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에 빠지면 구름 위를 걷는 기분이 든다










                                                                                                        다이어트 산업과 우주 항공 산업은 쥐와 고양이 사이가 아니라 가재와 게 편에 가깝다. 왜냐하면 두 산업 모두 그램(g) 수를 줄이는 데 목적을 두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주 항공 산업에 사용된 재료들은 다른 산업에서 사용되는 재료들에 비해 가볍다. 심지어는 우주인의 자격 조건에는 체중 감량도 포함되어 있다. 과학적 지식을 총동원하지 않아도 쉽게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허공에, 더군다나 저 광활한 우주에 무게가 500t인 우주선을 띄운다는 것, 그 중력을 거스르기 위해서는 그만큼의 비용이 투자되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유인 우주선 선저우(중국) 5호에 탑승한 우주인은 1명뿐이었는데 이유는 간단하다, 우주선의 무게를 줄이기 위해서. 이 자리를 빌려 최초로 공개하는 사실이지만

대한민국은 2006년에 유인 우주선을 띄울 계획을 세우고 구인구직 신문인 벼룩시장에 우주비행사를 선발한다는 광고를 낸 적이 있다. 우주 비행사 모집.  가족 같이 일할 분.  4대 보험 가능.  체중 경량 우대                           여러 조건이 있었지만 무엇보다도 내 눈에 들어온 것은 체중 경량 우대'였다.  한국 우주 산업 책임 선임이자 카이스트 우주항공과 교수였던 김** 교수가 내게 물었다. " 혹시..... 최근에 실연의 아픔을 겪으신 적이 있소 ? "  나는 깜짝 놀라서 고개를 끄덕였다. 그때 나는 이별의 고통 때문에 상실에 빠진 상태였다. 

그가 나에게 물었다. " 몸무게보다 더 무거운 게 뭔지 아시오 ?   바로 무거운 마음이오. 페루애 씨는 실연으로 몸무게 10kg이 빠졌지만 대신에 그 사랑 때문에 무거운 마음을 얻어 20kg이 늘어났소 ! "  어떤 사람은 가슴이 무거워서 탈락했고, 어떤 사람은 어깨가 무거워서 탈락했으며, 또 어떤 사람은 발걸음이 무거워서 탈락했다. 최종 합격자는 공룡이라는 별명을 가진 A씨였는데 그는 최근에 사랑에 빠졌다고 했다. 마음이 무거워서, 가슴이 무거워서, 어깨가 무거워서, 발걸음이 무거워서 탈락한 사람들은 이구동성으로 소리쳤다. 하긴..... 사랑에 빠지게 되면 구름 위를 걷는 기분이 들지. 좋겠다, 시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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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다맨 2018-03-25 15:5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어제는 댁에 잘 들어가셨습니까? 저는 막차를 잡아서 간신히 집으로 들어왔습니다.
다음에 날씨가 풀린다면 밖에서 한 잔 하시죠.

곰곰생각하는발 2018-03-25 15:54   좋아요 0 | URL
오, 막차이셨습니까 ? ㅎㅎㅎㅎ. 아, 어제 저는 좀 취해서.... ㅎㅎㅎㅎㅎㅎㅎ
그렇지 않아도 21일에 다시 모이기로 했으니 그때 봅시다.. 그땐 야외로... 안에서 먹는 건 좀 그랬습니다...

라로 2018-03-26 17: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글 읽으면서 ㅋㅎㅎㅎㅎㅎ 하고 웃는데 왜 슬플까요??? ㅠㅠ

곰곰생각하는발 2018-03-28 10:02   좋아요 0 | URL
울면서 웃는 것보다는 웃으면서 슬픈 게 더 좋습니다..

- 2018-03-27 06: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지구를 지켜야할 분이 어디 우주로 간다 하십니까!

