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니스의 상인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62
윌리엄 셰익스피어 지음, 최종철 옮김 / 민음사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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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 베니스의 상인 > 을 읽으면 울화통이 터진다 !

 

 

셰익스피어의 < 베니스의 상인 > 을 모르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읽은 적이 없어도 읽은 것과 다름이 없다. 인류 역사상 가장 위대한 판결은 3개가 존재한다. 첫째가 솔로몬의 판결이다, 둘째는 예수의 판결이다. 그는 창녀에게 다음과 같이 말했다. “ 죄 없는 자만이 저 여자에게 돌을 던져라 !“ 아마...이명박 각하가 그 자리에 있었다면 제일 먼저 창녀에게 돌을 던졌을 것이 분명하다. 도덕적으로 완벽한 인간이니 말이다. 다행이다, 참 다행이다. 각하가 예수와 동시대적 인간이었다면 예수의 위대한 판결은 말 그대로 엉망진창이 되었을 것이 분명하다.

 

 

그리고 세 번째가 바로 섹스피어의 희곡 < 베니스의 상인 > 에 나오는 남장여인의 “ 1파운드의 살과 한 방울의 피 판결이다. 남장여인의 주장은 이렇다 :“ 계약서에는 1파운드의 살을 도려낸다고 했으니 살만 가져 가세요. , 채무자의피를 흘려서는 안 됩니다. 살만 도려낸다고 계약서에 적혀 있을 뿐 피를 흘린다는 소리는 그 어디에도 없으니 말이죠. 흠흠. “섹스피어는 이 장면을 연극의 절정 부분에 배치한다. 여기저기서 탄성이 나온다. 승기를 잡았다는 말.

 

 

만약에 채무자가 피를 흘린다면, 당신은 그 벌로 엉덩이 백 대와 전 재산을 몰수하겠어요. 동의하십니까 ?( 이때 샤일록이 몸을 비틀거리며 말을 더듬는다. 남장여인, 이 모습을 재미있다는 듯 지켜보며 ) 말을 더, 더더더더듬지, , 마마마마마마마마시고 예나아니오, 로만 말씀하세요. 동의하십니까 ?“ 배심원과 재판 참관인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우레와 같은 박수를 ! 브라보, 저 남장여인에게 영광 있으라 !

 

 

이 세 가지가 바로 3대 명판결이다. 그런데 나는 솔로몬과 예수의 판결에는 동의하지만 섹스피어의 판결에는 전혀 동의하지 않는다. 명판결이기는커녕 인류 역사상 최악의 재판으로 기록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판결은 정말 소가 웃을 일이다. 만약에 내가 샤일록이라면 1초의 망설임도 없이 남장 여인의 말에 일단 동의하겠다. , 이제부터는 샤일록의 몸에 들어간 곰곰생각하는발의빙의다.

 

 

, 네네. 그러고말고요. 전 살만 도려낸다고 했으니 도련님의 소중한 피를 훔친다면 천벌을 받을 것입니다요. 일단 도려내겠습니다요 ! 피를 안 흘리면 되는 것 아니겠습니까 ?“ 샤일록을 연기하는 곰곰생각하는발 씨의 당돌한 태도에 남장여인은 당황한다. 화가 난 남장여인은 젖꼭지를 바짝 세우며 으르렁거린다. “ 좋아요, 도려내세요 ! 만약에 피 한 방울이라도 흘린다면 그에 따른 무시무시한 형벌이 당신을 기다릴 거예요.“

 

 

아마 이 글을 읽는 당신은 내가 어떤 행동을 할지 도무지 감이 오지 않을 것이다. 감은 떨어져야 보기 좋은데, 감이( 걸어서 다가 ) 오면 그때부터는 감이 무서워진다. 저 감의 정체는 뭐야 ? 무서운 예감 ?! , 으으으으. “곰곰생각하는발 씨는 도대체 어떻게 피를 흘리지 않고 1파운드의 살을 도려낸다는 것일까 ?흠흠, 섹스피어 원전보다 페루애곰곰생각하는발 씨의 외전이 더 흥미진진한걸 !“곰곰생각하는발 씨는 정육점에서 사용하는 칼을 들고 채무자 앞에 선다. 그리고는 귀족 남자의 볼을 잡고는 칼로 1파운드의 살을 도려낸다.

 

 

하지만 여러분의 기대와는 달리 곧 경악스러운 사태가 벌어진다. 1파운드의 살점을 도려냈더니 백작 귀족 도련님의 얼굴에서는 피가 철철 넘치는 것이 아닌가 !이에 남장여인은 화가 잔뜩 나서 태형을 준비한다. 백작 귀족 도련님의 아픔보다 100배는 더한 고통을 안겨주마, 너의 멘탈은 도미노처럼 붕괴될 것이다, 더러운 유대인이여 !“아이구. 에그머니나 !이를 어쩐디요 ?피를 흘렸습니다요. 이거 원...... 약속대로 저에게 태형 100대를 때리십시요. 저의 실수를 제 스스로도 용납이 되지 않으니 100대에 100대를 더 때리십시요. 달게 받겠습니다 !“ 그런데 곰곰생각하는발 씨는 말은 그렇게 하지만 여유로운 얼굴이다. 꿍꿍이 속내가 있는 것이다. 이어서 회심의 카드를 꺼낸다. 인류 역사상 가장 위대한 곰곰생각하는발 씨의 명연설이다.

 

 

 

, 몽둥이로 내 엉덩이를 때리시되 피멍이 들면 안 됩니다. 멍이 들어도 안 됩니다. 저는 태형에는 동의했으나 내 엉덩이에 피멍이 들어도 좋다고 말한 적은 없습니다. < 칼로 살을 베다 > 라는 말에는 이미 < 피를 흘리다 > 라는 내용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같은 이유로 < 치도곤을 먹이다 > 라는 말에도 <피멍이 든다 > 라는 내용이포함되어 있습니다. 그러므로 피를 흘리지 마라, 라는 요구와 피멍이 들면 절대 안된다는 요구는 모두 억지입니다. 하지만 당신은 억지를 정당화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같은 논리로 저도 당신에게 요구합니다.

 

 

더러운 유대인인 저를 때리시되 피멍이 들면 안됩니다. 당신은 곤장을 때리겠다고만 말했지 멍이 생긴다고는 하지 않았습니다. 내가 채무자의 살을 도려낼 때 피를 흘린 것이 약속 위반이라면, 당신 또한 내 엉덩이에 피멍이 들게 만든다면그것 또한 약속 위반입니다. 빚을 담보로 1파운드의 살을 요구하는 저 같은 악덕 고리대금업자도 나쁘지만, 궤변으로 법 해석을 농락한 당신은 더 나쁜 범죄자입니다. 이 판결은 판례로 남아서 백 년, 이백 년, 삼백 년 동안 악용될 소지가 있습니다. 저는 한 사람의 피를 흘리게 만들었지만 이 판결은 앞으로 수백 명의억울한 사람들에게 피눈물을 흘리게 만들 것입니다. 존경하는 재판장님, 존경하는 배심원 여러분 !

