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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가 먼저 인정한 한강의 채식주의자 :






 

채식주의자와 맨부커 문학상



 


                                                                                                           세계 3대 영화제는 칸느, 베를린, 베니스 필름 페스티발'이다. 문민의 정부 시절,  문화관광부에서 세계 3대 영화제에 더해서 아카데미 영화제를 포함하여 세계 4대 영화제'라고 하자는 제안을 했다1)가 영화인'에게 욕을 " 바가지 " 로 먹은 적이 있다.  아카데미 영화제는 미국의 < 국내 영화제 > 이지 < 국제 영화제 > 가 아니라는 논리'이다. 맞는 말이긴 한데 엄밀하게 말하자면 아카데미 영화제는 국내(미국) 영화제와 국제 영화제 사이에  애매모호하게 걸친 영화제'라 할 수 있다. 

겉만 보면 국제 영화제'다.  선정 기준은 ' 매년 전번 아카데미 시상식 직후부터 12월 31일까지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일주일 이상 개봉된 모든 영어 사용 영화’를 대상으로 하기 때문이다.  꼼수, 외연을 확장해서 지역적 한계를 벗어나려는 얄팍한 속내를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 우리 아카데미 영화제는 < 나쇼날的 > 이기보다는 < W.W.W 的 > 입니다.  ha ha ha ! "    쉽게 말해서,  한국 자본으로 한국 인력을 동원하여 한국에서 촬영되었지만  모든 대사를 영어로 처리한 영화(미국 내에서 일주일 이상 개봉된 영화라는 가정에서)라면 영화제 후보 선정 기준에 부합된다는 말이다.  하지만 아무도 아카데미 영화제를 국제 영화제'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한국 사람이 한국 땅'에서 한국 배우를 대상으로 한국어가 아닌 영어로 일상 대화를 나누는 영화를 기획할 리가 없고  설령 그런 영화를 만들었다고 해도 기껏해야 민병철 생활 영어(학습 교재 영상) 수준을 벗어날 수 없다. 미국이 대자본을 바탕으로 세계 영화 산업 전체를 주도하기는 하지만 아카데미 영화제의  언어적 제한'은 " 팍스 - 잉글리쉬 " 의 한계를 벗어날 수 없다.  볼거리가 화려하다고 해서 그 상이 국제적 명성을 획득하는 것은 아니다. 국제 영화제라는 타이틀을 얻으려면 적어도 다양성 영화의 적극적 포섭을 전제로 해야 한다.

실력만 놓고 보자면 미국 야구가 세계 최강'이지만 메이저리그 월드 시리즈 우승이 곧 세계 야구 우승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  아카데미 영화제는 주요 본상 발표에 앞서 먼저 << 외국어 영화상(비 영어권 영화 대상) >> 을 발표한다.  조용필은 항상 피날레를 장식하는 법이요,  본 요리에 앞서 스끼다시가 나오는 법. 발표 순위를 보면 그 상에 대한 중요도를 파악할 수 있다.  아카데미 외국어 영화상은 전국노래자랑으로 치자면 인기상 정도'다. 그러니까 아카데미 영화제는 작품성보다는 먼저 영어를 사용하느냐 영어를 사용하지 않느냐가 중요한 것이다. 이 정도면 언어 제국주의'다. 

한강의 << 채식주의자 >> 가  맨부커 국제상'을 수상하자 한국 언론이 들뜨기 시작했다. 노벨, 공쿠르와 더불어 세계 3대 문학상이라며 대대적 보도를 하기 시작한 것이다. 세계 3대 문학상이라는 부분에서 의문이 생긴다. 맨부커 문학상이  권위 있고 명성 있는 문학상이라는 데 의문을 가지는 것은 아니다.  맨 부커 문학상은 영국을 대표하는 문학상'이다. 동의한다. 하지만 언어적 장벽을 전제로 하는 맨 부커 문학상이 세계 3대 문학상이라고 한다면 아카데미 영화제도 국내(미국) 영화제가 아니라 국제 영화제'라고 해야 한다.  차라리 맨부커 문학상'보다는 에스파냐語를 사용하는 국가의 문학 작품을 기준으로 하는 세르반테스 문학상이 더 국제적'이다. 

맨부커 문학상이 세계 3대 문학상'이라면 판소리 경연 대회에서 파란 눈의 외국인 몇몇이 춘향가를 완창했다고 해서 남원 판소리 경연 대회를 < 인터내셔널 뮤직 어워드 > 라고 우겨도 된다.    또한 맨부커 국제상은 비 영어권 문학을 영어로 번역한 작품에 주어지는 상이다.  심하게 말하자면 " 올해의 출판 번역상 " 이다.  극심한 출판 판매 가뭄에도 불구하고 << 채식주의자 >> 가 하루에 4만 부나 팔렸다고 한다. 이 정도면 있어도 못 파는 수준을 넘어 없어서 못 파는 지경이 되었다. 한국인은 타자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면서도 동시에 타자의 시선에 민감하다. 서구인이 먼저 알아줘야 비로소 우리 것을 인정한다.  " 세계가 먼저 인정한 ㅡ 류 " 의 인정 욕구'라고나 할까.

< 우리가 먼저 인정한 문학 > 보다는 < 세계가 먼저 인정한 문학 > 이  숭고해 보이는 사고 구조부터 바꿔야 하지 않을까. 방귀가 잦으면 똥을 싸듯이 호들갑이 지나치면 꼴값이 된다 ■


 

 

 

 

 

+  덧대기

 


한국일보 기사는 몇몇 문장을 번역한 문장을 비교하며 " 절묘한 개입 " 이라는 성찬을 하는데, 내가 보기엔 " 과도한 번역 " 인 것 같다. 어두운 숲에서 뾰족한 잎이 돋는 나무들을 헤치느라 팔에 상처가 났다는 원문은 뾰족한 잎이 돋는 나뭇잎 때문에 발이 찢어졌다고 번역한다. 이게 절묘한 개입'인가 ? 번역자는 번역가의 입장에서 채식주의자를 번역했다기보다는 편집자의 입장에서 원작을 자기 취향에 맞게 고쳤다. 

 

 

 

​                              

 1)    정부 기관에서 왜 이런 제안을 했는지는 기억에 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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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립간 2016-05-19 07: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물놀이도 비슷한 경로를 밟았죠. 외국인이 관심을 가지면 따라서 관심을 갖는 ...

