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송현정 기자입니다 !




                                                                                                   반듯하게 펼쳐진 수건보다는 반듯하게 접힌 손수건이 기분 좋게 하듯이 엽서보다는 손수건처럼 접히고 접히고 접힌 편지가 좋다. 내용이 중요한 것은 아니다.  그립다는 내용의 문장을 아무리 변주해 봐야 거기서 거기'다.

편지에서 중요한 것은 또박또박 힘주어 쓴, 심 깊은 글자와 구김 없이 곱게 접힌 편지지를 통해 수신자가 알게 되는 것은 발신자의 태도'다.  그것이 편지의 에티튜드이다.  대화도 마찬가지다.  내용과 태도가 모두 훌륭하면 최선이겠으나 우선 순위를 정해야 한다면 말의 " 내용 " 보다는  말하는 " 태도 " 가 훌륭해야 한다.  버닝썬 사태에서 가수 정준영이 대중 앞에서 죽을 죄를 지었습니다 _ 라고 말을 했다고 해서 그가 진심으로 피해자와 대중을 향해 사과를 했다고 믿는 이는 없을 것이다.  그것은 그저 죄를 면피하기 위한 수단처럼 보일 뿐이다.

그렇기에 발화된 말의 진심은 내용이 아니라 태도가 좌우하는 것이다. << 대통령에게 묻는다 >> 에서 인터뷰어'로 나선 송현정 기자가 욕을 먹는 이유는 내용도 형편없을 뿐만 아니라 태도도 불손했다는 데 있다. 송현정 기자는 문 대통령에게 야당으로부터 독재자라는 소리를 듣는데 기분이 어떠냐 _ 고 물었는데, 이 질문은 논리적으로 보았을 때 성립 불가능하다.  왜냐하면 송현정 기자의 질문 자체가 문재인 대통령은 독재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본인 스스로 증명했기 때문이다. 기자가 대통령에게 당신은 독재자인가 _ 라는 질문을 자유롭게 던질 수 있다는 사실은 이미 언론 자유가 보장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세상의 모든 독재자가 제일 먼저 하는 것이 " 언론 통제 " 라는 점을 생각하면 답은 쉽다. 독재자가 장악한 독재 국가에서 공영 방송 기자가 독재자에게 당신은 독재자인가 _ 라는 질문을 던지는 경우는 없다, 그렇지 않은가 ?  이 간단한 셈법도 눈이 흐려서 계산을 못한다는 인터뷰어로서 자격이 없는 셈이다.  내용은 훌륭하나 태도가 형편없는 경우는 있어도 내용이 형편없는데 태도가 훌륭한 경우는 없다. 송현정 기자는 내용과 태도 면에서 모두 낙제점을 받을 만하다. 송현정 기자는 시종일관 인상을 찡그리며 질문을 던진다. 중립적 태도를 유지하는 것은 기자의 본색이다.

범죄자에게 질문을 던질 때에도 최대한 감정을  숨긴 채 중립적 태도를 지키는 것이 기자의 태도인데 송현정 기자는 지나치게 내색을 드러낸다. 그 낯빛이 유쾌할 리 없다.  내가 << 대통령과의 대담 >> 를 보고 난 느낌은 인터뷰어 송현정 기자는 얼룩이 진 편지지에 성의 없이 휘갈겨 쓴 구겨진 편지지 같다는 느낌이었다.  내가 이런 편지를 받으면 기분이 좆같을 것 같다. 현정 씨, 이런 편지 보내지 마세요. 욕 먹습니다아.





댓글(4) 먼댓글(0) 좋아요(1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수다맨 2019-05-11 11:0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지금의 대통령에 대해선 솔직히 여러 가지로 할 말이 많기는 합니다만, 적어도 탈권위주의나 적극적 소통의 측면에 있어서는 MB나 503 같은 부류들과는 비교조차 불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멀게는 박 장군에서, 가깝게는 503한테 엎드려서 단물과 개평을 받아먹던 족속들이 독재 운운하니 기도 안 차네요.

곰곰생각하는발 2019-05-11 11:38   좋아요 0 | URL
세월호 방송 때 보여준 기자 정신 보십시오. 무례하기 짝이 없고, 인간에 대한 예의도 없고, 겁도 많고, 아부도 잘하고.....

2019-05-12 07: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9-05-12 14: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발기한 수컷들이 펼치는

발칙한 엄살들의 향연장



 

 

 

 

 


 

문학 속 한국 남자



 

 

                                                                                                                                                                                                                                                                                                  한국 영화에 대한 관심을 접는 결정적 계기가 임권택 영화 때문이었고 한국 문학에 대한 관심을 접은 결정적 계기는 윤대녕 소설 때문이었다.

보다 솔직하게 고백하자면   :   임권택 영화나 윤대녕 소설 때문에 그들이 꼴도 보기 싫었다기보다는 평단의 아부에 질린 탓이다. 때리는 시어머니보다는 말리는 시누이가 더 미운 법이라고나 할까 ?  나는 << 무진기행 >> 류의 소설을 읽다가 학을 뗐다. 기존 문학에서 여성과 남성이 공간을 점유하는 지점은 서로 다르다.  남성은 주로 도시 / 중심 / 도심'을 점령하고 여성은 동네 / 변방 / 향토의 공간을 점유한다. 좋은 예로 도심 속 사우나는 여탕은 없고 남탕만 운영하는 곳이 많은 반면에 주택가 목욕탕에는 반대로 남탕이 없는 경우도 있다. 성별에 따라 나와바리'가 구별되는 것이다.

