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편의 영화, 세 권의 책  :

 

 

 

데이비드 F. 샌드버그 단편 영화 - 들


 

 

 


 







O.L 

섹스와 공포 / 파스칼 키냐르       ㅣ         궤짝 안에서 무엇인가가 긁는 소리가 난다. 이어서 궤짝문이 열리려고 하자 두려움에 사로잡힌 주인공은 도망친다. 하지만 발길을 멈춘다. 공포의 정체를 보고 싶다는 호기심. 그녀는 궤짝 안을 들여다본다. 깊고 어두운 심연이다. 주인공이 보인 태도는 논리 모순이다. 무서운 대상을 보지 않으려는 마음과 그 대상을 보고 싶다는 마음이 충돌하기 때문이다. 궤짝에서 도망치는 행위는 생에 대한 의지인 에로스'다. 반면, 궤짝 안을 들여다보는 행위는 죽음에 대한 호기심인 타나토스'다. 프로이트가 인간은 에로스적 욕망과 타나토스적 욕망이 함께 한다고 말한 이유'이다. 사실, 공포는 아름다운 존재다.

플라톤은 공포는 아름다움의 첫 번째 현존이다_ 라고 말했다. 공포는 사랑에 빠졌을 때 보이는 신체 반응과 유사한 구석이 있다. 숲길에서 독사를 만났다고 치자. 이때 당신은 사랑에 빠진 연인과 비슷한 신체 반응을 보이기 된다. 대상만 보이고 주변은 화이트 아웃되거나 페이드 아웃된다. 얼굴이 붉게 달아오르고 숨이 가쁘다. 그리고 몸은 경직된다. 지금 당신이 마주보고 있는 것은 사랑하는 사람이 아니라 독을 품은 뱀이다. 에로스와 타나토스는 이렇게 음탕한 뱀처럼 서로 뒤섞인다. 영화적 표현을 사용하자면 에로스와 타나토스는 오버랩된다.



 




F.O 

세미나  /  라캉         ㅣ          최승자 시인은 터널은 끝에 가서야 환해진다고 말한다. 주인공은 두려움을 느낀다. 탈출구는 하나다. 그녀는 조심스럽게 빛이 보이는, 열린 문을 향해 다가간다. 다가갈수록 문은 커진다. 조급한 마음에 뛰면 문을 멀리 달아난다. 그럴수록, 여자는 초조하다. 서두르면 멀어진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지만 두려움에 사로잡힌 여자는 두려움 때문에 서두르게 된다. 뒤에서 검은 손이 그녀의 얼굴을 만지자 여자는 뒤를 돌아보게 된다. 거대한 어둠을 보자 여자는 있는 힘껏 열린 문을 향해 뛴다. 문이 닫힌다. 어두운 공간은 이제 완벽하게 팽창한다. 여기서 문은 라캉이 말하는 소문자 a 이다. 

인간은 대상 a 에 다다르기를 욕망하지만 대상 a에 다가가는 순간 죽는다. 그것이 인간의 불가능한 허무이다. 이 단편 영화에서 주인공 여자를 남자로 치환하면 오르페우스 이야기'가 된다. 오르페우스는 죽은 아내를 구하기 위해 지하 세계로 내려간다. 우여곡절 끝에 아내를 데려가도 좋다는 허락을 받지만 한 가지 단서가 붙는다. 뒤돌아보지 말 것 ! 오르페우스는 이 사실을 명심한 채 묵묵히 앞만 보고 걷는다. 드디어 지상의 빛이 보인다. 조금 더 걸으면 동굴을 빠져나올 수 있는 것이다. 환희와 안도가 교차하자 오르페우스는 그만 경고를 잊게 된다. 뒤를 돌아보자 아내는 사라진다.

여기서 오르페우스가 본,  끝에 가서야 환해지는 빛은 라캉이 말하는 소문자 a 이다. 대상a에 도착하는 순간 아내는 사라진다. 아니, 영화적 표현을 사용하자면 페이드아웃된다.






3D 

시뮬라시옹 / 장 보드리야르          ㅣ          탁자 위에 사과와 커피를 올린 후 사진을 찍으려고 한다. 하지만 스마트폰 뷰파인더에 사과는 보이지 않는다. 사람의 눈에는 보이지만 카메라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 것이다. 반면, 사람의 눈에 거실은 텅 비어 있지만 뷰파인더에는 거실 바닥에 쓰러져 있는 여자가 보인다. 뷰파인더를 따라가면 사람 눈에는 볼 수 없는 것들이 뷰파인더 창에는 보인다. 아직은 안전하다. 그 대상은 모니터 안에서만 존재하니까. 방심하고 있는 사이,  환영은 느닷없이 그녀의 눈 앞에 나타난다.  여기서 뷰파인더에 비친 대상은 환영이다. 실제가 없기 때문이다. 다른 한편으로,  이 환영은 원본 없는 사본'이다. 시뮬라시라(복제)'이다.

소문은 대부분 원본 없는 사본이다. 직접 두 눈으로 본 사람은 아무도 없지만 직접 두 눈으로 본 사람이 하는 말을 들었다는 사람은 많다. 원본(실체)이 없기에 소문은 헛것(nothing)이지만 nothing에 뼈와 살을 붙이자 점점 구체적인 형상이 만들어진다. 결국에는 가상(nothing)이 현실 속으로 튀어나와 실재를 위협한다. 소문에 의한 추측과 억측이 한 사람을 죽인다. 조중동은 사실을 전달한다기보다는 추측과 억측(nothing)을 사실인 양 보도해서 실재( thing ) 를 찌른다. 영화적 표현을 사용하자면 2D가 3D로 바뀐다고나 할까.





보너스



올해 기대되는 영화 << light out >> ,  2013년에 만든 단편 << light out>> 를 상업 장편영화로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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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6-07-29 12: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섹스와 공포> 판매하는 지 알아봤는데, 품절되었더라고요. 예스24에는 ‘일시품절’로 뜨던데 일단 기다려보고, 안 되면 중고로 사야겠어요.

곰곰생각하는발 2016-07-29 12:30   좋아요 0 | URL
중고로 비싼 가격에 사도 전혀 아깝지 않은 텍스트입니다. 파스칼 키냐르의 진면목을, 집대성된 에세이인데 오히려 잘 안 알려져서 의아한 책이기도 합니다. 이 책 거의 한 20년 걸친 작품이라죠..( 뭐, 작가가 게을러서 썼다가 쉬고 썼다 쉬고 해서 그렇지만..)

yureka01 2016-07-29 13: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반가운 시인 이름보여서 좋네요..최승자시인..(일전에 쓸쓸하고 먼나먼 이 시집..왜 14쇄인가..했더니만..역시 ...한편 시인이 많이 아프단 소식듣고..얼른 기력 찾았으면 하는 바람 가지게 되었습니다. 하여간 뭐좀 재대로 하겠다 싶은 분들은 왜들 빨리 떠나려 하는지 원 ㄷㄷㄷㄷ)

곰곰생각하는발 2016-07-29 13:27   좋아요 1 | URL
14쇄나 찍었나요 ? 꽤 많이 나겠네요. 쓸쓸하고 머나 먼은 저도 가지고 있습니다.
옛날보다 필력이 많이 딸린다는 것은 분명하더군요.. 시집 물위에 씌어진을 봐도 그렇고....

최승자 시인을 기억하는 이 많을 겁니다.
개인적으로는 가장 뛰어난 시인 중 한 명이었으며 스타 시인이었는데
저도 신문기사 보고 알았씁니다.
전어느 대학 교수 하고 계시는 줄 알았는데... 무척 안타깝더라고요.
최승자 시인이 그렇게 문단 권력들과 사이가 좋지 않았다고 합니다.

yureka01 2016-07-29 13:53   좋아요 0 | URL
아마 심각한 알콜중독증이 있었던걸로 압니다.
건강이 상당히 않좋으시다고 들었습니다.
제가 작년에 구입한 시집이 14쇄판이었더군요..
시인의 시집이 그렇게도 팔렸는데 형편이 곤궁했다니...
어쩌면 시인은 자기 영혼을 파서 시로 만드는 자해행위가 아닐까 싶더군요..

(네..그렇게 유명세 탄 시인이라면 문단에서 한몫했을텐데..역시 권력하곤 친하지 않는 성격이었던가 봅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6-07-29 13:58   좋아요 1 | URL
그 정도 인지도라면 왜 대부분은 대학에서 자리 하나 차지하기 일쑤인데..
이 분은 모교 강사 자리를 부탁해도 안 되었다 하더라고요..
뭐. 비단 문단에 밉보였다기보다는 자세한 내막은 모르겠습니다만.
30kg도 안나간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는데.. 어찌 지내시나 모르겠네요.

stella.K 2016-07-29 14: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우, 샌드버그의 영화는 어떻게 알게 되셨나요?
정말 표현의 귀재 같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저 개인적으론 두번째 영화가 가히 압권이란 생각이 드는네요.

좋은 영화 보여주셔서 감사!

