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디자인 - 일상에서 만날 수 있는 디자인에 관한 이야기
진선태 지음 / 지콜론북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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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 좋은 어느 날, 바구니가 달린 자전거를 타고 학창시절에 선물 받은 낡은 소니 플레이어를 들으며 공원을 달린다. 유치하면서도 낭만적인 이 장면안에 우리가 인식하지 못했던 일상의 디자인이 숨어 있다. 자전거에 달린 바구니, 그리고 두 손으로 안전하게 핸들을 잡고 있으면서도 이어폰을 귀에 꽂고 음악을 들을 수 있게 만들어준 소니 플레이어가 디자인이다. 자전거는 말할 것도 없다. 우리가 디자인을 말할 때 똑똑한 기능을 빼놓고 유려한 미적 부분만 평가하지 않는다. 반대로 기능은 완벽한데 아름답지 않다면 그것은 그저 '기계'일 뿐 디자인이 어떻다고 말하지 않는다. 디자인은 기능과 미적인 부분 뿐 아니라 '스토리'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앞서 언급한 소니 플레이어가 두손의 자유화란 트렌드를 가져 왔고 집에 처박혀있던 어머님들의 생활도구 였던 바구니가 자전거에 장착된 것까지를 디자인이라고 말한다. 우리가 인식하지 못했던 일상의 디자인에는 또 어떤 것들이 있고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 책, 일상의 디자인이 알려준다. 


일상의 디자인 : 일상에서 만날 수 있는 디자인에 관한 이야기.


직업적으로 디자인을 하는 사람들 뿐 아니라 비상업적으로 자유롭게 디자인을 할 경우 기발하고 실제 사용할 때 꼭 필요한 제품을 탄생시킴으로써 저자는 일반인들도 암묵적으로 디자인 하는 법을 터득하고 있다는 말을 서두에 밝힌다. 이 말을 좀 더 쉽게 풀이하면 사용자가 제품이나 디자인 대상을 두고 평가를 하고 불편한 점을 개선해달라고 요구하는 과정을 통해 한단계 더 발전해 나가고 더 나은 디자인 상품이 개발된다고 보는 것이다. 


디자인은 주체가 누가 되었든 간에 현상이나 결과물에 해석을 더할 수 있다면, '디자인'이란 이름으로 부를 가치가 있으며 인공물의 창조행위이기 때문에 이와 관련된 행위를 실천한 사람은 '디자이너'라고 부를 수 있다. 84쪽


책에서는 TT예능프로에 등장한 일반인들의 독특한 디자인 사진들도 실려있고, 우리가 일상에서 느끼지 못했던 커스텀등을 알려주며 디자이너와 사용자의 간극을 좁히고 있음을 깨달을 수 있다. 디자인이 어렵거나 버겁다는 생각을 벗어던지는 순간 일상의 모든 것이 디자인이 될 수 밖에 없는 셈이다. 좀 깊숙하게 들어가 디자인의 원천과 본래 의미를 살펴보고 싶다면 3장의 내용을 숙지하면 된다. 디자인은 앞서 언급한것처럼 인공물의 창조행위인데 인공물이란 것은 '인위적인, 제조된, 모조의, 비자연적인(111쪽)'등의 의미를 포함한다. 저자는 이런 맥락으로 보면 순수한 자연을 빼고는 전부 인공물이라고 해야하는지에 대한 경계가 애매하다고 말한다. 예로 든 것이 바로 '복제 개'인데 복제라는 것은 인공이고 개는 동물이라는 자연물이기 때문이다. 그런가 하면 인간이 만들어낸 인공물, 창조된 상품은 필요에 의해 더 진화되고 변형되기도 한다. 전동기기에 봉을 달아 반죽을 하는 파전집 믹서기기의 경우는 전동공구의 변형이며 인간은 이런 변형행위를 발전시키며 성장했다고 볼 수 있다. 해당 챕터 뿐 아니라 이 책에서 가장 흥미로운 주제는 3-3 개인적 사물일 것이다. 이 부분에는 우리가 변형시킨 새로운 디자인, 커스텀 제품들이 다양하게 등장한다. 이동기기에 음향설비를 장착해 자신만의 기기를 탄생시키기도 하고, PC를 튜닝하거나 신발에 그래피티 작업을 거쳐 개인적인 사물을 탄생시키는 것이다. 자신이 가진 역량에 따라 누구나 탐내는 제품이 될 수도 있는데 이런 경우는 인간의 본능 중 하나인 장식 욕구를 충족시킨 사례라고 볼 수 있다.


