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향과 이몽룡 그리고 me too



 



                                                                                               << 춘향전 >> 에서 " 춘향 " 은 남성 독자에게 자신의 지고지순한 절개를 세 번 증명해야 한다. 삼세번은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좋은, 완결된 숫자이자 완벽한 서사의 종결이 아닌가 !

그래서 춘향은 몽룡을 향한 일편단심을 증명하기 위해서 치명적 유혹 내지 시련세 번 견디어야 한다. 그것은 기생이라는 하층민이 럭셔리 양반 계급으로 수직 상승하기 위한 통과 의례이다(기생인 춘향은 자신이 꽃뱀이 아니라는 사실을 증명할 필요가 있다). 첫 번째 유혹자는 변 사또'다. 변 사또는 춘향에게 수청을 들라 하지만 단칼에 거부한다. 수청을 거부한다는 것은 곧 숙청을 의미한다. 그녀는 신체적 고통을 받는다. 당시, 국가 소유였던 기생 신분이 중앙 국가 권력을 대신해서 내려온 지방 분권 권력의 수청을 거부한다는 것은 그 자체로 숙청 대상이지만 춘향은 이를 거부함으로써 첫 번째 도장 깨기에 성공한다.

두 번째 유혹자는 춘향 앞에 거지꼴로 나타난 이몽룡이다. 춘향이 변 사또의 수청을 거부할 수 있었던 것은 이몽룡이 언젠가는 소년 급제하여 자신을 구원하리라는 믿음 때문이었는데 이 희망을 거세함으로써 첫 번째 시련보다 더 큰 시련을 던져준다. 어머머, 이 거지 같은 사랑을 계속 유지해도 좋은 것일까 ?  첫 번째가 신체적 시련이라면 두 번째는 심리적 시련이다(고문 피해자들이 한결같이 말하는 것은 육체 고문보다 힘든 것은 심리 고문이라는 고백이다). 하지만...... 견딘다, 춘향은 !   이로써 춘향은 자신의 사랑이 신분 상승에 눈이 먼 물욕이 아니라 순수한 사랑이라는 사실을 관객에게 증명한다. 두 번째 도장 깨기도 성공이다. 하지만 관객은 의심을 거두지 않는다. 

세 번째 유혹자는 암행어사 이몽룡이다. 서열만 놓고 보자면 사또가 늑대'라면 어사라는 신분은 사자'다. 목에 칼을 쓰고 머리를 풀어헤친 춘향 앞에 펼쳐진 암행어사출두 장면은 명불허전이리라.  춘향이가 본 것은 체포 작전 현장이 아니라 으리으리한 의전 행사'다.  그것은 욕망의 불꽃놀이다. 어사 이몽룡은 부채로 얼굴을 가린 채 춘향에게 묻는다. 수청을 들라 !  이것은 첫 번째 도장 깨기의 업그레이드 버전이다.  어떻게 할 것인가 ?  뭐, 다들 아시다시피 춘향은 세 번째 도장 깨기에 성공한다. 내가 << 춘향전 >> 에서 주목한 대목은 왜 춘향이는 자신의 절개를 세 번 증명해야 남성 사회로부터 그 진정성을 획득하는가, 이다.  그리고 유혹하는 자는 왜 모두가 남성뿐인가 ?

최근에 대한민국을 뒤흔든 미투 혁명에서 피해자는 끊임없이 자신의 피해 고백이 불순한 의도가 아니라는 사실을 증명해야 한다. 피해자에게 자신의 순결을 증명하라는 요구는 남성 욕망이 반영된 탓이다. 춘향전에서 첫 번째 시련을 던져주는 사람이 가해자인 변사또라면 그보다 더 큰 시련을 던져주는 사람은 이몽룡이라는 사실은 의미하는 바가 크다. 구경꾼인 우리는 미투 사건에서 벗어난 존재이지만 사사건건 개입하여 1차 가해보다 더 큰 가해를 가하는 이몽룡이다. 내가 보기에는 춘향전에서 변사또보다 나쁜 인간은 이몽룡이다. 그리고 미투 피해자의 진심을 끊임없이 의심하는 당신이다  


 



춘향과 이몽룡 그리고 me too, part 2 


 


 

                                                                                                                                                                                 춘향은 변 사또의 수청을 거부했다는 이유로 숙청(죽음)을 당할 위기에 처한다. 암행어사가 된 이몽룡은 일부러 거지로 변장한 후에 옥중에 갇힌 춘향을 몰래 찾는다.

