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의 수학자 홍정하
이창숙 지음 / 궁리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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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몸이 아파 알약을 복용하는 사람이 있는데 첫째 날에 한 알을 먹고 하루가 지날 때마다 한 알씩 더 먹으면서 보름을 보내고 이후에는 하루가 지날 때마다 한 알씩 덜 먹으면서 월말까지 가면 약은 모두 몇 알아겠는가? 253쪽


위의 내용은 소설가 이창숙의 <조선의 수학자 홍정하>에 나오는 수학문제로 조선시대 수학자였던 홍정하의 이야기를 다룬 소설책이다. 소설책이라고 하니 홍정하라는 인물부터가 가상의 인물이라 여겨질 테지만 실존인물이다. 서평 제목에 '자랑스러우면서도 안타까운'이란 표현은 저자가 홍정하란 인물을 처음 알게 되었을 때 느꼈던 감정이자 이 작품을 읽으면서 독자인 나 또한 느꼈던 감정이었다. 수알못인 내가 서양의 수학자는 당장이라도 여러 명 나열하고 해당 공식도 적을 수 있으면서 조선, 우리나라의 실존했던 수학자의 이름을 책을 통해서야 처음 알게 되니 얼마나 안타까운가. 홍정하는 집안 내력부터가 남다른 수학자로 당시에는 '산학자'라는 표현을 사용했었다. 조선시대하면 떠오르는 것 중 하나가 지금은 없어진 '신분제'일 것이다. 신분제로 인해 시련을 겪어야 하는 당시의 시대적 상황은 물론 요즘 말로 베프 혹은 뜻을 같이 하는 동료를 잃은 슬픔까지 특정 인물에 대한 지나친 묘사보다 소설 그자체가 주는 감동과 서사가 돋보이는 작품이기도 하다.







 


시대적 배경을 잘 다루기도 했지만 개인적으로는 학문하는 즐거움이나 자신이 가고자 하는 길에 흔들림없이 나아가는 담대함이 더 와닿았다. 마침내 완성된 [구일집]을 보며 칭찬도 하고 조언을 해줄 수 있는 유수석이 살아 있었더라면 얼마나 좋을까 싶으면서도 구일집을 가지고 셈을 하고 풀이를 하는 장면은 나도 작품 속 인물이 되어 함께 문제를 풀어보고 싶은 충동을 느끼게 했다.  




<조선의 수학자 홍정하>를 읽기 전에는 누군가 수학을 잘한다고 하면 '정석 아무데나 펼쳐도 다 풀 수 있어?'라고 물었는데 수학자 홍정하를 읽은 지금은 다르다. '수학자 홍정하 알아? 구일집 알아?'라고 물어봐야겠다. 진정한 수잘알이라면 '홍정하', '산학자', '구일집'정도는 알아야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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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간편식 - 귀찮지만 집밥이 먹고 싶어서
이미경 지음 / 상상출판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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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밥 #가정간편식 #이미경 #면역력에좋은음식

집에 있어야 하는 시간이 늘어난 요즘 배달음식도 한 두번,
점점 집에서 해먹는 재미가 생긴다.

가족과 함께라면 무얼 해먹어도 맛있지만 기왕만드는 음식, 면역력도 높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엄마가 된지 어쨌거나 횟수로 2년차지만 아직 이유식을 하기 때문에 실제 매끼니 음식을 준비하는 것은 남편 몫이다.
남편이 요리를 잘하긴 못하는 건 아닌데 매일 먹는 집밥은 아무래도 요리책, <가정간편식>과 같은 레시피북이 필요하다.

<가정간편식>의 제목만 봐도 알 수 있듯이 저자 이미경 요리연구가는 마트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를 기본으로 너무 어렵지 않게 5가지 과정으로 만들 수 있는 진짜 간편식이다. 그렇기 때문에 계량때문에 고민할 필요도 없다. 밥숟가락 & 종이컵만 있으면 계량준비 끝.
남편에게 이 책을 보여줄 수 있는 이유도 바로 이런 간편함이 무기라면 무기다.




