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책, 전자책 그리고 육미집.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지나갈 리 없듯이 서평 블로거'들은 한 번쯤 < 종이책이냐, 전자책이냐 > 에 대한 생각'을 적고는 한다. 대부분은 아날로그적 감성'에 호소하며 종이책이 가진 우월성을 주장한다. 가난하지만 착한 여자 주인공'에게 보내는 드라마 시청자의 지지'가 읽힌다. 인간은 본질적으로 복고에 대한 향수'가 강해서 디지털에 대한 반감이 있다. 그런데 " 아날로그적 감성 vs 디지털 모더니티 " 의 싸움에서 승자는 항상 디지털 모더니티'였다. 필카'가 디카'에 의해 멸종될 줄 그 누가 알았겠는가 ? 코닥이 파산 신청을 할 줄 그 누가 알았겠는가 말이다. 이제 35미리 필름 카메라 사용자'는  옛것을 고수하는 청학동 사람들 취급을 받는다. 세상에 이런... 일이.

 

<종이책이냐 전자책이냐> 논쟁은 마치 <필카냐 디카냐> 논쟁처럼 보인다. 과거에 겪은 경험은 미래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 결국은 전자책이 승리할까 ? 개인적 취향이 고려된 판단을 전제로 한다면 : 종이책은 전자책을 신나게 박살내지는 못하더라도 그럭저럭 힘겨운 승리'를 거두리라. 종이책이 전자책을 이길 수밖에 없는 이유는 " 촉감 " 이라는 감각의 논리 때문이다. 책을 읽는다는 것은 눈과 손이 분주히 움직여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시각과 함께 촉각이 동시에 진행된다. 눈으로는 정보를 받아들이지만 손가락은 분주히 종이가 가지고 있는 체온과 결'을 감지한다. 하지만 모니터는 접촉이 주는 위안이 없다. 모니터는 < 보는 > 것에 방점이 찍히고, 종이책은 < 읽는 > 것에 방점이 찍힌다. 동일한 텍스트'라고 가정을 해도 전자는 보는 것이고 후자는 읽는 것이다. 독서'에서 독은 읽다'를 의미하는 것이지 본다'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그렇지 않은가 ?

 

여기에 개인적인 독서 취향에 따라 밑줄을 긋거나 종이 모서리를 접기도 한다. 이보다 과격한 사람은 연필로 메모'를 하거나 포스트-잇'을 붙인다. 나 같은 독자'는 종이의 재질을 유심히 본다. 노란 색연필을 긋기 위해서는 형광 모조지'보다는 거친 느낌이 있는 e-light紙'를 선호한다.  손으로 만질 때의 그 촉감을 좋아하기 때문에 그렇다.  밑줄 긋기에 가장 좋은 책(종이)는 70년대 즐겨 사용되던 산성지'로 만든 책이다. 황변 현상으로 인해 옅은 갈색이 되어버린 거친 종이 말이다. 색연필은 미끄러지지 않고 종이 결 속에 스며든다. 아, 이 느낌을 좋아한다 ! 

 

이왕 말이 나와서 하는 말이니 < 종이책 독서 행위 > 는 < 전희 > 와 비슷하다. " 전희 " 란 뜻이 무엇인가는 이 자리를 통해 밝히지 않겠다. 왜냐하면 내 이웃 중에는 초등학생도 있기 때문이다. ( *** 님 전희'는 숙희 동생 전희'를 말하는 겁니다. ) 각설하고, 종이책을 선호한다는 것은 전희 과정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과 맥을 같이 한다. 시각적 욕망뿐만 아니라 손으로 만지고, 침을 묻히고, 접고 하는 과정이 바로 전희'이다. 노련한 손기술은  조루를 커버할 수 있는 무기이다. 비아그라'를 대체할 수 있는 것이 전희'이다. 상대를 만족시킨다는 것은 그리 쉬운 것이 아니다. 정성스레 접촉할 때, < 아 > 하는 탄성이 나오게 되어 있다. 사령관이자 상관이신 나으리인 클레어 님이 자주 말씀하시는 상투어를 빌리자면 " 발광 다이오오오오드적 극성 " 이다. 짜릿하다는 말이다. ( *** 님, 성교는 반포대교의 사잇길입니다. 모르셔도 됩니다. )

 

반면 전자책'은 까탈스러운 접대부'와 같다. 그냥 보기만 할 뿐이다. 저 아름다운 유두'에 침이라도 한번 묻히려고 하면,  손등을 냅다 후려치며 이런 소릴 한다. " 아저씨, 시간 없어요." ( *** 님, 유두는 두유의 자매품입니다. 시중엔 없으니 찾진 마세요. ) 전자책이 딱 그 느낌이다. 쇼윈도우에 진열된 예쁜 마네킹 같다. 이처럼 만질 수 없다는 것은 치명적인 것이다. 과연 우리가 시집을 전자책으로 읽어낼 수 있을까 ? 정말 그런 날이 올까 ? 종이책이 사라지는 날 시집도 사라지지만 소설은 살아남는다. 시란 본질적으로 모니터로는 읽을 수 없는 장르가 아닐까 ? 다시 한 번 말하지만 독서는 시각과 촉각이 함께 하는 행위'이다.

 

종각 인사동 쪽에 위치한 < 육미집 > 이 불에 타 전소되었다. 다양하고 저렴한 안주로 주머니 사정이 고약한 서민들에게 이십 년이 넘게 사랑을 받았던 허름한 술집이다. 자주 가는 단골집'은 아니지만 < 육미집 > 이 불에 타 없어지자 왠지 모르게 아날로그적 정서'가 사라진 것 같은 느낌이 들어 불편했다. 피맛골은  디자인 서울 계획으로 사라진 지 오래이고, 이젠 왕이 살았던 곳'만 살아남았다. 폐허 위에 다시 건물이 세워질 것이지만 옛것은 종적을 감추고 새것이 그 자리를 차지할 것이다. 이처럼 사라지는 것은 모두 옛것'뿐이다. 아날로그는 한순간에 사라진다. 남대문이 그랬고, 필름 카메라'가 그랬고, 육미집이 그렇고, 삐삐가 그랬다. 정말 ? 응, 정말 그랬어. 한순간에 사라지는 것들이다.

 

책만큼은 종이책'으로 오랫동안 살아남았으면 한다.

 

 

 

 


댓글(1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마립간 2013-06-21 12: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의 지인의 말을 빌면, 전자책이 종이책에게 승리를 하지 못할 것으로 (거의 확신에 가까운) 예상합니다. 그 이유는 (촉감보다) 컨텐츠인데, 전자책의 경우 불법 복사를 방지하기 힘들어 좋은 내용의 서적일수록 우선적으로 종이책으로 발간하여 판매를 한 후, 추후 전자책을 발간하는 형식을 취할 것으로 예상하더군요. (아니면 종이책만 발간하거나.)

http://blog.aladin.co.kr/maripkahn/5725783

곰곰생각하는발 2013-06-21 12:48   좋아요 0 | URL
꽤 일리 있는 주장이네요. 사실 왠만하면 뚫리지 않습니까. 치열한 방어'를 하겠지만 거기에 쏟아야 하는 비용도 만만치 않을 드합니다. 저도 한번 전자책으로 읽어볼까 했는데 아, 이거 습관이 안 들어서 그런지 읽은 것 같지가 않더란 말입니다. 왜 서양 음식 먹으면 집에 와서 밥에 김치 먹어야 저녁 먹은 듯한 느낌이 들더라고요. 다 읽고도 읽지 않은 것 같은 찜찜한 그런 게 남더라고요..

Forgettable. 2013-06-21 13: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필카와 종이책을 사랑하는 아날로그계의 여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육미집은 정말 아쉬웠어요 ㅠㅠㅠㅠ

곰곰생각하는발 2013-06-21 13:10   좋아요 0 | URL
어라 ? 저 방금 포게 님 네이버 블로그 들어가서 댓글 달고 나오는 길입니다. 사실 처음 디카 나왔을 때
농담 아니라 포토그라퍼 서부터 아마츄어 사진 동호회 모두 디카를 존나 비웃었습니다.
별 그지같은 것이 다 나오는구나. 으하하하... 다 이런 분위기였죠. 저도 여기에 편승해서
수동 카메라 사고 집에다 암실 만들었더니 1년 후에 디카가 쫑내더라고요.. 무서웠음...

육미집... ㅎㅎ. 전 육미집 별로 안 다녔지만, 밤 늦게까지 하지 않습니까.... 눈치 안 보고 새벽에 마실 수 있는 곳은 이곳이 유일했는데 참... 아쉬웠어요...

히히 2013-06-21 17: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내 눈 보다 지 입이 더 밝아서 싫어요.
1.5미터 떨어져서 곰...발님 글을 봐야
화면 밝기를 개무시하고 초롱초롱한 눈을 유지할 수 있답니다.

아직도 2G폴더폰입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3-06-22 07:13   좋아요 0 | URL
오홋.. 눈이 나쁘시군요. 폰트를 좀 키울까요 ?
폰트를 키우면... 잘 보이실려나.

오, 오오오 ! 너무 감동하지는 마세요. 전 늘 모두에게 친절하니깐 말이죠... 호호..

iforte 2013-06-21 21: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만약에 전기가 나가버리는 상황이 온다면, 디지털로 저장해놓은 책들을 어떻게 읽을것인가요? 혹은 구글북 처럼 컨텐츠를 저장해놓은 서버가 다운되면, 훅 가버린 컨텐츠를 어떻게 복원시킬건가요? 인류가 핵전쟁으로 절멸할지라도 이 지구는 바퀴벌레들과 파편이라도 남아있을 책들이 지켜주리니.... ㅎ
걘적으로 어떤 포맷이 좋다라기보다, 어떤 것이 본인의 목적을 더 잘 충족시켜주는가에따라 선택할 문제인듯요. 아날로그에 대한 향수같은건 걘적으로 별로 없는편요...(LP음반은 예외로. 첨에 CD의 잡음 없는 깨끗함, 차가움이 몹시도 싫었더라는..) 가령 전 공부를 위해 앞뒤로 뒤적거려야 할 책은 꼭 종이로봐요. 그냥 큰 줄거리만 기억하면 될법한 책들은 전자책으로... 여행갈때도 책으로 이고지고 보따리 싸지 않고 간편한 전자책으로. 밤에 읽다가 지쳐 잘때까지 읽는것도 전자책 (불을 켜둔채 잘일이 없어서요). 그래도 이것만은 꼭 종이책이어야한다..는 건 화장실에서 책읽을때. 아, 요건 반드시 종이책이어야해요. 안그럼 볼일을 편히 잘 못봐요. 왜인지는 알수가 없지만... 아마도 밀어내는 순간의 부들부들 떨리는 쾌감을 느끼기에, 전자책의 촉감은 넘 차가운 때문인지... 흠.. 신경과학적으루다가 연구해 볼만한 주제이군요. (심각 심각).

p.s. 삐삐는 기술적으루 올드 모델이라도 디지탈 아닌가요? 흠.. 기술적으로 문외한인지라 확신할 수 없지만 웬지 그런 느낌이..

곰곰생각하는발 2013-06-22 07:12   좋아요 0 | URL
삐삐'는 왠지 아날로그적 감성을 무지하게 작동시키는 요물입니다. 아, 삐삐 가지고 싶다. 1004, 8282 막 이런 거 뜨곤 했는데 말이죠. 후훗...

