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치 도 록   꼴 리 고   싶 다   :












남성애와 가족애와 인간애가 동시에 조우할 때  :














                                                                                                  카를로스 푸엔테스의 2인칭 소설 << 아우라 >> 를 흉내 내자면    :   < 너 > 는 인간을 혐오하기 때문에 인류를 사랑하게 되었다. 만약에 인류마저 혐오하게 되었다면 너라는 놈은 희대의 범죄자'가 되었을 것이다. 여기서 너'는 나다. 그러니까 인류애'라는 카테고리는 내 안의 악마(성)을 컨트롤하기 위한 최후 보루인 셈이다. 


이 형용모순이 이율배반이라고 말한다면 할 말은 없지만 이 형용모순과 이율배반이 나의 정체성'인 셈이다. 인간을 싫어하다 보니 인간 몇 놈이 모이면 꼴도 보기 싫다. 오고 가는 입말에 싹트는 우정 운운하지만 내가 보기엔 오고가는 입말에 싹트는 것은 빈 쭉정이'일 뿐이다. 우리가 이 자리에서 듣고 싶은 것은 진실 따위가 아니라 " - 날씬해졌다 " 는 말과 " - 예뻐졌다 " 는 거짓말'을 듣고 싶을 뿐이다. 그나마 " - 우리가 남이가 " 라는 우정 과시형 거짓말에 비교하면 양반이다. 알탕 모임에서 누군가가 내게 우리가 남이가 ! _ 라고 외치면 


나는 화를 억누르지 못하고 그만 니힐하며 시니컬하게 말대답을 하게 된다. 그러면 우리가 남이지 님이니, 니미. 그러다 보니 가족주의보다는 개인주의를 옹호하게 되었다. 골방에서 죽은 듯, 혹은 죄지은 듯, 조용히 살아가는 것이야말로 인류 번영에 이바지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인간이여, 제발 닥치고 골방에서 조용히 살아라. 취향이 이토록 고약하다 보니 지나치게 남성성과 가족애를 강조하거나 인간애를 찬양하는 영화'는 아연실색 넘어 아연질색하게 된다. 영화 << 실미도 >> 는 이 모든 것을 강조해서 나를 무간지옥으로 이끈 대표적 영화'에 속한다. 


IMF 이후 게릴라성 집중호우처럼 집요하게 양산되었던 " 고개 숙인 남성을 위로하는 영화-들 " 을 보면서 깨닫게 되는 것은 한국 남성의 뻔뻔함'이다. IMF 이후, 한국 영화들이 고개 숙인 남성을 위로하는 동안 여성이라는 존재는 스크린에서 사라졌다. 기껏해야 영화 << V.I.P >> 엔딩 크레딧에서는 여자 시체1,2,3,4,5,6,7,8,9,10,11 따위로 등장하거나 << 남한산성 >> 에서 대사를 하는 여성은 고작 5살짜리 여자아이'가 전부였다. 또한 영화 속에서 비중 있게 등장하는 여성은 산 자가 아니라 죽은 자(괴물, 미친 여자, 유령 따위)이다. 가부장 사회에서 IMF 때 남성이 고생했다면 여성은 개고생했을 것이 자명한 데에도 그것에 대한 성찰은 없다. 


영화 << 실미도 >> 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모두 다 목에 핏대 세우며 외친다. " 우린 죽디 않아 !!!!!!!!!!!!!!!!!!!!!!!!!!!!! " 나는 이 샤우팅이 사회/경제적 발기 불능에 대한 한국 남성의 신경 쇠약 직전의 정서적 지랄'로 읽었다. 나는 극장에서 혼잣말을 했다. " 그래, 다시 꼴릴 수 있어 !  실미도 대원들, 용기 내...... "  내가 이 영화가 괴랄했던 이유는 임포텐츠 환자들이 집단으로 나와 말할 때마다 느낌표 열 개를 남발하면서 이렇게 외치는 것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 나도 꼴리고 싶다아아아아 !!!!!!!!!!!!! " 맙소사, 이런 영화가 천 만 관객을 동원했다니.  