아무리 간단간단하더라도 재료손질만큼은 제대로 해줘야 한다. 육류나 생선류의 경우 손질만 잘해도 재료기본의 맛을 잘 살릴 수 있으니 대충대충 넘어갈 수 없다. 책을 펼치면 손질방법 외에도 냉장냉동식품의 보존 기간에 대한 설명도 나와있는데 사실 냉장고에 넣어두면 무사태평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나만은 아닐 것이다. 한번은 꼭 읽어봐야 할 부분인데 이유식을 만들때 자주 사용하는 다진고기의 경우는 냉장식품일 경우 1일!!!이니 혹 이유식을 준비하는 다른 맘들도 기억하면 좋다. 생각보다 냉장보관할 수 있는 기간이 대부분 짧기 때문에 가급적 냉장고에 넣은 재료들은 바로바로 해먹을 수 있을 양만 넣어두는 게 좋을 것 같다.







재료손질과 함께 더불어 <가정간편식>에서 요긴했던 정보는 기본양념에 관한 부분이었다. 요리책이나 방송을 보다보면 없어도 되지만 이라면서 뭔가 자꾸 넣는다. 요리를 완성하고도 뭔가 부족하거나 제맛이 안나면 꼭 그 양념이 없어서 일 것 같은 아쉬움이 드는데 <가정간편식>에 등장하는 기본양념은 그럴염려 없이 왠만하면 준비된 양념이거나 마트가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양념들만 소개되어 있어 안심이다.


 

버섯과 애호박은 여름철에 입맛돋우는 식재료중 하나다. 들깨 버섯전골은 들깨가루의 효능만 생각해도 좋지만 맛또한 고소해서 나이들수록 잘찾게 되는 식재료라 레시피를 보는 순간 빨리 해먹고 싶단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우리집 요리사는 현재 남편이기 때문에 남편이 바로 해줄 수 있는 애호박느타리버섯볶음을 자세히 보면 애호박 혹은 느타리 한 가지만 넣고 볶아도 맛있는데 국수에 고명으로 자주 활용된다. 이때 맛도 맛이지만 국수의 재료인 밀가루의 독성을 애호박이 해독한다니 일석이조다.






나이들수록 맛보다는 영양과 건강을 생각하기 쉽지만 위의 레시피는 보는 순간 '맛있겠다'란 생각이 먼저 들었다. 치즈와 닭고기, 치즈불닭먹을 때 한번씩 '닭고기와 치즈는 몸에 좋은 단백질이기 때문에 괜찮아!'라며 자기변명을 했을 것이다. 닭고기는 실제 다른 육류와 달리 근육 섬유속에 지방이 없어 소화가 잘돼 노인 및 아이들에게도 좋은 재료라고 한다. 이렇게 맛으로만 먹었던 음식들이 알고보니 몸에 좋은 이유를 설명해주고 동시에 간단하게 조리할 수 있도록 레시피까지 알려준다. 매일 매일 맛도 좋고 몸에 좋은 집밥이 그립다면 <가정간편식>을 펼펴보면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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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안일이 귀찮아서 미니멀리스트가 되기로 했다 - 할 일은 끝이 없고, 삶은 복잡할 때
에린남 지음 / 상상출판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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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멀리스트 #제로웨이스트 #집안일이귀찮아서미니멀리스트가되기로했다 #린남 

