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합니다

 

 

옥상에서 밤 덮인 골목을 내려다보고 있으면 이내 발끝이 차갑습니다. 눈이 내린 다음 날이면 가로등 빛도 한층 더 야위지요. 배회하는 고양이, 구름에 흔들리는 달빛, 교회당의 붉은 십자가, 산 아래 도로를 달리는 광원들. 겨울이면 모든 풍경이 조금 더 퍽퍽해서 무엇이든 안아주고 싶은 마음이 자꾸만 생겨납니다. 안기고 싶은 마음이라고 고쳐 써도 다르지 않겠군요. 감각에 기대 떠올리는 이런 마음은 외로움이랄지 고독이랄지 하는 높고 윤곽 흐린 감정들보다 침투력이 훨씬 커서, 제멋대로 어떤 추억이나 이름을 꺼내 그 곁에 모여들곤 합니다. 겨우내 안아주고 싶은 이름 하나가 있었는데, 그 생각이 지극하여 그대로 이 계절에 붙박였습니다. 그리하여 겨울이라 안아주고 싶은 마음은 안아주고 싶은 동안은 온통 겨울인 마음으로 바뀌었고 마침내 나의 사계절을 하나의 계절로 수렴합니다. 맞아요. 그해 겨울에 그런 마음이 시작되었고, 그 마음이 끝나기 전까지 이제 겨울은 끝나지 않습니다.

 

syo는 여전합니다.

 

책머리에 앉은 먼지가 굳어 이제 여간한 입바람으로는 날리지 않을 만큼 오랜 시간 읽지 않았습니다. 읽지 않는 삶이란 곧 쓰지 않는 삶일 것이라 짐작만 하던 적이 있었는데, 짐작은 현실이 되었고 이런 현실이 뜻밖에 또 나쁘지 않아서, 읽고 쓰면서 그럭저럭 살던 syo는 읽지 않으므로 쓰지 않으면서도 그럭저럭 살고 있습니다. 해가 바뀌었고 아무래도 올해 역시 syo는 읽지 않겠습니다. 특별한 일이 없다면 앞으로도 계속 읽지 않을 수도 있겠지요. 읽기를 멈추는 데 특별한 계기가 필요했던 시기가 힘겹게 저물었고, 이제는 읽는 데에 계기가 필요한 범상하고 범속한 궤도에 올라탄 모양입니다. 서재 이마에 읽지 않고 쓰겠다고 써 붙여 놓았지만 읽지 않으니 써지지 않아서 결국 읽지도 쓰지도 않는 생활을 아무렇지도 않게 영위하고야 말았네요. “보통 사람이 되었어요. , 이제야 내가, 드디어 내가, 마늘과 쑥도 없이 내가.

 

syo는 여전히 백수입니다. 달라진 것을 꼽자면 그저 진간장과 국간장을 구별해서 사용할 줄 알게 되었고, 피클에 취나물을 넣어 담그면 별미라는 사실을 배운 것 정도입니다.

 

활자는 악기고 쓰기는 연주입니다. 기예라는 것은 꽤나 가혹해서 연습한 딱 그만큼만 주어지는 반면 하루를 멈추면 사흘을 거슬러 갑니다. 일 년을 쉬었으니 삼 년을 거슬러 syo의 글은 이제 다시 삼십 대 중반쯤이겠습니다. 이참에 몇 년 더 쉬어 이십 대까지 회춘하는 것도 방법일까 싶다가도, 그 시절은 아름다웠으나 아름다운 만큼 어리석었으므로 오늘의 내가 그날의 어리고 어리석은 나를 끝내 견뎌낼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부랴부랴 이렇게 뭐라도 끄적댑니다. 왜냐하면 나는 지금 이 겨울이 꽤나 마음에 차기 때문입니다.

 

귤껍질로 차를 만들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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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오 2023-01-08 23:5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허... 아니 무슨 글을 이렇게 쓰시는 분이 있나요? 정말 여전하시네요. 얼마 전에 우연히 여기 왔다가 무슨 글을 이렇게 쓰는 사람이 있어? 하고 놀랐는데 말입니다.

