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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레이] 마더 : 일반판
봉준호 감독, 김혜자 외 출연 / CJ 엔터테인먼트 / 2011년 11월
평점 :
품절
마더 ㅣ 식물은 무섭다 ?
예리한 눈썰미‘를 가진 관객이라면 봉준호가 감독한 영화 마더‘라는 제목이 머더’의 숨은 뜻이라는 사실을 쉽게 간파했을 것이다. 이 은유는 은유라고 하기에는 너무 노골적으로 속보이는 직유이다. 그러니깐 영화 속 어머니는 살인하는/머더 어머니/마더‘이다. 동시에 양육과 사냥을 겸하는 암수한몸’이다. 아니다, 정정하겠다. 사냥 영역으로 확장하는 모호한 암컷‘이라고 쓰겠다. 각자의 성-역활'은 탈영토화와 재영토화'를 겪으면서 서로 섞인다. 사실 김혜자'라는 배우는 정상과 비정상'의 경계에 선 배우이다. 신경쇠약직전의 배우' 이다. 다만 우리가 그 사실을 몰랐을 뿐이다. 영화 마요네즈'에서 보여준 김혜자의 연기'는 불안한 눈빛, 신경질적인 얼굴 근육의 떨림, 그리고 병적으로 연약한 목소리'는 뭔가 폭발할 것 같은 에너지'를 관객에게 전이시켰다. 전무후무한 배우였다. 어쩌면 전설적인 베티 데이비스'의 악녀 역'을 능가할지도 모른다, 고 나는 생각했다. 그러던 그녀가 영화 마더'에서 기괴한 - 엄마 역을 연기했다. 봉준호, 그는 늘 탁월하다.
그녀가 일하는 곳'은 약재상'이다. 각 식물의 뿌리, 열매, 잎을 분류하고 보관하는 곳으로 그녀는 온전히 식물의 영역 속에서 살아가는 존재이다. 그러니깐 이곳은 식물의 서지학'이라 불릴 만한 곳이다. 하지만 동시에 식물의 시체안치소이기도 하다. 사실 우리가 알고 있는 식물의 사생활'은 뒤집어 보면 놀라울 정도'로 폭력적이다. 자신의 몸에 치명적인 독'을 품은 것은 동물이 아니라 식물의 독성이다. 흔히 우리가 잿물이라고 하는 독 ( 마시면 죽는다. ) 은 식물의 죽은 몸인 재에서 추출된 성분이 아니었던가 ?
▷ 입 구에서, 뿌리 근' 까지 : 김혜자는 아들 원빈의 섭취에서 배설까지의 전 과정을 관찰, 기록, 처방한다. 이 장면에서 아들은 보약'을 마시면서 담벼락에 소변'을 본다. 그러자 여자는 아들의 배설되는 구멍'을 유심히 바라본다. 口에서 根 ( 아무래도 이 글을 읽는 당신, 이 한자 모를 것 같다. 뿌리 근‘이다. ) 까지 ! 어머니는 순환의 이상 유무’를 체크한다. 이 지점에서 관객은 수상한 모자‘의 관계를 의심하게 된다. 은밀한 부분을 볼 수 있는 시선의 자유는 곧 우월적 신체 소유권자-들이다. 우리가 아우슈비츠 와 미 포로수용서에서의 이라크 포로 학대 사진에서 알 수 있듯이, 권력자는 노예의 벌거벗은 신체'를 마음대로 볼 수 있는 특권을 가지고 있다고 스스로 생각한다.
그녀는 그동안 헌신적으로 남편 없이 외아들'을 돌본다. 어화둥둥, 내 새끼. 어화둥둥, 내 새끼 ! 엄마에게 있어서 아들 도준은 온실 속 화초다. 아들에게 물을 주자 물은 곧바로 뿌리'를 통과한다. 아들의 뿌리 ( 아들의 뿌리'를 곧이곧대로 한자로 표기하자면 남근/男根이다. ) 가, 촉촉하게 물에 젖는다 !! ! 입에서 똥구멍까지, 섭취에서 배설까지 신속하게 진행되는 이 순환은 동물의 소화 기관'이 없을 때에만 가능한 설정이다. 말 그대로 아들은 온실 속 화초이다. 어쩌면 그녀는 아들의 소화 기관을 제거했는지도 모른다. ( 아들의 고백으로 밝혀지지만 어머니'는 아들에게 독초제'를 먹여서 장기를 불태운다. 28살의 아들이 5세의 지적 수준에서 성장이 멈추었다는 사실은 의미심장하다. ) 수상하다. 이들의 관계. 바로, 이 지점. 라캉을 인용하자면 얼룩'이다. 틈이며 균열이다. 뭔가 꼬였다는 뜻'이다 !
