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와 안희정



 




                                                                                                    2011년, 안철수가 청춘 멘토로 나와 미래를 밝힐 불꽃 따위로 활활 타오를 때 : 무르팍도사에서 농담 따먹기 하다가 갑자기 나라를 구할 영웅으로 등극하는 순간은 희극이자 비극이다. 죽기 전에 미리 위인전이 나도는 인간치고 제대로 된 인간 없다. 안철수와 반기문을 보라.

나는 그가 불꽃은커녕 " 똥꼬 " 같다고 입에 거품 물고 비난했었다. 변성기가 오지 않은 징징거리는 목소리에 대한 반감은 내 취향 탓이니 가치 판단에서 제외한다고 해도 그는 여러모로 불꽃이 아니라 똥꽃이었다. 하나 마나 한 얘기를 거창한 정치 철학으로 포장해서 말할 때, 그러니까 예를 들면 한국 사회는 미래 가치를 위해 나아가야 합니다 _ 라고 말할 때 나는 웃으면서 코 팠다. 그것은 파나 마나 한 파나마 모자 장수의 밑지는 장사 수완과 같았다. 100원짜리 파나마 모자를 사서 100원에 되파는 짓을 왜 할까.  하나 마나 한 소리를 마치 거창한 정치 철학이자 정치 소신으로 포장하는 저 인간은 누구인가 ?

내가 보기에 안철수는 " 깊이 " 있는 인물이 아니라 " 기피 " 해야 될 요주의 인물처럼 보였다. 그는 언제나 이것도 잘못이요, 저것도 잘못이니 모두 다 개혁 대상이라고 말하길 좋아했다. 그럴 때마다 대중은 와와, 열광했다.  문제는 이것저것 다 잘못이라면 이것과 저것을 타파해야 할 대안으로 " 그것 " 이라도 내놓아야 하는데 그가 내놓은 그것은 없었다는 점이다. 중 2병 환자처럼 보였다. 아니나 달라.  그가 최근에 보이는 행보는 칠푼이를 넘어 반푼이,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똑같은 이유로 지난 대선에서 안희정 후보가 혜성처럼 차세대 유력 대선 후보로 등장했을 때 나는 그가 안철수 아바타처럼 보였다.

철수가 이것도 잘못이요, 저것도 잘못이라는 " 부정의 하나마나 - 論 " 을 설파했다면 안희정은 선한 의지 따위를 내세워서 이것(민주당)도 옳고 저것(새누리당)도 옳다는 " 긍정의 하나마나 - 論 " 을 입에 거품을 물고 설파했다. 모든 게 다 연정의 대상이란다. 모로 가나 기어가나 서울만 가면 된다고 주장하는 두 사람이 내세웠던 것은 중도였다. 한쪽은 부정으로 중도를 가고 다른 한쪽은 긍정으로 중도에 다다른다. 다만, 둘 사이에 다른 점이 있다면 안철수가 중 2병 환자처럼 보였다면 안희정은 씹선비-스러웠다는 것이다. 그에게는 사이비 교주 같은 느낌이 물씬 풍겨서 말투에는 남을 가르치려는 자세가 엿보였다.

나는 의사가 되어 그에게 다음과 같은 진단서를 작성할 수밖에 없었다. . 당신을 치료할 수 있는 비장의 약은 조까라마이싱'뿐입니다. 삼시 세 끼, 식사 후 30분에 복용하세요. 하지만 하루 세 번, 꼬박꼬박 챙겨 드세요 _ 라는 비교적 간단한 처방은 오히려 쉬운 처방에 가까워서 잘 지켜지지 않는다. 어려운 과제를 짧은 기간 안에 완수하는 것보다 어려운 것이 쉬운 과제를 날마다 규칙적으로 시행하는 것이듯이, 일시성보다는 항시성이 지키기 어렵다. 그는 종종 내가 내린 처방을 지키지 않은 모양이다.  원래 과시적인 인간의 껍데기를 한 올 한 올 벗기면 남는 것은 초라한 좆이다. 안희정, 좆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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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삭매냐 2018-03-06 17:1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범죄자라면 처벌을 받는 게 당연한 수순이겠죠.

다만, 옆에서 그 꼴을 보고 축제 분위기에 휩
싸인 자유당 꼴은 정말 못보겠습니다.