 

 

법은 모든 사람들에게 공평하게 비추는 한낮의 태양이라고 들었습니다. 만인은 법 앞에 평등하다고 배웠습니다. 저 같은 고리대금업자에게도 법은 공평하게 적용되어야 합니다.저는 여러분이 현명한 판단을 하시리라 믿습니다.법 전체를 농락한 저 사람에게 벌을 내리시겠습니까, 아니면 삐뚤어진 못난 인간에게 벌을 내리시겠습니까 ?여러분은 역사에 기록될 증인이 될 것입니다.만약에 제 엉덩이에 피멍이들게 만든다면 저는 그에 대한 대가로 저 사람의 숨통을 끊겠습니다. 동의하시겠습니까 ?“ 일순, 사위는 침묵의 소용돌이가 몰아쳤다. 한 남자가 용기를 내 일어서며 박수를 보냈다. 맨 뒤에 앉은 사람도 일어나 박수를 치며 외쳤다. “ 그렇습니다. 우리는 한 인간의 사건에 대한 재판을 지켜보는 것이 아니라, 인종차별에 눈이 멀어서 한 인간의 몰락에만 관심을 가지는 꼴이 되었습니다. 부끄럽습니다. 곰곰생각하는발씨 ! 당신에게 영광을 !“ 상황은 역전되었다. 우레와 같은 박수는 곰곰발에게로.

 

 

 

과연 남장여인은 어떤 대답을 할까 ?남장여인이 당황해서 말을 더듬으며 변명을 할 때 나는 더욱 단호하게 요구할 것이다. “, 더더더더더듬지 마시고 예, 아니오 라고만간단하게 답해 주십시요 !동의하시겠습니까 ?“ 우리가 이 연극에서 깨달아야 할 점은 재치 있는 남장 여인의 설레발이 아니라 불공정한 법의 잣대이다. 만약에 악덕 고리대금업자의 손에 의해 피를 흘려야 할 사람이 백인 귀족 도련님이 아니라 유대인 샤일록이라면 과연 어떤 판결이 내려질까 ? 법이란 코에 걸면 코걸이고 귀에 걸면 귀걸이인가 ?

 

 

셰익스피어는 철저하게 기득권의 이익을 대변했다. 고흐처럼 사후에 명성을 얻은 작가도 아니다. 그는 가장 이른 나이 때부터 부와 명성을 얻은 작가이다. 이 말을 뒤집으면 당시의 주류 사회가 요구하는 것을 잘 다루는 귀신 같은 작가라는 점을 상기시킨다. 쉽게 말해서 대영제국 백인 주류 귀족의 똥구멍을 잘 긁었다는 말이다. 그런 점에서 셰익스피어는 피 터지게 주류 사회와 싸운 작가들과는 차원이 다른 사람이다. 나는 섹스피어보다는 조지 오웰이 더 훌륭한 작가라고 생각한다. 그는 망명 생활을 한 적도 없고, 배가 고파서 굶은 적도 없다. 셰익스피어는 이문열과 비슷하다. 이문열이 대한민국 주류인 한나라당과 중년 남성을 위해 비주류와 여성을 공격하듯이 섹스피어는 대영제국 주류인 귀족 사회를 위한 글만 썼다. 그것은 작가가 가져야 할 사회 인식과 날카로운 비판 정신의 결여라고 할 수 있다. 잔재주는 좋으나 깊이가 없다.

 

 

이런 말도 안 되는 소설을 쓴 사람이 위대하다고 칭송하는 것에는 문제가 있다. 나는 이토록 노골적으로 인종차별적인 시선과 야유를 보내는 문학 작품을 본 적이 없다. 내 기억이 맞다면 샤일록은 재판에 져서 재산을 몰수당한다. 돈을 빌려갔으나 갚지 않은 제국의 백인 귀족 도련님은 돈을 갚지 않아도 되고, 오히려 정당한 절차를 통해 이의를 제기한 유대인 샤일록은 재산을 몰수당한다. 이건 좋은 판결이 아니라 악랄한 권력의 남용이다. 그렇지 않은가 ?그런데 그 어느 누구도 이 사실에 대해서 문제를 제기하는 사람은 없다. 로맨틱 소동극이잖아, 문학 작품이잖아, 셰익스피어 작품이잖아, 인도와도 바꾸지 않는다는 그 대가의 작품이잖아, 현명한 백인이잖아, 백인은 언제나 현명하잖아. 그럼, 그렇고 말고...... 현명한 자는 언제나 백인들이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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퀴르발 남작의 성
최제훈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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셜록홈즈의 숨겨진 사건

은 발상 자체가 기똥차다. 셜록홈즈가 살인 사건을 조사하는데 살해된 사람이 바로 코난 도일이라는 설정이다. 홈즈가코난 도일의 죽음을 수사하는 것이다. 발상도 재미있지만 홈즈가코난 도일을 비하하는 설정도 흥미롭다. 홈즈는코난 도일을 서푼짜리 잡문이나 쓰며 지내 는 사람이라고 말한다. , 자신의 창조주를 이토록 시니컬하게 경멸하는 재치에 박수를 ! 나는 재치를 갈치 다음으로 좋아한다. 실제로 코난 도일은 자신이 창조한 셜록홈즈를 굉장히 부끄러워 했던 인물이다.

 

비록 탐정 홈즈가코난 도일에게 부와 명성을 선물했지만, 그는 <셜록홈즈> 때문에 자신의 문학적 재능이 낭비되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실제로도 소설 속에서 홈즈를 죽인다. 그러자 독자들이 씩씩거리며 항의하기도 했다. 심지어는 국기를 집 앞에 내걸고 조의를 표하기도 했다고 ! 농담이 아니라 진짜 그랬다고 한다. 이 소설의 강점은 무척 재미있으면서도 텍스트가 열려 있다는 점이다. 여러 각도에서 조명할 필요가 있는 단편이다. 훌륭한 단편이다.

 

 

 

그녀의 매듭

최제훈은 일단 글을 재미있게 쓴다. 미문을 쓰려고 하는 욕망이나 젠체하려고 하는 근성이 보이지 않아서 좋다. 그게 그의 장점이다. 그렇다고 너무 앵앵거리는 2학년 진달래 반 어린이 말투를 선보이지도 않는다. 앵앵거리는 버릇은 모기들에게나 줘 ! 이 작품도 독특하다. 주인공은 이성 친구인 성호를 놀릴 심산으로 장난을 치기로 한다. 우선 가장 흔한 이름으로 이현정을 선택한다. 미니홈피에 이현정을 치면 수많은 사람의홈피 주소가 뜬다. 360명의 이현정 중에 하나를 클릭 !