▷ 빗금 친 아버지 A , 아버지의 자리'를 대신하는 아들 : 남편 역'을 담당하는 28세의 아들'은 사실 5세 전후로 성장'을 멈춘 상태'이다. 구순기와 항문기 사이에 놓여있는 존재'이며 발기하지 않는 페니스를 가진 존재이다. 딱딱한 존재가 아니라 물컹한 존재라는 뜻이다. 그렇다면 이 영화 마더에서의 모자 관계는 성관계는 없다, 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과연 그럴까 ? 이야기'가 진행되다가 보면 어느 순간 서편제의 플롯과 얽힌다. 서편제에서는 아버지가 자신의 욕망을 충족시키기 위해서 딸을 눈을 멀게 하지만 영화 마더'에서의 어머니'는 자신의 욕망을 충족시키기 위해서 아들의 성장을 멈추게 한다. 여기서 질문을 던져야 한다. 왜, 어머니는 강제로 아들의 성장'을 멈추게 했을까 ?
프로이트는 욕망의 삼각형'에서 그 관계망'을 아버지 - 어머니 - 아들'로 설정했다. 처음부터 딸'은 배제되었고 프로이트 스스로 말했듯이 그는 여성 섹슈얼리티'를 어떻게 설정해야 할지 전혀 알지 못했다. 그에게 있어 여성은 알 수 없는 nothing'이었다. 그러니깐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은 처음부터 여성이 배제된 텍스트'였다. 어머니'라는 지위, 즉 출산 경험이 있는 여성, 안에서만 여성은 분석되어졌다. 완전하지 않은 텍스트였던 셈이다. 하지만 영화 마더'는 오히려 위의 욕망의 삼각형'에서 아버지'를 빗금 친다. 아버지의 자리를 부재 중'으로 남겨놓고 이야기를 시작한다. 그러자 모자 관계'는 기괴하게 엮인다.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원빈은 엄마와 떡친 아들이고 그 역도 마찬가지다. 수상한 관계'다. 김혜자는 남편의 자리'에 원빈을 놓고, 원빈은 애인의 자리에 김혜자를 놓는다. 성-관계'가 있었는가, 없었는가'는 의미가 없다. 서로 빈 자리를 채웠다는 그 사실 만으로도 그들은 서로의 욕망을 채운 것이나 다름없다. 여기서 성 관계의 유무는 중요한 것이 아니다. 이렇듯 관계의 지정학이 오류를 범하자 문제는 심각해진다.
▷ 죽음의 저장소 , 건초 약재상 : 이곳은 죽은 식물/여성-들의 집합소다. 다만 피비린내가 나지 않는다는 것이 다른 살육장과는 다를 뿐이다. 빅-마더 김혜자는 작두로 식물의 목을 자른다. 울대 없는 성대'에서 소리 없는 아우성이 쏟아진다. 그러니깐 김혜자는 식물들의 목을 자르는 도살업자 - 괴물‘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동종 살인’이다.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그녀는 사냥 영역으로까지 확장하는 모호한 여성‘이다. 어쩌면 그녀는 자신의 동물 가면'을 숨긴 채 식물-되기'를 재현하고 있거나 식물성을 버리고 동물-되기'를 준비하는 길짐승'이다. 하, 수상하다. 처음부터 그녀는 알 수 없는 존재’였다.