자당 출신 전 국회의원이 같은 범죄혐의로 잡혀
간 사실은 모르고 있나 봅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8-03-06 17:19   좋아요 0 | URL
지난 총선에서 형수 성폭행했던 자가 폭로되었음에도 새누리당 국회의원으로 당선되기도 했잖습니까..

samadhi(眞我) 2018-03-13 02: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ㅆ선비 ㅋㅋㅋㅋㅋㅋ 언제 읽어도 탁월한 곰발님 비유에, 이밤에 키득키득 웃습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8-03-13 18:09   좋아요 0 | URL
뭐. 이거 제가ㅏ 지은 표현은 아니고 널리 유포된 유행어입니다.. ㅎㅎ

samadhi(眞我) 2018-03-13 18:10   좋아요 0 | URL
안희정이 그 선비다 라고 한 것이 속시원했다는 거지요.
 

 

 

 




가족 예능 : 이효리 x 이상순 비판


 


                                                                                                       << 효리네 민박 >> 두 번째 시즌에서 소녀시대 윤아가 와플 기계로 수제 와플을 만드는 에피소드가 방송되었는데 방송 직후 이 와플 기계는 날개 돋친 듯 팔려서 결국에는 품절이 되었다고 한다. 그는 주방기구를 만들었으나 그녀는 새를 창조, 하시었다.

자신이 만든 상품에 날개가 달리는 기적은 모든, 모오오든 자본가의 소망이어서 중소업체는 PPL에 사활을 건다. 윤아는 방송에 나와서 자연스럽게 무심한 듯 시크하게 와플 한 번 구웠을 뿐인데, 그 행위가 날개를 돋게 만드는 힘이 되었으니 자본가 입장에서는 환장할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이 대목에서 나는 뒷목을 잡고 오열하게 된다. 자본주의에서 벗어나 자연주의적인 환경 속에서 욜로와 힐링을 추구하는 효리네 식구들은 " 자본적인, 너무나 자본적인 방식 " 으로 냉장고 문을 열어 음료수를 마신다. 배신감이 들겠지만 이 음료수는 PPL이다. 냉장고 문을 열었을 때 화면에 반드시 음료수 상품이 노출되어야 한다. 자동차와 청소기도 PPL이다.

사업자는 자신의 상품이 효리네 식구들에 의해 " 작동되어야 " 한다는 조건으로 억대의 광고비를 지불하고 방송사와 계약을 맺는다. 그러니까 효리네 식구들은 반드시 한번은 냉장고 문을 열어야 하고, 반드시 한번은 자동차에 시동을 걸어야 하며, 반드시 한번은 청소기를 돌려야 한다. 왜 ? 그들은 PPL 모델이니까. 어디 그뿐인가 ?  매트리스도 PPL이어서 엉덩이로 매트리스를 한번 뭉가주어야 한다. 침대는 과학입니다 _ 따위의 구닥다리 광고는 필요없다. 그저 스타 연예인이 엉덩이로 매트리스를 뭉가주면 끝. 이런 방식을 친자연주의적 삶'이라고 선전하는 것은 이명박 정권은 가장 도덕적인 정권이었었다고 말하는 이명박의 거짓말과 다를 것이 없다.

시청자들이 보기에 효리네 집터는 스타 연예인이 사는 쉼터처럼 보이지만 사실 그들에게는 일터인 곳이다. 그들은 쉼터에서 쉬는 것이 아니라 쉬는 척 연기를 한다는 점에서 그곳은 일터인 셈이다. << 효리네 민박 >> 시즌 1'이 인기를 얻자 관광객들이 이효리와 이상순의 집을 구경하는 일이 빈번하게 발생했고 남편인 이상순이 사생활 침해라며 자제를 호소하는 글을 올렸는데, 나는 이 호소가 납득이 가지 않았다. 담벼락 밖에서 기웃거리는 관광객의 눈이 거슬려서 사생활 침해 운운하며 고통을 호소했던 부부는 정작 담벼락은커녕 현관문을 지나 안방까지 침투한 카메라의 눈에 대해서는 신경을 쓰지도 않는다.

