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확실히 아는 것들
오프라 윈프리 지음, 송연수 옮김 / 북하우스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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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라윈프리 *내가 확실히 아는 것들*

 

 

 

이 책에는 내가 저항도 해보고 울고 도망치다가 다시 돌아오기도 했으며 가까스로 수긍하고 즐겁게 웃으면서 배운 그렇게 해서 결국 내가 확실하게 알게 된 교훈들이 적혀 있다.  p.11

 

오프라윈프리. 헐리우드 배우나 빌보드에 이름을 오르내리는 가수 혹은 올림픽이나 월드컵 등에서 활약하는 스포츠선수도 아닌 그녀가 미국은 물론 전세계의 10대부터 나이든 사람들에게까지 그녀의 이름을 알고 있을정도로 유명해진 이유가 뭘까. 대학입학 이후 그녀가 자신의 이름을 내건 쇼를 통해 소개하거나 직접 읽었다는 책들 그리고 그녀의 기사가 단 한페이지라도 실린 잡지라면 열심히 사서 읽고는 했다. 그러다 너무 긍정적인 것, 소망하기만 하면 다 이뤄진다는 무한긍정이론을 설파하는 이미 다 이룬듯한 그녀가 못마땅해진 서른즈음 더이상 그녀가 추천했다는 책이나 영화등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 심지어 과연 그렇게나 바쁜 그녀가 그 책들을 다 읽긴했을까? 어리석은 의심까지했다. 그런 의심을 품은 것은 나뿐은 아니었을것이다. 그녀의 불우한 유년시절을 이미 많은 사람들이 알고는 있지만 운도 많이 따랐다는 것을 그녀도 우리도 잘 알고 있으니까. 20살이 되기전 우연히 잡게된 마이크가 평생 그녀의 직업이 되어주고 인종차별이 심한 지역에서도 잘 버틴 것은 그녀의 노력만으로는 불가능하다. 하지만 그녀의 노력이 없다면 아에 가능여부 자체를 따질 수 조차 없다. 때문에 그녀가 확실히 아는 것들이라고 힘주어 말한다면 찬반을 떠나 읽어는 봐야겠다 싶었다. 이제 예순이란 나이를 건너온 그 사실하나만으로도 충분히 그녀의 쓴소리, 단소리를 들어줄 이유는 충분했다.

 

 나는 이제 확실하게 안다. 사랑하고 감사하는 마음으로 몸을 받아들이면 우리는 우리의 몸과 싸울 필요가 없게 된다. p.113

 

빌러브드(beloved)영화로 영화평론가 진 시스켈과 인터뷰 중 "그런데 말이죠. 오프라. 당신이 확실하게 아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무엇입니까?"를 시작으로 고민한 것이 십년이 넘게 동일한 주제로 기고한 글을 묶은 것이 이 책이다. 출판의뢰를 받고 빨간펜을 들고 다시 수정작업을 하긴 했지만 오랜시간 같은 질문에 대답을하고 글을 적다보니 자신에 대해 가장 잘알게 되었으며 독자에게 꼭 해보라고 권하는데 부모님께 부탁드리고 싶었다. 평소에도 다른 건 몰라도 먹는 것만큼은 잘먹어야된다고 말씀하시는데 같은 내용이 책에도 등장한다. 오프라 윈프리의 경우 다른건 몰라도 그녀가 과체중을 넘어 비만에서 다시 날씬한 몸매로 그리고 현재는 그저 통통한 모습으로 건강하게 살고 있는 모습을 사람들은 다 지켜봐왔다. 얼마나 임금이 쎈 트레이너를 고용했을지 이번에는 획기적인 다이어트 방법이 무엇인지 궁금했겠지만 책을 읽다보니 그녀가 지금의 건강한 몸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몸에 좋은 것, 억지로 굶지 않는 것 그리고 먹는 것에 대한 소중함과 자연이 주는 선물을 감사하게 받아들이는 자세였다. 그녀의 바디라인이 종종 기사로 볼 수 있는 20대몸매의 40,50대 여자 연예인처럼 늘씬하거나 복근을 가진 것은 아니지만 지나치게 관리할 것 같고 늘 먹는 것으로부터 대중의 시선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그녀들보다 훨씬 더 보기좋은 것은 인정해야한다. 식습관 뿐 아니라  상처로 얼룩진 과거를 바라보는 시선도 많이 달라져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처음 그녀가 어린시절 성학대를 받았다는 것과 이후에 다른 사람도 아닌 그녀의 지인이 그녀가 어린시절 임신까지 했던 사실을 폭로했을 때 그녀는 정말로 모든 것이 끝났다고 느꼈다. 하지만 전혀 그렇지 않았다. 오히려 과거에 얽매여 늘 조바심내고 불안에 떨던 그녀는 더이상 감출 것도 자책하며 원망하지 않아도 되어 진정으로 평안을 찾을 수 있다고한다. 물론 누구나 다 그렇진 않다. 특히 그녀처럼 대중에게 모든 것이 노출되어 있는 사람들은 작은 과거도 크게 부풀려 족쇄가 되곤 한다.