책을 읽고나서 아, 디자인이라 부르지 못할 것이 하나도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소유자를 표기하기 위해 펜에 견출지를 요란하게 붙인 것도 하나의 디자인이 되고, 매일 아침 출근길에 만나는 야구르트 아줌마의 카트도 필요에 의해 발전된 디자인 도구 중 하나가 된다. 그리고 그런 상품을 탄생시킨 누구나가 디자이너로 불릴 수 있다는 사실에 뿌듯하다. 오랜 생활 가사활동을 한 주부의 가전제품이 사랑받는 까닭도 바로 그점 때문이다. 스스로 불편 한 것을 개선시키기 위해 과거의 사용자가 미래의 디자이너가 될 수 있는 것, 기존의 제품이 불편하고 못마땅하다면 편리하게 자기만의 디자인을 적용시켜보자. 사소한 변화가 우리를 진짜 '디자이너'로 만들어 줄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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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권의 물리학 - 빅뱅에서 양자 부활까지, 물리학을 만든 250가지 아이디어 한 권으로 보는 교양과학 시리즈
클리퍼드 픽오버 지음, 최가영 옮김 / 프리렉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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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과목은 학창 시절 내게 힘겨운 '과목' 중 하나 였을 뿐이다. 물리학자는 내게 먼 사람들이었고 관련 저서를 시험과 무관하게 펼쳐봐야 할 일은 없다고 믿었다. 하지만 유명인들의 책을 읽으면 읽을 수록 생활의 원리를 깨닫는 것이 바로 물리학의 내용과 겹쳐있었고 수많은 노벨상 수상자들이 입을 모아 말하길 '기본은 물리학'이라는 것이다. 우리가 비가 개인 후 만나게 되는 아름다운 '무지개' 또한 빛의 굴절이라는 과학원리가 숨겨져 있다. <한 권의 물리학>에는 우리가 기본적으로 알고 있어야 하는 교양과학의 일부다. 이미 알고 있거나 궁금했던 주제들 부터 살펴보았다. 250가지의 아이디어 중 궁금하지 않을 내용이 있을리 없으니 결국 순서의 문제였다.

'이 책에서 관심있는 주제를 찾아 읽을 때는 목차를 십분 활용하기 바란다. 이야기가 연대순으로 나열되어 있어서 원하는 주제가 예쌍치 못한 순서에 있을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16쪽

