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기 좋은 이름
김애란 지음 / 열림원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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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부사를 위한 변명








누구는 부사(副詞)를 이해하고 누구는 부사를 오해한다. 혹은 이해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오해하고 있는 이도 있고 그 반대인 경우도 있다. 스티븐 킹은 " 지옥으로 가는 길은 부사로 뒤덮여 있다 " 고 강조한다. 부사를 많이 사용하면 문장이 촌스러워진다는 경고'이다.  그는 << 유혹하는 글쓰기 >> 에서 이렇게 말했다. 



지옥으로 가는 길은 수많은 부사들로 뒤덮여 있다고 나는 믿는다. 지붕 위에서 목청껏 외치라고 해도 기꺼이 하겠다. 달리 표현하면 부사는 민들레와 같다. 잔디밭에 한 포기가 돋아나면 제법 예쁘고 독특해 보인다. 그러나 이때 곧바로 뽑아버리지 않으면 이튼날엔 다섯 포기가 돋아나고...... 그 다음날엔 50포기가 돋아나고...... 그러다 보면 여러분의 잔디밭은 철저하게, 완벽하게, 어지럽게 민들레로 뒤덮이고 만다. 그때쯤이면 그 모두가 실제 그대로 흔해빠진 잡초로 보일 뿐이지만 그때는 이미ㅡ으헉!!ㅡ 늦어버린 것이다1).


- 유혹하는 글쓰기 중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은 " (민들레가) 잔디밭에 한 포기가 돋아나면 제법 예쁘고 독특해 보인다 " 는 고백이다. 그러니까 스티븐 킹은 무조건 부사를 뜯어버려 _ 라고 으르렁거리는 것은 아니란 말이다. 그는 투덜대다가 끝에 가서는 이렇게 마무리한다. " 뭐..... 나도 대개는 부사를 너그럽게 보아줄 수 있는 사람이다 ! "  반면에 철학자 김영민은 부사를 매우 좋아한다. 그는 << 보행 >> 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 부사는, 우선, 나머지 문장 전체와 독립해 있으면서도, 이를테면 원격 조종으로써 일거에 그 문장 전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부사는 일종의 메타어의 성격을 강하게 지닌 것이다. 


이 같은 모습은, 내가 지식인의 입지로서 늘 강조해온 ‘ 독립하되 고립되지 않는다 ’는 형국과 너무나 유사해서 사뭇 유쾌하다.  부사는 기존의 문장과 독립해 있으면서도, 그 문장 전체의 기반을 흔들 수 있는 메타적 연계를 유지한다. " 나는 부사라는 녀석에 대해 양가적 입장이다.  계륵 같다고나 할까 ?  내가 내린 결론은, 김영민 특유의 문장 스타일을 훔쳐서 말하자면,  부사를 사용하되 남용하지는 말자. 대체로 부사가 문장을 촌스럽게 만드는 것은 사실이다. 예를 들어 " ㅡ 좋다 " 앞에 강조와 허세가 가미된 부사가 투입되면 문장은 확실히 촌스러운 모양이 된다. 


너무 좋다, 정말로 좋다, 참 좋다, 가장 좋다, 굉장히 좋다, 엄청 좋다, 졸라 / 조낸 / 조또 / 좆나 좋다 따위의 문장은 요리로 치자면  화학조미료 미원, 쇠고기 다시다, 라면 스프, 향신료 따위로 감칠맛을 뽐낸 요리다. 맹물에 과립형 알갱이 한 숟가락 넣었을 뿐인데...... 그래, 이 맛이야 ~             만약에 당신이 쓴 문장이 싱싱하다고 자부한다면 굳이 화학 조미료나 마늘, 생강, 파 따위로 맛을 더할 필요는 없다. 싱싱한 꽃등심은 양념 없이 불에 구워 먹는 것이 최상이다. 반대로 품질이 떨어지는 부위는 주로 간장, 고추장 따위의 강한 양념으로 요리한다. 주재료 본연의 맛을 감추기 위한 수단이다. 