 

내가 지금은 확실히 알고 있는 것을 그때는 알지 못했을 때 였다. 누군가가 당신에 대해 거짓을 퍼뜨릴 대, 그런 행동을 하는 진짜 이유는 실은 당신 때문이 아니다. 그런 일은 절대 없다.  p. 242

 

오프라 윈프리는 무엇이 달랐을까. 많은 돈을 벌었지만 그 만큼 많은 것을 사람들에게 나눠주며 살아온 그녀였다. 그녀의 지나친 소비는 오로지 그녀만을 위한 것이 아니었으며 그 사건이 오기전 이미 마음을 나눌 친구와 연인이 그녀 곁에 있어주었다. 그것은 그녀가 열심히 노력했고 늘 좋아질 것이라는 것을 믿고 있기에 가능한일이다. 설사 대중이 그녀에게 등을 돌리고 더이상 그녀를 찾는 곳이 없었더라도 적어도 그녀 스스로는 늘 괜찮다고 잘하고 있다고 응원해줄 것이기 때문이다. 오프라윈프리가 확실히 안다고 반복적으로 말하는 것 중 또 하나는 바로 '자신을 믿는 것'이다. 스스로가 아껴주고 믿어줘야만 모든 것이 가능하다. 어린 시절 상처도 사회에서 겪게되는 시련들속에서도 단 한사람 자신만큼은 결코 손을 놓지 않는다. 부족한 사랑마저 스스로가 줄 수 있다.

 

당신의 돈이, 당신과 당신이 사랑하는 이들에게 기쁨을 가져다 주기를 바란다.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돈을, 당신이 지닌 좋은 의도를 충족시키기 위한 강력한 도구로 잘 사용하기 바란다.  p.254

 

마지막으로 그녀가 확실하게 말하는 것들 중에서 '감사하기'를 말하고 싶다. 오래전에 읽었던 감사진법이나 대부분의 자기개발서, 신앙고백서 등에서 언급하는 '감사하기'는 오프라 윈프리 역시도 여러번 강조한다. 감사한 일 다섯가지를 일기에 매일 같이 적었던 때에 일상적이고 소소한 것에서부터 감사할 수 있었고 그렇기에 늘 즐겁고 행복할 수 있었다고 한다. 절망적일 수록 감사할일은 더 많아진다는 그녀의 말에 나도 격하게 공감한다. 몸이 아퍼서 거동이 불편해지거나 당장 목감기로 말하는 것조차 힘겨울 때 알 수 있다. 침대에서 일어나 세수를 하고 아침식사를 하고 지하철이나 버스에 올라 회사로 출근할 때 그 하나하나가 얼마나 감사한 것인지를. 오프라 윈프리가 확실하게 말하는 것들 중 위의 세가지는 꼭 기억하며 살고 싶다. 그리고 이건 그녀가 말하기 이전에도 알고 있었던 것, 책 그리고 독서. 책을 읽고서 이젠 더이상 그녀를 의심하지 않는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이것만큼은 나도 확실히 말할 수 있다. 오프라 윈프리, 그녀는 정말 책을 좋아하고 책의 힘을 제대로 알고 있다는 것!

