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비밀정원 - 숲 속 오솔길에서 열네 살 소녀를 만나다
신순화.김미조 지음 / 나비장책 / 2013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엄마의 비밀정원.

타이틀과 표지 그리고 내지 레이아웃이 전부 바껴서 재출간되었을 때 별로 맘에 들지 않는다고 투덜거렸었다. 당시에는 책의 내용을 전부 읽지 않았고 일부 보고 싶던 페이지만 골라보던 때라 섣부르게 판단하고 얘기했던것이 아쉽고 미안하다. 책을 다 읽고 리뷰를 적고 있는 지금에서야 선인쇄를 해놓고 그 비용까지 감당하며 재 출간을 했어야 했는지 알것 같다. 훔쳐보기는 무슨. 그곳은 엄마의 비밀정원이었고 모두에게 열린 블로글이었기에 아는 이들만 아는 비밀정원에 딸이 들어가보는게 딱 맞는 제목인듯 싶다.

 

늦게 공부를 다시 시작한 엄마가 블로그 까지 개설, 글을 올린다는 사실을 깨닫고 딸은 조심스럽게 글을 읽기 시작한다. 글속에서 딸은 깨닫는다. 내가 알고 있는 모습은 내가 '엄마'라고 부르는 그 모습이었고 그외에 다른 모습은 아에 보려 하지 않았다는 것을. 자신의 글과 타인의 이야기만 담아내던 딸이 이제는 엄마의 글을 이야기 한다. 초반은 두번째 읽었던터라 쉬이 페이지가 넘어갈 줄알았는데 또봐도 재미있다. 특히 기대도 않했는데 고득점을 받아온 엄마를 자랑하고 싶었다는 부분은 나역시 크게 공감한다. 부모가 아이의 성적표를 보는거랑은 사뭇 다르다. 점수가 좋아도 행복한데 높으면 행복하면서도 슬프다. '엄마'라는 이름으로 사느라고 그 좋은 공부를, 정작 하고 싶은 엄마는 하기싫은 아이에게 양보하고 있었던게 아닐까싶다.

 

p127

내가 잡고 있는 이 기억은 수비게 떠내려갈 것 같지가 않다.

그래서 기억이겠지. 아무리 세찬 비로도 씻어 내릴 수 없으니.

 

블로그에는 딸이 기억하지 못하거나 한쪽면만 바라보았던 아버지와의 추억이 담겨져 있었다. 비로도 씻어낼 수 없었던 두 분의 기억을 먼저 물어보지 못했던 딸의 아쉬움이 읽고 있는 내게까지 전해져왔다.

 

p.195

요즈음은 키보드를 안 보고 글쇠를 칠 수도 있다.

우리 막내 선생님, 정말 고맙습니다.

 

이 부분을 읽을 때 내가 얼마나 울었는지 우리 부모님이 아실지 모르겠다. 컴퓨터를 제일 먼저 가르쳐드리고 사다드린 것은 맞지만 그 이후에 전화로 무언가 물어오시면 엄청 화를 냈었다. 한번 가르쳐드렸던 걸 물어보시던 때에는 심한 말도 참 많이 했었기에 더 울었다.

 

엄마의 글, 그 글을 보거나 관련된 추억을 떠올리며 부연설명 혹은 느낌을 적는 딸의 글이 뒤따라 온다. 엄마의 글만 읽으면 웃음도 나고 참 예쁘고 고운 아줌마다, 울엄마 생각난다 싶다가도 딸이 쓰는 글을 읽을 때는 공감도 공감이지만 참 나란 딸은 정말 모진 딸이구나 싶어서 괴로웠다. 기구한 운명을 사는 소설속 주인공 때문도 아니고, 죽을 때까지 착한 인물을 괴롭히는 악인 때문에 화가나는 것이 아니었다. 괴로운것도 화가나는 것도 모두 다 내 자신 때문이었다. 엄마의 블로그에는 딸이 알지못하고 기억할 수 없는 이야기가 담겨져 있다. 엄마를 엄마로 보는게 아니라 '여자, 혹은 그냥 사람 그 자체'로 받아들일 수 있는 특별한 공간이다.

