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너, 엄마는 있니  :  




 

꼭꼭 숨어라, 몸통 보일라

 

 

                                                                                                  

 



                                                                                                   괴수 怪獸 를 좋아하다 보니 괴수가 등장하는 영화는 의무감으로 보곤 한다1)지루하기 짝이 없는 멜빌의 << 백경 >> 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읽은 데'에는 < 위대한(great) 문학 > 에 대한 갈망 때문이 아니라 순전히 < 거대한(moby) 녀석 > 의 활약상을 보기 위해서다. 거대 개미도 있고, 거대 거미도 있으며,   거대 어미2)    도 있다.  와와,  (괴수 종류가 다양하니)  재미'도 있다.  뭐니 뭐니 해도 괴수물의 하이라이트는 역시 괴수가 등장하는 장면.  그중에서도 백미는 괴물의 전신-숏'이 아닐까.  머리부터 꼬리'까지,  몸통이 드러났을 때 느끼게 되는.    아아, 아찔한 쾌감. 시커멓고 끈적끈적거리며, 울퉁불퉁하고 뒤틀린 하드 바디(hard body)는 경이로웠다.  

저,   피조물은 신이 짜놓은 설계'에서 완벽하게 벗어난 돌연변이'에 해당되지만  나는 돌연변이'가 인간을 이기기를 바랐다.  "  비록,  이 형은 먼곳에 있으나 마음만은 너를 응원하마.   부디,  살아서  너의 뭉툭한 발바닥으로 이 찬란하고 오만한 도시를 짓밟아다오.    역사는 말한다.  창조는 파괴에서 비롯되나니 네가 즈려 밟고 지나가는 길에 무한한 영광 있으라 ! "   나태주 시인이 << 풀꽃 >> 이라는 시에서 자세히 보아야 예쁘고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고 말했듯이,  괴수 또한 자세히 보면 예쁘고 오래 보다 보니 사랑스러운 존재가 되었다.  너무 큰 것(괴수)과 너무 작은 것(풀꽃)은 서로 상반되는 몸뚱아리를 가지고 있지만 둘 다 " 시각의 사각지대 死角地帶 " 에 놓여 있다는 점에서 닮은 꼴이기도 하다.

무슨 말인가 하면       :      너무 작아도 볼 수 없지만 역설적으로 너무 거대해도 볼 수 없다.  지구인이 지구의 구형을 볼 수 없듯이 말이다.  괴수는 거대해서 작은 존재'다.  그렇기에 괴물은 나에게는 미물(微物)이어서 연민의 대상이었다.    영화에서 괴물이 등장하게 되면 과학자들이 제일 먼저 분석하는 것은 << 괴물의 발생학 >> 이다.  어린 놈이 버르장머리가 없으면, 윗마을 어르신이 대뜸 던지는 말이 < 뉘 집 자식 - 論 >  이듯이,   괴수가 탄생하게 되면 그 어미부터 찾게 된다.  " 넌, 뉘 집 자식이니 ? "    하지만 괴수에게는 어미가 없다. 그것들은 스스로 폐허 속에서 태어나서 스스로 자라나 비장하게 죽는다.  

영화 << 마더 >> 에서 김혜자가 자기 아들 때문에 억울하게 누명을 쓴 종팔이'를 향해 " 너 엄마는 있니 ? " 라며 울먹거렸듯이,   나는 죽어가는 괴수를 보며 꽉 쥔 주먹을 입에 물며 이렇게 묻곤 한다.  " 너...... 부모님은 계시니,      엄마....... 없어 ?  "   엄마 없는 하늘 아래'에서 돌연변이로 살아간다는 것은 비참이다.  누가 이 괴수에게 돌을 던지랴.  눈물이 앞을 가린다.  하지만 괴수 영화에 등장하는 인간들은 어미 없이 태어나는 짐승'이 있다는 사실을 부정한다. 원인이 있어야 결과가 있는 법이니깐 말이다. 결국 그들이 찾아낸 어미는 " 핵 방사능 " 이다. 핵 방사능 누출로 돌연변이가 탄생했다는 논리'이다. 그들이 보기에 핵 방사능'은 괴수가 태어난 자궁이요, 탯줄이자 동시에 모유'이다. 

이 오브제는 개연성 없는 엉터리 줄거리'를 그럴 듯하게 풀어낼 수 있는 만능 열쇠'다. 설명이 불가능한 것은 모두 방사능 누출 탓으로 돌리면 되니까. 마치 프랑스 철학자 질 들뢰즈가 프로이트의 범성론을 비판하면서 말했던 조롱과 오버랩된다. " 꿈에 막대기가 나오면 페니스라고 말해. 안 그러면 따귀를 맞을 테니깐...... "   괴수 영화가 엉터리 줄거리'를 봉합하기 위해 존재하지도 않는 어미3)     를 호출하듯이,   기생충 같은 정치인은 항상 무력한 야당의 책임을 " 친노 패권 세력 " 으로 돌린다.  모든 잘못의 원인은 친노의 갑질'이다. 그런데 정작 친노 패권 세력'을 보았다는 사람은 없다. << 패권(을 행사하는 자) >> 란 여우가 호랑이의 위세를 빌려 호기를 부린다는 의미'이다.

그런 점에서 친박이야말로 진정한 패권 정치 세력'이다. 어흥 !!!!    그들은 박근혜라는 거죽을 뒤집어쓰고 호랑이처럼 군림하니깐 말이다.  권력은 산 자에게서 나오지 결코 죽은 자의 곁에서 나오지 않는다. 여우가 호랑이 흉내를 낼 수 있는 데에는 호랑이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바로 그 사실은 친노 패권'이라는 프레임이 허구라는 사실을 증명한다. 정승이 죽으면 문상객이 없어도 정승댁 개가 죽으면 문상하러 오는 사람이 있는 법이요, 죽은 정승이 산 개만도 못하다는 속담도 같은 맥락'이다. 노무현은 죽은 자이지 산 자'가 아니지 않은가 ?  또한 문재인이 당 대표 자리에서 물러나고 이해찬과 정청래가 컷 오프로 후보 경선에서 탈락되었다는 점도 이 악의적인 프레임이 허구라는 사실을 증명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 친노패권주의 " 가 먹히는 이유는 유권자들이 주류 언론의 프레임에 대해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인다는 데 있다.  친노 세력은 이미 폐족이 된 지 오래이다.  여전히 친노 세력을 들먹이며 날선 공격을 하는 이들에게,  혹은 주류 언론의 나발에 추호의 의심도 없이 좀비처럼 받아들이는 이들에게 나는 묻고 싶다.

너, 엄마는 있니 ?

 



​                          

1)        심형래 표 괴수 영화들도 빠짐없이 보았다. 티라노의 발톱에서 용가리까지. 괴수에 대한 애정은 스플래터 괴물들과 좀비물로 확장되었다.

2)             피터 잭슨의 << 데드 얼라이브 >> 에서는 위대한 엄마'가 아닌 거대한 어미'가 등장한다. 피터 잭슨 영화 가운데 가장 웅장한 영화가 << 반지의 제왕 >> 시리즈'라면, 가장 피터 잭슨'다운 영화는 << 데드 얼라이브 >> 다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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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손 2016-03-15 23: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반지의 제왕보다 데드 얼라이브를 사랑합니다. 이 글도 사랑... 할까요, 말까요? :)

곰곰생각하는발 2016-03-16 09:48   좋아요 0 | URL
이왕이면 이 글도 사랑해 주십시오..

수다맨 2016-03-16 17: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절대적으로 공감하는 글입니다. 친노패권주의는 사실상 그 의미와 영향이ㅡ소멸되지는 않았다고 하더라도ㅡ감소된지 오래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노무현의 사람들은 현재 폐족과 크게 다를 바가 없지요. 문제는 친박패권주의입니다. 지금 새누리당 공천 심사를 보고 있노라면, 박통 친위부대 만드는 과정으로 밖에 해석할 길이 없습니다. 수권정당이 대통령의 진성 팬클럽 수준으로 변해가더군요.