 

독서는 내가 제일 좋아하는 시간 사용법이다. 독서가 우리의 존재를 열어준다는 것을 나는 확실히 안다. p.4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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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을 전합니다 - 마음으로 그리고 마음으로 전하는 엽서 컬러링북
김홍 지음 / 책이있는풍경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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엽서컬러링북 * 내마음을 전합니다*

 

 

크리스마스 그리고 연말이 되다보니 주변에서 선물하기에 좋은책을 추천해달라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정말이지 자신있게 이책만큼은 남녀노소 안가리고 모두에게 좋은 책이에요, 하며 추천하기가 쉽지않다. 나의 경우만 봐도 10대때 읽었던 책을 서른이 넘어 다시 읽었을 때도 '내 인생의 책'이었어 하는 책은 대부분 이미 읽은 책이거나 전혀 공감하지 못하는 나만의 책인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래서 되도록이면 무난하게 나조차도 베스트셀러나 스테디셀러를 추천해할 때가 많은데 요즘 핫한 컬러링북은 그런 고민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 같다.

 

우선 채색해본 카드를 먼저 공개하면 앞면에는 밑그림이 그려진 이미지가 인쇄되어 있고 뒷면에는 단문과 함께 이미 채색된 작은 사이즈의 그림이 인쇄되어 있다. 무작정 색칠해보세요~ 하면 아이들이라면 몰라도 어른들은 당혹스럽다. 이거 어떻게 칠해야하는지 아이들보다 오히려 더 헤매는 경우가 많으므로 이미 채색된 그림을 참고하면 쉽다.

 

 

 

원래 그림은 아래사진을 보면 알 수 있는 것처럼 전체적으로 브라운 톤의 가을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내가 채색한 분위기는 그냥 알록달록? 이거 색칠하면서 느끼는건데 평소에 자기가 좋아하는 색이 어떤건지 제대로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 거의 대부분 모노톤으로 입지만 막상 맘대로 칠하자고 맘먹으니까 보라색에 그린컬러에 막 푸르딩딩 머플러까지 밑그림 자체가 잘 되어있어 어떤 색을 칠해도 크게 이상해보이지 않아서 다행이였다. 내가 사용한 도구는 수채화용이 아닌 일반 색연필로 골드컬러도 있었는데 이렇게보니까 잘 티가 안나서 좀 아쉽다. 색이 다양하면 예시그림처럼 그라데이션 효과를 주면 좋을 것 같다.

 

 

 

 

 

"나를 사랑한다면 욕망해도 괜찮아!"

 

이 문구에 힘을 실어 구두컬러도 현실이라면 어림도 없을 붉은 컬러로 채색했다.

그리다보니 즐겁기도 하고 대리만족도 되는 기분이든다.

 

만약 가족이나 친구 그리고 연인과 함께 채색한다면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을것도 같은데 한편으로는 혹 남과 비교하면서 주눅들지는 않을까 싶기도하다. 일단 다양하게 색칠하고 메모를 남겨 교환하는 것도 방법이기는 하다. 그럼 상대방이 예쁘게 채색할수록 질투가 아니라 어짜피 내가 받게되니 기분은 더 좋을 것 같다. 혹, 채색을 잘못했다고 속상해하거나 안타까워 할 필요도 없고 같은 그림을 갖겠다는 아이들 때문에 어머님들은 속상해할 필요가 없다. 카드와 엽서가 같은 그림으로 각각 1장씩 있기 때문에 채색에 따라 서로 다른 작품을 완성시킬 수 있다.

 

 

 

컬러링북의 인기가 쉽게 사그라들지 않고 점차 다양한 출판물이 쏟아져나오길래 거품이다 싶었는데 직접 그려보니 사람들에게 인기있는 이유를 알 수 있었다. 맘껏 그리다보면 기분도 좋아지고 무엇보다 채색만큼은 직접해서 그런지 진짜 내그림, 무언가 내가 작품을 만들었구나 하는 뿌듯함도 느껴져서 일석이조랄까. 카드와 엽서로 되어있어 정성껏 그린 그림을 교환하거나 선물할 수도 있어 딱 요즘같은 연말이나 생일카드로 보내도 된다. 시간이 된다면 좀 번거롭더라도 수채화나 마카로 채색하면 더 예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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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얼 CEREAL Vol.8 - 영국 감성 매거진 시리얼 CEREAL 8
시리얼 매거진 엮음, 김미란 옮김 / 시공사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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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얼 CEREAL vol.8

Travel & Lifestyle

 

 

