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적 체질 문학과지성 시인선 375
류근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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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의 힘

 

 

 

                                                                         류근

 

 

 

애인에게 버림받고 돌아온 밤에

아내를 부둥켜안고 엉엉 운다 아내는 속 깊은 보호자답게

모든 걸 안다는 듯 등 두들기며 내 울음을 다 들어주고

세상에 좋은 여자가 얼마나 많은지

세월의 힘이 얼마나 위대한 것인지

따뜻한 위로를 잊지 않는다

나는 더 용기를 내서 울고

아내는 술상까지 봐주며 내게 응원의 술잔을 건넨다

이 모처럼 화목한 풍경에 잔뜩 고무된 어린것조차

아빠 힘내세요. 우리가 있잖아요. 노래와 율동을 아끼지 않고

나는 애인에게 버림받은 것이 다시 서러워

밤늦도록 울음에 겨워 술잔을 높이 드는 것이다

다시 새로운 연애에 대한 희망을 갖자고

술병을 세우며 굳게 다짐해보는 것이다

 

 

 

 

 

 


 

 

 

 

 

 

 

 

 

 

 

 

 

 

 

 

 

가죽의 힘 : 죽으러 갑니다.

 

 

무악재 오르는,  인적이 드문 곳에 수상한 가게가 달랑 하나 있었다. 이곳은 상가 밀집 지역도 아니였고 주거 지역도 아니었다. 무악재'라는 이름이 정보를 제공하듯이 가파른 언덕 길 위에 조그마한 건물 하나가 전부였다. 지나가는 사람도 없을 뿐더라 그 근처에 사는 사람도 없는 그런 황량한 곳이었다. 그런 곳에 가게 하나가 생긴 것이다. 나는 이른 아침이면 날품을 팔러 버스를 타고 도시로 떠날 때마다 그 가게를 지나쳐 갔는데,  가계 이름이 " 모두가  죽으러 " 였다. 모두가 죽으러? 모두가 죽음으로 ? 모두가 죽으러 간다?!

■ 재 : 길이 나 있어서 넘어 다닐 수 있는, 높은 산의 고개 [ 비슷한 말 ] 영(嶺)

 

가게 유리 창은 검은 선팅을 했기 때문에 그 안을 들여다 볼 수도 없을 뿐더라, 버스가 이 가게가 있는 도로를 지날 때면 워낙 빠르게 질주했기 때문에 얼핏 스치듯이 보는 것이 전부였다. 장의사인가 ? 그러다가 어느 날 자세히 보니 모두가 죽으러'가 아니라 모두가 죽으로'였다. 아하 ! 그래. 죽 전문점이야. 죽 전문점 ! 버스 안에서 자세히 볼 틈도 없이 버스는 휑 하니 달리고는 했다.

 

하지만 그것도 이치에 맞지 않았다. " 죽 한 번 먹으려고 이 꼭대기까지 오르다간 먹고 내려가는 데 배가 다 꺼지겠군. 흠흠. " 아무리 생각해 보아도 이 가게의 정체'를 알 수가 없었다. 그래서 직접 찾아가 보기로 했다. 홍제역에 내려서 걸어서 무악재 꼭대기까지 갔다. 자세히 보니 공방'이었다. 가죽 공예 공방 ! 그러니깐 이 가게의 간판 이름은 < 모두가 죽으러' > 도 아니고 < 모두가  죽으로' > 도 아니고 < 모두  가죽으로' > 였다. " 손님, 여기 있는 제품은 모두 소가죽입니다. 시중에 나도는 가죽 제품과는 달리 여기 가죽은 천 번의 무두질로 완성된 제품입니다. " 공방 주인인 듯한 젊은 분이 친절하게 설명해 주었다. " 아, 네에....... " 빈 손으로 나오기 뻘쭘해서 작은 동전지갑'을 하나 샀다.

 

 

-

 

바람피우던 남편이 애인에게 차이고 돌아온다. 서러워서 펑펑 울자 아내가 남편의 둥근 어깨를 토닥거리며 술상을 차린다. " 여보, 이 세상에 널린 게 그런 년들이라오. 하루 정 품고 떠나는 하루살이'들이에요. 다음에는 차차'를 배워보아요. 슬로우 슬로우 퀵 퀵. 끌어당길 땐 젖가슴이 빠개지도록 젊은 년 허리를 확 당기라구요. " 아내가 술을 따르며 바람난 남편을, 그것도 떠난 여자'를 잊지 못하는 남편을 위로한다. " 향숙이, 그년.... 빠개질 젖이라도 있습디까 ? 다이어트 하네, 뭐 하네.... 축 쳐진 당신 가슴보다 볼륨 없다요. " 아내는 남편의 쪼그라진 번데기'를 보며 속상해 한다. 한때는 단단했던, 딱딱했던...

 

설상가상 아이들은 유치원에서 배운 아빠 힘내세요, 를 부르면서 하트 빵 빵'을 열심히 날린다. 속사정을 모르는 " 지나가는 관객 1,2,3 " 은 가족의 화목에 허허허 웃는다. 좋구나, 가족의 힘이란다. 밖에서 보면 화목이요,  안에서 보면 수목(드라마)이다. 막장이란 뜻이다. 이게 다 오해에서 비롯된 풍경이다. 시 < 가족의 힘' > 은 바로 착각이 만들어내는 넉넉한 풍경을 다루고 있다.  잘 알지도 못 하면서 잘난 척하는 세상에, 가족은 잘 알면서도 모르는 척 뻔데기'를 응원한다. 아내는 남편의 삑사리'를 눈 감아 주고, 아이들은 아버지가 부르다가 만 삑사리를 대신 부른다. 그것도 러브 하트 핑크 에코 빵 빵'을 날리면서 말이다. 태진아 노래방 연주기'라도 있었더라면 " 어디서 좀 놀아보셨군요 ! " 라는 극찬을 받았을 법하다. 

 

가족과 가죽의 공통점은 질기다는 것이다.  천으로 만든 옷은 찢어지면 버리게 되지만, 가죽으로 만든 제품은 지겨워서 버리게 된다. 기타노 다케시의 말을 빌리면 가족이란 남들이 보지 않으면 내다버리고 싶은 구성원'이다. 지긋지긋한 것이다. 이처럼 가족과 가죽은 의외로 닮은 구석이 있다. 다만 가죽은 지겨우면 버릴 수 있지만 가족은 지겹다고 버릴 수는 없는 존재다. 신파나 통속이라는 말도 사실은 가죽'처럼 질긴 것에 대한 조롱이 아니었던가. 질기다는 것은 지겹다는 말이다. 뻔하다는 말이다.

 

시집 < 상처적 체질 > 은 제목에서도 알 수 있지만 상투적이며 통속적인 이미지로 꾸며진 시집이다. 시인은 의도적으로 " 상처的 " 이라는 번역투를 과감하게 끌여들여서 시에 통속성을 부여한다. ( 상처적 체질'이라는 표현은 비문이다. 문법적 오류라는 말이다. 시인이 이 사실을 모를 리는 없다. 의도적인 배치이다. ) 가장 흔한 먹물 어투 가운데 하나가 < ~ 的 > 의 남발이 아니었던가. 꼰대에 대한 체질적 혐오'가 엿보인다. 가볍게 읽기에 좋은 시다. 그렇다고 가벼운 시집'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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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13-06-13 04: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시와는 그렇게 직접적인 관계는 없는데 전에 읽은 글이 생각난다.
사카구치 안고의 에세이에선데 (다자이와 함께 무지 좋아하는 사람)
가정이 '창녀'들의 세계에 의해 간단하게 파괴될 수 있음은 당연한 이치라고.. ㅎㅎ
창녀들의 세계의 건전함에 가정의 불건전함은 질 수 밖에 없다고..
(이 사람은 이걸 또 문학의 불건전함이랑도 빗대어 얘기 하는데..)
남녀의 진실된 생활은 창녀들의 세계에 있다며,
서로 속이고 보다 아름답고 사랑스럽게 보이려 함으로써
실질적으로 자신의 매력 안에서 상대를 생활시키고자 하는..그런 게 건전한 것이라고..
건전한 문학 또한 그런 것이라고..? 뭐 이런 식의.내용인데..

어째 저 시를 읽으니 안고의 이 글귀가 생각이 났어.
가정이란 세계가 갖는 불건전함.
가정,은 인간적인 취지 위에 만들어진 제도일텐데..
오히려 그 취지에는 상반되는 인간의 비인간성들이
더욱 두드러지게 되는 제도란 생각이 요즘 들어 부쩍 든다.

근데 머냐 저인간, 만일 내 남편이
저 시 속의, ..같은 찌질한 바람둥이 새키면
난 당장에 찌르거나 버리겠움! 쯧.