곰곰생각하는발 2016-03-16 17:30   좋아요 0 | URL
이래서 프레임 전략이 제대로 먹히는 거죠. 실체 없는 것을 그럴 듯하게 내세우면
이 유령은 실체가 있는 존재가 되어 버립니다..
정치판에서 흔히 쓰는 수법인데, 이젠 이런 것 좀 판단할 판단력은 좀 길러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samadhi(眞我) 2016-03-17 13: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절묘합니다. 너 엄마는 있니? 가 밥은 먹고 다니니? 로 들리네요. 그러면서 짠한 마음이 드네요. 그래요, 새무리 애들, 언론같지도 않은 이익집단들, 참 짠한 것들이죠.

곰곰생각하는발 2016-03-17 14:06   좋아요 0 | URL
ㅎㅎ 그러네요.. 엄마 있니 ? 가 마치 밥은 먹었니 ? 처름 들리는군요. 이 영화의 하이라이트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                                                   

최전방 공격수는 필요 없어 :




 


정치와 바둑

 



 

ㅡ 바둑을 두고 있는 김종필
 

                                                                                                         

                                                                                                         어느 곳에서나 " 홈 어드밴티지 home advantage " 는 있기 마련. 멀리 볼 것 없다. 시계추를 2002년 월드컵'으로 되돌려 보면 위대한 조선의 < 안방 텃세 > 가 경기에 끼친 영향을 실감할 수 있다.  한국과 싸웠던 상대 팀들은 5도 정도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좆빠지게 뛰었던 것이다.  5도 정도 기울어진 운동장'이 월드컵 4강 신화를 만들어 냈으니 그 이상의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면 " 안방 텃세 " 라고 퉁치기에는 꽤나 무안한 구석이 있다.

텃세의 범위'를 벗어난 어드밴티지는 < 안방 텃세 > 가 아니라 < 경기 조작 > 이다. 한국 정치를 축구 경기에 빗대서 설명해 볼까 ?   요즘 정권의 나팔수가 된 미디어 방송/언론'을 보고 있으면 5도는커녕 90도'로 기울어진 운동장 같다.  종편은 물론이고 지상파 할 것 없이 피파(FIFA) 대신 편파(偏頗) 방송을 송출한다.  이쯤 되면 < 박근혜 - 레임덕 > 이 올 만도 하지만, 여전히 BH 중앙 방송국은 박근혜의 파파 PAPA 헌정 드라마를 송출하고 있다.  종편을 즐길 줄 아는 당신이 진정한 챔피언입니다 ~          이 미디어 환경'은 기울어진  운동장이 아니라 벼랑에 가깝다.  벼랑 끝에 새누리당 골대가 있으니 멈추지 않고 돌진하다가 잘못하면 < 골 세레머니 > 를 하기 전에 < 골로 가는 수 > 가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골문 앞에만 서면 다리에 힘이 풀릴 수밖에 없다.  이 축구장에서는 기술이 아니라 도술에 가깝다는 메시'가 뛰어도,  아니......            메시 할베'가 뛴다 해도 이곳은 뛰어봐야 벼랑.  선택은 둘 가운데 하나다.  줄 없이 번지점프하는 << 레밍1) >> 이 될 것인가, 아니면 뛰어 봐야 << 벼룩 >> 이 될 것인가 ?  그것이 문제로다.  결국 벼룩들이 모여 만든 팀이 할 수 있는 최선의 전략은 수비 축구'다.  " 와라, 오호츠크 시밤바들아 !  철벽 수비의 진수를 보여주마. "  문제'는 이 수비 전략이 < 지지 않기 위한 > 경우의 수 가운데 하나가 될 수는 있으나 < 이길 수 있는 > 필승 전략'은 아니라는 점이다. 다시 말해서 어쩌다 비길 수는 있으나 절대로 이길 수는 없는 전략이다. 

속사정이 이렇다 보니 벼룩 팀 칼라'는 점점 보신주의로 흐를 수밖에 없다. < 국민의당 > 은 야권이 " 이기지 않아도 좋고, 지면 더욱 좋고 " 라는 전략을 구사한다면,   < 더민주당 > 은 " 이기지 않아도 좋다, 지지만 않아다오 " 라는 전략을 구사한다. 서로 다른 것 같지만 두 야권'이 가지고 있는 공통된 성향은 불타는 승부욕이 없다는 점이다.  더민주당'으로 상징되는 벼룩 팀 감독이 대중적 인기에도 불구하고 정청래 선수를 발탁하지 않은 이유는 " 돌격 앞으로 " 를 외치는 닥공2) ㅡ 공격수'라는 데 있다.        뛰어봐야벼룩 팀 감독이 보기에는 자기 팀에 필요한 선수는 공격수가 아니라 수비수'라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비극은 바로 여기에 있다.

뒷다리에 힘주고 앞으로 돌진했던 놈은 제거되고,  앞다리를 웅크리고 몸 사렸던 놈은 발탁된다.  유권자가 바랐던 것은 뒷다리가 튼튼한 개구리 같은 놈인데 사마귀 앞다리 같은 비실비실한  놈'만 남았으니 말이다.  야권의 지지 성향'이 주로 < 주니어 > 인데 < 시니어 > 만 남았으니 울화통이 터지는 것이어라.  권력을 향한 기형적 편애'가 만든 비극'이다.  이러한 기현상은 알파고와 싸우는 이세돌 9단을 향한 언론/여론의 편애'와도 닮았다. 대국 후,  남조선 논조를 보면 언론/여론의 곤조가 보인다( 논조가 균형을 잃고 한쪽으로 기울면 곤조가 되는 법이다).

 

① 대국  전     (前)  :  인간의 영역에 도전하는 알파고.  이세돌, 처음부터 쎈 돌'로 승부하겠다. 여유만만

② 1차 대국 후  (패)  :  한순간의 방심이 실패 요인. 알파고 실수 연발

③ 2차 대국 후  (패) :  전문가들, 인공지능을 빙자한 쇼에 불과.  인간 1인 vs 1202대의 컴퓨터 연합 간 수 싸움. 처음부터 인간이 질 수밖에 없는 불공정한 경기

④ 3차 대국 후  (패) : 누구를 위한 싸움 ?!  바벨탑을 향한 위대한 인간의 도전. 한국 바둑, 구글의 5000억대 광고 전략에 휘말려들다

⑤ 4차 대국 후  (승) : 알파고, 인류의 위대함 앞에 무릎을 꿇다. 신의 한 수에 랙에 걸린 알파고. 알파고, 다다다다다다다당황하셔쎼여 !

 


논조의 추이'를 살펴보면 인간은 결국 " 자기 합리화의 달인 " 이라는 생각이 든다.   백전백승을 자신하던이세돌 9단이 알파고 대국'에서 연달아 3연패의 늪에 빠지자 언론은 발빠르게 << 쪽수, 다구리-論 >> 을 내세운다. " 일대일로 싸워야지 한 명을 놓고 1200명이 다구리를 치면 되냐 ?  알파고, 비겁하다 ! "  황당한 억지에 해당되지만 공교롭게도 이 전략은 대중에게 먹힌다. << 1202,  다구리 - 論  >> 은 인간'을 불가능한 것에 대한 도전으로 여론을 전환했다.  한순간에 도전자는 알파고에서 이세돌로 바뀌어 인류를 위해 싸우는 슈퍼맨으로 둔갑시킨다. 이런 것을 두고 " 마사지 " 라고 하는 것이다.

​어디서 많이 본 기시감이다. 국정원 여성 직원 대선 개입 사건에서도 적나라하게 드러났듯이 가해자는 어느새 피해자가 된다. 문을 걸어 잠근 행위는 수사 방해가 아니라 감금 행위가 되는 것이다. 그것은 마치 이세돌을 불굴의 도전자로 둔갑시키는 것과 유사한 설정이다.  이세돌 9단이 마지막 대국에서도 승리를 한다면 언론은 어떤 반응을 보일까 ?  사뭇, 궁금하다.


