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쥬라기 공원의 과학 - 멸종 동물인 매머드를 부활시키려는 과학자의 흥미진진한 스토리
베스 샤피로 지음, 이혜리 옮김 / 처음북스 / 2015년 10월
평점 :
절판
부제 : 멸종 동물인 매머드를 부활시키려는 과학자의 흥미진진한 스토리
쥬라기 공원의 과학은 영화 [쥬라기 공원]에서 공룡을 부활시켜 세상에 내놓는 것처럼 이미 멸종된 매머드를 부활하는 방법과 과정을 다뤘다. 부제에 적힌 것처럼 매머드를 부활시키려는 과학자의 흥미진진한 스토리인건 맞는데 '흥미진진'에 너무 기대가 큰 나머지 과학적 지식이 부족한 나의 무지를 미처 깨닫지 못했다는 것이 아쉬웠다. 재밌었지만 읽는 데 엄청난 시간과 노력이 들어가야 했다. 쥬라기 공원을 좀 더 전문적으로, 과학서적으로 멜로나 감동스토리를 뺀 수기형식이라고 착각한 것 또한 내 잘못이다. 하지만 결론만 말하자면 흥미진진하긴 했고, 복원을 그저 멸종된 동물을 살리는 '휴머니즘'의 하나로 가볍게 생각했던 것을 반성했다. 저자는 학술적인 복원을 논하기 전, 과연 복원이라는 것이 정당한 것인지, 복원을 하기 위해 들어가는 비용을 감내할 만큼 가치를 가지고 있는지, 무엇보다 과연 어떤 종을 '복원'하는 것이 적절한지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그래서 결론은 매머드를 복원할 수 있다는건가? 이것이 궁금한 사람들은 원하는 답을 적어도 이 리뷰에서는 얻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적어도 저자가 생각하는, 그리고 저자의 의견에 동감하는 '올바른 복원'에 대한 이야기를 원한다면 계속 읽어주시길.
우리는 매머드와 완전히 똑같은 복제 매머드를 절대 만들지 않을 것이다.
나중에 다시 설명하겠지만, 복제는 잘 보존된 '살아 있는'세포를 필요로 하는 특정한 과학 기술이다. 매머드의 살아 있는 세포는 절대 찾을 수 없다. 28쪽
복원을 하기 전에 우리가 고민해야 할 부분은 과연 어디까지가 성공적인 복원이냐는 것이다. 생명탄생까지가 복원인지, 그 생명을 풀어주고 서식지에서 자립하여 살아가는 것까지가 복원인지가 그것이다. 만약 자립해서 다른 종들과 어울려 생태계를 파괴하지 않고 살아가는 것 까지가 성공적인 복원이라면 복원된 종이 살 수 있는 서식지와 먹이 등까지도 마련해야 된다. 복원해놓고 쥬라기 공원에 가둬두고 구경을 하기 위한 것이라면 과연 그 복원이 올바르다고 말할 수 있을까. 전시용이 아니라 멸종가능성을 가진 유사종을 생태계에서 살아남게 하려는 연구 목적이라면 납득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복원을 향한 노력 중 가장 중요하다고 판단되는 서식지와 관련해서는 멸종된 원인을 따져봐야 한다. 어떤 종이 멸종에 이르는 원인은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인간'때문에 멸종에 이르는 경우가 기후변화 등의 천재지변에 의한 것보다는 훨씬 더 자주, 더 많이 발생하고 있다. 심각한 것은 지금 이순간도 간접적으로든, 직접적으로든 인간 때문에 멸종되는 종이 많다는 사실이다. 반면 매머드는 안타깝게도 현재 인류가 어쩌지도 못하는 오래 전에 멸종되었다. 물론 네안데르탈인과 함께 공존하던 순간도 있었고, 화석에 의해 유추해보면 3700년 전까지만 해도 지구에서 살고 있었다. 빙하기와 간빙기를 지나도록 생존하던 매머드가 살아있던 것이다. 이런 경우 복원을 하기에 그나마 적합한 편이라고 볼 수 있다. 그 이유는 인간에 의해 멸종된 경우라면 복원을 해도 다시 멸종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사냥에 의해 멸종된 종이라면 사냥꾼을 관리하고 출입제한 구역을 법으로 재정하는 등 인간들이 역으로 불편을 겪어야 하는 복잡한 절차 때문에 복원에 적합하지 않다. 복원에 적합하지 않은 종은 양쯔강돌고래도 마찬가지다. 인간들이 직접적으로 사냥하거나 해서 멸종한 것은 아니지만 주변지역을 개발하면서 서식지가 파괴되었기 때문이다. 또 이런 경우도 있다. 사람이 살지 않는 섬에서 잘 살고 있던 도도새는 사람들이 들어오면서 함께 끌고온 고양이, 쥐 등이 알을 전부 먹어버려서 멸종되었는데 복원해봤자 고양이와 쥐들을 내쫓지 않고서는 생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복원가능 후보를 추려보면 일단 복원을 하려면 세포를 주입시킬 수 있는 살아있는 생명체를 필요로한다. 