곰곰생각하는발 2018-03-28 10:02   좋아요 0 | URL
우주로 가서 별을 따야 합니다. 크리스마스 트리 우듬지에 쓰일 별이 인기 상품으로 잘 팔립니다..
댓글저장
 

 


용의자 x의 헌신




주의 : 스포일러 있음



 


히가시노 게이고 추리소설 << 용의자 x의 헌신 >> 은 도쿄 에도가와 인근 한 연립 주택에서 중년 남자가 모녀에 의해 살해되면서 사건은 시작된다. 모녀 이름은 하나오카 야스코와 딸 미사토. 우연히 이 사실을 알게 된 옆집 남자 이시가미가 모녀의 완벽한 알리바이를 만들기 위해 계획을 꾸민다. 

여기까지 읽고 나서 스포일러를 노출했다며 나에게 항의할 필요는 없다. 이 소설은 범인이 누구인가에 초점을 맞춘 추리소설이 아니다. 이처럼 소설은 독자에게 이미 범인이 누구인지 알려주고 게임을 시작한다. 중요한 것은 모녀가 경찰을 어떻게 속일 것인가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혹독한 경찰의 심문과 거짓말 탐지기 검사를 속일 수 있는 알리바이를 조작하는 것이다).  거짓말이란 거짓말이 거짓말을 낳고 그 거짓말이 또 다른 거짓말을 낳아서 나중에는 걷잡을 수 없는 상황에 이르게 되는 법인데,  법 없이도 살 법한 모녀가 이 혹독한 시련을 견디고 과연 경찰 앞에서 완벽한 거짓말을 만들어낼 수 있을까 ?  ㅡ

독자는 이런 마음으로 가해자를 응원하게 된다.  이 소설의 트릭은 살해된 날짜를 변경하는 데 있다.  예를 들면  :  트릭을 사용해서 살인이 발생한 날짜인 23일을 24일로 변경하는 것이다. 그렇다 보니 경찰이 모녀에게 추궁한 알리바이는 23일이 아니라 24일'이다. 야스코 씨, 당신은 24일에 뭐하셨습니까 ?                          모녀 입장에서 보면 경찰에게 굳이 거짓말을 말할 필요가 없다. 모녀는 거짓말은커녕 진실을 말함으로써 의혹에서 벗어난다. 이 소설이 가진 매력은 " 살인자는 반드시 거짓말을 한다. " 는 익숙한 코드를 전복시킨다는 데 있다. 이처럼 진실은 때때로 범죄에 악용된다.

팩트가 범죄까지는 아니더라도 자신에게 유리한 쪽으로 악의적으로 이용되는 사례는 많다. < 올해 매출액이 전년도에 비해 자그마치 120%로 엄청나게 상승했다 > 와 < 올해 매출액이 전년도에 비해 겨우 20% 상승하는 데 머물렀다 > 에서 둘 다 제시된 값은 동일(120% = 20%)하지만 그것을 받아들이는 느낌은 다르다.  전자는 진실을 가지고 호도하는 경우이다. 장난 지금 나랑 하냐 ?    정봉주 보도 진실은 사건이 발생한 날짜를 2011년 12월 23일로 못을 박고 공방을 시작하지만 내가 보기엔 그 못을 빼고 다시 시작해야 한다. 사건이 발생한 날짜는 23일이 아니라 24일이다(라고 나는 추정한다).

사건이 발생한 날짜가 하루 늦춰지면 정봉주, A(안젤라), 민국파의 주장은 모두 진실이 된다. 정봉주는 24일에 렉싱턴 호텔 로비 카페에서 A를 만난 적은 있으나 23일에는 만난 적이 없기에 " 23일에 A를 본 적 없다 " 고 주장하는 것이고, 24일을 23일로 착각한 A 씨'는 " 23일(사실은 24일)에 정봉주를 만난 적이 있다 " 고 주장하는 것이며, 민국파 또한 크리스마스 즈음하여 정봉주를 렉싱턴 호텔에 데려다준 적이 있다고 주장한 것이다. 결과적으로 < 기억 오류 > 가 < 사실 오류 > 가 되는 것이다. 진중권 교수는 프레시안 기고문 << 응답하라, 정봉주 >> 에서 오후 1시에서 오후 2시 52분 사이에

그가 렉싱턴 호텔에 없었다는 것을 증명하지 못한다면 그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보아야 한다고 주장했는데, 나는 논리 척척박사가 쏟아낸 얼토당토않는 주장을 읽고 나서 깜짝 놀랐다.  엄밀히 말해서 사실을 입증할 책임은 정봉주가 아니라 의혹을 제기한 프레시안에게 있다. 검찰이 용의자를 기소했을 때 유죄를 입증해야 되는 쪽은 검찰 몫인 것과 같다. < 있다 > 는 것을 증명하는 것보다 어려운 것은 < 없다 > 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다. 가령, 악마는 존재하지 않는다라는 주장을 완벽하게 입증하기 위해서는 지구촌 사람 모두를 만나서 진술을 받아내야 한다. 반면에 악마는 존재한다는 주장은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쉽다.

