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은 아행행



 

 

                                                                                                                   그는 새벽 3시에 겨울 밤거리에 서서 서성거렸다(고 한다). 전날 밤 10시부터 기다렸으니 5시간째'다. 하지만 이 기나긴 기다림은 계속된다.

낮 12시가 되어야 가게 문을 연다고 하니 앞으로 9시간은 더 기다려야 하는 것이다. 그가 돈가스를 먹기 위해 기다린 시간은 총 17시간이다. 고생 끝에 낙이라 했던가 ! 한겨울 시베리아 칼바람을 견딘 끝에 가게 안으로 입성한 그는 날숨을 쉴 때 입김이 생기지 않는다는 사실에 감동한다. 오, 주여. 주문한 음식이 나온다. 한 입 베어 문 돈가스 맛에서 기쁨을 맛보았고 마지막 한 조각을 삼켰을 때에는 고깃덩어리를 삼켰다기보다는 슬픔의 한 편린을 삼킨 것처럼 느껴졌다. 때마침 처량하게도 식당 안에서 흘러나온 라디오 방송은 그의 마음을 흔들기에 충분했다. 세밑 한파에 오늘도 마음고생 많으셨죠 ?  김광진이 부릅니다. 편지. 여기까지가 끝인가 보오. 나는 이제 돌아서겠소.

하지만 그는 손바닥으로 눈물을 훔치는 대신 주먹 쥐고 일어서며 다짐한다.  맛있는 돈가스를 8,000원에 먹을 수 있으니 이 얼마나 수지맞는 장사인가, 이런 게 소확행이야 ! 대한민국에서 유통되고 있는 소확행에 대한 정의는 " 가격 대비 가성비 " 다. 포방터 돈가스보다 맛있는 돈가스를 맛볼 기회는 얼마든지 많다. 강남 고급 일식 돈가스 전문점에서 오만 원짜리 돈카츠를 사 먹으면 되니깐 말이다. 다만, 비쌀 뿐이다. 그런데 포방터에서 주먹 쥐고 블루스를 추던 그가 소확행을 얻기 위해 투자한 비용은 비단 8,000원이 전부였을까 ? 그는 8,000원짜리 돈가스를 먹기 위해 17시간을 투자한다. 이 시간에 돈을 벌 수 있는 부업을 한다면 << 최저시급 8,350 x 17시간 = 141,950원 >> 을 벌 수 있다. 

그러니까 그가 먹은 돈가스는 8,000원짜리가 아니라 149,950원짜리 돈가스'인 셈이다.  소확행의 핵심이 가성비라고 했을 때 150,000원짜리 돈가스를 두고 가성비가 훌륭하다고 말하는 이는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그가 얻은 소확행은 진짜 소확행인가, 아니면 아행행인가 ?   내가 이 글에서 말하고 싶은 것은 대한민국에서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소확행(가성비를 기준으로 내린 가치 판단)이 사실은 좆도 아니라는 점을 지적하고 싶은 것이다. 좆도 아닌 일상을 마치 예술의 일상성으로 포장하는 인스타그램 감성과 맞물리면서 소확행은 오로지 남에게 보여주기 위해 전시하는 자위 기구로 사용되고 있다.  포방터 새벽 밤거리에서 주먹 쥐고 블루스를 추던 그가 욕망하는 것은 인스타그램에 전시할 사진 한 장이었던 것은 아니었을까 ?

그는 자신이 취득한 작은 행복을 홍보하기 위해 인증-샷을 남긴다.  백종원 열풍의 핵심도 가성비에 있다.  박권일 셰프는 백종원 열풍에 대해 " 최고의 재료를 숙련된 기술로 요리한 음식이 우리(셰프)의 로망이라면, 최소한의 재료와 노동으로 ' 있어 보이는 ' 식탁을 차려내는 것은 우리(소비자)의 needs 다. 한국에서 그걸 가장 잘하는 사람이 백종원이다 " 라고 말했다. 이 말을 알기 쉽게 번역하면 " 없어 보이는 재료 " 로 " 있어 보이는 식탁 " 을 차리는 것이다. 그런데 < 백종원의 집밥 > 이라는 프레임은 모순된 표현이다. 왜냐하면 백종원이 시청자에게 알려주는 음식 백서는 오리지널 홈메이드 집밥이 아니라 외식 요리'를 흉내 낸 홈메이드 집밥이기 때문이다.