비루 먹은 개처럼 꾀죄죄한 모습으로 춘향 앞에 나타난 배삼룡, 아니 이몽룡. 될성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알아보는 법. 몽룡 때문에 죽음을 앞둔 춘향 입장에서는 몽룡이라는 인간이 시들시들한 노란 싹수처럼 보였을 것이다.  아이고 ! 이 글러 먹은 인간아 _ 라고 타박을 할 법도 하지만 그녀는 거지 꼴을 하고 나타난 몽룡에게 변함없는 사랑을 맹세한다. 이 부분에서 몽룡, 감동 먹어. 그리고 몽룡과 같은 심정으로 바라보는 관객도 감동 두 번 먹어 x 2.  하지만 나는 이 옥중 장면에서 열광하는 몽룡과 관객을 향해 퍽유 세 번 날려 x 3. 시바, 지금 뭐하는 개수작이야 !

이 도령이 정상적인 사고 방식을 가진 놈이라면 하다못해 시름에 빠진 춘향에게 내일 너를 구해주겠으니 하룻밤만 더 견디라고 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 한 가닥 실오라기 같은 희망으로 절망을 견뎠던 춘향이 거지가 된 몽룡을 보고서는 절망한 나머지 자결이라도 했으면 어쩔 뻔했나. 그런 걱정은커녕 기껏 한다는 짓이 죽음을 앞둔 춘향의 절개(지조)나 시험하는 것이다. 나는 속으로 생각했다. " 춘향이가 일편단심 민들레여서 좋겠다, 시발놈아. " 이 수작은 다음날에도 반복된다. 몽룡은 어사 출두 의전 퍼포먼스를 한 후에도 춘향을 시험한다. 그는 부채로 얼굴을 가린 채 이렇게 말한다.

" 수청을 들라 ! " 조마조마한, 몽룡도 관객도 모두 다 조마조마한 마음. 춘향이 침묵을 깨고 말한다. " 수청을 들겠나이다. 오늘 밤 화끈하게 놀아보아요. "  농담이다. 만약에 춘향이 어사의 수청을 수락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  해피엔딩일까, 해피 엔드일까 ?  << 춘향전 >> 에서 가해자는 변 사또이고 피해자는 성춘향이며 이몽룡은 주변인에 가깝지만, 이 소설에서 진짜 나쁜 가해자는 이몽룡이다. 옥중 만남 장면과 어사 출두 장면에서 몽룡이 춘향의 절개를 시험하는 장면은 명백한 2,3차 가해'이다. 내가 춘향전과 안희정 미투 폭로 사건을 오버랩하는 이유이다. 가해자 안희정은 변 사또이고 피해자 ***은 춘향이다.

그리고 춘향이에게 끊임없이 의혹을 제기하는 네티즌들은 부채로 얼굴을 가린 채 익명으로 춘향이의 지조를 묻는 이몽룡이다. 재미있는 사실은 고전 << 춘향전 >> 이 가부장 남성의 욕망이 중심인 서사이면서도 정작 제목은 < 춘향전 > 이라는 데 있다. 왜, 몽룡전이 아니라 춘향전인가 ?  2008년 12월, 조두순 사건은 대한민국을 뒤흔들었다. 사건 발생 초기에 명명되었던 나영이 사건이라는 명칭은 가해자가 아닌 피해자에게 초점을 맞췄다는 비난에 직면하자 그 이후로 조두순 사건으로 바뀌었다. 하여, 나는 같은 이유로 << 춘향전 >> 을 << 변사또전 >> 혹은 << 몽룡전 >> 이라고 부르고자 한다. 동의하는 사람은 푸쳐핸섭 !

 

 




춘향과 이몽룡 그리고 me too, part 3 


 

 

 

 

 

                                                                                         시간 날 때마다 고백한 바, 나는 임권택 영화를 지독하게 싫어하는 남자. 욕하면서 보는 막장 드라마 시청자처럼, 특정인에 대한 악플도 그 사람을 향한 지속적인 관심의 변형이어서 오로지 까기 위해서 극장에서 임권택 영화를 돈 주고 봤다. 이 정도면 성실한 악플러가 아닐까 ?

 

아비가  딸에게 독약 먹여 눈멀게 하는 패륜을 예술혼이라고 구라치는 << 서편제 >> 를 보다가 실소한 이후,  꾸준히 임권택 영화를 보면서 실소를 남발했다.  고기도 먹어본 놈이 안다고 이 맛에 돈 내고 영화를 잘근잘근 씹는다.   정점은 << 하류 인생 >> 이었다.  부부강간을 부부관계라고 포장하는 개구라에 경악을 금치 못해서 팔짝 뛰었던 기억이 난다. 시바, 이런 짓은 개구리도 안한다 !                   성관계를 거부하는 아내를 폭력으로 때려눕힌 후 섹스하는 장면 다음 컷 1)은 임권택의 여성관을 적나라하게 엿볼 수 있는 시그니처다. 이것은 영화도 후지지만 감독이 더 후진 케이스.

