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작가다 2 : 성석제 편.
http://blog.aladin.co.kr/749915104/6249709: 반그이 어데 있노 ?
그, 가 돌아왔다. 시청자를 향해 공연 도중 가운뎃손가락을 세우고, 침을 뱉는 퍼포먼스‘로 출연 정지를 당한 귀순용사 성석제‘가 돌아왔다. 마초가... 돌아, 왔다 ! 군웅할거의 중원‘은 성석제가 출연함으로써 새로운 긴장이 조성되리라. " 내 말 잘 들으라. 동무, 칼을 뽑우라우 ! 피죽 먹은 피똥 싼 나도 뽑는데, 아새끼들 히마리가 옶소. 쇠뿔도 단김에 빼라고 하지 않소 ? 뽑으라우. 똑똑히 들으라우. 칼 먼저 뽑은 년, 먼저 뽑은 놈 ! 내 대굴빡에 기억함둥 ! 나, 아새끼 한 놈만 죽어라 팬다 아이오 ! 찍은 데 또 찍는 놈 아이오 ! 그래서 도끼라 함둥. 날도끼라 함둥. 당신들, 애비 에미가 어화둥둥 키울 때 난 칡 먹고 자랐지 아니함둥 ? 우리 칼잡이는 말이지비... 쪼'는 순간 쫑'나는 것임둥. 봐, 봐봐봐봐 ! 대가리 땅바닥에 뒹굴어. 그리고는 목, 모모모모모목 없는 몸뚱이'가 목, 모모모모목 나간 생선 마냥 꼬리를 바르르르 떨지. 응? 내내내내내가 현정화라면 현정화인 거야. 응 ? 개, 개개개개, 게으른 짐승에게는 햇뼡은 비티디 아니함, 둥 !!!!! 그, 그그렇다는 얘기지비. 우야둥둥, ! "
일필, 일휘 ! / 一筆, 一揮 ! 훌륭한 문필가는 머뭇거림 없이 단 한 번’에 마지막 획을 긋듯이, 훌륭한 무사는 칼을 휘두를 땐 거침이 없어야 한다. 머뭇거리는 순간 먹‘은 종이’에 주저흔'을 남긴다. 훌륭한 건달도 마찬가지다. 욕을 휘두를 땐 거침이 없어야 한다. 이제, 다시 시작이다. 받아랏 ! 성석제‘는 힙합으로 출사표’를 던진다. “ 원숭이 똥구멍은 빨개, 빨간 것은 사과, 사과는 맛있어, 맛있으면 빠나나, 빠나나는 길어 ? 길면 내 거시기라 아니함둥 ?! yo ” 까르르르르르르. 프로이트 이후, 긴 것의 오브제는 모두 자신의 페니스'로 환유하는 토종 래퍼 !
“ 신사숙녀여러분 ! 이 시대의 광대, 강자에게 한없이 약하고, 약자에겐 한없이 강한, 이 시대의 진정한 하이에나. 그가 돌아왔습니다 ! 그가 부를 곡‘은 욕 배틀 메들리' 입니다. ” 와와, ( 하지 맙시다 ) 예예, ( 하지 맙시다 ) 우우 ! ( 하지 맙시다 ) 우우, 우우우, 우우우우, 우우우우우 ! 청중평가단의 야유 소리‘에 성석제’는 피식 웃는다. 그는 무대 인사 대신 즉흥적으로 프리랩을 선보인다. 그는 자신의 주무기’인 욕 난사‘로 랩’을 시작한다.
아아아, 지미랄 것, 너희 똥도 못 처먹는 개새끼들, 다 나와. 너 술도가 나와. 너 농약가게 하는 놈 나와. 너 고무신 장수 나와. 너 기름 팔아 처먹는 놈 나오고 떡쳐서 파는 놈, 말고기를 소고기라고 속여 파는 놈 나와. 쌀 배달하는 놈, 소리사 하는 놈 다 나와. 철공소, 목공소, 철물점, 대장간, 도장집, 문방구, 성냥공장, 엿도가, 고물상 나와라. 우체국, 경찰서, 읍사무소, 세무서, 소방서 다 나오란 말이다.
순정, p.22
우우, 와와 ! 이 정도면 이소라'가 < 주먹이 운다 > 라는 힙합'으로 청중평가단을 깜짝 놀라게 한 것과도 사뭇 다르다. 청중평가단에게 지미랄 것이라니, 개새끼라니, 아 19금의 사생아들'은 거침없이 무대에서 호명된다. 띨빵의 아들 띨띠리'도 불려나오려나 ?
