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파와 함께








                             나는 얼리어답터가 아니다. 새벽에 일찍 일어나는 참새가 더 많은 벌레를 잡는다고는 하지만 같은 이유로 밤잠 없는 올빼미가 남보다 일찍 일어나는 참새를 잡아먹기도 하니 참새의 지랄같은 근면은 다 부질없는 짓이다. 그것은 자본주의 자본가 승냥이들이 퍼트린 유언비머'다.  남들은 하루가 멀다 하고 개봉일에 맞춰 영화를 보고는 하는데 나는 만석인 극장에서 영화를 보는 것이 끔찍해서 끝물일 때 주로 영화를 본다. 이 넓고 아득한 나와바리에서 혼자 영화를 본다는 것은 꽤나 근사한 일이다. 천만관객영화 << 신과 함께 >> 를 보았다. 개인적으로 정보석과 함께 연기를 가장 못하는 연기자에 속하는 차태현이 주연이라 크게 기대를 하지는 않았지만 역시나 메로나'였다. 저 어설픈 표정 연기와 높낮이 없이 발성되는 대사를 듣고 있노라니 한심하다는 생각조차 들었다. 자홍이라는 캐릭터가 이 세상에 둘도 없는 " 착하고 명랑한 캐릭터 " 를 연기할 때마다 신파를 한방에 터트리기 위해 비축한 풍선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웃기다가 울리는 것이야말로 한국 영화의 특징이니깐 말이다. 이제는 특수효과가 영화를 평가하는 데 프리미엄으로 작용하는 때는 지났다. << 신과 함께 >> 특수효과가 할리우드 특수효과와 견줘 손색이 없다손치더라도 그것이 영화를 평가하는 미덕이 될 수는 없다는 말이다. 무엇보다도 배우 예수정이 연기하는 어머니 캐릭터는 신파와 최루에 봉사하기 위해 소모되는 납작한 캐릭터라는 점에서 문제적이다. < 그 > 는 늙고 병들었을 뿐만 아니라 언어 장애를 가진(말을 못하는) 노모'다. 문제는 한국 영화가 장애인을 소비하는 방식이다. 한국 영화 속 장애인은 비장애인을 울게 만들 목적으로 만들어진 " 눈물 - 장치 " 이다. 예수정도 마찬가지다. 깊이는 없고 모성애에 기대서 값싼 눈물을 구걸할 뿐이다. 무엇보다도 심각한 것은 가족 동반 자살에 대한 낭만적 접근이다. 그것은 명백한 살인 행위인데도 불구하고 이 영화에서는 비극적 가족 서사에 봉사하기 위한 헌신적 가족애로 포장된다. 한국 영화에서만 볼 수 있는 지독한 모성 신화'이기도 하다. 보는 내내, 1초의 환희도 없이 모든 경멸과 혐오를 담아 이 영화를 보았다. " 뭐, 이런 신파 ! 이따구 영화가 천만 관객을 동원했다니. 맙소사. " 나라도 욕이나 해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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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nsient-guest 2018-02-22 12:5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원작이 훨씬 좋은데 알 수 없는 이유로 이상한 장치로써 개작을 선택했네요

곰곰생각하는발 2018-02-23 13:24   좋아요 0 | URL
그런 말씀 많이 하시더군요.. 한번 원작 읽어봐야 겠습니다..

cyrus 2018-02-22 13:2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설날에 집에서 이 영화를 결제해서 봤어요. 무료로 받은 포인트로 결제하길 잘 했어요. 제 동생이 보라고 해서 봤는데 생각보다 별로였어요.

곰곰생각하는발 2018-02-23 13:24   좋아요 0 | URL
저도 생각보다 슬프지도 즐겁지도 않아서 의외였습니다. 이게 뭐가 그렇게 슬프고 재미있지 ? 의아하더군요..

samadhi(眞我) 2018-02-22 15: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곰발님과 비슷한 이유로 가족애를 그리는 영화를 저는 못 보겠어요.

