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레이] 올드보이 - 아웃케이스 없음
박찬욱 감독, 강혜정 외 출연 / 피터팬픽쳐스 / 2010년 10월
평점 :
품절


 

친구가 마지막으로 선보인 음식은 딤섬'이었다. 짬뽕으로 승부하기에는 경쟁이 치열해서 고급화 전략'으로 딤섬 요리 기술'을 틈틈이 공부하고 있다며 내놓은 것이다. 내가 만두'라고 했더니 그는 화를 냈다. " 그, 그그그그것은 딤섬에 대한 모독이야 ! " 딤섬을 點心'이라고 적는단다. 마음에 점을 찍는다는 이름이 시적이어서 마음에 들었다. < 올드보이 > 에서 최민식이 질리도록 먹었던 군만두'는 서비스 메뉴'였을 것이다. 이런저런 추론을 해보면 유지태는 최민식을 사설 감옥'에 보내면서 날마다 밥값을 지불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 밥값은 사설 감옥 직원들의 공돈으로 주머니 속으로 들어가고 대신 서비스'로 나온 군만두를 주었던 것은 아니었을까 ? 그러니깐 최민식은 15년 동안 직원들이 점심을 시켜 먹고 남은, 서비스로 나온 만두만 먹다가 속 터져버린 이야기다. 만약에 최민식에게 군만두 대신 딤섬을 點心 으로 내놓았다면 그토록 비극적이지는 않았으리라. 짬뽕이 맵고 자극적이었다면, 김이 모락모락나는 딤섬'은 담백하고 순한 맛있었다. 인생도 마찬가지다. 젊을 때는 자극적인 것을 탐하다가 늙으면 순한 맛에 매료된다.

 

- 보수란 무엇인가, < 짬뽕과 딤섬 > 中

 

 


 

 

 

 

올드보이와 군만두.  

 

 ■ http://myperu.blog.me/20176091371 : 유지태는 스핑크스다

http://myperu.blog.me/20128341708 : 말하는 괄약근과 배설하는 입

 

처음에는 < 올드보이 > 에 대해 " 오이디푸스와 그리스 비극 " 에 대한 글을 쓰려고 했으나 생각해보니 그런 식의 접근은 이미 신형철을 비롯한 무수한 먹물'들이 신물'나게 지적했을 터, 발화의 힘은 화려한 스펙'이 있어야 가능한 것이니 내가 아무리 아름다운 문장으로 지적을 해보아야 소용이 없을 것이다. 그래서 방향을 틀어서 " 올드보이와 군만두 " 에 대한 이야기를 하련다. < 올드보이 > 에서 유지태는 최민식에게 이 비극을 초래한 원인으로 " 당신의 세치 혀 " 를 지목했지만 내가 보기엔 " 군만두 " 때문에 비롯된 비극'이다.  

 

최민식'은 처음부터 군만두'를 먹었던 것은 아닐 것이다. 유지태가 최민식에게 감금된 기간 동안 육체적 고통'을 주려고 했다면 모텔 인테리어를 그대로 옮긴 감옥에 그를 가두지는 않았을 것이다. 사실 최민식은 감금되어 자유를 잃었을 뿐이지, 나름대로 문화적 혜택을 누린다. 티븨'가 나오고, 수세식 변기와 에어컨이 작동한다. 유지태 입장에서 보면 수인에 대한 나름대로의 선처'다. 그렇기 때문에 먹는 것 가지고 장난을 쳤을 리'가 없다. 그렇다면 최민식은 왜 군만두만 먹게 된 것일까 ? 속 터지게 말이다.  

 

최민식도 처음에는 다양한 요리'를 제공받았을 것이 분명하다. 칼칼한 짬뽕도 먹고, 쫀득쫀득한 짜장면도 먹었을 것이며, 볶음밥, 유산슬, 팔보채도 먹었을 것이다. 먹고 자고 싸니, 나름 살 만하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억만장자인 유지태가 그깟 밥값이 아깝지는 않았을 터. 아마도 한 끼 식사 비용으로 만 원씩 제공되지 않았을까 ? 문제는 그 돈이 사설 감옥 직원들의 주머니로 들어갔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법적으로 하자 많은 사설 감옥이므로 마음대로 음식을 시켜 먹을 수는 없으니 특정 식당 하고만 거래가 있었을 것이다. 독자들도 다들 아시겠지만 중화요리'라는 것이 단골이 되면,  짜장면 두 개만 시켜도 군만두 서비스'가 제공된다. 하물며 날마다 음식을 주문하는 사설 감옥이라면 ? 

 

사실 감옥 직원들은 최민식에게 제공되는 식사 비용'을 자기 호주머니에 넣고서는 서비스로 나오는 군만두'를 주기 시작했을 것이다. 그때부터 최민식은 군만두만 먹는다. ( 앞으로는 미래 가정법이 아닌 현재진행형으로 묘사하겠다. ) 신물나게 한 가지 음식만 먹어본 자만이 안다. 그 고통은 우리가 상상하는 것 그 이상의 고통을 선사한다. 더군다나 느끼한 군만두가 아니었던가. 15년 동안 군만두만 먹다가 그는 폭발한다. 음식 주입구에 대고 고함을 지른다. " 야, 이 개새끼들앙 ! 나도... 칼칼한 짬뽕 먹고 싶다. 나박나박 썬 호박 넣고 끓인, 조개로 맛을 낸 된장찌개 먹고 싶다. 으, 으으으으. 짭짤하게 간이 벤 갈치조림 먹고 싶다. 씨발새끼들아 ! "  

 

그는 복수를 다짐한다. 황당한 설정 같지만 정당한 이유이기도 하다. 다양성이 배제된 획일성'은 인간을 피폐시키기에 충분하다. 듣기 좋은 말도 여러 번 하면 짜증이 나듯이, 군만두도 삼시 세 끼'를 삼 년 동안 먹어보라. 그 아무리 성인군자라 해도 입에서 개새끼'라는 소리가 자연스럽게 튀어나온다. 포르노 배우였던 에나벨 청'도 이와 같았을 것이다. 그녀가 기획한 섹스 이벤트 ( 10시간 동안 300명의 남자와 섹스를 하는 것 ) 는 자기가 아무리 좋아하는 것이라 해도 강제로 진행되는 획일성'은 결국 고통과 피로'만을 준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준다. 처음에는 좋았다. 섹스광답게 그녀는 남성의 불기둥에 환희를 느꼈다. 하지만 처음의 환희는 사라지고 끝에 가서는 고통으로 일그러진 얼굴만 남는다. 왜 아니 그러겠는가 !  괄약근'은 민감한 피부이다. 이 글을 읽는 사람이 남자라면 그 고통을 이해하지 못할 것 같아서 좋은 비유를 하나 대련다. 10시간 동안 똥만 싼다고 생각해 보라. 속에서 불 난다.  

 

입도 괄약근과 마찬가지로 매우 연약한 피부 조직'이다. 에나벨 청이 10시간 동안 쉬지 않고 섹스만 했다면, 최민식은 최소 10년 동안 쉬지 않고 입속에 군만두를 넣었다. 고통이 스며들었을 것이다. 그는 먹으면서 복수를 다짐한다. 나를 가두고 15년 동안 군만두만 먹인 놈을 찾아나서기로 말이다. 어쩌면 이 영화는 " 오이디푸스와 그리스 비극 " 따위'를 이야기하려는 의도가 아니었을 수도 있다. 박찬욱은 이 영화의 메시지로 획일화된 전체주의'에 대한 경고'를 날린 것은 아니었을까 ? 

 

대한민국 사회'는 다양성을 존중하지 않는 사회이다. 학창시절은 지옥과 같다. 개인의 은밀한 욕망은 성적'이라는 거대한 군만두'로 인하여 포기해야 한다. 짬뽕도 먹고 싶고 짜장면도 먹고 싶지만, 이러한 은밀한 입맛(욕망)은 발설하면 안 된다. 대한민국 교육 시스템은 오로지 군만두(성적)만 먹도록 되어 있기 때문이다. 앉으나 서나 군만두 생각이다. 학창 시절을 벗어나 조직 생활을 한다 해도 크게 다르지 않다. 조직이라는 커다란 군만두를 위해 충성을 바쳐야 한다. 다양성은 존중되지 않는 것이다. 좌파적 상상은 빨갱이'가 되고, 동성애는 전염병 취급을 한다. 여성들은 집에 가서 밥이나 해야 하는 존재로 찍힌다. 같은 이유로 십대와 여성이 성에 대해 자유롭게 말하는 순간 싼 년이 되거나 싼 놈이 된다. 오로지 군만두만 먹으라고 하는 사회. 이런 사회, 거침없이 돌을 던져도 된다 ! 

 

군만두가 짜장면 두 개를 시키면 나오는 싸구려 음식으로 추락할 때, 중국 만두인 딤섬'은 예술이 되었다. 웨인 왕 감독은 영화 < 딤섬 > 에서 딤섬을 인생에 비유한다. 만약에 만두나 딤섬'이 다 같은 만두 아니냐고 묻는다면, 당신은 웨인 왕이나 왕가위에게 따귀를 맞을 것이다. 과연 한쪽은 싸구려 서비스 음식이 되고 다른 한쪽은 예술이 될 수 있었던 결정적 차이'는 무엇이었을까 ? 중화요리 주방장인 내 친구 말에 의하면 < 다양성 > 이다. 딤섬은 종류가 무려 200가지가 넘는다고 한다. 딤섬에 대한 기사를 인용하면 이렇다.  

