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작가다 3화 : 김애란 편.

 

 

이소라가 기권을 하고 성석제가 2위를 했던 대회에서 탈락자는 조경란‘이었다. 그녀가 < 며루치 보꾸 마가린 바르고 > 을 몽마르트 풍으로 불렀지만 청중평가단의 목마른 갈증을 해소하는 데’는 역부족이었다. 그녀는 압도적인 지지율 1% 로 쓴 잔‘을 마셨다. 500명의 청중평가단 가운데 그녀를 뽑은 사람이 달랑 5명이라니, 맙소사 ! 그녀는 비상 계단 35층 1,457번째 계단에 앉아서 울고 있다. 

 

" 그러니깐, 뭐야 ?   프랑스 대사관 수경 씨'도 왔고,  파리바게트 직원 오만정 씨도 왔고, 문학동네 편집장 문학동 씨'도 왔는데 고작 다섯 표야 ?  그렇다면 나를 찍은 사람은 그들 빼면 두 명 ?  몰라 몰라. "  사람들은  탈락한 조경란을 위로하며 아쉬워했지만 속으로는 모두 웃었다. 그, 렇다면 다음 도전자는 누구일까 ?  궁금하십니까 ? 그렇다면 괄약근을 꽉 조이세요. 별을 단 장군 앞에 서 있는 이등병의 입처럼, 그렇게 앙다문 괄약근처럼 !

 

콩, 콩콩콩콩. 무대 어디선가 들려오는 소리. 콩, 콩콩콩콩콩 !  욕쟁이 성석제‘가 쬬코파이’를 입에 물며 말했다. “ 모이간 ?  뭐가 이래 씨끄러운기야 ? ” 콩, 콩콩콩콩 !  박민규‘가 귀를 쫑긋 세우며 한 마디 한다. “ 콩나물입니까 ?  콩나물이 쑥쑥 크는 소리.  ”  그때 한 여자’가 무대 위로 등장한다. 단발머리‘를 태극기처럼 펄럭이며 그녀가 위아래 정신없이 뛴다. 아이, 콩 !  스카이콩콩이로구나 !  그녀의 승용차.  그렇다. 조경란’에게 고개 돌린 99% 성난 평가단‘을 잠재울 여전사’로 제작진은 김애란‘을 선택한 것이다. 스마일 콩콩 ! 

 

“ 저, 에미나이 누구간 ? 오데 선배들 앞에서 방방 뜨는기야. 고런데 고거 어디서 산 기야? ”  " 편의점이요, " 김애란이 웃으며 말했다. “ 이 애미나이, 웃기는고만. 고래 사는 집은 오데야, 쵸푸른 쵸하늘이간 ? ”  박민규가 다시 한 마디 한다. “ 그림 같은 집, 김애란 집은 백 만불짜리 집. ”  “ 이리 오라, 귀여운 간나새끼. 나으 로큰롤 베이비야. ”  아무도, 모른다. 그녀가 이 무대‘를 장악하리라는 사실을 그때는 아무도 몰랐다. 이날 무대에서 박민규'는  < 따따블 > 을 불렀고,  성석제는 < 호랑이가 갔습니다. 아아, 사랑하는 호랑이가 갔습니다. > 를 불렀다.  그리고 드디어....

 

“ 신사숙녀여러분 !  < 나작가 > 의 새로운 신삥 !  알에서 막 깨어난 어린 달걀,  애란‘의 무대입니다.  그녀가 부를 곡명은 < 침이 고인걸. > ”      핀 조명이 그녀의 얼굴을 비추면 커다란 눈으로 찡긋 관중을 향해 윙크’를 한다.

 

그날 이후로 사라진 어머니를 생각하거나, 깊이 사랑했던 사람들과 헤어져야 했을 때는 말이에요. 껌 반쪽을 강요당한 그녀가 힘없이 대꾸했다. 응. 떠나고, 떠나가며 가슴이 뻐근하게 메었던, 참혹한 시간들을 떠올려볼 때면 말이에요. 응. 후배가 한없이 투명한 표정으로 말했다. “ 지금도 입에 침이 고여요. ”

 

- 침이 고인다, 중

 

 

그녀가 선택한 곡은 의외로 잔잔한 곡이다. 맑고 청아하다. < 지금도 입에 침이 고인다 > 고 노래할 때엔 실로폰의 청음처럼 단아한 맛이 났다. 대구 특유의 맛을 살리기 위해 양념 없이 맑은 물로만 끊여낸 맑은 탕 맛이다. 그녀가 침이 고인다고 말할 때, 청중평가단은 꼬르륵 뱃소리로 화답했다. 성석제는 신경질적으로 쪼꼬파이‘를 씹었고, 박민규는 “ 침 맞으면 아파, 마이 아파 ! " 라면 자신의 백만 불짜리 팔을 오징어처럼 비비꼬았다. " 당!차!구!만, 애!미!나!이 ! " 성석제‘는 속으로 생각했다. ' 의외의 복병이야.그래, 한번 해 보겠다는 거지 ? '  그녀는 첫 무대‘에서 영광의 1위’를 차지하는 파란을 일으켰다. 그날 회식은 김애란이 쏘았다. 맑은대구탕‘으로 !

 

 

 ■ 

 

-  회식 뒷 이야기

 

김애란은 맑은대구탕을 맑게 웃으며 먹는다.  " 음냐 ! " 골이 난 성석제'가 가시돋힌 질문을 한다. " 음냐는 의성어간, 의태어간?  대답하라우, 애미나이 ! 잘난 나작가 일등이면 모르는 것이 어디 있갔어?  아니그럼둥 어서 말을 털라우 ?  "  애란은 석제의 독이 묻은 질문에도 연방 방긋방긋'이다.  " 말은 마굿간에서 털여야지 선배님 ! 방긋 " " 뭐... 뭐뭐뭐라 ?! "  " 말,  씀드릴까요 ?  제가 의성어'라고 하면 의태어라고 하실 거고, 의태어'라고 하면 의성어'라고 하실 거예요. 선배님은... "  성석제의 얼굴이 붉어졌다. 이때 박민규'가 땀을 뻘뻘 흘리며 말한다. 더워, 마이 더워 !  " 닥치라우. 민규 아새끼 ! 더운 것 국물이 아니라 니 머리에서 불 나서 그런기야. 알간 ! " 

 

김애란이  박민규에게 화를 내는 성석제의 얼굴에 불쑥 주먹을 내민다. " 선배님 !  지금 제 손엔 삶은 메추리알이 있는데요. 깨진 알일까요, 깨지지 않은 알일까요 ?  선배님도 이 질문이 어리석다는 사실을 알고 계시죠 ?  선배님이 깨지지 않았다고 말씀하시면 저는 힘을 주어서 깬 후 손을 펼칠 것이고, 깨졌다고 말씀하시면 그냥 손을 활짝 펼치면 되죠. 어때요, 선배님 !  제가 틀린 말 했나요 ?  "  더워, 마이 더워. 마이 마이 마이 마이 더워 !  분위기가 험악해지자 담당 피디'가 지화자를 외치며 건배를 제안했다. 김애란은 방긋 웃으며 성석제'의 잔을 향해 건배를 외쳤다. 그녀가 500 씨씨 생맥주를 단숨에 들이킨다. 술 넘어가는 소리가 들린다. 꼴깍, 꼴깍, 꼴깍이 아닌 음냐, 음냐, 음냐.

 

성석제'는 다 식은 맑은대구탕'을 먹는다. 아니 흐린대구탕을 먹는다. 복수를 다짐하면서 ! 남조선의 쬬꼬파이와 새우 없는 새우깡을 경멸하면서. 잠깐, 그러고보니 조경란이 안 보이네 ?!  아, 차차차차차.  " 이봐, 막내 !  엠비씨 비상 계단 14567번째'에 조경란 씨가 전선 위의 참새처럼 울고 있을 거야. 가서 데리고 와 ! 근데 조경란, 노래 참 못해 !  그렇지 ?  "  이구동성, 끄덕끄덕.

 

 


댓글(2)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히히 2013-07-06 18: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두근두근 내인생' 읽고 차마 그녀의 다른 글을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없던데용.
성석제를 벨 정도의 강단이면 대단한 작가군요.
애란, 침이 고이는 girl!

곰곰생각하는발 2013-07-06 19:36   좋아요 0 | URL
그렇잖아도 두근두근을 부르던 애란은 그날 대회에서 탈락 위기에 봉착해쬬..
다행히 6위로 7위롸 1표 차이가 살아님았습니다.
 

 

 

 

 

 

 

 

 

나는 작가다 2 : 성석제 편.

 

 

 

 

 

 

 

 

 

 

 

 

 

 

 

 

 

 

http://blog.aladin.co.kr/749915104/6249709: 반그이 어데 있노 ?