 

 2년 전 나도 엄마에게 블로그를 개설해 드렸었다. 안타깝게도 엄마 전용 컴퓨터가 없었던 터라 엄마는 금새 블로그를 놓으시고 다시금 손편지로 해외에 있는 언니에게 그리고 핑계가 많아 내려오지 않는 막내딸인 내게 종종 적어보내신다. 엄마의 편지를 받은 날에는 언니도 나도 엄마의 글솜씨를 자랑하느라 침이 마를정도로 대화를 한다. 책을 읽기 전부터 그리고 읽으면서도 내내 엄마에게 컴퓨터를 선물해드려야겠다는 생각만 가득하다.

 

p.273

'만약 학교를 제대로 다녔으면 좀 더 지혜로운 어머니가 되었을 것 같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고잉 솔로 싱글턴이 온다 - 1인가구 시대를 읽어라
에릭 클라이넨버그 지음, 안진이 옮김 / 더퀘스트 / 2013년 1월
평점 :
절판


고잉 솔로 싱글턴이 온다


혼자 사는 사람들. 독신이 아니라 삶 자체를 혼자서 꾸려가는 이들의 대한 통계와 그들을 하나의 문제나 일시적인 현상으로 축소시키지 말고 제대로 바라보자는 취지의 책이라고 볼 수 있다.

프롤로그와 에필로그를 제외, 총 7장으로 구성되어있으며 저자의 이력에 걸맞게 연구와 분석 방법론에 과한 설명, 주석, 참고문헌과 찾아보기 까지 첨부되어 하나의 교재로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구성은 교재처럼 보이지만 내용은 술술 잘 읽힌다. 어려운 단어도 없고 무엇보다 여러매체에 컬럼을 기고해서인지 보통의 대중이 읽기에 적당한 호흡으로 저술했다는 생각이 든다.


프롤로그와 1~2장에는 혼자사는 사람들을 명명한 과거의 이론과 철학자들, 미국사회의 혼자 사는 사람들의 시선과 그들의 현실에 대해서 보여준다. 혼자살기 시작한 까닭은 과거와 비교했을 때 산업방식의 변화는 물론 혼자살 수 있는 여건을 가능케한 사회적 제도와 함께 사는 동거인들과인들과의 불협화음이 더 이상 함께 사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가져다 주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혼자 살기에 도전하는 사람들은 공통의 어려움을 겪는다. 그들은 '어떻게 혼자 살 것인가'와 '어떻게 함께 잘살 것인가'라는 수수께끼를 풀어야 한다.' p.45

 

3장부터 6장까지는 앞서 보여준 혼자살기가 젊은 사람들, 노년(65세 이상)층의 독립된 자아와 생활이 가능한 희망적인 혼자살기의 모습과 반대로 독서노인들과 혼자 살기를 소망하는 이들과는 달리 그럴 수 밖에 없는 상황에 처한 이들의 문제점을 거론한다. 과연 혼자산다는 것이 멋지고 자유롭기만 한 현상인지를 독자에게 묻는 듯 싶다.

 

'모든 사람이 이런 식으로 혼자 지낼 수 있는 감정적 능력을 가진 것은 아니다.' p.228

 

마지막 7장에서는 인간이 진정한 의미의 혼자살기가 가능한 것인지, 또 가능하다면 그것이 바람직한지에 대한 앞서 나왔던 이론과 통계를 통해 혼자사는 것 자체에 대한 문제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혼자서든, 누구와 함께이든 사는 방식등을 떠나 '함께 잘 살아가는 것'이 중요하하다고 말한다.

