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레이] 클리프행어 : 렌티큘러 풀슬립 한정판 - 무삭제판
레니 할린 감독, 실베스터 스탤론 외 출연 / 그린나래미디어 / 2015년 12월
평점 :
품절


 

 

 

 


 

 

 

 

 

 


 

 

 

 

 

 

 

클리프 행어 : 놓치면 후회하실 겁니다 !



                                                    정색을 하고 말하겠다. 영화 << 클리프 행어 >> 는 놓치면 후회할 만한 영화'다. 이 영화 줄거리를 10자 이내로 요약하자면 " 놓/치/면/후/회/하/실/겁/니/다 " 일 것이다. 록키 산악 공원 구조 대원이었던 실베스타 스텔론은 동료의 손을 놓치는 바람에 동료를 잃는다. 그는 이 끔찍한 사고 때문에 평생 죄책감에 시달린다. 그가 이 트라우마에서 벗어나는 일은 똑같은 상황을 재현해 놓고 다시 기회를 주는 것이다. 한때,  록키 발모어로 불렸던 그는 과연 동료를 구조할 수 있을까 ?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놓치면 후회할 일이 비단 이 영화 속 주인공뿐이랴. 멜로드라마라는 장르도 놓치면 후회하는 것에 대한 이야기'다. 다음은 놓치면 후회하게 될 분야를 소개하기로 한다.

서평은 서평가가 쓴 글이다. 그러니까 " 서평이냐 / 감상(문)이냐 ? " 라는 문제는 형식의 문제가 아니라 자격의 문제인 셈이다. 마찬가지로 평론은 평론가가 쓴 글이다. 일개 무명 독자가 평론가가 쓴 글보다 뛰어난 평론을 썼다고 해서 그것이 평론이 되는 것은 아니다. 이 문제도 결국은 글쓴이의 " 자리(자격) " 에 대한 문제로 귀결된다. 즉, 서평과 독후감은 어떻게 썼는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누가 썼는가가 중요하다. 굳이 독후감과 서평을 나누자면, 독후감은 음식 맛을 평가하는 것이고 서평은 음식 맛을 분석하는 것이다. 전자는 맛있다 / 맛없다, 라고 단순하게 논평하면 된다. 하지만 후자는 단순하게 맛있다 / 맛없다, 라는 논평만으로는 부족하다. 어떤 음식에 대해서 맛이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면

재료의 식감, 영양학적 평가, 향미 따위를 종합적으로 평가해서 논평을 내놓아야 한다. 드라마 << 대장금 >> 에서 임금(임호 扮)이 " 마디꾸나 ~ " 라고 말했을 때 그는 서평가의 입장이 아니라 일반 독자의 입장에서 내놓은 독후감이다. 장금이'라고 다를까 ?  어린 장금이가 " "제 입에서는 홍시 맛이 났는데 어찌 홍시라 생각했느냐 하시면 그냥...." 이라 말할 때 그녀는 서평가의 입장이 아니라 일개 무명 독자로써 맛을 평가한 것이다. 이해는 간다. 그녀는 당시에 어렸으니깐 말이다. 만약에 어른이 된 장금이에게 이 질문을 던졌다면 말을 흐리지는 않았을 것이다. 이처럼 맛에 대한 평가는 누구나 할 수 있다. 책에 대한 평가도 마찬가지'다. 각자의 취향에 따라서 좋은 책과 나쁜 책을 구별할 수 있다.

여기에 덧대어,  그 이유를 설명할 수 있다면 더 좋은 글'이 될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약은 약사에게 서평은 서평가에게 진단을 받는 것이 최선이라는 생각이 든다. 한 가지 더 첨언하자면 형식의 굴레에서 벗어나서 삼천포로 빠지는 서평을 좋아한다.  정희진의 << 정희진처럼 읽기 >> 에서 저자는 책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을 책을 핑계로 다른 이야기를 한다. 이 삼천포행 궤적이 논점 이탈로 읽을 수도 있지만 반대로 사유의 확장처럼 읽히기도 한다. 나는 경제를 이야기하는 데 파리가 날아다닐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아나운서는 어이가 없네, 라며 유아스러운 천진난만한 웃음을 터뜨렸지만 그것은 파리의 자유이다. 경제와 파리는 무관하다. 사실, 좋은 서평(가)은/는 좋은 책은 좋다고 말하고 나쁜 책은 나쁘다고 말하는 것이다.

서평가가 좋은 책을 좋다고 말하는 것은 비교적 쉽다. 좋은 이유를 말하는 것도 어려운 고백이 아니다. 하지만 나쁜 책을 나쁘다고 말하는 데에는 작은 용기가 필요하다. 서평가는 알게 모르게 저자와 출판사 관계자들과 인연을 맺기 때문이다. 심한 경우는 이해 당사자와 소송이 걸리기도 한다. 그러다 보니 서평가는 칼칼한 < 칼 > 보다는 달달한 < 달 > 을 선택한다. 달을 선택한 자는 대중으로부터 칭찬을 받고, 칼을 선택한 자는 대중으로부터 욕을 먹기 일쑤다. 서평을 비평 영역으로 확장하면 이해하기 쉽다. < 달 > 을 선택한 신형철은 대중으로부터 온갖 칭찬을 얻는다. 문학을 사랑하기 때문에 쓴소리를 할 수 없다는 고백 앞에서 독자는 그 진심을 믿는다.  " 으따, 멋져부러 ~ "  

반면, < 달 > 보다는 < 칼 > 을 쥔 조영일 문학평론가는 대중으로부터 욕을 먹기 일쑤다. 신경숙도 까고, 황석영도 까고, 김애란도 깐다. 대중이 좋아하는 작가들만 까니 미울 수밖에 없다. 그래서 독자들은 그가 인정 욕구에 시달려서 모든 작품에 대해 어그로를 끈다고 생각한다. 나는 조영일을 지지하는 편이다. 내가 신형철을 지지하지 않는 이유는 그가 이해당사자인 문학인에게 좋은 말만 한다는 데 있다. 좋은 책을 좋다고 말하는 것은 하수요, 기회주의'다. 치세(治世)에서 < 예쁜 말 > 을 하는 것은 나쁘지 않지만,  난세(亂世)에서 " 예쁜 말 " 은 나쁜 말이다. 굶어죽는 시대에 아름다운 금수강산을 이야기하는 것은 폭력이다. 신형철은 문학이 위기인 시대이기 때문에 문학을 하는 이에게 용기와 위로를 주기 위해 예쁜 말을 한다고 변명하지만,

문학이 위기일 수록 중요한 말은 " 뼈 아픈 말 " 이다. 옛날, 호랑이가 담배 피던 시절에 정영일이라는 영화평론가가 있었다고 한다. 그는 kbs << 명화극장 >> 에 소개될 영화에 대한 소개'를 했다고 한다. 일종의 명화극장 예고편인 셈이다. 예고편이란 관객에게 호기심과 기대감을 높여서 시청률을 높이고자 하는 전략이다. 그러다 보니 정영일은 소개할 영화의 장점은 부각시키고 단점은 감출 수밖에 없었다. 그는 소개를 끝마칠 때가 되면 " 놓치면 후회하실 겁니다. " 라는 멘트를 날렸다고 한다. 일말의 양심 탓일까 ? 소설가 최인호는 정영일이 활짝 웃으면서 영화를 소개하면 좋은 영화이고 무표정한 얼굴로 딱딱하게 영화를 소개하면 나쁜 영화'라고 판단했다고 한다.

웃으면서 " 놓치면 후회하실 겁니다 " 라고 말하는 것은 무표정한 얼굴로 " 놓치면 후회하실 겁니다 " 는 전혀 다른 의미였던 것이다. 서평도 마찬가지다. 대충 읽고 대충 쓰는 출판 담당 기자(혹은 서평가)의 서평을 분간할 줄 알아야 한다. 책에 대한 자신의 입장은 보이지 않고, 목차 순서대로 나열된 줄거리 요약만 있는 서평은 대부분 무표정한 얼굴로 < 이 책 놓치면 후회하실 겁니다 - 부류 > 인 경우일 가능성이 높다. 이 글이 영화에 대한 이야기라고 생각해서 끝까지 읽은 사람에게는 미안하다. 하지만 당신에게도 일말의 잘못은 있다. 내가 무표정한 얼굴로 놓치면 후회한다고 미끼를 던졌을 때 당신은 알아차렸어야 했다.

 

" 클리프 행어, 놓치면 후회하실 겁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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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지객 2016-01-21 18:04   좋아요 1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서평을 소설처럼 쓰시는군요. 이 짧은 글에 반전도 있고 재미도 있고 느낀점도 있고...... 재미있는 글 잘읽었어요

곰곰생각하는발 2016-01-21 18:49   좋아요 1 | URL
제 글은 서평도 아니고 잡글이죠. 영화에 대한 글도 아니고...
항상 쓰다 보면 이상하게 엉뚱하게 갑니다. 주의력결핍장애인 것 같기도 하고...
글쓰는 환경이 후딱 썼다가 다시 조금있다 후딱 쓰고 해서리.. 통일성이 없는 것 같습니다.