미치도록 꼴리고 싶다는 은밀한 욕망을 떼창하다니. 오오. 하나님,  맙소사. 







영화 << 마이파더, 2007 >> 는 어릴 때 미국으로 입양을 간 남성이 성인이 되어 사형수인 아버지를 찾는 과정을 그린,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휴먼 드라마로 모성애 못지 않게 부성애를 강조한 영화'다. 아따, 그 부성애가 단장의 고통을 리얼리티하게 전하니 눈물이 박연폭포처럼 쏟아진다.  그런데 실화 속 주인공인 사형수는 모녀를 수십 조각으로 토막살인 한, 매우 극악한 흉악범이었다. 여기서 반전 하나 ! 실제로 아버지와 아들은 부자 관계가 아니었다. 사형수였던 아버지'가 사실은 가짜였던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는 만들어졌다. 그 시대에는 고개 숙인 남성을 위로한답시고 이런 인간조차 휴먼이라는 이름으로 둔갑하는 시대였다. 참... 좆같은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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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술의전당과  함민복 시인  :











너는 계획이 다 있구나










                                                                                                  아무 생각 없이 옷을 벗습니다. 불알 두 쪽이 흔들렸지만 저의 다음은 변함이 없습니다. 샤워를 합니다. 샤워를 마친 후 옷을 입습니다. 아무 생각 없이 살다 보니 너무 일찍 차비를 차렸습니다. 집에서 개를 키운 사람이라면 외출복을 미리 입은 채 집안에서 뒹군다는 것이 얼마나 어리석은 일'이란 사실을 모두 알고 계실 겁니다. 개털은 옷에 묻거든요. 


옷을 다시 벗은 다음에 밍기적거리다가 두 시간 후에 다시 입고 출발할 것인가, 아니면 그냥 일찍 집을 나설 것인가 ?  고민하다가 집을 나서기로 했습니다. 예상보다 2시간 일찍 서초역에 도착했지만,  서초역은 이미 인산인해로 발디딜 틈조차 찾기 힘들었습니다.  서초역 7차 촛불집회 때 이야기'였습니다. 이번 8차 집회에는 << 기생충 >> 에서 아버지의 충고를 받아들여 미리 계획을 세우기로 했습니다.  ㉠ 출발 두 시간 전에 샤워를 한다. ㉡ 샤워를 끝마치면 옷을 입고 대문을 박차고 교대역 9번 출구로 향한다. ㉢ 서초역은 이미 포화 상태이니 3호선 교대역에서 내려 산책을 즐기며 서초역 방향으로 걸어가리라. 


㉣ 미리 편의점에 들려 생활용품을 마련한다. 아버지, 저에게도 계획이란 것이 있습니다 !  브라보 ~ 착착, 진행되었습니다.  5분 동안 샤워를 하고 25분 동안 머리를 말리고 4B 연필로 눈썹을 그리고 옷을 입었습니다. 지난 집회에서는 밤이 되면 날씨가 쌀쌀해질 것을 대비하여 따스하게 입고 갔으나 날이 더워 고생했던 기억이 나서 이번에는 얇은 홑옷 하나 입고 양말을 신자마자 개털에 옷에 붙기 전에 횡, 대문을 박차고 나왔습니다. 그리고 3호선을 타고 교대역에 내렸습니다. 교대역에 내리자 안내방송이 흘러나오기 시작했습니다. " 교대역 9번 출구는 인구 혼잡으로 인해 막힌 상태이니 다른 출구를 이용하시기 바랍니다 ! "


아닌게 아니라 자원봉사자들이 역 안에서 소리를 치기 시작했다. 계획이 어긋나는 시발점이었다. 나는 하는 수없이 9번 출구에서 가장 먼 출구로 빠져나왔으나 이미 거리를 포화상태였다. 어떻게 한자리 꼽싸리 껴서 앉을까 틈틈이 기회를 엿봤으나 기회는 오지 않았습니다. 하는 수없이 군중에 휩쓸려가다 보니...... 니미, 예술의전당까지 내려왔습니다. 되는 일이 없군 !  태어나서 이렇게 많은 사람이 모여 있는 거리를 본 적이 없었지만 혼잡하다는 느낌은 없었습니다.  예술의 전당을 서성거리다 보니, 이 집회 현장에서 문득 함민복 시인의 < 흐린 날의 연서 > 란 시가 생각났습니다. 


