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드팀전 > 열나 달리는 노무현씨..YA BASTA
한미 FTA 폭주를 멈춰라
우석훈 지음 / 녹색평론사 / 2006년 8월
평점 :
품절


내가 한미 FTA 관련된 글을 읽기 시작한 건 올 봄이다.노조 사무실에 우연히 들렀다.커피랑 과자 하나 얻어먹으러...책장에 FTA관련 산별 노조 자료집이 수북히 쌓여 있었다.내가 이리 펴보고 저리 펴보고 하는 모양새를 보더니 노조간사가 "하나 들고 가셔도 되요." 라고 했다.안그래도 산발적으로 읽던 관련자료를 일목요연하게 묶어 놓아서 탐이 났던 차였다.간사의 말에 나는 냉큼 책자를 겨드랑이 사이에 끼우고 올라왔다.

산별노조의 자료집은 주로 이해영 교수나 정태인 수석들의 글이 많았다.대개 한미FTA 반대 사이트에 공식자료로 올라와 있는 논문이나 글들이었다.한미 FTA의 전반적 의미와 분야별 쟁점,정부의 통계수치 조작,정부의 무리한 FTA 추진 비판,NAFTA 의 명암,한미상호방위조약과 FTA의 관련문제...그리고 자료집 후반부에는 각종 미디어에 실린-주로 한겨레,경향- FTA 관련 사설과 시평,기획기사들 잔뜩 담겨있었다.

<한미FTA 폭주를 멈춰라>를 읽을까 말까 고민했던 것은 사실 같은 내용을 반복해서 보게 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우려때문이었다.결론적으로 말하자면 그건 기우에 지나지 않았다. FTA관련 책자들의 기조는 우선 통계수치를 중심으로 FTA의 실익이 거짓이라는 점을 밝히는데 일차목적이 있다.다음으로 협상 과정에서의 비상식성에 대한 노무현정부를 질타하는 것이 또 다른 한 축을 이룬다.<한미 FTA 폭주를 멈춰라> 역시 이 두가지 큰 틀에서 많이 벗어나지는 않는다.다른 점은 기존의 책들이 기사문체나 논문체의 딱딱한 어투에 애둘러 말하는 것에 비해 이 책의 저자 우석훈 박사는 훨씬 저자거리의 말투로 단호하게 이야기 한다는 것이다.4인가족 기준 연봉 6000이하면 희망없으니 이민 알아보라는 것,5000평 규모의 다품종 유기농 농업하는 농민 아니면 그냥 호주나 뉴질랜드가서 농사지으란 거다.(물론 이것도 쉬운일은 아니다.그러니 국민들은 사면초가에 빠진것이다.) 교사,군인,공무원은 FTA 체결되어도 당장 죽지는 않는단다.맨 마지막으로 죽는다는 거지 거기라고 안전지대는 아니다.어쨋거나 그래서 요즘 교사,공무원들이 사윗감으로 최고인가보다.어떨때 세간의 민심은 현상을 훨씬 앞질러 간다.그럼에도 실제 사람들은 FTA 문제에 별 관심이 없어보인다.자신들의 문제임에도 그다지 관심없는 사람들에게는 이렇게 좀 더 직접적으로 한미FTA가 자신들의 문제중 하나임을 콕콕 짚어서 이야기해줄 필요가 있다.이 외에도 저자는 경제시스템이나 FTA와 관련된 사안들을 쉬운 예를 들어 설명한다.

예를 들어 한미 FTA에 참여하고 있는 외교부의 전략은 축구에 비교하여 '킥 앤 러쉬 시스템'이라고 말한다.'킥 앤 러쉬' 이말을 우석훈 박사는 더 쉽게 풀어준다.'동네 뻥 축구"라는 것이다.'뻥축구'에서는 미드필드가 필요없다.수비에서 잡아서 뻥 차주면 알아서 넣으면 된다는 거니까.결국 잘하는 공격수(우리의 수출주도형 산업들)한 두개 키우고 미드필더(산업의 토대가 되는 중소기업) 들은 나몰라라 하는 전략을 우리 외교부가쓰고 있다는 것이다.결국 어떻게 되느냐?미국은 토털사커를 구사한다.우리 수비수들은 미국 공격수들에게 유린당하고 미국에서 고립된 한국공격수들은 후방에서 볼이 넘어오지 않게 되어 게임 끝난다.