곰곰생각하는발 2018-02-23 13:23   좋아요 0 | URL
좀.. 담담한 가족애를 그린 영화를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고양이라디오 2018-02-22 16: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 영화 궁금하지만 참고 안보고 있어요ㅎㅎ 봤다면 곰발님과 비슷한 감상을 남기지 않았을까 싶네요ㅎ

곰곰생각하는발 2018-02-23 13:23   좋아요 1 | URL
걸레 빨듯 쪽쪽 빨아서 어떻게 해서든 관객을 울리겠다는 작심이 저는 불편하더라고요..

2018-02-22 21: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8-02-23 13:23   좋아요 0 | URL
네. 알겠습니다
 

 

 

 


 






나와바리 문화 : 이 구역의 미친놈은 나야





 



                                                                                                         영화평론가 정성일은 어느 글에서 영화인도 아닌 사람들이 영화에 대해 말을 하고 글을 쓰는 것에 대해서 꽤나 불쾌한 심정을 내비친 적이 있다. 저잣거리 입말로 표현하자면 : 좆도 모르면서 개나 소나 영화에 대해서 한마디씩 한다는 불멘소리이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에인젠슈타인이 고다르에 대해 말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비트겐슈타인이 고다르에 대해 말하는 것은 불가능한 것인가 ?  영화(와 관련된 사유)에 대해 말할 수 있는 자격은 오로지 영화인뿐이라는 정성일의 억지를 듣고 있노라면 나는 이 사람이 박식한 것인지 박약한 것인지 의문이 들 때가 있다. 가뜩이나 정성일을 꼴 같지 않은 사람 취급을 했던 나는 그의 지적질에 더욱 정나미가 떨어져서 내 마음은 금세 모나미가 됐다. 허허, 이러다가는 오나미가 되게써어 ~                그것은, 뭐랄까. 이 구역(나와바리)의 미친놈은 나야 _ 라고 외치는 뒷골목 양아치 쌈마이 나와바리 선언 같다.

약은 약사에게 평은 평론가에게 ! 그런데 이 논리, 위험하다. 작년에 문단 내 성폭력 문제가 발생했을 때 이 문제에 대해 신랄할 어조로 비판했던 몇몇 사람들은 외부 개입을 차단한 채 문단 스스로 자정 능력을 발휘해서 문제를 해결해야 된다는 논리를 펼친 바 있다. 그러니까 외부 개입(예를 들면 정치권에서 이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행위 따위)을 불순한 개입으로 인식한 것이다. 그들은 시민 단체의 중재 제안도 거부한 채 장고에 들어갔다. 문단이라는 글쟁이 나와바리 영토의 자폐성 때문에 곪아 터진 일인데 여전히 울타리를 닫은 채 스스로 자정 능력이 있으니 당신들은 상관할 바 아니라는 말투다.

조직의 개혁 문제가 대두될 때마다 조직 내 사람들이 내놓는 대책이다. 국정원 개혁은 국정원이, 검찰 개혁은 부패한 검찰에게라는 논리와 다를 것이 없다. 이 인간들도 정성일처럼 약은 약사에게 진단은 문학인에게 _ 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이런 식의 땜빵 전략은 밑돌 빼서 윗돌 고이는 꼴이다. " 개혁의 대상 " 들이 " 개혁의 주체 " 인양 떠들고 있다. 흔히 문단이라고 하면 지식인의 꽤나 근사한 운명공동체처럼 보이지만, 까놓고 말해서 문단이라고 쓰고 나와바리라고 읽어야 한다. 그들은 단순히 이익 단체일 뿐이다. 양아치들이 뒷골목에서 나와바리를 차지하기 위해 쌈마이 혈투에 목숨을 바치듯,

