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를 도모하는 방식 가운데
김엄지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5년 11월
평점 :
품절


 

 


퍽이나 !

 

                                                                                                    책을 읽다 보면 독서에서 얻을 수 있는 만족감이 그닥 높지 않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예를 들어,  열 권을 읽었다 치면 세 권 정도는 만족스럽지만 나머지는 읽어도 되고 읽지 않아도 되는, 그럭저럭 감흥이 없다.  그렇다고 화를 내며 흥이야항이야 참견하고 싶은 마음도 없다. 독서란 결국 30% 의 성공을 위해 70% 의 실패를 감당해야 하는 지적 노동인 셈이다. 이 실패에는 내 몫이 50%를 차지한다. 내 무지로 인해 독해가 불가능해서 실패하게 되는 경우다. 아무리 훌륭한 책이라 해도 용량이 딸리면 이해하는 데 실패하니깐 말이다. 다시 말해서 성공 확률 30%는 책 내용과 내가 알고 있는 지식이 적당히 어우러질 때 발생하는 효과인 셈이다.

 

내가 독서 행위에서 기대하는 것은 타율 3.00인 타자, 딱 그 정도다.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10번 나와서 3번만 안타를 생산하면 만족한다.  좋은 선수야, 암...... 그렇고 말고 !   그렇기에 누군가가 좋은 책이라고 추천해서 읽은 책이 나에게는 형편없는 독서 경험이라고 해서 그 책을 추천한 사람을 원망한 적은 없다. 그 역(逆)도 마찬가지'다.  나는 그 사람이 내가 추천한 책이 재미없다고 해서 나를 원망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기에 책을 추천한다.  반면, 책을 거의 읽지 않는 사람이 나에게 책을 추천해 달라고 부탁하면 냉정하게 거절한다.

왜냐하면 그 사람은 독서 행위가 70%의 실패라는 사실을 모르기 때문이다, 내가 추천해 준 책이 재미없다고 입이 오리처럼 댓 발 나온 경우를 자주 경험했기에. 책을 읽지 않는 사람에게 책을 추천하는 일은 어리석은 짓이다. 김엄지 소설집 << 미래를 도모하는 방식 가운데 >> 는 모 알라디너가 나에게 재미있다고 추천한 책이다. 눈치가 빠른 이라면 이 글 서두를 읽고 미리 지레짐작했겠지만, 이 소설집은 그럭저럭 별다른 감흥 없이 읽었다. 충격 요법으로 사용되는 도발적 문장이 내게는 전혀 전복스럽지 못했고, 깊이가 없으며 상대적으로 가볍다는 느낌을 받았다. 솔직히 고백하자면 형편없었다.

단편 < 돼지우리 > 와 < 삼뻑의 즐거움 > 은 말장난에 치중하다 보니 서사의 힘을 상실한 것처럼 보였다. 예를 들면 돼지우리에서의 " 떡 " 은 먹는 떡과 함게 fuck 를 의미하는 오브제인데, 그 이중적 의미가 누구나 뻔히 알 수 있는 의도여서 작가가 미숙하다는 느낌을 받았고,   또한 먹는 떡과 하는 떡'이라는 아이디어만 가지고 서사를 꾸미다 보니,  말장난을 위해서 서사를 비틀어 버린 느낌이 든다.  주객이 전도된 느낌. 제사에는 관심이 없고 잿밥에만 관심을 가지는 것처럼. 언어 유희가 문학적 수사가 되기 위해서는 셰익스피어나 나보코브 정도의 내공은 되어야 하는데 치기 어린 작가의 도발은 인상을 찡그릴 정도로 형편없다.  단편 < 기도와 식도 > 라는 제목도 마치 라임을 맞추기 위해 작성한 제목 같다. 이런 식의 기술 방식은 계속 이어진다.

" 그를 절이고 있는 것이 소금인지 세금인지 " 라는 문장에서는 그녀의 고약한 랩퍼 본능을 엿보게 된다. 시바, 퍽이나 문학적이다. 이게 뭥미 ?!  < 삼뻑의 즐거움 > 에서 뻑도 마찬가지다. 여기서 " 뻑 " 은 그 < 뻑 > 이면서 또한 의성어로써의 < 퍽 ! > 이며 또한 성적 코드로써의 < fuck > 이다. 상징의 활용 범위가 이토록 뻔하고 노골적이며 지엽적이어서야 좋은 소설이 만들어질 수 있을까 _ 라는 의문이 들었다. 나머지 단편들도 에누리가 없어서 파나 마나 한 파나마 모자 장수의 셈법 모르는 장사 수완처럼 이 소설도 나에게는 하나 마나 한 책 읽기'였다.

이 소설이 가지고 있는 실험성과 무의미성은 내가 보기에는 장소팔-고춘자 커플의 허무한 밤무대 만담 개그,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흥미롭게 생각되는 부분은 해설이다. 대부분은 청탁을 받고 쓴 해설이니 선택권은 없었을 것이다. 백지은의 해설을 잠시 읽어보았다. 그가 " 나는 이 소설(삼뻑의 즐거움)이 << 운수좋은날 >> 의 21세기 버전이라고 말한 적이 있는데... " 라는 부분에서 나는 책을 덮었다. 이리저리 굴려도 답이 없는,  궁하면 이런 무리수가 나온다. 아무렴, 아무려나. 퍽이나...... 눙물이 앞을 가린다. 


 

.

 

 

 

 

 

p.s  이 책을 누가 추천했는지, 지금은 잊어버렸다. 누구였더라 ?! ㅎㅎ 생각해 보니 그가 추천한 << 홀 >> 은 재미있게 읽었으니 확률이 무려 50%나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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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reka01 2016-08-23 16: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도 어쩌면 취향이고 나아가 운명은 아닐까 싶습니다. 모든 책이 다 맞을리도 없으니까요... 부단히 발굴하며 찾는 것도 책이더군요.

곰곰생각하는발 2016-08-23 16:17   좋아요 1 | URL
그럼요. 책은 각자 취향이 다르기에 다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내가 좋게 읽었다고 당신도 반드시 좋게 읽어야 같은 이너써클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어리석죠. 3할을 기록하는 타자가 반드시 안타를 치는 것은 아니잖아요.

수다맨 2016-08-23 16: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젊은 작가의 첫 소설집이야 내공과 통찰의 부족이라 여기고 아직은 너그럽게 보아줄 여지는 있다고 봅니다. 하지만 해설자(평론가)만큼은 매운 시선과 엄정한 필력으로 해설을 썼어야하지 않나 싶어요. 저도 `삼뻑의 즐거움`이라는 소설을 대강이나마 읽어본 적이 있는데, 그 작품을 현진건의 명편인 `운수 좋은 날`과 견주는 것은 오버라고 봅니다. 해설자가 시선과 필력의 예리함도 없다면, 최소한 과포장만큼은 하지 말아야죠. 다들 신형철의 하위 호환 버전도 아니고.....

곰곰생각하는발 2016-08-23 16:44   좋아요 0 | URL
신형철의 하위 호환 버전 - 에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딱히 쓸 말은 없는데 지면은 채워야 할 것 같고..
뭐를 쓸까 고민하다가 자꾸 마감은 다가오고...
결국 무리수를..

yamoo 2016-08-23 20: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곰발 님, 평론계에 데뷔하십쇼! 주례사 비평이 판을 치는 곳에서, 이런 작은 서평을 전방위적으로 날리면, 숨어 있는 평론가들이 힘을 보태지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더~

저두 소설 뒤편에 있는 평론가들이 해당 작품을 이렇게 가감없이 엄정한 잣대로 평가하면 좀 좋을까요. 그냥 주레사 비평이나 남발하고...누가 봐도 아닌데 말이죠. 기본 서사의 힘이 없는 소설은 끝내는 작가 미천이 들어나더라구요. 몰루면 공부라도 해야 하는데, 잿밥에 눈이 멀어가지고, 거 머시냐...컨셉 위주로 나가면 첨엔 신진 작가라 봐 주지만 끝내 독자로부터 외면당하게 됩니다. 그냥 문단에서 자기 식구 감싸기로 계속 좋다 좋다 하면 한국 문학은 정말 독자들이 다 떠나버리고 말 것입니다.