한국 문학은 남성이 자신의 나와바리를 떠나서 여성의 공간에 침투하는 것은 낭만적 경험으로 다루면서도 정작 여성이 남성의 나와바리에 진입하는 순간에는 부정적 이미지를 덧씌우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한국 문학에서 " 도시 여자 " 는 주로 부정적으로 소비된다. 은교라는 소녀가 변두리 동네 여자라는 점은 한국 문학 어르신의 판타지에 불과하다. 은교가 사랑스러운 이유는 도시 여자가 아니기 때문이다 ). 그렇기에 서울이라는 도시에 사는 남자가 자신이 사는 나와바리(도시, 중심, 도심) 를 떠나서 동네 변두리로 향토 여행을 떠난다는 문학적 상징성은 성적인 코드와 함께 성차별적 시선을 숨기고 있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김승옥의 << 무진기행 >> 은 바로 이 도식을 따른다. 윤대녕 소설도 << 무진기행 >> 의 아류작이다. 새로울 것 하나 없다는 점에서 윤대녕 소설은 상투적이며 식상한 작품이다. 쉽게 말해서 고리타분하다는 소리이다.  하지만 평단이 세련된 도시적 감수성과 신선한 문체 운운하며 엄지척 올리고 감탄할 때마다 나는 중지척 올리며 반항했다.  조까라마이싱이다 !                  한국 문단이 주례사를 남발하는 것이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남진우 평론가가 << 은어 낚시 통신 >> 을 두고

" 안개 속에서 붉게 타오르는 휘황한 불꽃나무, 윤대녕의 소설은 이 성소(聖所)에 도달하기 위한 기나긴 도정이며 이 성소에 대한 그리움과 갈망의 기록이라 할 수 있다.  현실 저편 일상 저편에 자리잡고 있는 그 무엇이 홀연히 이 진부한 사실의 세계에 그 모습을 드러낸다. 그 순간 삶은 무의미한 반복 혹은 추락의 과정이기를 그치고 하나의 불꽃으로 고요히 타오른다. 일상의 나태한 의식으로는 인지되지 않는 낯선 세계가 갑자기 눈앞에 펼쳐지는 것이다. "

라고 평가했을 때는 크게 웃었다. 문학평론가 특유의 만연체를 읽을 때마다 원고지 칸 채우려고 애를 쓴다는 생각에 항상 웃게 된다. 나는 남진우의 문장을 다음과 같이 번역했다. 윤대녕의 소설은 여성의 자궁에 도달하기 위한 정자의 기나긴 도정이며 자궁에 대한ㅡ 후끈 달아오른, 아. 아아아아아. 그 정염의 기록이라 할 수 있다. 비단 이 소설집'뿐만 아니라 다른 소설들도 성격이 대동소이해서 다른 평론가들의 비평도 대부분 시원(始原)을 찾아 떠나는 문학 여행이라든지 성소(聖所) 에 대한 그리움이라는 게 중평이었다.  남진우의 비평 수준은 비평이라고 하기에는 자격 미달이어서 차라리 하마평이 적당할 텐데,

하마평이라고 하기에도 모자랄 정도로 형편없어서 벼룩평이라고 하는 것이 타당하지 않을까 싶다. 최순실이 < 의상실 > 에서 옷 고르는 재미에 빠져 있다면 윤대녕 소설에 등장하는 남자 주인공은 < 의욕상실 > 에 빠져 있다. 돈이나 벌려고 직장인이 되었나 자괴감에 빠질 무렵,  서울이라는 도시에 사는 중년 남자는 현대 카드 하나 손에 들고 떠난다. 춘천 청평사로, 부여 무량사로, 땅끝 해남으로, 제주도 성산포'로 ! 개불처럼 히마리 없던 남자는 그곳에서 여자를 만나 원기를 충전한다. 문득 이런 의문이 들었다. 윤대녕 작품 세계를 장소애(토포필리아)로 이해하는 것은 과연 타당한가 ? 

혹자는 청평사, 무량사, 성산포가 평론가들이 말하는 성소나 시원이겠구나 지레짐작하겠지만 윤대녕 문학 속 장소는 여행지(로컬리티) 가 아니라 성적인 의미에서의 처녀지(處女地) 다. 그러니까 도시 서울에 사는 중년 남성이 지방에 내려가 젊고 아름다운 묘령의 여성을 정복하고 상경한다는 점에서 처녀지'인 것이다. 윤대녕 소설에 등장하는, 히마리 없는 남자가 여행을 통해 원기를 회복하는 곳은 지(地)가 아니라 여성의 체(體)다. 한국 문학 속 남자들이 자주 써먹는 수법이 자기 연민이다.  나는 외롭고, 나는 아프고, 나는 지치고, 너는 내 알 바 아니고, 나는 버티고, 너도 아프면 나는 더 많이 아프고, 자니 ? ......  

내가 윤대녕과 평론가를 싸잡아서 비판하는 대목은 한국 사회가 여성을 소비하는 싸구려 방식에 대해서 문제를 제기하는커녕 적극적으로 옹호한다는 점이다.  한국 문단이 유독 " 처녀지 " 라는 단어에 집착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들이 여성의 몸을 로컬리티(locality)에 빗대어 문학적 감수성으로 풀어내는 방식은 꽤나 로 컬리티(low  quality)하다.  유식하게 말해서 그렇지,  무식하게 풀어서 말하자면 " 시바, 졸라 촌스럽다 ~ "  그들은 여성 - 몸을 있는 그대로 보는 것이 아니라 피로할 때 먹는 비타민C이거나 박카스 F 정도로 생각하는 것이다. 내가 출판사 사장이라면 윤대녕 소설 띠지를 다음과 같이  만들 것이다.