곰곰생각하는발 2016-07-29 15:23   좋아요 0 | URL
하우스 호러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그래도 알려진 단편들이죠.
전에 알고 있었는데 이 사람 역시나 할리우드에서 재능을 알아보고
헐리웃 진출했네요..

남편으로나오는 사람이 샌드버그입니다. 인상 좋죠 ?

곰곰생각하는발 2016-07-29 15:29   좋아요 0 | URL
제가 좋아하는 단편은 픽쳐드라는 단편인데... 함 보세요...
영화의 본질을 아주 잘 보여주는 샌드버그 단편입니다...

stella.K 2016-07-29 18:07   좋아요 0 | URL
넵. 근데 네이버 검색창에 치면 뜨나요?
 
문학권력 - 개마고원신서 26
강준만.권성우 지음 / 개마고원 / 2001년 12월
평점 :
절판


 

 

 

 

 

 

 

 

                                          

내가 봉다리 핫바지로 보이냐 : 

 

 

 

타짜들의 세계

 


" SF의 90%는 쓰레기다. 그러나 어느 분야든 90%는 쓰레기이기 마련이다 "

 



SF 작가 씨어도어 스터전은 SF의 90%는 쓰레기 _ 라고 말하는 사람의 말에 일단 동의한다. " 그래 에쑤에쁘는 쓰레기다, 시바 ! " 그리고는 되받아친다. " 하지만 어느 분야든 90%는 쓰레기다. 고로 당신이 지지하는 장르와 당신이 경멸하는 장르는 동일한 가치를 가지고 있다. "  이를 두고 < 스터전의 법칙 > 이라고 하는 모양이다. 정확한 원문 출처는 공상 과학 소설 잡지인 << 벤처 >> 에 쓴 글이다.

 


" SF 의 90% 는 쓰레기라고 생각한 사람들과 논쟁에서 반박용으로 써먹는 사람들 때문에, 20년 동안 SF 에 대한 비난을 방어하느라 나를 지치게 만든 스터전의 폭로에 대해 다시 한번 말하겠다. 공상 과학 소설의 90% 가 쓰레기, 똥으로 취급된다는 기준을 다른 곳에도 적용한다면, 영화, 문학, 상품, 기타 여러가지 것중 90% 가 쓰레기라고 주장할 수도 있게 된다. 그러니까, 과학 소설 중 90% 는 쓰레기라는 주장 (혹은 사실)은 절대적으로 쓸모없는 말이다. 공상 과학 소설은 다른 모든 예술 장르와 동일한 가치를 지니기 때문이다. "



< 스터전의 법칙 > 을 증명할 만한 사람은 많다. 조지 오웰은 에세이집 << 나는 왜 쓰는가 >> 에서 출간된 책 대부분은 쓰레기라고 말했고, 독서 에세이집 << 나는 이런 책을 읽었다 >> 에서 저자인 다치바나 다카시도 비슷한 말을 했다. 책의 무게 때문에 아파트 바닥이 내려앉았을 만큼 많은 책을 구입한 그이지만 책에 대한 만족도는 그리 높지 않았던 모양이다. 그동안 쌓인 교양과 경험으로 선택한 책인데도 말이다. 이런 말을 해서 미안하지만 대부분의 책은 읽어도 그만 안 읽어도 그만인 책이다. 독서광이 되기 위해서는 실패한 선택을 두려워하면 안 된다. 그런데 < 스터전의 법칙 > 에 완벽하게 위배되는 사람이 있다.

바로 신형철 평론가'다. 그는 주로 출판사의 청탁으로 책을 읽고 해설을 남기는 직업을 가진 사람이다. < 스터전의 법칙 > 을 적용하자면 신형철의 독서 행위 만족도는 조지 오웰과 비슷하거나,  다치바나 다카시의 만족도보다는 현저히 낮아야 한다. 왜냐하면 다치바나 다카시는 자발적 선택에 의해서 돈을 지불하고 책을 사서 읽은 반면,  신형철은 읽고 싶은 책을 읽고 해설을 쓴 게 아니라 출판사로부터 청탁을 받고 해설을 썼으니깐 말이다.  그는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 가급적 청탁이 들어오는 해설을 모두 쓰려고 합니다.” 라고 말한 적이 있는데,  그의 해설을 읽어본 사람이라면 그가 작품 대부분을 칭찬 일색으로 늘어놓는다는 점을 발견할 수 있다.

수동적 선택에 의한 독서 만족도는 100%에 가깝다.  그는 칭찬하기도 모자른 판국에 만만한 작품 하나 놓고 두들겨패는 일은 하고 싶지 않다는 속내를 고백한 적이 있다.  이 자리에서 비평가의 윤리적 태도를 논하고 싶은 마음은 없다. 주례사 비평이 탄생하게 된 배경이 궁금할 뿐이다. 그래서 강준만/권성우가 함께 쓴(보다 정확히 말하면 강준만의 편역) << 문학 권력 >> 을 다시 읽었다. 필요한 부분은 인용 발췌한다.

 


 

문학동네 출판사 사장 김경재 씨의 매각 의사 공표로 출범한 지 1년도 안 돼 폐간 위기를 맞았던 계간지 < 문학동네 > 가 편집위원들과 젊은 작가들이 돈을 추렴해 출판사 자체를 인수함으로써 정성작으로 발간되게 됐다. 문학동네 강태형 주간은 출판사 직원을 한 계좌로 하고 모두 18명이 지분 참여를 했다. - 214쪽


 

 

이 사실이 맞다면 문학동네의 책 판매량은 결국 출판사에 투자한 편집위원들과 젊은 작가의 은행 계좌로 연결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작가 손아람의 지적은 새겨들을 만하다. "지난 1 ~ 2 년 간 대형 문예지에서 언급한 작가 혹은 작품을 찾아봤더니 대부분이 자체 출판사 공모전에 당선 됐거나, 출판사에서 책을 낸 사람이었다" 면서 

"정확히 말해 창비에서는 20명 중 16명, 문학동네에서는 30명 중 28명이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서른 번 가운데 스물여덟 번을 문학동네 관련 작가에게 할애하면서, 절대로 '우리 출판사에서 책을 출간한 작가이기 때문에 지면을 내줬다'고 말하진 않는다. 마치 이 작가의 작품이 비슷한 시기 출간된 다른 작품들보다 문학적으로 탁월하기 때문에 지면을 내줄 가치가 있다는 것처럼 포장을 한다. 이것이 과연 정상적이라고 말할 수 있나? 극단적으로 표현하면, 이건 기만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권성우는 << 심미적 비평의 파탄 >> 이란 글에서 다음과 같이 지적한다.



그렇다면 지금까지 문학과지성사나 문학동네에 소속된 상당수의 비평가들이 해당 출판사에서 출간된 책들에 대해서 공정한 비판과 냉철한 지적을 수행하지 못했던 이유가 무엇이겠는가 ? 개인적이 차이가 있겠지만, 특히 적지 않은 자금을 투자한 비평가의 경우, 자신이 돈을 투자한 우리 화사라는 의식구조, 그리고 단지 돈에 국한되지 않는 상징가치와 상징권력에 대한 보존 열망 등이 자신이 출판사 간행물에 대한 공정한 평가와 소신 있는 비판을 방해하는 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은 충분히 존재한다. - 같은 책, 284 쪽



권성우의 지적이야말로 주례사와 정실 비평이 만들어지는 계기가 아닐까 싶다. 그동안 여러 차례 문학동네과 조선일보가 끈끈한 관계를 맺고 있다는 소문이 떠돌았다. 문학동네 초창기 편집위원 중 한 명인 박해연은 조선 일보 기자'였다. 이러한 의구심은 김정란의 지적과 일맥상통한다.

 


동인문학상은 조선일보사에서 관장하는 문학상인데, 제 28회 동인문학상 예심위원 여섯 명 중에서 세 명이 문학동네 편집위원이다(김원우, 임우기, 황종연, 남진우, 하응백, 신수정). 30회 동인문학상 예심에는 두 명이 참여하고 있지만, 신경숙까지 포함하면 문학동네 관계자가 또 세 명인 셈이다(임규찬, 남진우, 우찬제, 신수정, 신경숙). 이런 식으로 조선일보는 문학동네를 물심양면으로 밀어왔으며, 바로 이러한 분위기를 타고 신경숙과 은희경이 웃자랐던 것이다 - 219쪽.