에린남의 <집안일이 귀찮아서 미니멀리스트가 되기로 했다>와 다른 미니멀리스트의 책을 비교하자면 진짜 내맘과 내상황과 유사하다는 마음이 들었다는거다. 사실 미니멀리즘을 시도해보고는 싶지만 지나치게 버리는 것 같은 기분이 들때가 많아 부러울 뿐 나와는 다른 세계를 사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하며 실천까지 이어지지 않았다. 반면 에린남의 미니멀리스트는 시작부터가 웃음이 나지만 진짜 현실적인 이유라고 생각되었다. 남편과 오붓하게 식사를 마치고 해준다는 설거지를 거절한 것도 나인데 설거지를 하면 할 수록 무언가 억울하고 분노에 휩싸이는 경험이 나도 있었다. 그나마도 아이를 낳은 이후에는 설거지도 별로 안하면서도 낮동안 혼자 구석구석 청소라도 한 날이면 마지막까지 다해보겠다는 나의 어리석은 다짐이 어찌도 원망스럽던지. 문제가 발생했으면 원인을 제거하는 것이 현명하다. 벌레가 생기면 음식물을 늘어놓지 않는 것처럼 아예 물건을 줄이면 그야말로 가장 현명한 방법이지만 막상 버리자니 이래저래 마음이 편치 않다.







저자의 경우 남편이 알고보니 미니멀리스트였긴 하지만 내 남편은 쿨하게 버리고 버린만큼 또 쿨하게 장만하는 편이라 사실 실천에 옮긴다는게 쉽지 않다. 하지만 이 책의 장점이 또 뭐냐면 불필요한 일에 감정소비를 하지 않는 감정적 미니멀리즘까지 자연스레 이어간다는 데 있다. 남편이나 가족 중 누군가 나의 물건을 계속해서 소장하길 원한다면 존중해야한다. 내 맘편하자고 무조건적으로 버린다거나 상의 없이 버리는 것은 미니멀리스트라기 보다는 그저 이기적인 사람이 될 뿐 이다. 기념일에 입었던 드레스나 선물로 받은 구두 역시 저자의 경우 선물해준 상대방에게 먼저 버려도 되는지를 묻는 과정을 결코 생략하지 않는다. 그런가하면 자리를 많이 차지하는 가구나 가전의 경우가 당장 정리하고 싶은 1순위겠지만 적어도 며칠 정도는 해당 가구와 가전을 통해 얻는 편의를 지켜봐야 한다. 잠시라도 소파에서 여유롭게 몸을 기대는 순간이 그날 피로를 푸는데 가장 효과적이라고 느낀다면 버리고나서 후회하기 보다는 소장하고 있는 가구의 활용도를 충분하게 누리는 것이 좋다.








최근 환경을 위해 당장 실천할 수 있는 것들에 대해 검색하고 정리하여 글로 쓴 적이 있는데 그때 찾아봤던 내용들을 저자는 이미 실천하고 있었다. 미니멀니스트의 시작은 물건을 안사는 것이 아니라 재활용하거나 재사용할 수 있는 물건으로 준비하고 가급적 일회용을 줄이는 것도 포함된다. 텀블러나 에코백 사용은 물론 정기적으로 교체해야하는 칫솔은 대나무나 친환경소재로 바꾸면 내 몸도 지구도 함께 건강해질 수 있다. 이부분은 나도 실천하고 있는 부분인데 과거에 비해 오픈마켓은 물론 대형마트에서도 쉽게 구할 수 있다.


물건을 비우면서 나에게 꼭 필요하거나 가치 있는 물건을 알게 된 것처럼, 삶의 많은 것을 비우다 보니 내게 남겨진 것들을 소중히 대할 수 있게 됐다.124쪽



 

