舌,

 

 

 

 

여보, 아버님 댁에 " 태양 " 놔드려야 겠어요.

 

 

나는 언제부터인가 사람들에게 끝인사로 " 안녕히 계십시요 ! " 라거나 " 행복하세요 ! " 혹은 " 건강하십시요 ! " 라는 말 대신 " 잘 견디십시요 ! " 라는 말을 하기 시작했다.  듣는 사람 입장'에서는 도대체 무엇을 잘 견뎌야 하는지를 몰라서 당황할 것'이다. 사실 나 또한 < 견디다 > 의 목적어'가 정확히 무엇인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곰곰 생각하면 사람들은 각자의 상황에 맞게 어렴풋이 그 뜻을 이해하지 않을까 싶다. 누군가에게는 가난을 견디어야 하고, 또 누군가에게는 우울을, 외로움을, 이별을, 세월을, 모욕을 견디어야 할 것'이다. 인생이란 견뎌야 할 것투성이'다.

 

혹서'를 견뎌야 하는 사람'도 있다. 쪽방촌 사람'들이 그들이다. 1.5평짜리 관'보다 조금 넓은, 창문 없는 쪽방'에서 이 더위'를 견뎌야 한다는 것은 목숨을 건 생존'에 가깝다. 내가 살던 양동에서도 쪽방촌'이 있어 종종 8월 혹서가 찾아오면 119 구조차의 왕래가 잦았다. 가뭄에 논바닥에 갈라지듯, 어느 병든 노인은 더위를 이기지 못하고 심장이 갈라진 탓'이었다. 가난한 사람들에게 8월의 태양은 살인 무기'와 같다. 하지만 태양'만큼 훌륭한 자원'은 없다. 태양은 거대한 < 생활필수품 > 이다. 어느 알라디너'가 올린 < 마스다 미리 여자 만화 시리즈 > 에피소드'를 읽다가 나는 무릎을 탁, 쳤다. 웃으면서 코 팠다. 아, 했다. 좋아서 오, 했다. 와와와.  

 

어느 알라디너가 소개한 < 여자 만화 시리즈 에피소드 > 는 내용이 다음과 같다 : ① 날씨가 좋다 ② 빨래를 널고 ③ 화분도 내다놓는다 ④ 아, 날씨 좋네 ! 시부랄. ⑤ 빨래가 잘 마르니 태양은 훌륭한 가전제품. < 끗 ! >

 

이 에피소드'를 읽고 나니 정말 태양은 좋은 생활 가전제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성능 좋은 빨래 건조기'이니 말이다. 이 생각'을 확대하면 태양은 다양한 기능을 가진 만능 가전 제품이다. 우선 " 태양은 주요 에너지 공급원으로, 인류가 이용하는 에너지의 대부분은 태양에 의존한다. 수력·풍력도 모두 태양에 유래하고, 나무·석유·석탄도 태양열을 저장한 것이며, 오직 조석력(潮汐力)·화산·온천·원자력 등이 직접 태양열에 의존하지 않는 에너지 자원 / 두산 대백과 中 " 이니 가정용 자가 발전기이며, 열 에너지를 전달하니 곤로'이기도 하다. 그뿐인가 ? 태양은 우울증 환자에게는 반드시 필요한 성분을 생성하기 때문에 천연 우울증 약'이기도 하며 비타민제이다. 그리고 가장 눈부신 광원이니 백열전구이며, 살균 효과가 있으니 살균소독기'이기도 하고, 석양이 물들면 야시시한 조명'을 선사하니 알전구 스탠드'이기도 하다.

 

하, 너무 다양한 기능을 가진 가전 제품'이 아닐 수 없다. 스스로를 " 가진 거라고는 맨발의 청춘 " 이라거나 불알 두 쪽'이 전부라고 생각하는 알거지'들도 사실 따지고 보면 가장 근사하고 비싼 가전 제품'을 꽤나 소유한 사람이다. 밑비닥 알거지'라 해도 ㉠ 성능 좋은 빨래 건조대 ㉡ 비타민 건강보조제, ㉢ 항우울제  ㉣ 따스한 보일러  ㉤ 최소 12시간 정도 지속되는 백열전구 ㉥ 근사한 무드 스탠드 ㉦ 살균 소독기 ㉧ 공기청정기 외 기타 등등을 보유한 것이다. 이 정도면 그럭저럭 든든한 살림 밑천'을 구비하고 사는 삶'은 아닐까 ? 이래저래 태양은 정말 좋은 가전제품'이다.

 

이제 8월만 견디면 시원한 바람이 불 것이다. 이 세상에 살림 밑천 없는 거지'는 없지 않은가 ! 잘 견디시라. 당신은 돈 한 푼 없는 알거지'가 아니다. 동정 없는 세상'보다 끔찍한 삶은 태양(이라는 이름의 가전제품) 없는 삶이다. 신은 공평하다. 비록 성정 고약한 하나님은 인간을 에덴 동산'에서 쫒아냈지만,  쫒아내고 보니 안쓰러운 것이라. 그래서 기본적인 살림 밑천'을 그들에게 보내준 것이다. 알아차리지 못하도록 말이다. 태양은 신이 인간에게 주는 살림 밑천'이다. 

 

 

 

 

 

 

 


댓글(3) 먼댓글(0) 좋아요(1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새벽 2013-08-29 03: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견딘다는 것... 참.
깨달음을 얻네요. 힘들 때 힘이 돼줄 글 같아요.
잘 견딥시다. :)

곰곰생각하는발 2013-08-29 04:42   좋아요 0 | URL
일어나신 건가요, 아님 잠 드실 건가요.
새벽 님도 불면증과 싸워서 잘 견디시길 바랍니다.

히히 2013-08-29 23: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신이 인간에게 선물한 공평성-죽음
근께 쪽바로 살자구요.
 

 

舌,

 

 

 

 

 

너희가 대파'를 아느냐 ?

 

 

< 집요하게 파고든다 > 시리즈'는 말 그대로 어떤 대상에 대해서 집요하게 파고드는 연작 모음'이다. 그러니깐 별생각 없거나 별 뜻 없이 사용한 것'이 틀림없는데도 불구하고 별생각 있게 만들거나 별 뜻 있게 만들려는 의도'다. 예를 들면 < 올드보이와 군만두 > 가 그렇다. 왜, 하필  군만두'인가 ?  짬뽕도 있고 짜장면도 있고  기스면, 울면 (안 돼 ! 산타할아버지는 우는 아이에게 서비스로 군만두를 안 주신다)  김치찌개도 있고, 된장찌개도 있지 않은가 ? 내가 내린 결론'은 사설 교도소 직원이 최민식에게 지급해야 할 식대비'를 갈취했기 때문에 발생한 비극'으로  종결지었다. 식대비는 교소도 직원 호주머니 속으로 들어가고 대신 서비스 음식인 군만두'를 식사 대용으로 배급한 것이다. 최민식은 결국 중화요리 대표 스끼다시'만 15년 동안 먹은 것이다. 이런 식으로 집요하게 파고들면 엉뚱한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이 시리즈의 매력'이다.