요즘 운동하러 자주 공원에 나가는데 휴일 낮 시간대에 반드시 마주치는 것이 있으니 바로 '부.메.랑'. 부메랑의 원리는 뭐야? 드라마에서 남주가 말했던 사랑은 돌아오는 거야를 외치며 과학원리를 무시하고 싶지만 궁금하다. 부메랑은 왜 돌아오는가? 애초에 부메랑은 세게 날려 무언가의 생명을 노리는 것이 아니었다고 한다. 던지면 되돌아오게 만든 것은 사냥감인 새를 겁주기 위한 것으로 원리는 회전체가 회전하는 방향의 변화를 일컫는 세차 운동 덕분이라고 책에서 알려준다. 더 멀리 오래 공중에 떠있는 부메랑을 보고 싶다면 V자의 오목한 부분이 정면을 향하게 한 상태에서 던지면 된다. 그런가하면 기원전 건물에서도 볼 수 있는 '아치'형태도 과학원리가 숨어 있다고 한다. 아치형태의 건물이 예뻐서라기 보다 상하좌우로 하중을 분산시켜 무게를 더 효율적으로 지탱할 수 있고 공간을 넓힐 수 있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저자의 노고를 제대로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사실 책을 순서대로 읽기는 해야 한다. 왜냐면 각각 아이디어가 중심이 되었던 연도가 책 페이지 한쪽에 적혀있는데 그것을 통해 과학의 발전이 역사속에서 어떻게 이뤄져왔는지를 동시에 공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난 그냥 무시하고 호기심 가는 대로 펼쳐보았다. 다시말해 현실에서 자주 만날 수 있는 것들이 궁금했던 것이다. 바로 I빔. 건축현장 근처를 지날 때면 반드시 보게 되는 I빔을 보면서 왜 저렇게 생겼는지 궁금해했던 적은 없었다. (저자가 궁금한 적이 있어냐고 물어보았는데 아쉽게도 없다.) I자 처럼 만든 까닭은 대들보 축에 수직 방향으로 하중이 가해졌을 때도 휘어지지 않고 버틸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인 형태라고 한다. 책에는 예전에 세계무역센터 지하 2층을 지탱했던 I빔 사진이 실려있는데 알다시피 그 곳의 I빔은 현재 9.11 기념관에 전시되어 있다고 한다. 이처럼 책 곳곳에 물리학 공부를 하다가 역사적인 사건을 마주하기도 한다. 역사와 밀접하게 관련된 '전쟁'하면 떠오르는 것이 다름아닌 전쟁무기다. 대포와 다이너마이트 그리고 핵은 어떤 원리며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 궁금하다면 역시 책을 찾아보면 된다. 비교적 우리가 다 알고 있는 쉬운 주제를 언급했지만 막상 책을 사서 목차를 보면 깜짝놀랄 것이다. 교과서에 등장했던 보일의 법칙, 소리굽쇠, 샤를의 법칙은 물론 푸코의 진자, 그리고 전공생들이 두려워 하는 '열역학, 역학'등의 무거운 주제도 물론 포함되어 있다. 하지만 역시나 그런 무거운 주제는 지금 내게 너무 먼 이야기들이다.  재미나고 너무 익숙하지만 신기했던 것, '탱탱볼'에 대해 이야기 하고 싶다. 솔직히 길가다가 아무나 붙잡고 탱탱볼이 왜 다른 공과 달리 더 높이 그리고 한번 튕겼는데 꽤 여러번 계속 튀어오르는지 아냐고 물어본다면 자신있게 답할 사람이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1965년슈퍼 탱탱볼이 처음 생산되었을 당시 화제가 되어 미국 잡지 라이프(Life)에 실릴 정도였으니 탱탱볼의 '튕김'이 예사롭지 않은 건 당연하다.

시대순으로 화제가 되었던 물리학 아이디어를 소개한 이 책은 흥미롭고 몰랐던 원리를 알려준다는 점에서는 칭찬해줄 만하다. 그래서 전문적으로 공부하려는 학생들이나 배경지식이 있는 사람들의 깊이있는 참고도서로 삼기에는 역시나 설명이 그리 상세하지도 풍부하지도 않은 것은 사실이다. 대표적으로 알려진 법칙중 궁금했던 점, 역사적으로 과학발전이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알아보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그야말로 교양과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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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무드 - 유대인 5000년 지혜의 원천 파워의 근원
샤이니아 지음, 홍순도 옮김 / 서교출판사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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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대인의 삶, 노벨상 수상자들의 수와 무관하게 어릴 때 부터 어딜가나 꽂혀있던 책이 바로 '탈무드'였다. 요즘 이런 패러디를 많이 하던데 탈무드 역시 '한 번도 안읽은 사람은 있어도 단 한번만 읽은 사람은 없다.'라고 표현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다. 나만 해도 탈무드를 어릴 때 부터 봤으니 아마 이 책 전에 다섯 번은 더 읽었을 것이다. 그래도 재미있다. 어릴 때는 무서웠던 '형벌'이 이제와 생각하면 그정도의 형벌로는 용서가 안된다던가, 너무 과한 형벌이 아니었나 싶기도 하고 그런 재미를 선사해줬다. 간과한 것은 이 책은 그런 '이야기'책의 한계를 벗어났다는 점이다. 물론 칭찬하려고 꺼낸 얘기다. 책을 직접 읽어본 사람들은 탈무드하면 형제이야기, 아내를 맞아들이거나 재산분할로 다투는 친구이야기등이 나와야 하는 데 이 책에는 각 이야기와 관련된 유물 사진도 등장하고 책 맨뒤에는 유대사 연표와 세계사 연표를 비교한 부록도 실려있다. 뿐만아니라 이야기를 전달하면서 당시 상황과 유대인들의 풍습등을 더했다는 점도 참고하면 좋겠다. 탈무드는 <위대한 연구>라는 뜻을 가졌고 목차를 보면, 사람의 도리, 자신과 타인, 결혼과 가정, 육체생활, 도덕생활, 사회생활로 나뉘어져 있다. 탈무드하면 아무래도 사람의 도리에 대한 부분과 도덕생활을 가장 많이 알고 있을거라 생각한다. 목차에 나열된 분류와 상관없이 본문에 실린 내용 중 한번 더 마음에 담았던 몇몇 이야기들을 적어본다.