남성이여 ! 피로할 때 떠나라, 원기 회복엔 묘령의 여자. 아침에 먹는 사과보다 맛있습니다. 절찬리에 판매 중 ! 충남 보령군 음성읍 절찬리에서는 안 팔아요, 팔아요, 요, 요, 요, 요, 요, 요........    

이 싸구려 남성 판타지에 질려서 더 이상 윤대녕 소설 따위는 읽지 않는다. 차라리 순문학보다는 장르문학이 느끼하지 않아서 좋다. 튀김 문학보다는 차라리 스시 문학이 낫다. 과연 여성의 몸은 그들이 말하는 것처럼 신비하며 위대한 성소(聖所)이자 시원(始原)일까 ?  문제는 윤대녕만의 판타지가 아니라는 점이다. 박범신의 << 은교 >> 도 마찬가지다. 문학적 감수성으로 포장된 서사는 겉으로 보기에는 여성 숭배처럼 보이지만 속내는 여성 숭배가 아니다.  오히려 여성에 대한 편견으로 가득차기 일쑤다. 여자 옆에 끼고 술 마시는 것을 좋아하는 사장님일수록 평소에는 여성 비하 발언을 사슴도 아니면서 서슴없이 하는 것과도 같은 모순'이다. 

그들이 숭배하는 것은 탐나는 여성 육체이지 평범한 여성 육체가 아니다. 이처럼 體를 食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강할수록 여성 육체는 숭배받는다. 바로 이런 남자 때문에 바바라 크루거는 " 당신(여성)의 몸은 전쟁터 " 라고 폭로한다. 한국 남자들은 애나 어른이나 아무리 생각해 봐도 많이 아픈 모양이다. 위로를 전한다. " 마이 아파 ? "


2016-12-04에 쓴 격문을 다시 고쳐 씀




 


댓글(4) 먼댓글(0) 좋아요(2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21세기컴맹 2019-05-11 19: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재밌게 읽었어요 윤대녕 소설 제목을 못찾아 이렇게 댓글 남김니다. 알려주심 다시 찾아와 읽어보려고요

곰곰생각하는발 2019-05-11 19:20   좋아요 1 | URL
검색창에 윤대녕 입력하면 책 제목이 주르르르륵 나옵니다.. ㅎㅎ

21세기컴맹 2019-05-13 17: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구체적으로 책 제목을요.
제가 읽은 몇 권에서는 여기서 말하시는 걸 감지 못해서요.
구체적으로 책 이름을 주세요. 호기심..

곰곰생각하는발 2019-05-13 21: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은어낙시통신 읽어보세요 ~
 

 

 

 

 

 

 

 

 

 

 

                                       

 

떡볶이 좋아하는 당신에게   :

 

 

 

 

 

 

 

 

 

보수를 지지하면,

                                                          당신의 오줌보가 터진다 !



                                                                                                                                                       떡볶이는 맛있다. 떡볶이는 한국인의 소울푸드여서 <<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다 >> 는 책 제목에 공감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 글은 떡볶이를 좋아하는 이를 위한 헌사라는 사실을 미리 밝히는 바이다. 보수 정권이 집권하면 자살률이 치솟는다고 한다1). 물론, 이 통계값은 미국의 사례이지만 각 진영이 내세우는 가치(보수 = 자본 이익, 진보 = 노동 권익 )를 생각하면 만국의 현상이기도 할 것이다.

오스트레일리아와 영국도 이와 비슷한 통계값이 나왔다. 오스트레일리아의 경우는 보수당이 집권하면 노동당이 집권할 때보다 남자는 자살할 확률이 17% 높아지는 반면에 여자는 40% 나 높아진다고 추정했다. 그리고 영국(1901년에서 2000년 기간)은 보수당이 집권하지 않았다면 자살자 3만5000명이 감소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처럼 사회적 약자일수록 진보 정당을 지지하는 것이 유리한 셈이다.  대한민국도 마찬가지'이다.  노무현 정권과 이명박 이후의 자살률 도표를 보면 답이 나온다.

자살이 대부분 빈곤 문제에서 발생한다는 점에서 자본가의 이익과 주류 기득권을 지지하는 불알당이 집권하면 자살률'은 높아질 것이 분명하다.  안 봐도 비디오요, 본들 무슨 소용이오.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다면 진보 정당을 지지해야 한다. 왜 ?! 떡볶이는 맛있으니까 ! 먹고 있어도 먹고 싶으니까 ! 생각만 해도 입에 침이 고이니까 ! 그러므로 당신이 자본가가 아니라 노동자'라면, 동시에 여성이라면, 동시에 떡볶이 JMT을 지지하는 여성 노동자'라면 더더욱 좌파와 손을 잡아야 한다

게임의 법칙을 따르자면 국민 대부분은 노동자이기에 좌파 정부를 지지해야 하나 돌아가는 꼴을 보면 그렇지 않다.  가난한 사람일수록 보수를 지지하는 성향이 강하다. 한겨레 신문에 매우 재미있는 기사2)가 실렸다. 내가 주목한 부분은 남성 변기 대비 여성 대변기 비율이 전국에서 가장 높은 곳이 세종시이고 가장 낮은 곳이 대구라는 점(남성 변기 100개당 세종시는 여성 변기 87개이고 대구시는 57개)이다. 세종은 진보 지지층의 결속이 높은 곳이고 대구는 깃발론으로 유명한 자유당의 영원한 젖줄이자 불알당의 말뚝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  대구 여성 유권자는 불알후드의 권익을 대표하는 보수 정당을 지지해서 손해를 본 셈이다. 

