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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해빗 - 내 안의 충동을 이겨내는 습관 설계의 법칙
웬디 우드 지음, 김윤재 옮김 / 다산북스 / 2020년 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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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고작 한 권의 책이 누군가의 삶을 변화시킬 수 있으리라 믿지 않았다.
그러나 이 책은 지난 수십 년간의 내 믿음을 무너뜨릴 만큼 압도적이었다.
캐스 선스타인, <넛지> 공저자
자기계발서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그릿>, <넛지>, <오리지널스>, <댄 애리얼리 부의 감각>이란 책들을 전부 읽거나 혹은 제목만큼은 들어본 기억이 있을 것이다. 각 권 모두 해당 분야에서 베스트셀러를 넘어 스테디셀러인데 이들 모두가 한 작가의 책에 엄청난 찬사를 쏟아냈다면, 심지어 넛지의 저자는 자신의 책과 견주어 획기적이고 파괴적인 지혜를 선사한다고까지 극찬한 책이 다름아닌 웬디 우드의 <해빗>이다. 습관에 대한 이야기는 비단 자기계발서가 아니더라도 평소에 자주 듣는 이야기일 것이다. 세살 버릇 여든 간다처럼 제대로된 습관형성 혹은 습관설계는 광범위하게는 안정적인 삶, 직접적으로는 성공한 삶을 살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그동안 우리가 만났던 성공한 사람들은 습관형성의 중요성과 몰아부치듯한 습관형성에 대해 이야기했지만 웬디 우드가 쓴 <해빗>은 이와 다르다. 오히려 성공한 사람들은 가학적일만큼 자신을 내모는 것이 아니라 환경을 조절하고 적절한 마찰을 유지하면서 기대이상의 보상을 해주면 어렵지 않게, 큰 부담없이 습관형성이 가능하게 한다고 말한다. 한국독자에게 전하는 메시지에서 글쓰기의 어려움에 대해 이야기한다. 믿기지 않겠지만 저자 또한 처음부터 글쓰기가 수월하고 잘 썼던 것은 아니다. 그저 매일 아침 30분 정도의 글쓰기 습관이 그녀에게 글쓰기기를 어렵지 않게 만들어 주었다. 특히 다음의 발췌문을 보면 나처럼 아이를 낳고 실무에서 잠시 멀어져 있는 사람들조차 이 책을 읽고 싶게 만든 이유를 알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글쓰기가 두렵지 않다. 아침에 눈뜨자마자 30분 정도 집중해 글을 쓰는 방식이 가장 쉽고 효율적이라는 걸 깨달았기 때문이다. 이 행동이 일상에 자리 잡자 직장에서 늦게까지 야근을 하든, 아이들을 돌보느라 밤늦게 잠을 자든 글을 쓰는 데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았다. 13쪽
어떤 습관을 만들고 싶은지, 그 습관을 활용해 어떻게 살아가야 할 지는 저마다 다를 것이다. 물론 이 책의 3부를 읽는다면 한 사람 한 사람의 작은 습관이 얼마나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는지, 또 어떻게 사용되어져야 하는지도 나오지만 우선은 원하는 목표를 위해 각자 형성하고 싶은 습관이 있을 것이다. 앞서 언급했던 아침글쓰기는 20년전 <아티스트웨이>라는 책에서 언급한 '모닝페이지'와 유사하다고 볼 수 있다. 실제 실천해보기도 했지만 20년이 지난 지금은 다시 시작하지 못한 상태였는데 이 책을 읽고나니 어떻게 하면 그 좋은 습관을 완벽하게 내 것으로 만들 수 있을지가 보였다. 습관의 중요성부터 차근하게 알고자 한다면 1부부터 순서대로 읽어도 되는데 이보다는 습관형성을 바로 잡을 수 있는 방법을 원하는 나와 같은 독자라면 2부부터 집중해서 읽기를 권한다.