결국 혼자 사는 현상에 대한 원인과 현실에 대한 정확한 진단과 통계를 보여주며 그것이 해결되어야 하는 과제나 사회현상 혹은 문제라기 보다는 각자 타인과의 불필요한 마찰을 발생하지 않는 선에서 함께 잘 살아가고자 하는 방법의 하나일 뿐이라는 생각이 든다. 나이든 노인들의 쓸쓸한 죽음, 능력이 없어 다시 집으로 돌아가는 제2의 사춘기를 겪는 청년들은 예나 지금이나 솔로들의 비중이 어느정도냐와는 별개의 문제였다. 완벽한 솔로- 고독을 즐기거나 전혀 느끼지 못하면서도 적당한 사회적 관계를 유지하며 경제적으로도 독립된-는 결국 함께 잘 살기위한 하나의 방식일 뿐이다.

 

'고독은 우리가 어떻게 하면 함께 잘살 수 있을까에 관한 새로운 아이디어에 불을 붙인다. 우리가 어떤 사람이든, 지금 당장 어떻게 살고 있든 간에 함께 잘사는 일이야말로 우리에게 가장 절박한 요구가 아니겠는가?' p.307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Style Diary 스타일 다이어리 365
김성일 지음 / 미호 / 2012년 12월
평점 :
절판


"스타일을 책으로 배웠어요."

 

모 광고로 인해 '책으로 배운 ㅇㅇㅇ'의 현실성 부재와 어색함을 단 한 줄의 문장으로 표현 할 수 있게 되었다. 책 스타일 다이어리 365는 어떤 책을 두고 위와 같이 말을 한다면 어떤 의미가 될지 궁금했다. 저자 김성일시의 학력이나 이력은 이전에도 잘 알았고 워낙 케이블 관련 프로그램의 MC옆자리에서 스타일링에 대한 조언자로 자주 출연하시는 터라 남자치고는 긴머리의 웨이브와 안경 그리고 마른 몸이 바로 떠올랐다. 그리고 그녀, 김남주. 아이낳고 돌아온 그녀의 스타일링은 미/기혼을 떠나 김남주의 연기를 몇배이상 더 멋지게 끌어올리는 견인 역할을 제대로 해줬기 때문이다. 아, 지금봐도 조금도 촌스럽지 않은 그녀의 스타일들...

 

타이틀에 들어간 '다이어리'라는 문구가 무색하지 않게 목록부터가 다이어리 월별 계획표란을 그대로 따온 것 처럼 매달 행사와 저자 개인적으로 필요한 '스타일'등에 대해 소개해준다. 그 전에 기본적인 패션아이템 용어, 저지, 그런지 룩과 같은 설명이 포함되어 있는데 일단 이 책의 폰트가 심히 작다. 왠만한 소설책보다도 작기 때문에 책 판형이나 페이지를 보고 스타일을 어찌 말하려하는가에 대한 우려는 안해도 된다. 읽다가 숨찰정도다. 폰트가 워낙 작기 때문에 오히려 몰입하게 되는데 그에 비해 이미지는 조금 부족한 편이다. 그 부족한 이미지와 팁은 그래서 더 깨알같다. 어설프게 어떤 브랜드에 고정화되어 있지 않은 저자의 추천 아이템은 그래서 바로바로 위시리스트에 올려놓게 된다.

 

 

스타일을 책으로 배우는 것에 대한 한계가 드러난다. 서문에 '후천적 노력'을 언급했을 때 짐작했지만 역시나 이 책은 어느정도 '옷에 의한,', '악세서리에 의한,', '메이크업에 의한' 변화에 따라 분위기를 받쳐줄 수 있는 기본적인 신체 사이즈와 그에 따른 노력이 필요하다. 때문에 특정 스타일링이나 개인별 맞춤을 기대한 것은 물론 아니지만 도대체 어떤 것이 스타일링이고 매월 어떻게 패션 아이템을 구매해야 할 지 모르는 진짜 '생초짜'스타일링을 이제 막 만들고자 하는 이들에게 도움이 된다.

