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 모자라니 ?

 

When there's no more room in hell, the dead will walk the Earth  ㅡ  할아버지가 말씀하셨지. 지옥에 더 이상 발 디딜 틈'조차 없을 때 시체들이 땅 위를 걷는다고......


- 살아난 시체들의 새벽 中

 

 

 

 

 

문화는 사회를 반영한다.     이명박 시대 이후  티븨 드라마는 주로 < 출생의 비밀 > 를 다루는 내용이 대세가 되었다. 대표적인 드라마로는 << 선덕여왕 2009 >> ,  << 웃어라 동해야 2010 >> , << 욕망의 불꽃 2010 >> , << 제빵왕 김탁구 2010 >> , << 몽땅 내 사랑 2011 >> , << 반짝반짝 빛나는 2011 >> , << 호박꽃 순정 2011 >> 따위가 있고,  그 외 기타 등등에서 등등 또한 무수히 많다.   출생의 비밀을 다룬 드라마'를 놓고 보면 대한민국은 마치 " 사생아의 제국 "  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여, 여여여기가 지금 불륜의 제국이야 ?  따지고 보면 한국 드라마는 스타워즈에서 SF적 요소를 제거한 가족 드라마'나 다름없다.  아버지를 아버지라 하지 못했던,  아아... 숱한 나날(들).  

드라마는 그리스 비극 서사이자 웅장한 클리셰를 향해 종극(終極)으로 치닫는다. 아비는 물 먹은 습자지처럼 촉촉한 목소리로 아들에게 말한다. 그 유명한 대사, " 내가 니 애비다. 이, 이이이~~~ 눔아 ! " 출생의 비밀을 다룬 드라마를 해부하다 보면   :    평범한 소시민적 미덕(정직, 성실, 진실, 착한 마음)이 악덕(교활, 태만, 시기, 거짓, 편법)과 싸워서 이긴다는 내용을 담고 있지만  속내를 파고들면 부자 아버지를 만나야 출세한다는 내용을 숨기고 있다.   동정 없는 세상에 버려진 고아(男)가 돈 많은 아버지를 만나 신분 상승에 성공한다는 이야기와 가난하지만 심성이 고운 여성이 돈 많은 " 실땅님(실장님) " 을 만나서 신분 상승에 성공한다는 스토리는 서로 맥락이 동일하다. 돈 많고 자상한 실땅님2은 어릴 적 헤어진 아버지의 대체자로 등장한다. 

가난한 여성 주인공'을 도울 남자는 대부분 실장님(室長-)이라는 지위'를 가진 자'다.  왜, 하필 < 실장님 > 이 잠자는 숲속의 공주를 깨울 백마 탄 왕자 ㅡ 캐릭터'가 되었을까 ?   회장 會長과 사장 社長과 부장 部長이라는 직함이 그 모임을 대표하는 어른( 長 : 어른 장 )이라면,  실장 室 집 실 長 어른 장  은 " 집 안의 어른 " 을 뜻한다. 그러므로 실장은 가부장(家父長)을 대표하는 자리'이다. 그는 가난한 여자의 남편(家 : 남편 가)이고, 아버지(父 : 아비 부)이며, 어르신(長 : 어른 장 )이다. 실장은 거룩한 삼위일체'이다. 그들은 유사 부녀 관계에 놓여 있다. 가난한 딸은 키다리 아저씨가 펼쳐 놓은 우산의 보호를 받으면서 일과 사랑, 모두에서 성공을 거둔다. 키다리 아저씨는 아버지처럼 속이 깊고, 자상하며, 헌신적이다.

< 그 > 는 젊은 남자로 출현했지만, 사실은 늙은 리어왕이다. 늙은 아버지는 이제 착한 딸을 선택함으로써 자신이 버린 딸에게 용서를 구하고 몸을 의탁한다. 이렇듯,  가난한 아들과 딸은 부자 아빠로부터 수혈을 받아 가계의 적통을 계승한다.  이처럼 자식을 버린(or 잃어버린) << 부자 아빠 >> 라는 캐릭터'는 가난한 아들이 꿈꾸는 " 판타지 " 다.  이 판타지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흙숟깔 입장에서 보면 지금의 부모가 적통(嫡統)이 아니기를 바랄 수밖에 없다.  << 헬조선 >> 이 비극인 이유는 지지라도 가난한 부모를 부정할 때 비로소 희망이 생긴다는 점이다.  영화 << 세븐 >> 에서 모건 프리먼의 대사를 빌려 인용하자면 " 이런 시대에 아이를 낳는 것은 아이에 대한 죄악 " 이다.

가난한 대중이 부자 아빠에 대한 판타지를 강박적으로 호명한다는 것은 21세기 한국 사회가 계급 이동이 불가능한 사회'라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증후이자 뼈 아픈 통증'이라 할 수 있다. 흙수저들이 느끼는 절망, 불안, 우울, 폭력적 성향은 경제적 공포가 낳은 무기력함'이다. 대한민국은 자본 사회가 아니라 << 자본 독점 >> 사회'다.  자본 독점 세력이 물꼬를 틀어쥐고 있으니 사회 전체는 기갈에 허덕이게 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이명박근혜 정부가 노동 개혁'이라는 이름으로 행하는 쉬운 해고 정책은 달리 말하면 사회적 살해에 해당된다. 독점 자본 세력을 알기 쉽게 표현하자면 재벌이고,  프랑코 모레티의 사유1를 빌리자면 피 빨아먹는 철거머리 같은 놈( = 드라큘라) 이다. 

브람 스토커의 << 드라큘라 >>  텍스트에서,  프랑코 모레티는 드라큘라 백작을 독점 자본을 상징하는 재벌로 상정한다. 그리고 피와 돈을 등가 관계에 놓고 텍스트를 해체한다.  즉, 드라큘라의 흡혈 행위를 달리 말하자면 자본(노동) 착취 행위'인 셈이다. 백작은 죽지 않을 만큼만 노동자의 피를 빤다.  그는 상추를 재배하는 농민과 같다.  상추를 재배하는 농민은 상추를 뿌리 채 뽑지 않고 죽지 않을 만큼만 잎을 딴다.    상추 장수가 상추를 뽑아버리는 행위는 황금 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가르는 것과 같으니깐 말이다. 왜냐하면 노동(자)는/은 생산 주체이면서, 동시에 소비 주체이며 숙주이기 때문이다. << 공포의 변증법 >> 이란 비평집을 읽다 보면 무릎 탁, 치며 아, 하게 되다가 결국에는 과테말라 개미핥기처럼 혀를 날름거리게 된다.

전복적 상상력이란 표현은 바로 이런 글에나 어울리지 않을까 싶다. 이 비평집은 사유의 확장이란 측면에서 압도적이다. 내가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을 하지 않아도 이 책은 이미 입소문이 파다했던 책이기도 했다. 오래 기다렸고, 드디어 만났으며, 역시나 명불허전이었다. 소설에서 저기, 저어기, 저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기 변방의 트랜실바이나'에서 사는 드라큘라를 본국(영국)으로 끌어들인 사람은 조너선 하커로,  그의 직업은 부동산업자'이다. 또한 영국에 온 드라큘라 백작은 사람들에게 금을 투자하는 합리적 사업가로 자신을 소개한다.  대지(大地)와 황금, 이보다 더 뚜렷한 자본 상징'이 있을까 ?   더군다나 소설 속에서 드라큘라 백작은 애덤 스미스의 << 국부론3 >> 을 읽었다는 설정도 나온다.

