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자, 이야기를 품다
장미숙 지음 / 지식과감성#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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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이제는 꿈이 되어버린, 아주 먼(?) 옛날.  글이라는 걸 끄적거려 볼 심산이 떠올랐을 때 맨 처음 제목으로 떠올랐던게 "의자"였다.  그런던 터라 이 책의 제목을 접했을 때 '아, 나 처럼 생각하는 사람들이 참 많구나.'  하고 생각했더랬다.  그래서 어쩌면 나는 이 책이 궁금했는지 모른다.  내가 쓰고자 했었던 "의자"와 이 책의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의자"에 대해.

근데 내가 간과했었던 건 저자의 글은 수필이라는 거였다.  내가 원했던 바는 수필은 아니었으니 어쩌면 결이 다른 이야기가 나올 수 밖에 없는데도 불구하고 왠지 "의자"라는 그 자체만으로도 그냥 무조건 정이 갔던 것 같다.

참 많은 이야기를 품고 있는 책이구나 싶었다.  그녀의 이야기들이 그렇기도 했지만 글 속에 스며든 것들 모든것이 허투루 된 것이 아님을 새삼 실감했다고 해야하나?  그래서 많은 이야기속에서 삶을 되짚기도 하고 깊이 생각도 하게 되고 책장은 금방 넘겨지는 듯 하지만 생각의 깊이는 그만큼 또 더 해봐야 했던 그런 수필이었다.

그렇치만 뭣보다 역시 가장 애착이 가는 건 "의자" 일 수 밖에 없었다.

그로 인해 이 책을 접하게 된 계기가 됐으니 더 그랬겠지만 그녀가 말하는 의자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개인적으론 내 삶도 그닥 녹록치 않았다고 생각했는데, 지지리 가난하고 궁상맞다고 생각했는데 오히려 나는 그래도 그럭저럭 그녀가 원하는 의자에 앉아있었음을 고백해야 겠다.  그녀가 그토록 바라던 사무실의 의자속에서 나는 커피를 마시고 음료를 마시고, 비록 현장사람들에게 군림까지는 아닐지라도 뭔가 지시를 할 때도 있었고,  그 따뜻함 속에서 시간을 보낼 수 있었기에 마치 내가 그 반대급부에 들어서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아, 누군가는 내 삶을 또 부러워 할 수도 있는거구나.  내 삶이 그리 또 괜찮은 건 아니었는데 누군가 바라는 그 의자속에 앉은 나는 부러움의 대상이었구나 싶은 새로운 자각이랄까.

저자의 글로 인해 깊은 자각을 하게 되고 다시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됐다.

많은 이야기속에서도 참 깊게 각인 된 의자.  지금의 내가 앉아 있는 의자는...... 어떤것인가 라는 새김질도 다시 하게 됐다고나 할까.


이렇듯 쉽게 지나치지 않게 자신의 이야기를 그리고 우리들의 이야기마냥 전하고 있다.

내가 반대의 인물이 될수도, 그리고 그 자신이 될수도 혹은 제3자가 될수도 있는 공감을 끌어내서 깊이 다가가게 만들었다.

요즘은 쉽게 쉽게 읽히는 수필들이 많아서 수필에 대해 큰 기대감이 없었는데 오랜만에 오롯이 마음을 두드리는 수필을 만난게 아닌가 싶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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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레루
니시카와 미와 지음, 오근영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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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요즘 책 읽는 맛이 들었고, 숙제책을 많이 안 읽다보니 집안에 있는 책들에 관심을 가지게 된다.  뭐, 하긴 이 책도 엄밀히 말하면 출판사에서 선물로 받았던 거긴 하지만 순수 선물이었으니...ㅡ.ㅡ;;

암튼, 자꾸만 눈이 가던 책들을 한권씩 손에 들게되니 그건 또 그것대로 나쁘지 않은거 같다.