곰곰생각하는발 2013-06-13 04:53   좋아요 0 | URL
시인의 마초적 성향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찌질한 수컷에 대한 조롱으로도 읽힌다.
난, 이 시집에 에세이처럼 읽혀...
아마, 시인은 한국 시 문단에 대한 아주 강렬한 혐오를 가지고 있는 듯해.
가만 보면 온통 깐다.
사실 시인이 상처적 체질' 따위의 문장은 잘 안 쓰거든..
이런 문장 쓰면 바로 한소리듣지..
비문이거든... 그런데 일부러 시집 제목으로 쓰잖냐...
아마, 조까라.. 이런 뜻인듯....

iforte 2013-06-13 04: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악재와 가죽과 가족이 또 이렇게 엮이는군요. 정말 뜬금없이 엮고 들어가는데에는 천재적인 곰.발.님이셔...
어제(였나요? 요새 낮잠을 시도 없이 자는 바람에 시간이 어찌 가는줄 모른다는..)에 이어서, 웬지 또 슬퍼져요. 잠잘 시간도 안되고.. 공부도 안되고.. PGA 시합 뛰러나 가야겠네요.. 아, 제가 말안했지요? 현 PGA 상금랭킹 1위입니다. Wii에서.. ㅎㅎ

곰곰생각하는발 2013-06-13 05:06   좋아요 0 | URL
제가 원래 막 억지로 밀어넣는 스타일이비다. 저 일화는 실제 제가 겪은 일화예요. 궁금해서 미치겠더라고요.
산꼳대기에 있는 가게였는데맘 먹고 찾아갔습니다.
공방일 줄은 꿈에도 모른 채 말입니다..ㅎㅎㅎㅎㅎㅎㅎ
전 진짜 pga 골프하시는 줄 알았습니다. 피쥐에이'는 남자들이 하는 거죵? 아닌가 ? ㅎㅎㅎㅎ. 이상하네.. 하다가 게임이었군요.. 하하..

iforte 2013-06-13 05:32   좋아요 0 | URL
어? 어찌 제 성별을 아셨을까? 췟, 젠더 이슈에서 초연하려고 쉴레의 초상권까지 도용했는데... 샐쭉. 어서 들켰을까놔...
흠... 역시 예술적 감성이 풍부하셔서 그런거....라고...
Anyway, '모두가 죽으러'가 그 정체성을 찾아가는 과정은..하하.. 완전 뿜게만들었읍니다. 뭐, 저도 한번 뿜게해드리죠. 원래 제 학부 전공이 신방과인데, 이게 신문방송의 줄임말인지 모르고 신방 꾸미는거랑 관계된건줄 알고서 인테리어관련 전공이겠거니하고 지원했더란 전설이... 실제로... 그만큼 별 목적없이 대학 갔다는 씁쓸한 얘기죠. 흑흑....

곰곰생각하는발 2013-06-13 05:44   좋아요 0 | URL
농담이죠 ?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만약에 진짜면 이거 대박입니다.

iforte 2013-06-13 07:10   좋아요 0 | URL
농담 아녀요. 진짜루... 원래 미술전공하다가 잘 안되서 전공 바꾸려는데 관심이 워낙 없이 선택하려다보니.... 에효... 첫단추를 그렇게 잘못 낀것이 여지껏..... 에효... 인생이란게 그런것 같아요. 넘어지고 엉뚱한데 코 박고...다시 일어나서 열심히 뛴다고 한참 뛰고 돌아보니 뒤로 뛰어가고있고... ㅠㅡㅠ

곰곰생각하는발 2013-06-13 08:47   좋아요 0 | URL
신방과 만큼 좋은 매력 있는 확과도 없습니다.
헛다리 짚으셨지만, 오히려 전화위복 아니겠습니깡....
9시뉴스 메인 앵커는 포르테 님 몫입니다.

마립간 2013-06-13 08: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모든 가족이 행복한 것은 아니지만, 어떤 가족은 행복하다고 생각합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3-06-13 08:50   좋아요 0 | URL
맞습니다. 세상에는 행복한 가족과 행복하지 않은 가족도 있죠... ㅎㅎㅎㅎㅎ.
마립간 님은 행복한 가족에 속할 것 같습니다..

마립간 2013-06-13 09:00   좋아요 0 | URL
한가지 더, 어떤 사람이 행복한 가족을 가져 행복했다는 것이 다른 사람이 행복한 가족이 없다고 불행한 것은 아닙니다.

제가 개인적으로 곰곰생각하는발님을 모르지만, 곰곰생각하는발님도 행복한 삶을 사시길 바랍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3-06-13 09:04   좋아요 0 | URL
고맙습니다. 꾸벅 ~ 전 그냥 행복과 불행 중간을 살았으면 합니다.

새벽 2013-06-13 09: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저는 이 시의 아내가 남편이 사회생활에 치여 우는 것으로 착각하고 있다고 여겼었어요. ^^;
애인에게 차인 애같은 남편은 집에 와서도 울고
그걸 식구들은 우리 가장님 밖에서 얼마나 고생 많으셔~ 하면서 토닥토닥..

그나저나 전 저 노래가 그렇게 싫더라구요.
아빠 힘내세요 우리가 있잖아요~ 좀 무섭습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3-06-13 09:06   좋아요 0 | URL
그렇죠 ? 저도 저 노래가 좀 웃기다고 생각해요. 어린이 노래이니 동요인데... 동요란 아이의 시선으로 바라본 세상입니다. 그런데 저 노래는 어른을 향한 노래예요. 마치 어른이 아이들에게 강요하는 듯한 느낌이 들어요. 뭐, 삐딱하게 보는 시선 탓이겠죠 ? ㅎㅎㅎ.

프레이야 2013-06-13 09: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시집 이 시인, 우연히 발견하여 읽은 적이 있어요. 재미난 사람이구나 생각했더랬지요. 좋아하는 알라디너에게 선물할 정도로요. 시를 쓴다면 이런 시를 써보고 싶다는 생각까지 들 정도로요. ^^

곰곰생각하는발 2013-06-13 10:06   좋아요 0 | URL
그렇죠 ? 저도 그냥 우연히 서점 가서 신간 시집 구경하다가 < 상처적 체질 > 이란 제목을 보고 속으로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 어이구. 시부럴... 시인이 무슨 비문법적 오류냐... 상처적'이란 말은 처음 듣네... 말세다, 말세... " 이러고 시집을 읽는데... 아이콩 요거 재미있더라고요. 시집 제목도 통속미를 가미해서 일부러 그리 지었구나, 라는 생각이 들덥니다. 그래서 이 시집이 좋아졌습니다. ㅎㅎ

라로 2013-06-13 10: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족과 가죽의 공통점은 질기다는 것이었군요!!! ㅎㅎㅎ 언제나 기발한 곰발 님의 관점에 또 한 번 감동했어요, 덕분에 시에 문외한인 저도 시를 읽어보게 되었고요,,,,,,,,,,,,,,언제나 건필하시길!!! ^^

곰곰생각하는발 2013-06-13 12:00   좋아요 0 | URL
곰곰 생각해 보면.... 문장 강화 수업 중 최고는 시를 읽는 것이 아닌가 싶어요. 시에는 운율적 요소와 상징을 세련되게 포장하는 기술, 그리고... 음... 음.. -_-

하여튼 기타등등등등...이 있는 것 같습니다.
시를 읽어야 함 !!!!

히히 2013-06-13 11: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가죽은 지겨우면 버릴 수 있군요......?
아무리 내다 버려도 회귀하는 것이 가족입니다.

파릇파릇하다가 집에만 들어가면 시든적이 있었습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3-06-13 12:03   좋아요 0 | URL
가죽이 이게 안 쓰면 망가집니다. 자주 만지고 손질하고 기름칠해야지 가죽은 제품으로서 오래 쓰는데
그냥 방치하고 나몰라라 하면 쭈글쭈글해져서 못 씁니다. 묘하게 가족이랑 닮은 구석이 있어요....
가족도 방치하면 굳어져서 못 쓰게 되죠. 가족은 가죽과 비슷한 성질을 가지고 있어요...

오홋.. 요거 생각없이 그냥 댓글 달았는데 내용이 맘에 드네요. 봄문에 추가해야겠어요....

비로그인 2013-06-13 22: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댓글이 이렇게 쫙 달린 곳에는 왠지 맥이 빠져서 차마 달고 싶지도 않은데...그래도.

가족수선 해드립니다, 라는 문구를 본 적 있어요. 원하신다면(?) 인증샷도 가능.

류근을 직접 본 사람 있다고 들었는데, 아주 미남이라고.
김광석의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의 노랫말을 쓴 장본인이기도 하구요.
유부남으로서, 안할 말, 못할 말 다하고 사는 '글쓰기' 라는 직업의 치사함과 뻔뻔함이 결국 문학의 힘이라고 다들 그러니.

뭐 그래도 지루하지 않아서 좋네요. 곰발님 페이퍼처럼요.

곰곰생각하는발 2013-06-13 23:45   좋아요 0 | URL
가족 수선해주시는 분이 계시면 진짜 대박이겠습니다. 가족 수선이라... 후훗...
전, 글구 보니 못 봤네요. 봤다 생각하고 댓글 달려다가 가만 보니 본 적이 없네요...
그분 시에도 너무 아픈 사랑은.. 이거 나옵니다. ㅎㅎㅎㅎㅎㅎㅎ. 자기가 쓴 가사라고 말이죠...
이 시집은 통속의 발견이었습니다. 읽기 매우 유쾌했습니다.
 
환상통 시작시인선 49
김신용 지음 / 천년의시작 / 2005년 4월
평점 :
절판


 

 

 

 

 

 

환상통

                                                                                              김 신용


 

새가 앉았다 떠난 자리, 가지가 가늘게 흔들리고 있다

나무도 환상통을 앓는 것일까?
몸의 수족들 중 어느 한 부분이 떨어져 나간 듯한, 그 상처에서
끊임없이 통증이 베어나오는 그 환상통,
살을 꼬집으면 멍이 들 듯 아픈데도, 갑자기 없어져 버린 듯한 날

한때,
지게는, 내 등에 접골된
뼈였다
木質의 단단한 이질감으로, 내 몸의 일부가 된
등뼈.

언젠가
그 지게를 부수어버렸을 때, 다시는 지지 않겠다고 돌로 내리치고 뒤돌아섰을 때
내 등은,
텅 빈 공터처럼 변해 있었다
그 공터에서는 쉬임없이 바람이 불어왔다

그런 상실감일까? 새가 떠난 자리, 가지가 가늘게 떨리는 것은?

허리 굽은 할머니가 재활용 폐품을 담은 리어카를 끌고 골목길 끝으로 사라진다
발자국은 없고, 바퀴 자국만 선명한 골목길이 흔들린다

사는 일이, 저렇게 새가 앉았다 떠난 자리라면 얼마나 가벼울까?