한국인은 타자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면서도 동시에 타자의 시선에 민감하다. ; 제 다음 독후감에 인용해야겠습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6-05-19 11:11   좋아요 0 | URL
김덕수인가요.. 이분은 항상 외국에서만 사물놀이를 하세요. 이젠 한국에서는 시시해서 안하시는 듯...
아마도 해외 비용도 다 국가에서 비용 치르지 않았다 츠측이 가기도 하고..ㅎㅎ

하이드 2016-05-19 07:5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일단, 영미권 작가의 영어로 쓰인 소설을 대상으로 하는 맨부커상의 `인터내셔널`부문(에서 올해부터 독립했다고 하는 맨 부커인터내셔널)을 자꾸 맨 부커상 수상이라고 하니깐 신경쓰이구요, 세계 3대문학상도 뭔소린가 싶고, 그렇다고해도 메인인 맨 부커상이 아닌 번역자와 작가에게 상을 주는 맨 부커 인터내셔널을 탄 것을 기존 맨 부커상 수상자들과 같이 논하는 것도 이상합니다. 제가 귀 씻고 싶은 `문학한류`라는 말을 들었는데, (코웃음) 자제들 좀 하셨으면 해요. 곰발님 글 읽고나니, 맨부커 인터내셔널의 외국어를 자국어로 번역한 `번역가`에 더 방점이 찍힐 수도 있겠다 싶습니다. 애초에 저도 흥미롭게 봤던 것이 한국문학 전공의 훌륭한 번역가를 만나 빛을 발한 좋은 작품이라는 점이었구요.

곰곰생각하는발 2016-05-19 11:10   좋아요 0 | URL
웃긴 거죠. 한류 왜 안 나오나 했씁니다. 역시나 문학한류라는 호들갑을..
위에서도 지적했듯이 올해의 출판번역상 정도가 아닐까 싶습니다. 번역가에게도 반반 책임을 선사하는 것을 보면 번역에 방점이 찍히기도 한 거죠..

yureka01 2016-05-19 08: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치 축구의 국대 경기에 대한 관심과 비슷한 수준 아닐까 싶어서요.....문학계가 참 어려운 건 오늘 어제 일도 아닌데,,,,반전의 계기가 되면 참 좋겠지만 늘 그래왔듯이 아놔..

곰곰생각하는발 2016-05-19 11:05   좋아요 0 | URL
국대 경기만 보면 프리미어 리그 같죠. 뭔 놈의 국가대항전만 펼쳐지면 애국심이 그리 나는지...

수다맨 2016-05-19 10:3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제 생각에 이번 수상에 의의와 가치가 있다면 그것은 작가인 한강 씨보다도 번역가인 데보라 스미스 씨에게 적지않게 돌아가야 한다고 봅니다. 저는 한강 씨의 ˝채식주의자˝가 내용적/구도적으로는 범박하다 보지만 작가 특유의 문체 미학과 같은 장점은 살아 있다고 보거든요. 어떻게 보자면 한국 소설의 전반적인 특징(내용이나 상징은 그저그런데 묘사력/문장력은 화려하다)을 강하게 보여주는 작품이 ˝채식주의자˝ 같습니다.
때문에 한강 소설의 장점(섬세하고 수려한 문장의 힘)을 극대화할 수 있는 성실한 번역가를 만난 것이, 이번 수상의 결정적인 동인이라 봅니다. 하지만 본상보다는 그 의미가 한결 낮은 상임에도 언론에서 세계적인 상이라고 호들갑 떠는 모습은 가당찮게 보이네요.

곰곰생각하는발 2016-05-19 11:07   좋아요 0 | URL
횟집 갔으면 회의 신선도를 맛보고 횟감에 대한 칭찬을 해야지
스키다시 예찬으로 흐른 감이 있죠.

그리고 이건 아카데미 외국어상 받고서는 아카데미를 재패했다고 말하는 거랑 같은 뉘앙스..

yamoo 2016-05-19 14:00   좋아요 0 | URL
˝채식주의자˝가 내용적/구도적으로는 범박하다 보지만 작가 특유의 문체 미학과 같은 장점은 살아 있다고 보거든요. 어떻게 보자면 한국 소설의 전반적인 특징(내용이나 상징은 그저그런데 묘사력/문장력은 화려하다)을 강하게 보여주는 작품이 ˝채식주의자˝ 같습니다.

저는 수다맨님의 이 평을 보고 <채식주의자>를 안 보기로 했습니다..ㅎㅎ 오늘 낼 책사러 가야쥐...했는데, 수다맨님의 짧은 평을 보니 이건 제가 읽을 작품이 아닌 듯합니다..ㅎㅎ 제가 적응하지 못하는 부류의 소설이 저런 작품군..ㅎㅎ 감사합니다!!

수다맨 2016-05-24 00:05   좋아요 0 | URL
yamoo님 답글이 많이 늦었네요 ㅎㅎㅎ
저도 8년 전에 읽어본 책이라 다시 읽어보면 지금과는 다른 생각을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뭐 약간의 감흥이 생길 수도 있을 테지요. 그럼에도 제가 좋아하는 작가군 목록에 한강이 추가되지는 않을 듯싶습니다.

yamoo 2016-05-19 13: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우리가 먼저 인정한 문학 > 보다는 < 세계가 먼저 인정한 문학 > 이 숭고해 보이는 사고 구조부터 바꿔야 하지 않을까.

백번 공감할 말입니다. 내 기준이 아닌 남이 설정한 기준에만 따라가려고 하는 거...한번도 자기 자기 기준으로 살아보지 못한 이류 인생의 전형적 사고. 세계가 인정해야 가치가 생기는 것과 같은 착각. 이런 노예근성을 하루 빨리 박멸해야 합니다!

흠...전문 스토커까지 있다는 건 나름 유명세를 떨친다는 반증이라고 봅니다..ㅎ 그냥 귀엽게(?) 생각하시면 될 듯해요..ㅋ

곰곰생각하는발 2016-05-19 14:37   좋아요 1 | URL
한국일보에서 번역의 좋은 예( 뭐라더라? 절묘한 간섭이라는 표현을 했나 ? ) 라고 들은 번역 예를 보면
이건 좋은 번역이 아니라 나쁜 번역의 좋은 예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팔에 상처가 났다는 표현을 그냥 발이 찢어졌다고 번역하질 않나... 좀 웃김...

번역자는 채식주의자를 번역가의 역할로 번역을 한 게 아니라 편집자의 마인드로 작품을 고쳤다는 생각이 드네요..

만화애니비평 2016-05-19 15: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곰발님 인기는 크윽

곰곰생각하는발 2016-05-19 15:37   좋아요 0 | URL
인기는 무슨..... ㅋㅋ

cyrus 2016-05-19 16: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미 봤던 내용의 글이라면 안 보면 말 것을 괜히 다른 회원 닉네임을 언급하면서 비꼬는 심보가 별로네요.

ventus 2016-05-23 09: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알라딘 뉴스레더 클릭으로 들어와서 처음으로 곰곰님의 글을 접했습니다.