그들 부부는 전국민이 엿볼 수 있는 카메라를 의식하지도 않은 채 자연스럽게 사생활을 즐긴다. 쉽게 말해서 돈이 안 되는 사생활 침해는 불쾌하지만 반대로 돈이 되는 사생활 침해는 기꺼이 즐거운 마음으로 인내하겠다는 속셈이 아닐까. 이 얼마나 자연주의적 자본주의적 계산법인가. 만약에 그들 부부가 자신들만의 쉼터에서 은밀하며 자유로운 사생활을 즐기고 싶었다면 애초에 가족 예능이라는 관찰 예능은 참여하면 안 된다. 하여, 나는 그들 부부의 간절한 호소가 졸라 구차한 호소처럼 들린다. 그 정도는 감수하시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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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03-04 17:0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앗, 그 전에는 이상순 글을 보면서 두 부부가 좀 안쓰럽게 느껴졌는데, 이 글을 보는 순간 설득되어 버렸어요. 확실히 좀 구차하네요..

곰곰생각하는발 2018-03-04 17:32   좋아요 1 | URL
사생활 노출 피해 운운하시던 분들이 민박 2를 찍은 이유는 뭘까요.. 결국은 돈이죠.

takeone1020 2018-03-04 17: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갑자기 와플먹고싶네오ㅎ

곰곰생각하는발 2018-03-04 17:33   좋아요 0 | URL
와플은 벨기에 가서 먹어야죠... 와플 먹으러 내일은 븨루쉴이나 다녀와야 겠습니다...

사과사과 2018-03-04 17:26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와플기계는 ppl이 아닌 걸로 알고 있어요. 의도된 장치가 아닌 맥락있는 스토리여서 사람들의 공감을 사는 거죠 모든 보여지는 것에 자신이 생각하는 것을 팩트로 전파하는 건 위험한 거 같아요

곰곰생각하는발 2018-03-04 17:31   좋아요 1 | URL
저도 와플기계가 PPL이 아닌 것은 알고 있었고 그것을 안 상태로 이 글을 쓴 것입니다. 스타의 간접 노출이 상품 판매에 미치는 영향을 이야기한 것이고 중소기업이 PPL에 큰 돈을 쏟는 이유롤 설명하기 위한 것입니다.

수다맨 2018-03-05 06:1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상순-이효리 부부의 생활 모습이나 방송 방식에 대해서 잘 알지는 못하지만 개인적으로는 가족 예능이라는 것이 앞으로 사라졌으면 좋겠습니다.
현실에선 생활의 중압에 버티고 버티느라 등골이 휘는 개인, 부부, 부모가 부지기수인데 저들의 귀족 행세와 자기 허세는 실시간으로 방영이 되고, 이러한 영상을 마침맞게 소비하는 시청자들 모습이 저는 이해가 가지 않더군요.

곰곰생각하는발 2018-03-06 15:14   좋아요 1 | URL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가족예능으로 쉽게 돈 벌고서는 사건 터져서 방송에 노출된 가족의 사생활 피해가 발생하면 사생활 피해된다고 하소연하는 것을 볼 때마다 그러니까 왜 가족 예능 나오냐고 한마디하고 섶더군요..

초원 2018-03-10 11: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도란도란 소근소근 왁자지껄 희희낙낙.
이런 것들이 어려운 저로서는 좋아보였어요.
눈먼 시청자였네요.

곰곰생각하는발 2018-03-10 12:56   좋아요 0 | URL
ㅎㅎ 네에. 저는 이 프로가 드라마였다면 굉장히 좋아했을 겁니다.. ㅎㅎ

이박사 2018-03-12 09: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돈을 받고 찍기 때문에 사생활 침해까지 감수해야 한다는 말은 조금 위험한 것 같습니다. 카메라가 집 안까지 침투했다고 해도, 방송에 나가는 건 협의가 된 사항이고 편집된 ‘쇼‘입니다. 시청자가 친근감을 느끼기 쉬운 컨셉이지만 과도하게 이입해서 선을 넘으면 곤란하죠.

samadhi(眞我) 2018-03-13 03: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십여 년 티비없이 살다가 지난 해 말에 남편이 기어이 티비를 질러버렸지요.
티비를 켜면 스포츠만 보게 됩니다. 어느 날, 우리가 왜 스포츠랑 다큐만 볼까 생각해봤는데 아, 다른 방송은 되게 작위적이어서 그렇구나. 하고 남편에게 얘기했지요.
한창기의 유산 이라는 다큐도 보고서 눈이 휘둥그레지고 이런 걸 볼 수 있어 티비 산 보람 있네. 하고 둘이 바보같이 웃고.