 

 

그,            가 돌아왔다. 시청자를 향해 공연 도중 가운뎃손가락을 세우고, 침을 뱉는 퍼포먼스‘로 출연 정지를 당한 귀순용사 성석제‘가 돌아왔다. 마초가... 돌아,  왔다 !  군웅할거의 중원‘은 성석제가 출연함으로써 새로운 긴장이 조성되리라. " 내 말 잘 들으라. 동무, 칼을 뽑우라우 !  피죽 먹은 피똥 싼 나도 뽑는데,  아새끼들 히마리가 옶소. 쇠뿔도 단김에 빼라고 하지 않소 ?  뽑으라우. 똑똑히 들으라우.  칼 먼저 뽑은 년, 먼저 뽑은 놈 ! 내 대굴빡에 기억함둥 !  나,  아새끼 한 놈만 죽어라 팬다 아이오 ! 찍은 데 또 찍는 놈 아이오 ! 그래서 도끼라 함둥. 날도끼라 함둥. 당신들, 애비 에미가 어화둥둥 키울 때 난 칡 먹고 자랐지 아니함둥 ? 우리 칼잡이는 말이지비... 쪼'는 순간 쫑'나는 것임둥. 봐, 봐봐봐봐 !  대가리 땅바닥에 뒹굴어. 그리고는  목, 모모모모모목 없는 몸뚱이'가 목, 모모모모목 나간 생선 마냥 꼬리를 바르르르 떨지. 응?  내내내내내가 현정화라면 현정화인 거야. 응 ?  개, 개개개개, 게으른 짐승에게는 햇뼡은 비티디 아니함, 둥 !!!!! 그, 그그렇다는 얘기지비.  우야둥둥,   ! " 

 

일필, 일휘 ! / 一筆, 一揮 !  훌륭한 문필가는 머뭇거림 없이 단 한 번’에 마지막 획을 긋듯이, 훌륭한 무사는 칼을 휘두를 땐 거침이 없어야 한다.  머뭇거리는 순간 먹‘은 종이’에 주저흔'을 남긴다.   훌륭한 건달도 마찬가지다. 욕을 휘두를 땐 거침이 없어야 한다. 이제, 다시 시작이다. 받아랏 ! 성석제‘는 힙합으로 출사표’를 던진다. “ 원숭이 똥구멍은 빨개, 빨간 것은 사과, 사과는 맛있어, 맛있으면 빠나나, 빠나나는 길어 ?  길면 내 거시기라 아니함둥 ?! yo ”  까르르르르르르. 프로이트 이후,  긴 것의 오브제는 모두 자신의 페니스'로 환유하는 토종 래퍼 !

 

“ 신사숙녀여러분 !  이 시대의 광대, 강자에게 한없이 약하고, 약자에겐 한없이 강한, 이 시대의 진정한 하이에나. 그가 돌아왔습니다 !  그가 부를 곡‘은 욕 배틀 메들리' 입니다. ”  와와, ( 하지 맙시다 )  예예, ( 하지 맙시다 ) 우우 ! ( 하지 맙시다 ) 우우, 우우우, 우우우우, 우우우우우 !  청중평가단의 야유 소리‘에 성석제’는 피식 웃는다. 그는 무대 인사 대신 즉흥적으로 프리랩을 선보인다. 그는 자신의 주무기’인 욕 난사‘로  랩’을 시작한다.

 

아아아, 지미랄 것, 너희 똥도 못 처먹는 개새끼들, 다 나와. 너 술도가 나와. 너 농약가게 하는 놈 나와. 너 고무신 장수 나와. 너 기름 팔아 처먹는 놈 나오고 떡쳐서 파는 놈, 말고기를 소고기라고 속여 파는 놈 나와. 쌀 배달하는 놈, 소리사 하는 놈 다 나와. 철공소, 목공소, 철물점, 대장간, 도장집, 문방구, 성냥공장, 엿도가, 고물상 나와라. 우체국, 경찰서, 읍사무소, 세무서, 소방서 다 나오란 말이다.

 

순정, p.22

 

 

우우, 와와 !  이 정도면 이소라'가 < 주먹이 운다 > 라는 힙합'으로 청중평가단을 깜짝 놀라게 한 것과도 사뭇 다르다. 청중평가단에게 지미랄 것이라니, 개새끼라니, 아 19금의 사생아들'은 거침없이 무대에서 호명된다. 띨빵의 아들 띨띠리'도 불려나오려나 ?

 

개새끼들아, 나왔으면 일렬로 서. 이놈의 새끼들. 내 마누라하고 재미 본 그 대가리들, 잘 놀게 내가 그냥 놔둘 줄 알았냐. 야, 너 흔들거리는 놈, 똑바로 서 ! ... 이놈의 새끼들, 똑바로 안 서 ! 차렷, 열중 쉬어, 차렷, 경례 ! “

 

순정, p. 22

 

 

모 ! 욕 !  해학인가 ?  아니면 해학을 가장한  배설인가 ?  입에 쩍쩍, 쩌억 달라붙는 이 운율'을 관객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   하지만 놀랍게도  청중평가단‘은 그가 < 차렷, 열중 쉬어, 차렷, 경례 > 를 외칠 때마다 차렷 다음에 열중 쉬어를, 열중 쉬어 다음에는 차렷을, 그리고는 성석제를 향해 “ 충성 ! ” 을 외치는 것이 아닌가 ?  아뿔싸 ! 그들은 즐기고 있는 것이다. 자신의 엉덩이’는 성석제의 것'이다. 이것이 바로 힙합'이다.  그는 점점 그 수위‘를 높인다.

 

저 좆만한 새끼들, 좆을 짤라서 떡볶이를 해가지고 개한테 먹일 개새끼들, 좆에다 못을 박아서 벽에 걸 놈들, 좆으로 기름을 짜가지고 보일러 돌릴 놈의 새끼들...... “

 

- 쾌활냇가의 명랑한 곗날 중,  p.107

 

 

아, 입말의 장관이다. 성석제는 자신을 스스로 쌈마이’로 강등시킴으로써 무대‘라는 권위의 장벽을 부순다. 우리는 그가 위악적 인간이라는 사실을 잘 안다. 그가 < 좆을 짤라 > 라고 말한다고 해서, 좆 만한 우리가 어디 소중한 좆을 자를 위인들인가 ?  하여튼, 좆을 자른다는 것은,  아이콩 므므므므 무서워 !

 

무대 공연은 끝났다.  무대 시작하기 전에 그는 운 좋게도 공연 순서에서 행운의 7번을 선택함으로써 유리한 고지‘에 올랐었다. 그가 7번을 선택했을 때,  자폐아인 박민규'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 내 팔은 백 만불짜리 팔, 네 입은 아주공갈 염소 똥. 내 팔은 백 만불짜리 팔, 네 입은 아주 공갈 염소 똥. 십 원에 열두 개. 내 팔은 백 만불짜리 팔....... "  화가 난 성석제'는 물컵을 내던지며 말했다. " 닥 ! 치 ! 지 ! 아 ! 니 ! 함 ! 둥 !!!!! " 일순 무대는 조용해졌다. 이 소란에 이소라는 울면서 진행을 거부했다. ( 이 지점에서 라임'을 맞춘 고급 말장난'에 높은 점수를 주길 바란다. 이소란 = 이소라. ) 이제 평가는 당신 손에 달렸다. 문학을 권위’라고 읽는 사람은 그를 선택하지 않을 것이고,   문학을 질펀한 엉덩이'라고 읽는 사람은 그를 선택할 것이다.   

 

물론 나는 욕하는 랩퍼'에게 한 표’를 던진다. 내가 그를 열렬하게 지지하는 이유'는 띨띨한 것'들을 잊지 않고 무대 위로 호명하기 때문이다. 조경란처럼 < 고양이똥으로만든커피 > 에 크로아상'으로  우아하게 아침 식사'를 하는 주인공도 없고, 윤대녕처럼 시간이 남아서 매일 여행을 떠나는 주인공도 없지만 나는 성석제 작가'가 호명한 주인공들을 통해서 우리가 잃어버린,  혹은 숨어버린 가게들을 발견하게 되어서 그를 좋아한다. 이날의 대회'에서 성석제'는 예상을 깨고 2위'를 차지한다. 그는 평상시에 늘 이런 소리를 하고는 했다. " 남한에서는 말만 잘하믄 밥은 굶지 않는다. 알았음둥 ? "

 

그렇다, 옛날에는 이런 가게들이 있었다 :  농약가게, 떡 파는 가게, 기름가게, 쌀가게, 도장가게. 그뿐이 아니다. 띨빵의 아들 띨띠리, 비오는 날 춤추는 광년이, 동네바보 형들도 있었다. 도대체 쥐20 국격 높은 이 나라에 이들은 어디로 사라진 것일까 ?  아니면 어디로 숨은 것일까 ?  그것도 아니라면 숨겨둔 것일까 ? 부끄러운 것이다. 이들을 숨겨 놓고 국격을 말하는 각하'가 나는 심히 부끄럽다.

 

 

 

 

 

 P.S 3편에서는 최강애란'이 나옵니다.

 


댓글(11) 먼댓글(0) 좋아요(1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마노아 2013-07-05 14: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오오, 속사포 랩이 쏟아졌어요. 귀가 따가울 지경인 걸요. 성석제와 곰발님이 만나면 누구 말빨, 누구 기세가 더 셀까요. ^^

곰곰생각하는발 2013-07-06 17:26   좋아요 0 | URL
전 사실 말이 느리고 목소리가 낮은 편이에요. 온과 오프의 차이'랄까요 ? 후훗..

Nina 2013-07-05 15: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특히나 오늘 글은 음성지원이 되는거 같아요. 마치 오디오 틀어놓고 듣는것처럼 생생 살아있네요 ㅋ

고등학교때부터 좋아했던 작가라 개인적으로 이 포스팅이 참 반가워용~

곰곰생각하는발 2013-07-06 17:26   좋아요 0 | URL
오홋.. 전 안 지 3년 정도 됩니다. 그 전에는 전혀 몰랐어요. 하긴 한국 소설 읽기 시작한 것도 3년 전이 처음이군요..

만화애니비평 2013-07-05 17: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페루찌님 그 기세로 집필을!

곰곰생각하는발 2013-07-06 17:25   좋아요 0 | URL
알겠습니다. 우선 집필을 하기 전에 1억을 입금하시오.

만화애니비평 2013-07-06 18:54   좋아요 0 | URL
조만간 모두들 소집하여 1억을 만들어야 할듯 대신 수익배분을..ㅋㅋ

iforte 2013-07-05 22: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와, ( 하지 말고 ) 예예, ( 하지 말고) 우우, ( 하지 말라건만 그럼에도) 와와, 예예, 우우! 소리가 절로 나오게 만드네요. 곰곰 생각하고, 가지가지로 생각하고, 별별 생각을 다해보아도 (어제 곰발님 글 읽다가 풉, 터진 부분이요) 역시. 절묘하네요. 다음회도 또 기대만발이요.