[그장소] 2016-01-21 18: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하하...그렇죠..그 손을 놓으면 니 인생이 뭐가 된다고?
트라우마!
이시대에 좋은 책만 좋게 포장해 쌓는 글을 읽으면 뭐가 된다고?
신형철! (응?)

이해당사자 ㅡ가 될지도 모른다..그걸 노리는거얏! (그게 좋을..걸 그랬나...?)

웃다 갑니다..

영화에 낚시 ㅡ제대로...그래서.
영화줄거리는?
생각 안나서 그러는데..버티컬 리미트 ㅡ랑 저 햇갈리나봐요...알려주셈~~!!^^

곰곰생각하는발 2016-01-21 18:46   좋아요 1 | URL
버티칼... 음... 안 봤습니다.. ㅎㅎ..
이것도 산악 영화죠 ?
클프행어 내용은 간단해요. 동료 손을 놓치는 바람에 트라우마가 생긴 남자는
구조대원을 그만 둡니다.
그러다가 구조를 해야 될 상황이 발생해서 다시 찾아가는...
보면 람보 서사하고 비슷해요..

2016-01-21 18: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1-21 18: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clavis 2016-01-21 18:4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렇게 오늘도 사람을 낚으신?ㅋ

곰곰생각하는발 2016-01-21 18:45   좋아요 1 | URL
제가 루어 낚시 전문입니다.. ㅎㅎ

clavis 2016-01-21 18:4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전문용어에 약해요ㅠ

곰곰생각하는발 2016-01-21 18:48   좋아요 1 | URL
아, 루어 낚시란 진짜 미끼를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장난감 미끼를 가지고 물고기를 유인합니다.
이 장만감을 루어라고합니다. 색이 화려하죠... 색에 현혹되어서 물고기들이 일단 물고 봅니다.....
제 글은 다 가짜입니다.. ㅎㅎ

[그장소] 2016-01-21 18:55   좋아요 0 | URL
낚시의 한종류입니다.^^

stella.K 2016-01-21 18:4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오늘 글 마디습니다. 근데 뼈가 씹혀요.^^


곰곰생각하는발 2016-01-21 18:49   좋아요 1 | URL
세꼬시는 원래 뼈 채 먹어야 고소하죠.. 세꼬시 좋아하십니까 ?

stella.K 2016-01-21 18:52   좋아요 1 | URL
세꼬시...? 잘 모르겠네요. 내가 먹어봤나??

오늘은 또 이 주제로 하루가 가네요.
글 써야하는데...ㅠㅠ

곰곰생각하는발 2016-01-22 08:02   좋아요 0 | URL
세코씨 드셔보십시오. 아삭아삭해서
씹는 맛이 있어요..
꼬들꼬들하고...
아, 오늘은 세꼬시에 소주 한 잔 걸쳐야겠ㄴ요...

clavis 2016-01-21 18:5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컬러풀하지요.장만감처럼.
발님.건승 건필요!!

곰곰생각하는발 2016-01-22 08:02   좋아요 1 | URL
네에 고맙습니다. 클라비스님..

흐르는강물처럼에 나오는 낚시가 루어낚시입니다..

[그장소] 2016-01-21 20: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ㅡ분명 ㅡ그것에 저는 동의 해요.
우리나란 비평하는 구조를 잘못 이해하는지도 몰라요.
다른 의견을 받아들이는걸 못견뎌하거든요.
사람들이 단체를 이룰수록 뜻을 하나로 뭉쳐 버리고 너도 같지..이런식이니까요...
거기서 좀 다르면 이봐..이봐..튀어나오면 튕겨나가는 법이라고...이러죠.
그러니 스스로 찟는 송곳이 안되려니..으휴..
비평가는 없어요. 진정한 의미의 비평가는....

아니..비난과 비평을 같이 놓고 있는지도 모르겠네요.

곰곰생각하는발 2016-01-22 08:01   좋아요 1 | URL
비난과 비판을 구별하지 못하잖아요.
저를 포함해서 한국인은 피가 뜨거워서인지
아니면 논쟁의 세련된 기술을 애초에 배우지 못해서인지
비판에도 욱하고
비난에도 욱하고...


[그장소] 2016-01-22 08:14   좋아요 0 | URL
일단 회자의 중심에 있다는것 자체가 좋은 기회라는 걸 ㅡ성장 할 수있는 , 물론 너무 사로잡혀선 곤란하지만 ㅡ모르거나 , 알아도
기회가 아닌 꺼꾸로뜨리는 기횔 삼는
구조가 ㅡ그건 사로잡히는 것이겠지만 ㅡ되는
것이 안타까워요. 충분히 개선의 여지와 다 함께 성장하는 좋은 발판을 좀 만들면 좋을텐데 잘되는것을 의도적으로 막는 분위기가 만연하다 ㅡ랄까요 ㅡ그래서 더 자라지 못하게 그만큼만 해 ㅡ하는 냥 ㅡ칭찬으로 일색인거라고 봐요.
잘하고 있어 ㅡ이게 진짜 잘하고 있어서가 아닌거죠. 더 자랄까봐 ..아예 싹이 자랄 틈을 안주는 거랄까요..잘 자라라..물을 주는데 뿌리 썩도록 주는 형국 ..인셈...비판과 비난일색으로 물어뜯기 역시나 솎아내지 않아 저들끼리 헝클어 지도록 하는 것과 같고요...다 같이 망해야 해...이런 심리 ㅡ슬픈일이예요..피해의식이 많이들 깔린...

곰곰생각하는발 2016-01-22 13:40   좋아요 1 | URL
나쁜 책을 나쁘다고 말할 용기가 없는 것은 그나마 양호합니다.
나쁜 책을 좋다고 말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한다는 겁니다.
이건 정말 나쁜 비평이거든요.

[그장소] 2016-01-22 15:26   좋아요 0 | URL
이런 시대에 그저 책을 내는 수고라니...하고 저는 그 품에 드는 것을 함부로 내치고 싶지 않아서 좋은걸 찾으려 애를 씁니다만. 있죠.
대체 왜 썼나...싶은 책 ㅡㅎㅎㅎ일단 저는
서평 .비평 이 부분을 가급적 읽지 않으려 합니다.


기억의집 2016-01-22 06:2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정영일이 있었다고 한다..... 곰곰님 젊으신가요?

중요한건 뭔가를 찾아내는 거 아닐까 싶네요. 킹이 문학적으로 중요한 위치를 부여받은게 평론가 레슬리 피들러에 의한 거 보면... 다들 문학적으로 싸구려라고 욕할 때 피들러가 킹을 재조명하고 나서 킹을 대하는 게 달라졌으니깐요.

곰곰생각하는발 2016-01-22 07:58   좋아요 1 | URL
알죠.... 옛날 옛날을 강조하다 보니 그리되었습니다.. ㅎㅎ..

기억집 님 말씀 듣고 피들러 찾아보니 흥미롭네요... 혹시 국내에 이 분 책이 나온게 있나요...?


수다맨 2016-01-22 13:0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한국에서 비판적 서평(여기에는 비평도 포함된다 봅니다)을 쓰면서 살아 남는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아예 은둔자의 삶(미국의 미치코 가쿠타니)을 택하고, 대중의 미움을 받는 존재(조영일)로 살아가야지요. 외국이야 얘기가 많이 다를 테지만, 한국에서 비판적 평자의 자리에 서려면, 일 년에 (글과 관련된 수익이) 1000만원 미만으로 살아가겠다는 배짱이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6-01-22 13:39   좋아요 1 | URL
장정일 있잖습니까.. ㅎㅎㅎㅎㅎ.
수다맨 님 말씀이 맞습니다. 비판적 서평은 결국 밥줄을 끊어놓습니다.
작가 혹은 문필가라면 천만원 미만으로 살아갈 용기가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코멕 메카시를 보십시오. 그도 은둔 하며 오두막에서 굶어가며 살았잖습니까..

samadhi(眞我) 2016-01-24 01: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곰발님 글에 너무 익숙(?)해졌나 봐요. 이제 제목만 봐도 알아차립니다. ㅎㅎㅎ 그냥 웃지요. 입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6-01-24 14:36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ㅋㅋ 이제 스타일을 좀 다시 재정비할 필요가 있겠네요..

samadhi(眞我) 2016-01-24 14:40   좋아요 0 | URL
저는 그게 좋은데요.
바꿔도 금방 알아낼 거예요. ㅋㅋㅋ 허구와 현실을 넘나드는 장르를 좋아하는데
곰발님 뻥카가 제 맘에 쏙 들어요.

곰곰생각하는발 2016-01-24 14:51   좋아요 0 | URL
그렇죠 ? 오호, 진아 님이 지지해주시는군요.
제가 보르헤스를 좋아합니다. 이 양반 소설을 보면
실제와 허구가 마구마구 섞여서 당최 뭐가 진짜고 어느 부분이 가짜인 지 모릅니다.

samadhi(眞我) 2016-01-24 15:02   좋아요 0 | URL
저 말고도 곰발님 글 좋아하는 팬들이 얼마나 많은데요. 그러니 굳세게 밀고 나가세요.