 

그 홈피 주인의 사진을 캡쳐한 후 성호와 함께 있는 장면으로 합성을 한다. 그냥...장난삼아서. 그리고는 성호의 블로그에 사진을 올렸다가 지운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 벌어진다. 가상 공간에서 만들어진 짝짓기가 현실에서 일어난다. 어느 날 주인공은 성호와 이현정이 애인이 되어 자신 앞에 나타난 장면을 목격한다. 설상가상, 이현정은 주인공을 잘 안다고 말한다. 하지만 주인공은 그녀가 누군지 기억하지 못한다. 매듭, 그렇지 ! 매듭. 잘 못 묶인 매듭을 풀면 기억 상실에 걸린 주인공의 과거가 드러난다. 흥미, 진진하다.

 

 

마리아, 그런데 말이야

이 소설집 중 가장 마음에 드는 단편은 < 마리아, 그런데 말이야 > . 최근에 이혼한 남자 한성민은 결혼을 앞둔 대학 동아리 여자 후배 수연을 우연히 만났다. 그들은 곧 일주일에 한 번 만나서 식사를 함께 하는 사이로 발전한다. 이 말은 곧 서로가 서로에게 호감을 가지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고백을 못했을 뿐이다. 그런데 이야깃거리가 마땅치 않다. 예비 신부와 이혼남 사이에 < 결혼 > 에 대한 이야기는 금기가 아니었던가 ? 결혼이 금기 시 되니 결혼과 관련된 사랑, 연애, 가족 이야기도 금지된다. 그러니 딱히 할 이야기가 없다. 그럴 때마다 등장하는 인물이 바로 < 마리아 > . 마리아는 수연의 학원 동료이다.

 

그녀는 동료들 사이에서 마르지 않는 가십의 유전 이요, 입방아의 순교자 , “이러쿵저러쿵의 신화적 인물 이며, “ 뒷담화의 살아 있는 전설 이다. 그들은 만날 때마다 어색해지는 순간이 오면 마리아 뒷담화를 풀어놓는다. 그리하면 화기애애해진다. 하하하. 호호호 ! 남자는 마리아를 단 한 번도 본 적이 없지만 자주 만난 것과 다름이 없다. 심지어는 남자가 먼저 여자에게 < 마리아의 근황 > 을 물어볼 정도이니 말이다. “ 글쎄 말이에요? 마리아와 마리다가 어젯밤 이러쿵저러쿵 !“

 

그러다가 어느 순간 깨닫게 된다. 마리아는 수연이 창조한 가상의 인물이거나, 혹은 여러 인물을 하나로 통일한 캐릭터이고, 동시에 자신의 욕망이 전이된 인물이라는 사실. 어쩌면... 가장 흔한 인물이기도 하다. 우리는 늘 자신만의 마리아를 가지고 있으니 말이다. < 어떤 남자가 있었지...> 로 시작하는, 싸구려 신파 멜로 남자 주인공의 회상은 백이면 백 자신의 이야기가 아니었던가! 내가 아는 사람 중에도 마리아란 사람이 있다. 내 이야기이기도 하며, 그 녀석 이야기이기도 하고, 동시에 여러 사람을 하나로 묶인 다중이이기도 하다.

 

 

 

마녀의 스테레오타입에 대한 고찰

퀴르발 남작의 성

괴물을 위한 변명

일단 재미있다. 삼라만상, 이 세상 모든 비밀을 알고 있는 듯한 주인공은 등장하지 않는다. 지긋지긋한 후일담도 없다. 또한 고뇌하는 지식인 포스도 없다. 느닷없이 내가 네 애비다, 라고 말하는 다스베이다형 인간도 없다. 사소설 특유의 지랄도 없다. 일상성은 지나가는 개에게 줍시다. 최제훈은 한국 문학에서는 잘 다루지 않던 인물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운다. 셜록홈즈, 마녀, 드랴큘라, 프랑켄슈타인, 괴물, 다중인격자 등등. 그는 의도적으로 한국적 색체를 지운다.

 

 

그의 소설 속에는 지명에 대한 언급 자체가 없다. 남대문, 압구정, 대림, 신길 등의 지명은 지워져 있다. 의도적 생략처럼 보인다. 대신 스타벅스, 노이슈반스타인 성, 오카야마 성이 등장한다. 가족에대한 언급도 없다. 주인공의 트라우마는아버지 때문이었어요, 흑흑흑이라는지긋지긋한 < 가부장적 아버지 탓 > 도 등장하지 않는다. 최제훈은 해체된 가족 서사에 대해 관심 조차 없는 것처럼 보인다. 그의 작품은 무국적이다. 최제훈은 인터뷰에서 가족 서사 지긋지긋하죠 ! 지나가는 개에도 줘 버렸습니다. 허허허 라고 말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지만, 나는 그가 그렇게 말하고 싶어서 입이 근질거렸을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확신하지만 당신에게 강요하고 싶은 마음은 조금 있다, 라고 말하기는 양심에 걸린다.

 

 

그는 한국형 가족 서사 속 아버지와 어머니 대신 드라큘라와 프랑켄슈타인을 호출하며 마녀를 불러들인다. < 아버지 어머니 아이 > 라는 욕망의 삼각형 대신 < 드라큘라 마녀 아이 >로 대체한다. 그는 아버지의 자리에 드라큘라를 호출하고는 무시무시한 존재가 아닌 우스꽝스러운 존재로 묘사한다. 아버지의 권위에 쪽을 준다. 아버지 죽이기다. 코난 도일이 창조한 가상의 인물인 홈즈는<셜록홈즈의 숨겨진 사건 > 에서는 역으로 창조주인 코난 도일을 서푼짜리 잡문이나 쓰는 인물로 평가 절하한다.

 

 

한편 < 마녀의 스테레오 타입에 대한 고찰 >에서는 남성 사회에 의해 왜곡된 마녀의 긍정적 역할에 대하여 이야기한다. 마녀 사냥은 17세기 유행했다가 18세기 들어 소멸했지만 21세기 대한민국은 여전히 < 마녀 사냥 > 열풍이다. 된장녀, 막말녀의 끊임없는 재생산은 남성 사회에 의해 자행되는 중세 마녀 사냥을 보는 듯하다. 대한민국에서 여성으로 산다는 것은 참... 좆 같은 일이다. 여성인 당신에게 충고 한 마디 하자면 절대 길거리에서 담배 피우지 마라. 담배 피우는 남성에게 따귀를 맞을 테니깐.

 

 

단편 < 괴물을 위한 변명 > 은 프랑켄슈타인 박사와 괴물의 관계를 다룬다. 사실 프랑켄슈타인이라는 이름은 괴물의 이름이 아니라 창조주인 박사의 이름이다. 괴물에게는 이름이 없다. 그냥 단순히 무시무시한 놈, 악당, 짐승, 더러운 벌레로 불렸다. 작가는 원작의 주인공이 괴물이 아니라 박사임을 상기시킨다. 독자는 주인공인 박사에게는 관심 조차 없고 오로지 괴물에게만 열광한다. 코난 도일이 셜록홈즈에게 쪽 당하듯, 박사는 괴물의 인기에 쪽을 당한다. 창조주 아버지는 인기가 없다. 기존의 한국 소설 속 주인공이 아버지의 존재 때문에 트라우마가 생겼다면, 이 소설은 역으로 아들 때문에 트라우마가 생긴 아버지를 다룬다. 못난이는 자식이 아니라 아버지다. 이러한 방식은 한국형 소설에서는 매우 낯선 풍경이다.

