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  소  리  에    대  하  여  :











혜민과 개소리






                                                                                               회초리를 든 부모는 자식에게 말하곤 했다. " 내가 제일 싫어하는 부류는 거짓말하는 사람이란다. "  이 말은 죄를 인실직고하지 않으면 (가중처)벌을 받을 것이란 협박용 멘트나 다름없어서 벌벌 떨었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 ㅡ 거짓말하는 사람이 제일 싫다 " 는 고백 또한 거짓말이어서 거짓말하는 사람이 제일 싫다고 말하는 사람 또한 스스로 거짓말을 하고 있는 중이란 사실을 알아야 한다. 왜냐하면 인간은 대부분 거짓말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애인에게 " 내가 더 예뻐, 아니면 김태희가 더 예뻐 ? " 라는 질문은 상대에게 거짓을 유도하기 위한 전술이다. 그리고 전국민의 야간 스포츠인 녀남 혼합 레슬링 경기를 할 때마다 오르가슴에 도달하는 애인의 신음소리도 알고 보면 거짓의 육체파 의성어'다.  오, 거짓되도다.      물론, 이 사실을 남성이라고 해서 모를 리 없다. 


하지만 그녀의 거짓말을 듣고 있으면 자신감이 생기는 것은 어쩔 수가 없다. "  으랏차차차. 솟아라 !  나으~ 개부랄티 !!!!!! "          이처럼 인간이란 거짓말을 들으면 엔돌핀이 치솟는 종족인 것이다(내가 제일 싫어하는 사람은 거짓말하는 사람이라는 고백은 자기실현적 예언self fulfilling prophecy 인 셈이다). 사실 거짓말보다 위험한 것은 개소리'다.  거짓말의 본질이 거짓이라면 개소리의 본질은 가짜다.  거짓과 가짜는 이란성 쌍둥이'처럼 외양이 서로 닮았으나  성질머리는 제각각 다르다.  거짓은 진실 앞에서 쉽게 무너지지만 가짜는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 


혜민은 개소리계의 타노스급이다. 그것이 그의 계급이다. 혜민의 개소리는 이 세상 텐션을 극복한 지 이미 오래.  아이와 함께 할 시간이 없어서 슬퍼하는 직장맘에게 혜민은 저 세상을 뚫고 아스트랄한 텐션을 선보인 바 있다. 맞벌이하시는 경우 어린 아이들과 함께 하는 시간이 많지 않아서 항상 미안하시죠. 이럴 때 방법이 있어요. 엄마가 어린 애들 일어나는 새벽 6시부터 45분 정도를 같이 놀아주는 것이에요. 새벽에 놀아주세요 ㅡ " 이 말은 기아에 허덕이는 아프리카 난민 앞에서 " 비만은 건강에 해로워요 ! " 라고 내뱉는 소리1)와 같다.


혜민이 배설하는 개소리는 사실 확인으로 거짓을 증명할 수 있는 성질의 영역이 아니어서 사람들을 현혹시키기 좋다. 그렇기에 거짓말쟁이보다 나쁜 쪽은 개소리꾼'이다. 한국어는 아 _ 다르고 어 _ 다른 언어이기에,  혜민의 개소리가 사실은 < 좆 > 같은 계열에 속하지만  대중에게 < 주옥 > 같이 들리는 이유는 개소리가 진리의 권위를 부정하지도 않고 맞서지도 않는다는 데 있다.  또한 진리의 권위에 대하여 신경을 쓰지도 않는다.  그렇기에 개소리는 거짓말보다 훨씬 큰 진리의 적이다. 그가 개소리를 통해서 얻고자 하는 최종적 목적은 무소유가 아니라 풀소유(fullㅡ)다. 