곰곰생각하는발 2016-01-24 15:24   좋아요 0 | URL
정말 의외로 열성당원들이 의외로 많으셔서 깜짝 놀라고는 합니다.
어쩐 분은 항상 프린트 해서 아침 출근길에서 읽으신다고 하더라고요. 어찌나 고맙던지..

samadhi(眞我) 2016-01-24 15:25   좋아요 0 | URL
그러니 누가 뭐라고 짖어(?)대도 안 딛기(들려) 하시고
쭉 하던대로 하세요
아자!!

곰곰생각하는발 2016-01-24 15:30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짖는 새끼들은 무시하도록 하겠습니다.
 

 

 

 

 

 

 

 



그것은 서평이 아니다




                                                         에둘러 고백할 필요가 있을까 ?  서둘러 고해성사를 하도록 하자. < 기술적인 면 > 에서 본다면 서평의 좋은 예는 출판사가 제공하는 보도자료( 책 소개 글 )이다.  글 깨나 쓴다는 사람이 모인 곳이 출판사요, 글 깨나 쓴다는 사람(출판사 담당 편집자)이 쓴 글이 보도자료'이니 말이다. 더군다나 책을 만드는 과정(번역, 교정 따위)에서 다른 이보다 텍스트에 대한 접근이 남달랐을 것이니 텍스트 이해도'도 높을 것이다. 또한 몇 날 며칠을 고민하고 수차례 퇴고를 한 끝에 내놓는 글이니 기교 면에서 본다면 훌륭한 글이다. 그렇기에 그럴듯한 서평을 흉내내고자 한다면 보도자료를 열심히 보고 공부하면 된다. 우선 기술 점수'에서 A+ 를 주도록 하자. 그런데 출판사 보도 자료를 좋은 서평이라고 할 수 있을까 ? 

내가 보기엔 " 기술 " 이 아무리 뛰어나다한들 보도자료는 서평으로써는 낙제다, F 다. 왜냐하면 출판사에서 제공하는 모든 보도자료는 책을 더 많이 팔기 위한 < 홍보용 팜플렛 > 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서 공정성을 잃어버린 글이 보도자료라는 말이다.  서평이 < 읽은 만한 가치가 있는가 / 없는가 > 에 대한 평가를 독자에게 전달하는 형식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출판사 보도자료는 항상 " 용비어천가-수준 " 에서 벗어날 수 없다. 그렇기에 출판사 보도자료는 (서평의 가장 기본적인 조건을 충족하지 않기에) 서평이 아니다. 이처럼 자신이 담당한 책을 홍보할 목적으로 작성한 보도자료에서 공정성'을 기대한다는 것은 청와대가 내놓는 보도자료에서 박근혜를 비판하는 문장을 기대하는 것만큼 어리석은 짓이다.

로쟈 님은 서평과 독후감을 구분하면서 " 서평이 다른 사람을 위해 쓴 글이라면, 독후감은 나 자신을 위해 쓴 글입니다. 결국, 서평은 책에 대한 품평이므로 감상 위주의 독후감과 다르다 " 라고 지적했지만 내가 보기에는 핵심을 놓친 것처럼 보인다. 서평이냐 / 감상이냐, 라는 문제는 자신이 쓴 글'로 인해 경제적 이득을 얻는가/ 얻을 수 없는가'에 달려 있다.  서평은 다른 사람(책을 읽지 않은 독자)을 위해 쓴 글이지만 나 자신의 이득/ 혹은 사회적 명성,평판'을 위해 쓴 글이기도 하다.  서평가만이 서평을 쓸 수 있으며, 설령 서평가가 서평을 썼다고 해도 여러 이해 득실'을 따져서 나쁜 책을 좋은 책이라고 선전한다면 그것은 서평이 아니라 보도자료이며 팜플렛에 지나지 않는다. 돈을 벌기 위해 오랫동안 직업 서평가로 활동했던 조지 오웰은 서평의 괴로움을 다음과 같이 말한다.

 

 

아무 책이나 닥치는 대로 서평을 하다보면 대부분의 책에 대해 과찬하지 않는다는 게 거의 불가능하다. 책과 일종의 직업적인 관계를 맺고 보며 대부분의 책이 얼마나 형편없는 것인지를 알게 된다. 객관적으로 참된 비평은 열에 아홉은 ' 이 책은 쓸모없다 ' 일 것이며, 서평자의 본심은 ' 나는 이 책에 아무 흥미를 못 느끼기에 돈 때문이 아니면 이 책에 대한 글을 쓰지 않을 것이다 ' 일 것이다...(중략) 내가 보기에 최선의 방법은 대부분의 책은 그냥 무시해버리고 중요해 보이는 소수의 책에 아주 긴(최소한 1000단어는 되게) 서평을 쓰도록 하는 것이다.

 

- 나는 왜 쓰는가  287쪽

 

 

< 감상 > 의 사전적 의미가 " 주로 예술 작품을 이해하여 즐기고 평가함 " 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서평 행위는 감상의 일부'이다.  그렇기에 서평과 감상문(독후감)을 구별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 중요한 것은 서평의 기술이 아니라 서평가의 정직'에 달려 있다.  서평가의 덕목은 비평적 안목과 공정성'이다. 좋은 책을 좋다고 말하는 서평보다 나쁜 책을 나쁘다고 말하는 서평이 더 좋은 서평(가)이다. 반면 좋은 책을 나쁘다고 말하거나 나쁜 책을 좋다고 말하는 것은 나쁜 서평이다. 그리고 책에 대한 판단은 유보한 채 단순하게 줄거리를 요약한 글도 그닥 좋은 글은 아니다. 

 

다음은 최종덕 상지대 교수가 교수신문에 올린 글 일부를 인용하는 것으로 매조지하기로 한다. 내가 부분 발췌할 문장은 좋은 서평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지적이 아니라 나쁜 서평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지적이다. 하지만 결국 이 지적은 좋은 서평에 대한 기준을 제시한다.

 


서평의 형식과 내용이 이래야 한다거나 아니면 저래야 한다는 등의 규정된 틀은 없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래서는 안 된다 싶을 만한 것들이 몇 가지 있다. 첫째, 우선 출판사에서 보내준 보도자료나 신간안내문을 적절히 재조립해 서평이라고 내놓으면 안 될 것이다. 둘째, 내용 중의 일부를 따다가 원고를 채우면서 서평자와 원저자 사이의 입장 차이를 모호하게 만드는 것도 서평이랄 수 없다. 셋째, 더군다나 멋들어지게 문장을 만든 것 같은데 실상은 책 읽을 시간이 없다는 핑계로 서평 대상이 되는 책을 서문이나 마지막 장만 대충 훑어보고 쓴 것도 제대로 된 서평이 될 수 없다.

 

이럴 경우 문제를 일으키지 않기 위해 적당히 호의적으로 서평을 쓰거나 아니면 신문에서 본 신간소개란이나 입소문에 의존하게 되기 때문이다. 넷째, 책의 내용보다는 책의 저자에 대한 평으로 왜곡 해서는 안 된다. 이럴 경우 대부분 저자에 대한 인신공격이나 혹은 칭찬 일색이 되는 감정적 응대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저자나 역자의 권위에 밀려 비판은 근처도 가지 못하고 책의 이미지를 그대로 재생하는 서평도 꽤나 눈에 띈다. 다섯째, 혹시나 이런 일은 아주 드물겠지만 오자와 탈자 등을 신랄하게 지적하고 용어 사용 등의 문제점만을 논의하고 끝나버리는 것도 서평으로서는 싱거운 일이다.

 


- < 과학서평의 위치와 갈 길 > , 최종덕 / 상지대 교수

 


 

 

 

 

 

 


 

 

 

 

 

 

덧대기 ㅣ http://blog.aladin.co.kr/749915104/7782322 ㅣ 조지 오웰, 나는 왜 쓰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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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딩 2016-01-21 02:1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오웰에 힘을 내서 말해보면, 좋은 책을 만나기가 쉽지 않은 것 같아요. 근래 나온 책일 수록 :-) 저의 편견이기도 하겠지만. 그래서 저는 고전이나 선집에 손이 더 가는 것 같구요. 서평이든 독후감이든, 직접적 경제 이득을 보는 이가 아니면, 책에 대한 글은 `이거 이래서 나는 좋았다 그래서 당신도 비슷한걸 얻고 싶으면 볼만하다˝식의 골격으로 솔직 담백한 찬사가 좋은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6-01-21 10:46   좋아요 2 | URL
모든 글의 시작은 결국 정직인 것 같습니다. 이것보다 더 좋은 기술은 없는듯요..
반가워요, 초딩 님..

cyrus 2016-01-21 09:1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조지 오웰의 <나는 왜 쓰는가>라는 책을 가지고 있습니다. 곰발님이 인용한 문장이 있는 글을 본 적이 있는데, 하도 오래돼서 깜빡 잊고 있었습니다. 좋은 서평에 대한 기준들마다 약간의 차이점이 있습니다. 여러 기준들을 참고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비평적 안목과 공정성. 이 두 가지 단어를 기억해야겠습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6-01-21 10:45   좋아요 1 | URL
저는 모든 서평을 환영하는 입장입니다. 줄거리 요약 형식만 아니라 자기 견해를 밝히는 서평이라면 환영입니다.