그의 요리 백서가 선보이는 음식은 집안에서 해 먹는 " 집 밥 " 이라기보다는 " 집 밖 " 에서 사 먹는 음식 맛을 흉내 내는 요리'이다.  방점이 매식에 있는 것이다. 그러니까 음식을 만드는 장소가 (식당 가게가 아닌) 집 부엌일 뿐이지 결과물은 유사 매식 음식이다. 내가 백종원을 비판하는 지점이 바로 그것이다. 백주부의 핵심은 매식을 copy 하는 것이다. 여기서도 작동하는 심리 기저는 가성비'다. 박권일이 지적했듯이 백종원 서사의 핵심은 < 없어 보이는 재료 > 로 < 있어 보이는 식탁을 꾸미는 것 > 이다. 훌륭한 원본을 복제하여 사본化하는 것은 원본에 대한 오마쥬이다.  하지만 복제할 가치 없는 원본을 copy하는 것은 짝퉁이다.

그렇기에 백주부의 요리 백서는 짝퉁이다. 그것은 일종의 시물라시옹이며 copy food 에 지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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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1-15 23: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9-01-16 16: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언더 더 씨 호밀밭 소설선 소설의 바다 3
강동수 지음 / 호밀밭 / 2018년 9월
평점 :
품절


 

 


 

                                    

 

엉 덩 이 와   히 아 신 스   :




 

 



문학적 영감에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 꽃, 김춘추



 


 


          학을 가르치던 교수가 A 제자를 꽃에 비유하며 A에게 카카오 메시지 500건과 문자 45건을 보냈다가 학교로부터 교원 품위 훼손에 따른 징계로 정직 3개월 결정을 내린 사건이 있었다. 교수가 지속적으로 보낸 문자가 성희롱에 해당된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에 해당 교수는 극렬히 반발하며 문학적 영감(시 창작 수업)일 뿐이라고 행정 소송을 냈지만 법원은 근엄한 목소리로 영감 같은 소리하고 자빠졌네 _ 라는 지청구를 날렸다.

이 늙은 영감은 A에게 가장 좋아하는 꽃( : 그녀는 히아신스라고 답했다)이 무엇이냐고 물은 후에 < 히아신스 > 라는 제목의 시를 보낸다. " 엉덩이 속에 다 녹아들어가 있다 / 그녀는 엉덩이가 전부다 / 엉덩이로 생각하고 엉덩이로 꿈을 꾼다 / 엉덩이로 말을 하고 / 엉덩이로 사랑할 줄 아는 히아신스 "  히아신스를 보며 여자의 엉덩이가 떠올라 몸이 달아오른, 이 문학적 영감 머릿속에는 온통 엉덩이, 엉덩이, 엉덩이, 엉덩이. 오오오오오 !  엉덩이가 자리잡고 있다. 그에게 엉덩이는 뮤즈인 셈이다. 이 얼마나 아스트랄한 문학의 변증법적 상상력인가 ! 웃지 않을 수 없어서 웃는다. 그런가 하면 평창올림픽 때 전문 인력-들이 여성 자원봉사자에게 " 꽃은 물을 줘야 한다 " 며 성희롱을 일삼아서 논란이 된 적도 있다.

이처럼 꽃은 꼰대들의 문학적 영감'이다. 하지만 꼰대들에게 있어서 꽃보다 더 자극적인 성적 오브제는 과일이다. 속된 말로 남자들이 자주 사용하는 " 여자를 따먹다 " 에서 여자는 과일로 환유된다. 강동수 작가의 단편소설집 << 언더 더 씨 >>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단편 < 언더 더 씨 > 는 세월호 희생자(女)의 1인칭 시점으로 이야기를 전개하는 소설이다. 문제가 되는 문장은 다음과 같다. " 내 젖가슴처럼 단단하고 탱탱한 과육에 앞니를 박아 넣으면 입속으로 흘러들던 새큼하고 달콤한 즙앱 " 누가 봐도 이 문장에 사용된 단어들은 성적 암시에 중요하게 쓰이는 단골 낱말들이다.