▷ 영화 에이리언과 괴물' : 이 영화에서 가장 공포스러웠던 것은 디자이너 기거가 창조한 남근을 닮은 에이리언'이 아니라, 그 알'들을 품은 저 거대한 동굴'이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두려움의 본질은 날뛰는 괴물의 실체'가 아니라 장소다. 봉준호 감독의 영화 '괴물'도 마찬가지다. 이 영화의 주인공'은 괴물'이 아니라 괴물을 품은 한강 철교의 내부'다. 그렇다면 이 동굴/내부'의 은유는 무엇일까 ? 정답은 여성의 거대한 자궁'이다. 불임에 대한 남성 컴플렉스'는 생산의 공간인 자궁'에 대한 두려움을 낳았다. 사실 세상의 모든 괴물은 여성형'이다. 거대한 자궁에 대한 경외'다. ( 위의 이미지와 이 스틸사진은 기분 나쁘도록 닮았다. )
▷ 리플리 ! 당신, 배 배배배배배 배신이야. " : 지금까지의 영화이론은 공포영화에서의 괴물의 실체'를 남성'이라고 규정지었다. 하지만 나는 이 생각'에 결코 동의하지 않는다. 공포영화는 괴물-남성'이 여성을 공격하는 것이 아니라 괴물-여성'이 사회 전체'를 상대로 히스테릭을 부리는 것으로 해석해야 한다. 괴물 영화 혹은 난도질 영화에 나오는 공격자의 공통점은 가면이다. 이들은 모두 가면을 쓰고 등장하는데 이 가면'은 모두 자신의 얼굴과는 다른 전혀 다른 모습으로 나타난다. 그러니깐 가장 무시무시한 가면을 쓴 괴물일수록 가면 속의 얼굴은 선량한 얼굴이다. 그런 의미에서 여성을 공격하는 괴물 / 공포영화 속 남성'은 사실 남성이 아니라 남성이라는 가면을 쓴 여성이다. 그러므로 영화 속 모든 괴물은 여성이다. 에이리언3'에서 시고니 위버'를 공격하는 퀸 에이리언의 행위는 여성 주인공을 공격한다기보다는 여성성을 스스로 거세한 주인공을 응징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머리를 삭발하는 행위'는 곧 남자와 섹스하지 않겠다는 맹세이며, 생산 주체의 포기 선언'이다. 퀸 에이리언'이 리플리의 귀에 대고 속삭인다. " 당신 배. 배,배,배,배, 배신이야 ! "
이 영화에서 주인공 마더'는 얼핏보기엔 자신의 모성 역활'을 모범적으로 수행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세상에나 ! 이 영화를 지극한 모성애'로 이해하다니, 내가 보기엔 그 정반대'다. 이 영화는 여성 섹슈얼리티'에 대한 도발적인 질문이며 영역 가로지르기'에 대한 재미있는 보고서다. 그녀는 아들과의 오이디푸스적 관계를 지속하기 위해 식물에서 동물-되기'를 이행 중에 있는 괴물'이다. 퀸-에일리언'이라 할 만하다. 여기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점은 김혜자의 성 역활 바꾸기'다. 아들을 지키기 위해서 그녀는 식물성을 버리고 동물성'을 연기한다. 바로 이 지점에서 중요하게 등장하는 알레고리'가 바로 초원이다. 여기서 초원은 일종의 경계'이다. 자아와 이드'의 경계이며, 문명과 금기의 경계이고, 식물과 동물의 경계, 생과 사의 경계 그리고 이곳과 저곳의 경계이다. 그녀가 이 초원을 가로지른다는 행위는 넘어서면 안 되는 영역으로의 월담 행위'를 범하고 있다는 것을 나타낸다. 넘어서면 절대 안 되는 영역이다. 김혜자는 이 영역을 가로지름' 으로써 동물이 된다.
브라이언 드 팔머 감독의 영화 " 캐리 " 는 여성 생산성/ 거대- 자궁 '에 대한 남성의 두려움'을 잘 묘사한 영화다. 이 영화의 오프닝'은 사춘기 소녀의 생리'로 시작해서 돼지 피를 뒤집어쓴 소녀의 모습으로 끝난다. 캐리의 몸이 생산의 주체'( 생리가 시작되었다는 것은 아이를 낳을 수 있는 몸이 만들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뭐, 다 아는 이야기지만 ! ) 가 되자 남성 사회는 생리를 시작한 사춘기 소녀를 공격하기 시작한다. 왜냐하면 그때가 가장 건강한 자궁'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돼지 피'를 뒤집어쓴 캐리의 얼굴은 생리하는 오프닝 이미지와 겹치면서 생리하는 여성 성기'를 떠오르게 한다. 캐리는 이빨 달린 여성 성기, 바기나 덴타타'이며 메두사의 얼굴이다. 생리혈이 흘러 넘친다는 측면에서 캐리는 대-생산자'이며 초월자'이다. 메두사 신화의 핵심은 메두사의 얼굴을 보면 딱딱하게 굳는다는 점이다. 프로이트'는 메두사의 얼굴'을 여성 성기'로 보았다. 왜냐하면 남성들은 메두사의 얼굴을 보자마자 딱딱하게 굳어 돌덩이'가 되기 때문이다. 프로이트'는 딱딱하게 굳는 현상'을 페니스의 발기'로 보았고, 메두사의 얼굴을 여성 성기'로 이해했다. 캐리의 얼굴을 본 순간 수컷인 당신은 죽는다.