모든 디지털이 바떼리 나가면 블랙 아웃이죠.. 훗...
글구 보니 윗분 말씀처럼 이거 복제'가 가능합니다. 해커 수준이 뭐 거의 개발자랑 맞먹는 수준으로 진화하고 있으니 다 털린다고 봐야요. 그렇다고 미국방부 수준으로 잠금 장치'를 하지는 않을 거 아닙니까...
잠금 해제되면 뭐 쪽빡 차는 거죠. 위의 마립간 친구 분 말씀이 꽤 일리 있는 말씀이세요...
그리고 종이 책은 그 역사를 보십시요. 수백 년 전 책이나 지금 책이나 거의 대동소이하잖아요. 디자인이 이렇게 바뀌지 않고 수천년 이어져 오는 거 쉬운 게 아님요.

전 종이책을 읽는 이유가 그랩 감 때무인거 같아요. 뭔가 손으로 좀 움켜잡는듯한 느낌이 있어야... 윤창중도 아마 그램 감 마니아였을 것 같습니다. 멍청하게 책 대신 남의 엉덩이를 잡아서 그렇지..ㅎㅎㅎㅎㅎ

iforte 2013-06-22 08:22   좋아요 0 | URL
ㅍ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역쉬. 어디로 튈지 모르는 곰발님의 기발한 상상력은.... 넵. 그립감이죠. 완전 동감이요.

곰곰생각하는발 2013-06-22 08:36   좋아요 0 | URL
애서가들에게는 책이야말로 최고의 그립감'이죠. 전 화장실 갈 때도 팬티에 똥을 쌀 망정 일단 책을 손에 쥐어야 화장실에 갑니다. 그립감 때문에 말이죠. 화장실에서 책을 얼마나 보겠어요. 창중이가 외교 라는 것을 망각하고 그짓을 벌인건 바로 그립감 때문이 아닙니까. 창중이는 엉덩을 잡은 것이고 애서가는 책을 잡았고...

고로 책과 엉덩이는 동일어'입니다. 앞으로는 책과 비슷한 낱말은 이라는 말이 나오면 무조건 엉덩이'라고 말하십셔..ㅎㅎㅎㅎㅎㅎㅎ

아, 이거 쓰고 보니 재미있을 것 같아서 엉덩이와 책은 하나다, 라는 ㅈ제로 글을 써야 할 것 같아요...
 

 

 

 

 

 

 

 

살해당한 책'과 읽은 여자'는 반드시 흔적을 남긴다.

 

 

작년까지만 해도 근근이 살림을 이어가던 동네 헌책방'이 문을 닫았다.  칠순을 훌쩍 넘긴 주인은 평소에도 자주 가게'를 닫아두는 편이어서 그려려니 했는데, 올해부터 닫힌 문은 열리지 않았다. 어릴 때부터 단골이어서 몇 시간 동안 뒤적이다가 달랑 책 한 권 사고 나와도 눈치'를 주는 일 없었다. 오히려 8월 한여름에도 뜨거운 커피'를 무작정 주시는 통에 땀을 뻘뻘 흘렸던, 기분 좋은 추억만 남은 곳이다. 아쉽다, 정말 아쉽다.

 

헌책방은 절판된 책들이 모여 있는 < 만남의 광장 > 이었다. 엘리어티 카네티의 눈부신 걸작인 < 구제된 혀 > 를 발견한 곳도 헌책방'에서 였고, 하서세계문학전집' 시리즈 가운데 하나인 < 재코올의 날 > 도 이곳에서 발견한 책이었다.  " 재코올 " 이라는 외래어 표기법이 말해주듯이 1970년대 출간된, 세로쓰기 방식의 책'이다. 이 책은 내가 간직한 보물 1호 ! 하드커버에 사철방식으로 만들어졌는데 무척 견고하다. 한마디로 < 책' > 답다. 겉모습만 화려한 요즘 책이 그냥 커피라면,

 

이 오래된 낡은 책은 티오피'다. 본새를 중요시하는 나에게는 오가피'다. 황변 현상으로 인한 옅은 갈색 종이'는 오히려 눈의 피로를 막는다. 그에 비해 요즘 책은 중성지를 사용해서 지나치게 밝다. 더군다나 빛에 반사가 되어 번들거려 눈이 나쁜 사람은 시력 잃기 딱이다. ( 70년대에는 산성지를 사용했다고 한다. 산성지는 빛에 노출이 되면 황변 현상이 중성지에 비해 높게 발생한다고 한다. 하지만 그리 염려할 것은 못된다. 산성지로 만들어진 책은 수명이 500년이란다. 굳이 밝기를 위해서 비싼 중성지를 사용할 필요가 있을까 ? )

 

그뿐인가 ! 사철방식이 아닌 제본으로 만들어진 책은 읽다 보면 가뭄에 땅이 갈라지듯 가운데가 쩍 하고 갈라져서 마음 놓고 펼치지도 못한다. 그 악명 높은 출판사 동문선의 책 상태'는 역대 최강이다. 아, 모세의 기적은 이런 데에서 이루어지라고 있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 일단, 이번 글은 책 상태'에 대한 갑론을박이 아니니 다음에 이야기하기로 하고 우선 여기서 접기로 한다.

 

헌책'을 구입하게 되면 종종 책 속지(?)에 적힌 메모를 보게 된다. 책 주인이 읽기 전에 혹은 읽은 후의 감상을 짧게 적은 문장들이다. 현대적 감각으로 말하자면 < 100자평 > 이다. 그런가 하면 책을 상대방에게 선물하면서 남긴 메모도 보인다. 이 글들을 읽다 보면 의외'로 재미있다. 그래서 준비했다. 내가 가지고 있는 낡은 책 가운데, 메모가 적힌 내용들이다.

 

1.

*** 선생님께. 10년 만에 책이 나왔습니다. 게으른 본인 탓입니다. *** 드림.

- *****, ** 출판사

 

 이 책'에 적힌 메모를 읽고 나서 10분 동안 웃었다. 책은 판매용이 아닌 증정본이다. 이 평론집을 쓴 A 교수가 B 교수에게 증정한 책'이다. 책을 증정할 정도'라면 얕은 관계는 아닐 터인데, B 교수는 이 책을 버린 모양이다. 두 분 다 문학평론가인데, 둘 다 인지도가 높다. 한국 문단, 삭막하구나 ! 10분 동안 웃었다.

 

 

2.

우리는 그것의 의미를 파악할 수 없다. 우리가 그것을 분석하는 것은 가히 신을 믿는 것처럼 맹목적이다. 그것은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작동하는 것이다. 그것은 거기에 존재하며 언제나 작동하고 있지만 그것은 표상하지 않으며 다만 기능하고 있을 뿐이다. it

 

- 앙띠오이디푸스, 민음사

 

 

3.

이 책을 보며 방긋 웃고 있을 너를 상상하며

- 반 고흐, 열화당

 

 

 

4.

to. ** 나에게 사랑에 대한 다른 시각을 심어준 책. 용기를 준 책. 이 책이 지금 너에게 큰 힘과 용기를 줄거라 믿는다. 항상 밝은 모습. 긍정적 사고 잃지 말자. 사랑해. p.s 늘 항상 똑같이 !! 2010.4. ** 이가.

 

- 죽* **을 ** *** , 예담 출판사

 

살해당한 시체와 읽은 책은 공통점이 하나 있다. 둘 다 어떤 식으로든 증거를 남긴다는 점이다. 밑줄을 긋거나, 페이지를 접거나, 갈피 사이에 눌린 서표의 흔적이 있거나, 잘 말린 네 잎 클로버가 있거나 하는 식이다. 읽은 책은 반드시 흔적을 남긴다. 하지만 이 책은 읽은 흔적이 전혀 없었다. 특이하게도 이 책은 부록으로 음악 시디'가 첨부되었는데 헌책에 딸려온 cd는 개봉한 흔적'도 없었다. 그러니깐..... 여자는 남자가 선물한 책을 읽지 않고 팔아버린 것이다. 여자는 남자를 사랑하지 않는 모양이다. 그 남자는 알고 있을까 ? 여자가 아닌 수염 난 남자가 당신이 쓴 메모를 읽고 있었다는 사실을...

 

 5.

안녕 ! 반갑다.

아마 이 글을 읽을 즈음이면 너는 헌책방에 있을 것이다. 예일여고 < 숨어 있기 좋은 책방 > 이겠구나. 내가 이 책을 그곳에 팔았거든. 네가 자주 다니던, 너의 집 근처 헌책방이잖아. 우리가 종종 가던 그 책방. 내 예상이 맞다면 너는 이 책을 발견하고는 기뻐할 거야. 왜냐하면 네가 그토록 찾던 그 책이었으니깐 ! ( 혹시 내가 찾던 사람이 아닌 분이 이 글을 읽고 있다면 이 책을 사지 말아주세요. 단 한 사람을 위해 쓰여진 러브레터이니깐 말이죠. ) 나... 누군지 알겠니 ? 애린이야. 한애린 ! 이제 기억나지 ? 그동안 난 몸이 아팠어.휴학과 복학을 반복하다가 결국 졸업은 하지 못하게 되었어. 병원에서 6개월 시한부 선고를 받았거든. 문득 네 생각이 나더구나. 나... 널 좋아했거든. 죽기 전에 널 찾고 싶었지만 이젠 너무 늦었다는 생각이 들더구나. 추한 몰골로 널 만날 수도 없었을 뿐더러, 너의 소식을 접할 수도 없었어. 넌 감쪽같이 지상에서 사라졌더구나. 혹시 네가 그토록 가고 싶다던 페루로 떠난 것일까 ? 오랜 고민 끝에 이렇게 너에게 러브레터를 보낸다. 네가 좋아하는 책의 빈 속지에 말이다. 넌 내게 말했지. 이 세상 모든 편지지는 접어야 한다고. 접고 접어야 편지봉투 속에 들어간다고 말이지. 하지만 난 접지 않고도 너에게 띄울 수 있어. 지금처럼 ! 이 글을 발견했을 즈음이면 난 멀리 떠났을 거야. 헌책방이란 헌책방은 모두 뒤졌어. 전국을 돌아다녔지. 어렵게 얻은 책이다. 내가 너에게 주는 지상에서의 마지막 선물이다.

 

안녕, 나의 날개접은새 !

2002.4.01 애린

 

- 구제된 혀, 심설당 

 

속초로 떠나기 전 책장 2개 분량의 책을 헌책방에 판 적'이 있다. 간직할 책과 팔 책을 분류했던 것이 아니라 그냥 모서리 책장에 있는 책'을 모조리 팔았다. 여비가 없어서 판 것은 아니었다. 와,신,상,담. 바늘 침대에서 잠을 자고, 쓸개를 먹는 심정으로 새롭게 시작하자는 의미에서였다. 책이 없는 텅 빈 책장은 일일이 못을 빼서 분리한 후 겨울에 장작으로 쓸 요량으로 창고에 쌓아두었다. 책장이 있던 자리엔 네 개의 꼭지점이 방바닥에 흔적을 남겼다. 든 자리는 몰라도 난 자리는 표가 나는 법.

 

그날 밤 그 돈으로 술을 마셨다. 내가 지금 마시는 술은 내가 판 책이구나. 묘한 죄책감이 들기 시작했다. 그것은 마치 내 아내가 몸을 팔아서 벌어온 화대'로 술을 마시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술에 취해서 책장 속에 꽂힌 책들을 보다가 엘리어트 카네티의 < 군중과 권력 > 에서 시선이 멈췄다. 아, 그래.... 엘리엇 카네티 ! 나는 빠르게 그의 저서 < 구제된 혀 > 를 찾기 시작했다. 그런데 아무리 찾아보아도 찾을 수가 없었다. 내가 무심코 팔아버린 책 속에 이 책도 포함되어 있는 것이다.