곰곰생각하는발 2013-07-06 17:25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나의 애독자 포르테 님 ! 당신을 성실 독자'로 임명합니다.

히히 2013-07-06 00: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옛날에는 말입니다...
매일 새벽 장독에 콩국이랑 재첩국을 파는 할머니가 계셨어요. 제가 아버지께 많이 사다드린 기억이 있어요.
친구 아버지는 당신 보다 세 배나 큰 가구를 지게에 짊어지고 배달하시는 분이셨는데
키를 훌쩍 넘긴 등뒤의 배달품과 그것에 짖눌려 뭉게지는 땀이 먼저 눈에 들어왔습니다.
망태에 고물을 줍는 아저씨가 나타나면 무서워서 벽 뒤로 숨었던 날들이 있었고
동네 마다 돌아다니며 우산 고치는 아저씨도 있었답니다.
무화과를 따먹었다고 멱살 잡아 집에 끌고 오는 고약한 사람도 있었습니다.
그땐 뭐든지 귀하여 '꼴랑 그거 가지고~'라고 욕할 수 없었습니다.

참! 그리고
잠금장치 있는 텔레비젼은 아세요?

곰곰생각하는발 2013-07-06 17:24   좋아요 0 | URL
정말 옛날에는 우산 고치는 분들이 계셨어요. 정말 옛날에는 직업이 참 다양했어요.
그런데 왜 이 모양이 되었을까요. 이젠 가게들이 커피숍아니면 치킨집이 다입니다...
생물다양성 차원에서 보자면 멸종되는 가게들이 많습ㄴ디ㅏ.

텔리버전에 잠금 장치가 있나요 ? 금시초문ㅇㅂ니다만...
 

 

 

 

 

 

산낙지와 가위 그리고 노무현

 

 

 

이 좋아 " 나이프 " 이지 직설적으로 말하자면 " 식칼 " 이다. 종종 중세 풍경을 다룬 그림을 보면 식탁 위에 돼지가 통째로 올려져 있는 모습을 보고는 한다. 그러니깐 나이프'는 사체'를 해부하기 위한 용도'였던 것이다. 중요한 것은 그러한 도살 작업이 식탁에서 이루어졌다는 점이다. 그런 측면에서 보자면 나이프  문화'보다는 젓가락 문화가 열 수 위'다. 젓가락 문화에서 칼질'은 반드시 부엌에서만 이루어진다. 엘리아스의 표현을 빌리면 젓가락은 우아하다. 동양에서는 식사 도중 다툼이 생기면 밥상을 엎지만 서양에서는 종종 나이프'로 찌르거나 포크로 찍었을 것이다. ( http://blog.aladin.co.kr/749915104/6370810 : 낙지 사회 )

 

-  낙지 사회 중

 

 

 

 

노르베르트 엘리아스'는 < 문명화 과정 > 에서 동양의 젓가락 문화'를 세련된 문명화의 결과'라고 주장한다. 식재료'에 대한 해체 작업은 부엌에서만 이루어지고 식탁에서는 우아하게 젓가락질'만 하면 된다. 반면 나이프와 포크를 사용하는 서양'은 동양에 비해 비문명화된 영역'이라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부엌에서 이루어져야 할 식재료 해체 과정이 식탁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다른 것은 다 젖혀 두고서라도 일단 식문화'에서는 동양이 한 수 위'라 할 수 있다.

 

그런데 한국 사회'는 산업화 과정을 거치면서 이상한 방향으로 진화하기 시작했다. 산낙지'를 손님이 보는 앞에서 펄펄 끓는 냄비 속에 넣는 식당 풍경'은 한식 문화의 퇴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모양이 예쁘지 않은 생선은 제삿상에도 올리지 못했던 시절을 떠올리면, 이 살벌한 풍경 앞에서  격세지감'을 느낀다. 먹고 사는 문제 때문에 숨탄것'을 볼거리'로 이용하려는 태도는 천박하다. 생명 윤리'에 대한 코딱지 만한 관심이라도 있었다면 몸이 타들어가는 고통 때문에 몸부림치는 낙지'를 보며 침을 흘리지는 못할 것이다.

 

이러한 식문화의 퇴화'는 < 빨리빨리 > 문화가 정착되면서 더욱 노골적인 형태를 보이기 시작했다. 열에 달아오른 뚝배기'를 이'를 뽑는 집게'처럼 생긴 도구'로 잡아 식탁 위에 내려놓는 모습은 일상이 되었다. 열 때문에 거품은 미친듯이 끓어올랐다가 터지기를 반복한다. 뜨거운 것을 좋아하는 민족이라고는 하나, 적어도 거품이 미친듯이 춤추는 과정은 주방에서 처리해야 될 과정은 아닐까 ? 그리고 이제는 거의 모든 식당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것이 바로 가위'다. 언제부터인가 재단 공장에서나 있어야 할 가위가 식탁에 버젓이 놓여 있다. 이상한 진풍경이다. 냉면집에 가면 종업원들은 자랑스럽게 손님이 보는 앞에서 가위질'을 한다. 볼 때마다 항상 의문이다. 냉면을 자르는 행위 자체'에 대한 의문이 아니다. 이러한 절단( 해부, 해체 ) 작업은 부엌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이건 상식이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식당에는 무식한 가위'가 등장하기 시작했다. 고기를 자르고, 냉면을 자르고, 김치와 무를 자른다. 무식한 짓'이다. 이건 한국 음식 문화가 산업 사회'로 진입하면서 이상한 방식으로 퇴화를 거듭하는 중이란 사실을 증명하는 것이다. 만약에 갓 쓴 조상 앞에서 가위로 냉면을 자르다가는 천한 것이라며 쌍욕을 먹었을 것이 분명하다. 곰도 아니면서 곰곰 생각해 보았다. 가지도 아니면서 가지가지 생각을 해 보았고, 별도 아니면서 별별 생각을 다 했다. 내가 내린 결론은 어이없다. 결국은 빨리빨리'다. 한국인은 음식을 주문한 지 10분이 지나면 불쾌한 얼굴 표정을 짓는다. 정확히 11분이 되면 종업원을 호출한다. 그러니깐 모든 한식'은 10분 안에 세팅이 완성되어야 한다.

 

누가 한식을 슬로우 푸드'라고 했던가 ? 식당에서 파는 한식'은 이제 더 이상 슬로우 푸드'가 아니다. 패스트 푸드'다. 주방에서는 당연히 10분 안에 음식을 완성해야 한다. 11분이 되면 주인은 불호령을 내리리라. 결론은 완성되지 않은 음식을 내보내는 것이다. 주방에서 잘라야 할 냉면은 시간 관계상 생략하고 손님이 보는 앞에서 남은 뒷처리'를 하는 것이다. 결국 가위'가 식당 안에 자리를 잡기 시작한 이유는 손님과 주인 간의 이해타산이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다. 손님 입장에서는 주문한 음식이 빨리빨리 나와서 좋고, 주인 입장에서는 테이블 회전율에서 이득을 본다. 결국은 천박한 문화'가 태어나는 것이다.

 

이처럼  살아있는 낙지와 가위 그리고 집게'는 부엌에서 밖으로 내놓으면 안 될 식재료이거나 주방 도구들이다. 그런데 이제는 이것들을 자랑스럽게 밖으로 꺼내놓는다. 이것을 두고 괴팍한 과시 효과'라고 해야 할까 ? 낙지는 부엌에서 죽음을 맞이해야 하고, 가위와 집게도 손님들이 보지 못하도록 부엌에서나 사용되어야 할 도구'인데 말이다. 그것을 꺼내서 식탁에 내놓으면 미성숙한 문화가 되는 것이다. 감출 것은 감추어야 된다는 말이다. 포르노가 예술이 될 수 없는 이유는 감출 부분을 적출했기 때문이 아닐까 ? 속내는 은근히 보여줘야지 예술이 되는 것이지 까뒤집으면 프로파간다'가 되거나 포르노가 된다. 바로 그 점이다. 내가 하고 싶었던 말이 그것'이다.  

 

노무현의 NLL 문서'는 국정원이라는 이름으로 불리우는 부엌에서 보관되어야 할 주방도구'이다. 옛날이라면 조선 시대의 사초 ( 史草 ) 와 같다. 이름만 들어도 벌벌 떨던, 천하를 호령하던 임금'도 절대 읽을 수 없었던 것이 바로 사초'다. 사초를 읽는 순간 현대 사극의 단골 주인공이 된다. 그런데 지금 국가는 너 나 할 것 없이 NLL문서를 부엌 밖으로 꺼내서는 손님 앞에서 가위질'을 존나 하고 있는 것이다. 알 권리'라는 오색찬란한 변명을 대면서 말이다. 있을 수 있는 일인가 ? 있을 수 없는 일이다 ! 당신이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피가 거꾸로 솟아야 한다. 그것은 노무현을 지지했는가, 지지하지 않았는가에 대한 문제가 아니다. 