곰곰생각하는발 2018-03-13 18:09   좋아요 0 | URL
맞아요. 맞는 것 같습니다. 저도 좀 작위적인 것에 대한 체질적인 반감이 있다라고나 할까요.. ㅎㅎ

shinok 2018-03-15 09:2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아침에 생각을 참 달리 하게 만드는 글이었습니다.
챙겨보지는 않지만 그냥 그들에 삶을 동경하는 입장으로 멍하니 바라봤는데...다른건 다 마다하고 갖고자했던 커피포트를 쓰는장면에서는 멍하던 제 시선이 화들짝 놀라고 제 손가락과 두 눈동자는 검색을 시작하게되었죠. 흐흐흐 아직 사지는 않았지만 장바구니에 고이 모셔두었습니다. 이 글에서 저를 발견하고 놀랐습니다. 책 읽다가 지치면 이런거 보다가 지겨우면 꺼버리고 하는 무심한 내 행동들에 반성하는 아침입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8-03-15 12:31   좋아요 0 | URL
아, 네에.. 저는 이 방송이 힐링 드라마‘라면 재미있게 볼 생각입니다만..
이것을 두고 리얼다큐라고 믿는 것은 좀 위험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ㅎㅎ
 


​                               


척하는 삶에 대한 동경 :











효리네 민박

 

                                                                                                       

                                                                                                         어처구니없는 일이 아니 아닐 수 없습니다아. 엄혹했던 시절, 물에 밥 말아먹으면서 mbc 리얼리티 예능 프로그램 << 우리 결혼했어요 >> 를 보다가 방송이 하도 어이가 없어서 혼잣말로 제작진을 향해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 에라이, 밥은 먹고 다니냐 ? "

에피소드 속 가상 부부는 아무 계획도 없이 방에서 뒹굴뒹굴하다가 계획에도 없는 서울 시티 투어를 한다. 연예인 둘이 쏘가리처럼 여기저기 쏘다니다가 들린 곳은 서울 시청 도서관.  알콩달콩 부부의 도서관 데이트라는 알록달록한 색깔의 자막이 뜨고,  바쁘기로 소문난 박원순 서울 시장도 그곳에서 우연히 만나 인터뷰도 한다.  이 모오든 것이 대본 없이 진행되는 연예인 시티 투어. 오, 예에 ~                       그런데 카메라 뒤에서 돌아가는 풍경을 어느 정도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대본 없이 진행되는 시티 투어가 사실은 대본대로 척척 진행되는 시티 투어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

예능 프로그램에 동원되는 연예인은 둘이지만 카메라 뒤에서 그들을 쫓는 스텝(연출, 카메라1,2, 카메라 보조, 녹음1,2,  대본 작가, 현장 진행, 연예인 매니저 등등......)은 최소 열 명이 넘는다.  이들이 조용한 공공 도서관에 침투하여 도서관을 도떼기시장으로 만들어놓으리라는 것은 상상 가능한 일.  특히, 국가 공공 기관 시설을 촬영할 때에는 미리 촬영 허가 신청을 해야 하고 허가도 받아야 한다는 것은 상식.  종합하면  :   무작정 카메라 한 대 들고 도서관 가서 안 나오면 쳐들어간다, 꿍짜작꿍짝 ~                      이런 분위기는 아니라는 점이다.

이것저것 따지고 보면 알콩달콩 부부가 무작정 도떼기 스텝을 이끌고 서울 시청 도서관을 침투하는 시나리오는 성립하지 않는다는 결론에 도달할 수밖에 없다.  제작진은 우결 부부가 그날 즉흥적으로 도서관 데이트를 하기 오래 전부터 이미 공공 도서관 촬영 허가 신청을 해놓았다고 봐야 한다. 어떻게 알았을까 ?   이런 것을 두고 예능의 전지적 작가 예언이라고 하는 것이다.  이 지점에서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지상파 리얼리티 예능 프로는 " 다큐 " 가 아니라 " 페이크 " 에 가깝다는 점이다.  자연스러운 행동은 사실은 철저하게 계산된 행동이다. << 아빠를 부탁해 >> 가 대표적이다. 