 

서점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책이라면 아쉽지 않은데 이 책은 1982년 심설당에서 나온 이후로 출판이 안 된 것으로 알고 있다. 구하기도 힘들 뿐더라 내게는 매우 뜻 깉은 사연이 있는 책이었다. 그런데 그만 이 책을 팔아버린 것이다. 책을 판 지 며칠이 지난 후였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담당자에게 전화를 걸어 자초지종을 이야기했더니 다행히 책 분류 중이어서 보관 중이라는 메시지를 받았다. 그 책은 다시 내게로 돌아왔다. 내가 이 책을 구입하게 된 것은... 그러니깐,  5년 전 일이다.

 

*

 

 

예일여고 헌책방에서 < 구제된 혀 > 를 발견했을 때, 나는 너무 기뻐서 소리를 질렀다. 이 책을 여기서 발견할 줄은 꿈에도 몰랐기 때문이었다. 낡아서 누렇게 변해버린 종이를 넘길 때마다 종이가 바스러질까봐서 조심스레 책장을 넘겼다. 마치 비본을 보는 것처럼. 이 책을 헌책방에 내다 판 사람은 누굴까 ? 다행히 책 뒷장에 박힌 빈 속지'엔 책 주인이 쓴 메모'가 적혀 있었다. 가 이 메모 편지를 읽었을 때는 이미...... 6년이 지난 후였다. 그러니깐 2007년이었다. 나는 흐르는 눈물을 닦고 책방 주인에게 책을 내밀었다. 주인이 나를 바라보았다. " 댁이 ***이요 ? " " 네에, 제가 곰곰생각하는발'입니다 ! 혹시 이 책을 판 사람 기억하세요 ? "

 

" 그럼... 기억하고 말고 ! 그 아가씨는 이 책은 주인이 따로 있다며 내게 당부를 했다오. 그리고 책 값도 이미 지불했어요. 잠시만... 그 아가씨가 두고 간 사진이 있었는데... 아, 여기 있구려 ! 사진을 주며 꼭 이 사람에게 이 책을 주라고 하더군. 언젠가는 올 거라고 하면서 말이지. 내가 그때의 일을 또렷이 기억하는 이유는 아가씨가 슬피 울어서 생각이 나오. 사랑하는 사람이 있었다고, 하지만 인연이 아니라고, 자신은 곧 먼 곳으로 떠난다고... 이 책은 이미 값을 지불했으니 그냥 가지고 가시구랴. 아픈 사랑 너무 오래 두지는 마시구랴. 사실 이 책 한 권 때문에 그동안 책방을 접지 못했다오. 무슨 사연이 있길래 그토록 슬피 우는가 호기심이 생겨서 이 책을 읽다가 그 아가씨가 쓴 메모를 읽었다오. 읽지 말았어야 했어...... 손님을 애타게 기다린 건 그 아가씨뿐만이 아니라오. 이 늙은이도 당신'을 기다렸소. 이젠 가게 문을 닫아야 할 것 같아. 요즘 어디 누가 헌책을 보나. 어디 가서 술이나 한 잔 합시다. 이제 손님 얼굴이 기억 나는구려. 아니, 그동안 왜 그렇게 발길이 뜸했소? "

 

*

 

그녀를 처음 만난 곳은 대입 재수 학원에서였다. 한 여자가 필기를 하지 못했다며 교재를 빌려달라고 했다. 바로 그 여자였다. 창백한 여자였다. 여자와 나는 문학을 좋아한다는 공통점이 있어서 쉽게 친한 사이가 될 수 있었다. 우리는 종종 문학에 대하여 이야기하고는 했다. 엘리엇 카네티에 대한 이야기와 카프카와 그르니에'에 대해서 이야기했던 기억이 난다.

 

그녀는 우스갯소리'로 나중에 둘이 동업을 해서 헌책방을 열자고 했다. " 내 책과 네 책을 모으면 꽤 근사한 헌책방이 되지 않을까 ? " 그녀는 맑게 웃으며 말했다. 지금 생각해보니 그 말은 제안이 아니라 프로포즈'였다. 그땐 그 사실을 알지 못했다. 인연은 그리 오래 가지 못했다. 할 말과 못할 말을 남겨둔 채 우리는 그렇게 잊혀졌다. 그런 그녀를 헌책방에서 다시 만난 것이다. 그녀가 하고 싶었던 말이면서 동시에 못할 말이었던 사랑 고백을 이제서야 듣게 된 것이다. 책이면서 동시에 연서인, 고백이면서 동시에 유서가 되어버린 책을.  나는 아직도 이 책을 간직하고 있다. 언젠가 내가 헌책방을 열면 가게 이름을 < 애린 책방 > 으로 하겠어. 잘 자라, 캄캄한 밤 하늘을 보면 종종 네 생각이 난다.

 

 

접힌 부분 펼치기 ▼

 

에피소드 5'는 뻥이다. 에피소드 1에서 4까지는 뻥이 아니다.

 

펼친 부분 접기 ▲

 

 

 

 

 

 

http://blog.aladin.co.kr/749915104/6272664  : < 모두 다 예쁜 말들 >과 < 만우절 >

 

 

 

 

 

 

 

 

 

 

 


댓글(29) 먼댓글(0) 좋아요(1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안나쉐흐바 2013-06-20 15: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ㅋㅋㅋㅋ 에피소드5는 뻥 아니냐고 물으려고 할 차에 접힌부분 펼치기를 하니, 역시나 <뻥>이라네.
<나. 페루애 전문가 다됐음.>

당신의 문체와 사고방식은 숨길래야 숨길 수 없소.

이미 그전에 <애린> 이라는 이름만 보고도 바로 눈치깟지.

소율, 애린... 페루애가 좋아하는 여자이름 특유의 뉘앙스.


곰곰생각하는발 2013-06-20 15:40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진정한 나의 오따쿠요. 애린....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정말 아름다운 이름이요. 뭔가 순정 만화 칼의 검'에 나오는 비련의 여주인공 같소 !!!!! 애자. 순자 이런 건 좀 그렇잖소...

아는 분 이름이 성이 허이고 이름이 만'이요. 허만..

이게 질 낮은 은행 마이크 소리로 전파되면 다음과 같소.

" 123번 험한 손님 !!! 7번 창구로 오세요. "

사람들 다 쳐다보오. 도대체 얼마나 험하기에 험한 손님이라나.. 하고 말이오...

행인 2013-06-20 16: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불의 검 아닙니까?

곰곰생각하는발 2013-06-20 16:58   좋아요 0 | URL
네에.. 불의검.. 저 이거 재미있게 보았음... 걸작임 !!!!!
거기에 애린이 나오나요 ?

행인 2013-06-20 18:40   좋아요 0 | 수정 | 삭제 | URL
애린은 모르겠고 저는 그거 단행본 나오기 전에 연재로 보다 보다 지쳐 잊어 버린 후론 완결 못 봤어요.
불의 검이 잘됐군요. 김혜린은 두번째로 좋아하는 작간데 '테르미도르'도 재밌습니다.

김진의 '바람의 나라'도 강추요 (태왕사신기가 이거 따라했다던데) 거기엔 '연이' 가 나옵니다 ㅋㅋ (이건 고급 순정이라 붙이고 싶군요 스크립톤 작렬!)

우울한 날엔 김미영의 '야, 이노마' 보세요. (두권짜린데 두시간 웃을 수 있음요)

다 보시면 말씀해 주세요. 또 추천해 드릴게요.
ㅋㅋ

곰곰생각하는발 2013-06-20 19:07   좋아요 0 | URL
불의검' 이거 완간 되었나 모르겠네요. 하도 여러 해 동안 찔끔 찔금 나와서 말입니다.
작가가 몸이 아프다는 소리도 들리곤 했는데...
불의검에서 인상 깊었던 건 < 별리 > 라는 단어였는데 이 단어 뜻이 < 이별 > 이더라고요.
뜻도 똑같고... 앞뒤만 바뀌었는데 참.. 느낌 다르더라는..

행인 2013-06-20 19:23   좋아요 0 | 수정 | 삭제 | URL
아직도 안 나왔다고요? 김혜린님 아프시...맞아요. 별리였죠. 같은 작가 비천무에서는 설리 입니다. 이건 영화가 안 나왔어야 하는데...

곰곰생각하는발 2013-06-21 05:30   좋아요 0 | URL
캬.. 비천무 ! 생각해 보니 비천무에서 별리'라는 단어를 본 것 같습니다.
마자. 비천무였다... 설리. 오랜만에 듣는군요. 다른 만환ㄴ 모르겠는데
이 작가분은 역사에 해박하시더라고요...
어서 빨리 완쾌되서야할터인데.. 흠흠.

행인 2013-06-21 09:09   좋아요 0 | 수정 | 삭제 | URL
진짜 순정만화 보시네요?? ㅋㅋ 신기하다...
야, 이노마는 꼭 보세요. 이건 한 다섯번 보고 외워도 되요. 저 어제도 인터넷에서 찾아보다 울었음..사야겠어요.

곰곰생각하는발 2013-06-21 12:53   좋아요 0 | URL
이놈아. 꼭 보겠음....

무탄트 2013-06-24 13:13   좋아요 0 | 수정 | 삭제 | URL
마지막 에피소드5를 보고 눈물을 살짝 흘릴 뻔 했던 전, 순진한 건가요? ㅋㅋ
김혜린 님의 책은 거의 다 가지고 있는 편인데, 불의검도 모두 완간되었습니다. 제겐 다행히도 비극적인 결말은 아니지요. 김혜린 님의 책들은 읽고 나면 가슴이 마구 뜨거워집니다. 누군가에게 목숨을 걸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하지요. ^^

곰곰생각하는발 2013-06-24 13:21   좋아요 0 | URL
무탄트 님 오랜만이네요. 불의검 다 완간이 되었군요. 흠흠... 함 찾아서 봐아겠네요.
김혜린 작가 아프지 말고 오래오래 작업을 하셔야 할 터인데.....
전 남자인데도 가끔 순정 만화를 보고는 합니다. 편식하지 말자 주의여서 말이죠..

히히 2013-06-20 17: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엥! 나쁜사라~암 나쁜사람
감은 잡았지만 혹시하고 기대는 했었는데.....

헌책방이 보다 정이 가는 것은 바랜 공기들이 가득하여 부담이 없다는 것
최근에 헌책방거리는 예쁘게 리모델링을 하여 퍼질러 앉아서 볼 수 없다는 것 ㅠㅠ

나의 월척 "Una Paloma Blanca"
고물상의 한 부분이라고 해도 욕이 안 될 정도로 참 헌책방에
뒤로 젖힌 목이 아픈지도 모르고 책장을 훑고 있는데
습하고 칙칙한 문내나는 공간에 한 줄기 빛이 환했다는 느낌
아저씨께서 LP판으로 위의 곡을 틀었는데 기냥 몸이 까딱까딱
이 곡을 듣는 3분 동안은
가리지 않고 무분별하게 밀어넣어 지치고 지친 귀에게 충분한 보상이 되었답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3-06-20 19:06   좋아요 0 | URL
무슨 노랜가 하고 검색했더니 귀에 익은 멜로디가....
이거 너무 오래된 노래인데요 ?
ㅎㅎㅎㅎㅎㅎ. 엘피판 트는 헌채방은 처음 봅니다.
전 항상 헌책방 하면 무시무시하게 조용한 것만 연상이 되어서요..