300만 부나 팔렸다는 <<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 >> 이라는 초대형 자기계발서는 < 좆 > 같은 말을 < 주옥 > 으로 바꾸는 데 성공했다. 그것은 개소리가 팔 할인 자기계발서의 공통된 특징이기도 하다. 최근, 멈추면 비로소 남산 타워가 보이는 삼청동 2층 풍경 맛집 방송으로 논란이 발생하자 그는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점을 사과하며 모든 활동을 접겠다고 통보했다.  이 태도 역시 문제가 발생하면 자숙의 시간을 가지겠다며 꼬리를 내리는 문제적 연예인의 그것을 닮았다. 땡추답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땡추인 그가 SNS의 세계에서 영원히 꺼져준다면 나로써는 땡큐이지만......





+

1)    유엔 사무관이 기아 상태인 아프리카 난민 앞에서 " 비만은 몸에 해로워요 " 라고 말하는 것은 개소리에 속하지만 파견된 의사가 기아 상태인 아프리카 난민의 헛배를 보고 " 당신은 비만 상태'입니다 ! " 라고 말하는 것은 거짓말에 속한다. 이 개소리와 거짓말 중에서 어느 쪽이 더 나쁠까 ?



 

카메라 앞에서 흘리는 눈물은 모두 연출'이라고 믿는 내게 이 동영상은 무척 아름다웠다. 나는 너무 감동해서 속으로 생각했다. " 아름다우시다...... " 그리고는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 닝기미, 조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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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드로사랑해 2020-11-17 10:0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출판사-돈 되는 건 뭐든
언론-한 건 올리면 뭐든
독자-가짜 때문에 진짜가 묻히든 말든 나만 좋으면 땡큐

이거 같아요.

곰곰생각하는발 2020-11-17 16:06   좋아요 0 | URL
멈추면.. 이 책 오래 전에 읽어서 내용은 가물가물하지만 핵심어는 노예근성과 거지근성을 찬양하는 글이어서 깜놀했던 기분은 생각이 나네요. 힘센놈에 때리면 대들지 말고 웃으면서 굽실거려라. 그러면 때린놈이 미안해한다.. 이런 내용이 팔 할이었던 깅ㄱ 기억이..

앎이 2020-11-17 20:2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6시에 일어나서 놀아주라니......헛웃음조차안나오네요

곰곰생각하는발 2020-11-17 20:29   좋아요 1 | URL
중노동에 시달리시는 택배노동자에게 새벽에 일어나 조깅하면서 하루를 시작하세요, 라고 지껄이는 것과 비슷하죠.. ㅎㅎ 전 이 양반, 외국인인 줄은 몰랐네요.

수다맨 2020-11-18 12:5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진즉에 개소리 팔아서 먹고사는 땡중이라는 것은 알았습니다만 저 정도로 멍청할 줄은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제가 혜민 같은 사기꾼(!)이었다면 예능을 통해서 사생활 공개만큼은 절대로 안 했을 것 같습니다. 그래야 무소유 같은 같잖은 소리 늘어놓으면서 책도 팔고 고액의 강연도 뛸 테니까요. 곰곰발님 말씀처럼 ‘좆‘같은 계열의 개소리들을 늘어놓아도 ‘주옥‘같은 것으로 알아듣는 독자들 덕분에 그동안 지갑이 뚱뚱했을 터인데, 이제는 진짜로 본인이 ‘좆‘같은 인간에 속한다는 것을 만천하에 알려준 셈이 되었습니다.
자신의 청담동 집 공개하면서 환하게 웃는 혜민 얼굴이 저로서는 잊히지 않습니다. 그야말로 백치가 따로 없더군요.

곰곰생각하는발 2020-11-18 16:13   좋아요 2 | URL
ㅎㅎㅎㅎㅎㅎ 원래 성공하면 뇌가 이상한 방향으로 판단을 한다고 하죠. 일종의 뽕 먹는 사람처럼 뇌가 작동을 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런 사단이..... ㅎㅎㅎㅎ 본 지 오래로군요. 조만간 얼굴 한번 봅시다..

레삭매냐 2020-12-06 17:5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어느 풀소유 스님의 정체성 : 스킨헤드 그레이패션 힙스터
직업 : 뉴에이지 스타트업 사업가

이런 댓글 보고서는 정말 빵 터졌답니다. 오호 통재라.