 

 

 

어디 그뿐인가 ?   영화 << 화장 >> 에서는 꼴에 구라파 예술 영화 흉내 낸답시고 영화 속 아내의 더러워진 여성 성기를 씻기는 장면을 노출시키는데(말 그대로 성기 노출 장면이다),  지금에 와서 다시 생각해도 이 장면에서 성기 노출이 꼭 필요한 장면이었는지 의아할 뿐이다. 성기를 노출시키면 예술이 된다 ?!   이 장면은 사전에 합의된 사안이 아니었다고 한다.  원래는 이 장면에서 상반신 노출만 하기로 했었는데 감독이 느닷없이 성기 노출을 포함한 전라 노출을 요구 2) 했다고 한다. 여성 입장에서는 무엇보다도, 무엇보다도, 무엇보다도 중요한 결정 사항이었을 텐데 

 

촬영 도중에 번갯불에 콩 튀겨 먹듯이 불현듯 예술적 영감이 찾아왔드나, 이 영감탱이야.  모야. 이런 된장, 고추장, 간장, 이명박은 다스 공장 대장....... 허허 !   평론가 정성일이 한국 영화의 금자탑 운운하며 꿀 빨았던 << 춘향전 >> 을 보다가 다른 감독이 만든 << 춘향전 >> 을 비교 평가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임권택의 << 춘향전, 2000 >> 에서 이몽룡은 칼을 뒤집어쓴 춘향 앞에 두 번 나타난다.  한 번은 옥에 갇힌 춘향 앞에 거지꼴로 나타나고 다음은 어서화 쓴 어사의 모습으로 나타난다.

옥에 갇힌 춘향을 만나는 장면에서 이 도령은 몰락한 폐족을 충실하게 연기할 뿐 절망에 빠진 춘향에게 솔루션을 제시하지 않는다. 걱정하는 쪽은 오히려 춘향이다. 그 유명한 사랑의 맹서. 서방님, 내가 죽거들랑 양지 바른 곳에 묻어주오. 싸랑해요.               이도령은 걱정은커녕 춘향의 굳은 맹서(절개)를 확인하고는 기분이 좋은 듯 옥을 나서면서 월매와 농담 따먹기 놀이를 하기도 한다. 내가 임권택의 << 춘향전 >> 을 보면서 느꼈던 의문은 이렇다. 이몽룡은 내일이면 죽는 춘향이에게 왜 그 어떤 위로도 하지 않았던 것일까 ?  저 깊은 절망 때문에 스스로 명을 끊으면 어떻게 할 것인가 ? 

어사 출도 장면에서도 이도령은 신분을 속인 채 춘향에게 수청을 들라는 제안을 한다. 두 경우(옥중 장면, 어사 출도 장면) 모두 춘향의 절개를 시험하는 장면이다. 반면에 신상옥 감독이 만든 << 성춘향,1961 >> 에서는 이몽룡이 옥에 갇힌 춘향을 만나는 장면이 없다. 그리고 어사 출도 장면에서도 고개 숙인 춘향에게 수청을 들라는 자극적인 스폰서 제안을 하지 않는다. 잰더 인식 측면에서 보자면, 춘향의 절개를 시험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신상옥의 << 성춘향,1961 >> 이 임권택이 만든 << 춘향전,2000 >> 보다 진보적이다. 반면에 북한 영화 << 춘향전,1980 >> 에서는 이몽룡이 옥에 갇힌 춘향과 만나는 장면이 있는데 사뭇 애절하고 인간적이다.

 

춘향은 거지꼴로 나타난 이몽룡을 보더니 대뜸 과거 시험 결과를 묻는다. 몽룡이 낙방했다고 하자 춘향은 고개를 푹 숙인다. 아놔, 나 좆된 거임 ?! 이런 표정이다. 그런 춘향 앞에 이몽룡은 말한다. " 춘향아, 이 밤 지나면 내 다시 올테니 한탄 말고 기다리오. (옥을 빠져나가다가 다시 춘향에게 다가오며) 내가 다시 오기 전에 스스로 명을 끊었다가는 그대의 소원도 듣지 않을 테니 마음 굳게 먹고 날 기다리오 ! " 내가 임권택의 춘향전을 보며 가졌던 의문을 북한 영화 속 이몽룡의 대사가 속 시원하게 풀어준다. 어사 출도 장면에서도 이몽룡은 고개 숙인 춘향에게 수청을 들라는 요구를 하지 않는다.