며칠전 장강명의 호모도미난스를 읽다가 걍 덮었습니다. 기시 유스케의 <신세계에서>와 다카노 카즈아키의 <제노사이드>가 바로 떠올라서. 이건 뭐...이런 아류작을 새로운 시도 어쩌구로 포장하는지....제가 읽은 장강명의 첫 소설이었는데, 이 작가는 대성하기는 어려울 듯합니다.

어쨌거나, 알라딘 마을에서라도 이런 리뷰를 많이 봤으면 합니다! 아, 근디....이건 리뷰를 빙자한 평론이네요^^

곰곰생각하는발 2016-08-23 20:23   좋아요 0 | URL
언어유희, 저도 꽤나 싸지르는 방식인데 이런 것을 문학이라는 지면에서 지켜보는 것은 그닥 유쾌하지 않죠. 서사에 필요한 언어 유희라면 얼마든지 환영이지만 오직 언어 유희를 위해서 서사 자체를 뒤틀면 답이 없는 거죠. 이런 유희는 나보코브 같은 대가가 << 롤리타 >> 나 << 절망 >> 에서 기막히게 사용해야 빛이 나는 것이지 개나소나 언어유희 남발하면 그건 그냥 랩퍼의 랩 가사에 지나지 않죠. 라임 맞추기 게임 보자고 소설 읽는 것은 아니니 말입니다. 이따위 언어유희를 도발적이라느니 실험적이라고 추켜세우면 답이 없습니다. 소금인지 세금인지 ??! 이게 무슨...... 말장난인지..... 차라리 내가 즐겨 사용하는 파나마나한 파나마 모자 장수가 더 근사한 언어유희라고 생각합니다..

장강명의 한계도 분명하죠. 어제의 일을 오늘의 소설로 쓴다는 것은 장점이지만 그게 단점이 되기도 하죠. 장강명 식 빠른 가독력인 좋은 문장에서나오는 게 아니라 문장의 힘이 딸리기 때문에 가독력이 있는 문장이라 생각합니다..

푸른희망 2016-08-23 20: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저와 다른 취향의 책들을 여기 서재님들의 리뷰로 읽습니다.
차마 내가 읽기 버겁거나 취향이 다른 책을 누군가의 시선으로 몰래 보는 게 아직은 더 좋아요. 제가 자주 가는 서재는 나랑 취향이 비슷하다기보단 정말 첨보는 책의 리뷰지요~~

곰곰생각하는발 2016-08-23 20:47   좋아요 0 | URL
오, 그것 발랄하고 기발한 방식 같습니다. 저도 그런 방식으로 여러 서재를 염탐해야 겠습니다.
저는 이상하게 열 하나짜리 서평이 좋더라고요.. 비록 내가 별 5개 준 것을 누가 1개 줬다고 해도
천편일률적인 별 5 서평보다는 나와 전혀 다른 시각으로 보는 별1 서평이 재미있더군요..

기억의집 2016-08-23 23: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전한 유머의 피이퍼에 웃겨서 눙물이 앞을 가립니다~ 떡과 fuck을 어떻게 언어적 유희로 가지고 놀았을까? 궁금은 합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6-08-24 09:24   좋아요 0 | URL
한번 읽어보세요. 제가 소설은 좀 클래식하게 읽는 편이라 거부감이 들었을 뿐,
발랄하고 통통 튀는 실험적 소설을 원한다면 좋게 읽을 수도 있습니다..

민우 2016-08-24 04: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작고한 김현 선생의 책에는 신랄한 비평들이 많이 실려 있어 좋았던 기억이 있네요. 친했던 고 이청준 선생에게도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었던 것도 기억나요.

최근의 평론들이 많이 무뎌지고, 비판의 기운이 사그라든 건 사실이지만, 그래도 제가 좋아하는 평론가들이 몇 있어요. 좋아하는 평론가들이 갖고 있는 어떤 시선들을 제가 좋아하기도 하고요. 이 시대에 걸맞는 요소를 지녔다고 생각하기도 해요.

김엄지의 소설은, 등단작을 일부 읽었던 기억이 있는데, 호불호가 많이 갈리겠다 싶더군요. 그 이후로 다른 작품은 읽어본 적이 없어요.

최근, 한국의 젊은 작가들이 꽤 많은 경로를 통해 알려지고 있더라구요. (OtvN에서 하는 책 프로그램, kbs1에서 하는 책 프로그램,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을 기반에 둔 홍보, 팟캐스트 방송) 한 3-4년 전만 하더라도 책이 이제 막 나오더라도 많은 이들이 알기 어려웠던 것 같은데, 최근엔 많이 달라진 것 같아요. 좋은 점도 있는 것 같은데, 나쁜 점도 있는 듯해요.

예를 들면, 딱히 그렇게 대단한, 깊이 있는 작품이 아닌데도, 입소문을 타기 시작하면서 그 작가의 작품 자체가 다소 고평가 되는 현상 같은 건 굉장히 나쁜 점 같더라구요.

김엄지 소설의 해설을 다 읽어봐야 알겠지만, 어떤 맥락에서 21세기판 운수 좋은 날이라고 쓴 건지. 인용된 것만 보면 이해가 가지 않네요. 위의, 수다맨님 말씀처럼 너무한 과포장 같아요.

곰곰생각하는발 2016-08-24 09:23   좋아요 0 | URL
이 리뷰에 대한 오해가 있을 듯도 합니다. 이 기준은 제 취향의 문제이지 작품의 질은 아닌 것 같습니디ㅏ.
실천주의 문학을 주장하는 사람이 보기에는 순수문학을 주장하는 문학을 별로 이듯이
저 또한 이 작품은 취향을 타는, 호불호가 분명한 작품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런 스타일에 높은 점수를 주는 사람도 있으니 말이죠...



김현 같은 경우는 워낙 이청준을 칭찬하다 보니, 저도 행복한 책읽기에서 이청준을 비판적으로 다루는 점에서 약간 놀랐습니다. 사실 이건 일기는 아니었죠. 그는 이 일기를 자기가 죽고 나면 책으로 나올 것이란 사실을 알고 있었기에 사적인 부분은 모두 도려냈다고 하더군요... 하여튼 이 소설은 내 취향은 아니었습니다. 이쪽 취향을 타는 분은 재미있게 읽으실 듯..
 

 

                           

맛있으면 그만이다 :




 



그가 청와대에서

과시적 소비와 만났을 때





 

                                                                                                     양에 방점을 찍으면 질이 떨어지고 질에 방점을 찍으면 양이 적기 마련인데,  모 이웃은 질 좋은 정보를 다량으로 생산한다. 그는 질 좋은 문화라면 일단 덥썩 물고 보는 베쓰 같다. 본받을 만한 욕심이다.