 


 

 

문학동네가 90년대 출범하여 괄목할 만한 성장을 했다는 사실은 모두 다 아는 사실이다. 급기에 1999년 1월 6일자에는 < 문학동네 출범 4년만에 90년대 문단 중심에 > 라는 기사가 작성되기도 했다. 이 기사를 쓴 기자는 박해연이다. 위에서도 밝혔듯이 그는 문학동네 초기 편집위원이다.  내가 이 글을 쓰게 된 동기는 신형철이 아니라 평론가 김미현의 변명에 있다. 그는 < 주례사 비평을 위한 변명 > 에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저는 이 주례비평이라는 말에 오히려 모순을 느낍니다. 요즘에는 아무도 해설을 보고 책을 사지는 않아요. 책을 사도 뒤에 붙은 해설은 읽지 않는 경우가 많구요. 비평의 영향력은 이처럼 약화된 것이 현실입니다. 그러니 주례를 서고 싶어도 주례로 생각을 안 하는데 비평이 책의 판매에 도움이 되겠어요 ? 저는 오히려 소설보다 해설이 더 어려워 소설보다도 안 읽히는 것이 비평의 문제라고 생각하거든요. - 같은 책, 236쪽

 


김미현의 말을 곧이 곧대로 받아들여야 할까 ?  이 글을 읽었을 때 독자를 지나치게 우롱차 취급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 구매자들이 책을 고를 때  해설을 보고 책을 사지 않는다는 말은 사실일 것이다. 하지만 해설이 책을 다 읽고 난 독자의 판단에 결정적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김미현은 놓치고 있다(라기보다는 알면서도 모르는 척하는 것 같다). 문학 수업을 전문적으로 공부하지 못한 대다수의 독자는 작품을 읽고 나면 일단은 판단을 유보하게 된다. 자신이 읽은 작품이 좋은 작품인지 나쁜 작품인지를 모른다. 그럴 때 우리는 흔히 전문가의 견해에 의지하게 된다. 특정 분야에 특화된 전문가들이 장점만 모아 놓았다 _ 라거나 이 작가를 사랑하지 않을 수 있는가 _ 라고 묻거나 박수를 치지 않을 수 없다 _ 고 말하게 되면 일반 독자는 그쪽으로 쏠리게 된다.

 

김미현은 해설이 책 판매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기 때문에 주례사 비평이 비판받아서는 안 된다고 말하지만, 내가 보기엔 절대적 영향을 끼친다.  해설의 한 문장을 따서 책을 파는 데 중요한 카피 문구로 사용하고(촌평이라는 방식으로), 판단을 유보한 독자는 전문가 집단의 주장에 동조하며 바이럴 마케팅으로 사용되기(혹은 SNS 상 글쓰기) 때문이다.  해설이 책 판매에 아무 도움도 주지 않는다면 왜 출판사들은 그토록 작품 뒤에 해설을 달려고 애를 쓰는 것일까. 생각해 볼 문제다.

 

90년대 이후, 독자가 작가를 발견하거나 비평가가 좋은 작가를 발굴해서 대중에게 소개하는 시대는 끝났다. 출판 자본에 종속된 문예지는 홍보실 직원을 편집위원으로 둔갑시킨 후 상품(작가)를 자체 개발한다. 일종의 OEM 주문 생산 방식이다.  상품을 홍보하는 몫은 당연히 그들 몫이다. 주로 자사 상품을 광고하니 칭찬이 끊이질 않을 수밖에 없다.  광고의 속성이란 과도한 칭찬이지 정직한 비판은 아니지 않나. 이 정도면 간접 광고가 아니라 직접 광고인 셈이다. 독자는 이러한 사실을 잘 모른다. 우리는 만들어진 상품을 구매할 뿐이다. 내가 좋아하는 작품 선택은 어쩌면 그들이 짜놓은 계략의 완성일지도 모른다. 신경숙 문학의 신화는 그런 식으로 만들어진 히트 상품일지도 ■

 

 

 

 

 

덧대기

 

다음은 독일에 거주하시는 이웃의 촌평이다        :        정말 해설을 왜 달려 할까요 ?  독일 소설을 보면 해설이 없는 책들이 대부분입니다.  해설이 달리는 경우란 그 책이 고전의 경지에 이르러 전문가의 (정말 전문적인) 해설이 달리는 경우더군요. 처음부터 고전의 지위에 오른 책은 없을 테니, 처음에는 일간지나 주간지 등에 실리는 평들 그리고 그 평들에 실린 문장들을 시간이 지난 후 광고 문구로 사용합니다. 독일 소설들과 해설들은 이런 식으로 소비되는 듯 하더랍니다.  독일 비평가의 " 교황 " 으로 불리던 마르셀 라이히-라니츠키는 대학 교육도 받지 않았지만,  FAZ 지에서 평론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면서 거물 평론가가 되었습니다. 이 사람의 특징은 하고 싶은 말은 다 한다는 것 -  하루키의 소설들을 맥도널드의 패스트푸드에 비교하거나 훗날 노벨문학상을 받은 귄터 그라스의 소설을 찢고 있는 만화 장면이 슈피겔 지의 표지 사진에 오를 정도로 방송이든 글에서이든 작가를 깎아내리는 말도 거침없이 합니다. 그 때문에 욕도 많이 먹었지만, 그렇다고 그가 평론계의 "교황"이라는 직함에서 내려오지는 않더군요. 오히려 대중의 관심을 더 받았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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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행복하자 2016-07-28 18: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신경숙사건때문에 생긴 좋은일.. 이전에는 난 재미없고 좋은 줄 모르겠던데 왜 다 재미있고 좋다고 하는거지? 내 취향이 독특한가보다 였다면 이제는 좋다고 해도 정말? 일단 의심해보고 들어가게 된다는거죠~ 잠깐 맨부커때운에 흔들릴뻔 했는데.. 다시 다 잡을수도 있구요 ㅎㅎㅎ 너무 어려운 평론도 싫고 사탕발림 평론도 싫어요. 돈받고 일하는 그들은 돈값하는 평론을 해줬으면.. (주례사평론이 돈값인가?) 제발 아무일도 없었던 것처럼 하지 말고요~~

곰곰생각하는발 2016-07-28 18:45   좋아요 1 | URL
문예지 낀 편집위원 글은 읽을 필요가 없습니다. 그 해설이 미문으로 쓰인 글이라 해도
비평의 본질은 미문이 아니라 평가잖습니까.

개인적으로 이명원, 권성우, 김명인 문학평론가 등 비주류 평론가의 글을 좋아합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6-07-28 18: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90년대 이후 출판 권력이 정면에 나선 한국 문학은 독자가 작가를 키운 것이 절대 아니다.
출판 권력에 기대는 출판사 소속 문예지 편집위원들이 상품(작가)을 개발하고
그 상품을 포장하기 위해 문예지의 비평이 cf 처럼 활용되고
독자는 자신이 선택한 작품이 자기 의지에 의해 좋아하는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 선택은 능동적이지 않고 수동적이다.

코카콜라 맛있다_ 라는 광고 문구에 계속 노출되면 뇌가 진짜로 코카콜라는 맛있다고 세뇌되듯이
어쩌면 내가 고른, 아주 좋다고 좋아했던 작품은 그들이 짜놓은 계획에 말려든 것인지도 모른다.

한국 작품, 편집위원들이 좋다고 말한 작품보다 전혀 알려지지 않은 작품이 더 좋은 작품이 수두록하다..

곰곰생각하는발 2016-07-28 18: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알라딘 중고 시장에 3500원이면 살 수 있으니 호기심 생긴 분들 냉큼 잡아가시길..

stella.K 2016-07-28 19:34   좋아요 1 | URL
헉, 방금 확인해 봤더니 누가 업어 갔나봐요. 없어요.ㅠ

사실 신경숙이나 은희경이 생각 보다 고평가되어 있는 것도 사실이죠.
은희경이 읽고나면 뭔가 아쉬운 게 있거든요.
그런데 굉장히 능력있는 작가 취급을 받더란 말이죠.
지난 번 비밀독서단 이동진이 찬사를 아끼지 않던데 속으로 뻥치시네 했슴다.

그래서 그런지 요즘 인터넷 서점이 그것을 대신 하려고 하는 움직임이 있는 것 같아요.
알라딘도 그렇고, 예스도 그렇고...
일본만 해도 서점상이라는 게 있잖아요.
알라딘이 서평단 하는 것도 나쁘진 않는 것 같아요.
사람들의 추천을 받아서 진행을 하잖아요.
알라딘이 그거 하나는 잘하는 것 같아요.

우리나라는 카르텔이 넘 심해서 이 서점상이라는 것도
얼마나 청정으로 지켜질지 걱정이긴 해요.

곰곰생각하는발 2016-07-28 20:04   좋아요 0 | URL
한국 소설은 너나 할 것 없이 작품 뒷면에 해설이 달리기 시작하면서 망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정말 신기한 것 중 하나는


신간, 출간 당일에 이미 평론가의 동료 작가의 촌평이 광고 띠지에 묶여서 나온다는 점이죠.
출간도 하기 전에 책을 받아보았다는 것인데
책을 미리 받아보았다는 것은 짧은 촌평 하나 부탁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이게 뭐하는 짓인지......
누누이 하는 말이지만 비평가의 최대 덕목은 미문이 아니라 정직한 태도 아니겠습니까...