딸 바보를 자처하면서 국민 꽃중년으로 인기를 끌었던 조민기와 조재현은 좋은 아빠가 아니라 딸 같은 어린 여자만 보면 " fuck " 하고 싶어 환장한 " fake " 파파'다. 그러니까 face는 on(air)이냐 off(air)냐에 따라 그때그때 표정이 달라요. 그것이 바로 fact다. 그들을 탓할 필요는 없다. 카메라 앞에서 우리 모두는 연기자'다. 더군다나 그들은 프로 연기자가 아닌가. 그런 점에서 << 효리네 민박 >> 또한 " 일상 " 이 아니라 " 판타지 " 에 가깝다. 이 방송에 등장하는 자동차, 청소기, 음료수, 매트리스는 모두 PPL이다. 이 상품들은 방송에 몇 초 동안 노출이 되느냐에 따라서 가격이 달라진다.


또한 그들이 입는 의상도 방송의 기조 색에 맞춰 통일성을 유지하도록 설계된다. 즉, 이효리와 이상순 부부 그리고 그 친구들은 PPL의 광고 모델인 셈이다. 엄밀히 말하자면 시청자는 그들의 아름답고 평화로운 휴일(休)을 지켜보는 것이 아니라 휴-일(勞)을 지켜보고 있는 것이다. 그러니까 효리네는 제주도 쉼터에서 쉬는 것처럼 보이기 위해 열심히 일을 하는 연기자의 일터인 셈이다. 이런 방송에서 삶의 진정성을 찾는다는 것은 쪽팔린 일이다. 이효리와 이상순 부부가 도시에서 벗어나 자연 속에서 " 다 내려놓고 " 자연과 함께 사는 삶이 가능한 이유는 필요한 것은 그들 부부가 " 다 손에쥐고 " 있기 때문에 가능한 판타지'다.  그렇기 때문에 손에 쥔 것이라고는 쥐뿔도 없는 당신이 이 방송을 보고 제주도에 내려가 그들 삶을 따라 하며 " 힐링 " 하려다가는 " 오링1) " 되기 쉽다. 

다시 한번 반복해서 말하지만 효리네 민박은 일상이 아니라 판타지다. 긴말하지 않으련다. 이 방송에 투입된 연출가는 총 10인이다. 그리고 이 방송에 투입된 대본 작가는 9명이다. 그들이 만든 프로그램이 바로 효리네 민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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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도박이나 기타 등등에서 쓰이는 전문 용어로, '올인(All in)'을 일본식으로 발음한 것이나 의미는 약간 다르다. '올인'의 경우 '100% 확신하여 자신의 판돈을 전부 그 곳에 건다' 뜻이나, 오링은 '판돈을 전부 잃었다'는 의미를 지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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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8-03-03 17: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능 버라이어티의 ‘판타지‘에 너무 빠지면 현실과 판타지를 구분하지 못해요. 이효리-이상순 부부의 집에 함부로 들어올려는 사람들은 방송이 만든 판타지에 제대로 속은 거죠. ‘나도 연예인 집에 숙박할 수 있겠다‘ 그렇게 생각했을 것입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8-03-04 17:07   좋아요 0 | URL
후후.. 요즘은 이 방송이 인기를 얻자 사기 사건이 많이 발생하고 있다고 합니다..

겨울호랑이 2018-03-03 22: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전에 봤던 영화 「트루먼 쇼」가 그렸던 미래가 현실로 나타나는 느낌이 듭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8-03-04 17:06   좋아요 1 | URL
왜 사람들은 짜고 치는 사기에 열광하는지 저는 좀 이해가 안 가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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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 친 상 간 과   부 친 살 해   :




 



아빠를 부탁해




 


                                                                                                       불교 철학을 공부하고 싶어서 이쪽 방면에서 꽤 박식하다는 이에게 읽을거리를 추천해 달라고 했더니 그가 내민 책이 << 벽암록 >> 이었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 이 책 한 권 속에 불교 철학의 모오든 삼라만상이 담겨 있습니다, 할렐루야 !                         

하지만 나는 읽다가 포기했다. 정확히 말하자면 다 읽긴 읽었으나 안 읽은 것이나 다름없다. 나는 이 책을 추천한 이를 원망했다. 잘 알지도 못하면서...... 그것은 마치 구구단도 못 외우는 이에게 위상수학 책을 내민 꼴이라고나 할까. 듣기로는 돈오를 경험하게 되는 선문답 모음집이라 했는데 예상과는 달리 독설과 요설이 난무해서 깜짝 놀랐던 기억만 생각난다. 이 책에서 운문문언 선사는 " 만약에 석가모니가 내 앞에서 다시 한 번 천상천하() 유아독존()이라는 오만을 부린다면, 다리몽둥이를 분질러 놓겠다. " 고 으름장을 놓는다.