이 또한 계획에 없었죠.   한때, 이 시를 좋아했습니다. 집회는 따분했습니다.  선동의 문장들은 촌스러웠고 때론 감동 없는 격문이어서 힘들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꼬박꼬박 집회에 참석하는 이유는 내가 서울에 살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냥 숟가락 하나를 보태야죠. 그게 식구니까.  밤이 되자 지난 집회와는 달리 날씨가 꽤 쌀쌀했습니다.  정말 계획대로 되는 것은 없더군요.  그날,  저는 자주 함민복 시인의 시를 생각했습니다.  아버지, 인생은 항상 계획대로 되는 것은 아닌 모양입니다.  집회 1부가 끝날 때 전철을 타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집으로 오는 길에 소주 한 병과 맥주 두 병을 샀습니다.  계획에 없는 음주가무였습니다. 술을 마시며 함민복 시인의 시를 읽었습니다.  좋았습니다. 모기가 내 눈동자의 피를 빨게 될지라도 / 내 결코 당신을 잊지 않으리라.       옛 여자 생각을 했습니다.  이것 또한 계획에는 없었습니다.  나는 취한 목소리로 낮게 속삭였습니다. 당신의 눈동자에 건배 ! 







까마귀산에 그녀가 산다

비는 내리고 까마귀산자락에서 서성거렸다

백번 그녀를 만나고 한번도 그녀를 만나지 못하였다

예술의 전당에 개나리꽃이 활짝 피었다고

먼저 전화를 걸던 사람이

그래도 당신

검은 빗방울이 머리통을 두드리고

내부로만 점층법처럼 커지는 소리

당신이 가지고 다니던 가죽가방 그 가죽의 주인

어느 동물과의 인연 같은 인연이라면

내 당신을 잊겠다는 말을 전하려고

전화를 걸어도 받지 않고 독해지는 마음만

까마귀산자락 여인숙으로 들어가

빗소리보다 더 가늘고 슬프게 울었다

모기가 내 눈동자의 피를 빨게 될지라도

내 결코 당신을 잊지 않으리라

그래도 당신 




                   ㅡ 흐린 날의 연서, 함민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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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곰생각하는발 2019-10-06 19: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르나우의 1927년작 << 일출 >> 을 보았다. 좋더라..

겨울호랑이 2019-10-06 22:5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지난 주에는 교대역부터 통제가 시작되었는데, 이번에는 강남역에서 조금 들어간 곳부터 통제가 되고 교대역에서 더는 앞으로 못나갈 정도였습니다. 정말 많은 인파였습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9-10-08 12:24   좋아요 1 | URL
진짜 많이 왔더라고요. 그런데 움직이는 데 불편함은 없었어요. 길을 꿇어놓아서걷는 데에는 불편이 없더군요. 오랜만에 강남 이곳저곳 돌아다녔습니다. 십자대로 전부 구경한 듯.. ㅎㅎㅎ

수다맨 2019-10-08 10:0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래전에 함민복 시인을 광장에서 우연히 본 적이 있습니다. 사진으로만 보았기에 본인이 맞는지 알 수 없었지만 가까이 다가가서 조심스럽게 질문을 드렸더니 흔쾌하게 맞다고 하시더군요. 자신의 얼굴도 아는 일반 독자가 있냐면서 꽤나 신기해 하던 모습이 생각납니다.
그렇게 저녁이 되어서 집회가 끝났고 (아마도 문인으로 보이는 남자분들이) 함 시인에게 술을 마시러 가자고 했던 것으로 기억납니다. 그런데 함 시인은 다음날 인삼 장사를 해야 한다면서 곧바로 강화도로 돌아가야 한다는 식으로 답변하더군요. 생활인의 무게랄까, 대학 강단에 서지 않는 직장인으로서 살아가는 그 분의 처지가 문득 떠오르네요. 그래서 지금까지도 함 시인이 좋은 작품을 쓰는 것 같다는 느낌도 받습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9-10-08 12:25   좋아요 0 | URL
함 시인 시가 좀 촌스럽고 때론 감정이 앞선 느낌이란 생각도 들긴 하지만, 그게 또 함 시인 시의 매력이더라고요..
온통 똥폼 잡고 절제 절제한 시보다 때론 이런 시들이 매력적으로 읽힐 때가 있습니다..
 
