물끄러미 쳐다보고 있는 창 밖,

몸에 붙어 있는 것은 분명 팔과 다리이고, 또 그것은 분명 몸에 붙어 있는데
사라져 버린 듯한 그 상처에서, 끝없이 통증이 스며 나오는 것 같은 바람이 지나가고

새가 앉았다 떠난자리, 가지가 가늘게 흔들리고 있다

 

 

 

 


 

 


 

 

 

 

" 저기, 소금장수 지나간다 ! "

 

 

 

 

 

 

 

어리거나 여린 놈에게서는 젖비린내'가 난다. 간사한 놈에게서는 생선 비린내가 나고, 깡패처럼 독한 놈에게서는 피비린내가 난다. 하지만 정말 독한 놈은 단내'가 난다. 하혈을 하듯 눈물을 쏟아낸 자'만이 안다. 눈물은 짠 게 아니라 달다. 진한 꿀은 종종 쓰다. 김신용의 < 환상통 > 을 읽으면 입에서 단내'가 난다. 현대 시인들이 관념으로 허세를 부릴 때, 김신용은 독하게 쏜다. 누군가는 총천연색 칼라 같은 삶을 사는가 하면, 또 누군가는 칼날 같은 삶을 살아가는 것. 그의 시는 김연주의 시와 닮았다. 날것이다. 손톱 밑에 박힌 가시'다. 그들에게 시는 통증이다.

 

시인 김신용은 실제로 시장 지게꾼'이었다. 지게에 원단을 싣고 나르는 노동자'였다. ( 10대는 서울역 양동에서 앵벌이 생활을 했다. 아리랑치기'도 했다. 이 단어를 알고 있다면 당신은 거칠게 산 사람이다. 늦은 밤 어슬렁거리는 취객을 따라가 벽돌로 내리쳐 기절을 시킨 후, 지갑을 훔치는 일이다. ) 그런 그가 지게를 부수고 교도소에 수감되었다. 처음 있는 일이 아니다. 전과 5범이었다. 내가 이 시를 읽었을 때 느꼈던 전율은 기시감'이었다. 대학 교단에서 심심풀이로 시를 쓰는 시인과는 달리 그의 시에서는 아주 지독한 달디 단 몸내'가 났다.

 

나 또한 서울역 양동에서 20대 초반을 보냈다. 내 친구는 아리랑치기범'이었다. 저녁에는 술을 마셨고, 밤에는 벽돌을 들었다. 주변엔 온통 앵벌이들뿐이었다. 러미날 먹고 환각 상태에서 지하철을 탔다. 문어처럼 흐느적거리며 바닥을 기어다니면 벌이가 쏠쏠했다. 누가 더 문어 연기를 잘하느냐에 따라서 그날 벌이'가 정해졌다. 아이들은 스스로를 문어 새끼'이라고 조롱하고는 했다. 러미날은 심각한 부작용을 야기했다. 뼈가 녹았다. 그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경찰이 아니라 적십자 구호 단체'였다. 잡히면 그들은 다리를 자르거나 팔을 자르거나 했으니깐 말이다. 그래서 앵벌이들은 경찰보다 적십자를 무서워했다.

 

내가 아는 앵벌이'는 종종 말하고는 했다. " 형, 우리 행불되진 말자 ! " 그들은 거리에서 쓸쓸히 죽어가는 것을 행불이라고 했다. 행불이란 " 행방(행적)불분명 "의 약자였다. 거리에서 죽은 노숙자들은 대부분 행불 처리' 되었다. 경찰은 사건 기록지에 이름이나 주민등록번호 대신 < 행불 > 이라고 적었다. 행불되지 말자고 말했던 그 친구는 동료 칼에 찔려 죽었고 그의 단짝 떠벌이 친구는 적십자에 끌려가서 다리가 잘렸다. 지하철에서 우연히 그 친구를 만났다. 멋쩍게 웃으며 말했다. " 다리 하나 없으니 장사가 더 잘 돼 !!! "

 

그리 먼 과거의 일이 아니다. 늙고 병든 창녀들이 모이고, 그 창녀의 아이들이 자라고, 러미널을 먹고 쓰러지고.......  김신용의 시'는 그런 양동의 풍경을 시로 썼다. 그것은 나만이 알 수 있는 사인'이었다. 우리는 남대문 지게꾼을 소금장수'라고 부르거나 밀가루 부대'라고 놀렸다. 한여름 땀을 흘리고 나면 등짝에는 땀이 마르고 난 허연 백태 같은 소금기'가 그려져 있기 때문이다. 그 소태를 보며 깨달았다. 노동은 신성한 것이,  아니다. 통증이다.

 

저기... 소금장수 지나간다.

 

 

 

 

 

 

■  http://myperu.blog.me/20168576423  : 옛날 신문을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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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2013-06-11 07: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단 눈물.. 노동의 땀을 백태로 지고 가는 소금장수.. 부족한 잠에 몽롱하던 정신머리가 퍼뜩 듭니다.
이 글은 모셔두지 않을 수 없네요.
아 정말이지 누구 표현 빌어서 눈알에서 비늘이 벗겨져 나가는 듯하군요. 아프게 깹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3-06-11 13:24   좋아요 0 | URL
정말 힘들면 단내와 짠내가 배출됩니다.
뭐 워낙 헬스로 다져진 분이니 그 고통은... 비유가 좀 이상한가요.. 으하하하...
생각해도 제 비유가 좀 이상합니다.

새벽 2013-06-11 14:40   좋아요 0 | 수정 | 삭제 | URL
육체에 가해지는 고통이야 웨이트 트레이닝 따라올 것이 없을 만도 하지만..
생계형 보디빌더 몇몇 분을 제외하곤 감히 제 멋으로, 취미로 헬스하는 사람이 소금장수이겠습니까. ^^;
암튼, 요즘 시 읽어주는 남자 곰곰발님 글 읽는 맛에 삽니다. (읭?)

곰곰생각하는발 2013-06-12 20:10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다시 시에 대한 열정을 불태워야 할 것 같습니다..

iforte 2013-06-11 08: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은 심지어 링크된 글까지 슬퍼요. 굉장히 유쾌하고 밝아만 보이던 곰.발.님이 오늘은 좀.... 그냥 슬퍼요. 이런.. 공부해야 하는데.. 오늘은 그냥 일찍 자야겠어요.

곰곰생각하는발 2013-06-11 13:25   좋아요 0 | URL
아니 무슨 아침에 잠을 잡니까, 라고 쓰다가.. 아하, 한국이 아니었지... 하고
수정합니다. 어서 공부하다가 주무십셔..

봄밤 2013-06-11 09: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시, 가 가시 같아요. 찔려서 살아 있는 걸 느끼는 아침입니다. '통'인줄 모르고 죽어 사는 이들에게 눈에 가시를 박아요. 떨다가, 지나가요.

곰곰생각하는발 2013-06-11 13:26   좋아요 0 | URL
이 시인 중에 가시란 시도 있습니다.
제가 보기엔 이 시인은 문태준 시인과 비견될 만한 분인데
아마... 문단과는 친하지 않으신가 봅니다.
문단과 친하지 않으면 뜨기 힘들거든요...

안나 2013-06-11 11: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감성쩌는 글인데 (눈물흘림) 소스가 전부 재탕이잖아여-!

페루애에게는 먼가 새로운 사건이 필요하다. 스펙타클한 먼가...
아리랑치기, 퍽치기 이런거 말고... 새로운 아이템.
양치기, 가지치기, 피아노치기, 딱지치기, 초치기, 비석치기, 골프 싸게 치기... 이런거 읍나여?

(도망)

곰곰생각하는발 2013-06-11 13:28   좋아요 0 | URL
이곳에서 배운 게 아리랑치기와 퍽치기'인데 여기서 어떻게 더 재탕을 합니까.
그건 거짓말을 하라는 거밖에 더 됩니까 ? 거짓말은 못 하겠소..

안나 2013-06-11 14: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작가는 몸으로 뛰어야 합니다. 새로운 글감을 위해서라면 조폭세계라도 뛰어들어서- 새로운 뭔가를 경험해보도록 하십쇼.
이를테면...흠. 장기매매 이런 거 좋지 않습니까???

+영퀴 출제했으니 그거나 언능와서 맞쳐주세요.

곰곰생각하는발 2013-06-12 20:11   좋아요 0 | URL
점점 영퀴 달인들이 넘쳐나서 한때 달인이며 창조자였던 ( 포스터 문제 ) 전 3류로 전락하고 말았습니다.
심히 부끄럽습니다.... 장기매매하고 나서 글을 다시 쓰리다...

히히 2013-06-11 16: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통증은 뱉어내는 것이 아닙니다.
더욱 찌르니까요.
아마도 친구분들은 자신의 과거를 절대 발설하지 못할겁니다.
곰...발님은 단내는 나지 않은 듯 하여 다행입니다.(엥, 다행인가요? )
김신용님은 주저리주저리 달린 열매들을 바구니에 담고
우리는 그것을 '시'라고 부를 뿐이구요.

안구를 내 안으로 돌립니다.
비 날릴 때 나도 날리면 너무 신파적이잖아요.

곰곰생각하는발 2013-06-12 20:13   좋아요 0 | URL
전 단내 안 납니다... 하하하...
사실 전 김신용이 작가지망생인 줄 알았어요. 누가 이 시를 링크 걸고 나서
신춘문예 응모작'이라고 했더라고요...
젊은 사람이 쓴 시인가보다 했는데 예사롭지 않은 겁니다.
아니 시부랄 이런 수준이면 현대시는 정말 출중하구나 이런 생각하면서 말입니다.
이건 딱 읽으면 체험시입니다.
전 요즘 관념시'에 아주 질려버린 상태거든요..
 