기억의집 2016-01-21 10: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일단 출판사와 아무 관련 없고 거의 모든 책들을 사서 읽다보니 내 멋대로 평가할 수 있어서 편해요~ 저도 조지오웰의 저 대목 읽었어요~

곰곰생각하는발 2016-01-21 10:47   좋아요 1 | URL
이 맛에 사서 읽는 거 아니겠습니까. ㅎㅎ.. 책이 늘어나서 집안을 엉망으로 만들어서 그렇지...

기억의집 2016-01-21 11:30   좋아요 1 | URL
음.. 근데 서재 둘러보다 보니 서평 논쟁이 있었나보네요.

곰곰생각하는발 2016-01-21 11:33   좋아요 1 | URL
서평 논쟁은 아니구요. 그냥 사이러스 님 서평은 뭘까요? 라는 질문을 던져서 남긴 글입니다.. ㅎㅎ..

yamoo 2016-01-21 11: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개인적으로 서평과 독후감을 다음과 같이 구분합니다.
글에서 서평자가 드러나지 않고 책이 드러나는냐, 아니면 책을 읽은 사람이 드러나느냐..

골발님의 의견에 어느 정도 동의하는 바입니다. 이 문제는 관점의 차이가 아주 크니까요^^

곰곰생각하는발 2016-01-21 11:19   좋아요 1 | URL
맞는 말씀이십니다. 공정성을 위해서는 < 자신 > 을 죽여야지요. 서평에서 1인칭을 지워야 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야무 님 말씀처럼 서평의 문제는 거의 대부분이 칭창만 한다는 겁니다. ㅏ

2016-01-21 13: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1-21 14:01   수정 | 삭제 |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1-21 14: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1-21 14: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1-21 14: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akardo 2016-01-21 15:2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전 `자신`을 없앨 수 없어서 진정한 서평은 못 씁니다;;다 독후감이죠. 하하;;;전문 서평가를 꿈꾸진 않으니 아무래도 상관없다 생각하지만....... 그리고 좋아하는 작가면 너무 심하게 못 쓴 거 아니면 대부분 다 개인적으로 재미있게 읽고 해서 비판하기 어렵더군요, 그리고 신랄하게 까고 싶은 경우는 나중에 골치아플 것 같아 비공개로 돌리거나 수위를 낮춰서 쓰죠.

곰곰생각하는발 2016-01-21 17:14   좋아요 1 | URL
저도 자신이 없어서 신소리만 하다가 항상 삼천포로 빠집니다..ㅎㅎㅎㅎㅎ
저도 서평을 쓰고 싶다는 생각은 거의 없습니다. 그냥 사람들이 읽고 나서 재미있었으면 하고.
독서를 통해 발상의 전환이 이루어지기를 바랄 뿐입니다.
독특하게 다른 관점에서 바라보기는 묘한 쾌락이 있거든요

2016-01-21 18: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1-21 17: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1-21 18: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1-21 18: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1-21 18: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1-21 18: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samadhi(眞我) 2016-01-24 14: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어투는 늘 고백체라 객관화해서 얘기하지 못 합니다. 제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줄은 알지만. 제 몸은 거의 대부분 수분이 아니라 감정으로 이뤄져 있어서 감정을 빼고는 이야기가 안 되거든요. ㅎㅎㅎ ˝재미있는 책 골라주기˝그게 좋아서 지극히 주관적인 서평을 일부러 씁니다. 귀찮아서 빼먹을 때도 많고 책 내용이 별로이면 쓰기조차 싫어지기도 하지만 전에도 말씀드렸듯 읽은 책을 기억하기 위해서요. 그래도 금방 망각의 늪 속에 가라앉지요.
 
[블루레이] 밀리언 달러 베이비 : 풀슬립 일반판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 클린트 이스트우드 외 출연 / 다일리컴퍼니 / 2015년 7월
평점 :
품절


 

 

 

 


 


 

 

 

 

 

 

 



 

주먹이 운다

어떤 감독은 자신이 생각하는 방식대로 영화를 만들고, 어떤 감독은 자신이 꿈꾸는 방식대로 영화를 만들며(펠리니), 또 어떤 감독은 자신이 말하는 방식대로 영화를 만든다(스콜세지). 클린트 이스트우드는 자신이 걷는 방식대로 영화를 만든다.


- 누벨 옵세르바퇴르

 

 

                                                                  한옥 양식의 고택(古宅)을 볼 때마다 드는 생각은 기대보다 방 " 크기 " 가 작다는 점이다. 재작년, 아름다운 한옥의 대명사인 오죽헌'을 구경하다가 사랑방은 물론이고 안방도 크기가 작다는 사실에 놀란 적이 있다. 생각해 보면  :  임금의 처소'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기껏해야 현대의 중형 아파트 안방 만한 크기'이다. 현대인이 보기에는 대궐은커녕 소궐이다. 그런데 옛날 살림 규모를 감안하면 작은 집이 아니다. 지금이야 살림이 늘어나서 그렇지 옛날에는 살림이 무척 간소했다. 침대도 없고, 티븨도 없고, 냉장고, 쇼파 따위도 없었으니깐 말이다. 살림의 규모로 따지자면 작은 것은 아닌 것이다. 한옥은 살림이 간소해야 아름답다.

한옥에 온갖 살림살이를 꾸역꾸역 우겨넣으면 그것만큼 지저분해 보이는 집도 없다. 반면 양옥은 한옥보다 공간이 넓다. 그래서 살림을 가득 채워야 그럴듯해 보인다. 거실에는 쇼파가 있어야 하고, 양탄자도 있어야 하고, 식탁도 있어야 한다. 쉽게 말해서 구색을 갖춰야 빈궁해 보이지 않는다. 이것이 바로 한옥과 양옥의 차이이며 동양과 서양의 차이이기도 하다. 한옥은 최소주의(미니멀리즘)과 어울리고, 양옥은 그 반대 성향과 어울린다. 박정희의 산업화 정책 가운데 하나는 초가집을 없애고 서양식 주거지'를 조성하는 것이었다. 대표적인 것이 아파트였다. 주거 환경이 바뀌자 살림의 규모도 바뀌기 시작했다. 침대와 커튼도 있어야 하고, 식탁도 있어야 근사해 보이고, 쇼파도 있으면 금상첨화'였다. 


다시 말해서 침대, 커튼, 식탁, 쇼파 따위는 사용자의 니즈(needs)에 따른 구매욕이 아니라 공간이 물물을 욕망하는 것이다. 당연히 구색을 갖추기 위해서는 < 돈 > 이 필요했다. 근대인에서 현대인으로 탈피한 한국인은 돈을 벌기 위해 열심히 일했다. 살림살이를 하나둘 장만하는 기쁨이야말로 즐거운 노릇. 하지만 이제는 집집마다 과도한 살림으로 몸살을 앓는다. 불필요한 살림은 넘쳐나고, 넘쳐나는 만큼 집의 내부는 점점 쪼그라든다. 사정 후 시든 뭣 같은 ! 장롱 속에는 입는 옷보다 입지 않은 옷이 더 많고, 대형 김치 냉장고 속에는 김치가 대형 냉장고 용량만큼 채워졌다가 여름이 되면 버려지기 일쑤'다. 과잉은 결핍만큼이나 불편을 준다. 아니, 과잉이 결핍보다 더 많은 불편을 초래한다.

우리는 그 사실을 잘 모른다. 영화도 마찬가지'다. 과도한 설명보다는 차라리 과감한 생략이 낫고, 과도한 감정보다는 절제된 연기가 더 감동적이다.  그리고 서사가 과잉에 빠지면 통속이 된다. 인도 영화의 특이점이 < 춤과 노래 > 라면 한국 영화의 특이점은 < 눈물 > 이 많다는 데 있다. 툭하면 운다. 여자만 흘리는 것도 아니다. 심지어 조폭 코미디 영화도 마지막 무기는 눈물이다. 양아치 새끼들이 우니 난감하다.  한국 영화가 얼마나 눈물이라는 코드를 좋아하는가 하면 << 주먹이 운다 >> 는 영화도 있다. 아, 이 눈물의 과잉. 도대체....... 주먹은 어떻게 웁니까 ?  성대모사,  한 번 들어봅시다. 이런 영화들을 볼 때마다 살림살이로 가득 찬 좁은 집이 생각난다. < 눈물 > 은 타인으로부터 즉각적인 반응을 이끌어내는 표현 방식이다.