얄라알라 2023-02-15 12:56   좋아요 1 | URL
은오님,
매서운 감식안이 있으신 은오님의 칭찬세례를 받으신 syo님

반갑습니다. 오랫만에 뵈어요!!

scott 2023-01-09 00:0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쇼님 웰컴 백 북플🤗

책읽는나무 2023-01-09 06:3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니 더 젊어져서 오시다니?
비법 좀?...
잘 쉬다 오셨군요?
새해 복 많이 받으셨죠?

반유행열반인 2023-01-09 11:3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겨울은 우리 사는 나라에서는 원래 추운 거지만…가끔가끔 따뜻하시길 기원합니다. ㅎㅎ저는 늘 봄을 기다려요.

라로 2023-01-09 12: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아직도 진간장과 국간장 구별 못 해서 진간장만 사용해요. ㅎㅎㅎ 귤껍질로 차도 만드시고!!
저도 알라딘을 떠났다가 다시 올까봐요.^^;;
암튼, 웰컴 백 앤드 해피 뉴 이어~~!!^^

2023-01-09 17: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1-09 17: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귤껍질로 향긋한 차 만드시면 글 또 올려주실 거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그레이스 2023-01-12 00:0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여전하기가 어렵죠.
그 어려운 일을 해내시는군요^^
반갑습니다~~♡

수이 2023-02-20 20:4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쇼님, 저기 은오님이 댓글 달았네 ㅋㅋㅋ 은오님 댓글 보다가 글 보다 우리 쇼 뭐 하나 나도 모르게 중얼거리고 있었죠. 빨리 공부 끝내고 놀자. 심심해.

수이 2023-02-20 20:5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리고 제가 알라딘에 한동안 안 왔다가 다시 요즘 오고 있어요. 쇼님 글 언제 올라오나 그럴 때가 있었잖아. 그땐 쇼 글 읽는 맛에 알라딘 할 맛이 났었는데. 에잇.

수이 2023-02-20 21:2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제가 지금 기분이 아주 좋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 그대 없는 알라딘에서 놀면서 버티다가 그대 컴백하는 날 미친듯 난리 부르스를 추겠소. 쇼 없는 알라딘이 이런 건지 내가 왜 진작에 몰랐을까. 아아아악.
 

  

성묘 가다 30분만에 락킹 고수 된 썰 푼다

 

야트막한 산도 산은 산일진대 반바지를 입고서 그 산을 오르겠다고 깝치는 멍청한 오라비를 위해 내 동생이 다이소에서 구매한 모기 기피제를 고소할 수 있을까. 겉면에 이 제품으로 기피되는 벌레는 모기진드기라고 명백하고 한정적으로 기재되어 있으며 실제로 모기와 진드기로 인한 피해가 거의 없었으니 제품에는 아무런 하자가 없다고 할 수도 있겠지. 그러나 영문 모를 달콤한 향을 첨가하여 그 향기에 대취한 모기진드기이외의 칠만 육천 가지 날벌레들이 syo와 동생의 주변에서 광란의 연회를 벌였다는 것이 문제다. 여름날 밤 가로등 아래 서서 고개를 쳐들면 수백 마리 날벌레들이 전구 주변을 배회하는 것을 목도할 수 있는데, 그 전구 대신 소켓에 내 머리를 끼워 놓고 산에 올라가는 기분이라고 하면 적당하겠다. 산어귀부터 묘소까지 가는 20분 거리는 체감상 20년쯤 되는 대방랑의 여정이었다. 가만히 서 있으면 무슨 꿀벌 아저씨처럼 벌레로 만든 옷을 입고 엄마 안녕 나 왔어 내 새 옷 좀 볼래/벌레? 하게 생겼으므로 급한대로 언 발에 오줌 눠야 할 판이었던거라, syo는 손수건을 꺼내 휘두르며 산을 오르기 시작했다. 역시 벌레에 시달리느라 비명을 지르며 뒤따라오던 동생이 syo의 현란한 동작에 감탄 어린 목소리로 외쳤다. 으아아아바아아벌레새끼들아아으아으아아근데오빠야락킹잘추네으아아아벌레우으이우와우!