앞으로도 자주 들어와서 읽게 될것 같네요.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고맙습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6-05-23 11:05   좋아요 0 | URL
뉴스테러에 내 글이 나왔군요...ㅎㅎㅎ
네에. 자주 방문하시기 바랍니다. 격하게 환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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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까지 가 봤니 :

부덕의 소치



                                                                                                          예술의 도시이자 좌파들의 아지트인 파리(Paris)는 프랑스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깃발만 꽂으면 코끼리 아재들(공화당)이 당선된다는  미국판 대구 달성'인 텍사스에도 파리(Paris)라는 지명이 존재한다.

빔 벤더스 감독이 연출한 << 파리, 텍사스 >> 는 말을 잃은 한 남자가 텍사스 ㅡ 파리'를 찾는 데에서 시작되는 로드 무비'이다.    텍사스에 파리가 있다 / 없다 ?!   정답은 있다.  익숙한 장소 안에서 이질적인 지명을 만나는 경우는 텍사스 - 파리 조합만은 아니다. 경남 창녕군 부곡(면)에는 하와이가 있었고,  충남 충주시 수안보(면)에는 와이키키'가 있었다. < 부곡 ㅡ 하와이 > 와 < 수안보 ㅡ 와이키키 > 조합은 < 텍사스 ㅡ 파리 > 조합과 견줘도 결코 뒤지지 않는다1).

 

 

어쩌면 영화 << 친구 >> 에서 유오성이 장동건에게 하와이 가라고 말했을 때,   그 하와이는  하와이섬 남단의 사우스케이프[]  북위 19°에 위치한 휴양지가 아니라  대한민국 3대 온천 휴양지인 부곡 하와이 가서 때 빼고 광 내고 오라는 주문이었는지도 모른다.  그리고 얼마 되지도 않는 온천장 입장표 내밀며 생색내기 뭐하니깐 비행기표'라며 설레발을 친 것은 아닐까 ?  5,000원짜리 국밥 먹은 손님에게 카운터 주인이 50,000원이라며 농을 거는 것처럼 말이다.  해외 여행이 자유롭지 못했던 옛날에는 온천 휴양지 가서 때 빼고 광 내는 게 일종의 힐링'이었으니까. 대한민국 아재들에게 < 열탕 > 만큼 시원한 곳이 어디 있겠는가.  

어쩌면 영화 << 친구 >> 는 오고가는 상호 의미(부곡 ㅡ 하와이와 미국 ㅡ 하와이)를 두 친구가  서로 오해하는 데에서 비롯된 비극을 다른 영화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잘나가는 사람들이 잘나가지 못하는 순간이 올 때 흔히 내뱉는 " 부덕의 소치 " 라는 말을 들을 때마다 나는 < 러시아 ㅡ 소치 >  조합이 떠오른다.  이제는 < 부곡 ㅡ 하와이 > 조합과 < 수안보 ㅡ 와이키키 > 조합과 더불어 < 부덕 ㅡ 소치 > 도 낯익은 장소의 낯선 장소로 선정할 만하다.   언젠가는 강원도 태백 부덕면'에서 스케이트 타며 질펀하게 놀 일 있으리라.  " 부덕(不德)의 소치(所癡) " 라는 말을 내뱉는 사람들은 주로 사회적 신임을 얻는 자리에 있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하층민이 자신의 잘못을 사과할 때 " 부덕의 소치 " 라는 표현을 쓰지는 않는다.

일단, 소치(所致)라는 단어 뜻일 정확히 알기가 쉽지 않다. 설령,  소치가 한자 所 : 장소, 자리, 위치 와 致 : 다다르다, 도달하다'로 이루어진 단어라는 것을 알고 있다고 해도 그 뜻을 알아차리지는 못한다.  어느 누가 저 조합에서  " 어떤 까닭으로 생긴 일 " 이란 단어 뜻을 유추할 수 있느냔 말이다.  나는 이 사회 엘리트들이 불미스러운 일에 대한 입장을 표명할 때마다 부덕의 소치를 꺼내들 때  속으로 생각한다.   " 개새끼들.... 지랄이 풍년이구나 ! "  부덕의 소치는 잘못을 인정하는 태도가 아니다. 덕이 부족하여 생긴 일이라는 뜻이니,  부덕의 소치 운운하며 < 유죄(有罪) > 를 < 무덕(無德) > 으로 치환하여 사과를 하는 행위는 사과가 아니라 바나나'다. 너나 까서 쳐드세요. 이 글을 마무리할 때가 됐다.

이 글에서 비판하고자 하는 대상이 누구인가를 궁금해 하는 이가 있을 것이다. 혹자는 윤상현 막말 파동 때 그가 부덕의 소치 운운하며 사과한 짓에 대한 비판이라고 생각하는 이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틀렸다.  이 글의 목적은 독후감으로 토마스 모어의 << 유토피아 >> 에 대한 글이다.  나는 이 책을 중학생 때 읽었다. 그것도 무려 중1.  담임 쌤은 서울대가 선정한 세계 명저 100선'을 바탕으로 학생 1명당 두 권 이상의 책을 사서 강제적으로 읽게 했는데,  내게 돌아온 책은,   씨발2).....   존 번연의 << 천로역정 >> 과 토마스 모어의 << 유토피아 >> 였다.  곰곰 생각해도 이 책을 읽었는지 안 읽었는지는 알쏭달쏭하지만 분명한 것은 두 책에 대한 독후감은 작성했다는 점이다. 쌤은 독서 행위가 세계를 구원하리라 - 주의자'였으면서

동시에 학생에겐 매 타작이 보약이라고 믿으시는 분이셨다. " 책을 읽지 않으면 죽도록 맞아야제 ~ "  다들 아시다시피 유토피아는 < 없는 ( ou ㅡ ) > 과 < 장소 ( topos ) > 를 결합하여 만든 단어'이니 유토피아는 현실에는 없는 장소, 다다를 수 없는 장소를 뜻한다. 텍사스 ㅡ 파리는 지명에 있는 장소이지만 없는 장소이고,  < 부곡 ㅡ 하와이 > 와 < 수안보 ㅡ 와이키키 > 도 있는 장소이지만 없는 장소'이다.  색깔은 다르지만 < 미아리 ㅡ 텍사스 > 나 < 청량리 ㅡ 텍사스 > 도 마찬가지다. 와이키키, 하와이, 텍사스는 거기 있지만 거기 없는 곳이다.  부덕의 소치도 마찬가지'다.  사실,  부덕이라는 지명은 대한민국 지도'에는 없다.  부덕의 소치'는 다다를 수 있는 장소 ; 所致'가 아니다. 그런 의미에서 그곳 또한 유토피아'다 ■




​                       

1)  이런 이질적인 조합의 판타스틱하며 에스에푸적 조우는 < 미아리 ㅡ 텍사스 > 에서 정점을 이룬다. 옛날에는 집창촌을 텍사스촌(ㅡ村)으로 부르곤 했다.