하지만 이 표현 방식은 세련된 상호 의례 작용이 아니다. 눈물은 대화로 상대를 설득하지 못할 때 사용하는 최후의 보루'다. 한국 영화가 눈물이 많다는 사실은 예술적 승화에 실패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 점에서 한국 영화는 클린트 이스트우드 영화에서 배워야 한다. 그는 영화를 만들 때 과잉보다는 절제를 선택한다. 집이 좁다면 차라리 살림을 최소화하는 방향을 선택한다. 그는 영화사에 길이 남을 걸작을 쏟아냈지만 항상 적절한 수준의 제작비에 머물렀다. 그는 마이클 치미노나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처럼 성공에 도취되어서 자기 분수를 넘는 우를 범하지 않는다. 제작 규모를 무제한으로 키우지 않는다는 소리다. 그는 항상 적당한 규모의 예산 안에서 영화를 만들었다.

그 정점이 바로 << 밀리언 달러 베이비 >> 다. 이 영화는 단순하고 명료해서 강렬하다. 조명도 간결한 방향으로 나아갔다. 감독은 많은 조명을 원하지 않았기에 최소한의 조명으로 그림을 그렸고 배우의 얼굴에 그림자가 지는 것을 걱정하지 않았다. 프랭키가 매기의 병실에 가서 그녀를 안락사시키는 장면은 이 영화가 왜 걸작인지는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감독은 이 장면에서 감정을 최소화했다. 눈물은 없다. 조용한 참회와 침묵과 짧은 작별 그리고 신속한 결행이 전부였지만, 이 간결한 동선은 이 장면을 통속에서 구원했다. 감독은 이 장면에서 신파가 아니라 신뢰를 보여주고 싶었다. 망설임 없는 빠른 결단은 늙은 프랭키'가 매기에게 보내는 변함 없는 신뢰다. 요즘 영화들은 집 안에 너무 많은 살림으로 인테리어를 꾸민다.

쇼파도 있고, 식탁도 있고, 장식장도 있고, 런닝머신도 있지만 정작 공간이 없다. 답답하고 산만할 뿐이다. 마찬가지다. 그 영화에 웃음도 있고, 감동도 있고, 교훈도 있고, 반전도 있지만 그 어느 것 하나 어울리지 않는다. 그런 영화들은 무수히 많다. 좋은 인테리어는 공간(空間)을 이해하는 데에서 출발한다. 공간을 단순히 채우는 것은 좋은 장식이 아니다. 間 : 사이, 틈, 틈새, 결핍을 비어 있는 상태(空)로 최대한 살리는 것이 좋은 실내 장식이다. 영화도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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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6-01-20 13: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우, 오늘 글은 정말 좋아요 10번은 누르고 싶게 만드는군요.
전 곰발님이 이 영화를 말하면서 왜 집에 관한 이야기부터 하나 했습니다.
물론 그게 곰발님의 주특기인 건 알았지만...ㅋ

저기 인용하신 누벨 옵세르바퇴르 문장은 정말 멋있군요.
한국 영화, 한국 영화 하지만 좀 그렇긴 하죠.
특히 조폭영화 쏠림 현상은 좀처럼 나아질 기미를 보이질 않아요.
소재의 빈약이죠. 주제도 약하지만.
이 영화는 전에 보려다 말았습니다. 지루한 것 같아서리...
크린트는 실력있는 사람이란 건 알겠는데 이상하게 저랑은 인연이 없었더군요.
나중에 함 다시 봐야겠습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6-01-20 14:12   좋아요 0 | URL
조폭영화는 정말 굉장합니다. 왜 코미디에서도 항상 눈물이라는 코드를 꾸역꾸역 집어넣는지 이해불가능.
그냥 웃길려면 끝까지 웃기든지... ㅎㅎㅎ
눈물이 즉각적인 반응을 보이기 때문입니다.

이 영화 걸작이니 꼭 ~
보시기 바랍니다.

yamoo 2016-01-20 16: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나도 곰발 님처럼 간지나는 글을 쓰고 잡다..흐엉~~~ㅜㅜ

저두 스텔라님처럼 추천 10번 눌렀습니다^^

헛, 근데 두 번 누르면 좋아요 취소가 되는군요..ㅋㅋ 10번 누르니 좋아요가 됩니다..ㅎㅎ

곰곰생각하는발 2016-01-20 17:26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열 번 누르면 좋아요 한 번 되는군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2016-01-20 16: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1-20 17: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1-20 18: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1-20 20: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수다맨 2016-01-20 19: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클린트 이스트우드는, 보기 드물게 괜찮게 늙어가는 영화인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거칠게 말하자면 우리 나라에서 으레 `보수`라고 칭하는 인간들 중에서 클린트 이스트우드보다 나아 보이는 인간이 그다지 없더군요.
제가 보기에는 클린트 이스트우드는 보수의 덕목을 `성실`과 `정직`, `용기`로 보는 것 같습니다. 예컨대 밀리언 달러 베이비에서 이스트우드는 매기의 열정을 높이 평가하는 반면에 그녀의 가족들(혈육에 대한 애정이 별로 없고, 일하지 않으며, 인생을 유흥이나 놀이로 탕진하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은근히 경멸의 시선을 보내죠. 이런 생각이 반드시 옳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인간 의지와 노력을 무엇보다 중시한다는 점에서 그는 제법 괜찮은 보수에 속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반면에 한국 보수들의 특징은 `반공`, `친기업`, `진박(!)` 등등 이런 이상한 개념의 포로에 다름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냥 예비 파시스트들의 범주를 크게 못 벗어나는 것 같습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6-01-20 20:13   좋아요 0 | URL
진박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개씨부랄 새끼들. 진짜 정치가들 보면, 특히 새누리 보면 쓰레기의 막장, 최악, 짐승 오브 짐승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뚱구멍으로 지식을 쳐먹은 듯한....



클린트가 공화당 지지자인데 어느 인터뷰에서 그런 말을 하더군요.
자신은 국방 분야에 대해서는 공화당이지만 절대 자유를 지지한다고..
결국 자신은 이쪽도 아니고 저쪽도 아닌 정치 색을 가지고 있다고 말입니다.

클린트는 가족주의자`예요. 개인주의가 심한 미국은 가족주의를 받아들일 필요가 있고
가족주의가 심한 한국은 개인주의적 가치를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허벅지의 중간, 어디쯤

 

 

 

                                                                                           영화 << 마더 >> 에서 무면허 침술을 놓는 엄마( 도준의 母, 김혜자  扮)는 " 허벅지의 중간, 어디쯤...... " 에 침을 놓는다. 그녀 말에 의하면 그곳은 막힌 혈( 맺힌 울화)을 뚫어주는  맥이자 망각을 유도하는 혈'이다.  이 혈은 대중에게도 익숙한 통점이다.  우스개'로 과부들이 성욕을 참기 위해 바늘을 찔렀다는 곳이 바로 그곳이니 말이다.  웃음을 참아야 하는데 참지 못할 경우도 이 부위를 꼬집게 된다. 다시 말해서 < 허벅지의 중간 어디쯤 > 은 쾌락 욕망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드라큘라가 여성의 몸에 송곳니를 박는 곳이 목(neck)인데, 이 단어에는 " 자궁 " 이라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기에 드라큘라의 흡혈 행위는 곧 성행위와 연결되듯이  김혜자가 침을 놓는 허벅다리 안쪽도 성행위에 대한 은유를 내포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  영화 속 에피소드 : 김혜자는 불임으로 고통받는 사진관 여자 미선(전미선 扮)에게 주기적으로 허벅지에 침을 놓는다. 그곳은 불임을 가임으로 만들 수 있는 맥이다.  그러므로 허벅다리 안쪽 침 시술은 성과 관련이 있다.  또한 << 살인의 추억 >> 에서 가정 방문을 통해 불법으로 주사를 놓는 의료 행위를 했던 전미선은  불법으로 침을 놓는 김혜자와 겹친다.  둘은 모두 불법 야매 의료 시술자'다.   영화 << 살인의 추억 >> 이 어린 여성을 지키지 못한 무능한 수컷에 대한 이야기라면 << 마더 >> 는 아들을 지키기 위한 히스테리 한 암컷의 원초적 본능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다.

 

이곳은 바지가랑이를 걷어올린다고 드러나는 부위가 아니다.  허리띠를 풀고 바지 지퍼를 열어야 비로소 드러나는 신체 부위인 것이다. 수많은 남자들이 그녀 앞에서 바지를 내린다.  김혜자는 남자의 허벅다리 안쪽, 은밀한 곳에 침을 박는다.  이 사실은 김혜자가 성적으로 문란한 여자였다는 사실을 증명한다.  그것은 일종의 " 출장 서비스 " 인 셈이다. 봉준호 감독은 이 사실을 모호한 형태로 암시한다.  도준의 친구로 등장하는 진태가 상의를 탈의한 채로 김혜자에게 말한다. " 니가 나한테 이럴 수 있어 ? " 그리고는 김혜자에게 위자료 명목으로 < 돈 > 을 요구한다.  허문영은 << 마더, 불안과 히스테리는 어떻게 작동하는가 >> 라는 글에서 이 장면을 다음과 같이 분석한다.

 

 

진태는 잘 다듬어진 상체를 내밀며 놀랍게도 친구의 엄마에게 " 니가 나한테 이럴 수 있어 " 라고 쏘아붙인 뒤, " 위자료 조로 오백만 해줘 " 라고 으름장을 놓는다. 이 말들은 창녀와 기둥서방의 말처럼 들린다. 아마도 엄마는 한때 진태(진구 扮)와 성교했고, 그 대가로 용돈을 주었을 것이다.

