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무늬 코듀로이 셔츠






                                              이십 년 넘게 입고 있는 꽃무늬 셔츠가 있다. 한 계절이 지나면 유행이 게눈 감추듯 빠르게 변하는 세상에서 나는 꿋꿋하게 이 옷을 챙겨 입는다. 셔츠 핏이 펑퍼짐해서 입으면 마대자루 뒤집어쓴 것처럼 보일 뿐만 아니라 재질이 고리땡(코듀로이)이어서 지나치게 촌스러워 보이지만 여전히 버리지 못하고 있다. 명품 브랜드도 아니다. 변두리 옷가게에서 파는 그 흔한 중저가 브랜드의 옷일 뿐이다. 노파심에서 하는 말이지만, 나는 옷의 핏에 대해 꽤나 까다로워서 작년에 산 바지 중에서 탭을 떼지도 않은 채 버린 것만 4개나 된다. 계절이 바뀔 때마다 옷장을 정리하지만 버리려고 쌓아놓은 옷더미에서 다시 꺼내 챙기곤 한다. 아까운 마음보다는 아쉬운 마음이,   혹은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왜일까 ?  곰곰 생각해 보아도 내가 이 낡은 옷에 집착하는 이유를 알지 못한다. 그러다 문득,  누군가가 결혼했을 때 친정 엄마가 마련해준 비단 이불'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는 사연을 들었다. 가볍고 보온성이 뛰어난 이불에 비한다면 친정 엄마의 비단 이불은 무거운 목화솜 이불이라 유행이 지난 이불인데 버리지 못하고 있다는 사연이었다.  그때 비로소 나는 꽃무늬 코듀로이 셔츠를 버리지 못하는 이유를 알아차렸다. 사연 속 그녀가 친정 엄마가 선물한 비단 이불을 버리지 못하는 것은 아마도 그녀에게는 그 시절이 가장 행복했던 시절이었기 때문일 것이다.  돌이켜보면, 나 또한 꽃무늬 코듀로이 셔츠를 입었던 날들이 가장 행복했던 나날들이었다.  그때는 젊었으며 누군가를 사랑했고, 또한 누군가로부터 사랑을 받았던 시절이었다.  한여름 밤, 비가 후두둑 떨어지던 밤. 땀방울이 등골을 타고 내려와 엉덩이에 고였던,  섹스에 골몰했던 그 밤도 기억이 난다.  섹스가 끝난 후에 애인과 함께 나눠 피웠던 한 개비 담배의 맛을 잊지 못한다. 그러니까 내가 꽃무늬 코듀로이 셔츠에 애착을 보이는 것은 한때 행복했던 날들에 대한 집착이었던 것이다. 그 사실을 이해하면 태극기 부대에 참석하는 노인들이 박정희에게 보내는 애착을 이해할 수 있다. 그들에게 그들의 생애 중에서 가장 화려했던 날들은 아마도 박정희 시대였을 것이다. 그때 그들은 젊었고 아름다웠으며 씩씩했을 것이다. 그들에게 박정희는 친정 엄마가 결혼한 딸에게 선물했던 목화솜 비단 이불이었고 나의 꽃무늬 코듀로이 셔츠였던 것이다. 발 딛고 있는 지금이 불행할수록 애착은 커지는 법이다.  오늘도 나는 이 낡은 셔츠를 꺼내 입는다.  목둘레가 닳아서 헤어졌지만 상관하지 않는다. 행복했던 기억이 이제는 세월이 흘러 유행에 뒤떨어진 기억의 편린이라 해도 그것을 버리는 것은 어리석으니깐 말이다.  오늘 같은 날씨에 입기 좋은 옷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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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4-22 13: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04-22 13: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의 세계











                                                                                               인디밴드 카우치가 생방송 도중 빤스 내리고 거시기를 고추 세웠다가 거세되었다면  거시기 대신 가운뎃손가락 곧추세우며 카메라를 향해 침을 뱉었다가 거세되었던 90년대 얼터너티브 펑키 롹 그룹 삐삐밴드는 < 설탕 > 이라는 노래에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혓바닥 위의 설탕은 배트맨도 슈퍼맨도 왕자님도 공주님도 옆집 사는 아줌마도.......세종대왕, 이순신 장군, 춘향이, 말론 브란도, 율 브리너, 이소룡, 아랑드롱도 너무나도 좋아한다고. 설탕의 맛, 알랑가 몰라 ?  