피 흘리는 여성 얼굴 이미지'는 마더'에서도 차용된다. 피 묻은 얼굴'은 폐경이 아직 진행되지 않았다는 증거와 함께 섹스 할 수 있는 여자, 나아가 생산의 주체자'임을 나타낸다. 그렇다, 그녀는 아직 생리하는 여자'이다. 설명했다시피, 피흘리는 얼굴 혹은 생리하는 메두사'는 불완전한 여성의 몸이 생산-주체'가 되어 완전한 몸으로 재탄생되었다는 것을 암시한다. 김혜자는 아들의 누명을 벗기기 위하여 문아정'의 흔적을 찾아나선다. 이 행위'는 일종의 과거로의 여행처럼 보인다. 생각해보라. 21 세기 대한민국에서 쌀을 얻기 위해 몸을 판다는 것, 상당히 오래된 매춘 아닌가 ? 화폐 거래가 아닌 곡물 물물교환이라는 점이 오래전 과거형임을 암시한다.
감독은 동시대성으로 두 이야기'를 끌고 가지만 사실은 옛날옛적 이야기'를 재현하는 것이다. 자, 여기서 이야기는 재미있어진다. 김혜자가 마주친 것은 바로 어린 시절의 자기 자신이다. 그러니깐 문아정'은 김혜자의 과거형'이다. 이쯤에서 영리한 독자'는 김혜자의 정체'를 간파했을 수도 있다. 김혜자 그 여자는 문아정 이 여자의 유령이다. 그러니깐 김혜자는 누명 쓴 아들의 진짜 범인을 찾아나서는 게 아니라, 자신을 죽인 진짜 범인'을 찾아나서는 것이다. 내가 누누이 말하지 않았는가 ? 그녀는 nothing 이다. 영화 마더'는 남성사회가 창조해낸 모성 신화'의 허구를 폭로한다. 위에서 살펴보았듯이 김혜자는 자상한 어머니를 연기하는 것이 아니라 아들과 성관계를 맺는 어머니, 나아가 가짜 아들-들과 관계'를 맺는 어머니'를 연기한다.
그녀는 자신의 성적 욕망을 위해서 폐경'을 미룬 여자이며, 동시에 유사 아들-들의 욕망을 위해서 자리에 눕는 퍼블릭 우먼'이다. 어머니'라는 존재를 아들과 섹스하는-여자, 나아가 창녀'로 명명하는 순간 가부장 사회'는 혼란에 빠진다. 그러자 빗금 친 존재인 대상 A는 아버지'라는 이름으로 복귀한다. 감독은 교묘하게 현재와 과거의 영역'을 하나의 공간 속에 가두어두고서 이야기를 진행한다. 지금 우리가 보고 있는 것은 " 7박8일 : 눈물겨운 어머니의 모험담 " 을 보고 있는 것이 아니라 " 한 여자의 일생 " 을 보고 있는 것이다. 사실 마더'를 연기하는 김혜자'는 문아정의 다른 이름'이다. 그녀는 지금 문아정을 죽인 사람은 누구인가'를 찾는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을 범한 사람이 누구인가'를 찾는 중이다. 김혜자의 어릴 적 이야기가 바로 문아정'이기 때문이다.