< 단단하다 > 는 형용사는 발기를, < 탱탱하다 > 는 젊은 피부를, < 과육 > 은 성욕의 식욕화를 환유하는 방식으로, < 앞니를 박아 넣었다 > 는 굳이 내가 설명할 필요가 없을 정도의 은유이다. 그리고 " 박아 넣은 ㅡ " 결과 " 새큼하고 달콤한 즙액 ㅡ" 이 흘러나왔다는 것은 화장실 벽낙서에 자주 등장하는 남성 판타지의 전형이다. 이 문장을 읽은 많은 이들이 세월호 희생자를 성적 대상화했다며 반발하자 작가는 일부분만 발췌해서 전체 맥락을 훼손한다며 화를 냈지만 전체 문맥을 살펴도 달라질 것은 없다.


“ 지금쯤 땅위에선 자두가 한창일 텐데. 엄마와 함께 갔던 대형마트 과일 코너의 커다란 소쿠리에 수북이 담겨있던 검붉은 자두를 떠올리자 갑자기 입속에서 침이 괸다. 신과일을 유난히 좋아하는 내 성화에 엄마는 눈을 흘기면서도 박스째로 자동차 트렁크에 실어오곤 했는데...... 내 젖가슴처럼 단단하고 탱탱한 과육에 앞니를 박아 넣으면 입속으로 흘러들던 새큼하고 달큼한 즙액.”

 

나는 작가가 음흉한 생각으로 이 문장을 썼을 리는 만무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작가 입장에서 보면 억울한 면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가부장 사회에서 무의식적으로 학습된, 고착된 여성성(성적 대상화)이 은연 중에 드러난 결과라는 생각은 지울 수가 없다. 그는 이 논란에 대해 불같이 화를 내며 변명하기에 앞서 무의식적으로 발현된 남성 욕망에 대한 반성부터 해야 했다. 남성 작가라면 남성 화자'가 1인칭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것이 심리를 묘사하는 데 있어서 더 유리함에도 불구하고 굳이 여성 화자가 1인칭 화자로 등장한 이유는 무엇일까 ?  그것은 17살 여성 < 나 > 와 남성 작가인 늙은 나를 접선(빙의)시켜야 하는 난이도 높은 기술인데 말이다.

당연한 결과이지만 작가는 1인칭 < 나 > 로 빙의하는데 실패한다.  여자라면 어느 누구도 자두를 먹으면서 내 젖가슴이 탱탱한 자두와 같다는 생각을 하며 앞니를 박아 넣지는 않는다.  같은 이유로 남자라면 어느 누구도 바나나 껍질을 벗기면서 포경인 자신의 성기를 상상하며 맛있다고 느끼지 않는다.  만약에 미성년인 여자가 크기가 작은 자두를 자신의 젖과 동일시하면서 성욕을 식욕으로 변주하거나 미성년인 남자가 바나나를 자신의 좆과 동일시하면서 성욕을 식욕으로 변주했다면 그 심리적 기저에는 동성애적 성적 취향이 자리잡고 있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 추론이다. 그렇기에 이 소설에서 자두에 대한 묘사는 어디까지나 남성 중심 시각에서 바라본 여성 신체에 대한 상상력일 뿐이다.  

여성을 꽃이나 과일에 비유하는 사람은 대부분 여성이 아니라 남성이다. 여성은 여성 스스로 자신을 꽃이나 과일에 비유하지 않는다.  그렇기에 이 소설에서의 1인칭 < 나 > 는 외피는 소녀이지만 내피는 문학적 영감의 늙은 목소리일 뿐이다. 이 소설은 소녀 목소리를 흉내 내는 늙은 남자 목소리'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진혼 굿을 차용한 애도라기보다는 오히려 핍진성이 제거된 불가능한 성대 모사에 가깝다. 그렇기에 이 소설은 완벽하게, 그리고 철저하게 실패한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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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다맨 2019-01-16 14:3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말씀하신 것처럼 오십대 후반의 작가가 (고도의 관찰력과 감응력 없이) 십대 소녀의 목소리를 내려고 했다는 데서 이 소설의 문학적/윤리적인 실패는 예정되어 있었다고 봅니다. 작가 본인과 바라보는 대상에 대해서 솔직함과 진실성을 갖출 줄 알았다면, 이런 소설이 나오지는 않았겠지요.