 

 

이문열이 이상적인 아버지를 주장하며 여성 지배를 정당화하고 신경숙이 어머니의 복원을 통해서 현대인의 결핍을 메우려고 한다면, 최제훈은 왜 못난 부모를 롤 모델로 삼는냐고 반문한다. 코난 도일보다 더 인기 있는 자는 아들인 홈즈가아니었습니까 ? 또한 프랑켄슈타인 박사보다 더 인기 있는 자는 박사가 더러운 벌레라고 조롱하던 그 괴물이 아니었던가요 ?허허허.

 

 

 

! 당신이 책장을 덮은 후

단언하건대, 이 소설은 2000년대 이후 출간된 소설집 중 현재까지 가장 훌륭한 소설집이다. 형편 없는 이상 문학상 수상 모음집 10권을 읽느니 차라리 이 책 한 권을 읽는 것이 좋다. 그는 독자가 요구하는 모든 것을 갖춘 작가이다. 천명관의< 고래 > 이후 가장 놀라운 <입봉작> 이다. 읽으면 읽을수록 놀라운 소설이다. 강력, 추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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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드시 질문에 대답할 것.

 

 

 

 

 

 

 

 

 

 

 

 

 

 

대한민국의 주류는 꼰대'다. 꼰대의 형성이란 곧 쪽수의 승리'를 의미한다. 그런 측면에서 보자면 50대 경상도 남자'가 꼰대의 표준이라 할 만하다. 경상도'라는 지역감정을 건드리려는 의도는 없다. 꼰대의 분포 중 50대 경상도 남자'가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기 때문에 그렇다. 꼰대'를 다른 식으로 표현하면 < 갑 > 이다. 그리고 그 변방은 < 을 > 이다. 우석훈, 박권일의 공저 < 88만원세대 > 는 암울한 을의 디스토피아'를 다룬다. 21세기 을의 인생 그래프'는 정해져 있다. 대한민국은 갑돌이 혼자 잘 먹고 잘 사는 승자독식의 사회'이다. 이러한 불균형은 문학판이라고 해서 다르지 않다. 강준만, 권성우 공저의 < 문학권력 > 은 몇몇 최상위 갑돌이들은 시인과 교수와 비평가 그리고 문학계의 심사위원을 겸직하는 사태를 비판적으로 바라본다.  1타 4피'다. 가진 놈이 다 가지는 것이다. 그중에서도 한국 사회의 갑 중의 갑'은 당연히 삼성이다. 삼성은 국가 위에 군림하는 것처럼 보인다.

 

 

 

 


 

 

 

달콤한 인생.

 

이 세상에서 가장 멍청한 기자의 인터뷰는 경찰서로 연행되는 연쇄살인범에게 던진 < 소감 한 마디 ? > 라는 요청이다. 지금 이 순간에 드는 느낌이 무엇이냐는 질문인데 살인범 입장에서는 “ 정신없다 ! ” 가 정답일 것이다. 앞날은 캄캄하지, 경찰서 앞에 진을 친 카메라의 후레쉬벌브는 대낮처럼 펑펑 쏘아대지, 질문은 속사포처럼 쏟아지지 ! 그렇다고 “ 정신이 하나도 없군요. ” 라고 말하면 그놈 또한 정신없는 놈‘이다. 질문이 거지같으니 답변도 거지같을 수밖에 없다. 우문에는 우답이 정답이다. 물론 이런 우문에 현답이 나오기도 하지만 어지간한 달변의 경지가 아니고서는 그따구 질문에는 답을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수상 소감도 아니고 수감 소감에 대한 한 마디라니 ! 참, 어처구니없는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질문이 거지같으면 답변도 거지같이 말하면 되지만, 세상이란 심하게 불평등한 사회가 아니었던가 ? 질문자가 갑‘이고 답변자가 을‘인 경우는 상황이 다르게 전개된다. 이런 상황에서는 우문에 현답을 이야기해야 하는데 그게 그렇게 논술고사’처럼 술술 나오는 것이 아니다. 주로 이런 어처구니없는 질문들이 쏟아져 나오는 곳은 바로 면접’이다. 면접관은 갑이요, 응시자는 을‘이다.

 

사실은 가장 어처구니없고, 황당하며, 거지같은 인터뷰이지만, 그동안 우리가 너무나 당연시한 인터뷰‘가 바로 < 입사지원동기 > 를 묻는 질문이다. 이 질문에 대한 답’은 하나다. 그냥 < 먹고 살기 위해서다. > 특수 분야의 특성화 직업군이라면 모를까, 단순 사무직과 서비스업 그리고 제조업이 전부인 마당에 무슨 거창한 포부가 있을 리 없다. 그냥, 먹고 살기 위해서 우리는 이력서‘를 제출한다. 번듯한 직업이라도 있어야 결혼이라도 할 것이 아닌가 ?


그런데 입사 지원 동기‘를 묻는 면접관은 마치 자기네 회사가 지구를 지키기 위한 < 마징가 제트 복원 프로젝트 주식회사 > 인 줄 착각한다. 꼴랑 만드는 거라고는 오고가는말대답 서비스 제공으로 중계료나 받아먹는 손전화기 제조 공장 공장장이면서 말이다. 손전화기가 지구를 지키던가 ? 지나가는 개가 웃을 일이다. 그런데 그들은 정말 진지하게 지원 동기’를 묻는다. 만약에 정직한 지원자가 < 입에 풀칠이나 하려고 > 라고 했다가는 100 % 그 사람은 탈락된다. 어쩌면 당신은 손 전화기 제조 공장 사장으로부터 명예훼손으로 고발당할 지도 모른다.


울화통이 치미지만 갑과 을의 관계이니 어쩔 수 없다. 을은 갑을 위해서 거창한 지원 동기‘를 말해야 한다. 국가와 민족의 역사적 중흥을 위해서 손 전화 톡톡 공장에서 청춘을 바치겠노라고 말한다. 나아가 안으로는 자주 독립을 확립하고 밖으로는 민주 번영을 위해서 연봉 3400에 올인 하겠다는 뜻을 밝힌다. 솔직하게 말하자. 면접관도 지원자도 이 말이 모두 뻥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정말 그렇게 생각하는 지원자가 있다면 그 사람은 정신병자일 확률이 100% 다. 우리는 그냥 빌어먹지 않고 벌어먹고 살기 위해서 직장 생활을 하는 것이다. 면접관들은 그 사실을 정녕 모르는 것일까 ?