 

요약하자면,  소.장.하.기.에 좋은 책. 

 

애초에 화려한 화보와 아이템들이 즐비한 책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갖고 싶었던 것은 '스타일 다이어리 365'라는 타이틀과 그에 꼭 맞는 북디자인 때문이었다. 다이어리와 흡사한 페이지 구성과 아기자기한 일러스트 그리고 곁에 두면 종종 도움이 될 만한 팁과 스타일링에 관한 이모저모가 당장의 엄청난 필요에 의한 것이라기 보다는 '스타일은 물론 이 책을 소유하고 자 하는 마음'을 충족시키기 때문이다. 그치만 반드시 기한 내에 리뷰를 적어올려야 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한번에 다 읽는 것은 말리고 싶다. 책이 갑자기 지루해지고 폰트가 점점 작아지는 듯 싶다가 일러스트와 실사만 보면 텍스트보다 더 오랜시간 머물게 되는 기이한 경험을 하게 될테니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집으로 가는 먼 길
캐런 매퀘스천 지음, 이순영 옮김 / 문예출판사 / 2012년 12월
평점 :
절판


내게 있어 집을 다른 말로 정의내리자면 바로 ''이다. 안정이란 평화롭기만 한 것도 아니고 행복에만 겨워하는 것도 아니다. 행불행이 적절히 조율되어 있는 것도 아닌 '그럭저럭 살아가기에 알맞은'정도다. 집으로 가는 먼 길에 등장하는 4명 중 3명은 '집'을 한시적으로 혹은 꽤 오랜시간 상실한 사람들이다. 다른 한 사람, 심령술사 재지가 바로 그들의 '집'되찾기를 돕는 역할을 한다.

 

음 책의 소개글을 보았을 때 그냥저냥 재미있겠지만 지금 내게 엄청난 감동 혹은 생각의 전환을 주지 않을까란 흥미는 들지 않아 리스트에서 빠졌던 책이다. 재지의 존재 때문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국 이 책을 읽겠다는 마음이 드는건 역시나 그래도 결국 치유에 성공하고 안정을 찾게되는 그들을 통해 대리만족을 하고 싶었기 때문인듯 싶다.

 

"재지, 먼저 우리에게 말을 했어야지. 일단 사람을 더 태울 자리가 없어요. 가서 안되겠다고 말해요."

 

여행을 떠나기 전 리타와 마니의 심리상태를 보여주는 부분이다. 라번, 혹은 그녀를 포함한 새로운 것, 변화에 대한 준비가 전혀 되어 있지 않을 뿐더러 어느 측면에서는 그 변화를 두려워 하고 거부하는 상황이라고 볼 수 있다. 여기서 좀 아이러니 한게 책에서는 순리를 따르라고 말하고 간절하게 바라는 그것을 하라고 이르지만 역으로 생각하면 재지의 역할은 그 순리, 앞서 말했던 거부감이 일던 그 마음을 바꾸게 하는 역할을 한다. 우리가 흔히 오해하는 내키는 대로가 '순리'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 순리라는 것을 이미 '함께 가기로 한 상태'가 되는것이지 라번과 함께 떠나고 싶지 않은 그 마음을 쫓는게 아닌거다.

 

"그걸 누가 알겠어요? 그런 일이 없으리라는 법도 없잖아요?"

 

여행을 떠나기전 라번의 합류를 극구 반대했던 리타가 슬슬 마음이 열리는 부분이라고 보여진다. '말도 안돼.'라는 말을 듣거나 하게 될 때 그것의 상대가 내게 동조를 구하거나 맞장구치는 것이 아닌 상황에서는 마음이 상하게 된다. 하지만 그럴 수도 있다는 가정을 두는 경우가 바로 유연한 사고, 순리에 순응하는 자세라고 볼 수 있지 않을까.