곰곰생각하는발 2019-01-16 16:21   좋아요 0 | URL
남성이 여성을 온전히 이해할 수 있다고 믿는 저 오만함이 이런 비극을 낳았죠..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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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_ 해야 하는데  아_ 하게 되는  경우  :





낙 수 효 과


 


                                                                                                                 경제학 용어로 고소득층의 소득 증대가 소비 및 투자 확대로 이어져 저소득층의 소득도 증가하게 된다는 이론이 < 낙수 효과 trickle down > 이다. 그런데 이 말은 윌 로저스라는 코미디 배우이자 칼럼리스트인 허버트 후버 대통령의 경제 정책을 비꼬면서 한 조롱이라고 한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상류층 손에 넘어간 모든 돈이 부디 빈민들에게도 낙수되기(trickle down)를 고대한다.” 조롱 섞인 농담이었는데 이것을 그대로 받아들인 대통령이 바로 똥멍청이 로날드 레이건이었다. 레이건 행정부는 경제 활성화를 표방하며 부유층 및 기업에 대한 소득세와 법인세를 대폭 인하했다. 여러분, 부자가 배가 불러야 가난한 이에게도 먹을 것이 떨어집니다아 ~ " 조롱 섞인 농담이 신념을 담은 진담으로 바뀐 것이다. 레이노믹스의 결과는 처참했다.《이코노미스트(The Economist)》는 2012년 기준 미국의 상위 0.1% 가구가 하위 90% 가구(상위 10% 가구를 제외한 전체 가구)와 맞먹는 부()를 축적하고 있다는 지적했으며

2015년 IMF 보고서도 상위 20% 계층의 소득 비중이 증가할수록 GDP는 오히려 감소했다는 역사적 사실을 통해 과거 수십 년간 성장 중심의 경제정책을 뒷받침해 온 낙수 효과는 " 개뻥 " 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니까 하늘에서 내리는 단비가 위에서 " (trickle) down " 이 되기는커녕 " (save) up " 되고 있는 것이다. 비극은 대한민국 경제 관료들이 철저하게 미국 주류 경제 오야붕의 꼬봉이라는 점이다. 똥을 먹으라 하면 똥을 처먹을 놈들이 대한민국 경제학 주류 엘리트들이다. 대한민국은 진보와 보수 진영 할 것 없이 낙수효과를 내세워 분수효과보다는 기업 성장이 우선이라는 경제 정책을 시행했다(이 비판은 진보 진영이었던 김대중과 노무현도 피할 수 없는 지점이다).

전통 시장 옆에 대형마트를 지어 저소득층을 위한 지역 일자리를 창출하자는 식이다. 그런데 이 일자리 창출 효과는 사실일까 ?  전통 시장 옆에 대형마트가 입점하면 시장에서 일하는 상인들은 일자리를 잃기에 대형마트 입점이 지역의 저소득층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말은 새빨간 거짓말이다. 오히려 대기업 대형마트가 들어서면 지역 경제는 폐허가 된다. 지역 경제는 그 지역 사람들이 쓴 돈이 그 동네에서 돌고 돌아야 지역 경제가 활성화되는 것인데,  대형마트에서 벌어들인 수익은 본사가 위치한 서울로 빠져나가 오히려 돈이 고갈되는 상황에 직면하게 되는 것이다. 낙수 효과는 전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제 관료들과 언론은 작년 60조의 영업 이익을 낸 삼성전자를 걱정하며 < 어닝 쇼크 > 라는 걱정만 쏟아낸다. 삼성전자가 작년에 내세운 목표인 62조 이익 달성'에 못 미쳤다는 아쉬움이다. 무 기가 막힌 언론 종사자의 아쉬움이어서 우, 하게 되는 것을 잠시 잊고 아, 하게 된다.  대한민국은 아직도 이런 논리가 가능한 세계이구나 !  모두가 같은 족속이다.  무엇보다도 낙수 효과'란 국민을 거지로 인식하는 데에서 비롯된 경제학이다.  부자들이 배 터지게 먹고 남은 음식물 찌꺼기'나 받아처먹으라는 꼴이니 말이다.  나는 반문하지 않을 수 없다. " 국민이 음식물 쓰레기 봉투입니까 ? " 문 대통령은 2019년 신년 회담에서 낙수 효과는 없다고 딱 잘라 말했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조지프 스티글리츠 콜롬비아대 경제학 교수는 " 낙수효과는 미신이다.  공정한 과세와 최저임금 강화로 중산층을 키워야 경제가 살아난다. " 고 지적한 후 " 낙수효과가 아니라 중산층을 키워서 (분수효과로) 경제를 살리겠다는 한국 정부의 기본 철학은 절대적으로(absolutely) 옳다. "  라고 말했다. 낙수효과의 대가가 바로 불평등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문 대통령의 의지를 지지하는 것이다. 낙수효과 경제론을 지지하는 시민은 스스로를 음식물 쓰레기 봉투'라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자기 비하, 건강에 좋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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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삭매냐 2019-01-10 17:2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낙수효과라니 무슨 멍멍이풀 뜯는 소리랍니까... 하도 기레기들이 선전해대서 진짜로 믿는 이들이 있다는 게 더 암담합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9-01-10 17:39   좋아요 0 | URL
낙수효과는 ˝ 국민거지론 ˝ 입니다. 이재용이 배가 터질 때까지 먹다 먹다 남은 음식은 너희들에게 줄게.. 요 마인드거든요..ㅎㅎ