 

딤섬은 재료, 모양, 조리 방법에 따라 다양한 종류가 있다. 작고 투명한 것은 ‘교’, 껍질이 두툼하고 푹푹한 건 ‘파오’, 통만두처럼 윗부분이 뚫려 속이 보이는 것은 ‘마이’다. ‘바오(包)’는 ‘감싼다’는 뜻으로 피가 두툼하고 대체로 둥글게 빚어 감싼 형태로,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왕만두를 생각하면 된다. 마트나 편의점에 판매하는 고기 만두 모양의 ‘지아오(餃)’는 속이 비칠 정도로 피가 얇고 끝마무리를 맞물려 다문 형태다. 마지막으로 윗부분이 꽃봉오리처럼 활짝 열려 있거나, 윗부분은 닫혔으나 갖가지 색상의 재료를 얹은 ‘마이(賣)’가 있다. 특히 통통한 새우를 속이 보이는 얇은 찹쌀 피로 빚은 ‘하가우’는 한입 베어 물면 쫀득한 피와 고소한 새우의 맛이 일품이다. 딤섬은 간단하게 먹는 음식이다. 

- 매일 경제 

 

 이 다양성은 딤섬을 예술로 승화시킨 것이다. 만약에 최민식에게 군만두가 아니라 딤섬을 제공했다면 끝까지 치닫는 비극'은 피할 수 있지 않았을까 ? 어쩌면 그는 사설 감옥 안에서 딤섬에 대한 글을 쓰다가 보편적 진리'를 깨닫고 유지태를 용서했을 수도 있다. 그리고는 쪽지를 남기고는 그곳을 탈출했을 수도 있다. " 재워 주고, 먹여 줘서 고맙수다 !  " 누누이 하는 말이지만 다양성이 존중되는 사회가 건강한 사회'다. 인간은 위너도 없고 루저도 없다. 실패가 모두 매력 없는 것도 아니다. 같은 이유로 승리'가 아름다운 것만도 아니다. 군만두로 시작된 이야기가 너무 멀리 왔다. 다음엔 물만두 이야기다.

 

 

- 이미지 출처, 안나 쉐프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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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2013-07-15 23: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군만두만 강요되는 사회.. 거기서 군소리 없이 군만두만 잘 처묵처묵 하는 애들이 일등이 되고..
그러고 보니 영화속 저 상황, 장면이 일종의 구조적 은유였네요.
(앗, 너무 거창한가요. 하하 ;;)

곰곰생각하는발 2013-07-15 23:24   좋아요 0 | URL
거창합니다...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군소리 없이 군만두를 먹는다라. 요런 라임 선호합니다.

iforte 2013-07-16 00: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옹,,, 역쉬.... 군만두를 또 이렇게 연결시키다니.... 님 쫌 짱인듯. ㅎㅎ 간만에 애들 용어 좀 써봤습니다.
오늘 오후부터 여행갑니다. 지금 막 짐챙기다가 쉬는 중입니다. 며칠동안 사진찍으러다닐 생각에 엄청 기분 업입니다. 돌아와서 좋은 사진 좀 건지면 자랑시키러 제일먼저 곰발님한테 들르도록 하지요. 그동안 안녕히, 잘, 지내시길!

곰곰생각하는발 2013-07-16 03:06   좋아요 0 | URL
잘 다녀오십시요. 워낙 사진 감각이 탁월하셔서 항상 기대가 됩니다.
지금 한참 여행 중이시겠군요.
느낌 좋은 사진 많이 찍어오세요. 제프 다이어의 책 좋더군요 !
제프 다이어의 사진 에세이에 삽입될 사진 하나 얼릉 찍어오세요..

만화애니비평 2013-07-16 08: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군만두는 점심시간 중국집에서 볶음밥 시킬 때 종종 나오죠. 오늘 중국집에서 점심 먹어야 겠군요

곰곰생각하는발 2013-07-17 03:13   좋아요 0 | URL
점심은 항상 저의 글에서 힌트를 얻으시는군요 !

마노아 2013-07-16 15: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물만두를 기대하면서, 그 사이에 나는 작가다도 올려주세요. 쓰다가 마는 건 줬다가 빼앗는 거예요. 나빠요!!

곰곰생각하는발 2013-07-17 03:13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 알겠습니다. 작가다, 시리즈를 다시 시작하도록 합죠..

히히 2013-07-17 12: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박찬욱감독이 '세치 혀'에 주제를 둘 때 상당히 놀랐는데
곰...발님이 다양성에 무게를 실으니 기똥차게 맛나네요.

여중생 딸은 아직 공부 관련 학원은 간적없고
차라리 외식을 즐기는 우리 세모녀입니다.
삶을 풍요롭게 하는 것은 예체능이라는 똥고집으로
음악, 미술에는 돈을 아끼지 않습니다...만,
성적이 바닥을 치면 만두가 그립겠지요?

"야,이 개새끼들앙! 짬짜면이 안되면 수면이라도 먹어보자."


곰곰생각하는발 2013-07-17 16:37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히히 님 재미있습니다.
예체능'이 사실 그 세대들에게는 전부죠.
이걸 우리는 개무시한다는 게 통탄스러운 일입니다.
 

두 권의 책 ; 그린 마일과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내 주량은 소주 2병'이지만 엄밀히 말하면 1병'이라고 말하고 싶다. 돌이켜보면, 소주 한 병을 마시고 술자리'를 마쳤을 때가 가장 좋았던 것 같다. 왜냐하면 나에게는 소주 1병'을 마시고 난  취기'가 가장 기분 좋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기분이 좋아지면 나는 언제나 버릇처럼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만든 " 밀리언달러베이비 " 를 이야기한다.

 

그중에서도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장면은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병실'에 누워 있는 제자'를 찾아가서 몰래 안락사 시키는 장면이다. 감독은 스승이 반신불수인 제자의 병실을 찾아와 제자가 간절히 요구했던 소원대로 안락사'를 시키는 장면을 매우 빠르게 진행한다. 이 과정에서 값싼 신파는 존재하지 않는다. 망설임 없는 신속한 처리'는 두 사람 사이에 형성된 확고한 신뢰'가 없었다면 불가능한 결정'이었기 때문이다. 감독은 숨죽이며 흐느껴우는 신파'를 버리는 대신 신뢰'라는 키워드를 건져 올린다. 감정의 과잉'이 보이지 않는다. 잠시 동안 나눈 눈인사'와 짧은 고해, 그리고 늙은 복서가 어두운 복도를 성급히 빠져나가는 어두운 어깨'만 있을 뿐이다.

 

하지만 사람들은 이 장면에서 " 종종 " 실망한다. 왜냐하면 이 장면이야말로 눈물을 쏘옥 빼버릴 만한 클라이막스'가 아니었던가 ? 로미오가 줄리엣을 부여잡고 통곡하는 장면이 아니었던가 ?   하지만 감독은 욕심을 버리고 건조하게 마무리한다. 늙은 감독이 이 장면을 통해서 말하고 싶었던 것은 신파'가 아니라 신뢰'에 대한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술 기운에 흥이 난 나는 지난번에도 했던 말을 뻔뻔하게도 처음 하는 소리처럼 또 다시 늘어놓는다. 눈을 지그시 감았다가 치켜뜬다.

 

" 그렇지. 감독은 그 장면에서 사람과 사람 사이에 형성된 신뢰에 대한 질문을 던진 거야.  눈물을 보이지 말 것, 세련된 영화들은 슬픈 장면에서는 일부러 눈물을 보이지는 않아. 채플린을 보라고 ! 울컥 하는 장면에서 채플린은 절대로 눈물을 보이지 않아. 수줍은 얼굴을 보일 뿐이잖아. 이 영화도 마찬가지야. 죽음을 동정하는 순간 늙은 복서와 젊은 복서가 맺은 우정은 빛을 잃는다고 감독은 생각한 거야. 사랑으로 비춰지기'를 우려했던 감독의 뜻이지. 눈물이 넘치면 추해지고, 웃음이 지나치면 무례해지는 것과 같아. 감정이란 아슬아슬하게 경계 위에 있을 때'가 절절한 법이지. " 

 

술'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 기분 좋게 취하다가 주량을 넘기면 추해지는 것처럼. 스티븐 킹이 쓴 < 그린마일'> 에서 " 비터벅 사형 장면 " 부분을 읽으면, 나는 밀리언달러 베이비'에서 느낀 그 담백한 장면들이 생각난다. 스티븐 킹'은 이 장면에서 호들갑스러운 연출을 자제하고 부드럽지만 깔끔한 문장'으로 다음과 같이 이끈다. 

 

추장은 목사가 잔잔한 물가에 눕는다는 내용의 찬송가를 부르기 시작하자 울기 시작했다. 우는 것은 나쁘지 않았다......  솔직히 말해서 나는 그들이 우는 모습을 보는 게 좋다. 울지 않으면 슬슬 걱정이 된다. 