문인들은 사시미칼 대신 고상하게 언어로써 쌈마이 전투를 펼친다. 나와바리를 차지하기 위해 치열하게 싸운다는 점에서 둘은 하나다. " 옛날에 고은이란 위대한 문단의 거산, 거봉, 대물 선생님이 계셨다. 옛날에 소뿔 여러 개 작살내셨지. 그 양반 스타일이 그래. 너, 너너너너 소야 ? 나, 고은이야. 그리고는 존나게 내려치는 거야. 바로 그런 무대뽀 정신이 필요하다. 좆도 아닌 것을 좆도 있는 것처럼 포장하는 문장력. 양아치에게는 가오가 생명이지만 우리에게는 아우라가 생명이다. 그게 바로 우리 문단의 사명이다. 알겠느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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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8-02-21 08:4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고인 물은 썩는다˝라는 말이 있듯이 폐쇄적인 구역이 된 문단은 썩기 마련입니다. 문학 권력이 자신들을 비판하는 독자들의 목소리를 외면한 일은 한 두 번이 아니에요. 신경숙 작가 표절 시비가 있었을 때 문단은 귀를 닫았고, 박범신 성추행 사건 때 소극적인 반응을 보였어요.

˝고은 물˝이 썩은 지 오래됐는데 그동안 침묵하던 문단은 이제서야 ˝고은 물˝을 빼내기만 할 뿐입니다. 그렇게 되면 문단 내 추악한 일면들을 알고 있었으면서도 동조했던 문학 권력자들은 비판의 칼날을 피할 수 있어요. 이들이 문단 나와바리의 최고 권력자가 되면 ˝썩은 물˝이 또 생깁니다. 이번에야말로 문단 물갈이가 이루어져야 합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8-02-21 12:47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고은물은 썩는다... ㅎㅎㅎㅎ 탁월하신 언어유희이십니다..


숲에 호랑이가 없으면 여우가 왕이 된다고 고은 물 빠진다고 달라진 건 아무것도 없죠.. 술자리에서 들었던 추문들이 모두 사실인 것으로 밝혀졌는데 제가 알고 있는 아직 밝혀지지 않은 어르신들 졸라 많습니다..

어떤 사안에 대해서 문단 어르신들 그렇게 사회적 목소리 높이며 그 결기가 대단하던데.. 참 신기하죠. 왜 이 문제에 대해서는 제대로쓴소리하는 문단 어르신이 없어요.

꼬마요정 2018-02-21 20: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다들 하던 짓거리라 뭐라 할 사람이 없는 걸지도 모릅니다. 사실 뭐가 잘못됐는지 모를 수도 있구요. 어떤(혹은 대부분)남자들은 식욕, 수면욕, 배설욕 이런 건 참는데 성욕은 못 참을 뿐더러 채우기까지 해야한다고 자신들을 세뇌시키는 것 같습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8-02-22 11:59   좋아요 0 | URL
침묵하는 어르신이 범인이닷.. 뭐, 이렇게 요약할 수 있겠네요.. 후후..
 

 


​                                                     

사 랑,  이 토 록  지 독 한  열 병  : 



 


 



이별 후에 찾아오는 것



 




                                                                                                이 글은 내가 겪은 사랑에 대한 이야기이자 이별 후에 찾아온 아픔에 대한 이야기이다. 내 사랑과 이별을 말하기 전에 먼저 주사기에 대한 이야기부터 해야 한다. 그렇지 않고서는 나는 당신을 설득할 수 없다. 양해...... 부탁드린다. 

문구점에서 장난감  주사기를 산다. 물론 이 주사기에는 주사바늘은 없다, 장난감'이니까. 오케이 ? 물속에 주사기 주입구를 담근 후 피스톤을 뒤로 빼서 일정한 물을 담는다. 그리고 피스톨을 당겨서 물을 배출한다. 이때, 주사기에 들어 있는 물을 빼는 데 사용된 악력'이 압력이다. 이 원리가 바로 혈압이다. 그렇다면 주사기의 압력을 높이는(혈압을 높이는) 원인은 무엇일까 ? 하나는 설탕이고 다른 하나는 소금이다. 설탕은 피를 걸쭉하게 만들고 소금은 피의 염도를 높인다. 쉽게 비유하자면 : 설탕은 피를 탕수육 소스로 만들고, 소금은 피를 바닷물로 만든다.