 

락킹이 뭐 이런 것인 모양

 

 

다소 침체된 성묫길에 분위기를 화려한 롹킹 퍼포먼스로 불지르고 싶은 분들께, 다이소 모기 기피제, 아 강력 추천합니다!

 

 

 

--- 읽은 ---

 


4.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룰루 밀러 지음 / 정지인 옮김 / 곰출판 / 2021

 

 

표지에 떡하니 박혀 있듯, 원제는 “Why Fish Don’t Exist”이다. 거칠게 풀면 왜 물고기가 존재하지 않는가식의 의문형으로 풀 수 있는데, 번역본 제목은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이다. 큰 차이가 있을까? 내가 읽기에 작지 않은 차이가 있다.

 

진짜로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한다. 그러나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명제는 아직 지구가 태양 주위를 돈다는 명제처럼 공지의 사실이 되지 못했다. 과학적 증거가 부족하기 때문이 아니라, 아직 사람들의 인식에 어필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저 꼬리, 저 지느러미, 저 비늘, 저게 물고기인데, 내 눈에 그렇게 보이는데 물고기가 존재하지 않는다니? 그러나 하늘을 올려다보면 태양이 지구 주위를 돌고 있다. 그럼에도 우리는 사실 도는 것은 지구라는 것을 알고 있다. 즉각적 인식과 다른 과학적 사실에 대한 사람들의 확고한 믿음. 지동설에는 그런 것이 있고 물고기 부존재설에는 아직 그런 것이 없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물고기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명제가 지동설만큼의 과학적 위상을 가질 수 있도록 사람들의 인식을 개선하는 것이 아니다. 그런 것보다, 오직 지금에만, 물고기 부존재설이 아직 지동설만큼의 위치를 획득하지 않은 지금에서만 우리가 물을 수 있는 질문이 있다는 사실이 훨씬 중요하다. 물고기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내게 어떤 의미가 있을까? 혹은, 물고기가 존재하지 않는 세상에서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같은 질문들. 더 나중에는 이런 질문이 의미가 없어진다. 코페르니쿠스와 갈릴레이의 시대에 지구가 태양의 주위를 도는 세상에 산다는 것이 내게 어떤 의미인가 하는 질문은 개인의 삶과 세계의 질서를 흔들 만큼 거대했지만 오늘의 우리에게는 큰 의미가 없듯이. 따라서 바로 지금, 우리는 이 질문에 천착해야만 한다. 때를 놓친 질문은 질문의 모습으로는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그것들은 언젠가 윤리나 정치로 모습을 바꾸고 돌아와 우리의 지난 무책임과 무관심을 비난한다.

 

질문에 대한 저마다의 대답이 저마다의 인생을 반영한다. 그래서 질문의 형식이 조금 더 걸맞다. 왜 물고기가 존재하지 않나요? 하는 질문의 과학적 답변은 과학자들이 만들 일이고, 우리의 답변은 우리가 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게 죄다 뭔 놈의 물고기 폐병 걸려 기침하는 소리인가 싶으시겠지만, 읽어보시면 뭔 소리인지 알 수 있으십니다…….

 

  

 

--- 읽는 ---

교양 노트 / 요네하라 마리

미식가를 위한 식물 사전 / 스쥔

필로소피 랩 / 조니 톰슨

저도 의학은 어렵습니다만 / 예병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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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22-07-25 11:2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빈대 잡는다고 초가삼간 태워 먹는다는 말은 들어봤지만 모기 진드기 기피하느라 온갖 잡다한 벌레들은 다 불러들이고. 그 회사 참 어쩌라는 건지. 애처롭네요. ㅋㅋ 제목이 참!