 

오늘 별생각 없이 오른 생선은 < 대파 > 다. 그렇다, 나는 오늘 도마 대신 쾌도난마 위에 대파를 올려놓고 총총썰기를 해서 대파를 해부할 생각이다. 해부한다고 하니 " 대파가 가진 효능 가운데 가장 탁월한 것이 바로 혈액순환에 관한 것인데요, 이는 대파에 있는 황화아릴 성분으로 인한 것인데, 혈액순환을 원할하게 하여 몸을 따뜻하게 데워주고... " 따위를 앵무새처럼 낭송하는 요리연구가 멘트'를 생각하면 오산이다. 오산은 송탄 다음 역이다. 드라마 속 주부가 시장 장바구니'를 들고 등장할 때 항상 보이는 소품이 바로 대파'다. 장바구니 속은 온통 신문지를 구겨서 채우더라도 싱싱한 대파는 보랏듯이 장바구니 입을 뚫고 나온다. 드라마, 어디서나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다. 대파가 장을 보는 장면에서 소품으로 인기가 많은 이유는 대중성과 모양'에 있다. 박경리의 < 토지 > 에 나오는 다음 예문'을  촬영으로 그대로 재현한다고 하자.

 

"중년 아낙이 장바구니를 들여다보고 있었다. 마른 가자미가 두 마리, 볼락이 한 마리, 조갯살 조금, 그리고 푸성귀며 콩나물, 미역 등이 들어 있다.  "

- 토지 中

 

촬영 감독이 리얼리티'를 살린다고 ①  마른 가자미 두 마리  ② 볼락 한 마리  ③ 조갯살 ④ 푸성귀 몇몇 ⑤ 콩나물 ⑥ 미역 등을 장바구니'에 담았다고 치자. ( 헤어조크 같은 미친 감독은 리얼리티를 살린다는 명분으로 충분히 장바구니 속에 넣었을 것이다. ) 하지만 관객에게는 배 부른 장바구니'을 볼 뿐이지 그 안에 뭐가 들어있는지 아무도 모른다. 배우만 장바구니가 무거워서 낑낑거릴 것이다. 모양새'도 그렇다. 장을 보고 온 풍경보다는 단순히 짐을 진 모습처럼 보인다. 그때 등장하는 소품이 바로 대파'다. 위에 열거한 식재료는 다 필요 없다. 속은 신문지로 채우고 밖으로 싱싱한 대파만 삐죽나오면 근사한 장바구니가 된다. 그렇지 않은가 ? 더군다나 대파는 거의 모든 음식에 양념으로 들어가니 이보다 좋을 순 없다.

 

이처럼 대파는 가장 흔한 한식 식재료'에 해당된다. 조중동은 별일 아닌 일도 " 일파만파 " 라는 단어로 독자의 뇌'를 녹이지만, " 대파 " 는 자박자박 끓인 국물 속에 진한 몸내를 드러내며 손님의 혀를 녹인다. 좋은 식재료이며 훌륭한 소품이다. 하지만 대파의 운명'도 천민자본주의 앞에서는 눈물을 흘려야 했다. 찌개'나 국거리'에 들어갈 파는 대부분 어슷썰기'를 한다. 그런데 곰탕'이나 설렁탕'을 파는 식당'에 가면 영락없이 십원짜리 동전 모양처럼 생긴 파( 통썰기 = 총총썰기 ) 가 나온다. 대파'를 한번이라도 썰어본 사람은 알겠지만 신체구조상 팔은 삐딱한 각도로 어슷썰기'를 해야지 편리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내 말이 믿기지 않으면 당장 주방으로 달려가서 통통한 대파 하나'를 도마 위에 올려놓은 후 어슷썰기와 총총썰기'를 해보라.

 

일반 가정에서야 대파 하나 써'는 일'은 일도 아니겠지만, 하루종일 대량으로 대파'를 썰어야 하는 식당에서는 왜 굳이 힘들게 총총썰기'를 할까 ? 궁금증'은 여기에서부터 시작되었으니, 나는 이 문제를 가지고 집요하게 파고들기로 했다.  장고 끝에 내가 내린 결론'은 놀랍게도 맑스'였다. 오! 대파 썰기'에서 맑스의 흔적을 찾아내다니 ! 옛날 '생활의 달인 코너'에서 대파 썰기 달인이 나온 적 있다. 얼마나 빠른 시간'에 대파'를 써는가'가 그 달인에게 주어진 과제였다. 그가 그날 방송에서 선보인 방식은 대파 스무 개 정도'를 가지런히 모아서 커다란 중국식 칼'로 한꺼번에 총총썰기'를 하는 거'였다. 다, 다.다.다.다.다.다.다 ! 순식간이었다. 칼로 썰다'라기 보다는 칼로 절단한다는 표현이 적절할 것 같았다. 그 달인'이 바로 유명한 마포 모 설렁탕 20년 차 주방 직원'이었다.

 

그렇다 ! 최소한의 시간 투자'로 생산량을 최대로 뽑아내자는 욕심'이 바로 대파 총총썰기가 탄생하게 된 배경이었다. 대파 하나를 썰 때는 어슷썰기가 빠르겠지만 대파 한 묶음을 한 번에 썰 때는 총총썰기가 빠르다. 이게 바로 자본주의'다. 그렇다면 대파 썰기'에 이골이 난 달인은 열 사람 몫'을 짧은 시간에 혼자 해치웠으니 그만큼 쉬는 시간이 늘어났을까 ? 천만에 ! 오히려 이 재주'는 미숙련 노동자들'에게 부담 만을 안겨주었을 뿐이다. 바람이 전하는 말에 의하면 포드는 대파 총총썰기'에서 아이디어를 얻어서 포드 시스템을 만들었다고 한다.  그게 바로 포드주의'다. ( 믿거나 말거나 )

 

포드는 바로 이 반복에 따른 빠른 작업 속도'에 목숨을 건 기업가'였다 : 1. 콘베이어'가 조립제품'을 안전하게 b라인 노동자에게 옮겨준다. 2. 나사 하나를 조이면, 3. 바로 다음 조립제품이 기다린다.  4. 만약 속도가 늦어져 나사를 조이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면 전체 라인'이 비상벨을 울리며 정지된다. 왜냐하면 c라인은 반드시 b라인에서 일감이 건너와야 일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숙련 노동자 1명이 전체 노동 라인'을 멈추게 하는 것이다. 얼마나 쪽팔린가 ! 이 비상벨은 " 삐이익 ~ " 이라는 의성어로 이루어져 있지만 행간은 " 선생님 ! 쟤, 바지에 똥 쌌어요 ! " 라는,  새침데기 짝꿍이 전하는 고자질이나 다름없다.

 

노동자는 싸늘한 동료들이 던지는 시선'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열심히 나사를 조인다. 아, 포드 ! 잔머리'를 제대로 굴렸다. 물론, 포드는 성공했다. 노동자들이 이 콘베이어 속도'에 익숙해지자 좀더 악랄한 포스트 포드'는 콘베이어 속도'를 쥐새끼처럼 야금야금 높이기 시작했다. 반복에 따른 신체 반응'은 곧 속도에 익숙해지는 법이다. 결론은 뻔하다. 콘베이어 속도'는 아우토반이 되어 갔다. 노동자는 그렇게 소비되어가는 것이다. 오직 속도전이다. 속도. 속도는, 오 ! 무섭다. 수천 년 내려오던 어슷썰기'가 어느 날 대량생산이 가능하다는 그 이유 하나'로 폐기처분된 것이다.