곰곰생각하는발 2020-12-06 18:24   좋아요 3 | URL
미국에서는 불교는 명상 사업의 하나로 여긴답니다.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마음챙김 산업이 번창하고 있는 중이죠. 애런라이크의 << 건강의 배신 >> 을 보면 불교를 산업적으로 이용하는 자본의 형태가 등장하는데 하는 짓이 혜민과 똑같아요. 마음치유센터 만들고, 마음 피트니스 센터 사업하고, 명상 앱 만들어서 돈 벌고... 이거 혜민이 한국에 와서 그대로 적용한 것입니다.

scott 2020-12-08 22:5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직업을 영리하게 골랐어요

곰곰생각하는발 2020-12-09 14:49   좋아요 0 | URL
군대도 안 가... 세금도 안 내.... 혜택의 끝판왕 같습니다.
 



자식의 진짜 책무






 




조선일보 칼럼 << 간장 두 종지,2106.11.28 >> 는 압권이었다. 간장 종지 한 개 때문에 열이 받은 조선일보 부장님은 칼럼에 온갖 악담을 쏟아부은 후에 지질한 사적 복수를 위해 중국집 이름을 슬쩍 공개한다. 맛집 리뷰에 불만 댓글 하나만 달려도 명성이 땅에 떨어지는 판국에 대한민국 1등 신문 조선일보에서 대놓고  저격했으니 그 가게의 명성은 불을 보듯 뻔한 일. 


하지만 비난의 화살은 칼럼을 쓴 조선일보 부장님에게 돌아갔다. 그는 이 칼럼 이후, 그릇(사람 됨됨이)이 간장 종지만도 못한 간장 부장'이란 타이틀을 얻게 된다. 오히려 간장 종지만도 못한 간장 부장의 칼럼 때문에 그 중국집은 독특한 광고 효과를 누려 명성을 드높였다고 한다. 간장종지를 주지 않았다는 이유로 그 식당을 아우슈비츠에 비유하는 글 솜씨에 감탄한 나는 이런 작품을 능가할 칼럼은 앞으로 10년 내에 나오기 힘들 것이란 판단을 내렸다. 그런데 내 예상과는 달리 간장종지 칼럼을 뛰어넘는 병맛 칼럼의 걸작이 탄생했다. 


한겨레에 실린 mbc 예능 드라마 김민식 피디의 칼럼 << 지식인의 진짜 책무 >> 가 그 주인공이다. 이 칼럼은 책을 전혀 안 읽는 사람과 너무 많이 읽은 사람이 같이 살면 누가 더 불행할까 _ 라는 질문으로 시작한다. 김민식은 이 질문에 대한 해답을 자신의 부모에게서 찾는다. 그는 책을 안 읽어도 불편한 것이 없는 아버지와 불편한 게 많아서 답을 찾기 위해 끊임없이 책을 읽는 어머니 중에서 불행한 쪽은 어머니라고 선언한다. 그는 자신의 가족 서사를 " 말싸움 끝에 아버지가 욕을 하거나 손찌검을 하면 어머니는 끝끝내 비참해진다 " 


고 요약한 후에 아무리 좋은 얘기를 해도 애정이나 존중이 없는 충고나 조언은 정서적 폭력일 수 있다면서 가정 폭력의 원인을 어머니의 지적 우월감'이라고 진단한다. 쉽게 말해서 어머니가 " 맞을 짓 " 을 했다는 것이다. 이쯤 되면 막 가자는 얘기'다. 무엇보다도 이 칼럼에서 내 눈에 들어온 대목은 " 왜 아버지의 무지(無知)는 가정 생활하는 데 불편을 느끼지 못하는가 " 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아내의 불편에 대하여 모르는 것이 여러모로 편리하기 때문이다(반대로 아내의 불편을 알게 되고 그것을 시정하려면 남편은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여러모로 불편해진다). 