 - 그린 마일

 

스티븐 킹'은 과감하게 "나는 그들이 우는 모습을 보는 게 좋다. 울지 않으면 슬슬 걱정이 된다. " 라고 1인칭 고백체'를 통해 회상한다. 얼핏 읽으면 반인륜적인 표현으로도 보이지만 그 속내는 추장에 대한 화자의 연민'이다. 킹은 어떻게 하면 독자들에게 소설 속 상황을 알기 쉽도록 표현할까'에 목숨을 거는 작가 같다. 그는 그린마일'에서 말보다는 주먹이 먼저 앞서는 성질 급한 남성'에 대하여 다음과 같은 문장으로 독자를 웃긴다.

 

남자의 손은 겨우 절반만 길들인 동물과 같다. 대체로 온순하게 지내다가도 이따금 이탈해서 처음 보는 대상을 덮어놓고 무는 것이다.

 

이 정도면 완벽에 가깝지 않을까 ?  앞뒤 안 가리고 툭 하면 주먹을 휘두르는 남자의 주먹을 사나운 개의 주둥이'로 묘사하다니 말이다.  나는 이 문장에 줄을 긋고 한참동안 웃었다. 오, 킹 아저씨 ! 오, 귀여운 킹 아저씨 !! 볼수록 정이 가는 선생님이다. 사형수를 다룬 소설이라는 측면에서 나는 종종 < 그린 마일 > 을 공지영이 쓴 <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 과 비교하고는 한다. 결론은 스티븐 킹'이 얼마나 우아한가를 새삼 다시 느낀다. 다음은 공지영의 "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에 나오는 사형수 윤수의 고백이다. 그의 목소리는 장마철에 물 먹은 습자지 같다.

 

이곳 구치소에 들어와서 저는 처음으로 인간다운 대접을 받아보았기 때문입니다. 인간이라는 게 무엇인지 처음으로 알았고, 사랑이라는 게 무엇인지 처음으로 알았기 때문입니다. 제가 살인자로 이곳에 오지 않았더라면 제 육체적 생명은 더 연장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제 영혼은 언제까지나 구더기 들끓는 시궁창을 헤매었을 것입니다. 기다리는 것, 만남을 설레며 준비하는 것, 인간과 인간이 진짜 대화를 나눈다는 것, 누군가를 기도한다는 것, 서로 가식 없이 만난다는 것이 무엇인지 알았습니다.

-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전쟁터로 향하기 전 군인들을 앞에 놓고 장광설을 늘어놓는 장군의 연설문 같다. 사형수와의 사랑이라는 비극적 상황을 설정하기 위해서 공지영은 구질구질하게 온갖 신파를 끌어들인다. 인간'이라는 단어만 무려 네 번 나온다. 인간, 영혼, 인간, 대화, 인간과 인간, 생명, 가식, 기도, 만남. 눈물을 자극할 수 있는 모든 수사와 단어'가 동원되는 것이다. 그런데 정말 꼭 이런 물폭탄 장치'로 독자를 울리는 것이 클라이막스'를 위한 최선의 방식이었을까 ? 우아하게, 킹 할아버지처럼 우아하게, 소설가'라면 감정의 과잉을 적당히 숨겨야 하는 미덕을 갖는 것이 좋지 않을까 ?

 

공지영의 이 소설을 읽으면 60년대 한국 반공 영화'가 떠오른다. 적이 쏜 총에 맞아 최후를 맞는 주인공의 모습이 스친다. 총 맞고, 쓰러지고, 죽으면 되는 5초 분량의 장면'을 10분씩 끌고가는 그 신파 말이다. 쓰러질 듯 쓰러질 듯 쓰러지지 않고, 죽을 듯 죽을 듯 죽지 않는 주인공의 질긴 생명력'을 보면 짜증이 난다. 클린트 이스트우드처럼, 스티븐 킹'처럼 간결하지만 강렬하게 끌고갈 재주는 없는 것일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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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13-07-15 11: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는 작가다 공지영 편을 해설해 주신 것 같아요.^^
얼마 전에 화이트 하우스 다운을 봤는데 주인공만 비켜가는 총알들과 허무하게 추락하는 블랙 호크 등이 어이 없었어요. 좀 공정하기만 했어도 시원한 액션영화될 뻔 했는데 말예요.

곰곰생각하는발 2013-07-15 13:20   좋아요 0 | URL
나는 작가다, 가 별로 인기가 없는 거 같아요.. 으하하하...
전 사실 드라마도 거으 안봅니다. 왜 주인공을 중심으로 돌아가잖아요. 나머지는 다 들러리고 말이고
난 이게 도통 집중이 안 됩니다. 뭐 총알이 빗겨나가는 건 말할 것도 없고 말이죠..후후...

히히 2013-07-15 17: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저는 계속 '엄마를 부탁해'가 생각날까요?
공지영은 독자를 여성에 두는 듯 하고 25세전으로 한정하는 것 같아요.
화자가 말하는 것인지 작가가 말하는 것인지 분간이 가지않을 때
사실감이 살아있는 맛을 보기도 하지만
상상의 쾌감을 뭉게는 경우도 있습니다.
독자의 감정까지 어루만질 이유는 없습니다.
그 자극을 찾아 수많은 책을 기웃거립니다. 저는요 충분히 자립적입니다.
'봉순이언니'는 좋았습니다.

추가로
작가가 원하는 눈물과 독자의 것과는 핀트가 맞지않습니다.
35세 즈음에 [능소화]를 읽다가 엉뚱한 문장에서 눈물이 터져
가을밤을 적신 기억이 있습니다.
"다른 사람들도 우리 처럼 서로 어여삐 사랑할까요?"
원이 엄마에게 남편이 자주 고백했다는 이 말에
뻥 터졌습니다.
당시 남편과의 사이가 삐격거렸기 때문입니다.
허나 지금 다시 이 책을 든다면 당연한듯이 넘길 문장입니다.
신파는 우리의 여건이 만드는 것이지
작가의 몫으로 돌리기엔 다분히 억지가 있습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3-07-15 20:08   좋아요 0 | URL
보편적 신파가 있는 것 같습니다. 대부분 보편적 신파에 울잖아요.
예를 들면 시어머니가 갑자기 나타나 애를 데리고 어디론가 사라지는 장면에서 사람들은
대부분 빵 터지죠. 눈물이...
그런데 롤랑 바르트적 신파'도 있어요. ( 요건 제가 히히 님 글 읽고 방금 지어낸 거임 )
푼크툼이라고 하잫아요. 사적 찌름'으로 인한 사적 신파인 거죠.
아마 히히 님이 능소화에서 울었다는 것은 사적 신파에 해당될 것입니다.
그런 측면에서 신파는 보편적인 것과 사적인 신파로 나눌 수도 있다고 봐요.
이 지점에서 작가는 대부분 보편적 신파에 매달리겠죠.
제가 아마 밀리언 달러의 그장면을 보고 가슴이 찡했던 이유는
개인적 사연이 있어서 일 겁니다. 이게 겹칠 때 터지거든요.

봉순이 언니는 함 읽어보도록 할께요..
 

 

 

 

 

 

 

이 영화가 나에게 술 한 잔 하자고 했다.

 

 

 

매력 있는 여성을 보면 함께 눕고 싶듯이, 좋은 영화를 보고 나오면 술을 마시고 싶다. 이건 본능적 허기'이기에 참기가 힘들다. 그러나 좋은 영화'라고 해서 모두 술 생각이 나는 것은 아니다. 쓸쓸하고 허전할 때 나를 위로해 주는 것은 여러분이 아니라 술과 영화'다. 다음 영화 목록'은 술 생각'이 간절한 영화들이다. 그 전에 올린 글을 다시 정리하여 올린다.

 

 

1. 밀리언 달러 베이비

밀리언 달러 베이비'를 보았다. 심장이 뛰었다. 취하고 싶은 밤이었다. 술집에서 그 여자와 나는 그 영화에 대한 이야기만 했다. 그녀는 토끼처럼 귀를 쫑긋 세우며 들었고 나는 쉼표 없이 말했다.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관객에게 원했던 것은 값 싼 동정이 아니라 동의'라는 말을 했다. 마틴 스콜세이즈의  < 성난 황소' > 에 대한 이야기도 했던 것 같다.  영업이 끝날 때까지 우린 밀리언 달러 베이비' 이야기를 했다. 그때까지도, 그때까지도 내 심장은 천둥처럼 뛰었다. 나는 천천히 눈을 감았다가 눈을 떴다. 여자의 눈동자가 캄캄한 밤 하늘 위에 뜬 인공위성처럼 반짝였다. 그날 우리는  습관처럼 798번째 섹스'를 했고 1098번째 섹스를 끝으로 헤어졌다.  

 

 

 

 

2. 키즈리턴 

 

대학로 동숭 아트 센터'에서 기타노 다케시 감독의  < 키즈 리턴' > 을 보았다. " 실패했을까 ?  " 라는 질문에 친구가 답한다. " 빠가야로, 우린 아직 시작'도 안 했어. " 영화가 끝나고 나오니 아직도 날이 밝다. 마로니에 공원에 앉아서 혼자 소주를 마셨다.  