2019-01-10 17: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9-01-10 17:41   좋아요 1 | URL
사실 세금은 서민이 거의 다 내는 돈인데.. 어찌 우리가 왜 콩고물을 먹어야 하는지.....
전 진짜 삼성전자어닝쇼크... 라는 대문짝만한 기사 보고 기절했습니다.
미친놈들 아니야 ? 국민 빚이 1500조인 지금 이 시대에 60조 밖에 안 벌었다고 나라 망하게 생겼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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썩어도 준치와 집나간 며느리   :




 



밥그릇 크기, 실화냐 ?







이 스틸은 이봉래 감독이 1962년에 연출한 << 월급쟁이 >>  라는 영화의 한 장면이다.  오른쪽에는  젊은 엄앵란이 밥그릇 위에 손을 얹고 행복하게 웃고 있다.  밥그릇 크기가 국을 담는 그릇보다 2배 이상 크다.  그 옆에 앉은 꼬마의 밥그릇도 성인 밥그릇과 같다. 현재 식당에서 파는 공깃밥 그릇보다 최소 3배 이상은 크다(양으로 따지자면 어림잡아 4배 이상 많은 것 같다). 그러니까 1960년대 사람들의 한 끼는 현대인이 하루에 세 끼 먹는 밥의 총량보다 많았다.  밥그릇 크기, 실화냐 ?   라고 묻는 이가 있다면 5,60년대 한국 영화를 감상하는 일을 유일한 낙으로 사는 내가 그 질문에 대해 자신 있게 대답할 수 있다. 응, 실화야 !

이 그릇은 영화용 소품이 아니라 실제로 5,60년대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사용하던 밥그릇이라고 한다. 소국에서 벌어지는 대식의 풍모는 전설이 되어서 서양 사람들이 조선인을 두고 놀라울 정도로 밥을 엄청나게 많이 먹는 민족이라고 서술한 기록도 있다.  이 스틸 장면은 중요한 정보 두 가지를 현대인에게 알려준다. 첫째, 탄수화물 중심 식사는 비만의 주범이 아니다. 둘째, 탄수화물 중심 식사는 성인병의 주범이 아니다. 5,60년대는 한국인이 가장 날씬했던 시대로 고혈압과 당뇨와 같은 성인병이 거의 없었다. 그렇다면 식품 기업의 스폰서를 받아 가며 대중에게 가짜 정보나 흘리는 사이비 식품 영양학자들이 " 비만의 주범은 탄수화물 " 이라는 주장은 새빨간 거짓말일 가능성이 높다.

저탄고지가 다이어트 식단으로 유통되면서 고탄이 비만의 주범으로 인식되고 있지만 탄수화물은 죄가 없다(물론 지방도 죄가 없으며 저탄고지 식단도 죄가 없다). 탄수화물이 죄인이라면 한 끼 식사로 현대 한국인의 세 끼보다 많은 밥을 먹어치웠던 5,60년대 한국인은 비만과 각종 성인병으로 고생했어야 한다. 저탄고지 식단이 다이어트에 효과적인 이유는 맛이 없다는 데 있다. 설탕과 양념을 최대한 제한한 음식이 바로 저탄고지 음식이다. 우리는 < 저탄고지 > 가 제한 없이 마음껏 먹어도 좋은 마법의 다이어트 식단이라고 믿고 있지만 저탄고지 식단이 체중을 감량시키는 원인은 저탄고지 음식 맛이 일반 음식보다 맛이 없어서 식사량이 줄어든 탓이다.