왕가위와 조국






                                                                                                가끔 자기 의지와는 상관없이 역사의 소용돌이 한가운데 있는 경우가 발생한다. 나도 그때 질풍노도보다 무섭다는, 폭풍의 언덕보다 매섭다는, 역사의 소용돌이 한복판에 서 있었다. 아니...... 앉아 있었다, 왜냐하면 그곳은 영화 상영관 안'이었으니까 !  


영화는 장국영이 축구장 매점 아가씨인 장만옥에게 수작을 거는 것으로 시작한다. 그는 계산을 하기 전에 코카콜라 병뚜껑부터 딴 후에 그 유명한 " 1분 이야기 " 를 한다.  남자가 여자에게 걸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개수작이었다.  나는 첫 장면부터 매료되었으나 영화관에서 함께 영화를 관람한 관객은 그렇지 않은 모양이었다.  여기저기서 소리를 지르는 아저씨도 있었고 음료수가 든 종이컵을 내던지는 사람도 있었다. 영화가 끝났을 때에는 사람들이 매표소로 몰려가 환불을 요구하기도 했다.  영웅본색처럼 화끈한 총질 액션 영화를 기대했는데 영화에서는 두 남녀가 


멜랑꼴리한 발 없는 새 이야기를 하고 앉아 있으니 불알후드들은 그들의 멜랑꼴리에 배알이 꼴린 모양이다. 아비정전 극장 폭동은 번지수(예술영화 장르를 액션영화 장르로 착각한)를 잘못 짚은 데에서 발생한, 대한민국 극장 문화사에서 전무 후무했던 사건이었다.  아비정전 극장 개난동 사건은 훗날 왕가위 감독 귀에도 들린 모양이다. 영화 프로듀서가 왕가위에게 당분간 한국에 가지 않는 것이 좋겠다고 귀뜸 했다고 한다. 갔다가는 성난 관객에게 맞아죽을지도 모른다고 말이다. 하지만 나는 이 영화를 무척 좋아했다. 


그 후로도 오랫동안 이 영화를 보고, 보고, 쓰리고, 보고, 보고, 버티고, 보고, 보고, 보고 보다 보니 어느덧 마흔 번 넘게 이 영화를 보았고, 그 이후로는 수를 헤아리지는 않았다. 누군가에게 이 영화는 쓰레기일지라도 나에게 내 인생 최고의 영화 가운데 하나'였다. 조국대전은 " 아비정전 극장 난동 사건 " 과 유사한 측면이 있다. 조국이 주인공인 드라마를 선보인다고 했을 때 시청자는 따스하고 훈훈한 교양 건전 드라마'를 예상했을 것이다. 하지만 정작 까 보니 교양 드라마가 아니라 통속 드라마'가 아니던가 ! 부부가 딸의 스펙 쌓기에 열을 올렸으니 


그들이나 저잣거리 우리나 별반 다르지 않다는 데 몇몇은 분개했을 것이다. 액션 영화 장르인 줄 알았는데 예술영화 장르여서 화가 잔뜩 났던, 그 옛날의 관객처럼 말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시청자는 통속을 좋아하는 법이다. 그런데 장르 변주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검찰이 과도하게 개입하면서 통속 드라마를 조폭 장르로 다시 한 번 꺾게 된다.  조폭 장르에서 쉽게 등장하는 소품인 짜장면은 화룡점정이었다. 왜냐하면 짜장면은 양아치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드라마에서는 반드시 등장하는 그들의 소울푸드이기 때문이다. 