그런가 하면 그 유명한 부처를 만나면 부처를 죽이고, 조사를 만나면 조사를 죽이고, 부모를 만나면 부모를 죽이고, 나한을 만나면 나한을 죽이고, 친척 권속을 만나면 친척 권속을 죽여라(살불살조살부살모(殺佛殺祖殺父殺母))의 출처도 이 책이다. 나는 당황스러웠다. 아니..... 부처님을 왜 죽여.  듣기로는 속세에서 선승이라 칭송이 자자하던데 아니올씨다,네. 요승이네, 요승. 요물들이야.                     살불살조살부살모의 깊은 뜻을 어렴풋이 깨닫게 된 계기는  이명박근혜 정권을 경험하면서 시작되었다. 달리 생각하면 : 씨발놈들, 참... 고마우신 분들이었다. 이명박 정권을 대표하는 문화 상징은 신경숙 문학이었다.

소설 << 엄마를 부탁해 >> 는 날짐승도 아니면서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갔다. 그런가 하면 박근혜 정권을 대표하는 문화 상징의 키워드는  << 아빠를 부탁해 >> 였다. 박정희 신화가 폭력적인 아빠에 대한 마조흐적 향수였다면 < 7번 방의 선물 > 은 모자란 아빠에 대한 향수였고, 오락 프로그램 < 아빠 어디 가 > 와 < 아빠를 부탁해 > 는 " 아빠 " 라는 낡은 이미지를 유쾌하고 즐거운 이미지로 탈바꿈하는 데 성공했다. 그러니까 이명박근혜 정권을 관통하는 문화 상징은 상징적 아버지(어머니)에 대한 긍정성'이었다. 의문이 들었다. 왜, 이명박근혜 같은 극우 정권은 하필 아버지와 어머니를 호출했을까 ?

돌이켜보면 진보 정권 10년을 관통하는 것(혹은 군부 독재 정권에 대항했던 운동권 문화)을 이성복과 최승자 시인의 시를 빌려서 설명하자면 " 아버지...아버지, 씹새끼. 너는 입이 열이라도 말 못해 1) " 와 " 오, 개새끼 못 잊어 2)" 였다. 장정일을 필두로 새롭게 대두된 포스트모더니즘 소설의 핵심은 아버지 개새끼'가 아니었을까. 이 사실을 감안하면 부처를 만나면 부처를 죽이고, 조사를 만나면 조사를 죽이고, 부모는 만나면 부모를 죽이고, 친척을 만나면 친척을 죽여야 된다는 요설을 어렴풋이 이해할 수 있다. 스승과 우상으로서의 아버지를 극복하는 것이야말로 낡은 것을 버리고 새로운 것을 받아들여야만 하는 문화 예술 전반의 숙명적 비극인 것이다.

아버지를 죽이기는커녕 오히려 아버지를 숭배하고 죄를 은폐하게 되면 그 문화는 몰락할 수밖에 없다. 고은, 이윤택, 조민기,조재현의 추태가 말해주는 것은 부친 살해에 실패하게 될 때 발생하는 현상이다. 고인 물이 썩듯이 인간은 아버지가 되는 순간, 어머니가 되는 순간, 부처가 되는 순간, 조사가 되는 순간 반드시 부패한다. 공교롭게도 오락프로그램 << 아버지를 부탁해 >> 에 출연했던 두 아버지(조민기,조재현)가 어린 여성을 상대로 성폭력 범죄에 연루되었다는 점은 아버지의 본성이 근친상간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을 분명히 보여주는 사례라 할 수 있다.

그렇기에 근친상간3)에 대항하기 위해 부친살해가 필요한 것이다. 역설적인 표현이지만 < 아버지 개새끼 > 를 말할 수 있는 사회는 건강한 사회인 반면에 < 이십대 개새끼 > 를 주장하는 사회는 병든 사회'다. 하여, 나는 이렇게 말하련다. 아버지... 아버지 씹새끼. 너는 입이 열 개라도 말 못해 !