나는 어디에서 왔는가? 나를 제대로 알아야 타인과의 관계도 발전시킬 수 있고 심지어 나의 천직도 찾아낼 수 있다. 탈무드에서는 내가 어디서 왔고 어디로 가야할지를 알아야 죄의 유혹에 빠지지 않을 수 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내가 누구인지 찾아가는 과정에서 나오는 고백을 터놓을 수 있는 대상은 오직 '하나님'뿐이다. 하나님만 언제, 어디서나 나를 지켜주시는 분이기 때문이다. 책의 민족은 어떤 이야기일까? 최근에 발간된 유대인 관련 저술의 대부분은 '자녀교육'과 관련된 내용이 많다. 그까닭을 알 수 있는 페이지로 유대인들은 하나님을 공경하는 최고의 기도 방식이 공부하는 일이라는 것이다. 종교가 미신이 되지 않기 위해 서로가 깨우쳐 주고 깨달음을 구하기 위해 공부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 때문의 그들이 책의 민족이 될 수 있었다고 알려준다. 종교는 누구에게나 절대적인 가치가 되어준다. 그 가치를 위해 공부를 했으니 단순히 세속적인 성공을 위해 일시적이고 단편적인 공부를 하는 사람들이 따라잡기란 쉽지 않았을거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공부하여 얻을 수 있는 성공, 그 성공은 무엇일까? 탈무드에서는 성공을 위해 무조건 앞으로 내달리는 사람을 붙잡아 세워 그 까닭을 묻는 랍비가 등장한다. 그러자 황급히 달리던 사람은 성공이 자기 앞에 놓여있기 때문에 빨리 잡으려고 서두른다고 답한다. 성공이 과연 우리앞에 있느냐고 랍비는 대꾸한다.


앞서 탈무드를 적어도 다섯 번 넘게 읽었다고 했지만 이 책을 읽고나서 나는 이제 겨우 한번 읽었다고 정정할 수 밖에 없었다. 내가 알고 있던 재미있는 이야기들도 물론 포함되어 있지만 잊고 있었던(아마도 그때는 별로 흥미를 느끼지 못했어서 그랬을 수도 있다.)이야기도 있고 역자의 말처럼 지금까지 국내에 제대로된 번역판이 출간되지 않았기 때문일 수도 있다. 어찌되었든 이제서야 제대로된 번역판을 읽고 탈무드가 어째서 그토록 오랜시간 성경처럼 해석되고 연구되어 왔는지 알 수 있어서 좋았다. 무엇보다 드디어 내 책장에 탈무드가 있어 언제든 지혜를 구할 수 있어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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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트루스 - 진실을 읽는 관계의 기술
메리앤 커린치 지음, 조병학.황선영 옮김 / 인사이트앤뷰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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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은 현실에 기반을 둔다.