외국 비평가의 평론을 읽어보십시오. 살벌합니다, 살벌해..
한국 문단은 마치 정직한 비판을 무슨 개새끼들의 무례한 짓 따위로 포장을 하죠.
이게 문제인 겁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6-07-28 20:0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해외 평론 보면 작가와 평론가는 절대로, 절대로, 절대로 친해질 수 없는 구조인데
한국에서만은 서로 호형호제 하며 좌담회 끝나면 술 마시며 친목을 도모한다..
이상한 구조다.

문학 팟캐스트라는 이름으로 작가 초대해서 방송하는 권희철과 신형철 팟캐가 문제인 이유이다.

거리 두기.이게 바로 비평의 가장 기본적인 첫 번째 자세다.

소조 2016-07-29 13:07   좋아요 0 | 수정 | 삭제 | URL
근거를 묻는 제 질문에.. 이런 반응이..

그럴 줄 알았습니다. 아는 사람은 저게 얼마나 허튼 말인지 알거든요. 앞으로 주의 부탁.

권성우의 비평의 고독을 추천. 근거가 얼마나 중요한가를 명쾌하게 정리^^

곰곰생각하는발 2016-07-29 13:54   좋아요 0 | URL
소조 대신 조소를,
소조 새끼 속좁은 새끼..
뭐, 이런 이야기 많이 떠돌던데..
당당하면 너 알라딘 로그인 하고 떠들던지..

아직도 수많은 여성을 쌍년이라고 외치고 다니나 ?
일베 짓은 그만해라..




구경꾼 2016-07-29 13:14   좋아요 0 | 수정 | 삭제 | URL
소조 엄마랑 소조 엄마의 오빠가 근친해서 낳은 자식이 소조랍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6-07-29 13:23   좋아요 0 | URL
둘 다 똑같네. 시체에는 구더기가 드글거리기 마련.
좆 잡고 반성해라.

peepingtom 2016-07-29 13:53   좋아요 0 | URL
ㅅㅊ 보면 남자들만 싫어하잖아요 이런 부류의 사람들은 여자에게는 유독 친절한 척 굽니다
제가 사내에서 성평등 교육 파트를 담당해서 잘압니다 문제는 이 친절이 도를 넘는다는 게 문제입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6-07-29 16:02   좋아요 0 | URL
야동을 봐도 꼭 화장실 몰카만 볼 것 같은 부류..

peepingtom 2016-07-29 18:12   좋아요 0 | URL
소조는 쫄보죠 ㅋㅋㅋㅋ
메갈 티 입었다고 입에 거품 물고 지랄해도 현피 뜨자고 하면 안 나오지 않을까요

2016-07-28 20: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7-28 21: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7-29 16: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7-29 16: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ㅁ  의  세 계 :




 

비좁은 세계



 



                                                                                            

                                                                                              자모 ㅁ, ㅂ (미음, 비읍) 은 꽉 막힌 느낌을 준다.  사면이 막혀 있다 보니 < ㅁ > 과 < ㅂ > 의 세계는 막힌 공간이며 좁은 세계이고,  복잡한 공간이며 붐비는 세계이다.  < ㅅ > 의 세계가 시를 짓는 시인 1 의 생활이라면 < ㅁ > 과 < ㅂ > 은 막장에서 탄광을 캐는 광부의 생활이다.  이 느낌,  그 먹먹한 비애를 끌어앉고 < 목숨 > 이라는 단어를 살피다 보면 인생이란 겨우 2 사는 삶이란 생각이 든다. 몰랐어, 인생은 고해야 ~  


 

좀비라는 단어가 한글로 음역한 단어이기는 하나,   이 단어를 보고 있으면 비좁은 폐쇄공포증의 세계를 경험하게 된다. 절묘한 일치'다. < 좀비 > 와 < 비좁(다) > 는 서로 象이 좌우로 뒤바뀐 거울 - 이미지'이다.  좀비를 다룬 영화가 유독 비좁은 이미지에 집착하는 것도 좀비가 내품는 궁핍한 삶에 대한 은유'이다. 뭐니뭐니 해도 좀비 영화에서 진면목은 < 워킹 데드 > 다. < 런닝 데드 > 가 신세대 관객에게는 속도감 있는 공포를 선사할지는 모르지만 빠른 좀비'는 걷는 좀비에게서 느낄 수 있는 조이는, 쪼이는 맛이 없다. 대니 보일 감독이 << 28일 후 >> 에서 처음으로 빠른 좀비를 선보였을 때 나는 속으로 외쳤다. " 멍청아, 좀비는 느려야 한다고 ! "

 

좀비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상품 구매력이 상실된 노동자에 대한 은유이다. 왜 아니 그러겠는가, 죽은 자는 상품을 살 수 없으니까. 스타 인문학자 강신주가 서울역 노숙자를 " 좀비 " 라고 말해서 논란이 된 적이 있는데 그가 서울역 노숙자를 좀비로 본 까닭은 노숙자를 " 노동 생산성과 상품 구매력을 상실한 자 " 로 인식했다는 데 있다. 소비하지 않는 행위로 상품 - 자본주의에 저항하자며 괄약근에 힘 꽉 주며 외쳤던 그가  막상 소비하지 않는 행위로 상품 - 자본주의에 저항하는 노숙자를 좀비라고 지적하니 이보다 더 멍청한 논리 모순은 없다.  그는 자본주의적인, 너무나 자본주의적인 사이비 인문학자'다.

내가 수많은 좀비 영화를 보면서 깨달은 것은 ​< 곁 > 을 빼앗긴다는 것의 비애'다.  내 기준에 의하면 좀비는 노동 생산성과 상품 구매력을 상실한 존재이면서 동시에 곁을 빼앗긴 존재'다. 좀비는 사회적 거리와 개인적 거리를 상실한 존재로 그들에게는 자신을 방어하거나 우아하게 살아갈 영토권이 없다. 그들은 영토를 잃고 사유지 없이 떼로 몰려다닌다는 점에서 빈곤한 노마드'다.  강신주는 좀비와 노숙자를 동일한 존재로 인식했지만 좀비와 노숙자의 결정적 차이는 바로 < 곁 > 에 있다.  좀비는 좀비끼리 서로 붙어서 비좁게 사는 존재이고,  노숙자는 사람들이 눈살을 찌뿌리며 가까이 다가가지 않아서 외로운 존재'다.

 

전자는 곁이 없는 존재이고 후자는 곁을 필요로 하는 존재다. 그 차이를 강신주는 읽지 못한다. 말머리가 길었다. 연상호 감독이 연출한 << 부산행, 2016 >> 은 한국 영화에서는 보기 드문 좀비가 떼거지로 등장한다는 점에서 무엇보다도 반가운 영화다.  영화 << 곡성 >> 에서 좀비 한 명이 출현했다고 해서 감격했던 내가 이 영화에서는 좀비를 떼거지로 만나니 기쁘지 않을 리 없다.  다만, 너무 빠르다.  감염 속도도 빠르다 보니 인간에서 좀비로 변하는 과정에서 오는 애틋함과 아슬아슬한 긴장감이 없다.    더군다나 좀비와 한국형 신파를 엮으니 부유하는 느낌이 들고 각각의 캐릭터는 지나치게 전형적이어서 신선한 구석이 없다. 상업 영화, 그 틀 안에서만 작동하는 영화'다. 연상호 감독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아쉬운 대목이다. 

하지만 좀비 장르의 상업적 성공이라는 점에서는 매우 반갑다.  좀비 영화를 즐겨 보는 관객 중 한 사람으로서 이 영화를 보면 장점과 단점이 분명해서 아쉬운 대목이 많지만 어찌 되었든  :   좀비, 너, 한국 진입, 성공적 !   기차는 < ㅁ > 의 공간이지만 < ㅁ > 이 병렬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 ㅂ > 의 세계이기도 하다.  < ㅂ > 에서 뿔처럼 위로 돌출된 두 세로 획은 < ㅁ > 과 < ㅁ > 를 연결 역할을 하는 갈고리'이다.  그것들은 칸칸이 막힌 공간이다.  비좁은 이미지를 효율적으로 사용해야 하는 좀비물에서 이보다 훌륭한 무대 장치'도 없다. 그렇기에 << 부산행 >> 은 연출력보다 기획력이 훌륭한 영화'다. 감독보다는 제작자에게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많은 사람들이 이 영화를 보면서 대니 보일 감독이 연출한 << 28일 후 >> 나 << 월드 워 z >> 를 떠올리겠지만,    나는 이 영화에서 월터 힐의 골때리는 폭력 영화 << 워리어, The Warriors, 1979 >> 가 떠올랐다 3.   << 부산행 >>  은 좀비를 다루지만 좀비는 헬조선을 살아가는 노동자 乙 처럼 보인다.  칸마다 설치된 칸막이는 계급 장벽'이다.  乙은 가축우리인 ㅁ 에 갇혀서 몸을 자유롭게 움직일 공간조차 없는 곳에서 살아간다.   말 그대로 " 살아간다 ".  그것은 살다의 능동이 아니라 어쩔 수 없이 꾸역꾸역 살아가야 하는 수동과 피동이 섞인 세계이다. 인간답게 살 수 있는 비용에 비해 乙이 버는 화폐는 현저히 낮다. 

