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을 지키는 개 별을 지키는 개 1
무라카미 다카시 지음 / 비로소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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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을 지키는 개

개가 마치 별을 가지고 싶은 것처럼 계쏙해서 하늘을 올려다보는 모습에서 유래된 말.

손에 들어오지 않는 것을 갈구하는 사람.

 

저 예쁜 말이 가진 의미가 저토록 씁쓸하고 아리다니. 슬프고 슬펐다.

결국 별을 지키는 개는 '해피'가 아니라 해피의 '아빠'였던 건가 싶기도 하다. 그리고 당신과 나였을지도 모른다. 해바라기 밭 한가운데 미소띄며 앉아있는 '해피'가 아빠라고 부르는 주인집 아저씨의 삶은 어느집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가장을 닮았다. 무언가 크게 요구할 수 없고, 그러면서도 가족의 무언의 요구에는 응해야 하는 사람. 그런 관계가 끝나는 순간 애초에 가족애가 없었던 관계는 끝나버린다. 그 끝나버린 관계를 부여잡고 있었다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그렇다고 완전히 놓아버렸다고도 생각되지 않는 아빠는 해피를 그렇게 두고 가버렸다. 얼마전 읽었던 '개가 주는 위안'이란 책과 '반딧불의 묘'라는 애니가 교차되어 떠올랐다가 사라져갔다. 아빠의 마지막까지, 그리고 그 이후까지 지켜주고 이승에서의 삶이 끝나는 날 반딧불의 묘에서 세이타가 세츠코의 손을 잡듯 그 두 존재도 손을 맞잡았을 것이다.

 

작가 무라카미 다카시의 첫 장편, 별을 지키는 개는 여러모로 생각하게 만든다. 귀여운 강아지를 데려다 사람이 나이들 듯 나이먹어 더이상 귀엽지 않은 개를 내팽게치듯 하는 사회복지사의 모습을 자신의 과거속에서 한번쯤 조우했을 당신에게, 그리고 내게 나무람도 아니고 타이름도 아닌 고통을 맛보게 해주기도 하고 아빠의 돈을 훔쳐 달아난 소년의 행동을 나쁘다고만도 할 수 없는 현실과 소년의 생활은 아리기만 하다.

 

나이들 수록 한권의 만화책이 아닌 그저 그림이 많은 '책'이란 걸 깨닫게 된다는 것 그리 좋은 의미만은 아니다. 그것은 만화를 읽으면서 눈물과 큰 웃음외에 '가슴저림'과 끝모를 '여운'을 만나게 되었다는 의미기도 하기 때문이다. 별을 지키는 개, 해피가 바라보던 별이 가질 수 없는 것이라고 생각되지 않는 그런 세상을 인간에게조차 기대할 수 없는 요즘 자꾸 시골에서 갈적마다 날 마냥마냥 바라보는 뭉치가 생각나서 눈물이 날 것 같았다. 늘 감정에 솔직하신, 그렇다고 해도 해피의 아빠가 갖는 삶의 무게를 지니고 사실 아빠도 그립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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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선가 나를 찾는 전화벨이 울리고
신경숙 지음 / 문학동네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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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책을 읽고나서 여행을 가고 싶어지게 만들고

또 어떤 책을 읽는 내내 등장하는 음식에 취해 허기가 지게 만들고...

그리고 이책. 어디선가 나를 찾는 전화벨이 울리고.....는 쓰고싶게 만들었다.

어디인지, 누구에게 일지도 모르는 글을 무한정 써내려 가다가...결국 이곳...여기다.

 

글을 읽으면서, 단이가 등장하는 그 순간 부터 내 맘속에 계속 눈여겨 보게 된 것은, 지나친 불안함에(책을 읽으면서 이토록 불안했던 적이 있던가.)자꾸 뒷페이지로 가려는 손을 겨우겨우 제지하며 읽었던 까닭은 결국 단이가...그리 될 줄 짐작하고 있었을지도 모르는 까닭이다.