 

그렇다면 다음의 경우는 어떻게 해석해야될까.

 

둘이서만 남은 여행을 하던 중 음식값을 대신 내준 아이를 다시 만나게 되었을 때 적극적으로 아이에게 한번 더 친절을 베푸려는 마니와는 달리 내키지 않은 라번이 말한다.

 

"좋은 생각이 아닌 것 같아요."

 

심령술사 재지만 어떤 목소리를 듣거나 하는 것은 아니다. 살면서 보통의 우리들도 '감' 특히 여자라면 더 그런 '감'에 의존하는 경우가 있는데 바로 그것이 순리에 맞는 것인지 의뭉스러울 때가 있다. 감이 좋지 않을 때, 우리는 그 감이 진짜 '감정'에 의한 것인지 어떤 경험적 사고에 의한 것인지 혼동 될 때가 있는 데 후자쪽도 반드시 꼭 그런 것만은 아니게 된다. 그럴 때는 그저 그 결과까지도 받아들이고 그것이 내 삶의 이로운 '불행'으로 정리될 수 있도록 노력하는 수 밖에 없다.

 

한껏 걱정했던 일이 의외로 쉽게 풀리거나 머뭇거리며 진척거렸던 관계들에 대해 용기를 내었을 때 이따금 뜻박의 '행운'을 얻게 되는 경우가 있다. 물론 그런 행운은 혼자 오지 않는다. 트로이와 함께 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은 마니는 기뻤지만 자신에게는 사랑하는 연인과의 삶이 누군가에게는 그저 가정부로서 고용주를 '모시고'살았던 노동의 날이 되고 만것이 그러했다. 어쨌든 결론만 말하자면,

 

"마니 당신은 구세주예요."

 

라는 소리를 듣거나,

 

"왜 바보 같다고 생각을 해요? 잘못한 게 하나도 없는데! 그리고 마니는 아직 살아있잖아요. 내가 볼 때 최후의 승리를 얻은 사람은 마니예요."

 

가 되는 것이다.

 

살아있기에 누군가를 만나 치유를 받을 수 있는 계기도 생기도 다시금 또다른 상처와 사건에 노출되지만 그 또한 다른 행복을 가져오는 순환을 맞이할 수 있게 되는게 삶인 것이다.

 

서명에서 알 수 있듯이 집으로 가는 길은 '멀었다.'

하지만 그들을 기다리고 있는 것이 '안정'인지 어쩌면 또다른 '길' 한복판에 서있는 것인지는 알 수 없다. 결말 부분에 보여지는 것은 그들 삶의 역시나 한 조각, 일부분이기 때문이다. 다만 감정에 의존하는게 아니라 순리에 따를 때 우리에게 '길'이 열린다는 것은 알게 해준다. 드라마틱한 전재인듯 싶으면서도 읽다보면 그럭저럭 수긍가는 부분이 많아 막 몰입되거나 그렇지는 않다. 그리고 치유가 '심각하게' 필요하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읽는 것은 좀 별로. 당장 자동차 여행을 갈 수 있는 여건도, 영혼의 소리를 듣고 방향을 제시해주는 재지도 우리에게는 없으니까. 그저 삶의 순환, 순리 열린 사고와 그럴 수도 있다는 희망을 찾는 정도로 만족하는 사람들이 읽기에 좋은 책인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국가는 왜 우리를 만족시키지 못하는가 - 채소값부터 노후연금까지, 실물경제를 움직이는 16가지
랑셴핑 지음, 차혜정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2년 12월
평점 :
절판


국가는 왜 우리를 만족시키지 못하는가.

: 채소값부터 노후연금까지, 실물경제를 움직이는 16가지

 

노벨경제학상 수상자로 거론되는 중국 경제학자 랑셴핑.