생존을 위해 굶어야 하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니    88만 원이 인간을 좀비(같은 생활)로 만드는 것이다.  끝으로,  야구부 응원 단장인 진희(안소희 분)가 야구부 선수인 영국(최우식 분)에게 사랑을 고백하자, 주위에 있던 야구부원들이 둘의 사랑을 응원하며 영국에게 " (진희의 사랑을) 받아 줘 ! 받아 줘!  받아 줘! " 라고 외치는 장면이 있는데,  나는 이 장면을 보며 경악할 수밖에 없었다.  살다 살다 이토록 음란한 대사를 들은 적이 없기 때문이다. 나중에 잘못 알아들은 것으로 판명이 나긴 했지만,   내 귀에는 < 받아 줘 > 가 < 박아 줘 > 로 들렸기 때문.  박아 ????!!!!  아, 아아. 왜 이런 착각을 하게 된 것일까 ? 

소년 야구부원이 방망이를 들고 받아 줘 _ 라고 외쳤기 때문에 ?!  모를 일이다. 받아 줘 _ 라는 순수한 소망을 박아 줘 _ 로 이해하는 나는 음탕한 개저씨요, 범성론자인 것 같아 혼자 속으로 울었다. 이상하다. 요즘은 머리가 빨리 자란다. 거세해야 겠다 ■

​                     

1)       김소연, 시옷의 세계

2)            겨우'라는 단어를 좋아한다. 불교 사상을 한 단어로 압축하라면 < 겨우 > 를 선택하겠다. 불교가 지향하는 것은 최소화된 삶인데 겨우는 이 모든 것을 내포하고 있다.

3)            << 워리어 >> 에서 싸움질을 하는 주요 공간도 지하철이다. 각지에서 모인 갱단은 서로 야구 방망이를 들고 싸운다. 모두가 야구 방망이를 휘두르는 것은 아니지만.

 

- 워리어 한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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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이소오 2016-07-28 09: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 ㅋ ㅋ ㅋ ㅋ ㅋ ㅋ

곰곰생각하는발 2016-07-28 09:23   좋아요 0 | URL
웃길려고 하는 소리가 아니라 정말 깜짝 놀랐습니다. 저 대사 나왔을 때
어라.. 이거 뭐지... 막 이런 생각..
왜 요즘 야구에서 성범죄 사건이 다량 까졌지 않습니까..
그 영향이 컷던듯..

시이소오 2016-07-28 09: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맥락이 그렇게 되는거군요. 야구, 방 망이, 선수, 성범죄 .

어릴때 좋하하던 여자애 이름때문에
포기한 기억이 떠오르네요.
학교마다 적어도 한 명이상은 있지 않았나요? 이름은 은애요. 성은 박인

곰곰생각하는발 2016-07-28 09:33   좋아요 0 | URL
감독의 의도 같기도 하고... 스포츠 성 추문에 대한 풍자 ?!
사겨라, 사겨라, 사겨라

하면 될 것을

받아 줘, 받아 줘, 받아 줘..

가 뭡니까. 이거 발음이 조금이라도 새면

박아 줘, 가 됩니다..

syo 2016-07-28 09: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어디서 꿀리지 않을만큼 머리가 빨리 자라는 놈이지만, 곰발님한테는 당해낼수가 없군요!
곰발님 글속에 자주 등장하는 `거울-이미지` 라는 것에 대해 알고싶어졌는데 혹시 추천해주실 책이 있을까요?

곰곰생각하는발 2016-07-28 09:36   좋아요 0 | URL
비장의 책이 한 권 있긴 있는데.... 제가 정말 좋아하는 책은 일부러 소개를 안 하는데..
뭐. 소개하기로 하죠...


바바라 크리드의 << 여성 괴물 >> 이란 책이 있습니다.
잘 안 알려진 책인데 제 개인적으로는 별 6개`입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6-07-28 09:38   좋아요 0 | URL
이 책 읽고 나서는

그 유명한 키냐르의 << 섹스와 공포 >> 를 추천합니다. 제가 한동안 쓴 글의 아이디어 대부분은 이 책에서 얻었습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6-07-28 13:3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막간의 짬을 내 덧붙이자면 :

< 섹스와 공포 > 는 키야르의 저작 중 가장 덜 알려진 에세이인데, 개인적으로는 그의 모든 저작 가운데 최고작이 아닐까 싶다. 읽다 보면 키냐르 문학의 근간은 박학다식이라는 데 모두 동의할 것. 내가 키냐르의 < 섹스와 공프 > 리뷰를 올리지 않은 까닭은 이기심 때문이다. 이런 책은 혼자서 야금야금 읽어야 한다.


< 여성 괴물 > 도 거의 알려지지 않는 책인데, 상당히 재미있는 페미니즘 영화 서적이다. 줄리아 크리스테바의 비체 개념을 기본으로 영화 속 여성 괴물에 대한 생각을 페미니즘적 시각으로 분석한다. 이 책도 절대 추천작 가운데 하나`다.


철학 에세이 < 사량의 지혜 > 도 잘 알려지지는 않았는데 뛰어나다. 동문선에서 나왔는데 얇은 분량에 비해 사유의 깊이는 넓고깊다. 얼핏 롤랑 바르트의 < 사랑의 단상 > 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롤랑 바르트가 베르테르의 슬픔을 통해서 사랑을 사유한다면, 알렝 핑켈크로트는 레비나스의 타자성을 중심에 놓고 사랑에 대해 이야기한다. 사랑은 처음부터 불공평한 차이에서 시작된다고 말한다. 이런 문장 어떤가.

주름진 피부를 가진 타자는 나의 적수가 아니라, 나에게 맡겨진 무거운 짐이기 때문이다.

강준만과 권성우가 공저한 < 문학권력 > 도 읽을 만한 책. 이 책을 읽다 보면 구역질나는 문단의 세계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제대로 파악할 수가 있다. 신경숙과 은희경은 독자가 만든 작가가 아니라 출판 권력이 마사지를 통해 만든 상품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이 책은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cyrus 2016-07-28 14: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음 주에 이 영화를 보려고 하는데, ‘받아 줘’가 나오는 장면이 나오면 곰발님의 글이 생각날 것 같습니다. ㅎㅎㅎ <섹스와 공포>는 예전부터 찜해두고 있었는데, 사서 읽어봐야겠어요. 성을 주제로 한 책이 많이 팔리지 않으면 조용히 절판될 수 있으니까요. ^^

곰곰생각하는발 2016-07-28 14:50   좋아요 0 | URL
섹스와 공포는 곧 절판될 겁니다. 당장 읽지 않는다 해도 사 두는 게 유리하죠.
성에 대한 이야기라기보다는 신화 이야기에 해당됩니다. 적극 추천..

곰곰생각하는발 2016-07-28 15: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영화 10점 만점에6.5 점 준다.

마녀고양이 2016-07-28 16: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야구방망이에서 박아 줘로 이어졌다 하더라도, 머, 거세까지 하셔야겠습니까. ^^

좀비 역시 다양한 은유가 될 수 있겠네요. 은유라는 점에서 저는 예전부터 ˝거울˝에 꽂혀 있었거든요. 그래서 책을 뒤지고 거울의 역사를 찾아 내어 구매했는데, 꽂히기만 하고 책을 읽지는 않은 점이 제 문제점이지요. ㅠㅠㅠㅠ

부산행에 6.5 점의 평점, 어떤 분들은 더 박하게도 주시더라구요.

추신. 음, 제 댓글을 적고 다시 읽는데 묘한 단어에서 제가 멈추게 되네요. 곰발님의 영향을 받은 듯 합니다. 케헴.

곰곰생각하는발 2016-07-28 18:13   좋아요 0 | URL
부끄럽습니다.
굳이 변명을 대자면 요세 야구 선수들이 온통 성추문 사건에 휘말려서
저도 모르게 그렇게 되었습니다. 15세 관람가 영화에서 저런 대사가 나오다니...
ㅎㅎㅎㅎ..
 

 

 

 

 

 

 

 

 

GIRLS DO NOT NEED A PRINCE !

 

 




 

 

 

 

                                                                                             일베의 미러링은 메갈이다(라고 그들은 주장하니 일단은 그렇다고 치자).  공식으로 표현하자면 < 일베 = 메갈 > 이다. 즉, 쌍놈이나 쌍년이나 똑같다는 말이다. 그런데 이런 주장은 엉터리다.

 

왜냐하면 일베의 미러링은 메갈이지만 메갈의 미러링이 일베가 될 수는 없기 때문이다. 메갈은 일베의 여성 혐오에 반항하여 생긴 현상이지만 일베는 메갈의 남성 혐오에 반항하여 생긴 현상이 아니다. 정리를 하자면 일베는 원인이고 메갈은 원인에 따른 결과'다. 일베는 선 - 원인'이고 메갈은 후 - 결과인 셈이다. 그렇기에 둘 다 똑같다는 논리는 성립이 될 수 없다. 어떤 현상에 대하여 원인은 방치한 채 결과 한 덩어리만 도려낸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는다. 본질은 원인에 있다.  일베라는 암세포를 제거하면 메갈은 자연스럽게 사라진다. 메갈의 표현 수위가 높다면 메갈을 비판할 것이 아니라 메갈을 탄생하게 만든 일베를 비판해야 한다.