종합하면 드라큘라는 신자유주의 자본 독점 세력'이다.  이 소설을 " 경제적 공포 " 로 환원해서 보자면,  소설 속 공포는 원초적 죽음에 대한 공포가 아니라 거대 독점 자본인 재벌이 모든 부를 독점할지도 모른다는 공포에 대한 은유처럼 보인다.  재벌은 드라큘라'다.  흡혈귀라고 ??!  유아인은 다음과 같은 말을 할 것이다. " 어, 어이가 없네 ~ "   하지만 << 공포의 변증법 >> 을 읽다 보면 어이가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이러한 통찰은 이미 마르크스  본인이 << 자본 (上) >> 에서 지적한 사항이기도 하다. " 자본은 흡혈귀처럼 오직 살아 있는 노동을 빨아먹어야 살 수 있으며, 더 많은 노동을 빨아먹을수록 더 오래 사는 죽은 노동이다(자본 上 에서) " 소설 속 드라큘라는 수혈을 받을수록 점점 젊어지고 노동자는 헌혈을 할수록 점점 늙어간다. 

군중이 비틀거릴수록 흡혈귀는 보다 젊고, 매력적이며, 힘이 세다. 그렇기에 프랑코 모레티가 << 드라큘라 - 텍스트 >> 를 마르크스주의 비평 독법으로 접근한 것은 뛰어난 통찰이라 할 수 있다. 드라큘라 백작에 의해 피(자본)를 빼앗긴 군중은 이후 << 좀비 >> 라는 이름으로 귀환한다. 그들은 죽었으나 그렇다고 죽지는 않은, 그렇지만 죽지 않았다고 말하기에는 죽은,  어처구니없는 일이 아닐 수 없는 몰골인 " undead " 이다.  그들은 창백하다 못해 하얀 분칠로 범벅이 된 혈색을 하고 있다(심지어, 흑인 좀비도 얼굴은 백인처럼 창백하다 ! ).  말 그대로 혈색(血色)은 " 핏빛 " 인데 몸 속에 피가 없으니 화이트 좀비'처럼 보일 수밖에 없다. 그들은 기아에 허덕이는 빈민'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좀비는 거지에 대한 은유'다.

조지 로메로 감독은 그 유명한 시체 3부작'에서, 그는 좀비와 자본의 관계를 탐구한다. 특히, 속편에 해당되는 << 살아있는 시체들의 새벽 >> 은 아예 좀비들이 자본을 상징하는 대형 상품 진열장을 어슬렁거리도록 만든다.   출생의 비밀을 다룬 한국 드라마는 선함이 악함을 이긴다는 권선징악을 다룬 착한 서사'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새빨간 피를, 세련된 혈통을 원한다는 측면에서 핏빛 로망 서사'인 것이다. << 드라큘라 >> 에서 통제불능인 무질서 사회(엔트로피)를 통제 가능한 범위(네트로피)로 되돌리는 방법은 간단하다. 관 속에 잠든 드라큘라 가슴에 말뚝을 박는 일이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드라큘라 가슴에 말뚝을 박는 일은 선거에서 올바른 선택을 하는 것과 같다.

투표는 소극적 의사 표시'가 아니라 드라큘라 가슴에 말뚝을 박을 수 있다는 점에서 적극적 행위'이다. 투표합시다. 서민의 피를 빨아먹는 철거머리 같은 악당에게 대못'을 박읍시다, 앙 ~  ■


  1. 공포의 변증법. 저자 프랑코 모레티는 이탈리아 영화 감독 난니 모레티의 형이다.
  2. 실장(室長)님에서 한자 室은 < 집 > 이라는 뜻이다. 풀어서 설명하면 실장은 집안의 어른'이라는 의미'이다. 곧 실장님이라는 지위는 가부장 아버지'를 의미한다.
  3. 1776년에 영국의 아담 스미스'가 쓴 경제학서. 이윤 추구를 목적으로 하는 개인의 보이지 않는 손의 작용으로 나라의 부 副 를 증대한다는 이론에 근거하여 자유방임 경제를 주장하였다. 최초로 자본주의 사회를 체계적으로 파악하였으며, 고전 경제학 이론의 대표적 저서이다. ( 네이버 국어 사전에서 인용 )
 

 

 

 

 

 

※  이 글은 다음과 같은 텍스트를 참고하여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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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6-01-26 18: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서 전 선덕여왕 밖에 안 봤어요.하도 거지 같아서.
그나마 선덕여왕은 봐 줄만 하더군요.ㅋ

재벌은 흡혈귀는 맞는 건 같긴 해요. <리멤버>라는 드라마에
남궁민이 소시오패스로 나오는데 그의 이빨에 송곳니만 달아주면 영락없는
흡혈귀겠더라구요. 근데 요즘엔 유승호 보다 남궁민이 연기를 더 잘하고
매력적이더군요. 이러면 안 되는데...

곰곰생각하는발 2016-01-26 18:38   좋아요 0 | URL
전 드라마는 거의 보지 않는 편이라서... 대강의 줄거리만 이해하고 있습니다.
뭐, 뻔하잖아요. 착하지만 가난한 청년..
그놈 착실하네.. 회장님은 그리 생각하면서 돈만 밝히는 자식들 생각에 화가 난다.
하지만, 알고 보니 가난한 청년은 버린 아들이었던 것.
아들은 오로지 착함으로 나쁨을 이겨 아버지의 마음을 사로잡았으니..
뭐 이거 아니것습니까 ? ㅎㅎㅎ

stella.K 2016-01-26 18:50   좋아요 0 | URL
ㅎㅎㅎ 그건 KBS2의 아침 드라마
<별이 되어 빛나리>에서 딸과 생부 버전이구요.
아무튼 잘 아시네요. ㅋㅋㅋㅋ

곰곰생각하는발 2016-01-26 19:01   좋아요 0 | URL
그렇군요. 이 글에 대한 답글은 각주 2를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ㅎㅎ

stella.K 2016-01-26 19:28   좋아요 0 | URL
ㅎㅎㅎ 실땅님!ㅋㅋㅋㅋ

곰곰생각하는발 2016-01-26 19:50   좋아요 0 | URL
요즘 친구들 실땅님 유머를 아시는지 모르시것네요..

stella.K 2016-01-27 11:26   좋아요 0 | URL
엇, 그런 것도 있어요? 알려 주세요!!

곰곰생각하는발 2016-01-27 14:27   좋아요 0 | URL
유머 시리즈가 있는게 아니라
왜 실땅님이라는 말이 나오게 됐는지에 대해서 요즘 아이들은 잘모른다는 소리.
왜 최지우가 혀가 짧아서 실장님을 실땅님 실땅님 했었잖습니까.

yamoo 2016-01-26 21: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본가=흡혈귀라는 도식은 너무도 익숙합니다. 이를 가장 극명하게 형상화한 영화는 마이클 스피어리그의 <데이브레이커스>가 아닐까 합니다. 말씀하신 그 유비가 아주 딱 들어 맞습니다~

그나저나 <공포의 변증법>이 땡기는 군요. 평론집은 정말 기피하는 분야인데, 곰발 님의 상찬을 보니 꼭 구입해 봐야 겠습니다!

결론은 정치군요!^^

그나저나 막장드라마를 곰발 님처럼 읽을 수 있다는 새로운 해석도 덤으로 알아갑니다~~ㅎ

곰곰생각하는발 2016-01-28 01:56   좋아요 0 | URL
엇, 야무 님 댓글만 빼놓고 답글을 달았네요.. 아하하하하.. 이런이런.. 종종 이런 일이 있곤 합니다.

평론집이라는 게 일단 평론을 한 책은 기본적으로 읽어야 하잖습니까.
그러다 보니 어려울 수밖에 없습니다... ㅎㅎㅎㅎㅎ. 저도 이 책 절반만 읽었습니다. 나머지는 안 읽어본 책에 대한 이야기여서 뭔 소린지 모르겠더라고요..