 

김지운 감독의 < 달콤한 인생 > 은 바로 질문과 답변에 대한 이야기다. 보스와 부하의 관계에서 질문은 오직 보스‘ 만이 할 수 있다. 그래서 종종 느와르 영화 속 보스들은 하나같이 같은 대사를 친다. “ 질문은 내가 한다 ! ” 그리고 묻는 질문에 부하는 답변을 해야 한다. 만약에 보스의 질문에 대한 답을 제대로 하지 못하면 부하의 목숨은 위태로워진다. 그러니깐 영화 < 달콤한 인생 > 에서 보스와 부하의 관계는 질문하는 스핑크스와 수수께끼를 풀어야 하는 나그네의 관계와 유사하다.

 

답변이 궁하면 목숨을 내놓아야 한다. 그게 바로 장르의 법칙이다. 부하인 이병헌‘은 보스인 이영철의 질문에 대한 답을 제대로 하지 않았기 때문에 제거된다. 억울하지만 갑은 을을 뽑지 않을 권리가 있는 것이 아닌가 ! 사실 권리’라고 말했으나 그것은 권리가 아니라 권력’이다. 질문이란 본질적으로 권력행사인 셈이다. 질문이 아무리 병신 같고, 거지같고, 거지발싸개 같고, 개미 똥구멍 같아도 갑의 질문‘은 당신을 < fire ! / 해고 > 할 수 있다. 잘 빠진 권총은 보스가 가지고 있다. 탕, 탕, 탕

 

하지만 당하고만 있을 이병헌이 아니다. 구사일생으로 살아남은 부하‘는 절치부심, 복수의 칼날을 간다. 그리고는 아버지 / 보스 / 상사 / 면접관’을 찾아간다. 시나리오가 그렇게 진행되었으므로 1 대 100의 싸움에서 승리한 이병헌의 놀라운 생명력‘을 욕하지 마라. 캐릭터의 운명이란 감독에게 달려있으니깐 말이다. 이젠 상황이 역전이 되었다. 단 하나의 권총은 이병헌 몫이다. 갑과 을의 관계’가 역전된 것이다. 갑이란 권총을 가진 자'다.

 

이제 질문은 이병헌이 하고, 답변은 보스가 한다. 이로서 보스만이 질문을 던진다는 룰은 깨졌다. 부하가 질문한다. “ 왜 그랬나요 ? ” 보스는 이 질문에 답을 해야 한다. 갑은 부하이고, 을은 보스다. 갑은 응시자고, 을은 면접관이다. 사실 “ 왜 그랬나요 ? ” 는 그전에 보스가 부하에게 던진 질문 “ 왜 그랬어 ? ” 라는 질문과 동일하다. 부하는 똑같은 질문을 보스에게 던지는 것이다. 응시자가 면접관에서 입사 지원 동기‘를 묻는다. 보스가 잠시 망설인다. " 국가와 민족의 역사적 중흥을 먼저 이야기해야 하는가 ? " 아니면 " 안으로는 자주 독립을 그리고 밖으로는 민주 번영’을 ! " 이라는 말을 먼저 해야 하는가. 머뭇거리는 사이 이병헌은 fire 라고 말한다. 탕, 탕, 탕 !

 

보스와 부하 두 사람의 질문은 모두 잘못된 질문이다. 왜냐하면 질문은 무기'가 아니라 대화/소통하기 위한 전 단계'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들은 모두 총을 들고 상대방에게 윽박지른다. 자신을 죽이려고 한 보스에게 부하가 진지하게 묻는다. " 말해봐요. 정말 날 죽이려고 했나요 ? " 하지만 이 질문 / 수수께끼'에 대한 답을 말한다고 해서 목숨을 구할 방법은 없다. 보스는 예스'라고 답해도 죽고, 노'라고 말해도 죽는다. 그리고 말을 안 해도 죽는다.

 

yes 라고 말하는 순간 보스는 자신을 죽이려한 사람이 되기에 죽어 마땅하고, no라고 말하는 순간 보스는 거짓말쟁이가 되며, 침묵은 해답을 제시하지 않았음으로 살 자격이 없다. 부하는 보스에게 이미 결정이 난 상태에서 질문을 던진 것 뿐이다. 그 역도 마찬가지다. 보스가 부하에게 질문을 던지는 순간 그는 더이상 부하의 답변을 듣고 싶은 것이 아니다. 사형 절차를 진행하기 위한 과정일 뿐이다. 이들의 질문은 이렇듯 일방통행이다.

 

균형 잡힌 사회‘는 질문과 답변이 5 대 5인 사회이다. 이 비율이 7 대 3'이 되는 사회는 불통의 사회이며, 3 대 7 사회'는 분열된 사회이다. 그리고 질문은 갑이 을에게 하달하는 방식보다는 을이 갑에게 질문하는 방식이 민주적인 것이다. 소통이란 < 갑이 을에게 > 가 아니라 < 을이 갑에게 > 할 때 건강해지는 법이깐 말이다. 그러므로 질문을 갑이 독점하는 사회’는 폭력적인 사회이다. 질문을 던지기 위해서는 계급이라는 이름의 총을 버려야 한다.

 

권위 있는 대학교수가 학생들에게 질문 있느냐, 고 물을 때 청중이 답변하지 않는 이유는 멍청해서가 아니라 질문하는 법을 배우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들은 질문하는 방법을 가르쳐주지도 않은 채 질문 있느냐고 말한다. 뻔히 알고 있으면서 말이다. 대한민국 사회는 재치있게 답변하는 방법을 가르쳐주지도 않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부드럽게 질문하는 방법도 가르쳐주지 않은 사회' 다. 이런 사회에서 소통이란 있을 수 없다. 명심할 것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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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forte 2013-06-10 03: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소통의 사회와 불통의 사회, 분열의 사회를 나누는 정의가 절묘하군요. 진하게 공감하여 공감버튼 꾸욱 누르고 갑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3-06-10 04:53   좋아요 0 | URL
소통과 불통과 분열이라... 오히려 포르테 님 정의가 간결하니 좋습니다. 방긋.
 

 

 

 

 

더러운 초록색 담즙(들)

 

 

 

 

 

 

 

 

 

 

 

 

 

 

 

 

드라큘라는 본질적으로 < 여성 >이다. 창백한 피부, 곱상한 외모, 가녀린 몸, 하늘거리는 실크 망토, 더군다나 걸을 때 소리가 나지 않는다는 측면에서 드라큘라는 황새의 우아한 걸음을 닮았다. 니체의 입장에서 보면 드라큘라는 " 정직하지 않은 사람 " 이다. 니체는 말했다. " 걸을 때 소리가 나지 않는 사람을 좋아하지 않는다. 정직한 사람에게는 소리가 난다. "  그래서 나는 드라큘라를 검은 망토를 입은 여성이거나 여성이 되고 싶은 게이 정도로 생각한다.  황당한 주장 같지만 그리 황당한 것도 아니다. 브람스토커 소설 < 드라큘라 >에서 실제 모델은 백작이 아니라 트란실바니아의 백작 부인 엘리자베스 바토리. 이처럼 드라큘라 남작을 드라큘라 부인으로 치환하면, 부인이 왜 보름달이 뜨는 밤에 그토록 피를 찾아 산기슭을 어슬렁거리는지를 알 수가 있다.