 

당신이 보수인가 진보인가에 대한 문제도 아니다. 대통령 정상회담 기록 문서'를 보호하고 지키는 것은 국가 원수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이며, 죽은 자에 대한 일말의 대우'다.  ( 그런 의미에서 노무현 정상회담 내용도 공개했으나 차후에 박근혜 정상회담도 공개하라,는  두고 보자 식 주장 또한 무식한 말이다. ) 그런데 지금 이 풍경은 재미 삼아 죽은 시체에 칼을 푹푹 찌르는 꼴이다.  한국 사회는 이상한 방식으로 천박해지고 있다. 펄펄 끓는 냄비 속에서 살아있는 낙지가 몸부림을 치면 입에서는 침이 고이고,  주방에서 미처 하지 못한 작업'을 손님이 보는 앞에서 가위질'로 주방에서 해야 할 일을 마무리한다. 냉면 면발을 싹뚝, 잘 익은 무도 싹뚝 !  우리는 그것을 무뚝뚝~

 

하게 바라본다. 내가 보기엔 < 노무현의 NLL > 은 해물탕 가게에서 주인이 손님 앞에 내놓은 살아있는 낙지'와 똑같은 신세다. 싱싱한 생물을 보여주기 위해서 주인 ( 정치가 ) 은 손님 ( 국민 ) 앞에서 산낙지를 부글부글 끓는 냄비 속에 넣는다. " 요래, 요래, 오래 ! 낙지가 힘차게 꿈틀거리는 거 보십시요. 지랄하는 거 보이십니까 ?  얼마나 싱싱하면 끓는 물 속에서 3분 동안이나 꿈틀거리겠습니까 ! 하하하. "  처절한 고통(死) 을 싱싱한 것 (生)으로 인식하려는 심리'는 과연 정상적인 것일까 ? 일말의 동정이 있다면 그런 식으로는 말하지 못하리라. 그래서 두 말 하지 않으련다. 세 말 하면 잔소리이니 말이다. 내 말 명심해라. 내가 한 말을 털려면 마굿간에서 하길 바란다. 당신은 보글보글 끓는 해물탕 냄비 앞에서 침이 고인다. 배가 고프다. 부끄러운 현실이다. 나는 피가,

 

거꾸로 솟는다.

 

 

 

 

 


댓글(23) 먼댓글(0) 좋아요(1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비로그인 2013-07-05 04: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국정원 댓글도 이해가 안가요. 중요사안인데도 대선 전에는 어영부영하더니 당선되고 좀 지나니까 다시 말이 많아...

곰곰생각하는발 2013-07-05 12:39   좋아요 0 | URL
국가를 뒤흔들 일을 테러리스트가 아닌 국가 기관이 1년에 한번 테러를 가합니다.
500년 만에 한번 나올 엽기적인 사건을 우리는 1년에 한번 보지요.이런 것 참 뭐라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만화애니비평 2013-07-05 08: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망자는 말이 없다고 하나, 참 너무한 세상이죠

곰곰생각하는발 2013-07-05 12:40   좋아요 0 | URL
내가 노무현을 좋아하지는 않지만... 아무리 보아도 이건 정말 너무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새벽 2013-07-05 08: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MBC뉴스에서 고인이 북측과 회담하던 옛화면을 몇 분에 걸쳐 보여주더군요.
그것만 보고 있어도 가신 분을 저렇게 능욕하는구나 싶었는데
연이어 나오는 여름밤 '청계천'에서 더위 식힌다는 사람들 화면을 보면서 이건 뭐지 싶더라구요.
몽타쥬도 그런 몽타쥬라니..

곰곰생각하는발 2013-07-05 12:42   좋아요 0 | URL
전 제일 병신 같은 서울 시민 태도가 청계천 가서 데이트 하는 것과
아이들을 광화문 광장에서 놀게 하는 겁니다.
대기오염도가 가장 높은 곳에 몇 시간 놀게 해 보십시요. 그건 부모가 할 짓이 아닙니다.
만약에 새벽 님께서도 아이들을 광화문 광장에서 놀게 했다면 새벽 님만큼은 위의 사항에서 열외.. ㅎㅎㅎ

Forgettable. 2013-07-05 09: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 약간 래퍼 스톼일!!! 이상한게, 님의 글을 읽을 때면 묘한 기시감이 듭니다. 내가 이런 생각을 했었던 것 같은 익숙함이랄까.. 그 느낌 때문에 더 중독되는듯.

곰곰생각하는발 2013-07-05 12:44   좋아요 0 | URL
전생에 부부였나 봅니다. ( 정색 ~ )

에리카 2013-07-05 11: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무덤덤하게 바라보고 있는 국민에게 묻고 싶네요. 누가 더 잔인한가?
요즘 전 이 나라가 이상하리마치 조용하게 느껴집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3-07-05 12:45   좋아요 0 | URL
오홋.. 에리카 님이 오시다니.. 후훗..
정말 이상하게 조용하지요. 이런 걸 두고 학습효과라고 하니요.
엽기적인 국가 테러( 국가가 테러의 주범 ) 가 자행되는 나라는 그리 흔치 않죠.
쪽팔립니다.

봄밤 2013-07-05 14: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공감합니다. 정말이지 이해할 수 없는 일이 계속 일어납니다. 이런 어처구니 없는 일이 자연스럽게 진행되고 있고
무감각하게 오늘을 넘겨 사는 것. 또한 어렵습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3-07-06 17:28   좋아요 0 | URL
요즘.. 참 대한민국 레벨이 세계 453등 정도 될 것 같습니다.
뭐, 이런 나라가 있나 싶어요.

레이스님 2013-07-05 16: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노무현을 춘풍추상에 비유하죠.
타인을 생각하며 자신의 자리를 비워두다 보니 결국 자신이 돌아갈 곳을 잃어 외로워져 버린, 춘풍추상.
이것이 어쩌면 상냥한 사람이 외로워지는 이유일 게요.

곰곰생각하는발 2013-07-06 17:28   좋아요 0 | URL
레이스메이커 님이군요 ? 피식...
그래서 제가 외로워지느군요.. 사람들이저보고 상냥하다고 그러더라고요..

히히 2013-07-05 15: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1등이 치러야 하는 긴장감에 비해
중간은 풍요하고 꼴지는 편안하며 쪼다는 즐겁다더니
정치에 머저리인 저는 이런 상황에도 행복합니다.
요즘은 미친년이 살기좋은 세상입니다.
으하하하!

곰곰생각하는발 2013-07-06 17:29   좋아요 0 | URL
히히 님은 뭔가 해학의 고수라는 생각이 듭니다.
히히 님 작가시죠 ? 아무래도 소설 쓰시는 분 같습니다만.. 누구십니까 !!

만화애니비평 2013-07-05 17: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갑자기 그 책 제목이 생각나는군요. "노무현의 외로운 전쟁", 저를 두고 노빠라 해도 무방하나
사람을 그렇게까지 몇 번이나 죽이게 만드는 것이 속 편한지.

그러나 정말 미운 것은 선거 때 노무현 팔아먹다가 잠잠하게 있다가 노무현 까는
민주당 인간들....노회찬 의원이 그래 참여정부 때 날을 세웠으나 지금은
도리어 그때와 비교하죠. 참 어이가 없는..

곰곰생각하는발 2013-07-06 17:30   좋아요 0 | URL
전 노회찬 좋아합니다.... 흑흑흑..

만화애니비평 2013-07-06 18:54   좋아요 0 | URL
저도 노회찬을 좋아합니다..ㅎㅎ

2013-07-13 15: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노빠들 여기서 단체로 딸딸이 치고 있군요.
그래서 노무현이 김정일 빨아준 게 아니라는 겁니까?
보여줘도 아니라 하니 이거 딸딸이 절정에 있구만.

까빠 2013-07-13 21:41   좋아요 0 | 수정 | 삭제 | URL
빨아주기의 진수 => http://www.etoday.co.kr/news/section/newsview.php?idxno=752952

곰곰생각하는발 2013-07-14 16:53   좋아요 0 | URL
딸딸이'라니... 사과하십시요.
차라리 헐 님의 자지를 빨도록 하겠습니다. 근데 발기는 되십니까 ?

미미 2013-07-15 11: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님들 NLL에 대한 공부좀 하셔야겠습니다. 1991. 12. 13.자 남북기본합의서를 보면 노무현 전 대통령의 NLL 발언은 전혀 하자가 없다는... 오히려 수선을 떨고 있는 이 정권과 언론이 국민을 무지몽매하게 보고 우롱하는 처사가 아닐는지!
 

 

 

 

 

 

 

 

 

 

나는 작가'다 : 박민규 편.

 

나는 가수다 대신 나는 작가다' 라는 코너가 있었다면...

 

 

 

 

 

 

 

 

 

 

 

 

 

 

 

 

임재범은 확실히 < 잊혀진 전설의 무사 > 캐릭터였다. 고만고만한 군웅할거'의 무림세계'에 임재범'은 홀연히 나타난다. 세월에 장사'가 어디 있는가?  그는 늙고, 병든 모습'으로 등장한다. 갓 아래 빛나는 눈빛 만이 그가 과거의 전설적 무사'였다는 사실을 상기시킬 뿐이다.  지금 6인의 무사'가 그를 말없이 지켜본다.  작은 돌개바람이 바닥에 깔린 마른 모래'를 휘몰다 사그라진다.  " 비가 오겠군 ! " 그가 낮은 탁성으로  읊조린다. 

 

" 진정한 무사'는 적의 목을 벨 때,  칼이 우는 노래'를 듣소. 종종... 자신의 목이 베일 때'도 그 소리를 듣지 !  그것이 무사의 숙명이 아니겠소 ?  "  다시, 돌개바람 !  누가 먼저 칼을 뽑을 것인가 ?  이소라다 !  이소라가 칼을 뽑는 순간 7인의 칼에 반사된 빛이 허공에서 어지럽게 광무/光舞' 를 춘다. 이젠 돌이킬 수 없다. 그는 외친다. " 누구든, 나의 벼린 칼 끝에서 벗어날 수 없으리라 !  "  쿠아아아아아앙 .  무사는 냉정을 잃는 순간 목숨을 잃는 법이다. 하지만 그의 칼이 바람을 가를 때 내는 바람 소리'는 무디어졌고,  촉 또한 무디어졌다.  돌아온 무사의 포효하는 목소리'는 갈라,

 

졌다. 하지만 변한 것'은 없다.  무디어진 칼과 촉'으로도 그는 무대'를 쑥대밭으로 만들었다. 그리고 그는 떠난다. 남겨진 것은 6개의 칼과 머리'다. 전갈이 느린 걸음'으로 피비린내'를 맡으며 다가온다.  돌개바람이 지나간 자리에 굵은 빗방울이 떨어진다. 후, 두둑.  저, 멀리서 비가 온다.  저, 멀리서 하이에나가 운다.  아, 우우우우우우 !  아우우우우우 !  아이콩, 므므므므 무서워라.

