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혐오자살
조영주 지음 / CABINET(캐비넷) / 2020년 9월
평점 :
품절

사실을 말하자면 이 책의 저자 조영주 작가님은 초기작 쓰실때부터 블로그로나마 이웃이고, 그분께 이쁜 컵을 받은적도 심지어 서로 책 교환도 해 본적도 있다. 얼굴 뵙고 인사 한 적은 없지만 나름 그래도 이웃이고 블로그가 열리고 닫히기를 반복하고 간혹은 내 심리를 건들건들 건드리는 이야기는 싫어서 외면한 적도 있고, 작가님 글에 덧글을 단 적도 있지만 요즘은 눈팅만 주로 해 오는 불량이웃기도 하다.
더 솔직히 말하자면 작가님의 <홈즈가 보낸 편지>가 생각보다 내 스타일이 아닌 듯한 느낌이 들어서 작가님의 신간이 나오면
사기도 하지만 직접 손에 바로 들지는 않았다. 나랑 안 맞아. 막 이런 생각을 하면서....... (헐~ 작가님 보시면 안되는데..ㅡ.ㅡ^)
그래서 어쩌면 이 책에 대해서도 그리 큰 기대를 안 품었던 것 같다. 심지어 책을 펼쳐 몇 페이지를 읽는 동안까지도..

초반 사건발생 이야기부터 이 쪽으로 저쪽으로 정신없이 옮겨다니는 시간을 헷갈려하며 아니려나? 이러면서 읽기 시작했는데... 대박이다.
이 책에 빠지면 큰일난다. 초반지나면서 이야기 훅훅 지나가면 감당이 안돼서 잠을 잘 수 없다.
왜? 궁금하니까..... 그러고 준혁의 삶과 준혁이 어떤 사람인지에 대한 호기심, 범인은 과연 누구인가? 그리고 나영은 진실에 다가갈 것인가, 게다가 명지는..... 정말 못된 여자일까? 기타 등등 온갖 궁금증과 더불어, 도대체 왜 준혁에게 이런 이상하고도 괴이한 일들이 닥치는가 라는 의문을 품을 수 밖에 없다.
일단 자살이라고 결론나지만 자살일 수 없는 사건 이야기들이 이어 지지만 그들은 자살을 한 것인가, 자살 당한 것인가? 라는 의문부호를 찍게 된다. 그리고 그 점들을 준혁의 사건과 한 점 한 점 연결되어 따라가다보면 결코 묵과 할 수 없는 많은 사회문제가 이 전체의 이야기를 덮친다.
아... 순간 나는 이 책을 다 읽고 덮으면서 작가님이 주는 깊고 아픈 메세지에 멍했다는 사실.
그러고보니, 나도 혐오를 담고 있는 인간이었구나 하는 성찰에서 부터, 그들의 삶을 좀 더 생각하게 되는 복잡한 마음까지....
이야기를 좇아 가는 과정이 궁금했고, 준혁의 삶이 궁금했고, 모든 주위가 왜 그런지 궁금했다.
그저 왜? 왜? 라는 질문을 던 질 수 밖에 없는 이야기들의 연속이었다.

오롯이 녹아있는 일상의 이야기가 이렇게 깊은 고뇌와 상처를 줄 수 있는 것인가?
심지어 이런 미스터리를 줄 수 있는 것인가?
준혁은 초반 내 눈에는 찌질했다. 아니, 마지막 그 순간까지도 찌질해 보였다. 여자친구에게 찌질하게 복수나 하는 놈으로 명품에 눈이 멀어 허세만 가득한 놈으로.... 그렇게 찌질하고 허세가득한 보잘것 없는 놈으로 생각했다.
그런데 책을 손에 놓는 순간, 참 준혁이 만큼 아픔이 많은 사람도 없구나 싶어서 마음이 찌릿해지는 이기분은 뭘까나.
게다가 모두가 자신을 정신병자 취급하고 심지어 모든이들이 자신을 공격해 오는 그런 상황에서 얼마나 숨막혔을까 생각하니 측은해지기까지 하는 마음이 들기까지 했다. 하지만, 결국 나도 대중안에 있었다면 그들과 같은 눈으로 준혁을 바라보지 않았을까? 그렇게 생각하게 되니 더 준혁에 대한 마음이 아파진다.
이 책 한권에 우리의 뿌리깊은 혐오와 생각지도 못한 치부, 그리고 모든 이를 범인으로 보게 되는 스릴러적 호기심까지 엄청나게 많은 이야기가 담겨있다. 아니, 작가님 진짜 이러기 있어요? 진짜 이렇게 글 쓰기 있어요?
아놔 나 이번책으로 진짜 조영주 작가님 찐 팬, 찐 이웃. 혼자 막 이래.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