바쁜 아침 건강을 챙긴다며 신속하게 볼을 꺼내 우유를 따른다. 그안에는 견과류와 생과일 조각이 담긴 시리얼이 이미 담겨져 있다. 한입만 먹어도 기분이 좋아진다. 씹히는 식감또한 좋다. 영국 런던에서 온 매거진 시리얼의 느낌이 꼭 같다. 실제 시리얼을 만드는 제작인 또한 매일아침 먹는 시리얼의 느낌을 살려 이름도 그렇게 지었다고 한다. 시리얼은 계간지 형태로 출간되는데 이번 8호부터 국내에서 번역본과 함께 출간되었다. 이전까지는 국내 서점 수입양서 코너에서 소량으로 들어와있는 시리얼을 구매하거나 직구를 통해 구했던 것을 생각하면 소소함 그 이상으로 기뻤다. 시리얼을 처음 만난 건 오래되지 않았다. 지난 봄 SNS 페이스북을 타임라인을 훑어보다가 시선을 멈추게 하는 사진을 발견, 시리얼 공식계정에서 올린 사진들이었다. 탁트인 시야의 풍경사진이 주를 이뤘고 이따금 책상이나 주방컷 등이 올라오긴 했어도 거의 대부분 풍경사진이었다. 킨포크나 어라운드와 비슷한 사진취향이지만 풍경이 많이 담겨 있어 나중에 오려서 액자로 만들어도 좋을 정도다.

이번 8호는 겨울이다. 흰 설산이 표지사진으로 선정되었고 이 사진의 배경은 캐나다 클루앤 국립공원이다. 총 4곳의 풍경과 그곳에서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겨져 있는데 캐나다 유콘, 홍콩 그리고 버지니아 울프가 여름별장 처럼 머물었던 영국 남부의 세인트 아이브스 등이다.  여행지 세곳 중간에 라이프스타일에 해당하는 막간코너(interlude)가 실려있는데 요즘 대세인 향초이야기랑 슈탈하우스 그리고 니트가 빠질 수 없으니 에스크 캐시미어 스콜랜드산 니트이야기랑 12월의 추위를 잠시나마 잊게 해줄 포토에세이 토스카나의 태양이라는 타이틀의 사진들이다. 우선 1장 캐나다 유콘으로 들어가면 그안에 기사가 나뉘어지는데 먼저 유콘은 클루앤 국립공원의 빙하와 설곡등을 만날 수 있었다. 멋진 설경만 담은 것이 아니라 빙하의 사전적 의미와 관련 전문용어 등도 실려있어 가볍게 넘겨보는 잡지라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이곳은 무려 82%가 산 또는 빙하로 이뤄져있다고 하는데 사진만 보고 있자니 꼭 가보고 싶다. 뭘 적어도 겨울왕국이나 눈의 여왕과 같은 작품처럼 느껴질 것 같은 착각에 빠지게 된다. 풍경을 뒤로하고 원주민의 목각공예를 만나게 되는데 주변에 온통 눈과 흰색 풍경때문인지 사용하는 색감이 파스텔톤이라 기존에 우리가 만나게 되는 전통 목각품의 화려한 오방색과는 다른 분위기가 느껴져서 신비로웠다. 지난 25년간 사람들에게 조각기술을 전수하고 있는데 자신도 스승에게 배울 때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이란다.

"스승님은 '내가 널 가르치면 너도 역시 가르쳐야 한다. 그리고 그것은 선한 방식이어야 한다.'고 말씀하셨죠."

요즘 배워서 남주자는 모토의 강연들이 많아지고 있는데 단순히 1회성이 아닌 전통기술을 이어가는 장인들을 볼 때면 늘 배우기만 하고 공유할 의도가 없는 현재 삶을 반성하게 된다.​ 조각 장인의 이야기 다음에는 유콘의 야생동물들이 등장하는데 사진대신에 초상화로 이 페이지들은 하나하나 스크랩해두고 싶은 맘이 최고조였다.

인터루드에 실린 내용 중 향초, 슈탈하우스, 니트 그리고 포토에세이 토스카나의 태양 중 향초는 우리가 익히 잘알고 있는 유명 향수브랜드의 제품들이 소품들과 함께 등장한다. 그 중 가장 친근한 조말론 제품과 유명블로거와 셀럽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르 라보 제품이 눈에 띈다. 옥외수영장이 딸린 슈탈하우스는 그냥 그집에 사는것보다 이따금 휴식이 필요할 때 찾아가고픈 느낌이었다. 무한 힐링이 될 것 같은 기분 반, 지나치게 딱 떨어져 차가운 느낌이 공존했다. 마치 이런 맘을 아는 듯 이후에 등장하는 토스카나의 태양 사진을 보면 추운 외부에서 실내에 들어와 몸이 스르르 녹는 듯한 기분을 느끼게 한다.