 

총총썰기'로 잘린 동전 같은 대파'를 보면 맑스와 포드'가 보인다.

 

 

 

 

 

 

 

 

 

 

+

 

총총썰기에 대한 글은 전에 써두었던 내용이다. http://blog.aladin.co.kr/749915104/6305146

 


댓글(2)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히히 2013-08-29 23: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대파를 다.다.다.다. 절단하기나
인간이 콘베어에 안절부절하기나
훌쩍거림은 피할 수 없네요.

곰곰생각하는발 2013-09-01 08:41   좋아요 0 | URL
덧글이 늦어서 다다다다 급히 덧글 답니다.
 

 

 

舌,

 

 

 

 

똥이 너희'를 자유롭게 하리라 !

 

 

< 똥 > 을 부끄럽게 생각하는 짐승'은 인간이 유일하다. 이 말을 다른 식으로 해석하자면 인간만이 다른 쪽'으로 진화했다는 뜻이기도 하다. < 진화 > 라기보다는 < 꼴값 > 에 가까운 방식이다. 다들 아는 내용이지만 똥은 식물의 영양소일 뿐만 아니라 똥을 식량으로 먹고 사는 개체 수'도 상당히 많다. 인간은 똥 냄새'가 난다며 코를 잡으며 이마에 川 자를 새기지만, 인간보다 후각 기능에 십만 배'나 높은 짐승들은 자신이 싼 똥을 냄새 맡으면서 인상을 찡그리지 않는다.

 

왜 사람들은 똥'이라는 단어를 부끄럽게 생각하는 것일까 ?  맞선 자리에서 대화 도중 잠시 화장실을 갈 때 " 저, 똥 좀 누고 올께요 ! " 라고 했다가는 그 미모가 김태희'라고 해도 퇴짜 맞기 일쑤다.  그나마 < 똥 누다 > 라는 순화어'를 사용해서 그렇지, < 똥 싸다 > 라는 직설적인 표현을 썼다면 백 퍼센트 퇴짜다. 한 마디로 < 똥 싸고 자빠진 꼴 > 이다.    < 똥 > 이라는 단어 자체를 누설하는 것은 문화인의 수치'이다. 똥은 환상을 갉아먹는 좀'과 같다.  " 오, 줄리엣 ! 당신의 고운 입술에 입맞추고 싶소. "  "  오, 로미오 ! 잠시만요.  똥 싸고 나서... "

 

당신은 분명 위의 글'을 읽고 까르르르르 웃었을 것'이다. 왜 ?  그거야 당연히 < 똥 > 이라는 단어가 우습기 때문이다. 똥이라는 단어가 거론되는 순간 아름답던 로미오와 줄리엣'은 한순간에 코미디의 주인공이 된다. 똥이, 얼마나 강력한 아우라'를 가진 단어인가를 발견하게 된다. 하지만 더럽고 혐오스러운 똥'은 공교롭게도 매우 친근한 친구와 같다.  더럽다,   더럽다 하면서도 우리는 꼭 자신이 싼 똥을 살핀 후 물을 내린다. 자기애'다. 자신이 싼 똥을 본 후 물을 내리는 행위는 나르시즘'이다. 인간은 자신이 싼 똥' 을 미워하는 것이 아니라, 음...... 사랑'하는 것이다.

 

푸코' 에 의하면 현대 사회'는 상위 권력자가  대중의 신체'를 지배하는 시스템'으로 발전했다고 주장한다. 가장 대표적인 기관이 학교와 병원 그리고 감옥이다. 이들 기관들에 의하여 신체'는 청결해야 되는 장소'라고 가르친다. 바로 위생학 검열이다. 즉, 피라미드 하부 영역 속 사람들은 남들이 자신의 신체를 감시하고 처벌하는 시스템에 익숙해진다. 아무런 저항 없이 말이다.똥'은 바로 이 기관들에 의해서 나쁜 것'이라고 주입된다. 이때부터 친구였던 똥은 적'이 된다.    주입시켰으므로 세뇌당한다. 똥은, 나쁘다 !   그렇다면 왜 자본주의'는 똥은 나쁘다고 할까 ?   왜 자꾸 < 거시기 > 하냔 말이다. 잠시 후에 밝혀진 진실'은 당신을 깜짝 놀라게 할 것이다. 

 

자본가'가 생산하는 모든 제품은 거의 다 < 위생 청결 상품 > 이다. 위생 상품은 < 똥 > 처럼 불쾌한 냄새가 나는 것을 막기 위한 상품이다. 비누, 세제,  치약 상품'만이 아니다. 좋은 향이 나도록 유도하는 화장품도 전형적인 위생 청결 상품이다. 여기에 낡은 것'은 깨끗하지 못한 것으로 간주된다. 패션과 유행 또한 전형적인 위생 청결 상품이다. 현대인들은 언제나 깨끗한 새옷만 입는다. 낡은 것은 버리고 새것을 사야 한다. 이 소비 패턴은 깨끗함에 대한 강박'이다. 자본가는 바로 이 점'을 노린다. 낡은 것을 부끄럽게 만들어야지 자신이 만든 상품이 잘 팔릴 것이 아닌가 !

 

흔히 위생 청결 상품과는 거리가 먼 것처럼 보이는 가구, 차, 주택 등도 따지고 보면 위생 청결 상품과 관계'가 깊다. 상품을 팔아야 하는 자본가 입장에서 보면 사람들이 깨끗한 척을 하면 할수록 좋다. 그들은 경기도 이천 햅쌀'처럼 싱싱하고 새하얀 모델'을 사용해서 청결'을 강요한다. 그들이 김치, 하면서 미소를 지으면 우리는 그 눈부신 이빨 때문에 눈이 휘둥그레진다. 미백 시술과 꾸준한 관리 그리고 스케일링'을 통해서만 이룩할 수 있는 화이트'는 보통 사람이 가지고 있는 누런 치아'를 부끄럽게 만든다. 강남 사는 놈은 이빨이 하얗고 강북 사는 놈은 이빨이 누렇다. 우리는 아무 죄 없는 건강한 누런 이빨을 부끄러워한다. 아, 돈 벌면 깨끗한 이빨'을 가지고 싶어 !