 

- 세속적 영화, 세속적 비평 164쪽

 

이러한 성적 모호함은 그녀가 형사들과 맺는 관계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김혜자는 형사에게 나에게 이러면 안 된다고 협박조로 말한다. 순간, 둘 사이에 성적 긴장감이 감돈다.  또한 김혜자와 도준의 근친상간은 이미 수많은 평자들이 지적한 사항이기도 하다. 그녀는 " 퍼블릭 우먼(창녀) " 인 셈이다. 이 여성 캐릭터는 희생하는 모성 신화에서 벗어나 있다.  이 영화를 아들을 위한 어머니의 지고지순한 희생으로 읽는다는 것은 완벽한 오독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도준에게 살해된 아정'이라는 여학생은 김혜자의 거울이자 도플갱어'다. < 쌀 > 을 얻기 위해 몸을 판 아정'이라는 인물에서 눈여겨보아야 할 대목은 쌀과 몸의 거래라는 아주 오래된 물물 거래 방식'이다.   몸을 팔아서 쌀을 얻는 방식은 전자 상거래가 활발한 현대 사회와는 어울리지 않는 교환 방식이다. 이 방식은 구세대의 교환 방식인 것이다. 그녀는 " 스크루지 노파 " 가 되어 과거 속 자신(아정)을 바라본다.  그녀가 감추고자 하는 것은 아들의 죄가 아니라 자신의 과거'다.   

김혜자는 맺힌 울화를 푼다고 허벅지에 침을 놓지만,  사실 그곳은 일시적으로 기억을 지우는 통점'이다. 오르가슴이 일시적인 죽음이자 정지'인 것과 마찬가지로 허벅다리 안쪽에 침을 박는다는 것은 일시적인 기억의 죽음, 마비 혹은 정지'인 것이다.  김혜자의 침술은 영화 << 올드보이 >> 에서 최면술사'가 오대수에게 속삭이는 최면 기능과 닮았다. 그것은 기억 마비'인 셈이다.  영화의 마지막, 관광버스 안에서 김혜자는 치마를 걷어올려 허벅지 중간에 침을 놓는다. 일시적 망각은  잠시 고통을 잊게 만든다.  동시에 그 행위는 성욕의 일시적 보류라는 점에서 찰나적 거세 행위이기도 하다. 그녀는 황혼이 지는 풍경 속에서 몸을 흔든다.  잠시의 망각이 만든 평화'다.  영화 << 마더 >> 가 아들을 죽음(교도소)에서 구조한,  성적으로 문란한 모성'에 대한 이야기라면,

<< 밀양 >> 은 아들을 죽음에서 구하지 못한 여자에 대한 이야기'다. 두 영화는 서로 다른 차이'에서 각자 출발하지만 본질적으로 궤적은 동일하다. 김혜자가  과거 기억에서 벗어나기 위해 < 침술 > 을 사용한다면 << 밀양 >> 에서의 전도연은 종교에 심취한다. 그녀의 종교 생활은 이승의 번뇌를 해탈하여 현실적으로는 존재하지 않는 현실 밖의 세계를 향한 동경'이라는 점에서 허벅다리 안쪽에 놓는 침'이요, 통증을 잊게 만드는 모르핀'이다.  두 여자 모두 불안과 히스테리에 빠진 여자'다.  두 영화 모두 모성 신화의 싸구려 신파에 빠지지 않고 여성성을 집요하게 파고든다는 점에서 문제적인 영화'다. << 밀양 >> 은 전도연이 자신의 머리카락을 자르는 것으로 영화는 끝난다. 머리카락이 성적 오브제1라는 점에서 단발(斷髮) 행위는 쾌락의 일시적 보류이자 과거와의 단절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그런데 이 거세 행위는 그닥 희망적이지 않다.  불안과 히스테리로 클로즈업된 얼굴은 균열을 예고한다. 이 거세는 도마뱀의 꼬리'를 닮았다. 잘린 부위는 다시 자란다. 그녀들의 악몽도 마찬가지'다.  



 

  1. 긴 머리카락은 성적 대상이다. 풀어헤친 머리는 창녀를 의미했다. 그래서 서구 중세 사회에서 여성은 외출을 할 때 머리를 묶거나 캡을 썼다.  자세한 내용은 http://myperu.blog.me/20113231534 ( 모나리자는 왜 머리치장을 하지 않았을까 )
  2. " 허벅지의 중간 어디쯤 " 이란 표현은 허문영의 << 밀양, 한 고전주의자의 안간힘 >> 에서 인용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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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장소] 2016-01-18 16: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날리는 머리칼의 어디쯤 ㅡ이라는게 ...ㅎㅎㅎ
마더 속 엄마는 머리가짧고 밀양 속 울고 있는 그녀는
아직 긴데...말이죠.

암튼 재미있게 읽었어요.
그렇구나..허벅지가 ...ㅎㅎㅎ
그럴수도 ..있군요.
대단해요.
같은 영화를 저역시 묶어 읽은 적있는데
최근에, 전혀 다른 방식, 다른 시점 ㅡ물론 저는 한 면만 부각시켰을 뿐 ㅡ이지만..
멋지십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6-01-18 16:39   좋아요 1 | URL
이 영화 제가 무척 좋아하는 영화입니다.
살인의추억이 딸(여성희생자)을 지키지 못한 무능한 아버지 수컷의 절망을 담은 영화라면
마더는 아들을 지키기 위한 암컷의 원초적 욕망을 다룬다고나 할까요...
이 영화 기통차죠... 다시 한번 봐야겠습니다.
오래전에 본 기억으로 글을 쓰다 보니 부정확한 게 많을 겝니다요...

[그장소] 2016-01-18 16:47   좋아요 0 | URL
저도 살인의 추억 ㅡ마더 ㅡ밀양 ㅡ친절한 금자씨 ㅡ올드보이 ㅡ악마를 보았다 ㅡ좋아하는영화들예요..몇개더있지만 ㅡ
완성형 글을 보고싶네요.무지 흥미로워요!^^

곰곰생각하는발 2016-01-18 17:05   좋아요 1 | URL
그렇습니까 ? 틈틈이 얼릉얼릉 써야겠네요....

stella.K 2016-01-18 16:1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헉, 그런 게 있었나요?
저 두 영화 다 봤는데 이런 깊은 뜻이...?! 전 아무래도 영화를 대충 띄엄 띄엄 보는가 봅니다.ㅠ
어렸을 땐 긴머리에 대한 환상이 별로 없었는데 언제부턴가 긴머리가 매력적이이라고 느껴지더군요.
근데 뭔가 할 얘기가 더 있으실 것 같은데...흠...

곰곰생각하는발 2016-01-18 16:38   좋아요 1 | URL
시간을 쪼개서 쓰다 보니 그리되어씁니다.
틈틈이 첨가해야죠... 일단 올리고 봅니다요..
누가 백만 원만 줄 테니 글만 쓰라고 하면 하루 10시간 글만 썼으면 합니다.

[그장소] 2016-01-18 17: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써주시면 냉큼 달려와 읽도록 하겠습니다.^^
다양한 해석은 늘 즐겁습니다 ~^^

곰곰생각하는발 2016-01-19 12:51   좋아요 1 | URL
해석은 다양해야죠. 가끔 어떻게 이런 식으로 해석하냐, 며 지랄하시는 분도 계시던데..
아니 공산당도 아니고 하나의 의미만 있어야 한다는 게 얼마나 끔찍합니까.

[그장소] 2016-01-19 13:16   좋아요 0 | URL
그럼요..주관으로 읽는 해석 .저는 좋아요.그리고 근거 가 없다 여겨지지 않습니다.
바탕이 나름 있다는 생각예요..그래서 재미있어요.^^

곰곰생각하는발 2016-01-19 13:49   좋아요 1 | URL
감사함돠. 불철주야 더욱 전진하도록 하겠습니다.

samadhi(眞我) 2016-01-18 21:1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우왕 내가 좋아하는 마더. 그 중에서도 들판에서 넋을 놓고 춤추는 장면은 떠올리기만 해도 몸이 절로 흐느적댑니다. 봉감독 정말 좋아합니다. 남편이랑 이 영화 너무 좋아서 역시 봉감독은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고 서로 얘기하며.

곰곰생각하는발 2016-01-19 12:53   좋아요 1 | URL
저는 처음 볼 땐 그냥 좋은 영화다 했는데 다시 보니 아, 쫀쫀하고 정말 디테일 살아있네요.
그전까지 저의 최고의 봉 작품은 살인이었는데 이제는 마더입니다. 확실히 좋습니다.


