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서민

 




                                                                                                     돈이 많으면 불행할까 ? 질문을 다른 방식으로 던져보자. 돈이 많으면 행복할까 ? 돈이 많을 수록 행복의 파이'가 커진다면 재산이 1000억인 사람보다는 재산이 1조인 사람이 더 행복해야 한다. 하지만 차이는 없다. 마찬가지로 재산이 100억인 사람과 재산이 1조'인 사람을 비교해도 차이는 없다. 돈이 많다고 해서 행복한 것은 아니다.

내가 이 주장에 동의하냐고 물으면 당신은 " 물론 ! " 이라고 대답할 것이다. 돈으로 행복을 살 수는 없으니깐 말이다. 하지만 여기에는 함정이 있다. 남은 재산이 10만 원이 전부인 사람은 불행할 가능성이 높을까, 행복할 가능성이 높을까 ? 당연히 불행할 가능성이 높다. 가정 불화의 대부분은 경제적 빈곤'에서 시작된다. 돈이 없어서 불행할 가능성은 돈이 많아서 불행할 가능성에 비해 높다. < 돈 > 으로 행복을 살 수는 없으나 돈으로 미래의 위험 리스크(실직, 사고, 병고 따위)를 크게 줄일 수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티븨 속 드라마는 돈 많은 재벌가를 불행한 가족으로 묘사하고 돈 없는 서민은 행복한 가정으로 묘사한다. 시청자는 재벌가가 재산 다툼으로 콩가루 집안이 되는 것을 지켜보며 콩 한 쪽을 나눠먹는 서민에게서 위안을 얻는다.

하지만 그것은 거짓이자 위선이다. 더 많은 재산을 가지기 위해 가족끼리 서로 으르렁거린다고 해서 그 개인이 꼭 불행한 것은 아니다. 그리고 콩 한 쪽도 나눠먹는 화기애애한 가족이 현재의 삶에 만족한다고 해도 이 행복이 언제나 계속 지속될지는 모를 일이다. 나눠먹을 콩 한 쪽마저 없다면 행복은 불행으로 바뀔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렇기에 콩 한 쪽을 나눠먹는 서민보다는 차라리 재산 다툼을 벌이는 콩가루 집안이 나은 삶을 살 가능성이 높다. 미래의 위험 리스크를 줄이는 쪽이 유리하기 때문이다.  실직, 사고, 병고 따위의 돌발 변수가 발생하게 되면 콩 한 쪽도 나눠먹던 화기애애한 가족은 한순간에 애매모호한 가족이 될 가능성이 높다.

반면 재산을 얻기 위해 아귀다툼을 벌이는 재벌은 적어도 돌발변수에 대응할 수 있는 재산이 있기에 미래의 위험 리스크는 적다. 이 지점에서 내가 하고 싶은 말은 돈이 많아서 싸움이나 하는 가족보다는 가진 건 없지만 마음만은 행복하다고 말하는 짓은 하지 말하자는 것이다. " 돈만 많으면 뭐혀. 가진 것은 없어도 마음이 편허야제 ! " 이 논리는 과연 맞을까 ?   재벌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만큼 불행하지 않다.  그것은 가진 것은 불알 두 쪽이 전부인 당신의 쩨쩨한 자위일 뿐이다. 그렇기에 재벌을 불행한 족속으로 여기는 짓은 어리석고, 어리석고, 어리석은 생각이다. 미국인은 부자를 존경하는 문화가 형성되어 있고(물론 세계화 이후 그런 경향은 줄어들었지만) 한국인은 부자를 불쌍하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지난 대선에서 박근혜를 찍어 준 유권자의 상당 부분은 그녀가 불쌍하다는 생각에서 찍었다. 이러한 경향은 노동자가 노동자의 파업을 지지하는 대신 대기업 편에 서서 노동자 파업을 나쁜 태도로 규정하는 것과도 같은 맥락이다. 가난한 노동자의 밥그릇 대신 부자의 곡간부터 걱정하는 것이다.  부자를 동경하는 태도가 더 멍청할까, 아니면 부자를 불쌍하게 여기는 태도가 더 멍청할까 ?  커튼 뒤에 숨어서 대한민국을 조종하는 보이지 않는 손'은 가난한 자가 부자를 불쌍하게 여기도록 세뇌시킨다. 그게 그들의 목적이고, 이 은밀한 계획은 성공했다. 티븨 드라마 속 부자는 항상 불행해 보인다.

재벌 3세는 겉돌고, 형제들은 서로 싸운다. 돈은 많아서 흥청망청 쓰지만 공허한 표정이 역력하다.  돈은 많은데 불행한 것이다. 하지만 재벌의 불행은 쥐뿔도 없는 당신의 불행보다는 행복할 결말로 끝날 가능성이 10배는 높다. 당신보다 더 오래 살 것이고, 그 자식들은 더 좋은 환경에서 훌륭한 교육을 받을 것이며, 전망 좋은 곳에서 아침을 맞이할 것이다. 그들이 당신보다 불행한 것은 고작 가족끼리 정이 없다는 것일 뿐이다(드라마 속 설정에 따르자면 그렇다는 소리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항상 재벌을 불쌍하다고 생각한다. 스스로를 행복한 서민이라고 생각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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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yo 2016-09-21 10: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항상 하고 싶었던 말인데, 제가 안하길 정말 다행이네요. 곰발님처럼 할 수 없었을겁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6-09-21 10:56   좋아요 1 | URL
기득권의 승리죠. 가진 놈은 가족이 불행하니 너무 그러지들 마쇼... 이런 거죠....

북프리쿠키 2016-09-21 11: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곰곰발님의 의견 대부분 공감합니다.
허나 미디어에서 아무리 세뇌(?)시켜도 부자들을 불쌍하게 생각해 본적은 없네요ㅎ
사실 우리나라만큼 부자들을 존경(?)하는
나라도 있을까 싶은 냉소가 번지네요ㅠ.ㅠ

곰곰생각하는발 2016-09-21 12:11   좋아요 1 | URL
저는 드라마치고 재벌을 좋게 다르는 드라마를 본 적이 없습니다.
만날 싸우더군요. 문득, 재벌은 정말 만날 사이가 안 좋을까 ?
오히려 일반 가정의 불화보다는 더 화목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지키미 2016-09-21 11: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공감 백배~~~

곰곰생각하는발 2016-09-21 12:12   좋아요 2 | URL
백 배라는 말씀에 위안을 얻습니다.

stella.K 2016-09-21 14:4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서민이 진짜 행복해지려면 사회안전망을 잘 구축해 놔야하는데 말입니다.
부자가 누리는 행복과 서민이 누리는 행복이 같지는 않겠지만
그렇다고 서민이 행복하지 말라는 법 없잖아요.
글구 거 쓸데없는 비교의식 이딴 것만 안해도 충분히 행복할 수 있지 않을까요?

우리나라 드라마는 좀 갑갑해요.
그런 이분법도 결국 깔데기라고 남녀간의 사랑을 이루기 위한 부속물에
지나지 않게 짜여지잖아요.
한류 한류하는데 왜들 좋아하는지. 우리나라 드라마 작가들 물갈이 좀 하면 좋겠어요.ㅠ

곰곰생각하는발 2016-09-22 09:28   좋아요 0 | URL
우리나라 드라마 작가 물갈이하고
그 자리에 스텔라 님이 들어가시면 좋겠네요. ^^

cyrus 2016-09-21 17:5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진짜 행복한 서민은 마태우스님입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6-09-22 09:27   좋아요 0 | URL
서민 님은 지금 잘 살고 계실 겝니다..

표맥(漂麥) 2016-09-22 16: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돈이 많아 느끼게 되는 불행은 어떤걸까?... 그 불행을 한번 경험해 봤으면~ 하는 쫌생이 마음입니다...^^
 






한국 문단이여,

   웃으면서 굿바이 !