홍콩편에서는 하이비스트 CEO 케빈 마 와의 인터뷰가 실려있다. 모든 천재들은 그 열정과 능력을 숨길 수가 없는 모양이다. 케빈 마 역시 그럴듯하게 사업지원을 받고 시작한 것이 아니라 자신이 좋아하는 운동화 수집을 바탕으로 자연스럽게 사업과 연결 된 케이스였다. 나도 책과 잡지를 엄청 모으로 컨텐츠를 확보했지만 도저히 사업적 마인드로 변모시키진 못하던데 인터뷰에 담긴 그의 책장이나 내용을 읽으면서 여러모로 괴롭고 부러웠다.

"우린 그저 우리가 관심 있는 것에 집중했어요. 좋아하는 것에 대해 이야기 하고 그 생각을 공유했죠.

-중략-

돈을 낼 필요가 없어요. 이게 우리 사업 철학이에요.

좋아하는 것을 찾고 그것을 온라인에 올리는 것, 그게 바로 우리가 하는 일이죠."

​마지막 3장은 버지니아 울프를 좋아하는 필자가 애정이 곳곳에서 묻어나는 여행지 세인트 아이브스다. 핑크 아이스크림이 등장하는 순간 마음이 달달해진다. 또 딴짓을 하게 된다. 책장에 버지니아 울프의 저술이 뭐가 있더라 하면서 말이다. 안타깝게 이곳을 배경으로 한 버지니아 울프의 등대로는 집에도 읽어본 적이 없어 기사에 실린 필자의 기대만큼 공감하지 못했다. 그렇다고 기사가 부족했다거나 한 것은 아니다. 오히려 아, 또 읽고싶은 책이 한권 늘었군이라 생각했을 뿐이다. 왠지 지금 읽기에 딱 일것만 같은 그런 느낌. 더군다나 자전적 소설은 언제나 독자의 입장에서 묘하게 이끌리는 무언가가 존재한다.

 

시리얼을 대충 훑어보면 그냥 풍경이 담긴 여행잡지구나 싶을지도 모른다. 또 시간을 좀 내어 찬찬히 넘겨보면 요즘 유행하는 감성사진과 그것과는 어울리지만 현실적으로 익숙하지 않은 소품들이라 섭섭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렇게 소비하듯 시간을 흘러버리지 않는 정지되거나 정체되어 있다고 느낄 때 이책을 펼칠 때면 이 잡지가 왜 시리얼이 되었는지 알지도 모르겠다. 별거 없는 시리얼 한 숟가락의 참 맛을 느끼게 될 것이다.

p.s 창간호인 1호부터 차례차례 번역본으로 만날 수 있다니 미처 구입하지 못한 이들에게는 희소식일듯. 잡지 전월호, 그것도 해외잡지를 구한다는 것은 참 반가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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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의 사생활 - 관계, 기억, 그리고 나를 만드는 시간
데이비드 랜들 지음, 이충호 옮김 / 해나무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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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은 우리의 문화적 가치에서 뒤로 미루거나 커피로 잠재우거나 무시할 수 있는 것으로 자리를 잡게 되었다. 하지만 예방의학에서는 잠을 규칙적으로 건강하게 자는 것을 최선의 방법 중 하나로 꼽는다.

 