지구는 둥그니까 자꾸 걷다 보면 중간에 악마를 보았다고 주장하는 사람을 만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것을 악마의 증명(devil's proof)이라고 한다. 그래서 법은 모든 입증 책임은 " 없다 " 고 주장하는 사람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 있다 " 고 주장하는 사람에게 입증 책임을 부여한 것이다.    논리 척척박사 진중권은 이 사실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  진중권은 2012년 7월에 BBK의혹을 제기한 정봉주가 유죄 판결을 받자 네티즌과 설전을 펼치는 과정에서 재판부 판결을 옹호하며 이렇게 말했다. " 입증의 책임(onus probandi)은 그것을 주장한 사람에게 있습니다.  즉 정봉주 전의원에게 있지요. 재판부에서 그런 것까지 밝혀야 한다는 법이론은 어느 나라 건가요?1) "


정봉주 성추행 의혹 보도에서 정봉주의 범죄 사실이 있다고 주장하는 쪽은 프레시안이다.  그렇다면 응답해야 될 쪽은 정봉주가 아니라 프레시안이다. 하여, 진중권의 법이론을 빌려 프레시안에게 되묻고 싶다.  입증의 책임은 그것을 주장한 사람에게 있습니다. 즉 프레시안에게 있지요.  정봉주가 그런 것까지 밝혀야 한다는 법이론은 어느 나라 건가요 ? "  그때 그때 달라요. 진중권의 일구이언, 졸라 비겁하다




​                                      
1) 진중권

 



덧대기 ㅣ 프레시안은 내부적으로 " 날짜 오류 " 를 인지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호기를 부리는 데에는 사건이 발생한 날짜를 여러 차례 오락가락 번복한다는 것은 결국  패배를 인정하는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메신저가 오염되면 메시지는 가치를 상실하는 법. 그렇기에 프레시안은 자신의 주장을 입증할 증거를 확보하기 위해 후속 보도를 취재할 생각은 않고 안젤라'라는 감성적 스토리를 동원하여 " 알리바이는 중요한 것이 아니다 " 라거나 " 진위 여부가 중요한 것은 아니다 " 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정봉주가 제시한 디지털 사진 780장에는 그의 23일 알리바이를 증명할 사진이 무더기로 쏟아질 것이라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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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립간 2018-03-19 11:1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또 하나의 유죄 추정의 원리에 따라 무죄를 증명하는 ‘사회적 사건‘이 되겠군요.

곰곰생각하는발 2018-03-19 12:07   좋아요 0 | URL
아마 이번 사건은 언론 역사의 크나큰 사건이 아닐까 싶습니다..

2018-03-19 12: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3-19 12: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만화애니비평 2018-03-19 12:3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진교수님 좋아했지만, 요새 갈수록 이상해집니다. 가장 최신적인 미학을 연구하는 분이, 가장 구좌파적 관점으로 세상을 보고 있습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8-03-19 13:03   좋아요 0 | URL
이 양반은 그냥 미학에 관련된 발언만 해야 해요..

2018-03-19 13: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3-21 11: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AgalmA 2018-03-19 20: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최근 ˝아기가 죽었다˝로 시작한 레일라 슬리마니 <달콤한 노래>도 그렇지만 요즘은 결과보다 과정이 더 초점이 되는 것 같아요. 이건 비단 문학만의 경향은 아닌 듯.
세월호도 이미 결과는 이렇죠. 7시간 30분부터 해서 우린 그 과정의 어그러짐을 끝없이 파헤쳐야 할 상황이죠.
주장만 난무하니 세상이 온통 답답함 천지에요.