2) 어떤 놈은 << 이솝우화 >> 나 << 허클베리 핀 >> 을 배당받기도 했다.  해도 해도 너무 한 것 아닌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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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reka01 2016-05-18 09: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글..참 재미잇게 읽었습니다..ㅎㅎㅎㅎ부덕의 소치..소치에 부덕이 있나 싶을 정도로 ㅋㅋㅋㅋ중학생때 유토피아라니..ㅎㅎㅎ그러게요~~

곰곰생각하는발 2016-05-18 10:18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제가 알기론 독자적 소행이었던 것 같습니다. 내 반에서만 학급 도서관을 운영했거든요.. ㅎㅎㅎ. 각자 자기가 맡은 책을 사서 읽고 학급 책장에 책을 두었습니다. 아무나 읽으라고 말이죠...

시이소오 2016-05-18 11: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기호의 단편이 떠오르네요. 중동에 30년 살았다는 할머니 때문에 비행기에서 자리를 옮겨 달라는데,
이 할머니 부천시 중동에 사신다고.
이 남자, `부덕의 소치`가 아닐런지요. ㅎㅎ

곰곰생각하는발 2016-05-18 11:24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부천의 중동도 좋은 예이네요.. 부천의 중동.. ㅋㅋㅋ

yamoo 2016-05-18 22: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존 번연의 << 천로역정 >> 과 토마스 모어의 << 유토피아 >> ..ㅋㅋㅋㅋㅋ 중학생 때 말이지요~ㅎㅎ

전 중학교 때 국어 시험이었는데, 방학 때 현진건의 <무영탑>을 읽고 거기서 문제 낸다고 했는데, 하두 놀아서 숙제를 까먹고 셤 당일날 진짜 하나두 모르는 상태에서 셤을 봤네요..ㅋㅋ 40점..ㅎ 제 국어점수 역대 최하점수였다는..ㅎㅎ

근데, 중학교 때는 계속 이런 시험이 종종 시행됐는데, 그때마다 책을 읽지 않아 항상 점수가 바닥이었다는...ㅋㅋ 그래도 읽지 않았다고 때리지 않아 그게 좋았다는 기억이 나네요..ㅎ

곰곰생각하는발 2016-05-19 11:24   좋아요 0 | URL
아니 중학생에게 왜 그런 시련을 주는 지 모르겠습니다 어디 봐서 서울대 100선이 중학생 수준입니다.
피해본 사람 많았습니다. ㅎㅎㅎㅎㅎㅎ...

아마도 선생이 저를 미워했던 것이 분명합니다..

따뜻한사람 2019-07-05 07: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 아침..(부덕의소치)에 대한 해석이 맘에 확 와 닿습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9-07-05 16:26   좋아요 0 | URL
고맙습니다..
 
호밀빵 햄 샌드위치
찰스 부코스키 지음, 박현주 옮김 / 열린책들 / 2016년 4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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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스 부코스키의 첫 번째 마니아입니다 :  




 



재미없고 멍청한 애들 


 



  

                                                                                                     

 

​                                                                                  내가 좋아하는 청감(聽感)에 대해 말해볼까.   먼저 당부의 말씀.  " 취존1), 알지요 ? "  ( 라이너 릴케라는 이름보다는 라이너 마리아 릴케라는 풀-네임의 어감이 더 좋듯이 )

 

찰스 부코스키'라는 표기보다는 찰스 부카우스키'라는 표기'가 더 근사하게 들린다.  좀더 귀족적 이미지'랄까 ?  전자가 서유럽풍 이미지라면 후자는 동유럽적 이미지를 연상케 한다. 내 귀에 부코스키는 가볍게 들리고 부카우스키는 무겁게 들린다.  " 고딕 " 스럽고 " 고집 " 스러운,  시대에 뒤떨어진, 봉건적인, 몰락한,      아......  고성(古城)에서 사는 폐족 같은 느낌.  찰스 부카우스키'라는 작가를 알지 못하는 사람'이라면   내 이야기를 듣고는 찰스 부카우스키를 연상할 때 창백한 드라큘라 백작 이미지'를 떠올렸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왠열 ~   책날개에 박힌 작가 프로필 사진을 보면 지적인 면모라고는 온데간데없고 그 자리에 촌스럽기 거지없는 아저씨 얼굴 하나가 뙇. " 누구세여 ? "    

그가 누구냐 하면   :   노동자 정서를 대변하면서 동시에 반(反)노동'을 찬양했고,  문학은 거들 뿐 문학을 핑계로 고래도 아니면서 고래고래 술고래2) 가 되어 반인반어(半人半漁) 를 연기했으며, 승률 좋은 경마광'을 꿈꿨던 이가 바로 찰스 부카우스키 님'이시다.  또한 님포마니아(nymphomania)이면서 예쁜 여자만 보면 두렵다고 고백하는 소심한 남자이기도 했으니 고고하고 도도한 귀족 이미지보다는 미미하고 시시한 뱃놈 이미지에 가까운 인물이었다. 내가 < 찰스 부카우스키 월드 > 에  입문하게 된 계기'는 문학이 아니라 바벳 슈로더 감독이 연출한 << 술고래, barfly 1987 >> 영화'였다. 부코스키는 이 영화의 각본3)을 썼다.  하지만  나는  이 영화가 찰스 부카우스키의 자전적 요소가 담긴 영화라는 사실을 알아차리는 데에는 오랜 시간이 흐른 후였다.

첫 번째는 이 영화를 볼 당시에는 찰스 부카우스키라는 작가에 대해 아는 것이 전혀 없었고, 두 번째는 찰스 부카우스키를 연기한 배우가 미키 루크'라는 데 있었다.  지금이야 망가진 얼굴의 대명사가 되었지만 그가 젊었을 때는 알랑 드롱에 견줄 만한 외모를 자랑하던 배우였다(이 사실을 당신이 알랑가 몰랑).  딱 잘라 말해서,  코미디언 故 이주일의 일생을 다룬  전기 영화에서 송중기가 이주일 연기를 하는 꼴이다.  << 호밀빵 햄 샌드위치 Ham on Rye, 1982 >> 를 읽다 보면 자연스럽게 영화 << 술고래 >> 를 떠올릴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소설 후반부(챕터 54 ~ 58)는 핸리 치나스키가 성인이 되어 술집 2층에 있는 숙소를 얻는 에피소드가 영화 내용가 상당 부분 겹치기 때문이다.

소설 말미는 핸리 치나스키가 술 마시고 싸우고, 술 마시고 싸우고, 술 마시고 싸우는 장면들로 채워져 있다. 소설은 성인이 된 핸리 치나스키가 어린 꼬마아이와 함께 기계식 권투 오락 게임을 하는 것으로 끝난다.