모 국회의원이 자신의 지역구인 대구를 " 찬란한 밤 문화의 성지 " 라고 소개한 것만 봐도 대구는 밤꽃 향기 작렬하는 열혈남아의 도시이다. 마초들이 모여 산다는 대구에서 여성 변기 수가 남성 변기 수의 절반 수준이라는 사실은 대구시 행정이 남성 위주로 편의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이명박의 성지였던 포항이 이명박 때 추진한 지열발전소 때문에 포항 지진이 발생했다는 사실도 투표의 배신인 셈이다 ).  하여, 나는 당신에게 경고한다. 오줌보가 터지지 않기 위해서는 불알후드 정당을 비토VETO 하세요.



■   덧대기

불알후드는 브라더후드(brotherhood)의 콩글리쉬 표기법'이다. 그러니까 불알후드란 견고한 남성 혈맹'을 의미한다. 정식 명칭은 " 밤꽃 향기 작렬하는 불알후드 " 이다. 夜臭猛不(야취맹불), 밤꽃 냄새가 사납도록 불쾌하다는 뜻의 야취맹불이라는 사자성어가 바로 그 의미'이다. 오해는 마시라. 남성을 조롱하려는 목적은 아니다. < 브라더 > 를 줄이다 보니 < 불알 > 이 된 것뿐이다. 보수는 기본적으로 가부장적 욕망을 대표할 수밖에 없다. 그것이 보수의 심장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나는 자유한국당을 불알당'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여기에도 자유한국당을 조롱하려는 목적은 애초에 없었다는 사실을 미리 밝히고 싶다. 자유한국당 대부분이 불한당이다보니 불한과 불알이 엇비슷하여 발생한, 참을 수 없는 가벼운 참사'로 이해하시면 좋을 듯하다. 불알후드가 기고만장하도록 내버려두면 좆된다. 불알당, 가시는 길에 똥 밟았으면 좋겠다. 화이팅 ~


​                                 

1) << 왜 어떤 정치인은 다른 정치인보다 더 위험한가'(Why Some Politicians Are More Dangerous Than Others >> 에서 제임스 길리건 교수가 통계를 바탕으로 보수 정권이 들어서면 자살률이 치솟는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 책에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 미국 전체의 살해율(자살률+살인율)이 공화당 대통령의 취임 직후부터 늘기 시작해서 임기 말년쯤에 최고점에 도달하였다. 민주당 대통령이 취임하면 살해율이 줄기 시작해서 임기 말년쯤에 최저점에 도달하였다. "  이 학자는 살인과 자살을 합해서 이 현상을 ‘치명적 전염성 살해’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그러던 어느 날 이 정신의학자는 치명적 전염성 살해율이 급격하게 증가하는 세 번의 시기가 모두 공화당 소속의 대통령이 집권한 시기와 겹친다는 사실을 우연히 발견했다. 또한 살해율이 급격하게 감소하는 세 번의 시기가 민주당 대통령의 집권 시기와 겹친다는 점도 확인했다. 더 자세히 조사해 보니 미국 전체의 살해율이 공화당 대통령의 취임 직후부터 늘기 시작해서 임기 말년쯤에 최고점에 도달하였다. 그런데 민주당 대통령이 취임하면 살해율이 줄기 시작해서 임기 말년쯤에 최저점에 도달하였다. 1900년 현재 미국에서 살인율·자살률을 합한 살해율은 10만명당 15.6명이었다. 그때부터 2007년까지, 한 세기가 넘는 기간에 공화당 대통령들이 59년을 집권했는데 공화당 집권 기간을 통틀어 1900년과 비교해서 살해율의 순누적 증가분이 19.9명으로 나타났다. 민주당 대통령들이 집권한 48년 동안에는 살해율의 순누적 감소분이 18.3명으로 나타났다. 공화당 대통령 집권기에는 살인과 자살이 훨씬 더 많이 일어났고, 민주당 대통령 집권기에는 살인과 자살이 훨씬 덜 발생했던 것이다(한겨레 기사 < 미 공화당이 집권하면 왜 살인과 자살률이 늘까 > 에서 발췌).

 

2)

 






 


댓글(12) 먼댓글(0) 좋아요(1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cyrus 2019-05-06 18:3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자유한국당 소속 남성 의원들의 젠더 감수성 빈곤이 많이 부각돼서 그렇지 더불어민주당이나 좌파 정당 내의 남성 의원들도 젠더 감수성이 부족해요.

페미니즘 독서 모임 멤버 중에 대학원에서 여성학을 공부하는 분이 많아요. 그 중 한 분은 ‘대구 남성성’을 주제로 연구논문을 쓰는 중입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9-05-06 18:34   좋아요 0 | URL
당연하죠. 저는 민주당이 진보 당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보수당이죠. 하지만 워낙 자유당이 극악스러워서 반대편에 있는 것 같은 착시 현상이 발생했을 뿐이란 생각이 듭니다..