꾸벅 : 댓글 늦어서 죄송합니다. ~

포스트잇 2016-01-26 21: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공포의 변증법에서 율리시즈를 다루네요..보고싶네요.
어려운책일거같아 좀 망설여지지만요ㅜ 요즘 읽다 좌절한 책들이 많아서요.

곰곰생각하는발 2016-01-27 14:26   좋아요 0 | URL
책이 어렵습니다. -_-
사실 율리시즈도 뭔 소리인지 잘 모르겠잖아요. 당췌 조이스는 무슨 의도로
이 소설을 썼을까 ? 라는 궁금증. 책이 어려우니 해석도 어렵습니다만,
프랑코 만의 독특한 시선 앞에서는 무릎을 치게 됩니다.

참고로 프랑코가 << 나의 어머니 >> 를 만든 난니 모레티 형이라고 합니다.
난니 모레티 성격으로 유추해보면 형도 성격이 장난이 아난듯.

옛날에 동생양반 어느 비평가에게 생지랄해서 그 비평가 오줌을 싼 적이 있어요..
형제들 성격이 지랄 같습니다.

책벌레 2016-01-26 22: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출생의 비밀에 대한 이렇게 깊은 사색이 있을줄이야!! 멋진 글 잘 읽고 갑니다^^
앞으로도 기대할게요~

곰곰생각하는발 2016-01-27 14:23   좋아요 1 | URL
깊은 사색이라는 말씀에 뭄둘바를보르겠습니다.
자주 인사나누었으면 좋겠습니다. 고마워요, 책벌레 님.

cyrus 2016-01-27 11:3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북플의 폐해. 뱀파이어 이빨 사진을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KBS 1TV 저녁 일일연속극은 클라셰를 사골국처럼 우려먹어서 질립니다. 출생의 비밀, 자식 바꿔치기, 친부모가 바꿔치기 당한 친자식을 몰라보고 외면하다가 친자식인 것을 확인하자 천사로 돌변. 주인공의 뜻하지 않은 시련. 드라마를 처음부터 안 보고 중간만 봐도 딱 줄거리의 형식이 보입니다. 얼추 결말도 예상되고요. 이래서 제가 드라마 시청을 좋아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6-01-27 14:22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사실 저도 깜짝 놀랐습니다. 아니 왜 거기서는 대문짝 만하게 나오는지 모르겠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일일연속극 딱 1회 보면 답 나오잖습니까.
아버지가 없다 ? 그러면 항상 아버지가 등장하는데 보면 회장님이죠..ㅎㅎㅎㅎㅎ
이게 시바 말이야 막거릴야..ㅎㅎㅎㅎ 저도 그래서 안 봅니다.
그 시간에 책 읽어야죠..

2016-01-27 18: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1-27 19: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yamoo 2016-01-27 23: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공포의 변증법이 정말 율리시즈 책만큼 어렵나욤?? 아....띠...그럼 안되는데~

곰곰생각하는발 2016-01-28 01:53   좋아요 0 | URL
율리시즈가 어려우니 그 해설서도 어려울 수밖에 없지 않을까 싶습니다. 하지만
좋은 책임은 분명합니다. 사람들이 좋다고 하네요.. ㅎㅎ.

5DOKU 2016-01-28 00: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공포의 변증법.... 책 가격이 무시무시하더군요....

읽고 싶은데

곰곰생각하는발 2016-01-28 01:54   좋아요 0 | URL
새물결 이 새끼들이 책값이 제법 비싸죠. 정나미 떨어지는 출판사입니다..
 

 

 

 

 

 

​오른손이 하는 것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


                                                                    나는 한때 불광동 도깨비풀'이라 불렸던 타짜'였다. 내 손놀림은 개미핥기의 혓바닥보다 빨라서 밑장 빼기를 눈치 채는 빙다리 핫바지는 없었다. 하지만 이 짓도 오래하다 보면 꼬리가 밟히는 법. 나는 양 손모가지가 잘린 채 업장을 떠나야 했다. 이 이야기는 최동훈 감독에 의해 영화로 만들어졌다. 영화 << 타짜 >> 다. 믿거나 말거나.

 

영화 타짜의 한 장면   :   여기는 꽃의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하우스(도박장을 지시하는 업계 은어).  고니는 밑장 빼기'를 하다 귀신 같은 아귀에게 발각된다. " 내가 빙다리 핫바지로 보이냐, 이 시방새야 ? "  껀수 잡은 아귀는 신이 나서 고니의 손목을 움켜쥐고 고래도 아니면서 고래고래 소리친다. " 패,  건들지 마라잉 !  손모가지 날아가 붕게. 해머 가지고 오라잉 ~ "  다들 아시겠지만 손모가지 날아간 놈은 고니가 아니라 아귀'였으니,  그는 손재주 좋은 고니 때문에 빙다리 핫바지'로 전락하고 만다.  최동훈 영화 속 등장 인물들은 항상 상대방을 속이거나 혹은 상대방에게 속는다. 속고 속이는 세계, 믿을 놈 하나 없다. 속이는 놈은 삼팔 광땡이 되고 속는 놈은 삼팔 따라지 인생이 된다. 그렇다, 모든 것은 " 작전 " 이다.

 

짜고 치는 고스톱은 손재주로 상대를 속인다는 측면에서 마술의 영역'에 속한다. 마술 트릭'은 마태복음에 나오는 예수의 산상수훈을 명심하면 쉽게 풀 수 있는 수수께끼'다. 예수는 산상수훈에서 이렇게 말했다. " 너는 구제할 때에 오른손이 하는 것을 왼손이 모르게 하여 네 구제함을 은밀하게 하라. 은밀한 중에 보시는 너의 아버지께서 갚으시리라 (마태복음 6:3~4) ".  마술의 원리도 이와 같다. 딱 잘라 말해서 마술은 무주의 맹시(inattentional blindness) 를 이용한 트릭이다.  인지심리학자 크리스토퍼 차브리스와 대니얼 사이먼스의 그 유명한 << 보이지 않는 고릴라 >> 실험은 무주의 맹시'가 무엇인지를 잘 보여준다. 고릴라를 보셨습니까 ? ( 이 동영상을 본 실험 대상자 가운데 50% 가 고릴라를 보지 못했다 )

 

마술은 무언(無言)의 세계이다. < 말 > 이 개입하는 순간 마술(사)의 권위는 추락한다. 마술사가 말을 하지 않는 데에는 관객이 마술사의 손(짓)에 몰입하게 만들기 위해서이다. 즉, 마술사의 손은 입'이다(그는 손(짓)으로 관객과 대화를 나눈다는 점에서 손짓으로 부하에게 명령을 내리는 권력자와 닮은 구석이 있다).  관객은 마술사의 오른손1을 주시한다. 그는 결정적 순간이 되면 손짓 언어로 먼저 관객에게 주의를 환기시킨다. 오므린 손을 펼치거나 소매를 걷어올리거나 주술을 부리는 듯한 손짓을 한다.  이 신호는 " 지금부터 당신을 속일 테니 이 부분에서 눈 부릅뜨고 똑바로 보셔셔셔셔셔셔셔 ~ " 라는 경고를 담고 있다. 이 신호가 떨어지면 관객은 그의 손끝을 뚫어져라 쳐다본다. 마술사에게 속지 않겠다는 다짐. 