그는    << 지첵의 기묘한 이데올로기 강의 >> 를 언급하면서 지첵이 영화 << 타이타닉 >> 에 붙인 코멘트를 소개한다.  케이트 윈슬렛은 상류층 여자로 정신적으로 고민과 혼동 속에 있고, 그녀의 자아는 파편화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기능은 그녀의 자아 재구성을 돕는 것입니다. 그녀의 자아 이미지를 말 그대로, 그가 종이에 그립니다. 이건 가장 인기 있던 옛 제국주의자 신화들 가운데 하나입니다. 상류층 사람들이 활력을 잃어버렸을 때, 그들은 하류층과 접촉할 필요가 있다고 여깁니다. 기본적으로 기들에게서 삶의 에너지를 빠는 흡혈귀 식으로 무자비하게 착취하여 활기를 되찾아, 그들의 고립된 상류층 생활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

그러니까  3등실로 대표되는 하류층(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은 1등실로 대표되는 상류층(케이트 윈슬렛)의 권태와 우울증을 치료하기 위한 수단인 것이다. 지첵이 " 가장 인기 있던 옛 제국주의자 신화 가운데 하나 " 라고 지적한 하류층과의 접촉 행위'는 게리 마샬 감독이 연출한 << 귀여운 여인 >> 에서도 재현된다. 그들은 성별이 바뀌었을 뿐 작동하는 이데올로기는 동일하다. 남자 케이트 윈슬렛인 리처드 기어는 상류층 남자로 정신적으로 고민과 혼동 속에 있고, 그를 돕는 것은 여자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인 줄리아 로버츠'다. 그녀는 상류층 사람들이 활력을 잃어버렸을 때 소비되는 박카스요,  비타500이다.

그렇기에 이 영화는 < 러브 트러블 > 을 다루는 영화가 아니라 < 계급 트러블 > 을 다루는 영화'다. 영화평론가 조너선 로젠봄도 이 영화를 " 과시적인 소비와 마주쳤을 때 어떻게 '똑바로' 행동할 것인지에 대한 불안함을 보여주는 "  영화라고 지적한다.

 

 

영화의 진짜 초점은 섹스도, 돈도 아니라 사실은 비비안이 거리에서 일하다가 에드워드의 호텔에 들어갔을 때 느끼는 경외심과 계급적 불안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이것은 우리 관객도 공유하게 되는 감정인데 우리는 그녀가 호텔 로비에 들어설 때 " 와우 " 하고 놀라게 되고 에드워드의 펜트하우스의 스위트 룸에 가면 더 이상 말을 못할 정도가 된다. 샴페인을 딸기와 함께 먹고, 로데오 드라이브의 가게 간판과 윈도의 디스플레이, 고급 레스토랑, 거기다 개인 비행기로 샌프란시스코로 오페라를 보러가는 것 등은 너무도 대단한 체험이어서 우리는 혹시 이러한 성스러운 특권에 대해 뭔가 " 잘못 행동하는 것 " 은 아닐까 하고 불안해 할 정도이다. 실제로 이러한 경우에 비비안이 잘못 행동하는 것이 영화에서 웃음을 끌어내고 있다. 딸기를 먹지도 않고 샴페인을 한 번에 들이켜 버린 것, 로데오 드라이브의 고급 부티크에서 망신을 당하지만 다시 그것을 복수하는 것, 고급식당에서 포크 사용법을 몰라 사고를 일이킨 것, 오페라를 보고 나서 " 너무 재미있어서 오줌을 지릴 정도였다 " 고 한 것 등

 

- 에센셜 시네마 430 , < 육욕과 돈 > 프리티 우먼 中

 

 

 

 

 

 

 

백만장자인 리처드 기어는 가난한 여자를 데리고 상류층에서만 누릴 수 있는 문화를 선보이는데 그는 가난한 여자가 과시적 소비와 마주쳤을 때 보이는 빈티나는 실수를 보며 즐긴다. 그는 그녀에게 상류층이 지켜야 할 양식을 가르쳐주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즐기는 것이다.

 

 

 

재벌2세와 가난한 여자의 사랑 이야기를 다루는 드라마도 맥락은 동일하다. 권태와 우울에 빠진 재벌2세는 활력을 되찾기 위해 하층민 여자를 만난다. 하층민이 즐겨 먹는 곱창이 역겹기는 하지만 활력을 얻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과정이다.  곱창은 상류층과 하류층을 엮는 밴드'다. 똥물이 흐르던 곱창을 먹는 재벌. 비로소 여자는 남자에게 마음의 문을 연다. 상류층 남자가 하층민이 즐겨 먹는 음식을 맛있게 먹는 모습은 상층민과 하층민의 상징적 同化를 의미하니까. 아닌 게 아니라, 유력 대선 후보들이 선거 유세를 나설 때마다 시장을 찾아 하층민이 즐겨 먹는 음식을 먹는 이유도 같은 맥락이다.

케이트 윈슬렛이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를 통해 활력을 얻고, 리처드 기어가 창녀인 줄리아 로버츠를 통해 활력을 얻듯, 정치인은 서민 음식 코스프레를 통해 활력을 얻고자 한다. 정치가'는 위기에 빠질수록 하층민과 접촉하며 위기를 극복하려 애를 쓴다. 박근혜가 이정현을 초대해서 송로 버섯 요리를 비롯한 귀한 진미 요리를 내놓았을 때, 나는 문득 초대받은 이정현을 보면서 << 귀여운 여인 >> 에서 과시적 소비와 마주친,  상류층의 문화적 기호와 그 기호를 우아하게 소비해야 하는 양식을 몰라 쩔쩔매는 줄리아 로버츠를 떠올렸다. 스스로를 촌놈이자 머슴이라고 말하는 이정현은 남자 줄리아 로버츠다. 

국회 사무직 말단으로 시작했다는 이정현은 여러모로 보나 상류층 이미지는 아니다. 그런 그가 공주의 초대를 받고 청와대에 입성했을 때 에드워드(리처드 기어 분)의 호텔에 들어섰을 때 감탄사를 내뱉았던 줄리아 로버츠를 연상하게 된다.  송로 버섯을 처음 먹어본 그는 혹시 실수를 하지는 않았을까. 그리고 그 실수를 흐뭇한 표정으로 보고 있는 공주의 얼굴이 오버랩된다. 이상한 일이다. 공주의 인자한 얼굴을 상상할수록 자꾸 캄캄해진다. 알 수 없는 일이다. 나는 그녀의 인자한 얼굴을 단 한번도 본 적이 없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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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8-22 09: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8-22 10: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transient-guest 2016-08-22 10: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날카롭게 짧은 글이 많은 생각을 하게 합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6-08-22 10:42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인자한 공주 얼굴을 상상하려고 뇌를 사용했는데 뇌는
인자한 얼굴을 제공하지 않네요. 결론은 공주에게 인자한 얼굴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2016-08-22 10: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8-22 10: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수다맨 2016-08-22 11: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마도 경제학자 소스타인 베블런이 `과시적 소비`라는 말을 ˝유한계급론˝에서 처음 썼던 걸로 압니다. 부자들의 소비 행위란 합리적이고 실용적이기보다도 그저 배부른 `후카시`에 지나지 않는다고 베블런은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여하간 왕자(재벌)와 여인(평민)의 랑데부(?)가 현실에서는 성별만 바꿔서 재현된 셈이네요.

곰곰생각하는발 2016-08-22 12:10   좋아요 0 | URL
예 맞습니다. 과시적 소비가 유한계급론에서 언급되었습니다. 고전치고는 의외로 재미있는 책이죠. 하여튼 청와대 만찬은 왕비와 머슴의 조우였죠. 그래도 부처님오신날, 동자승 초청해서 고래밥과 오랜지 주스로 때운 이명박보다는 낫네요.. 없이 산 놈과 넘치게 산 사람의 차이라고나 할까..

yamoo 2016-08-22 12: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썅~ 심히 분탕질이 나는 글이네욤^^;; 읽을수록 질투가 나서뤼...(이런 글을 알라딘에 쓰는 건 반칙입니다!ㅎ)

이런 글을 알라딘에 아낌없이 투척하시는 곰발 님에게 아낌 없는 박수를!