2부에서는 습관형성을 위한 구체적인 방법이 제시된다. 실례로 처음 언급한 것은 영국과 미국의 흡연과 금연에 관련된 내용이었다. 우선 금연을 위해서 흡연의 폐해를 알리는 정도로는 크게 도움이 되지 못했다. 하지만 금연할 수 밖에 없는 환경, 즉 공공장소나 식당 등에서 벌금을 부과하는 방식으로 환경을 차단했을 때 자연스럽게 금연율이 올라갔다. 하지만 이 역시 또다른 습관, 담배가 피고 싶어질 때 잠시 자리를 비우는 식으로 바뀌면서 금연율은 정체되는 듯 싶었다. 이후 담배를 판매하는 장소를 감축했을 때는 어땠을까. 금연의 효과가 나타났다. 즉 저자가 반복적으로 강조하는 것은 습관을 형성할 때 결코 '의지'의 문제라고 자신을 학대하거나 타인의 행동을 비난해서는 안된다고 말한다. 우리가 자유의지로 해낼 수 있다고 믿는 지식과 의지력으로 해결할 수 없다고 저자는 말한다. 우버의 책임자로 일했던 M. 키스 첸 교수의 이야기를 인용하며, 우버의 경우 버튼 하나만 누르면 고객이 현재 위치한 장소를 자동으로 검색, 호출 한 뒤 차에 올라 목적지만 설정하면 간단하다. 즉, 현재 위치를 설명하고 요금을 흥정하며 목적지까지 운행가능한지의 여부를 확인해야만 출발하는 기존의 교통수단과 비교했을 때 마찰이 없는 셈이다. 마찰이 없기 때문에 차가 필요할 때 우버를 이용해본적이 있는 고객이라면 당연하게 우버어플을 켤 수 밖에 없다. 이처럼 습관이란 환경을 만들어주고 마찰을 최소화 하는 단계를 밟아한다. 개인적으로 가장 와닿았던 부분은 목적이 무엇이든 운동을 해야 할 때 우리는 지나치게 무리한 목표를 잡거나, 그때 그때 상황에 따라 유동적으로 운동을 했었는데 저자는 시간을 정해놓고 실천에 옮겼을 때와 그렇지 않았을 때의 결과를 여러 실험을 통해 그 차이를 설명해준다. 운동을 하기 위해서라기보다는 시간이 되었으니 헬스장에 간다는 식으로 자연스럽게 습관을 형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새로운 행동에 뛰어드는 일은 곧 기존의 행동을 폐기하는 일이다. 221쪽
저자가 일뤄준 습관설계의 방법중 '덮어쓰기'방식과 더불어 기존의 행동을 폐기하라는 말은 마치 성서에서 주님과 돈을 동시에 섬길 수는 없다는 말처럼 분명하게 와닿았다. 맛있는 음식으로 스트레스를 풀어야한다면서 다이어트를 하겠다는 것은 둘 다 제대로 누리지 못한다는 의미가 된다. 습관이 형성되려면 당연히 반복이 필수인데 어느 학자의 말처럼 30일, 혹은 100일 정도로 확답할 수 없는 부분이라는 것도 기억해둬야 한다. 즉 사람마다, 혹은 어떤 습관을 형성할 것인지에 따라 소요되는 기간은 각각 다르다. 다만 반복하다보면 그 반복의 망치가 힘을 발휘할 때가 오는데 그렇다고해서 일정기간 반복했으니 괜찮겠지 하고 안일해져서도 안된다고 말한다. 습관을 빠르게 유발하는 지름길(222쪽)일 뿐 나쁜 습관에 빠지는 것이 아예 차단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반복과 관련한 주의사항도 책에서 다루고 있으니 꼭 본문을 읽고 확인해야한다.
책을 읽다보면 다 아는 이야기라는 생각보다는 어떤 결심을 했을 때 주변사람들이 '이래라, 저래라'했을 때의 그 이유를 과학적으로 설명해주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막연하게 시간을 정해라, 몸이 기억할 때까지 해야한다 라는 말을 하는 것이 아니라 왜 그래야 하는지를 실험과 수십년간 연구한 결과를 바탕으로 설명해주기 때문에 명확하게 와닿을 뿐 아니라 서두의 추천사의 일부처럼 '한 권의 책'이 정말 인생을 바꿀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이 원하는 목표와 목적을 위해 좋은 습관을 키우고 싶은 사람이라면 적어도 한 번은 정독하길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