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거신 전화번호는......
1. 김종인은 이번 총선을 " 경제 - 프레임 " 으로 몰아갈 모양이다. 민주노동당 권영길 대표가 " 살림살이 나아지셨습니까 ? " 라는 인삿말로 톡톡히 효과를 보았듯이, 김종인은 권영길 성대모사를 하며 말한다. " 살림살이 나아지셨습니까 ? " 더민주 백보드'에는 다음과 같은 문장이 대문짝 만하게 걸려 있다. " 문제는 경제야 ! " 이념 논쟁에서 벗어나 경제 심판론'으로 결판을 내겠다는 소리'다. 뭔, 개소리인가 싶다. 그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 " 병신아, 문제는 경제가 아니라 진짜 문제는 바로 너야 ! " 더민주를 위협하는 요소는 < 북풍 > 이 아니다. 북풍 - 카드는 너무 자주 꺼낸 < 수 > 여서 꼼수가 읽힌 지 이미 오래이다. 오히려 더민주에게 위험한 것은 북풍이 아니라 정치 혐오'다. 당의 명분과 민주주의 절차를 무시한 제왕적 김종인 식 쌈마이 오야붕 정치에 질린 유권자의 정치 혐오(정치 무관심)가 표를 깎아먹는 요소'다. 너나 잘하세요.
2. 누군가 교차로 공터에서 외치고 있었다. 녹색당 후보'였다. 그의 연설을 듣는 < 이 > 는 아무도 없었다. 그는 아무도 듣지 않는 허공을 보며 소리치고 있었다. 서러운 마음'에 잠시 서서 경청했다. 녹색당 후보와 눈이 마주쳤다. < 그 > 가 말했다. " 여러분, 저 위에 걸린 두 개의 플래카드'가 보이십니까 ? 하나는 빨간색이고 다른 하나는 녹색입니다. 그렇습니다, 새누리당 플래카드와 녹색당 플래카드'가 나란히 걸려 있습니다. 저 두 플래카드의 차이점이 무엇인지 아십니까 ? 빨간색 플래카드'는 여러분이 내신 세금으로 비용을 지불한 것이고, 녹색당 플래카드는 저희 당 동지들이 한 푼 두 푼 모아서 자비로 비용을 충당한 것입니다. 한 번 더 눈길, 보아주십시오 ! " 그는 나에게 동의를 구하는 듯한 눈짓을 줬다. 하늘에 걸린 플래카드를 쳐다보았다. 새누리당 플래카드가 바람에 의해 힘차게 펄럭이고있었다. 기개가 하늘을 찌르는구나. 내가 낸 세금이 개새끼'를 선전하는 도구로 쓰이다니.....
3. 진보는 분열로 망한다는 말에는 동의하지만, 보수는 부패로 망한다는 말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보수를 새누리라는 한정된 틀 안에 가둬서 말하자면 보수는 부패 때문에 망하는 것이 아니라 부패 때문에 흥하는 정치 집단'이다. 부패야말로 새누리'가 가지고 있는 위대한 < 힘 > 이다.
4. 코헨 형제의 << 헤일, 시저 >> 라는 영화를 봤다. 믿고 보는 몇 안 되는 감독'이다. 20자평으로 총평하자면 : " 바톤핑크의 명랑 버전, 영화는 계속되어야 한다. " 공교롭게도 << 헤일, 시저 >> 에 나오는 영화사 < 캐피플 픽쳐스 > 는 시나리오 작가 바톤핑크가 소속된 영화사 이름과 동일하다. 할리우드 황금기에 속하는 50년대 영화에 대한 코헨 형제의 오마주'다. 끝내준다.
5. 대한민국 선거 제도는 << 소선거구제 >> 이다. 쉽게 말해서 한 표'라도 더 많은 놈이 이긴다. 반복해서 다시 말하지면 < 51 > 에 속하는 놈의 민의는 반영되지만 < 49 > 에 속하는 민의는 반영이 되지 않는다. 승자 독식인 셈이다. 즉, 49표는 사표가 되는 것이다. 이것을 보완하고자 하는 것이 << 비례제 >> 이다. 비례제는 득표 비율에 따라 나뉜다. 쉽게 설명하자면 50%의 지지를 받으면 50명을 당선시키고, 나머지 50%는 다른 정당 지지 득표 비율에 따라 나뉜다. 이 제도는 << 소선거구제 >> 에서 사표로 전락하게 되는 민의를 반영한다는 측면에서 좋은 제도'이다. 정치 선진국은 " 소선거구제 " 보다는 " 비례제 " 를 채택하는 경우가 많다. 새누리당은 당연히 << 비례제 확장 >> 에 반대한다. 손해를 보기 때문이다. 더민주는 형식적으로는 비례제 확장에 찬성하지만 적극적으로 찬성하지는 않는다. 사실, 더민주도 소선거구제에 따른 이득을 얻기 때문이다. 결과는 비례제를 축소하는 쪽으로 결정이 났다. 이 결정에 손해를 볼 수밖에 없는 쪽은 정의당, 녹색당, 노동당 같은 소수 정당'이다.
6. 길을 걷다가 야외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에 잠시 바삐 걷던 발길을 멈췄다. 왜 또 생각나니. 왜 또 전화기를 드니........ 음악은 과거를 호명하는 힘을 가지고 있지. 노래가 끝날 때까지 서서 들었다. 하루 종일, 내 전화만 기다렸던 여자가, 어느 순간 내 전화만 받지 않던 그때. 세월이 흘러 용기를 내어 걸었던 마지막 통화. 지금 거신 전화는 잘못된 번호이거나 없는 국번이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