곰곰생각하는발 2018-03-21 11:29   좋아요 0 | URL
저는 이 모오든 게 전부 다 세월호의 혼령들이 이끌어낸 성과가 아닌가 싶습니다..

마태우스 2018-03-25 12:2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곰발님 안녕하세요 책주문 땜시 들어왔다가 곰발님의 글이 있어서 이곳에 왔습니다. 그러다 정봉주 관련 이 글을 보게 됐습니다 (사실 아래 글도 봤어요!) 용의자 x의 헌신과 정봉주를 연결하는 과정이 정말 와닿습니다. 글은 이렇게 써야 하는구나, 라는 생각을 다시금 느낍니다. 저는 대부분의 경우 곰발님 생각에 동의합니다만, 이번 사건의 경우엔 의견이 좀 다릅니다. 정봉주가 무고한 사람이 당했을 때 보이는 반응과 현저히 다른 반응을 보이고 있고, 성관련 범죄에 연루된 사람들은 원래 혐의를 부인하게 마련인지라 아직은 좀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말씀드리려는 건 그게 아니고요, 알라딘에 보다 충실하기로 했으니 앞으로도 종종 들러 가르침을 받겠습니다. 건승하십시오.

곰곰생각하는발 2018-03-25 12:28   좋아요 0 | URL
네에. 제 글의 핵심은 정봉주는 거짓말을 하고 있다입니다. 그리고 a는 진실을 말하고 있다. 다만, 이번 보도에 대한 프레시안의 언론 윤리 규칙 위반은 심각하다... 뭐 이 정도로 요약할까요. 제가 뭐.. 언론인도 아니고 그냥 오고가는미스테리 말풍선에 호기심이 생겨서.. 문득 용의자x가 생각나서 추론 한 번 해 본 것입니다..ㅎㅎ
마태우스 님의 알라딘 몰입 선언 대환영합니다아.. ㅎㅎㅎ

마립간 2018-03-25 15:40   좋아요 0 | URL
마태우스 님과 곰곰생각하는 발 님의 의견을 종합하면,
; 정봉주 의원은 (성희롱이라는 )성폭력을 하였고, 프레시안은 심각한 언론 윤리를 위반한 것이 되나요? 그렇다면 정치 그만두는 것과 폐간은 상보적인 것이 아닌 것이 되는군요.

곰곰생각하는발 2018-03-25 15:48   좋아요 0 | URL
폐간까지는 그렇고 사과 보도는 해야 되지 않을까요 ? ㅎㅎ. 정봉주는 물러나고...

마립간 2018-03-26 08:01   좋아요 0 | URL
언론 윤리를 위반한 사례에 황우석 사건도 있습니다. 보도 내용이 너무 커서 윤리 위반은 문제가 되지 않았지요.

정봉주는 물러나고, 프레시안은 사과한다. ; 제 판단에는 양적 균형이 맞지 않는 것 같군요.

곰곰생각하는발 2018-03-26 09:12   좋아요 0 | URL
그렇다면 마립간 님이 보시기에 양적 균형을 맞춘 결과는 어떤 결과입니까 ? ㅎㅎㅎ

마립간 2018-03-26 10:42   좋아요 0 | URL
폐간과 사과 그 중간의 방법이 있다면, 그 중간이 되겠지요.

정봉주 의원의 경우, 성추행을 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니 만약 성추행이 사실이라면 성추행과 관계없이 거짓된 주장을 한 것이니 스스로 물러나지 않더라도 정치 생명은 끝이라고 봅니다.

프레시안의 경우, 저와 같이 가장 비중있게 읽던 독자( 저는 다른 신문보다 우선적으로 프레시안을 읽습니다.)의 신뢰을 잃었고, 좌파( 또는 진보) 측의 도덕성 손상은 대한 우파와는 다르죠. 할 수 있는 것이 사과 밖에 없더라고 해도 그에 대한 대가를 치르겠죠.

프레시안이 이런 기사를 연달에 낸 적이 있습니다. ; 1) 사교육은 효과 없다. 그러니 사교육을 시키지 말라. 2) 우리나라 학생 성적은 부모의 재력에 의한 사교육의 효과로 서열화 된다. 그래서 문제다.

