰생각하는발 2017-02-07 13:31   좋아요 1 | URL
글세말입니다... 아니 싫으면 작가를 비난해야지 왜 표의원을 못 잡아먹어서...
더군다나 그 비난하는 대상이 새누리라는 데 정말 경악하게 됩니다.....

수다맨 2017-02-07 11:4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정확히 말하자면 이 작가는 박근혜를 희화화해서 비난받아야 하는게 아니라, 그림에 나타난 풍자와 해학의 단수(!)가 너무 낮고 말하려는 메시지가 흐릿하(이 흐릿함은 작가의 내공/인식 부족에서 나온 것이라 봅니다)기에 비판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7-02-07 12:06   좋아요 0 | URL
저도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별 하나짜리인데.. 이걸 풍자 패러디의 걸작 운운하니..
참, 암담하다는 생각입니다...

cyrus 2017-02-07 12:5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올랭피아>의 실제 모델이 매춘부가 아니라 빅토린 뫼랑이라는 전문 모델입니다. 마네가 뫼랑을 매춘부처럼 그렸습니다. <풀밭 위의 점심식사> 가운데에 있는 여성도 뫼랑입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7-02-07 13:32   좋아요 0 | URL
호오... 그렇군요. 풀밭과 올랭의 여성이 동일인이라는 사실은 전혀 몰랐네요....
올랭피아가 매춘부를 사랑스럽게 부르는 애칭이라고 하네요.. 확실히 화가가 모델을 창부처럼 그리려고 했던 것 같긴 같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