 

발본색원이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 넥슨 게임에 참여한 여성 성우가 메갈리아에서 판매하는 티셔츠를 입었다고 해서 수많은 남성 유저들이 항의를 한 모양이다. 넥슨 측은 이 불만을 즉각 수용해서 여성 성우를 해고했다. 메갈 인증과 일베 인증을 동일한 것으로 간주한 것이다. 이런 표현을 하면 불난 데 부채질하는 격이겠지만,   사실....... 일베는 소수가 아니라 다수'다.  다만, 일베에 가입을 하지 않았을 뿐이다. 그들은 표면적으로는 여성을 지지하며 일베를 비판하지만 따지고 보면 착한 일베에 지나지 않는다. 안철수가 착한 이명박이듯이 말이다. 한국 남성들이 스스로를 페미니즘을 옹호한다며 여성을 지지한다고 말은 하지만,

 

여기에는 선행 조건이 수행되어야 한다. 여자가 함부로 나대지 않아야 한다는 조건이 붙는다. 그러니까 한국 남성들이 페미니즘을 옹호하며 여성 인권을 존중한다고 했을 때,  그들이 보호하고 싶은 부류는 착한 여자이지 나쁜 여자'가 아니다.  이런 태도는 기만이다. 이와 비슷한 예는 리퀘스트 방송에서 적나라하게 표출된다. 방송 사회자와 패널은 방송에 소개되는 장애인의 후원을 부탁하는데 거의 대부분은 장애인이 착하다는 점을 누누이 강조하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시청자의 눈물과 연민은 도와야 할 대상이 얼마만큼 착한지에 달려 있다. 그렇다면 도발적 질문 하나. 동일한 조건에 놓인 장애인이라고 했을 때 후원자는 (태도가) 착한 장애인과 (태도가) 나쁜 장애인 중 누구를 도와야 할까 ?

 

백이면 백, 착한 장애인을 도와야 한다고 말한다. 그런데 이 태도는 옳지 않다. 빈곤으로 인해 고통을 받는 강도는 착한 장애인이든 나쁜 장애인이든 동일하기에 그렇다.  정치적으로 올바른 태도는 착한 장애인이든 나쁜 장애인이든 동일한 혜택이 주어지도록 노력하는 자세'다.  같은 이유로 한국 남성이 여성 인권을 보호해야 한다면서 그 범위를 착한 여성으로 한정하는 것은 착한 장애인에게만 복지 혜택을 주어야 한다는 주장과 다르지 않다. 자신의 도덕적 잣대로 도움을 주어야 할 대상을 선별하는 태도, 어디서 많이 본 제스츄어가 아닐까 ? 그렇다, 지난 무상 급식 논란에서 새누리가 급식 대상을 가난한 가정의 자녀로 한정해야 된다고 주장하는 것과 같다.

 

당신이 여성 혐오 사회인 한국의 여성 차별에 깊이 공감하고 도와야 한다고 생각한다면 착한 여자이든 나쁜 여자이든 그들의 권리를 옹호할 필요가 있다. 메갈이 사라져야 할 대상이라고 해도 그 표적을 메갈에 두면 안 된다. 누누이 하는 말이지만 제거해야 될 첫 번째 대상은 항상 원인'이다. 니체는 말했다. 현대인은 원인을 결과라고 생각하거나 결과를 원인으로 착각한다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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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오 2016-07-26 16:0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전혀 공감이 안가는 글 입니다 메갈을 페미니즘으로 보니 이런 오류를 범하고 계신듯

곰곰생각하는발 2016-07-26 16:10   좋아요 0 | URL
메갈을 페미니즘으로 보진 않습니다. 일베의 거울 이미지로 볼 뿐이죠. 하지만 남성의 여성 혐오에 대한 여성의 히스테릭이란 생각은 듭니다. 이 히스테릭은 일베의 여성 혐오와는 조금 다르죠. 히스테릭은 흥분 상태를 의미하지만 혐오는 대상에 대한 살의`죠. 이 둘을 동일한 것으로 이해하는 것은 오류입니다..

마립간 2016-07-26 16: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간 베스트`를 가져 온 원인은 무엇일까요?

착한 장애인와 나쁜 장애인이 동일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이 보편적인 보수주의의 성향이죠. (이 성향이 맞는지 틀리는지는 ... 빈곤과도 무관하게 ...)

마립간 2016-07-26 16:11   좋아요 0 | URL
http://www.pressian.com/news/article.html?no=138634

제 주장과 같은 신문기사가 있어 주소를 남깁니다.

남녀차별을 사회불평등으로 일반화하여 남녀차별을 덮으려는 남자의 음모로 비판받을 만한 기사이기는 합니다만.

곰곰생각하는발 2016-07-26 16:12   좋아요 0 | URL
그동안 유지해온 남성성의 권위 해체에 있지 않을까요.
사실 그들의 일자리와 돈과 권위를 빼앗은 것은 1%인데 그것을 여성에게 돌리는 겁니다.
옛날에는 혈통이 계급을 만들어냈다면 지금은 기업이 계급을 만들어내죠.

마립간 2016-07-26 18:36   좋아요 0 | URL
곰곰발 님의 댓글로 이야기가 핵심으로 바로 들어간 것과 같은 느낌입니다.

주변 이야기부터 하면
다른 분과 비밀 댓글로 나눴지만, 저 역시 ‘메갈리안’은 원인이기보다 결과입니다. 그러나 ‘일간 베스트’가 남성성 권위 해체의 결과이자 ‘메갈리안’의 원인이듯, ‘메갈리안’ 역시 결과만이 아닌 원인으로 작동할 개연성이 있습니다.

이야기를 나누고자 했던 주변 이야기는
1) ≪우리는 차별에 찬성합니다 ≫, ≪도덕적 인간은 왜 나쁜 사회를 만드는가≫의 곰곰발 님의 감상입니다. 이 책의 주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2) 한국인이 ISIS에 가담했고, 강남역에서 여성 혐오 살인이 일어난 상황에서 사회의 적절한 대처는 무엇일까요?

핵심 야기로 들어가면,
남녀가 잘 하여 ‘문화-유전 공진화’를 이뤄낸다면, ‘남성성 권위’라는 개념 자체가 없는 사회, 즉 양성 평등 사회가 만들어 질 수도 있죠. (이론적으로)

그러나 사회 현상에서는 자신이 99%에 속하여 1%로부터 착취를 당하면서도 이 사회 구조를 지지하는 (남녀 불문하고) 사람이 많다는 것이죠.

페미니즘에 동조하는 남자들은 이런 생각을 하곤 하죠. 가만히 지켜보기만 하면 우리가 지켜줄게. ; 여성들이 이런 생각을 가진 남자들을 얼마나 반대하고 있는 것일까요?

곰곰생각하는발 2016-07-26 19:07   좋아요 1 | URL
가끔 마립간 님을 보면 소크라테스의 전략을 떠오르곤 합니다. 질문만 계속 던지는 방식 말이죠.
소크라테스의 전략 중 하나는 계속 질문을 던지는 겁니다.
그 질문에 답편해야 하는 사람은 계속 그 질문에 대한 답을 하다 보면 모순이 직면하게 되죠.
그건 반칙입니다.


질문을 하나 던지고 나서 상대방에게 질문을 하나 받아야 합니다. 그게 공정한 게임이죠.
그렇기에 저는 마립간 님의 질문만 하는 소크라테스의 방식은 폭력적이라 생각합니다.

왜 항상 저에게 질문을 계속 던지시는 지 사실 이해가 안 갑니다.
그냥 마립간 님의 의견을 전시하는 게 더 효율적이란 생각을 합니다.
저는 마립간 님을 소크라테스로 생각하고 그 질문에 대한 답변을 해야 하는
제자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항상 질문하는 자가 권위를 갖죠. 한국에서는 말입니다...

그렇기에 답변이 궁해서 대답을 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그 권위적인 질문의 태도에 반대하며 답변을 거부하겠습니다..

마립간 2016-07-27 02:32   좋아요 0 | URL
긴 댓글을 남길까, 짧은 댓글을 남길까 생각하다가 짧은 글로 남깁니다.

곰곰발 님이 제 질문에 꼭 답하셔야할 의무나 책임은 없습니다.