죽음을 넘나드는 마음 고생을 한 춘향에게 농담 따먹기 놀이를 한다는 것은 애인에 대한 예의가 아닐뿐더러 인간에 대한 예의도 아니다. 이처럼 3편의 춘향전을 비교 평가하다 보면 임권택 영화가 얼마나 비열한 잰더 감수성과 여성관을 가졌는지를 엿볼 수 있다. 내가 보기에 임권택 영화는 형편없는 영화다. 내 주장에 동의한다면 모두 다 푸쳐핸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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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다맨 2018-04-13 11: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십여 년전에 보았던 코미디 프로가 언뜻 기억나네요. 춘향전의 결말을 뒤튼 희극이었는데 첫 번째(변사또) - 두 번째(거지꼴 이몽룡) 도장 깨기에도 성공(?)한 춘향은 얼굴 가린 암행어사와 마주하게 됩니다. 암행어사는 수청 여부를 묻고, 춘향은 거듭된 거부는 결국 죽음뿐이라고 생각을 했는지 어사의 요구를 받아들이고 맙니다. 그 순간 암행어사는 얼굴을 공개하며 황당한 표정을 짓지요.
두 사람은 어쨌거나 첫날밤을 함께 보내지만 표정은 좋지 않습니다. 나중에는 서로 얼굴을 보지 않고 등을 맞대고서 곰곰 생각을 하지요. 이몽룡은 여자의 절개를 의심하고, 춘향은 자신을 여러 차례에 걸쳐서 시험하려 했던 이몽룡의 속마음을 의심하면서, 극이 끝납니다. 그때는 배를 잡고 웃으면서 봤는데, 다시 생각을 해보니 이런 글을 집필한 작가의 역량이 정말이지 대단했다는 생각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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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  숭  이  라  서     다  행  이  야   :




 




혹   성   탈   출



 



                                                                                                       나는 영화를 볼 때마다 ADHD 환자가 되곤 한다. 영화 내용에 집중하지 못하고 엉뚱한 상상을 하는 것이다. 그래서 영화가 끝나면 동행한 사람의 속을 뒤집곤 한다.

나는 A에게 이렇게 묻는다. " 그런데 말이야...... 왜 제니퍼가 제퍼슨을 죽였지 ? "  5,4,3,2,1, 퐈이야 ! A의 대답  :  멍청아 ! 무슨 소릴 하는 거야. 제퍼슨이 제니퍼를 죽였잖아 !!             이게 다 영화에 집중하지 못하고 엉뚱한 생각이 꼬리에 꼬리에 꼬리를 문 결과'다. 영화 << 혹성탈출 >> 를 보면서도 엉뚱한 생각이 떠올랐다. 원숭이가 인간의 지능을 얻었으니 다행이지. 개가 인간의 지능을 얻었다면 세상은 개판이 되었을 거야. 인류라는 말도 사라지겠지. 남성은 짝짓기 경쟁에서 밀려날 것이 분명해. 특히 남성에게 개의 진화 현상은 재앙에 가까울 것이다. 뭐, 이런 상상들.

개가 인간의 지능과 언어를 사용할 수 있다면 벌어질 일들 : 한국 남자들은 입만 열면 복종, 우정, 의리를 이야기하지만 개의 충성에 비하면 조족지혈이다. 인간의 우정과 의리는 자신이 모시는 보스의 흥망성쇠에 따라 달라진다. 존만이 이명박 선생님을 모시던 충복들의 배신을 보라.  반면에 개는 주인의 지위 고하를 따지지 않는다.   주인의 초라한 행색을 부끄럽게 생각하는 개는 없다.  바로 이 조건 없는 우정이야말로 아름답지 않은가.  말하는 개의 탄생은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본능을 가진 인간을 소외시킬 것이 분명하다. 인간 여성에게 매력적인 존재도 인간 남성이 아니라 말하는 개일 것이다.

진화 심리학을 맹목적으로 신뢰하는 편은 아니지만 여성에 비해 남성의 공감 능력이 떨어진다는 것은 여러 실험을 통해 이미 밝혀진 사실이다. 반면, 개의 공감 능력은 개를 키워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고개를 끄덕일 만큼 인정하는 대목이다. 당신이 울고 있을 때 다가와 초롱초롱한 까만 눈으로 당신의 얼굴을 핥아주는 것은 개'다. 개는 주인이 슬픈 표정을 짓거나 소리 내어 울면 다가와 슬픈 표정으로 당신의 얼굴을 핥고 손을 핥으며 발을 핥는다. 이 짐승의 위로는 개를 키워본 사람만이 알 수 있는 감정 교류다. 개가 주인의 기분을 알아채는 이유는 주인을 향한 몰입, 관심, 직감 그리고 무엇보다도 냄새를 통해 감정을 읽기 때문이다.

개의 후각은 인간이 상상할 수 있는 영역을 초월한다(개는 냄새를 통해 주인의 질병을 간파하기도 한다). 아침 밥을 얻어먹는 일이 인생 목표가 되어버린 조선 가부장 인간 남자 수컷의 까다로운 요구 조건에 비해 개는 사료 한 그릇이면 끝이다. 말하는 개는 아침에 일어나 스스로 사료를 먹고 나서 침대에서 잠자는 애인의 얼굴을 핥아주고는 출근을 할 것이다. 멍멍 !  당신이 여자라면 인간 남자와 말하는 개 가운데 누구를 보이프렌드로 선택할 것인가. 뭐, 답 나오지 ?  경찰이나 검사 같은 특수직도 개에게 유리하다. 범죄자가 아무리 거짓말을 해도 후각을 통해 거짓말을 간파하는 능력은 개에게는 식은 죽 먹기다.