"오다기리 조" 라는 일본 배우는 우리나라에서 꽤 유명한 편이니 이 영화에 대해서도 언뜻 들은 듯 하다.

책 속에서 상상하게 되는 오다기리 조의 느낌은 동생과 꽤 닮아 있긴 하다.

대체로 일본 소설들이나 영화들이 그렇듯 잔잔한 느낌을 가지는데 이 책 역시도 큰 사건속에서도 잔잔한 느낌이 감도는 기분


가족의 붕괴를 담고 있다고는 하지만 어쩌면 어릴적부터 쌓여있던 것들이 사건이 발생하며 한꺼번에 터져버린 것 아닐까?

동생에 대한 열등감 아닌 열등감.

그에 반해 동생은 동생대로 형의 그 무던한 성격과 모두를 아우르는 인간다움에 많은 점수를 주고 있었다.

집을 나간후 아버지와는 거의 인연을 끊다시피 하지만 그래도 형이 있어 근근히 가족과 이어지고 있던 셈이다.

그렇듯 데면데면하던차에 어머니의 죽음으로 말미암아 한자리에 하게 된 아버지, 큰아들, 그리고 둘째아들.

결국 으르렁 거리는 사단이 나는 속에서도 큰 아들의 중재로 그럭저럭 넘어가나 싶었는데.....

문제는 엉뚱한 곳에서 일어나는 사고다.


이 책은 한명 한명이 주인공이 되어 그 당시 상황이라던가 내 마음속에 도사리고 있는 이야기라던가..그런것들이 한권의 책으로 이뤄져 있다.

그래서 우리는 동생의 마음도, 형의 마음도, 아버지의 마음도.. 심지어 사건의 중심인 치에코의 마음까지 알 수 있게 된다.

그 누구의 편도 될 수 없는, 아니 그 누구도 욕할 수 없는 느낌이라고나 할까.

물론, 그동안 억눌린 형의 마음이 안타깝긴 하지만...... 그렇게까지 분노를 표출하지 않을 순 없었을까 하는 안타까운 마음도 들었다.


어쩌면 마지막은 가족의 화해를 향해가고 있는 듯 하지만, 이미 붕괴돼 버린 그들의 관계속에서 앞으로 어떤 전개가 이뤄질지.. 자못 후편이 궁금할 정도로 그 후 세 남자의 이야기를 알고싶어졌다.  물론 더이상의 후편은 없지만......

영화로 한번 봐 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싶다가도 책으로 읽은 텍스트의 느낌을 그대로 간직하고파서 그냥 패스하자 싶다.

사실 "오다기리 조"가 어떻게 연기했을 지 그게 제일 궁금하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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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친구의 집 사계절 중학년문고 36
우미옥 지음, 차상미 그림 / 사계절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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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혹은 어른인데도 얼마나 맑고 아이다운 감성을 가지고 있어야 이런 동화책을 쓸 수 있을까? 라는 의문이 든다.

어쩜 어른들이 썼는데도 마치 아이들 마음을 쳐다보는 느낌.

아니면 우리가 생각하는 아이들은 여전히 천진난만 하기만 할꺼라는 기대감에서 읽어 그럴지도 모르지만.....

아무튼 동화책을 읽고 나면 참 기분 좋은 책들이 꽤 있는데 이번 동화책이 좀 그랬다.

한편의 동화인 줄 알았더니 대여섯편의 단편으로 이루어진 책이다.

표지도 참 맑아서 넘나 좋은 기분.

인도던가? 암튼 외국 독립영화중에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 이런 제목의 영화가 있는데 이 책을 들었을때 딱 그 영화가 먼저 떠올랐다.  실지 그 영화를 보진 못하고 예고편과 영화소개하는 코너에서 줄거리만 들었는데도 꽤 깊이 각인된 영화라 한번 읽어봐야지 하는 생각을 했던터라 이 책을 보자마자 그 영화가 떠올랐던 것 같다.  예전 영화 즐겨보던 시절이라면 그 영화를 이미 보고도 남았을텐데 어째 생각보다 요즘은 잔잔한 영화에 손이 안가서 아직 못보긴 했지만.... 암튼 그 영화의 느낌을 떠올리며 책을 펼쳤다.