하지만 벌꿀(꿀벌이라고 썼다가 화들짝 놀라서 급하게 고쳤다. 아, 나의 지적 수준이 결국은 박근혜였단 말인가!)을 한 사발 담아 단번에 꿀떡 삼키라고 한다면 쉽지 않다.   그리고 평소 음식을 짜게 먹는 사람도 소금을 한 움큼 삼키라고 하면 손사래를 칠 것이다.   결과적으로 말해서 인간이 좋아하는 맛이란 단수가 아니라 복수의 미각(짠맛, 신맛, 단맛, 쓴맛, 감칠맛)이 결합된 상태'이다.   그렇기에 훌륭한 요리는 다섯 가지 미각이 절묘한 비율로 조율된 맛을 제공한다.   감칠맛 나는 단짠 요리에 신맛과 쓴맛이 가미된 포도주가 최상의 궁합인 이유이다. 배우의 연기도 마찬가지'이다. 


JTBC 상류 가정 파탄 에로틱 스릴러 막장 맞바람 불륜 삼류 드라마 << 부부의 세계 >> 에 등장하는 중년 여성 배우들의 연기를 보다 보면 단세포적인 연기에 질려서 감탄하게 된다. 김희애는 슬픈 연기를 잘한다. 행복한 연기도 훌륭하고 분노한 연기도 훌륭하다. 문제는 행복할 때에는 행복한 감정만 연기하고, 분노할 때에는 분노한 감정만 연기하고,  슬플 때에는 슬픈 연기만 연기한다는 점이다.   진짜 문제는 그녀의 얼굴에는 딱 하나의 감정만 표출된다는 점이다.  시청자들은 그녀의 연기가 훌륭하다며 손뼉을 치는데 나는 당최 그 연기들이 지나치게 단세포적이어서 떨떠름하다. 


인간은 다양한 종류의 근육이 있는데 상당 부분이 얼굴에 집중되어 있다(전두근, 추미근, 소 광대근, 대 광대근, 볼근, 구각하제근, 하순하제근, 광경근,안륜근, 비근근, 비근, 상순거근, 구륜근, 교근, 이근, 흉쇄유돌근(목빗근), 사각근, 저작근. 저작근- 교근, 내측익돌근, 외측익돌근, 측두근). 여기서 " 표정 " 이란 두 개 이상의 근육이 움직여서 교집합을 형성할 때 발생한다. 즉, 어떤 근육이 사용되는가에 따라서 표정은 단순할 수도 있고 오묘할 수도 있으며 심오할 수도 있다.  좋은 배우일수록 보다 많은 얼굴 근육을 사용하여 깊은 표정을 만든다. 


그렇기에 훌륭한 배우가 연기한 얼굴 표정에는 단수가 아닌 복수의 감정이 드러난다. 그것은 마치 모나리자의 얼굴 표정과 비슷해서 그 표정을 딱 한 가지로 규정하기란 쉽지 않다. 그런데 김희애의 얼굴 표정은 매우 단순하다. 아, 슬프구나. 아, 기쁘구나. 아, 화가 났구나.......   설탕을 찍어 먹으니 단맛이요, 소금은 짠맛이요, 식초는 신맛이니라.  뭐, 이런 감상 ?!   김희애라는 배우의 연기가 형편없는 이유는 그녀가 근육을 사용해서 밥벌이를 하는 진짜 노동자가 아니라는 데 있다. 김희애만 탓할 일은 아니다. 


