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도날드와 박근혜 :
맥도날드가 당신을 속여도 박근혜는 결코 속지 않았다
맥도날드는 < 고객이 왕이다 > 를 < 고객은 일손이다 > 로 전복한 기업이다. 이 기업은 서빙 노동력(자)를 없애서 서빙 노동에 들어가는 인건비를 획기적으로 절감했다. 대신에 서빙 노동을 고객에게 전가시켰다.
맥도날드 매장을 방문하는 고객은 자리에 앉기도 전에 팔부터 걷어붙인다. 지위의 고하를 막론해서 밥상머리에서 양반다리를 하며 밥 타령이나 하던 어르신들도 주문대에서 음식을 받아오고 다 먹고 나면 테이블을 정리하고 음식물 쓰레기통에 잔반 처리와 분리 작업을 한다. 평소 자신을 고객은 왕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이곳에서는 맥도날드의 일손을 거드는 1회용 서빙-노동자'일 뿐이다. 맥도날드 전략, 놀랍지 않은가 ? 맥도날드는 < 고객의 일손化 > 가 결국에는 < 고객의 이윤 > 으로 돌아간다고 선전한다. 비용 절감을 가격 절감에 반영했다는 것이다. 맥도날드에서 팔고 있는 코카콜라의 원가는 얼마일까 ? 대략 70원 정도이다.
70원짜리 콜라를 2000원에 팔면서 저렴한 가격에 판다는 소리는 개소리인 셈이다. 이 대목에서는 이명박의 성대 모사가 필요한 지점이다. 여러분, 이거 다아 ~~~~~~~~~~~~~~~~ 거짓말인 거 아시죠 ? 그렇다면 맥도날드 매장에서 서빙 노동을 해야 했던 일손은 말 그대로 호구로 전락하고 만다. 이곳에 오신 여러분은 모두 다아~~~~~~~~~~ 병신입니다. 이것이 바로 맥도날드의 기업 윤리'이다. 모든 언론은 연신내 맥도날드 사건을 고객의 갑질에 포커스를 맞췄지만, 본질은 맥도날드의 갑질'이다. 옛날 옛적 맥도날드가 서빙 노동력을 고객에게 전가시켰다면, 이제는 서빙 노동력과 함께 주문 노동력도 함께 고객에게 전가시켰다. 맥도날드는 고객의 주문을 받는 인력을 주문 자동 시스템으로 대체했다.
이 과정에서 맥도날드 주문화 시스템에 익숙하지 않은 중년 남성의 불만이 갑질로 표현된 사건이 바로 연신내 맥도날드 사건이다. 우리는 이 과정에서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져야 한다. 서빙 노동과 주문 노동의 몫도 고객 노동력으로 대체한다면 그 노동력에 대한 보상을 맥도날드는 고객에게 제공하고 있는 것일까 ? 정답은 NO. 맥도날드를 이용한다는 것은 늘 불편하다. 맥도날드 매장에 배치된 플라스틱 의자는 의도적으로 고객이 오랫동안 앉아 있기 불편하도록 디자이너들이 머리를 싸매고 고안한 발명품이다. 태어나서 박정희와 박근혜 부녀를 지지해 본 적 없으나 다음 에피소드만큼은 박근혜를 지지할 수밖에 없다.
나는 이 에피소드를 듣고 나서 무릎 탁, 치고 아, 했다. 아, 하고 나서 무릎 탁, 치면 웃기잖아. 박근혜 유세단이 유세 도중 끼니를 때울 요량으로 맥도날드 매장에 들렀다고 한다. 이곳은 지위의 고하를 막론하고 일손이 되어야 하는 공간. 하지만 태어나서 단 한 번도 일손으로 산 경험이 없기에 공주는 맥도날드 시스템을 거부하고 망부석이 되었다고. 하지만 일행들이 스스로 공주의 시다바리가 되어서 그가 앉은 테이블 앞에 햄버거와 콜라 그리고 냅킨까지 세팅을 완료했다고 한다. 그래도 박근혜는 여전히 망부석. 누군가가 나서서 칼과 포크로 햄버거를 잘랐다고 한다. 그때 비로소, 박근혜는 햄버거를 먹기 시작했다는 에피소드(정확한 재현은 아니다 팟캐스트 방송에서 흘겨 들은 내용이다). 맥도날드의 고객 우민화 정책에 동의하지 않겠다는 명징한 정신머리 !
비록 지적 능력은 영구이나 맥도날드의 호구는 되지 않겠다는 결의 앞에서 나는 외쳤다. 브라보, 가시는 길에 영광 있으라.
■ 후일담
나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 브라보, 가시는 길에 영광 있으라 ! " 라고 그네를 지지했으나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 영광 > 대신 < 영어 > 의 몸이 되셨다고 한다. 인생무상을 지나 지존무상을 느낀다. 맥도날드에서조차 일손이 되기를 거부하셨던, 천민자본주의를 거부하셨던 분이 이제는 어쩔 수 없이 식판을 받고 잔반을 처리하고 식판을 닦는 일을 손수 해야 하는 깜빵에서 생활을 하시니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만...... 그래도 나는 아이조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