노무현 정부가 추진하는 한미 FTA는 결국 한국의 경제시스템을 미국형으로 바꾸는 것이다.우리에게 서양인은 다 미국인이었던 것처럼 우리 정부의 경제시스템 결정 방향도 '서양=미국'으로 가는 듯하다.결국 우석훈 교수는 철학의 부재가 일방적인 통상독재를 가능케 한 첫번째 이유라고 말한다.정권 초기에 네델란드형이니 스웨덴 형이니 말만 많았지 결국 방향은 자진해서 미국행을 택하게 되었다.그리고 FTA 체결 이후엔 NATFA의 시련을 겪고 있는 멕시코형이 되기 딱 좋은 형국이다.

한미 FTA의 실익과 통계 조작의 문제는 이미 여기 저기서 많이 이야기 되었기 때문에 굳이 다시 언급할 필요가 없을 성 싶다.저자는 최고 수준의 투자 개방형태인 '미국 기업제소권'만은 반드시 막아야 한다고 말한다.또한 협상을 유리하게 하기 위한 방법으로 노동시장 개방도 충분히 꺼낼 수 있다고 주장한다.노동시장 개방은 혁신적인 카드이나 비현실적이다.하지만 지금 형태의 불리한 FTA를 한방에 바꿀 수 있는 영향력이 있다.노동시장 개방건을 이순신 장군의 '명량해전'에 비유하는 것도 그래서이다.문제는 미국이 노동시장을 개방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점이다.그걸 개방하면 미국이 미국이 아니다.한국은 결국 상품,투자 시장만 열어주는 꼴이 될 것이다.멕시코 인들은 국경이라도 넘는다지만 한국은 바다가 가로막고 있어서 국경을 넘기도 힘들테고..쯧쯔쯔

현 상황에서 한미 FTA에 대해 국민들이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저자는 노무현 정부의 '폭주'를 막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라고 제시한다..노무현 정부는 한미 FTA를 1년 6개월내에 체결하기로 했다.이는 국제 협약에의 절차에 비추어봐도 아주 비상식적인 일이다.대개 다자간 협상이 5년, 양자간 협상은 3년 정도가 걸린다고한다.노무현 정부는 국제적 상식도 무시하고 FTA를 추진하고 있다.협상이 체결되면 결과는 다음 대통령대에 점진적으로 나온다.노무현은 끝났으니 손 털고 외유하면 되겠지만 다음 대통령과 국민들은 노무현씨가 밀어붙인 정책의 결과 시름 시름 앓을 수 밖에 없다.협상 일정을 최대한 연기해서 다음 대통령이 협상의 단 할 줄이라도 바꿀 수 있도록 해야한다는 것이다.시간을 벌어서  FTA에 대해 신중하게 의렴을 수렴하고 더 나은 협상 조건을 제시해야 한다는 주장이다.이것도 다음 대통령이 한미FTA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한나라당이나 유사정당에서 나올 가능성이 있어서 그닥 기대하지는 않는다.하지만 무리한 협상일정을 연기함으로써 얻게 되는 것들은 분명 많을 것이다.