근데 동영상 나름 환호하는 것 같은데 운동화를 던져 식겁했습니다.
너무 격한데요?ㅋ

반유행열반인 2022-07-24 21:1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이 속도라면…저의 올해 독서 7권은 금세 따라 잡으시겠네요…뒤쳐지는 자의 슬픔…
즈이 집에는 뽀로로가 그려진 스프레이랑 롤링? 물파스 같은 모기 기피제가 두 종이나 있는데 몇 년 전 동남아 방문 이후에는 사용하지 않아서 그걸 빌려드릴 걸 그랬죠…냄새는 그냥 상큼한 모기약(읭) 수준이고 벌레가 꾀는 건 못봤는데…이래서 저는 다이소 싫어해요.(집의 어른들은 죄다 다이소 매니아라 맨날 뭘 번갈아 사오셔서 늘 난감합니다…저거 딱 가격만큼인 것을 하고…) syo님의 락킹ㅋㅋㅋㅋ 왜 어떤 광경인지 알 것 같지ㅋㅋㅋㅋㅋ

얄라알라 2022-07-24 21:5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syo님

지난번 페이퍼에서, 잘 다녀오시라고 인사를 못 드렸는데(실은 어떻게 잘 인사드릴 수 있는지 어색하고 뻘쭘해서 안 드렸는데)
다녀오셨군요.
그런데, 세상에나 날벌레의 광란의 춤, syo님과 동생분 역시 비자발적 락킹을 피하실 수 없었군요.

그나저나 올려주신 동영상 넋 놓고 보았습니다. 스우파에서 립제이가 잘 추는 장르가 랑킹이라 해서 한 때 열심히 유투브 찾아다녔는데 syo님 올려주신 영상 딱 제 취향입니다!

페크pek0501 2022-07-24 23:4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와우!!! 춤 홀딱 반하게 되네요. 올려 주신 영상 잘 봤어요. 마치 필름을 빨리 돌리는 듯한 동작들. 얼마나 연습을 열심히 했으면 저런 경지에 가게 되는 걸까요? 존경스럽네요.

언젠가 티브이에서 본 것, 바다 속에 쓰레기들이 많아 그 쓰레기에 걸려 물고기들이 죽어가는 장면이었어요.
그 피해가 결국 인간에게 돌아올 터인데 생태계 문제에 관심을 가져야 하겠습니다. 자연을 아름답게 지키는 게
인간에게 이롭다는 사실을 잊지 않아야겠어요. 그런데 <물고지는 존재하지 않는다>라는 책은 제가 말한 것과 관련성이
있는지요?
<교양 노트>는 제가 완독한 책이어요.^^

mini74 2022-07-25 10:5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왜 자꾸 웃음이 나지요. ㅎㅎ 저도 얼마전에 아버지 뵙고 왔는데 청바지를 뚫더군요. 온통 다리가 울퉁불퉁합니다. 무서운 존재들. 저는 락킹은 못하고 고스란히 내어주고 왔습니다 ~ 물고기 폐병 걸려 기침하는 소리 ㅎㅎㅎ 역시 넘 재미있으세요 👍

2022-10-06 14: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12-25 16: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1

 

속탈이 났다. 누워서 눈을 감고 귀는 열었더니 빗소리 같은 것이 들려왔다. 눈을 뜨면 어두운 방이었다. 창문을 열어보니 비가 맞았다. 빛과 빗소리가 우르르 방 안으로 치고 들어오자 나는 그만 어안이 벙벙해진 채 침대 위에 떼밀리듯 주저앉아 반쯤 열린 창틈을 잠깐 바라보다 이내 눈꺼풀을 닫는다. 그리고 나를 후려친 것이 빛과 빗소리인가 빗과 빛소리인가 한참을 고민하다가 꿈을 꿨다. 그것은 슬프디슬프면서도 안개처럼 빛과 빗소리 사이로 흩어지는 꿈이었다. 잠시 뒤 배는 다시 아팠고, 나는 감각이 돌아왔다는 것과 잠시나마 그것을 잃어버렸었다는 것을 뒤늦게 깨달았다.