 

​                                 

 

1)             들쥐의 일종으로 우두머리가 벼랑에서 뛰어내리면 나머지 레밍도 함께 뛰어내린다.  1980년대 초 주한미군 사령관을 지낸 위컴은 레밍의 집단적 습속'과 한국인의 집단주의가 유사하다고 말해서 비난을 받은 적 있다

2)             닥공  :  '닥치고 공격'의 줄임말. 축구 경기에서 어느 팀이 쉴 새 없이 공격을 해 나가는 것을 이르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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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돼지 2016-03-14 15: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JP 저 사진 멋집니다. 마치 메트릭스의 스미스 요원을 보는 듯합니다요 ㅎㅎ

곰곰생각하는발 2016-03-14 15:20   좋아요 0 | URL
꽤 유명한 보도 사진이라고 합니다.. 저도 저런 썬그라스 끼고 책 보고 있는 거 하나 찍어야 겠슴돠..

samadhi(眞我) 2016-03-14 22:1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저 사진 박정희가 연상돼서 영 껄쩍지근한데요.
그러니까 제가 그땐 어려서 그리 판단했는지 몰라도 예전엔 민주당이 되든 안 되든, 어차피 지는 싸움이라 해도 끝까지 싸웠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얘네들이 ˝민주˝가 맞는지 의심스러울 뿐더러 싸울 의지조차도 없어보인다는 거지요. 그러니 백성들이 더욱 등을 돌리지 않을 수 있나요. 저 단단한 바우(위)와 맞짱 뜨는 용기 깡 그런 거 말예요. 정청래처럼 할 말 다 하고 싸우는 사람을 그네들과 같이 끌어내려서 어쩌자는 건지.

곰곰생각하는발 2016-03-15 09:28   좋아요 0 | URL
저는 야권지지자일 뿐 민주당 지지자는 아니었습니다.
줄곧 노동당을 지지했고 노동당의 후신들 중 상황에 따라 진보 정당을 지지했지
민주당이 진보 정당이라고 생각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습니다.
다만.. 야권 단일 후보일 경우에는 어쩔 수 없이 지지했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보니.. 참..... 할 말을 잊게 만드는군요.
그래도 투표는 합시다요.. 비례 투표는 진보 정당에게 !!!!!!!! ㅎㅎㅎ

수다맨 2016-03-15 14: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실 새민주의 뿌리라고 할만한 김대중/노무현은 정청래보다 더 언변이 거칠었고, 김광진 은수미보다 더 돌진적인 사람들이었죠. 이들은 단식투쟁도 불사하고, 국회에서 명패를 던질 줄 아는 기 센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래서 적도 많았지만 아울러 믿고 따르는 지지층도 두터운 편이었지요. 무릇 여권도 아닌 야권이라면 투지가 불타는 사람들, 뱃심이 두둑한 사람들이 전면에 나서야 하는데 이건 뭐 갈수록 여권의 2중대 노릇밖에 못하는 모습으로 보입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6-03-15 16:00   좋아요 0 | URL
바로 그 점입니다. 종편이 내세운 싸가지 프레임은 바로 그것을 애초에 싹을 자르겠다는 것이죠.
야권의 힘은 투쟁이지 신사의 품격이 아니지 않습니까. 모든 혁명은 피에서 시작되었고, 폭력이 시발점이 되곤 했죠... 말을 예쁘게 하라는 주문은 결국 삼손의 머리를 자르겠다는 속셈이죠.. 이걸 시발... 곧이곧대로 믿고 실천하는 걸 보면.....
 

 

 

 

 

 

 

 

 

 

 

 

 

 

 

 

 

 

 

 

 


 


 

 

 


 

 


비행기 타고 와이키키



" 안녕, 알파고 ! " 


 

                                                                                                          어느 날, 홍길동은 밥에 물을 말아 먹는 것인지 물에 밥을 말아 먹는 것인지도 모른 채 꾸역꾸역 목구멍에 밥알을 넘기다가 서자(庶子)인 자신의 처지를 생각하니 서러운 거라.  그는 달밤에 아버지가 머문 처소 앞에 엎드려 읍소한다. 그 유명한 대사,  아버지를 아버지라 하지 못하고 형을 형이라 하지 못하니 눈물이 앞을 가립니다. 그길로, 그는 길을 떠난다. 가벼운 개나리 봇짐 하나 어깨에 걸치고 떠난 길이라지만 발걸음은 천근만근 일만일천근'이어라. 이 개같은 세상. 샅바 잡고 밭다리후리기'라도 하고 싶은 심정.  금수저의 아들로 태어났으나 흙수저로 살아가야 하는 설움.

아아.  흘러라, 눈물이여 !  홍길동은 주먹 불끈 쥐고 괄약근에 힘을 주며 길 위에 서 있다.  아버지, 아버지 씹새끼. 너는 입이 열 개라고 할 말 없어.  그는 도적 소굴에 들어가 활빈당의 두목이 되고,  세를 키워 율도국을 세워 율도국의 시조(始祖)가 된다.    시조라는 말은 홍길동에게 아버지는 없다는 소리가 아닌가.  고전 << 홍길동전1) >> 이야기'다. 허준은 실존 인물이었던 신출귀몰했던 도둑2)  위에 문학적 상상력을 덧대어서  " 도술을 부리는 정의로운 홍길동 " 이라는 캐릭터를 만들었다.  허준이 이 소설에서 말하고 싶었던 속내는  못난 아버지(연산군 폭정 시대)를 버리고 새로운 나라를 건설하고자 하는 욕망이었을 것이다.  

① 아버지를 원본(原本)이라고 하고 아들을 복제(複製)라고 가정한다면,  ② 아버지를 창조주라고 하고 아들을 피조물이라고 가정한다면,  ③ 아버지를 정품이라고 하고 아들을 짝퉁이라고 설정한다면  :  소설 << 홍길동 >> 은 소설 << 프랑켄슈타인 >> 과 유사하다.    프랑켄슈타인 박사'가 자신이 만든 괴물이 어마어마한 힘의 소유자'라는 사실을 깨닫고 그 힘이 두려워 피조물을 죽이려고 했듯이,  홍길동 아버지 홍판서 또한 도술을 부리는 홍길동의 괴력을 두려워하여 길동을 죽이려고 한다.   이처럼 프랑켄슈타인 박사와 길동 아범 홍상직 판서'는 괴력을 발산하는 아들을 두려워해 죽이려고 했던 오이디푸스의 못난 아버지였다. 

못난 아버지와 비범한 아들의 관계, 형편없는 원본(院本)과 뛰어난 사본(寫本),  나아가 원본 없는 복제의 아우라는 문학적으로 다양하게 변주되어 양산되었다. 영화 << 블레이드 러너 >> 도  창조주인 인간보다 더 인간적인 피조물을 다룬다. 영화 속 복제 인간'은 인간보다 더 인간적이며 반대로 인간은 복제 인간보다 더 기계적이며 냉정하다.  돌연변이를 다룬 괴물 영화도 이 공식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B급 영화에서는 괴수'는 방사능 누출 때문에 탄생했다고 대충 퉁치지만 사실 꼼꼼하게 따지고 들면 괴물은 인간 욕망이 만든 사생아'인 것이다. 나는 항상 새빨간 반골 정신으로 " 피조물의 역린 " 을 지지했다.   괴물은 기존 질서를 파괴하는 존재'로 묘사되지만, 사실......        