+

대구 남성성... 흥미 진진하겠는 데요. 참. 사이러스 님도 대구 분이시죠 ? ㅎㅎㅎㅎ

cyrus 2019-05-06 18:36   좋아요 1 | URL
맞아요. 그래서 논문을 쓰는 분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을 드리기 위해 ‘대구 남성성‘의 특징이 무엇인지 생각하고 있어요. 당연히 저도 연구 대상입니다.. ㅎㅎㅎ

곰곰생각하는발 2019-05-06 18:44   좋아요 0 | URL
유레카 님과 사이러스 님은 대구 세계에서는 좀 종특인 셈이죠... ㅎㅎㅎㅎ

2019-05-07 09: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9-05-07 14:08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그렇군요. 사실 자한당이 대구에 제대로 한 게 거의 없잖아요..
참 대단합니다....

수다맨 2019-05-07 09:5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곰곰발님 저는 그저께 잘 들어갔습니다. 재미있던 밤이었습니다. 제가 그저께 자리에서 추천한 책 목록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오혜진 외 ˝문학을 부수는 문학들˝
2. 한승태 ˝고기로 태어나서˝
사실 1보다는 2를 좀 더 추천하고 싶습니다. 왜냐하면 1의 경우는 공저로 출판된 것이어서 저자마다 수준과 내공의 편차가 있고 ‘한국 문학을 젠더적인 안목과 독법으로 읽기‘라는 기획에 제가 공감한 바가 적지 않았기에 좀 더 고평을 한 것도 있습니다. 이 점을 얼마간 감안하셨으면 합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9-05-07 14:07   좋아요 0 | URL
그거 말고 왜 다른 작품 하나 말한 적 있잖아요..

수다맨 2019-05-07 17:07   좋아요 1 | URL
(저도 취해 있어서) 추천작까지는 아니었던 것으로 기억나는데 곰곰발님에게 핸드폰 화면으로 보여 드렸던 책을 말하자면 박상영의 ˝알려지지 않은 예술가의 눈물과 자이툰 파스타˝라는 소설집이 아닐까 싶습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9-05-07 17:58   좋아요 0 | URL
오, 마자마자요.. 그 책.

혹시 책 가지고 있으시면 좀 빌려주세요 ~

수다맨 2019-05-09 12:00   좋아요 0 | URL
오혜진, 한승태 책은 있는데 박상영 책은 도서관에서 읽었던지라 책이 없습니다...... 그리고 이 책이 현 독서 시장에서 상당한 주목을 받고 있지만 저로서는 딱히 소장가치를 느끼지는 못해서요.

곰곰생각하는발 2019-05-10 18:18   좋아요 0 | URL
오. 그렇군요. 그러면 괜찮으시다면 나중에 만날 때 오혜진, 한승태 책좀 빌려주시구려... 올해는 책 사지 않기로 결심을 한지라...
 


수건과 손수건







 


 

                                                                                               " 무릎을 꿇을지언정 서서 죽겠다 " 이토록 비장하며 비통한 서정은 남성성을 대표하는 애티튜드'이다. 남자는 몸을 웅크리거나 허리를 굽히거나 속 좁은 행위 따위를 남자답지 못하다고 여기는 경향이 있다.

그룹 들국화가 남성들에게 쩨째하기 굴지 말고 가슴을 활짝 펴라 _ 라고 주문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남자는 자신의 몸을 활짝 펼쳐 놓아야 한다. 허리는 꼿꼿하게, 어깨는 당당하게, 걸을 때는 성큼성큼, 꿈은 원대하게 !  한국 사회가 남성에게 요구하는 이미지는 " 부풀리기(팽창) " 이다. 자신의 몸보다 크게 보이게 하려는 의태는 모든 수컷 짐승의 공통된 특징'이기도 하다. 반면에 한국 사회는 여성에서 " 오므리기(수축) " 을 강요한다.  남성이 옷자락 펼치며 걷는 것이 상남자의 표본이라면 여성은 가슴옷자락 여미며 조신하게 걷는 것이 표본이 된다.

다소곳한 여성은 가부장 사회가 요구하는 여성상이다. 다소곳한 태도가 : 고개를 약간 숙이며 온순한 태도를 보이는 의태라는 점에서 자신의 몸보다 작게 보여야 여성적이라고 판단하는 것이다. 몸은 66사이즈'인데 옷은 44사이즈를 입으려고 욕망하는 것은 결국 억압의 결과이다(20대 한국 여성의 평균 몸 사이즈는 66이다. 반면에 44사이즈는 키 150cm에 가슴 둘레 82cm를 기준으로 만들어진 옷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터넷 쇼핑몰 중에는 66사이즈 옷을 팔지 않는 곳이 많다. 예쁜 옷은 대부분 44와 55사이즈이다. 44사이즈는 현대판 코르셋인 셈이다).