 

  

 

3. 다이하드 3 

아뿔사 ! 영화표를 샀더니  친구와 나는 돈이 없었다. 그것도 종로 3가 한복판에서 말이다. 친구가 그토록 보고 싶었던 다이하드 3'는 매진,매진,매진'이었다. 결국 우리가 선택한 시간은 마지막 회 영화 상영'이었다. 앞으로 네 시간'은 버텨야 한다. 돈을 다 털어보니 남은 돈은 칠천 원 정도. 이리저리 돌아다니다가 1평 남짓한 구멍가게'로 들어갔다. 가게 안에는 간이 탁자 한두 개 놓여 있는 그런 풍경의 구멍가게. 추위도 녹일 겸 우린 두부 한 모를 시켜서 막걸리'를 마시기 시작했다.

 

친구야, 이 추위를 버티기 위해서는 술을 마셔야 한다구. 러시아를 봐. 그놈들은 얼어죽지 않기 위해서 보드카를 마시잖아.  우린 존 맥클레인 형사의 활약상을 위해 마시자구 ! 자, 건배. 시작은 좋았다. 그렇게 마신 막걸리가 다섯 병. 취할 때로 취했다. 밖을 나오는데 휘청 휘청. 야, 야야야야. 이거 우리가 존 맥클레인 걱정할 때가 아닌데 ! 빌어먹을. 하여튼 우린 영화'를 보았다. 나중에 깨달은 사실이지만 가지 말았어야 했다.

 

500석 가까운 좌석은 앞 줄까지 매진이었다.  예고 상영 때부터 졸음이 쏟아졌지만 두 눈을 부릅뜨고 참았다. 존 맥클레인 아저씨가 펼치는 대활약'을 보기 위해서. 영화가 시작되었다. 하지만 상황은 묘하게 꼬였다. 덜덜 떨면서 밖에서 술을 마시다가 갑자기 따스한 곳'으로 들어오니 속이 좋지 않았다. 우리는 둘 다 깊은 잠에 빠졌다. 다시 눈을 뜬 이유는 누군가가 신경질적으로 어깨를 흔들었기 때문이었다. 정신을 차리니 여기저기서 궁시렁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막걸리 냄새가 극장 안에 진동을 했으리라. 친구가 내 귀에 대고 속삭였다. 크억!  친구야. 크억 !   아, 나. 나나나나 토할 것 같아. 크으으으으윽.  토할 것 같다 ! "  이런 빌어먹을, 오도가도 못할 상황은 존 맥클레인이 아니라 나'였다.  씹새끼, 여기서 토하면 우린 모두 죽는다. 밖을 나가자면 좌석 열 명'은 지나쳐야 한다.

 

그때 갑자기 친구가 크으으윽 소리를 요란하게 내면서 일어났다. 마치 무협 만화에서 나오는 의성어 크아아아아앙,  이러한 느낌처럼 말이다. 순간 올 것이 왔구나 하는 느낌이 왔다. 친구가 입을 막더니 황급히 밖을 나가며 무릎과 무릎들을 헤쳐나갔다. 여기저기서 비명 소리가 낮게 들렸다. 이크. 존 맥클레인 형사'가 일촉즉발 위기'를 모면했다. 관객이 내지른 비명 소리가 어떤 의미'였는지는 아리송했다. 존 맥클레인의 대활약'을 그토록 보고 싶었던 친구는 돌아오지 않았다. 나는 그날 걸어서 집으로 갔다. 2시간 만에 도착했다. 영화는 다이하드 시리즈 중 최악이었다. 토 나올 만한 영화였다.   

  

 

4. 가을의 전설

오후 1시 40분. 그러니깐 그녀는 비행기 안에 있을 것이다. 내 첫사랑 여자'는 일본으로 이민'을 갔다. 어머니가 아버지와 이혼 후 일본인 남자와 결혼한 까닭에,  그 여자'도 엄마를 따라 일본'으로 떠났다. 나는 그날 공항에 가지 않았다. 내가 찾은 곳은 동네 삼류 극장'이었다. 그곳에서 < 가을의 전설' > 을 보았다. 한낮에 울기에는 이곳만큼 좋은 곳도 없었다. 나는 울기 위해서 표를 끊었다. 몇 시간 동안 울어도 됩니까 ? 매표원에게 물었더니, 매표원은 심드렁한 표정으로 말했다. 껌 씹는 소리와 겹쳐서 들려왔다. " 2시간 30분 정도는 펑펑 울 수 있어요. 이 극장은 대부분 낮에 울기 위해서 오는 관객들이랍니다. 펑펑 우세요. "  

 

극장 안은 온통 남자들로 가득했다. 양복을 입은 40대 남자들이 대부분이었다. 집에서는 듬직한 가장이었으니 모두 당당한 어깨였으리라. 그들은 직장에 가는 대신 극장으로 몰렸다. IMF로 인하여 권고사직이나 실직을 한 모양이었다. 집에다가는 직장에 간다고 말하고 나온 모양이었다. 사람들은 영화가 시작하자마자 작정한 듯 울기 시작했다. 대성통곡을 하는 이도 있었다. 나도 펑펑 울었다. 소주 네 병은 마신 것처럼 어질어질했다. 가끔 티브이'에서 이 영화를 상영하면 첫사랑 여자'가 생각나고는 한다. 불이 켜지고 영화가 끝나면 사람들은 극장 로비'로 나가 극장 측에서 준비한 얼음팩으로 부은 눈덩이를 마사지했다. 그리고는 방긋.

 

   

 

5. 조지아 

영화 <조지아> 에서 제니퍼 제이슨 리’는 무명 가수’를 연기한. 그녀가 선술집 무대 위에 오른다. 처마 밑에서 녹는 고드름처럼 여기저기서 간헐적으로 박수 소리가 들린다. 예의상 보내는 박수이리라. 그녀는 깊은 주름과 퍼렇게 멍든 눈을 가리기 위해 짙은 스모킹 화장을 한 얼굴로 객석을 바라본다. 그녀는 깊게, 심호흡을 한다. 노래를 부른다. 영화는 거기서 끝난다. 그 흔한 성공 스토리도 없다. 성공을 빛내기 위해서 실패'를 곁가지로 이야기하는 서사는 촌스럽다.    

 

실패는 오롯이 실패일 때 아름답다. 내가 조지아'라는 영화에서 발견한 것은 담백한 실패'였다. 높낮이가 거의 없는 멜로디처럼, 담담하게 고백하는 실패담'은 겸손하다. 우리는 술을 마셨다. 실패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여자가 말했다. " 형은... 반드시 실패할 거야.  우리의 연애도 실패할 거야. "  나는 웃으면서 말했다. " 실패는 재단사의 좋은 도구이지. " 술에 취한 그녀가 내 뺨을 때렸다. 다음날, 나는 대낮에 동네 삼류 극장으로 갔다. 매표원 아가씨'가 나를 알아보고는 말했다. 껌 씹는 소리가 겹쳐서 들려왔다. " 자주 오시네요 ? "   

 

 

6. 사실은 당신과 봤던 모든 영화.

사실은 우리의 데이트 코스'는 늘 일정했다. 영화'를 보고, 술을 마시고,  헤어지거나 모텔에 갔다. 좋은 영화는 좋은 느낌대로, 후진 영화는 후진 느낌대로 그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늘 그렇듯이 그녀는 들었고 나는 말했다. 형편없는 영화일 때'는 늘 밀리언 달러 베이비'와 비교하고는 했고, 좋은 영화일 때도 밀리언 달러 베이비'를 인용하고는 했다. 그러니깐 그녀와 나는 헤어질 때까지 밀리언 달러 베이비' 이야길 줄곧 했던 것이다. 지금 돌이켜 보면 내 심장을 오래도록 뛰게 만들었던 것'은 그 영화 때문이 아니었다. 당신이 있어서, 천둥처럼 뛰었던 것 같다. 내 심장은 그 사실을 몰랐다.언젠가 주말의 명화에서 이 영화'를 우연히  보게 된다면, 당신도 보고 있다면, 나는 당신을, 당신은 나를 기억할 것이다. 그때처럼,  천둥이 치겠지. 노장의 말을 빌리자면 이길 때가 있으면 질 때'도 있는 법이지. 레마르크의 소설 제목을 인용하자면 사랑할 때가 있으면 이별할 때도 있는 법이지. 안녕, 모스쿠라 ! 

 

 

 

 

 

 

 

 

 

 

 

 

 

그외, 나를 술 마시게 만들었던 영화들 

 

 

 

 

 

 

 

연어알, 샌프란시스코에서의 하룻밤, 2004년 시네마떼끄 기념 상영전  아비정전,  아라비아의 로렌스, 에밀 쿠스트리차의 실패한 몇몇 작품들 : 그의 몰락이 믿겨지질 않았서 술을 마셨다. 