괴물은 질서를 파괴하는 존재가 아니라 낡은 질서를 파괴하고 새로운 질서를 복원하는 존재'다. 가족은 괴물에 의해 파괴된 폐허와 곤경에 맞서 싸우면서 그동안 풍요 속에서 잃어버렸던 가족애를 되찾는다. 그것은 역설적이지만 괴물이 가족에게 선물한 가치'다.  프로이트가 한 말3)   을 인용하자면 인류의 탄생은 아버지 살해와 관련이 있다.  그렇기에 아버지는  힘을 가진 아들을 두려워한다. 권력은 늘 그런 식으로 작동한다. 조폭의 우아한 세계를 들여다보면 두목의 가슴을 칼을 꽂는 놈은 2인자'가 아니라 자신이 믿었던 꼬붕에 의해서다. 2인자는 두목의 등 뒤에 칼빵을 놓을망정 앞가슴에 칼을 꽂지는 않는다. 두목은 대부분 자신이 믿었던 아들(꼬붕)에게 살해당한다.  

그렇기에 우리는 항상 사본을, 피조물을, 짝퉁을 두려워하는 경향이 있다.  내가 << 알파고 VS 이세돌 3국 >> 에서 재미있게 본 것은 바둑 경기가 아니라 대중이 알파고에게 느끼는 두려움'이었다. 인간이 3연패하자 여기저기서 불공정 게임'이라는 변명으로 인간을 위로하지만 현실을 냉정하게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이 두려움은 사본(아들)이 원본(아버지)보다 뛰어나다는 데에서 비롯된 공포'다. 아버지 이세돌은 이제 갓 1살 밖에 안된 아들에게 속수무책이다. 인류를 대표하는 이세돌은 인간이 만들어낸 기계인 알파고와 맞서 싸우지만 상대가 되지 못한다. 알파고는......                                      홍길동이요, 프랑켄슈타인 박사가 만든 thing4)      인 셈이다.  

힘의 균형이 사본'에게 쏠린 것이다. 바로 그 점이 원본을 불안하게 만든다. 그런데 사본으로 대표되는 < 아들의 역린 > 은 대부분 아버지의 두려움이 낳은 결과'이다. 아버지가 아들을 인정하지 않을 때 아들은 주먹 쥐고 일어선다. 무릎 꿇고 일어설 수는 없으니 말이다. 이제는 인간 중심적 사고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 인간은 만물의 영장이 아니다. 인류 멸망이 지구 멸망이 될 수 없듯이, 이제는 높은 권좌에서 내려와 수평적 시선으로 타자를 인정할 때가 왔다. 클로드 레비ㅡ스트로스는 << 슬픈 열대 >> 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 세계는 인간 없이 시작되었고, 또 인간 없이 끝날 것이다. "  이제 인간이라는 아버지는 알파고를 인정하고 서로 상생을 도모해야 할 때가 왔다.

아버지가 권위를 내려놓으면 아들에게 평화가 찾아오듯이,  인간은 이제 상생을 위한 평화를 얻기 위해 알파고의 능력을 존중할 필요가 있다. 알파고는 계속 진화할 것5)   이다. 이세돌은 기자 회견을 통해 " 이세돌의 패배일 뿐, 인간의 패배는 아니다 " 라고 말했지만, 이 말은 틀렸다.  패배한 것은 이세돌이 아니라 인간이다. 하지만 슬퍼하지는 말자. 이길 수도 있고 질 수도 있는 법이다. 영화 << 밀리언 달러 베이비 >> 에서 늙은 트레이너인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한 말이다. 그렇다, 이길 수도 있고 질 수도 있다. 그게 인생이다. 나는 알파고가 이세돌을 5 : 0 으로 이겼다고 해서 알파고를 두려워하거나 혐오할 생각은 없다. 흥하면 망하는 순간이 오고, 성하면 쇄하는 때가 온다. 상승 그래프는 언젠가는 꺾인다. 나는 기쁜 마음으로 당신을 영접하리라.

 

​" 안녕, 알파고 ! "

 

 

 

 

덧대기     ㅣ     어쩌면 알파고 대국 시리즈의 진짜 공포는 인공 지능의 눈부신 전투력이 아니라 집이 없으면 죽게 되는 미생의 운명이 아닐까 ? 살림집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짒값이 오르고,  가게 세입자는 언제 쫒겨날지 모른다. 장사가 안 돼도 고민이지만 장사가 잘 돼도 고민이다.  후자의 경우, 장사가 잘 된다는 이유로 임대료는 2,3배 오르기 마련이다.  대한민국에서 내 집/가게'가 없다는 것은 공포스러운 일이다 (http://blog.aladin.co.kr/749915104/6958980).  알파고 드라마를 보다가 문득 알파고는 부동산 임대업으로 부를 축적하는 토건 마피아 같고, 이세돌은 집 한 채 구하려고 사방팔방 뛰어다니다가 변방으로 쫓겨나는 세입자 같다. 구석진 곳에 집구석 하나 만들어 살겠다는, 그리 사치스러운 욕심도 아닌, 소박한 욕망은 알파고에 의해 산산조각이 난다. 



 


​                                


 

1)       홍길동은 조선조 세종 때 서울에 사는 홍판서의 시비 춘섬의 소생인 서자다. 홍판서가 용꿈을 꾸어 길몽이기에 본부인을 가까이하려 하였으나, 응하지 않으므로 춘섬과 관계를 하여 길동을 낳았다. 길동은 어려서부터 도술을 익히고 장차 훌륭하게 될 기상을 보였으나, 가족들은 길동의 비범한 재주가 장래에 화근이 될까 두려워하여 자객을 시켜 길동을 없애려 한다. 길동은 위기에서 벗어나 집을 나와서 방랑의 길을 떠난다. 그러다가 도적의 소굴에 들어가 힘을 겨루어 두목이 된다. 먼저 기이한 계책으로 해인사의 보물을 탈취하고 활빈당이라 자처하며 기계와 도술로써 팔도지방 수령들의 재물을 탈취하여 빈민에게 나누어주고 백성의 재물은 추호도 다치지 않는다. 길동은 함경도 감영의 불의의 재물을 탈취하면서 '아무 날 전곡을 도적한 자는 활빈당 행수 홍길동'이라는 방을 붙여둔다. 함경감사가 도적을 잡는 데 실패하자 조정에 징계를 올려 좌우 포청으로 하여금 홍길동이라는 대적을 잡으라고 한다. 팔도가 다같이 장계를 올리는데 도적의 이름이 홍길동이요, 도적당한 날짜가 한날 한시였다. 국왕이 길동을 잡으라는 체포명령을 전국에 내렸으나 길동의 도술을 당해낼 수 없어서 홍판서를 회유하고 길동의 형 인형도 가세하여 길동의 소원을 들어주기로 하고 병조판서를 제수, 회유하기로 한다. 길동은 서울에 올라와 병조판서가 된다. 그 뒤 길동은 고국을 떠나 남경으로 가다가 산수가 수려한 율도국을 발견, 요괴를 퇴치하여 볼모로 잡혔던 미녀를 구하고 율도국 왕이 된다. 마침 아버지의 부음을 듣고 고국으로 돌아와 삼년상을 치른뒤 율도국으로 돌아가 나라를 잘 다스린다(한국민족대백과에서 부분 발췌)

 

2)       조선왕조실록과 연산군 일기에는 홍길동이라는 도둑이 있었고 그를 체포했다는 기록이 있다

3)       문명과 불만
4)       프랑켄슈타인은 괴물 이름이 아니라 괴물을 만든 박사의 이름이다. 소설 속 괴물은 이름'이 없다. 아버지 프랑켄슈타인 박사는 자신이 낳은 괴물을 아들로 인정하지 않는다. 그것은 자신이 낳은 자식이지만 적통으로 인정하지 않는 홍길동 아버지와 다를 바 없다

5)      알파고의 버전 업은 < 베타고 > 이고, 베타고의 다음 버전은 < 비행기타고 >  라고 한다. 하하. 웃자고 한 말이다. 아주 오래 전, 수안보 와이키키 관광 호텔'에서 물놀이를 했던 기억이 있다.  엄마에게 종종 와이키키 가지고 졸랐던 모양이다. 영화 << 와이키키 브라더스 >> 라는 영화가 나왔을 때 내 유년 시절이 떠올랐다. 친구와 술 먹다가 의기투합하여 한밤중에 택시 타고 와이키키에 간 적이 있다.  하지만 화려했던 와이키키는 없었다. 그곳은 마치 몰락한 성 같았고 나는 성에서 쫓겨난 왕가의 폐족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래도 가끔 비행기 타고 와이키키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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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3-13 07: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6-03-13 08:02   좋아요 1 | URL
네에... 후후.... 전 좀 생각이 다른데, 왜 알파고에 대한 비판은 이런 거잖습니까.
이세돌은 1이고 알파고는 2002개의 시피유와 연결되었으니 개인 대 컴퓨터 집단과의 싸움이므로 반칙이라고 말하는데 ( 왜 일 대 일로 싸우지 않음 ??! ) 전 이 말에 전혀 동의를 하지 못하겠습니다.