그래서 프레시안을 ‘편견이 넘치는 정의로운 언론‘으로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마립간 2018-03-26 10:49   좋아요 0 | URL
정확한 사실 fact에 대한 기사가 나올 때까지 기다리고 있다가 덕분에 정봉주 성추행 기사를 검색해 봤습니다.

상대편이 주장하는 것이 ‘키스‘였다가 바뀐 모양인데, 피해자의 주장이 뭔지 검색으로는 잘 확인이 안 되는군요.

곰곰생각하는발 2018-03-28 10:05   좋아요 0 | URL
저도 프레시안 애독자입니다. 이번 문제는 정봉주 성추행 의혹은 별개로 해도 언론의 보도 윤리에 대한 문제가 여실히 들어난 점에서 프레시안은 비판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봅니다.. 오늘 뉴스 보니 정봉주 호텔 갔다고 시인했더군요.. 비판은 이 둘을 별개로 볼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a의 주장이 옳다고 해서 프레시안의 언론 보도 태도가 옳다고 볼 수는 없다고 봅니다..
댓글저장
 


 

​                                      

의   루 스   :



 





프레시안, 엿이나 먹어라 !




                                                                                                    " 전화받으시죠? "   밤 11시 40분, 수신인 입장에서는 아닌 밤중에 홍두께가 아닐 수 없다고 아니 말할 수 있을 정도의 명료한 정신은 아니어서 흘려듣고는 이내 끊어버린다.

다음날,   서울시장 출마 선언을 하기 1시간 30분 전에 프레시안 단독 특종 보도가 송출된다. < 나는 정봉주 의원에게 성추행 당했다 !!! 일파만파라는 단어를 즐겨 사용하는 조중동 기사는 알고 보면 대부분 쪽파로 판명이 나는 경향이 많았는데, 프레시안이 자신만만하게 터트린 일파만파는 대파로 확장되었다.  정봉주, 서어리, 프레시안은 이틀 내내 실시간 검색어 1,2,3위를 다투며 수면 위로 떠올랐다. 잘 짜인 각본을 바탕으로 한 정치 스릴러 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이 든다. 악인이 승승장구하여 인생 만렙을 찍으려는 그 시점에서 카운터펀치를 날리는 것이야말로 정치 스릴러가 갖춰야 할 품격 있는 클라이맥스가 아니었던가 !  

벼랑이 아찔할수록 몰락은 아름다운 법이니까. 나는 속으로 생각했다. 야, 시발..... 졸라 아름답다야. 노파심에서 미리 밝혀두는 것이지만 나는 정봉주 지지자가 아니다. 지지자이기는커녕 정봉주와 미권스를 사이비 종교 따위로 인식하는 쪽에 가깝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재능 기부하듯이 프레시안을 비판하는 글을 계속 작성하는 이유는 정봉주를 지지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프레시안을 비판하기 위해서다. 우선 서어리 기자의 프레시안 단독 특종 보도는 취재 보도 윤리에 위반된다. 자신을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A와 그것을 취재한 기자는 대학 동문으로 학창 시절 서로 언론 시험을 함께 준비하며 돈독한 우정을 쌓은 친구 사이'이다.

그들은 취재원과 기자 사이이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오히려 델마와 루이스에 가깝다. 과연, 프레시안 정봉주 의혹 보도는 미투에 속하는가 ?  내가 보기엔 이것은 미투가 아니라 허투'다. 이 문제에 대한 비판에 대하여 피해자 A는 그게 무엇이 잘못인가 _ 라고 반문하지만 응답해야 할 사람은 피해자 A가 아니라 서어리 기자'이다. 서어리 기자는 이 비판에 대해 반드시 답을 해야 한다. 왜 ? 그는 기자이니까. MBC 김세의 기자의 보도가 취재 윤리 위반 논란에 휩싸인 적이 있다. 일반인이라고 소개된 인터뷰이'가 알고 보니 김세의 기자와 아는 사이'인 웹툰 작가 윤서인'이라는 사실이 폭로되었기 때문이다.  