서초동 촛불집회는 정치 검찰이 통속 드라마를 조폭 드라마 장르로 변주해서 화가 난 시청자의 반란인 셈이다. 누군가는 윤석열의 귀에 대고 속삭였을 것이다. 당분간 저잣거리를 혼자 걷지 않는 것이 좋겠다고. 갔다가는 성난 시청자에게 맞아죽을지도 모른다고 말이다. 














□  덧


내가 동양대 표창장이 위조되었다는 의혹을 믿지 않는 까닭은 지폐위조범은 오만 원짜리 지폐는 위조해도 천 원짜리 지폐는 위조하지 않기 때문이다. 개나 소나 받을 수 있었다는 동양대 표창장의 가치만 놓고 보자면 이 상장의 가치는 십 원짜리 동전과 같다. 이 세상에 십 원짜리 동전을 위조하는 화폐위조범은 없어요, 총장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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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삭매냐 2019-10-02 21: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오 왕칼 아니 왕가위의 전설의 망작
<아비정전>의 추억을 소환해 주시는
군요.

물론 저짝의 ‘망작‘이라는 표현은 절대
영화의 컨텐츠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
라는 점을 미리 밝힙니다. 홍콩 느와르
를 기대한 관객들과의 소통 문제였죠.

한국 산업화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전투
식량 짜장면의 등장으로 압색은 코빅으
로 둔갑해 버렸네요. 라이더분에게 웃는
얼굴로 벌떼처럼 달려들어 마이크를 들
이대는 기레기들의 짤은 그야말로 끝장
이더군요.

지난 탄핵사태를 경험하고서도 인원수
축소에 혈안이 되어 전국에 의인들에게
서초행 초대장을 뿌리는 모습에 아, 이
치들은 전혀 역사에서 배우는 게 없구나
싶었습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9-10-02 22:19   좋아요 2 | URL
난동을 부렸던 그들에게는 망작이죠... ㅎㅎ
아마, 첩혈쌍웅.. 뭐, 이런 영화 기대하고 왔다가 된통...
전 짜장면이 아니라 한식이라고 발표했던 검찰의 쫌스러움이 정말 웃겼습니다.


그나저나 빌어먹을 태풍이 한반도를 관통하고 있으니
내일 집회에 목숨을 건 자한당 입장에서는 똥줄이 타겠네요.

방송 보니 자한당 의원들 내일 집회에 목숨 걸었더군요..



수다맨 2019-10-04 15:4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우리집 어르신께서도 어제 오후에 광화문 집회에 가려는 의도를 보이시더군요. 천성적으로는 보수(?)이신데 시위 분위기를 좋아하지는 않아서 결국 먼 데로 발길을 옮기지는 않았습니다.
저도 조국에 대해서는 비호감이 상당하며 장관직 사퇴를 요구하는 분들의 심정도 얼마만큼 이해는 갑니다. 다만 이런 분들이 자한당/공화당과 제휴하여 반대 입장을 표명하려는 ‘어제의‘ 경향에 대해서는 지극히 비판적입니다. 아니, 아무리 조국이 싫어도 연합할 대상을 제대로 찾아야지 조국보다 상태가 더 메롱한 인간들과 협정을 맺은 셈이 되었습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9-10-06 19:30   좋아요 0 | URL
ㅎㅎㅎ 우리집 어르신도 아무래도 가신 듯...ㅎㅎㅎㅎㅎㅎ
 















제갈공명과 조국














                                                                                                제갈공명은 해무가 짙게 드리우는 날을 기다렸다가 새벽에 배 열 척을 조조 진영'을 향해 띄운다. 배에 병사는 없다. 지푸라기 병사(짚단으로 만든 허수아비)들이 있을 뿐이다. 조조는 해무가 짙게 깔려 한치 앞도 볼 수 없는 제갈공명의 배를 향해 10만 개의 화살을 날린다. 이 화살은 그대로 지푸라기 병사'에 꽂힌다. 