 

타르콥스키의 거울,  팀버튼의 피위의 대모험, 비틀쥬스, 가위손, 에드우드, 크리스마스의 악몽,  마틴스콜세이즈의 택시드라이버, 코미디의왕, 비열한 거리. 조단테의 그렘린 2, 마티니. 아, 그리고 기타노 다케시의 모든 영화.  나이 들수록 점점 성숙해지는 알모도바르의 영화들, 캔로치의 레이닝스톤 : 이 영화 보고 정말 많은 술을 마셨다.   그리고, 그리고, 그리고...... 그 무수한 영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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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forte 2013-07-15 00: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함께 영화를 보고나서 술을 마실만한 연인이라면 헤어져도 사연과 추억은 많이도 남을듯요. 영화보며 치즈 뿌린 나쵸에 콜라먹고, 영화가 끝나면 택시타고 각자 집에가는 그런 애인에대한 기억은 추억도 없이 가물거리기만.....
오늘은 술...은 못마시니 좀 그렇고, 술안주 땡기는 영화한편 봐야할듯요. 아직 이곳은 일요일....

곰곰생각하는발 2013-07-15 00:50   좋아요 0 | URL
여기도 아직 일요일입니다. 아니구나 월요일이다..ㅎㅎ
말이 좋아 낭만이지 사실 영화 보고 술 마시는 코스... 굉장히 클래식하잖아요. 별로 안 좋아할 것 같아요.
전 이상하게 영화 보고 나오면 그렇게 술이 땡기더라고요. 할 얘기도 많고....
사실은 몇 달 전에 했던 얘기 다시 하고 그런 거죠....

어떤 영화 좋아하세요 ? 함 리스트 올려주십셔. ~~

iforte 2013-07-15 01:17   좋아요 0 | URL
히힛. 제 취향 듣고서 놀리지마세염. 저는 딱 다섯가지 쟝르의 영화만 봐요. 액션, 코미디, 에스에프, 환타지, 애니메이션.
이 장르들이 겹쳐지면 겹쳐질수록 그런 영화는 더 좋아하고요. 가령 매트릭스, 반지의 제왕, 호빗, 맨인블랙 시리즈요. 스릴러나, 공포영화, 재난 전쟁영화는 심장에 받는 압박이 넘 심해서 못보고요. 로맨스는 신경질나서 못보구요. 드라마는 졸려워서 못봐요. ㅡ.,ㅡ;;;;

제 개인적 성격 혹은 인생관을 표현하라고 해도 딱 이 다섯 단어를 말해요. 한마디로 이상과 현실의 완전결합이라고 할까요..? 그러니, 이 다섯 쟝르의 개성을 한 인간이 가지면 어떻게 되겠어요. 한마디로... 엽기...그 자체.... ㅍㅎㅎㅎㅎ

곰곰생각하는발 2013-07-15 04:17   좋아요 0 | URL
아름다운 합체'네요. 전 다행히 장르를 가리지는 않습니다. 정말 닥치는대로 다 봅니다. 그래도 그 5가지 장르가 합치면 뭔가 답은 나오네요. 활동적이고, 쾌활하며, 솔직하고, 낯가림이 없는....
그런 모습이 떠오릅니다. 선천성 명랑함이라고 할까요 ? 포르테 님은 MBTI에서 EN - 쪽 성향을 보이는군요. 외향적 성격 말입니다. 전 INTP예요. 죽으나사나 인피티'더군요.

에스에프 하니 테리 길리엄의 < 브라질 > 이란 영화가 생각났네요. 참... 걸작이었는데 말이죠...

히히 2013-07-15 14: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싱싱한 해산물에 맑은 소주를 찾는 신랑과
다를 게 없습니다.
아마도...
영화라는 푸짐한 안주에 술은 필수지요.

대낮에 일하기 싫어 영화관엘 갔는데
혼자뿐이더라구요.
독방을 차지하고 열심히 관람하고 있는데
뒤가 간질간질하여 돌아보니
아저씨가 영화를 상영하면서 고개를 내밀고
영화감상을 하고 있었습니다.
완전 깜놀!
제목이 '두여자'였으니까요.
상관없는 남자와 둘이 보기엔 진했습니다.ㅋㅋ
예전엔 혼자서 영화관을 즐겼습니다.
순전히 제 시간을 갖고 싶어서.

곰곰생각하는발 2013-07-15 21:45   좋아요 0 | URL
싱싱하 해산물에 소주라.. 최고죠.
정말 제가 해산물에 소주 좋아라 합니다.
회는 별로고 왜 해삼, 멍게 조개 이런 거 있잖습니까.
그거 좋아합니다.

내가 아는 분은 혼자 공포 영화 보다가 너무 무서워서 극장 측에 불 켜달라 하고 봤다고 하더라고요..
진짜 켜주었다고 합니다. 왜 예고편 할 때 그때 조명 있잖습니까..

팜므느와르 2013-07-17 08: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왠지 첨 시작할 때부터 6번의 결론이 나오지 않을까 조마조마 읽었지요.
역시 곰발님의 센스란! 흐흐~~
근황으로 새로운 '당신'과 본 영화도 소개해주시어요.

곰곰생각하는발 2013-07-17 08:29   좋아요 0 | URL
전 대부분 5,60년대 영화만 보느라 요즘 영화들은 안 보는데..
이번에 마스터;라는 영화는 보러 갈 겁니다. 고거 보면 알려드리겠습니다.
 

 

 

 

두 권의, 영화평론집

 

 

로저애버트, 위대한 영화 vs 정성일, 필사의 탐독

 

두 사람의 차이는 명확하다. 로저애버트는 쉽게 쓰고, 정성일은 어렵게 쓴다는 점이다. 물론 두 사람을 단순 비교하는 것은 억지스럽기는 하다. 로저애버트는 대중적 글쓰기/저널리즘 평론을 하는 평론가인 반면, 정성일의 평론은 로저애버트보다 철학적이며 학술적이다. 그렇다면 두 사람은 전혀 다른 분야에서 활동하는 평론가인가 ?!  그건 아니다, 둘 다 영화에 대한 평론을 하는 평론가.

쉽게 쓰인 문장은 가급적이면 어려운 단어를 동원하지 않고 쉬운 단어를 선별한다. < 별리하다 > 라는 말 대신 < 이별하다. > 라고 쓴다. 반면 어렵게 쓰인 문장은 < 이별하다 > < 헤어지다 > 대신 < 별리하다 > 라는 단어를 선택한다. 우리가 착각하고 있는 것 가운데 하나가 바로 알기 쉽게 쓰인 문장보다는 어렵게 쓰인 문장이 좋은 문장이라고 생각한다는 점이다. 개 풀 뜯어먹는 소리다. 밑구멍으로 호박씨 까는 소리이며, 이명박이 스스로를 도덕적으로 완벽한 정권이라고 말하는 소리이다. 개소리다.

로저애버트는 매우 쉽게 자신이 보고 느낀 바를 독자에게 전달한다. 영화 < 달콤한 인생 >의 주인공인 마스트로얀니에 대한 묘사에서, 애버트는 그를 머리가 아파서인지 아니면 영혼의 깊은 통증 때문인지, 그는 눈을 가늘게 뜨고 세상을 바라본다. 라고 쓴다. 이 단순한 문장은 사실 이 영화가 관객에게 말하고 싶었던 모든 것을 말해준다. 술과 쾌락에 젖어 환락의 밤을 보내는 불쌍한 영혼에 대한 서사를 두통과 영혼의 통증이라는 간략한 말로 압축한다. 반면 정성일은 허진호의 < 외투 > 에서 두 주인공이 나누는 대화를 다음과 같이 쓴다.

 

그 씬의 대사 자체는 하나도 이상하지 않지만 문 앞에서 나눈 쇼트의 사운드는 문에 의해서 구태여그 대사의 디제시스에 어떤 주관성을, 내면화를, 착각을, 부정확성을, 무엇보다도 비현실성을 부여한다.  그 쇼트는 한 씬 안에서 객관적, 현실적, 실제적 장면을 보여 준 다음, 쇼트를 나누어서 뒤이어지는 대사에 의혹, 기대, 착각, 환청, 무엇보다도 모호함을 통해서 무인가 그 자연스러운 장면을 기괴하게 만든다. “

- 정성일, 필사의 탐독

나는 로저애버트나 밀란 쿤데라 그리고 스티븐 킹의 산문을 읽으면 < ! > 라는 감탄사를 뱉는데 반해 정성일의 산문을 읽으면 < ? > 라는 의문사를 뱉는다. 정성일이 잘난 척하며 쓴 저 긴 만연체는 간단하게 < 주인공들이 나누는 대화는 그들이 머문 장소에 어울릴 만한 대사는 아니기에 약간 기괴한 느낌을 준다. > 라고 쓰면 된다. 그런데 정성일은 지긋지긋하게 나열해서 늘린다. 아무것이나 나열해서 병렬로 늘리면 문장이 된다고 생각하는 것은 착각에 가깝다.

저 위에 쓰인 문장은 먹물들이 너무나 사랑해서 10초마다 애용한다는 전설의< must have 아이탬 3종 세트 >가 적나라하게 사용된 훌륭한 예이다. < ~ / >, < ~ / >, < ~ / > . 3가지번역투 문체가 없으면 그들은 문장을 하나도 연결하지 못한다. 물론 저런 문장을 호의적으로 바라보는 사람들도 있기는 하다. 게는 가재 편이라고,  젠 체하는 먹물들은 저런 문장이 까리하다고 생각한다. 가지도 아니면서 가지가지하고, 기린도 아니면서 끼리끼리 논다.