 

 ​

                   10센트를 더 넣자 파란색 트렁크 팬티가 튀어 올랐다. 아이는 한쪽 방아쇠를 쥐어짜기 시작했고, 빨간색 트렁크 팬티의 오른팔이 펌프질하고 펌프질했다. 나는 파란색 트렁크 팬티를 잠시 동안 뒤에 서 있도록 놔두면서 생각했다. 그런 후에 아이를 향해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파란색 트렁크 팬티가 두 팔을 마구 휘두르며 파고들도록 움직였다. 이겨야겠다는 기분이 들었다. 굉장히 중요한 일 같았다. 그 일이 왜 중요한지 알 수 없어서 계속 생각했다. 나는 왜 이것이 무척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을까 ? 그러자 또 다른 나의 일부가 대답했다. 그냥 중요하니까. 그때 파란색 트렁크 팬티가 다시 주저앉았다. 털썩. 똑같이 철이 쩔껑거리는 소리가 났다. 나는 작은 녹색 벨벳 매트 위에 등을 대고 드러누워 있는 내 선수를 보았다

ㅡ 413

  

이 문장을 읽었을 때, 불현듯 영화 << 술고래 >> 에서 고래도 아니면서 고래 연기를 해야 했던 미키 루크'가  떠올렸다. 할리우드에서 가장 잘나가는 배우 중 한 명이었지만,  그는 배우 생활을 접고 권투 선수가 된다.   권투 선수로서의 실력은 할리우드 생활'만큼 화려하지는 않았다.   소설 속 문장처럼 파란색 트렁크 팬티를 입은(혹은 빨간색 팬티 트렁크를 입은)  그는 " 작은 녹색 벨벳 매트 위에 등을 대고 드러누워 있기 " 일쑤였다.       수많은 펀치는 그의 잘생긴 얼굴을 하나둘 망가뜨렸다.  그는 점점 미남에서 추남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지킬에서 하이드가 되어갔던 것이다.  그는 왜 화려한 할리우드 생활을 버리고 권투를 선택했을까 ?   추남이 된 미키 루크 얼굴을 보면 얼핏 설핏 찰스 부카우스키가 엿보인다. 

강고하지만 둥근 어깨,  얽은 얼굴,  굽은 등.  영화 << 레슬러 >> 에서 미키 루크는 별다른 분장 없이도 찰스 부카우스키의 분신처럼 보였다.  피부 곰보였던 젊은날의 핸리 치나스키를 연기했던 그가 늙어서 핸리 치나스키가 되어 돌아온 것이다. 울컥해지는 대목이다.  찰스 부카우스키는 분신인 핸리 치나스키의 고백을 빌려 다음과 같이 말한다.

 ​

            그동안 가난한 애들과 지질한 애들, 멍청한 애들이 내 주위에 몰려들기 시작했다...... 내 주위에는 강한 애들 대신 약한 애들이, 잘생긴 애들 대신 못생긴 애들이, 승자 대신 패배자들이 꼬였다. 평생 이런 애들을 일행 삼아 여행해야 하는 것이 내 운명인 듯싶었다. 그것 자체는 내가 이런 재미없고 멍청한 애들에게 거부할 수 없는 매력을 가졌다는 사실만큼 거슬리지 않았다

ㅡ 219

 

이 문장을 읽고 나자, 나는 요실금 환자처럼 웃음이 실실 새어 나왔다.  며칠 전  내 알라딘 북플에 이런 메시지가 떴었다.    " 곰곰생각하는발 님은 찰스 부코스키의 첫 번째 마니아입니다. "  그렇다,   나는 " 가난하고 지질하며 못생긴, 이런 재미없고 멍청한 애들 " 중 한 명이다 ■ 




​                 

1)    취존 : 취향입니다. 존중해 주시죠 ?

2)    찰스 부카우스키는 고래 연기의 달인이면서 동시에 파리(fly) 연기에도 일가견이 있다. 그는 파리도 아니면서 파리 연기를 멋들어지게 연기했던 술집죽돌이(barfly)였다.

3)    바벳 슈로더 감독과 찰스 부카우스키의 인연은 바벳 슈로더 감독이 1982년에 << 더 찰스 부코스키 테이프 >> 라는 다큐멘타리 영화를 만들면서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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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다맨 2016-05-16 10: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을 장바구니에 담아놓고서 여지껏 구매를 잊고 있었네요. 오늘 곰곰발님께서 리뷰를 써주신 덕택에 이제야 이 책이 생각났습니다.
찰스 부코스키는 정말이지 독특하고도 보석 같은 작가입니다. 예전에도 말했던 바지만 그는 어느 글에서건 사실상 똑같은 얘기만 되풀이합니다. 도박, 섹스, 음주, 반노동, 고독, 자유, 개인 등을 선호하고 역설하는 얘기가 작품 세계의 주종을 이루지요. 부코스키는 어떻게 보자면 동어 반복이 아주 심한 작가인데, 그럼에도 작가와 작품이 조금도 밉지가 않습니다. 아마도 자기 삶과 생각을 이렇게만치 가감 없이, 망설임 없이 글로 옮기는 작가가 흔치 않아서일 겁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6-05-16 11:08   좋아요 0 | URL
실증이 안 나는 이유가 핸리 치나스키가 나오는 소설이 일종의 한 편의 소설이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우체국, 패토텀, 여자들, 햄.. 이렇게 4편은 소설 네 편이라기보다는 한 편의 소설을 4권으로 분리했다고나 할까요. 그가 죽기 전에 완성했다는 장편 소설 펄프`가 출간되기를 고대하고 있습니다..

표맥(漂麥) 2016-05-16 12: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짜몬 글을 이렇게 찰지게 쓸 수 있을까? (부럽다) ^^

곰곰생각하는발 2016-05-17 12:26   좋아요 0 | URL
부럽긴요. 허접한 글일 뿐입니다. 허허허허..
(이런 댓글 좋아합니다 ㅎㅎ)

cyrus 2016-05-16 16: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민 교수님의 책에 관한 글을 세 편(서평 두 편)이나 썼는데도 ‘서민 마니아’라는 메시지를 받지 못했습니다. 이래서 알라딘 시스템은 믿을 게 못 됩니다. ㅎㅎㅎ

곰곰생각하는발 2016-05-17 12:27   좋아요 1 | URL
서민 님 인기도에 비하면세 편은 좀 부족합니다.. ㅎㅎ

cyrus 2016-05-17 12:49   좋아요 0 | URL
ㅎㅎㅎ 그런가요? 좀 더 분발하겠습니다. ^^

yamoo 2016-05-18 22: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부코우스키 전집을 꼭 장만해서 곰발 님에게 자랑질하는 페이퍼를 쓰도록 해 보이것습니다요~~ 불끈~!

곰곰생각하는발 2016-05-19 11:22   좋아요 0 | URL
부코우스키 전집이 과연 마련될까요? ㅎㅎㅎㅎ 이 양반 소설보다는 시집이 많을 겝니다..