이세돌은 처음부터 컴퓨터라는 통섭의 시스템과 싸워서 이길 수 있느냐는 제안이지 않았을까요 ? 만약에 이세돌이 이기고 있다면 2002개의 시피유와 연결된 알파고는 반칙이다, 라고는 말하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ㅎㅎㅎ 그냥 제 생각입니다...

시이소오 2016-03-13 08: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류의 멸망을 지구의 멸망이라고 생각하는 호모 사피엔스의 오만함에 경종을 ㅋ!!

곰곰생각하는발 2016-03-13 09:03   좋아요 0 | URL
인간이 그동안 너무 건방졌죠.. 가끔 개 데리고 산책을 하면 개를 끌고 나오면 어떡하냐는 욕을 먹는데.. 아니 시발놈들... 이 땅덩어리가 인간만을 위한 대지입니까..짐승들의 주인이기도 하죠.. 고양이들 밤에 울 자격 있고, 거리에 똥 쌀 자격 있씁니다.. 오만방자한 것이죠..

글구 사실 이 세기의 대결에서 두려움을 느껴야 할 것은 기계의 능력이 아니라 집 없는 설움이 아닐까 싶습니다. 자본 세력에 밀려서 집 한 칸 마련하지 못하면 미생이 되고 먹히니까요.. 그게 이 대전의 진짜 두려움이 아닐지요..

cyrus 2016-03-13 15: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인공지능의 등장으로 대중의 반응이 너무 호들갑스럽다고 생각해요. 우린 이미 사람보다 훨씬 뛰어난 지능의 기계를 일상생활에서 사용하고 있잖아요. 예를 들면 스마트폰이죠. 지금 대중의 반응이 그것과 같습니다. 인간과 닮은 로봇이 나오면 사람이 거부 감정을 느끼는 ‘불쾌한 골짜기’요.

곰곰생각하는발 2016-03-13 15:20   좋아요 0 | URL
엄밀히 말하면 알파고가 과연 인공지능에 부합한지 의문입니다. 연산 능력의 업 버전일 뿐이라는 생각이 듭니다만...

대중의 불쾌감은 확실히 사이러스 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언캐니 곡선과 연관이 있겠죠. 어라, 기계적으로 두는 것이 아니라 모방하고 창조하고 더군다나 응용하네.. 이런 느낌.. 확실히 알파고가 상대 선수의 컨디션에 따라 바둑을 두는 경향이 있습니다.

지금 보고 계십니까 , 바둑 ?

표맥(漂麥) 2016-03-13 22: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피조물의 역린! 이 말에 팍~ 꽂혔습니다...
혹시 이번 4국은 알파고가 봐준게 아닐까요? 압승하면 사람들이 공포감을 가질 거 같아서...^^

곰곰생각하는발 2016-03-14 10:07   좋아요 0 | URL
제가 봐도 이번 알파고 똥수는 아무리 생각해 봐도 이해를 못하겠슴니다.

yamoo 2016-03-13 23: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하 재미나게 잘 읽었습니다. 홍길동과 프랑켄슈타인이라...곰발 님은 유비의 천재십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6-03-14 10:06   좋아요 0 | URL
라라라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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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가지가 아니라 히마리 :




싸가지 없는 진보라고 ?!




강준만 교수가 진보의 최후 집권 전략으로 ‘싸가지 있는 정치’를 제시했다. 상대편을 존중하는 마음과 자세의 터전 위에 서야만 민심을 제대로 읽는 눈이 트여 집권이 가능해질 뿐만 아니라 집권 후에도 성공할 수 있다고 말한다. 집권 후의 성공까지 거론한 이유는, ‘싸가지 문제’가 선거는 물론 평소의 정치에서도 매우 중요하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좋은 정책과 이념이라도, 싸가지 없게 행한다면 유권자들은 거부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이 지점에서 강준만 교수는 진보의 ‘이성 중독증’을 지적한다. 이성 중심의 정치관이 싸가지 문제를 사소하게 보는 데에 일조했다는 것이다. 진보의 싸가지 문제란, ‘무례함, 도덕적 우월감, 언행 불일치’ 등이다. 예컨대, 상대에게 모멸감을 주는 행위, 담론에만 집중한 나머지 예의를 벗어난 표현, 위에서 내려다보듯 가르치려는 태도, 왜 진보를 좋아하지 않고 보수에 표를 찍냐고 호통치는 듯한 자세, 의견이 맞지 않으면 동료에게도 상처를 주고야 마는 행위, 번드르하게 말해놓고 언제 그랬냐는 듯 입장을 바꾸는 태도 등이다.
ㅡ 싸가지 없는 진보, 책소개 글 中에서