순수한 물이 설탕으로 인해 걸쭉한 물이 되면 피스톤 압력은 높아질 수밖에 없다. 다시 말해서 혈압이 오를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소금은 ? 짠 음식을 먹으면 갈증이 나는데 까닭은 혈액 속 염도가 높아져서 이를 중화시키기 위해서는 수분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당연히 혈액량이 늘어나게 된다. 혈관 구멍 크기는 일정한데 혈액량이 늘어나니 당연히 혈관벽에 가해지는 압력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설탕뿐만 아니라 소금이 비만의 주범인 이유는 혈액량의 증가가 체중 증가로 이어진다는 데 있다. 체중을 관리하는 선수들이 체중 조절 기간 동안 철저하게 소금을 제한하는 것은 수분이 인체의 70%를 차지하기 때문이다.

이 두 가지 외에도 피스톤 압력을 높이는 원인은 주사기 투입구에 주삿바늘을 끼울 때 발생한다. 그러니까 구멍이 작아지면 피스톨 압력도 당연히 높아진다. 혈관 구멍이 작아지는 것이 바로 동맥경화이다. 동맥경화란 동맥 속에 지방이 쌓여서 돼지처럼 뚱뚱해지는 것이다. 종합하면 : 고혈압은 설탕 과다, 소금 과다, 지방 과다의 합작품인 셈이다. 다시 말해서 고혈압은 영양 과잉 상태'인 것이다. 고혈압과 비만이 밀접한 관계인 이유이다. 여기까지가 주사기에 대한 이야기다. 이제 본론으로 들어가자. 사랑하는 여자와 헤어지고 난 후부터 오랜 체증으로 고생했다. 원망할수록, 갈망할수록, 희망할수록 이상하게 마음이 답답했다.

그때부터 코카콜라를 마시기 시작했다. 한 병, 두 병, 세 병. 그렇게 마시다 보니 하루에 평균 7병의 코카콜라를 마시기 시작한 것이다. 누구는 이별 후에 새로운 사랑이 찾아온다는데 나는 이별 후에 코카콜라가 찾아왔다. 누구냐, 넌 ? 그렇게 3,4년을 체증을 가라앉히기 위해서 코카콜라를 약처럼 마셨다. 탄산 알갱이가 피라냐처럼 내 혓바닥을 물어뜯으며 산화할 때 묘한 쾌락을 느끼곤 했다. 그때는 몰랐다. 불면과 설탕 덩어리인 코카콜라가 내 혈압을 높인다는 사실. 내 혈압은 1990년대 증권 호황기 때처럼 연일 상종가를 치기 시작했다. 150, 160, 170....... 결국 내가 선택한 것은 1일 1식이었다.

1식을 하자 막막한 마음이 서서히 풀어지기 시작했다. 황망했다. 나는 이별 때문에 고통스러웠던 것이 아니라 과식 때문에 막막했던 것이다. 내 이야기는 여기서 끝이다. 그러니까 내 사랑 이야기는 주사기로 시작해서 고혈압과 코카콜라 그리고 1식으로 끝나는 서사이다. 제목만 보고 사랑에 대한 낭만과 쓸쓸한 감성을 기대했다가 크게 실망했다면 그것은 내 죄가 아니다. 황망하게도 사랑이란 게..... 사랑이란 게 그런 식으로, 그런 식으로, 그런 식으로....... 글러 먹는 놈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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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yo 2018-02-15 08:2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옛날 아이들 말에 그런 말이 있었어요. 아마 뭔가를 선택하기 어려운 순간에 등장하는 말이었는데.

˝코카콜라 맛있다. 맛있으면 또 먹지. 딩동댕동......˝

라로 2018-02-15 08:36   좋아요 2 | URL
고무줄 하면서 부르던 노래 아닌가요?? ㅎㅎㅎㅎ 저 고무줄 잘 했는데. ㅎㅎㅎㅎ 아~~~추운 날 하는 고무줄이 더 기억에 남아요! ㅎㅎㅎㅎ 근데 노래 가사가 ‘또 먹지’ 뒤에 뭐가 있었던 것 같은데 ‘딩동댕동’ 너무 빨리 나온 듯? 뭐 기억이 안나니 여기서 이만...두 분, 멋진 알라딘 지기님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올해는 좋은 소식이 있기를 바랍니다. 늘 감사합니다 ~~~❤️

syo 2018-02-15 08:37   좋아요 0 | URL
고무줄 하면 전우의 시체를 넘고너어....ㅎㅎㅎ
라로님도 새해복 많이 받으세요^^ 곰발님 글에서 설 인사를 드리는군요 이것참 ㅋ