마지막에 무지막지한 장외 홈런을 날리시네욤^^ 저도 티비와 사진에서 그네의 그런 인자한 얼굴은 첨 봤습니다. 곰발 님 글을 읽으니 저 표정이 어디서부터 비롯되는지 알긋네요~

곰곰생각하는발 2016-08-22 12:56   좋아요 0 | URL
ㅎㅎ. 왜 그러심미 ? 추천수 많다고 욕 먹는 1인입니다..
공주는 사람들이 자기 앞에서 쩔쩔매는 것을 즐길 것 같습니다..
그리고는 친절하게 가르쳐주죠.

포크는검지와 약지 사이에 힘을 주시고 저처럼 이렇게 썰어보세요.

네에 잘 하시네요. 아, 하세요.. 네네 잘하십니다..


이런 멘트들. 친절한 거 같지만 사실은 없는 것의 허둥지둥을 재미있어 한다는 생각이 들더랍니다..

점심 시간이 아, 다 끝나 가네요..

samadhi(眞我) 2016-08-22 13: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서 자기들이 언제나 ˝위˝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서민 코스프레가 참 역겨워요. 지들도 살자고 그런 것이랍니까?

곰곰생각하는발 2016-08-22 16:58   좋아요 0 | URL
옛날 나경원 시장에서 개불 먹던 생각 나네요.. 진짜 웃겼는데..
통째로 먹다가 토할 뻔하셨던... 경원 님... ㅎㅎ

samadhi(眞我) 2016-08-22 16:59   좋아요 0 | URL
곰발님 대문 사진 마음에 들어요. 어디 도사님같아요. ㅋㄷ

곰곰생각하는발 2016-08-22 17:26   좋아요 0 | URL
저 그림 제가 그린 자화상입니다..

samadhi(眞我) 2016-08-22 17:27   좋아요 0 | URL
오호~ 역시 핏줄은 못 속이는 거예요? 아버지 예술성을 물려받았군요.

곰곰생각하는발 2016-08-22 17:31   좋아요 0 | URL
예술성은 무슨... 그냥 낙서입니다..

samadhi(眞我) 2016-08-22 17:32   좋아요 0 | URL
곰발님이랑 똑같아요. ㅎㅎㅎㅎ

곰곰생각하는발 2016-08-22 17:37   좋아요 0 | URL
고맙습니다. 비슷하게 그리는 재주는 있나 봐요..

stella.K 2016-08-22 14: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울엄니한테 그네님 송로버섯 얘기 해드렸더니
믿어야할지 말아야할지 떨떠름한 표정을 짓더라구요.
그러더니 마짐못해 한마디 하시더군요.
거 김영삼이는 칼국수 많이 먹었다고 하던데...

영조 대왕도 나라가 어려울 때 반찬 가짓수 줄이고 탕평채란 음식 만들었다는데...
우리 그네님은 뼛속까지 공주라 그게 좀 어려운가 봅니다.
그런데 전 이정현이 더 궁금하긴 하네요.
이 사람 송로버섯 먹고 어떤 마음이었을지....

곰곰생각하는발 2016-08-22 16:57   좋아요 0 | URL
사실 저는 송로가 송이인 줄 알았습니다.
그러니까 송로라는 버섯을 아예 모르고 있었습니다. ㅎㅎ
송로가 비싼 건지도 박근혜를 통해 안 게 전부입니다..
송로 버슷 상품 이름 지을 때


송로 박근혜

이런 상품 하나 나올 지도..

시이소오 2016-08-22 16: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이정현은 프리티 맨이었네요. 그런데 둘 다 아름답다기 보다는 구토를 유발할 만큼 추악하네요. 역시 영화와 현실은 다르네요ㅋ

곰곰생각하는발 2016-08-22 16:55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프리티맨 이라 하셔서 뭐지_ 했다가 프리티우먼의 미러링이군요..
뭐, 공주님 취향이 독특할 수는 있죠..

고양이라디오 2016-08-24 13: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그녀의 인자한 얼굴이 떠오르지 않네요. 잘 읽었습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6-08-24 13:47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 아무리 떠올리려 해도 가물가물... 진짜 인자한 얼굴 한 번 보고 싶네요..

clavis 2016-08-27 14: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명문가,곰발님..송로 박공주님께 헌정하소서!!

곰곰생각하는발 2016-08-27 14:46   좋아요 0 | URL
이 글 헌정하면 저 국정원 끌려갑니다.. 후덜덜..

clavis 2016-08-27 15: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흑흑 그럼 안되죠~~~~

곰곰생각하는발 2016-08-27 16:27   좋아요 0 | URL
클래비스 님 흙수저는 아니시군요. 흑흑, 하고 우니..

clavis 2016-08-27 19: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ㅋ흙흙흙..잘못 울었습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6-08-27 20:00   좋아요 0 | URL
ㅎㅎㅎ 흙흙흙...
 

 

 

 

 

 

 

 

 

 

 

 

 

 

 

 

 

 

 

 

                    

 

메뚜기도 한철 :  

 

 




설리, 가희 그리고 주희 씨의 유방





                                                                                             조선 말 사진을 우연히 보다가 깜짝 놀란 적이 있다. 치마저고리를 입은 조선시대 여성 사진인데,  사진 속 여성은 저고리와 치마 사이에 가슴을 의도적으로 밖으로 내보였다. 온몸을 다 감쌌으나 유방만 드러나니 이상했다. 목욕탕에서 불이 나면 가슴 먼저 감싸고 빠져나오는 현대 여성과는 많이 다른 것 1) 이었다. 배경으로 보아 장터 저잣거리'에서 찍힌 사진이었다. 또한 옷차림으로 보아 기생은 아니었다. 평범한 백성이었다. 그 사진 밑에 달린 댓글이 웃겼다. 동방예의지국 맞아 ?!  

이러한 사진은 구글링을 통해 쉽게 볼 수 있다. 그 당시에는 여자의 가슴이 성적 대상이 아닌 것이었던 것이었던 것이다. 모유 수유를 해야 했던 조선 시대 여인들에게 있어서 가리개는 더운 여름에는 불필요했던 것이다.  반면, 서양 중세 시대에는 풀어헤친 머리를 성적 기호로 인식했다고 한다. 그래서 여자는 잠자리에서나 머리를 풀어헤칠 수 있었다. 물론 모든 여성이 머리를 감춘 것은 아니었다.  매음녀는 머리를 풀어헤치고 남자를 유혹했다. 그 당시 여성을 그린 초상화들을 보면 머리를 묶어 치장을 하거나 머리를 가릴 수 있는 캡을 썼다. 외간 남자(화가) 앞에서 신분 높은 여성이 머리를 풀어헤칠 수는 없었던 것이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 모나 리사 >> 그림을 얼핏 보면 모나 리사'가 머리를 풀어헤친 것으로 보이지만 자세히 보면 투명한 캡을 쓰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다빈치 형님의 꼼수로 읽힌다. 이처럼 성적 기호는 시대에 따라 그때 그때 달라요. 걸그룹 fx의 설리가 노브라 차림으로 사진을 올려서 구설수에 올랐다. 가슴을 노출했다는 말은 아니다. 트레이닝복을 입었으나 브래지어를 착용하지 않은 모양이다. 가슴을 노출한 것도 아니고 브래지어를 착용하지 않았을 뿐인데 이토록 저열한 욕을 먹어야 하는 것일까 ? 조선 시대 여인의 토플리스를 생각하면 노브라는 양호한 것이 아닐까.

격세지감을 느끼게 된다. 모 알라디너가 있다. 내 글에 자주 등장하는 사람이다. 나야 좋지 쌍년 _ 이라고 말했던 사람도 그이고, 여러 사람 앞에서 품평회를 하듯  저 여자 귀엽지 않나요 _ 라고 말해서 해당 여성이 싸움 끝에 블로그를 폐쇄한 것도 그 사람 때문이었다. 그의 이름은 한수철이다. 그가 여성을 대하는 태도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그가 자주 내뱉는 말이 " 주희 씨의 유방 " 이다. 아침 먹고 녹즙 먹고, 점심 먹고 녹즙 먹고, 저녁 먹고 녹즙 먹고 맥주 먹고 티븨 봤다는 내용이 전부인 시시껄렁한 페이퍼에 자주 등장하는 인물이 주희 씨다.  그는 모종의 관계로 그녀와 만나 술을 마시거나 커피를 마시거나 한다. 