 

 

< 나는 가수다 > 대신 < 나는 작가'다 > 라는 작가의 문장력' 경연 대회'를 연다면,  임재범이 연기한  절대지존 무림고수' 역은 누가 될까 ? 혹여, 노파심에서 하는 말이지만 조경란'이나 공지영'을 추천하지는 말라. < 나가수 > 에 < 걸스데이 > 같은 생활 체조 율동가'를 섭외할 수는 없는 노릇이 아닐까 ?  절창 대회에서 엉덩이만 들이밀다가 갈 수는 없는 노릇.  신경숙 ?  글쎄 !  지나치게 대중적이지 않을까 ?  그녀의 발성법은 짧다. 그렇다면 과연 누가 임재범 역을 할까 ?

 

단연,  김훈'이다.  그는 느닷없이 문단에 출현하여 < 벼락 같은 축복 > 이라는 찬사를 받던 인물이 아니었던가 ?  그가 무대'를 장악하리라는 것'은 불 보듯 뻔하다. 그가 무대'에서 한지에 검은 먹물을 쏟아붓는 한 그는 절대지존'이리라. 하지만 그 또한 그리 오랫동안 무대'를 즐길 것 같지는 않다. 왜냐하면 그는 노마드'이므로 !  그에게는 자전거'가 있으므로 !

 

그가 떠난 무대'는 다시 고만고만한 군웅의 할거'로 난세'가 될 것이다. 그래도 그 중에서 가장 실력 있는 무사'를 뽑으라면, 나는 < 박민규 > 를 선택하겠다. 그에게는 7단 고음이라는 화려한 스킬'은 없으나  대중성'과 넉넉한 성품이 있지 않은가 ?  그는 윤도현'이다.  웬만하면 떨어질 리 없다.  최소,  3개월 고정'이다.  와와 하지 마시고 예예 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우우 하지도 맙시다. 아이콩 !

 

박민규는 < 삼미슈퍼스타즈 >를 락 버전으로 불러서 청중평가단 1위'에 오르는 영광도 맛보기도 했으며 < 지구영웅전설 >과  < 카스테라 > 는 그럭저럭 무난한 점수를 얻었다. 하지만  다음 무대에서 부른 < 핑퐁 > 에서는 죽을 쓴다.  연이은 비슷한 느낌의 노래와 창법'으로 청중평가으로부터 좋은 호응을 얻지 못한 것이다.  그러자 그는 비장의 카드'를 내놓는다. 이소라가 < 넘버 1 > 으로 분위기'를 반전하듯이 말이다. 그는 펑크 락'을 버리고 재즈 소울 발라드'를 선택한다. 그가 선보이는 작품은 <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 > 다.  우우 ?!  와와 !

 

" 신사숙녀여러분!  다음 무대'는 이 무대의 비쥬얼'을 담당하시는 박민규 씨'입니다. 의외로군요. 비장의 무기인가요 ? 슬픈 소울 발라드'로 돌아왔습니다.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 ! "

 

무대는 어둡다. 핀 조명'이 무대 위의 고독한 하이에나 박민규'를 비춘다. 그는 이소라 흉내'를 내며 고개'를 37도 왼쪽으로 기운 후 의자에 앉아 있다.  잠자리 안경 속에 찢어진 그의 눈은 감은 것인지 뜬 것인지 모를 만큼 째진 눈이다. 이때 재즈 피아노 선율이 조용히 흐른다.  그는,  부른다 ! 

 

 

눈을 맞으며 그녀는 서 있었다. 

그해의 첫눈이 내린 날이었고,

열아홉 살이던 내가...

정확히 스무 살이 되던 날이었다.

길고 쓸쓸히 이어진 빈 논과 드문,

드문 서 있던 나무들...

  

낯설다. 분위기 반전을 노린 계획은 어쩌면 잘못 둔 패착'이리라. 펑크와 락 창법을 뺀 소울 풍의 노래'에, 관중은 우우 ( 하지 맙시다 )  예예 ( 하지 맙시다 ) 한다. 하지만 그가 누구이던가 ?  시작은 불안했지만 서서히 본 궤도'에 오른다. 그는 지금 조용히 노래를 부르지만 절정 부분'에서 자신의 주무기'인 창법을 구사하리라. 역시나 예상은 적중한다.

 

 

여자든 남자든 그런 대부분의 인간들은 아직 전기가 들어오지 않는 전구와 같은 거야. 전기만 들어오면 누구라도 빛을 발하지, 그건 빛을 잃은 어떤 전구보다도 아름답고 눈부신 거야. 그게 사랑이지. 인간은 누구나 하나의 극을 가진 전선과 같은 거야. 서로가 서로를 만나 서로의 영혼에 불을 밝히는 거지.

 

P.185

 서서히 그의 색깔을 드러낸다. 그리고는 절정 부분에서 이렇게 방방 뛴다.

 

알아 ?  추녀를 부끄러워하고 공격하는 건 대부분 추남들이야. 실은 자신의 부끄러움을 견딜 수 없기 때문인 거지...  보잘것없는 여자일수록 가난한 남자를 무시하는 것도 같은 이유야. 안 그래도 불안해 죽겠는데 더더욱 불안해 견딜 수 없기 때문이지. 보잘것없는 인간들의 세계는 그런 거야. 보이기 위해, 보여지기 위해 서로가 서로를 봐줄 수 없는 거라구. 그래서 와와 하는 거야. 조금만 이뻐도 와와, 조금만 돈이 있다 싶어도 와와, 하는 거지.

P.220

 

그가 혼신의 힘을 다해 와와'라는 가사'를 지르자, 청중평가단 또한 와와 한다. 이 정도면 임재범이 부른 약간 촌스러운 퍼포먼스다. 그는 무릎을 꿇고 < 누가 나를 위로하지 ?  .... 바로 여러분 ! > 을 외치는 것이었다. 그는 다음과 같은 가사'로 청중평가단의 여심을 사로잡는다. 

 

 

미녀가 싫다기보다는 미녀에게 주어지는 세상의 관대함에 나는 왠지 모를 불편함을 느끼고 있었다. 뭐랄까, 그것은 부자에게 주어지는 세상의 관대함과도 일맥상통한 것이란 기분이 들어서였다.

 

P.315

 

 노래는 끝났다. 그는 무대'를 떠났다. 종합 점수 4위'였다. 그는 살아남았다. 500명의 청중평가단 가운데 여성은 300명이었다.

 

 

 

 

 

p.s 나는 작가다 2편은 성석제'입니다. 참고로 2편에서 박민규는 자폐아'로 나옵니다. 그는 하루종일 " 내 손은 백만 불짜리 손... 내 손은 백만 불자리 손.... "

 

 

 

 

 


댓글(20) 먼댓글(0) 좋아요(1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마노아 2013-07-04 18: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곰곰생각하는발 님이 나는 작가다!로 무대 위로 올라가야 할 것 같아요. 저는 와와에 예예를 할 겁니다! ^^

곰곰생각하는발 2013-07-04 19:52   좋아요 0 | URL
우와 와'를 합쳐서 우와''' 라고 하셔도 됩니다. 혹은 와를 먼저 붙여서 와우'라고 하셔도 되고요... 방긋.

라로 2013-07-04 20: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곰발님 이거 시리즈 해주시는 거야요????꺅~~~~~좋아라~~~~~~~^^*

곰곰생각하는발 2013-07-04 21:48   좋아요 0 | URL
오홋... 반응 보고 10편으로 시리즈를 늘려보겠습ㄴ다. 개인 블로그에 올렸을 땐 별 반응이 없었는데
역시 알라딘은 이런농담을 좋아하나 봐요.. 후훗..

iforte 2013-07-04 21: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오늘의 소감은 완전 요새 애들 시셋말로 표현해야 하겠는데요. 대. 박.
잘 읽었고요, 제점수는요......... 60초 뒤에 공개할께요... ㅎㅎㅎ

넘 재밌게 읽었어요. 글재주 만큼은 역시 곰발님이 갑... 아차, 곰발님은 새 좋아하시지..... ㅍㅎ
언젠가 반드시 곰발님이 무림평정하시고 나는 작가다, 왕중왕전 차지하실날이 올듯요.

지금 이곳 아침은 해가 쨍 밝아서인지, 곰발님의 맛깔나는 글 읽어서인지, 기분도 쨍하네요. 거기는 밤이니, 곰발님, 굿나잇하셔요.

곰곰생각하는발 2013-07-04 21:47   좋아요 0 | URL
오홋... 요거 반응이 좋군요... 제 개인 블로그에 오래 전에 써둔 글입니다. 시리즈로 몇 편 더 있어요. 한 4편 되는데 반응 좋으면 10편으로 늘려보지요. 성석제'는 새터민'으로 나오고, 박민규는 자폐아'가 됩니다. 2편을 기대해주세요. 미리 써둔 것이라 잔뜩 있지만 그래도 쪼는 맛이 있잖습니껴 ~~~ 내일 공개하겠습니다.

iforte 2013-07-04 23:31   좋아요 0 | URL
맞습니다. 역시 연재가 흥미진진하게 하는데는 최고죠. 앗싸... 10편까지... 앞으로 또 날마다 손에 땀을 쥐고, 안나오면 러닝머쉰 한시간 뛰어서라도 억지로 땀을 짜내서, 기다리겠네요. ㅎㅎ

곰곰생각하는발 2013-07-05 00:08   좋아요 0 | URL
갑자기 부담감이.. ㅎㅎㅎㅎ.
정성일 씨도 등장하고 뭐 그렇스비다.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글러벌하게 하루키도 등장시킬까 고민하는데 어떻게 진행될지는 모르겠군요.. 흠흠...