남자를 위하여 민음의 시 77
문정희 지음 / 민음사 / 1996년 2월
평점 :
품절


 

 

 

 

 

 

 

 

한계령을 위한 연가

                                                                                    

                                                                            문정희


한겨울 못 잊을 사람하고
한계령쯤을 넘다가
뜻밖의 폭설을 만나고 싶다.
뉴스는 다투어 수십 년 만의 풍요를 알리고
자동차들은 뒤뚱거리며
제 구멍들을 찾아가느라 법석이지만
한계령의 한계에 못 이긴 척 기꺼이 묶였으면.

오오, 눈부신 고립
사방이 온통 흰 것뿐인 동화의 나라에
발이 아니라 운명이 묶였으면.

이윽고 날이 어두워지면 풍요는
조금씩 공포로 변하고, 현실은
두려움의 색채를 드리우기 시작하지만
헬리콥터가 나타났을 때에도
나는 결코 손을 흔들지는 않으리.
헬리콥터가 눈 속에 갇힌 야생조들과
짐승들을 위해 골고루 먹이를 뿌릴 때에도...

시퍼렇게 살아 있는 젊은 심장을 향해
까아만 포탄을 뿌려대던 헬리콥터들이
고라니나 꿩들의 일용할 양식을 위해
자비롭게 골고루 먹이를 뿌릴 때에도
나는 결코 옷자락을 보이지 않으리.

아름다운 한계령에 기꺼이 묶여
난생 처음 짧은 축복에 몸둘 바를 모르리.

 


 

 

 

 

강원도에 홀딱 빠졌다. 이름 때문에 나는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신기하게도 강원도의 지명은 모두 시적인 느낌을 간직했다. 나는 물치항이라는 그 말이 주는  느낌이 좋아서 물치항에 갔고, 양양이라는 그 순한 어감'이 좋아서 양양을 찾았다. 아야진도 마찬가지였다. 이름이 예뻐서 버스터미널에서 우발적으로 고른 행선지였다. 속초에 터를 얻을까 하고 찾아간 곳은 터앝에 잡초 무성한 빈집'이었다. 전에 살던 세입자는 시한부 선고 받고 요양차 이곳에 머문 30대 서울 남자였다고 한다. 오기였을까 ?  시한부라는 한계'에 대한 도전이었을까 ? 그는 2년 치 월세를 일시불로 미리 셈을 치른 후 혼자서 터앝을 가꾸었다고 한다.

 

하지만 그가 그곳에 머문 기간은 4개월이 전부였다고. 쓸쓸히 죽어갔다고.  그러니깐 그 빈집은 여전히 죽은 자가 세를 내고 있는 중이었다. 집을 소개한 노인이 말했다." 사람 손때 묻은 흙'은 용케 알아.  주인 없으면 제멋대로 자라지. 사랑 받지 못한 아이들처럼 ...... " 노인의 말에 문득 코멕 매카시가 쓴 < 모두 다 예쁜 말들 > 에 나오는 문장이 떠올랐다. 흉터에는 신기한 힘이 있다고, 과거가 진짜 있었던 일이라는 사실'을 일깨워준다고. 그 빈집은 그 사내의 흉터였다. 사랑 받지 못하고 웃자란, 잡초 무성한 터앝도 그가 남긴 흉터'였다. 쪽창에서 바라본 터앝은 자꾸 그가 살아온 과거를 떠올리게 만들었다.

 

접힌 부분 펼치기 : 속초에서 1년

 

속초에서 1

 

 

 

아무런 연고도 없는 속초에서 1년 넘게 혼자 살았다. 그때 나는 담 낮고 마당 넓은, 마을 아래로 넓은 동해 바다가 보이는, 그런 집을 얻어서 텃밭을 가꾸며 살고 싶었다. 그리고 마당 안에도터앝을가꿔서 된장찌개'에 넣을 파를 뽑고, 고추를 따서 요리를 하고 싶었다. 죽기 전에 꼭 한 번 해보고 싶은 사치였다. 검은 색 리브라도리트리버 종 개 한 마리와 함께 말이다. 그러면 혼자 살아도 그리 쓸쓸하지는 않을 것 같았다. ( , 고양이도 한 마리 기르고 싶었다!요즘 고양이를 보면 예뻐서 죽을 것 같다. ) 그런 마당이 있다면 한여름 진탕 취해서 마당에 놓인 평상에 누워 모기들에게 많은 피를 뜯겨도 기분 좋을 것 같았다.

 

 

처음 집을 보러 다닌 곳은 원조 아바이 순대 마을로 유명한 청호동이었다. 실향민들이 하나 둘 모여서 살던 마을이었다. 마을 집들이 모두 단층으로 이루어져서 묘하게 기묘한 풍경을 선사했다. 납작한 성냥갑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것 같았다. 그래서 그랬을까 ?청호동은 마치 바다보다 낮은 마을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파랑이 높은 날에는 바다가 마을을 삼킬 것만 같았다. 마음에 들었다. 하지만 몇 개월 동안 열 군데도 넘게 집을 보았으나 인연이 아니었는지 집을 얻지는 못했다. 마당 넓고 담 낮은 집들은 하나같이 텃밭이 없었고, 넓은 텃밭이 있는 집은 공교롭게도 마당이 없었다. 인연이 아닌 모양이었다. 그래도 나는 틈만 나면 45,000원 주고 산 낡은 자전거를 타고 청호동을 어슬렁거리기를 좋아했다. 조용한 동네였다. 새벽에 잠이 오지 않거나, 정신이 불안해서 유령이 찾아오는 날이면 자전거를 타고 청호동을 찾고는 했다. 상희네 슈퍼 앞 전봇대는 유난히 불이 밝았는데, 나는 새벽 문 닫은 슈퍼 앞 평상에 앉아서 전봇대 불빛에 의지해서 책을 읽고는 했다. 그때 읽은 책이 잭케루악의길위에서였다.

 

 

그 후로도 집을 구하느라 몇 개월이 흘렀다. 그러던 중 벼룩시장에 나온 광고에 싸게 나온 집을 하나 발견했다. 전화를 하니 집 주인은 방 두 개에 텃밭을 가꿀 수 있다고 했다. 이내 혼자라고 묻는다. 혼자라고 했더니 대뜸 혼자서 이 텃밭 가꾸기는 만만치 않을 거예요.“ 한다. 나는 < 치킨 런> 을 타고 힘차게 약속 장소로 향했다. , “치킨런이란 내 자전거 이름이다. 속초에 도착한 다음 날 제일 먼저 한 일은 자전거를 사는 일이었다. 치킨런은미색이 출중하여 몇 번이나 아이들에게 납치를 당하기도 했으나, 속초가 워낙 바닥이 좁아서 길 가다가 우연히 두 번이나 내게 발견되어서 극적으로 구출되었다. 자전거는차마 소리 내어 울 수가 없어서 속으로만 울고 있었다. 더러운 사내들의 엉덩이가 자신의 순결한 안장에 올라탔다고. 나는 자전거를 위로하며 한 마디 했다. 말 안 해도 잘 안다. 너의 몸 위에 누군가는 올라탔지만, 그렇다고 너의 순결이 더럽혀지는 것은 아니란다. 울지 마, 치킨런 !

 

 

주인 말대로 그 집 텃밭은 넓었다.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아서 텃밭은 형체를 잃고 무성한 덤불이 되어 있었다. 봄날 바람에 실린 씨앗들이 이곳에 터를 잡고는 고집 센 늙은 광부의 수염처럼 제멋대로 뻣뻣하게 자라나고 있었다. 하지만 나는 마음에 들었다. 방세도 저렴했다. 방은 무척 작았지만 혼자 살기에는 넉넉했다. 그런데 계약 조건이 이상했다. 10개월은 보증금 없이 월 10만 원이었고, 그 이후로는 전세 전환이라고 했다. 처음부터 월세면 월세고, 전세면 전세이지 처음 10개월 간은 보증금 없는 월 10만 원이고, 10개월이 지나면 전세로 전환한다는 말은 또 무엇인가 ? 서울 토박이 특유의 의심병이들어서 계속물어봤더니 주인 할머니는 마지못해 말했다.

 

 

2년 선월세를 지불하고 이곳에 와서 살던 세입자가 있었다오. 서울에 가족들을 남겨둔 채 혼자 이곳에 정착했다고. 시한부 선고 받고 서울에서 내려온 30대 후반의 남자였다고. 텃밭 가꿔 채소 기르고, 맑은 공기 마시면 몸이 나아지리라 생각한 모양이었다. 그래서 보증금 없이 2년치 월세를 미리 지불하고 이곳에 정착해서 텃밭을 가꿀 계획이었다고 한다. 그런데 그만 가을에 가고 겨울 끝 무렵, 이른 봄에 죽었다고 한다. 그의 마지막 죽음은 그렇게 쓸쓸했다고. 주인 입장에서야 선월세를 미리 받았으니 상관없지만 그래도 마음이 걸려서 계약 기간이 남아 있는 동안은 방을 놓아서 그 돈을 돌려주기로 세입자 유가족과 약속을 했다고 한다.

 

 

나는 고민고민하다가 그냥 돌아섰다. 그 사내는 왜 시한부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으면서도 다달이 월세를 지불하지 않고 무모하게 2년치 선월세를 지불했을까 ? 오기였을까 ?삶이 억울해서 오기를 부린 것일까 ? 지금쯤 누군가는 그곳에 터를 잡고 살아갈 것이다. 서울에서 온 사내가 가꾸려고 했으나 이른 봄날에 몸이 썩어서 가꾸지 못한 그 텃밭을,새로 온 세입자가 가꾸고 있을 것이다.