참... 책 배달이 왔어요. 잘 읽도록 하겠슴돠..

samadhi(眞我) 2016-01-19 13:34   좋아요 1 | URL
네 자꾸 주문배송조회에 빨강색이 떠서 한 달이 다 돼가도록 배송이 안 되나 싶었어요 ㅋ

곰곰생각하는발 2016-01-19 13:48   좋아요 1 | URL
제가 이사 온 지 얼마 안 되서 아마도 전 주소로 배달이 되었었나 봅니다. 잘 읽도록 하겠습니다. 뭐 공선옥이야 제가 눈여겨보는 대표적 한국 작가이기 때문에 기대 만빵입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공선옥보다 신경숙이 뜨는 현상을 이해못하겠습니다.

[그장소] 2016-01-19 13:52   좋아요 0 | URL
시스템 ㅡ등 뭐 여러이유가 복합적인것 아닐까요. 저는 공선옥님 도 좋은데..그분 소설도 지금껏 다 봤네요.!^^
 
서민은 그럴 사람이 아니다 (부제: 마태우스를 위한 변)

 

 

 

 

 

 

 

 

 

 

    

 

 


 


 



 

 

애타게 마태복음을 찾아서

 

                                                                                                                       나는 한때 영화 < 오타쿠 > 였다. 극장 간판을 그렸던 아버지의 영향으로 영화관은 내 집 안마당이었다. 영화 스틸 가운데 좀 야하다 싶은 사진은 아버지 몰래 친구들에게 팔기도 했다. 전체적인 사진 톤이 핑크일수록 높은 가격에 거래되었는데 가장 높은 가격에 팔렸던 영화 스틸은 << 나인 하프 위크 >> 였다. 또한 가슴이 클 수록 불티나게 팔렸다.  어린 나이였지만 나는 자본 상품과 섹스 어필의 수상한 관계를 너무 일찍 알아차린 애늙은이로 성장했다.  핑크는........ 위대했다 서당 개 삼 년이면 풍월을 한다고 했던가. 영화를 자주 보다 보니 키는 안 자라고 눈만 높아졌으니 대중 영화를 멀리 하고 예술 영화를 찾아서 보게 되었다. 그런데 이 짓도 오래 하다 보니 서서히 질리기 시작했다.

자연주의 웰빙 음식을 챙겨 먹다가 길거리 음식에 침이 고이기 시작한 것이다.  A급에 대한 이유 없는 반항이라고나 할까 예술가 특유의 무거운 < 도도 > 함에 질려서 쌈마이 특유의 가벼운 < 시시 > 함을 찾아 여행을 떠나기로 했다. 우리 모두 함께 해요 < 라라라 >.      그때부터 나는 대중 영화도 아니고, 그렇다고 예술 영화도 아닌,  재미에 목숨을 걸었으나 재미가 없는,   A도 아니고 B도 아닌 C급 영화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일명 << 컬트 영화 >> 라고 불리는 영화들이었다. 컬트 중에서도 시시껄렁한 컬트 위주로 보았다.  당시, 컬트 영화 테이프는 대부분 희귀해서 구하기 힘들었지만 바로 그 맛에 컬트에 열광하기도 했다. 영화인이 뽑은 영화 역사상 가장 위대한 감독이 오손 웰즈라면 그 반대편에는 에드워드 D 우드 감독이 있었다.

에드워드 우드 감독의 << 외계로부터의 9호 계획 >> 이라는 영화는  어느 평론가가 웃자고 만든 설문 조사에서 설문에 응한 투표자 3000명의 절대적 지지를 얻어 영화사 통틀어서 < 최악의 영화 부문 > < 최악의 감독 부문 > 을 동시에 석권했던 감독 작품'이었는데, 나는 이 영화를 보고 정말 감동했다. 너무 못 만들어도 훌륭한 영화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은 나 같은 루저에게는 꿈과 희망을 주는 메시지였던 것이다무엇보다 최첨단 우주선 안 가구(소품)들이 1950년대 지구인들이 사용하는 가구(소품)보다 질이 떨어진다는 사실에 안도했다. 외계 침공은 뚱딴지 같은 소리였던 것이다. “ 아방가르드하며 아스트랄한 디지털 퍼니처 Digital Furniture ” 는 알고 보니 노가다 공사판에서 뒹굴던 각목 위에 실버 페인트을 덧칠한 것이었다.

외계인은...  그러니까...... 지구인보다 가난한 것이었다외계의 궁색한 살림 앞에서 눈물이 났다.  박근혜가 이 영화를 보았다면 우주의 기운이 대한민국을 도우리라 따위의 말은 하지 못했을 것이다. " 자기 앞가림도 못하는데 누가 누굴 돕는다는 말인가요. 각하,  벼룩도 낯짝이 있지 어찌 벼룩의 간을 빼먹으려 하시나이까. 너나 잘하시면 됩니다. " 지구를 침공한 우주선 비행 장면은 더욱 가관이었다. 우주선은 빛의 속도로 비행하는 게 아니라 인천 앞바다에 뜬 사이다 병처럼 둥둥 떠다녔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우주선 중앙 위로 가느다란 철사()이 보인다. 우주선을 움직이는 동력은 석유도 아니고 울트라 슈퍼 에너지원도 아니고 철사 줄이었다. 우주선은 낚시줄에 매달린 루어(lure)였다.  땅을 치며 통곡했다.  관객이여 ! 어찌합니까, 어떻게 할까요 ?  

낄낄거리며 웃다가 갑자기 이 빈곤한 제작비를 가지고 고군분투하려 했던 감독의 똥줄이 떠올라서 숙연한 마음이 생겼다. 그 누군들, 플라스틱 장난감 우주선에 구멍을 뚫어 철사로 연결하고 싶어 할까. 에드워드 우드 감독은 할리우드판 흙수저였던 셈이다. 그는 할리우드에서 성공하지 못했다. 가난했을 뿐더러 재능도 없었던 것이다.  말년에는 죠니 카펜터나 돈 밀러라는 가명으로 포르노 영화를 감독했고, 결국에는 알코올 중독에 빠져 허우적거리다가 심장 마비로 생을 마감한다. 내가 찾아다닌 영화들은 대부분 이런 영화들이었다. 그러니까, 나는 실패한 영화들만 찾아다녔던 것이다. 이 당시에 내 일과 중 하나는 웨스 크레이븐 감독이 << 나이트메어 >> 로 대박을 치기 전의 영화를 찾는 것이었다. 대부분은 지루하고 재미없는 엉성한 영화들이었다.

하지만 내가 실패한 영화를 찾아다니면서 깨달았던 것은 만듦새가 형편없다는 것이 반드시 나쁜 영화를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점이었다. 툭, 까놓고 말해서 << 외계로부터 온 9호 계획 >> 은 만듦새가 형편없는 영화였지만 역설적이게도 좋은 영화였다. 반면 만듦새는 훌륭한데 나쁜 영화도 있다. 오히려 후자인 경우가 더 많다. < 타인의 실패 > 는 종종 위로를 선물한다. 누누이 하는 말이지만 작가 지망생에게 있어서 힘을 주는 영화는 오손 웰즈의 천재성'이 아니라 에드워드 우드의 평범함'일 수도 있다. 왜냐하면 저런 건 나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오손 웰즈의 << 악의 손길 >> 은 작가 지망생에게 위압감을 준다. 저런 작품은 죽었다 깨어나도 만들 수 없을 거야. 이런 영화들은 경외감과 함께 절망에 따른 소외감이 동반되기 일쑤'다.

문학도 마찬가지. 실패한 문학 작품은 그것대로 가치가 있는 것이다. < 형편없는 소설 > 보다 형편없는 소설은 < 나쁜 소설 > 이다. 내 기준에 의하면 신경숙의 << 엄마를 부탁해 >> 는 나쁜 소설이지 형편없는 소설은 아니다. 만약 누군가가 나에게 어느 것이 더 정신 건강에 해로운가, 라고 묻는다는 주저없이 나쁜 소설이라고 대답할 것이다. 전자는 빈곤의 문제이고 후자는 양심의 문제인 것이다. 서평이나 비평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  성공한 것(인생,영화,소설,인물 따위)은 반드시 인간적인 얼굴을 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실패한 것은 반드시 인간적인 얼굴을 가지고 있다알라딘에서 떠도는 소문에 의하면 : 서민의 삐삐소설 << 마태우스 >> 는 소설판 << 외계로부터 온 9호 계획 >> 인 모양이다.

그 옛날 삐삐라는 기기의 30초 녹음 기능을 이용한 구술 연재 형식이었다고 하니파격인 셈이다. 이 얼마나 미래지향적 글쓰기 형식이었나 ! 어쩌면 이 소설은 대한민국 포스트모더니즘 본격 소설인지도 모른다. 어쩌면 우리는 이 소설을 홀대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어쩌면 소설 < 마태우스 > 가 대한민국의 < 마태복음 > 이 될지도 모른다. 애타게 이 소설을 찾는다. 소장하신 분은 연락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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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곰곰생각하는발 고객님이 원하는 책을 찾았습니다
    from 冊性愛子 2016-01-29 20:54 
    아니, 이것은!!!!!!! (그 와중에 왼쪽에 있는 콜레트의 소설 《천진난만한 탕녀》 발견!) 쌍마태우스의 위엄! 곰곰생각하는발 고객님이 원하는 책을 찾았습니다. 이 정도면 저를 헌책방의 인디아나 존스라고 불러야겠습니다. 마태우스님의 제2 소설 《닳지 않는 칫솔》을 못 찾아서 아쉬워요. 두 권 모두 발견했으면 최고였을 텐데. 이로써 저는 당분간 세상 유례없는 ‘쌍마태우스’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마태우스님이 이 글을 보면 또 속
 
 
samadhi(眞我) 2016-01-16 16: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 그렇게 대놓고 말씀하시다니... 작가 눈물 나겠어요.
아직 읽어보지도 않고서.
사진이 흐려 그런가^^ 마태우스님의 평소 주장(못 생겼다는)과 달리 잘 생긴 청년으로 보이네요.