미니멀니스트가 되기로 했다고 해서, 물건을 많이 비운다고 해서 바로 미니멀니즘에 익숙해지는 것은 아니다. 저자 역시 신중하게 고민 후 구매했던 시계가 너무 작아 예상했던 활용도로 사용할 수 없음을 깨닫고는 캐릭터에 대한 갈망으로 충동구매를 했음을 고백한다. 저마다 좋아하는 캐릭터가 하나 혹은 둘 이상 있을 것이다. 내겐 스누피와 도라에몽, 다양한 곰인형과 사자인형이 그 대상인데 아이를 낳은 후에는 아이에게 줄거라는 핑계로 오히려 늘어나고 있어 뜨끔했다. 비단 캐릭터 뿐 아니라 특정브랜드커피, 인플루언서가 자주 언급하는 소품들을 모아본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저자의 극복방법을 참고하면 된다. 우선 물건을 들이기 전, 생각해보자. 내게 정말 필요한 물건이라서 사는 것인지, 사진 한 번찍어서 SNS 업로드용으로 구매하려는 것인지, 나도 이런 물건즘은 가질 수 있다고 불특정 다수에게 자랑하려는 것은 아닌지 말이다. 요약하면 나를 위한 물건인가, 아니면 남을 위한 물건인가 판단해보라는 의미였다.



책을 읽다보면 나의 소비패턴은 물론 삶의 가치관까지 건드려주는 문장들이 있었다. 나를 위한 소비가 아닌 분풀이식 소비가 있었음을 알 수 있었고 특히 내게 있기에는 제대로 활용하지 못해 아까운 물건들도 많다는 것을 깨달았다. 곁에 있으면서 잘해줘야 하는 것은 사람뿐 아니라 물건도 마찬가지다. 구매할 때면 반짝였으면 그나마 다행이다. 택배상자를 열고 확인 한 후 더이상 펼쳐지지 않았던 책이며 화장품까지 이 책을 읽는 6월 내내 정말 많은 것들과 이별했다. 이별 후 아쉬운 적이 없었다는 저자의 말이 처음에는 믿기지 않았는데 사실이었다. 예전같으면 새로운 물건을 들이기 위한 비움이었지만 저자 덕분에 이번에는 달랐다. 물건과 함께 못난 내 미련도 잘 정리했기 때문에 물건을 비운 자리가 어색하거나 아쉽지 않았다. 그러니 조금이라도 비우고 싶은 마음이 드는 사람이라면 이 책과 함께 마음부터 준비해보자. 미니멀리스트로 가는 길에 이 책은 분명 든든한 지원군이라 자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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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인웨이 만들기
제임스 배런 지음, 이석호 옮김 / 프란츠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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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장을 죽 거닐며 피아노 한 대가 공정을 거쳐 형성되는 과정을 훑어보는 사람이라면 아주 기본적인 사실을 놓칠지도 모른다. 모든 스타인웨이 피아노는 같은 노동자들이, 같은 재료를 가지고 같은 방식으로 제작한다. 그럼에도 모든 스타인웨이 피아노는 저마다의 개성을 지닌 존재로 화한다. 18쪽

제임스 배런의 <스타인웨이 만들기>는 제목그대로 스타인웨이의 공정과정을 그대로 소개해주는 책이다. 아니 뭐 얼마나 대단한 녀석이길래 싶겠지만 라흐마니노프와 호로비츠가 극찬했다고 하면 더이상의 말은 필요없을 것이다. 스타인웨이피아노 중 K0862 콘서트 그랜드의 이야기로 시작은 공장의 분위기와 위치 그리고 주변환경에 대해 들려준다. 예전에 바이얼린의 제조과정을 담은 책을 읽을 때도 그랬지만 목재가 주재료가 되는 악기는 특히 나무이야기부터 흥미로운데  K0862의 구라도의 림이 될 나무는 단풍나무다. 엄청난 양의 단풍나무가 공장으로 오지만 안타깝게도 피아노로 재탄생하지 못하는 나무들도 있다고 한다. 스타인웨이의 기준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말에 괜스레 마음이 울적했다. 어쨌거나 여기서 기준을 통과하게 되면 무려 1년에 가까운 제작시일과 과정을 거치게 된다. 처음 K0862란 이름을 들었을 때 마치 악보에 붙는 쾨헬번호라고 생각했다. 물론 그것과는 무관하고 이 녀석의 이름은 이후에 862로 줄었다가 공장을 떠날 때는 No.565700, 그리고 나중에는 콘서트 모델이란 의미로 CD-60으로 변한다. 862에게 드디어 임무가 주어진 셈이다. 사실 아무리 대단하다고는 해도 이렇게 단행본으로 또 잡지에 그 과정이 기사화된다는 것이 흔한 일은 아니다. 단순하게 해당 모델의 제조과정이 궁금하다기 보다는 경쟁사가 하나둘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가는 지금 버티는 것도 아니고 항시 주목받는 스타인웨이 기업 자체에 대한 존경과 응원의 마음이 더해졌다고 생각한다. 같은 제조사의 모델이라도 누가 어떻게 몇 해에 걸쳐 몇 회의 두드림이 있었느냐에 따라 때로는 끔찍하다는 평을 듣기도 하고 때로는 제아무리 유명한 피아니스트라도 수년을 기다려야 자신의 집으로 모셔올 수 있는 피아노를 만드는 회사가 사라지지 않도록 붙잡고 싶었던 그마음을 독자인나도 들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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뽐낼 것 없는 삶 숨길 것 없는 삶 - 환경운동가 김석봉의 지리산 산촌일기 공동체 살리는 시리즈 7
김석봉 지음 / 씽크스마트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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뽐낼 것 없는 삶, 숨길 것 없는 삶