이 모든 것을, 이 모오오오든 것을 종합하면 개가 인간의 지능과 언어를 습득한다면 인간 남자는 재앙이 될 것이다. 나는 영화 << 혹성탈출 >> 를 보면서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나마 개가 아니라 원숭이가 인간의 지능을 얻어서 얼마나 다행인가. 영화가 끝나고 나서 A와 나는 술집으로 향했다. 나는 원숭이가 아니라 개가 인간의 지능을 얻게 되면 발생하게 될 인간 남자 수컷의 쓰빽따끌한 비극에 대해 일장연설을 늘어놓았다. A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늦은 밤이 되어 집에 돌아왔다. 봉달 씨가 꼬리를 격하게 흔들며 나를 반겼다.

술에 취한 나는 개를 붙들고 늑대의 후예들이 인간 지능을 얻게 되면 도래할 인간 남성 수컷의 재앙에 대해 말했다. 봉달 씨가 비밀스러운 눈빛으로 나를 물끄러미 쳐다보더니 이렇게 말했다. " 멍멍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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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04-11 20:54   좋아요 2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개가 인간 지능을 얻어 인간 기능을 하게 되면 단박에 퇴화해 사라질 특질들 아닐런지요

곰곰생각하는발 2018-04-12 15:03   좋아요 0 | URL
듣고 보니 그런 것 같습니다..ㅎㅎ
 

 

 

 

 









도서관에서 옛날 신문을 보았다






 


 

                                                                                                        도서관에 가면 옛날 신문(잡지 따위)을 본다.  옛말이 주는 입말이 재미있어서 읽기 시작했는데 이제는 버릇이 되었다. 지금은 엣지 있는 교양어처럼 보이는 보그 병신체도 100년 후에는 촌스러운 입말이 될 것이다. 언어란 그런 것이다. 기승을 부리는 세월이 있으면 소멸하는 날도 있다.

옛날 잡지를 읽다가 < 화장하다 > 를 < 캄푸라치하다 > 라는 말로 대체 사용하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어감이 덴뿌라와 비슷한 것을 보니 일본어에서 따온 것 같아 찾아보니 아니나 달라. 프랑스어인 카무플라주 camouflage가 일본으로 건너가 캄푸라치가 된 것이다. 참...... 발음 후지구나. 백석의 당나귀처럼 흐엉 흐엉 웃었다. 이 맛에 옛날 신문을 읽는다. 카무플라주는 원래 법정 용어'였다고 한다. 좋게 말하면 법정에서의 자기 방어권이요, 저잣거리 입말로 표현하자면 불리하거나 부끄러운 짓이 들통나지 않도록 꾸미는 짓거리이다.

어찌 되었든, 머리나 옷 매무새를 매만져 맵시를 내는 화장술도 일종의 위장술(변장술)이니 일맥상통하는 구석이 있다. 재미있는 사실은 군복 무늬 옷(패션) 을 카무플라주 패션이라고 한다는 점이다. 복식사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패션과 전쟁이 서로 뗄래야 뗄 수 없는 젖은 땔감과 같은 관계라는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멋쟁이들이 봄, 가을만 되면 입고 다니는 " 트렌치코트 " 는 대표적인 군복 패션이다. 트렌치코트를 자세히 뜯어보면(노파심에서 하는 말이지만 실밥을 뜯으라는 말은 아니다)     지금은 의미와 기능을 상실한 부위들이 사실은 군복으로써의 용도로 사용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 견장은 말 그대로 계급을 나타내는 표장을 달기 위한 용도일 뿐만 아니라 수통이나 망원경을 매다는 데 사용하기도 했고, 건 플랩은 총을 쏠 때 반동으로 인하여 개머리판이 이 부위에 닿게 되는데, 이로 인해 옷이 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천을 하나 더 덧댄 것이다. 그리고 소매 끝자락에 달린 소매끈 고리는 참호를 팔 때 팔을 걷어올려 내려오지 못하도록 고정하기 위한 장치라고 한다. 트렌치 trench 라는 단어가 전장의 참호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는 점은 이 옷이 기능복이라는 사실을 알려준다. 카디건도 마찬가지다.

크림 전쟁에서 병사들이 추운 날씨와 심한 상처 탓에 스웨터를 입고 벗기가 쉽지 않아서 스웨터 앞부분을 트고 단추를 달아 쉽게 입을 수 있도록 고안한 것이 바로 카디건이다. 패션 피플들이 겟 하고 싶은 잇템의 대명사인 버버리가 군복인 트렌치코트를 만들어 성공한 기업이라면 샤넬은 카디건으로 성공한 기업이다. 뭐, 버버리나 샤넬이 굉장히 엘레강스한 기업 같지만 사실 알고 보면 군복 팔아서 대박난 기업일 뿐이다. 이밖에도 우리가 여름에 흔히 입고 다니는 라운드티도 그 옛날 전사들이 갑옷 속에 입고 다니던 속옷에서 유래한 옷이다. 이 사실-들을 알고 나면 직장을 전쟁터에 비유하는 상투적 표현도 이해가 간다. 그려, 우리가 입고 있는 옷이 군복이니 직장은 전쟁터여 ! 