그럴 때마다 그는 블라우스 속에 감춰진 주희 씨의 유방을 슬쩍 훔쳐보거나 모양을 상상한다. 한두 번이 아니라 워낙 자주 사용하는 표현이다 보니 글에 주희 씨만 나오면 주희 씨의 유방을 상상하는 문장을 예측할 정도가 되었다. 성추행의 범위에는 특정 부위, 예를 들어 가슴 따위를 지속적으로 바라보아 상대 여성이 성적 수치심을 느낀다면 성추행으로 간주한다는 사실을 그는 잘 모르는 모양이다. 내가 문제를 제기하자 그는 주희 씨는 가상의 인물이기에 윤리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아침 먹고 녹즙 먹고 점심 먹고 녹즙 먹고 저녁 먹고 녹즙 먹고 축구 보고 티븨 보는 것을 날마다 기록하는 cctv형 일기에 가상의 인물인 주희 씨를 등장시켜서 희롱하니

 

그가 보기에는 이런 스타일이 현실과 판타지의 꼴라보적 발현이라고 생각하는 모양이었다. 주희 씨가 허구적 인물이라고 한다면 이 판타지는 윤리적으로 아무 문제가 없는 것일까 ?  다시 말해서 주희 씨의 유방은 상상 속 인물의 유방이니 마구 지껄이는 음담은 윤리적으로 정당한가 ?  그렇지 않다. 왜냐하면 성적 대상은 허구적 인물일지 모르지만 그 성적 대상을 소비하는 주체는 실존 인물이기 때문이다. 주희 씨의 유방은 남성 욕망을 충족시키기 위해 호명된 성적 대상의 환유이다. 물론 상상하는 것은 자유다. 하지만 그가 주희 씨의 유방을 소비하는 방식은 여성 입장에서 보면 지나치게 모멸적이다. 정가은의 모유 수유 사진도 누리꾼에게 비난을 받았다. 선정적이라는 이유이다.

그런데 모유를 수유하는 장면(더군다나 그 사진은 갓난아이에 가려져 있다)을 선정적으로 인식하는 태도에는 가슴을 단순히 성적 대상으로만 인식하는 태도에서 비롯된 선정성이 아닐까 싶다. 유감스럽지만 여자의 가슴은 오롯이 남성의 성적 판타지에 봉사하는 오브제가 아니다. 설리 씨의, 주희 씨의, 가은 씨의 가슴을 슴가로 보지 말고 가슴으로 보면 안 되는 것일까 ?  





​                                                     

1) 목욕탕에서 불이 나 옷을 챙기지 못하고 빠져나올 때 가장 현명한 여성은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나온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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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6-08-18 20: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ㅎㅎ 이거 원 어이가 없군요.
알라딘이 언제부터 찌질한 딸딸이의 안방이 됐습니까?
질 떨어지게...ㅉ

예전에 맥라이언이 무슨 영화에서 노브라로 나온 적이 있어요.
그때 유난히 흔들리는 그녀의 가슴을 보면서 순간 당황한 했죠.
그런데 가만 생각해 보니 적어도 맥라이언을 비롯해서 거기 영화 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그것을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했으니까 그럴 수 있었겠지.
그런 영화 현장의 자유로움이 차라리 좋은 거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들더군요.
적어도 그들은 유방이 누구의 성적 만족을 위한 것이 아니라 개인의 것이란 확고한 인식이 있기에
가능했을 거란 생각이 들더군요.
그런데 우리나라는 인식이 판이하게 다르군요. 일부러 노브라 운동도 하고 그러지 않나요?
누구를 위한 브라냐면서...

옛날엔 정말 엄마들이 누가 있거나 말거나 애기가 울면 당장 가슴을 열고 젖을 물렸어요.
애기가 있었기에 가능한 거지 다른 의도가 있었다면 미친년 소리를 들었겠죠.
아니 일부러 그래도 그렇지. 옛날에 무슨 속옷이 그리 발달했다고...
게다가 아들을 낳은 여자들은 더 당당하게 가슴을 드러냈다는 말도 들었는데...
상황에 맞게 용도가 정해졌다면 그것 이상으로 보거나 이하로 보는 건 옳지 못한 태도죠.
그런 부분은 정말 의욉니다. 옛날 남자들은 그걸 가지고 뭐라고 하지 않았는데
요즘 남자들이 발끈한다는 게 이해가 가지 않아요.

곰곰생각하는발 2016-08-19 09:46   좋아요 0 | URL
구구절절 옳습니다. 이달의 댓글로 선정합니다아 :

만화애니비평 2016-08-18 20: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사진 인상적이었죠.저 책 두권 사서 각각 다른 두사람에 주었죠.

곰곰생각하는발 2016-08-19 09:45   좋아요 0 | URL
악플러 두 놈 때문에 오히려 인기가 상승한 만애비 님, 이달의 매너상으로 선정합니다.

cyrus 2016-08-18 20: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영원히 고통 받는 모 알라디너... ^^;;

고대 그리스 시대에 만들어진 비너스 여신상이 나체로 생각하기 쉬운데, 그리스 조각가들은 투명 옷을 입은 여신이라고 생각하면서 만들었다고 합니다. 정확한 내용인지 알 수 없지만, 예전에 서양미술 관련 책에서 봤습니다. 그래서 남자들은 여신의 나체를 마음껏 감상할 수 있었죠.

곰곰생각하는발 2016-08-19 09:48   좋아요 0 | URL
저 모나리사 그림 보다가 깜짝. 가만 보면 투명 망토가 쓰여있더군요.
그전까지는 전혀 몰랐었는데....


평소 궁금하긴 했습니다. 모나리사가 왜 낯선 화가 앞에서 머리를 풀어헤쳤을까 ?
그런데 궁금증이 풀렸습니다.

2016-08-18 21: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8-19 09: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8-19 13: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8-19 13: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samadhi(眞我) 2016-08-19 13: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젖을 먹이는 것을 성적으로 해석하는 것 자체가 문제지요. 지들도 다 젖먹고 컸으면서.
브래지어 강박증은 우리나라가 심하지요. 프랑스만 해도 가슴 작은 여자들을 부러워한다던데, 브라를 착용하지 않아도 되니까. 성 강박(?)이 심한 나라에서 살기 힘듭니다. 뭔들 나은 게 있겠습니까마는...

곰곰생각하는발 2016-08-19 13:19   좋아요 0 | URL
오. 그 소리 들었습니다. 프랑스 여자들은 오히려 작은 가슴을 좋아한다고.. 큰 가슴은 아무래도 무게 때문에 생활 자체에서도 큰 부담이 가죠. 가슴이 크면 무게 때문에 디스크가 잘 온다고 하더군요.. 가장 나쁜 폭력은 사실 무지죠. 남성들은 일상에서 내뱉는 성 차별을 의식하지 못합니다. 문제를 제기하면 제일 먼저 하는 말이 지나치게 예민하게 구는 거 아니야 .. 이 말이죠..

samadhi(眞我) 2016-08-19 13:23   좋아요 0 | URL
그렇죠. 그러다가 순식간에 페미니스트로 몰아댑니다. ˝따지는(?)˝ 여자를 참지 못 하더라구요. 일단 소통이 안 되니까(싸우는 게 피곤하니) 그런 얘기를 피하게 되지요. 그럴 땐 그 사람들을 불쌍하다 여기고, 대등하게 즐겁게(?) 얘기할 만한 사람들은 아니라고 단정 짓고 맙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6-08-19 13:34   좋아요 0 | URL
무지가 가장 큰 죄가 아닐까 싶습니다.