 

깨끗한 것'은 곧 그 사람의 계급'이며 교양이다. 왜냐하면 청결'은 문화 시민의 제 1 덕목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자본가들은 더러운 것'을 혐오하도록 만들었다. < 청결 > 은 지배 세력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지 인간의 본성'이 아니다. 그 사실은 < 문명화 과정 / 노르베르트 엘리아스 > 에서 자세하게 다룬다. 포크가 유럽 사회에 퍼지기 전까지 소요된 시간은 500년이었다. 중세에만 해도 사람들은 손으로 고기를 뜯어먹었다. 교양머리 없는 평민의 습속이 아니다. 중세 상류층 또한 양손으로 뜯어먹었다. 이때까지만 해도 인간은 위생에 대해 크게 신경을 쓰지 않았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 청결 > 은 중요한 문제가 되기 시작했다. 자본주의 사회는 < 청결 > 이 곧 장사꾼의 미래'가 될 것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자 그들은 똥을 친구'에서 적'으로 교육시킨다. 똥, 이 녀석 ! 자본가들에게 제대로 찍힌 것이다.  결국 똥이란 자본가가 꾸민 음모에 희생된 친구이다. 자본주의의 폭압에서 벗어나려면 똥의 가치'를 뒤집어야 한다. 똥은 적이 아니라고, 똥은 한때 우리의 친구였다고,   외로울 때 내 옆엔 똥이 있으니 괜찮다고 스스로를 위로해야 한다. 나는 똥과 친해질 용의가 있다. 키스할 때 쭉 내민 당신의 입술. < 오 ! > 라고 말할 때의 그 당신 입술, 똥구멍 같아. 오므린, 잘생긴 괄약근 같아. 오므라이스를 먹을 때마다 당신을 생각하리라. 기꺼이 입맞추리라. 당신의 아름답고, 황홀한 똥구멍 !

 

 

 

 

 

 


댓글(6)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lorita13 2013-08-27 14: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정한 해장은 술마신 다음날 해장국을 먹고
어제 먹은 만큼보다 살짝 더 많은 양의 똥을 싸는 것으로 완성된다. - 어느 주신의 똥 예찬론.


ps. 메일 발송했습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3-08-27 22:17   좋아요 0 | URL
글 잘 읽었소. 금요일에 메일 보내리다. 탈고하느라 무척 수고가 많소.
아, 아직 퇴고는 아니지만 말입니다.

yamoo 2013-08-27 16: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둘째 문단을 읽으면서 전혀 웃지 않았으니, 전 똥을 전혀 우습게 생각하지 않은 사람이겠다는 추정을 해 봅니다..ㅎㅎ

현대인들 중 일부는 깨끗한 옷만 입지 않아요. 일명 그런지룩을 자신의 컨셉으로 하는 사람들은 깨끗지 않아요.

한의사들은 똥을 아주 적확히 발음하더이다..ㅎㅎ 똥을 잘 싸야 건강하다구..ㅎ

곰곰생각하는발 2013-08-27 22:18   좋아요 0 | URL
그런지룩도 일종의 유행 아닙니까...ㅎㅎㅎㅎ.
맞아요, 한의사가 늘 하는 말은 똥을 잘 싸야 한다는 말이고
양의사가 늘 하는 말은 술 담배는 하지 말아야 한다죠.
그것으로 보아 한의학이 한수 위란 생각이 드네요.

히히 2013-08-28 12: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똥이 역겨운 냄새를 풍긴다는 생각은 해본적 없습니다. 단지 독하지요.
향수에 대해서는 알르지가 있는지
강한 인공향을 맡으면 관자놀이가 아픕니다.
딸들의 화장품을 같이 사용한답니다.
고불고불한 시골길을 지날 때 거름내가 강할수록
올 가을은 풍작이겠구나! 싶지요.

아침 매화가 황금빛이라 소인 상당히 쾌청합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3-08-29 02:30   좋아요 0 | URL
사실 똥냄새보다 아주 독한 것은 방향제'입니다.
이건 정말 몸에 해롭죠. 상쾌한 향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독인데 말이에요..
 

 

 

 

 

욕을 욕하지 말자.

 

 

 

 

 

 

 

 

 

한때 힙합'을 열심히 들었다. < 욕 > 이 어찌나 찰지던지 !  윤종신이 최근 벌어지고 있는 " 힙합 디스戰 " 에 우려를 표명했는데, 그 꼰대스러운 표현이 한심해서 웃었다. 윤종신 씨, 디스는 힙합의 정신'입니다. 디스 없는 힙합은 단무지 없는 김밥이다. 잘 짜인 라임'이 실력 있는 래퍼의 플로우와 섞이면 욕은 詩처럼 들렸다. 좋은 라임과 플로우'를 위해서는 끼리끼리 뭉쳐야 한다. 어두운 홀소리'는 어두운 홀소리로 뭉치고, 밝은 홀소리는 밝은 홀소리로 뭉쳐야 리듬이 생기는 것이다. 여기에 각운을 맞추면 근사한 랩'이 된다. 예를 들면 이렇다 : 일 의 순정따윈 없다 씨발것들아 / 두 하지 않으련다 개새끼들아 / 세 하면 꼰대들의 잔소리 / 내 명심해라 몬테소리 / 오! 말은 많으나 닥치고 떠나리 yo ~

 

생각해 보면 나는 < 욕 > 을 좋아했던 것 같다. 욕으로 시작해서 욕으로 끝나는 < 사우스 파크 > 에 열광했고, 욕으로 시작해서 똥으로 끝나는 < 핑크 플라밍고 / 존 워터스 > 에 환장했으며, 똥으로 시작해서 똥으로 끝나는 < 소듬 120 / 파스빈더 > 는 감동적이었다. 욕을 먹는 것보다 똥을 먹는 것은 더욱 환상적이었다. < 핑크 플라밍고 > 에서 디바인이 진짜 똥을 먹었을 때의 환희'를 기억한다. 그리고 < 소돔 > 에서는 접시에 똥을 담아 포크와 나이프로 썰어서 먹는다. 똥을 먹는 영화'가 타겟으로 삼은 대상은 명확하다. 클래식한 주류 사회를 모욕하고 싶은 의도'다.

 

결국 욕이 똥이고, 똥이 욕이다. 그러므로 똥과 욕은 하나다 ! 아, 너무 좋은 것이다. 그것은 일종의 보상심리'였다.  왜냐하면 나는 일상생활에서 욕을 거의 하지 않기 때문이다. 나는 아주 오랜 불알 친구'를 만나도 욕 베틀로 지난 우정을 확인하는 따위의 위악적 태도'에 대해 체질적인 반감을 가지고 있던 터였다. < 욕 > 도  < 입 > 에 붙어야 잘할 수 있는 노릇 아닌가. 친구들은 대부분 거칠게 자란 놈들이 많아서 찹쌀보다 찰진 욕을 내게 선보이고는 했다. " 야, 이 시부랄 놈 ! 그놈의 게이 코스프레이'는 여전하구나. 아, 빙신. 머리 좀 짤라라. 난쟁이 똥자루 만한 새끼가 무슨 장발이냐. 얼랄라 ? 목 안 뿌러지냐 ? 으메, 지미럴... 목걸이 주렁주렁 달고 다니다 목 뿌러질라.... "

 

친구 가운데 욕을 정말 예술적으로 승화한 친구'가 있다. 조폭이라고 하기에는 그렇고 양아치에 가까운 녀석인데 한때 심부름 센터에서 일한 모양이었다. 명함에는 경호업체 과장'이라고 하던데 파주 공고 들어가서 졸업도 못했을 뿐더러 태권도 유단 자격증도 없는 놈이 경호업체에서 근무할 턱이 없다. 더군다나 고교를 졸업하지 못해서 군대도 미필'인 상태였다. 그 친구가 그런 소릴 했다. " 야, 빙딱아 ! 싸움에서 기술이란 없어. 정말 잘 싸우는 놈은 어떤 놈인 줄 아냐 ? 욕이 팔 할'이다. 욕으로 기선제압을 하면 거의 다 먹혀. 안 먹히는 놈이 있긴 있지. 그 새끼도 나처럼 주먹질해서 먹고 사는 놈이지. 우리라고 피 묻히고 살고 싶겠냐 ? 욕이 팔 할이다. 싸움의 팔 할이 욕이다. 욕 잘하는 놈이 싸움에서 이기는 거시여. "