 

 

 

2

 

저녁을 차려 먹고 한참 동안 옥상을 빙빙 돌며 머릿속으로 시를 썼다. 내려오는 계단참에서 몽땅 구기고 던져버렸다. 지난 한 해 그렇게 난간을 뒹굴며 바스라진 시의 잔해와 사체들이 적잖다.

 

 

 

3

 

어제는 여자친구가 자두 이야기를 했다. 작년 내일, 엄마의 자두 이야기였다. 그 자두에 대해서 나는 잊고 있었다. 완전히 잊고 있었다. 나는 이런 걸 잊고 살아갈 줄 아는 내가 대체로 좋지만, 그래도 가끔씩은 내가 혹시 미친놈이거나 사이코패스거나 한 것은 아닌지 진단하기 위해 두개골을 텅텅 두드려보기도 한다.

 

엄마 묘지에 가져다 놓을 새로운 조화가 오늘 배송되었다.

 

 

 

--- 읽는 ---

작별인사 / 김영하

다정소감 / 김혼비

무엇이 예술인가 / 아서 단토

콜 미 바이 유어 네임 / 안드레 애치먼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 룰루 밀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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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유행열반인 2022-07-21 22:46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텅텅 정상입니다. 대구는 덥겠죠. 무사히 잘 다녀오세요.

syo 2022-07-24 19:38   좋아요 3 | URL
대구도 시원했습니다. 내려오는 길에 카페에 들렀는데 심지어 소나기도 내리더라구요.
맑은 하늘에 소나기.

또 봄. 2022-07-21 22:46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나는.쇼님이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뜬금없겠지만.
지두는 완전 다른 과일이 됐어요, 저한테.

syo 2022-07-24 19:39   좋아요 3 | URL
또 봄님 감사합니다. 저는 늘 최선을 다해 행복해지고 있어요.
자두에 뭔가 즐겁지 않은 이미지를 덧씌워드린 것 같아 송구합니다.

그레이스 2022-07-21 22:5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그렇군요. 벌써 1년이 되었네요.
저도 작년에 어머님 보내드리고 얼마 안되서 syo님이 어머님 보내드린 소식 서재에서 봤었네요. 사진으로 뵌 어머님 참 예쁘고 고우셨던것 같아요.
잘 다녀오세요.

syo 2022-07-24 19:40   좋아요 3 | URL
덕분에 평안하게 잘 다녀왔습니다.
그간 내린 비에 다른 분들 묘는 많이 상했는데 엄마 자리는 멀쩡하더라구요.
역시 우리 엄마....

페넬로페 2022-07-22 08:45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어머니의 자두 이야기~~
syo님이 정성스레 엄마에게 자두를 익혀 드린 것을 기억해요.
그만큼 정성스러웠기에 망각할수도 있어요.
잘 다녀 오세요^^

syo 2022-07-24 19:41   좋아요 4 | URL
덕분에 무사히 잘 다녀왔습니다^-^
여러분들의 자두 이미지에 씁쓸한 맛을 첨가한 것 같아서 죄송스럽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수이 2022-07-21 23:1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벌써 이렇게 흘렀네요. 어머님 돌아가시고 그 슬픈 자리 함께 있어주지 못하는 친구라는 건 얼마나 보잘것없나 그런 생각을 했는데 그게 벌써 1년 전이네요. 잘 다녀와요.

syo 2022-07-24 19:42   좋아요 3 | URL
시간 진짜 빨리 갔네요. 저야 뭐 일찍부터 씩씩해졌지만 한참 고생하던 동생도 이제는 괜찮아졌다고 합니다.
화환 보내셨잖아요. 제가 보낼 입장이었을 때는 뭐 그게 의미가 있나 싶었는데, 받아보니 힘이 되더라구요.