캄푸라치라는 말, 참....... 마음에 든다. 옷을 입는다는 것은 일종의 화장이자 위장'이다. 패션이란 자신에게 불리한 부위를 캄푸라치하는 과정이다. 키가 작은 사람은 키가 커보이도록, 뚱뚱한 사람은 조금 더 날씬하도록, 반대로 마른 사람은 조금 더 풍성하도록 만드는 장치'다. 비록 그것이 위장이라 해도 그것은 언제나 정당하다. 하여, 나는 뽕브라와 깔창의 욕망을 긍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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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호랑이 2018-04-07 19:1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곰곰발님 멋진 트렌치 코트입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8-04-07 19:39   좋아요 1 | URL
말씀만으로도 고맙습니다. 겨호 님. 제가 이 코트 입으면서 항상 의문점이 건 플랩이었거든요. 도대체 저게 왜 달린거지 ? 했는데 알고 보니 총 쏠 때 개머리판 닿는 곳이라고요.. 천 하나 더 덧댄 것. 군대 나온 사람은 다 이해하실 겁니다..
 

 

 

 








성형과 재단









                                                                                                      박근혜에게 실 리프팅 시술을 한 김영재와 박정식은 직종은 다르지만 하는 일은 똑같다. 아닌 밤중에 홍두깨라더니 박정식이 누구냐고 ? 그 옛날, 그러니까......

그는 쌍팔련도 남조선 번화가에서 양복 재단사로 이름을 날렸으나 지금은 아내와 함께 수선집을 운영하고 있다. 둘 다 주름을 없애려는 목적을 가지고 일을 한다. 한쪽은 얼굴 주름을 다림질하고 한쪽은 양복 주름을 다림질한다. 이북 출신으로 전쟁 때 월남한 박정식 씨는 이렇게 말한다. " 품질 좋은 양복은 입었을 때 주름이 발생하지 않디. 옷과 몸이 서로 맞디 않으면 말이야. 주름이 생기는 기야. 당연한 기지. 어깨가 안 맞으면 어깨에 주름이 생기고 등짝이 안 맞으면 등짝이 주름이 생기지. 우리 몸이 말이야. 겉으로 보기에는 멀쩡해 보여도 사실은 모두 짝짜기지.

팔 길이도 다 짝짜기이고 어깨 높이도 오른쪽과 왼쪽이 달라. 맞춤복을 입었을 때 주름이 생긴다는 기는 그르니끼니.... 치수를 잘못 재었다는 것을 의미하지. 요즘 기성복 보면 웃겨, 아주 웃긴다 말이야. 체형이 각각 다른데 표준이 어디 있간. 그르니끼니 요즘 양복 입은 놈들, 죄다 띨띨이처럼 보인다 말이지비. " 성형의라고 다를 것 하나 없다. 주름을 펴서 젊게 보이게 만드는 것이 목적이니깐 말이다. 박정식 재단사 말을 요약하면 수트의 정석 ABC는 첫째도 핏, 둘째도 핏, 셋째도 핏이다. 그 아무리 비싼 천으로 만든 양복이라고 해도 몸에 맞지 않는 슈트 핏은 스튜핏'이다.

하지만 나는 인간의 주름에 대하여 다른 평가를 내리고 싶다. 신은 늙어가는 인간을 가엽게 여긴 나머지 주름을 선물로 주셨다(라는 낭만적 상상을 해본다). 신은 늙어가는 남성에게는 이마 주름을 선물하시었고, 늙어가는 여성에게는 눈가 주름을 선물하시었다. 이마 주름의 가로와 미간 사이의 세로 선이 멋진 남자는 정말 멋있다. 숀 코넬리, 클린트 이스트우드, 조지 클루니, 브래드 피트는 나이 들수록 멋있다. 내가 보기에는 팔 할이 (이마)주름 덕이다. 반면, 여성은 눈가 주름이 멋질 때 깊이를 가진다. 형광등 백 개를 켜놓은 듯한 틸다 윈스턴의 아우라는 팔 할이 눈가 주름 덕이다.