무지, 외면, 망각은 권력을 가진 자가 공통적으로 보이는 처세술이다. 발을 뻗고 자는 놈은 맞은 놈이 아니라 때린 놈이다1). 아버지는 권력자이기에 무지한 것이며 무지하기 때문에 그 권력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이다. 약자에게는 아는 것이 힘이 될 수 있지만 강자에게는 모르는 것이 힘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이 칼럼을 쓴 김민식은 " 타인의 자존감을 존중하는 일이 지식인의 진짜 책무 " 라고 지적하지만,  정작 그는 (아들의 글을 읽을 것이 분명한) 어머니의 자존감을 존중하는 데에는 무지'하다.  아버지의 무지가 육체적 폭력으로 작동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아들의 무지는 정서적 폭력으로 작동한다. 


그는 어머니라는 존재도 존중받아야 할 타인 중 한 명'이란 사실을 망각한 것 같다.   그는 " 지식인의 진짜 책무 " 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지만 그가 정작 놓치고 있는 것은 " 자식인 자의 진짜 책무 " 다.  이 칼럼을 읽으면서 떠오른 단편 소설은 강화길의 << 음복 >> 이다.   결혼 후, 처음 맞는 남편 가족의 제삿날에 며느리는 가족 구성원 사이에 흐르는 팽팽한 긴장감을 알아차린다.  제사를 지내고 음복하는 시간 동안 며느리가 그 사이에 깨닫는 것은 가족의 차별과 희생 강요로 인해 며느리의 남편은 혜택을 받았다는 점이다.  


하지만 수십년 동안 장손으로 사랑받으며 살아온 남편은 아무것도 모른 채 평화로운 얼굴을 하고 있다. 그는 이 사실을 모르고 있는 것일까, 모른 척하는 것일까 ?  며느리이자 장손의 아내는 남편에 대하여 다음과 같은 결론을 내린다. " 누군가를 미워해 본 적도 없고, 미움받는다는 것을 알아챈 적도 없는 사람...... 나는 말하지 않기로 했다. 사실 네가 진짜 악역이라는 것을. " 








​                                   


1)   한국 속담 중에 가장 괴랄한 속담은 " 맞은 놈은 발 뻗고 자고 때린 놈은 웅크리고 잔다 " 가 아닐까 ?   폭력에 의한 트라우마는 전적으로 피해자의 몫이지 가해자에게 남는 잔상이 아니다. 하지만 이 속담은 가해자에게 피해자의 서사를 덧씌워 가해자에게 면제부를 제공한다. 가해자는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외면과 망각을 통해 무지의 단계에 다다른다. 그 결과, 맞은 놈은 항상 웅크리고 자지만  때린 놈은 평생 발 뻗고 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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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생이란 색칠 공부하는 그림책이 아니잖아 ! " 










한때, 책을 읽을 때 아이보리 비누로 손을 씻고 독서를 하는 습관이 있었다. 뽀송뽀송한 손으로 마른 종이를 넘길 때 느끼게 되는 촉감이 좋아서 생긴 버릇이었다.  또한 노란 색연필로 훌륭한 문장에 밑줄을 긋는 버릇도 있었다.  지금은 독서를 할 때 손을 씻는 버릇은 사라졌지만 여전히 좋은 문장에 노란 색연필로 밑줄을 긋는 버릇은 여전히 남았다. 


노란 색연필은 수많은 시행착오 끝에 도달한 선택이었다. 각종 연필, 색연필, 형광펜, 수성펜, 유성펜을 사용하고 빨주노초파남보라 색상을 실험한 결과, 밑줄을 긋는데 가장 탁월한 것은 노란 색연필이었던 것이다. 다른 색에 비해 노란색 밑줄은 삐뚤삐뚤 그어진 사선을 수평에 가까운 직선으로 보이게 만드는 착시 효과가 탁월하고, 밑줄 친 문장을 선명하게 보이게 만든다. 그리고 드문드문 그어진 노란 밑줄은 무채색의 세계인 책이라는 물성에 컬러풀한 감성을 선물한다. 포인트 컬러로써 이보다 좋은 색은 없다.  여러 모로 탁월한 선택이었다. 