그리고 가공식품과 외식 음식은 저탄고지 식단이 아니기에 자연스럽게 외식과 간식을 거의 하지 않게 된다. 이 두 가지가 합쳐져서 하루 전체 식사량이 대폭 줄어든다. 매우 클래식한 결론이어서 실망할 수도 있는데 비만의 주범은 탄수화물도 아니고 지방도 아니다. 단순하게 말해서 현대인은 5,60년대 한국인보다 더 많이 먹기 때문에 살이 찌는 것이다.  밥그릇의 크기가 작아졌을 뿐 하루 식사량의 총량이 5,60년대보다 크가 증가하였다. 그렇다면 과식을 부르는 요소는 무엇일까 ?  이 질문에 대한 대답도 매우 클래식한 결론에 도달할 수밖에 없다. 음식이 맛있으니까 !  물을 과음하는 이는 없다. 물이 맛이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여기에 향미와 조미와 감미료를 탄 청량음료는 얼마든지 과음할 수 있다.

이처럼 향미와 조미와 그리고 감미료의 발달이 음식 맛을 폭발적으로 증진시켰다. 여기에 더해 고춧가루와 고추장이 착색료 역할을 담당하니 시각적으로도 풍부해진다. 떡볶이가 맛없다는 황교익의 주장은 거짓말이다. 떡볶이는 맛있는 음식이다. 하지만 정크푸드'이다. 음식으로써 가치가 없다는 말이다. 황교익은 단짠 음식(설탕과 소금)이 비만과 성인병의 주범이라고 주장하지만 진짜 범인은 < 맛 > 이다.  맛있는 음식이 비만을 부른다.  그런 점에서 맛집을 찾아 소개하고 맛을 예찬하는 황교익의 태도는 이중적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황교익이 " 말이 맛을 만든다 " 고 주장하는 것은 경청할 만하다.  전어와 준치는 종종 같은 말로도 사용된다. 하지만 전어는 청어목 청어과이고 준치는 청어목 준치과이다.

맛도 비슷하고 생김새도 비슷해서 전어를 준치라고도 하고 준치를 전어라고 부르는 사람도 있다. 내가 전어와 준치를 예로 든 이유는 상업적 목적으로 만들어진 프레임 때문이다. 준치는 " 썩어도 준치 " 라는 이름으로 유통되었고 전어는 " 집 나간 며느리 " 로 유통되었다. 집나간 며느리도 돌아온다는 프레임은 2000년대 만들어진 전략이라고 한다. 그런데 전어는 실제로 맛있는 생선이 아니다. 옛날에는 맛없는 생선이어서 동물 사료로 사용되었던 매우 값싼 생선이었다. 그랬던 전어가 집 나간 며느리라는 프레임이 덧씌워지자 환장할 맛으로 둔갑하였다. 반면, 준치의 프레임 전략은 실패하게 된다.  준치 하면 " 썩어도 ~ " 라는 나쁜 어감이 먼저 떠오르기 때문이다.  준치 입장에서 보면 억울할 만하다. 준치나 전어나 맛은 서로 대동소이한데 말이다.

이처럼 맛을 좌우하는 요소 중 하나가 바로 말이다. 포방터 돈가스가 대한민국에서 가장 맛있는 돈가스가 된 것도 맛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라 백종원의 말이 큰 작용을 한 것이다. 맛집은 대부분 외진 곳에 위치한다는 점에서 그토록 맛있다는 포방터 돈가스가 외진 곳이기에 장사가 안된다는 서사는 쉽게 납득할 수 없다. 그렇지 않은가 ?  권위를 부여받은 누군가가 맛을 보장하는 순간 맛없던 음식도 맛있는 음식으로 등극하게 된다.  맛을 믿는 것은 어리석다. 환상적인 맛은 대부분 환상이다. 맛은 환상이다.


■  덧대기

저탄고지식을 하기도 했고 자연식물식을 하기도 했으나 어느 것 하나 완벽하게 완수하지 못한 채 지금은 일일일식'을 실천하고 있다. 그래도 저탄고지식과 자연식물식 중 하나를 선택하라고 하면 자연식물식이 저탄고지식보다는 자연스러운 식단이란 생각이 든다(저탄고지식에서 " 고지식 " 이란 표현에 마음에 걸린다, 농담이다). 하지만 자연식물식과 일일일식 중 하나를 선택하라고 하면 1초의 망설임도 없이 일일일식을 선택할 것이다.  일일일식은 혁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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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곰생각하는발 2019-01-08 22:1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탄고지 음식은 설탕과 양념을 최대한 배제한 요리법이다.
만약에 이 조리 방식으로 ( 설탕과 양념을 최대한 배체한 채로 )
일반 음식을 만들어서 제한 없이 먹을 수 있다고 했을 때,
저탄고지와 같은 체중 감량 효과가 발생할까 ?