문장도 마찬가지 아닐까 ?  강도와 빈도를 강조하는 부사를 남용하는 문장은 문장의 빈곤한 내용을 감추기 위한 수단'이다. 하지만 부사가 모두 마늘이나 생강처럼 강한 것은 아니다. 부드러운 부사'도 많다. 예를 들어 " 넌지시 - " , " 살포시 - " , " 사뿐 - " 따위는 문장 전체를 부드럽게 만든다. 억양이 부드러운, 소극적이며 정적인 부사는 향기로운 허브 같다. " 즈려밟다 " 는 문장과 " 사뿐이 즈려밟다 " 라는 문장은 서로 다른 문장'이다. 한국인에게 " 사뿐이 " 가 빠진 " 즈려밟다 " 라는 문장은 상상할 수가 없다. 그렇기에 스티븐 킹의 말에 대하여 나는 반은 동의하고 반은 동의할 수 없다. 


김애란도 부사의 쓰임에 대하여 고민을 한 모양이다. 일품 요리사는 화학 조미료로 맛을 내는 것을 부끄러워하듯이 일품 문장가는 부사의 사용을 부끄러워한다. 문장 강화 훈련을 받은 사람이라면 동의할 것이다. 부사는 저잣거리 입말에서나 쓰는 품사라고 말이다. 산문집 << 잊기 좋은 여름 >> 에서 김애란은 다음과 같이 고백한다. 





실로 오래 전부터 훌륭한 문장가들은 우리에게 부사의 위험성에 대해 경고해 왔다. 나는 부사가 걸린다. 부사가 낭비된 걸 보면, 나도 모르게 그 문장을 고쳐 읽게 된다. 한 번은 문장 그대로, 또 한 번은 부사를 없애고. 그러고는 언제나 나중 것이 더 좋았다고 생각한다. 나는 내 문장 안에 부사가 있었다는 걸, 부사가 없는 자리를 보며 기억한다. 부사는 그 자리에 그대로 있는지 모른다. 나는 부사- 하고 발음해본다. 그 이름, 어감 한 번 지루하다. 부사는 가볍다. 부사는 크다. 부사는 단순하다. 부사는… 잘 모르겠다. 아무래도 좀, 이상한 품사 같다.  나는 부사를 쓴다. 나는 부사를 지운다. 나는 부사가 걸리고, 부사가 창피하다. 나는 부사에 주의한다. 나는 부사가 불편하다. …아무래도 나는, 부사를 좋아하는 것 같다. 나는 손가락을 모으며 이 말을 아주 조그맣게 한다. 글 짓는 사람이 이런 말을 하려면 용기가 필요하다. 나는 부사를 '꽤' 좋아한다. 나는 부사를 '아주' 좋아한다. 나는 부사를 '매우' 좋아하며, 절대, 제일, 가장, 과연, 진짜, 왠지, 퍽, 무척, 좋아한다. 등단 이후로, 한 문장 안에 이렇게 많은 부사를 마음껏 써보기는 처음이다. 기분이 '참' 좋다.

- 산문집 << 잊기 좋은 여름 >> , 부사와 인사 中

 


김애란은 부사에 대하여 오만가지 감정을 나열한다. 부사는 동사처럼 활기차지도 않고 명사처럼 명료하지도 않지만, 그는 부사라는 품사에서 무능하고 과장이 심한 성품을 읽지만 안간힘이 있어서 미워할 수 없다고 고백한다. 이런 고백은 그의 첫 번째 소설집 << 달려라 아비 >> 를 관통하는 정서'이다. 그런 점에서 << 달려라 아비 >> 에 등장하는 아비는 부사를 닮았다.



부사는 그게 무엇인지는 설명하지 못하고 그냥 '저것! 저것!' 한다. 그것은 설명보다 충동에 가깝고, 힘이 세지만 섬세하지 못하다. 부사는 동사처럼 활기차지도, 명사처럼 명료하지도 않다. 그것은 실천력은 하나도 없으면서 만날 큰소리만 치고, 툭하면 집을 나가는 막내 삼촌을 닮았다. 부사는 과장한다. 부사는 무능하다. 부사는 명사나 동사처럼 제 이름에 받침이 없다. 그래서 가볍게 날아오르고, 큰 선을 그린 뒤 '그게 뭔지 알 수 없지만 바로 그거'라며 시치미를 뗀다. 부사 안에는 쉽게 설명해버리는 안이함과 함께, 그렇게 밖에 설명할 수 없다는 안간힘이 들어 있다. '참', '퍽', '아주' 최선을 다하지만 답답하고 어쩔 수 없다는 느낌. 말(言)이 말(言)을 바라보는 느낌. 부사는 마음을 닮은 품사이다. 나는 부사의 다급함이 좋다. 그것은 무언가를 설명할 수 없을 것 같은 예감에서부터 출발한다. 계속 지울 부사를, 자꾸 쓰게 되는 건 모두 그 때문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김애란이 부사를 자주 사용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아마도 그녀는 헤밍웨이의 말을 경청했을 것이다. 헤밍웨이는 이렇게 말했다. " 사랑하는 것들을 죽여야 한다. " 옳은 말이다. 나도 부사를 참, 정말, 퍽, 아주, 꽤나, 많이, 너무 좋아한다. 얼씨구 ~           옛날에는 국광이나 아오리를 최고로 쳤으나 이제는 무조건 부사'다. 부사는 쓰지 않고 달며 상큼하다. 사과 하면 역시 부사'다.