서로 아는  사이이면서 마치 모르는 사이인 척 인터뷰를 한 것이다.  그렇다면 < 김세의 - 윤서인, 리포트 > 와 < 서어리 - 친구A, 리포트 > 는 성격이 전혀 다르다고 말할 수 있을까 ?  A가 서어리의 오랜 친구라면 특수한 이해관계와 인정 관계가 성립되기에 본인이 직접 사건에 개입하기보다는 객관성을 담보하기 위해 뒤로 물러나고 제 3자가 그 사건을 전담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했어야 하는 것이 합당한 조정이 아니었을까. 서어리 기자가 A와 특수한 이해관계로 얽혀 있다 보니 기사는 " 성추행 의혹 " 보도가 아니라 " 성추행 확정 " 보도처럼 변질되고 말았다. 

모두 다 " 다스는 MB 것 " 이라 해도 언론은 " 다스는 MB 것이라는 의혹을 받고 있다 " 고 해야 한다. 그것이 언론 보도의 기본이다. 기사에 감정이 투영되다 보니 객관성을 담보해야 할 기사는 복수의 서사처럼 변질되었다. 무엇보다도 내가 이해할 수 없는 대목은 정봉주가 그날의 알리바이로 방어권을 행사하자 프레시안은 이번 사건을 알리바이 중심으로 물타기 하지 말라고 충고를 하는데, 나는 여기서 무너질 수밖에 없었다. 이 세상 모든 용의자가 법 앞에서 다퉈야 하는 문제는 첫째는 알리바이 증명이요, 둘째도 알리바이 증명이요, 셋째도 알리바이 증명이다.

프레시안은 정봉주를 용의자로 확정해 놓고서는 용의자로 낙인찍힌 자의 알리바이 증명 노력이 물타기 전략이라고 공격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그 옛날에 정봉주가 A에게 추태를 부렸다면, 지금 당신(프레시안)은 진보 언론이라는 같잖은 좆부심으로 정봉주에게 추태를 부리고 있는 꼴이다. 둘 다 고약하기는 마찬가지'다. 프레시안을 두고 겨 묻은 개라고 지적하는 것은 아니다, 프레시안은 똥 묻은 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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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다맨 2018-03-15 11:5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언젠가 발자크는 자신의 소설에서 신문에 대해 이렇게 평한 적이 있습니다. 신문은 성직의 길을 포기하고 당파를 위한 수단이 되었고, 신념도 법도 없으며, 대중이 원하는 색깔의 말만을 파는 가게라고요.
물론 정론을 얼마만큼 지향하는 신문도 없지는 않겠습니다만 프레시안은 예전보다 확실히 맛이 간 듯합니다. 저도 작년까지는 프레시안을 애독하고는 했는데 어느 순간부터 발길이 끊어지더라구요.

곰곰생각하는발 2018-03-15 12:32   좋아요 1 | URL
프레시안 하면 그래도 가장 좌파적인 언론인데..
이번 사태를 보면서 정말 이놈들 미쳤구나 했습니다.
기본이 안된 언론이란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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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영 전집 2 - 산문 김수영 전집 2
김수영 지음, 이영준 엮음 / 민음사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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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산문 정신




 



                                                                                                        누가 뭐라 해도 한국 현대 문학에서 산문의 정수는 김수영이다. 김훈은 김수영에 비하면 정수는커녕 미지수, 분수, 소수, 내가 당신보다 아래였수 축에나 들까 ?  만약에 한국 현대 산문의 정수는 김수영이다 _ 라는 주장에 딴지를 거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은 오달수'다. 그르지 마라.

이것은 취기를 빌려 허투루 내뱉는 소리가 아니다. 스스로 반성하는 척하지만 사실은 반성을 빙자한, 자신의 도덕적 우월성을 강조하는 여타 산문(작가)과는 달리 김수영은 세계의 허위를 향해 뽑아들었던 칼날을 그대로 자기 자신에게도 향한다. 그에게는 " 사소한 위선 정도는 위악으로 포장하려는 자기 방어 " 조차도 용납하지 않는다. 그래서 김수영 산문을 읽고 나면 니체의 망치로, 카프카의 도끼로, 루쉰의 몽둥이로 뒤통수를 한 대 얻어맞은 것 같은 충격을 받곤 한다. 그런가 하면, 외국 산문 작가의 정수는 수전 손택과 조지 오웰이다. 군더더기 하나 없는,  완벽하게 조율된 문장은 조형적으로도 아름답게 보인다.