어쩌면 나는 책이 좋아서 밑줄을 긋기 시작한 것이 아니라 밑줄 긋는 것이 좋아서 책을 읽는지도 모른다. 이 과정을 통해서 알게 된 사실은 " 과유불급 " 이었다.  좋은 문장은 대부분 꼬리가 짧다.  중언부언하지 않을 때 훌륭한 문장이 탄생한다.  내가 밑줄을 긋는 횟수는 한 페이지에 고작 한 줄 정도였으며 대부분 길이가 길지 않은 짧은 문장이었다. 하지만 좋은 문장이라고 해서 모두 꼬리가 짧은 문장일 리는 없다. 종종 밑줄이 페이지 첫 문장에서 시작하여 그 페이지가 끝날 때까지 이어지는 경우도 발생하게 된다. 밑줄 긋고 싶은 문장이 만연체인 경우가 그런 경우였다. 


그런데 이렇게 꼬리가 긴 문장,  다시 말해서 페이지 전체를 노란 색연필로 색칠을 한 경우가 발생하면 " 시각적 테러 " 를 경험하게 된다.  노란색이 부분적으로 포인트 컬러(집중, 강조, 경고 따위)로 사용될 때는 효과적이지만 한 페이지 전체를 도배하게 되는 경우가 발생하면 주의력이 흩어지게 되는 것이다. 이 압도적 장악은 주의력을 집중하게 만들기보다는 집요한 강요처럼 느껴져서 사람을 질리게 만든다. 그래서 꼬리가 긴 노란 밑줄(이 그어진 문장)을 다시 읽는 경우는 거의 없다.  


인생과 행복의 관계 " 도 어쩌면 " 책과 밑줄의 관계 " 가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밑줄이 많은 책일수록 좋은 책이란 사실은 부정할 생각은 없다. 하지만 내가 밑줄을 그은 문장만 발췌해서 모아 놓으면 기껏해야 그 책의 한두 페이지 정도의 분량에 불과하다. 인생과 행복의 관계도 그렇다. 인생이라는 기나긴 텍스트에서 행복이라는 이름의 밑줄이 차지하는 분량은 고작 한두 페이지 분량일 것이다. 하여, 인생의 목표를 행복에 두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다. 왜냐하면 인생이라는 제목을 가진 책은 색칠 공부하는 그림책이 아니기 때문이다. 좋은 문장은 짧듯이 강렬한 행복도 짧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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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 소 리 에    대 하 여     :










진 중 권 과   빠 던









 



거짓말과 개소리는 얼핏 보면 비슷한 말처럼 들리지만 전혀 다른 영역에 속한 단어다. 거짓말은 < 말 > 이라는 언어학에 뿌리를 두지만 개소리는 < 소리 > 라는 물리학에 속한다(음향학은 물리학의 하위 카테고리이다). 그러므로 거짓말은 의성어인 개소리보다 한 수 위. 


거짓말을 하는 사람은 자신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자각하고 있기에 진실을 은폐하는 데 노력한다. 이 과정을 통해서 거짓말을 하는 사람은 진실은 힘이 세다 " 는 사실을 누구보다도 잘 이해하고 있는 부류이다. 하지만 개소리를 하는 사람은 자신이 내뱉는 말이 아무(렇게나 내뱉는)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기에 개소리꾼은 진실과 거짓 따위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진중권이 윤석열을 비판하는 사람을 싸잡아서 " 조국의 똘마니 " 라고 비난하는 것이야말로 대표적인 개소리'다.  그의 말을 그대로 되받아치자면 그렇다면 조국을 비판하는 사람은 모두 다 윤석열의 똘마니인가 ? 