평소에 잠을 적게 혹은 많이 잔다기 보다는 잠을 자는 행위라고 할 것 까진 아니지만 '잠'을 참 좋아하는 사람이기는 하다. 특히 자발적으로 덜 자고 몰아서 자는 방법을 터득했다고 착각했던 어느 시기에는 그야말로 잠이라는 것은 먹지 않으면 안되지만 그 시기를 적절하게 조절할 수 있는 게임상의 '약물'과 같았다. 그러던것이 사회활동을 하고 혼자사는 기간이 길어지면서 어쩌다 누군가와 동침(?)을 해야할 때면 그것이 가족일지라도 숙면을 취하기 힘들었다. 뿐만아니라 거의 매일같이 꿈을 꾸는 덕분에(실제 꿈은 누구나 꾸지만 기억하느냐에 따라 나뉠 뿐이다.)달콤한 꿈을 꾸기 위해 일부러 자려고 애쓸때도 있었다. 하지만 이 책을 꼭 읽고 싶었던 이유는 중학교 입할 이후 얼마지나지 않아 늘 가위에 눌려 제대로된 잠을 자본적이 없었다. 그때는 수면제를 먹는다거나 그런것이 의미가 없었던게 잠을 못자는게 아니라 중간에 가위에 눌려 깨는 것이 문제였던터라 작가와 마찬가지로 잠이 든 상태에서 일어나는 문제였기 때문이다. 그때 나와 내 엄마가 할 수 있었던 방법은 어릴 때처럼 엄마가 늘 내가 잠들때까지 곁에서 자장가를 불러주거나 토닥여주는 것이었는데 이게 꽤 효과가 있었다. 이방법이 효과 있었던 이유를 책을 읽으면서 알게되어 반갑기 까지 했다.

 

책의 내용은 크게 3가지로 나눌 수 있다. 저자나 편집자가 나눈것이 아니라 읽고나서 내가 임의대로 나눈것은데 일단 첫번째 단락은 의사도, 상담가도 아닌 그저 기자였던 저자가 왜 잠의 대해, 수면에 대해 이렇게까지 전문적으로 알고자 했는지에 대한 서막즘 된다. 그리고 두번째는 저자가 수면전문가를 만나면서 깨닫게 되는 부분들과 우리가 몰랐던 잠의 과학과 비밀들을 조금씩 알려주는 부분이며 마지막 세번째는 이런 과정을 거쳐 정리해볼 수 있는 편안한 잠을 자기위한 방법에 대한 설명이다. 저자가 잠에 대한 연구하게 된 것은 '통증'때문이었다. 어릴 때 부터 잠버릇이 심해 아내에게 하이킥을 했을정도 였는데 왜 이전부터 병원에 찾아가지 않고 잠에 대한 연구를 하지 않았냐고 묻고 싶을지경이지만 어찌되었든 본인이 수면중에 집안을 걸어다니다가 벽에 세게 부딪힌 후 병원을 찾게 되었다고 한다. 하지만 병원에서 수면상태를 체크하고 검사를 통해 얻게된 결말은 특별한 이상없음, 그리고 잠에대한 연구는 많이 진행되었지만 아직도 밝혀내진 못한 부분이 그보다 더 많다는 애매모호한 의사의 답변 뿐이었다. 그래서 저자가 이 험난하면서도 흥미로운 '잠으로의 여정'을 떠나게 된 것이다. 책을 대충만 훑어봐도 알 수 있는 것처럼 이 책에는 잠, 꿈 그리고 밤과 관련된 명화들이 다양하게 실려있는데 그것은 과거부터 지금까지 잠이란 것이 연구라기 보다는 마치 인간의 삶과 다른 영역이라 생각되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되기 때문이다. 심지어 가위눌림마저 악마가 찾아오는 것이라고 생각할 만큼 잠의 대해 무지했던 것이 사실이다. 현재도 마찬가지다.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된다고 해도 나역시 책을 읽고서야 깨달은 점이 많다. 앞서 언급했던 나의 어린시절 헤프닝을 보면 잠자기 전 규치적인 습관들이 숙면에 도움이 된다는 이론을 바탕으로 가능했던 결과다. 낮과밤에 대한 경계가 모호한 아기부터 유소년들은 수면시간 이후에 대해 불안정한 사고를 가질 수 밖에 없다. 수면이란 반드시 필요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잠들고 난 이후에 그 미지의 영역은 위험하고 두려운 부분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노인들이 잠을 적게 자는 것도 나이가 들어 다른 청장년 시기때보다 자신을 지켜야 할 불안감에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이내용은 좀 뒤에 나오긴 하지만 초반에 등장하는 반수면 상태에 동물이야기가 비교했을 때 노인들이 숙면을 취하기 위해서는 그들대신 보초를 서주는 반수면상태의 동료-간호사, 요양사 혹은 배우자나 자녀-의 역할이​ 왜 중요한지를 알 수 있다. 또 한편으로는 잠을 잘자기 위해 자기전 규칙적인 활동이 도움이 된다는 것 역시 자기개발서에서 흔히 보았던 규칙적인 생활의 강조라던가 소설이나 영화에서 만나게 되는 다소 강박증을 가진 바른생활 사나이들이 정확한 시간에 자고 일어났던 것을 떠올려봐도 이해가 쉽다. 가장 관심있었던 부분인 꿈에 대해서는 아무래도 빠지지 않는 프로이트의 해석과 이와 정반대되는 교수들의 이론을 집고 넘어가야 할 것 같다. 우리가 열심히 외우고 공부했던 것처럼 프로이트는 대부분의 해석을 유년시절의 받았던 억압과 고통 그리고 성적인 해석을 집어넣었다. 하지만 이후 케빈 홀 교수는 꿈을 꾼 사람들의 이야기를 종합해보면서 꿈이란 것이 특별한 상징이나 억압에 의한 것이 아니라 단순하고 예측가능하다는 사실이었다. 이후에도 정체된 듯하다가 어느 학자의 설에 의해 다시 꿈에 대한 해석이 발표되었지만 굳이 정리하면 다소 부정적인 측면이 주를 이뤘다. 이와는 다르게 꿈을 '치료'법의 하나로 받아들인 어니스트 하트만의 경우가 기억에 남을 뿐더러 현실문제를 되돌아보고 긍정적으로 꿈을 이끌어낼 수 있다는 점이 저자와 마찬가지로 맘에 들었다.