                                                                                                   동양과 서양은 보는 관점이 다르다. 서양인 엄마는 아이와 놀 때 " (달리는 테엽 장치 자동차를 보며 ) 지나가는 게 뭐지 ? " 라고 묻지만 동양인 엄마는 " 자동차가 달리네 ? " 라고 말한다. 그러니까 서양인은 명사를 중심으로 대화를 이끌고, 동양인은 동사를 중심으로 대화를 이끈다. 

상대방에게 차를 더 마실 것인가를 묻는 질문도 서로 다르다. 서양인은 " more tea ? " 라고 묻지만 동양인은 " 더 마실래 ? " 라고 묻는다. 이러한 인식의 차이는 부모를 대하는 태도에서도 엿볼 수 있다.  서양인은 부모를 기득권이자 낡은 세력으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아서 사춘기 아이들은 부모로부터 독립을 원한다. 그렇기에 집을 떠날 때 웃으면서 떠난다. 지긋지긋한 부모로부터 해방, 야호 !   그들에게 부모는 존경할 만한 인물이 아니다. 갈 데까지 가는 관계가 바로 가족 관계이니까. 반면, 동양인은 성인이 되어 부모로부터 독립하는 상황을 슬퍼한다. 집을 떠날 때 웃으면서 굿-바이'라고 말하는 대신 슬퍼서 굿-바이를 외친다.

동양인에게 부모는 존경할 만한 인물인 것이다. 나는 아무래도 서양인의 세계관을 가진 동양인인 것 같다. 내 부모를 존경하지 않을 뿐더러 존경하지 않은 속내를 부끄러워하지도 않는다. 자식을 위해 고생했다는 사실은 연민의 영역이지 존경의 영역은 아니기 때문이다. 한국 사회가 가지고 있는 병의 근원은 가족주의에 있다. 내 새끼가 귀하다 보니 네 새끼는 관심이 없는 것이다. 밥상머리 교육이 이렇다 보니 한국인은 어릴 때부터 독립적이라기보다는 대상과의 분리 불안 장애에 시달린다. EBS 치유 프로그램인 << 달라졌어요 >> 는 화목하지 않은 가족을 치유하는 상담 프로그램인데 불화의 근본적인 원인은

대부분 상대방(아내 혹은 남편)에게 있다기보다는 부모와 웃으면서 바이바이'를 하지 못하는 자신에게 있다. 부모라는 대상과 분리를 하지 못한 채 성인이 된 사람은 여전히 부모의 그늘에서 살아간다. 폭력적인 아버지 혹은 신경질적인 어머니 밑에서 자란 아이들은 자신의 부모를 절대 닮지 않으리라 다짐하지만 결국은 자신도 폭력적인 아버지가 되거나 신경질적인 어머니가 된다. 그들은 어릴 때 자신과 불화했던 아버지나 어머니를 배우자인 남편이나 아내에게 투사하거나 스스로 빙의한다. 대상 애착에 따른 고질병 사회 곳곳에서 발생한다. 가족주의는 결국 " 우리가 남이가 " 정신으로 발전해서

우리가 남이라는 사실을 너무나 잘 알고 있으면서도 우리가 남이가_ 라고 묻는 지경에 이르게 된다. 이처럼 떨어지지 않고 붙으려는 떼거지 근성이 혈연, 지연, 학연으로 뭉쳐서 거대한 사회 악을 이루는 것이다. 서양에서는 실패한 대표적 주거 환경인 아파트가 대한민국에서는 유독 부의 상징이 된 것 또한 < 집단 - 내 - 존재 > 가 되어야지만 불안을 상쇄시킬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보다 정확히 말하자면 믿음이 아니라 자기 최면인 것이다. 21세기 한국 문단을 꼼꼼하게 들여다보면 < 거대한 백조 > 를 연상케 한다.  물 위에서는 우아한 자태를 뽐내지만 물 밑으로 들어가면 존나게 물질하는 세계인 것이다. 

물 위에 뜬 백조의 여유가 물속에서 호들갑을 떨어서 얻은 보상인 것처럼 문단의 우아한 지성은 노회한 정치가의 발빠른 물밑 작업이 만든 자태인 것이다. 그들은 자신의 밥그릇을 확장하기 위해서 등단 제도와 청탁 제도 그리고 신춘문예를 이용한다. 그들은 문창과 교수로, 문예지 편집위원으로, 신춘문예 심사위원으로 예비 문학 소년 소녀를 " 지도편달 " 하여 등단이라는 월계관을 씌워준다. 그러데 등단 제도는 해괴한 자격증이다. 인간에게 밥을 먹을 자격을 운운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 이 세상에는 밥 먹을 자격이 없는 놈은 없다. 당장 내일 교수형을 당하는 사형수라도 오늘의 밥은 챙겨 준다.

고로 모든 인간은 밥을 먹을 자격이 있다. 글도 마찬가지'다. 한글은 공공재이지 특정 집단의 사유물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문단의 선생님은 한글로 소설이나 시를 쓸 자격이 있는 사람에게 자격증을 부여한다. 김선달의 물 장사보다 더한 짓이 등단이라는 이름으로 팔리는 자격증 장사'다. 나랏 말쌈이 듕국과 달라서 화가 난 세종대왕이 만든 공공재를 가지고 생색을 내니 나는 정색을 할 수밖에 없다. 한국 문단이야말로 대상(대타자)과 웃으면서 빠이빠이를 외치지 못하는 대상 애착 장애를 앓고 있는 집단'이다. 이명원 - 김윤식 사태에서 알 수 있듯이 아버지를 욕하는 놈은 자식들이 용서를 하지 못한다.

그 옛날,     젊은 이명원은 그들의 아버지에게 가운뎃손가락을 날렸다는 이유로 한동안 교수 사회와 문단에서 쫒겨나야 했다. 정작 아버지는 한발짝 물러났는데 자식들이 앞장서서 호들갑을 떨었던 이유도 대타자와 불초소생이라는 유사 부자 관계가 만든 흉물스러운 풍경이었다. 그들은 말한다.  우리가 남이가 ?   그럴 때마다 나는 이렇게 대꾸하고 싶다. " 시발놈아, 그럼 우리가 남이지 님이니 ? "  문학이 그들 세계에서만 북 치고 장구 치고 물장구 치고 노니 독자는 이웃 나라 먼 나라 보듯 한다. 그들은 대중으로부터 왕따를 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모른 채 자신들이 대중을 왕따시킨다고 굳게 믿는다.

"  흥, 됐거등여 ! 순문학 좋아하시는 분들만 모이세요. 흑흑, 싸구려 소설만 좋아하는 대중은 필요없어요. 저희는 소수의 순문학 독자만을 위해 앞만 보고 달리렵니다. 눈믈이 아, 아아아아압을 가리지만........  "   정말 그럴까 ? 그들은 문학을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문학이라는 영역이 주는 권력을 사랑하는 것은 아닐까 ?  문단도 이제는 존경하는 대타자와의 결별을 준비해야 한다. 이성복 시인의 시를 빌리자면 " 아버지, 아버지 씹새끼. 입이 열 개라도 할 말 없어 ! " 라고 외쳐야 한다. 슬프지만 웃으면서 빠이빠이 해야 한다. 그래야 한국 문학이 살지 않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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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6-09-20 13: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오, ˝ 아버지, 아버지 씹새끼. 입이 열 개라도 할 말 없어 !˝
거 좋은 말 같습니다!ㅋㅋ

제가 언젠가도 리뷰에 썼지만 저는 정지돈 보다 이석원의 글이 더 좋더라구요.
이석원은 자기 얘기를 고백처럼 하고 있거든요.
그래야 독자가 읽을 맛이나지 정지돈은 자기 얘기도 할 줄 모르면서
어디서 남의 다리나 긁고 있는지 모르겠단 생각이 들어요.
그런데 이석원의 글은 평론가들이 절대로 안 본다는 거죠.
딴따라의 글을 어디 감히... 진짜 웃기고 앉은 거죠.
지네들 따 되는 지도 모르고 쓸데없는 권위주의는...
천명관이 새 판을 짜야한다는 말에 공감하는데 새 판은 또 어떻게 짜야할지 모르겠어요.
지난 6월인가 알라딘 오늘의 작가상 투표도 취지는 나쁘지 않지만
선택의 폭이 넓은 것도 아니고,
여전히 평론가들의 검증된 입김이 작용한 게 사실일테고.
조금 더 강력한 새 판이 필요할 것 같은데 아직 기대할만한 수준은 아닌 것 같습니다.