새벽 2013-06-20 18: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작년 4월 지금 사는 곳으로 이사올 때,
삼중당 문고 제70권인가.. 달려라 토끼 / 마음은 외로운 사냥꾼.. 아마 맞을 거예요.
제가 그 책 페이지 갈피 사이에 비상금 십만원 숨겨둔 걸..
그걸 모르고 집사람이 박스에 넣어서 다 버리고 왔다는요..
그 책이 제발 곰곰발님께 갈 수 있기를...
아.. 그때 생각하니깐 또 눙물 나오려 합니다. (읭?)

곰곰생각하는발 2013-06-20 19:05   좋아요 0 | URL
아... 삼중당... 저 이거 모으고 싶어요. 삼중담 문고 말입니다. 정말 원통하군요. 조금 일찍 알았으면.. 그 귀한 삼중당... 이젠 좀 귀한 게 삼중담입니다. 70권이나 눈 돌아가겠습니다. 이젠 헌책방에서도 삼중당 잘 없습니다.

< 마음은외로운 사냥꾼 > ㅎㅎㅎㅎ. 이 책 고른 사람 정말 땡잡아을 것 같습니다.

iforte 2013-06-20 20: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잇,, 모냐....고...요... ㅡ.,ㅡ;;;
이런 식으로 차기작 티저를 흘리시는, 고도의 상술 신공 아뇨? 그래도, 찰나였으나 제법 코끗 찡했어요. 접힌부분 클릭이 조금만 늦었어도 크리넥스로 손이 갈뻔...

곰곰생각하는발 2013-06-21 05:18   좋아요 0 | URL
책에서 실현된 모세 기적 몇 번 당하면 정말 그 출판사 욕하게 되어 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게 동문선... 정말 답이 안 나옴. 전 책상에 펴놓고 보는 스타일이라서
꾹꾹 누르거든요. 페이지 넘어가지 않게...
동문선 책은 유독 180도 펼치기는커녕 90도 정도가 끝입니다. 그래서 꾹꾹 누르다 보면
이게 다 갈라지더라고요. ㅎㅎㅎㅎㅎ...

전 헌책을 좋아하는데 헌 책방 가면 사람들은 같은 책이면 새책 고르는데 전 일부러 혼책 고릅니다.
그리고 속지가 깨끗한 책보다 같은 책이면 속지에 메시지를 남긴 책을 봅니다.
이상한 버릇이에요...

곰곰생각하는발 2013-06-21 05:21   좋아요 0 | URL
이런 말까지 할려고 하지는 않았는데 저의 진짜 경험담을 하나 들려주죠..
알라딘에 책을 잔뜩 판 적이 있습니다.
그리고는 꽤 시간이 지난 후 종로 알라딘 중고 서점에 가서 책을 보다가
왜.. 자기가 읽은 책 중고서점에 있으면 한번 보게 되잖아요.
그래서 펼쳐서 보았어요.
어디서 낯이 익더라고요.... 그러다가 어라 ?!!!!!
그 책 제가 판 책이더라고요 !!!!!!!!!!!!!!!!!!!!!!!!!!!!!!!!!!!!!!!!!!!
와.. 이거 정말 얼굴이 화끈거려서 죽는 줄 알았습니다.
이렇게 만날 수도 있구나.. 이런 거.....
굉장한 경험이었습니다.

iforte 2013-06-20 21: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 제가 꽂힌 표현은 '모세의 기적'이었네요. (쓸때없는데 꽂히는것도 병인데..씁). 종이의 사해가 쩍 갈라지면서 뜨오옷하는 곰발님 표정이 생각나버렸거든요. ㅎㅎ

전 헌책은 가급적 잘 사지 않아요. 원채 책에다 줄긋고, 낙서하고, 이러면서 책을 보는지라, 깨끗한 여백을 개척하는, 혹은 정복하는 느낌? 때문에. 또 책은 절대로 나눠 보지도 빌려주지도 않아요. 제 손만 타야하거든요, 제 책은. 제 책이 남의 손 타는게 싫어요. 책에대해서만큼은 유난히 깔끔떨어요. 책 표지에 흠갈새라 아주 조심조심, 성스럽게 영물로 영접하거든요. 그래서 겉은 완전 새책인데, 속은 완전 너덜..ㅎㅎ
그래도... 먼 훗날 누군가에게 제 책을 유산으로 남겨주어야겠죠. 그때 그 사람은 제 '흔적'을 발견하고 제 생각을 해주었으면... '책 드럽게 (많이란 뜻이 아니라, 지저분하게) 읽는 인간이었져..'

비로그인 2013-06-21 00: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도 돈을 벌기 위해 <바벨 2세> 전권을 팔았습니다... 하필이면 에누리까지 당하면서. 그 돈으로 맥주 마셨습니다. 작년 초에도 공부한답시고 곱게 포장해놨던 만화책 팔았었는데.. 다시 구하기도 어려울 희귀하고 상태 좋은 책들이었는데 지금은 누구 손으로 들어갔을지...

곰곰생각하는발 2013-06-21 05:22   좋아요 0 | URL
으, 으으으으.... 그 무시무시한 걸작 바벨 2세 전권을 왜 파셨습니까.
이거 ,,,, 소장가치가 충분한 만화 아닙니까. 제 경험으ㅗ는 책 판 돈은 반드시 술을 마시게 되어 있어요.
술 안 마시고 책을 가지고있는게 낫습니다.
안타깝군요...

Forgettable. 2013-06-21 01: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까 댓글 달려다가 수업종쳐서 못달았어요. 까먹고 있다가 네이버 블로그 갔다가 타고 다시 왔는데, 네이버 블로그 앱으로도 알라딘 로그인이 가능하다는게 진짜 놀라워서 정작 할 말은 잊은듯 •_•

5보고 저 막 소름 쫙쫙 돋아서 애들한테 이 세기의 로맨스(?)에 대해 막 얘기해주려고 했는데 ㅠㅠㅠㅠㅠㅠㅠ ㅋㅋㅋ 세월을 넘나드는 로맨스는 언제나 제 마음을 홀립니다 ㅋㅋ

요즘은 책을 안사니 책을 팔 일도 없네요!

곰곰생각하는발 2013-06-21 05:36   좋아요 0 | URL
그거 이제 아셨구랴 ?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세기의 로맨스는 대부분 다 뻥이더라고요.
폭풍의 언덕 보십시요. 막상 그 작가는 연애를 한번도 못해보았다고 하지 않습니까.
세기의 로맨스는 모두 상상에서 나옵니다.
실제로 현실에서의 로맨스는 쫀쫀하고 쪼잔하고 더럽고 치사하고 아니꼽고... 그런 것들의 연속이잖아요


애들한테 한번 눈 딱 감고 말씀해 주세요. 어떤 반응이 오는 지 궁금합니다. .


애린이 쓴 날짜를 확인하셨다면 금장 알아차렸을 수 있습니다. 4월 1일....

Forgettable. 2013-06-21 22: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ㅋㅋ 애들한테 반도 얘기하기 전에 사기 치지 말라고 ㅋㅋㅋㅋㅋㅋ 굳건하게 얘기하니 반은 믿고 반은 여전히 약팔지 말라는... 말재주가 부족한듯요. 내일 중1한테 다시 도전!!

곰곰생각하는발 2013-06-22 07:05   좋아요 0 | URL
음.... 당장 헤어지쇼... 일말의 순정도 없는 이'라고.. 이렇게 가슴 아픈 러브스토리를.. 흑흑... ( 농담이구요..)
믿으시는 분이 있으시군요...ㅎㅎㅎㅎㅎㅎㅎ. 중1은 먹힐 수 있습니다. 일단 슬픈 음악을 좀 깔고 분위기를 좀 잡고 해보세요. 포겟 님' 이 이야기하면서 막 웃으면서 하신 것 아닙니깡 ?

소년에로학난성 2013-08-28 00: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kaph_noir입니다ㅎㅎ
여전히 들를 수 밖에 없는 글'들이군요!

곰곰생각하는발 2013-08-28 11:02   좋아요 0 | URL
아하... 느와르 님이시군요.. 하하....
드림팀 잘 되갑니까 ?

레베랑스 2013-09-01 23: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페루애님 글만 즐겨찾기 해놓는 그런 기능은 없나요?
 

 

 

 

 

 

 

3. 두 분 토론

 

   

 

개그콘서트 < 두 분 토론 > 에서 남하당 박영진과 여당당 김영희'는 날마다 싸운다. 말이 좋아 토론이지, 자기 할 말'만 한다는 특면에서 보면 < 2분 발언대 > 나 다름없다. 그들은 서로 상대방이 내뱉은 말 가운데 자신에게 유리한 부분만을 취사선택한 후 그 부분'을 집중적으로 공략한다. 결과는 뻔하다. 박영진은 뜬금없이 대한민국 축산업의 미래에 대해 걱정을 하고 ( 소는 누가 키울 것인가 ? ) 김영희는 대한민국 의료계 산하 이비인후과의 미래에 대해서만 걱정을 한다. ( 귀(기)가 막히고, 코가 막힌다, 그죠 ? )

 

그러니깐 남하당 박영진은 축산업 이익 교섭 단체 대표일 가능성이 높고, 여당당 김영희는 이비인후과 이익 교섭 단체 대표'일 가능성이 농후하다. 아마, 당신은 이 글을 읽기 전까지는 남하당과 여당당'이 어떤 정치 세력인가에 대한 고민이 전혀 없었을 것이다. 그들은 소수 이익 단체를 대변하는 어용 정치인들이었던 것이다. 겉으로는 남성 권익을 위한다거나 여성 신장을 위한다는 구실을 앞에 내세우지만,  사실은 돈 받고 특정 이익 단체를 대변하는 로비스트'였던,      것이다 !!!

 

 

이처럼 어떤 주장이나 메시지'를 무작정 곧이 곧대로 믿으면 안 된다. 박영진은 겉으로는 " 소는 누가 키울 것인가 ? " 라며 웃으면서 농담처럼 말했으나 속으로는 자신이 속한 이익 단체'가 주장하고 싶었던 메시지'를 주말'마다 쏟아냈던 것이다. 김영희도 이와 다르지 않다. 한국 남성들이 가지고 있는 쫀쫀한 마초 근성에 대해 똥침을 날리고 있는 것 같지만 사실은 이비인후과 광고를 하고 있던 것이다. 감쪽시청자들은 속고 있는 것이다. 웃자고 든 예'이지만 신문'도 이와 다르지 않다. 기사 내용을 곧이 곧대로 믿으면 안 된다. 겉과 속'이 다르기 때문이다.

 

 

어제 언론은 박근혜 대통령이 작심하고 쏟아낸 말을 전송했다. 다음과 같다 :  “얼마 전 언론에서 실시한 청소년 역사인식 조사 결과를 보면 고교생 응답자의 69%가 6.25를 ‘북침(北侵)’이라고 응답한 충격적인 결과가 나왔다...... 역사는 민족의 혼이라고 할 수 있는데 문제가 심각하다고 생각한다...... 교사가 학생을 가르치는데 있어 각자의 철학에 따라 교육방법에 차이가 있을 수 있고 교사의 특징이나 갖고 있는 장점에 따라 다양하게 가르치는 것이 아이들에게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교육현장에서 진실을 왜곡하거나 역사를 왜곡하는 것은 절대로 있어선 안된다. 이것은 성장기에 있는 아이들이 가져야 할 기본 가치와 애국심을 흔들고 나라를 위해 목숨 바친 분들의 희생을 왜곡시킨 것으로 결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대통령의 말'을 전하는 것까지는 좋았다. 말을 옮기는 것은 언론이 해야 할 중요한 임무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여기에는 < 악의적 취사선택 > 이라는 계략이 숨겨져 있다. 언론사들은 여론 조사 기관과 조사 방식'에 대한 내용은 생략한 것이다. 그냥 대통령이 모 언론사가 조사한 조사 결과에 대해 한마디 했다는 식'이다. 하지만 언론사가 설문 조사 내용을 인용할 때 조사 기관과 방식, 표본 집단'을 밝히는 것은 기본이 아니라 기초'에 해당된다. 그런데 몇몇 언론은 왜 이부분을 과감하게 생략한 것일까 ? 실상을 알고 보면 골때린다. 설문 조사 문구를 보니 " 6.25는 북침입니까 ? " 다.