 

중국 그리고 경제라는 화두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요즘, 정독까지는 아니더라도 그의 서적에 관심이 없는 이는 많지 않으리라 생각된다. 실제 국제금융학 관련 논문인용률이 세계 1위라 하니 저자의 최근 저술에 관한 기대는 더 커진다. 책의 타이틀을 떠나 부제만 봐도 채소값부터 노후연금까지, 실물경제를 움직이는 16가지에서 국가 경제정책안에 대한 그의 시각을 엿보고 싶은 마음이 든다. 국가경제정책에 대한 이해 뿐 아니라 관련 경제 실례를 한권의 책에서 알아볼 수 있는 좋은 기회라 생각하고 이 책을 읽기 시작했다.

 

  

크게 4부로 나뉘어져있으며 총 16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학문적 접근을 위해서라면 차례대로 읽는 것이 중요하겠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우리나라 실정에 맞는 대책안을 강구하거나 방안 개선을 위한 참고서로 삼았다면 서민생활 회복을 위해 우선적으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서술한 마지막 4부 14~16장만 봐도 무방하지 않을까 싶다. 다만 비단 경제학 뿐 아니라 통계와 특정 분야에 대한 전문적 지식앞에서는 늘 첫걸음을 떼는 아이와 다를 바 없기에 처음부터 차근히 읽기 시작했다.

 

 

'현재 시민들의 희망 1순위는 무엇일까? 지나친 욕심 따윈 부리지 않는다. 다만, 수입이 조금더 늘고 물가가 안정되며 집값이 천천히 오르기를 바랄 뿐이다. 그런데 이 소박한 희망이 이루어지는 게 왜그리도 요원한지 알 수 없다. - 책 서문 중에서-


저자가 이 책의 기획의도를 서문에서 밝혀주고 있다. 왜 서민들의 가장 기본적이며 소박한 소망은 이뤄지기 어려운가. 무엇보다 경제를 개발하는 것을 둘째치고 서민경제의 안정화를 외치는 국가와는 달리 점점 더 무기력해지는 까닭을 물으며 '무력감'이라는 단어만으로는 표현에 한계가 있음을 탄식하며 본문으로 넘어간다.

 

 

1부에서는 서민들이 체감하는 가장 근접한 채소값, 물가, 유가등과 관련 서민들과 국가사이에 있어 서로다른 차이를 말해준다.
칠레 광산이 무너져 매몰되었던 33명의 광부들과 비슷한 사건이 있었을 때 중국에서는 이렇다할 소란없이 덤덤해하던 모습을 비교하며 중국의 서민들은 경제적인 고통으로 인해 현실을 외면하고 심지어 분노할 여력도 없다고 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서민들이 갖고 있는 고충과 문제를 해결하려고 시도해야 하고 이때 발생되는 분노도 받아들일 줄 알아야 그보다 더 무서운 서민들로 부터의 외면 및 사회에 대한 무관심속에서 벗어날 수 있다. 2011년도에 출간 된 저자의 다른 책 '부자 중국 가난한 중국인'에서 좀 더 자세히 다뤘으니 관심있는 사람들은 이 책을 참조하면 좋을 것 같다. 1장에서 정서적 측면에서의 위험을 알린다면 2장에서는 본격적으로 경제정책과 관련된 부분을 언급한다. 국유기업의 역할이 무엇인가. 일부 기업의 독점을 방지하기 위한 것인데 국유기업이 되려 독점하고 들면서 물가상승을 야기시키고 있는 현실이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세금에 더 부과하는 측면의 안일한 정책에 대해 비판한다. 뿐 아니라 도로교통료에 대한 부분은 우리나라의 경우 몇년 전에 공항으로 연결된 도로 이용료를 부과했던 때를 떠올리게 했다. 비싸도 어쩔 수 없이 이용할 수 밖에 없는 현실이 안타까웠다. 4장은 매일 마트나 시장에 들러 저녁 찬거리를 준비하거나 그런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며 크게 공감했을 채소값에 대한 부분인데 이 부분 또 한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중간상인의 배만 불리고 농민과 서민은 울고 있는 현실에 꼬집었다. 1부의 마지막 5장은 유가문제를 다뤘는데 차가 있는 사람도 없어서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사람도 결국 정해진 기준과 근거없이 멋대로 움직이는 현실에 대해 책임을 회피하는 국가와 기업에 대한 내용이다.