samadhi(眞我) 2016-08-19 14:02   좋아요 1 | URL
곰발님이 그런 사람들 모아놓고 특강 좀 하세요. ㅋㅋㅋ
 
스토너
존 윌리엄스 지음, 김승욱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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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한 남자

 

 

 

 

 

 

 

 

 

 

                                                                                            누군들 파란만장한 삶을 살지 않은 자 있으랴. 자신이 살아온 날들을 회상하다 보면 첫사랑은 구슬처럼 아름답고 고난은 험란하며 역경은 눈물겹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내 이웃의 사적 서사가 소설로 만들어지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당사자에게는 흥미진진하고 눈물 없이는 들을 수 없으며  우여곡절이 많은 파란만장한 삶이라고 생각할지는 모르겠으나 한 발짝 뒤로 물러나서 보면 누구나 겪는 희노애락에 불과하다. 존 윌리엄스 장편소설 << 스토너 >> 에서 주인공 윌리엄 스토너는 내 주변인이 겪는 파란만장한 삶보다 오히려 평범하다. 그에게는 내 이웃의 농약 먹고 죽은 누이도 없고 아들 셋을 내리 잃은 어미'도 없다. 실패한 결혼과 한때의 열병 그리고 직장에서 흔히 있을 법한 모략과 질투가 있었을 뿐이다. 

 

월리엄 스토너, 그는 자기 이름만큼이나 과묵한 사람이다.  조용하고 수동적이며 내향적이라는 점에서 스토너는 독특한 캐릭터이자 독특한 소설이다. 이 소설이 미국 소설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더더욱 그렇다. 사실, 존 윌리엄스라는 이름은 생경하다. 그토록 흔하디 흔한 존과 월리엄스라는 조합이 만들어낸 이름인데도 존 월리엄스라는 이름은 낯설다.  작가는 별다른 사건 없이 진행되는 스토너의 삶, 다시 말해서 규모 면에서 빈약한 서사(파란만장도 없고 우여곡절도 없는)를 정교한 문장으로 극복한다. 이 정교함에는 곁가지를 쳐낸 단순함과 윤리적 검소함 그리고 섬세하고 정밀한 묘사가 어우러져서 효율성을 높인다.

 

특히 인물에 대한 묘사가 인상적이다. 작가는 인물 묘사에 많은 지면을 할애하지는 않지만 등장 인물의 색깔은 선명하며 강렬하다.  이 소설이 가지고 있는 가장 큰 미덕이 아닐까 싶다. 마치 적은 제작비로 만들어진 훌륭한 독립 영화를 보는 듯하다.  소설은 스토너의 약사(略史)와 추도사를 반반 섞은 듯한 문단으로 시작한다. 페이지에 할애된 분량은 고작 17줄이다. 그의 生은 17줄로 요약될 수 있는 삶인 것이다. 이 첫 번째 문단은 소설 속 주인공이 얼마나 간결하며 단순한 삶을 살았는가를 증명하는 증명서'이다. 주변인에게 그는 " 단순한 이름에 불과하다(9쪽) "

 

흙을 다루는 농부 아들인 스토너에게 있어 공부를 한다는 것은 " 집에서 하는 허드렛일보다 조금 덜 피곤한 허드렛일(10쪽) " 이다. 그렇기에 공부는 노동의 확장인 셈이다. 비록 그가 농학에서 문학으로 전공을 바꿨다고 해서 달라지는 것은 없다. 셰익스피어의 소네트를 공부하는 일은 " 앙상하게 마른 암소들의 젖을 짜고, 집에서 몇 야드 떨어진 우리로 가서 돼지들에게 먹이를 주고, 껑충한 닭들이 낳은 작은 달걀을 가져오는 일(9쪽) " 에 다름 아니다. 그는 농사일을 하듯 문학을 공부한다. 그렇기에 그에게 있어서 교육(문학)은 농사일처럼 정직한 영역이다.

 

소설가 줄리언 반스가 가디언지에 기고한 < 스토너 리뷰 > 에 따르면 작가가 처음 지었던 제목은 <<빛의 결점과 사랑이라는 문제 >> 였다고 한다.

 

 

미국의 출판사가 제안한 제목은 지금도 전혀 짜릿하지 않다(하지만 윌리엄스가 처음에 지었던 제목인 《빛의 결점과 사랑이라는 문제》보다는 나은 것 같다).........  《스토너》는 2003년에 빈티지에서 다시 출간되었다. 맥개헌이 로빈 로버트슨 사장에게 이 책을 추천한 덕분이었다. 그 뒤 2012년까지 10년 동안 이 책의 판매고는 4,863부였으며, 그 해 말에는 주문에 따라 책을 찍는 식으로 팔리고 있었다. 그런데 2013년 들어 11월까지의 판매고는 164,000부이다. 그 중 대부분(144,000부)이 6월 이후에 팔려나갔다. 여러 출판사들이 이 소설의 가능성을 주목하게 된 것은 이 소설이 2011년에 프랑스에서 느닷없는 성공을 거둔 덕분이었다.

 

 

 

줄리언 반스는 출판사에서 지은 << 스토너 >> 라는 제목이 " 전혀 짜릿하지 않다 " 고 말했지만,  내가 보기엔 편집자의 안목은 탁월한 것 같다. 스토너(stoner)라는 제목은 전체적 맥락을 관통하는 키워드'이다. 이 소설이 말하고 싶은 것은 " 실패한 인간에 대한 연민 " 이 아니라 " 견딜 수 있는 실망 " 에 대한 이야기다.  독자인 우리는 스토너의 삶을 연속된 실패라고 간주하지만 그에게 그것은 실패가 아니라 견딜 수 있는 실망에 불과하다. 견딜 수 있는 실망은 그가 절망에 동의했기에 가능한 것이다. 단단한 돌이 풍화(風化)에 의해 부드러운 흙이 되듯이 돌처럼 과묵했던 사내 stoner는 세월에 의해 한 줌의 흙으로 돌아간다.

 

책을 덮고 나면 여운이 오래 남는다. 떠오르는 사람이 있다. 그녀도 스토너처럼 모국어를 가르치는 성실한 교사였고 공정한 사람이었다. 스토너는 캐서린과의 진정한 사랑에 눈을 뜨면서 비로소 빛의 결점을 인식한다. 가까이 더 가까이 다가가서 보니 " 갈색이거나 검은색이라고 생각했던 그녀의 눈동자는 짙은 보라색이었다(272쪽) " 빛의 결점은 색을 정확히 재현하지 못한다는 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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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8-17 00: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8-17 10: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8-17 02: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8-17 10: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포스트잇 2016-08-17 09: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책 다들 좋다고 할때도 그런가부다 했는데 곰발님마저 좋다니... 이 팔랑귀는 어쩔 수 없네요. ㅋㅋㅋㅋㅋ
주문해서 읽을랍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6-08-17 10:52   좋아요 0 | URL
일상성 영화, 예를 들면 이윤기 감독 영화를 재미있게 보신다면 추천할 만하고, 스펙타클한 줄거리 영화를 선호하시는 분이라면 비추합니다. 호불호가 가릴 것 같긴 합니다..

포스트잇 2016-08-17 11:03   좋아요 0 | URL
곰발님 덕분에 이윤기 감독의 <멋진하루>도 떠올리게 되네요. 하정우 전도연의 연기도 그렇고, 그 전체적인 분위기도 흥미롭게 봤던 영화죠.. ㅎㅎㅎ

곰곰생각하는발 2016-08-17 11:07   좋아요 0 | URL
멋진 하루 좋죠. 제가 좋아하는 영화. 이틀 전에 이 영화 다시 보았씁니다. 여전히 재미있더군요..

stella.K 2016-08-17 14: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알기론 존 윌리암스란 작곡가가 있는 줄 알고 있어요.
주로 영화 음악을 했던가 그런 거 같은데...