 

 

부끄러운 고백이지만, 나는 북침이 " 북한의 침공 " 을 줄여서 북침'이라고 한 줄 알았다. 요즘 10대들은 줄임말에 익숙한 세대들이다. " 본 방송 시청 사수 " 는 " 본방사수 " 가 되고, " 닥치고 공격 " 은 " 닥공 " 으로 소비된다. 그러니깐 40자 전송에 익숙한 10대들은 조금이라도 길다 싶으면 가로를 쳐 생략한다. " 닥치고 공격 " 은 (치고)()이 되는 식이다.

 

북침'도 같은 맥락으로 이해를 했을 것이다. 그들은 북침을 (한의 남한)()'으로 이해한 것은 아닐까 ? 진중권이 지적한 것처럼 69%라는 결과는 역사 문제가 아니라 국어 문제'에서 비롯된 값이다. 하지만 형편없는 국어 실력'을 조롱하기에 앞서 먼저 여론 조사 기관과 언론에게 화살을 돌려야 한다. 설문 조사 문장 자체가 잘못된 것이다. 오해를 불러일으키기 쉬운 < 북침 > 이라는 단어를 선택한 것 자체가 실수라는 말이다.

 

여론 조사 문장은 표본 집단에 따라 다르게 표현되어야 한다. 왜냐하면 단어'를 이해하는 능력이 다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보자. < 10대의 성적자기결정권은 존중되어야 합니까 ? > 라는 문장에서 성적자기결정권은 30대 이상 전문직 종사자와 저학력 70대 노인'들이 다르게 받아들인다. 30대 고학력 전문직 종사자는 성적을 섹스'로 이해하지만 저학력 70대 노인들은 학업 성적'으로 이해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처럼 설문 조사 내용은 표본 집단에 따라 최소한 알기 쉽게 풀어야 한다. < 북침 > 이라는 단어는 과연 적절한 단어 선택이었을까 ?

 

설상가상 이 조사'는 여론 조사 전문 기관이 한 것이 아니라 입시 학원에서 학생들을 상대로 한 결과이다.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힌다. 하나부터 열까지 잘못된 것이다. 이 사실을 보수 언론들은 과연 모르고 있었을까 ? 그럴 일'은 없다. 내가 봐도 말도 안 되는 결과인데 깐깐한 언론사를 모른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결론은 취사선택이다. 신문사 입맛에 맞게 전체에서 부분만을 발췌해서 왜곡하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언론 편집의 묘미'이다. 겉으로 보기에는 단순히 대통령의 말'을 무미건조하게 전달하는 기사처럼 보이지만 속으로는 종북 세력 척결이 목적이다. 아 다르고 어 다른 것. 이러한 왜곡을 부추기는 기사'는 곧 전교조와 종북 정치 세력에 대한 탄압으로 이어질 것이 분명하다. 그리고 국보법'에 대한 옹호로 이어질 것이다. 너무 뻔한 공식이어서 뻔뻔'하다. 이처럼 갑이 지배하는 사회는 갑갑하다.

 

박영진은 남성을 대변하는 척하면서 축산업자 이익을 대변하고, 김영희는 여성을 대변하는 척하면서 의료업자 이익을 대변하고, 신문사는 현 정권에게 유리한 입장을 대변한다. 이 정도면 이타적 사회다.  똘레랑스...존나 작렬하는 훈훈한 사회다. 하지만 예외는 존재하는 법. 오직 자신을 위해 싸우는 고독한 사람이 있었으니, 아... 눈물 난다. 대변인 윤창중이다. 그는 자신을 위해 대변'할 뿐이다. 그는.... 킬리만자로의 표범이다.

 

 


 

 

 

손석춘의 < 신문 읽기의 혁명 > 은 신문을 제대로 보는 방법에 대한 책'이다. 조중동과 싸웠던 김대중, 노무현 정권'에게는 반가운 책이 아닐 수 없다. 손석춘이 제시하는 방법은 행간 읽기'다. 신문의 전체적인 편집 구성을 보면 그 신문이 지향하는 색깔이 보인다는 것이다. 글 배치, 사진 선택 등을 꼼꼼히 따져보면 편집 데스크의 정치적 성향을 읽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숨은 속뜻을 알아야 제대로 볼 수 있다는 것. 반면 피디수첩의 < 여러분 ! 이 뉴스를 어떻게 전해 드려야 할까요 ? > 는 황우석 사태'에 대한 긴박한 뒤따마'를 다룬다. 한국 사회'는 의문을 제기하는 것을 종특'으로 비하하려는 경향이 있다. 가만히 있으면 중간은 간다는 것. 이러한 태도는 과연 옳을까 ? 믿음이 강하면 맹신이 되고, 의심이 강하면 분석이 된다. 이 세상 모든 과학은 의심에서 비롯된다. 의심'은 좋은 것이다 ! 끗.

 

 

 

 

- 이미지 출처, 구글 


댓글(12) 먼댓글(0) 좋아요(1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아무개 2013-06-18 08: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제 20분간 오바마와 전화통화로 국정운영에 관해 폭 넓은 이야기를 (북핵문제 포함)을 나누었다는데(뉴스에서 떠벌떠벌)
20분 동안이래요. 20분....오바마가 떠들고 박근혜는 듣고만 었을께 뻔한데....그걸 뉴스라고 에구...
저도 아침 먹으면서 웃으면서 코파면서 잇힝~ 했습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3-06-18 10:30   좋아요 0 | URL
마치 서로 전화하며 국정 운영하는 것처럼 느껴지네요. 사실 대한민국은 미국 허락없이는 미사일 한 방도 못 쏘는 국가입니다. 그런데 무슨 국정 동반자 쉴드입니다. 사령관이며 상관이자 나으리이신 팍스 아메리카'에게 말입니다. 동반자 관계 따지지 말고 그놈의 작전권.. 뭐뭐 부터 시정해야 될 판입닏.

우리 모두 웃으며너 파 팝시다..

만화애니비평 2013-06-18 09: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통화내역 내놓는 게 답일듯 하옵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3-06-18 10:30   좋아요 0 | URL
통화내역..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거 좀 웃깁니다..ㅋㅋㅋㅋ

iforte 2013-06-18 10: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네요. 누가 설문조사했는지, 조사방법론이라곤 듣도 보도 못한 사람이군요. 참내... 저런걸 아무 의심없이 옮겨적는 언론인들, 학교다닐때 받아쓰기는 '참 잘했어요' 도장 많이 받았겠네요. 머, 언론인을 통째로 호도하자는 뜻은 아닙니다. 걔중에는 정말 옳곧은 뜻을 쨍하게 표현하는 분들도 계시니까요. 그래도, 자질 모자르는 기사들 보면.. 어이구... 며칠전에는 "낸시랭, 살아있네. 일베를 향해 돌직구", 뭐 이런 기사제목을 보고 클릭했더랬죠. 창의성 및 질 팍팍 떨어지는 제목이 맘에 안들었지만 내용이 궁금해서요. 정말 클릭하느라 손가락 끝 세포에 무리를 한 것이 넘 아까운, 애들 잘쓰는 '냉무'인 기사요. 어휴, 이것도 기자라고.. !@#$%^&*

그나저나, '윤창중' 멘트는 - 이게 다겠거니, 막판에 방심했다가 허 찔려서 더 크게 뿜게 만든 - 완전 동의요. 표리부부동이라고 해야 하나요.. ㅋㅋ

곰곰생각하는발 2013-06-18 10:33   좋아요 0 | URL
한국일보 사태도 그렇고, 5.18 간첩 주도 주장도 그렇고...
침 막가는 언론입니다.
한국전쟁은 북침이냐는 질문 자체도 성립이 안 되요. 그건 정당한 국가 자체에 대한 질문 아니겠습니까.
우리가 어디 독도는 한국땅입니까 ? 라는 질문을 하나요 ? 하지 않죠. 너무 당연한 거는 질문을 안합니다.
그런데 왠 뜬금없이 북침 타령입니까... 엄청 웃기는 이야기입니다.


히히 2013-06-18 11: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우리집 '사뽕'
큰딸 -사춘기 뽕(가슴) 나와서
작은딸 - 4학년 뽕
엄마 - 41세 뽕
아빠 - 사양하겠어요 뽕~~ (눈앞에서 사라지세요)
그러니 신랑을 이상한 눈으로 보지 마세요. 극히 정상적인 뽕입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3-06-18 11:59   좋아요 0 | URL
부끄럽습니다만...
사실 남자이지만 제가 근육이라곤 달랑 하나 있습니다. 유일합죠.
괄약근 하나만 있고 몸 어디에서 근이 없습니다.
요즘 제 가슴은 b컵에 육박합니다... ㅎㅎㅎㅎㅎㅎ

히히 2013-06-18 12: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열공에서 파생된 어휘
열뻑 - 막내가 만화책 볼 때 뻑가요
열뿅 - 큰 딸 거울보고 셀카찍고 나르시즘
열책 - 이것들아! 책 좀 열심히 으이?
.
.
.

북침 - 북한이 남한을 침공. 오카이? 아님 말고


곰곰생각하는발 2013-06-18 15:46   좋아요 0 | URL
만화책 너무 뭐라고 하지 맙셔 ~ 어릴 땐 다 만화책 읽고 크는 겁니다요.
이제 슬슬 전교조 압박하기 시작한 거 같아요.
사람들은 대부분 제목만 훑지 내용까지는 안 보잖아요.
그냥 69%인가 보다 이러고 있을 거임... 참 답답합니다.

비로그인 2013-06-18 15: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맙소사!! 삣..;;
삣?..... *_*;;;; B컵이라닛..?!!

자네...진심 NO SEXY 가이,로다...ㅠ_ㅠ

곰곰생각하는발 2013-06-18 15:46   좋아요 0 | URL
남자의 비컵 사랑을 매도하지 마 !
 

 

 

 

개그 콘서트'로 읽는 책.

 

 

 

1. 생활의 발견.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 시장의 법칙이다. 골목 또한 마찬가지다. 흩어져서 제각기 경쟁하는 것보다 같은 업종의 가게들이 모여서 골목을 형성할 때가 더 유리하다. 골목 형성이 효율적인 상권만드는 것이다. 왜냐하면 이 벌집처럼 오밀조밀하게 모인 군집은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광고 역할을 톡톡히 하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일단, 가고 본다 ! 가장 좋은 책은 종이책이지만 그래도 최선책이 아니면 차선책이 있지 않은가 ? 풍전옥이 문전성시라면, 그 옆의 전주집은 어떤가 ? ** 골목의 장점은 상황에 대처할 피드백이 공존한다는 점일 것이다. 하지만 처음부터 이 터들이 좋은 상권을 유지했던 것은 아니다. 이 영광은 < 원조 > 들의 < 눈물 없이는 들을 수 없는 가난의 서사‘ > 를 밑바닥에 깔고 시작하는 것이다. 사실, 가난했던 그들이 그곳에 터를 잡은 까닭은 그곳이 변두리였기 때문은 아니었을까 ?

