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지방률 0%의 탄탄한 몸매

유오성은 2002년 영화 ‘챔피언’에서 실존 인물인 비극의 권투선수 김득구로 분해 체지방률 0%의 탄탄한 몸매를 자랑한 바 있다. 모 신문에 실린 기사'이다. 그런가 하면 이런 기사 내용도 있다. 정아름은 자신의 다이어트 경험담을 전하며 도전자들과 함께 발레 피트니스를 함께 했다.
이 과정에서 정아름은 체지방 0%의 군살없는 완벽한 보디라인을 선보여 놀라움을 자아냈다. 체지방률, 제로 ! 문득, 옛 친구가 떠올랐다. 내 글감에 자주 등장하는 친구는 아마추어 권투선수'다. 부모는 전라도 빈촌의 빈농 출신으로 상경하여 어머니는 작은 구멍가게를 하셨고 아버지는 환경미화원이셨다. 친구 또한 용돈벌이는 스스로 해결했는데 새벽에 신문을 돌렸다. 용돈벌이 겸 아침 운동인 셈이다. 아버지와 아들, 둘 다 새벽 일을 하다 보니 종종 부자는 동트는 길 위에서 우연히 마주하고는 했다(고 한다). 그 당시만 해도 환경미화원은 수레를 끌고 다녔기에 친구는 신문을 다 돌리고 나면 아버지 수레를 뒤에서 밀었다고.
아름다운 풍경이 아닐 수 없다. 여기에 덧대어 공부도 잘했으면 금상첨화였겠으나 신은 공평하시어 그에게 썩은 머리통을 주시었으니...... 할렐루야 ~ 글로 먹고살기는 애초에 글로(러)먹었다고 생각한 친구는 연필 대신 글러브를 선택했다. 흙수저인 그가 학교 전체를 떠들썩하게 만든 사건이 있었다. 학교 일진인 농구부 선수를 박살 낸 사건이었다. 코리안 다윗은 검도와 권투로 익힌 각목과 주목(먹)으로 거대한 골리앗을 때려눕혔다. 코리안 다윗이 주먹을 휘두를 때 휘파람 소리가 났다. 와와, 우리는 열광했다. 주먹에서 휘파람 소리가 나던 친구는 나중에 농협 은행원이 되었다. 친구가 술을 마시면 자주 했던 말은 한 달에 10kg 감량은 어려운 것이 아니라는 소리였다.
축구선수가 한 경기를 뛰고 나면 체중이 평균 4,5kg이 감량된다고 한다. 축구선수 체지방률이 평균 10% 내외에 불과하다 보니 시합 과정에서 지방이 연소되어 체중이 감량될 수는 없고, 그렇다고 운동 중에 근 손실이 발생했다고 할 수도 없다. 그렇다면 대체 4,5kg 감소는 어떻게 된 것일까 ? 정답은 땀(수분)이다. 그들은 4,5kg의 땀을 흘린 것이다. 수분 손실은 수분을 채우면 금세 복원된다. 내가 운동이 체중 감량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주장하는 대목이 바로 이 부분이다. 운동으로 인해 감량된 부분은 대부분 땀의 무게'다. 오히려 운동(유산소 운동이 아닌 근력 운동)은 지방을 태우고 근육을 키우게 되는데 근육은 지방보다
무겁기 때문에 운동을 하면서 지방을 빼고 근육을 키우면 이론적으로는 체중이 증가한다. 반면, 아마추어 권투선수의 평균 체지방률은 12~17%다(프로선수는 이보다 조금 낮다). 영화 속 김득구를 연기하기 위해 유오성이 체지방률을 0%으로 맞춘 점과 비교해서 평가하자면 게으른 수치가 아닐 수 없다. 그런데 체지방률 0%라는 수치는 아사로 죽은 사람의 체지방률보다도 낮은 수치'다. 가수 비가 티븨에 나와서 자신의 체지방률이 0%라고 말한 적이 있다(유튜브로 확인하시길....) 한마디로 개구라다. 그것은 불가능하다. 약물의 도움으로 인간이 도달할 수 있는 체지방률 최대치는 3%가 한계다.
인간은 3% 이하가 되면 지방 손실로 인해 사망할 확률이 매우 높아진다. 평균적인 운동선수의 체지방률은 15%다. 이들이 지방을 유지하는 이유는 지방이 운동 향상에 도움을 준다는 데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이어트 산업은 체지방을 원흉으로 낙인찍고 있다. 어느 순간부터 체중 대신 체지방률을 체크하는 것은 이제 국민들의 놀잇감이 되었다. 인바디(체크)는 에브리바디가 된 것이다. 겉으로 보기에는 날씬하지만 속 돼지일 수 있다는 인바디의 경고는 소비자를 불안하게 만들어서 이제는 날씬한 사람도 체중 감량을 목적으로 헬스장을 찾게 만든다. 다이어트 산업의 공포 마케팅이 제대로 통한 셈이다. 이제는 뚱뚱한 사람도, 비쩍 마른 사람도, 날씬한 사람도, 졸라 날씬한 사람도, 졸라 졸라 졸라 날씬한 사람도,
그리고 졸라 졸라 졸라 졸라 날씬한 사람도 체지방률 0%를 향해 허리 보호용 허리띠 졸라매며 졸라 운동을 한다. 미친 짓이다. 체지방률 0%는 불가능하다. 다이어트 산업 마피아들은 당신에게 날씬한 몸매를 선물하겠다고 호언장담하지만 그들은 당신의 몸매가 망가질수록 돈을 버는 집단이다. 이제는 하다하다 못해 날씬한 사람에게도 자기 몸에 대한 불안을 야기시켜서 돈벌이를 하고 있는 것이다. 그들의 사탕발림에 속지 마시라. 우리는 체지방률에 대한 집착을 버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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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계에 존재하는 짐승들 대부분은 체지방률이 평균 15%라고 한다. 뚱뚱한 짐승의 대명사인 돼지와 하마도 마찬가지'다. 그러니까 인위적인 조작(식단, 칼로리 계산, 보조 약품 사용)을 배제한 자연 상태에서의 건강한 체지방률은 15%로 일반인이 규칙적인 생활과 운동으로 쉽게 유지 가능한 체지방률이다. 반면에 12%대 이하는 닭가슴살과 계란 흰자 그리고 지옥의 하드트레이닝이 선행되어야 유지할 수 있는 몸매이다. 첫 번째 사진을 바탕으로 설문 조사를 한 결과 여성은 체지방률 15% 몸매를 선호했고 남성은 12% 몸매를 선호했다.

체지방률 4% 인 보디빌더의 몸

이 몸매가 체지방률 제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