현재 우리가 구속받고 있는 헌법의 '87년 시스템'은 독재를 방지하는 좋은 제도였다.독재를 끊고 대통령 직선제를 위해 수많은 민중들이 만들어낸 의미있는 시스템이었다.하지만 그 헛점이 5년 임기 동안 대통령의 정책독주를 막을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그리고 그게 한미 FTA 추진 상황에서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노무현의 폭주를 국민이 막을 길이 없다.국민 투표의 부의권이 대통령에게 있기 때문이다.국민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협정 체결에 국민의 뜻이 반영될 길이 막혀 있는 것이다.지금 해야 될 일은 분야별로 다양한 테이블을 열고 국민과의 대화를 시도해야 된다.하지만 노무현 정부의 닫힌 구조는 일방적일 뿐이다.국민 투표를 통해 국민의 50% 이상이 납득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만약 그렇게 되서 설령 국민투표 결과가 한미FTA찬성쪽으로 가결된다해도 어느 정도 시간을 벌수 있고 협상단 입장에서도 협상력이 강화될 것이다.우석훈박사는 국민투표의 시점을 국회 비준동의가 끝나고 난 이후로 본다.국민투표가 아니라면 2007년 대선에 연계하는 방식도 거론된다.그러나 대선 연계는 그닥 현실적이지 않아 보인다.국내 정치가 보수우익화되어가는 경향에서 보자면 2007년 대선 후보들의 정치적 스펙트럼이 그다지 큰 차이를 보이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예를 들어 요즘 정치권의 프로포즈를 받기에 여념없는 고건씨를 보자.그가 열리우리당 후보,한나라당후보,민주당후보..어딜 나와도 다 어울린다.그런 이가 미국과 행한 협상을 다시 하자고 말하기 어렵다.나머지 대선 후보군들도 만찬가지다.

국민의 뜻을 물을 수 있는 방법은 국민투표 밖에 없다.열나 달리고 있는 노무현 대통령이 부의권을 쓸 이유가 없다.결국 국민이 대통령을 압박하는 수 밖에 없다는 결론이 나온다.87년 같은 대규모 집회라도 있었으면 좋겠지만 그럴 일은 없어보인다.국민들은 FTA 체결이 다 끝나고 5년 또는 10년 지난 후 다 죽어가야 죽는다고 나설 테니 말이다.그래도 어쩌겠나 하나 둘 꼬셔서 압박을 강화할 수 밖에. www.nofta.or.kr 에 가서 참여 먼저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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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 가족으로 선정되고 2탄이 나왔다.
누가 어떻게 하면 아이를 책 잘 읽힐 수 있냐고 물어 본 덕분에 간단히 정리를 해주기로 했다.

1. 독서법 다시 말해 책 읽는 방법에 대해 부모가 먼저 잘 알아야 한다.

내가 모르면서 자녀에게 잘 하기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다.
자녀가 처음에는 따르다가도 나중에는 내용도 모르면서 강요만 한다고 등 돌릴 수 있다.
그래서 부모가 먼저 책 읽는 법에 대해 잘 소화해야 한다.
모티머의 독서법이라는 책을 권하고 싶다. 잘 읽어두면 평생 도움 받을 수 있고
나아가 아이들 교육에도 도움이 된다.

특히 속독이 중요하다. 서서히 아이가 속독을 익힐 수 있도록 꾸준하게 가르켜야 한다.

2. 책 읽는 환경을 만들라

부모는 드라마, 스포츠 중계를 TV로 보면서 아이들에게 책보라고 하는 건 뭔가 문제다.
개인적 경험으로도 나와 아내가 같이 책보는 모습을 어려서 보여주자
아이들이 자기 방의 책을 들고 내옆에 와 눕기 시작했다.
참고로 나는 자세는 별로 좋지 않아서 자주 누워서 보았더니 아이가 그것까지 따라하게 되었다.

그 다음 스텝은 도서관 가기. 어른 책 빌리는 도서관이지만 1층의 아이 도서관을 같이 가게 되니
주변이 모두 책 읽는 사람으로 채워진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주변사람과 보조 맞추며 책 보게 된다.

단 여기서 문제는 동네를 이사하고 새로운 도서관을 갖더니 만화책 보는 비중이 확 커져버렸다.
게임과 만화는 가장 큰 책인데 요즘 나오는 만화로 학습이 강조되는게 아니라
만화 영화 보듯이 만들어 놓은 책들이 문제다. 특히 마법천자문.