학교를 하루 못간 친구가 다른 친구들에게 필기된 공책을 빌리러 가는 과정이다.

자신의 집에서 나서 오른쪽, 왼쪽으로 갔다가 돌기도 했다가 대여섯명의 친구집 문을 두드리는 과정

그런데 그 과정이 힘들지만 왜 이리 정겹고 재미나 보이는 지 모르겠다.

친구들도 서로가 서로를 도우려는 모습이 더 따듯하고 푸근하게 다가온다고 해야하나?  결국 마지막 친구에게 공책을 빌리고 공책이 엉망이 된 다른 친구들도 같이 불러 공부를 하러 돌아가는 길이 엄청 신나보인다.

왜 이 단편의 제목으로 책제목을 정했는지 딱 느낌이 올 정도로 좋았다.


물론 그외 작품들도 다 좋았지만 결국 제일 각인되고 기억아는 건 "내 친구의 집" 이야기다.

전체적으로 따듯하게 읽을 수 있었던 동화책이다.

사소하고 작은것들을 아끼고 사랑하는 아이들의 순수한 마음을 들여다 볼 수 있었던 동화책이 아니었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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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프가 여기에 있었다
조앤 바우어 지음, 정지혜 그림, 김선희 옮김 / 도토리숲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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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내용을 반은 내가 짐작했던 내용이고 반은 전혀 생각지도 못한 전개다.  그래서 책이란게 재미난게 아닌가 싶다. 알고 읽는 맛도 있고, 모르고 읽는 맛도 있고.... 특히나,  내가 생각지 못한 이야기들을 담고 있는 경우는 새로운 것에서 오는 희열을 더 느낀다고 해야하나? 암튼 그런 기분이 더 많이 든다.  그게 크게 별 내용이 아니더래도.


제목에서 "호프"라는 단어가 들어가면 오히려 주인공은 불행한 경우가 많다.  그래서 희망을 노래하고 찾아헤매는느낌으로 제목이 지어지거나 이름이 지어지거나, 대체로 그렇게 이야기가 전개됐었다.

그래서 어림짐작으로 이 책 내용을 반정도는 했었던게 아닌가 싶다.


역시 이 책도 그렇구나.  주인공 호프는 원래 엄마가 지어진 "튤립"이라는 이름이 너무도 싫어서 개명을 했고, 엄마는 아빠가 정확히 누군지도 모르는 호프를 낳자마자 이모에게 맡겨버렸고 이모가 엄마처럼 사랑으로 키워주는 상황.  그런데 그 이모의 삶도 녹록치않다.  믿었던 남자는 배신으로 돈을 들고 도망을 가버렸으니 돌고돌아다니는 삶을 사는 호프는 요리사인 이모와 또다른 도시로 떠나게 되면서 이야기는 전개된다.

새롭게 만난 도시에서 원래 하던 서빙일을 하고 학교를 다니는 와중에 백혈병인 사장님의 시장선거를 도와주면서 생기는 일들.

무엇이 정의이며 살아가는 참다운 삶인가에 대해 생각하게 되는 호프.

그 가게 안에서 알게된 사람들과 사랑을 나누는 법을 알게되고 옳은것에 대해 싸워가는 모습이 새롭다.


특히나 스툽사장님의 내일을 모르는 삶에도 불구하고 모든것에 열정을 쏟으며 다른사람들을 위해 애쓰는 모습.  그리고 그런 스툽사장님을 믿고 따르는 이들.  호프는 어쩌면 그곳에서 희망을 보았던게 아니었나 싶다.