요즘 배우들은 얼굴에 성형 칼을 마구 휘둘러서 섬세한 근육을 죄다 잘라 놓고 설상가상 보톡스로 근육마저 마비시킨다. 그것은 마치 팔 자른 목수 같다. 24시간 퉁퉁 부은,  팽팽한 얼굴로 연기를 하니 단세포적인 표정만 생산할 수밖에 없다. 김희애의 친구로 등장하는 박선영은 더욱 심각하다(성형한 배우치고 연기 잘하는 배우를 본 적 없다. 박근혜를 보라). 이런 종류의 배우들은 부족한 표정 연기를 목소리 연기로 커버하려고 애를 쓴다. 하지만 배우의 본질은 목소리가 아닌 표정 연기에 있다. 목소리 연기가 아무리 뛰어나다 한들 성우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그들은 얼굴 근육을 사용하는 노동자가 아니라 그냥 유한계급 같다. 그럴 때마다 영화 << 마더 >> 에 나오는 김혜자의 얼굴을 보라고 충고하고 싶다. 적어도 그녀는 한 개의 표정을 만들 때 여섯 가지 이상의 근육을 사용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 표정은 너무나 섬세하고 깊다. 특히 주름은 표정을 강조하기에 무엇보다 훌륭한 재료'다. 훌륭한 요리가 다섯 가지 미각의 총합이듯이 훌륭한 배우의 표정 연기도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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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 마더 >>   :    김혜자의 표정을 감상하는 일은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 모나리자 >> 그림을 감상하는 일만큼이나 행복하다. 두 표정의 공통점은 복잡하고 미묘하다는 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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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4-21 14:0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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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4-21 20: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막시무스 2020-04-21 14:1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단수가 아닌 복수의 감정표현! 정말 좋은 지적이신것 같아요! 잘 읽었습니다!ㅎ

곰곰생각하는발 2020-04-21 20:01   좋아요 1 | URL
전 배우의 알듯모를듯한 표정을 좋아합니다. 슬프다가 막 펑펑 우는 연기는 질색이고요..ㅎㅎ

수다맨 2020-04-21 15:4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봉준호의 ˝마더˝를 군대에서 보았던 기억이 납니다. 금요일 밤이었는데 그날 훈련을 뛰고 와서 피곤했던 탓인지 중반까지만 감상하다가 잠들었고, 지금까지도 굳이 찾아서 전편을 보지는 않았습니다. 그래서 다른 부분은 기억나지 않는데 김혜자가 피해자의 장례식장에 찾아와서 신들린 듯한 표정으로 자기 아들은 범인이 아니라고 말하던 장면만은 여전히 뇌리에 남아 있습니다. 그리고 김혜자가 유족들에게 뺨을 맞은 뒤 공동묘지로 돌아와서 다소 태연한 표정으로 입술 화장을 고치던 모습도 강렬하게 생각나네요.

곰곰생각하는발 2020-04-21 20:02   좋아요 0 | URL
다시 한번 보세요. 뒤로 갈수록 강렬해집니다.. 봄날이니 조만간 술 한 잔 합시다. 낙원동에서 봐요.

레삭매냐 2020-04-21 17: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대단하십니다.

전 드라마는 보지 않지만,
왠지 간접적으로나마 본 듯한
기시감이 들 정도네요.

요즘에는 영상물을 거의 안보
다시피 하게 되어서 더더욱
실감이 난다고나 할까요.

곰곰생각하는발 2020-04-21 20:04   좋아요 0 | URL
배우들이 너무 목소리만 가지고 연기를 해요. 뭐, 하긴 보톡스에 얼굴이 마비되니 어쩔 수 없이 목소리 연기만으로 커버해야 하니 그러려니 하지만.. 전 좀 보기 힘들더군요. 왜 그렇게 소리를 지르고 왜 그렇게 울고 왜 그렇게 부들부들하는지....

2020-04-21 20: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04-22 11: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라로 2020-04-22 10:5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랜만에 오셔서 또 이렇게 멋진 글을 써주셨군요!!^^ (아니다, 선거 이야기 하셨더랬죠~. ^^;;)
저는 부부의 세계를 너무 보고 싶었는데 이태원 클라쓰는 해주는 넷플릭스가
부부의 세계는 안 해주는 거에요!!! 정말 너무하더라구요.ㅠㅠ
암튼 그래서 원작인 Dr. Foster를 봤어요.
그 여자는 연기 잘해요. 김해자씨 만큼은 아닌데, 그러니까 복수는 아니라도 이수(두수? ㅎㅎㅎ) 정도는 해요.^^;;

곰곰생각하는발 2020-04-22 12:02   좋아요 0 | URL
그 드라마에 나오는 박선영 연기 보다가 계속 이상한 겁니다. 눈에서는 눈물이 흐르고 고통에 못 이겨 슬픈 목소리를 내는데 표정이 무표정한 겁니다. 이거 뭐지 하며 집중해서 얼굴 표정을 보니 얼굴이 마비가 되었어요. 왜 사랑 퉁퉁 부으면 표정이 자연스럽지 않잖아요. 그거 더라고요. 보톡스와 성형 수술 때문에 얼굴 근육이 파괴된.