곰발님 요즘 계속 관련된 글을 올리시는데
저는 의식을 깨는데 있어서 이런 글이 참 필요하다고 봐요.
몇몇 사람이 해서는 안 되고 곰발님 같이 목소리를 높이는 사람들이 많아져야 하는데
저는 글빨이 달려 큰 일입니다.ㅠㅋ

곰곰생각하는발 2016-09-20 13:43   좋아요 0 | URL
이 시가 그해 가을이었었나요. 그해 겨울인가? 가물가물....

왜 불교에서도 길에서 부처르르 만나면 부처를 죽이라고 하잖습니까.
그게 다 낡은 것과의 결별이 아니겠습니까.
사실 < 달라졌어요 > 에서 부부가 미워하는 대상은 부부가 아니라 사실은 그 사람의 부모죠.
그것을 자꾸 자신의 아내나 남편에게 투사하니 미울 수밖에...

그런 점에서 보면 부모와 결별하면서 쿨하게 웃으면서 신나게 집 나가는 서양 청소년들이
건강한 것 같습니다.


하튼 상아탑 위주, 그러니까 교수 집단이 장악해 버린 평단을 다시 다른 식으로 재건할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아니 지들이 뭔데 자격증 주고 그럽니까. 그런 것은 출판사 편집장이나 문학 에이전트의 몫이죠.
그들은 독자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런 식으로 골라내야지
지금의 방식을 틀렸습니다..

yureka01 2016-09-20 13: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존나게...이게 마음에 듭니다. 하여간 곰발님 포스팅 글읽으면 한방에 쫙 내려가는 사이다!~ㅋ

곰곰생각하는발 2016-09-20 13:39   좋아요 1 | URL
고상한 척하는 세계를 보면 정말 역겹죠. 실상은 개차반인데.......
한국 문학은 90년대 이후 2000년 들어서면서 사망했습니다.

2016-09-20 13: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9-20 13: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9-20 13: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9-20 14: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9-20 15: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9-20 15: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립간 2016-09-20 13: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는 아무래도 서양인의 세계관을 가진 동양인인 것 같다. ; 에 관해서

저는 스스로를 동양 사고도 아닌, 서양 사고도 아닌 사고를 가져 경계인, 회색인( 그래서 아웃사이더)라는 이야기를 한 적 있는데, 곰곰발 님은 스스로를 서양 사고에 치운친 사고를 가졌다고 생각하는지, 아니면 저처럼 아웃사이더라고 생각하는지 궁금하군요.

곰곰생각하는발 2016-09-20 14:22   좋아요 0 | URL
전 사진 찍을 때 대부분 클로즈업 해서 찍습니다. 얼굴만 찍는데..
서양인들은 거의 대부분 사진 찍어달라고 부탁하면 그렇게 찍어준다네요.

반면 동양인에게 부탁하면 풀샷으로 찍어준답니다... 그것도 동서양의 차이라고..
왜 우리 옛날 사진 보면 꽃 있고 옆에 풀샷 있고 하잖습니까..

syo 2016-09-20 14: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이다 만드는 학원 다니시나요......

학원 주소 좀.....

곰곰생각하는발 2016-09-20 14:21   좋아요 0 | URL
콜라 만드는 학원 다니는데 전번 알려드릴까요 ?

clavis 2016-09-20 15: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화번호 저도 좀

곰곰생각하는발 2016-09-20 15:11   좋아요 1 | URL
국번 코코코 - 코코코코 - 코코코`입니다...

cyrus 2016-09-20 17:2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요즘 한국 소설을 즐겨 읽는 독자들이 진심으로 대단하게 느껴져요. 한국 문단이 개판인 걸 알면서도 한국 소설을 읽고, 리뷰를 쓰니까요.

곰곰생각하는발 2016-09-21 08:49   좋아요 0 | URL
작가들이 무슨 죄가 있겠습니까. 권력을 쥔 몇몇 선생님들이 문제이지...
좋은 작가들도 많죠...

2016-09-20 22: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9-21 08: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9-21 09: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9-21 09: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기억의집 2016-09-21 09: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김명인이나 이명원 둘 다 똑같죠. 교수 되면 글 쓰는 게 오히려 일반인 리뷰보다 못 해요. 제가 오죽하면 하아...... 제가 왠간한 교수들보다 훨씬 책 많이 읽는다라고 남편에게 농담처럼 말하겠어요. 근데 어느 날 이 농담이 농담이 아니고 진담이 아닐까 싶더라구요. 저 진짜 책 많이 읽거든요. 페이퍼나 리뷰 잘 안 올려서 그렇지, 우리 나라 스카이대학 교수들보다 훨씬훨씬 책 많이 읽는 것 같아요. 저에 비해 교수들 책 안 읽어요. 스카이 대학 외국교수들이 한국대학에 남으면 도태될까 무서워 다 떠난다면서요. 제가 외국 관련 도서 읽으면서 느끼는 거지만 평생 책 읽고 글 쓰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는 세계가 외국의 학문이더라구요. 촘스키가 아직도 글을 쓰고 도킨스의 펜이 아직도 살아 있는 거 보세요. 스티븐 핑커는 어마어마한 페이지의 책을 신간이라고 내 놓고. 외국은 대학 후진데 나와도 탁월한 논문을 내 놓으면 아이비리그 대학 교수 되는 나라더군요. 우리 나라 대학 교수들 진짜 안 읽고 안 쓰고 자리에만 연연하는 정치만 느는 것 같아요.

곰곰생각하는발 2016-09-21 09:36   좋아요 0 | URL
교수 사회의 특징 중 하나가 수첩에 자기 학문과 관련된 번호보다는
정치와 관련된 전화번호가 더 많이 기재되어 있다고 합니다.
한국 교수 중에 책 내는사람 있던가요.. 인사 고과에 필요한 논문만 끄적이게 되죠..
아마. 한국 교수 사회는 대중서 내면 점수가 0일 겁니다..
핑거 교수 같은 사람 나오기 힘든 구조죠.
외국도 그런가는 모르겠는데 왜 논문 스타일과 일반 책 스타일이 다르잖습니까.
교수들은 대부분 논문 스타일의 문장에 익숙하다 보면 비논문 문장을 잘 못 쓴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이 양반들 책을 안 내는 모양입니다. 그리고 책 내봤자 보는 사람도 없고..ㅎㅎ

기억의집 2016-09-21 09: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저도 저 말 듣고 놀랬었어요. 책 내는 것보다 논문 한편 쓰라고 한다는 말에. 핑계죠. 에코나 무수히 많은 유명 학자들이 죽을 때까지 책내서 일반인들하고 공유하고 싶어하는데.... 우리 나라 논문 내서 인용하는 횟수가 몇 번이나 있겠어요. 논문 내봤자 죽을 사 써서 사논문 되는데...

곰곰생각하는발 2016-09-25 21:38   좋아요 0 | URL
앗. 여기에 댓글을 안 달았네요... ㅎㅎㅎ 죄송합니다. 모르고 지나쳤어요..
 