정윤. 윤이에게 애착이 없는 것도 아니고 윤이가 다니던 그 길들을 걸어보지 않았던 것도 아니었는데 이상하게 공감할 수 있는 추억거리도 없으면서 단이에게 맘이 계속 계속 가버렸다. 마치 윤과 윤교수와 그가 무의식적으로 미루의 화상입은 주름진 손에 눈이 가는 것처럼 말이다.

 

내가 두려워 했던 몇가지...에 대해 소설은 참 무책임하게 잘 도 써져있었다. 의문사(이부분은 신과함께를 읽고 나서 적은 끄적임에도 등장한다.)를 비롯 어둡지 않은 방을 어둡게 만들어 스스로 고립시켜버리고 마는 그 시절에만 가능한 일들이 말이다. 나도 딱 윤이가 그랬을 즘 그랬던 것 같다. 어디에도 갈 수 없고 딱히 갈 곳도 없었던, 무언가 나와의 싸움이 필요하기도 했고, 무의미 한 줄 이미 알고 있었던 그런 때가 말이다. 이렇게나 리뷰를..감상에 취해 적게 만들다니...정신차리고 다시 써야지 싶다가도 어짜피 어디 제출한 글도 아니고...무엇보다..서평이 아니기에.;;; 에라모르겠다 싶어서 그냥 쭈욱 쭈욱 적어가긴 하는데... 책을 검색하려 들어온 이들은 참...읽다가 짜증날 수도 있겠지만...뭐..그거야...내 블로그야 한마디면 될 것 도 같고.

어찌되었든...작가의 바람처럼 '오늘을 잊.지.말.자'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을 만나고 싶기도 하고 '내가 거기로 갈게'라고 말할 수 있는 내가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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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란한 보통날
에쿠니 가오리 지음, 김난주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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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은 독특한 가정의 모습이라고 했는데 읽고 보니 독특한 것이 아니라 참 닮아가고 픈 모습의 가정이었다. 친구나 연인과의 약속이나 이벤트 보다 가족과의 약속과 매년 하는 크리스마스 이벤트를 소중히 할 수 있는, 억지가 아니라 제 맘에서 우러나 그리 할 수 있다는게 더 부러웠는지도 모른다.

평소에 내게는 참 어렵기만 했던 것들이 그들 가정에서는 그저 ' 내가족의 행복'앞에서는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평범할 수 없는 상대만 마치 부러 고른듯 데려오는 둘째딸에게도 그 처럼 관대할 수 있는 부모가 있을까 싶었다. 내 기준에서도 유부남, 동성애 등은 나무랄 것은 아니지만 솔직히 찬성할수만은 없는 문제다. 반색하며 반기진 않았어도 그들 가족에게는 암암리에 서로의 사랑과 존재를 인정해주는 분위기에 그럴수도 있겠다 하는 생각이 들면서 비로소 에쿠니 가오리의 필력에 감탄하고 말았다.

이전까지 그녀의 책을 좋아한 적이 없었다. 무언가 에두르는 듯한 표현이 답답했고 아름답게 비춰보이는 전혀 그렇지 못한 일상들에 심퉁부리듯 멀리했었는데 가족이야기였기에 그랬는지 몰라도 참 소중하게도 감싸안고 읽었던 것 같다.

연애를 하는 입장에서 봐도 소란한 보통날은 많은 것을 느끼게 해줬다. 네가 이만큼 주었으니 나도 이만큼 주겠다 하는 것도 없고 상대방을 사랑이란 이유로 가두는 것도 없다. 그저 내가 사랑하니까로 시작되고 그렇지 않게되면 조용히 상대의 마음이 가라앉을 여유까지 배려해준다. 우유부단해 보인다고 할 수 있겠지만 감정의 매듭만큼은 완벽하게 마무리 하는 모습에 마음 한곳이 찡~해졌다. 담담하게 데이트 하는 모습도 좋았고 자신의 갈길을 조용히 내다보는 것도 그런 방황이라고 보기에도 소소한 과정을 기다려주는 가족들의 모습은 보통의 가족에서는 기대할 수 없는 걸 알기에 더 부러웠는지 모른다. 막내의 정학사건도 그랬다. 이유야 어찌되었뜬 학교에서 반하는 일을 하는 아들을 감싸안을줄 아는 모습, 그것이 제자식만 귀하다고 생각하는 막무가내식 사랑이 아니였기에 책을 읽다가 나모 모르게 또 가족 구성원 하나하나의 머리를 쓰따듬어주고 싶었다.