하지만 관객은 번번이 실패하고 만다. 마술사는 오른손으로 트릭을 만들어내는 듯한 (손)동작으로 관객의 주의를 끌지만, 사실 오른손은  맥거핀(McGuffin : 소설이나 영화에서, 어떤 사실이나 사건이 매우 중요한 것처럼 꾸며 독자나 관객의 주의를 전혀 엉뚱한 곳으로 돌리게 하는 속임수) 에 지나지 않는다.  오른손이 하는 역할은 nothing를 everything인 것처럼 보이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이 작전에서 오른손이 조연이라면 왼손은 주연이다. 관객이 마술사의 오른손에 홀딱 빠져 있을 때,  왼손은 모자 속의 공을 관객 모르게 빼돌린다. 관객은 마술사의 오른손에 집중하느라 왼손을 보지 못하는, 무주의 맹시에 빠져서 결정적 순간을 놓치게 된다.

그렇기에 집중력이 뛰어난 놈일수록 마술사에게 속을 확률이 높다.   반대로 주의력이 산만한 놈일수록 마술사의 트릭을 간파할 확률이 높다. 영화 << 타짜 >> 에서 고니가 선보이는 밑장 빼기'는 아귀를 속이기 위한 마술사의 오른손이요, 맥거핀'이다. 아귀가 밑장 빼기'에 모든 집중력을 쏟을 때 고니는 왼손으로 수작(手作)을 펼친다. 식당에서 종편 뉴스를 볼 때마다 드는 생각이 바로 마술사의 오른손 수작(手作)이다. 예를 들면 특정 사건을 덮기 위한 연예계 핫 이슈'가 대표적인 맥거핀이다. 관객은 연예계의 핫 이슈에 관심을 쏟느라 정작 중요한 사건의 미세한 신호를 발견하지 못한다. 그것은 마치 모자 속 공을 빼내는 왼손을 감추기 위해서 오른손으로 관객의 관심을 집중시키는 전략과 같다.

세월호 사건과 관련이 없는 것 같은 뉴스는 어쩌면 세월호와 관련된 어떤 균열(신호)를 감추기 위한 맥거핀인지도 모른다. 뉴스는 믿을 것이 못된다.  세월호 고의 침몰 의혹과 관련해서 B.H가 개입했다는 음모론이 떠돌기도 한다. B.H가 내 눈에는 BLUE HOUSE가 아니라 BIG HOUSE의 약자'처럼 보인다. 마술사의 오른손을 믿으면 안된다.

 


 

  1. 마술사가 오른손잡이라는 가정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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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madhi(眞我) 2016-01-25 23: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티비 뉴스만 보는 사람들, 그 중에서도 종편을 보는 이들에게 이 글을... 며칠 전 제 엄마뻘 되는 제일 좋은 친구가 종편의 자극적인 뉴스가 재밌다는 말씀을 하셔서 종편의 문제점 심각성에 대해 한 소리(?) 했지요. 장사하는 집에서 종편을 틀어놔서 어쩌다 보게 되면 종편뉴스 앵커들이 약장수 같다는 느낌이 들어요. 목소리톤도 높고 가볍고 아, 저런 게 종편의 전략이구나 싶었어요.

곰곰생각하는발 2016-01-26 12:47   좋아요 0 | URL
조선방송 보면 정말 북한 방송 같다는 생각이 들곤 하죠.
진행자가 왜 그렇게 목소리가 높으며 객원들은 또 왜 그렇게 목소리가 높은지..
인상을 봐도 왜 그렇게 애새끼들이 천박하게 생겼는지..

yamoo 2016-01-25 23: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역시 곰발 님은 항상 예리하십니다~ 타짜와 산상수훈을 거쳐 세월호 뉴스라....짱입니다요!

곰곰생각하는발 2016-01-26 12:48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과찬이십니다..
 

 

 

 


 



싸움의 기술



                                              나는 모르겠으나, 사람들은 내가 주먹을 휘두르면 바람소리가 들린다고 했다. 쉭, 쉭쉭쉭 !  내 앞에서 수많은 일진(들)이 추풍낙엽처럼 떨어져 나갔다. 사람들은 나의 권술(拳術)을 검술(劍術)이라 했다.  내 주먹은,  강했다. 머리가 나쁜 탓에 공부를 못했기에 주먹 세계에 발을 들였다. 주먹 하나만큼은 자신있었으니까. 이 글은 내가 동정 없는 세계에 몸담으면서 깨닫게 된 << 진실 >> 에 대한 이야기'다. 경청 바란다. 주먹이나 칼부림으로 이기는 놈은 싸움을 잘하는 놈이 아니었다. < 칼부림 > 은 하수나 하는 짓이었다. 이 짓보다 상수는 < 욕부림 > 이었다. 살벌한 욕 한 마디'로 상대를 제압하는 것이다. 손자병법에 의하면 이 전술은 고급 기술에 해당된다.

싸움의 기술에서 유혈'보다 한 단계 위는 무혈인 것이다. 그런데 칼부림과 욕부림을 담당하는 놈들은 조직 내 계급이 낮은 녀석들이었다. 쫄따구들이나 사용하는 기술이었던 것이다. 이보다 한 단계 위인 놈은 싸울 때 큰소리로 욕을 하지 않는다. 욕을 하기는커녕 존댓말을 쓰곤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대는 무서워서 벌벌 떨고는 했다. 목소리 큰 놈보다 목소리 작은 놈이 이긴다 ?!  반말 하는 놈보다 존댓말 하는 놈이 이긴다 ???!!! 이 글을 읽는 독자들은 고개를 갸우뚱거리리라. 당연하다, 그럴 수밖에 없다. 하지만 카메라를 줌-아웃시켜서 원경(遠景)으로 빠지면 비로소 이해하게 된다. 이 놈 뒤에는 칼부림하는 놈과 욕부림하는 놈들이 병풍처럼 서 있다.

칼부림하는 놈도 무섭고 욕부림하는 놈도 무서운데, 이런 놈들을 한갓 병풍처럼 사용하는 저 놈은 얼마나 무시무시한 놈인가. 이 상상력 앞에서 주눅들게 된다. 영화 << 올드보이 >> 에서 사설 감옥 감시인이었던 철웅( 오달수 扮)이 장도리로 오대수(최민식 扮)의 이빨을 뽑을 때 이런 말을 한다. " 있잖아...사람은 말이야...상상력이 있어서 비겁해 지는 거래...그러니까...상상을 하지 말아봐... 존나 용감해질 수 있어... " 그렇다, 상상력이란 그런 것이다. 하지만 이 녀석도 이 세계에서는 중간 보스에 지나지 않았다. 몇 년 전, 조직 내에 불미스러운 일이 있어서 조곤조곤한 존댓말로 상대를 제압하던 중간 보스'가 무릎을 꿇은 적이 있다. 그를 무릎 꿇게 만든 자는 말을 하지 않았다.

그는 말 대신 손짓으로 의사소통을 하는 놈이었다. 그가 손가락을 까닥거리자 중간 보스의 손모가지가 잘려나갔다. 그런데 손짓으로 의사를 전달하는 놈은 결국 눈짓으로 의사를 전달하는 놈에게 제거되었다. 건달의 최상위는 눈짓으로 의사를 전달하는 놈이었다. << 의중 意中 >> 이라는 단어가 있다. 풀어서 설명하면 " 마음속 " 이라는 뜻이다. 의중을 읽다, 의중을 헤아리다, 의중을 파악하다, 의중을 알아차리다, 의중을 살피다, 의중을 꿰뚫다 라는 말은 말로 표현된 메시지를 읽는 것이 아니라 상대의 무언(無言)을 읽는다는 뜻이다. 뉴스에서 거물급 정치인을 다룰 때 흔히 사용하는 단어가 < 의중 > 이다. 그렇다면 의중을 읽고, 의중을 헤아리는 주체는 누구일까 ? 당연히 아랫것들이다.