 

펼친 부분 접기 ▲

 

반면 통리는 김혜순 시인의 < 트레인스포팅 > 을 읽다가 왠지 모르게 그 이름이 마늘처럼 아려서 통리를 찾아갔다. 시인 가운데 강원도에서 난 사람이 많은 까닭은 다 그 이유가 있는 법이다. 한계령도 마찬가지다. 문정희 시인의 < 한계령을 위한 연가 > 를 읽다가 그리워졌다. 오지 땅끝 가장 높은 곳, 한계령. 더 이상 갈 곳 없는 끝. 시인은 한겨울이라는 단어가 주는 시린 촉감에서 한계령을 뽑아낸다. 한겨울과 한계령은 묘하게 닮았다. 그곳에서 폭설을 만나고 싶다고 고백한다. 묶였으면, 발이 아니라 운명이 묶였으면 !

 

미시령을 넘다가 고속버스에 갇힌 적이 있다. 3월 진눈깨비가 내리는, 안개 주의보가 발령난 날'이었다. 어디선가 교통 사고가 난 모양이었다. 붉은 색 야광봉이 짙은 운무 속에서 반짝 반짝. 버스에서 내려 오줌을 누었다. 출가를 꿈꾼 적 있다. 어릴 때 닮고 싶은 위인이 누구냐는 말에 항상 원효대사'라고 답하고는 했다. 홍길동처럼 요술을 부리잖아요 ! 나는 27년 동안 한 마디도 하지 않은 남자로 남고 싶었다. 하지만 이내 접었다. 애인의 젖가슴이 너무 예뻐서 접기로 했다. 봉봉 오렌지 쥬스 속 알갱이처럼 톡톡 터지는, 한 세월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젖가슴을 탐했다.

 

여름에는 촉촉한 검은 동굴 속에 숨어서 아예 나오질 않았다. 문어처럼 다리만 삐쭉 내밀고는 여자가 흘리는 눈물을 잡아먹었다. 아, 동굴에 갇혔다. 여자와 사랑을 나눌 때마다 나는 늘 내가 광부'라는 생각을 하고는 했다. 여자는 동굴이고 나는 광부였다. 여자의 몸속은 더웠다. 깊이 들어갈수록 숨이 막히고 땀은 등골을 타고 또르르 내려와 아랫 골에 고였다. 섹스는 끝이 막힌 굴'에서 시커먼 석탄을 캐는 일. 오, 오오 눈부신 고립. 아, 아아. 내가 곡갱이질을 할 때마다 동굴은 아아, 소리를 냈다. 신기한 일이다. 동굴은 어떻게 해서 인간의 언어를 배웠을까 ? 모를 일이다.

 

 

 

 

 

http://blog.aladin.co.kr/749915104/6249238 : 미시령.

http://blog.aladin.co.kr/749915104/6255383 : 사진기를 주웠어.

http://blog.aladin.co.kr/749915104/6249245 : 배추.

http://blog.aladin.co.kr/749915104/6249224 : 서랍.

http://blog.aladin.co.kr/749915104/6249254 : 목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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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13-06-10 00: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모냐.. 외로븐밤에 이런 글..ㅎㅎ
시가 참 좋다. 그르네.. 사랑하는 사람과 한계령 쯤에서 발이 아니라 운명이 묶여버림 조켔다.
그럼 일도 안해도 되고 지랄스런 꿈도 다 접고 사랑이나 하다 죽어버리게 말이다..ㅎㅎㅎ

ㅋㅋㅋ 치킨런이라니..ㅋㅋㅋㅋㅋㅋ
귀엽고도 찌질한 이름이로다..ㅋㅋ

곰곰생각하는발 2013-06-10 00:57   좋아요 0 | URL
신나게 타고 다녔지. 하도 후져서 1년 동안 열쇠를 안 채워는데도 딱 두 번 도난당했지. 그런데 웃긴것은 이놈들이 이 훔친 자전거를 그냥 타고는 버린다는 거야... 두 번도 길 가다가 발견했어..ㅎㅎㅎㅎ. 타이어 빵구 한번 난 적 없는 아주 튼튼한 놈이다...

2013-06-10 05: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6-10 05: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6-10 05: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6-10 05: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6-10 04: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한때 대관령이든 한계령이든, 폭설로 막혀주길 꿈꾸던 때가 있었죠. 그땐 한참 혈기왕성, 어렸을 때니까. 그럼 고개 꼭대기 휴게소에 차 대기하고 그때를... 차가 폭설로 통행정지 된 바로 그때를.. 가다렸다가....수줍게, 아주 수줍게.... 남몰래 차안에서.... 옷갈아입고...스노보드타고 도로를 질주하여 산을 내려오는 꿈 이요. 그런 몽상만 하고 사니.... 여적 혼자 살지요... ㅡ.,ㅡ;

곰곰생각하는발 2013-06-10 04:36   좋아요 0 | URL
참....... 좋은 생각입니다.
저는 포르테 님 몸을 밧줄로 묶어 서핑을 하겠스비다.

iforte 2013-06-10 05:35   좋아요 0 | URL
@0@ 오옷,,, 저 되게 무거운데... 균형잡기 힘드실듯요.
그냥저냥, 바뀐 대문사진, 확 눈을 당기는군요. 넘 매력있으심...

곰곰생각하는발 2013-06-10 05:46   좋아요 0 | URL
제2의 소지섭, 제2의 박용하란 소린 자주 듣져...
지겨워요. 헤헤헤...

iforte 2013-06-10 04: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깜빡 로그인 안하고 접속했더니 본의 아니게 무명씨로 댓글이 남겨졌네요. 글 재밌게 잘 읽고 갑니다. 여전히, 알흠다운 글... 아, 링크걸어주신 글도 잘 봤습니다. 역쉬!

곰곰생각하는발 2013-06-10 04:36   좋아요 0 | URL
오홋.. 그런 수가 있나요 ? 무명씨로도 가능하군요.. 흠흠... 감사합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3-06-10 05: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나저나 조용필 왜케 좋냐. 내가 조용필 좋아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
늙었네, 시발...

비로그인 2013-06-10 05:33   좋아요 0 | URL
그러게 말야.. 요새 너 보면 좀 늙은 거 같드라.. (에휴...ㅠㅠ)

암튼 누나는 이제 잘 거다. 당신은 건필하삼.

곰곰생각하는발 2013-06-10 05:46   좋아요 0 | URL
네, 누님 어서 주무십시요. 술에 꽐라 대신 것 같습니다, 만....

새벽 2013-06-10 08: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그러네요 정말. 강원도 쪽 지명들은 느낌이 있습니다.
발이 아니라 운명이 묶였으면.. 월요일 아침부터 울컥하게 하시는 군요.
글 읽다보니 먼 옛날(?) 그냥 대충 보고 넘겼던 치킨 런 만화까지 다시 보고 싶어집니다. (읭?)

곰곰생각하는발 2013-06-10 14:01   좋아요 0 | URL
아, 치킨 런.... 스톱애니'라고해야 합니까 ? 하여튼... 이거 저 참 좋아했던 시리즈입니다.
아니 스톱에니'를 좋아했어요. 여전히 에니는 즐겨봅니다.
강원도 마을 이름으 하나같이 시적이에요. 이런 이름 듣고 자라니 시인이 되는 모양입니다.

히히 2013-06-10 16: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텃밭을 일구기는 부지런함이 더해져야 가능합니다..
풀베기 보다 주렁주렁한 열매를 유용하게 해결하기가 보통 곤란하지 않으니까요.
우듬지가 진초록으로 그 색을 드러낼 때 앉은뱅이 고추는 어느새 나무가 되어있고 애호박, 오이는 줄 대기가 바쁩니다.

사무실 뒤 텃밭에서 매실을 따서 엑기스,장아찌를 담는데 어제 한나절을 꼬박 새워도 모잘라
아침에 겨우 마무리했습니다.
매화 예뻐 심었다가 열매는 덤으로 황송하기엔 이 몸이 몹시 고달픕니다.

허나 가을 열매에는 종다리들이 무리지어 날아와 귀가 맑아지는 왕재수가 있습니다.
해바라기는 곰보가 되는 아픔이 있지만요.

곰곰생각하는발 2013-06-10 16:50   좋아요 0 | URL
텃밭 애기 나와서 하는 말인데 집 알아버다가 그럴 듯한 집을 하나 벼룩시장에서 발견하고 전활 했습죠.
밭떼기가 조금 있다는 겁니다. 텃밭이려나 하고 갔더니 맙소사 천 평은 되는 것 같습디다..
이건 노인들은 그냥 텃밭 비스무리라고 말씀하시더라고요... ㅎㅎㅎㅎ
너무 잔뜩 심어도 골치가 아픕니다. 그냥 터앝 정도의 크기면 좋을 것 같아요..

세이지& 2013-12-05 16: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걷고 싶다..이 노래..명품 입니다..
일본어로 들어도 좋더군요..

곰곰생각하는발 2013-12-05 16:15   좋아요 0 | URL
개인적으로 이 노래가 가장 조용필다운 노래였어요. 바운스는 뭔가 노래는 좋은데 조용필스럽다는 생각은 안 들더군요...
 
그 인연에 울다 문학동네 시집 54
양선희 지음 / 문학동네 / 2001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너에게 보내고 싶은 엽서

                                     양선희

 

 

生花는 꽃이 질 때 가슴이 쓰려.
조화가 좋아지니 나이가 들었나 봐.
나 요즘 조화 배우러 다녀.
조화는 신비해. 못 만들 게 없어.
조화에 정신을 쏟아부으니 아픈 게 덜해.
온 집 안에 조화뿐이야.
조화라도 있으니 집이 좀 그럴듯해.
조화를 가만히 뜯어보면
사는 게 위로가 되기도 하고.
조화, 너도 한번 배워봐.
조화 모양 초보 때는 엉성해도
생화 같은 조화 만들게 돼.
색 쓰는 법도 알게 되고.
요즘 나 조화에 파묻혀서 지내, 죽은 듯.