가족의 이익을 위해 부정부패도 서슴없이 저지르는 가족주의로, 이탈리아 마피아의 가족주의가 그 전형적인 사례다. ‘비도덕(amoral)’은 ‘부도덕(immoral)’과 달리 도덕에 반한다기보다는 도덕 관념이 없거나 약한 것을 말한다. 전 세계적으로 살펴볼 때에 가족주의가 강한 나라일수록 부정부패가 심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런 현상도 비도덕적 가족주의로 설명할 수 있다. 가톨릭 국가들이 프로테스탄트 국가보다 부패가 더 심한 것도 가톨릭 국가들이 더 가족 중심적이기 때문이라는 주장도 있다. 같은 아시아 국가들 중에서도 가족에 대한 의무를 더 강조하는 동아시아 국가들이 중앙아시아 국가들보다 부패의 정도가 한결 더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적 차원에서 부정부패는 혐오스러운 것이지만, 부정부패를 저지르는 사람의 가족에겐 물질적 풍요를 누릴 수 있는 혜택이 된다. 사회적으로 부정부패 척결의 목소리가 아무리 크게 외쳐져도 부정부패가 끊이지 않는 것은 부정부패를 저지르는 사람의 지극한 가족 사랑 때문일 수 있다.

- 비도덕적 가족주의(amoral familism) , 선샤인 논술사전(인물과사상사)




​                                       


1)  그해 가을, 이성복

2)  Y를 위하여, 최승자

3)  http://myperu.blog.me/2202803720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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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원 2018-02-26 18:12   좋아요 1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이렇게 유쾌한 한 호흡의 글은 곰발님 머리 밖으로 그냥 막 뛰쳐나오나요?
늘 역쉬~하며 감동합니다.
길위에서 읽다가 좋아요를 자동으로 누르고 있습니당!

곰곰생각하는발 2018-02-26 19:05   좋아요 0 | URL
아. 초원 님. 오랜만입니다. 무탈하시지요 ? 저야 뭐 늘 머릿속에 생각이 많아서
이것저것 꺼내놓아야 별탈이 없습니다. 이것저것 꺼내 놓다 보니 박리다매적 성격이 되었습니다..

수다맨 2018-02-27 10: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번 기회에 고은이라는 인물의 인격적 과오를 점검하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그의 문학적 허실에 대한 비판적인 고찰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고은은 특정 평론가들(백낙청을 위시로 하는 참여문학 계열의 평자들)과 특정 출판사(창작과 비평)에 의해서 지나치게 고평가(노벨상 수상 후보?)를 받아 왔지요. 고은이 한국문학사에서 이른바 ‘아버지‘ 노릇을 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그를 지지하는 열성적인 문학 에콜들이 있었습니다. 바꾸어 말해서, 고은이 아버지로 대우받지 못했다면 그가 도리에 어긋나는 행동을 과연 상습적으로 행할 수 있었을지도 의문이 들더군요.
저는 ‘고은은 왜 그러한 행동을 했는가‘를 준절히 따져야하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그들은 왜 고은을 아버지로 만들어야 했으며 그로 인한 책임과 부담은 어떻게 짊어져야 하는가‘라는 논의도 마땅히 제기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8-02-27 12:14   좋아요 0 | URL
판갈이해야죠. 한국 문화가 뒷걸음질치는 것은 어르신들이 장악했기 때문입니다. 이제 어르신들 물러나야지 새로운 세대가 새로운 문화를 선도한느 것 아니겠습니까..
 


 

​                                         


흥부를 보며 의자를 떠올리다 :


 




                                   영화 흥부 : 다 자빠뜨려


 

사업주는 지속적으로 서서 일하는 근로자가 작업 중 때때로 앉을 수 있는 기회가 있는 경우에 해당 근로자가 이용할 수 있도록 의자를 갖추어 두어야 한다.

 

- 산업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제 16조

 



 


러시아어를 한국말로 발음할 때에는 항상 조심해야 한다. < 라이터 > 는 " 좌지깔까 " 로 발음되고, < 내일 또 만나 > 는 " 다 자빠뜨려 " 로 발음되기 때문이다. 아무 생각 없이 " 헤이, 친구 !  좌지깔까(어이, 친구 ! 불 좀.... ) " 이라거나, " 헤이, 친구 !  우리집에서 다 자빠뜨려(어이, 친구 ! 우리 집에서 내일 또 만나....) " 라고 말했다가는 성폭력 설화에 휩쓸리기 딱이다, 물론 이 모오든 구설수가 오해에서 비롯된 사실이라는 것이 곧 밝혀지겠지만...... 