아랫것들이 하는 일은 보스의 마음속을 읽는 것이다. 아랫것들의 자발적 충성 경쟁은 바로 의중에서 비롯되었다고 할 수 있다. 보스의 의중을 읽지 못하는 부하는 성공하지 못한다. 거물급 정치인을 다룬 뉴스에서 < 의중 > 이라는 단어가 가장 많이 사용되는 꼭지는 박근혜와 관련된 뉴스'다. 그녀의 정치술은 말의 메시지가 아니라 손짓과 눈짓으로 이루어진 무언술'이다. 진실한 사람은 무언에서 의중을 파악하는 이'다. 바로 그 점이 한국 정치의 비극이다. 정치의 기본은 밀실이 아닌 열린 광장에서의 대화'다. 박근혜와 안철수의 공통점은 말이 없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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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madhi(眞我) 2016-01-24 17:0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입만 열면 모지란 티가 나니까요.

곰곰생각하는발 2016-01-24 17:19   좋아요 1 | URL
지난 연설 보니깐... 보고 읽어도 잘 못 읽으시더라고요..

cyrus 2016-01-24 17:1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안과 박. 말이 없어서 오히려 다른 사람들의 말이 많아진 이상한 케이스.

곰곰생각하는발 2016-01-24 17:19   좋아요 1 | URL
바로 그겁니다. 당사자가 말이 없으면 아랫것들이 충성을 증명하기 위해 의중을 읽기 시작합니다.
그런데 아시다시피 의중을 해석한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니죠. 메시지가 없으니 수많은 해석이 존재하게 됩니다. 당연히 아랫것들의 말이 많아지는 케이스가 아닐까 싶습니다. 역겨운 정치를 하는 것이죠.

cyrus 2016-01-24 17:36   좋아요 1 | URL
안과 박 공통점 하나 더 있습니다. 가끔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발언을 툭 꺼내면(본인들은 옳은 말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주변 사람들(국민)을 할 말 없게 만듭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6-01-24 18:14   좋아요 1 | URL
둘 다 물 새는 쪽박이죠. 왜 이들을 두고 하는 말이 있잖습니까.
박에서 새는 쪽박, 안에서도 샌다 ! 선조들이 미래를 예견하신 게 아닌가 싶습니다.

stella.K 2016-01-24 18: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작년 가을 동생하고 한 35년만에 싸운 일이 있는데
겉으로는 제가 이긴 것 같긴 했습니다.
뭐 아무래도 제가 누나니까. 그리고 목소리에서 절대 꿀리지 않았거든요.
그리고 여자니까 여자들 싸울 때 잘하는 거 있잖습니까?ㅋㅋ 등등해서.
그런데 나중에 생각해 보니 굳이 그렇게 힘들여 싸울 필요가 있나 싶더군요.
짜증나서 그런 거거든요. 그건 제압하기가 차라리 쉬웠는데 말입니다.
적어도 ˝너 나이가 몇 개니?˝ 한마디면 게임은 오버되는 거였는데
후회되더군요. 싸움의 고수가 되려면 아직도 멀었구나 싶더군요.
더구나 조직 생활을 안하다 보니 싸울 일도 없더군요.
싸움도 역시 뇌를 자극해서 똑똑해지는 건데 말입니다.ㅋㅋ

근데 곰발님은 정말 질 싸움은 안하실 것 처럼 보이긴 합니다.
다혈질만 잘 다스린다면...ㅋㅋㅋ

곰곰생각하는발 2016-01-24 18:16   좋아요 1 | URL
조직이 든든한 놈이 무조건 이깁니다.
그래서 벡이 필요한 것 같습ㄴ디ㅏ.
한국인이 집단 속에 있기를 간절히 원하잖아요.
아파트만 해도 사실 서구에서는 실패한 주거 환경이었씁니다.

[그장소] 2016-01-24 18: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곰곰 느님 ㅡ이...조직에...?!으헉~!ㅎㅎㅎ

곰곰생각하는발 2016-01-24 18:17   좋아요 1 | URL
세상을 조직에 단순 비유한 겁네다.. ㅎㅎ

[그장소] 2016-01-24 18: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휴ㅡ전,또~곰곰 님이 온 몸에 곰발 문신 두르고
고객을 가~ 족˝ 가치 ..모신다고 하시나...했죠~^^

곰곰생각하는발 2016-01-24 19:31   좋아요 1 | URL
전 주로 때리는 쪽보다는 맞는 쪽이었습니다..

[그장소] 2016-01-24 22:19   좋아요 0 | URL
ㅋㅋㅋ 전주ㅡ로 때리면 간주 중에는 마이크 돌리고 헤드뱅잉 하시겠습돠~?! ^^

곰곰생각하는발 2016-01-25 14:10   좋아요 1 | URL
오, 그장소님 말장난의 묘미를 아시는군요. 반갑습니다.. ㅎㅎ.

[그장소] 2016-01-25 14:15   좋아요 0 | URL
아하핫~; 일찍 알아 주셔서 고맙습니다! (?)
점심시간도 다 지났는데..ㅎㅎㅎㅎ^^
별미는 없고..드릴게 묘미 뿐인지라~^^
곰곰 님 ㅡ따라가려면 ㅡ아직 아직 입죠~!!
잘.부탁 드립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6-01-25 14:39   좋아요 1 | URL
아닙니다. 그장소님이야말로 말장난의 달인이십니다.

세실 2016-01-25 10:0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내 맘도 내가 잘 모르는데 어찌 의중을......
할말은 하고 살았으면 좋겠어요.
답답한 사람은 딱 질색ㅎ

곰곰생각하는발 2016-01-25 14:09   좋아요 1 | URL
정답이십니다. 할 말은 하고 살아야 합니다.
꼭 말해야 알아 ? 라고 말하는 것은 어찌 보면 폭력의 일종이죠..

수다맨 2016-01-25 15: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 나라의 지도자라면 연설문 정도는 스스로 초안을 잡고, 정확한 문장으로 남들이 알아듣기 쉽도록 말할 수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언젠가 시사인에 김대중/노무현 밑에서 일하던 연설비서관이 나온 적 있는데, 김대중 노무현 둘 다 자신의 손으로 국정과 관련한 연설문을 쓸 역량이 있었다고 합니다. 때로는 수정 가필도 본인들이 알아서 했다고 하구요. 근데 박통은 (예전에 전여옥이 했던 말처럼) 베이비 토크baby talk를 합니다.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지 못하니 단답을 하거나, 자꾸만 비문을 만드는 거지요. 냉정히 말해서, 자기 생각을 논리 충분한 문장으로 옮길 수 없는 사람은, 지도자 자격이 없다고 봅니다. 하다못해 일본의 거대 야쿠자 단체(야마구치구미) 두목도 졸개들한테 보내는 신년 축사는 본인이 직접 쓴다고 하는 것 같더군요...

곰곰생각하는발 2016-01-25 17:48   좋아요 0 | URL
읽기조차 잘 못하시는 분인데요, 뭘 기대하겠습니까 ?
노무현 같은 경우는 오히려 자신이 거의 쓰다시피 했다고 하더군요..
정치의 기본은 토크 아닙니까. 말을 해야 소통이고 나발이고 불통이고 하지
토크 자체가 없으니 아랫것은 충성한답시고 의중을 파악하려고 하죠..
하나의 메시지와 수백 개의 해석이 가능하게 됩니다. 의중으로 메시지를 전달하면 말이죠..

yamoo 2016-01-25 23: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얼른 한겨레나 경향에 고정 기고 란을 섭외해 보세요. 곰발 님은 매체에 필력을 휘날릴 분입니다. 뭐, 전 시간 문제라 생각합니다만... 곰발님이 액션을 취하느냐 마느냐..