곰곰생각하는발 2018-02-15 09:16   좋아요 0 | URL
아니.... 고무줄 놀이 때 부루는 노래는 어찌 쇼 님이 아신답니까 ? 갸우뚱.. ㅎㅎ
쇼 님, 라로 님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syo 2018-02-15 09:30   좋아요 1 | URL
아니 이거 왜 이러세요. 소싯적에 고무줄 한 번 뛰어봐야 진짜 남자 아닌가요?ㅋㅋㅋㅋㅋ

곰발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ㅎ

라로 2018-02-15 11:34   좋아요 2 | URL
제가 남편과 저녁 먹고 온 사이에 두분 아주 귀여워~~~!! ㅎㅎㅎㅎ 남자애가 고무줄 더 잘 했어요!! 믿을 수 없었죠!! 그렇지만 편을 먹으면 늘 그아이를 우리편에 합류시키려고 무척 애를 썼던 기억이 어슴푸레 나네요. 토비 님이 그런 남자애였구나!! 곰발 님은 고무줄 자르고 도망가던 남자애??? ㅎㅎㅎㅎ

곰곰생각하는발 2018-02-15 11:57   좋아요 1 | URL
라로 님, 저는 초등학교 때 전학을 하도 많이 다녀서
초등학교 친구가 거의 없습니다. 전학만 6번 갔더라고요.. 도곡동, 양재동, 말죽거리, 경기도 어디, 뭐 등등등...

전 어릴 때 망까기를 즐겨했습니다.. ㅋㅋ

겨울호랑이 2018-02-15 08: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곰곰발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곰곰생각하는발 2018-02-15 09:16   좋아요 1 | URL
겨울호랑이 님 평창 뛰시느라 고생이 많으셨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samadhi(眞我) 2018-02-22 15: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곰발님 실망이에요. 큭큭... 또 어떤 얘기를 풀어놓을까 마음 부풀었는데

곰곰생각하는발 2018-02-23 13:22   좋아요 0 | URL
ㅎㅎㅎ 저도 저 스스로에 대해 실망하고 있는 중이랍니다아..
 

 

 

 

 

 

 

 

 

 

 

 

 

 

                                       

 

내    숭    과        숭   고    :  

 

 

 

 

 




시바, 뭘 봐 ?




 





일본의 행인들은 다른 행인을 보지 않는다. 대도시의 공간 속에서 남을 보고 의식하지 않을 도리가 없으니, 우선 보지 않는다는 말을 잘 새겨야겠다. 공공의 장소이므로 시선은 비교적 자유롭다 하더라도, 내 경험에 따르면 한국과 일본의 체험은 전혀 다르다. 특히 한국에서라면 행인이나 인근의 타인들을 제 맘껏 쳐다보고, 지긋이 보고, 노려보고, 째려보고, 싱긋거리면서 보고, 구경거리처럼 보고, 느물거리면서 보고, 되돌아 뒷모습까지 챙겨 본다. 그러나 일본의 거리에서 행인들이 시선을 처리하는 방식은 사뭇 다르다. (...) 이미 한국인의 참견벽은 유명하며, 우리 스스로 그 점을 인정한다.


ㅡ 19-1. 남을 보지 않는다(1)



일본을 시선사회라고 하지만, 역설적으로 이 말은 남들에게 보내는시선을 최대한 자제하는 사회, 서로의 시선을 조심하는 사회라는 뜻으로 읽어야 한다. 그리고 바로 이러한 종류의 조심 속에서, 다시 차분한 사회의 오의를 읽어낼 수 있다. 거꾸로 생떼 쓰듯이, 행짜를 부리듯 나번득이면서 남들을, 남의 사생활을 엿보고 간섭하려는 사회라면 그것은 반시선사회일 것이다. 타인의 시선과 몸, 그 인격과 영혼에 대해 영영 닿을 수 없는 아득한 염려와 배려가 종적도 없이 사라져버린 사회일 것이다. 다른 수많은 나라에 비하자면 한국이 어느 정도 살 만한 곳이라는 기초적 사실을 기억하더라도, 말할 것도 없이 한국은 더할 나위 없는 반시선사회로 보인다.