 




핸드폰을 만들라고 했더니 수류탄을 만들었어요




                                                                                                    대한민국 주류 언론이 이판사판 아사리판을 넘어 개판'이라는 사실은 << 갤럭시 7 폭발 사고 >> 를 대하는 태도를 보면 알 수 있다. 핸드폰을 만든다고 하더니 수류탄'을 만들었으니 토끼가 늑대 새끼를 낳은 것이요, 가전업체가 알고 보니 군산업체'라는 사실을 폭로한 사건임에도 불구하고 언론은 " 전량 리콜 결정, 그전과는 다른 삼성 경영진의 발빠른 행보 " 라거나 " 경제적 손실을 떠나 신뢰 회복에 역점을 둔 삼성 경영진 " 이라는 프레임으로 논점을 흐렸다.

전량 리콜을 손실을 무릅쓴 정직한 행동 따위로 묘사한 것이다. 잘못했으면 매를 들어야 하는데 사탕을 준 꼴이다. 이게 과연 공정 보도일까 ? 핸드폰일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수류탄이었다면, 그것을 전량 리콜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것인데 언론은 바람직한 경영 윤리라고 떠벌렸다. 이런 보도를 추파춥스 보도'라고 한다. 특정 기업이나 집단을 " 빨아주는 " 행위이니 말이다. 아, 당연히 < 추파춥스 보도 > 라는 말은 처음 듣는 표현일 것이다. 내가 지어낸 말이니 말이다. 이런 보도는 전파가 아니라 특정 대상에게 충성을 맹세하고자 하는 추파'에 지나지 않는다. 언론이 갈 데까지 간 것이다. 니미, 이러다간 새되겠어 !

문제는 언론이나 검경만이 개판은 아니라는 점이다. 문학판도 못지 않은 개판'이다. 추파춥스 문학'은 선생님과 어르신이 주도한다. 사실, 박하사탕도 아니면서 박하게 말하자면 평론가와 작가는 앙숙 사이인데 대한민국 문학판은 유독 평론가와 작가의 관계는 " 우리가 남이가...... " 에 가깝다. 그들은 서로 만나 친분을 과시한다. 가난한 문학(가)을 두고 차마 싫은 말은 못하겠어요 _ 라는 모 평론가의 말'은 착한 심성으로 포장된다. 신인 작가들은 자신이 살 길을 쥐새끼처럼 깨닫는다.작가 동인 모임보다는 선생님과 어르신의 술자리에 나가 음주가문'을 하는 게 출세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말이다.

덕담과 정실과 주례'가 남발되는 이유이다. 한국일보 황수현 기자는 << 왜 내 시집 기사 안 써줘요 >> 라는 칼럼에서 한국 문단이 지속적으로 여혐의 중심에 놓여 있었다는 사실을 지적한다. 



 

그는 언뜻 세계와 불화하는 듯도 하다. 가진 자와 성공한 자들에 비해 처량하고 궁상맞은 자신의 신세를 노래한다. 그러나 ‘죄라고는 사랑한 죄 밖에 없는, 가난하고 불쌍하지만 그런 가운데서도 위트를 잃지 않는 낭만적인 나’의 서사 밑엔 늘 여자가 방석처럼 깔려 있다. 그는 세계에 자기 자리가 없다고 한탄하지만, 여성을 착취하는 세계의 메커니즘에서 내려올 생각은 없어 보인다. 그 시절에 여자가 ‘밥 혹은 몸’이었듯, 그의 시에서도 여자는 ‘밥 혹은 몸’이다. 야만의 세계를 꼭 빼 닮은 야만의 시에 여자의 자리는 없다.

 



그 옛날, 김정란 시인의 조선일보 비판에 대한 조선일보 홍위병을 자처한 남성 어르신들의 처절하고 너절한 응징'은 뒷골목 쌈마이의 그것보다 노는 꼴이 더 험악했다. 문학을 이야기할 때는 그토록 정확한 수사와 미문을 사용하더니 정작 정치적 영역으로 옮기자 혐오와 조롱 그리고 막말이 쏟아졌다는 사실에 경악하지 않을 수 없었다. 아, 문학판이나 정치판이나 결론은 문장력이 아니라 정치력이라는 사실을 실감하게 되는 순간이었다. 문단에서의 으스대는 남성성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집필실이 아닌 술집으로 옮기면 선생님은 어느새 한량이 되어 갓 등단했거나 작가를 꿈꾸는 예비 여성 작가를 술이나 따르는 작부 취급하곤 한다. ( 출판사가 어느 정도 명성이 있는 남성 선생님을 모실 경우 술자리에 젊은 출판사 여직원을 동석시키는 경우는 흔한 풍경이다. 입만 열면 사람은 염치를 알아야 한다고 말하던, 이름 석자 대면 모두 아는 모 소설가는 며칠 놀다 오라고 건낸 출판사 법인 카드로 딸래미 결혼 혼수를 장만했다고 한다. 사용한 액수가 1억이 넘는다고. 이름 밝히면 누구나 아, 하는 모 시인은 젊은 여성 편집자에게 나의 섹스파트너가 되지 않겠느냐고 추파를 던졌다. 출판계에서는 이미 유명하신 분이라고 ! )

물론, 일부분이지만....... 또 그것을 일부분이라고 말하기에는 꽤 흔한 풍경이어서 망설이게 된다. 내가 백 날 말해봤자 무슨 소용이랴. 다음은 시인 김현의 말이다.



어디서 뭘 배웠기에 문단에도 이렇게 씨발 새끼들이 많을까요? 차례대로 적어보겠습니다. 한 출간기념회에서 저는 우연히 남자 1이 혼자 있던 자리에 앉게 되었습니다. 1이 말했습니다. 너의 오늘 목표는 저 누나들을 이 자리로 끌고 오는 거야. 그의 손가락은 술자리 한쪽에 (아마도 그를 피해) 앉은 여자 시인들을 가리키고 있었습니다. 그가 바로 “욕으로만” 듣던 모 시인이었습니다. 남자 2는 송년회에서 만났습니다. 술에 취한 2가 자신보다 후배인 한 여자 시인에게 맥주를 따라보라고 명령했습니다. 맥주가 컵에 꽉 차지 않으니 그는 태연하게 자신의 바지 앞섶에 컵을 가져가서는 성기를 잡고 오줌 싸는 시늉을 하였습니다. 그러고는 자기 혼자 막 웃었습니다. 저 개새끼는 누구니, 아 저 개새끼가 말로만 듣던 그 개새끼구나. 술에 취하면 여자 시인들 아무한테나 걸레 같은 년이니, 남자들한테 몸 팔아서 시 쓰는 년이니 하는 바로 그 개새끼로구나. ‘술이 죄지, 술에서 깨면 사람은 착해’라는 말을 들으며 점점 개새끼가 된 그 개새끼구나, 그를 욕하곤 하였습니다. 3,4,5는 또 그러더랍니다. 젊은 여자 후배 시인들 이름을 열거하며 꼴리는 순으로, 따먹고 싶은 순으로 점수를 매겨보자. 술만 취하면 여자가 무슨 시를 쓰느냐 여성비하 발언을 일삼는 9도 있고, 걸레 같은 년, 남자들에게 몸 팔아 시 쓰는 년 - 이런 말은 어쩌다 이런 사람들의 단골 멘트가 되었을까요 - 이라는 말을 동료 여자 시인에게 내뱉으며 스스로 “명예남성”임을 자칭하는 여자 시인 0도 있습니다. 그뿐이겠습니까. 11도 있고 12도 있고 13도 있습니다. 그뿐이겠습니까. 1-1, 2-3, 3-5, 4-7, 5-9의 반복적인 사례도 많습니다. 문단 사람이라면 대가 다 알고 있는 사실입니다. 그렇지 않습니까? 우리는 여전히 ‘잠재적 방관자’입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문단의 이런 사람들은 왜 아직도 처벌받지 않고 반성하지 않고 여전히, 그곳에, 버젓이 살아남아 가해자로 사는 삶을 이어가고 있을까요?