이처럼 하나 마나 한 소리는 개소리의 대표적 특징이다. 개소리꾼이 거짓말쟁이보다 나쁜 이유는 거짓말쟁이는 비록 거짓말을 하더라도 적어도 진실의 가치를 업신여기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거짓말쟁이가 비겁하다면 개소리꾼은 비열하다. 진중권은 전형적인 " 개소리꾼 " 이다. 그에게 진실은 중요한 것이 아니다. 그는 오로지 자신이 씹고 싶은 대상에게 막말을 쏟아부어 그 대상의 인격을 훼손하는 데 집중한다. 그의 태도는 야구에서 배트 플립1)을 하는 타자의 전략과 비슷하다. 배트 플립(빠따 던지기)은 상대 팀 투수를 도발하고 자신의 팀 동료에게는 투쟁심을 상승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사용되는 경우가 많다.  


진중권은“ 언제나 그가 비난하는 대상이 최대한 기분 나쁘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인다. 그렇게 함으로써 비판 대상으로부터 반응을 유도하고, 그것이 미디어를 통해 대중에 노출되면서 ‘사이다’ 같은 청량감을 느끼는 사람들의 지지를 얻는다2). ” 진중권의 개소리가 노리고 있는 것은 상대 팀 투수가 흥분하여 평정심을 잃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제구력이 생명인 투수가 마음의 평정심을 잃는다는 것은 치명적인 것이기 때문이다. 어느 페이스북 유저는 진중권에 대하여 다음과 같은 평가를 내린다. 


논리도 필요하지 않다. 견강부회, 거두절미, 침소봉대를 서슴지 않는다. 겨냥할 상대만 먼저 정하면 된다. 먼저 무슨 헛소리든 망발을 던져서 상대가 발끈하며 반응하면 계속해서 수위를 올리고 관심을 끌어 적을 먼저 만든다. 그런 뒤 자신의 악성 선동이 필요한 부류가 인용하게 하여, 글 장사하고 후원금 장사하는 한국판 '생계형 프로보커추어(Provocateur)'”라고 꼬집었다. 홈런을 친 타자가 " 배트를 던져서 상대를 발끈 " 하게 만든다면  진중권은 " 망발(개소리)을 던져서 상대를 발끈 " 하게 만든다.  그 다음에 벌어질 일은 상상 가능한 일이다.  


투수가 타자에게 보복구를 던지면 그 다음은 양팀의 집단 난투극'이다. 배트 플립에 의한 집단 난투극이 발생하면 스포츠 뉴스의 촛점은 그 경기의 진행 과정과 결과에는 관심이 없고 온통 배트 플립과 벤치클리어링 사태'에만 집중한다.  불 구경과 싸움 구경만큼 재미있는 볼거리는 없기 때문이다.  진중권의 페이스북의 언론 주목도가 높은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개소리는 진실도 아니고 거짓도 아니듯이, 배트 플립 역시 반칙도 아니고 원칙도 아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그것이 비신사적 행위라는 사실이다. 


더군다나 그것을 통해서 인지도를 높이고 자신의 비지니스 사업에 이용한다는 점에서 진중권의 배트 플립은 좆나게 비열하다. 그래서 나는 진중권을 bad bat fliper 라고 부르고 싶다. 자고로 옛말에 사내란 방망이 잘 못 휘두르면 좆되는 법이라 했다. 권아, 아...... 우리의 권아 !  제발, 방망이만큼은 조심히 다루길 바란다. 







​                    

1) 배트 플립( bat flip) :  은 야구에서 타자가 홈런으로 짐작되는 타격을 마치고 1루로 출루하면서 야구 방망이를 던지는 행위를 의미한다. 메이저리그에서는 상대 투수를 자극한다는 이유로 그것을 비신사적인 행위로 간주하여 금기시하고 있다.

2) 김내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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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시무스 2020-10-17 17:1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거짓말과 개소리의 철학적 구분을 너무나 명쾌하게 이해했습니다!ㅎ
시원한 글 감사합니다! 청량감 가득 느낍니다!ㅎ

곰곰생각하는발 2020-10-17 17:19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ㅎㅎㅎ

말리 2020-10-17 21:1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오랫만에 인사드립니다. ^^
기억하시는지 모르겠습니다. ㅎ

진씨가 도발꾼인 것은 처음부터 그랬던 것 같습니다.
다만 관점이 비슷해서 그 싸가지 없는 말투를 새로운 논쟁 방식으로 환호했던 것 같아요.
이제 그게 부메랑이 되어 돌아오는 구나 싶어 씁쓸합니다.