서점도 매우 좋은 곳이다. 새로 나온 책을 볼 수 있고 이것저것 들추어보면서 아이의 흥미를
발견할 수 있다.
단 최근 문제는 서점에 게임기가 설치되는 경우다. 금방 아이가 게임기 앞으로 가버린다.
게임 타이틀 몇개 팔겠다고 설치해놓는 짓은 정말 바보 같은 경영이다.

3. 아이에 맞는 책을 잘 골라주라

혹시 로렌 리디, 안노 마쓰마사를 아십니까?
아이가 초등학교 들어갈 때가 되었는데도 이들을 모르시면 곤란합니다.
책 하나 하나가 보물같은 작가들이기 때문이다.

나도 아이책 고르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여러 사람들의 도움을 받는다.
친구들, 동네 아저씨 아줌마, 선생님 하는 친지.
알라딘의 블로그 운영하시는 훌륭한 분들도 많은 도움이 된다.
리뷰가 왕창 올라와 있는 강아지똥 같은 책은 쉽게 선택될 수 있다.

참고로 대치동의 사교육이 왜 발달했냐를 따져보면 자녀의 학습매니저를 수행하는
어머니들의 존재가 결정적이었다.
스스로 대학 공부를 해보았고 자녀에 대해서 열의를 가진 이들 어머니들이
학원들을 돌면서 강사를 평가하고 각각의 자녀의 매니지먼트에 나섰다.

학습이론과 관련해서 모두에게 좋은 방법은 일부 밖에 없다.
우등생을 키우는 학습방법이 꼭 중간 수준의 아이에게 맞으라는 법은 없기 때문이다.
독서에서도 마찬가지로 개개인의 특성에 맞는 학습 매니저는 부모가 되는 것이 정답이다

4. 처음에는 자녀에게 직접 책을 읽어주라

푸름이 아빠에게 여러모로 감사한다.
가르침의 요지는 초등학교 가기전에 많은 지능이 결정된다는 것이다.
그 중 상당수는 독서에 의해 형성되는데 이 때 아이가 책 들고 오는 것을
절대로 돌려보내서는 안된다고 한다.
똑 같은 책을 또 읽어줘 또 읽어줘라고 하면 나는 바쁜데 다음에 하자라고 대답하기 일수다.
이때 꾹 참고 읽어주라. 지겨워도 할 수 없다.
이때를 놓치면 머리가 덜 발달되니 나중에 후회해도 소용이 없다.
나도 아이들 키우면서 이 부분에서 제일 힘들었지만 되돌아보면 맞는 이론인 것 같다.

5. 스스로 책읽는 아이로 키우려면

부모의 강제적 권유는 금방 한계에 닥친다.
욕심 내다가 흥미를 잃어버린다면 그건 정말 아주 망치는 것이다.
맛 뵈기를 해가면서 아이에게 독서가 즐겁고 유익하다는 것을 꾸준히 설득해내라.
유태인이 과자로 만든 알파벳을 먹여서 공부가 맛있다는 것을 가르친다고 하는데
시사점이 많은 이야기다.
아이가 모든 분야를 다 흥미를 가지지는 않을 것이지만 그 중에서도 몇가지는 확실히
흥미를 보일 수 있다.
우리나라 학교 교육은 평등을 지향한다. 과학을 좀 잘해도 학교에서 배우는 것은
초교 3학년이 되어야 한다. 이런 공백을 자율적 독서 중심의 학습법이 메워줄 수 있다.
과학의 경우 특히 실험이 중요하기 때문에 독서와 실험이 서로 물려들어가며
발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면 좋을 것이다.
그러다보면 아이에게 갑자기 고교 졸업후 한번도 써먹지 않은 과학지식에 대한 질문을
받는 영광스러운 날도 올 수 있다.
그 때 잘 못 대답하면 아버지는 아는게 없어라고 핀잔들을 수 있으니 조심하기를.