 

 

 


 

 

 

 

시인은 " 요즘 조화 배우러 다" 닌다고 고백한다. 그녀는 꽃봉오리 가장 아름답게 터질 때의 화사한 조화'를 만든다. 이유는 " 생화는 꽃이 질 때 가슴이 " 아프기 때문이라며 변명을 한다. 그녀는 생의 유한성'보다는 모조품이 만들어내는 불멸'을 선택한다. 그러나 조화'는 불멸이 아니라 이미 죽은 것, 박제를 떠올리게 한다. 불멸에 대한 애착이 강하면 강할수록, 죽음은 보다 더 선명하게 보인다. 그녀는 그 사실을 누구보다도 잘 안다. 조화에 대한 예찬은 이내 체념으로 끝을 맺는다. " 죽은 듯. " 이, 조화처럼, 답답해.

 

그녀는 생화에서 조화로의 변화'를 체념하듯 받아들인다. 그녀는 이제 더 이상 마술에 걸린 달밤'을 넘지 못한다. 봄바람 살랑살랑 꽃봉오리 터져도 이제는 설레임이 없다. 월경은 끝을 맺고 폐경기로 접어든다. 씨방 없는 조화의 삶을 살아야 한다. 폐경인 그녀'는 씨방 없는 조화'를 통해 동병상련'의 아픔을 느낀다. 조화를 가만히 뜯어보면 사는 게 위로가 되기도 하고, " 조화라도 있으니 집이 좀 그럴듯해 " 보이기도 한다며 조화 예찬의 이유를 말한다. 하지만 花色 ( 색 쓰는 법도 알게 ) 을 이야기하는 화자는 어딘지 모르게 病色'( 아픈 게 덜해 )이 완연하다. 이 여자, 바람에 꽃대가 흔들리는 이 여자, 위험하다. 찬 가을바람에 단풍 물들기 전에 잎 질라, 걱정이다.

 

 

+ 덧.

 

양선희의 < 너에게 보내는 엽서 > 라는 시에는 문장 끝에 반드시 마침표'를 찍는다. 이 마침표'는 이 시가 가지고 있는 시정'과 맥을 같이 한다. 마침표'는 단절, 고립, 폐경, 죽음에 대한 강박이다. 나는 병색 완연한 타인의 어깨를 좋아한다. 어깨마저 믿음직한 사람은 믿지 않는다. 어깨는 끝이 주는 위로'이다. 얼굴은 유혹하고 매혹, 한다(-된다). 타인에 대한 호감'은 그 사람의 얼굴에서 시작되지만 사랑을 결심하게 되는 것은 어깨'다. 듬직한 어깨는 신뢰를 주지만 쓸쓸한 어깨'는 연민을 느끼게 만든다. 그러니깐 사랑을 완성시키는 것은 어깨다. 

 

당신은 믿을 턱이 없지만, 모 시인으로부터 시를 쓰라는 권유를 받은 적 있다. 본의 아니게 개인 교습을 받았다. 어찌나 새심하게 배려를 하셨는지 나중에는 띄어쓰기 오류에서 잘못 쓰인 단어까지 꼼꼼하게 챙기셨다. 내가 신춘문예에 투고를 하는 날에도 시인은 손수 발벗고 나섰다. 인상 깊었던 것은 시인의 따스한 잔소리'였다. " 투고를 하실 때에는 반드시 명조체를 사용하세요. 바탕체, 고딕체 절대 안 됩니다. A4 용지에 작성하실 때에도 산문처럼 보이게 하지 마세요. 심사위원들이 시집을 읽는 것 같은 착각이 들게 배치를 하셔야 합니다. 심사위원들은 익숙한 패턴'에 먼저 눈에 갑니다. "

 

아닌게 아니라, 시는 명조체로 이루어진 세계이다. 시인의 지적에 명조체와 고딕체로 각각 인쇄를 해보았다. 말 그대로 같은 문장임에도 불구하고 고딕체는 산문으로 읽히고, 명조체는 운문으로 읽힌다. 하, 신기하다 ! 나는 명조체로 인쇄는 종이를 신춘문예 담당자에게 보냈다. 물론 나는 떨어졌다. 단 한번의 도전이었다. 지금도 시인은 시 공부를 하고 있느냐고 묻는다. " 예, 열심히 읽고 있습니다. " 다시 묻는다. " 읽는 것과 쓰는 것은 다르죠. 쓰고 계신가요 ? " 내가 시를 쓰지 않기로 한 이유는 내가 시를 쓸 만큼의 고운 성정을 가지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오늘은,  유독 함민복 시인이 생각난다.

 

 

+

이 시집 매우 좋다.

 

 

 

 

http://blog.aladin.co.kr/749915104/6246298 : 질문과 답변에 대한 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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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forte 2013-06-09 16: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곰발님 글빨 비결 중 하나였구랴, 시작 수업한거... 음, 역시.. 문장이 남다르다고 생각은 하긴 했지만... 아까와요. 계속 시를 쓰시지. 오늘 글은 문학소년 티가 많이 나누만... 알흠다웠어요. 문장도, 감성도.

곰곰생각하는발 2013-06-09 18:03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아시겠지만, 전 개잡놈일 뿐입니다. 욕으로 시작해서 욕으로 끝나는 제가 감히 시인이 될 자격이 있나요. 하하.. 제가 생각해보아도 시를 써야 할 정도의 성정은 없는 것 같습니다. 지금도 그 시인은 손수 문예지 공모나 신춘문예 공모 미리 챙겨서 보내주시는데... 이거 좀 난감합니다. 안 쓴다고 말할수도 없고... 참.......

비로그인 2013-06-09 20: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자네 이제 시는 안쓰는구나.. ㅠ_ㅠ

동감.. 불멸에 대한 애착이 강할수록 선명하게 보이는 죽음..
슬프고 멋진 표현이다.

곰곰생각하는발 2013-06-09 20:50   좋아요 0 | URL
그렇다네 ! 난 사악하잖아. 으하하하하....
하여튼 난 자네는 믿네. 자넨 누구보다 뛰어난 예술가니깐 말이야.
대한민국 작가 중 일본에서도 인정받고 데뷔한 작가가 몇이나 되겠ㄴ.
창작의 고통은 있지만 잘 버티어라. 그게 살 길이다.

근데 이거 그나저나 혹시 시인 님이 이 글 읽어보는 건 아니겠지 ? 흠흠... 지워야 하나..

비로그인 2013-06-09 21:14   좋아요 0 | URL
머야, 너 정말로 안써?
넌 진짜 바보멍텅구리쪽쩨비너구리야!
참내.. 개나소나 시써서 등단하는데..고작 개잡놈 뿐이 안되는 놈이 왜 관두냐?
허튼소리말고 족구나해라. 성정같은 소리하고 있네..바부팅.

곰곰생각하는발 2013-06-09 23:15   좋아요 0 | URL
가끔 천재는 이런 식으로 물러난다. 눈물이 앞을 가린다.
권투를 빈다. 남자란... 그런 존재당.


새벽 2013-06-09 21: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오늘 시도, 곰곰발님 감성도 참 와닿습니다.

그러고 보면 곰곰발님 산문들이 술술 잘 읽히는 게 어쩌면 운문적인 무언가에 기반하고 있기 때문일 수도..

음. 곰곰발님 만약 저 보게 되면 그다지 신뢰하지 않으시겠네요.

체격이 커서 어깨도 큰 편인데.. 아무래도 제가 연민 가득한 눈빛으로 어필해야 할 듯.. (읭?)

곰곰생각하는발 2013-06-09 23:04   좋아요 0 | URL
아닙니다.. 하하.. 새벽 님을 어찌 제가 감히..... 하하하...

마립간 2013-06-10 09: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불멸에 대한 애착때문에 수학을 좋아하죠. (시간적인 것뿐만 아니라 공간적으로도.)
http://blog.aladin.co.kr/maripkahn/9525

곰곰생각하는발 2013-06-10 13:57   좋아요 0 | URL
오호.. 이 말 참 좋군요. 불멸에 대한 애착 때무에 수학을 좋아한다라..
덧글에 달린 링크가 안 먹힙니다. 어디 글인지 모르겠어요..

마립간 2013-06-10 14:15   좋아요 0 | URL
링크한 것이고, 주소를 알려드린 것입니다. 복사해서 붙이셔야 해요. 수리철학의 분류에 관한 글입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아마추어이기때문에) 수학의 절대주의를 선호하지만, 책이 주는 지식은 '수학은 상대주의'라고 이야기합니다.
 

 

 

 

 

 

 

 

 

 

 

 

 

 


 

 

 

 

 

 

 

욕망하는 알파벳.

 

 

 

 

천자문 가운데 재미있는 조합이 많다. 정약용은 어린 제자인 이청( 당시 14살)'에게 묻는다. " 대양위달 하위소양 大羊爲 何謂小羊 " 이 말을 알아들을 독자는 없을 터, 해석하면 이렇다 : " 큰 대와 양 양이 합쳐져서 이 되었는데 왜 이 한자의 뜻이 새끼이 되었느뇨 ?  이치에 맞는 순리라면 그 뜻이 어른 양'이 되어야 하는데 말이다. "  이에 14살 이청'은 말한다 :  " 보통이란 뜻의 범자와 새 조가 합쳐서 신령스러운 새인 봉이 되는 일도 있는데, 뭘 그런 것 가지고 그러십니까 , 잇힝 ! " 그는 웃으면서, 코..... 팠다. 이처럼 두 한자가 결합하여 전혀 다른 결과를 나타내는 한자'가 있다. 大는 小가 되고, 凡은 非凡한 것이 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흥미롭게도 이러한 반전'은 알파벳'에도 적용된다.