 

- 김현, 「질문 있습니다」중. (『21세기문학』2016년 가을호)


 


만약에 이 기사를 읽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면 당신은 문학판 돌아가는 꼴에 대해 까막눈일 가능성이 높다. 김현의 폭로가 아니더라도 이미 잘 알려진 일들이기 때문이다. 나와 소송으로 얽힌 악연을 가진 모 시인'은 이 분야에서는 타의추종을 불허했다( 그 시인과는 육두문자를 남발하지는 않았지만 오두문자 수준까지는 갔다. 재판에 사용될 증명 서류들이 오가다가 극적으로 합의를 본 경우였다 ).

문제는 위험한 폭력성과 성범죄를 대부분의 선생님들이 그 시인의 기행 정도로 치부한다는 점이다. 그것은 범죄이지 기행이 아닌 데도 말이다. 범죄를 기행으로 미화하는 방식은 마치 수류탄을 만든 삼성을 두고 잘하는 짓이라고 치켜세우는 꼴을 닮았다. 여성혐오'로 번역되는 misoginy는 여성혐오보다는 포괄적 의미를 담고 있다. " 문자 그대로의 '여성혐오'만이 아니라, 여성 보호, 여성 존중, 여성 애착 등 겉보기에는 매우 여성친화적으로 보이는 태도들 역시 차별적인 젠더역할을 고정화시켜 남성지배의 구조를 영속화시키는(김명인) "  전략도 misoginy 라는 점을 감안하면 한국 문학판은 미소지니를 생산하는 곳이기도 하다.

독자와 평단으로부터 출중한 중견 작가라는 평을 받는 모 작가의 패턴은 전형적인 미소지니이다. 그의 소설은 항상 일상에서 권태에 빠진 남자가 주인공이다. 그는 이 권태를 벗어나기 위해 여행을 떠난다. 그곳에서 묘령의 여인을 만나고 하룻밤을 보내게 되고 활기를 얻은 남성은 다시 도시로 복귀한다는 내용. 이상하게도 그 작가의 소설 속 남자는 낯선 여인과 섹스를 하면 활기를 얻는다. 여성과의 섹스가 모든 근심을 해결하는 박카스이자 날이면 날마다 오면서도 날이면 날마다 오지 않는다고 말하는 약장수가 파는 만병통치약이라고 믿는 작가의 순진함을 볼 때마다 역겹다는 생각을 하곤 한다. 그것은 여성을 단순히 여성으로 바라보기보다는 자신의 병을 치유하기 위한, 황수현 기자의 표현을 빌리자면 기본적으로 바닥에 깔리는 방석에 불과할 뿐이다.

이런 문학을 두고 여성의 근원을 탐구하는 오디세이아 따위로 포장하면 답은 없다. 핸드폰을 만들라고 했더니 수류탄을 만들면 야단을 쳐야 하듯이,  여성 찬양이라는 근사한 껍데기를 벗기면 그 속에 여성 착취가 내재되어 있다면 그 또한 매서운 채찍을 휘둘러야 하는 것은 아닐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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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립간 2016-09-19 18:3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제가 속했던 분야에서 흔했던 일이므로, 당연히 문학에서도 그러리라 예상했지만 (경악 수준은 아니고) 담담하지는 않네요.

곰곰생각하는발 2016-09-19 18:40   좋아요 0 | URL
저는 이미 다 알고 있는 내용이라 무덤덤하네요..

stella.K 2016-09-19 19: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문학계라고 조금도 나은 곳이 없군요.
연예계도 그렇다지 않습니까? PD한테 잘 보이고,
제작 이사나 스폰서한테 잘 보여야 드라마 주인공 딴다고 하지 않습니까?

박카스...? 진짜 웃기네.
그러니까 남자고 여자고 공부해야 한다니깐요.
여성 작가들 작부하려고 습작하고 공부한 거 아닌데...
차라리 좋은 편집자가 누군지, 좀 후진 출판사라도 내 책 성실하게
내 줄 출판사가 어디에 있는지 알아 두는 게 좋은 것 같아요.ㅠ

곰곰생각하는발 2016-09-19 19:13   좋아요 0 | URL
문학판이 순수할 거란 망상에서 좀 벗어났으면 합니다.
글구 보면 썩지 않은 구석이 없어서 이제 대한민국은 망할 날만 기다리는 밑창
뚫린 낡은 배 같기도 합니다..

yureka01 2016-09-19 19: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인 타이틀이 그저 양아치를 포장하는 가면 같은 놈 있을 겁니다.시를 쓴다고 아주 순수한 척하는 페거리도 있을 겁니다.시가 그들에겐 일종의 겉멋의 허세용이니까요...
술먹고 개되는 놈은 일단 처발라주고 싶어요...

곰곰생각하는발 2016-09-19 19:42   좋아요 1 | URL
시는 읽지 않는데 시인은 가장 많은 국가라는 소리를 어디서 들었습니다. 배보다 배꼽이 더 큰 경우인데
이런 경우는 대부분 몰락의 증후입니다. 조선 몰락할 때 상놈보다 양반이 넘쳐나지 않았습니까..

yureka01 2016-09-19 20:2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마 시 생상력은 극강..소비력은 최저...소비처없는 시밭에는 잡초만 무성하지나 않을까 싶더군요.ㅎㅎㅎ 어떻게 연휴는 주절한 시간 되셧는지요...술을 못마시니 속이 허....합니다.ㅎㅎㅎㅎ

곰곰생각하는발 2016-09-20 09:49   좋아요 1 | URL
아. 마자.. 유레카 님 술 안 드신다 그랬죠 ? 크......
이럴 때는 정말 낙이 없으시겠습니다. 그리 좋아하시던 술을 못 드시니..
대신 제가 유레카 님 몫까지 마셨습니다. 눈 뜨고 마시고 눈 감고 마시고...

2016-09-19 21: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9-20 09: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9-20 09: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9-20 09: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기억의집 2016-09-19 21:4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우리나라가 등단 문화가 작가들이나 시인들을 다 망쳤지요. 지금은 있는지 모르겠어요. 조중동의 신춘문예? 있나요? 지금은 아마 약빨 안 받아 그다지 신춘문예가 영향력이 없긴 할 겁니다. 저는 순수 문학이니 쟝르문학이니 이분법으로 문학을 규정하고 순수 문학 아니면 까는, 하대하는 문학판은 이미 부패한 정치문학이라 생각해요.

진짜 우리나라가 얼마나 여혐이 강한지 최근에 크리스틴 블링클리 기사의 댓글보고 놀랬습니다. 이 여자가 유명한 빌리조엘하고 결혼한 모델인데... 빌리 조엘하고 이혼해서 보테크했다고 썼더라구요. 진짜 이런 잘 알지도 못한 댓글 읽은 사람들은 얼마나 김치년 김치년 이럴까요? 제가 미국 팝 문화를 일찍 접하디 보니, 크리스틴 블링클리에 대해 잘 아는데,,, 이 여잔 빌리 조엘과 결혼하기 전에 제리 홀과 함께 미국의 탑모델이었어요. 미국이나 유럽의 패션잡지의 단골 표지모델 일 정도로. 빌리 조엘보단 못하지만 아마 엄청난 규모의 수익을 벌어들였을 겁니다. 그 때 빌리 조엘하고 결혼한다고 해서 놀랬을 정도니깐요. 제리 홀과 크리스틴 블링클린 다음을 잇는 모델이 신디 크로포드나 클라우디아 쉬퍼가 뒤을 이을 정도로 어마어마한 탑 모델이었는데 우리 나라 남자들에게 크리스틴 블링클리가 빌리 조엘과의 이혼으로 재산 분할인 보테크로 재산을 일군 여자가 되었더군요. 이게 정상적인 사회인지 모르겠습니다. 정말 뭐라 말해야할지....