저런 문장은 난해한 문장도 아니고, 좋은 문장도 아니며, 뛰어난 영화 분석도 아니다. 저 문장은 난해한 것이 아니라 문장을 난도질한 것에 불과하고, 좋은 문장이 아니라 나쁜 문장이며, 뛰어난 분석이 아니라 형편없는 분석이다. 정성일은 테엽장치 시계를 분해하고 조립하는 과정에서 분해만 한 채 조립은 하지 않고 방치한 것과 같다. 로저 애버트는 마지막 문장의 마침표를 질질 끌지 않는다. 그는 훌륭한 평론가다. 그는 파스빈더의< 불안은 영혼을 잠식한다 > 에 대해

파스빈더는 감정의 고양된 상태와 침울한 상태를 영화에서 모두 제거하고, 한가운데 자리잡고 있는 조용한 절망만을 간직한다.고 쓴다. 아마 그의 영화를 본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모두 이 문장에 감탄했을 것이다. 정말 그렇기 때문이다. < 조용한 절망 > 이라는 문장을 읽을 때, 나는 울컥했다. 왜냐하면 오래된 그 영화가 보여준 장면과 장면이 주마등처럼 스쳤기 때문이었다. 좋은 문장은 결코 젠 체하지 않는다. 다음 문장을 보자.

 

카사블랑카: 마지막 장면의 클로즈업에서 버그먼의 얼굴은 혼란스러운 감정을 표출한다. 혼란스러웠을 법도 하다. 촬영 마지막 날까지도 비행기에 오를 사람이 누구인지를 확실히 아는 사람이 영화 관계자 중에 한 사람도 없었기 때문이다. 영화를 촬영하는 동안, 버그먼은 영화가 어떻게 끝날지를 전혀 모르고 있었다. 그런 배경 사연은 그녀가 등장하는 장면에서 그녀가 보여주는 감정의 신뢰성을 높여주는 기묘한 결과를 낳았다. 그녀는 바람이 불고 있다는 것만 알았지, 어느 쪽으로 불고 있는지는 알 수가 없었던 것이다.

애버트가 훌륭한 문장가인 이유는 : 그녀는 바람이 불고 있다는 것만 알았지, 어느 쪽으로 불고 있는지는 알 수가 없었던 것이다,  라는 문장을 보면 알 수 있다. 정성일이라면 이 문장을 이렇게 묘사했을 것이다. “ 할리우드 시스템은 배우와 스텝 간의 계급적 차이를 조성한다. 그것은 결국 비디제시스와 디제시스 간의 운명적 간극의 문제이며, 불화를 조성하고, 소통은 단절되며, 잡음은 끊이지 않는다. 그러니깐 버그만이 공항에서 보여준 혼란스러운 연기는 매우 이상한 방식으로 결정된 것이다. 그녀의 연기는디제시스에 어떤 주관성을, 내면화를, 착각을, 부정확성을, 무엇보다도 비현실성을 부여한다.

라고 쓰지 않을까 ? 다음은 그가 쓴 취화선 촬영 현장 일지'이다.

 

우리는 소설을 읽고 난 다음 아무렇게나 말하지 못한다. 조이스나 프루스트 같은 미로를 헤치고 나온 다음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으면서 그저 할 수 있는 일은 친구들의 이름이 적힌 수첩을 들추면서 우리의 하루를 돌아볼 뿐이다. 세잔의 그림을 보고 난 다음 그 감흥을 아무렇게나 말하지 못한다. 브루크너의 제 8교향곡 3악장 아다지오에 대해서 방금 듣고난 다음에도 다시 한 번 더 듣고 말하겠다고 대답을 미룬다. 베케트의 무대는 거의 등장인물이 없는데도 무언가 보지 못한 것이 거기 있다고 생각하게 만든다. 그런 영화는 보고 나오면, 그 영화가 난니 모레티건, 허우 샤오시엔이건, 제임스 캐머린이건, 데이비드 린치건, 임권택이건, 그게 누구의 영화건, 누구라도 영화관 문을 나서면서 방금 보고 나온 것에 대해서 금방 입을 연다.

 

- 필사의 탐독

 

장승업이라는 동양화가'를 이야기하면서 조이스, 프르스트, 세잔, 브루크너, 베케트, 모레티, 샤오시엔, 캐머런, 린치를 이야기하는 이유는 뭘까 ? " 우리 것은 좋은 것이여 ! " 를 좀더 글로벌하게 확장한 예일까 ? 동서양 예술가들이 한자리 한마당에 모여서 어울렁 더울렁 뒤엉켜서 운우지정을 나누는 문장 같다. 모를 일이다. 정성일의 문장은 참... 쓰다. 쓸개 같은 문장이다. 나는 이런 문장을 오감보쉼빠빠와 슈퐁크오빠’가 내뱉는 혀 꼬부라진 취중농담이라고 말하고 싶다. 뭔 소리인지 알기 쉽게 말하라. 니미 뽕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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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2013-07-14 15: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이 글, 거듭 읽어도 재밌습니다.
파스빈더에 대한 로저 애버트의 표현은 정말이지 기가 막히네요.

곰곰생각하는발 2013-07-14 16:02   좋아요 0 | URL
전 처음에는 애버트 글이 너무 평이해서 실망을 많이 했어요. 그래서 우연히 화장실에서 다시 읽었는데 정신없이빠져들더군요. 핵심을 짚는 문장이 탁월해요. 어렵게 쓰지 않아도 정확히 딱 그 부분을 씁니다. 카사블랑카에 대한 그 바람.. 어쩌구 하는 부분은 정말 탁월했습니다. 왜 로저 애버트가 훌륭한지를 알게 해줍니다.

iforte 2013-07-14 23: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ㅍㅎㅎ '니미 뽕'... 어려서부터 똥자루'같은 말만 듣고 자라서인지 참 정겹게 들린다는...
책 전체를 읽어보지 않아서 잘 모르겠지만 첫번째 인용한 정성일의 문장은 완전히 논문 형식이군요. 만약 논문심사하는데 '눈을 가늘게 뜨고 세상을 본다'는 식의 표현을 쓴다면, 그 압축성, 다의성, 따라서 해석의 모호성 때문에 퇴짜맡기 십상이겠네요. 문제는 정성일이란 사람이 대중평론가인지, 학계에 몸담은 자이라서 전문 연구자들을 위해 글을 쓰는 사람인지, 자기 정체성을 분명히 해야할 필요가 있겠군요. 그 정체성이 흔들리면 딱, 박쥐되는거죠.

p.s. 어려서는 똥자루라고 어른들이 (특히 삼촌이) 놀릴때마다 무지 서러웠는데, 지금 생각하면 똥자루 맞아요. 특히 화장실 가기 전후, 몸무게가 2kg씩 차이날때는 도무지 뱃속에 뭐가 들었나 자괴감이.... ㅋㅋㅋㅋㅋ

곰곰생각하는발 2013-07-15 00:07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ㅎ. 눈을 가늘게 뜨고 세상을 본다'는 애버트의 글입니다욧... ㅎㅎㅎㅎㅎㅎㅎㅎㅎ.
제가 이리저리 섞다보니 혼동이 올 수 있음 !!!
어릴 때는 다 똥자루 같아야 귀엽지 않나요. 전 애들 귀여우면 똥강아지'라고 하는데
젊은 신혼 부부는 싫어할라나 모르겠네요.
제가 욕은 좀 구수하게 합니다욧..

iforte 2013-07-15 00:25   좋아요 0 | URL
아, 혼동한게 아니구요, 정성일은 의미를 구체적으로 설명'하려 했고, 애버트의 글은 다소 문학적으로, 함축해서 표현'했다고 설명과 표현의 차이를 말하려 했사와요. 에구... 글솜씨가 워낙 없다보니 뜻전달이 생각처럼 쉽지가 않네요. ㅠㅡㅠ

곰곰생각하는발 2013-07-15 00:32   좋아요 0 | URL
아, 그뜻이군요 ! 크하하하하하....
하긴 저런 문장은 논문 형식으로 제출했다가는 작살나겠죠 ? ㅎㅎㅎㅎㅎ.
전 처음엔 애버트 문장이 왜 좋은 건가 했어요.
그러다가 그냥 화장실 가야 되는데 그냥 눈에 뜨이길래 가지고 가서 읽다가
다 읽게 되었습니다. 굉장하더라고요. 전 아무래도 문학적 취향을 가진 놈인가 봐요..ㅎㅎㅎ

히히 2013-07-14 23: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영화를 사랑한 시청자와
영화를 재료로 벌이를 하는 사업가의 차이. ㅎㅎㅎ

카사블랑카의 문장은 정말 좋습니다.
[섬] 보다는 카뮈의 서문이 더 유명한 것 처럼.
"길거리에서 이 조그만 책을 열어본 후
겨우 그 처음 몇 줄을 읽다 말고는
다시 접어 가슴에 꼭 껴안은 채
마침내 아무도 없는 곳에 가서 정신 없이 읽기 위하여
나의 방에까지 한걸음에 달려가던 그날 저녁으로 나는 되돌아가고 싶다."