이 눈가 주름이 그녀가 살아온 날들의 희노애락을 엿보게 만든다. 그렇기에 연기한답시고 보톡스로 주름을 지우는 행위는 자살행위나 다름없다. 더군다나 얼굴 근육으로 먹고사는 배우에게 실 리프팅, 보톡스, 필러 시술은 목수의 팔을 자르는 행위와 다를 것이 없다. 주름은 표정을 깊이 있게 만든다. 배우에게는 무엇보다도 중요한 요소이다. 박근혜를 볼 때마다 공포스러웠던 것은 주름 하나 없는 그 팽팽한 얼굴이었다. 늙은 여자의 주름 없는 얼굴을 보는 것은 벤쟈민 버튼의 어린 시절을 보는 것만큼 생경했다. 나이에 맞는 주름은 그 사람을 아름답게 만든다. 박근혜는 안티에이징에 몰빵하다고 좆된 케이스'다. 띨띨한 새끼, 쌤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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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같다면 2018-04-03 19:3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세월호 7시간의 퍼즐 조각.
10시가 넘어서도 침실에 있던 사실을 보면서..
예전에 곰곰생각하는 발님이 쓰셨던 글이 생각났어요
그녀에게는 이 모든게 그냥 일상적인 하루였을 수도 있다는 것이 소름끼치게 무서었어요

곰곰생각하는발 2018-04-03 15:12   좋아요 1 | URL
전 7시간에 자빠져 잤다거나 굿을 했다거나 이런 것보다
차라리 그냥 알면서도 무심한 듯 시크하게 아무 것도 안하는 거.. 그거 더 공포스러운 짓이 아닐까 싶습니다.
박은 사이코패스예요.. 공감, 연민 제로 인간..

수다맨 2018-04-05 11: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박근혜는 수감 생활을 하느라고 시술을 받지 않아서인지 요즈음 얼굴에는 주름 팬 모습이 곧잘 보이더군요.
그럼에도 저는 박근헤의 얼굴 주름이 흉측하게 보입니다. 나이 든 여성들의 얼굴 주름이란, 그동안 살아왔던 세월의 신산辛酸과 굴곡을 간직하고 있기에 아름다운 법이지요. 그런데 박근혜 주름은 그저 자연적인 노화를 인공적/금전적/불법적인 시술로 억지로 막고 늦추고만 있다가, 마침내 드러난 모습이어서 기가 차더군요.
곰곰발님 말씀대로 보통의 나이 든 여성들의 주름에 고아한 품격이 있다면, 박근혜 얼굴에 드러난 주름은 허욕과 노추의 발로發露에 불과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무심한 듯 시크하게 !




 


                                                                                                                                                                                         패션계의 잔다르크였던 코코 샤넬이 이런 말을 했다 : 남자인 당신이 여자를 만났을 때 나중에 옷만 기억나는 여자라면 그 사람은 만나지 마세요.              만약에 코코 샤넬이 남성이 아닌 여성에게 조언을 했다고 해도 크게 달라질 것은 없었을 것이다. 여성인 당신이 남자를 만났을 때 나중에 옷만 기억나는 남자라면 그 사람은 만나지 마세요.

그런데 전자와 후자의 예는 느낌이 사뭇 다르다.  전자는 머리에 든 것은 하나도 없으면서 온통 옷에만 신경을 쓰는 여성을 지시하는 쪽에 가깝다면  후자는 반대로 패션에 대해 너무 무심한 남성을 지시하는 쪽에 가깝다는 느낌이 든다. 하긴 청청 패션에 뾰족한 검은 구두를 신고 흰 양말을 가터 벨트처럼 바짝 올려 입는 남성은 그 자체로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법이지. 더군다나 바지를 너무 끌어올려서 남근이 지퍼를 뚫고 세상 밖으로 튀어나올 태도를 갖추면 이 사태를 어찌 잊으리오. 문제는 자신이 패션 고자라는 사실을 모른다는 데 있다. 샤넬의 충고는 < 무심 > 과 < 시크 > 사이에서 균형을 잡으라는 말처럼 들린다. 이 충고를 무시하고 한쪽으로 기울면 패션 날라리가 되거나 패션 고자가 될 뿐이다.

그래서 나온 패션계 명언이 " 무심한 듯 시크하게 ! " 이다.  패션, 참..... 어려운 경지다.     꾸민 듯 안 꾸민 듯한 패션이야말로 패션의 정석인 셈이다. 다른 식으로 말하자면 정성을 다해 꾸미되 안 꾸민 척하라(좋은 예가 박근혜'다. 세월호 당일, 그녀의 헤어스타일에 주목하자. 부스스한 얼굴과 다급한 나머지 머리 손질을 하지 않은 듯한 헤어스타일은 사실은 정교한 미용이 아니었던가). 그런데...... 햐, 그게 말처럼 쉬운 게 아니다. 그것은 마치 노아웃 만루 위기에 빠진 투수에게 감독이 다가가 작전이랍시고 힘 빼고 던지라고 주문하는 것과 같다. 힘 빼고 던지라니,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배팅볼을 던지라는 말인가 !