잡다한 보충설명으로는 안경 씌우지 않으려면 독서 환경을 잘 갖추어야 한다.
책상, 독서등, 조명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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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매지 2006-09-23 19: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난 번에 교보문고에 갔는데 어떤 엄마는 애한테 "여기 책 엄청 많지~ 니가 암만 열심히 읽어도 여기 있는 책 다 못 읽어~"라고 하더군요. 열심히 읽으라는건지 그러니까 읽지 말라는건지 원. 애가 질려버리겠다 싶었어요.
 
베니스의 상인 - [할인행사]
마이클 레드포드 감독, 제레미 아이언스 외 출연 / 아인스엠앤엠(구 태원) / 2007년 5월
평점 :
품절


처음 영화보기 전에 가진 기대.

1. 셰익스피어의 문장을 어떻게 표현했을까 궁금
2. 알파치노가 연기하는 악역 샤일록은 어떨까. devil's advocat 만 할까
3. 베니스의 풍광은 어떻게 나타날까

영화 다 보고 나니
1번은 어째 어정쩡하게 개작된 것 같아 잘 모르겠다
2번은 샤일록이 유태인 세계 전체를 대변하려고 나서는 것 같은 느낌이 많이 들었다.
주변과 같이 어울리지도 못하는 슬픈 모습인데 배우의 무게 보다는 낮았다.
3번 일부 충족되었으나 그렇게 만족스럽지는 못했다. 기대가 너무 컸나?

종합 평점은 별 세개.

처음 출발은 친구를 위해 위험에 놓인 자산을 바탕으로 빚을 내는 것이다.
배가 실고 올 화물이 있으니 이 정도는 빌려도 된다 단 대여조건이 목숨을 거는 것이 된다.

여기서의 교훈은 절대로 빚을 내서 무엇을 하려고 하면 안된다가 된다.
남을 도와준다. 그런 바보짓이 있나? 자기 처신도 못하는 친구가 빌린 돈 가지고
부잣집 상속녀 잘 꼬셔서 다시 갚겠다고 하는 일종의 사기극에 돈을 대준다.
이건 절대로 따라하면 안 될 일이다.
현대판으로 고치자면 주인공 베사니오가 배와 노꾼을 빌려가는 것은
고급 외제차 리스해서 타는 것이고 겉 모습 잘 꾸미는 것은 명품족이 되는 것이다.

이런 친구한테 돈 빌려주고 싶습니까?
더구나 목숨 걸고.
셰익스피어 인 러브라는 영화를 보면 몰락한 귀족이 신흥 상인의 딸을 맞는데
목적은 막대한 지참금이라는 내용이 나온다.
아마 여주인공의 경우도 구혼자들의 면면은 그런 특성을 가졌을 것 같다.
여자들의 신데렐라 스토리 만큼이나 남자들의 온달 스토리가 되는 것이다.

샤일록이 아니더라도 현대판 몸팔아서 빚 갚아라 하는 이야기는 현실이 되어가고 있다.
도박묵시록 카이지에 잘 나오는데 그런 이야기가 요즘에는 한국에서도 나타난다.
강원랜드, 바다이야기 등.

결과적으로 보면 유태인이 왜 법조계에 많이 진출할 수 밖에 없는지 이유가 자명하게 나온다.
살점을 떼네면서 피를 보지말라는 것은 어쩌면 과도한 문구의 해석인지 모른다.
저울을 놓고 더도 덜도 떼어가면 안된다고 윽박지르는 것 또한 지나친 감정의 싸움이다.
말장난 같은 논쟁에 의해 채무는 물론 전재산을 잃게 되는 샤일록의 슬픈 운명을 보면서
계약서가 왜 그렇게 복잡하게 될 수 밖에 없는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변호사들이 자기 밥벌이를 어떻게 하는지 알게 된다.

영화가 전반적으로 주는 시사점은 무엇일까?
약속의 무게다.
법은 모두가 지켜야 할 약속이다.
특히 상인 공동체로 타국과의 무역을 하는 베니스로서는 법의 중요성은 매우 높다.