옛날에 이런 일이 있엇습니다. 자식이 사고로 죽었는데 형사가 장례식장에 갔는데 나중에 그 부인을 체포합니다. 자식이 죽었는데 슬픈 표정이 없는데 우는 척을 해서 이상해서 그리 했다고 .. 나중에 알고 보니 보톡스로 인해 표정이 마비되었는데 형사가 그것을 착각한 것이죠..

고양이라디오 2020-05-26 16: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엊그제 여자친구가 추천해서 부부의 세계를 함께 봤습니다. 시청률도 높고 연기도 좋다고 해서 봤는데 잘 모르겠더라고요.

곰발님의 글을 보니 무릎을 탁치게 됩니다. ‘마더‘와 비교하니 극명하네요. 저는 도통 드라마의 과장된 연기가 적응되질 않습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20-05-27 16:06   좋아요 0 | URL
그렇죠 ? 저도 보면서 왜 저렇게 과장된 연기를 하지 ? 말투도 그렇고... 참.. 이게... ㅎㅎㅎㅎㅎ
 



​                                 


안  녕  ,     내   사  랑    : 













민주 진영 190석











                                                                                              영화를 볼 때 " 예상 가능한 장면 " 이 연속으로 연출되면 급-흥미를 잃게 된다. 그것은 시나리오 작가와 영화 감독이 게으르다는 증거'다. 본방을 보고 있으나 재방을 보는 것 같은 느낌적 느낌이 들면 그 장면이 아무리 막대한 제작비를 들여 공들여 찍었다 한들 흥미로울 리 없다. 


안 봐도 본 것이나 다름없는 영화를 만드는 대표적 감독이 마이클 베이'다. 이 새끼는 너무 게을러서 이 존만한 새끼가 연출한 장면을 관객은 이미 알아차린다. 줌렌즈를 부착한 카메라가 위풍당당하게 걸어오는 주인공을 포착하면 관객은 이제 곧 슬로우모션이 시작된다는 사실을 간파한다. 아니나 달라, 씩씩하게 걷던 주인공이 느닷없이 슬로우모션 속에 사로잡히면 관객은 또 다시 배경 뒤에서 불기둥을 내품으며 굉음을 내는 폭발 장면이 뒤따라 온다는 사실도 안다(이런 장면을 남발하다 보니 이제는 머리카락 12올이 3시 20분 방향으로 휘날린다는 사실도 알아차린다). 이런 영화를 보느니 차라리 저예산 독립 영화를 보는 것이 훨씬 유익하다. 


적은 제작비와 기술적 한계로 인하여 만듦새는 조악하더라도 참신한 아이디어로 예측 불가능한 장면을 연출한 영화가 마이클 베이 영화보다 100배는 뛰어나다. 코헨 형제의 데븨작 << 블러드 심플 >> 은 적은 제작비와 기술적 한계에도 불구하고 매우 뛰어난 성과를 보여준 걸작이었다. 그런 점에서 김기영 감독의 << 살인나비를 쫓는 여자,1979 >> 는 " 전무후무 " 까지는 아니더라도 " 전부훌륭 " 한 장면들로 넘쳐난다. 특히 뻥튀기 과자를 만드는 기계 앞에서 펼치는 섹스씬은 내가 지금껏 본 영화를 통틀어서 가장 기괴하며 창발적인 섹스'였다. 섹스를 하는데 하늘에서 펑펑 굉음을 지르며 뻥튀기 과자가 떨어지는 장면은 아,아아아아아아아압권이었다. 나는 강하게 꼴렸다. 