그것은 바로 월경으로 인해 유실된 피를 타인을 통해서 보충하고자 하는 행동이 아니었을까 ? 누군가는 이 해석을 지나친 비약이라고 할지 모르겠지만 < 드라큘라는 여자였다 > 라는 가설은 오히려 상큼하다. 우선 드라큘라의 은신처인 관을 보자. 관은 누가 보아도 여성 자궁에 대한 은유이다. 어디 그뿐인가 ?드랴큘라가 흡혈하는 부위인 목/neck이라는 단어는 자궁/neck’이라는 뜻도 가지고 있다. 더군다나 드라큘라를 영원히 제거할 수 있는 방식은 심장에 말뚝을 박거나 목을 베어버리는 것인데, 여기서의 말뚝박기는 말 그대로 강간에 대한 은유이다. 또한 목을 베는 행위는 자궁을 적출한다는 의미로도 읽힌다.결국 드라큘라의 신체 기관 중 자궁을 적출한다는 것은 여성의 생산성을 차단하는 효과가 있다.

그녀의 전염성은 강력하기 때문이다. 드라큘라는 무시무시한 원초적 어머니. 이빨 달린 < 바기나 덴타타> . 그는 평소에는 매력있는 백작의 모습을 하고 있으나 어딘지 모르게 기괴하다. " 괴물 " 은 대부분 주류 사회의 편견이 반영된 결과'이다. 그들은 무시무시한 힘을 가지고 있어서 " 공포와 숭배 " 가 혼합되어 있지만 사실 주류 사회가 요구하는 것은 접촉 금지'다. 괴물은 불가촉천민'이다. 비주류인 불가촉천민들은 늘 복수를 꿈꾼다. 원인 없는 결과가 있을 수 있을까 ? 괴물은 주류 사회의 편견과 차별이 낳은 사생아다.

 

프로이트는 1919년에 언캐니에 대해 기록한다. unheimlich’의 사전적 뜻은 < 내 집처럼 편안하지 않은 > 의 뜻을 가지고 있다. 이 뜻은 확장되어서 기괴한, 두려우면서 동시에 낯선, 악마적이면서 소름끼치는 것 의 뜻을 가진다. unheimlich’에서 –heim’ 이 집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heimlich’이라는 단어는 < 내 집처럼 편안한 > 이라는 뜻을 가진다. 그러므로 이 두 단어는 서로 극과 극이다. 그런데 그렇지가 않다 !heimlich’의 부수적 뜻에는 숨기다, 알 수 없는, 위험한 이라는 뜻도 포함된다. 결국 이 두 단어는 반대어가 아니라 서로 뜻이 통한다.

영화 <엑소시스트>에서 귀신들린 딸로 나오는 리건이라는 이름은 셰익스피어의 <리어왕 > 에 나오는 둘째딸 이름이다. 늙은 리어왕은 심성 고운 셋째 딸 코델리아를 왕국에서 추방한 후 첫째와 둘째에게 왕국을 넘겼는데, 알고 보니 이 둘은 뱀처럼 사악해서 늙은 아버지를 버렸어라. 그런, 울화통이 터지는 이야기.리어 왕의 말년 운이 더럽게 꼬인 까닭은 그가 세 번째 딸을 선택하지 않고 추방했기 때문이다. 금도끼 은도끼 이야기처럼 금이나 은을 선택하는 자는 반드시 실패한다.

리건은 둘째 딸이므로 < > 의 영역에 속한 인물이다. 그러므로 리건은 달의 지배를 받는다. 달과 깊은 관계를 맺는 것이 바로 물과 여자. 영화 속에서 리건을 묘사할 때 색의 이미지가 차가운 블루인 이유는 달과 깊은 관계가 있다. ( 리건은 초경을 시작되는 시점에 있다. 리어왕에서의 리건이 아버지를 버렸듯이, 영화 속 리건은 아버지를 원하지 않는 소녀에 가깝다. 그녀의 욕망은 전적으로 어머니를 향한다.

 

 

+

더러운 몸에 대한 논의는 아감벤의< 호모 사케르> 와 줄리아크리스테바의 아브젝션 개념을 확인할 수 있는 < 공포의 권력을 참고하길 바란다.

 


 

 

엑소시스트.

 

 

 

 

공포영화를 좋아한다면 월리엄프리드킨의<엑소시스트>는 반드시 봐야 할 필사의 목록이 될 것이다. 나는 이 영화를 티븨에서도 보았고, 감독판 극장 상영으로도 보았고, 삐짜 시디로도 보았으며 엘피, 디븨디로도 보았다. 결국 모든 경로를 통해서 다 본 꼴이다. 이 영화를 한 마디로 요약하자면 < 오물 범벅인, 12살 소녀의 지랄발광 > 이라고 할 수 있다. 소녀는 오줌을 싸고, 십자가로 자위를 하며, 피범벅이 되며, 초록색 담즙을 쉴 새 없이 배설한다. 정말 쌀 수 있는 모든 기능을 동원해서 < 싼다. >

 

, 리건은 너무 더럽다 ! 더러운 것은 분비물만이 아니다. 입에서 쏟아지는 욕 또한 상상을 초월한다. 리건은 사랑하는 어머니에게 자신의 그곳을 핥으라고 윽박지르며, 한 번 하자고도 한다. 그리고 예수에게는 “&*$%^&… #$%#@@# !“ 이라고 욕을 한다. 영화를 보다 보면,감독이 <리건에게 오물을 뒤집어씌우기> 에 모든 노력을 기울인다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리건의몸은 점액, 담즙, 고름, 토사물, 오줌, , 피부 발진, 심지어는 몸에 help me’라는 낙서로더럽혀져 있다. 그것은 마치 성서 속의 나병 환자를 연상시킨다. 지금 우리가 보고 있는 것은 사회화 되지 않은 신체이다. 더러우면 더러울수록 리건은 사악하며 동시에 강력한 아우라를 갖는다. 리건의 몸과 드라큘라와의 공통점은 접촉에 의한 강력한 전염성이다. 만지는 순간 전염된다. 그리고 또 하나 ! 그들은 모두 남성 목소리를 흉내 내는 여성이라는 점이다.

여기서 우리가 하나 짚고 넘어가야 할 사항 !리건의 불안과 공포는 부부의 이혼 때문일까 라는 의문. 많은 평론가들이 아버지의 부재가 그 원인이라고 잠정적으로 판단했지만 내가 보기엔 아이는 아버지와의 분리를 기회로 받아들인 것처럼 보인다. 아버지/남편/남성의 부재로 인해 곤경에 빠진 사람은 어머니이지 리건이 아니다. 오히려 리건은 아버지 대리자들을 가차없이 살해한다. 어머니의 남자친구인 버크와 말 그대로 인 신부 2명은 리건에 의해 잔인하게 살해당한다.