 

골목의 큰 판이 바로 시장이다. 이 시장도 원조들의 가난한 성공담을 바탕으로 한다. 변두리는 어느새 이들의 부지런한 노력으로 상권의 중심이 된다. 땅값이 오른다. 재주는 상인이 부렸는데, 상금은 건물 입대 주인이 주워 먹는 꼴이다. 최초의 시장이 형성되면 자연스럽게 시장 근처를 중심으로 주거지가 형성된다. 가난한 사람들이 모였으니 달동네가 형성되는 것이다. 할렘의 한국 버전이 바로 달동네다. 할렘의 탄생이다. 처음에는 값 싼 지역으로 출발했지만 시장의 범위가 커지자, 땅 값은 치솟는다. 이 치솟는 집값을 마련할 여지가 없는 사람은 좀 더 먼 지역으로 이사를 간다한국의 부동산 정책이라는 것이 대충 이런 식이다.

 

지금부터가 내가 하고 싶은 얘기다. 시장 밖 주거지로 옮긴 ( 더 싼 방을 위해서 ) 시장 노동자는 시장 중심에서 멀어진 만큼 더 많은 노동 시간을 할당받는다. 왜냐하면 출퇴근 시간이 그만큼 많이 걸리기 때문이다. 시장 안 노동자'보다 1시간은 일찍 일어나 집을 나서야 한다. 그래서 집이 없는 시장 노동자는 이래저래 지친다. 그런데 문제는 더욱 꼬인다. 시장 중심을 장악했던 외지인은 배가 부르자 복잡한 주거 복합 상권에서 벗어나 전원 생활을 즐기고자 한다. 퇴직연금자나 건물 임대업자 그리고 성공한 자영업자들의 출퇴근 시간'이야 엿장수 마음대로가 아닌가 ? 그래서 그들은 자신들이 쫓아냈던 원주민이 사는 곳‘으로 옮긴다. 땅값은 오르게 되어 있다. 이에 시장 노동자는 쫓겨나듯이 다시 더욱 먼 곳으로 옮긴다. 그만큼 출퇴근 시간은 더욱 늘어난다. 악순환. 악순환이다. 이제는 서울에 직장을 둔 경기도 외각 거주자가 탄생한다. 그들은 출퇴근 왕복 세 시간을 거리에 버리는 것이다.

 

초기 < 생활의 발견 >서사는 바로 가난 때문에 자신의 주거지를 빼앗긴 가난한 외각 거주자의 씁쓸한 풍경을 다룬다. < 생활의 발견 > 이 주는 웃음은 장소와 사연 ( 둘 중 하나는 이별을 통보한다. ) 의 엇박자가 주는 골 때리는 장면에서 쏟아진 페이소스'다. 그들은 그곳에서 이별을 통보한다. 노릇노릇 구운 삼겹살과 마늘을 상추에 싸서 한 입 가득 입에 물고는 우리 헤어져 ! ” 를 진지하게 말한다. 이별과 식욕의 관계는 마치 < 금각사 > 의 미시마 유키오< 인간실격 > 의 다자이 오사무의 관계만큼이나 어색한 상극이다. 이별 앞에서의 왕성한 식욕이라니 !

 

 

 

하지만 호탕하게 웃다 보면 왠지 모를 비애가 느껴진다. 그것은 슈퍼맨이 아닌 소시민의 비애이리라. 이별에 어울리는 장소는 어디일까 ? 비 내리는 풍경이 보이는 창 넓은 커피숍 정도가 적당한 장소일 것이다. 하지만 콩트 속 주인공은 대부분 식당이다. 왜 그들은 커피숍이 아닌 식당을 선택할까 ? 보아하니, 콩트의 배경은 저녁인 것 같다. 퇴근길이거나, 수업을 끝내고 만난 것이다. 그들은 식당에서 모든 것을 다 해결한다. 밥도 먹고, 자판기 커피도 마시며, 술도 마시고, 이야기도 한다. 그들은 한곳에 앉아서 모든 것을 다 해결하는 것이다. 부자들이야 밥은 식당에서, 술은 술집에서, 이별 통보는 마지막에 들린 찻집에서 하지만 가난한 자는 그럴 수가 없다. 돈도 돈이거니와 시간도 없다. 늦게까지 일을 하고 돌아오면 밤 10시가 넘는다. 그놈의 퇴근길은 지옥 같다. 걸레처럼 지친 몸으로 잠이 들고, 다시 걸레처럼 늘어진 모습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상황이 그러하니 마음먹고 제대로 이별을 통보할 수도 없다.그냥 한곳에 앉아서 오늘 해야 될 모든 코스를 해결하는 것이다. 내가 이별 고백을 했던 감자탕 집 < 풍전옥 >은 식당이었으며, 술집이었고, 커피숍이었다. 짬짜면이었다. 이렇게 중요하고 심각한 이야기를, 이렇게 왁자지껄하는 웃기는 짬뽕 같은 식당에서 고백하는 것이다. 정말, 정말, 정말 웃기는 짬뽕이다. < 생활의 발견 > 을 볼 때마다 나는, 내 마음 속에서 사는 찌르레기가 한 마리가 찌르르르 울어서 마음이 아프다. 이별조차도 멋지게 할 수 없는 서울이라는 곳에서, 이별조차도 제대로 할 수 없는 넘치는 노동 시간 앞에서, 퇴근길 지옥 앞에서 우리는 꾸역꾸역 살아간다. 마음도 몸도 모두 지친 우리는 슬픔 앞에서도 침이 고인다. 마치 주인의 허락이 떨어지기 전까지는 밥그릇 앞에서 무한 대기해야 하는 개처럼 !

 

 

 

 

 


 

 

장정일'은 < 구월의 이틀 > 을 통해 " 젊은 보수의 탄생 " 에 대해 말하고 싶었다고 고백했는데, 솔직히 나는 < 구월의 이틀 > 을 읽다가 내던졌다. 허리띠를 풀어 벌거벗은 엉덩이를 때리는 페티쉬는 여전하고, 뜬금없는 동성애도 여지없이 등장한다. 보수를 이야기하는데 파리가 날아다니는 꼴인가 ? 읽다가 웃으면서 코 팠다. 뭐가 이리 복잡해 !! 지금쯤 책장 한구석에 먼지 켜켜이 쌓여 있으리라. 보수화'는 간단하다. 먹고 살기 힘들 때 보수'는 극성을 부린다. 유명한 클레어 헤르츠가 즐겨 사용하는 상투어'를 빌리자면 이 극성은 < 발광 다이오드적 극성 > 이다. 극성이라 쓰고 지랄이라 읽어도 좋다. 한국 사회가 빠르게 보수화'가 되는 이유는 노동 사회의 구조가 바뀔 기미'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닝기미 !

 

젊은 노동자들은 집에 오면 떡이 된다. 부동산 정책은 노동자를 빠르게 직장 외각 지역으로 내몬다. 몫 좋은 곳은 모두 돈 있는 자들의 차지이니 외각으로 쫒겨날 수밖에 없다. 그만큼 노동 시간 (  출퇴근 시간은 노동 시간의 연장이다. ) 은 연장된다. 떡이 되니, 떡칠 시간도 없다. 섹스리스는 곧 가정 불화의 씨앗이 되고, 불륜 공화국은 만개한다. ( 물론 매춘 산업은 불황을 모른다. ) 이런 와중에 무슨 정치를 논하며 더불어 삶에 대한 성찰이 이루어질까 ? 이 틈바구니에서 책을 읽는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알라딘 장바구니에 책을 담으려고 해도 시간이 없는 것. 책을 안 읽는 사회일수록 보수화된 사회'이다. 설령 읽는다고 해도 힐링이나 자기계발서'는 본질적으로 보수적 시각이 지배적이다. 잠잘 시간에 부족한데 누가 인문사회학서를 읽을까 ? < 과로 사회 > 는 바로 그 점에 대해 말하고 있다. 노동 시간 과잉이 한국 사회'를 보수화시킨다는 주장이 적어도 장정일 식 보수화 주장보다는 타당한 것처럼 보인다.

 

 

 

 

 

 

 

2. 나쁜 사람

 

http://youtu.be/G-PuQS39bdo

 

 

 

< 나쁜 사람 > 을 보면 드라마의 정석이 보인다. 형사는 피도 눈물도 없는 사람이다. 오직 법으로 해결하려고 한다. 그는 쟈베르 경감'이다. 자신만만 ! 그는 불타는 사명감'으로 " 나쁜 사람 " 를 심문한다. 그런데 이상하게 흐른다. 용의자'가 들려주는 속사정은 슬픈 신파에 가깝다. 나쁜 놈인 줄 알았는데 착한 놈'이다. 하지만 사명감에 불타는 엘리트 형사'는 마음을 다잡는다. 동정에 호소해서 교묘하게 빠져나가려는 술수'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형사는 슬픈 진술을 뒤집을 만한 증거들을 찾아 날카롭게 지적한다. " 웃기지 마, 이 자식아 ! 내가 알기로는 아기 돌잔치는 6월이잖아 ! " 예리한 지적이다. 돌잔치가 6월인데 2월에 금은방을 턴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이때 나쁜 남자가 말한다. " 아기 엄마가 그때까지 견딜 수 있을까요 ? 살아 있을 때, 아이 돌잔치 하고 싶었습니다. " 아, 이런 신파 ! 냉정한 형사는 그만 무너지고 만다. " 풀어주자 ! 풀어줘 ! " 그때 고참 형사'가 등장한다. 덩치로 보나 험악한 외모로 보나 그는 젊은 형사보다 더 강하다.

 

드라마의 정석'도 이와 다르지 않다. 드라마의 기초'는 갈등이다. 가족 드라마'이건, 멜로 드라마'이건, 범죄 드라마'이건 기본은 갈등이다. 작은 갈등으로 시작해서 커다른 갈등으로 확대되는 것이 바로 드라마의 정석이다. 갈등이 확대될 때 시청자는 조마조마한 심정으로 이 갈등이 어떻게 해소될 것인가를 지켜본다. 여기서 갈등은 위기'로 고쳐 써도 된다. [ 나쁜 남자 ]는 이 갈등 구조'에 충실하다. 나쁜 남자이지만 사실은 착한 남자'는 피도 눈물도 없는 젊은 형사의 예리한 질문에 대하여 답을 해야 한다. 첫 번째 위기'를 잘 넘기면, 두 번째 질문이 이어지고 그때마다 위기'다. 하지만 나쁜 남자'는 형사를 설득한다. 보다 더 강력한 신파로 말이다. 결국 나쁜 남자는 젊은 형사로부터 항복 선언을 받아낸다. 갈등과 위기가 완전히 해소된 것이다. 하하하. 따스한 해피엔딩이구나 ! 하, 하하하하하하지

 

그때 보다 큰 갈등을 예고하는 고참 형사가 등장한다. 첩첩산중이 아니라 첩첩심문'이다. 갈등 구조의 최고점, 바로 절정'이다. 나쁜 남자는 이 위기를 극복하고 풀려난다. 이 7분짜리 콩트'는 드라마가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을 함축하고 있다. 나쁜 남자'인 줄 알았더니 착한 남자'라는 반전과 강한 남자인 줄 알았더니 약한 남자'인 형사들은 보는 재미를 더한다. 여기에 메시지 또한 만만치 않다. 이 정도면 꽤 훌륭한 시나리오'다.

 

 


 

 

레이몬드 챈들러는 이런 소리를 했다. " 이보게, 독자들이 지루해 한다 싶으면 일단 < 총잡이 > 를 등장시키게 ! 그리고는 총을 쏘고 튀어 ! 나중에 어떻게든 수습이 되겠지.  이걸 계속 반복하라고 !  "  스티븐 킹도 이와 비슷한 말을 한 적이 있다.  < 유혹하는 글쓰기 > 에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 이 세상 모든 작법서'는 플롯이 중요하다고 말하는데, 플롯은 중요한 게 아니다. 그냥 써라 ! " 이 정도면 도발적이다.창작론을 가르치는 사람들에게는 무척 당혹스러운 주장이다.