고맙게 잘 읽고 갑니다요~^^

곰곰생각하는발 2016-01-26 12:48   좋아요 0 | URL
ㅎㅎ 감삽니다. 이제 슬슬 액션을 취해야 할 때가 온 것 같습니다.

기억의집 2016-01-26 22: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 머저리 대통령을 잘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다는 사실.... 그런 사람에겐 말싸움이든 몸싸움이든 통하지 않어요 후!

곰곰생각하는발 2016-01-27 15:16   좋아요 0 | URL
가장 무서운 사람은 말해도 못 알아듣는 사람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건 뭐, 공산당과 다른 게 뭔지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삼권이 이렇게 삼위일체인 경우도 드믈죠..
 

 

 

 

 

 

 

 

 

말하지 않아도 알아요 

                                                          물물(物物)에는 " 개성 " 이 깃들어 있고 개성에도 품격이 있다. 발터 벤야민은 이 품격을 " 아우라 " 라고 명명한다. 이 품격이  상품 가격을 좌우한다. << 유령 >> 도 마찬가지'다. 인기 없는 유령이 있는가 하면, 아이돌 못지 않은 인기를 누리는 유령도 있다. 대표적인 유령이 연극 << 햄릿 >> 에 나오는 유령 햄릿 왕과 마르크스(와 엥겔스가 공저) 가 쓴 << 공산당 선언 >> 에서의 그 유명한 첫 구절에 등장하는 유령일 것이다. " 하나의 유령이 유럽을 배회하고 있다, 공산주의라는 유령 " A spectre is haunting Europe - the spectre of communism  " 이다.

가스통 할베들이 누런 이빨을 드러내며 나를 물어뜯을 지도 모르지만 << 공산당 선언 >> 은 뛰어난 정치 팜플렛'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도 문학적 가치'가 높은 작품'이기도 하다. 내가 이 문장에서 관심을 가진 단어는 < spectre(유령) > 이다. 유령을 뜻하는 단어는 많다. ghost, phantom, spectre, revenant도 모두 유령을 지시하고 있다. 그런데 왜,  하필 < spectre > 를 선택했을까 ?  ㉠ ghost는 독일어 geist에서 유래한 단어로 " 엄숙한 의식에 초대되는 조상의 영 " 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호명에 방점이 찍힌 단어다. 반면 ㉡ phantom 은 < 보여지다 > 에 방점이 찍힌다.  phan - 은 to appear = 나타나다 라는 의미이다. 그런가 하면 ㉢ revenant는 원래 뜻이 ‘저승에서 돌아온 자’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음소를 쪼개자면 re(다시) ven(=come) ant(사람) 이다.  여기서 정리를 하자면 ghost와 revenant는 저승에서 돌아온 자'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phantom과 spectre는 보는 행위를 중시한다.  전자가 " 장소의 이동 " 이라는 관점에서 유령을 이야기한다면, 후자는 시각이라는 관점에서 유령을 이야기한다. 하지만 phantom과 spectre는 맥락은 같지만 결은 전혀 다르다. phantom은 유령이 타자 앞에 모습을 드러내는 것이고, ㉣ spectre는 유령이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채 타자를 본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어근 spec- 은 watch = 지켜보다, 주시하다는 의미가 강하다. spec - 의 변형이라 할 수 있는 ㉤ spy는 우리는 그의 정체를 알지 못하지만 그는 우리를 꿰뚫고 있는 자'라는 점에서 넓은 의미에서 spy 또한 유령의 변형'이다.

spectre는 스펙타클한 볼거리로서 작용하는 유령phantom이 아니라 푸코의 판옵티콘으로 작용하는 감시 기계'이다. 작년에 개봉된 007 스파이 영화 제목이 << spectre >> 인 이유도 스파이와 스펙터의 은밀한 관계를 잘 보여준다. 이 네 분의 유령 중에서 가장 주체적인 인물은 스펙터'다. 그는 타자에 의해 호명되는 주체도 아니고 볼거리로 전락한 주체도 아니다. 그는 << 스스로 볼 수 있는 주체 >> 이다. 마르크스가 이 단어를 선택한 이유는 종(從)이 아닌 주(主)로, 소극적이고 수동적 주체가 아닌 적극적이며 능동적 주체를 강조했다는 데 있다. 그런데 이 유령은 굉장히 폭력적이기도 하다.  양심은 팔 수 있어도 쪽은 팔 수 없는 이상한 세계를 동경하는 양아치 뒷골목 사회에서 떠도는 말이 있다. 일명, 권력 계급 5단계 이론이다.

주먹으로 싸워서 이기는 놈은 5류이고, 험한 말로 상대방을 제압해서 무혈 입성하는 양아치는 4류이며, 존댓말로 조곤조곤 상대방을 협박하는 양아치는 3류이다. 이보다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양아치는 말 대신 손(짓)으로 의사를 표시하는 놈이다, 이런 부류는 2류'다. 하지만 이들은 결코 눈빛만으로 상대방을 조사버리는 놈을 이기지는 못한다.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는 존재가 바로 1류다.  눈빛만으로 상대방을 조사버리는 스킬을 보유한 대표적 인물이 바로 박근혜'다.  말 없이 째려보면 다 죽어 ~ 

 

최고 권력은 말을 하지 않는다. 손(짓)을 까닥거리는 몸짓 언어는 말을 대신한다. 이보다 한 수 위는 눈(짓)이다. 최고 존엄은 수첩에 자신이 전하는 말을 팔사하지 않는 부하에게 잔소리를 늘어놓거나 손으로 지적하지 않는다. 아주...... 잠깐 째려볼 뿐이다. 나머지는 십상시(十常侍)가  알아서 한다.

그는 메두사'다.  자, 이제부터는 시선의 권력에 관한 영화를 살펴보기로 하자. 시선과 권력에 대한 관계를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장르가 있다. 바로 스플래터 무비, << 피범벅 난도질 영화 >> 다. 이 영화 장르만큼 푸코를 이해하기 위한 좋은 자료도 없다. 푸코를 연구하는 사람들이 싸구려 피범벅 난도질 영화를 무시하면 안 된다. 그것은 마치 박근혜가 대구 유권자를 무시하는 것과 같다.   다음은 어떤 영화 속 한 장면이다.   누군가가 집 밖에서 집 안을 들여다보고 있다. 그는 집 안에 있는 10대 청소년(들)을 볼 수 있지만 그들은 밖에서 어슬렁거리는 자'를 볼 수 없다. 그럴 수밖에 없다. 말 그대로 집 밖에서 어슬렁거리는 자는 악령이기 때문이다. 그는 볼 수 있지만 절대 보여지지는 않는 존재'다.

악령이 창문을 통해 처음 본 남녀 커플은 청교도적이다. 진심이 담긴 목걸이 선물과 가벼운 키스 그리고 깊은 포옹. 이 장면은 정염에 불타는 이미지와는 거리가 멀다. 흥미를 잃어버린 것일까 ? 밖에서 어슬렁거리는 유령이 다음으로 목격한 것은 또 다른 두 번째 커플이 머물고 있는 방. 그들은 첫 번째 커플과는 달리 섹스를 하기 위해 서둘러서 옷을 벗고 있다. 여자의 가슴이 출렁거린다. 유령이 마지막으로 보게 되는 것은 두 커플 사이에서 혼자 온 솔로 여성'이 머무는 침실이다. 그녀는 거울 앞에서 머리를 빗고 있다. 영화 << 이블 데드 >> 의 한 장면이다. 자, 여기서 주관식 문제. 공포영화 영역. 5명의 등장인물 가운데 악령에 의해 육체를 강탈당하는 등장인물을 순서대로 나열하시오 ? ( 4점 ). 