  






​                              



1) 나는 가끔 스티븐 킹 할베가 저런 비유를 사용하면 미치는 경향이 있다. 찰지다, 찰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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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곰생각하는발 2019-07-14 18: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잊기 좋은 이름, 짱 좋다 ! 올 여름은 잊기 좋은 이름으로 !

수다맨 2019-07-15 14: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부사가 많이 들어간 문장을 쓰는 작가들을 좋아하지 않는데 예외가 있다면 이문구와 필립 로스 같은 문인들입니다. 이런 작가들은 간결체를 거부하면서 문장 단위에 토속어를 전격 배치(이문구)하거나 복문과 중문을 장황하게 구사(필립 로스)하는데 단순한 정보 전달에 주력하기보다는 말 자체가 가지고 있는 운율과 정서를 최대치로 끌어올리면서, 인물과 풍경의 내/외면을 치밀하고 섬세하게 형상화하는 데 목적을 두는 것 같더군요.
다만 이런 사람들이야 대문장가들이고, 문장에 대한 고민을 시작하는 단계에 있다면 스티븐 킹의 조언을 우선 받아들이는 것이 좋다는 생각이 듭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9-07-15 15:45   좋아요 0 | URL
그들의 특징은 구어체 특유의 맛깔을 잘 담는 작가들이잖아요. 고수이기에 문장이 빛이 나는 것이지 그냥 적당한 실력을 가진 사람이 부사 남발하면 죽음이죠.. ㅎㅎ
 



불매운동은 감정적 대응인가 ? 









 


- 저널리즘 토크쇼 J  예고편








대한민국은 자본주의 사회'다. 돈(資)이 바탕(本)이 되는 사회에서 소비자는 주권으로서 주체'이다. 그런 점에서 대한민국은 국민(民)이 주인(主)이 되는 민주주의보다는 자본주의에 가깝다. 그렇기에 경제 유형, 산업 구조, 생산 유형 따위를 결정하는 최종적 권한은 소비자에게 있다. 정치(가)는 소비자의 욕망(needs)을 읽고 그에 맞는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소비 행위와 정치 행위'는 불가분의 관계인 셈이다. 일본의 경제 보복이 정치 보복인 이유'이고 이에 대응하는 한국의 불매 운동도 정치적인 이유이기도 하다. 소비 행위에서 정치성을 표면 위로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경우가 바로 불매 운동'이다. 


한국의 언론-들이 이 사건을 다루면서 쏟아냈던 기사와 보도 자료를 접하면서 절실히 깨닫게 되는 것은 황국신민-서사'이다.  조중동은 불매 운동을 " 감정적 대응 " 으로 통일한다.  이럴 때일수록 이성적 사고와 태도를 보일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잠자는 사자 코털을 건드려서 좋을 게 없다는 태도다.  이 태도는 일본을 사자의 위치에 고정하고 나서 한국을 고양이나 쥐 따위로 보는 시각'이다. 조중동의 포지셔닝이 굴종에 가깝다 보니 애티튜드도 비굴할 수밖에 없다. 내가 보기엔 그런 태도야말로 감정적 접근이다. 소비자가 소비자 주권의 일환으로 일본 제품을 불매하는 것이 과연 감정적 태도라고 볼 수 있을까(오히려 분수에 맞지 않는 과소비가 감정적 소비 형태'가 아닐까)?  


