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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모두 울고 있는 아이를 본 적이 있다 - 바라본다는 것, 손을 잡는다는 것
여승배 외 지음 / 공감의기쁨 / 2012년 12월
평점 :
품절
우리는 모두 울고 있는 아이를 본 적이 있다.
아프가니스탄 재건을 위해 그곳으로 간 PRT 요원이었던 이들의 기록 혹은 일기를 모아 한권의 책이 되었다. 이 책의 판매수익금 일부와 인세 전액 역시 그로인해 아프가니스탄 재건을 위해 쓰인다는 문구가 뒷표지에 인쇄되어 있다.
PRT요원의 이력은 다양하다. 공부가 싫어 시작부터 그만둘 생각을 했다는 간호사가 있고, 특수아동학을 전공한 이도 있으며 외교관이 주업무였던 이들도 있다. 하지만 이들에게 하나의 목소리로 말하는 것은 아마도 간호사였던 박효진씨의 글속에 담긴 주려고 갔는데 주고 받을 수 있어서 좋았다는 말이 그것이었다. 주기만해도, 받기만해도 관계는 깨진다. 그것은 경험이 아니라 '상처'로 남는다. 하지만 이들은 의약품, 의술, 물품지원 그리고 무엇보다 이를 가능케한 그들의 마음을 주었고 그들은 낯설은 그들에게 어느샌가 마음을 여는 어려운 용기를 보여주었다.
아프간은 oo이다 라는 문장을 각 챕터의 첫 머릿말로 적어두었다.
누군가는 아프간이 해바라기라 하였고, 또 누군가는 첫사랑이라 하였다. 그런가 하면 전체 글을 아우르는 이 책의 타이틀이 된 '우리는 모두 울고 있는 아이를 본 적이 있다'가 제목이자 첫 문장인 글도 있다. 모든 첫문장은 그 이야기를 뒷받침 해주고 수긍이 가는 이야기였다. 하지만 울림을 크게 남긴 것은,
분쟁지역 원조 전문가로 일하고 있는 주윤정님의 글인 '당신에게 당연한 일이 우리에겐 기적이에요,'라는 글이다.
첫 문장부터 아프간이 반짝반짝 빛나는 도전이었다고 말하는 그녀는 글을 오래도록 써온 사람인 듯 싶었다. 어쩌면 분쟁지역과 그들을 구호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글과 이야기를 했을까, 그런 노력이 자연스레 글에 생명력을 불어넣은게 아닌가 싶다. 매일 매일이 생명과 직결된 곳이었기에 살아있음을 매순간 느낄 수 있고 감사할 수 있었다던 그녀.
새해 첫 책으로 이 책을 꼽았다. 물론 제일 먼저 읽었던 책은 아니지만 업무도 아니고, 이벤트도 아닌 순수한 의미로 첫책은 이 책이 되었다. 해매다 무언가를 사야지, 어떤 행동을 해야지 라는 리스트 앞에 제일 먼저 적었던 것 그러면서도 쉬이 행동으로 옮겨지지 못했던 것은 바로 이웃과 나눔이었다. 값싼 행동하지 않는 동정이 아니라 나를 필요하는 곳으로 가는 것. 내가 필요로 하는 것, 내가 원하는 것을 갖지못할 까봐, 혹은 누군가에게 빼앗길까 전전긍긍하지 말고 내 스스로 나를 필요로 하는 곳으로 가서 온전히 쓰임받는 그것이었다. 나약한 내게 다시금 울림을 전해 준 책이 첫 책이라 참 고맙고 다행이다.
우리는 모두 울고 있는 아이를 본 적이 있다.
외면하는 것도, 돌아서 손을 내미는 것도 모두 능력이 아니라 선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