 

친구는 싸움을 잘했지만 나는 친구가 상대방과 서로 주먹을 오가며 싸우는 걸 본 적'은 없다. 그냥 일방적으로 상대방을 때리는 것만 보았을 뿐이다. 이유는 상대방이 스스로 싸울 의사'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친구의 무시무시한 디스, 플로우와 라임에 지레 겁을 먹었기 때문이다. 욕으로 기선을 제압한 친구는 벌벌 떠는 놈에게 발길질 몇 번을 하고는 돌려보냈다. 싸운 것도 아니다. 이상한 싸움이다. 대부분의 싸움은 이런 식이다. 영화 속 혈투는 없다. 일방적이다. 하여튼 친구들은 욕을 잘했고, 나는 욕을 못했다. 아니, 한 마디'도 안 했다. 솔직히 고백하면 나는 욕이 나쁘기 때문에 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체질적으로 맞지 않기 때문에 안 하는 것뿐이었다. 사실 < 욕 > 은 당신이 생각하는 것만큼 나쁜 것은 아니다.

 

< 욕 > 은 대화가 서로 안 통한다 싶으면 내뱉게 되는, 불통을 알리는 신호인데, 다른 한편으로는 < 놀이 > 에 가까운 장르이기도 하다. 암컷을 두고 수컷들끼리 경쟁을 할 때 보여주는 과시욕'은 사실 < 욕 > 과 비슷한 측면이 많다. 내가 지금 소주에 빨대 꽂고 약간 알딸딸한 상태에서 하는 말이지만, 욕의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우리는 욕이 몰상식하고 더럽고 상스러운 것으로 치부하지만 욕을 < 똥 > 으로 치환하면 의외로 순기능이 작동하고 있음을 깨닫게 된다. 인간은 더러운 것을 싫어한다고 생각하는데 사실은 그렇지 않다. < 더러움 > 은 오히려 관계를 끈끈하게 이어준다. 예를 들어보자.

 

섹스는 더러움을 공유하는 행위'이다. 깨끗한 척을 더럽게 하는 사람들도 불타는 불금이 시작되면 서로 더러운 것을 핥아준다. 생식기는 물론이고 항문에서 발가락까지 빤다. 그게 바로 사랑의 징표'다. 당신을 위해서라면 뭐든지 핥아요 ! 섹스는 한 마디로 더럽게 노는 행위'를 정당화하는 놀이'이다. 만약에 당신이 이 글을 읽고 불쾌했다면 할 말은 없다. 청결함에 대한 것은 개인적 취향의 문제이니 말이다. 하여튼 나는 똥구멍에서 발끝까지 핥는다. 그게 내 더러운 취향이다. 섹스는 좀 더러워야지 할 맛이 난다. 난 내가 좋아하는 여자는 똥구멍에서 발가락까지 핥는다. 기생충 따위는 걱정 않는다 !  " 십이지장충,  덤벼 ! 이 좆만한 놈들아. 사랑을 위해서라면 견딜 수 있다. "

 

우리가 정말 잘못 알고 있는 것'은 냄새나는 똥덩어리'의 사회적 순기능'이다. 사실 냄새나는 더러운 분비물'은  타인과 관계맺기'의 중매 역활을 하는 감초'다. 밀러는 < 혐오감 연구' > 에서 우리가 그동안 생각했던 혐오스러운 것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끗하게 역전시킨다.

 

기저귀를 갈고 넘긴 음식을 닦아주고 아니면 병들어 허약한 친족을 보살피는 것 ... ( 중략 ) 부모는 어떤 상황에서도 보살펴주는 존재, 손과 옷이 더럽혀지는 것을 무릅쓰고 배설물을 치워주며 심지어는 배설물을 직접 얻어맞는 상황도 발생하는데...   불결한 물질에 내재한 역겨움을 극복하는 것은 아낌없이 주는 부모의 무조건적 사랑의 표상이다.

위의 인용'에서도 지적했듯이 부모는 사회적으로 꺼려하는 것을 만지고 치움으로써 부모와 자식' 간의 친밀감을 강조한다. 혐오스러운 것을 극복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관계이다. 이러한 예는 꼭 부모와 자식 간의 관계에서만 나타나는 현상이 아니다. 내가 아는 여자아이'는 친구와의 친밀감'을 강조하기 위하여 동성 친구가 씹던 껌을 나누어 씹기도 한다. 이것은 더러운 것을 함께 나눔으로써 친구에게 절대적 믿음'을 얻고자 하는 메시지다. 더러운 것만이 줄 수 있는 기능인 셈이다. 은밀한 것을 나눔으로써 혈맹을 딱딱하게 만들려는 의도가 읽힌다. 아동 심리학'에 대한 이해가 있는 사람이라면 아이들은 종종 엄마에 대한 사랑을 확인하고 싶어서 일부러 오줌을 싸거나 몸에 똥을 묻힌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이처럼 욕, 침, 똥 등과 같은 더러운 오브제'를 나쁜 쪽으로만 생각하면 안 된다. 여기에는 순기능도 작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우리는 흔히 욕이 불통을 상징하는 대표적 오브제'라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욕은 소통을 갈망한다. 내가 비록 욕을 입 밖으로 내는 일은 거의 없지만 욕'이 가지고 있는 순기능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인간이다. 요즘 아이들은 욕으로 시작해서 욕으로 끝난다며 한숨을 푹푹 쉬며 " 말세 " 운운하지만 선 캄브리아 동굴 벽화에 새겨진 낙서에도 그때 젊은것들은 싸가지가 없었다고 한다.

 

< 욕 > 이 그들 세대를 반영하는 소통'이라면 기꺼이 받아줘야 한다. 어른이 보기엔 욕이지만 당사자들인 아이들이 보기인 소통'일 수가 있다. 어릴 때 욕 자주 해라. 커서 하면 법에 걸리니 허할 때 신나게 욕하고 살아라. 얼라들아 ! 나는 지지하겠습니다.  아, 갑자기 술이 올라와서 급하게 마무리한다. 다음은 내가 욕을 하는 게 아니라 이비아 디스 패러디'다. 내가 래퍼'라면 이런 가사를 썼을 것다. 나름 플로우와 라임을 염두에 두며 그동안 갈고 닦았던 랩'을 선보이기로 한다.