 

< 나쁜 남자 > 에서 첫 번째 상황보다 더 강한 두 번째 진술은 < 두 번째  총잡이 > 가 느닷없이 등장해서 총을 쏘는 것과 비슷하다. 지루하다 싶으면 보다 더 강력한 진술'을 선보인다. 총알이 떨어지면 끝장인 것이다. 과연 이 총잡이 역할은 정교한 플롯의 결과일까 ? 아리송하다. 물론... 플롯은 중요하다. 설계 없이 지어진 집은 사상누각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킹을 탓할 수는 없다. 그는 정교한 설계도 없이도 튼튼한 집을 지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조르주 심농과 같은 자동기술자'이다. 플롯 없이도 좋은 소설을 쉽게 만들 수 있는 천재적 재능을 가진 자이다. 그는,  글 쓰는 모짜르트다 !

 

 

 

 

 


댓글(16) 먼댓글(0) 좋아요(1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히히 2013-06-17 16: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주위에 보수자임을 자랑스럽게 여기는 몇몇사람들의 이상적인 대통령으로 박정희를 1순위로 꼽습니다.
독일에 노동자를 담보로 대한투자를 이끌어냈던 이야기를 끄집어 내면
"대를 위해서 소를 희생해야지" 라고 ...
이 명분을 주장하는 지들도 '소(노동자)'라는 사실을 잊고 있습니다.
소 귀에 경 읽기 지요. 이 망각이 한국의 보수입니다.

커피숍에서 이별통보를 받았습니다. 음악,조명이 스산하였습니다.
새끼! 차라리 배나 부르게 짜장면이나 한 그릇 먹이고 지 할 말 하지.
허기지는데 자판기 보다 10배가 비싼 커피 보니까 억울해서 눈물나네.

곰곰생각하는발 2013-06-17 16:27   좋아요 0 | URL
커피숍에서 이별통보를 받았다니 근사한군요! 눈물 젖은 짜장면은 눈물 흘린 커피보다 더 허기지게 만듭니다.
노동자이면서 노동자임을 부정하는 노동자가 문제죠.
노동이 빨갱이가 되는 사회'는 참... 무서운 사회죠.

새벽 2013-06-17 18: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몇 년 전 구월의 이틀,을 읽었는데 전 장정일이 엄청 큰 농담을 하는 것만 같았습니다.
그리 생각하지 않고는 전 도저히 읽어갈 수가 없었어요.

노동 시간 과잉이 한국 사회를 보수화시킨다는 말씀이 설득력 있네요.
전 예전에 모래시계가 퇴근시계, 귀가시계라는 언론들의 보도에 참 당혹스러웠습니다.
아니, 나 말고 다른 노동자들은 퇴근 시간이 자유롭단 말인가?
드라마 보려고 빨리 집에 가고 싶다고 해서 빨리 갈 수 있단 말이지.. 호오..
그러면서 야근하며 밤샘하며 울었다는.. (읭?)

곰곰생각하는발 2013-06-17 18:36   좋아요 0 | URL
정확한 지적이세요. 말이 좋아 칼퇴근이지 주위를 보십시요. 어디 칼퇴근하는 절믄 직장인이 있나 말이죠.
집값 때문에 먼 곳으로 간 사람들은 늦은 퇴근에 이른 출근으로 죽을 고생만 하죠. 부부끼리 섹스할 시간은 점점 없어집니다. 편의점 자살 사건 터지기 전에, 한 5년 되었나요. 편의점 주인 일 끝나고 파라솔에서 맥주 마시길래 저도 같이 앉아서 맥주마셨는데... ( 안에는 아내 분이 일하시고.. 젊은 분입니다. 30대.. 신혼 같았음..)

그분이 술 마시면서 한탄하더군요.24시간 편의점 정책 때문에 돈도 안 되는데 억지로 24시간 돌리는데 손해 안 보려고 부부과 주야로 서로 교대하면서 뛴다고 말이죠. 그러면서 하는 소리가 대기어 개새끼들 때문에 섹스를 한번도 못했다며 농담 반 진담 반 말하덜고요. 그땐 무슨 말인가 했는데 요즘 편의점 대기업 횡포를 자세히 알 수 있어서 지금 그 말이 이해가 가더라고요...


+
개인적으로 전 거대한 농담은 마르케스나 쿤데라에게나 가능하지 장정일 같은 사람에게는 어울리지 않는 수사처럼 보입니다. 하여튼 전 그 소설 더럽게 재미없더라고요.


2013-06-17 18: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6-17 22: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6-17 23: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6-18 03: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iforte 2013-06-17 20: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코미디에서도 저런 비판적 사고를 끌어내시다니, 대단하세요! 역쉬. 곰발님 글에는 상상도 못할 주제들을 엮는 재미가... 전 그냥, 생활의 발견이 가수들, 배우들 홍보로 product placement가 스토리를 주도하는 주객전도의 프로그램으로 변질되면서부터 코미디로서의 재미가 없어졌다, 딱 요까지 생각....... 아놔, 내 전공은 왜이리 무미건조얄팍한게야! ㅠㅡㅠ

곰곰생각하는발 2013-06-17 22:00   좋아요 0 | URL
포르테 님 저에게 항상 듣기 좋은 소리만 해주시는군요.
뭐, 저야 감사할 따름입니다. 전 생활의 발견 초기작들이 좋아요. 그것은 정말 메시지도 훌륭하고
그랬는데 이거 게스트화되면서 개판이 되었어요....
하지만 초기 원판이 가지고 있던 문제의식은 매우 훌륭했습니다.

iforte 2013-06-17 23:01   좋아요 0 | URL
완전 공감이요. 초기작들은 그야말로 two big toes up이요. (이건 two thumbs up을 능가한다는 갠적 표현)

곰발님 글은, 진심 맘에서 우러나와서 감탄하게되요. 겉바른 아부가 아니라요. (그렇담 이 바쁜 와중에 시간내어 읽을 필요가 없죠.)전에 곰발님 글에서 한두번 언급하셨던대로 요새 평론가들 글은 너무 어려운 단어들로 포탄맞은것처럼 뒤덮혀있어서 한영사전 뒤져서 (엥?) 읽어야만 하는 웃지못할 사연이... 아마도 제가 넘 오랫동안 한글책들을 읽지 않아서였는지 모르겠지만서두... 게다가 사용용어들도 천편일률적이라 어느글이 뉘놈글인지 구별도 안되요. 그런데 곰발님글은 딱, 그 표현이 쓰여야할 자리에만 사용될뿐, 멋부리기위해 현학적으로 전문용어 남발하는게 없어서... 그리고 또 표현력도 넘 좋으시고... 곰발님 글 읽을때마다 쇼펜아우어의, (니체가 평생 글쓰는 좌우명으로 삼았다던) '평범한 말로 평범하지 않게 말하기'의 모범을 보는것 같아서 몹시 즐거워요. 독특한 사고발상법도 유쾌하고요. 가끔 분위기 안맞게 코를 파는것도 완전 허를찌르는 타이밍에 들어가고요... ㅎㅎ 어떤가요. 이쯤이면 저도 제법 좋은 평론가...? ㅎㅎㅎ

2013-06-17 22: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3-06-18 03:25   좋아요 0 | URL
보그병신체'라고 하죠. 혹은 제가 지은 이름은 정성일의 지랄같은 만연체" 라고....

예를 들면
: 실미도는 고립된 주체들의 테스토스테론의 응집에 따른 집단적 바이올런스의 분열이라고 할 수있다. 수평적 리즘 관계인 부대원은 수직적 계급에 대한 저항을.. " 뭐 이런 식... 하여튼 보그병신체로 지랄하는 거 보면 답답해서 미치겠습니다. 왜 그렇게 사용하는지 모르겠습니다. 허허허...

세종대왕은 쉽게 쓰라고 한글을 만드셨는데 사용하는 사람들이 그러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닷 !!!!!
요즘은 죄다 들뢰즈'예요. ( 저도 자주 인용합니다만..ㅎㅎㅎㅎ )

2013-06-18 03: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6-18 06: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6-18 10: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 오브리 비어즐리

 

 

 

 

sex, comic book and chineses-style noodles jjamppong.

 

 

대한민국에서 가장 조용한 곳 가운데 한 곳이 바로 만화가게'이다. 도서관이야 떠들면 쫓겨나니깐 조용한 것이고, 교실도 떠들면 혼나니깐 조용한 것이다. 자발적인 측면에서 보자면 " 만화가게 " 가 제일 조용하다. 만화가게에서는 남녀노소를 떠나 얌전하게 만화책만 본다. 검사이건, 동네 건달이건 닥치고 조용히 한다. 한 곡 더 부르려고 발악을 하며 마이크를 잡으려는 한국인의 승질머리'를 생각하면 감동적이다.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도 이곳은 조용하다. 손으로 입을 가리며 히죽거리는 웃음소리'를 빼면, 가끔 컵라면 먹는 소리를 빼면...

 

이 고요는 몰입이 낳은 결과'이다. 대한민국 사람이 이토록 몰입한 적'이 있던가 ? 시인 이병률은 < 여전히 남아 있는 야생의 습관 > 에서 몰입'을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서너 달에 한번쯤 잠시 거처를 옮겼다가 되돌아오는 습관을 버거워하면 안 된다

 

서너 달에 한번쯤, 한 세 시간쯤 시간을 내어 버스를 타고 시흥이나 의정부 같은 곳으로 짬뽕 한 그릇 먹으러 가는 시간을 미루면 안 된다

 

죽을 것 같은 세 시간쯤을 잘라낸 시간의 뭉치에다 자신의 끝을 찢어 묶어두려면 한 대접의 붉은 물을 흘려야하는 운명을 모른 체하면 안 된다

 

자신이 먹은 것이 짬뽕이 아니라 몰입이라는 사실도, 짬뽕 한 그릇으로 배를 부르게 하려는 게 아니라 자신을 타이르는 중이라는 사실까지도

 

 

-  詩 < 여전히 남아 있는 야생의 습관 > 전문

 

그런데 만화'는 한국에서 만큼은 푸대접 받는 예술 분야'이다. 어른들은 만화를 " 쫀드기, 눈깔사탕, 달고나, 뽑기, 아이셔 " 취급을 한다. 만화'를 좋아한다는 것은 성적과 반비례하기 때문이다.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당신이다. 만화 입장에서 보면 억울하지만 어쩔 수 없다. 이게 다 그 놈의 " 대중적 친화력 " 이요, 남녀노소 모두가 좋아하는 그 " 몰입 " 때문이다. 만화를 보는데 굳이 사전 지식이 필요한 것도 아니고, 교양이 필요한 것도 아니다.

 

평론가 정성일이 즐겨 인용하는 푸코데리다라캉지첵들뢰즈가타리맑스비트겐슈타인니체사드케에르케고르'를 몰라도 된다. 가,나,다,라'만 알아도 통하지만 가,나,다,라'를 몰라도 통한다. 바로 그것이 만화라는 장르가 가지고 있는 친화력과 몰입의 정체성'이다. 남녀노소 모두가 상당히 좋아한다는 측면에서 보면 만화가게에서 만화를 본다는 것은 사랑하는 사람과 사랑을 나누는 것과 똑같다.  일단 재미있고, 길어봐야 30분 안에 끝나고, 키에르케고르를 몰라도 대화가 통하며, 짜릿하고... 무엇보다 < 소리 > 가 밖으로 샐까봐 서로 조심하니깐.  아, 공통점이 너무 많은 것이다. 이처럼 섹스, 만화, 짬뽕의 공통점은 몰입이다.  