 
강준만'은 진보 진영의 참패'가 " 싸가지가 없기 " 때문이라고 믿는 것 같다.  이 순진한 믿음 앞에서, 더군다나 사회를 읽는 눈썰미를  갖춰야 하는 학자가 내놓은 식견'이라는 데 절망이 앞선다.  " 상대편을 존종하는 마음과 자세의 터전 위에 서야만 민심을 "  얻을 수 있다는,  이토록 하나마나한 인문학적 수사학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모범 답안'이라고 믿는다면 강준만은 순진무구한 " 인문학 ㅡ 성애자 " 다.  진보 진영이 도덕적 우월감에 빠져 무례한 태도를 보이기 때문에 대중으로부터 지지를 얻을 수 없다면,  진보 진영보다 더 싸가지가 없는 보수쪽 후보'에게 묻지 마 투표를 보이는 유권자 성향은 해석이 불가능하다.  강준만 식 잣대를 들이대자면 21세기 불패의 신화인 보수 진영은 싸가지 있는 집단이라는 말이 아닌가.  
강준만이 진보를 분석하면서 내놓은 << 싸가지 없는 놈 >> 이라는 프레임은 조중동'이 만들어낸 히트 상품'이다.  이 프레임에 희생당한 대표적인 인물이 이정희1)와 김용민'이었다.  찍히면,        죽는다.  조중동을 중심으로 한 언론은 19대 총선에서 야권이 몰락한 원인으로 싸가지 없는 김용민을 신속하게 솎아내지 못한 야권의 어정쩡한 태도를 뽑았다. 이 태도는 불법을 저지른 놈은 용서해도 예의 없는 놈은 용서하지 못하겠다는 중도와 무당층 유권자에게 반감을 불러일으켰으며, 보수층을 결집시킨 촉매로 작용했다는 주장'이다. 총선이 끝나고 난 후,  정치권 찌라시'는 야권이 한 표(김용민)을 얻기 위해서 스무 표를 잃었다는 우스개'가 회자되기도 했다.  싸가지 역풍이 불었다는 말.  
쉽게 말해서  :  " 유권자는 싸가지 없는 놈을 싫어해 ! "   그런데 이 총선 결과 분석은 과연 맞는 말일까 ?   내가 보기엔, 이 수작은 전형적인 조중동 프레임'이며 동시에 미리 깔아놓은 프레임이다. 그것은 필요할 때면 언제든지 사용 가능한 다락방 속 쥐덫이다. < 싸가지 프레임 > 은 자기(조중동) 입맛에 맞지 않는 놈을 쳐내기 위한 미래 전략'인 것이다. 김광진 의원이 조중동으로부터 책잡히는 일을 하지 않기 위해서 필리버스터 연단에서 짝다리조차 짚지 못했다는 하소연은 의미심장한 고백이다. 싸가지 프레임 공격을 피하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시대적 모순에 대해 침묵하거나 나쁜 시대에 예쁜 말'만 하는 것이다. 그러나 나쁜 시대에 예쁜 말'만 하는 것은 나쁜 태도'이다. 예쁘고 순한 말은 결코 사회를 뒤집을 수 없다. 
꽃잎은 쉽게 찢어지며 쉽게 짓무르고 쉬이 지지만 가시는 꽃잎이 져도 무디어지지 않는다. 가시가 가지고 있는 미덕은 아름답지는 않지만 날카롭다는 데 있다. 지배 계급은 싸가지 프레임으로 피지배 계급의 거친 입을 단도리하기 위해 이 전략을 내세운다. 내가 강준만을 비판하는 대목은 그가 조중동 프레임으로 진보를 꾸짖는다는 데 있다.  싸가지 프레임이 맞다면 18대 총선 때 정봉주가 얻은 표보다 김용민의 득표율이 더 낮아야 하지만 공교롭게도 19대 김용민은 18대 정봉주보다 더 많은 표를 얻었다. 몇 가지 의문을 연속적으로 던져보자.  전국 전체 판세'가 김용민 때문에 표를 잃었다는 데 왜 하필 김용민이 출마한 지역구에서는 정봉주가 얻은 표보다 더 많은 득표를 한 것일까 ?  김용민 때문에 전국 판세가 역전이 되었다는 싸가지 역풍론은 과연 맞는 말일까 ? 
더민주당에서  진행된 20대 총선 2차 컷 오프 대상 명단에  정청래가 걸려든 것도 바로 싸가지 없는 진보 프레임'이다.  조중동이 음식을 주문하고 더민주가 그 음식을 내놓은 꼴이다. 맛있게 드십셔 ~  더민주는 조중동 프레임을 끌어다가 심사 기준으로 삼은 것이다. 나쁜 시대에 예쁜 말을 한 놈은 살고 나쁜 시대에 거친 말을 한 놈은 죽었다. 기가 차서 말이 안 나온다. 이 상황은 마치 삼국지에서 장비 없이 유비만 가지고 이야기를 진행하자는 것과 똑같다. 더민주의 비극은 민의는 외면한 채 조중동이 주장하는 메시지에는 경청한다는 점이다. 더민주에서 정청래는 장비였다. 그는 자신을 대포라는 무기로 비유하고는 했다. 그 말이 맞다면 더민주는 화력 좋은 장비를 잃었다.  지금 더민주에는 대포를 버리고 새총을 든 놈들만 바글바글하다.
혹은 눈물이 무기랍시고 표 구걸이나 하던 어느 여성 정치인은 뻔뻔하게 살아남았다.  이길 수 있을까 ?   중국의 기서 奇書 가운데 하나인 << 후흑학2) >> 은 싸가지 없는 놈이 권력을 장악한다고 주장한다. 그 말이 맞다.  정치 영역에서는 싸가지 없는 놈이 승리한다.  유권자들이 야권에게 등을 돌리는 이유는 싸가지가 없기 때문이 아니라 히마리가 없기 때문이다 ■

 

​                                     

1)          보수 언론은 싸가지 없는 이정희 때문에 반사 이익으로 박근혜가 승리했다는 싸가지 프레임을 주장했지만 근거는 없다.  이 프레임은 보수 언론이 진보 진영에게 보내는 공갈 메시지'이다.  한 방이 훅 간다,  입 조심해라잉 ?  유감스러운 점은 야권이 이 공갈을 진리처럼 받아들인다는 점이다. 개떡 같이 말해도 찰떡 같이 알아듣는다.  정말 싸가지 없는 이정희 때문에 보수가 집결했던 것일까 ?  왜 야권은 의심 없이 이 모든 것을 받아들이는 것일까 ?
2)         두터울 후, 검을 흑. 두꺼운 낯짝과 검은 마음을 가진 놈이 권력을 쥔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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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3-11 10: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6-03-11 10:38   좋아요 1 | URL
강준만이 극우 언론의 프레임 가지고 진보 진영을 비판하는 것은
결국 극우의 프레임이 쌍수를 들고 환영할 일입니다.

2016-03-11 11: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3-11 11: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만화애니비평 2016-03-11 12: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강준만씨 실패는 진보는 꼰대가 되면 안되는거죠. 꼰대심은 누구나 있지만, 그게 당연시하면 안되는거죠.

곰곰생각하는발 2016-03-11 13:18   좋아요 0 | URL
종편이 만든 덫에 빠지다니... 그들이 싸가지 없다고 말하는 것은 절대 권력에게 대드는 불경과 동일한 말입니다. 절대 존엄에 반기를 든 놈은 다 나자빠졌습니다.

samadhi(眞我) 2016-03-11 14: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삐악한 민주라는 사람들이 언론이랑 보수하고 맞짱 뜰 용기는 없고 눈치만 보는 꼴이지요. 나갈 땐 확실하게 나가 화끈하게 한 판 붙는 게 당연한데 애써 싸워온 사람을 잘 했다 다독이지 못 할 망정 되려 왜 대들어서 우리 입지만 나빠졌잖냐하고 자빠(?)졌으니 그러고도 ˝민주˝라는 이름을 붙일 수 있겠어요.

곰곰생각하는발 2016-03-11 15:56   좋아요 0 | URL
닭당보다 못한 병아리당이로군요. 뭐 개떡 같이 말하면 찰떡 같이 알아듣는 귀를 가진 당이어서, 어찌 그리 실천력이 뛰어난지.... 아마 종편에서 국회에서 똥싸라 하면 똥 쌀 위인들입니다..

yamoo 2016-03-12 00: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적하신 논지에 격하게 공감합니다!

근데, 강준만 교수...왜 그런다지요?? 슬슬 복거일 닮아가는 거 아닌지 우려됩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6-03-12 09:10   좋아요 0 | URL
촉이 좀 무디어지신 것은 아닌가 싶습니다.. 싸가지론은 세대불균형 현상과 맞물려서 진보의 대안으로 포섭된 것처럼 보입니다. 고령층이 젊은층보다 많으니 결국은 어르신 표를 얻기 위해서는 싸가지가 있어야 된다는 것인데... 예절 교육만 가지고 과연 60세대의 표를 얻을 수 있을까요 ? 진보가 싸가지가 없어지면서 만날 진다고 말하는데 이 말은 새빨간 거짓말입니다. 강준만이 보수 진보 표 양상을 보면 그리 말히자 못할 것입니다..



수다맨 2016-03-13 03: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강준만 교수는 한국에서 다작을 하기로 소문난 학자인데, 바로 그 때문인지 생각이 무르익지 않은 글들을 모아서 책을 낼때가 왕왕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무엇보다 정치(인)의 필요조건으로 품성을 거듭 강조하는 것을 보니, 이 양반도 오찬호 같은 이들과 닮아가는 듯하네요.
곰곰발님 말씀대로 야권이 인심을 못 얻는 이유는 싸가지가 없어서가 아니라, 히마리가 없다는 데 있습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6-03-13 07:03   좋아요 0 | URL
정말 엄청난 다작이신데요... 존경스럽기는 하죠.. 스고이합니다. 하지만.. 다작의 부작용은 분명 있습니다.
봄날입니다. 조만간 낮술마시며 이야기나 합니다..
 

 

 

 

 

 

                                   

  

이세돌에 반대한다 :

 



 

 


내가 이세돌로 보이니 ?