한국 언론은 지금 대단한 착각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 착각이 황국 신민 서사를 양산하고 있는 것이다. 오히려 감정적 태도로 일관하고 있는 쪽은 일본'이다. 한국이 일본에 대하여 반감을 가지는 현상을 반일 감정 (反日感情, 영어: Anti-Japan sentiment ) 이라고 한다면 일본이 한국에 대하여 반감을 가지는 현상은 반한 감정'이다. 그런데 일본은 반한(反韓 ㅡ)이라는 표현 대신 혐한(嫌韓ㅡ)이라고 부른다. 어떤 대상을 " 반대하는 것 " 과 " 혐오하는 것 " 은 전혀 다른 차원이다.  전자는 판단에 기초한 것이고 후자는 정서에 기초한 것이다.  혐오라는 정서는 주로 대상을 열등한 존재로 인식할 때 발생한다. 


예를 들면, 고위 공무원이 국민을 개 돼지로 폄하할 때의 감정이 바로 혐오'이다. 일본이 반한(Anti-Japan sentiment)이라는 표현 대신 혐한(hate speech)'이라고 부르는 것은 한국인을 열등한 인종으로 인식하는 인종차별적 언어 표현인 셈이다. 싸구리 센티멘탈을 비판하기에 앞서 헤이트 스피치를 먼저 비난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하지 않을까 ?  묻고 싶다. 혐한에 반대하는 반일이 감정적 대응인가 ?  국민을 계몽해야 될 대상이라고 여긴다면 그것이야말로 개몽(ㅡ夢)이다. 나랏 말쌈이 듕국과 달라 서로 사맛디 아니한 이래로 한국인의 가방 끈은 가장 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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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취월장 - 일을 잘하기 위한 8가지 원리
고영성.신영준 지음 / 로크미디어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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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리수거 합시다






삐뚜름한 성정 탓인지는 몰라도 악서를 만나면 분이 풀릴 때까지 깐다. 나는 악평에 묘한 재능이 있어서 요리 까고 조리 까다가 돌려 까고 둘리도 까다가 나중에는 호박씨도 깐다. 문제는 형편없는 책을 선물 받았을 때 발생한다. 예를 들면 청년멘토가 쓴 자기계발서가 대표적이다. 이런 책은 질색이라. 하지만 선물 받은 책에 대한 악평은 책을 선물한 사람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서 가급적이면 아예 언급을 하지 않는다. 물론, 악평에 천부적 재능을 가진 나는 입이 간지러워서 입병이 나지만 어쩌랴. 책을 선물한 사람의 고운 마음을 생각하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이런 책은 호환마마보다 나쁜 악서'여서 쓰레기통에 버리는 것이 상책이다. 선물 받은 책을 쓰레기통에 버린 책 목록에서 오늘 내가 이웃들에게 소개할 책은 << 일취월장 >> 이라는 자기계발서'다. 최근 이 책의 저자가 구설수에 오른 모양이다(말 한마디로 천냥 빚을 부른 베스트셀러 작가). 이때다 싶어 그때 하지 못했던 악담을 할 생각이다. 우선, 이 책에 대해서 조목조목 비판하고 싶으나 2년 전에 대충 읽다가 버린 책이라 텍스트 비판보다는 간단한 인상(쓰며) 비평으로 매조지하겠다. 독자에 대한 예의도 없고 성의도 없다.  읽다 보면 남의 말이 팔 할이다. 그러니까 자기 주장은 없고 온통 남의 글을 인용한 텍스트로 넘쳐난다. 이런 책은 창작도 아니고 편집도 아니다, 짜깁기에 불과하다. 이런 식으로 책을 만들 수 있다면 대한민국은 대략 2000만 명의 저자를 보유한 문화 강국이 될 수 있다. 개인적 기준으로 보자면 이런 책은 버리는 것이 최고의 교양이다. 그리고 분리수거는 시민의 기본 소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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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9-07-12 18: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책을 곰발님에게 선물로 준 분의 의도가 궁금하네요.. ㅎㅎㅎㅎ
혹시 곰발님이 분풀이할 수도 있도록 먹잇감을 준 것일까요?

곰곰생각하는발 2019-07-12 15:33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런가요. 당시에 이 책이 베스트셀러였나 봐요. 왜 책 선물 할 때 베스트셀러 많이 선물하잖아요.. ㅎㅎ

2019-07-12 15: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9-07-12 16:14   좋아요 0 | URL
그렇습니다.. 책도 이제는 식품으로 분류해야 합니다... ㅎㅎㅎㅎㅎ 저는 사람들이 왜 이런 책을 사서 보는지 이해가 안갑니다...