영화 << 흥부 >> 을 연출한 조근현 감독은 뮤직비디오 주연 배우 오디션 과정에서 여성 응모자에게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 깨끗한 척 조연으로 남느냐, 다 자빠뜨리고 주연하느냐, 어떤 게 더 나을 것 같아 ?  조연은 아무도 기억 안 해 ! " 설 대목 영화의 개봉을 앞두고 설렜던 감독은 " 다 자빠뜨려 " 라는 이 한마디에 모든 게 무너진 인간이다(물론 이 설렘은 감독의 착각으로 밝혀졌다.  시사회 이후 작품성에 대해 흉흉한 소문이 돌던 영화였다). 그는 타인을 " 자빠뜨리 " 려다가 스스로 " 나자빠진 " 경우라고나 할까. << 흥부 >> 가 설 대목을 겨냥한 영화이다 보니 한국 영화 평균 순 제작비 50억이라고 했을 때 여기에 덧대어 마케팅 비용 대략 20억 정도를 포함한다면,

어림짐작만으로 계산해도 이 영화에 70억 이상의 투자비가 투자되었으리라는 추측이 가능하다. 그렇다면 조근현의 말 한마디에 70억이 투자된 영화가 나자빠진 경우다. 말 한마디에 천냥 빚을 갚는다는 속담이 있는데 조근현은 말 한마디에 70억을 날린 꼴'이다. 조근현의 구설 중에서 내가 눈여겨본 대사는 조연은 아무도 기억 안 해 _ 라는 말이었다. (여성) 주연을 감독 따위나 자빠뜨려야 능력을 인정받는다고 믿는 감독의 저능한 인식도 문제이지만 조연은 아무나 해도 된다는 인식도 마찬가지다. 전자가 감독의 발기된 여성관을 보여준다면 후자는 잘못된 직업관을 보여준다.

박력 있는 주연보다 매력 있는 조연이 영화를 살리는 경우는 부지기수'다. << 살인의 추억 >> 이 위대한 걸작으로 남는 이유는 김뢰하, 송재호, 변희봉, 류태호, 박노식의 기라성 뺨치는 매력적인 조연 덕이다. 밀가루 요리에서 박력분과 중력분은 그 쓰임새가 다를 뿐이지 중력분이 박력분의 시다바리는 아니다. 영화에서의 주연과 조연 역할도 마찬가지다. 이런 인식을 가진 감독이 만든 영화라면 안 봐도 비디오다. 똥을 굳이 먹어봐야 아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 !  하여, 나는 이 영화를 보지 않았으나 본 것과 다르지 않다는 믿음으로 별점과 함께 20자 평을 남기자면   :   흥부 찍다 흥분한 감독의 일갈. " 다, 자빠뜨려 ! "        

결론  :  좌지까까와 다자빠뜨라'라는 러시아어를 발음할 때는 항상 문맥을 따져가며 사용할 것.  조근현 감독에게 있어서 < 자빠뜨리려는 욕망 > 과 < 세우려고 하는 욕망 > 은 비슷한말이지만, 반대로 자빠뜨리려는 욕망과 자빠지지 않으려는(세우려고 하는) 욕망이 상반된 경우도 있다.  그런 점에서 < 자빠뜨려 > 의 반대말은 " 좌지까까 " 가 아니라 < 의자 > 다.   영화 << 방가방가 >> 에 등장하는 의자 공장 최반장의 말을 빌리자면 의자는 " 자빠지지 않으려는 불굴의 의지 " 가 내재되어야 한다.  아무리 디자인이 훌륭하다 한들 쉽게 나자빠지는 의자는 의자가 아니라 의지박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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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madhi(眞我) 2018-02-23 13: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무살 넘으면 탈중심주의에 빠져드는 거 아닌가요? 저는 그랬거든요. 요즘이라면 10대에 그럴테지만. 10대에도 이미 중심과는 동떨어져 살았지만요.

곰곰생각하는발 2018-02-23 13:49   좋아요 0 | URL
중2병에서 벗어나야지요.. 후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