ㅡ 19-2. 남을 보지 않는다(2).  << 집중과 영혼 >> 김영민



 

 

 


뒤로 호박씨를 깐다거나  태도가 가식적이야 _ 라는 말을 고상하게 표현하자면 " 연극성(theatricity) " 이다. 주의할 점은 < 연극성 theatricity >   과 < 연극성 인격장애 histrionic personality disorder > 를 혼동하면 안된다는 것이다. 후자가 병적인 증후라면 전자는 순수한 의미에서의 무대 연출 욕망'이다. 네이버 프로필을 완성하기 위해 빈칸을 채우다 보면 like와 dislike 카테고리를 채워야 하는데 대부분은 좋아하는 것에는 정직한 사람, 예의바른 사람을 기입하고 싫어하는 것에는 거짓말 하는 사람 가식적인 사람 따위를 기입한다. 그런데 나는 이 생각 없는 생각 진술이 의문스럽다. 왜냐하면 < 예의 > 란 기본적으로 연극성에 기초한 과장된 마음 표현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이 식사를 했는지가 궁금해서 식사하셨어요 _ 라고 묻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마음에도 없는 말을 마음에 둔 말처럼 꺼내는 행위는 가식에 가까울까, 아니면 정식에 가까울까 ?  예의를 갖추기 위해 던지는 말과 행위는 대부분 마음에 없는 말과 행위'이다. 그렇기에 나는 기꺼이 like 카테고리 빈칸에 뒤로 호박씨 까는 행위, 가식적 태도 따위를 기입할 용의가 있다. 저는 뒤로 호박씨 까는 사람을 좋아합니다아.                                     나는 말끝마다 " 내가 바른 말을 자주 해서 출세를 못하는 성격 " 이라거나 " 내가 좀 세상 물정 모르고 순진한 편이어서...... " 라고 말하는 사람에게 이렇게 말해주고 싶다. 부디, 조까세요 ! 

 

철학자 김영민은 " 가장 좋은 삶은 연극(적)이라는 발견 " 이라고 말했다. 동의한다. 예의(바른 사람)는 기본적으로 무대 연출의 결과인 셈이다. 그렇기에 인생은 한 편의 연극이 아닐까. 김영민이 일본인의 특징으로 남을 보지 않는다고 지적했을 때 그것은 < 알면서도 모른 체 > 하는 연극성을 지적한 것이다.  " 왕년 " 이라는 말을 사용하면 꼰대가 되니까 " 소싯적 - " 이라는 표현을 사용해서 잠시 내 소싯적으로 돌아가자. 나는 눈에 잘 띄는 캐릭터였다. 어깨까지 내려오는 머리를 묶고 다녔으며 에스닉한 목걸이를 서너 개 주렁주렁 달고 다녔고, 손톱은 검은 매니큐어를 칠하고 다녔다. 그뿐이 아니다. 찢어진 청바지에는 mb***, 박근혜 *** 라고 쓴 후에 불에 타 죽는 쥐새끼 그림을 그렸다.

 

또한 흰색 무명티에 유성 매직으로 이성복의 그해 가을이라는 시의 한 구절을 필사했다. 아버지, 아버지 씹새끼. 입이 열 개라도 할 말 없어. 이 행위의 뒷면에는 한국 특유의 시선 문화에 대한 나름대로의 반항을 담고 있었다. 내가 하고 다니는 꼴이 워낙이 하이브리드, 아방가르드, 다다이즘, 아나키, 키치, 정신분열적이다 보니 모든 시선이 집중되었다. 물론 내 정면에 있는 사람들은 시선을 애써 외면했으나 그 외면에는 다시 한번 보고 싶다는 욕망이 숨겨져 있다는 사실을 숨기지는 못했다(흘금흘금 보다가 나와 눈이 마주치기도 했다). 내가 뒤돌아서는 순간, 모든 시선이 내게 집중하리라는 것은 자명한 일이었다.