책의 제목만 봐도 한참을 페이지를 넘기지 못한 채 머뭇거리게 될 때가 있다. 김석봉 환경운동가의 지리산 산촌일기를 담은 이 책이 그러했다. 최근 제로웨이스트 운동부터 자연친화적인 삶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깊게 생각해봐서 그럴수도 있겠지만 ‘산다는 것이 참 어렵다’란 저자의 말 때문일 것이다. 근래 이 말을 가장 많이 했던 것 같다. 산다는 것이 참 어렵다. 치유하기 위해 글을 쓴다는 이들의 이야기가 잦게 들리는 요즘 저자 역시 힘들다고 느껴질 때마다 쓰기 시작한 이 책은 희망을 찾기 위해라는 목표를 가지고 쓰여졌다. 그덕에 나도 희망이라는 단어를 자주 떠올렸다. 아주 오래전 일이 되었긴 하지만 내손으로 밭이랑을 내고 깨를 털었던 적이 있다. 저자처럼 내손으로 키운 작물이라 더없이 기분이 좋기는 커녕 너무 힘들어 무조건 사먹자고 불평만 가득했었다. 지금은 만약 내 손으로 키울 여력과 여건만 된다면 감사한 마음으로 키울 것 같다. 그때도 들지 않던 농민의 땀과 정성에 감사한 마음도 함께 든다.

몸도 변변치 않은 아내는 하루에도 몇 번씩 담가둔 찹쌀 녹말빠지는 것을 확인하러 창고방을 들락거린다. 다음 장날 읍내 병원 앞 의료기기 상점에서 새 부항기를 하나장만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오늘 저녁부터는 쑥뜸 연기가 매캐하게 방을 가득 채워도 결코 창을 열지 않을 것이라 다짐을 한다. 173쪽


저자가 아내의 고생을 덜어준다고 홀로 양파를 심으며 뿌듯해하는 것보다 ‘아내가~’로 시작되는 글 하나하나에 사랑이 느껴지는 것이 읽는 내내 부러웠다. 물론 드라마 속 얽힌 사연을 다 아는 시청자입장이기에 부러움이 드는거지 막상 이야기를 읽다보면 아내는 이따금 남편이 밉기도 하다. 도심에서 사는 것과 촌에서 사는 것은 마냥 좋을 수 만은 없기에 그런 소소한 감정과 고단한 삶이 마냥 좋을 순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녀와 함께 맛난 음식을 나눠먹으며 ‘이것이 행복이구나’를 느낄 줄 저자내외이 삶이야 말로 책 제목처럼 뽐 낼 것 없을지 몰라도 숨길 것이 없어 평온한 삶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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