 

" 디스 존나 재밌써 / 재밌는 걸 왜 안 써 (씨발놈들아) / 똥차 지나갈 때 코 막지 마 / 너네 아저씨 / 양주 털며 아가씨 / 젖가슴 만질 때 / 우리 엠비씨 / 청와대 뚜껑 열고 똥 펐다 (씨발놈들아) / 웃으면서 코 파며 잇힝 하지 마 / 똥 싸고 자빠지지 마 ( 똥 싸지 마, 씨발놈들아 ) / 우리 아빠 힘들어 (자냐?) / 일말의 양심이 있다면 / 합죽이가 됩시다 합 ! / 두 말 하지 않으련다 / 세 말 하면 잔소리니 / 내 말 명심해라 / 다른 스타일로 보여줄까 ? 얼라들아. 디스 이즈 마이 스타일 yo  / 전철에 거지 탔다고 / 인상 쓰며 일어나면 돼?  안 돼?  / 내 삼촌이다, 이것들아 / 삼촌, 우리 아빠 보증 섰다가 / 거지 돼서 요즘은 좆도 안 선다더라 / 웃지 마 씨발것들아 / 난 웃지 못한다 / 느낌 아니까 ~  시발것들아 / 좆 잡고 반성해라 / 이 바닥이 다 그래 시발 / 넌 얼마나 깨끗하냐.  "

 

 

 

+

아, 이거 욕으로 도배가 되어버렸네. 그럴 생각은 없었습니다.


댓글(20) 먼댓글(0) 좋아요(1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하이드 2013-08-26 20: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야구장에 가면 욕인격이 나옵니다. 거의 틀림없이. 쌈디의 욕을 듣고 있으니, 야구장 생각이 많이 났습니다.



... 아, 저는 롯데팬

곰곰생각하는발 2013-08-26 20:29   좋아요 0 | URL
야구와 축구와 운전과 디스는 비슷한 면이 있어요.

...아, 저는 엘지팬입니다. 요즘 날아가 것 같아요.

곰곰생각하는발 2013-08-27 01: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무래도 플로우와 라임이 다른 디스전에 참가했더 인물 중에서 가장 딸린다. 라임도 후졌고 플로우도 후졌다. 밍밍하짆아.. ㅎㅎ 이비아 다시 좀 연마해라. 이게 뭐냐. 제일 못한 곡이어서 걸어둔다.

새벽 2013-08-26 22: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너무 정갈하고 청결한 것만 고집하다보믄 면역력이 떨어진다고 해요.
제 경우 삼십 대 중반 이후부터 쯤?? 아마도 그때부터 억척스레 살려다보니 전투적이 되고 욕도 좀 늘은 감이 있네요.
그래도 암튼..! 개인적으로 욕은 싫어요. 하하 ^^;

곰곰생각하는발 2013-08-27 01:21   좋아요 0 | URL
새들은 집에서 먹는 땅콩, 견과류만 주면 영양 실조에 걸려요.
흙속 균들을 같이 섭취해야 영양 만점 식사가 되는데 그렇다는군요.
청결은 가만히 뜯어보면, 푸코의 지적에 따르면 훈육 기관이 새롭게 만들어낸
육체를 다스리기 위한 새로운 방식의 교육 아닐까 싶습니다.

새벽 2013-08-27 01:45   좋아요 0 | 수정 | 삭제 | URL
그러게요. 가끔 사정없이 먼지를 모두 빨아버리는 진공청소기가 무서울 때가 있어요.
우리 조상들처럼 빗자루 쓰레받이로 소담소담 쓸어가며 일정 부분 먼지도 벗하고 사는 생활이 더 좋게 느껴집니다.

만화애니비평 2013-08-27 08: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제 길거리에서 저도 욕했죠. 횡단보도 불이 바뀌어 건너가려 하는데, 분명 보행등이 켜져있고, 사람이 이지나가는데 흰색 소나타를 모는 아줌마가 그냥 그 앞으로 지나가서 손가락질 하면서 욕했죠...개 같은 년이라고..안전운전!!

곰곰생각하는발 2013-08-27 09:55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ㅎㅎ 안전운행하십시요. 그 길만이 살 길입니다.

마립간 2013-08-27 08: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욕. 어린 시절 추억이 떠오릅니다. 초등학교 6학년때, 아이들 또래 집단 속해 동질감을 느끼기 위해 (또래 집단이 압력은 전혀 없었고) 의지적인 노력을 통해 욕하는 것을 시도한 적이 있었습니다. 몇 달(? 아니면 몇 주) 못갔습니다. 나와 어울리지 않은 욕을 하다가 내가 지쳐버렸죠. 그리고 원래의 나로 돌아왔습니다. 이후 지금까지 욕은 나에게 유령과도 같은 존재입니다.

욕으로써 소통하는 것을 이해못하는 것은 아니고, 나에게는 그조차 정도의 실용지능이 없었나 봅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3-08-27 09:54   좋아요 0 | URL
저와 비슷하군요. 저도 욕을 좀 찰지게 하려고 했으나 도무지 안 되더군요.
체질적으로 맞지 않아서 포기했습니다.

pkm 2013-08-27 09: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고치기 전 글이 더 좋았어요. 거기에 추천 눌렀습니다. 전.

곰곰생각하는발 2013-08-27 09:54   좋아요 0 | URL
음.. 누구신지는 모르겠으나 그럼 고치기 전 글과 고친 후의 글 모두 읽으셨군요..ㅎㅎ
고치기 전 글은 술 먹고 깡으로 쓴 글이라 좀 순화시켰습니다.

마노아 2013-08-27 15: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탁피디의 여행수다에서, 외국에서 현지어가 안 될 때 상대방과 싸워야 할 경우 한국어 '욕'으로 일단 기선 제압을 하고 들어가야 한다고 여러 차례 얘기한 게 생각나네요. ^^

곰곰생각하는발 2013-08-27 22:21   좋아요 0 | URL
아마 전세계에서 욕이 가장 다양한 나라가 한국이라고 하죠 ?
그말을 거꾸로 하면 욕을 제일 많이 하는 나라이기도...
일본만 해도 빠가' 말고는 딱히 심한 욕이 없어요.
한국은 욕 왕국임..

즐거운 인생 2013-08-27 15: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여기서 잘 놀고 있구랴! 즐겁수? 난 알라딘이 싫어요. 책이 싫어서 그런가..

곰곰생각하는발 2013-08-27 22:22   좋아요 0 | URL
종종 즐거운 인생 님 보고 싶어서 알라딘 떠나고 싶으나... 남아일언중천금이라 그리 못하고 있사옵니다.

yamoo 2013-08-27 16: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헐~ 지하철에서 스맛폰으로 펄떡이던 첫글을 봤었는데, 수정되었네요! 위 어느분 덧글처럼 첨 글이 더 좋았습니다! 수정해서 조금은 아쉽네요..ㅎ
그나저나 디스가 머에요?? 전 티브를 거의 안봐 모르겠네요. 더군다나 '나가수'로 대변되는 요즘 가요 프로는 전혀 안보는지라..

곰곰생각하는발 2013-08-27 22:23   좋아요 0 | URL
그런가요 ? 다시 복원하려 해도 생각이 안 나네요...ㅎㅎㅎㅎㅎ
옛날 모 시인님께서 시는 모니터로 쓰지 말고 공책에 연필로 쓰라고 하더라고요...
그 말씀이 옳은 말씀 같습니다.

히히 2013-08-28 11: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부모의 무조건적 사랑은 수긍하겠으나
타자와의 관계에서 역겨움을 극복할 자신이 섰는가 자문해 봅니다.
상처를 호~ 거리는 것까지가 한계인 듯 합니다.
저의 분비물을 발견 후에 오는 상대방의 친밀함을 맛 보았습니다.

어릴때 여럿이서 사탕빨기는 자주 하였습니다.