100% 동일한 체중감량 효과가 발생할 것이다.
ㅡ 왜, 맛이 없으니까 ?
물을 과식하는 인간은 없다.
ㅡ 왜 맛이 없으니까.

맹물에 감미료, 향미료, 조미료가 투하되는 순간 상황은 역전된다.
청량음료는 맛있는 맹물이다.
맛이 보강되면
한때 나처럼 코카콜라 중독이 되어서
코카콜라을 너무 많이 마셔서 코카콜라 쇼크를 경험하게 되는( 토하게 되는.. ) 경우도 발생하게 된다.


수다맨 2019-01-09 10:0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실제로 포방터 돈가스에 가서 ‘어렵사리‘ 식사를 하고 온 지인이 한 명 있습니다. 그 친구 말로는 분명히 맛이 좋지만, ‘이거 안 먹는 사람은 인생 후회한다‘라고 할 정도의 맛인지는 잘 모르겠다고 하더군요. 많은 사람들이 주방장의 능력보다는 백종원의 권위에 더 신뢰를 부여하는 것 같습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9-01-09 11:06   좋아요 0 | URL
그러니까요. 과연 줄 서서 먹을 만큼 맛있는 것인지 그냥 그럭저럭 맛있는 것인지...
줄 서서 먹을 만큼 맛있는 돈가스라면 이미 맛집으로 등극했겠지요.
맛집은 대부분 대 외진 곳에 있잖아요... 백종원의 바이럴 마케팅이죠..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닙니다.. ^^
 
곰돌이 푸, 행복한 일은 매일 있어 (한정판 겨울 에디션, 양장) - 아직 행복을 기다리는 우리에게 곰돌이 푸 시리즈
곰돌이 푸 원작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8년 3월
평점 :
품절


 

 



 

 


 







채찍은 가고 당근은 오라 !











                                                                                                                 한때 < 채찍 > 이 유행하던 때가 있었다. 원조는 국밥집 욕쟁이 할머니'였다. 진양조장단으로 걸쭉한 욕자배기를 뽑으면 듣는 이는 배가 부르는지라. 국밥 한 그릇 먹었을 뿐인데 왠지 두 그릇을 먹은 것처럼 포만감이 들었다. 이명박도 이 국밥집에서 욕을 먹으며 따순 국밥을 먹었다. 이 쥐새끼 가튼 놈아, 배 터지게 먹구 부지런히 일혀. 나랏일 하려믄 많이 먹어야 혀 ~              

마음은 콩밭에 가 있는 그였지만 자신보다 한 살 많은 국밥집 할머니에게 욕을 먹으면서도 꾸역꾸역 국밥을 말아먹을 만큼 강한 승부욕의 소유자여서 훗날 대한민국 대통령에 오른다. 하지만 세상 일이란 뜻대로 되는 것이 아니어서 지금은 국가를 말아먹어서 국밥 대신 콩밥을 먹고 있다지, 아마 ?  지금 여러분들은 믿지 못하겠지만 : 이처럼 멘토의 독설이 정직하고 솔직한 충고라는 상품으로 유통이 된 적이 있었다. 김미경은 언니의 독설이라는 프레임으로 파이트머니를 벌었던 이였다. 꽤 장사가 잘 되었는지 " 언니의 독설 스페셜 에디션 양장본 " 까지 출간한 것을 보면 욕먹으면서도 즐거워하는 인간이 많다는 사실에 놀라게 된다.

맙소사, 스페셜 에디션 양장본으로라도 간직하고 싶은 럭셔리한 욕의 품격은 무엇일까 ?  김난도도 김미경'과 같은 부류였다. 그도 아프니깐 청춘이라는 책으로 파이트머니(떼돈)를 벌었다. 박근혜도 김난도의 채찍이 탐이 났는지 청년 실업 타계를 위한 정부의 해법으로 아프리카 같은 오지에 가서 삶을 개척하라는 " 아프리카 청춘론 " 을 펼치기도 했다.  그녀도 이명박처럼 마음은 콩밭에 있었던 모양이다. 훗날, 콩밭 매는 아낙네가 되어 국밥 대신 국가를 말아먹었다. 어쩌면 이명박과 박근혜는 지금이야말로 화양연화인지도 모른다. 아파야 찬란한 청춘이니깐 말이다. 회춘하셨네, 회춘하셨어 ! 그런데 그 많던 채찍들이 어느 순간 사라졌다. 그 자리를 < 당근 > 이 차지하기 시작했다.