만약에 한글도 프랑스어처럼 명사에 성별을 부여할 수 있다면 수건은 남성명사이고 손수건은 여성명사'가 될 것이다. 왜냐하면 두 사물의 의태는 각각 남성적 특징과 여성적 특징을 고스란히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물의 기능성을 놓고 보자면 수건은 펼쳐야 하고 손수건은 접혀야 한다. 전자는 팽창 이미지이고 후자는 수축 이미지'이다. 특히 손수건은 자신의 몸보다 작게, 그리고 무해하도록 접히고 접히고 또 접힌다. 주머니 속에서 드러내지 않고 감추기. 그것이 손수건의 일생이었다. 그래서 나는 손수건을 볼 때마다 손수건은 내성적이야 _ 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필름누아르라는 이름의 바(bar)에서 술을 마시고 있는데 한 여자가 내 옆으로 다가와 앉았다. 나는 순간, 그녀가 위험한 여자'라고 직감했다. 그것은 편견에서 비롯된 결과라기보다는 (장르 영화에 대한) 편애에서 비롯된 용인에 가까웠다. 느와르 영화 속 여성은 모두 다 위험하니까.  그는 " 팜므 " 였기에 필연적으로 " 파탈 " 일 수밖에 없었다. 그녀는 : 전생에서는 손수건이었으나 현생에서는 여자로 태어난 사람 _ 이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말도 안 되는 엉터리 소리였지만 왠지 진실처럼 느껴졌다. 내가 웃으면서 말했다. " 프랑스어로 손수건은 남성명사이지요 ! "  

여자는 나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 지금 당신에 매고 있는 넥타이는 프랑스어로 여성명사예요. 그러니까 인생은 아이러니죠. 종종 몸과 영혼의 성별이 뒤바뀐 경우가 있죠. 몸은 남성인데 영혼은 여성이거나 몸은 여성인데 영혼은 남성이거나...... 손수건과 넥타이의 운명도 그런 것이 아닐까요 ? "  나는 그녀에게 수건과 손수건의 차이에 대해 설명했다. 여자는 리스본행 특급 열차를 기다린다고 했다. 시간을 확인하는 횟수가 잦아질 무렵 여자는 리스본행 열차를 타기 위해 떠났고, 나는 홀로 남아 술을 마셨다.  스피커에서는 < The Train Leaves at Eight > 의 기타 연주곡이 흘러나왔다.

여자가 떠난 자리에는 그녀가 놓고 간 손수건이 보였다. 하늘색 도트 무늬 손수건이었다. 그 손수건은 내가 오래전에 잃어버렸던 그 손수건과 똑같았다. 층층이 쌓인 손수건 모서리 끝단에는 자신의 이니셜 이름을 새긴 알파벳 모양이 설핏 보였다. 나는 손수건 모서리 끝단을 살짝 올려 이니셜을 확인했다. 내 이니셜과 같았다(F.O).

- FIN













+




2018.8.18







손수건은 내성적이다










늦은 밤, 심야식당에서 나는 혼자 술을 마시고 있었다. 그때 한 여자가 문을 열고 들어왔다. 하늘색 물방울무늬의 하얀 옷을 입은 여자'였다. 처음 보는 낯선 여자였으나 낯익은 얼굴처럼 느껴졌다. 나는 계속 어떤 묘한 기시감에 갇혀서 그녀에게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 그녀는 입생로랑 담배를 입에 물고 내게 다가오더니 낮은 톤으로 말했다. " 자지 깔까 ? 'зажигалка'  " 러시아어로 라이터 불 좀 빌립시다, 라는 뜻이었다. 이 농담을 진지하게 받아들여서 저, 포경했는데요 _ 라고 말하면 위트 없는 사람이 된다. 나는 그녀에게 자지깔까를 건네면서 물었다. " 조심히 다뤄 주세요. 폭발할 수도 있습니다. 농담입니다. 러시아에서 오셨나 봐요 ? " 그녀는 담배 연기를 길게 내품으며 말했다. " 아니요, 저는 무정부주의자예요. 사실은..... 국적을 몰라요. 하여튼 메이드 인 러시아는 아니에요.  몇 년 전에 인간으로 환생했거든요. " 후생이 인간이라면 전생은 무엇이었을까 ?  실례지만.... 당신의 전생을 물어봐도 될까요 ?            처음에 그녀는 내 질문에 관심 없다는 듯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나는 말 없는 그녀의 옆 얼굴을 말없이 바라보았다. 보면 볼수록 낯익은 얼굴이었다. 어디서 봤더라 ?! 현세에서는 서로 만난 적이 없었으니 이 기시감은 전생에서의 인연이 아니었을까 ?  나는 다시 물었다. 환생을 기억한다는 것은 전생을 기억한다는 것 아닌가요 ? 그녀가 나를 바라보았다. " 그래요, 나는 전생을 기억하죠. 나는 손수건이었어요. 이 세상에서 제일 예쁜 손수건이 왼쪽 모서리와 오른쪽 모서리가 한치의 오차도 없이 접점을 이루어 접힐 때에요. 이제 내가 누군지 아시겠나요 ? " 그녀는 그 말을 남기고 홀연히 사라졌다. 떠난 자리에서는 샤프란 향이 은은하게 퍼졌다. 비로소 나는 그녀가 내가 잃어버렸던 손수건이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하늘색 도트 무늬 패턴의 하얀 손수건. 나는 종종 사람들에게 말하곤 했다. " 이 세상에서 제일 예쁜 손수건이 뭔 줄 알아 ?  모서리와 모서리가 한치의 오차도 없이 접점을 이뤄 접힌 손수건이야말로 제일 좋은 손수건이지. 펼쳐지는 순간, 손수건은 손수건만이 가지고 있는 미학을 잃어버리지. 손수건은 내성적이야. 늘 닫혀 있거든. 그게 마음에 들어....... "

+

어젯밤에 " 전생에서는 손수건이었다가 후생에서는 인간으로 환생한 여자 " 가 꿈에 나타났다. 꿈에 이야기를 덧댔다. 나는 손수건을 보면서 늘 손수건은 내성적이라는 생각을 했다. 손수건은 늘 첩첩이 접혀 있어서 그 속을 알 수가 없으니까 말이다. 수건과 손수건의 차이는 명백하다. 수건은 반듯하게 펼쳐져야 예쁘고 손수건은 반듯하게 모서리가 겹겹이 접혀야 예쁘다. 나는 한때......  내가 사랑했던 여자를 모서리라 불렀다.