엄동 2013-09-09 16: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가사 그대로 소리쳐 읽어봤어요.

물론 맘속으로.



캬. 라임 죽이네요 ㅋㅋ

 
우리집
사이바라 리에코 지음, 김문광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11년 1월
평점 :
품절


 

 

 

양동은 내가 지킨다.

 

 

다양한 사람'들이 모였다. 현재 영화화가 진행 중인 시나리오 작가'도 있었고, 인디 밴드'에서 기타를 연주하는 뮤지션도 있었으며, 취업 준비생과 창업 준비 중인 학생도 있었다. 그리고 분당에서 나를 만나기 위해 먼길 온 주부'도 있었다. 모인 이유는 송별을 가장한 음주 모임'이었다.  사람들은 내가 알라딘'에 둥지를 튼 것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 " 곰곰생각하는발 씨'가 네이버에서 글 재주를 뽐내기에는 아깝지. 글 깨나 쓴다는 알라딘'에 가서 솜씨 한 번 발휘하겠다. 이 뜻 아니겠어 ? 그동안 네이버에서는 허세와 뻥이 팔 할이었잖아. 안 먹히니 부랴부랴 이사를 했겠지. " A가 말했다.

 

B도 맞장구를 쳤다. 맞는 말이다. 허세와 뻥이 먹히지 않아서 이곳으로 이사를 오게 되었다. 사실, 내가 알라딘에 둥지를 튼 이유는 명확하다. 여성이 많기 때문이다. 이곳에서 엉덩이 크고 심장도 큰 여자'를 만나서, 달도 아니면서 달달한 연애'를 할 목적으로 이곳에 둥지를 튼 것이다. 우린 그날 코가 비뚤어질 때까지 술을 마셨고, 떡이 될 때까지 술을 마셨다. 술 마시는 틈틈이 코가 비뚤어지는 것은 아닌가 걱정을 했으나 기우였다.  떡도 안 됐다. 야호 !  A는 내게 이별 선물로 미용 가위 세트'를 선물했다. 숱 치는 가위'도 선물했다. 헤어샵'에 대한 공포를 가지고 있어서 3년 넘게 미용실을 가지 못했는데, 그 대안으로 직접 머리를 깎으란다. 그리고는 혼자서 머리를 깎는 다양한 방법에 대한 설명을 해주었다.

 

B 는 예쁜 손수건 두 장을 내게 선물했다. 그리고 C는 자신이 착용했던 팔찌'를 선물로 내놓았다. 마지막으로 D는 책을 선물했는데 오늘 소개할 책'이기도 하다. 스무 살 앳된 청년에 늙은 내게 선물한 책은 < 우리집 / 사이바라 리에코 > 라는 만화책'이었다. " 이 책은 꼭 선물하고 싶었어요. 곰곰생각하는발 님 ! 제가 제일 좋아하는 만화책입니다. " 예의상 건성건성으로 대충 살펴보니 그림체'가 내 취향은 아니어서 살짝 실망했으나 내색은 할 수 없는 노릇이었다. 타인의 취향은 다양한 법이다. 오늘은 하루 종일 뒹굴며 잠을 자다가 심심해서 < 우리집 > 을 읽기 시작했다.

 

문득 내 친구'가 생각났다. 일본에서 만화가로 활동하는 친구'다. 실력을 인정받아 만화 잡지'에 실리곤 하는 순정 만화 작가'인데 그 과정이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많은 노력이 들어간다. 컷 하나 그리는데 몇 시간'이 소요되기도 한다. 나중에는 연필을 쥘 힘조차 없을 때도 많다고 넋두리를 늘어놓고는 했다. 그 생각을 하니 리에코의 < 우리집 > 은 선화'가 무척 단순하다. 그리다가 손에 마비가 올 정도는커녕 초등학생도 그릴 수 있는 그림체'처럼 보였다. 이 정도면 날로 먹는 것 아닐까 ? 하지만 이러한 불신은 10페이지 정도를 넘기면 싹 사라진다. 이 만화는 엎드려서 읽다가 나중에는 정자세로 읽게 된다. 그리고 지금 나처럼 오랫동안 여운을 간직하다가 이렇게 글을 쓸 것이다.

 

무대는 작은 어촌 섬 마을'이 배경이다. 배 다른 형제와 가출했다가 창녀가 되어 돌아온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누나'가 있다. 엄마는 남자가 좋아서 집을 나가고 남자 빚 때문에 집도 저당잡힌다. 하지만 이 가난은 이들 남매만의 불행은 아니다. 섬 마을 전체가 가난하다. 술에 중독되거나 약물에 중독되거나 폭력에 중독될 뿐이다. 이 섬을 지배하는 것은 폭력과 매춘이 팔 할이다. 하지만 리에코'는 이 불행한 서사'를 단순하게 끌고 가지 않는다. 가여운 불행에 대한 가벼운 신파'는 존재하지 않는다. 섣불리 진단하지 않고 비판하지 않는다. 그녀는 야금야금 독자의 심중을 파고들다가 어느 순간 잭팟을 터트린다. 눈물 없이는 볼 수 없는 서사이지만 촌스럽지 않다. 신파가 촌스럽게 생각되지 않을 때는 그 이유는 단 하나'다. 깊이, 눈물에 깊이가 있으면 그것은 촌스러운 것이 아니다. 이 19금 만화는 눈물에 깊이가, 아... 있다.

 

만화는 < 나의 라임오렌지 나무 > 와 < 자기 앞의 생 > 을 닮았다. 동정 없는 세상'에 내버려진 가난한 아이들은 거친 세상에서 살아가야 하는 법을 배울 터'이다. 만화책을 읽는 내내 내가 살았던 " 양동 " 이 생각났다. 늙고 병든 창녀들이 마지막으로 몸을 팔기 위해 모이는 곳이 바로 서울역 창녀촌'이었다. 포주와 돼지엄마 그리고 앵벌이'들이 모여 살았다. 밤이 되면 아무도 이 거리를 지나가는 이는 없었다. 오로지 삐끼 손에 이끌려서 매춘을 하려고 오는 술 취한 취객이 전부였다. 앵벌이를 하던 아이들은 약 때문에 뼈가 썩었다. 내가 만난 아이 중에는 두개골이 녹아서 얼굴이 내려앉은 아이도 있었다. 누군가는 적십자에 끌려가서 썩은 다리를 잘라야 했고, 누군가는 칼에 찔려 죽었다. 그들이 벌어오는 돈은 모두 포주와 돼지엄마가 강탈했다.

 

< 우리집 > 에서 배경이 된 섬'은 양동'에서 내가 겪었던 악몽을 그대로 재현해 놓았다. 이 지역에 재개발이 진행되었고 날마나 낡은 일본식 건물이 허물어져 갔다. 공교롭게도 집은 무너졌으나 담을 허물지 않은 곳이 많았다. 창녀의 아이들과 유아 인신매매로 앵벌이가 된 아이들은 밤 늦게까지 본드나 부탄 가스'를 불었다. 그리고 러미널이라는 감기약을 먹었다. 그들은 순한 양이었으나 밤이 되면 아리랑치기'가 되어서 벽돌로 취객의 뒤통수를 내리찍고는 지갑을 훔쳤다. 아침이면 담벼락엔 종종 락카로 쓴 낙서가 발견되고는 했다. " 양동은 내가 지킨다 ! " 스스로에 대한 자기 경멸과 조롱이 섞인 이 낙서'가 쓰여진 담벼락도 이내 무너졌다. 무너진 자리에 새로운 빌딩이 들어섰다. 이 만화를 보는 내내 그때 일들이 파노라마처럼 스쳐지나갔다.