질문에 관한 한국적 상황을 극복 못하는 것이 안타깝지만, 제 페이퍼에 질문 댓글을 남기실 때는 `한국적 상황`을 고려하지 않으셔도 되고,

(곰곰발 님을 포함한 다른 알라디너들께 말씀드리면,) 한국적 상황을 악용하는 나쁜 의도를 가지고 제게 질문 댓글을 남기셔도 괜찮습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6-07-27 09:17   좋아요 0 | URL
오, 제가 마립간 님 댓글을 좀 오독했습니다. 흔들리는 버스 안이어서 집중이... 안 됐습니다.
마립간 님이 저에게 주신 질문을 곰곰 생각한 후, 기회가 되면 포스팅을 하도록 하겠습니다.
흥미진진한 질문이십니다.

다락방 2016-07-26 16: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공감 가는 글입니다. 페미니즘엔 동의하지만 메갈은 안돼~ 하며 빼애액 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놀랐고요, 저는 이제 일베와 소라넷 하는 남자를 걸러야 했다면, 메갈 안돼! 하는 남자들과 메퇘지라는 표현을 쓰는 남자들을 걸러내야 한다고 생각하기에 이르렀어요. 오류 없는 글 잘 읽었습니다.

첨언하자면 제가 메갈을 하든 안하든 페미니스트일 수 있죠. `메갈은 페미니즘이 아니다` 역시 오류입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6-07-26 16:23   좋아요 0 | URL
저도 페미니즘에는 동조하지만 메갈은 절대 안된다는 남성을 많이 보게 되는데, 개인적으로는 동의가 안 되더군요. 페미니즘에 동조하는 남자들은 이런 생각을 하곤 하죠. 가만히 지켜보기만 하면 우리가 지켜줄게. 나대지는 말아. 메갈처럼... 뭐, 이런 태도인 듯..

그렇군요. 메갈은 페미니즘은 아니다 역시 오류라는 지적 공감합니다..

cyrus 2016-07-26 17: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 네이버 댓글에 ‘페미니즘은 인정하는데, 메갈은 아니야’ 이런 식의 내용이 많아졌어요. 저는 이런 댓글이 페미니즘을 더 부정적으로 바라보게 만드는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메갈리아에 반대한다고 해서 페미니즘을 제대로 안다고 볼 수가 없고, 페미니즘을 인정한다고 말하는 태도에서 맨스플레인이 느껴져요. 저는 이 말에서 마치 페미니즘을 잘 알고 있다는 의미의 표현처럼 들렸습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6-07-26 17:06   좋아요 0 | URL
평가하는 자리를 자신들이 차지하려고 하는 거죠.
넌 착한 장애인으로 분류, 넌 착한 여자로 분류.. 고로 도와주겠어..

라는 자세에는 이미 그들과 자신을 평등한 주체로 인정하지 않는 거죠.
이런 이중적 태도는 참 많아요.이런 경우도 있습니다.
공정거래커피가 약자를 돕는다며 선뜻 사면서
정작 시장은 더럽고 불결하다고 꺼리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이게 과연 착한 소비인지... 제가 보기엔 교양의 과시에 지나지 않습니다..


만화애니비평 2016-07-26 19: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뭐든 한도가 있습니다. 남자어린이를 두고 성추행하고, 넥슨어린이집앞에서 담배피고, 남자애들 13세 되면 어째 해줄게 라는 방식에서 페미니즘 논리는 증발되었습니다. 넥슨사애들을 두고 한남충의 애들이니 아무렇지 않다라는 발언에 이미 약자강자 문제가 아닙니다. 일베든 메갈이든 둘 다 틀린겁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6-07-26 19:17   좋아요 0 | URL
저는 그 극단적인 예를 메갈의 중심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모든 것은 모난 구석이 있거든요. 그런 병신 같은 년도 있죠. 그걸 옹호하고 싶은 생각은 0.0000000000000000000000001 %도 없습니다. 그 변방을 중심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그 극단은 메갈의 극단적 부분이지만 일베의 극단은 사실 전체입니다. 그게 다른 거죠...

만화애니비평 2016-07-26 19: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티의 발단도 그런 극단적인 일을 벌인 사람이 법정소송에 걸려 지원하는 차원에서 판매하고 구입했습니다. 변방의 문제가 아니라 현시점의 문제입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6-07-26 19:28   좋아요 0 | URL
메갈이 든 일베든 틀린 것이란 사실을 모르는 사람이 어디 있습니다. 둘 다 틀렸죠. 제가 하고 싶은 말은 둘 다 틀렸다면 결과보다는 원인을 들여다보라는 말입니다. 예를 들어 상류의 똥물을 하류에서 강물로 흘려보냈다고 합시다. 그렇다면 본질은 하류에서 거르지 못한 자의 잘못이 더 큽니까. 아니면 상류에서 똥을 보낸 자의 잘못이 더 큽니까. 똥물 방출이라는 점에서 일베든 넥슨이든 잘못이지만 우리가 관찰해야 될 대목은 그 상류가 아닐까요 ?

만화애니비평 2016-07-26 19: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박가분씨와 하지율 기자글이 생각납니다. 물론 그 시작점이 중요한건 사실이고 일베가 시작점인건 압니다. 하지만 일베는 한국남성의 대표가 아니라 오랜묵은 한국꼰대의 대표죠. 하지만 그걸 남성대 여성이 아니라 계급투쟁의 관점이어야 생각합니다. 일단 곰발님이 뭘 말하고픈지 대략 알겠습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6-07-26 19:50   좋아요 1 | URL
네. 무슨 말인지는 이해는 갑니다. 하지만 전 일베가 한국 남성의 일반적인 얼굴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교양이라는 이름으로 일베를 경멸하는 것일 뿐. 한국 남성은 항상 한국 여성을 동등한 1인으로 생각하지 않습니다. 일단 여성에 비해 우위를 점하고 나서 여성 평등을 말하죠. 전 그게 불편한 겁니다. 담배 피는 년을 쌍년이라고 말하는 건 폭력입니다, 라고 그들이 말하는 것은 굉장히 쉽습니다. 하지만.... 담배 피는 년이 야, 시발... 남성 놈들아. 내가 담배 피는 거랑 네가 담배 피는 거랑 뭐가 다른데... 라고 말하는 것은 용납을 못합니다. 그 차이랄 까요. 전 둘 다 병신 같아서 둘 다 차이가 없습니다. 여자가 병신 같다면 남자는 더 병신 같습니다. 흡연은기호이지 이데올로기는 아니죠..


+

전 딴 마음은 전혀 없습니다. 전 여성들이 남성보다 더 행복한 사회가 이상적인 사회라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이젠 그럴만도 하지 않습니까. 강자를 경멸한다면 여성의 강자는 남성이라는 사실도 뼈아프게 생각해야 될 대목입니다. 무작정 남자가 불쌍하다고 말하는 위안은 불편합니다...

clavis 2016-07-27 03: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뼈 아픕니다
이천년을 변방에서,쭈그리면서,아 여기가 내 자리지 이러고 살았으니까요

이 글
늘 그렇듯이
좋아요^^

곰곰생각하는발 2016-07-27 09:17   좋아요 1 | URL
뼈아프다고 해서 전 진짜로 뼈가 부러지셨나..
그런 생각을 아주 잠깐... ^^

알케 2016-07-28 12: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골발님 글을 늘 애독하는 독자로서 이번 글은 참 동감하기가....
적고 싶은 글은 많으나 이젠 논쟁이 싫은 나이라 줄입니다.

잘 읽었습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6-07-28 13:03   좋아요 0 | URL
늘 같은 견해와 해석만 있을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boooo 2016-07-28 13: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공감가는 글입니다~ (며칠 전 읽었는데 이제야 댓글 남기네요)

곰곰생각하는발 2016-07-28 13:57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며칠 전 읽었는데 이제야 댓글을 남기는 부님에 비해
저는 바로 답글을 남기기로 결심을 했습니다..
 
A가 X에게 - 편지로 씌어진 소설
존 버거 지음, 김현우 옮김 / 열화당 / 2009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가시는 장미의 결심이다 :




 


X가 A에게



 

                                                                                                     그러니까, 이 글은 6년 전 이야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무더운 여름이었다. 촛불의 열망은 꺼졌고 용산 망루는 전소되었다. 나는 한낮의 더위를 피해 지하철을 탔다. 딱히 목적지가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더위를 피하고 싶었으니까. 그뿐이었다. 자리에 앉으면 책부터 꺼내는 습관을 가지고 있던 터, 자리에 앉자마자 소설 책을 꺼내 읽었다.

읽다가 재미가 없으면 종로 어디 즈음에 내려서 광장시장에서 소주 한 잔 하리라 _ 그런 마음으로. 내 예상은 보기 좋기 빗나갔다. 종로를 지나쳤다, 전철은 어느새 녹천을 향하고 있었다. 처음 본 지명이었다. 소설은 내가 손편지를 즐겨 쓰던 시절의 기억을 상기시켰다. 소설 속 그는 나에게 안부를 묻고 있었다. 한겨울 얼었던 수도가 낮 볕에 녹아 녹물을 쏟아내듯, 눈물이 신앙심 깊은 신도의 방언처런 갑자기 터졌다. 당황스러웠다. 얼른 눈물을 훔치고 책을 덮었다.  지난 일들이 빠르게 지나갔다.  마음을 다잡고 다시 책을 펼쳤다. 그때였다. 누군가가 가볍게 내 어깨를 톡톡 두드렸다. 고개를 드니 한 여자를 서 있었다. 맞은 편 좌석에 앉아 있던 여인이었다.