제갈공명은 화살 무덤이 된 배를 이끌고 되돌아간다. 그의 목적은 조조 진영을 공격하는 것이 아니라 부족한 화살을 얻기 위해서였다. 그 유명한 적벽대전의 하이라이트요, 클라이막스이다. 결과적으로 제갈공명은 조조의 화살로 조조 진영을 물리쳤으니 이이제이()인 셈이다. 적벽대전과 쌍벽을 이루는 조국대전의 하이라이트는 화살이 아니라 짜장면과 케이크'였다. 배달의 민족이자 먹방의 원조인 한국인'에게 있어서 짱깨와 케잌'만큼 이 사태를 정확히 설명하는 오브제는 없다. 검찰 역사 100년을 통틀어서 가정집을 압수수색할 때 거실에 퍼질러 앉아서 


배달음식을 시켜 먹은 사례는 단 한 번도 없었다. 그 모습을 상상하면 상상할수록 그로테스크'하다. 그 풍경을 상상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그것은 마치 사채업자들이 돈을 받아낼 목적으로 채무자 집에 쳐들어가서 짱깨를 시켜 먹는 조폭 영화의 한 장면과 그리 다르지 않을 것이다. 조국의 집 거실 한편에는 한입 베어 문 단무지 몇 조각과 입술을 닦은 두루마리 휴지가 그릇에 담겨 있었으리라. 반면에 케잌은 피도 눈물도 없는 서정과는 어울리지 않는 소품이다. 가족 범죄 사기단이라는 온갖 비난으로 가족은 뿔뿔이 흩어져 있지만 조국은 딸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케잌을 손에 들고 퇴근한다. 


케잌이라는 생크림 양과자'가 기념일을 축하하고 가족의 단합을 소망하는 음식이라는 점에서, 짱깨와 케잌은 정반대의 가족 풍경을 연출하는 오브제로 활용되고 있는 것이다. 중앙일보는 케잌을 들고 퇴근하는 조국의 뒷모습을 몰래 찍으며 이 사진을 정국을 혼란하게 만든 장본인이 정작 가족만 챙긴다는 이미지의 서사'를 강조하고 싶었으나 역설적이게도 이 사진은 가족만 챙기는 가장의 이기己(心)'가 아니라 가장의 비애로 읽혔다. 그동안 검찰과 언론을 조국을 향해 수많은 비난의 화살을 쏘았다. 130만 개에 육박하는 의혹 보도 기사를 작성했으니 130만 개의 화살'이다. 


조국은 짚단으로 만든 허수아비가 되어 묵묵히 이 화살을 맞아야 했다. 하지만 이제는 반격을 도모할 때이다. 제갈공명이 그랬듯이 이 화살은 그대로 검찰 개혁을 위한 무기로 활용되어야 마땅하다. 전쟁에서 칼보다 훌륭한 무기는 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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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0-01 09: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9-10-01 13: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레삭매냐 2019-10-01 14:4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절묘한 비유가 빛나는 명문이라고
말하지 않을 수가 없네요...

짱깨와 케이쿠의 서사 -
서사를 완결한 매체가 중앙일보라는
점까지. 가끔 적이 완벽한 서사의
도구로 등장하는 쾌감까지 선사해
주는군요.

지난 주말 독서모임에 갔다가 언론
이 조작질로 도배한 왜곡을 확고하
게 진실로 믿고 있다는 청년이 있다
는 쫌 충격을 먹었습니다...

조국가족이 우리를 대신해서 화살
받이가 되었다는 점이 너무 미안할
따름입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9-10-01 18:02   좋아요 0 | URL
캐이크보다는 케이쿠‘... 요거 좋네요... ㅎㅎㅎ
 




                                  


차   카   게         살   자   :









조필과 검사










                                                                                              영화 << 넘버3 >> 에서는 일주일 내내 짱깨(짜장면)와 컵라면으로 끼니를 때우는 조직 폭력배 불사파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아랫것은 입맛이 물릴 때'가 되면 입이 댓발 나오는 법이어서 조직 두목 조필은 짱깨에 물린 조직원을 어르고 달랜다. 