공포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쉽게 유추할 수 있다. 유령에 의해 제일 먼저 육체를 빼앗기는 희생자는 솔로 여성이다.  그 다음은 두 번째 커플(옷을 벗는 장면을 연출했던) 중 여성이고, 다음은 남성이다.   그리고 맨마지막 희생자는 첫 번째 커플 여성'이다. 최후의 1인은 남자 주인공'이다.  종합하면 : 솔로 여성 - 두 번째 커플 여성 - 두 번째 커플 남성 - 첫 번째 커플 여성 - 첫 번째 커플 남성 순으로 죽는다. 재미있는 사실은 이 순서가 공포 영화에서 강박적으로 반복된다는 점이다. 공포 영화에서 혼자 있는 여성은 제일 먼저 죽기에 딱이다.  괴물은 항상 혼자 있는 여성(혹은 남성)을 사냥한다. 다음은 집 밖에서 빤스를 내리는 커플이다. 이들은 대부분 섹스하다가(혹은 집 밖에서 섹스했다는 이유로) 죽는다.

괴물이 등장하는 스플래터 영화에서 살아남을 확률이 가장 높은 쪽은 무리에서 이탈하지 않고, 옷을 벗지 않으며, 도덕적으로 청교도 이념에 충실한 사람이다. 빤스를 함부로 내리지 않고 혼자 제멋대로 굴지 않는 사람이 생존자일 확률이 높다는 말이다. 또한 가슴이 큰 여자는 가슴이 작은 여자보다 먼저 죽고, 가슴이 예쁜 여자는 마음이 따듯한 여자보다 먼저 죽는다. 이 모든 것은 공포 영화라는 장르의 클리셰'인 셈이다. 안 봐도 뻔하다. 모든 스토리는 이 범위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하지만 공포영화 관객들은 안 봐도 뻔하기 때문에 이 장르를 선택한다. 그렇다면 이 루틴이 던지는 사회학적 메시지는 무엇일까 ?  남자와 여자 사이에서 < 시선의 주체는 남성 > 이고 < 관찰의 대상은 여성 > 이다. 여성은 남성에 의해 항상 보여지는 존재'다.

남성이 아름다운 여성을 보았을 때 시선을 빼앗긴다는 표현을 자주 사용하는데 잘못된 표현이다. 그것은 < 시선을 빼앗기는 것 > 이 아니라 < (여성의) 시선을 빼앗는 것 > 이다.  왜냐하면 남자와 여자의 관계에서 남성은 시선을 빼앗길 수 없다. 똑바로 쳐다보지 못하고 눈을 깐다는 것은 수컷 세계에서는 항복을 의미한다. 거세다. 스플래터 영화에 등장하는 유령은 괴물이라는 탈을 썼지만 사실은 기득권 보수 남성 중심의 주류 시각이 반영된 그림자'이다. 희생자들은 대부분 성적으로 문란한 여성(혹은 남성)이거나 집단에서 벗어난 열외자'이다. 유령은 그들을 처단한다. 유령은 주류 남성의 정상적 욕망을 반영한다. 여성이 약자일 수밖에 없는 이유는 시선의 주체가 될 수 없다는 데 있다. 시선의 독점은 폭력이다.

양성 평등의 시작은 남성의 시선 독과점(獨寡占)을 나누는 것이다. 남성이라는 시선으로 여성을 평가하지는 말자. 홍상수의 << 생활의 발견 >> 에서 연구원(김학선 扮)이 경수(김상경 扮)에게 말한다. " 우리 사람이 되기는 힘들어도 괴물이 되지는 말자 ! "  이 대사는 모든 것을 여성의 외모와 몸매를 평가하는 남성에게 되돌려주어야 할 말이다. " 우리 괴물은 되지 말자. 그러니까 내 말은......  눈 깔어, 이 쌥새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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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madhi(眞我) 2016-01-24 14: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공포영화 공식을 보니 13일의 금요일이 떠오르네요. 어릴 때 본 거라 그 공포를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어요. 도대체 왜 저러나 싶었죠. 문화가 달라 그런지 서구식 공포가 전혀 공포스럽지 않더라구요.

곰곰생각하는발 2016-01-24 14:20   좋아요 0 | URL
저도 서구 괴물은 무섭지 않은데 한국 귀신은 허접해도 무섭습니다.
이게 아마도... 문화적 학습 효과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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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불 개고 밥 먹어


 

 

 

 

 

 

                                            하루 일과 가운데 내가 가장 잘하는 < 짓 > 은  " 쓸데없는 생각 " 이다. 쓸모없는 생각'을 하다 보면 기분이 좋아져서 우, 하던 마음이 아, 하게 된다. 이 세상에 < 쓸데없는 생각 > 이 없었더라면 무슨 맛으로 세상을 살아갈까 ?  아침에 눈을 뜨니 방바닥이었다. 웃풍이 세다 보니 추운 침대에서 자다가 바닥에서 잔 모양이다. 헝크러진 침대'를 보다가 문득 한국인에게 침대 생활'이 적절한 것일까, 라는 쓸데없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침대가 생활 필수 가구'가 된 데에는 한국인의 주거 형태가 한옥에서 양옥 주거 문화로 급변하면서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다.  그 옛날, 아침이면 어머니가 " 다들 이불 개고 밥 먹어 ! " 라고 소리치던 풍경은 이제는 볼 수 없다. 단순하게 90년대 이전을 과거'라고 규정하고 90년대 이후를 현재'라고 설정하자면  : 과거의 풍경을 상징하는 구령은 < 이불 개고 밥 먹어 > 이고, 

현재의 풍경은 < 이불 펴고 밥 먹어 > 인 셈이다.  이제 아침에 잠자리(침대)를 정리한다는 것은 이불을 개는 게 아니라 이불을 (구김 없이) 펴는 것에 해당된다. 그런데 침대 문화는 한국의 주거 환경에는 어울리지 않는다. 비록 주거 문화가 서구식으로 변했다 해도 말이다. 우선 난방 방식에서 차이'가 난다. 서구의 난방 방식은 벽난로나 스팀을 이용해서 공기를 덥히는 방식이고, 한국은 바닥(지열)을 덥히는 온돌 방식이다. 다시 말해서 서구식 난방은 공기는 따듯하지만 바닥은 차갑고, 한국식 난방은 공기는 차갑지만 바닥은 따듯한 구조이다. 이 차이는 도긴개긴 같지만 큰 차이를 만든다. 바닥이 차니 서양 사람들은 신발을 신고, 카페트를 깔고, 침대를 사용한다. 반면, 한국인은 신발을 벗고 생활한다.

굳이 신을 필요가 없는 것이다. 문제는 카페트와 침대의 사용이다. 열 효율 측면에서 보자면 카페트는 지열을 활용하지 못하고, 침대는 바닥을 활용하지 못한다. 웃풍이 센 주거 환경에서 웃풍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침대를 사용하는 것이다. 침대는 가구가 아니라 과학이라는 가구 회사의 광고를 곧이곧대로 믿는다 해도,  분명한 것은 침대 생활이 한국식 난방 방식과는 어울리지 않는, 비과학적 효용이라는 점이다. 침대가 과학일망정 침대 생활은 과학이 아니랍니다. 바닥은 뜨끈뜨끈한데 침대는 춥다 보니 침대 생활자는 대부분 전기장판을 사용한다. 선풍기 옆에 두고 부채질하는 꼴이다. 내 쓸데없는 생각은 쓸모없는 침대로 확장된 것이다. 쓸데없는 생각의 특징은 쓸데없는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계속 생성된다는 점이다.