개새끼들아, 나왔으면 일렬로 서. 이놈의 새끼들. 내 마누라하고 재미 본 그 대가리들, 잘 놀게 내가 그냥 놔둘 줄 알았냐. 야, 너 흔들거리는 놈, 똑바로 서 ! ... 이놈의 새끼들, 똑바로 안 서 ! 차렷, 열중 쉬어, 차렷, 경례 ! “
순정, p. 22
모 ! 욕 ! 해학인가 ? 아니면 해학을 가장한 배설인가 ? 입에 쩍쩍, 쩌억 달라붙는 이 운율'을 관객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 하지만 놀랍게도 청중평가단‘은 그가 < 차렷, 열중 쉬어, 차렷, 경례 > 를 외칠 때마다 차렷 다음에 열중 쉬어를, 열중 쉬어 다음에는 차렷을, 그리고는 성석제를 향해 “ 충성 ! ” 을 외치는 것이 아닌가 ? 아뿔싸 ! 그들은 즐기고 있는 것이다. 자신의 엉덩이’는 성석제의 것'이다. 이것이 바로 힙합'이다. 그는 점점 그 수위‘를 높인다.
저 좆만한 새끼들, 좆을 짤라서 떡볶이를 해가지고 개한테 먹일 개새끼들, 좆에다 못을 박아서 벽에 걸 놈들, 좆으로 기름을 짜가지고 보일러 돌릴 놈의 새끼들...... “
- 쾌활냇가의 명랑한 곗날 중, p.107
아, 입말의 장관이다. 성석제는 자신을 스스로 쌈마이’로 강등시킴으로써 무대‘라는 권위의 장벽을 부순다. 우리는 그가 위악적 인간이라는 사실을 잘 안다. 그가 < 좆을 짤라 > 라고 말한다고 해서, 좆 만한 우리가 어디 소중한 좆을 자를 위인들인가 ? 하여튼, 좆을 자른다는 것은, 아이콩 므므므므 무서워 !
무대 공연은 끝났다. 무대 시작하기 전에 그는 운 좋게도 공연 순서에서 행운의 7번을 선택함으로써 유리한 고지‘에 올랐었다. 그가 7번을 선택했을 때, 자폐아인 박민규'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 내 팔은 백 만불짜리 팔, 네 입은 아주공갈 염소 똥. 내 팔은 백 만불짜리 팔, 네 입은 아주 공갈 염소 똥. 십 원에 열두 개. 내 팔은 백 만불짜리 팔....... " 화가 난 성석제'는 물컵을 내던지며 말했다. " 닥 ! 치 ! 지 ! 아 ! 니 ! 함 ! 둥 !!!!! " 일순 무대는 조용해졌다. 이 소란에 이소라는 울면서 진행을 거부했다. ( 이 지점에서 라임'을 맞춘 고급 말장난'에 높은 점수를 주길 바란다. 이소란 = 이소라. ) 이제 평가는 당신 손에 달렸다. 문학을 권위’라고 읽는 사람은 그를 선택하지 않을 것이고, 문학을 질펀한 엉덩이'라고 읽는 사람은 그를 선택할 것이다.
물론 나는 욕하는 랩퍼'에게 한 표’를 던진다. 내가 그를 열렬하게 지지하는 이유'는 띨띨한 것'들을 잊지 않고 무대 위로 호명하기 때문이다. 조경란처럼 < 고양이똥으로만든커피 > 에 크로아상'으로 우아하게 아침 식사'를 하는 주인공도 없고, 윤대녕처럼 시간이 남아서 매일 여행을 떠나는 주인공도 없지만 나는 성석제 작가'가 호명한 주인공들을 통해서 우리가 잃어버린, 혹은 숨어버린 가게들을 발견하게 되어서 그를 좋아한다. 이날의 대회'에서 성석제'는 예상을 깨고 2위'를 차지한다. 그는 평상시에 늘 이런 소리를 하고는 했다. " 남한에서는 말만 잘하믄 밥은 굶지 않는다. 알았음둥 ? "
그렇다, 옛날에는 이런 가게들이 있었다 : 농약가게, 떡 파는 가게, 기름가게, 쌀가게, 도장가게. 그뿐이 아니다. 띨빵의 아들 띨띠리, 비오는 날 춤추는 광년이, 동네바보 형들도 있었다. 도대체 쥐20 국격 높은 이 나라에 이들은 어디로 사라진 것일까 ? 아니면 어디로 숨은 것일까 ? 그것도 아니라면 숨겨둔 것일까 ? 부끄러운 것이다. 이들을 숨겨 놓고 국격을 말하는 각하'가 나는 심히 부끄럽다.
P.S 3편에서는 최강애란'이 나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