제가 궁금한 것은 진씨는 무엇에 도발되어 이렇게 확 포지션을 바꾸었는가 인데요.
현재 진씨의 도발은 그가 당했다고 생각하는 도발의 귀결이 아닌가 싶은 생각을 합니다.
사람은 어떻게 변하는가 궁금해서요.




곰곰생각하는발 2020-10-17 21:18   좋아요 0 | URL
ㅎㅎ 잘 알지, 왜 모르겠습니까 ?
심리학 용어 중에서 ˝ 문지방에 발 살짝 걸치기 ˝ 라는(정확한 워딩은 아닙니다만..) 용어가 있어요.

처음에는 조국 때문에 윤석열을 지지하다가 이제는 발을 빼기 힘든 지경에 이르지 않았나 봅니다.
그러다 보니 억지와 궤변을....

진중권은 사실 옛날부터 그런 인간이었죠. 어그로 끌어서 대중 인지도를 높이고
그것을 바탕으로 일자리를 늘리는...



수다맨 2020-10-18 15:0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진중권의 망동과 한국언론의 질적 저하가 그 궤를 같이한다는 생각마저 듭니다. 양쪽 다 논리와 팩트는 내던진지 오래이고 그저 ‘좋아요‘ 그리고 ‘조회수‘의 많고 적음으로 장사를 하려는 경향이 가면 갈수록 심해지고 있습니다. 언론사와 언론인의 존재 의의는 사실에 근거한 효과적인 탐사보도인데 지금 이 원칙을 지키는 언론을 본 지가 오래된 듯합니다. 진중권이나 서민 같은 이들의 졸문을 지면에 옮기는 천박한 속기사들만 횡행하는 것 같습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20-10-19 21:01   좋아요 0 | URL
서로 상생하는 거죠. 자신들이 하고 싶은 말을 그들이 쎄에에에게 해주니 따옴표 기사로 써먹고, 진중권은 칼럼이라는 지면이 생기는 돈벌이가 되고.... 뭐, 서로 상생 !

체셔(Cheshire) 2020-12-18 11: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개소리 잘보고갑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20-12-22 16:21   좋아요 0 | URL
네에...

이든맘 2022-12-31 14: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천박한 속기사는 문재인과 더민당 즉 국민이 아닌 자신을 위한 당을 위해 존재해왔던 것으로 기억하는데...참으로 한탄할 노릇이네요 풉

곰곰생각하는발 2023-01-02 14:31   좋아요 0 | URL
시방새야 윤석열 찍었으면 조금 부끄뤄워해야 하는 거 아니냐. 저 쪼다 새끼..
 














                                           


작가가 약을 팔면 독자는 약만 오를 뿐  :











인생의 낭비






                                                                                               자신을 소개할 때 항상 " 증평의 촌년 " 이라고 말하는 김미경 강사는 돈 냄새를 맡는 데 꽤나 소질이 있다. 사실, 자신을 촌년이라고 소개하는 자기 비하'는 종종 지금의 성공을 강조하기 위한 기술로 사용되기도 하는 법이어서 스타 강사 김미경은 전형적인 자기과시형 인물이다. 문제는 그녀가 이 성공을 바탕으로 전문가 행세를 한다는 점이다. 이제는 << 김미경의 리부트 >> 라는 책을 통해서 미래학자에 도전하고 있다. 한 치 앞도 못보는 주제에 10년 후 대한민국을 진단하니 오징어가 먹물 쏟아낼 지경이다. 