시시프 2016-05-22 00: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고 반갑습니다. 저도 부코스키를 사랑하는 독자입니다. barfly에 부코스키가 잠시 출연하기도 했었죠? 부코스키 테입이 바벳 슈로더 감독인 줄은 몰랐는데 그런 인연이 있었군요. 팩토텀은 `삶의 가장자리에서`라고 타이틀이 바뀌어 나왔던가요. 삶의 가장자린지 생의 가장자린지 헷갈리긴 합니다만, 맷 딜런이 그의 최고의 연기를 보여주었고, 메리사 토메이가 역시나 귀엽고 사랑스러웠던 것으로 기억하네요. `미친 시인의 사랑`은 어떤 책과 내용이 상당히 겹쳤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번역을 잘못한 문장들이 왕왕 보였습니다. 역시 부코스키에 목마른 분들이라면 절판된 책들을 갖고 싶어 찾아나서겠죠? 이번에 민음사에서 그의 시를 출판해줘서 처음으로 그의 시를 읽게 되었네요. 아, 아무튼 부코스키를 사랑하는 분을 만나니 너무 반갑습니다. 좋은 글 많이 써주시길 기대합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6-05-22 11:59   좋아요 0 | URL
아. 이토록 놀라운 박학다식.... 제 일 마니아는 제가 아니라 시시프 님이신 것 같습니다. 이야,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근데 술고래에서 부코 할베 나오셨나요 ? 옛날에 멋모르고 보아서 나온 줄도 몰랐습니다. 함 찾아봐야겠습니다...이렇게 부코 마니아를 만나니 진심으로 반갑습니다.. 시시프 님 만세 ~~
 

 

 



 

 

 

 

 

 

 

 

 

 

 

 

 

 

 

 

 



 

 

 

 

 

 

 


 

사이코 : 낫은 기역(ㄱ)보다는 니은(ㄴ)에 가깝다



                                                                                                      낫은 기역(ㄱ) 자를 닮았지만 동시에 니은(ㄴ) 자도 닮았다.    낫의 방향이 어디를 향하느냐에 따라 기역(ㄱ)으로도 보이고 니은(ㄴ)으로도 보이는 것이다. 하지만 나는 항상 낫이라는 낱말을 떠올리면 기역 자보다는 니은 자가 먼저 연상이 되어서 어릴 때 " 낫 놓고 기역 자도 모른다 " 는 속담을 이해할 수 없었다.  < 낫 > 과 < 기역(ㄱ) 자 > 가 닮았나 ?!  낫 놓고 니은(ㄴ) 자도 모른다고 해야 하지 않을까, 이런 의문.

사실,  < 낫 > 이라는 사물의 형태와 < 낫 > 이라는 낱말은 모양새가 닮았다.    낫이라는 낱말이 낫이라는 사물을 닮았으니 상형 문자와 비슷하다고 말해도 크게 이상하지는 않다.  그래서 그런가 ? < 자신 > 이라는 단어를 볼 때마다 < 자식 > 이라는 단어를 연상하게 된다. 자신이라는 낱말에서 종성 니은(ㄴ)을 이리저리 돌려놓다 보면 자식이 되니까 왠지 두 단어는 한배 같다는 생각도 든다. 한국인은 자신과 자식을 한몸처럼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효(孝)를 바탕으로 한 가족주의는 자신과 자식을 동일자로 생각하는 데서 출발한다. < 나 > 는 < 너 > 다 ! 이런 말을 하면 어버이연합으로부터 종북 좌파 빨갱이 개 호로새끼'라는 소리를 들을 것이 분명하지만 피아(彼我)의 경계를 무너뜨리는 합일의 욕망이 같잖다.

나는 나고 너는 너지, 어째서 나는 너가 될 수 있느냔 말이다.  서양에서는 흔히 볼 수 없는 가족 동반 자살이 한국에서 유독 많이 발생하는 이유도 그 심리를 파고 들면 자신과 자식을 하나로 연결하고자 하는 마음에서 비롯된 선택이다. < 나 > 가 불행하니 < 너 > 도 불행할 거란 생각. 자식을 하나의 인격체로 생각하지 않고 자신의 소유물 따위로 생각하는 것이다. 이처럼 피아 구별이 불가능한 애착은 자신의 욕망을 대상(자식)에게 투사하게 만든다. 좋게 말하면 애착이지만 나쁘게 말하면 집착이다. 상황이 이 지경이다보니 서로가 서로에게 바라는 게 많다. 명절만 되면 가족끼리 싸우는 원인도 서로가 투자 대비 가성비가 떨어진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내가 널 어떻게 키웠는데 어쩌면 나에게 이럴 수 있니, 라는 원망에는 자식에게 투자한 비용에 비해 수익성에 낮다는 판단이 작용한 결과인 것이다.

이 얼마나 자본주의적 가족애'인가. 가족 드라마는 가족애를 찬양하면서 돈 주고도 살 수 없는 행복이라고 말하지만 그 내면에는 투자 심리가 내포되어 있으니 웃긴 꼴이다. 아가페적 사랑과 헌신이 반드시 정답은 아니다. 자신과 자식은 서로 뜻이 다른 단어'다.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의 그 유명한 영화 << 사이코 >> 는 관객에게 부모와 자식 간 피아 구별이 불가능해지면 좆될 수도 있다는 교훈을 준다. 이 영화는 자신(어머니)과 자식(노먼 베이츠)이 분리되지 못하고 하나가 될 때의 비극을 다룬다. 나는 이 영화를 볼 때마다 << 가족끼리 왜 이래 ? >> 라는 드라마'가 떠오른다. 가족에 대한 지나친 믿음과 그 믿음을 바탕으로 한 무리한 요구들이 한국 사회를 불행하게 만든다.

맹랑한 목소리로 가족끼리 왜 이래, 라고 되묻지 말자. 가족끼리 그래도 된다. 부패 지수가 높은 나라일수록 가족주의에 집착한다는 통계가 있다. 딴청은 능청스럽게 핵심은 간략하게. 영화 << 사이코 >> 에 대한 리뷰의 맺음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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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6-05-15 11: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부패 지수가 높은 나라일수록 가족주의에 집착한다.
새로운 학설이군요.
암튼 저도 곰발님 생각에 동감입니다.
가족끼리 친해야 한다. 잘 지내야 한다는 강박은 이제 좀 없어져야 하는 것 같습니다.
그냥 가급적 서로에게 짐이 되지 않으면서 평화 공존하려고 노력하면 좋은 거지,
예전처럼 누군가의 일방적인 희생은 옳지 않다고 봅니다.
지나친 온정주의도 옳지 않구요.
사람은 기본적으로 홀로 있으려는 욕구와 함께 있으려는 욕구를 상충시키며 진화해 온 동물 아니겠습니까?ㅋ

곰곰생각하는발 2016-05-15 13:14   좋아요 0 | URL
가톨릭 국가가 보통 가족주의잖아요. 이탈리아나 필리핀... 유럽에서 부패 지수가 가장 높은 나라가 이탈리아이고, 필리핀은 뭐 워낙 유명하지 않습니까.. 수치로 나온 예입니다..