곰곰생각하는발 2016-09-20 09:41   좋아요 0 | URL
문단이라는 집단의 주요 구성원을 보면 대부분은(소설가를 제외한) 교수 집단이죠.
언제가 이런 현수막을 본 적이 있다고 하더군요. ** 대 문창과 등단 작가 4명 배출, 쾌거 !

이제는 문단이 입시처럼 된 겁니다. 문단에서 영향력이 큰 교수 밑에서 집중 케어를 받아야
등단 확률이 높은 거죠. 이들이 각종 심사위원서부터 문예지 편집위원을 독점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깐 문단은 그들 집단의 권력을 공고히 하기 위해서 순문학을 끌어들인 거죠..

시인으로 등단했던 사람이 교수가 되면 그때부터는 시를 쓰지 않는다고 합니다. ( 정확히 말하자면 게을러진다고 합니다 ) 가끔 내죠. 고희연을 준비하는 자식들이 아버지를 위해 선심 쓰는 자서전처럼 시집이 출간되는 겁니다. 모두 다 그렇다는 것은 아니지만....

에곤 실례 2016-09-19 21: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시인이나 문인이 되는것을 하나의 악세사리 정도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 세태이다보니 그런일들이 일으나는게지요.
기성문인이 그룹지도로 문인을 양성한다니 내세울 것 없는 유한마담들이 몰리고 문인 타이틀을 자신의 스펙정도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생기다 보니 저런 남자 문인들의 횡포도 견뎌주는 거라고 봅니다. 솔직히 시 써서 출판하고 수입이 되는 경우는 극히 드뭅니다.뭘바라고 시인이 될려고 하는지도 의문이고 수없이 많은 지방의 잡다한 문학을 표방한 잡지들이 우후죽순 처럼 생겼다가 폐간되기를 반복합니다.시를 써서 원고료를 받는게 아니라 게제비 명목으로 이름도 없는 그 잡지들을 사주는 경우도 허다 하더이다.나라가 망조가 드니 모두들 입만 살아있는것 같습니다.

옛날에는 우리는 후진국이고 우리나라는 뭔가 잘못돼있는 거라면 어디 선진국이나 질서잡힌 다른 나라에라도 갈까하는 희망이라도 가져볼수있었는데 이젠 세계 어디나 편 할 곳도 없는것 같은게 더 암담한것 같지 않습니까/

곰곰생각하는발 2016-09-20 09:43   좋아요 0 | URL
문창과 교수 집단에서는 해마다 힘겨루기 대회를 한다고 합니다.
누가 더 많은 제자를 등단시키는 지에 대해서 말이죠.
일종의 쪽집게 과외를 하는 겁니다.
등단 시 보십시오. 다 똑같지 않습니까 ?

제자들아, 올해의 경향은이런이런 식이다. 알았지. 집중하자...

이러니 백 명의 등단 시가 나오지면 모두 다 비슷한 시만 양산되는 사태..

새아의서재 2016-09-20 03: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문학판과 함께 평론가, 혹은 그 평론가 집단의 일부인 교수사회는 또 어떠합니까. 아닌 경우도 물론 있지만, 그 반대의 경우는 그냥 평범한 소시민남자들이 하는 행동에 비할 바가 아니지요. 제가 하는 모교수는 그런 권력을 이용해서 별짓거리를 다하더군요. 진짜 더러워서 못봅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6-09-20 09:44   좋아요 0 | URL
교수 사회가 썩었죠. 지금 이게 제대로 된 지성 집단이 아닙니다.
달걀부인 님은 직접 겪으셨으니 제대로 체험하셨을 겁니다.
이젠 문단도 그냥 학원이 되었습니다..
 

 

 

 

 

 

 

 

 

사진 작가 워커 에반스 풍으로 찍어봤다. 다음에는 데이비드 린치 풍이거나 다이안 아버스 풍으로 찍어봐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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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해한모리군 2016-09-19 11: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사진도 사진이고 수염도 멋지시네요. 하루만 남자가 되면 이발소 가서 칼면도 경험해보고 싶어요.

곰곰생각하는발 2016-09-19 11:55   좋아요 0 | URL
옷의 디테일이 좀 죽었습니다. 핀조명 좀 때렸어야 하는데 말이죠..

수염 갂을 때 사각사각거리는 맛이 꽤 좋죠... 대공황 노동자처럼 찍는 게 컨셉이었는데... 실패입니다..

마립간 2016-09-19 11: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양뇌적 곰곰발 님의 면모를 보는군요.

곰곰생각하는발 2016-09-19 11:57   좋아요 0 | URL
양뇌는 뭡니까 ? 태어나서 양뇌적이라는 말은 처음 듣습니다..ㅎㅎㅎ

마립간 2016-09-19 12:05   좋아요 0 | URL
좌뇌가 텍스트면, 우뇌는 이미지죠. 양쪽 모두를 평균 이상으로 사용할 때, 사용합니다. (공식용어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저만 사용하는 용어는 아닙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6-09-19 14:33   좋아요 0 | URL
아.. 그 뇌`군요... ㅎㅎㅎㅎㅎ 전 번뇌 뭐 이런 거 말할 때 그 뇌인 줄 알았습니다..

clavis 2016-09-19 12: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헬뮤트 무튼이나 아라키풍으로도 한번 부탁드려요ㅋㅋ

곰곰생각하는발 2016-09-19 12:30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라키풍은 너무..... 쇼킹할 것 같습니다. 수박 하나 옆에 두고 칼라로 찍어야 할 것 같은 분위기... 아니면 밧줄 목에 걸고... 뭐 그런 이미지 아닌가요.. ㅎㅎ.. 아라키 사진도 참 묘하죠.... 참고하도록 하겠습니다. 신디셔먼 스타일은 어떤가요..

clavis 2016-09-19 12: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ㅋ신디셔면으로 갑시다 이야기 대왕 곰발님께 딱 이네유
일민미술관에서 아라키전 했을때 뿅갔슴미다요

곰곰생각하는발 2016-09-19 12:38   좋아요 0 | URL
아라키 전시회도 했었나요 ? 금시초문이네요.. 전 이 사람 사진집을 봤는데.. 진짜 독특합니다.
전형화된 스튜디오 사진도 아니고.. 특히 색의 대조가 아주 강열하잖습니까.
개인적으로 무척 마음에 드는 사진작가입니다. 클래비스님도 사진 좋아하시는군요.
일반 사람들 헬뮤트 뉴튼은 알아도 아키라 거의 모를 듯..

clavis 2016-09-19 12: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찍는다면 배병우스타일로 아주 단아하게 잘 찍어드릴 자신있는데욬ㅋ

곰곰생각하는발 2016-09-19 12:40   좋아요 0 | URL
소나무 사진 찍기 힘들죠. 막상 찍으면 그 질감이 잘 살지 않더라고요. 이때 유레카 님이 오셔서 한 말씀하셔야 격조가 높아지는데... 어디 가셨남..

clavis 2016-09-19 13: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격조 지금도 아주 고품격임당

곰곰생각하는발 2016-09-19 13:47   좋아요 0 | URL
고품격이란 말씀에 으쓱.