수전 손택 같은 경우는 한치의 오차도 허용하지 않는 유도미사일 같다는 느낌을 받곤 한다. 수전 손택이 오랜 시간 공들여서 탁마한 문장은 목표를 정하면 목표물을 향해 날아가는 유도미사일과 같아서 그 집요함이 지나쳐서 때론 그의 문장이 징그럽게 느껴지기도 한다. 반면, 조지 오웰의 산문은 수전 손택에게는 없는 유머가 있어서 좋다.  그는 수전 손택보다는 김수영을 닮았다. 세 작가의 산문에서 누가 더 뛰어난 문학인가, 라며 자웅을 겨루는 것은 의미없는 일'일 것이다. 그래도 팔은 안으로 굽는다고 했던가. 하여, 나는 당신에게 김수영을 권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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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다맨 2018-03-12 14:3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김수영은 생전에 번역과 시 창작, 시평론을 쓰는 것 말고는 돈벌이가 될만한 일들을 거의 하지 못했죠. 그래서 살림에 얼마라도 보탬이 되고자 부인인 김현경 여사와 함께 양계장을 운영했다는 내용도 산문으로 썼었죠. 그토록 도도하고 거침없던 김수영이 막상 병아리들이 병충해(콕시듐)에 걸려서 앓기 시작하자 어쩔 줄 몰라하는 모습이 참으로 우습고도, 서글펐던 것으로 기억납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8-03-12 17:26   좋아요 0 | URL
유명한 글이죠. 파주였던가요 ? 일산이었나 ?? 하여튼... 먹고살려고 양계장 하다가 망한 이야기하는데.. ㅎㅎㅎ
김수영이 글이 유머가 있어요. 날카롭고, 엄정하며, 여유있고.. 하여튼.. 산문의 정석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건 그렇고... 한 잔 약속 아시죠 ?

수다맨 2018-03-13 11:05   좋아요 0 | URL
네 알고 있습니다. 다음주에 뵙도록 하지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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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희정은 설명충이다 :






 





괘념치 말거라









                                                                                                       영화 속에 " 설명충 " 이 등장하면 짜증이 나기 마련이다. " 설명충이란 설명과 벌레의 합성어로 딱히 설명할 필요가 없는 사안까지도 진지하게 설명하려는........ " ☜ 바로 이런 식으로 말하는 녀석이 설명충이다.

활동사진'이라는 옛말이 의미하듯이 영화는 기본적으로 < 言 > 보다는 < 行 > 에 방점을 찍는 매체'이다. 이 활동 이미지는 피사체의 움직임(배우의 동선, 표정 변화 따위)으로 만들어지기도 하지만 카메라와 편집 방식으로 움직임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여기에 언어는 거들뿐이다. 이 조합이 영상 미학을 만들어낸다. 내가 << 신과 함께 >> 라는 영화가 짜증이 나는 이유는 설명충이 우르르 등장한다는 데 있다. 예를 들면 덕춘(김향기)과 해원맥(주지훈)이 대표적인 설명충이다. 그들이 자홍(차태현)을 따라다니며 주저리주저리 이러쿵저러쿵 쏟아내는 말은 대사가 아니라 설명에 가깝다.