 

 

 

- 안나 쉐흐바, 얼굴 시리즈.( 소더비 경매'에서 150원에 낙찰 )

 

하지만 여기서 끝이 아니다. 만화는 심오하다. 만화는 분야 간 불통의 벽을 허문 장르적 실험이기도 했다. 20세기'는 각 분야'가 독자적으로 발전했다면, 21세기'는 ( 각 분야 간 ) 교류를 통해 동반 성장'을 했다. 이러한 상생이 바로 융합이고, 통섭이며, 퓨전, 짬뽕이며 건설적 합일'이다. 불통의 벽을 허물어서 공동 발전'을 모색하는 것. 어쩌면 만화는 최초의 융합'이었는지도 모른다. 만화는 이미 오래전에 문학과 미술을 끌여들였기 때문이다. 만화란 문학으로 읽는 그림이며, 그림으로 보는 문학이다. 그리고 활동 사진이며 동시에 영화'다. 오, 오오. 그리 생각하니 만화는 위대한 장르'다. < 페르세 폴리스 > 은 잘빠진 르포보다 훌륭하고, < 니코폴 > 은 만화가 철학이 될 수 있음을 증명한다. ( 니코폴은 현재 중고 시장'에서 100,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씐난다 ! 배 고플 때 팔 생각이다.  ) 학습 만화가 만화의 전부'인 대한민국에서는 결코 이해하지 못하리라.

 

 

자, 이래도 만화'가 불량식품인가 ? 내가 교육부장관이라면 일주일에 세 시간'은 만화 수업을 진행하도록 교육법을 개정하겠다. " 오늘 수업은 후루야의 < 이나중 탁구부 > 를, 내일은 이토준치의 < 소용돌이 > 를, 다음날은 이희재의 < 간판스타 > 를 공부하겠습니다. 공부하기 싫은 사람은 닥치고 나가세요 ! " 아마... 나갈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이게 바로 만화가 주는 몰입이다. , 짬뽕이다 ! 지금 당신이 보고 있는 것은 만화가 아니라 몰입이다.

 

후루야의 < 이나중 탁구부 > 를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 엽기 코드의 선구적 작품 > 이라 할 수 있다. 하루키가 즐겨 사용하는 " 자두 " 보다 후루야의 " 위행위자 " 가 더 강력하다. ( 부끄러워서 자위 대신 자두'라 쓰는 나를 용서해 달라. 여러분은 자두라 읽고 자위'라 생각하라. ) 어느 문학 모임에서  < 두더지 > 를 두고

 

" 도스토예프스키의 죄와벌'과 쌍벽'을 이루는 걸작... " 이라고 강력하게 주장했다가 쌍욕'을 먹을 뻔했지만 여전히 그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그는 점점 도스토예프스키를 닮아간다. 후루야여 ! 영광있으라. 하루키의 자두는 고상하고, 후루야의 자두는 저질이 되는 기준이 무엇인지 진지하게 묻고 싶다.

 

그런가 하면 < 닥터 슬럼프 > 는 똥'이 얼마나 친근한 오브제인가를 일깨워준 기념비적 작품'이다. 이 자리를 빌려 고백한다. 그동안 나는 똥을 경멸했었다. 하지만 이 만화를 읽고 나서 < 똥 > 을 사랑하게 되었다. 만화에서 똥이 등장할 때마다 나는 자지러지게 우스면서 코 팠다. 잇힝. 이제는 한가인 앞에서도 똥이라는 단어에 대해 자신있게 똥똥거리며 말할 수 있다.

 

 

 

- 오브리 비어즐리의 작품이 예술 작품이라는 데에는 모두 동의한다. 하지만 만화가'가 그린 몇몇 만화가 예술이라는 데에도 동의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사실 인간은 더러운 것'을 혐오하지만 역설적이게도 인간은 더러운 것을 서로 교환함으로써 사랑을 확인한다. 여고생들은 우정을 과시하기 위해서 친구가 씹던 껌을 씹기도 한다. 그것은 더러운 것을 교환함으로써 우정을 증명해 보이려는 심리'이다.

 

부모와 아이의 관계도 마찬가지이다. 남녀 간 성 행위'도 크게 다르지 않다. 성이란 서로의 타액을 교환하는 행위이다. 그러니깐 똥'은 사랑이다. 만화가 웃기기만 한 것은 아니다. < 소용돌이 > 는 미학적으로도 매우 훌륭한 작품이다. 강렬한 명암의 대비와 간결한 선화 그리고 장식적 소용돌이는 19세기 오브리 비어즐리'을 연상케 한다. 이토 준치'는 한마디로 끝내준다. 두 말 하지 않으련다. 세 말 하면 입 아프니 내 말 새겨듣기 바란다. 만화 우습게 보다간 큰코 다친다.

 

끝으로 절규 신데렐라'를 소개하며 끝을 맺겠다. 먼 곳에서, 16년 동안 만화의 성지인 일본에서 일본 만화가들과 맞짱을 뜨며 열심히 싸우고 있는 내 친구인 순정 만화가'에게 경배를......

 

 

 

 

 

 

 

 

 


댓글(16)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13-06-16 05: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6-16 05: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6-16 05: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6-16 05: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iforte 2013-06-16 08: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만화는 슬램덩크를 끝으로 졸업하고... 쓸쓸히 한국을 떠나온... 강백호를 어찌나 선망했던지, 제가 대사하면 애들이 만화책 캐릭터 같다고 해요. 문제는 백호가 왕따 캐릭터라는게 문제.... 헙...
미쿡에는 망가라고해서 만화책들이 서점 한쪽을 당당하게 차지하고 있답니다. 얼핏봐서는 모두 일본산이듯. 씁쓸하게 뒤적거리다 영어로 쓰여있어서 에잇, 덮어버리고 나와요. 어쨋든, 일본넘들 하는짓이 얄미워도 동양문화 위상을 높여주고 있는건 일본애덜이라죠. 미쿡아해들중에 망가 광팬들이 많거든요. 덕분에 동양에 대한 관심도 많고... 전국에 쫙 깔린 스시집덕에 젓가락질 하는 애들도 많고.... 그냥저냥, 왜 울동네 스시집은 거의 다 중국인 아니면 베트남애들이 주방장 이냐고요...ㅠㅡㅠ

곰곰생각하는발 2013-06-16 09:04   좋아요 0 | URL
제 친구가 일본에서 만화가로 활동하는데 얘기들어보면 정말 그곳도 치열합니다.
왜 한국 만화는 다 죽었을까요 ? 솔직히 웹툰.... 그거, 전 개인적으로 부정적이에요.
만화는 전적으로 손 감각으로 그린 선을 맛봐야 합니다.
끄적끄적 모니터로 작업해서 나온 그림선은 예쁘지가 않고, 느낌도 없어요.
하루빨리 보물선,윙크 이런 만화 잡지들이 본격적으로 나와서
한국 만화가들도 한국에서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게 해야 합니다.

iforte 2013-06-16 08: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참.. 제 비공식 싸인, 시간 넘칠때 해주는거,에는 똥 그림이 들어있어요. 보는 사람 재수 좋으라고.. 간혹 시간이 더 넘치면 똥파리도 그려넣어요. 언젠가 곰발님께 제 싸인 해드릴 날이 오려나.....

곰곰생각하는발 2013-06-16 09:04   좋아요 0 | URL
똥과 똥파리'라... 후훗... 상상만 해도 짜릿하군요..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행인 2013-06-16 14: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오..순정만화 광팬이었죠. 윙크 ㅎㅎㅎㅎ 그전에 르네상스,하이센스,미르가 있었습니다. 어흑 ㅠㅠㅠㅠㅠㅠㅠ 절규신데렐라 봐봐야 겠어용 추천 감솨요.

곰곰생각하는발 2013-06-16 14:37   좋아요 0 | URL
하여튼... 빨리 만하 잡지가 정상을 찾아서 부흥이 찾아와야 합니다.
만화 잡지가 살아야 만화 시장이 살아요.
만화 시장을 교육 만화가 잠식하는 거.. 이거 굉장히 나쁩니다.

히히 2013-06-16 16: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만화가 글케 재미남요?
나는 오빠들 때매 무협만화를 본 기억이 있는데.
초등쌤들이 오락실,만화방을 보기를 돌같이 하라고 얼마나 세뇌를 시켰는지
아직도 책 보기는 쉬워도 만화 읽기는 힘들어요.

곰곰생각하는발 2013-06-17 01:11   좋아요 0 | URL
전 만화 오타쿠는 아닙니다. 후후....
전 만화가 전천후 예술이라고 생각해요.
만화는 미술, 영화, 문학 등등등등... 이걸 혼자 한다는 거죠. 대단한 겁니다.
만화가는 정말 대단한 겁니다.

비로그인 2013-06-17 12: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개정판이군요. <니코폴> 저거랑 <잉칼> 비싸서 사지는 못하겠고 보고 싶어서 <남산 만화의 집> 갔더니 그마저도 내부창고에 있어서 열람이 불편하더군요.. 글이 마지막에 뜬금포로 흘러가서 윙? 했습니다. 읽다가 생각났는데 서로의 침을 먹으며 감정을 교환하는 만화가 있어요. <수수께끼 그녀 X>라는 작품인데 이 작가가 프로이트주의자입니다.

저는 한국만화 중에서는 김동화 화백의 <황토빛 이야기>을 제일 좋아합니다. 왠만한 한국문학 부럽지 않을 정도로 한국말 대사가 구수했어요.

곰곰생각하는발 2013-06-17 15:02   좋아요 0 | URL
니코폴 바쌌죠.. 아마 30000원 하지 않았나 싶어요... 솔직히 전 이거 왜 샀나 모르겠습니다.
책 보면 내가 이걸 왜 샀지 ? 라는 게 꽤 많아요.
그래도 니코폴은 저에게 아주 요긴한 작품이었습니다.
누가 쪽지로 십만 원에 사겠으니 팔라고 하더라고요....
깜짝 놀랐음.. 그 이후로 이 책 무척 애정합니다....


황토빛 이야기'라.. 흠흠... 살펴봐야겠군요..

행인 2013-06-17 23: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김동화 님은 한국순정만화계에 보기 드문 남자 작가님이십니다. '요정 핑크' 작가님 이세요 ㅎㅎㅎㅎㅎ 한승원님이라고 유명한 순정작가 있는데 두분이 부부에요. 저는 김동화님 '못난이' 출간 되었을 때 보지는 못했지만 오, 드디어 성인 순정이 나오는 것인가 했었네요 한 번 봐야 겠어요. 사실 저는 김동화님의 '러브시티(사랑의 도시)' 라고 있는데 이거 본 사람 거의 없을 텐데 순정코믹의 독보적인 작품이라 생각해요. 순정쪽은 코미디가 많지 않거든요. 김동화님의 러브시티는 제가 읽다가 책 들고 뛰쳐 나간 (웃다가 울음을 참지 못한) 기념비 적인 작품임다...... 만화얘기 하니 좋군요. 만화 만세!!!!!!!!

곰곰생각하는발 2013-06-18 03:20   좋아요 0 | URL
읏다가 울음 참지 못하고 밖으로 나가버리고...
노랜 끝이 나찌만 다신 부르지 않으리, 예..
내 슬픈 노래.... 뭐.. 이런 가사가 대충 생각나네요...
만화책 보다가 튀쳐나가시다니...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김동화 님이 동화 작가시군요. 사실 전 잘 모름니다.
함 찾아서 보아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