 

물론 나는 이 사실을 잘 알고 있었기에 라운드티 뒷쪽에 다음과 같은 문구도 잊지 않고 작성했다. " 시바, 뭘 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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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8-02-14 15:3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예의 바른 사람’을 ‘착한 사람’이라고 볼 수 없어요. 예의 바르다고 알려진 사람들이 못된 짓을 하고 다니는 경우가 많거든요. ^^

곰곰생각하는발 2018-02-14 16:30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ㅎㅎ 정답이십니다. 제가 하고 싶은 말입니다.. ^^

samadhi(眞我) 2018-02-23 13: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랑 독서모임 같이 하는 선생님 한 분은 박근혜 욕했다가 벌금 물고
그 정권 내내 중고로 산 마티즈 문짝에 박근혜 퇴진을 문짝만 하게 붙이고 다녔지요. 볼 때마다 웃기고 차 번호를 몰라도 그 분 차라는 걸 알게 되죠.

곰곰생각하는발 2018-02-23 13:22   좋아요 0 | URL
오, 그분 제 스타일입니다. 이런 화끈한 딴지 좋습니다.. ㅎㅎ

samadhi(眞我) 2018-02-23 13:24   좋아요 0 | URL
촛불집회 내내 518광장에서 사회보신 분이죠. 우리 달님이랑 인터뷰도 하고 ㅋㅋ달님 열렬한 팬이지요.

곰곰생각하는발 2018-02-23 13:37   좋아요 0 | URL
아하 ! 그 여성분 말씀하시는 건가요 ?

samadhi(眞我) 2018-02-23 13:40   좋아요 0 | URL
남자분이고. 열렬한 문빠지요. ㅋ 우리 모임 사람들이 거의 다 그래요.

곰곰생각하는발 2018-02-23 13:50   좋아요 0 | URL
아, 누군지 알겟네요. 좀 통통하신 분이시죠 ?

samadhi(眞我) 2018-02-23 13:55   좋아요 0 | URL
마르신 분이에요. 광주에서 하신 분인데. 5.18 광장이요. ㅋ

곰곰생각하는발 2018-02-23 14:01   좋아요 0 | URL
아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죄송죄송.. 제가 5.18광장이라는 말을 못 봤네요.. ㅋㅋㅋㅋ
 

 

 

 

 

 

 


 

                                              

 

게슈탈트, 얼평의 정치학적 수사  :




 


 




불초소생




 

https://blog.naver.com/unheimlich1/221206773841




 

                                                                                            내가 어제 작성했던 글을 부등식으로 풀어서 설명하자면 < 유사성 ≠ 동일성 > 이다.  예를 들면, 짝퉁 루이비통은 진품과 겨뤄서 진품 / 가품을 구분할 수 없을 정도로 정교한 품질을 갖췄다 해도 짝퉁은 유사성 범주에서 벗어나 동일성 범주 안으로 포획될 수 없다. 

짝퉁은 진품과 유사하게 흉내 낼 수는 있으나 아우라를 획득할 수는 없다. 그것이 바로 " 오리지널이 가지고 있는 힘 " 이다.  설령, 짝퉁이 진품보다 우수한 성능과 품질을 갖췄다 해도 그것은 어디까지나 짝퉁이다.  김일성 가면 소동에 대하여 국민의당(이후 바른미래당)은 다음과 같은 논평을 냈다. " 정부는 '김일성 가면' 응원에 대해서 김일성이 아니다 하면서 방어하기에 급급하다. 우리 국민과 언론이 보기에 '김일성 가면'으로 인식하면 '김일성 가면' 인 것이다. " 이 얼마나 빈곤한, 철학적 사유 없이 막 싸지르는 인식론인가. 그 나물에 그 밥이라고 바른미래의 입씨름꾼 하태경도 거들먹거린다.