이런 장면에서 꼴리지 않는다면 그것은 영화광으로서 이 영화에 대한 예의가 아닌 것이다. 21대 총선도 그런 경우였다. 범진보 진영이 획득한 190석은 < 쪽수가 깡패 > 라고 믿는 경상도 머슴아 중심의 한국식 선거에서는 불가능한 스토리텔링이자 카메라워크이며 편집점이었다.  왜냐하면 빨갱이들이 득실거리는 민주 진영에서 강원도, 충청도, 전라도, 제주도 의석를 모두 다 차지한다 해도 경상도에서 모두 진다면 겨우 2석이 더 많은 결과를 초래하기 때문이다(경상도 인구수는 1300만 명으로 전라도+충청도+강원도+제주도 인구를 모두 합친 수보다 많다. 현재 경상도 전체 의석수는 65석이고 수도권 지역(서울,인천,경기도)을 제외한 나머지 강원도 + 충청도 + 전라도 + 제주도를 모두 합친 의석수는 67석이다. 한국인은 이 사실을 거의 모른다)


그러다 보니 범진보에서 190석을 얻는다는 것은 불가능한 스토리텔링인 셈이다. 그들 입장에서 보면 절반 깔고 두는 바둑에서 폭망하기란 쉽지 않으니깐 말이다. 누군가는 말도 안되는 불가능한 스토텔링에 대해 이게 다 문재인 덕이다 _ 라고 외치는 문빠 새끼들에게 질리기도 하겠지만,  사실 이 스토리는 전적으로 문재인 덕이 맞다. 그가 연출한 영화의 제목은 << 21대 국회의원 총선 >> 이라는 이름이다. 이 자리를 빌려 나경원, 민경욱, 이언주, 김진태, 이은재, 황교안에게 진심어린 위로를 전한다.  당신들의 희생으로 이 영화가 무척 빛났습니다. 은재 씨, 손가락 깨물어 혈서 쓰실 때 그 모습이 너무 비장해서 환장했습니다. 전 웃다가 똥 쌌습니다.  경원 씨, 동작에서 동작 그만 ! _ 외치셔서 고마웠어요. 그리고 진태 씨, 당신의 낙선으로 인해 이제는 마음껏 춘천 가서 닭갈비 먹도록 하겠습니다. 끝으로 언주 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당신에 대한 20자평은 ㅋㅋㅋ 로 대신하겠습니다. 당신들은 이 영화의 진정한 신스틸러였어요. 당신이 있어 흥미진진했습니다. 굿바이, 포에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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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로 2020-04-16 13:4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홍새로이도 당선 되었군요!!!ㅎㅎㅎㅎㅎㅎㅎㅎ

곰곰생각하는발 2020-04-16 13:46   좋아요 0 | URL
당을 떠나서 그의 정치력은 인정을 해야 될 것 같습니다. ㅎㅎㅎㅎㅎ

나와같다면 2020-04-16 13:5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신스틸러들의 조력이 컸죠. 이런 결과를 볼 수 있다니!

그런데도 마음 한구석이 아린건

김부겸님은 대구에는 너무 과분하다는 것을 확인하는 아픔

강남갑은 어떤 철학으로 태구민을 지지했는지 의문

나경원이는 갔지만 배현진을 다시 봐야하는 현실

문재인대통령 선거구인 부산 사상에서 하필이면 왜 장제원이 당선됐는지 화가 치밈

곰곰생각하는발 2020-04-16 14:04   좋아요 1 | URL
ㅎㅎ 그래도 이런 빌런을 살려두어야
다음에도 속편을 찍죠.. ㅎㅎㅎ

수다맨 2020-04-18 16:0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제 서재에도 쓰기는 했지만 앞으로는 민주당(이제는 기득권이자 엄밀한 의미에서의 보수 세력)과 비민주(정의당, 시민당, 녹색당 등의 원내외 진보세력)의 대립으로 나아가야 하며, 진작부터 이런 구도가 되었어야 한다고 봅니다. 보수를 참칭하는 반동적인 수구세력 때문에 그동안 한국에서는 민주당이 실책과 과오가 있더라도 적폐파의 청산을 위해서 얼마큼 너그럽게 봐주는 분위기가 있었습니다. 예컨대 민주당 사무총장이었던 윤호중이 ‘성소수자 문제는 불필요한 소모적 논쟁을 일으킬 수 있다‘면서 녹색당과의 선거 연합이 어렵다는 심리를 내비친 적이 있었지요. 그동안 양당이 사실상 외면했던 페미니즘, 젠더, 퀴어, 환경, 청년 등에 대해서 정무적으로 고민하고 정책적으로 대안을 제시하는 세력이 나와야 하며, 이제는 적폐파(미통당)와 적폐청산파(민주당)의 대립은 종언을 고해야 할 때가 왔다고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일단 이번 선거의 최대 성과는 민주 진영의 대선전도 있겠습니다만, 막말을 일삼으며 인간에 대한 예의라곤 조금도 보여주지 않았던 말종들의 몰락일 것입니다. 황교안, 민경욱, 나경원, 김진태, 오세훈, 전희경, 이언주, 차명진 등등 이런 부류들이 떨어진 것을 보니 속시원하더군요.