개인의 상상력, 신념, 경험은 그런 현실을 더 분명하게 보여주거나 잘 보이지 않게 감추는 경향이 있다. 41쪽

 

'진실을 읽는 관계의 기술​'이라는 부제를 가진 책 더 트루스. 진실을 쫓는 데 관계의 기술이 왜 필요한걸까. 깊은 밤 누군가 내 앞을 스쳐지나간다. 우리 기본적인 5가지 감각으로 촉각, 후각등을 동원 해 대충 추리해볼 수 있다. 하지만 우리가 알 수 있는 데 쏟는 능력은 12가지 감각이 넘는다. 뿐만아니라 우리가 그동안 생활하며 느꼈던 경험, 떠올렸던 상상 및 집념등이 더해져 진실을 가리거나 좀 더 명확하게 밝힐 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진실을 제대로 바라보려면 각각 정보가 가지고 있는 관계들을 밝혀야만 가능하다. 범죄에 연관되거나 전쟁에 참여하거나 혹은 공작활동을 할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부인하고 싶은 사람도 있겠지만 당장 우리는 함께 일하고 있는 동료가 주말마다 어디론가 떠난다는 '사실'을 마주했을 때 동료가 그 장소를 좋아해서 매주 떠나는 것인지 가족때문에 억지로 가는 것인지 제대로 알지 못하면 대화를 하거나 헛소문을 퍼뜨리는 주범이 될지도 모른다. 종교인들이라면 오래전 부터 성서에 대해 사실이냐 아니냐하는 논란에 갖가지 근거를 가져와 반박하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진실을 읽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누군가 작정하고 우리에게 거짓말을 늘어놓거나 이야기 하는 본인 스스로가 앞서 언급한 여러가지 이유로 정확한 기억을 하지못한다면 그것의 참인지 거짓인지 구분하기는 쉽지 않다. 반대로 누군가를 속이려할 때 상대가 심문하려는 의도를 제대로 파악해서 치밀하게 준비하지 않으면 우리의 거짓말이 쉽게 노출될 수 있다. 음모론도 그렇고 언론에서 뿌리는 '가쉽'들을 바로 믿는 사람도 있지만 반대로 비틀어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다. 그들의 말이 사실인지 확인 하는 방법에는 대중에게 노출된 공개된 정보원을 모집하여 사실 여부를 확인 하는 방법, 통계자료를 통해 유추해나가는 방법이 있다. 이런 정보를 통계적 정보라고 한다. 정보의 종류에는 통계적 정보외에 서술적 정보, 일화적 정보, 독선적 정보가 있는 데 통계자료를 통해 정확한 '사실'이라고 자신 할 수 없지만 대다수 사람들이 독선적 정보를 흘린다고 생각한다. '지금 이 책은 진실과 정보력을 활용하는 방법을 알기에 가장 좋은 책입니다.'라고 내가 쓴다면 이것은 독선적 정보가 될 수 있으면서 리뷰 별점을 통해 통계적 정보가 될 수 있는 양면성을 가지고 있다고 본다. 독선적 정보를 제외하고 다양한 정보원을 활용하기 위해서는 인간관계의 신뢰를 쌓는 것이 상당히 중요하다. 멀리 볼 것도 없이 이 책을 저술한 '메리앤 커린치'역시 서문만 봐도 알 수 있다. 이 책의 사례와 근거를 쌓기위해 도움을 구한 정보전문가들의 수가 만만치 않다. 5장은 바로 쌓아올린 인간관계를 통해 우리가 얻고자 하는 정보를 어떤 방식으로 끌어내고 이용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있다. 정보를 얻는 커뮤니케이션을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한 핵심은 결코 흥분하거나 하지 않아야 할 말은 꺼내지 않는 것이다.

 

그중 말을 너무 많이 하는 것은 정보가 필요한 사람이 영업, 협상, 인터뷰, 사적인 대화 등에서 자주 저지르는 가장 큰 실수다. 176쪽


이 책을 얼핏 살펴보면 꽤나 학술적인 정보관련 단어와 법칙등이 등장하기 때문에 과연 일반인들에게 필요한 책인지 확신이 들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막상 읽어보면 저자가 제시한 사례가 남의 일이 아니었다. 우리가 매일 보는 뉴스, 신문, 대통령의 연설 심지어 누군가의 연애사를 들을 때 우리가 어떻게 정보를 기억하고 상대를 판단하는 지 등을 알 수 있다. 우리가 어떤식으로 진실을 왜곡하고 기억하는지를 알 수도 있고 긍정적인 정보보다 부정적인 정보에 더 관심을 쏟는 것만을 봐도 '가쉽'이 왜그렇게 빨리 넓게 퍼져나가는지도 알게 된다. 범인이 누구인지 형사와 함께 혹은 그와 반대되어 진실을 쫓아가는 스릴러나 형사물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훨씬 더 재미있게 읽고 평가할 수 있으리라 본다. 물론 군사정보를 빼내기 위해 사용했던 방법들도 포함되어 있으니 첩보물을 보는 듯한 긴장감도 느낄 수 있다.'이 책은 진실과 정보력을 활용하는 데 필요한 책'이라는 내 총평이 독선적 정보인지 아닌지 궁금하다면 꼭 읽어보길 바란다.