 

 

 



 

                                                                                                         

 

                                                                                                          지금 이 시간, 승기가 군대에 있다는 말은 거짓말로 판명이 났다.  도망가지 못하도록, 승기勝氣는 이세돌이 쥐고 있었다(고 한다).  이세돌은 때론 알파고의 절묘한 한 수에 몸을 사렸으나 가끔은 이해할 수 없는 상대방의 악수에 긴장을 풀기도 했다.  이를 지켜본 사람들은 알파고가 잦은 실수를 한다며 안도했다.  가재는 게 편이 아니던가. 그런데 상황은 알파고의 102수 이후로 급변했다. 기계의 치명적 오류라고 생각했던 한 수가 알고 보니 신의 한 수'였던 것.  이세돌은 186수만에 링 위에 피 묻은 수건을 던졌다.  고마해라,  마이 맞았다 아이가.  알파고의 불계승이요, 이세돌의 불계패'였다. 다시 말해서 끝까지 싸워보지도 못한 채 항복 선언을 했다는 의미.

우우, 세계는 충격에 빠졌다는 기사'가 속보로  SSG~  송출되었다. 기계가 인간의 자존심을 짓밟았다는 격렬한 타이틀도 보인다. 아아. 모두가 비탄에 빠지고 있을 때, 웃는 사내가 있었다.  바로....... < 나 > 올시다 !    나는 진심으로 " 알파고 " 가 이세돌을 이기기를 바랐다. 이세돌이 세 돌만에 항복 선언을 하는 상상을 하며 낄낄거리기도 했다. 인간 vs 기계'가 대결을 펼칠 때마다 인간에게 가산점을 주는 데에는 기계에 비해 인간의  오류 가능성이 적다는 점이 적용되곤 했다. 또한 인간은 변수에 대한 대응 능력이 기계에 비해 뛰어나다고 판단하기도 했다.  알파고 대국 뒷담화를 들으니  :  이세돌은 변칙에 대한 대응 방식을 엿보기 위해서 7번 째 수에서 " 변칙수 " 를 뒀다고 한다. 4번 타자'가 타석에 들어서자마자 번트 자세를 취한 꼴이다.

SSG~  반응을 살펴보겠다는 심산. 알파고 씨, 다, 다다다당황하셔쎄여 ? << 변칙수 >> 란 바둑 정석에서 벗어난 수를 뜻한다.  하지만 알파고는 7번 돌발 변수에 대해 오히려 창의적인 수로 이세돌을 압박했다고 한다.  " 우우, 만만한 놈은 아니군 "    구경꾼들은 초조한 마음으로 지켜보았다. 구경꾼들은 아무리 그래도 인간이 기계에게 질 수는 없다는 의지를 불태웠다.  이번에는 알파고가 102번 변칙수를 이세돌에게 던졌다. 이구동성으로 이해할 수 없는 수라는 중평이 나왔다. 실수라고 언급하는 이도 있었고,  이 패착을 기계의 한계'라고 말하는 이도 있었다.  이세돌도 이 변칙수를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 모양이다. 그가 SSG~ 웃었다. 하지만 그 이후로는 웃지 않았다. 들리는 말에 의하면 경기가 끝나고도 40분 동안 자리를 뜨지 않았다고 한다. 그는, 알파고에게 졌다.

<< 알파고 ㅡ 이세돌,  제 일 대국 >> 을 보면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인간이 기계에게 질 수도 있다는 사실이 그토록 분개할 일인가 ?   사람들이 이세돌에게 보내는 친절한 지지'에는 인간이 만물의 영장이라는 고질적인 자만이 내포되어 있다.  인간은 인간을 지나치게 과대 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나는 이 사실이 같잖다.  인간은 인류 멸망이 지구 멸망'이라고 생각하지만,  인류가 멸망한다고 해서 지구가 멸망할 리는 없다. 인간이 없는 지구는 재앙이 아니라 축복'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류 멸망을 지구 멸망과 동일시하는 데에는 오만한 인간 중심적 사고가 자리를 잡고 있기 때문이다.  이세돌이 쉽게 질 것 같지는 않다. 이번 대국을 통해서 이세돌은 알파고에 대한 학습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다음 대국에서는 쉽게 지지 않을 것이다.

나는 이세돌이 히딩크처럼 오대영'이 되라고 저주하지는 않겠다만 이세돌을 지지할 생각은 없다. " 삼대이 " 로 알파고의 우승을 기원한다.  알파고 !  콧대 높은 인간을 납작하게 만들어버리라구 ㅡ   

 

에필로그 : 2018, 세기의 대결 그 후 이야기

 

 

알파고와 이세돌의 대결'은  이세돌이 1패 이후 4연승을 거둬서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듯했다. 하지만 2년 후 발견된 극비 문서'는 인류를 충격에 빠뜨리기에 충분했다.   이 대결은 < 인공지능 vs 인간 > 의 대결이 아니라 < 인공지능 vs 인조인간 > 의 대결'이었다는 사실이 폭로된 것이다.  구글이 선보이고 싶었던 것은 구글 자회사인 딥마인드에서 개발한 인공지능 바둑 프로그램인 << 알파고 >> 가 아니라  이세돌을 똑같이 모방한 인조인간  << 이세돌 >> 이었다.  이 사실을 눈치 챈 사람'은 곰곰생각하는발이라는 알라디너를 제외하고는 아무도 없었다.  " 이세돌 - 봇 " 은 속으로 이렇게 중얼거렸을 것이다.    " 내가 이세돌로 보이니 ?  "   알파고와 대결을 펼친 인조인간 이세돌은 미 군산복합체 연합이 극비리에 진행한 " 쓰리 스톤 프로젝트 1호 " 의 결과물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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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집 2016-03-10 09: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아직까지는 이세돌에게 걸었는데,,, 이세돌이 어려서부터 자신감이 넘치긴 했죠!!! 마지막 말은 곰곰발님만이 하실 수 있는, 읽는 이로 하여금 웃음 짓게 만드는 신의 한수 언어이십니다~ 그리고 공유했어요^^

곰곰생각하는발 2016-03-09 22:44   좋아요 0 | URL
이세돌... 인조인간이라는 설이 있습니다..

자주 오는이 2016-03-09 23: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2년 후 극비문서가 발견되었다니 미 군산복합체 연합도 비밀보장이 국정원만큼이나 안 되는 것 같습니다.ㅎㅎㅎㅎㅎㅎ

곰곰생각하는발 2016-03-09 23:07   좋아요 0 | URL
이 허무맹랑한 이야기에 수많은 알라디너가 돌을 던질 테지만, 2년 후 이 글은 성지순례가 될 것입니다.

더 자주오는이이 2016-03-09 23: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인간과 바둑의 대결에서 인간의 자만심을 보셨군요..역시 남다르시네요.

근데 결국 인공지능은 인간이 완벽하게 만들어낸것인데 반해 이세돌은 자연적 영역의 일부로서

인간이라면 인공이 자연으로 태어난 인간을 이기는것에 대한 반발감때문 아닐까요?

결국인간은 인간을 꺽을수 있는 수준까지 온것이다...먼가 아이러니컬하지 않습니까?