 

책의 내용은 어찌보면 방대하고 달리보면 이런저런 이론만 나열하고 제대로된 분석은 어디에도 없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 아니 그럴지도 모른다. 왜냐면 저자가 서두에 언급한 것처럼 잠은 여전히 미지의 영역이며 연구해야 될 부분이 많은 분야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저자는 의학적으로 이분야에 전문가도 아닌셈이다. 그저 자신이 가지고 있는 문제점을 우리보다 더 적극적으로 해결하고 의문을 풀기위해 전문가들을 찾아나섰다고 보는게 맞다. 하지만 한가지 명백한 사실은 우리가 잠에 대해 좀 더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알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흔히 생각하는 좋은 환경, 침구나 조명등의 역할도 중요하겠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잘 자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잠을 자고 싶다고 생각하면서도 이런저런 걱정거리를 껴안고 있거나 인공조명을 환하게 밝혀둔다면 잠은 우리와 친해질 수 없다. 또한 그런 불안정한 상태에서의 수면은 우리에게 좋은 '꿈'을 꾸게 할수도 없다라는 것이다. 그리고 다소 애매한 결론이라고는 했어도 그 어떤 책보다 적어도 우리가 수십권의 책을 읽고 수십명의 전문가를 만나야 알 수 있었던 잠에 대한 의문을 적어도 이 책은 많이 해결해 주었다고 생각한다. 적어도 사람이 잠을 안자면 정말 죽나요? 숙면을 취하는 것이 그렇게 중요한가요? 등의 해답은 들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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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삶, 나의 집 - 집을 헐어버리려는 건설감독관과 집을 지키려는 노부인의 아름다운 우정
필립 레먼.배리 마틴 지음, 김정희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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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배리마틴& 필립레먼 '나의 삶 나의 집'

 