그런 점에서 주지훈이 책을 읽듯 어설픈 연기력을 선보인 까닭은 개인 탓보다는 엉터리 대본에 있다고 보아야 한다.  연기자가 그 아무리 뛰어난 연기력을 갖췄다고 해도 전자 제품 사용 설명체를 신파 조로 발성할 수는 없는 법이니까. 설명충의 특징은 말(꼬리)이 길다는 점이다. 마침표로 끝내야 할 지점에 느닷없이 쉼표를 찍어 말꼬리를 늘리고, 어려운 단어를 사용하여 현학적인 분위기를 풍긴다. 그리고 쉽게 말할 수 있는 것도 어렵게 말한다. 그래야 말꼬리를 늘릴 수 있기 때문이다. 바로 이런 문장을 입말로 구사하는 사람이 설명충이요, 꼰대'다. 내가 평소에 안희정을 " 꼰대의 왕 " 이라고 말하며 조롱한 데에는


그가 구사하는 입말의 구닥다리 만연체 때문이었다. 그는 인터뷰를 할 때 호흡이 긴 문장을 구사한다. 더군다나 쉬운 문장보다는 옛말에 가까운 현학적 단어를 자주 사용하여 에둘러치는 통에 말은 화려한데 의미가 없다. 쉽게 말해서 그가 내뱉는 말은 철학의 부재를 숨기기 위해 현학적인 표현을 구사한다는 점이다. 빈 깡통이 요란하다고나 할까 ? 그가 지난 대선 때 쏟아냈던 단어들을 보면 알 수 있다. 주군, 장자, 적자, 선의, 폐족, 대연정 따위의 단어들은 사극에서나 쓰일 법한 단어이지 요즘 사용하는 단어가 아니다. 안희정이 피해자에게 보냈다는 문자(괘념치 말거라)를 보면 마치 왕이 후궁에게 하는 말투처럼 느껴진다.


요즘 어느 누가 괘념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느냔 말이다. 그것이 안희정이 인간을 바라보는 세계이다. 유시민은 일부러 어렵게 말하는 사람은 애초에 타인을 설득할 생각이 없다고 말한다. 그리고는 이렇게 말한다. " 어떤 사람이 어렵게 쓰냐면...... 사기치려는 사람 ! " 말(言)보다 행동(行)이 앞서면 조폭이 되지만 실천(行)보다 말(言)이 앞서면 사기꾼이 된다. 안희정은 설명충이다. 만약에 이 글을 안희정 씨가 읽는다면 꽤나 불편한 마음을 들겠지만, 그런 당신에게 나는 이렇게 말하고 싶다. " 괘념치 말거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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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3-10 11: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3-10 12: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겨울호랑이 2018-03-10 11:5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곰곰발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당시 안희정은 큰 그림은 그린듯 한데, 구체적인 내용은 갖추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모호함 속에 진실됨을 발견하지 못한 일반 시민들의 선택이 옳았음을 느끼는 요즘입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8-03-10 12:51   좋아요 1 | URL
큰 그림이 너무 커서 문제죠. 진보 쪽에서도 인정받고 싶고 보수 쪽에서도 인정받고 싶다 보니
바운더리가 커지는 것. 그런데 바운더리가 커지면 논리 모순이 생기기 마련이고
그러다보면 횡설수설하게 되고..... 뭐 그런 것 아닐까요.. ㅎㅎ

초원 2018-03-12 13: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돌곶이요괴협회라는 곳에서 <귀여운 요괴도감>, <슬픈 요괴도감> 등을 만들어서 독립서점을 통해 유통시켜요.
그 책이 인기가 있었어요. 잠시 책방에 머물렀을 때 일이라 지금은 어떤지 모르겠네요.
입고했던 5권과 샘플 1권까지 모두 팔렸을 때 곰발님 생각을 했었어요.
곰발님이 현대판 요괴도감을 만들면 좋겠다구요.
혹시 출간하신 책이 있는지도 모르지만...모든 글에 일관성 있는 힘이 느껴져서
저도 모르게 엮여졌으면 좋겠다 생각해보았습니다.

<꼰대의 왕>이나 <설명충> ... 저도 뜨끔하는 부분이라 맘 편히 읽지는 못했지만요.....

곰곰생각하는발 2018-03-12 14:16   좋아요 0 | URL
요괴도감... 요거 괜찮은데요.. ㅎㅎ
기회되면 슬픈 요괴도감.. 요거 읽어봐야겠습니다..

samadhi(眞我) 2018-03-13 02: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삼성에게 버림받고 말았다(?)는 안타까운 현실... 노무현 대통령 사람 보는 눈이 정확하신 듯합니다. 농사나 지어야 할 사람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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