 

 

언젠가 내가 乙( 을 ) 이라고 썼더니 누가 Z( 제트 ) 가 무슨 의미'냐고 물어왔다. 그는 < 을 > 을 < 제트 > 로 본 것이다. 생각해 보니, 정말 비슷하다 ! 모양새뿐만 아니라 뜻도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다. 으, 하하하 !  甲과 乙 관계에서 乙은 힘 없는 약자를 뜻하고, Z는 알파벳 순서 중 꼴찌가 아닌가 ! 질문을 던진 이'에게 乙 에 대해 다음과 같은 설명을 했다. " 알파벳 Z처럼 끄트머리에서 달랑달랑 매달린 삶을 살아가는 존재가 바로 을'입니다 ! 까라면 까야 하는 존재입니다. 부장이 철 지난 유머'를 들고 나올 때 박장대소하는 이'가 있다면 그 사람이 乙 입니다. 乙은 세대별로 명칭이 부여됩니다.

 

10대엔 44만원 세대'라고 불리우죠. 아무리 아르바이트 열심히 해도 44만 원 이상을 벌 수 없습니다. 20대는 88만 원 세대'죠. 비정규직 세대입니다. 30대는 렌탈 푸어'죠. 전세 난에 허덕이니깐 말이죠. 렌탈 푸어들은 철새처럼 보다 싼 전세 따라 봄에 강북 가죠.  4,50대'에 접어든다고 해서 현실이 나아지지 않습니다. 4,50대는 하우스 푸어죠. 집 하나 가지고 있으나 은행 대출 갚기도 힘들죠. 그러다가 60대가 되면 기초연금 수령자 신세'가 됩니다. 그리고는 늙은 비정규직 아들과 함께 살아가죠. 이것이 바로 乙의 삶입니다. "

 

대한민국에서 乙은 다양하다. 성적 자기 결정권을 박탈당한 채 공부 기계로 전락한 10대도 乙 이며, 담배 피우면 쌍년'으로 취급되는 여성도 乙이다. 좌파, 전라도,비정규직, 장애인, 동성애자, 노동자들도 모두 까라면 까야 하는 乙이다. 희망 따위는 없다. 한국 사회는 이미 구조적으로 乙이 착취당하는 구조'이다. 최근에 벌어진 남양유업 사태'가 그것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하지만 하지만 멘토를 자청하는 힐링 전도사들은 엉뚱한 소리를 한다. 행복은 마음 먹기에 달렸다는 것이다. 문제는 내 안에 있는 것이다. 남양유업의 밀어내기 때문에 고통받는 것이 아니다. 삐딱한 마음 때문에 불행하다고 그들은 말한다. 아프니깐 乙이죠 ! 천 번은 흔들려야 甲이 됩니다 ! 이처럼 乙은 그 어디에서도 대우를 받지 못한다. 갑질에 멍들고 멘토링에 피멍 든다. 따지고 보면 멘토링이야말로 갑질'이다. 그것은 위로가 아니다. 위선이다.

 

 

현시창'이란 말이 있다. " 현실은 시궁창 " 이란 말을 줄인 것이다. 현실이 시궁창일수록 화려한 판타지를 꿈꾸게 된다. 신데렐라 이야기는 초라한 현실에서 벗어나고 싶은 욕망이 만든 화려한 판타지가 아니었던가. 사회적 약자인 乙도 마찬가지다. 그들은 상상 속에서는 강자를 꿈꾼다. 상상 속에서 乙은 Z로 탄생한다. 알파벳 Z는 乙이 꾸는 판타지'다. 판타지 속에서 Z는 막강하다.읭 ?! 읭?!!!!   이 글을 읽는 당신은 쉽게 이해가 안 갈 것이다. 하지만 다음에 설명하는 예를 듣는 순간 당신은 아, 한다. 그리고는 오, 한다. 와와, 는 잠시 미루어라. 내 말이 끝나고 나서 와와, 해도 된다.

 

공상 과학 만화 마징가 Z'를 보라. 판타지 속 마징가 Z는 초인이다. 신이며, 하드 바디'이다. 그리고 짜라투스트라'이다. 그러니깐 乙(을)의 욕망이 투사된 것이 바로 마징가 Z이다. 와와 ! 알파벳 순서상 끝에 해당되는 < Z > 는 판타지에서는 절대적 힘을 상징하는 기호가 된다. 기동전사 Z건담 ,기동전사 ZZ건담, 기동전사 V 건담, 드래곤볼 Z, 매칸더V, 태권 V, X맨 등도 모두 꼴찌들의 반란이다. 꼴찌들은 판타지 속에서 무쇠 팔, 무쇠 다리'가 되는 것이다.

 

乙이 Z를 닮았다면, 甲의 형태와 가장 유사한 알파벳은 A 다. ( 甲 = A ) 첫 번째 알파벳'이란 점에서도 A와 甲은 닮았다. 甲은 굳이 乙처럼 스펙타클한 판타지를 꿈꾸지 않는다. 왜냐하면 현실 속에서 충분히 갑질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돈만 있으면 스펙타클은 현실 속에서 실현 가능한 것이다. 그러니 허구 속 세계인 로봇 캐릭터 가운데 A를 로고로 쓰는 놈은 하나도 없는 것이다. 마징가 A /에이, 라고 하면 뭔가 조롱거리처럼 들린다. 마징가 B/삐익, 마징가 C/씨~'는 ? 에이는 비아냥 같고, 삐익'은 삑사리 같고, 씨는 욕 같다.

 

판타지에서는 Z가 가장 힘이 세지만 현실에서는 A가 가장 힘이 세다.

최강국 미국과 영국을 보라. ( AMERICA, BRITISH, CHINA, FRANCE, GERMANY...... )

 

乙은 판타지를 꿈꾼다. 하지만 지나친 판타지는 몸에 나쁘다. 판타지란 乙의 영역이지만 과도한 남용은 건강을 해칠 수 있다. 좋은 사회는 乙이 Z 를 꿈꾸지 않아도 욕구불만을 적당히 해소시켜 주는 시스템이 작동하는 사회다. 유식한 말로 하자면 사회적 안전망이다. 하지만 대한민국은 사회적 안전망이 존재하지 않는다. 88만원 비정규직 노동자이며 렌탈퓨어이거나 하우스푸어인 乙은 앞으로 영원한 乙이 될 것이다. 다음은 리처드 스코시의 < 행복은 어디에 있는가 > 에서 부분 발췌한다. 

 

 

10년 전 행동 과학자, 신경학자, 심리학자(프린스턴대학의 한 노벨상 수상자를 포함하여)이 모여 행복의 지수를 측정하고 행복의 원인을 규명하려는 실험을 진행했다. ( 중략 ) 그렇다면 이 실험 결과는 어땠을까 ? 새삼스러울 것도 없이 모든 사람이 섹스를 통해 더 큰 행복감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다음으로는 하루의 일과를 끝내고 동료나 친구와 한잔 걸치는 것이 큰 점수를 얻었다. ( 중략 ) 행복하게 사는 방법은 아주 간단하다. 집에서 그리 멀지 않은 안정적인 일터에서 즐겁게 일하고 동료들과 한잔 걸친 후 집에 가서 섹스를 하는 것 ! 행복의 비밀은 바로 여기에 있었다 ! "

 

- 행복은 어디에 있는가, 리처드 스코시

 

 

이 책에서 인상적으로 본 부분은 < 행복의 조건 > 에 " 집에서 그리 멀지 않은 " 이라는 단서가 포함되어 있다는 점이다. 실험대상자 인터뷰에 의하면 출퇴근 왕복 2시간 이상이 걸리면 행복하지 않다고 생각한단다. 자동차 문화가 발달한 나라'에서도 이 지경이라면 지옥철이라는 대중 교통을 이용해야 하는 한국인은 어떨까 ? 한국에서는 가난한 사람일수록 출퇴근 시간이 오래 걸린다. 치솟는 집값 때문에 乙은 점점 도심 외각 변두리'로 옮긴다. 그만큼 출퇴근 시간은 길어진다. 전설적인 노동 시간에 더해져서 전설적인 출퇴근 시간을 더하면 乙에게는 지옥이나 다름 없다.

 

하지만 불행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갑은 갑갑한 도시 생활에 염증을 느끼고는 도심 외각 전원 생활을 꿈꾼다. 부유한 연금생활자나 출퇴근 시간이 자유로운 돈 많은 자영업 사장님이 그들이다. 그들이 찾는 곳은 공교롭게도 도심에서 쫒겨난 을이 사는 변두리 외각이다. 여기서도 乙은 甲에 의해 쫒겨나야 한다. 결국 그들이 찾는 곳은 甲이 버리고 간 도시의 할렘이다. 고시촌, 쪽방, 독서실, 달방이 그곳이다. ( 자세한 내용은 < 도시와 사회이론 > 피터손더스를 참조하시길.... ) 2년 전에 고등학교 갓 졸업한 여성이 자살한 사건이 있었다. 고시원 생활자'였다. 희망이 없었다. 현시창은 그렇게 생성되고 소멸된다. 혜민이나 김난도 같은 멘토는 절대 모른다. 쪽방의 쪽창에서 바라보는 풍경은 얼마나 고마운가를 말이다. 乙은 피곤한 몸을 이끌고 바닥에 쓰러져 잠을 잔다. 현실 속에서 천대받은 천자문 乙은  꿈속에서는 알파벳 Z로 맹활약 중이다. 꿈꾸게,  내버려둬라. 깨우지 마라.