곰곰생각하는발 2020-04-18 16:11   좋아요 2 | URL
통합당은 보수가 아니라 수구이고, 민주당이 보수죠. 그러니깐 한국정치판은 보수 대 수구 대결이었으니 제대로 된 정치 지형은 아닌 듯. 제대로 될려면 통합당은 모두 물에 빠져 죽고, 보수 민주당 대 진보 연합의 대결로 가야 진보 보수의 대결이 될 듯합니다..
 









N번방 피해자의 엄마입니다










" 조주빈이 공익 근무 요원과 살해 모의를 한 여아의 엄마입니다 ㅡ " 라는 문장으로 시작하는 청원을 올린 피해자의 글을 읽었다. 지옥에서 보낸 9년의 삶은 A4 용지 한 장 분량으로 간략하게 서술되어 있지만 차마 작성하지 못한 문장의 행간을 읽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우리는 그 고통을 언어로 표현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이런 종류의 고통은 언어로 표현될 수 있는 범위의 감각이 아니다. 우리가 이 글을 읽고 나서 느꼈던 통증은 피해자 가족이 느꼈을 공포의 1%도 되지 않을 것이다. 비록 이 청원이 아무런 소득을 얻지 못한다고 해도 100만 동의를 넘어 1000만 동의로 나아가기를 바란다. 가해자에게 서사를 부여하는 것은 아무 의미가 없듯이 피해자에게 서사를 부여하는 것도 아무 의미가 없다. 가해자-서사를 분석한다는 이름으로 작성된 사회적 외톨이, 상처받은 남성성, 불우한 가정사, 사회부적응 따위는 전적으로 가해자에게 서사를 부여한 결과인데 피해자 우선주의'를 채택하고 있는 법은 공교롭게도 가해자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그것이 감형의 조건이 된다. 그렇기에 조주빈이 평범한 사람과는 다른 악마라는 서사에 마음을 빼앗겨서는 안되며 또한 조주빈의 피해자들에게 " 일탈 " 이라는 서사를 부여하며 범죄에 동조하는 행위도 의미가 없다. 오히려 그 행위들은 모두 가해자의 이해를 돕는 서사를 강화하는 힘으로 작용할 뿐이다. 바로 그런 점에서 미술평론가 반이정의 페이스북 글1)은 가해자의 변명을 강화하고 동조하는 미러링의 성격을 띤다. 내가 만약에 N번방 가해자여서 신분을 숨긴 채 자신을 옹호하는 글을 써야 한다면 반이정의 페이스북 글을 그대로 복사했을 것이다. 







https://www1.president.go.kr/petitions/587335 (링크)








조주빈이 공익근무요원과 살해모의를 한 여아의 엄마입니다.

2012년부터 2020년 지금까지 9년째, 살해협박으로부터 늘 불안과 공포에 떨며 살고 있는 한 여자이자 한 아이의 엄마이자 중고등학교 교사입니다. 죽을 때까지 끝나지 않을 것 같은 이 잘못된 고리를 어떻게 하면 끊을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용기 내어 글 올립니다.

박사방의 회원이자, 개인 정보를 구청에서 빼돌린 공익근무요원이자, 조주빈과 저희 아이 살해모의를 한 피의자는 고등학교 1학년 때 제가 담임을 했던 저희 반 제자입니다. 평소 사람들과 사회적 상호작용을 잘 못하던 그 학생은 담임인 저에게 상담을 자주 요청했었고 저는 진심어린 태도로 대화를 하고 칭찬과 격려도 해주며 여러 차례 상담을 해주었습니다. 그러나 점점 저에게 의존하며 집착하기 시작하였고 일반적인 교사와 학생의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제가 어느 정도 거리를 두게 되면서 저에 대한 증오가 시작되었습니다. 겉으로는 소심하고 성실하고 똑똑한 학생이었지만 SNS를 비롯한 사이버 세상에서는 입에 담지 못할 온갖 무섭고 잔인한 말을 서슴없이 하는 사람이었어요. 학교에서는 도저히 같은 반에 저와 그 학생을 같이 두긴 위험하다고 하여 반을 바꾸기로 권유했지만 받아들이지 않았고 자퇴를 하게 되었습니다.