나는 그녀의 손짓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몰라서 잠시 판단을 유보했다. 침묵이 길어질수록 불리한 건 그녀였다. 그녀가 내게 말했다. " 책 제목을 좀..... 알 수 있을까요 ? " 한낮에, 그것도 지하철 안에서 우는 남자의 손에 들려 있는 책이 궁금했던 모양이다.  나는 그녀의 순수한 호기심이 마음에 들어 책의 앞면을 보여주었다. 뒷면을 보여주는 것은 조롱을 의미하니까.   존 버거, A가 X에게. 그녀가 고개를 끄덕이며 제자리로 가려고 할 때 내가 서둘러 말했다. " 저.... 여기요 ! " 이번에는 침묵이 길어질수록 불리한 건 나였다. " 이 책 가지세요.  전 다 읽었습니다. " 그녀 또한 내 순수한 호의를 너그럽게 받아들였다. 사실...... 나는 그 책을 다 읽지 못했다. 내가 내린 역은 녹사평이었다. 이 책을 다시 읽기로 마음 먹은 때는 지금으로부터 2년 전이었다.

다시 읽으니 그때만큼 감정이 북받쳐 오르지는 않았지만 여전히 슬픈 소설이었다. 구글링을 통해 이 소설에 대한 리뷰를 찾아 읽던 중 흥미로운 글을 읽게 되었다. 글쓴이에게 동의를 구하고 여기에 남긴다.



 

" 한 남자가 눈에 띄었다. 책을 읽고 있었다. 요즘은 다들 스마트폰 보느라 책을 읽는 모습을 보기 힘든데 그 모습이 보기 좋아서 노트를 꺼내 그 남자의 모습을 그리기 시작했다. 눈치 채지 못하게 흘깃 보며 그림을 그리다가 그 남자가 울고 있는 모습을 보게 됐다. 무슨 책이길래 저렇게 슬플까 ? 용기를 내 그에게 책 제목을 알고 싶다고 말하자 그는 자신이 읽던 책을 나에게 주었다. 존 버거의 A가 X에게 라는 제목의 서간체 소설이었다. 책을 얻게 된 경우만큼 독특하고 슬픈 소설이었다. 그 남자를 생각하며 나도 울었다. 한낮의 울음이라...... "

 



이 리뷰는 5년 전에 작성된 글이었다. 우여곡절 끝에 나는 그녀를 만날 수 있었다. 우리는 안양교도소 접견실에서 만났다.    그녀는 한국은행 5인조 엽총 떼강도 사건의 주범으로 20년 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었다. 유리벽을 사이에 두고 그녀와 내가 마주보았다.  그녀는 나를 알아보지 못했다. 내가 존 버거의 << A가 X에게 >> 라는 책을 당신에게 주었다고 하자, 그녀는 토끼 눈이 되어서 나를 또렷이 바라보았다. " 아, 그때 그 지하철에서 펑펑 울던 남자 맞지요 ? " 인연이란 참....   나는 오늘도 안양 교도소에 수감 중인 그녀에게 손편지를 쓴다.  보내는 편지 속 내 이름은 샤비에르(Xavier)다.

그녀 이름은 아이다(A ida)이다. 소설 속 두 연인의 이름을 빌렸다. << A가 X에게 >> 로 연인이 된 우리는 소설에서처럼 옥중 서신을 왕래하는 처지가 되었다. 오늘도 나는 편지를 썼다. X가 A에게로 시작되는 편지를 말이다. 지난번에는 A가 X에게로 시작되는 편지 한 통을 받았다. 그녀가 나에게 보낸 편지였다. 

 

A가 X에게

안녕, 나의 사랑 샤비에르 ! 나는 당신을 만질 수 없음에 늘 슬퍼해요. 당신과의 뜨거운 밤을 늘 상상하고는 하다가 어느새 슬픔이 몰려오고는 해요. 나의 사랑, 나의 목숨 샤비에르. 당신을 접견실에서 처음 만난 후 결심을 했죠. 그때부터 숟가락으로 벽을 파기 시작했어요. 놀라지 마요. 어느새 안양천까지 동굴을 팠답니다. 8월 3일을 D데이로 잡고 있어요. 나와 주실 거죠 ? 단 하룻밤이라도 당신과 뒹굴고 싶어요. 내 촉촉한 동굴을 당신에게 활짝 보여주고 싶답니다. 얼마나 촉촉한지, 얼마나 깊은지에 대해서. 아, 아아. 샤비에르. 나의 사랑, 나의 목숨, 나의 운명. 부르면 톡, 하고 터질 것만 같은.


from  당신의 사랑  아이다




 

 


                                   

 

추신 ㅣ 이 리뷰는 이 책을 읽지 않고 작성한 글이다. 하지만 나는 믿는다. 그동안 존 버거가 나에게 선물한, 그 주옥같은 문장들을. 별 다섯은 그 신뢰에 대한 보답이다. 8월 3일 이후로 이 서재에 글이 올라오지 않는다면, 나는 아이다와 함께 모히또 가서 몰디브 한 잔 하고 있을 것이다. 쇼생크 탈출에서 앤디와 레드가 그랬던 것처럼. 사랑을 위한, 이 위대한 엑소더스에 당신의 응원을 바란다. 그녀와 나는 현재 이건희 생가의 금고를 털 계획을 설계 중이다. 쉿,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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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숙 2016-07-26 10: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곰곰생각하는발 2016-07-26 10:33   좋아요 0 | URL

yureka01 2016-07-26 10: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국은행 5인조 엽총 떼강도사건의 주범.....우리나라 소설가들은 전혀 생각할 수 없는 주제가 될 듯....

곰곰생각하는발 2016-07-26 10:34   좋아요 1 | URL
언젠가는 털 생각입니다. 어느 놈은 그냥 100억 불로소득 챙기는데 총들고 10억 정도 훔친다고 감옥가는 건 좀 억울합니다.. 이건희생가 털어서 삼성 반도체 직업병 환자들에게 나눠주겠습니다.

시이소오 2016-07-26 10: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곰발님, 이거 다 창작이시죠?
대단하십니당. 완전속았네용^^

곰곰생각하는발 2016-07-26 11:00   좋아요 0 | URL
이웃분이 이와 비슷하게 써서 저도 써 봤습니다. 이 글에 나온 내용은 모두 사..

지금행복하자 2016-07-26 16: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건희 생가 금고를 털때 저도 끼워 주십시오;; 망 봐드릴께요 ㅎㅎ

곰곰생각하는발 2016-07-26 16:19   좋아요 0 | URL
콜 ! 1종 운정면허 있으시죵 ? 운전하셔야 합니다. 지금행복 님까지 합류하시면 6인조 떼강도단으로 출발하겠습니다.

지금행복하자 2016-07-26 16:22   좋아요 0 | URL
당장 1종 대형으로 바꾸겠습니다 ;;

곰곰생각하는발 2016-07-26 16:33   좋아요 0 | URL
좋아요. 박살내러 갑시다... 탈탈 탈수기처럼 턴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보여주마 !

수유리맨 2016-07-26 16: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헉~~완전 진짜인줄알았어요.

근데 6년전이면 2010년이고 그때가 아마 남아공 월드컵쯔음이었던거 같은데..

˝ 요즘은 다들 스마트폰 보느라 책을 읽는 모습을 보기 힘든데~~˝

요부분에서 살짝 의심했어요^^

그때는 아직 스마트폰이 막 대중화대기 직전이었던때 였었거든요 ㅎ

곰곰생각하는발 2016-07-26 16:34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런가요 ? 제가 워낙 계산 없이 쓰는지라... 헛점이 많습니다..

stella.K 2016-07-26 16: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ㅎㅎㅎㅎ 추신 넘 웃겨욧 빵 터짐!

사실 제가 지금 그렇게 한가한 타임이 아니거든요.
근데 곰발님에 대한 경의의 표시로다가 댓글 남가고 가용

곰발님의 예전의 잊혀졌던 글발을 다시 보는군요.
곰발님 쵝오!! ㅋㅋㅋㅋㅋㅋ

곰곰생각하는발 2016-07-26 17:06   좋아요 0 | URL
날이 더워서 오랜만에 좀 웃자고 쓴 글입니다.
한가한 타임에 오셔서 웃으면서 더위를 날리시기를 바랍니다.
몰디브 한 잔 해야죠..

2016-07-26 18: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7-26 19: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7-26 19: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7-26 19: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7-27 13: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나와같다면 2016-07-26 21: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당신은 충분히 그러셨을것 같아요..

곰곰생각하는발 2016-07-27 09:18   좋아요 0 | URL
제가 은행강도할 거라 믿으시는군요 ? ㅎㅎ

2016-07-27 04: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7-27 09:19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