비로그인 2013-07-04 22: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도 이 글 좋다. 너의 이런 리즈미컬하고 템포있는 글 참 좋아. ㅎㅎ
성석제 기대된다.

곰곰생각하는발 2013-07-04 22:53   좋아요 0 | URL
이 시리즈에서 압권은 성석제 작가님이시다. 내가 너무 애정하는 작가'로 좀 막 갔다....

새벽 2013-07-04 22: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재밌습니다. 누가 나가수와 문단을 저리 비교할 생각을 할 것이며 누가 저렇게 나가수 무대를 묘사하겠습니까.
곰곰발님께선 이제 포스팅보다 등단 준비에 더 박차를 가하셔얄 듯.. (읭?)

그런데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 저는 이 책 광고 봤을 때 웬 클래식 곡명을 그대로 책이름으로.. 하면서
흔한 통속물인 줄 알고 무시했었거든요. 곰곰발님이 이 정도로 칭찬하실 정도면 끝내주는 소설이겠군요. 음..

곰곰생각하는발 2013-07-04 23:07   좋아요 0 | URL
끝내주지는 않습니다. 한 중간 정도 ? 제가 좋아하는 순서는
슈퍼스타 - 더블 - 지구영웅전설 - 파반느 - 핑퐁.... 이 순입니다.
박민규는 기본 가닥은 있잖아요. 전 박민규가 하루키보다는 3배는 뛰어나다고 생각합니다...

마립간 2013-07-05 09: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문학분야의 고수는 제가 아는 바가 없어서...

진화론 분야의 대가, 고수의 대결은 '다윈의 식탁'이라는 책에 나와 있는데, 긴장감이 '나는가수다'에 못지 않습니다.
http://blog.aladin.co.kr/maripkahn/5491338

곰곰생각하는발 2013-07-05 12:51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ㅎㅎㅎㅎ...... 저 이 책 무척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책은 과핵책이든 철학잭이든 어지 되었든 재미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ㅎㅎㅎ

이미화 2013-07-05 14: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요한은 정말.. 죽었을까요? 스트로베리필드로 떠났을까요?

곰곰생각하는발 2013-07-06 17:31   좋아요 0 | URL
이미화 님 어디서 닉이 낯이 많이 익습니다, 만...
요한'이 행방불명 되나요 ? 읽었는데 갑자기 기억이 안 나네요.. 찾아봐야겠다..ㅎㅎㅎㅎ

히히 2013-07-05 15: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확실히 곰...발님의 글입니다.
위트 빠진 님의 글은 코 없는 버선, 귀 없는 바늘, 눈 없는 겨울이겠지요?

고수는 속인들의 품평에 마음을 열지 않습니다.
그러니 절대지존이 되지요. 노마드여 계속가라.

곰곰생각하는발 2013-07-06 17:31   좋아요 0 | URL
어제도 술마시면서 위트에 대해 말했습니다.
위트'는 참 소중한 겁니다.
위트가너무 과소평가된 측면이 있습니다.

윤스리 2013-07-10 12: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알라딘 뉴스레터 이메일 받았는데 페루애 님의 글이 똭 ㅎㅎ 뭔가 뿌듯했습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3-07-10 14:46   좋아요 0 | URL
그런 게 뜹니까 ? 난 안 뜨던데...ㅎㅎㅎㅎ
아참, 히말라야 갔다 왔는데 어떻습니까. 여행 후기나함 올려주쇼...
 
킹의 몸값 87분서 시리즈
에드 맥베인 지음, 홍지로 옮김 / 피니스아프리카에 / 2013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87분서 시리즈 가운데 하나인 < 킹의 몸값 > 은 아직 읽지 않았다. 읽을 예정이다. 그러므로 이 글은 읽지도 않은 채 미리 쓰는 리뷰'이다. 사실 이 리뷰는 소설에 대한 글이 아니라 구로자와 아끼라가 감독한 < 천국과 지옥 > 에 대한 생각'이다. 이 영화는 이 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 별점 체크'는 이 영화에 대한 기록'이다.

 

 

 


 

 

 

 

 

천국과 지옥

 

 

현대인이 가지는 고전'에 대한 선입견 가운데 하나는 < 고리타분 > 할 것이란 속단'이다. 하지만 고전이 가지는 생명력'은 재미'다. 재미있는 작품이 오래 사랑 받아서 고전'이 되는 것이다.  E.M 포스터가 쓴 아기자기한 연애 소설'을 읽다가 보면 고전의 힘은 결국 재미'란 생각을 다시 하게 된다. ( 모든 작품이 그렇다는 것은 아닙니다, 만 ! ) 고전 영화에 대한 선입견도 마찬가지다. 사람들은 평론가들이 뽑은 걸작 고전 영화는 재미가 없을 것이란 생각'을 먼저 한다. 물론 평론가들이 뽑은 작품 중에는 재미없는 걸작들이 수두룩하지만, 적어도 내 기준에 의하면, 구로자와 아키라 감독이 만든 영화'만큼은 재미있다.

 

< 숨은 요새의 세 악인 > 은 헐리우드 모험 액션 영화의 기준이 되었다. 조지 루카스가 고백했듯이 < 스타워즈 > 는 < 숨은 요새의 세 악인 > 에서 영화적 서사를 노골적으로 차용했다.  스필버그가 만든 < 레이더스 > 시리즈도 알고 보면 구로자와 아키라 감독에 대한 오마쥬라 할 수 있다. 어디 그뿐인가 ! < 7인의 사무라이 > 는 남성 밀리터리 액션 영화의 바이블 같은 작품이다. 후에 루카스와 스필버그'는 아키라의 영화 제작'을 후원하게 된다. 헐리우드가 구로자와 아키라 감독에게 전하는 " 감사의 뜻 " 이다.

■  평론가들은 구로자와 아키라'보다는 오즈 야스지로'에게 후한 점수를 주지만 감독의 입장은 꼭 그런 것만은 아니다. 수많은 감독들이 구로자와 아키라'를 경배했다. 브라보, 구로자와 아키라 감독에게 영광 있으라 !

 

< 천국과 지옥 > 은 패러독스와 윤리적 딜레마'를 다룬다. 구두 회사 중역인 주인공은 아이를 유괴한 범인으로부터 몸값으로 3000만 엔'을 지불하라는 협박 전화를 받는다. 마침 그에게는 회사를 인수하기 위해 마련한 5000만 엔 수표가 있다. 하지만 회사 지분 인수 자금으로 마련된 돈을 몸값'으로 지불할 경우 주인공은 파산을 각오해야 한다. 하지만 이 세상 그 어느 부모가 아이가 유괴되었다고 하는데 돈이 아깝다고 망설이고 있을까 ? 이것저것 생각할 틈이 없다. 지구는 독수리 오 형제'가 구하지만 아이는 내가 구한다 ! 공부는 못해도 좋다. 튼튼하게만 자라다오. 그런데 일이 묘하게 꼬인다.

 

납치된 아이'는 주인공의 아들이 아니라 집에서 일하는 집사의 아이'였던 것이다. 그러니깐.... 실수로 아이'가 바뀐 것이다. 이 기막한 반전을 감독은 영화가 시작하자마자 얼마 지나지 않아서 불쑥 꺼내놓는다. 반전에 대한 그 어떤 암시도 없다. ( 지금 생각하니... 암시'가 있기는 했다. ) 그것은 중요한 게 아니란 뜻이다. 부성애'를 다룬, 뻔한 납치 활극'은 갑자기 윤리적 딜레마'를 다루면서 도스토예프스키의 선과 악에 대한 세계를 다룬다. 주인공 곤도는 ( 소설에서는 " 더글라스 킹 " 이다. )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하지만 이 한숨'은 고약하다. 왜냐하면 범인은 계속 몸값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돈을 주지 않으면 아이를 죽이겠다는 것이다. 안도가 이 협박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이유는 집사의 아들은 결국 곤도의 아들이 아니었다면 겪지 않았을 위험에 처한 것이기 때문이다. 이 결과의 원인은 결국 곤도가 가진 부 () 때문이다.

 

자, 입장을 바꿔 생각해보자 ! 이제 당신은 영화 속 주인공이 되어서 이 사태를 수습해야 한다. 납치된 아이는 당신의 아이가 아니라 집사의 아들이다. 다행이다, 내 알 바 아닌가 ? 윤리적 딜레마에 빠질 수밖에 없다. 아이에게 몸값을 지불하면 지금까지 쌓았던 모든 부와 명예'는 한순간에 추락한다. 당신이라면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 인간이란 이타적일까, 이기적일까 ? 영화는 시작부터 돌 직구'를 날리면서 시작한다.