올 한 해 가장 많이 팔린 책으로 선정된 100세할아버지의 모험담을 담은 소설은 불가능할 것 만 같은 역사속의 굵직굵직한 사건을 한 남자에 의해, 또 그남자가 100세 노인이 되어서도 변함없이 자신의 의지대로 살아가는 모습을 보며 대리만족을 느끼게 해주었다. 그런면에서 보자면 이 책, 나의 삶 나의 집의 등장하는 여든넘은 이디스 역시 그 할아버지의 삶과 비교했을 때 드라마틱한 부분만 놓고 보면 조금도 부족하지 않을 정도인데다 심지어 실화이기에 훨씬 더 흥미롭지만 정작 이 책의 메인 홍보는 노인의 모험담이라던가 누군가의 드라마틱한 삶에 기대기 보다는 애니메이션 'UP'의 모티브가 되었다는 점을 강조한다. 흥미위주 혹은 자기개발서식의 내용은 물론 현재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터전이자 집의 중요성 그리고 애니메이션을 본 사람들이라면 알겠지만 나이가 들었어도 지키고 싶은 누군가와 그 무엇을 지켜가는 것 등 우리가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가치까지 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 책의 공동저자 중 한명인 배리 마틴이 1인칭 시점으로 이야기를 이끌어간다. 배리와 이디스와의 만남은 쉽게 생각해봐도 도무지 가까워지기는 어려운 관계이다. 쇼핑몰을 지으려는 건설사의 현장담당자와 끝까지 버티고 자신의 집만 남은 상황에서 백만달러를 주고 심지어 그 이상의 보상도 해준다는데 이디스는 이야기를 듣는 척 하다가도 버럭 소리를 지르는 누가봐도 꼬장꼬장한 늙은이의 모습이다. 배리에게도 처음부터 친절했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운명인지지 아니면 배리의 인성이 보통의 사람보다 더 낙천적이고 어느 한편으로는 시크해서 인지 소리를 지리는 이디스를 미워하기 보다는 오히려 역효과가 나지않도록 한발짝 물러서며 나이든 사람과 친분을 쌓는 법을 배워간다고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이디스와 막 교제가 시작될 무렵 배리의 부친도 알츠하이머 진단을 받게 되면서 배리는 이디스를 통해, 그리고 아버지를 통해 양쪽 모두를 그리고 나이든다는 것에 대해 더 잘 이해하게 되었다고 볼 수 있다. 물론 괴팍하게만 보이는 이디스 할머니에게는 앞서 서문에 언급한 것처럼 100세 노인과 마찬가지로 믿기 힘든 놀라운 이력을 가지고 있어 그것이 흥미로웠을 수도 있다. 심지어 초반에 배리는 이디스의 그런 이력을 반신반의 하며 증거를 찾으려는 노력을 포기하지 않았다. 하지만 점차 깨닫게 되는 것은 이디스의 이력이 사실여부를 떠나 그녀가 알고 있는 것, 온몸에서 그리고 행동과 말투에서 뿜어져 나오는 아우라가 보통의 사람에서는 느낄 수 없다라는 것이다. 마치 아이가 된 것처럼 그녀와 있을 때 이것저것 지식과 교양을 배워가고 나이들어가면서 늘어나는 아집과 불만이 스스로 할 수 있었던 것을 할 수 없게 되는 시련과 상처에 의한 것임을 깨닫게 되는 등 배리가 깨닫게 되는 부분이 늘어감에 따라 독자도 덩달아 자신의 부모와 나이든 사람들 그리고 이웃과 함께 살아가는 '공존'에 대해서 깊게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주었다.


"다들 내가 이사 가기를 바라고 그게 나한테 최선이라고 생각하지. 하지만 나한테 필요한 게 뭔지는 내가 잘 알아. 난 여기서 죽어야 해. 여기가 내 집이야. 난 여기서 살고, 여기서 죽고 싶어. 무슨 말인지 알겠어?"


책을 읽는 동안 시골에 계신 부모님이 계속 떠올랐다. 아직 일흔도 안되셨지만 분명 아이들의 눈에 우리의 부모도 '노인'이 되셨고 마치 내가 건설업자가 된 것 처럼 시골집 주변에 사람도 많지 않고 엄마가 살림하기에 불편하다는 이유로 근처 아파트로 옮기시라는 말을 여러번 했었던터라 더더욱 그랬다. 이디스의 말처럼 그저 자기가 살던 그집에서 그렇게 별일 없이 살다가 죽고 싶다는 것이 어디가 잘못된 걸까. 배리처럼 난 왜 이 당연한 주장, 주장이랄 것도 없는 것을 내 입장에서만 생각하고 강요했을까 자기반성을 많이 했던 것 같다. 이디스의 이력을 하나씩 알게 되는 것, 배리와 이디스의 관계가 점차 호전되는 것을 볼 때면 마치 그 곁에 내가 앉아 이야기를 듣는 것처럼 재미있었다. 하지만 배리가 이디스의 삶에 들어오면 올 수록 그만큼 이디스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이 적어지고 있음을 알기에 씁쓸했다. 더불어 이 모든 일들의 배경이자 모든 것을 품고 있는 '집'의 소중함을 거듭 느낄 수 있었다. 연말 그리고 전세난으로 힘겨운 요즘, 이 책을 읽고 누군가는 자신의 부모님을, 집이 없는 것에 대한 설움 혹은 나이와 상관없이 타인과의 교제로 힘겨운 이들에게는 흥미로우면서도 '실화'라는 믿을만한 조언집이 되어줄 거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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