청아 2022-07-21 23:3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이럴땐 ‘좋아요‘ 말고도 ‘토닥토닥‘이나 ‘쓰담쓰담‘이 있었으면 좋겠단 생각을하게되네요.
syo님! 잘 다녀오세요.

syo 2022-07-24 19:43   좋아요 3 | URL
잘 다녀왔습니다 ㅎㅎㅎㅎ
토닥토닥 쓰담쓰담은 댓글로 잘 받아먹었습니다! 감사합니당

scott 2022-07-22 00:4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아름다우셨던 어머님
쇼님 건강하게 잘 다녀오세요

syo 2022-07-24 19:43   좋아요 4 | URL
스캇님 감사합니다 ㅎ
무사히 잘 다녀왔어요.

책읽는나무 2022-07-22 06:2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조심해서 잘 다녀오세요.

syo 2022-07-24 19:43   좋아요 4 | URL
날도 안 덥고 괜찮게 다녀왔습니다.
책나무님 감사합니다 ㅎㅎㅎ

단발머리 2022-07-22 08:2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서울은 오늘 오후부터 비가 온다고 하던데 거기는 비 안 왔으면 좋겠네요.
조심히 잘 다녀와요, 쇼님.

syo 2022-07-24 19:44   좋아요 3 | URL
아니 비가 오더라구요.
하늘은 맑은데 장대비가 주루루룩 오더라구요.
근데 그때는 때마친 산 아래 까페에서 콜드브루 마실 때여서 오히려 좋았다는....ㅎㅎ

mini74 2022-07-22 09:2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쇼님 조심해서 잘 다녀오세요. 저도 토닥토닥해드리고 싶습니다.

syo 2022-07-24 19:44   좋아요 4 | URL
토닥토닥 잘 받았습니다!
많은 분들이 토닥토닥 해주셔서 등짝 나가겠어요 ㅎㅎ
 


입이 있어도 입이 없는 동거남

 

 

 

1

 

은 더위를 잘 참고 syo는 추위를 잘 참는다. 이렇게 말하니 긍정적인 인간 같아 보이는군. 고쳐 말하면, 은 추위를 잘 못 참고 syo는 더위를 잘 못 참는다. 이렇게 말하니 또 이번에는 글쓴이의 심정이 잘 드러나지 않는군. 문장을 조금 더 진실 방향으로 끌고 오면, 은 여름만 되면 syo를 냉면집 육수 주전자 취급하고 syo는 겨울만 되면 을 매미 유충만도 못한 놈으로 취급한다. 그리고 다시 여름이 왔고, 이제는 내가 수비할 시간. 테이블 맞은편에 앉아서, 덥긴 하지만 그 정도라고? 난 잘 모르겠는데- 이지랄 하면서 이죽거리는 꼴을 버텨낼 시간. 이틀 전에 그가 처마신 맥주캔은 아직 모니터 옆에 있다. 언제 치우나 본다, 내가.

 

 

 

2

 

열대야하고 모기는 대체 왜 존재해야 하는지, 누가 날 좀 설득해주기라도 하면 좋겠다. 납득이라도 하면 덜 빡칠 듯.

 

 

 

3

 

모든 연애가 다 이렇게 흘러간 것은 아니지만, 요즘 생각으로 연애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감각기관은 입인 것 같고, 이번에는 나름 입이 충만한 연애를 하고 있는 것 같다.

 

말을 하는 기관 말고, 감각기로면 따지면 입은(주로 혀는) 미각을 담당한다고 보는데, 사랑할 때 입은 촉각 기관의 역할도 한다. 오직 사랑할 때만 그렇다. 입으로 촉각할 수 있는 사이는 어떤 종류든, 어떤 형식이든, 사랑의 일종이다. 혀와, 입술, 그리고 이로 매만질 수 있는 사람은 반드시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이다(물론 역은 성립하지 않는다).

 

 

 

3.5

 

그러니까 양치를 잘하자고.

 

 


3.55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3.8


그러니까 아 너는 대충 해도 되겠다.