곰곰생각하는발 2016-09-19 14:00   좋아요 0 | URL
하튼 아라키풍은 수박 제철일 때 시도해 보겠습니다..

stella.K 2016-09-19 13: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날 봤던 그 모자로군요.
갠적으로 첫번째 사진을 서재 이미지로 쓴 건 탁월한 선택인 것 같습니다.
근데 사진마다 아우라가 있군요.
후랏쉬로 비춘 거 아닙니까?ㅋㅋ

곰곰생각하는발 2016-09-19 13:48   좋아요 0 | URL
후라쉬가 멉니까... 핀조명이라 불러주세요 ~ ㅎㅎ

헌팅캡, 저 여러 개 가지고 있습니다..
전 생긴 게 그래서 그런가.. 좀 가려야 분위기가 나더군요..

stella.K 2016-09-19 13:58   좋아요 0 | URL
가려서도 분위기가 나지 않는 저는 어쩌란 말입니까?
오죽하면 사진을 포기하고 살겠슴까?ㅠㅋ

곰곰생각하는발 2016-09-19 13:59   좋아요 0 | URL
표현의 방식은 여러 개죠. 스텔라 님은 글로 자신을 표현하니 도긴개긴입니다..

stella.K 2016-09-19 14:08   좋아요 0 | URL
글도 잘 쓰시고 사진도 잘 찍는 곰발님만 하겠습니까?ㅠ

곰곰생각하는발 2016-09-19 14:11   좋아요 0 | URL
사람들이 그림도 잘 그린다고 하더군요.. ^ㅡ^( 이거 너무 하이텔스러운 이모티콘일려나요)

stella.K 2016-09-19 14:18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ㅎㅎㅎㅎ 맞아요! 그걸 빼먹었군요!!!
그림도 잘 그리시고!!!
비행기 태워드리면 비행기도 잘 타시고...ㅋㅋㅋ

어디 비행기 태워드리면 어디까지 올라 가시나 두고 보았더니
한도 끝도 없으십니다 그려. 흥!ㅋㅋㅋㅋㅋㅋ

곰곰생각하는발 2016-09-19 14:34   좋아요 0 | URL
누가 칭찬하면 쑥스러워서 일부러 뻔뻔한 척하는 겁니다..

기억의집 2016-09-19 13: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도 한아름의 웃음을 선사해주시네요~ 이런 시도 자체가 곰곰님의 개성있는 유머 아닌가 싶어요.

곰곰생각하는발 2016-09-19 13:57   좋아요 0 | URL
진지하게 찍은 사진입니다. ㅎㅎㅎㅎ

기억의집 2016-09-19 13: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아라키는 지금 댓글로 첨 들어요. 찾아봐야겠어요~

곰곰생각하는발 2016-09-19 13:56   좋아요 0 | URL
기모노 입고 수박 깨먹는 사진 있습니다. 갠적으로 무척 좋아하는 사진.

yureka01 2016-09-19 13: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빨력이 예리하시더니 역시 이지적인 ^^.ㅎㅎㅎ멋찝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6-09-19 13:57   좋아요 0 | URL
사진 품평 좀 부탁드립니다..
 

 

 

 

 


타이타닉에서 우리가 놓친 것 




http://m.media.daum.net/m/media/culture/newsview/20160915074328294


  


제임스 카메론 감독이 연출한 << 타이타닉 >> 은 평단과 관객으로부터 모두 좋은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내 기억 속에는 " 불쾌했던 경험 " 으로 남아 있다. 솔직히 말하자면 그 불쾌한 감정이 어디에서 시작된 것인지 몰랐다. 밤샘 작업을 하고 난 터'라 친구가 억지로 나를 극장으로 끌고 나온 것에 대해 뿔이 났을 수도 있고, 중간중간 조느라 흐름이 끊겼을 수도 있고,  깨어 있을 때에는 졸음을 참느라 집중하지 못한 탓도 있었을 것이다. 영화가 끝나자 사람들은 상기된 얼굴로 기쁨을 감추지 않았지만 나는 시큰둥한 얼굴로 극장을 나왔다. 친구는 종로3가 둘둘치킨 가게에서 맥주를 마시며 내가 지루하게 본 이유를 작품성이 아니라 내 졸음에서 찾으려고 했지만 나는 동의하지 않았다.

잠을 자느라 집중하지 못한 것이 아니라 집중할 수 없어서 잠을 잤노라고 말했다. 하여튼 나는 << 타이타닉 >> 에 대해 할 말이 없었다. 그러다가 며칠 전 명절 특선으로 << 타이타닉 >> 을 방영하길래 작정하고 영화를 시청했다.  보면서 아, 했다. 내가 이 영화를 싫어하는 이유를 발견한 것이다. 아니, 어쩌면 싫어할 구석을 지금에서야 발견한 것인지도. 캐서린 윈슬렛이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스케치북을 보는 장면이 있다. 스케치북 대부분은 한 여자의 누드화'다. 살짝 질투를 느낀 캐서린 윈슬렛은 디카프리오에게 매력적인 누드 모델이라고 말했지만, 사실은 그 여자와 침대에서 뒹구는 사이가 아니냐는 행간을 깔고 있다.

하지만 가난한 화가인 디카프리오는 당황한 기색이 없다. 믿을 구석이 있다는 자신감이 읽힌다. " 오, 오해는 마세요. 그녀와 나는 모델과 화가의 관계일 뿐입니다. " 캐서린 윈슬렛은 의심을 거두지 않는다. 그러자 디카프리오가 말했다. " 다음 장을 넘겨보세요. 그녀는 다리가 하나 없는 모델입니다. " 그는 웃으면서 말한다. 장애인을 내가 사랑할 리 없는 것 아니냐는 표정이다. 캐서린 윈슬렛도 스케치북의 다음 장을 넘겨보고는 환한 미소를 짓는다. 그녀도 그처럼 같은 결론에 도달하는 것처럼 보인다. 장애를 가진 여자를 사랑할 리 없지. 나는 이 장면에서 경악했다.  장애의 아픔 앞에서 그토록 해맑게 웃다니.  캐릭터의 윤리성에 대해 딴지를 걸 생각은 없지만 적어도 이 장면은 누가 봐도 불필요한 설정이다.

제임스 카메론 감독은 이 장면이 비윤리적이라는 사실을 알아차리지 못했다. 이 장면에서의 비윤리성을 알아채지 못한 것은 비단 감독뿐만은 아니다. 영화 << 타이타닉 >> 에 대한 수많은 리뷰가 쏟아졌지만 이 문제를 가지고 딴지를 거는 평론가는 단 한 명도 없었다. 하지만 다리 하나가 없는 사람들은 이 장면에서 아픔을 느꼈으리라. 영화 << 귀여운 여인 >> 이 가난한 여자가 과시적 소비를 마주했을 때의 곤경을 다룬 것이라면, << 타이타닉 >>은 반대로 부유한 여자가 3등실 문화를 소비하는 방식을 다룬 영화'다. 얼핏 보기에는 상류층 여자인 캐서린 윈슬렛이 3등실 문화에 동화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자기 치유를 위해 그것을 소비할 뿐이다.