돌아갈 곳이 있다는 것은 나이가 들 수록 큰 힘이 된다. 그것은 단순히 물질적인 형태의 '집'이 아니라서 더더욱 그렇다. 덤덤하게 나의 손을 잡아주고 이유를 묻기 보다 그저 쉴 수 있는 곳임을 느끼게 해주는 가족의 모습이 참 따뜻하게 느껴졌다. 소란한 보통날이란 타이틀은 해당 출판사에서 독자들의 의견이 적극반영되었는데 책의 내용을 제대로 알았더라면 소란한 보통날이라고는 하지 않았을 것 같다. 전혀 소란한 일이 아니었다. 소란한 날들이 보통인 것도 아니었다. 그냥 사랑하는 가족들의 모습만이 보였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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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가미
구병모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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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된지 꽤 오래되었지 싶었는데 3개월 전이다. 의외이기도 하고 그만큼 주변에서 많이 읽었다는 의미이기도 할 것 같다. 어떤 내용인지 표지만 봐서는 현실에서 조금은 동 떨어진 듯도 싶고 한편으로는 모두가 저마다의 방법으로 숨을 내쉰다는 의미를 가진건가 싶기도 하고 생각의 꼬리만 길어지다 이제서야 마치 미뤄둔 숙제하듯 참 빠른 호흡으로 읽었다.

 

곤. 해류. 강하. 세 사람의 인연은 이름에서 보여지듯 물과 인연이 깊다. 곤과 해류의 만남은 그저 휴대폰을 주으려다 강에 투신하게 된 해류를 곤이 구해주며 인연이 시작되었다. 딱히 인연의 시작이라고 하기도 뭣한 그런 인연이다. 사람의 목숨을 구한 인연이지만 이름도 모르오, 더군다나 사람인지 아닌지 조차 알 수 없는 곤과의 인연을 이어간건 해류였다. 그런 곤을 찾다보니 새로운 연이 된 사람이 강하였다. 너무나 짧은 인연이었지만 곤과의 만남인들 그 시간이 길었던 것은 아니기에 시간이 아니라 깊이로 봐야 할 것 같다. 보통의 눈으로 보자면 세 사람다 그리 평범한 삶을 사는 사람들은 아니다. 어찌보면 물고기의 아가미를 가지고 태어난 혹은 아가미가 생겨버린 곤 보다 강하와 해류의 삶이 더 고단하다. 끝이 언제일지를 모르는 그러면서도 제 몫을 제대로 살아내지 못하는 이들을 모시고 사는 이들의 미래는 톱니바퀴 물리듯 같이 사는 것도 아닌 것도 아닌 삶을 사게 된다. 그래서 인지 차가운 물속으로 들어가 숨을 크게 쉬고 나오는 곤의 모습이 독자 입장에서 볼 때는 강하나 해류보다는 속편해보 이기도 한다. 왠지 어디론가 갈곳이 여기말고 또 있을 것만 같아서다.

 

책의 마지막 장을 덮고 났을 때는 뭐그리 할 말이 많았는지 감상을 적다 지우기를 수차례 반복하다 그냥 덮었는데 며칠 지나고 나니 이젠 또 할말이 뭔가 싶기도 하다. 표지의 황금빛 비늘이 예뻐보여 읽었다는 사람들도 있는데 나는 그것이 너무 징글맞아 표지를 왜 저리 했을까 싶었는데 다 읽고 난 이후에 찬찬히 보니 역시나 징글맞다. 난 특별하게 살고 싶다해도 결국 평범하기를 원하는 사람인 까닭이다. 그래서인지 내용을 두고 많이 생각해도 결국 그 세사람의 인연이 안쓰럽지만 그닥 좋은 인연은 아니었다고 말하고 싶다. 비틀린 사랑으로 곤을 아꼈던 강하도, 그런 강하를 단 하룻밤 품었던 해류에게도 그들은 그저 맑은 물에서 스르르 제 갈길을 가버리면 그만인 물고기처럼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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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나리사의 가족 - 천천히, 느리게…핀란드에서 온 가족이 전하는 조화로운 삶
홍성환 엮음 / 시드페이퍼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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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기만 해도 좋은 사람이 있다면 참 행복한 일이다.