채무도 약속이다.
돈을 빌려가며 곧 갚을께 말하고 제대로 못 갚으면 친구를 죽음으로 몰수도 있다.

결혼도 약속이다.
사랑해 절대로 우리 사랑의 증표를 놓치지 않을께라고 말했지만
주변 환경 덕분에 그 반지를 남에게 주고 부인에게 혼이 난다.

이 모든 약속들이 셰익스피어가 보기에는 사실은 불안정한 것이다.
실 없는 사람이 되지 않으려면 되도록 약속을 덜 하도록 하는게 현명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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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08-02-09 16: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약속의 무게가 강할수록 위반의 강도도 심해지겠군요.
그런점에서 법은 최소한의 권력만 행사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 영화를 아직 못 봤는데 봐야겠다 싶어요.

사마천 2008-02-10 00: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주 아주 재미있지는 않더라고요. 알파치노는 열심히 연기하고 베니스의 풍광은 아름답기는 하던데... 그래서 별은 셋으로.. ^^;
 
소프트웨어 프로젝트 생존 전략
스티브 맥코넬 지음, 김덕규.류미경.이종철 옮김 / 인사이트 / 2003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일은 건축에 비유된다.
고객의 요구에 따라 각기 개별적인 산출물을 만드는데
각기 다른 특성을 가진 여러 사람의 노력이 합쳐져야 하는 프로젝트를 통해 이루어진다.

건축은 이미 수천년전부터 좋은 성과물을 만들어내었다.
이집트의 피라미드가 그런 예로서 방향,높이의 정확도 등에서 지금도 감탄을 자아낸다.

그럼 소프트웨어는 어떻게 비교가 될까?
건축이 실물을 가지고 작업을 해서 겉으로 결과물이 점점 겉으로 보이도록 만들어진다.
반면 소프트웨어는 주로 사람의 힘으로 개발되는데
개개인의 역량차이가 크기 때문에 예측하기 어렵고 결과물을 다 완성되기 전에 보기가 쉽지 않다.

만들어지는 건축물을 중간에 부수고 다시 만들라고 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하지만 소프트웨어에서는 개발과정의 난이도에 대한 이해가 고객과 개발자가 서로 다르기 때문에
의견차이가 크게 나고 종종 아예 부수어 버리는 경우도 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은 무엇이 좋을까?

모든 대상을 관리할 수 있도록 가시화시키고 절차를 만들어내는 것이 중요하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일을 다른 사람이 알 수 있도록 외형적으로 보이게 만드는 일이
프로토타이핑을 비롯해 각종 산출물의 요구가 된다.
이를 일정한 전문성이나 권한을 가진 사람들의 검토 및 의견청취를 통해
처리하면서 효율과 품질을 높이게 된다.

건축 분야가 기사, 기술사, 현장소장 등 일련의 전문가들의 리뷰를 거치게 하는 것도
유사한 형태다.

이런 고민들을 서로 다른 산업들이 어떤 방식으로 풀어나갔는지 비교해보는 것도 재미가 있다.

이 대목에서 한국에서 과연 소프트웨어 공학의 발전 수준은 어떠한 것인가 곰곰히 생각해보았다.
내 개인 경험으로 놓고 보면 매우 질이 낮다는 것이 일감이다.
제 값으로 해외로 수출한 소프트웨어가 게임 밖에 없다는 것이 하나의 이유다.

소프트웨어의 질이 낮은 가장 큰 이유는 기업이 지적 자산을 축적하지 않는 것이다.

이는 인재 특히 분야별 전문가 양성에 소홀한 것과 경험을 정리하고 반성을 더 해서
다음 번에 더 잘 할 수 있는 기반을 닦는데 소홀한 점으로 정리해볼 수 있다.
소프트웨어의 질을 측정하는 수단 중 하나가 DB 모델러의 수준, 고객의 프로세스를 얼마나
유연하게, 유지보수 용이하게 반영하는 역량, 다양한 조건에서의 테스트 실행 등으로 본다.