 

이 만화 참, 좋다 ! 책을 선물한 스무 살 청년의 선택과 내가 다 읽고 난 다음에 내린 결론은 동일했다. 탁월하다 ! 읽지 않으면 후회할지도 모른다. 내 선택은 틀린 적이 없다. 책을 덮고 나서 다시 읽기 시작했다. 눈물이 앞을 가린다.

 

 

■   http://blog.aladin.co.kr/749915104/6409094  : 김신용, 환상통.

 


댓글(15)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수다맨 2013-08-26 07: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곰곰발님이 이렇게 상찬하는 책이라면 꼭 읽어봐야겠습니다.

수다맨 2013-08-26 08: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그리고 양동에서 사셨군요. 저는 양동에서 살아본 적은 없지만, 양동하면 생각나는 사람이 김신용 시인입니다. 그의 첫 시집이 "개 같은 날들의 기록"이었나요? 양동시편 연작을 보면서 저릿하고 뭉클했던 기억이 생각납니다. 처절한 생존의 지옥도라고 해얄까요. 살아간다는 것에 대한 비참과 냉혹을 그만치 생생하게 보여준 시들도 드물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곰곰발님께서 양동에 사셨다니, 둔중한 무게감을 가슴으로 느낍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3-08-26 17:31   좋아요 0 | URL
양동에서 산 것은 아니고 한 3,4년 이곳에서 버텼습니다.
김신용 시인'을 아시는군요 ? 맞습니다. 양동 연작시편이 있지요.
제가 무척 좋아하는 시인이에요. 이 시인이야말로 우리가 주목해야 할 시인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 만화도 무척 좋습니다. 꼭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루치아 2013-08-26 09: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이버에서 페루에땜에 알리딘으로 넘어 왔네요^^
그날 모임에서 정량보다 많은 알콜 섭취로 하루종일 비몽사몽 거리다 오늘에서야 쫌 멀쩡해졌어요
페루에 본 소감
음 생각보다 순하고 예의바른 청년 같다고나할까^^
그리고 너무 풋풋한 어린 친구들 모임이라 약간의 담황스러움...
어쨋든 반가웠어요~~
나중에는 나이 상관없이 즐거웠구요^^
알라딘에서...건투를 빌어요
뜻한데로 여성팬들 많이 확보하시구요 ㅎㅎㅎ

곰곰생각하는발 2013-08-26 17:34   좋아요 0 | URL
아, 루치아 님 ! ㅎㅎ. 많이 마신 것 같더라고요. 벌컥 벌컥 드셨습니다. ㅎㅎㅎㅎ
다 나이 어린친구들이 모였나요 ? 다 나이 많인 친구들이 모인 것 같았는데.....ㅎㅎ.
루치아 님 새로 하나 개장하셨군요. 잘하셨어요.
이곳에서 자주 뵙겠습니다.

근데 여성팬들은 개미 한 마리도 없는 것으로 보아 실패한 목표인 것 같습니다.

2013-08-26 13: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3-08-26 17:34   좋아요 0 | URL
뭐 술 마시는 게 다 비슷하지 않겠습니까...ㅎㅎㅎ. 다음에 술 한 잔 합니다.

만화애니비평 2013-08-26 09: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만화라고 그저 우습게 보면 안되죠. 우리집 보진 않으나 많이 듣습니다. 이래저래..ㅠ.ㅠ

곰곰생각하는발 2013-08-26 17:34   좋아요 0 | URL
오덕 님이 아직 안 읽으셨더니 기쁘군요. 앞으로 읽을 기회가 있으니 말입니다.

히히 2013-08-26 14: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초등 입학전 시골서 내려와 거의 고등학교 입학까지
구배있던 골목의 끝집에서 살았습니다.
5년전에 큰애 손을 쥐고 그 비탈길을 오르며 솟는 자신감에 흥분했습니다.
"엄마, 정말 이렇게 작은데서 살았어?"
유년의 응달진 골목 그곳에 동심이 왜 없었겠냐만
보란듯이 벗어난 가난에 코가 벌렁거리는 걸 보면
우선은 가난의 상흔이 먼저였나봅니다.
가난은 비켜났으나 고통에서 물러난건 아닙니다.
가령,
개미가 여럿 들어간 라면을 아까워 버리지 못하고
맛있게 먹어되던 언니를 묵도리라고 유쾌한 추억거리로 웃어넘기겠으나
초등2학년 담임이 저의 튼 손등을 긴 자로 쿡쿡 찌르며 검사하던 일은
무덤까지 같이 가겠지요.
결국,
가난 때문에 당했던 수치심을 가난으로 기억하고 있는 듯 합니다.

매번 곰...발님의 글을 삥뜯는 히히입니다.
아리랑치기라 욕하진 마십시요.
댓글은 남기지 않습니까?

곰곰생각하는발 2013-08-26 17:36   좋아요 0 | URL
하긴 옛날 집도 그렇고 학교 운동장도 그렇고
나중에 찾아가면 다 초라하고 그래요.
저도 전에 살던 집, 술 먹고 문득 그리워서 택시 타고 간 적이
있어요. 물론 들어가지는 않고 겉에서면 보았는데
그땐 나름 좋은 집이라 생각했는데
다시 보니 촌스럽더라고요....

항상 그런 것 같아요. 떠나고 나면 그때부터 초라해지는 거...

Forgettable. 2013-08-26 15: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호.. 목적이 그런 목적이 있었군요? 눈미언니도 없고 페루애님도 없고 쓸쓸한 네이버네요. 나도 다시 옮기까 ㅋㅋㅋㅋㅋㅋㅋ

곰곰생각하는발 2013-08-26 17:37   좋아요 0 | URL
포 님도 저와 같은 계획으로 네이버에 가신 거 아닙니까 ~ 알라딘에 수컷이 너무없어. 네어버로 갈꺼야..
난.. 그런 포 님의 의도 이해해요.

느낌 아니까 ~

yamoo 2013-08-27 16: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네이뇬 블로그에서 팬이 많으셨나 봅니다. 팬들이 알라딘까지 따라온 것을 보면...
곰곰생각해 보면 저라도 그랬을 거 같다는..ㅎㅎ
저두 네이뇬에서 이리루 넘어왔답니다. 거기는 거의 폐쇄수준...ㅎㅎ

그나저나 이 만화책을 반드시 보아야 할 거 같은데요...반드시요~! 좋은 만화 소개 감솨~~~

곰곰생각하는발 2013-08-27 22:20   좋아요 0 | URL
좋은 이웃이 많은 것뿐이지, 팬을 거느릴 만큼의 추종 세력을 거르린 것은 아닙니다
조만간 이들을 꼬셔서 한국은행 털 생각입니다.



참.. 이 만화는 진짜 보십시요. 대단한 작품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