저 어제 곰발님 글 읽고 이 책 지르려다 말았어요.
오랜만에 알라딘에 책 주문하고 어제 받았는데 또 지른다는 게 그래서...
빈약한 서사를 정교한 문체 채운다는 말에 깜빡 넘어가겠더군요.
솔직히 우리나라 작가들 서사는 없고 묘사만 있다고 까기도 했지만
알고 보면 제가 그렇거든요. 이 사실을 은폐하기 위해서라도...ㅎㅎ

<멋진 하루> 옛날에 시나리오 공부할 때 우연히 보고 넘 좋아서
같이 공부했던 나를 무척 좋아했던 자매님에게 얘기해 줬더니 그냥 시큰둥하더군요.
지금은 기억에 없지만 대사의 절제미가 탁월했던 것으로 기억해요.^^

곰곰생각하는발 2016-08-17 14:40   좋아요 0 | URL
유명한 영화 음악가 있죠. 80년대 영화음악은 모두 이 양반으 주름잡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제가 말한 빈약한 서사는 규모 면에서 소규모라는이야기이지
내용 자체가 없다는 말은 아닙니다. 함 읽어보세요. 좋아하실 겁니다..


+

이윤기 감독이 워낙 섬세한 분이라... 대사에 기울이는 내공이 크죠..
그 영화 대사는 참 훌륭합니다. 좋은 시나리오죠..

yamoo 2016-08-18 00: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토너....서점 가니 눈에 띄었는데, 이거 재밌나요? 재미지면 저도 구입해서, 아니 서점에 죽치고 앉아 야금야금 읽어 볼 요량입니다! ㅎ

곰곰생각하는발 2016-08-18 09:28   좋아요 0 | URL
호불호가 좀 있을 것 같아, 딱히 추천하는 데 주저하게 됩니다. 사실 별 내용이 없거든요. 이 작품의 특징이니까. 일단 사지 마시고 서점에서 야금야금 읽기 추천합니다.
 

 

 

 

 

 

 

 

 

 

 

 

 

 

 

 

 

 

 

 

 

 

 


버섯해서 생긴 오해


 



■             형편없는 데뷔작으로 시작해서 나중에는 그럭저럭 좋은 영화를 만든 감독보다는 평단의 열광적인 지지를 받은 데뷔작 이후 줄곧 형편없는 영화만 만드는 감독이 더 비극적이다.  허진호 감독이 대표적인 예이다. 허진호 감독은 << 8월의 크리스마스 >> 이후로 곤두박질쳤다. << 봄날은 간다 >> 에서 유지태가 이영애에게 사랑이 어떻게 변하니 _ 라고 물었을 때 나는 이토록 순진한 남성의 감성 고백에 폭발하고 말았다. " 아이구야, 이 순진한 아저씨 보소 !  사랑이 변하니까 문학이 탄생한 것이고 영화라는 장르가 탄생한 거 아니오. 당신이 영화 찍으며 밥 먹고 사는 것도 다 사랑이 변하기 때문이라오. "   현재 개봉 중인 << 덕혜옹주 >> 를 보진 않았지만 역사 인식을 가진 사람이라면 친일파에 속했던 조선 왕실이 독립운동을 했다는 황당한 이야기에 불쾌한 감정을 가질 것이다. 고종은 나라와 백성을 위한 사람이 아니라 오로지 가문의 안위만을 생각했던 이'다. 그는 나라를 판 대가로 일본 제국에게 매년 120만엔의 연금을 요구했던 인물이다.  픽션과 팩트를 섞은 팩션 영화를 만들 계획을 짰다면 적어도 역사 공부는 좀 해야 되는 것이 아닐까 ? 공화국의 시대에 파렴치했던 왕정 시대를 그리워하다니, 무능한 왕정의 몰락을 슬퍼하는 21세기 공화국의 감독이라니.



■            내가 제일 싫어하는 애티튜드가 만찬 앞에서 가난을 이야기하는 자세다. 박근혜가 이정현을 청와대로 초대해서 걸죽하게 한상차림을 내놓은 모양이다. 상차림을 놓고 말이 많다. 미우면 그 사람이 내품는 숨소리조차 듣기 싫다지만은 그깟 송로 버섯이 상 위에 올랐다고 호들갑을 떠는 것은 우습다는 생각을 했다.  명색이 대통령의 만찬인데 이 정도 요리는 인정해야 되는 것 아닐까.  송로 버섯 안 먹은 사람이 어디 있나............... 라고 생각했다가 송로 버섯을 송이 버섯으로 착각하는 나를 발견했다. 아, 송이가 아니라 송로로구나.  송이나 송로나 형태가 버섯해서 생긴 오해'다. 이 문장을 읽고 나서 " 버섯해서 생긴 오해 " 가 아니라 " 비슷해서 생긴 오해 " 라고 지적하는 일은 없길 바란다. 의도적 오타'다. 버섯과 비슷, 이 두 무리는 비스무리하니까. < 버섯 > 의 유사어는 < 비슷 > 이다. 그러니깐, 그 귀한 송로 버섯 요리를 먹으면서 나라가 어려우니 힘을 모아 콩 한 조각도 나눠 먹자는 소리를 했다는 거지 ?  나는 박근혜가 그 귀하다는 송로 버섯 요리를 먹는 것에 대해 불만은 없다. 하지만 송로 버섯 요리를 먹으면서 콩 한 쪽을 이야기하는 것은 좆같다. 그냥 송로 버섯 요리 드실 때에는 서민 걱정 마시고 당일치기로 모히또 가서 몰디브 한 잔 하는 이야기만 하세요.



■                << 스토너 >> 를 2 / 3 정도 읽었다. 저자인 존 윌리엄즈는 담당 편집자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 스토너 >> 를 좋은 소설이라고 자평(自評)했지만 잘못된 평가'다. 좋은 소설이 아니라 훌륭한 소설이다.   이 소설이 가지고 있는 경제적 효율성은 놀랍다.  영화에 빗대서 설명하자면 적은 제작비로 만들어진, 가성비가 뛰어난  독립 영화 같다. 좋은 예가 코헨 형제의 장편 영화 데뷔작 << 블러드 심플 >> 이다. 형제는 적은 제작비를 가지고 훌륭한 스릴러를 만드는 데 성공하는데,  성공 요인의 팔 할은 아이디어'였다. 제작비가 적다는 것은 곧 서사의 크기가 줄어든다는 것을 의미하고 화면은 깊이가 없이 평면화되기 일쑤이지만 코헨 형제는 빈곤한 무대를 앵글과 편집의 리듬으로 극복해서 뛰어난 스릴러 효과를 얻는다. 이 소설도 마찬가지다. 소설은 별다른 사건이 없이 진행되지만 독자는 이 소설에서 지루함을 찾을 수 없다. 작가는 사건 없이 진행되는 스토너의 삶, 스케일 면에서 빈약한 서사'를 정교한 문장으로 극복한다. 읽는 내내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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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이소오 2016-08-16 12: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송로버섯 처먹으면서 콩 한쪽도 나눠먹자니, 저게 미친뇬이지, 제정신이 아니라니까요. 아, 빠른시간안에 가둬둬야하는데,
명박이 때문에 생긴 홧병, 그네 때문에 도지네요 ㅋ

곰곰생각하는발 2016-08-16 12:58   좋아요 0 | URL
전 송로를 송이로 착각해서 왜들 호들갑이지 했습니다. 송로를 본 적이 없어서..... 궁금하긴 하네요. 1kg에 백만 원이 훌쩍 넘는다고 하니...