수다맨 2019-07-13 14: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런 류 책이 우연한 경로로 생기면 알라딘 중고서점에 팔아버립니다. 그런데 이런 책을 딱 한 번 팔지 못했던 적이 있는데, 바로 이명박 자서전이었지요. 몇 번이고 팔려고 했는데 그때마다 서점 측에서 매물이 너무 많아서 받지 못하겠다고 난색을 보이더군요,

곰곰생각하는발 2019-07-13 14:3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런 책들은 중고서점에서도 팔리면 안 되니 앞으로는 그냥 버리세요.. ㅎㅎㅎㅎ공익을 위해서는 약간의 사익은 손해 봐야죠... ㅎㅎㅎㅎㅎ

雨香 2019-07-13 18:05   좋아요 0 | URL
‘이런 책은 호환마마보다 나쁜 악서‘여서 쓰레기통에 버리는 것이 상책이다.‘에 공감합니다.
 


만식이니 ?




며칠 전, 개를 끌고 산책을 가던 중에 50대 후반으로 보이는 여성을 만났다. 그 여성은 나를 보자마자 대뜸 만식이니 _ 라고 물었다. 나는 만식 씨가 아니기에 아니오 곰곰발'입니다 _ 라고 말하자 그녀는 더욱 황당한 말을 하기 시작했다. " 귀엽게 생겼네. 몇 살이에요 ? " 하아 ! 내가 아무리 귀여운 외모의 소유자라고 해도 초면에 이런 실례를 범하다니 믿을 수 없었다. 나는 화를 삼키고는 먹을 만큼 먹었습니다 _ 라고 차분하게 말했다. 그런데 자꾸 생각할수록 화가 나는 것이다. 나는 똑같이 응수했다. " 나이가 어떻게 돼요 ? "  50대 후반으로 보이는 여성이 대답했다. " 2살이에요. 호호호 ! " 나는 순간 당황했다. 미친 여자인가 ???!!!  이 모든 것은 다 나의 오해에서 비롯된 일이었다. 그녀는 2살이 된 리트리버 수컷(똘이)을 데리고 약속장소로 향하고 있었다. SNS를 통해 같은 동네에서 리트리버를 키우는 사람끼리 의기투합하여 동네 공원에서 만나기로 한 것이다. 그녀가 만나기로 한 사람은 만식이'라고 불리는 리트리버의 보호자'였는데, 약속 장소를 향하는 도중에 나를 만난 것이다. 그러니까 나를 만식이의 보호자로 착각한 것이었던, 것이었던, 것이다.  







뜬금

한국이 일본에 대하여 반감을 가지는 현상을 감정 (反日感情, 영어: Anti-Japan sentiment ) 이라고 한다면 일본이 한국에 대하여 반감을 가지는 현상은 반한 감정'이다. 그런데 일본은 반한(反韓 ㅡ)이라는 표현 대신 혐한(嫌韓ㅡ)이라고 부른다. 어떤 대상을 " 반대하는 것 " 과 " 혐오하는 것 " 은 전혀 다른 차원이다.  전자는 판단에 기초한 것이고 후자는 정서에 기초한 것이다.  혐오라는 정서는 주로 대상을 열등한 존재로 인식할 때 발생한다. 예를 들면, 고위 공무원이 국민을 개 돼지로 폄하할 때의 감정이 바로 혐오'이다. 일본이 반한(Anti-Japan sentiment)이라는 표현 대신 혐한(hate speech)'이라고 부르는 것은 한국인을 열등한 인종으로 인식하는 인종차별적 언어 표현인 셈이다. 그런데 한국 언론은 이 인종차별적 표현을 그대로 수입해서 쓰고 있다. 한국 언론은 대체로 반일 감정에 따른 불매 운동은 감정적 대응이라며 이성적으로 대처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문제는 < 감정적 대응 태도 > 은 한국이 아니라 일본이라는 점이다.  자본제에서 가장 강력한 힘은 소비 행위'이기에 일본의 경제 보복에 대응하기 위해 불매 운동을 펼치는 것은 매우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런데 언론에서는 이러한 행위를 감정적 대응이라고 판단하는 모양이다.  한국의 언론인은 대부분 수박 씨 발라먹을 새끼들이다. 