▷ 남편의 귀환, " 아버지 씹새끼 너는 입이 열 개라도 할 말 없어 ! " : 고물상은 고장난 기계들의 무덤이다. 오이디푸스의 아버지 라이오스'는 돌아와서 오이디푸스 욕망-기계'를 다시 가동하려고 한다. 이 기계'가 작동되면 아버지의 자리'를 넘보던 어머니와 아들'은 응징되리라. ( 영화 속에서 등장하는 고장난 보일러 기계'는 오이디푸스 욕망 기계이다. 이제 그가 이 기계를 작동시키면 혼돈은 질서를 찾을 것이다. ) 그가 전화를 거는 순간 여자'는 남자의 머리'를 둔기로 내리친다. 순간 그녀의 표정이 견고해진다. " 씹새끼, 너는 입이 열 개라도 할 말 없어 ! "
약재상과 고물상'은 죽은 것들을 저장하는 곳'이란 측면에서 서로 닮았다. 어머니의 영역으로 대표되는 약재상이 죽은 식물들의 저장고라면, 아버지의 영역으로 상징되는 낡은 기계-들'은 고장 난 기표들의 저장고'다. ( 시작 글, 서두를 보라 ! ) 그리고 버려진 잡동사니를 쌓아둔다는 의미에서 이 두 영역은 모두 의식 너머의 영토에 속한다. 문아정의 핸드폰 또한 같은 의미에서 동일하다. 핸드폰은 부모와 성관계를 맺는 ' 아이의 은밀한 영역 ' 이다.
약재상의 약초, 고물상의 고장 난 기계, 주인을 잃은 핸드폰 속에 저장된 죽은 메모리'는 모두 자아와 충동하는 이드'이다. 이들은 ( 죽은 식물/ 죽은 기계/ 정지된 핸드폰 ) 모두 the old 이지만 다시 재생될 수 있는 질긴 생명력을 가진 존재이다. 죽었지만 다시 재활용되는 존재'이다. 프로이트가 말하지 않았던가 ? 억압된 자'는 반드시 돌아온다고 말이다. 아버지 라이오스의 생환'은 아들을 범한 이오카테스'의 목을 조여온다. 그녀가 고물상 주인으로 변신한 라이오스 왕'을 죽인 이유는 아들이자 애인인 오이디푸스'를 보호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의 욕망을 지속하기 위해서였다. 어찌 되었든, 김혜자'는 아들과 관계 맺는 어머니이면서, 남편을 죽인 아내이고, 마을 남정네들과 관계 맺는 행실이 좋지 못한 여자'다. 그녀는 팜므파탈이며, 바기나 덴타타이고, 메두사의 얼굴'이다. 이 영화'는 어머니의 성에 대한 도발적 질문이다.여자는 어머니'가 되는 순간 여성에서 무성'으로 살아가야 하는 존재이다. 자발적 선택이기보다는 아버지의 법이 정한 강제성'에 가깝다.
번외 ㅣ
1. 식물은 무섭다.
잿물'을 먹은 짐승은 죽는다. 사람이라고 예외는 아니다. 마시면 식도'가 타서 죽는다. 매우 신속하게 진행되는 독약이다. 옛날에는 자살을 할 때 크기가 넓은 잎에 양잿물 가루'를 넣어서 쌈'처럼 먹었다고 한다. 목구멍이 타는 고통을 줄이기 위해서 말이다. 나는 이 이야기'를 어머니에게서 들었다. 어머니와는 먼 친척이었다고 한다. 그 이야기'를 들었을 때, 놀라움보다는 묘하게 슬펐다. 무서운 독이다. 그런 잿물'은 식물을 태워서 만든 재'로 우려낸 물'이란다. 어쩌면 식물은 동물보다 무섭다. 사실 알고보면 성대 없는 꽃대'는 무시무시하다. 영화 마더에 나오는 주인공처럼 ! 약재상'은 그녀 고유의 영역'이다. 김혜자는 죽은 식물'을 우려서 만든 즙/보약'으로 아들을 키운다. 이 행위는 아들을 짐승에서 식물-되기'로의 변신을 바라는 마더의 욕망이다. 공교롭게도 그녀는 식물의 뿌리'를 태우는 제초제'로 아들의 소화 기관을 모두 태운다. 그러자 아들'은 물을 마시자마자 바로 뿌리( 말 그대로 남근'이다. )로 흡수되어 배출된다. 그러자 아들은 온전히 어머니의 영역에 속한다.
2. 동물은 우습다.
이 세상에서 제일 웃긴 동물은 남자'다. 독서에 대한 수다' 를 진행하는 스누피 님의 ( 온북 티븨 팟캐스트 진행자 ) 말에 의하면 남자는 두 가지 중 하나란다. 개새끼이거나 애새끼'이거나 ! 전적으로 동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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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blog.aladin.co.kr/749915104/6245646 올드보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