 

 

 

 

 

- 이미지 출처, 구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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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또 뭐 2013-06-07 06: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이건 또 뭔 구라
구라 좀 구만 쳐라

곰곰생각하는발 2013-06-07 06:28   좋아요 1 | URL
누군지 모르겠사오나 존나 씹선비스럽습니다. 일베스러운 것으로 보아서 흠흠...
너 이 새끼야 공짜로 읽으면 감사합니다. 꾸벅 이래야지 별 그지같은 새끼..
다시 해 봐... 감사합니다. 해보라공 !

새벽 2013-06-07 22:40   좋아요 0 | 수정 | 삭제 | URL
곰곰발님 포스트처럼 유의미하면서 한눈에 쏙쏙 들어오는 글을 인터넷에서 공짜로 읽는 건 일종의 행운입니다.
웹 기술 발달이 유용하다고 느껴지는 몇 안되는 순간 중의 하나이죠.
헌데, 재밌게 본글을 읽고 덧글창을 내리는데 저런 씹탱덧글이 눈에 들어오면 정말 짜증납니다.
그냥 잘근 씹어 삭제해주시면 좋겠지만.. 암튼 잡배들 상대하지 마시라는...

곰곰생각하는발 2013-06-07 22:41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새벽 님... 남들이 보면 새벽이란 이름으로 들어와서 댓글 남기는 곰곰발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새벽 2013-06-08 05:15   좋아요 0 | 수정 | 삭제 | URL
아닙니다. 곰곰발님 좋은 글 낙으로 삼는 제가 감사 드려야죠.
즈그들 수준대로 그리 생각하든지 말든지 내버려 두죠. 뭐 상대할 가치가 있어야 말이죠.

곰곰생각하는발 2013-06-08 06:14   좋아요 0 | URL
새벽 님은 정말 새벽에 일어나시는군요. 저는 원래 일 때문에 깨어 있지만, 감탄합니다.

줏대제로 2013-06-07 06: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엥 일빤줄알았는데 일베한테 일빠를 뺏겼네용

곰곰생각하는발 2013-06-07 06:24   좋아요 1 | URL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죄송합니다.
제가 나름 안티가 많아요. 작년에 대선 때문에 일베와 40만 VS 1로 싸운 적이 있는데
아마 이분들이 집단적으로 납신 것 같습니다. 어제 좀 일베를 깠더군요.
절대시계 찰려고 지랄하는 놈들이라고... ( 절대시계 함 검색해 보십시요. 아주 골때립니다. )

줏대제로 2013-06-07 06: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정적인 직장에서 일하기부터 글러먹었으니 설 것도 안 서고 행복은 먼 나라 얘기가 될 수 바께,, ㅜㅜ

곰곰생각하는발 2013-06-07 06:25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 행복의 조건은 세 가지더군요.
1. 섹스.
2. 출퇴근 가까울 것
3. 안정적인 직장 생활입니다.

비로그인 2013-06-07 06: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글을 쓸 때 너는 숨은 쉬면서 써?
숨도 안쉬면서 써내려온 느낌에 나까지 단숨에 읽어내려왔다. 헉헉..
무시무시한 가독성이다.

저 일빠새낀 머냐? 아침부터 재수없게시리~

곰곰생각하는발 2013-06-07 07:38   좋아요 0 | URL
절반은 써둔 글이고 나머지는 새로 쓰고... 뭐 그리 어려울 건 없다.
어제 좀 지랄을 했더니 일빠들 우르르 온 것 같다.
하여튼... 이 새끼들은 사회악이야...

비로그인 2013-06-07 07:53   좋아요 0 | URL
쉽게 읽히는데 머리 회전은 엄청 당?하는 글이다.
어렵지 않게 썼다니.. *_*!

암튼 괴물이야..ㅎㅎ

Nina 2013-06-07 08: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사실 한국 표기도 Corea 였는데
일본이 자기네 나라 영문 첫 글자인 J보다 우리가 앞선 알파벳을 쓰면 안된다고 해서
Korea 가 되었다고 들었어요.

참, 일베저장소가 뭔지 잘 모르고 별 관심도 없지만 누군가 또 그러더군요. 일본저장소라고.. 암튼 정말 짜증나는 존재들이네요.

곰곰생각하는발 2013-06-07 14:25   좋아요 0 | URL
일본저장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일간베스트'라고 광주를 폭동이라고 하고, 광주 때 희생당한 분들을 홍어 택배라고 해서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극우의 탄생이라고 해야 하나요. 아마 이 녀석들이 넷우익처럼 거리로 나올 겁니다.

싸가지 2013-06-07 09: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야 이런 글 읽고 토나왔다
거지 같은 글 읽어준 걸 감사
해 새꺄

다 몬 읽어서 토 나온거 다 2013-06-07 12:29   좋아요 0 | 수정 | 삭제 | URL
안다. 그리고 비로긴 아이디에 꼭 이름을 써야한다는 편견을 버려. 문장을 써도 되거든요?
글을 못 읽으면 뭐 하나라도 좀 참신하게 하던가...

곰곰생각하는발 2013-06-07 14:29   좋아요 1 | URL
고맙다. 읽어줘서.. 사랑해, 싸가지 !!
당신도 알파벳 z 같구나.
알라디너 같은데 차마 로그인 하고 욕하긴 그래서 비로그인으로 댓글 다는구나.
다... 이해한다.

지나가는 이 2013-06-07 09: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네이버에 페루애를 치니 , 너 아주 유명한 놈이더군
남 까는 재미에 이론도 없는 글을 쓰는 한심한 놈이라는 건
'페루애'만 뜨면 알 수 있대..
아무리 온라인이라지만 그딴 식으로 살지 마라.
한 두사람도 아니고
너 인터엣에서 뜰려고 남 까는 거 , 그거 습관이다.
너한테 타깃 되면 졸라 까댄다지?
그런 못된 성격으로 여기저기 잘도 쑤시고 다녔더구나.
그러다 언제 니 발에 니가 걸려 엎어진다. 조심해라 .. 페루애.

지나가는 이 너... 2013-06-07 12:16   좋아요 0 | 수정 | 삭제 | URL
너같은 이 때문에 비로긴이 욕먹는 거야. 남을 까던 밤을 까던 이론 안 베끼고 글 쓰니까 부럽냐???
남 까는 거 그거 습관이고 개인 퍼스낼러티니깐 상관하지 마삼.

그리고 이런 슬픈 글에 이런 댓글을 달다니...글 좀 읽고 댓글을 써라.

곰곰생각하는발 2013-06-07 22:27   좋아요 1 | URL
난 항상 뜰려고 까지.
넌 까도 안 뜨잖아 ! 쮸쮸바나 빨아랏.







+ 참고로 전 비로그인으로 남의 글인양 씹지는 않습니다.

푸르푸르 2013-06-07 11: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근데 머 이런 일베스러운 싸가지나 지나가는 이같은 새끼들은 다 비로그인이야
븅들도 가지가지야 읽기 싫으면 꺼지면 되지
돈내고 읽은 것도 아니면서 욕하고 지랄이야
만나면 부랄이 쪼그랄들 새끼들이~~

비로그인 2013-06-07 12:19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우아한 눈짱입니다.^^
아니, 싸가지나 지나가는 넘은 이름부터가 그런 놈들이라치고
님처럼 그런 위대한 시인의 이름을 하신 분의 입에서
어찌 그런 걸쭉한 쌍욕이랍니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반성하세욧!!

(아..넘 웃어서배아프다 ㅋㅋㅋㅋ)

곰곰생각하는발 2013-06-07 14:23   좋아요 0 | URL
시인 님께서 친히 여기 다 오시다니요.
다 저의 불찰이옵니다. 다음에 술이나 한잔 합시다..

2013-06-07 12: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6-07 15: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비로그인 2013-06-07 20: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응원합니다! 일베 무시하시고요

곰곰생각하는발 2013-06-07 20:47   좋아요 0 | URL
일베는 아닌 듯합니다.

개판 2013-06-07 20: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개판이구만

곰곰생각하는발 2013-06-07 20:48   좋아요 0 | URL
으하하하하.. 씐난다 !!!

비로그인 2013-06-07 20: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가 보기에도 일베는 아닌둣. 공격이 너무 소심하고
정체성도 없다.ㅎㅎ 글고 다 한사람 소행가틈.ㅋㅋㅋ
뭐.. 귀여운 질투쟁이 정도? ㅎㅎ 곰발이 너무 눈에 띄니까 미웠나 봄.

곰곰생각하는발 2013-06-07 22:07   좋아요 0 | URL
하긴 알라딘이 너무 선비스러웠지. 말은 일베지만 솔직히 누가 일베가 여기와서 댓글 다냐.....

2013-06-07 22: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6-07 22: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3-06-07 22: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욕 먹으려고 쓰는 글이다. 존나 욕해라. 단 하나 ! 저 새끼는 3분안에 싸더라, 라는 비하인드만 아니면 된다. 난 7분 정도는 버틴다. 씹새야..

2013-06-08 02: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동태 2013-06-08 08: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아이구야. 오랜만에 들어왔더니 이게 무슨 난장판입니까. 재밉습니다.
쭉 역주행하다가 다시 처음으로 돌아왔습니다. 알라딘도 좆병신 많군요.
씹선비질하는 몇몇이 보이는군요... ㅋㅋㅋㅋㅋㅋ.
하여튼 적당히 하시고 적당히 싸유십셔 !

곰곰생각하는발 2013-06-08 17:35   좋아요 0 | URL
얼어죽을 동태 님 ?! 호주 가신다더니 벌써 돌아오신 겁니까 ? 알라딘이 좆병신이면 저도 좆병신입니다. 저도 알라디너'입니다 !!!! ㅎㅎ전체는 아닙니다욧... 허허허.... 하여튼... 오실 땐 선물로 호주산 쇠고기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