그런데 한국 사회는 이들 분야에서 전문가를 양성하지 않는다.
적어도 프로페셔날이라는 이름을 쓰기 위해 사람은 여러 단계를 거쳐 올라가게 된다.
그 과정이 어떠해야 하는지에 대해 충분히 고민하지 않는 것이 한국의 주요 SW 기업들의 현실이다.

이 문제는 한국의 소프트웨어 산업이 국제화되어 발전할 수 있는지 아닌지를 판가름 할 것이다.
어떤 상황을 정확히 이해하고 있다는 것은 개념을 상대에게 전달할 수 있는지
방법을 제시하여 타인을 지도할 수 있는지로 측정가능하다.

우선 내 상품을 해외로 수출할 수 있는가를 보아야 하고
언어를 바꾸어 중국이나 인도인을 끌고 일을 시키려 한다면 지금 방법으로 가능한가?
아니라고 하면 개발단가를 지속적으로 낮추는 이들 국가의 산업 성장에 의해 밀려나갈 수 밖에 없다.
세계화되어 가는 세상에서 한국가 자체로 운영하는 산업은 발전가능성이 부족할 따름이다.

이런 가지 문제를 놓고 고민을 깊이해야하는게 냉엄한 현실이지만
구매원가 절감을 통해 소프트웨어 하청업체의 기반을 죽이고 다시 이는 비용절감으로
인력에 투자하지 않게 되는 악순환을 만들어내는게 대기업과 정부의 정보산업 정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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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lshulla 2006-09-22 15: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의 리뷰를 잘 읽었습니다.
오래전 "자신의 실패로 부터 교훈을 얻는 사람은 영리한 사람이고, 타인의 실패로 부터 배우는 사람은 현명한 사람이다" 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S/W 프로젝트에 몇년째 몸담고 있으나, 프로젝트 끝낼 때(혹은 정리당할 때) 나나 타인에게 도움이 될 만한 Lessons Learned를 제대로 정리해본 적이 없습니다. 대기업이나 정부가 할 일도 있지만,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개인들도 기본의 기본을 지키려는 노력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도 반성하고 있습니다...^^;;

사마천 2006-09-22 19: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나 하나 노력이 합쳐져서 결국 그 산업, 사회의 수준이 올라가리라 생각됩니다.
 
Professional 소프트웨어 개발
스티브 맥코넬 지음, 윤준호 외 옮김 / 인사이트 / 2003년 10월
평점 :
절판


초밥에 대해서 이야기해보자.
요리학원에서 만드는 원리를 가르치는 선생님도 있고
일식집에서 직접 초밥을 만들어 우리에게 서비스하는 요리사가 있다.
두 사람의 역량과 중요도는 어떻게 다를까?
선생님은 원리를 통해 이론적 기초를 확립하려고 노력한다.
반면 현장의 요리사는 만들면서 쌓인 경험 중심의 노하우를 통해 우리에게 맛을 제공한다.
과연 둘 중에서 누가 더 중요하다고 이야기 할 수 있을까? 쉽게 답하기는 어렵지만
나는 요리사쪽이라고 주장하고 싶다.

SW에 있어서도 컴퓨터 과학이 선생님 역할을 한다면 소프트웨어 공학은 요리사 역할이다.
학문을 놓고 보면 크게 이론이 중요한 분야가 있고 실용이 중요하게 여겨지는 분야가 있다.
특히 소프트웨어 개발은 이론 보다 실용이 훨씬 중요한 대표적인 분야다.
MIT의 컴퓨터 공학과 교수 이름을 여럿 외우고 다니는 사람은 드물어도
학문적으로 보면 대학 중퇴생에 불과한 MS의 빌게이츠의 이름을 모르는 경우는 별로 없다는
것이 좋은 증거가 된다.