한치 김미경 선생은 << 김미경의 리부트 >> 라는 책에서 코로나로 인해 한국 사회가 대면 사회에서 비대면 사회로 급변했다면서 비대면 사회에서 성공할 수 있는 기술과 태도 전술을 소개할 때마다 나는 진심으로 좆같은 마음 금할 길 없었다. 님, 참...... 좆같네여.               현대 사회는 오래전부터 대면 사회에서 비대면 사회로 전환되었다.  코로나라는 왼손잡이는 이 대전환 시대에서 거들 뿐이다.  훌륭한 사례가 바로 은행 ATM 기기 사용'이다. 옛날에는 은행 창구에서 은행 노동자와 은행 이용자가 서로 얼굴을 맞대고 일처리를 했던 것을,  


이제는 합법적 고리대금업자들이 은행 서비스 노동자를 해고하고 대신 ATM 기기로 대체하면서 비대면 서비스 시스템을 구축한 지 오래이다. 어디 그뿐인가 ?  소비자는 은행이 해야 할 노동력을 스스로 제공하면서도 그 노동에 대한 값을 얻기는커녕 오히려 수수료라는 명목으로 돈을 은행에 내고 있는 실정이다. 재주는 곰이 부렸는데 돈은 왕서방이 챙겼다고나 할까 ?  은행은 칼만 안 들었을 뿐이지 날강도나 다름없다. 대면 서비스로 인해 발생한 비용을 줄이기 위해 비대면 서비스로 전환한 기업은 맥도날드'다.  


맥도날드가 대동강 물을 팔아먹은 김선달보다 " 창발적 개새끼 " 인 이유는 대면 서비스 노동자를 감소시킨 성공적 주범일 뿐만 아니라 기업이 응당 제공해야 할 각종 서비스 노동을 고객에게 전가시켰다는 점이다. 맥도날드는 오래전부터 비대면 시스템을 구축해서 손님의 노동력을 강탈하고 있는 중이다.  이제 소비자는 서빙은 물론 잔반 처리 업무도 척척 !  이처럼 현대 사회는 알게 모르게 오래 전부터 대면 사회에서 비대면 사회로 전환되고 있었던 것이다. 맥도날드화, ATM화, 기계화, 대형마트화는 모두 대면 서비스를 최소화하는 대신에 비대면 서비스를 최대화해서 이윤을 극대화하는 자본 시스템'이라 할 수 있다. 


거대 자본의 궁극적 목표는 " 노동의 비대면화에 따른 최대 이윤 창출 " 이다. 이처럼 대면 사회에서 비대면 사회로 전환될 때 극심한 고통을 받는 쪽은 대면 서비스 노동력을 제공하는 하층 노동(력)자'다. 대면 노동력 시장이 좁아질 수록 대면 일자리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김미경이 코로나 때문에 현대 사회가 비대면 사회로 갑자기 바뀌었다고 호들갑을 떨 때 진심으로 한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적어도 미래학자 흉내를 내려면 사회학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은 갖춰야 하지 않을까 ? 맨유의 퍼거슨 감독은 SNS는 인생의 낭비라는 띵언을 남겼지만 SNS 대신 독서를 한다고 해서 지적 수준이 상승하는 것도 아니다. 


김미경의 << 김미경의 리부트 >> 를 읽는 것도 인생의 낭비다. 약사가 약을 팔아야지 작가가 약을 팔면 독자는 약만 오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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앎이 2020-10-06 14:5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총평이 재밌네요🤭👏👏

곰곰생각하는발 2020-10-17 16:21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레삭매냐 2020-10-18 14: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왠지 전설의 영화 <얼지마, 죽지마, 부활할 거야>
가 생각나네요.

어떤 약장사는 어울리지도 않는 북튜버 행세를
하면서 출판사에서 편당 500을 땡긴다는 전설이...
쿨럭...

아무도 말리지 않는 트랜스포메이션은 정말 자유
인가 봅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20-10-20 17:50   좋아요 1 | URL
ㅎㅎㅎㅎㅎㅎㅎ 장사꾼은 장사꾼입니다.
뭐, 대단하신 분이세요. 어느새 미래학자 코스프레를 하시고....
막상 읽어보면... 뭥미 ???!!! 이런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