 

아키라 감독은 이 장면을 실내극처럼 꾸몄다. 1시간 동안 실내에서만 진행되는 무대극은 오로지 거실에서만 이루어지는데 거실은 생각보다 단순하다. 브레히트의 연극 무대처럼 텅 비어 있는 것이다. 무대 위 오브제는 전화와 커튼이 전부다. 하지만 감독은 이 빈약한 소품으로 기막힌 서스펜스를 창조한다. 커튼'은 주인공이 처한 심리 상황'을 잘 전달한다. 주인공은 갈등이 고조될 때마다 커튼 앞에 서 있다. 마음의 문(커튼)을 열 것인가, 아니면 닫을 것인가 ? 자신이 선택할 결정은 과연 윤리적으로 옳은 것일까, 옳지 않은 것일까 ? 커튼을 열면 빛은 들어오고 닫으면 실내는 어두워진다. 양심을 위해 커튼을 젖힐 것인가, 아니면 재산을 위해 이웃의 비참을 위하 커튼을 닫을 것인가. 하루에도 열두 번, 생각이 바뀐다 ! 천국(빛)과 지옥(어둠)이 교차한다. 그것은 마치 주인공이 처한 마음 같다.

 

연극 무대처럼 진행되는 전반부는 지루할 틈이 없다. 정교하게 세팅된 카메라 동선과 오랜 팀 워크로 짜여진 배우들의 동선은 씨줄과 날줄처럼 정교하게 교차하며 화면에 생명력을 부여한다. 절제된 탱고와 같다. 카메라 동선이 남성 무희'라면 배우들의 동선은 여성 무희 같다. 남성 무희가 절도 있게 발을 뻗어 앞으로 나아가면 여성 무희는 뒤로 절도 있게 한발짝 물러난다. 그런가 하면 뱀장어들처럼 비비꼬이다가도 어느 순간에 마술사의 매듭처럼 순식간에 풀린다. 이 세련된 움직임은 이 영화를 걸작으로 만들었다. 이 < 실내극 > 은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이 만든 < 로프 > 를 연상케 한다. 늙은 뱀처럼 움직이는 카메라'는 우아하다 :  빠른 것은 경쾌하지만 느린 것은 우아하다.

 

그런가 하면, 후반부는 < 실외극 > 이다. 전반부가 다분히 연극적 상황극'이라면, 후반부는 형사들의 고군분투를 다룬 다큐멘타리적인 성격이 강한 현장극'이다. 감독은 자극적인 기교를 버리고 사건을 하나하나 풀어나가는 과정을 무뚝뚝할 정도로 묵직하게 보여준다. 영화와 소설을 모두 보거나 읽은 사람'이 전한 말에 의하면 전반부는 원작에 충실하고 후반부는 일본의 상황'에 맞게 영화적 각색'을 했다고 한다. 하지만 내용이 약간 바뀌었다 해도 성격은 87분서 시리즈'가 가지고 있는 미덕에 충실한 연출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묵직하고 담담한 추적'은 87분서 경찰 시리즈'가 가지고 있는 리얼리티에 충실하기 때문이다.

■  한국 영화 < 파괴된 사나이 > 는 < 천국과 지옥 > 에서 나오는 그 유명한 인질 교환 장면을 그대로 베낀다. 결과는 예상대로 흘러간다. 흉내를 낼 수는 있지만 아우라를 얻을 수는 없다. < 파괴된... > 은 그 유명한 장면을 그저 그런 장면'으로 연출한다.

 

< 본 시리즈 > 와 같은 현란한 추적'에 익숙한 관객이라면 이 영화는 밋밋한 추적극이 될 수도 있다. 소설도 마찬가지다. 기막한 반전이나 화려한 액션'에 익숙한 장르 소설 독자'라면 에드 맥베인의 < 87분서 시리즈 > 는 따분할 수가 있다. 하지만 자극적인 양념으로 범벅이 된 비빔 냉면'만 먹다 보면 담백한 모밀 국수의 맛이 그리울 때가 있다. < 천국과 지옥 > 은 우아하다. 이 영화를 보고 나면 소설이 궁금해진다. 하지만 너무 큰 기대는 하지 않는 것이 좋을 수도 있다. 구로자와 아끼라'는 평범한 것을 걸작으로 만드는 재주가 있다. 물론 그는 좋은 원작을 골라내는 매서운 눈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  소설 제목은 < 왕의 몸값 > 이 아닌 < 킹의 몸값 >으로 출간되었다. 소설 속 구두 회사 중역 이름이 " 더글라스 킹 " 이기에 < 왕의 몸값 > 이라고 하면 오해를 불러 일으킬 수도 있다는 염려에서 < 킹의 몸값 > 이라고 정했을 것이다. 그런데 아무래도 부자연스럽다. 중의적 의도'를 생각하면 < 왕의 몸값 > 이 더 근사하지 않나 ? 뭐, 그냥 그렇다는 것이지, 딴지'를 걸자는 뜻은 아니다. 난 아무래도 < 왕의 몸값 > 이 좀더 하드보일드하며, 비장미'가 있어서 좋다.

 

 

 

 

 


댓글(33) 먼댓글(0) 좋아요(1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iforte 2013-07-03 01: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홍홍.. 오랜만이어요. 언제 새 글이 포스팅 되나 매일 들어와서 체크했는데... 드디어....
그럼에도, 일본 문학이나 영화에 문외한인지라 연신 아항, 그렇군, 고개만 끄덕이다 나갑니다.
어린애도 아니니, 아싸, 일빠...뭐 이런 유치한 댓글 남기기도 민망하고. ㅍㅍ
그저, 좋은 한주 지내시라 안부만 남깁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3-07-03 13:28   좋아요 0 | URL
오홋 쓰고 나서 오타 없나 확인하려고 했는데 마침 덧글이 달려서 반갑습니다.
언제 시간 나시면 아키라 영화들 놓치지 마시고 꼭 보십셔...
특히 천국과 지옥'은 아주 끝내준답니다. 그 유명한 기차 장면이 나오기도 하죠...
요새 아키라 영화제를 해서 틈틈이 다시 보고 있습니다. 볼 때마다 재미있어요.
7인의 사무리아는 정말 재미있어요. 역시 영화는 극장에서 봐야 함...
모니터로 보면 재미없어요. 극장은 묘하게 몰입하게 만들잖아요....
킁킁 !!! 포르테 님도 건강한 한 주 되십셔..

처음에 올린 건 그냥 일단 저는 쓰고 올리고 나서 다시 수정하는 데..
항상 포르테 님은 다듬어지지 않은 글을 읽으셔서... ㅎㅎㅎㅎ 다시 읽어주셔욧 !!!! 마음에 들게 고쳤습니다..

비로그인 2013-07-03 02: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따가 일 끝나고 구로사와 감독의 영화를 봐 보아야겠다.

곰곰생각하는발 2013-07-03 02:19   좋아요 0 | URL
넌 일본에 있으니깐 많이 볼 수 있을 거시다.
오즈 야스지로의 영화도 좋다... 사실 난 아키라 보다 오즈 야스지로가 더 좋지만..
아니다.. 둘 다 좋다.

비로그인 2013-07-03 02:29   좋아요 0 | URL
오즈 야스지로 뭐 먼저 보까? 우선 2편만 추천해줘 !

곰곰생각하는발 2013-07-03 02:38   좋아요 0 | URL
너 어떻게 볼 수 있냐 ? 하긴 뭐 요즘 바로 구해서 볼 수는 있지.. 흠냐... 뭘 추천할까 ?
오즈 야스지로 하면 만추 아니겠냐... 만추하고 내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꽁치의 맛'이란 영화가 있어..
고거 함 봐라... 참고로 이 영화에서 꽁치는 한번도 안 나온다.... 꽁치하면 가을에 먹잖아. 일본에서는 ...
아마 가을에 대한 제목을 짓고 싶어서 그리지은것 겉다...

만화애니비평 2013-07-03 12:56   좋아요 0 | URL
설마 눈미찌??

곰곰생각하는발 2013-07-03 13:22   좋아요 0 | URL
다른 분입니다 !!

비로그인 2013-07-04 13:53   좋아요 0 | URL
곰발 ! 나 지금 오즈 야스지로 <만춘> 보는데
리스닝이 이렇게 힘든 영화는 첨 봐. ㅠ_ㅠ
옹알오알거리는 게 대사 30~40%는 흘리고 가는 느낌.
근데 대단하구나.. 이 영화.
이 옛날에 말이야..

곰곰생각하는발 2013-07-04 14:33   좋아요 0 | URL
사실 오즈 영화는 카메라가 거의 안 움직여....
아키라 영화 좋아하는 사람이 보면 좀 답답하지..
그리고 맨 다다미'인가 ? 앉은 자세에서 거의 20분 이야기하잖아..ㅎㅎㅎㅎㅎㅎㅎ
그런데 뭔가.. 난 이런 영화들이 좋더라고.
카메라가 막 움직이면 짜증나.. 물론 아키라 팬이긴 하지만...
쓸데없이 뮤직비더오처럼 카메라 움직이는 걸 좀 혐오함..

비로그인 2013-07-04 14:38   좋아요 0 | URL
아아 어뜨케~~ 노리코가 넘 이뻐 !! ㅠㅠㅠㅠ
나, 노리코 같은 여자 넘 좋다.. 사랑스러워 !

그러게 말이야, 앵글의 변화가 거의 없다시피인데
조금도 지루하다거나 따분한 인상이 없어.

놀라움 !

곰곰생각하는발 2013-07-04 15:03   좋아요 0 | URL
글쥐? 그게 오즈의 마법이다.
오즈 영화는 부끄러움을 담을 줄 아는 영화다.
오즈 영화가 좋으 것은 감독 스스로가 무척 겸손하다는 그 지점을 것이야..

비로그인 2013-07-04 15:14   좋아요 0 | URL
뭐랄까.. 무척 낭만적이야.
ㅎㅎㅎㅎ오즈의 마법인 거야?

나, 일본의 옛날 식 다다미 집.. 별로 싫었었는데..(냄새가 말야)
그 생각이 바꼈어. 다음 이사갈 땐 , 이런 낡은 다다미 단독주택서 살까봐.
감독의 겸손..

그래.. 그 정서가 물씬 느껴진다.
좋은 영화 추천해줘서 고 마 워 잉~!