울고, 웃으며 함께하는 나날속에서 스툽사장에 대한 신뢰는 깊어져가고 부패에 물들어버린 사람들은 그들을 더 괴롭히지만 진실앞에서 결국 승리하고 스툽사장을 존경하게 된다. 

뭔가 생각도 못한 감동이 순간순간 훅~ 올라오는 책이다.

그냥 성장소설 같으면서도 사람 대 사람에 대한 그리고 삶에 대한 가치를 고민하게 하는 책이다.

이별이 슬프지라도 또 새로운 만남이 있으니 그 새로움을 위해 한순간 한순간 나아가는 게 아닐까.

호프는 그곳 그 마을에서 희망을 보았다.  어려움속에서도 버텨주고 희망을 잃치 않고 웃는 호프에게 행복한 나날들이 가득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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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드워드 툴레인의 신기한 여행 하트우드
케이트 디카밀로 지음, 김경미 옮김, 배그램 이바툴린 그림 / 비룡소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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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이 별그대때문에 인기가 많았었던가? 아무튼 TV드라마에 나오고 엄청난 광풍을 일으켰던거 같은데 개인적으로 TV드라마에 나온 책을 그리 챙겨보는 스타일이 아니기에 그냥저냥 넘겼었던거 같다.  (그러고보니 심지어 나는 별그대도 안 챙겨봤었군)  여기저기 많이 보이긴 하던데 동화책이라 또 굳이 챙겨 볼 생각을 안했던 거 같기도 하다.

근데 이 책을 이웃인 정서니님께서 나눔을 해 주셔서.. 결국 언젠간 읽어야 할 책이었던 것이다.  어떻게든 만나게 될 책이었던 모양이네. ㅋㅋㅋ



처음 책을 펼쳤을 때만해도 솔직히 큰 기대는 없었다.

그냥 토끼가 나오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아류작 쯤 되려나? 뭐 이정도.

그런데, 아... 읽어갈수록 뭐지 이 뭉클해지는 느낌은.....

뭐이리 감동을 주는 걸까.

이름도 막 헷갈려서 제목도 잘 안외워지는 에드워드 툴레인씨.

왜 이러니.. 당신.



그러니까 에드워드 툴레인이라는 이름으로 어느소녀의 집 토끼인형으로 자리잡은 그.. 혹은 그녀?  뭐..인형이니까.

그곳에서의 삶은 그럭저럭 만족한 삶이었다.  소녀의 할머니가 토닥거려주고 소녀가 자신을 아낌없이 사랑해주고...

하지만 어느순간부터 자신에게 뭔가 빠진듯 쏘아보는 할머니의 눈빛.  그리고 말투.

그러다 소녀와 우연찮은 사고로(?) 바다속으로 이별을 하게되고, 또다른 가족을 만나게 되고 또 버린받고 또다른 사람들을 만나고... 그러면서 에드워드는 많은 것을 겪게된다.  고생도 고생이지만 새로운 가족을 만날때마다 받게되는 사랑과 그 사람들과 헤어지면서 그들에 대한 그리움.

인형으로 대비되는 마음이 우리 인간들에게 안기는 깊은 울림.


그 돌고 돈 인생 아닌 인생속에서 에드워드를 통해 우리에게 가르쳐 주고자 하는 건 결국 사랑이었다.

이유없이 무한한 사랑.

그걸 깨닫게 되는 것에 에드워드는 엄청난 시간을 허비했지만 그럴 가치가 충분히 있었다고 생각된다.



그리고 마지막 장면....

그러길 기대했었는데 결국... 내가 바라던 대로 이루어져서 읽으면서 막 좋아했었다.

아, 이 책이 그래서 인기가 있었구나.  TV드라마로 나와서라기 보다 내용으로 충분히 사랑 받을 수 있는 그런 책이었다.

뭐지 이 뭉클함은? 이 깊은 감동은?

에드워드 툴레인을 통해 새로운 사랑을 배우고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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