" 통일부 발표처럼 미남의 얼굴에 불과하다고 해도 그 미남이 김일성을 연상시킨다는 점은 누구도 부인 못한다. 북한에서 최고의 미남 기준이 바로 김일성이기 때문이다. "  하태경의 억지를 듣고 있으면 생각나는 인물이 있다. 바로 코미디언 이주일이다. 얼굴이 못생겨서 죄송합니다아아 ~       미남 가면은 한국인에게 최고 존엄과 얼굴이 닮아서 죄송합니다 _ 라고 해야 할 판이다. 그들 주장을 요약하자면 < 유사성 = 동일성 > 이다. 이 말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인다면 평범한 국민이 짝퉁 루이비통'을 진품으로 인식하면 진품 루이비통 가방인 것이다. 동일성 범주를 유사성까지 포함한 결정인 것이다. 진짜루 ? 응, 진짜루 !

그렇다면 국민이 보기에 위조지폐를 진짜 진폐로 인식하면 그것은 진짜 진폐가 된다는 소리도 된다. 와우, 성능 좋은 컬러 프린트 하나 구입하면 모두 다 억만장자가 될 수 있다. 유사성을 동일성의 범주로 인식하는 사고는 억지를 떠나서 매우 폭력적이며 위험한 상황을 도래할 수 있다. 영화 << 1987 >> 에서 박종운의 행방을 찾던 대공 수사관들이 박종철을 고문하는 이유는 박종철과 박종운이 단순히 " 아는 사이 " 라는 데 있다. 그들은 " 끼리끼리 " 라는 의미의 유사성을 본질의 동일성으로 파악한 것이다. 중세 마녀사냥도 유사성을 동일성으로 확장한 사례이다.

<< 不肖小生 / 불초 소생 >> 이란 말이 있다. 사극에서 자주 듣던 소리여서 우리에게는 익숙한 표현이다. 불초(不肖)는 아버지를 닮지 않았다는 의미이고, 소생(小生)는 자신을 낮잡아 부르는 말이다. 종합하면 부모님을 닮지 못한 못난 小生이라는 뜻이다. 이 행간 속에 숨은 뜻은 부모라는 원본과 자식이라는 복제의 운명론적 거리감'이다. 그러니까 자식이라는 유사성(similarity)은 결코 부모라는 동일성(identity) 범주 안으로 포섭될 수 없다. 언어학적 해석을 첨부하자면 전자는 기의이고 후자는 기표이다. 여기서 기의는 기표의 하위 카테고리이다. 그렇기에 자식은 부모 앞에서 고개를 조아릴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왕에 잘난 척을 했으니 조금 더 아카데믹하게 말하자면 자기동일성(self-identity)적인 신체는 오로지 신밖에 없다. 스피노자의 말이다. 그렇기에 우리 모두는 불초 소생이다. 유사성이 동일성 범주를 뛰어넘을 수 있는(혹은 범주 안으로 포섭되는) 방법은 딱 두 가지다. 하나는 < 아버지 살해 > 이고 다른 하나는 < 주체사상 > 이다. 전자는 자식이 아버지를 죽임으로써 아버지의 자리를 차지하는 것이다. 이로써 불초인 소생은 오리지널인 아버지 원본을  거세 혹은 분서함으로써 스스로 원본이자 동일자가 된다.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문재인 정부를 주체사상을 찬양한다고 맹렬히 물어뜯지만,

사실 유사성 = 동일성으로 인식하는 그들의 인식론이야말로 주체사상(백두혈통 세습)에 가깝다. 왜냐하면 김정은(유사) = 김일성(동일)으로 인식하는 인식론과 닮았기 때문이다. 북한과 같은 인식론을 공유하는 쪽은 문재인 정부가 아니라 바로 그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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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madhi(眞我) 2018-02-22 15: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가면이랑 하태경 젊은(?) 시절 사진을 비교해 놓은 거 보니 둘이 똑같아 보이던데요. 입에서 똥만 싸고 똥싼 거 까먹고 안 치우고.

곰곰생각하는발 2018-02-23 13:36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그래요. 하태경 젊은 사진 봐야겠네요.. ㅎㅎ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