 

 

 

3.85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4

 

읽고 있는 책 두 권이 같은 이야기를 하고 있다. 알고 고른 것은 아니었는데. 병렬 독서의 맛은 이럴 때 증폭된다.


  

말에는 본래 국가도 없고 국경도 없다. 국경을 그어 놓은들 말들은 수시로 국경을 넘는다. 한국이라는 국가 내부의 말들도 마찬가지다. 지역이나 사회적 조건에 따라 다양한 변이들이 존재하며 이들 변이들의 경계 또한 모호하다. 심지어 어떤 변이들은 수시로 끊임없이 이쪽과 저쪽의 경계를 넘나든다. 말들은 결코 균질하지 않다.

  그러나 '한국어'라는 가공품의 '발명'은 이러한 차이를 일거에 제거해 버린다. 한국어라는 말 속에는 '언어=영토=국민'이라는 성스러운 삼위일체의 구도가 숨어 있다. 그리고 이 구도를 통해 한국 영토 안에 거주하는 국민이라면 누구나 동일하고 균질한 하나의 한국어를 사용한다는 환상이 만들어진다. 이 환상을 만들어 내는 장치는 다름 아닌 표준어 제정이다.

  표준어 제정 과정에는 우생학과 위생학이 개입한다. 우생학적 처리 과정은 서울 말을 우등한 것으로, 지역어를 열등한 것으로 만들어 표준어에서 지역어를 제외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다음은 위생학적 처리 과정. 이 처리 과정을통해 토착어가 아닌 외래어들은 '오염된 말'이 된다. 순수한 언어란 있을 수 없지만 만들자면 쉽게 만들 수 있다. 방법은 간단하다. 어떤 것을 오염된 것으로 지목해 제거하는 것이다. 그러면 나머지는 순수한 것이 된다. 이런 가공 과정을 거쳐 한반도라는 명확한 영토와 경계를 가진 '한국어'가 발명된다. 이 한국어는 그냥 한국어가 아니다. 우생학과 위생학으로 담금질된 '우수하고', '순수한' 한국어다.

_ 백승주, 미끄러지는 말들

 

어떤 것이 잠재적으로 순수한 것(가령, 자연, 문화적 정체성, 기원, )으로 간주되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리는 순간, 우리는 데리다처럼 읽기 시작한다. 아마도 우리가 어떤 것을 순수하다고 간주하게 되는 것은, 어떤 발화자 또는 작가가 순수성이라는 이상을 불러일으키고 있기 때문이거나, 또는 우리가 어떤 용어들이나 개인들을 아주 빠르게 비자연적이거나 위협적으로 간주함으로써, 오로지 그렇게 간접적인 방식으로, 그 어떤 것의 순수성을 느끼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데리다는 이러한 위협에 '타자(other)'라는 이름을 부여한다. 일반적으로 우리는 어떤 이상에 대해, 타자가 전혀 위협이 되지 않는다는 말과 위협이 된다는 말을 동시에 듣게 된다. 때때로 약물은 자연적인 신체에 위협이 되는 것으로 간주된다. 그러나 이런 진술은, 자신의 이름으로 [스스로 척도가 되어] 약물을 폄하시키고 있는 그 '자연적 신체'의 일관성에 의문을 붙이게 할 것이다. 다시 말해서, 자연적 신체라는 이상이 유동적인 것이라면, 자연적 신체란 존재하지 않는 것은 아닐까?

_ 페넬로페 도이치, HOW TO READ 데리다

 

자체로 완전 신박한 내용은 아니지만 그래도 이번에 눈여겨 읽는 포인트는, 애초에 순수한 것이 있어서 오염된 것들을 제거해서 거기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오염을 정의하고 제거하여 남은 것을 순수라 상정한다는 것. 그러니까 순수는 목적지가 아니라 오염이라 정의한 것들을 제거하기 위한 명분이고 수단으로만 동작한다. 나쁜 놈들이 순수를 악용해서 타자를 오염이라 정의하고 배제하는 것이 아니라, 애초에 악용할 순수가 없고 그저 이용되기 위해 추후에 탄생한 순수만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후려치면, 권력이나 권력을 지망하는 이가 오염을 만들고, ‘오염순수를 만드는 셈이다.

