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행복한 동행 - 피오나의 아름다운 이야기
박금숙 지음 / 부광 / 2011년 10월
평점 :
품절
피오나의 아름다운 이야기, 행복한 동행
행복한 동행을 읽기 전 나의 기대는 동명의 월간지에 수록된 기사처럼 우리주변에서 흔히 일어날 수 있는 혹은 그렇지 않은 가슴아픈 이야기를 다루지만 용기와 희망을 버리지 않겠다는 가슴 따뜻한 연말 풍경이었다. 하지만 막상 책을 펼쳐서 한 꼭지씩 읽다보니 필자(피오나)의 눈에 비춰진 그들의 겉모습과 남편과의 있었던 작은 헤프닝과 그를 통한 깨달음이었다. 무엇보다 서문에서 밝힌 알파블로거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는 말이 조금 부정적으로 비춰보일 만큼 지극히 개인적인 판단이라는 점때문에 더디어지고 약간의 불쾌감마저 들었었다. 책의타이틀이 되어준 행복한 동행의 경우도 어떤특별한사연이 숨겨진게 아니라 그저 할머니를 위해 오토바이를 개조한 할아버지의 모습을 보고 나름의 생각을 덧붙인거라 조금 실망스러웠다. 특히 대리운전에 관한 이야기에서는 남편의 기살리기가 여자하기 나름이라는 문장에 불쾌감 마저 들었다. 마치 기죽은 남편들의 원인이 아내에게 있다는 지나친 확대해석까지 해버리고 만것이다. 조금은 억지스레 읽기를 계속할수록 이 사람의 글이 왜 불편한지를 알 수있었다. 그것은 필자가 대단한 성인군자나 어떤 성공에 의한 척하는 것이 아니라 그야말로 내가 찾던 평범한 우리의 모습이었기 때문이다. 존경이나 부러움의 대상이 아니라 바로 거울만 비추면 볼 수 있는 내 모습이라는 점이 은연중에 나보다 더 험한 삶을 사는 사람들에게서 위로받으려 했던 못난 마음에 의한 것이었다. 불편함의 까닭을 알아내고 인정하고 나니 그때즘 부터는 읽기가 수월했다. 아니 맞장구를 치며 읽을 수 있게 되었다.
물론 엄연히 따지자면 필자와 나의 성격이나 성품이 같다고는 할 수 없다. 초반에는 몰랐는데 페이지가 넘어갈 수록 좋은 남편을 만나게 된 것이 운이 아닌 필자 역시 참 고운 성품을 가진 사람이었기에 그에 걸맞는 좋은 사람을 만난 것이었다. 나서서 선행을 하고 자랑하는게 아니라 머뭇거리는 모습을 솔직하게 밝힙면서 선행을 하는 모습이 더 맘에 와닿았다. 버스에서 자리를 양보하는 아주 단순한 행동부터 9천원어치 회를 사러오는 아이의 형편을 고려해 넉넉하게 챙겨주는 인심, 무엇보다 고아였던 동창생을 동정의 시선이 아니라 순수한 친구로서 격려하는 모습이 그러했다. 그런가 하면 길거리에서 휴대폰을 빌려주는 것이 쉽지 않아진 이 세상의 대한 쓸쓸함은 나 역시 비슷한 경험이 있어서 얼굴이 붉어졌지만 그만큼 신종 사기수법이 늘어난 사회탓을 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저 휴대폰 한번 빌려줬을 뿐인데 그로 인해 수백만원까지사기 당했다는 사건을 접하게 되니 쉽지 않았던 것이다. 짓밟힌 할머니의 순수한 마음의 경우는 얼마전 읽었던 루이저린저의 단편소설을 생각나게 했다. 양로원에서 받는 음식을 모아다가 거리의 굶주린 사람에게 나눠주지만 받는척하고 버리거나 아에 이상한 시선으로 할머니를 무시하자 결국 모른척 하는 것이 최선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는 씁쓸한 이야기 였는데 그이야기와 거의흡사했다. 하지만 이역시 할머니가 건네준 야쿠르트를 먹고 구토를 하거나 병원에 실려갔다는 사건뉴스를 어렵지 않게 접하는 요즘 사람들을 탓할 수 만은 없는 것 같다.
이야기를 다 읽고 다니 중간에 포기 하지 않고 읽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필자가 단순히 운이 좋아 유명블로거가 된 것이 아니란 생각이 들었다. 버스비를 대신 내주는 할머니를 만나는일이나 특별한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는 경험등은 솔직히 놀라운 이야기도 아니다. 그저 혼자만의 추억속에 담아두거나 잊혀질 만한 이야기들을 맛깔나게 블로그에 올린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들을 돈을 받고 쓰는 것도 아니었을텐데 꾸준히 다른 블로거들과 소통하려 한다는 점이 이웃들에게 관심을 갖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이웃이 곁에 있다면 아마 별볼일 없는 나의 일과도 훈훈한 이야기 한편으로탄생할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물론 내 스스로가 그런 이웃이, 그런 블로거가 되어야지 하고 다짐하다보니 결국 작가 서문에 알파블로거의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저자의 말이 어느정도 맞아들었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가 없게되었다. 앞으로도 어떤 이웃의 모습을 들려줄지 다음권이 기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