<< 위로받고 싶은 날의 보노보노 >> , << 울고 싶은 날의 보노보노 >> , << 상처 하나 위로 둘 >> , << 너라는 위로 >> , << 작지만 따뜻한 위로 >> , << 아래보다는 위로 >> , << 캡슐 유산균 위로 진격 ! >> 기타 등등. 2018년에 " 위로 " 라는 키워드로 걸려든 신간이 무수히 쏟아졌다. 위로'라는 단어가 출판계의 떠오르는 신성이 되다 보니 <<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 >> 를 출간한 출판사도 내심 기대를 거는 모양이다. 이 위로라는 당근의 최상위를 점령한 책이 바로 << 곰돌이 푸, 행복한 일은 매일 있어 >> 이다. 출판사가 메인 카피로 자신있게 선보인 " 매일 행복하진 않지만 행복한 일은 매일 있어 " 라는 문장은 마치 " 술을 마시며 운전했지만 음주운전은 하지 않았다 " 는 변명과도 맥락이 통한다. 몇몇 문장을 나열하면,



1 이제 한계라고 느끼는 순간이 한 번 더 도전할 때에요

2 매일 행복하진 않지만 행복한 일은 매일 있어

3 멋지지 않으면 어떤가요 ? 눈앞의 행복을 잡아요

4 이미 선택한 것에 미련을 두지 마세요

5 다른 사람의 기분을 지나치게 신경 쓰지 마세요

6 가끔은 좋아하는 것에 흠뻑 빠져보세요



 


이런 달달한 문장을 읽을 때마다 나는 반응하게 된다. 곰돌이 푸는 왜 이러는 걸까요 ?  하나 마나 한 소리를 위로라고 하고 있으니 아래로 숨고 싶은 마음이 든다.  채찍을 팔던 장사치가 이제는 당근을 팔고 있다. 채찍을 팔 때에는 당근은 아편이라고 공격하던 이가 이제는 당근을 팔면서 채찍이 아편이라고 주장한다. 그리고 당근이 다 팔리고 나면 다시 채찍을 팔 것이다. 유행이란 돌고 도는 것이니까. 출판사는 죄 없다, 책을 파는 게 일인 출판사가 책 팔아먹은 게 죄는 아니다. 문제는 독자다. 매일 행복하지 않지만 행복한 일은 매일 있어 _ 라는 달달한 위로에 위로받는 이는 조삼모사의 원숭이'이다. 매일 행복하지 않다면 행복한 일은 매일 없어. 이런 쪼다쉬, 그 말은 당신을 위로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조롱하는 거라고. 당근과 같은 말은 채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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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yo 2019-01-08 15:4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
<캡슐 유산균 위로 진격!>이라는 책까지 나왔군요, 라고 댓글창에 써놨다가 혹시 하는 마음에 검색해봤더니
심지어 <아래보다는 위로>도 없는 책이었네요 ㅋㅋㅋㅋㅋㅋㅋ

낚였어, 곰발님 스타일 알면서 또 낚였어......

곰곰생각하는발 2019-01-08 15:51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ㅎㅎㅎ 마술적 리얼리즘으로 이해해주세요..

2019-01-08 15: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9-01-08 15:54   좋아요 1 | URL
제가 독해력이 딸려서 그런가 ? 다음 문장을 이해를 못하겠습니다 ㅋㅋㅋㅋㅋㅋ 역대급입니다..

˝하고 싶은 것을 하지 못해 괴로운가요? 가끔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마음껏 즐겨보세요. 그것이 바로 건강한 삶의 비결이에요.˝


하고 싶은 걸 못해서 괴롭다는데... 이 책에서는 그 해법으로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마음껏 즐기라네요.
아니 ˝ 좋아하는 일 ˝ 이 곧 ˝ 하고 싶은 것 ˝ 이잖아요. 하고 싶은 것을 하지 못해서 괴롭다 하니 하고 싶은 걸 하라네요 ? 이게 도대체 말이야 소야 ? 논리야 유리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