거위 

기회가 주어진다면 거위를 키우고 싶다. 거위는 보호자에 대한 충성심이 대단하다고 한다. 또한 40년을 산다고 하니 이보다 좋을 수 없다. 제주도에서 거위 5형제를 키우는 상상을 하다가 이름을 어떻게 지을까 고민했다. 거위에게 어울리는 성은 무엇일까, 고민하다가 내린 결론은 곽씨'다. 성은 정했으니 이름만 지으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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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9-07-11 17:5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거위가 ‘곽곽’ 소리 내면서 우니까 곽 씨? ㅎㅎㅎㅎ
거위 우는 소리가 닭 우는 소리보다 더 시끄러울 것 같아요.. ^^;;

곰곰생각하는발 2019-07-11 18:21   좋아요 0 | URL
곽씨 딱이죠 ? 거위 키우면 곽부성이란 이름을 지어줄 겁니다.. 짐승은 이름이 촌스러울수록 멋지죠.
곽두팔, 곽두식, 곽만식.... 이런 이름 얼마나 멋집니까 !
 
















                                  


O Ovo e a Galinha, 달걀과 닭 : 









닭걀과 닭






이런 장면을 상상했다 : 교통 사고로 아내와 어린 딸을 잃은 남자. 생의 의지가 꺾이자 그는 날마다 죽음을 생각한다. 어느날, 마트에서 만난 노파가 그에게 계란 한 판을 사라고 권유한다. 그 노파는 생면부지로 마트 사원도 아니다. 남자는 묻는다. 왜요 ? 그러자 노파는 웃으며 말한다. 파 한 단과 계란 한 판은 요리할 때 당장 필요는 없어도 늘 냉장고에 있어야 할 재료잖아요. 계란이 당신을 구원할 겁니다.  남자는 텅 빈 냉장고를 떠올리며 그녀의 권고를 받아들인다. 집은 온통 엉망이다. 뜯지도 않은 택배 상자, 바닥에 뒹구는 술병들, 장을 보고도 정리를 하지 않은 채 식탁 위에 놓은 장바구니 식재료들.  3주 후, 남자는 의자 위에 올라 전깃줄로 목을 감싼 후 자살을 시도하려 한다. 그때 ! 집안 구석 어디에선가 들리는 소리. 삐, 삐, 삐, 삐. 남자는 의자에서 내려와 소리가 나는 쪽으로 간다. 식탁 위에 갓 태어난 병아리 13마리가 식탁 위를 돌아다니고 있다. 노파의 권유로 구입한 유정란 한 판에 집의 온도와 맞아떨어지면서 부화한 것이다. 남자는 병아리를 키우기로 마음 먹는다. 병아리가 닭이 되는 시간은 짧았다. 남자는 병아리 열세 자매를 키우기 위해 직장을 그만 두고 집을 팔아 제주도로 이사를 한다. 그는 닭을 키우면서 육아 일기를 쓴다. 제목은 << 달걀과 닭1) >> 이다. 달걀 한 판이 그의 목숨을 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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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9-07-08 18:0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제가 부화기에서 태어난 병아리를 돌본 적이 있어요. 2년 전에 어머니가 닭 사육에 관심 많으셔서 졸지에 저도 병아리 돌보미가 되었어요.. ㅎㅎㅎ

집에서 5마리의 병아리를 거의 다 자랄 때까지 키웠어요. 병아리 티가 사라지기 시작하니까 쉰 소리로 울어대고(사람으로 치면 변성기 중이에요), 날갯짓을 하면서 사방을 돌아다녀요. 그럴 때 집에 혼자 있기 싫었어요.. 닭들 때문에 책을 못 읽어요.. ^^;;

곰곰생각하는발 2019-07-08 18:07   좋아요 0 | URL
전 옛날에 남자 둘이 자취하는 집에서 마트에서 산 유정란 한 판을 식탁 위에 둔 채 출장 갔다 왔더니 병아리로 태어난 경우를 본 적 있습니다. 방송에서.... ㅎㅎㅎㅎㅎ

cyrus 2019-07-08 18:09   좋아요 0 | URL
저도 그 얘기 방송에서 본 것 같아요.. ㅎㅎㅎㅎ

곰곰생각하는발 2019-07-08 18:11   좋아요 0 | URL
부화 환경이 방 온도 습도와 맞으면 그렇게 자연 부화하는 경우가 있다고 하더군요.... ㅎㅎㅎㅎㅎㅎㅎㅎ

cyrus 2019-07-08 18:14   좋아요 0 | URL
울엄니가 그런 사례가 나온 방송 보고 나서 부화기를 샀어요. 제 방이 다른 방에 비해 따뜻한 편이라 항상 부화기는 그곳에 있었어요. 그래서 병아리가 알에서 나오는 과정을 많이 봤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