곰곰생각하는발 2013-07-15 00:08   좋아요 0 | URL
저도 카뮈 때문에 섬'을 읽었습니다.
실망했던 기억이 나네요.
카사블랑카 저 문장은 쉽게 쓸 수 없는 문장이죠.
대단하다는 생각을 합니다.

팜므느와르 2013-07-17 08: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곰발님의 이런 씨알 먹히는 얘기들이 많은 이들에게 전파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세상에 쉬운 말로, 기막히게 좋은 글들을 쓰는 사람들이 쌔고 쌨는데 저렇게 써야 한다고 강박 갖는 학자(!)연한 체하는 이들이 많다는 게 현실입니다. 코미디죠.
근데 정성일식 문체를 완벽하게 해석하는 님이 저는 더 존경스럽습니다.

그나저나 로저 애버트를 장바구니에 담습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3-07-17 08:41   좋아요 0 | URL
씨알은 일단 먹히고 나야 뭘 말하는지를 알수 있는 것 아니게습니까 ?
저런 문장 보면 속에서 울화통이 터집니다.
내가 괜히 정성일 안티가 되는 게 아닙니다.
정성일 씨 영화제에서 자주 보는데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하여튼 계속 누군가와 이야기를 하는 모습만 저는 보았어요. 혼자 있는 걸 본 적이 없음.. 은근 수다쟁이인 것 같습니다.

바라리 2017-09-12 18: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시원한 사이다 글입니다!
 

 

 

 

 

 

 

보수란 무엇인가! 

부제 : 짬뽕딤섬. 

1. 캡사이신보다 더 화끈한 밤

그는 고교 졸업과 함께 친적이 운영하는 중국집 배달 일을 하면서 주방 일을 배웠다. 그리고 몇 년 후에 당당히 중화요리 요리사가 되었다. ( 그래도 여전히 주방 보조'였다. ) 몇몇 친구들이 그를 찾아갔다. 그는 자신이 직접 요리한 다양한 음식을 내오며 자랑스럽게 말했다. 매운 짬뽕을 잘 만든다고, 탕슈우우욱도 잘 만든다고, 군만두는 대한민국 중화요리의 수치라고, 부끄럽다고, 다 큰 어른들이 쪽팔리게 군만두 서비스로 안 주냐고 징징거리지 말라고, 한국인들은 군만두에 환장한 민족'이라고. 당시 군만두 서비스를 안 주면 화가 나서 징징거리는 성인에 속했던 친구들은 알았다고, 그만 하라고, 듣기 좋은 말도 여러 번 들으면 지겹다고 말했다 .

고등학교 때는 본드 불고, 눈에서 레이져 쏘던 놈이었는데 나이 들고 나서 정신 차린 것이었다. 나중에 그 친구의 여자친구도 술자리에 동석했다. 이런 자리에서 늘 하는 질문. 어디가 좋아서 둘이 사귀게 되었냐고 물었더니 방긋 웃으며 말했다. 쇼바 잔뜩 올린 오토바이가 멋있었다고, 삼일절만 되면 광복의 기쁨을 함께 하기 위해서 신나게 달리던 오빠의 빠라빠라빠라빰을 잊을 수가 없다고, 노랗게 물든 머리가 존나 멋있었다고, 성격도 화끈하다고. 그 소리를 듣던 그는 밤에는 더 화끈하다고 농담을 했다. 얼굴이 붉어진 여자는 부끄럽다는 듯이 조용히 말했다. 캡사이신보다 더... ... 화끈해...예.

그의 이름이 바로 천맹기. 중학교 1학년이 되도록 한글을 깨우치지 못해서 국어 시간에 책을 읽을 때는 늘 더듬거렸다. 그러니 공부를 잘 할 리가 없었다. 반에서 늘 꼴찌였다. 하지만 명랑한 친구여서 꼴찌를 한다고 기가 죽는 친구는 아니었다. 그 친구는 화교였다. 화교인 친구가 왜 중화학교를 다니지 않고 일반 국립 중학교에 다니는지는 모르겠으나, 하여튼 그 친구는 나와 함께 태극기가 바람에 펄럭이는 국립 중학교를 다녔다. 우리는 항상 태극기 앞에서 경례를 했으나 태극기는 단 한번도 우리에게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한 적은 없었다. 도도했다.

재미있는 사실은 그 친구가 사는 집은 전두환이 사는 연희동에 위치한 중화학교안이었다. 아버지가 중국인 학교 소사였기 때문에 친구는 학교 관사 안에서 살았다. 그러니깐 화교인 친구는 화교 학교 안에서 살았지만 학교는 일반 대한민국 중학교를 다닌 것이다. 지금 생각하면 미스테리한 일이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자식을 중화 학교에 입학시키지 않은 이유는 학교 소사인 아버지 때문에 자식이 기가 죽은 채로 학교 생활을 할까봐서 아들을 일반 학교에 보냈다고 한다. ( 정확한 이유는 잘 모르겠다. )

 

2. 보수란 무엇인가? 에 대한 답은 보수다.

아버님이 하시는 일은 고장난 책상을 수리하거나 파손된 학교 기물들을 보수하는 일을 하셨다. 내가 이 친구에 대한 추억으로 이 글을 시작하는 이유는 < 보수 > 란 무엇인가, 에 대한 글을 쓰기 위해서이다. 보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 건강한 보수란 무엇인가요? > 라는 질문에 대한 답변서이다. 진보와 보수, 빨갱이와 꼴통, 좌파와 우파 할 때의 그 < 보수 > 말이다.

니미... 보수의 정의에 대해서 토론하자고 하더니 고장난 책상 다리를 보수하는 그 보수로 시작하는 것이 못마땅할 수도 있겠으나, 나는 보수 / 保守에 대한 정의를 보수 / 補修라고 생각한다. 그렇다, 보수란 오랜된 것의 가치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서 고장난 부분은 수리를 하고, 보존하고, 대를 이어 물려주려는 정신이다. 그러므로 보수/保守 의 뜻은 보수/補修. 건강한 보수란 바로 낡은 것을 아끼고 사랑해서 버리지 않고 고쳐서 다시 쓰는 것이다. 옛것에 깃든 가치에 대한 긍정이다. 그것이 바로 건강한 보수.

문제는 보수를 대표한다는 < 새누리 > 의 정체성이 보수와는 거리가 멀다는 점이다. 내가 그들을 싫어하는 까닭은 보수인 척하는 보수이기 때문이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보수가 아니라 보신이다. 보수당이 아니라 보신탕이다. 자기 몸에 좋다면 얼씨구나 지화자 타령을 하며 곰 쓸개, 사슴 뿔, 물개 응응'을 날것으로 먹으며 보신을 한다 내가 각하를 보수주의자가 아니라고 단언하는 이유는 그가 지향하는 것이 이데올로기의 색깔이 아니라 돈의 색깔이기 때문이다. 그의 얼굴은 구리보다는 은의 색깔을, 은보다는 금의 색깔을 향한다. 그것은 빛에 반응하는 플라나리아의 머리. 그러므로 그는 이념적 보수가 아니라 거들먹거리는, 금전주의자 보스. 대다수 대한민국 사람들은 보수를 대표하는 사람을 뽑은 것이 아니라 백성 위에 상전으로 군림하려는 보스를 뽑은 것이다. 명박은 상득이와는 협력하지만 완득이와는 상종도 하지 않는 분이다. 상득이의 속박'은 자업자득이다. 그것은 명박한 사실이다.

그렇다면 민주당은 진보인가 ? 아마...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미친 놈이거나 미친 년이 될 것이다. 민주당도 보수 정당이다. 보신탕이다, 개고기다, 개소리다. 그것이 대한민국 정치사가 가지고 있는 비극이다. 병신 같은 놈이 정치판에서는 꽤 정의로운 놈이 되어 투사 운운한다. 대한민국의 비극은 새누리를 대표하는 보수당이 형편없기 때문이 아니라 그 대항마인 민주당이 대책 없는 꼴통이기 때문에 더 비극인 것이다. 새누리가 형편없는 점수를 받아도 민주당은 새누리를 따라잡을 수가 없다. 왜냐하면 새누리보다 점수가 더 형편없기 때문이다.그것은 브라질 축구 대표팀과 베트남 축구 대표팀이 경기를 하는 것과 비슷하다. 절대 이길 수 없는 경기를 관람하는 것만큼 재미없는 경기도 없다.

■ 물론 경기도는 있다. 행정 구역상 팔도 중 하나다. 하지만 경기도는 재미없다는 말은 사실이다. 경기도보다는 인천 월미도가 더 재밌다. 경기도와 인천은 그렇고 그런 사이다가 떠다닌다. 그래서 서영춘은 뿜빠라뿜빠 뿜빠빠.. )

보수와 보신주의 180도 다른 말이다. 그런데 보신주의자들은 자신을 보수주의자라고 생각한다.  자신을 보수주의자라고 생각하는 대한민국 사람들의 86.3%는 보수주의자가 아니라 보신주의자들이다. 보신주의자들은 자신의 입지를 공고하게 해 줄 빽과 줄 그리고 동창과 동향을 이용하는사람들이다. 그것은 단물만 쏙 빼먹는 알사탕 마니아의 사심이지 애향심이 아니다. 그들은 낡은 의자를 고칠 생각을 하지 않는다. 우리는 보수의 개념을 오해하고 있는 것이다. 건강한 보수주의자들은 말 그대로 그냥 보수주의자들이다. 옛것을 낡은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새로운 것은 적으로 간주하지 않는다. 그리고 자신의 기득권을 위해서 바득바득 발악하지 않는다.