리건이 원하는 것은 말 그대로 엄마와의 황홀한 섹스를 하는 것이다. 많은 평론가들이 악령에 깃든 리건의 목소리가 남성이라는 이유는 이 근친상간적 욕망을 악령의 것이라고 말하지만, 사실 남성 목소리는 맥캔브릿지라는 여배우가 연기한 것이다. 그러니깐 리건 속에 들어가 있는 악령은 남자가 아니라 여자. 더군다나 영화 속에서는 이 목소리를 녹음해서 거꾸로 틀었더니 리건의 목소리더라, 라는 서사적 장치도 마련한다. 리건의 몸 속에 있는 악령은 리건 자신이다. 그러므로 이 목소리를 빌어 내뱉는 근친상간적 욕망은 전적으로 리건의근친 욕망이다.

위의 사실이 맞는다면, 리건의 행동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리건이 엄마를 유혹하기 위해서는 엄마의 환심을 사야 하는데 오히려 자신의 몸을 더럽게 만듦으로써 타자의 접근을 봉쇄한다. 하지만 아동 심리학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 아이의 나쁜 행동은 쉽게 간파된다. 아이는 엄마의 관심을 받기 위해서 엄마가 가장 싫어하는 행동을 하는 것이다. 리건이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오줌을 싸는 이유는 반항이 아니라 어머니의 관심을 유도하기 위한 전략이다.

엄마란 본질적으로 아이의 청결을 담당하는 역할을 한다. 그것은 아이가 언어를 배우기 전까지 계속된다. 엄마는 아이에게 똥 누는 법을 가르치고, 휴지로 닦는 법을 가르치며, 밥을 먹을 때에도 음식을 흘리지 않도록 훈계하는 역을 담당한다. 아이의 청결은 고스란히 엄마의 몫이다. 리건이 끊임없이 무엇인가를 토하고, 배설하는 것은 자신이 < 아기 > 라는 사실을 엄마에게 각인시키기 위한 것이다. 똥 누는 법을 배우지 못했다는 사실은 앞으로도 계속 엄마의 배변 교육을 받아야 한다는 사실을 말한다.

이렇듯 리건의 병은 빙의가 아니라 구순기로 퇴화하고자 하는 욕망이다. 그녀는 어머니와 분리된다는 것에 대하여 심한 공포와 불안을 느낀다. 리건의 퇴행 욕망은 결국 분리 공포가 그 원인이었다. 그녀는 자궁 속 태아를 욕망함으로써 어머니와의 영원한 합일을 원한다. ( 리건의 나이가 12살이라는 사실이 이를 뒷받침한다. 12살이라는 상징성은 아이에서 소녀로 가는 길목이며, 초경이 시작되는 시기이다. )

바로 이 지점에서 우리가 처음에 가졌던 < 오물을 뒤집어쓴 리건 > 이미지가 무엇인가를 뚜렷하게 설명할 수 있다. 그것은 바로 양수 속에 갇힌 태아의 모습인 것이다. 리건이 뒤집어쓴 오물은 마치 아이가 엄마의 자궁에서 빠져나왔을 때의 그 모습과 일치하는 것이다. 관객인 우리가 더러운 리건을 보며 공포에 떠는 이유는 그 모습이 매우 낯설기 때문이 아니라억압에 의해서 지워져 있던 모습을 다시 발견했기 때문이다. 자궁의 다른 이름은 < 아기집 > 이다. 우리는 모두 엄마의 자궁 속에서 뒹굴던 기억을 간직하고 있다. 다만 억압에 의해 지워졌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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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애니비평 2013-03-19 21: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모 사케르 지금 읽는데 어렵네요

곰곰생각하는발 2013-03-19 22: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라딘 최초의 댓글러'네요...ㅎㅎㅎㅎㅎ
호모 사케르' 읽기 만만치 않습니다.
원전이 어려운 건지 번역에 문제가 있는 것인지는 잘 모르겠으나 아감벤 자체가 좀 어려운 편이잖아요. 정치경제학'도 뚫어야 하고...ㅎㅎㅎ 저는 그냥 아브젝션 개념으로서의 호모사케르'라는 대충의 감만 잡고 나중에 함 파고들 생각입니다.
 

 

 

 

 

 

다크 나이트 : 가면으로 말하기

 

 

 

 

 

 

 

 

 

 

 

 

 

 

 

 

골딩은 소년 랠프와 잭을 통해서 선과 악'에 대한 질문을 독자에게 던진다. 이 소설에서 가장 인상 깊은 대목은 소년 잭'이 자신의 얼굴에 칠을 해서 가면을 만들고는 물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는 장면이었다. 바로 이 지점부터 잭은 문명을 버리고 야만'을 선택한다. 으르렁거리며, 짐승의 목에 칼을 찌르고, 랠프 무리를 위협한다. 그러니깐 잭은 얼굴에 분장을 하기 시작하면서부터 짐승이 되었던 것이다. 그렇다면 골딩은 잭의 가면 뒤에 숨기 - 행위'을 통해서 우리에게 무엇을 전달하려고 했던 것일까 ?

 

필립 짐바르도의 < 루시퍼 이펙트 > 에서는 익명의 위험성을 경고한다. 그는 문화인류학자 왓슨이 수집한 사례를 들어 익명성과 폭력성의 상관관계'를 지적한다. 왓슨은 전쟁에 나가기 전에 분장을 한 부족과 분장을 하지 않은 부족'에 대한 자료를 수집하기 시작했는데 그가 두 개의 대조군을 통해서 밝히려고 했던 것은 익명성'과 폭력의 관계에 대한 것이었다. 분장을 한 부족 중 80%는 적에게 매우 파괴적이었고, 분장을 하지 않는 부족은 적에게 파괴적인 행동을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전투 희생자들이 살해당하거나 고문당하거나 불구가 된 사례 중 90%는 얼굴에 분장을 한 사람들로 나타났다. 가면 뒤로 얼굴을 가리는 행위'가 파괴적인 결과를 초래한 것이다. 골딩은 그것을 말하고 싶었던 것이다.

 

 


 

 

카드게임에서 <조커> 패는 소속이 없다. 스페이드킹’에 속한 집단도 아니고, 클로버, 하트, 다이아몬드 집단’도 아니다. 조커는 그 누구의 소속도 아니지만 동시에 그 누구와도 손을 잡을 수 있다. 이 패는 nothing이면서 동시에 everything’이다. 아라비아 숫자 0이다. 각 집단의 패들은 자신의 병법을 위해서 <조커> 패를 이용해서 자신에게 유리한 상황으로 유도한다. 이렇듯 조커는 패 자체로는 점수 합산에서 값 제로’에 해당하는 무용지물이지만, 게임에서의 승리에 결정적 역할을 한다. 그는 영원한 리베로’다!