적대적 정보원에게서 진실을 이끌어내기 위해 고안된 어느 기술이든 사람을 상대한다는 사실에 바탕을 두고 있다.

정상적인 사람은 누구나 다른 사람들과 교감하고 싶어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책에 소개한 여러 가지 기술은 결국 대인 기술이다.    30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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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당은 아니지만 지구정복 - 350만원 들고 떠난 141일간의 고군분투 여행기
안시내 지음 / 처음북스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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험난한 여행기보다 한 달 이상 일상의 여유를 갖는 장기 여행에 더 관심이 많은 나지만 요즘 생활이 안정적이어서 그런지 휘몰아칠정도로 모험가득한 여행기가 끌려 읽게 되었다. 그야말로 휘몰아친다. 달리 책 제목이 '지구정보'이 아니었다. 낭만적이고 어디르 어떻게 담아도 엽서 혹은 화보 같은 유럽도 좋지만 사는동안 거의 갈 확률이 적은 인도여행기가 대부분을 차지한다. 그래서 더 끌렸다. 난 결코 벌레 튀어나오고 제대로 씻을 수도 없고 무조건 저렴한 숙박과 교통수단을 이용할 수 있는 자신도 없고 '젊음'도 없기 때문이다. 브라운관에서 만나는 아이돌처럼 예쁜 얼굴을 가진 저자의 모습은 누구와 있어도 빛이 났다. 그녀가 안아주고 있는 아이도 여행지에서 만난 또래의 친구들과 함께 있을 때도 그녀는 참 예뻤다. 소매치기를 당하고 난 뒤 쉽사리 남을 믿지 못하게 되어 본의아니게 상대를 서운케해도 금새 반성할 줄 아는 마음 고운 사람이었다. 책을 읽으면서 <그럼에도, 여행>의 저자 노경원씨가 떠올랐다. 둘다 20대에 해외여행기록을 책으로 출판했고 넉넉치 못한 와중에도 아르바이트로 가족을 돕고 스스로가 원하는 꿈을 찾아가는 열정도 그러했지만 앞서 언급한 것처럼 누군가에게 받은 시련을 탓하고 낙담하기 보다는 앞으로 나가야 할 디딤돌로 삼았다는 점이다. 무엇보다 책이 정말 술술 읽혀 그 자리에서 끝가지 읽게 만드는 필력도 참 많이 닮았다. 서른을 훌쩍 넘긴 내게 두 사람 모두 돈주고 살 수 없는 열정을 선물해주었다는 점이 특히 그랬다.

 

 

여행을 계획할 때 가장 먼저 세우는 것이 교통과 숙박이었다. 가이드북 또한 서점과 도서관에서 한참을 고르고 골라 챙겨가는 것도 필수였다. 하지만 안시내씨는 가이드북을 직접 만들었다. 사진속 가이드북을 보면서 지인이라면 선물로 달라고 엄청 졸랐을 것 같다. 여행 중 만난 아이에게 그림을 그려주고, 너무도 바보같은 '바부'를 만나 그 친절함에 속태우는 속깊은 시내씨. 여행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자신의 목적을 이루기 위한 하나의 과정으로 여행을 택했다는 점도 나와는 다른 점이었다. 비교하며 위축되고 부러워했다기보다 칭찬해주고 싶고 기특하다고 말해주고 싶은 맘이 컸다. 개나소나 책을 낸다는 요즘, 독자보다 작가가 더 많다는 현실에 내가 하지 못하는 일들, 미처 상상도 하지 않았던 일들을 척척해내는 악당도 아니면서 여행기를 정복한 안시내씨의 다음 책도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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