자퇴를 한 이후에도 학교에 커터칼을 들고 찾아와 교무실 밖에서 기다리기도 했었고 교실 게시판을 칼로 모두 난도질 하고 제 사진이 있는 학급 액자의 유리를 깨고 제 얼굴에 스테이플러로 심을 박아 저희 집 앞에 두고 가기도 했고요 아파트 복도에 빨간 색 글씨로 제 주민번호와 가족의 주민번호, 그리고 ‘I Kill You’ 등 크게 낙서를 하고 가는 건 기본이고 집 앞에서 소리를 지르거나 차 번호판을 떼어가고 사이드 미러를 부수고 가는 등 물리적, 정신적 협박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저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알아내 저인 것처럼 글을 쓰거나 제가 없애버린 메일 주소를 똑같이 만들어 저에게 오는 메일을 확인하며 제가 어디서 무얼 샀는지 또 바뀐 전화번호와 집 주소를 모두 쉽게 알아냈고 저의 지인에게 온 메일을 읽고 저인척 하며 답신을 보내기도 했더라고요. 또한 문자와 전화와 음성메시지와 메일 등을 통해 평생 들어보지도 못한 욕과 협박과 잔인한 말을 들으며 저는 불을 끄고는 잠을 들지 못했고 정신과 치료도 받아야만 했습니다.

저에게 오는 모든 연락과 접촉시도를 무시도 해봤고, 경찰에 신고도 해봤지만 그 당시 미성년자여서 솜방망이 처벌이었습니다. 개명도 하고 전화번호를 바꿔도 제 지인보다도 먼저 제 번호를 알아내어 도망갈 수가 없었습니다. 나중에는 살살 달래도 보고, 전화가 오면 손을 벌벌 떨며 통화도 해줘보고, 만나달라고 하면 죽기보다 싫어도 만나 주었지만 정상적인 대화는 그때뿐 협박은 끝나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결혼을 하였고 고통과 불안을 참다 못해 그 사람을 고소하게 되어 2018년 1월부터 2019년 3월까지 복역을 하게 되었지만 수감 중에도 계속적으로 협박 편지를 보냈습니다. 경찰서에 가서 진술을 하는 것조차 심리적 부담이 너무 크고 정신적으로 힘이 들어 더 이상 고소하지 못하였습니다. 출소하기 이틀 전 이사를 했고 하루 전 핸드폰 번호를 바꾸었습니다. 근무하는 학교도 바꾸었고 어디로 옮겼는지 모르게 하고 싶어 두 번째 개명을 하였고 개명한 이름으로 학교를 옮겼습니다. 주민번호도 6개월에 걸쳐 심의를 받아 바꾸었습니다. 이렇게 해서 끝난 줄 알았습니다. 이제 모르겠지 못 찾아내겠지 하면서 5개월이 지났을 즈음.... 아파트 우체통에 새로운 저의 주민번호와 딸 아이의 주민 번호를 크게 적은 종이를 두고 갔습니다. 그 사람의 소름끼치는 글씨체를 여기서 또 보게 되다니... 누가 한 명 죽어야 끝나겠구나... 절망하고 또 절망하였습니다.

그 이후부터는 계속 문자와 카카오톡으로 저희 딸을 건드리기 시작했습니다. ‘애가 뛰어댕길 정도니까 팔다리 자르면 볼만 하겠네’ ‘오늘 네 딸 진료 보는 날이지?’ ‘니 가족 죽이는 건 합법이지? 기대해’ 등 너무나 익숙하지만 견딜 수 없는 불안과 고통은 끝이 없었습니다. 실형을 살고 나와도 달라진 것이 없는데 저는 이제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 모든 협박이 말 뿐이 아니라 실제로 400만원을 주고 조주빈과 살해모의를 했다니요. 아이의 이름, 주민번호, 어린이집까지 모두 다 알고 있는데 이제는 어떻게 도망갈 수 있을까요. 저에겐 이름이 몇 개가 생길까요. 주차장에서 언제쯤이면 맘 편히 집에 들어갈 수 있을까요. 현관문을 열고 닫을 때 언제까지 불안해해야 할까요. 지금은 아이가 어려 부모가 옆에 있지만 나중에는 그 사람 얼굴도 모르는 우리 아이에게 무슨 일이 벌어지면... 전 어떻게 살 수 있을까요. 언제쯤이면 발 뻗고 잘 수 있을까요.