시이소오 2016-08-16 13:02   좋아요 0 | URL
송로 착각하신거 웃겼어요. ㅋ ㅋㅋ ㅋ ㅋ ㅋ

붉은돼지 2016-08-16 13: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버섯해서 생긴 오해..ㅎㅎㅎㅎ 곰발님은 라임의 달인입니다요..ㅎㅎ
소생이 꼴같잖게 또 베스트셀러는 취급하지 않는다는 그런 주의를 추종하는 가당찮은 축생이오나...
사람들이 하도 스토너 스토너하며 스토커처럼 따라다니며 못살게 해서 얼마전에 구입은 했습니다만...아직은 독전이올습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6-08-16 13:09   좋아요 0 | URL
저도 나름 베스트셀러는 취급 안한다 주의인데 좋다 좋다 해서 읽었는데 상상 그 이상이네요.
쫄깃쫄깃 합니다. 무미 무취의 인물들인데 이걸 기막한 문장의 힘으로 긴장감 있게 만들어냅니다.
이런 말 하면 욕먹겠지만 저에게는 좋은 스릴러처럼 보였습니다.. 강추입니다. 오늘 집에 가셔서 당장 읽어보시길...

다락방 2016-08-16 14: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크- 스토너는 정말 뛰어난 소설이죠. 곰발님이 스토너를 읽으신다니, 어쩐지 반갑고 좋고 그러네요. 스토너는 뛰어난 소설입니다. 정말 그렇습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6-08-16 15:20   좋아요 0 | URL
빨리 읽으면 아까운 소설이어서 지금 일부러 느리게 읽고 있습니다. 소설가 지망생이 반드시 읽어야 할 소설이 아닐까 싶습니다. 사실. 문장력이 딸리는 작가는 서사가 웅장합니다. 외냐하면 문장의 빈곤을 서사의 스펙타클이 보완하니깐 말이죠. 하지만 기본은 문장 실력이지 않습니까. 문장 기초가 일단 튼튼해야 좋은 소설가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이 소설은 소설가 지망생에게 필수가 아닐까 싶네요..

비연 2016-08-16 14: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토너에 대한 평에 적극 동감임다~ 이렇다할 사건사고 없이 일상적인 이야기들을 그렇게 정교하게 풀어나간 소설이라니. ... 근데 송이버섯은 ㅋㅋㅋㅋ 빵 터져버렸슴다 ~^^

곰곰생각하는발 2016-08-16 15:22   좋아요 0 | URL
스토너, 내 예상과는 다 빗나가더군요. 이너스와 스토너의 초기 장면에서 이너스의 태도를 보면 스토너에게 관심이 없는 것처럼 느껴지는데 항상 작가는 뒤통수를 치더군요. 그러니깐 독자의 예상을 항상 벗어나 있습니다. 의도적인 작풍인 것 같더라고요.

또 하나 이 작품이 가지고 있는 장점은 주변인물들의 색깔을 많은 지면 없이도 훌륭하게 독자적으로 재현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정말 흥미진진한 소설... 더군다나 이 소설이 50년대 만드 아니구나 60년대 만들어진 잊혀진 소설이었다니 놀라울 따름입니다..

stella.K 2016-08-16 16: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허진호가 그랬나요? 그래도 전 홍상수 보단 좋다고 생각하는데...
홍상수는 좀 야비한 구석이 있다고 해야하나?
허진호는 감성은 좋잖아요. 작년 이맘 때 8월을 크리스마스 다시 보고 아, 좋다! 했는데...
유지태가 그런 거야 영화에서 그런 거고.
그래도 계속 영화를 만들어 주면 좋을 텐데...
1천만 컴플렉스에 눌렸을까요? 이게 같은 감독들 세계에선 엄청 스트레스로 작용할 것 같아요.
동의 하실지 모르겠지만, 이준익 보세요. 그가 뜨기 시작할 때 뭐라고 하는 사람 많았는데
지금은 뭐라고 하는 사람 없잖아요. 어쨌든 허진호라면 충분히 자기 세계를 구축하며 갈 수도 있을텐데.
그도 저예산이잖아요. 전 저예산 감독이 잘 됐으면 하는 바람이 있어요.

오늘 곰발님 그도 그렇고, 시이소오님의 글도 그렇고 왠지 <인천상륙작전>이 뜨는 것도 뭔가 이유가 있지
싶기도 하네요.

곰곰생각하는발 2016-08-16 15:42   좋아요 0 | URL
저는 허진호 식 감성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좀 촌스럽다고 느껴집니다.
전 홍상수에게 높은 점수를...


개인적 평가로는 딱 8월 크리스마스만 좋았습니다. ( 이 영화는 좋아서 극장에서만 3번 봤습니다.. )


2016-08-16 18: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8-16 17: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8-16 18:2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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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8-16 18:2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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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8-16 18:2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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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madhi(眞我) 2016-08-16 16: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재미난 소설 집착증이 있는데 문제는 재미난 소설 찾기가 너무 어렵다는 겁니다. 무척 땡기네요. 보관함에만 넣어두고 여태 미뤄두고 있었는데.
우리 남편 엊그제 농구하러 갔다가 인대 끊어져서 돌아왔네요. 수술하고 두 달 깁스해야한대요. 전기세 아끼려고 그러셨에요? 그랬더니 웃으며 ˝그렇지˝ 합니다. 유신공주가 건국절 운운하는 나라에서 서민의 삶은 이토록 팍팍합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6-08-16 17:23   좋아요 0 | URL
아이구. 깁스 하는 거 그거 꽤 불편한데... 쾌차 기원합니다.
그래도 중년이신다 청년처럼 농구도 하고 그러니
청년 정신이엿보여서 좋습니다.. ㅎㅎ. 두 분 다 젊게 사시니... 웰빙 생활이네요..

이 소설은 잔잔한 소설입니다. 호불호가 갈릴 것 같기는 합니다.
전 좀 우울한 소설도 좋아하거든요..

samadhi(眞我) 2016-08-16 17:38   좋아요 0 | URL
헉 중년 ㅠㅠ
저만 안 늙고 남들만 나이 먹는 것처럼 느끼고 사는데요. 제 나이 듦(아이들에게 ˝old˝ 라는 단어를 늙은 이 아니라 나이 든 이라고 가르쳤어요. 니들도 나이들어 봐라. 그러고서 ㅋㅋ)을 상기시켜준 고마운(?) 곰발님 ―,.― 안 그래도 신체발부 수지 제이름 이라고 늘 잔소리를 하는데요 ㅋㅋ
아무튼 이 책 읽고싶어요.

곰곰생각하는발 2016-08-16 17:43   좋아요 0 | URL
청년 아니면 다 중년이죠.. ㅋㅋ

hellas 2016-08-16 19: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송로....도 공감. 스토너도 대공감입니다. :) 훌륭한 소설을 한번 읽고나면 그 후 독서가 좀 시시해지는 단점만 빼면요 :)

곰곰생각하는발 2016-08-16 20:24   좋아요 0 | URL
세금으로 비싼 음식 먹는다는 데 입맛 까다로운 사람 뽑은 것은 국민이니 그려려니 하겠는데 건방지게 0.001% 그룹에서나 먹는 음식 먹으면서 빈곤을 이야기하면 뚜껑 열리는 법이죠...

2016-08-17 14: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8-17 14: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yamoo 2016-08-18 00: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홍상수나 허진호 둘다 좋아하지 않습니다. 이상하게 이 두 감독의 영화는 재미가 없더라구요.

아, 이거이거 스토너를 당장에 구입해야 겠습니다. 중고서점에 눈에 띄면 당장!!

곰곰생각하는발 2016-08-18 09:30   좋아요 0 | URL
ㅎㅎ 둘 다 싫어하시는구나.... 스토리 중시하는 사람은 스토리가 중요하지 않는 홍, 허 영화에 흥미가 느껴지지 않을 겁니다.. 이윤기 감독도 싫어하실 것 같습니다..ㅎ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