진보도 마찬가지다. 진보는 빨갱이인가 ?  드라큐라인가 ? 늑대인간?! 진보가 수구보다는 개혁에 가깝다는 것은 사실이지만 진보가 말하는 개혁이란 낡은 의자는 버리고 새 의자로 바꾸자는 주의가 아니다. 건강한 진보주의자들은 왜 꼭 의자에 앉아서 수업을 하냐고 반문한다. 책상과 의자 대신 바닥에 앉아서 자유롭게 수업을 하자는 것이다. 제대로 된 진보는 전복보다는 전환을 모색한다. 발상의 전환 말이다.

 

3. , 뿅뿅. 짬뽕은 너무 매웠다.

내 친구의 아버지는 묵묵이 파손된 기물을 보수하셨다. 당신의 손을 거쳐 나온 물건은 모두 튼튼했다. 그는 박봉이었지만 스스로의 삶에 만족하셨다. 입신을 위해서 고향이나 지인의 이름을 팔지도 않았다. 그는 전라도 새끼라고 욕을 하지도 않았고, 경상도 새끼라고도 욕을 하지 않았다. 버려지는 것이 아까워서 고쳤을 뿐이고, 그 물건을 애지중지하며 아껴 썼다. 그의 작업장에는 크기가 다른 다양한 못들과 부품들이 있었고, 오래된 톱과 다양한 망치가 잘 정돈되어 있었다. 진정한 보수주의자는 자신만의 작업장과 연장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다. 그는 옛것을 사랑했지만 낡은 것을 폄하하지는 않았다. 그가 새로운 것을 불편해 한 이유는 적의 때문이 아니라 잡다한 기능이 너무 많아서 불편했기 때문이었다. 손에 익은 것을 좋아했을 뿐이다. 그는 훌륭한 목수이며 건강한 보수주의자였다.  그의 아들은 전교에서 꼴지를 했지만 지금은 전국에서 가장 매운 짬뽕을 만드는 중화요리 전문점의 주방장이 되었다.

나는 친구들과 함께 그 녀석이 일하는 일터를 찾아간 적이 있다.  비록 그가 손수 만든 매운 짬뽕 때문에 내 똥구멍에서는 불이 났지만 맛은 < >좋았다. 친척이었던 중국집 사장님의 배려로 우리는 밤 늦도록 문 닫은 가게에서 술을 마셨다. 얼큰하게 취했을 무렵 그의 여자친구가 와서 함께 술을 마셨다. 친구의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도 했다. 누군가가 망치질을 하는 아버지의 모습이 눈에 선하다고 말했다. 친구는 그 말에 몇 년 전에 돌아가신 아버지를 생각하며 눈물을 흘렸다. 한때 뽄드를 불며 007 제임스 뽄드 흉내를 내던 철없던 놈이 철이 든 것이다. 이런저런 이야기들이 오고갔다. 오빠야 성깔이 화끈해서 좋아예, 뒤끝 없어예, 밤에는 더 화끈해예, 야광봉이라예, 캡사이신보다 더, , 더 화끈해예. 오래 쓰는 건전지라는 말에 기분이 좋아진 천맹기 씨는 마작을 하자고 했다. 내가 모른다고 하니 가르쳐주겠다고 했다. 마작을 하다가, 고스톱을 치고, 포커 게임을 했다. 술기운이 올라왔다. 나는 화장실에 가서 설사를 했다. 닝기미, 짬뽕이 너무 매웠다.

 

4. 짬뽕과 딤섬

그는 지금도 주방에서 짜장면과 짬뽕을 만들고 있을 것이다. 어쩌면 그때 보았던 여자와 결혼을 해서 자그마한 중국집을 차렸을지도 모른다. 오래 쓰는 건전지였던 그의 발기력은 조금 물컹물컹해졌을 것이고, 야광봉도 희끄무리죽죽해졌을 것이다. 어쩌면 젊었을 때 뽄드와 부탄가스를 너무 많이 먹어서 전립선 기능 저하를 앓고 있을지도 모른다. , 아닐 수도 있다. 하여튼 그는 오늘도 전국에서 가장 매운 짬뽕을 만들어서 맛집 프로그램에 출연하려고 발악을 할 것이 분명하다. 캡사이신 듬뿍 넣어서 독한 맛을 낼 것이다. 그때 생각을 하면 아직도 불타는 나의 똥구멍이 생각난다. 하루종일 고생했던 기억이 난다.  캡사이신은 지독하게 나의 괄약근을 공격했다.

친구가 마지막으로 선보인 음식은 딤섬'이었다. 짬뽕으로 승부하기에는 경쟁이 치열해서 고급화 전략'으로 딤섬 요리 기술'을 틈틈이 공부하고 있다며 내놓은 것이다. 내가 만두'라고 했더니 그는 화를 냈다. " 그, 그그그그것은 딤섬에 대한 모독이야 ! " 딤섬을 點心'이라고 적는단다. 마음에 점을 찍는다는 이름이 시적이어서 마음에 들었다. < 올드보이 > 에서 최민식이 질리도록 먹었던 군만두'는 서비스 메뉴'였을 것이다. 이런저런 추론을 해보면 유지태는 최민식을 사설 감옥'에 보내면서 날마다 밥값을 지불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 밥값은 사설 감옥 직원들의 공돈으로 주머니 속으로 들어가고 대신 서비스'로 나온 군만두를 주었던 것은 아니었을까 ? 그러니깐 최민식은 15년 동안 직원들이 점심을 시켜 먹고 남은, 서비스로 나온 만두만 먹다가 속 터져버린 이야기다. 만약에 최민식에게 군만두 대신 딤섬을 點心 으로 내놓았다면 그토록 비극적이지는 않았으리라.

짬뽕이 맵고 자극적이었다면, 김이 모락모락나는 딤섬'은 담백하고 순한 맛있었다. 인생도 마찬가지다. 젊을 때는 자극적인 것을 탐하다가 늙으면 순한 맛에 매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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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forte 2013-07-14 04: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올드보이 포스터가 왜 걸려있나 했더니, 만두얘기로... 그리고 딤섬으로 마무리....ㅎㅎ
그러고보니 올드보이에서 유지태가 좀 값싼 싸비스를 주문했었나봐요. 조금 돈을 썼더라면 우리의 주인공이 십오년동안 만두대신 딤섬을 먹을수 있었을텐데.. ㅋㅋ... 아까 아침에는 헐리우드판 올드보이 티저를 봤는데... 오대수 역을 맡은 미국배우가 꽤 기대되요. (삼천포로 빠지는 재주는 곰발님 못지않다능...)

여하튼, 보수와 보신의 차이, 격하게 공감요. 그러고보니, 나의 정치적 정체성은.....만민 만생 평화주의...?! 곰발님은 어디쯤..?

곰곰생각하는발 2013-07-14 04:42   좋아요 0 | URL
전 항상 정치성향 테스트를 거치면 무정부주의자'가 나오더라고요.. 후훗..
제가 올드보이'에서 만두에 대한 이야기를 한 적이 있어요.
왜 유지태가 사설 감옥에 돈을 주고 맡기지 않습니까.
아마도 최민식 밥값을 따로 지불 했을 것이 분명합니다.
그런데 이놈들이 최민식 밥값을 자기 주머니( 담뱃값'이나 하려고 )에 털고
대신 서비스로 나오는 군만두'를 준 것이 분명합니다.

하여튼 내 친군느 군만두를 아주 싫어해요. 군만두 서비스로 달라고 하는 사람 보면 죽이고 싶다고...ㅋㅋㅋㅋㅋ
뭔가 좀 찔리더라고요... 제가 중국집 군만두 좋아하거든요...ㅎㅎㅎㅎㅎ 올드보이 리메이크 예고 저도 봤어요.
내용은 거의 비슷한 거 같더라고요....대신 유지태 부하로 나오는 남자'가 여자로 바뀐 걸 보고 역시 헐리우드스럽다는 생각을 해보았ㅆ브니다.

히히 2013-07-14 22: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보수가 잘 된 책상에서 책을 보고 글을 쓰는 정도의 기능에 안주하기 보다는
oh captin! my captin! 을 외치며 책상을 짚고 올라서는 개혁의 용솟음을 받아들일 때
진보라 할 수 있습니다.
새로운 것으로 뜯어 고치는 개혁이 아니라
기존의 토대위에서 개간하는 것이
참다운 진보가 아닐까나요?

올드보이 만두에 대한 이야기 궁금합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3-07-15 05:43   좋아요 0 | URL
언제 한번 올드보이 만두 이야기'와 함께 자본주의 사회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네요.
꺄하하하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