수백년에서 수천 년이 지난 표본에서 제대로된 DNA염기배열 구조를 파악하기란 결코 쉽지 않다. 이렇게 보면 가장 최근에 멸종된 종을 선택하는 것도 유리한 방법이긴 하다. 이처럼 복원 대상 종을 선택하는 것만도 결코 간단하게 끝나지 않는다. 이런 이야기들이 1,2장에 걸쳐 이어지고 본격적인 복원 기술과 진행과정이 3장부터 시작된다. 머리가 아파지는 부분인 것이다. 내가 잘 몰라서 그랬을 수도 있겠지만 비전공자들이 이해하기에 쉽진 않을 것 같다. 그렇기 때문에 3장 부터 내가 며칠에 걸쳐 노트에 메모하며 읽었던 부분은 안타깝게도 리뷰에 담을 수가 없었다. 전혀 이해를 못했다고 볼 순 없지만 누군가에게 복원의 기술은 이미 멸종된 생물체의 DNA염기서열을 잘 보존된 화석이나 냉동된 생명체에서 발췌해 현재 살아있는 유사생명체(매머드의 경우 코끼리)에 주입키는 것으로 이때 유사생명체가 단일생명체인지 이종생명체인지를 한번 더 고민하고 결정 한 후 생명을 탄생시키는 것이다. 잘 보존된 표본이 아닐 경우 DNA구조를 파악하기가 쉽지는 않지만 고대DNA를 발췌하는 등 우리가 생각하는 것이상으로 관련 기술이 발전되어 있는 상태다. 염색체 추출방식을 아주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표본에서 떼어낸 DNA염기서열의 구 이중나선 구조로 어떤 염색체는 지나치게 길어서 일단 잘라낸 다음 다시 붙여넣기 하는 방식이라고 말해도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은 이 내용을 이미 알고 있는 사람 밖에 없을테니 말이다. 그래서 3장부터 9장에 걸쳐 이어지는 직접적인 복원기술에 관한 부분은 리뷰에서 제외시켰다.
복원은 하나의 사회로서 우리가 고안해오던 다른 전략이나 미래의 환경 변화를 대비한 계획과 대처에서 분명히 다른 접근 방식이다. 복원은 우리의 가능성이라는 프래임을 다시 짤 것이다. 311쪽
10장은 탄생된 복제본을 풀어주는 것으로 두번째 문단에서 이야기 했던 성공적인 복원의 2번째 단계라고 할 수 있다. 탄생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자립해서 살아갈 수 있는 서식지와 먹이를 제공하는 것이다. 줄기차게 얘기하는 것처럼 우리는 전시용 동물수를 늘리기 위해, 그저 사라진 것을 다시 만나고 싶은 감정적인 이유로 엄청난 돈을 들려 복원을 하는 것이 아니다. 멸종위기에 놓인 생물들을 무너져가는 생태계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고, 이미 무너진 생태계를 복원종이 서식하면서 되살릴 수 있는 가능성을 기대하기 때문이다. 11장은 바로 복원 이후 우리가 해야 할 과제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다. 기껏 힘들게 복원해도 그동안 우리가 지구와 생물체에게 돌려준 '멸종위협자'에서 벗어나려면 어떻게 해야하는지, 복원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것을 알려준다. 처음에 언급하지 않았지만 복원할 때 고려해야 될 사항에 '이종'에 관한 부분이 나온다. 같은 종이 아닐 경우 유상종을 만들어내는 것이, 혹은 유사종의 몸을 통해 복원시키는 것이 진정한 의미의 복원이라 할 수 있는가, 그렇게 탄생된 복원종이 생태계에 오히려 위협이 될 수도 있다는 가정을 버릴 수 없기 때문이다. 뿐만아니라 복원기술이 발달하면 할 수록 언제든지 원하면 되살릴 수 있다는 안일한 태도가 오히려 멸종위기의 동물을 보호하는 것이 아니라 방치하게 만들 수도 있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우리는 결코 신이 아니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된다. 복원에 관한 기술적인 부분은 물론 윤리적인 차원, 시작과 과정 및 인류가 안고가야 할 과제까지 저자가 원하는대로 이책은 복원의 지침서라고 밖에 말할 수 없다. 다만 어린이용으로 출간된다면 나같은 비전공자들이 좀 더 쉽게 이해할 수 있었을텐데 하는 아쉬움은 남지만 오히려 간만에 공부도 하고, 내 과학실력도 확인시켜주는 좋은 책인 것은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