잉~ ㅋㅋ

참 섬세하게 만들어진 영화이다.

곰곰생각하는발 2013-07-04 15:38   좋아요 0 | URL
난 오즈 하면 등'이 생각나.
뒷모습을 참 잘 찍는 감독이지.
난 얼굴을 잘 찍는 감독보다는
등을 잘 찍는 감독이 좋아.
오즈는 등을 잘 찍는 감독이야.
아버지는 이젠 시집 가면 그곳 귀신이 되라며 자주 오지 말라고 하지..
왠만한 감독이라면 아버지의 말을 듣는 딸의 얼굴을 보여줘 ( 이것을 용어라 리액션 씬'이라고 하는데... )
효녀거든... 아버지를 말을 들었을 때의 그 슬픔은 관객모두 알고 있지


그런데 오즈는 딸의 얼굴을 보여주지 않고 그냥 등만 보여줘.

한동안 아주 오랫동안 말이야..
오랜 등'을 보면 오히려 얼굴을 보았을 때의 감흥보다 더 애잔한 것을 느낄 수 있다.
오즈는 그런 인간이야....

비로그인 2013-07-04 16:24   좋아요 0 | URL
다 봤어 !

네가 말한 감독의 겸손함.. 무슨 말인지 알 거 같어.
감정도 스킬도 철저하게 의도 하에 상당히 절제된 느낌이
아무나 흉내낼 수 없는 감독의 내공이 느껴진다.
마져마져, 등,으로 사람의 표정을 잘 찍어내는 감독이란 거.
네가 말한 마지막 부녀간의 씬도 그렇지만..
퍼스트 씬부터 등장인물의 등장을 아예 그 인물의 등돌린 모습으로 시작하던데
무척 인상적이었어. 누구지? 저 여자가 주인공이로군.. 하는 포스가 자연히 느껴졌음.
오즈 감독의 다른 작품들도 봐 보아야겠다.

새벽 2013-07-03 04: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정말이지 군더더기 하나 없이 감독과 작품을 짚어 주셨네요.
이 영화도 역시 원작 소설이 있었군요.. 몰랐습니다.
전 2004년인가.. 무슨 미술관 건물에 있던 시절의 서울아트시네마에서 봤었습니다.
그때 본 구로자와 아키라 작품들 중에도 발군이었던 기억..
그래선지 연이어 봤던 <붉은 수염>은 조금 빛바랜, 그런 기억으로 남아있네요.

곰곰생각하는발 2013-07-03 11:33   좋아요 0 | URL
아마 정독도서관 아래 있던 미술관 아래'일 겁니다. 전 천국과지옥' 디븨디'로 봐는데 이거 극장에서 보는 것과 그냥 모니터로 보는게 확 달라요. 진짜 영화는 스크린으로 보아야 함...

왜 모니터로 봐도 되는 영화가 있고, 꼭 스크린으로 봐야 하는 영화가 있죠.
큐브릭 같은 영화도 스크린으로 봐야 맛이 나고, 린 감독 작품도 절대 스크린으로 봐야 의미를 알 수가 있는 것 같아요. 그리고 아끼라 영화도 마찬가지. 오즈는 모니터로 봐도 의미가 전달이 되는데.. ( 오즈 영화가 후지다는 건 절대 아닙니다. 전 굳이 우열을 가리자면 아키라 보다는 오즈니깐 말이죠. )

아키라는 정말 스크린으로 봐야 합니다.

만화애니비평 2013-07-03 12:56   좋아요 0 | URL
새벽님이다!

새벽 2013-07-03 17:33   좋아요 0 | 수정 | 삭제 | URL
앗, 만애비님이다!

새벽 2013-07-03 17:36   좋아요 0 | 수정 | 삭제 | URL
오즈는 본 작품이 세 편 뿐이어서.. 만춘, 동경 이야기, 꽁치의 맛,을 봤었죠.
저도 굳이 꼽자면 오즈,를 더 높이 칩니다.
영화 보고 할 얘기는 구로자와 쪽이 더 많지만.. :)


곰곰생각하는발 2013-07-03 17:52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ㅎㅎㅎㅎ 정말 그렇습니다 !!!
저도 오즈를 더 애정하는데, 사실 말을 털 거리'는 오즈'는 딱히 없어요. ( 나쁘다는 것이 아니라... )
하지만 아키라'는 할 말이 꽤나 많습니다.

만화애니비평 2013-07-03 12: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보다 서재지수가위로군요..ㅋㅋ

곰곰생각하는발 2013-07-03 13:22   좋아요 0 | URL
그런가요 ? 요즘은 하도 레어템 하나만 먹어도 30000000 이러기 때문에 10 단위로 올라가는게 좀 답답하기는 해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비로그인 2013-07-03 14: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천국과 지옥>이 윤리보다도 계급의 문제로 읽히더라고요. 제목도 High and Low고, 주인공과 범인의 사회적 위치를 고려해보면... 범인의 집뿐만 아니라 후반부에 부각되는게 창녀촌이나 외국인 클럽같이 하층민들의 공간이고요. 그래서 형사들이 범인을 알아채고도 형기를 늘리려고 작전 벌이는 장면은 정말 뻔뻔하게 느껴졌습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3-07-03 14:39   좋아요 0 | URL
정확한 지적이십니다. 주인공 집은 꼳데기에 있고 범인은 낮은 동네 ( 로우)에 있고....
계급 갈등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죠. 아마도 그것 때문에 영화 내내 낮은 동네'를 표현하면서 나오는
한국 술집들이.... 그 당시만 해도 대표적 하층민은 제일한국인이었죠...
누구의 시점으로 보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 같아요. 전 순수하게 주인공의 갈등이 재미있더군요.
아무래도 아키라'가 도스토에프스키적 세계관에 심취한 모양입니다. 이 영화는 도스토의 취향이 강하게 드러나잖아요.

재는재로 2013-07-03 20: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구로자와 아키라 감독의 영화 요짐보하고 7인의 사무라이 두편정도 받는데 고전이지만 진짜 지금봐도 현대의 블록버스터에서는 볼수 없는 매력이 있더라구요 님의 리뷰를 보니 영화가 보고 싶네요 87분서 시리즈 살의의 쐐기,아이스 두편 읽었는데 역시 고전이 왜 고전인지 알겠더라구요 현대의 마초적인 모습이나 영웅은 없지만 그 당시 특유의 경찰들의 활약 과학 기법이 등잘하기 전에는 경찰들의 육감과 수사만이 범인을 잡는 희망이 었죠 킹의 몸값도 오늘 주문했어요 받아서 읽어볼려구요 좋은 책은 시간이 흐른뒤 읽어도 좋은것 같아요 시대는 바뀌어도 인간의 본성은 바뀌지 않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네요

곰곰생각하는발 2013-07-03 20:54   좋아요 0 | URL
7인은 정말 재미있죠. 인질 구출하는 식의 영화는 모두 7인에서 따왔잖아요. 황야의 7인도 그렇고 지옥의 7인 그밖에 인질 구출 영화는 모두 사무라이.... 현대극 중에는 제가 이키루와 함께 제일 좋아하는 작품입니다. 천국과 지옥 말이지요. 솔직히 재미없는 걸작도 많아요. 그런데 적어도 아키라 작품만은 오락 영화로써 충분히 그 몫을 합니다. 솔까말 요즘 영화보다 재미있습니다.

다크아이즈 2013-07-04 12: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천국과 지옥 빌려다 볼게요. 디브이디로 도서관에서 가서요.
일단 뭔 말인지 쏙쏙 알아 듣게, 고급스런 글을 쓰는 님을 위해 공감 먼저 눌러 놓고요.^^*

곰곰생각하는발 2013-07-04 14:31   좋아요 0 | URL
프릭스'를 좋아하신다면 이 영화도 좋아하실 겁니다. 100% 보장함....
전 콘웰 같은 스릴러'보다는 현장감 있는 이런 추리가 좋더라고요..... 정말 끝내주는영화입니다.
아키라 현대극 중 가장 좋아하는 게 천국과지욱 그리고 이키루...

포스트잇 2013-07-04 13: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덕분에 영화 한편 알게 됐네요, 구로사와 영화중 못본건데 왜 놓쳤는지 몰겄네요. 감사!

곰곰생각하는발 2013-07-04 14:31   좋아요 0 | URL
놓치셨다니 안타깝군요. 좋습니다. 이 영화는 꼭 보시기 바랍니다.

히히 2013-07-05 13: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영화이야기가 나와서요.
싫은 장면은 범인 한 명 잡는다고 시장통을 난리통으로 만드는 거, 주인공 살린다고 수십명 개목숨 만드는 거,
세기의 로맨스 만든다고 주위의 감정은 스토커로 만드는거.... 정말 영화스럽다는 생각입니다.
손수레가 뒤집어져 과일들이 떼굴거릴 때는 정말 화가 치밉니다.
범인은 놓치고 과일장수가 새겨집니다.
정말 감독은 이런것들이 아무렇치 않을까요? 박진감을 위해서라면.

곰곰생각하는발 2013-07-05 14:01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그러니깐 주인공 중심주의'가 싫다는 거죠 ?
전 이런 주인공 중심주의'가 영화에서는 그냥 용서가 되는데
드라마에서는 용서가 안 됩니다. 왜 주인공 하나 있고 나머지는 모두 주인공을 위한 들러리잖ㅇ요.
전 이게 꼴도 보기 싫더라고요. 제가 < 직장의 신 > 을 재미있게 본 것은
미스김이란 주인공뿐만 아니라 거의 모든 사람들이 다 주인공으로 나옵니다.
그게 좋더군요... 주인공 때문에 소외되는 엑스트라는 없다는 겁니다.

용서해주십셔... 감독들도 요즘 배를 골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