2부는 1부에서 다뤘던 서민경제의 밀접한 기본적인 품목에서 거품경제에 실상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금리와 집값, 그리고 노후연금과 관련된 정책에 잘못된 점을 말한다. 채소값, 유가 부분도 공감하며 읽었지만 2부의 금리와 내 집 마련은 30대를 지나고 있는 내게는 오히려 더 직접적인 부분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중국의 현실과 국가 경제정책이 우리나라와 꼭 맞지는 않겠지만 세계 어디나 서민들에게 내 집마련을 위한 수단과 목적은 요원하기만 하다는 것을 다시금 깨달으며 침울하게 읽을 수 밖에 없었다. 더군다나 고령화 시대에 노후연금을 다룬 7장은 뒷 장을 읽고 있어도 계속 머리에 맴돌았다. 결국 서민들에게는 노후제도 조차 친절하지 않기 때문이다.

 

3부에서는 우리가 알게 모르게 경제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는 주식시장에 대한 문제점을 꼬집었다.
제대로 경제활동을 하기 시작하는 사회초년생들이 가장 많이 검색해보고 지인들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 있다면 금리와 내집마련보다 어쩌면 주식시장에 대한 부분이 아닐까 싶다. 금리와 내집마련은 막연하게나마 어느정도의 지식이 있지만 주식시장은 그야말로 세계경제의 흐름은 물론 환율 및 각국의 주요 정책을 꿰고 있어야 하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또한 주식거래에 흐름에 따라 일정 부분 국가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고 볼 수 있기에 3부는 전공서적을 보듯 읽었다. 의외였던것은 경제대국으로 자리매김한 중국조차 미국을 포함한 외부세력에 흔들리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4부의 내용은 과거 국제 경제발전에 지표로 삼았던 GDP 중심의 발전 논리에 관해 말해준다. 서두에 말한 것처럼 4부의 경우는 문제점을 제시하는데에 그치지 않고 이 책을 읽는 핵심이라 볼 수 있는 서민생활의 회복에 대한 방안을 언급했다. 대중교통 및 해마다 명절이면 마비가 되거나 제대로 빈부격차를 느끼게 하는 잘못된 교통개선정책의 시각은 KTX 빠른속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무궁화를 탈 수 밖에 없는 우리나라 서민들의 현실을 한번 더 생각하게 했다. 마지막 16장은 교육의 어두운 현실의 대한 고발이었다. 교육의 차이, 바로 그것이 서민가정의 아이가 성장하여 서민가정의 가장이 될 수 밖에 없는 악순환을 낳는 시점에서 인격교육의 부재와 정부의 과도한 개입등을 문제삼았다.


지속적으로 저자는 서민경제 및 잘못된 현재의 국가 정책에 대해 끊임없이 관련서적을 발표하고 있다. 이 책까지 포함 총 4권의 저서를 읽게 되었지만 뻔한 내용이겠지 싶으면서도 매번 빠르게 읽힐 정도로 흥미로울 뿐 아니라 주관적이고 개인적인 차원에서의 사고를 좀 더 확장시킬 수 있도록 도움을 받게 된다. 중국경제학자의 책이 이토록 대중에게 사랑받는 것은 중간중간 언급한 것처럼 결코 한 나라의 문제가 아니라 당장 내가 살고 있는 이 나라의 문제와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국가경제가 어렵다, 나라살림이 힘들다고 주저앉아 있을게 아니라 무기력한 서민에서 벗어나야 나기 위한 노력을 위해 읽어보면 좋은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