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마음을 가꾸는 정원 - 흙을 만지고 꽃과 나무를 돌보며 나를 성찰하는 치유와 명상의 정원 가꾸기
자키아 머레이 지음, 이석연 옮김, 제이슨 디앤토니스 그림 / 한문화 / 2015년 5월
평점 :
절판
마음을 가꾸는 정원
신학대학원을 다니며 신학을 공부하면서 불교에서 시작된 명상으로 몸과 마음을 다스리는 독특한 이력의 저자 자키아 머레이. 저자가 우리에게
전달해주는 메세지는 치유와 명상의 정원 가꾸기로 조용한 곳에서 홀로 앉아 즐기는 명상외에 텃밭에서 땅을 직접 한발 한발 내딛으며 실천하는
방법을 제시해준다. 그리고 또 하나 핵심적인 내용은 '가타'라고 하는 짧은 시가 등장하는 데 이 시를 읽으면서 호흡하는 명상법으로 한 편 한편
이야기가 끝나는 글의 말미에 등장한다. 직접 밭위에서 가타를 따라 읽으면 좋겠지만 마치 내가 밭위에 서있다는 상상을 하며 들숨과 날숨을
내쉬어가며 책을 읽었다.
정원을 가꾸는 일은 마냥 힘들고 수확한 이후에만 보람을 느끼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그마저도 당장 가꿔야 할 정원이 없는 초라한 내 집을
쳐다보면 한숨부터 나왔는데 저자의 말처럼 머릿속에 가지고 싶은 정원을 떠올려보는 과정, 직접 종이에 그려보는 과정은 묘한 힘을 가져다 준다.
영화속에서 보던 화려하고 넓은 정원이 아니라 직접 가꾼다고 생각하고 지역적, 지리적 특성까지 고려하다보면 꽤나 진지하게 실질적인 정원 계획을
하게 되는 것이다. 우선 재배방법이 크게 어렵지 않고 쉽게 수확물을 거둘 수 있는 작물로 정해야하는 등 계획단계부터 바지런하게 움직여야 한다.
계획이 끝나고 나면 본격적으로 정원가꾸기 과정이 시작되는 데 이때부터는 좀 더 집중해서 책을 읽어야 한다. 왜냐면 우리는 실제로 뽑아내야 할
잡초도 없고, 물을 뿌려 싹이 트길 기다릴 씨앗도 심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도심 한복판에서 머릿속의 정원을 떠올리며 가타를 읖조리는
동안만큼은 분명 정원사의 모습을 갖추고 있다고 믿고 싶어진다.
정원에서 마음을 살피며 흙을 파고, 씨 뿌리고, 물을 주고, 잡초를 뽑고, 퇴비를 주다 보면, 내 삶과 정원에 무성하게 자랐으면 하는
씨앗을 뿌리고 거기에 물을 줄 기회가 생긴다. 99쪽
비록 내게는 직접 손을 움직이고 빛을 조절하며 물을 뿌려야 할 정원이 존재하지 않는다. 하지만 내마음속에 자라나길 바라는 몇 개의 씨앗이
분명 존재한다. 불필요한 벌레가 없고, 지나치게 많거나 적은 퇴비나 물이 씨앗을 썩게하며 꽃이 필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 것은 마음속의 씨앗도
마찬가지다. 저자는 우리가 스스로에게 줄 수 있는 가장 소중한 선물, 씨앗은 이미 우리 안에 존재한다고 말한다. 정원사와 정원이 한 몸인
것처럼 내가 일으키고 내가 키워낸 주변의 모습들 또한 내가 그렇게 이끌어온 모습인 것이다. 정원을 가꾸듯 마음을 가꾸면 어느 순간부터는 정원이
나를 가꾸기 시작한다고 말한다. 다소 종교색이 짙고 자연에 순응하고 감사하라는 내용이 반복되지만 결국 무언가를 가꾸는 것은 반복과 기다림이란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