 

 

다들 알다시피 조커’는 광대다, 깍두기다, 찰리채플린이다, 이주일이다. 책사이다. 그리고 내시의 오랜 친구이다. 조커에게는<페니스>가 없다. 있더라도 발기하지는 않는다. 의심 많은 왕들이 광대’를 가까이 하는 이유는 그들에게는 페니스가 없기 때문이다. 조커 패’가 경계 위에 아슬아슬하게 걸쳐 있듯이, 광대 또한 nothing과 everything’사이에 걸쳐 있다. 그는굉장히 우스운 놈이지만 동시에 무서운 놈이기도 하다. 왜냐하면 자신의 얼굴을 단 한번’도 보여준 적이 없기 때문이다. 우리가 광대를 통해 보게 되는 것은 분장한 얼굴이 아니라 분장한 가면’이다. 그는 오로지 가면으로 말하고, 가면으로 말하고, 가면으로 말해서, 가면 자체가 얼굴이 된 사람이다.

 

 

영화 <다크나이트( 이하배트맨 )> 는 가면/假面과 가명/假名에 대한 이야기다. 브루스 웨인’은 자신의 얼굴을 가린 채 “박쥐사나이” 라는 가면으로 살아간다. 명분은 악에 대한 응징’이지만 사실은 초월적 영역’에서 제왕이 되는 것’이다. 반면 <조커> 는 선에 대한 응징’이 목적이지만 최종적 목적은 박쥐 사나이와 마찬가지로 절대권력’을 손에 쥐는 것’이다. 여기서 <악> 에 대한 응징은 비정상적인 대상에 대한 응징을 뜻하고, <선> 에 대한 응징은 정상적인 대상에 대한 응징을 뜻한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서로의 대척점에 있는 두 영역’은 모두 <비정상적인> 기형’이다. 조커가 얼굴을 가린 채 가면으로 말하는 프릭스’라면, 배트맨또한 얼굴을 가린 채 가면으로 말하는 프릭스’이기 때문이다. 그들은 다른 존재가 아니라 같은 존재’다. 쌍생아다.

 

 

그렇다면 얼굴을 가린 채 가면으로 말하는 행위의 심리’는 무엇일까 ? 그것은 바로 시늉과 흉내 그리고 모방과 척하기 혹은 과시 욕망 때문에 그렇다. 브루스 웨인’이 <박쥐>를 흉내 내는 이유는 고담 시의 토템 동물을모방하기 위해서’이다. 여기서 영화 속 도시 이름인 goth-am’은 속어로 뉴욕 시’ 를 뜻하지만 goth-ic과의 유사성과도 연결된다. ( 고담과 고딕의 어근/goth은 같은 뿌리에서 파생된 것이다. ) 고딕은 중세시대의 미술 양식 중 하나로 뱀파이어 영화나 뱀파이어 패션, 피어싱 문화는 모두 고딕의 영향이다. 그러므로 고담 시티’의 이름이 고딕’에서 비롯되었다면 이 도시의 토템은 당연히 흡혈 동물인 <박쥐>가 될 것이다. 브루스 웨인’은 도시의 토템’을 이용해서 스스로 이미지’를 조작한 것이다. 고담 시’는곧 배트맨’이다 ! 그는 도시의 수호신이다.

 

 

배트맨’이 고담의 토템’을 흉내 냈다면, 조커’가 흉내 내는 것’은 삐에로가 아니라 죽음을 상징하는 해골’에 가깝다. 하지만 우리가 그의 분장을 광대’로 착각한 이유는 그의 <찢어진 입> 때문이다. 그의 트라우마는 그를 해골에서 광대’로 보이게 한다. 그것은 어쩔 수 없는 숙명이다. ( 이 숙명이란 내가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이명박을 욕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 그는 자신의 영원한 트라우마인 입 가장자리의 상처’를 감추기 위해서 새빨간 립스틱’으로 상처’를 감춘다. 트라우마’란 누구나 감추고 싶은 상처이니 말이다. 더군다나 그 상처는 아버지가 아들에게 남긴 유물이 아닌가 ? 폭력적 아버지’는 아들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강제로 입을 잘라서 <조커>로 만든 것이다.

 

 

내시가 남성 성기를 잘라서 왕의 곁에 머무는 인물이라면, 삐에로는 여성 성기’와 흡사한 입’이 잘려서 왕의 곁에 머물게 되는 비운의 인물이다. 삐에로 분장에서 입술을 과장되게 길게 칠하는 이유는 말 그대로 입이 길게 찢어졌기 때문이다. 그들은 모두 거세된 인물이면서 동시에 여성화된 남성이며 혹은 여성이다. 히스 레져’가 연기한 <조커>는 남근이 거세된 여성화된 남성이 아니라 여성 성기’가 길게 찢어져서 거세된 남성화된 여성’처럼 보인다. 왜냐하면 조커의 <찢어진 입>은 여성 성기’를 이미지化하는데, 붉은 립스틱의 색과 상처가 봉합된 흔적이 겹치면서 남성 폭력에 의해 찢겨진 여성 성기가 불행한 출산’을 투영시킨다. 그녀의 입은 피 흘리는 바기나 덴타타’다. 나는 이 영화에서의 조커’를 여성으로 이해한다.

 

 

결과적으로 이 싸움은 아버지의 법과 억압된 원초적 어머니와의 대결’이다. 우리는 조커가 배트맨에게 던진 의미심장한 대사를 기억할 필요가 있다. 악당이 출몰하기 때문에 영웅’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가짜 영웅’이 존재하기 때문에 악당이 생겨나는 것이다. 어쩌면 원초적 어머니인 조커’는 자신의 결핍을 채우기 위해서 폭력을 휘두르는 것이 아니라 폭력적인 아버지가 고담의 토템 흉내’를 내기 때문에, 그 꼴을 볼 수 가 없어서, 그와 한판승부’를 내기위해서 지상에 나타난 것’은 아니었을까 ?

 

 

( 프로이트 할아버지가 오래오래오래 사셔서 이 영화’를 보셨다면 틀림없이 브루스 웨인’을 지나치게 거대한 페니스에 집착하는 마초’라고 비아냥거렸을 것이 분명하다. 왜냐하면 bat man’을 그대로 해석하자면 “야구방망이’를 휘두르는 남자”가 아니던가 ? 조커를 페니스 없는 광대’로 해석하면 결국 페니스를 휘두르는 남자와 페니스가 잘린 여성’의 한판승부’라고도 볼 수 있다. )

 

 

거대자본’으로 상징되는 배트맨’은 정의를 위해서 악당과 싸우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소유한 자본’을 위해서 악당과 싸우는 것’이다. 배트맨’이 외치는 <정의’를 위한 싸움> 은 마치 전쟁광인 미친 부시가 말하는 <평화를위한전쟁>과 같은 구호처럼 들린다. ‘goth’는‘bad man’이다. Batman은 사실 badman’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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