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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생은 싫어요!
카린 마즐루미앙 지음, 윤미연 옮김 / 국민출판사 / 2005년 10월
평점 :

워우~ 나는 이 책을 내가 샀는지도 몰랐다. 솔직히 말하면 어디선가 이벤으로 받았다고 생각했다. 그러고 나서 그냥 까먹고(?) 살아서 리뷰를 깜빡한 그런 동화쯤으로 생각했다. 그런데, 헐~ 이 책을 몇년전에 내가 구입했던 거네. 나는 당최..... 내가 산 건지 안 산건지도 헷갈리다니.... 이벤트 책인지, 내가 직접 구입한 책인지 정도는 구분하는 기억력이었는데 이제 책 구입의 한계에 도달하다 보니 그 마져도 헷갈리나 보다. 뭐, 어쨌거나 이 책은 제목만 봐도 혹여 내가 샀다하더라도 왜 샀는지 알만한 동화책이다.
보통은 아이 터울이 크다면 첫째가 둘째에 대해서 그렇게 미워하거나 괴롭히지 않는다고 하는데, 우리 첫째는 분명 동생을 미워하거나 괴롭히진 않는다. 하지만, 분명 동생때문에 자신의 사랑이 빼앗겼다는 생각이 있고, 동생보다는 자신을 더 보살펴 주기를 바란다. 그게 나이가 많든 적든, 나이차가 많이나든, 적게나든 상관이 없다는 거다. 아이의 마음이라는 게 결국 상처 받을 만한 곳에선 받게 된다는 사실. 그렇다고 함께 살아가는 동생이 없어지는 걸 바라는 건 아니고......
지금 우리 둘째는 누나를 너무 사랑한다며 잠 잘때마다 누나옆에 자고 싶다고 징징대며 운다. 어찌보면 정말 누나를 사랑해서 그런거 같고, 또 어찌 보면 엄마가 자신과 누나를 사이에 두고 가운데 자기보다 자기 스르로 양쪽에 엄마와 누나를 차지하고픈 욕심이 있는 욕심쟁이 녀석이 아닌가 싶다. 엄마랑 누나랑 조곤조곤 학교생활에 대해 얘기하면 싫어라 하고, 엄마가 누나가 등 가렵다고해서 잠 들때 까지만 등 긁어 준다고 해도 그게 싫다고 자기가 누나 옆에 자겠다고 한다. 이런 모습을 볼때마다 남매사이가 좋은건지 아니면 서로에 대한 질투인 건지 헷갈릴 때가 많다. 암튼 이런저런 이유로 첫째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이해해 보고자 이 책을 내가 구입했던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은 든다.

근데 뭐랄까... 나는 이 동화책을 읽는동안 뭔가 마음이 불편해졌다. 아이가 자신의 마음을 꽤 잘 표현하고 동생에 대한 반감을 가지는 것 까진 어느정도 이해가 가면서 아이의 시각으로 보여지는데, 중간즈음에 가서 아이가 동생으로 인해 마음을 아예 닫아버린다. 정말 그런걸까? 실제로 그런걸까? 사실 이 부분이 공감이 안가서 좀 불편했던 것 같기도 하다. 그런데, 또 지금 이 리뷰를 쓰면서 생각하는 건 우리아이도 자기 마음의 아픔에 대한 표현이 서툴러 힘들어 할때가 많았는데 혹시 동생이 생기고 나서의 영향은 아닌지 약간 궁금해지면서 이 책이 그런면에선 꽤 사실적인가? 극단적인 표현인 것만은 아닌가? 라는 의문이 들기도 한다. 분명 읽을때는 그 부분이 불편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그게 현실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드는 기분.
솔직히 나는 동생이 있는 상황이 아니고 내가 막내다 보니 이런 기분을 잘 모르겠다. 그리고, 대가족 특히나 형제 자매가 많은 집안에서 자라다 보니 이런 기분에 대해서는 전혀 공감도 하지 못하고 감을 잡지 못한게 사실이다. 단지, 우리 아이를 위해서 읽어 본 건데, 읽을때는 그래서 그런지 공감이 안 가더니 리뷰를 끄적이면서는 어쩌면 이 큰아이의 아픔이 우리 큰 아이의 아픔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거참....

그래도 그나마 좀 위로가 되는건 우리 아이가 동생을 무지 아껴준다는 것. 그리고 대놓고 그런다.
동생이 저렇게 누나 사랑한다고 표현하면, 자기도 동생을 사랑하지만 저렇게 고백하는 건 징그럽댄다. ㅋㅋㅋㅋ 근데도 우리 꼬꼬마 녀석은 막무가내로 누나에게 고백하고 들이댄다. "누나 사랑한단 말이야.", "나도 너 좋치만 그렇게 고백하고 누나 옆에서 자겠다고 하는 건 싫어!"
아직 꼬맹이들이라 가능한 이야기가 아닌가 싶다. 좀 더 자라면 이 녀석들 서로 말도 잘 안 섞는 나매가 될까 겁나네.
동화책 속의 형제들은 또다른 동생이 태어날 기미를 보이자 동맹을 맺는 분위기던데...... 그것이 형제애 인거냐?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