소프트웨어가 세상에서 할 수 있는 일은 매우 많다.
인간을 멀리 달나라로 보내는 것에서부터 원자력발전소의 제어, 전투기에 탑재되어
정확히 상대에게 미사일을 날리는 것 등 다양하게 쓰인다.

그런데 이들을 만드는 방법에 있어서는 놀라울 정도로 많은 기법이 존재한다.
프로그래머 각자의 개성도 강하고 완성품이 원하는 목표가 다르기 때문에
소위 품질에 대해서 표준이라는 합의점을 찾기가 쉽지 않다.

먼저 달나라로 보내는 이야기를 하자면 엄청난 돈이 들었고 사람의 목숨이 걸려있기 때문에
안전한 시스템을 만들려고 노력했다. 여러대의 컴퓨터를 탑재하고 이들이 합의하는 과정을
만든 것은 분명 예술이다. 하지만 한번 완성된 이 시스템을 가지고 수십년이 지난 다음에도
거의 비슷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쓰였다는 것은 뭔가 고루한 냄새가 난다.
이렇게 안정성이 강조되는 분야는 주로 목숨과 관련된 의료, 항공 등등이다.

반면 PC용 소프트웨어 분야에서는 여러 차례 커다란 바람이 불었고 이를 통해 만들어지는 파도를
잘 탄 사람은 큰 성공을 거둘 수 있었다.
이 분야에서는 속도가 매우 중요시 된다. 새로운 기능에 개념적으로 잡고
세상에 광고를 하면서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솜씨가 중요시되는데 이 때는 말 잘하는 역량이 아마
훨씬 더 중요시된다.
아마 빌 게이츠, 스티브 잡스가 80년대의 영웅이었다면 최근 구글의 두 창립자는 2000년대의 영웅이다.

빌 게이츠의 명작, MS 워드의 초기 버전이 15만 라인 정도의 분량이라면
최근 버전은 수백만 라인이라고 한다. 이는 초기 프로토타입은 몇몇의 천재성 프로그래머의 헌신으로
가능하기에 소위 차고에서 만들어지는 것도 가능하지만 한번 제품이 출시되어
경쟁 단계로 들어서면 기업적 관리체제로 전환되어야만 지속발전이 가능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이를 놓고 저자는 골드러시와 그 이후라는 표현을 통해 우리들에게 이해를 시켜준다.

이렇게 몇몇 분야만 살펴보아도 소프트웨어 개발은 같은 방식이 될 수 없을 것이다.
품질과 비용, 기회의 중요성 등의 관계에서 사람들은 선택을 해야 하는데
그 비중에 따라 우리가 취할 방법도 다양할 수 밖에 없다.

하나의 기업에 SI라고 해서 system integration을 하는 사업부가 있고
SM이라고 해서 system maintenance를 하는 사업이 있고 더 해서
대외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패키지를 만드는 사업이 있다면 이들이
가져야 할 방법론은 다 다르게 되는 것이 맞다.
어설프게 하나의 방법으로 묶는다는 것은 별로 효율적이지 못한 결과를 가져오기 십상이다.

더 해서 방법이 가져다주는 효과가 무엇인지, 공학이라는 이름으로 소프트웨어 개발을 접근할 때의
효과는 또 무엇인지를 따져볼 필요가 있다.
공학기사가 물리 공식을 직접 만들지 않아도 집을 안전하게 지을 수 있듯이
다양한 기초 도구를 활용해서 생산성을 높이는 것이 공학의 큰 목적이다.

저자의 글들을 살펴보면 다양한 측면에서 고민과 해결책을 담았다는 것을 이해할 수 있다.
문제의 제기, 해결책의 모색, 좋은 방법의 제시까지 다양한 내용이 여러 꼭지로 전개된다.

개발자, 관리자, 경영자를 거치며 만들어진 탄탄한 경험에 기초한 문제의식과
꾸준한 해결의지가 함께 묶여 있기에 소프트웨어 불모지인 한국에서 보다 나은 내일을 모색하는
많은 이들에게 큰 도움이 될 책이라고 추천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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