 


댓글(6) 먼댓글(0) 좋아요(1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수다맨 2019-04-29 13:2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여담입니다만 ‘꿇고 사느니 서서 죽겠다‘는 이명원의 대학원 자퇴서 제목이기도 했지요. 지금 다시 읽어도 그 글은 꽤 참담한 내용을 담고 있는데, 이명원이 김윤식 표절을 지적했다가 학내의 모든 현대문학 전공 교수들이 일일이 그를 불러서 ‘제도적 매장‘ 운운하며 논문을 고치라고 훈계하는 대목이 나왔던 것이 생각납니다.
알라딘 서재에는 참으로 오랜만에 들르셨군요. 조만간 한 번 뵙지요.

곰곰생각하는발 2019-04-29 17:13   좋아요 0 | URL
그랬죠. 이명원이....
참. 솔방울 님 사진전 가셨씁니까 ? 저는 5월5일에나 가려고 하는데 그때 시간 되면 같이 갑시다..
사진전 보고 나서 야외 포장마차에서 술 한 잔 하고 각각 집으로..

수다맨 2019-04-30 10:19   좋아요 1 | URL
저는 4월 20일 토요일에 다녀왔습니다. 솔방울님이 5월 5일에 곰곰발님께서 오실 것이라고 하더군요
이번주 토요일에 시간이 되면 저도 가도록 하곘습니다.

2019-04-30 19: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9-05-04 06: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9-05-04 20: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헐크는 남자다잉 2

 

 




 

도식 1

도식 2






도식 1'에서 원은 코르셋'이다. 남성은 여성을 사적 영역인 원내(圓)에 가두기 위해 억압 장치를 발동한다. 여성이 사적 영역인 통 안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자신의 몸과 태도를 최대한 " 작고 / 좁게 / 수축 " 시켜야 한다. 그래서 여성은 남성에 비해 다소곳해야 한다. 당당한 어깨보다는 고개 숙인 어깨를, 양반다리보다는 다리를 모은 자세를, 가슴을 활짝 펼치는 대신 가려야 한다. 그리고 말할 때는 소곤거려야 한다. 여성은 사회로부터 자신의 몸을 축소하고 수축하는 태도를 교정받는다. 44사이즈 옷은 그 교정의 결과'이다. 한국 여성은 몸에 맞는 옷을 입는 것이 아니라 옷에 맞는 몸을 만들기 위해 다이어트를 한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사적 영역인 원내에 진입할 수 없기 때문이다. 원내에 집입하지 못한 채 공적 영역인 원외(圓)에 머무르는 순간, 사적 존재는 공적 존재에 의해 공격 대상이 된다(원내에 진입할 수 없는 여성은 남성으로부터 메퇘지라거나 쿵쾅이'라는 지적을 받아야 한다). 여기서 전자는 여성이고 후자는 남성이다. 한자 私  : 사사로울 사 ' 가 여성의 음부를 지시하는 단어'라는 점과 公 : 공정할 공' 이 2인칭 남성과 3인칭 남성을 높여 부르는 말이라는 점이 그 단서이다. 한자 公은 어디까지나 남성에 한해서 공정할 뿐이다. 남성 중심 사회가 여성을 작고 좁게 만들어서 통 안에 가두려고 한다면

남성에게는 그 반대의 운동성(확장성, 팽창성, 외향성)을 요구한다. 코르셋은 여성에게만 존재하는 쫄쫄이 코르셋이 아니다. 동그라미 쫄쫄이 코르셋은 남성에게도 존재한다. 남자는 목소리가 커야 하고, 가슴과 어깨를 활짝 펼치라고 교육한다. 그렇치 않으면 쩨쩨한 남자라는 비난을 받는다. 남성이 작고 좁게 그리고 몸을 무해하게 만드는 순간 또래로부터 왕따를 당하기 일쑤다. 70년대 외화 드라마 << 헐크 >> 에서 브루스 배너 박사는 헐크로 변하기 전에는 작고 좁고 무해한 존재'다. 그는 매 회'마다 남성들에게 두들겨 맞는다. 그 이유는 그가 여성화된 사적 영역에 머무르기 때문이다. 다음은 2016년에 쓴 글이다.

이 글의 제목은 < 헐크는 남자다 > 오리지날'이다.


 


헐크는 남자다



 


                                                                                                     헐크는 남자다.  당연하지 !               그럴 수밖에 없다. 이음매 없는 매끈한 몸매를 자랑하는 브루스 배너 박사에서 우락부락한 헐크로 변신하는 과정은 영락없이 남근이 발기되는 과정처럼 보인다.          