곰곰생각하는발 2016-03-10 11:43   좋아요 0 | URL
경우의수가 높을수록 컴퓨터의 오류 또한 높아질 터인데, 인간을 이겼으니 충격이 만만치 않았을 것입니다.
저는 인간에 대한 기대가 거의 없는 인간인지라,
그닥 충격적이지는 않네요.. 올 것이 왔다는 느낌.
기계 쪽에 붙어야 겠습니다 아부 좀 하려고요.. ㅎㅎㅎ

yamoo 2016-03-09 23: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필로그가 대박이네요..ㅋㅋㅋ

인간이 불완전한 존재라는 책은 꾸준히 출간된 거 같아요. 인간의 실수를 다룬 뇌과학과 심리학 책들이 출간 돼 꾸준히 인기를 얻는 듯합니다. 읽어 보면 참으로 유익하더이다~ㅎ 만물의 영장이긴 개뿔~ㅋ

곰곰생각하는발 2016-03-10 11:44   좋아요 0 | URL
인간만큼 엉뚱한 선택을 잘하는 종도 없죠..
정확한 선택보다는 엉뚱한 선택을 하는 게 인간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만물의 영장은 개뿔 ~~ㅎㅎ

clavis 2016-03-09 23: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기승전 쓰리스톤
저는 세돌씨같은 여리여리한 남자가 참 좋더이다*-*

곰곰생각하는발 2016-03-10 11:45   좋아요 1 | URL
ㅎㅎㅎ. 모성애 강하시군요..
근데 세돌 씨, 목소리는 그닥...

oren 2016-03-10 01: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네이버 스트리밍이 신통찮아 하는 수 없이 유튜브로 봤는데, ˝디스 스톤, 투 스톤, 화이트 스톤, 커트˝ 어쩌고 하길래, `야들이 아직도 무슨 석기시대 이야기를 하는 건가?` 싶었습니다. ㅎㅎ 그 순간, 인류가 구석기시대 때부터 `돌`을 가지고 놀던 그토록 무섭고도 오래된 습관과 축적된 지적 능력도 이젠 `0과 1`을 갖고 장난을 치는 기계 앞에서 쩔쩔 맨다는 게 `기묘한 풍경`으로 다가오기도 하더군요. 세돌이가 당황했다가, 즐거워했다가, 방심했다가, 낙담하는 모습 또한 익숙하게 봐왔던 `인류 진화의 기나긴 과정` 가운데 하나로 다가올 때도 있었구요. 암튼 기묘한 기분을 느낀 역사적인 하루였던 듯해요^^

곰곰생각하는발 2016-03-10 11:46   좋아요 0 | URL
오늘은 이기겠죠 ? 중론이 세돌 씨가 컴을 무시했다가 된통 당했다는 ...
뭐 이번에는 반짝 긴장하고 대국전에 들어올 것 같습니다..


글쎄말입니다. 0.1로만 이루어진 세계`가 이제는 진화했습니다. 확실히 진화했습니다.

samadhi(眞我) 2016-03-10 01: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 돌 만에 ㅋㅋ sf픽션으로 긴가민가 액자식구성 곰발님 전매특허예요.

곰곰생각하는발 2016-03-10 11:46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ㅎ.. 그래야 읽는 맛이... 소설로 읽어주십시오..

새아의서재 2016-03-10 02: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곰발님의 위트 있는 글발에도 불구하고 인류가 멸망한다고 해서 지구가 멸망하지않는다, 인간이 없는 지구는 축복이다, 라는 말이 가슴에 남네요. 이세돌 패배에 가슴아파하는 아들과 이 글을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6-03-10 11:48   좋아요 0 | URL
레비스트로스가 아마도... 슬픈 열대에서 한 말일 것입니다.


이 세계는 인간 없이 시작되었고
또한 인간 없이 끝날 것이다

뭐.. 이런 말을 했던 게,달걀부인 님 댓글 읽다가 생각났네요..

수다맨 2016-03-10 10: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좌상귀 3.3에 놓인 백 116을 보면서, 저는 바둑이 사실상 끝났다고 생각했습니다. 바둑 두는 사람들은 웬만해선 저런 수(집을 지키는 확실하고 안전한 수이긴 하지만 자기 집을 메우면서, 상대방에게 선수를 넘겨주는 착점)를 잘 두지 않거든요. 보통 100% 이겼다고 생각했을 때에만 프로들은 저런 수를 둡니다.
여하간 개인적으로는 바둑 팬인데, 어제 이세돌이 패배했다는 소식을 들으니 신선한 충격을 받기는 했습니다 ㅎㅎㅎ

곰곰생각하는발 2016-03-10 11:48   좋아요 0 | URL
오, 수다맨 님 바둑맨이셨군요.
전 까막눈이어서.... 바둑을 배워볼까 수없이 공부할까 했는데
전 안 되더군요.. 오늘 재미있겠습니다..

stella.K 2016-03-10 12: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오랜만에 곰발님 페이퍼 보고 웃었네요.
역시 곰발님다운 페이퍼여요.
거 왜 옛날에 본 만화 가운데 그런 거 있잖아요.
인간 좋자고 로봇 만들었다 오히려 로봇에 지배 당해 버리는 인간 세계.
마치 이세돌이 지면 그런 미래가 눈으로 보게될 것 같아 찝찝하고
뭐 이런 대결을 다하나 그런 생각 저도 했거든요.
그런데 곰발님 생각이 맞겠다 싶네요.
인류의 멸망이 지구의 멸망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인간이 없어져야
지구가 살 수 있을 거라는 거.
그런데 그 없어져야할 인류에 나는 과연 포함시켰을까? 반문을 갖게도 하죠.
역시 인간은 오만합니다.ㅋ

곰곰생각하는발 2016-03-10 12:31   좋아요 0 | URL
죽으면 다 죽어야지 혼자 살아남으면
그것 또한 고통이 아닐까 싶습니다.
혼자 살아남는다면 얼마나 외롭고, 무섭고, 심심하겠습니까...
죽을 때 다 같이 죽어야 합니다. 스텔라 님도 예외업슴.. ㅎㅎㅎㅎ

비의딸 2016-03-10 13: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아요를 서너번 누르고 싶을만큼 마음에 드는 글이네요.
다른 서재를 잘 안다니는데 이글 때문에 여길 정말로 세번째 들어왔어요. ㅎㅎ

곰곰생각하는발 2016-03-10 17:49   좋아요 0 | URL
마음에 드셨다니 고맙습니다. 더 재미있는 글을 작성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꾸벅 ~

cyrus 2016-03-10 20: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제 대국 결과 관련 뉴스에서 본 댓글 중에 이런 내용이 있었습니다.

<사실 알파고는 커제였다>

그런데 커제도 알파고에게 쉽게 이길 수 없을 겁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6-03-10 21:12   좋아요 0 | URL
오늘은 질 줄 몰랐씁니다. 어제는 실수였다쳐도 오늘은 이길 줄 알았는데..
햐.. 이거 장난아니던데요...전 16급이라 아는 게 거의 없지만,
뭔가 수가 오묘했습니다요..

마립간 2016-03-11 07: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라딘 이벤트에도 있지만, 대국 시작전 이세돌과 알파고의 승부 예상으로 2:3 박빙의 알파고 우세로 봤는데, 어제 2국 관전 후에는 0:5가 예상되는군요.

곰곰생각하는발 2016-03-11 10:07   좋아요 0 | URL
사실 전 1 : 4 로 이세돌 점쳤는데 벌써 글렀네요..
아, 바둑이 요렇게 재미있는 줄 미처 몰랐습돠.......
어제 2국은 소름이 돋았습니다. 제가 대국 현황을 알 수야 거의 없지만..
그래도 뭔가 침착하게 한 수 한 수 두는 알파고에게 전율을.......

withfifa 2016-03-13 09: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글 잘 보았습니다. 저로서는 무척 쓰라렸습니다. 인간 이세돌이가 지는 것이 자존심도 좀 상하고.. 더군다나 동양 정신문화의 최고봉(?)이라고 할 수 있는 바둑이 서양에서 만든 프로그램에게 져서 더욱 더 쓰라렸씁니다. 충격이 좀 더 갈 거 같네요. 현실을 받아들이기 싫지만 이젠 어쩔 수가 없네요. 저는 바둑도 고수에 속하는 바둑인으로서 무척 마음이 안 좋습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6-03-13 10:07   좋아요 0 | URL
뭐. 반드시 나쁜 결과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대중의 바둑에 대한 관심이 무척 높아진 것 같습니다. 저만 해도 바둑을배워볼까 생각 중입니다.. 바둑의 대중화에 알파고가 큰 역할을 한 것 같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