곰곰생각하는발 2016-01-16 16:56   좋아요 0 | URL
눈 오면 개 데리고 산책이나 갈까 했는데 눈이 안 오네요..ㅎㅎ
개인적으로 A급에 대한 체질적 반감을 가지고 있습니다..
느낌 안 옵니다. 삐삐소설 함 읽어보고 싶어요. 흑흑..

samadhi(眞我) 2016-01-16 16:58   좋아요 0 | URL
주말 따뜻해서 눈님이 안 와주시네요. 다음주에 추워진다니 다음주를 기대하시구랴.

곰곰생각하는발 2016-01-16 22:56   좋아요 0 | URL
사실 올 겨울은 겨울 같지가 않아요. 솔직히 옛날에 비하면 어디 이게 겨울입니까.
그냥 추운 가을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참... 진아님은 아래쪽이니 눈 구경 하는 날도 별로 없겠네요..

samadhi(眞我) 2016-01-16 23:02   좋아요 0 | URL
네 전 눈을 좋아하지 않아서... 오로지 비님만 좋아합니다.

겨울답게 추워야 세상이 제대로 돌아갈 텐데요. 저는 추위를 많이 타는데도 추운 게 좋거든요. 추워지면 사람이 마구마구 그리워져서. 애틋함에 혼자 빠져들어요 ㅋㄷㅋㄷ

곰곰생각하는발 2016-01-16 23:22   좋아요 0 | URL
추워지면 사람들 옹기종기 모아서 술 마시고 싶잖아요.
겨울은 술 마시기 정말 좋죠..
일찍 어두워지니 이보다 좋은 것도 없습니다.

samadhi(眞我) 2016-01-16 23:29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 역시 곰발님 다웁네요. 신영복 선생님도 그러셨죠. 감옥의 겨울이 서로의 체온 때문에 붙어있으려해서 사람을 싫어하게까지 만드는 여름보다 견딜만 하다고.

곰곰생각하는발 2016-01-16 23:36   좋아요 0 | URL
네, 신영복 하면 항상 그 에피소드가 떠오릅니다..
타인의 체온은 여름에는 지옥이지만 겨울에는 천사가 된다는... 그래서 견딜 수 있었다는 말은
정말 울림이 컸습니다. 어째 요즘은 어른은 떠나고 개새끼들만 남아 있네요...
욕 먹어서 오래 사나.. 앞으로는 칭찬을 해야 될 것 같습니다.


신영복 선생에 대한 글을 쓰려다 다른 분들이 많이 언급하셨고
막상 쓰게 되면 우울하게 될까봐 일부러 안 썼습니다.

samadhi(眞我) 2016-01-16 23:41   좋아요 0 | URL
신영복 선생님 너무 보고싶어요 ㅠㅠ 두 번 밖에 뵙지 못 했지만. 책에 싸인을 부탁하면 늘 그 글귀를 쓰곤 하신다며
夜深星逾輝 를 적어주셨죠. 그 말씀이 따뜻한 위로가 되었지요.

곰곰생각하는발 2016-01-16 23:44   좋아요 0 | URL
저도 신영복 어른이 쓰신 부채를 가지고 있습니다. 부채에 직접 쓰신 ...
글씨체도 뛰어나셨던 분이셨습니다.

samadhi(眞我) 2016-01-16 23:48   좋아요 0 | URL
수줍은 웃음도 부드러운 목소리도 예쁜 글씨도 모두모두 따뜻하지요. 그 분 뵜을 때 이 세상 사람이 아닌 듯 느꼈어요. 세속과 어울리지 않는 순진무구. 우리를 어엿비 여겨 잠시 머물다 본래 자리로 가셨나봐요.

자주오는이 2016-01-16 17: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이 책 외에 문고판보다 살짝 작은 크기의 `닳지 않는 칫솔``한글 3.0b 한걸음`인가 하는 책까지 제가 알고 있기론 초창기 마태우스님 책을 다 소장하고 오래전에 친분관계에 휘둘리지 않고 비판하고 솔직한 평을 썼던 분이 파란여우님으로 기억나네요. 요즘은 이젠 이런 장르(?) 책은 안 읽으시는 것 같던데 혹시 모르니까 한번 빌려보심이 어떠신지요? 재미있는 서평을 써 줄 것으로 기대해서 드리는 말씀입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6-01-16 22:55   좋아요 0 | URL
??! 닳지 않는 칫솔이란 책도 쓰셨군요.... 이야, 자주오는이 님 알라딘 오랜 지기로군요.
사실 전 여기 얼마 안됩니다 터잡은지 말이죠...

파란여우 님은 제가 생각하는 몇 안 되는 좋은 서평가이십니다. 파란여우 님 글은 일단 믿쑵니다.
서평 비평의 핵심은 글빨이 아니라 친소 관계에서 휘둘리지 않는 공평함이 아닐까 싶습니다.

뭐. 사이러스 님도 헌책방에서 구했으니 저도 뒤지면 나오리라 생각합니다. 내일 한 번 돌아다녀봐야겠어요... 오랜 만에 헌책방 구경이나 할랍니다.

살리미 2016-01-16 17: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왜 에드워드 우드 감독에 대한 이야기를 이리 자세히 하시나 했더니만... 형편없는 소설과 나쁜 소설을 비유하시며 소설 마태우스를 마태복음으로 승화시키는 솜씨에 경탄을 금치 못하옵니다^^
마태우스님은 경악하시겠지만 이 소설 재판매되도록 압력 넣어야 하는거 아닐까요? ㅎㅎ 지난번 cyrus님께서 잠깐 맛보기로 보여주신 부분만 봐도 충분히 재미있던데 말이죠~

곰곰생각하는발 2016-01-16 22:52   좋아요 0 | URL
제가 깨달은 것은 형편없는 것과 나쁜 것은 같다는 게 아니었습니다
형편없지만 좋은 의도가 있고 세련되었지만 나쁜 의도가 있는 작품도 있죠.
후자의 경우는 참 많습니다. 만듦새가 훌륭한 것은 많습니다. 하지만 나쁜 의도가 엿보이는 작품도 많죠.
차라리 후지게 만들었으나 좋은 선의가 엿보이는 작품이 더 좋은 게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듭니다.

표맥(漂麥) 2016-01-16 18: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 관련 곰발님과 cyrus님의 글을 보면서 전 지금 읽고 있는 <트렌드코리아 2016>의 한부분이 너무나 정확(?)하여 살짝 놀랐습니다...
이 책의 마지막 부분에서 `취향공동체`를 다루는데, 대세를 따르기보다는 자기만의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하는 소비자에 관한 추세 이야기를 합니다. 천편일률적인 것을 거부하고 자신만의 스타일을 스스로 편집하고 관심사를 서로 추천하는데 익숙한 현상을 파악한 거지요. 다르게 말하면 나만의 아이덴티티에 대한 인식의 확산이라고 볼 수 있다네요.
곰발님의 글과 이상하게 맞물리는 부분인지라 내심 놀란거지요...
하여튼 항상 놀라움을 주시는 곰발님... 아무쪼록 오랫동안 글을 보고 싶습니다... 건승하시길...^^

곰곰생각하는발 2016-01-16 22:49   좋아요 0 | URL
블로그가 활성화되다 보니 자연스럽게 취향공동체가 생기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음지에서만 있다가 나와 같은 부류도 많다는 사실에 의기투합하는 형식아리고나 할까요.. 후후...
트랜드 코리아 시리즈는 저도 관심이 있어 종종 살펴보는 책이기도 합니다.

오늘도 표맥 님의 과찬에 제 어깨에 힘이 들어가는군요. 표맥 님의 저의 어깨뽕입니다.

기억의집 2016-01-16 19: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우스님은 가지고 계시지 않을까요? 박근혜가 우주의 기운을 도우리란 말은 못할 것이다!!!!라는 문단 읽고 땅을 치고 웃었네요.

누가 보면 곰발님은 신경숙 저격자인줄 알겠어요.^^


곰곰생각하는발 2016-01-16 22:46   좋아요 0 | URL
마태우스 님은 이 비밀에 휩싸인 책이 봉인되기를 간절히 원하시기 때문에 협조를 안 하실 겝니다. ㅎㅎ


신경숙 비판은 표절 사건이 발생하고부터가 아니라 < 엄마를부탁해 > 라는 소설에서부터 시작된 딴지였습니다. 저는 이 소설이 굉장히 촌스럽다고 생각했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