침대를 생각하다가 느닷없이 보니엠의 <<  Rivers Of Babylon >> 이란 달달한 노래가 떠올랐다. 이 노래 가사에 " 다들 이불 개고 밥 먹어 ~ " 라는 구수한 한국말을 들을 수 있기 때문이다. 참.... 구수한 노랫말이다잉 ~  잠시 추억에 젖어 불러본다, 아련한 추억의 편린을 !  아아아아 ~ 다들 이불 개고 밥 먹어 ~ 국물 없인 밥 안 먹어 ~  흥얼흥얼거리며 노래를 부르다가 갑자기 샘 레이미가 약관의 나이로 만든 영화 << 이블 데드 >> 가 떠올랐다. 아아아아 ~ 다들 이블 데드 보고(나서) 밥 먹어 ~  한때 B무비에 환장했던 시절이 떠올랐다. 이 영화는 샘 레이미 감독이 다니던 대학을 때려치우고 나서 불알친구들과 힘을 모아 만든 16M 영화였다. 영화에 대한 공부를 한 적도 없고,

영화에 대한 기술을 배운 적도 없고, 연기를 공부1한 적도 없지만 그들은 동전 몇 푼 모아서 영화를 만들었다. 바로 그 영화가 내가 열광했던 << 이블 데드 >> 였다. B 무비에 애정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이 영화를 보고 나면 좋아서 돌아버리게 된다. 이 영화가 무엇보다도 좋았던 점은 경제적 효율성에 있었다. 최소 비용으로 최대 효과를 만들어낸 것이다. 생각난 김에 유투부를 통해 다시 보았다. 지금 보아도 여전히 경이롭다. B급 영화를 보는 재미는 영화 스탭의 < 악전고투 > 에 있다. 멋진 장면을 뽑아내고는 싶으나 돈이 없을 때, 그들이 할 수 있는 것은 기똥찬 아이디어를 내거나 몸으로 때우는 것밖에는 없다. 이 영화에는 가진 거라고는 불알 두 쪽과 맨발이 전부였던 청춘의 열정이 엿보인다.

그래서 나는 샘 레이미의 < 스파이더 > 시리즈'보다는 < 이블데드 > 시리즈가 더 재미있다. 이 영화에 대한 감상은 다시 또 다른 생각을 탄생시켰다. 내가 가입한 영화 카페 정모 때, 이 영화를 함께 보고 나서 술을 마셨던 기억이 생각난 것이다. 각자 동전 몇 푼 추렴해서 소주를 마셨던 기억. 술국 하나 시켜 놓고 몇 시간 동안 이 영화를 찬양했던 기억 말이다. 한때 우리는 모두 샘 레이미를 꿈꿨다. 그들은 지금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 ? 수소문 끝에 한 명과 연락이 닿았다. 그 친구에게 << 이블 데드 >> 를 유독 좋아했던 친구 A 에 대해 물었다. 그가 말했다. " 그 새끼 깜방 갔잖아. 이름 생각 안 나 ?! 명균이, 오명균이. 보이스피싱으로 사기치고 다니다가 걸렸잖아. 몰랐어 ? 그 유명한 서울 중앙지검 오명균 수사관이 바로 그 놈이야.  그 새끼...  영화 찍는다, 찍는다, 찍는다 하더니 진짜로 영화를 찍었더라고 ! 어차피 인생이란 거대한 연기요, 거대한 환영(幻影)이잖아. "

내일, 면회를 가야겠다. 눈물이 앞...... 을 가린다.



 

  1. 불알친구 동맹 가운데 연기 경험이 전무했던 브루스 캠벨이 연기를 했던 이유는 단순했다. 다른 친구들보다는 잘생겼다는 데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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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avis 2016-01-22 17: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목부터가 맘에 쏙 드네요
곰발님 그런데 제 책들은 왜 안오는걸까요 흑

곰곰생각하는발 2016-01-22 18:02   좋아요 0 | URL
늦잠을 자는 모양입니다..

stella.K 2016-01-22 18: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저거 실제 상황인가요?
진짜 뻥터져버렸습니다. 특히 저 아주머니들의
배꼽잡을 듯한 웃음 소리는 정말...!ㅎㅎㅎㅎㅎㅎ

곰곰생각하는발 2016-01-22 18:30   좋아요 0 | URL
저도 오늘 이 유투브 보고서 배꼽 잡고 웃었습니다.
경제를 이야기하는데 파리가 날아간 영상에 버금가는 엿대급 빅재미였습니다. 하, 엄청 웃었네..

cyrus 2016-01-22 18:4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불 밖으로 나가면 위험합니다. 너무 추워요. 그래서 ‘이불 데드’인 것 같습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6-01-22 19:05   좋아요 0 | URL
요 며칠 간 얼어죽을것같은 추위였죠. 언데드였슴좌.

clavis 2016-01-22 18: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불 니드함

곰곰생각하는발 2016-01-22 19:06   좋아요 0 | URL
뽀송뽀송한 이불 덮고 싶네요. 햍볕 잘 말린, 펄럭이면 볕 냄새나는 이불 말입니다. 최고의 이불이죠. 볕 냄새나는 이블 말입니다.

clavis 2016-01-22 19: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하러 나가는 저에게 이불개라는 엄마목소리와
웃음치료제 아주머니들이 힘이되네요 곰발님감사^^

곰곰생각하는발 2016-01-22 22:46   좋아요 0 | URL
참.. 옛날 기억하면 주말에 어머니가 항상 소리치시고는 했죠.
이불 개고 밥 먹어 !!!!!

지금행복하자 2016-01-22 19: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이렇게 추운 날엔 뜨끈뜨끈한 온돌방이 생각나요~ 온 몸이 나른나른 해질 정도로 뜨거운 방에서 푹 지지고 나와줘야 하는데 말이에요~ 찜방과는 비교할 수가 없습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6-01-22 22:47   좋아요 0 | URL
정말 이런 날은 온돌 방에 등짝 지지면서, 혹은 배 지지면서 만화책 읽으며
차가운 동치미에 뜨거운 군고구마 먹는 맛이 최고죠..

기억의집 2016-01-22 19: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진짜에요? 감방간 친구 이야기?

샘 레이미의 무슨 영화인지 기억 안 나지만 저는 브루스 캠벨이 가다가뒤를 돌아보며 끝나는 장면이 이십년이 지나도 기억이 나요. 브루스 캠벨 뭐 할까요? 니암 니슨은 흔한 말로 스타가 되엇는데.....

저희도 침대 생활 하는데 아닌게 아니라 다 전기요 틀고 자네요!

곰곰생각하는발 2016-01-22 22:51   좋아요 1 | URL
제 리뷰는 항상 논픽션과 픽션이 가미된 신세기 포스터모던 무비 노블 리뷰입니다요.. 허허..


감방 간 이야기는 허구입니다 ~

samadhi(眞我) 2016-01-24 00: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럴 줄 알았어요. 진짜게? 하는 곰발님식 유머 ㅋㅋㅋ B급 영화에서만 주연인 줄리아 로버츠의 오빠, 에릭 로버츠에 빠져 있던 적이 있었죠. 그냥 막 섹시(?)하게 보여서. 이블 데드 한번 찾아 봐야겠는걸요.

곰곰생각하는발 2016-01-24 14:23   좋아요 0 | URL
아. 에릭 로버츠..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생각나네요. 에릭 로버츠가 삐급 영화에 단골 배우였죠.. ㅎㅎ



이블데드는 유투부 가면 무료로 불 수 있습니다. 대사 몰라도 됩니다. 뭐 공포영화라는 게 뻔하ㅏㄶ습니까.
꼭 보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