오늘 강조하고 싶은 것은 이 헝그리 정신에 관해서야. 헝그리. 배가 고프다는 뜻이지, 헝그리. 에이치, 유, 엔...  뭐 니들 일주일 째 짱깨에 컵라면만으로 이렇게 떼우는 거 잘 알아. 물론 흰쌀밥에 괴깃국 먹고 싶겠지, 응 ? 그걸 참는 것도 일종의 훈련이야, 훈련. 응 ?  니들, 한국 복싱이 왜 잘나가다가 요즘 빌빌대는지 아나 ?  다 이 헝그리 정신이 없기 때문이야. 헝그리 정신. 옛날엔 말이야, 다 라면만 먹고도, 진짜 라면만 먹고도 챔피언 먹었어. 홍수환, 홍수환. 어... 어,어,어 엄마 챔피언 먹었어. 복싱뿐만이 아니야, 응 ? 그 누구냐. 


현정화, 현정화 걔도 라면 먹고... 라면만 먹고도 육상에서 금메달 세 개씩이나 따 버렷어. 골방 수훈의 근엄을 깨트리는 것은 조직원의 한마디'였다. " 임춘애입니다, 행님 ! " 아랫것은 사실을 적시했다는 이유로 눅눅한 밤에 먼지 휘날리도록 맞는다. 조필(송강호)는 목에 핏대 세우며 외친다. 내, 내내내내가 현정화'라면 현정화야 !!!!  그렇다, 양아치의 세계에서는 오직 오야붕의 팔뚝만 굵어야 한다. 이것이 그들의 강령이며 게임의 법칙'이다. 조필이 화가 난 이유는 사실 정정 보고 때문이라기보다는 아랫것이 꼬박꼬박 말대답을 한다는 데 있다. 


복종의 세계에서 말대답은 배반, 배신, 투부정사'다. 그래서 아랫것은 좆나게 맞는다. 어찌 보면 임춘애입니다, 행님 _ 이라고 말대답했던 아랫것은 정직한 놈이라기보다는 눈치가 없는 놈'이다. 사시미 칼 쑤시는 놈들에게 무슨 놈의 정의이고 진실'이 중요할까 ? 적벽대전보다 요란한 조국대전을 관람하면서 검찰이라는 캐릭터는 " 내, 내내내내내가 현정화라면 현정화야 ! " 라고 외쳤던 조필'보다는 " 임춘애입니다, 행님 ! " 이라고 말대답했던 아랫것'에 가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을 적시했다는 이유로 조필에게 좆나 맞는 모습에서 언론을 통해 피의사실을 


요실금 환자처럼 찔끔찔끔 흘리다가 결국에는 대중에게 좆나 맞고 있는 검찰의 모습이 오버랩된다. 조필이 골방 수훈 시간에 흰 쌀밥에 괴깃국 먹고 밴츠 타고 룸쌀롱 가서 여자 젖가슴 만지며 양주 마시자고 했을 때 제일 먼저 떠오른 조직은 검사님들이었다. " 룸살롱과 검사님 " 이라는 짝패는 한국 영화의 흔하디 흔하디 흔하디 흔한 클레셰가 아닌가. 남들은 바른말 했다고 조필에게 좆나게 맞는 꼬붕이 불쌍하다지만 불쌍할 것 하나 없다. 양아치는 양아치일 뿐이다. 나는 조국대전에서 조국을 지지하는 것이 아니라 검찰 개혁을 지지할 뿐이다. 


이제 어찌되었든, 조국은 되돌릴 수 없는, 엎질러진 물이 되었다. 조국이라는 칼로 착하게 살자 라는 문신을 새긴 검찰의 팔뚝을 잘라야 한다. 팔뚝에 착하게 살자 라고 문신한 놈치고 착하게 산 놈 본 적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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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9-29 20: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9-09-29 20:57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