출소를 하자마자 구청에 복무를 하게 된 것도 하늘이 무너질 일입니다. 우리 가족의 안전을 송두리째 빼앗아갔습니다. 개인정보 유출과 협박으로 실형을 살다 온 사람한테 손가락만 움직이면 개인 정보를 빼 갈 수 있는 자리에 앉게 하다니요. 60년 넘게 잘 살아오던 저희 부모님도 이름과 주민번호를 바꾸었고 평생 살던 지역에서 이사를 가셨습니다. 온 가족이 '마지막이다, 마지막으로 한 번만 더 해보자'고 하면서 힘들게 노력했던 것들이 한순간에 무너져버렸습니다. 어떻게 책임지실 건가요.

교육청에도 문제가 있습니다. 교사의 사생활 정보가 왜 모두에게 공개되어야 합니까. 제가 어느 학교에서 근무하는지 이름만 치면 공지사항에 모두 볼 수 있게 해놓은 제도가 불합리하다고 민원을 넣었지만 현재 검토하고 있는 사안이 아니라는 답변만 얻었고 그래서 학교를 옮기면서 또 개명을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교사의 인권은 어디에서 보장받을 수 있나요. 조주빈 뿐만 아니라 박사방 회원들의 신상공개를 강력히 원하는 바입니다. 특히 여아 살해모의를 한 공익근무요원 강모씨 신상정보 제발 공개해주세요. 제가 고소를 할 때 강력처벌을 원한다는 탄원서를 썼다는 사실을 강모씨가 조회를 하고서 분노하여 이걸로 계속 협박을 했습니다. 신상공개가 되지 않는다면 지금 이 신상공개를 원한다는 국민청원글을 보고 또 저와 아이를 협박하겠지요. 그 다음에는 정말로 누군가가 이 세상에 없을 수도 있습니다. 저도 안전한 나라에서 평범하고 행복하게 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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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다음은 반이정의 페이스북 글이다.




오해가 있는 타임라인이어서 의견 남깁니다. 흔히 '피해자'로 퉁쳐지는 70여 명의 여성은 보도처럼 순진하고 무고한 여성들이 아닙니다. '뿌리 깊은 가부장적 사고' 때문에 피해자에게 잘못이 있다고 주장하는 게 아니에요. 지금 한쪽으로 쏠린 분위기 때문에 여성의 잘잘못이 거론되지 않는 건데, 저도 이 사건 보도를 보고 처음 듣는 용어들이 있었어요. '일탈계'가 그겁니다. 검색해도 잘 안 잡혀요. 일탈계는 주로 젊은 여성들이 익명이 보장되는 트위터나 인스타에 자신의 성기나 자위행위 장면, 나아가 성관계 사진이나 영상을 올리고 '좋아요'를 받는 계정을 말합니다. 음란물 유포죄로 실정법 위반이에요. 그런 점을 악용해서 '방'을 개설한 남성들이 협박을 하거나 혹은 고액 알바 거래에 응하다가 걸려든 사람들이 언론에서 '피해자'로 소개된 이들의 실상입니다. 여성들의 위법행위라는 약한 고리를 악용한 이가 처벌받아야 하지만 , 형평성 차원 혹은 이번에 신상 공개를 요구한 이들이 내세운 명분처럼 '재발 방지 차원'에서라도 익명 뒤에 숨어 음란물을 유포한 이들도 피해자임과 동시에 당연히 처벌 대상도 맞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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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곰생각하는발 2020-03-30 11:4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청원에 동참해 주십시오 !!

雨香 2020-03-30 12:0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반이정은 왜 저럴까요? 글을 읽다가 반이정 이름을 확인하면 스킵한지 오래되었지만요

곰곰생각하는발 2020-03-30 12:27   좋아요 1 | URL
ㅎㅎㅎ 반이정은 왜 지랄하는걸까요, 라고 잘못 읽었네요. 글세요. 왜 저러는지 모르겠습니다만...
 







서민 교수 주장의 해악성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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