안나리사의 가족은 아마도 그런 사람들인 것 같다. 진중한 분위기의 교수님 스타일로 느껴지던 유리공예 아티스트 홍성환씨의 시선으로 쓰인 안나리사의 가족, 안나리사는 저자의 아내다. 핀란드에서 만나 한국으로 건너와 그들은 누구나 꿈꿔봄직한 방식으로 살아가는 그들, 책을 보고 있으면서도 부러움과 미래의 나의 가족에 대한 희망으로 벅차오름을 느꼈다.

 

안나리사의 가족은 책으로 출간되기 이전부터 K본부 인간극장이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알려진 '유명인'으로 아직 프로그램을 보진 못해서 어떤 내용을 주로 담았는지는 알지 못하지만 그때 하지 못했던 이야기들까지 담아 책으로 출간했다고 하니 나중에 기회되면 봐도 무방할 것 같다. 책에 담긴 그들 모습만 봐도 가슴이 벅차고 미래의 내 집과 가족들의 모습만 상상해도 설레이기 때문이다.

 

먼 이국에서 건너와 안나리사의 눈에 비친 한국의 모습은 남편과 시댁, 그리고 그녀가 근무했던 영어학원을 통해 보여진 것이 대부분이었을거라 생각한다. 그런 면에서 보자면 1년을 겨우 넘기고 그만두었던 학원에서 보았던 불합리함이 계속 남아있을까봐 두렵기도 하다. 두려운 이유는 그것이 잘못된 선입견이나 이면의 모습이 아니라 대다수의 직장에서 그런 일들이 일어나는 까닭인지도 모른다.

 

아이들은 옆에서 뛰어 놀고 부부는 유리공예를 하기도 하고 고물이나 자연에서 얻어온 무언가들로 새로운 것을 탄생시킨다. 매일 아침 급하게 출근해야 하는 남편, 야근과 원치않은 술자리에 지쳐들어오는 모습도 거의 없을 거란 생각에 괜한 시기와 질투도 느껴진다. 그것은 그들이 재벌집 자손이라서가 아니라 지나친 욕심과 타인의 시선에서 자유롭기 때문인줄 알기 때문이다. 어쩌면 대부분의 가정들이 안나리사의 가족처럼 삶을 즐기며 살아갈 수도 있을것이다. 하지만 도심에서 그렇게 하기란 결코 쉽지 않다. 그뿐인가. 재벌집 자제들 조차 매일 같이 회사에 출근하고 일을 한다. 이뤄놓은 부를 잃기는 커녕 더 높이 쌓기위해서. 비난하려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그들의 삶의 이유이기 때문이다. 반면 삶의 이유가 재벌도 아닌 보통사람들까지 부자가 되어야 한다는 압력을 스스로에게 주며 힘들지 않아도 되는 하루하루를 힘들게 살아간다.

 

안나리사의 가족이 우리에게 전달하는 메세지는 우리가 이렇듯 행복하게 살아요, 전원생활을 꿈꾸지만 말고 실천하세요 등의 내용이 아니란 생각을 읽고 나서 한참뒤에야 깨달았다. 안나리사 가족을 직접 만나고 왔을 때도 그들의 얼굴에서 떠나지 않던 즐거움과 미소가 내 것은 절대 없을 거라 생각했는데 지금은 알 것 같다. 마음을 고치는 것이 아니라 마음 가는대로 하는 것. 타인에게 상처나 피해를 주지 않고 내가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그가 원하는대로 내가 원하는대로 서로를 맞춰가는 것, 그게 왜 그리 어려운걸까. 욕심. 그래 욕심만큼은 좀 버려야겠다. 장마가 끝나고 새 달 7월이 되면 그들처럼 좀 시원하게 가볍고 즐겁게 그러면서도 내가 하고픈 일들을 눈치보지 않고 하나씩 해나가야지. 언젠가 나만의 가족과 일들을 책에 소소하게 담아낼 그날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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