지첵은 이 영화를 언급하면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케이트 윈슬렛은 상류층 여자로 정신적으로 고민과 혼동 속에 있고, 그녀의 자아는 파편화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기능은 그녀의 자아 재구성을 돕는 것입니다. 그녀의 자아 이미지를 말 그대로, 그가 종이에 그립니다. 이건 가장 인기 있던 옛 제국주의자 신화들 가운데 하나입니다. 상류층 사람들이 활력을 잃어버렸을 때, 그들은 하류층과 접촉할 필요가 있다고 여깁니다. 기본적으로 기들에게서 삶의 에너지를 빠는 흡혈귀 식으로 무자비하게 착취하여 활기를 되찾아, 그들의 고립된 상류층 생활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

그렇기에 이 영화는 정치적으로 비겁한 작품이다. 흑인 여자는 거울에서 " 흑인 여자 " 를 보지만,  백인 여자'는 거울 속에서 백인 여자가 아니라 단순히 " 여자 " 를 본다.  전자는 흑인'이라는 결핍을 인식하는 것이고 후자는 자신이 백인이라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한다.  인식할 필요도 없다. 왜냐하면 주류 백인 사회에 속한 백인의 피부색은 결핍으로 작용하지 않기 때문이다. 제임스 카메론 감독이 인종, 젠더, 장애, 계급에 둔감한 이유는 그가 성공한 백인 남성이기에 그렇다. 만약에 그가 다리 하나가 없는 장애를 가지고 있었다면 캐서린 윈슬렛과 디카프리오가 다리 없는 누드 모델의 데생을 앞에 두고 해맑게 웃는 장면을 연출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주류의 무지, 망각, 무감각은 항상 비주류의 고통을 양산하는 주범이다. 페미니즘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페미니즘 서적을 읽다 보면 내가 그동안 무의식적으로 줄기차게 여성을 차별했다는 사실이 덜컹, 걸린다. 그때는 몰랐던 것을 지금에 와서 다시 보니 주류로서의 내가 보이는 것이다. 그렇기에 그전과 그후의 평가가 달라지는 경우가 있다.  대표적인 경우가 류근의 시'다. 한국일보 황수현 기자는 << 왜 내 시집 기사 안 써줘요 >> 라는 칼럼에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그는 언뜻 세계와 불화하는 듯도 하다. 가진 자와 성공한 자들에 비해 처량하고 궁상맞은 자신의 신세를 노래한다. 그러나 ‘죄라고는 사랑한 죄 밖에 없는, 가난하고 불쌍하지만 그런 가운데서도 위트를 잃지 않는 낭만적인 나’의 서사 밑엔 늘 여자가 방석처럼 깔려 있다. 그는 세계에 자기 자리가 없다고 한탄하지만, 여성을 착취하는 세계의 메커니즘에서 내려올 생각은 없어 보인다. 그 시절에 여자가 ‘밥 혹은 몸’이었듯, 그의 시에서도 여자는 ‘밥 혹은 몸’이다. 야만의 세계를 꼭 빼 닮은 야만의 시에 여자의 자리는 없다.

 


시인 입장에서는 억울할 법도 하다. 농담 반 진담 반으로 한 말에 대해 정색을 하고 < 문단과 여혐 > 이라는 민감한 글을 썼으니 말이다. 중요한 것은 거울이다. 남자는 거울을 통해 자신이 남자라는 사실을 인식하기보다는 사람을 본다. 모든 문제가 시작되는 지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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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6-09-18 19: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타이타닉 봤는데 하도 오래 전에 봐서 기억이 없네요.
근데 보면서 이 영화는 작품에 비해 너무 고평가라는 생각은 들었습니다.
그게 또 어찌보면 허리우드의 힘이기도 하죠.
별 것도 아닌 걸 가지고 더럽게 허세 부리는. 그래서 제가 허리우드 영화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거고.
지구를 구할 수 있는 건 아메리칸이라고 하잖아요. 전 이게 더 문제라고 봐요.
곰발님이 말한 옛 제국주의.

바보 온달과 평강공주. 재투성이 아가씨와 왕자의 이야기는 영원한 이야기 법칙이잖아요.
싫으면 보지 말아라. 그게 주류들의 속성이고.

근데 류근이 그런 사람이란 게 참...

곰곰생각하는발 2016-09-18 19:58   좋아요 0 | URL
개인적으로 청탁 운운은 기자가 엄청나게 오버를 한 것이라 봅니다. 친분이 있다 보니 지나가는 말로 툭툭 내뱉은 것일 수도 있으니 시인 입장에서는 뿔이 날 만합니다.

그런데 기자가 지적한 류근의 시적 자아`는 비판을 받을 구석이 있긴 하죠. 개인적으로 류근 시를 좋아했지만 불편했던 대목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죠. 그의 시의 세계는 여자가 방석처럼 기본적으로 깔려 있잖아요. 다시 그 시를 생각하면 걸끄러운 겁니다..

clavis 2016-09-18 21: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아아악
문제는 거기서 부터 시작. . 이 자쉰감 넘치는 결말. . 아주 시적입니다. 제가 너무 빠수니같은 찬양을 올려대서 반곰발 세력이 형성될까 걱정이네요^^

무튼, 저는 나쁜남자라는 영화를 보면서 ㅇㄷㅈ기자가 그 영화를 평하면서 참 나쁜 한 남자를 보았다고 했는데 저도 공감했습니다. 그 남자, 누군지 아시겠지요? 감독입니다, 감독!

그런 영화, 왜 만드는거여요
그 장면, 왜 집어넣은 건지. .
곰곰 생각하게해주심 감사드림돠

곰곰생각하는발 2016-09-19 09:27   좋아요 1 | URL
저를 너무 찬양하시지 마십시오.
저의 친애하는 적들이 사방 곳곳에 도사리고 있습니다. ㅎㅎ
하튼 타이타닉 보다가 저 장면 보고 깜짝 놀랐네요..


+

김기덕 감독 말씀하시는 거군요 ? ㅎㅎㅎ
저는 기덕 영화를 좋아하는 영화도 있는데 나쁜남자에 대해서는 동의를 못하겠더군요..




수다맨 2016-09-19 04: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류근의 시를 읽어보지 않아서ㅡ최근에는 시집을 사거나 읽어야 할 필요성을 그다지 못 느끼겠더군요ㅡ 뭐라고 말하기는 그렇지만, 기자가 약간은 오버한 감도 있고, 좀 더 짜임있고 성실한 칼럼을 썼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보기에 저 칼럼은 (저만의 추측입니다만) 류근 시의 맹점이라 할 만한 부분을 제대로 건드린 것 같습니다. 저 기자의 말을 정리하자면 시인은 빈자의 만감萬感을 재치와 위트 있게 표현할 줄 알지만, 그러한 표현의 바탕에는 여성을 성적/물질적 존재로 한정짓고 격하하려는 무의식이 숨어 있다, 뭐 이런 거겠지요. 주류 문예지의 평론에선 찾아보기 어려운 날카롭고 독한 말투라는 점에서, 독자에게 신선한 자극을 주는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칼럼이란 형식이 필자에게 적잖은 집필의 자유를 허하기는 하지만) 저 칼럼을 다 읽고 나니 어딘가 두서없고 애매하다는 생각도 들더군요. 차라리 작심하고 실명을 거론하면서 류근과 문단을 제대로, 찬찬히 저격(!)하는 글을 썼으면 더 좋았을 듯합니다. 기자가 시인(들)의 이름을 가리고 비판을 하려다 보니까 청탁 얘기, 류근 시의 문제, 문단 내의 남녀차별, 김현 시인의 제언, 세계의 착취 메커니즘과 같은 얘기들이 갈피 없이 섞이고 있다는 인상이 느껴져서요. 물론 이런건 어디까지나 기술적인 문제에 가깝지만요.

곰곰생각하는발 2016-09-19 09:30   좋아요 0 | URL
칼럼이다 보니 원고지 제약도 있고 하기에 어차피 겉핥기 식으로만 접근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은 인정합니다만
ㅎㅎ. 그런데도 위 기자의 문제 제기에는 딱히 할 말이 없더군요. 예리한 지적이기는 했습니다. 사실 제가 제일 싫어하는 게 윤대녕 식 소설이거든요. 왜 남자 주인공이 권태에 빠지면 여행을 가고 거기서 뮤즈를 만나 섹스를 하고 병을 치유하고 돌아오는 서사.. 이게 참.. 진짜 여자를 방석처럼 깔고 가는 거거든요. 일종의 착취죠.... 이걸 이제는 바로 봐야 할 문제인 것 같습니다...


윗 칼럼도 아마 지면을 달리 해서 쓰라고 하면 제대로 쓸 것 같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