부패의 원형은 우리끼리끼리 해먹자 아니것습니까.. 개인주의보다 가족주의가 부패가 심합니다..
 
나는 이런 책을 읽어 왔다 - 다치바나 식 독서론, 독서술, 서재론
다치바나 다카시 지음, 이언숙 옮김 / 청어람미디어 / 2001년 9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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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구두구두구두구




 

       구두 이야기



 

동화 속에서 신데렐라는 왕자님과 결혼하여 계급 장벽을 무너뜨린 입지전적인 여성이 되었다.     그녀의 인생 역전 로또는 < 구두 > 였다.  그녀가 무도회장을 떠나면서 남긴 것은 발에서 벗겨진 구두 한 쪽.  왕자님은 방을 붙여 잃어버린 유리 구두의 주인을 찾아 나선다1).  자고이래로 자기 발에 딱 맞는 구두는 찾기 힘든 모양이다.   인생 역전을 위해 수많은 아가씨들이 유리 구두를 신어보지만 크거나 작거나.  뭐, 다들 아시는 동화이니 자세한 내용은 생략하기로 하자.   신데렐라 10자평은 이렇다   :   새 구두는 불편하다.            오늘은 구두에 대한 썰(舌)을 풀어 볼까 한다. 기대하시라.  두구두구두구두구.......   아니,  구두구두구두구두.



읽는 기계,                  다독의 대명사인 독(讀)한 다치바나 다카시 달인이 쓴 << 나는 이런 책을 읽어 왔다 >> 라는 책은  제목 그대로 책에 대한 이야기'다. 그가 보유한 책이 수만 권이니 일일 독서량 또한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일 터.  책 깨나 읽었다는 사람들이 예외없이 정독을 모범 답안으로 내놓을 때,  독한 다치바나 다카시 선생은 속독을 권유한다.   그가 말하는 독서론은 간단하다. " 인생은 짧고 읽을 책은 많으니,  후딱 ~ 읽으셔 ! "   그가 내놓은 << 후딱 읽기 ㅡ 요령 >> 中  하나는 동종 테마의 책을 몰아서 읽는 것이다.  특정 분야를 공부하고 싶으면 우선 가벼운 개설서를 먼저 읽고 나서 바로 입문서를 읽는다. 그리고 나서 그와 관련된 동종 테마의 책들을 연속적으로 읽는다. 그가 이 방법을 권유하는 까닭은 속독이 가능하기 때문이란다.

동종 테마(의 책)이니 첫 번째 책보다는 두 번째 책이 읽기에 수월하고,  세 번째 책보다는 네 번째 책이 읽기에 수월하다. 내용이 서로 겹치는 부분이 많을 뿐만 아니라 동종 지식이 축적되다 보면 속독이 가능하게 된다. 경기를 펼칠수록 더욱 강해지는 인공지능 알파고 시스템과 같은 이치'다.  그러니까, 마르크스를 읽고 나서 프로이트를 읽는 것보다는 마르크스를 읽고 나서 알뛰세르를 읽거나 프로이트를 읽고 나서 바로 라캉을 읽는 것이 속독에 도움이 된다는 말이다. 다치바나 다카시의 철학은 다음과 같다. " 입문서 한 권을 정독하기보다는 입문서 다섯 권을 가볍게 읽어치우는 편이 낫습니다2) "   쉽게 말해서 이 분야 저 분야 두서없이 읽지 말고  한 분야'에 몰빵하라는 말이다.  다치바나 다카시......  이런 분이야.   


< 몰빵 > 이라는 속된 말이 나와서 하는  말이지만,  나도 " 몰빵 " 하면 한 몰빵 했던 사람이었다.  하나에 꽂히면 " 그것 " 만 한다.  하지만 몰빵의 미덕이 독서 영역이 아닌 소비 영역으로 뻗치면 문제는 달라진다.  한때 " 니트 넥타이 " 에 꽂힌 적이 있어서 니트 넥타이'를 열심히 사서 모은 적이 있다.  안다,   나도 알고 있다.  명품을 모으면 콜랙터(collecter)가 되지만, 싸구려 가품을 모으면 호더(hoarder)가 된다는 것. 그래서 의미 없다는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싸구려 니트 넥타이를 열심히 모았다.  하나둘 모으다 보니 넥타이 공장을 차려도 될 만큼 모았다. 문제는 언제 그랬느냐는 듯이 실증이 난다는 점이다. 발품 팔아서 모은 열정은 온데간데없고,  어느 날 갑자기 한갓 천조각으로 보이는 거라. 

이깟,   천조각 따위나 모으려고 사나이로 태어났단 말인가 !   희귀 비디오를 모를 때도 마찬가지였다.  평택까지 가서 웃돈을 주고 사왔던 그  수많은 희귀 비디오 테이프들이 어느 순간 폴리에스테르 플라스틱 쓰레기로 보이는 거라.   열정이 식을 때 내가 선택한 방식은 가혹하게도,  가혹하게도, 아아. 가혹하게도 쥐도새도 모르게 한방에 처리하는 것이었다.  이 정도면 신경쇠약 직전의 조울증적 소비 습관'이라 할 만하다. 구두도 마찬가지였다.   금강제화 랜드로버에 꽂혀서 랜드로버를 사 모으기 시작했다.  한달에 두세 켤레를 산 적도 있다. 그렇게 모으다 보니 1년에 4,50켤레를 사게 된 것이다.  문제는 새 구두는 불편하다는 점이다.  새 구두가 50켤레에 육박했지만,   정작 내가 신고 다니는 구두는 뒷굽이 닳을 대로 닳은 낡은 신발이었다. 