색에 대한 욕심이 지나치면 키치가 되고 절제에 성공하게 되면 엘레강스가 된다. 알록달록한 색감이 화려해 보일 수는 있으나 색감이 화려하면 할수록 우아한 감성과는 멀어진다. 톤-다운시킬 필요가 있다. 그런데 이 문제는 어디까지나 여성 패션에 국한되는 것이고 한국 남성들은 지나치게 톤-다운해서 문제가 발생한다. 무채색 이너웨어에 무채색 아우터를 입고 덧대어 무채색 바지에 검정 구두를 신는다. 유채색에 대한 공포마저 느껴진다. 한국 남성들은 옷을 입을 때 색에 대한 공포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 색은 대대로 권력자만이 누릴 수 있었다. 염색 비용이 워낙 비싼 탓이기도 했지만,  지배 계급이 색깔에 대한 독점권을 가진 탓이기도 했다.

예를 들면 보라색은 교황만이 누릴 수 있는 색깔이었는데 만약에 교황보다 계급이 낮은 사람이 보라색 옷을 입으면 혹독한 벌을 받아야 했다. 색깔이 계급을 지시하는 시대였던 것이다. 그렇기에 계급이 낮은 계층일수록 색깔 없는 옷을 입어야 했다. 내가 지금껏 살아오면서 들었던 " 국뽕 오브 국뽕 " 의 쓰빽따끌하며 아스트랄한 화룡점정은 옛 조상은 전쟁을 싫어하고 평화를 좋아해서 백의민족이 되었다는 헛소리였다. 그 말이 사실이라면 조선의 왕이 입던 곤룡포는 왜 그렇게 화려했던가(왜, 세도가 양반집 귀한 손자는 때때옷을 입는가).  진실은 하나다. 

옛 조상이 백의민족이 되었던 이유는 염색 기술이 떨어졌을 뿐만 아니라 똥구멍이 찢어지도록 가난한 나라여서 그렇다. 그게 진실이다.

지금은 옷감에 색을 들이는 데 많은 비용이 들지 않는다. 그리고 특정 계급이 색을 독점하는 시대도 지났다. 하여, 나는 남성인 당신에게 (여자에게 색만 밝히지 말고) 색을 권한다. 옷이 날개다 ■

 

 

 

 

 

덧대기 ㅣ 최신 유행하는 명품 스카프를 돈을 살 수는 있지만 스타일은 돈을 살 수 없다. 스타일은 스스로 만드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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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로 2018-03-31 13:4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검정 양복에 노란 신발 아주 강렬하네요!! 제 웨딩 색이 검정색과 노란색이었어요. 저는 클래식한 웨딩을 원해서 그렇게 선택했는데 저와 같은 선택을 해서 결혼하는 사람 아직 한번도 못봤어요. ㅎㅎㅎㅎ 여기 미국에선 결혼식 색이 중요하거든요. 그러니까 색이 하나의 theme인거죠.
또 제가 영어 연설 수업을 들을 때 연설문 중 하나의 제 주제가 남자들도 핑크를 입어야 한다 였어요. 곰발님과 저는 이렇게 통해!!
그리고 저는 여자들도 의외로 색을 많이 안 입어요. 그런데 어느날 트럼프가 늘 공격하는 여기자 케이티 터가 자기가 한번은 17색상의 같은 바지를 산 적이 있다고 하는 거에요. 저는 17색의 바지는 아니었고 15색의 바지를 산 적이 있고 지금도 매일 색이 다른 바지를 입어요. ㅎㅎㅎㅎ 암튼 색 얘기 옷얘기 나오니 제가 정신을 못차리죵~~~😅
암튼 이런 글 넘나 좋아해요!!! 곰발님 짱짱짱👍

곰곰생각하는발 2018-03-31 14:02   좋아요 1 | URL
핑크가 원래 남성이 독점하던 색이었습니다. 핑크도 어차피 붉은 계열이어서 전사적 이미지로 통해서 옛날 남성들이 독점하던 색깔이었는데, 이게 남녀 구분을 하다 보니 어느새 핑크는 여성 독점 색깔이 된....
색에 대한 금기를 벗어나야 한다고 봅니다. 그나저나.. 우와... 웨딩 기조색이 검정과 노랑이라는 말씀이죠 ? ㅎㅎㅎ 개성 있씁니다. ㅋㅋㅋㅋ

저도 같은 디자인의 넥타이를 무지개색으로 산 적이 있습니다.. ㅎㅎㅎㅎ 하여튼.. 남자는 색을 좀 늘리고 여성은 색을 좀 줄이고.. 아니다. 여성은 굳이 색을 줄일 필요는 없다는 생각이 드네요. 대신

톤-인-톤, 톤-온-톤‘을 지키면 된다고 생각됩니다. 색의 조화가 중요한 것이지 색의 다양성이 중요한 것은 아니니 말이죠..

무엇보다도 제가 늘 하는 말이

최신 유행하는 명품 < 스카프 > 를 돈 주고 살 수는 있지만 < 스타일 > 은 돈을 주고 살 수 있는 아이템이 아니다. 스스로 만드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