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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 워칭 - 미래를 읽는 9가지 기술
김경훈 지음 / 한국트렌드연구소 / 2005년 6월
평점 :
품절
한국인 트렌드라는 히트작을 낸 저자가 자신이 어떻게 트렌드를 찾아내는지에 대해
친절히 서술한 책이다.
아주 재미있지도 아주 딱딱하지도 않지만 읽으면 꽤 유용한 실마리를 주는 책이다.
IMF 이후로 우리는 변해야한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게 된다. 혁신이라는 단어는 기업의
일상적 구호가 되었고 이제 개인에게도 자기혁신이라는 이름으로 압박을 준다.
바꾸라고 하는데 도대체 무엇을 바꾸어야 할까? 왜 바꾸어야 할까 묻게 된다.
답은 내가 바뀌지 않아도 세상이 바뀐다는 사실에 있다.
인구가 변하고 취향이 변하고 국제정세가 끊임 없이 변해간다.
그래 나도 변한다는 사실에 동의하자 그런데 어쩌란 말인가 하고 되물을 수 있다.
이 질문에 대한 답 또한 변화의 흐름을 남보다 더 빨리 인지하고 더 정확하게 대응하라는 것이 된다.
그 기초가 되는 것이 바로 트렌드를 알아보는 워칭이 된다.
먼저 저자는 트렌드를 최소한 5년 이상 지속되고 여러 곳에서 발생하며 분명한 원인을 가지는
흐름이라고 정의한다.
잠시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fad가 아니고 먼 미래를 내다보는 미래학도 아니라고 한다.
Fad는 일종의 흥미 있는 현상들이지만 제대로 트렌드를 읽는데 방해가 되는 노이즈가 된다.
미래학은 투자하는 시간보다 효과가 적다고 한다. 여기서 잠시 저자의 의견에 반론을 하자면
리프킨이나 드러커를 상대적으로 트렌드 리더들보다 낮게 보는 것 같은데 무리한 주장이 아닌가 생각한다.
저자의 트렌드 읽기 요령은 완전히 이론의 체계를 갖추고 있지는 않지만 꽤 폭이 넓고 논리를 갖추고 있다.
그 중에 하나를 소개하자면 이렇다.
평면이 아니라 입체를 보라고 하면서 아프리카의 원주민들이 조감도의 개념이 없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를 사회에 응용해보면 평면은 우리와 비슷한 부류의 사람들과의 교류다. 반면 입체는 나와 다른 사람, 특히 사회적 지위가 다른 사람과의 교류가 된다. 사회도 계층이 되어 있기 때문에 위에서 보면 아래가 내려다 보인다. 반대는 잘 안된다. 그래서 입체적 사고를 하려면 높은 사람들의 시선을 빌려야 한다.
그럼 한국이 겪게 될 트렌드는 무엇이 있을까? 인구적으로 보면 노령화, 저출산인데 이는 새롭게 뜨는 실버산업의 모습을 예상하게 한다. 하지만 많은 실버타운들이 망해나가는 것을 보면 트렌드 읽기가 그렇게 만만한 작업이 아니라는 걸 알게 한다. 한단계 넘어서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이 은퇴자금으로 동남아에서 귀족처럼 살기다. 가까운 일본이 이미 이런 트렌드가 활발하게 일어나고 이는 집값 하락으로도 이어져간다.
한국 간호사들이 대거 미국으로 이민 시도하는 것도 트렌드가 될 수 있다. 부실한 교육환경이 자녀를 잘 키우겠다는 부모의 희망과 합쳐져서 해외로 발걸음을 하게 된다. 결과는 당연히 의료사고의 급증이 된다. 알게 모르게 병원에서 사고가 날 것이고 원인을 쉬쉬하면서 감추다 보니 소송도 늘어날 것이다. 입장을 바꾸면 다시 필리핀 등이나 중국 조선족들을 간호사로 이민 받을 수 밖에 없는 처지가 될 수도 있다.
이 현상 또한 이미 일본이나 독일에서 발생했던 것이다.
그래서 나는 주변사람들에게 시차를 읽어 내기를 권하고 싶다. 선진국, 우리, 후진국 과의 관계를 통해서 읽어나가면 또 다른 묘미가 있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는 여행이 중요하다. 낯선 곳에서 상대를 보는 것이 아니라 자기를 보라 그러면 진정 자기 자신이 무엇이었는지가 보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