단순한 이유.   새 구두는 불편하고 낡은 구두는 편하니까.  새 구두를 신고 발에 땀이 나도록 뛰어다녀야 하는 것은 악몽이니까.  신발과 신발 주인의 관계는 야생마와 카우보이의 관계와 비슷하다.  새 신발과 날뛰는 야생마는 길들여야지 편해지는 법.  신발은 뒷굽이 닳아서 보기 싫어질 때 가장 편한 상태가 된다.  애인도 그렇다.  좋은 애인은 낡은 구두와 같다.  내가 사 모았던 50켤레의 구두는 그렇게 방치되었다.  세월이 흐르자 구두는 먼지가 쌓이고 공기 접촉으로 인해 가죽이 굳게 되었다.   새 구두는 한번도 신지 않은 채 낡은 구두가 되었으니 신지도 않을 신을 사 모으는 것(가지고 싶다는 욕망)만큼  어리석은 짓도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 새 구두이지만 편한 구두는 드물지. 발에 물집이 잡혀야 나중에 편한 구두가 되는 법...... "   

그때 깨달았다  :    ㉠ 읽지도 않을 책을 사 모으는 것은 어리석은 행동이라는 사실,  ㉡  새 책이지만 읽지 않은 책은 낡은 책이라는 사실,  ㉢  지난 일을 되돌아보면 독자를 불편하게 만드는 책이  결국에는 좋은 책이었다는 사실,  ㉣  낡은 구두와 읽은 책과 오래 사귄 애인은 서로 닮았다는 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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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의딸 2016-05-13 10: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치바나 다카시와 구두가 도대체 뭔 상관이냐고 투덜투덜.. 논점 흐리기는 역시 곰곰 님 특기라며 돌아서다가 오래된 애인에서 그만 발목이 콱..
오래된 애인은 좋은 애인이라기 보다는 그냥 낡은 구두같은 사람 아닐까요? 애인이 아니라 그 뭐랄까... 의형제 같은... ㅡ..ㅡ

곰곰생각하는발 2016-05-13 10:50   좋아요 0 | URL
제가 워낙 짬뽕 스타일이라... ㅎㅎ..
맞습니다. 애인과 낡은 구두는 동일어`죠..


아무래도 전 사기꾼 ㅇ 아니... 삐끼적 운명을 가진 놈인 거 같습니다.. ㅎㅎㅎ 제 글이야 거의 다 삼천포죠..
영양가는 업씀..

비의딸 2016-05-13 11:10   좋아요 0 | URL
영양가가 없었다면 골방에 처박혀있길 좋아하는(알라딘 블로그를 소통의 장으로 생각해 본 적이 없어서요..) 제가 이렇게 풀 방구리에 쥐 드나들듯 안할 것 같은데요. 곰곰 님의 논점 흐리기는 특기이며, 매력이기도 하다고 뒤늦게 말씀 드립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6-05-13 11:18   좋아요 0 | URL
이런 반응을 유도하기 위해서 일부러 제가 삼천포 운운한 거죠.. ㅋㅋ
제가 곰 같아도 여우 같은 구석이 있죠... 흐흐....

붉은돼지 2016-05-13 11: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곰곰발님 글을 읽다가 아아아!!! 문득 생각났습니다.
장농 서랍 안에 혹은 옷장 안쪽 구석에 소복하게 쌓아놓은 비디오테잎들....
뭐 이제는 볼려고 해도 플레이어가 없어서 못봐요..ㅜㅜ
dvd도 곧 그 꼴 날것 같은 예감이...

곰곰생각하는발 2016-05-13 11:40   좋아요 0 | URL
그러니깐 말이죠. 이제는 뭘 수집하려 해도...
하드웨어가 단종될까 봐 그러지도 못하겠습니다.
누가 비디오테잎이 사라질 줄 누가 알았겠습니까..
아마 디븨디도 사라질 거입니다...
이젠 수집의 의미가 사라졌어요... 아쉽기도 합니다...



근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떤 테입이길래 은밀하게 비됴테입을 숨겨노셨슴까?

peepingtom 2016-05-13 11: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분야 저 분야 다치바나 다카시 이런 분이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라임의 황태자

곰곰생각하는발 2016-05-13 11:55   좋아요 0 | URL
이 분야 저 분야 다 같은 분이죠.. ㅋㅋㅋㅋ
라임에 살고 라임에 죽습니다... 라임왕이라 불러주십시오.

yureka01 2016-05-13 11: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공감 ㅋㅋㅋㅋ맞습니다..세상에 나온책 나올책 나올 예정인 책..다 못보고 죽습니다.그렇다면 방법은 선택과 집중 할 수밖에 없으니까요...선택은 자신이 좋아하고 재미난 분야를 선택하다보면 이게 쌓이다보면 선택의 깊이가 깊어질 것이니 빨리 읽을 수 있게 될 것이고...집중도 마찬가지로 파고 드니까 더 빨리 속독되는 이치겠지요..

곰곰생각하는발 2016-05-13 11:57   좋아요 0 | URL
다카시 독서법을 저는선호합니다. 문학이나 철학을 빼면 나머지는 발췌독이 정답인 거 같습니다.
사실... 팔 할은 잔소리고 이 할만이 핵심이잖아요. 쓸데없는 군소리는 건너뛰는 것이 정답이란 생각이 들어요..
저는 문학과 철학 빼면 나머지 분야는 거의 다 발췌독입니다..

stella.K 2016-05-13 14: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서 능력있는 남자들에겐 조강지처와 조강지첩이 있다더니
님의 글에서 또 한 번 확인되는 것 같습니다.
난 또 뭐라구...ㅋㅋㅋ

곰곰생각하는발 2016-05-13 14:24   좋아요 0 | URL
저강지첩은 무슨 뜻입ㄴ까 ?

stella.K 2016-05-13 14:55   좋아요 0 | URL
오타입니다. 아시면서...

곰곰생각하는발 2016-05-13 18:00   좋아요 0 | URL
저강지첩이라길래 내가 모르는 사자성이인 줄 알았습니다..

cyrus 2016-05-13 17: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떤 책을 읽을 것인지 생각이 너무 많아지면 책을 다 못 읽게 되는 것 같아요. 속전속결로 읽어야 할 책을 고르고, 후딱 읽어야겠어요. ^^

곰곰생각하는발 2016-05-13 17:59   좋아요 0 | URL
도서관 가면 막상 책만 고르다가 읽지도 못하고 돌아오고는 하죠.. ㅎㅎ

고양이라디오 2016-05-13 17: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치바나 다카시씨와 구두이야기는 `여러 구두를 모으기보다 한 구두를 오래 신어라.` 즉 ˝다치바나 다카시씨 처럼 선택과 집중을 해라.˝ 라는 이야기지요ㅎ?

`구두에 익숙해지면 발이 편하다.`는 `한 분야에 익숙해지면 속독이 가능하다.` 라는 비유지요ㅎㅎ?

곰곰생각하는발 2016-05-13 17:59   좋아요 0 | URL
캬 ~ 아니 어쩜 이리 정리를 잘하십니까..
정리의 달인이십니다.. ㅋㅋㅋㅋㅋ.
마자요. 고겁니다.. 고거예요 ~

수다맨 2016-05-14 12: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쟈나 금정연 같은 서평가들이 도달할 수 있는 극점은 아무래도 다치바나 다카시가 아닐까 싶습니다. 물론 전자는 성실하고 착한(!) 리뷰어 정도에 만족하는 듯 보이지만요.

곰곰생각하는발 2016-05-14 12:40   좋아요 0 | URL
다카시 이 양반, 의외로 시니컬합니다.. 독설가이기도 하고 말입니다.. 문득 조지 오웰 생각나는군요.
직업으로써의 서평가는 지겹다고 했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