 

피가 쏠리고 핏줄이 솟은 브루스 배너의 새빨간 얼굴은,  아...... 민망하여라. 부끄럽구요.           귀두를 닮았다.  즉, 헐크는 발기한 남근 캐릭터인 셈이다.  그래서 우리는 헐크를 여성으로 설정하는 것 자체를 상상해 본 적이 없다.  하지만 << 헐크 >> 라는 캐릭터가 대중에게 큰 인기를 얻자,   돈 냄새를 맡은 할리우드 제작자들이 " 여자 헐크 " 를 영화화하려는 움직임이 있었다.  영화 << 트랜스포머 >> 에서 야리꾸리한 눈빛을 연기한 매간 폭스가 마블 코믹스 원작인 << 쉬-헐크(She-Hulk) >> 에서 주인공인 제니퍼 월터스 역을 맡게 된 것이다.  그 당시 영화 관계자 말을 들어보면 몸이 팽창하는 남자 헐크와는 달리 야성적인 모습보다는 섹시한 모습을 강조한 여자 헐크가 될 것이라고 했는데,

아직까지 이렇다 할 제작 소식이 들리지 않은 것을 보면 << 쉬-헐크 >> 영화화는 무산된 모양이다.  내가 이러려고 애타게 << 쉬-헐크 >> 영화화를 기다렸나 라는 자괴감이 든다는 말은 거짓말이고,  이 기사를 읽고 나서 흥미롭게 생각한 지점은 남자 헐크와 여자 헐크에 접근하는 인식의 차이'이다. 왜 제작진은 여자 헐크가 팽창하는 이미지를 포기한 것일까 ?  헐크에서 진정한 볼거리는 " 4월의 목련처럼 웅크렸던 꽃송이가 5월이 되면 육덕지게 터지는, 만개한 몸 "  인데 말이다. 생각만 해도.......  부끄럽구요.         이 글은 몸의 팽창과 축소에 대한 생각이다.  비단, 남자 헐크 캐릭터가 아니더라도 남성은 < 팽창 - 이미지 > 로 소비되고 여성은 < 축소 - 이미지 > 로 소비된다.

 

(똑바로) 처신하라, (당당하게) 말하라, (가슴을) 펴라, (어깨를) 벌려라, (고개를) 들어라, (힘차게) 걸어라 따위는 주로 남성에게 요구하는 이미지'이다.  이 주문들은 대부분 " 팽창하는 이미지 " 와 관련이 있다. 이 사회적 요구에 세뇌당한 남성들은 이러한 의태가 " 남성다움 " 을 강조한다고 믿는다. 좋은 예가 쩍벌남이다.  오죽했으면 발을 모으라고 지하철 바닥에 타원 두 개가 겹쳐져 하트 모양과 비슷한 모양인 스티커를 부착했을까.  지하철 에티켓을 말할 때 < 쩍벌남 > 과  함께 짝을 이루는 단어가 < 다꼬녀 : 다리 꼬는 여자 > 이다.  다꼬녀는 다리를 다소곳하게 오므리는 태도가 과잉의 형태로 나타는 결과이다.  둘 다 지하철 에티켓에서 벗어나는 태도이기는 하나 쩍벌남과 다꼬녀는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  

전자가 팽창하는 이미지라면 후자는 축소 지향적이다. 왜 남자는 다리를 벌리는 쪽으로 진화했고 여자는 다리를 모으는 쪽으로 진화한 것일까 ?  이 질문에 대한 답은 매우 간단하다. 남성 중심 사회가 그렇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부끄럽구요.             가부장 사회에서 강요된 여성의 몸에 반기를 든 페미니스트 샌드라 리 바트키는 여자들은 스스로를 작고 좁게, 그리고 무해하게 만들려고 노력한다고 지적했다. " 훈육적 관행들은 훈련되고 종속된 몸. 즉 열등한 지위가 새겨진 몸을 만들어낸다. 여자의 얼굴은 화장되어야, 말하자면 변경되어야 하는 것이다. 여자의 몸도 마찬가지다.

화장의 기술은 변장의 기술인데, 이는 여자의 얼굴이 결함을 지니고 있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여성성이라는 훈육 기획은 일종의 짜고 하는 게임이다. 그것은 근본적이고 광범위한 몸의 변형을 요구하기 때문에 거기에 빠져든 모든 여자는 사실상 어느 정도 실패할 운명에 처한다. " 뛰어난 통찰이 아닐 수 없다. 그러니까 여자는 태어날 때부터 어느 정도 실패할, 한국 사회라면 더더욱,  실패할 수밖에 없는 운명인 것이다. 여자 헐크가 우락부락한 육체 대신 섹시한 모습을 강조하려 했던 의도이기도 하다. 여성 옷 44사이즈에 대한 욕망도 강요된 훈육의 결과라 할 수 있다.

몸에 맞는 옷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옷에 맞는 몸을 만드는 것이다. 이 계획은 거지반 실패할 수밖에 없다. 대부분의 성인 여성이라면 44사이즈는 작은 옷이다. 그런 점에서 44 사이즈는 현대판 코르셋이요, 중국 전족인 셈이다.


2016. 11. 17. 13:56








댓글(4) 먼댓글(0) 좋아요(1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레삭매냐 2019-03-20 19: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어느 책에선가 왜 헐크 바지는
찢어지지 않나 하는 글을 보았던
게 문득 떠오릅니다.

마블 헐크는 쫌...
예전에 드라마에 나오던 헐크가
훨씬 더 인간적이더라는.

곰곰생각하는발 2019-03-20 22:20   좋아요 1 | URL
마블 헐크는.... 전 정말 재미 없더라고요..
역시 아주 옛날 티븨에서 하던 그,, 왜 삐쩍 마른 남자가 주인공인..
그 영화가 재미있었죠. 어린 나이에 그 뒷모습이 어찌나 안타까웠는지..ㅎㅎ

2019-03-27 09: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9-03-28 23:20   좋아요 0 | URL
네. 맞습니다. 그때 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