 

언젠가부터 모든 정의로움은 그 정의로움을 모두의 정의로움으로 만들 생각으로 권력을 추구하는 이들의 깃발 같은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다. 옳고 그름이 문제가 아니라, 힘이 미치고 미치지 않음이 중요하다. 모든 역사가 그저 승자의 역사라면, 모든 정의는 고작 수긍하는 자의 정의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저마다 정의로운 사람들이 모여 사는 이 세상인데도, 여기가 정의의 세상이라고 생각하는 이들이 한참 드문 것이다.

 

 

 

--- 읽은 ---



1. 쓸모없는 수학

김동진 지음 / 좋은땅 / 2022

 

우리는 일상에서 이러한 노력을 의식하지 않고 삽니다. 분명히 활용하고 있으면서도요. 1년의 주기 속에서 계절마다 오는 변화에 미리 대비하고, 1주일의 주기 속에서 요일마다 여전히 일어날 일들을 대비하며 살아갑니다. 반복되는 사랑과 이별에 익숙해지면서도 새로운 사랑을 찾고, 잦은 실패의 경험에서도 배울 것을 찾습니다.

  하지만 변화하는 세상은 우리의 감각을 통해 너무 강렬히, 그리고 직접 다가옵니다. 보이지 않는 정신 활동으로 일궈낸 우리 삶의 관성과 항상성은 뒷전으로, 또는 당연한 것으로 밀려납니다. 물에 사는 물고기가 물을 알지 못하듯이 우리는 변하지 않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알지 못한 채 삽니다. 변화에 대비하기 급급하죠. 수학은 변하는 세상 속에서 변하지 않는 것을 보려는 노력입니다.

_ 김동진, 쓸모없는 수학

 

무려 올해의 첫 책이니까 이건 리뷰를 써야 한다. 그것은 사람의 도리.

 

 

 


2. 어느 보통 독자의 책 읽기

버지니아 울프 지음 / 최애리 옮김 / 열린책들 / 2022

 

가능한 한 온갖 기분을 다 맛보고, 온기를 찾아 이쪽으로 또 저쪽으로 몸을 돌리자. 그리고 해가 지기 전에 젊음의 키스를 마음껏 즐기고 카툴루스를 노래하는 아름다운 음성의 메아리를 즐기자. 모든 계절이, 궂은 날이나 화창한 날, 적포도주와 백포도주,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이나 혼자 있는 것, 모든 것이 좋아할 만하다. 삶의 기쁨에 제동을 거는 잠조차도 꿈으로 가득 차 있다. 걷기, 말하기, 자기만의 뜨락에서 홀로 있기처럼 극히 평범한 행동도 정신이 뻗어 나갈 때면 고양되고 조명된다. 아름다움은 어디에나 있으며, 아름다움은 선함과 멀리 떨어져 있지 않다. 그러니 건강과 맑은 정신의 이름으로, 여행의 끝에 대해서는 길게 생각하지 말자. 죽음일랑 우리가 배추를 심는 동안이나 말을 타고 가는 동안 찾아오게 하자. 아니면 어느 시골집으로 달아나 낱선 이들이 우리 눈을 감겨 주게 하자. 누가 흐느껴 울거나 손길 닿는 것이 우리를 못 견디게 할 테니 말이다. 무엇보다도 바라기는, 죽음이 우리가 평상시처럼 하던 일을 하는 중에, 아무런 항의도 애곡도 하지 않는 소녀들이나 선량한 벗들 가운데로 찾아오게 하자. 그가 우리를 <노름, 잔치, 농담, 범상하고 속된 이야기와 음악과 사랑 노래 가운데> 찾아오게 하자.

_ 버지니아 울프, 어느 보통 독자의 책 읽기

 

나는 만연체를 사랑하고, 깐깐한 이들이 볼 때 번역투가 다 빠져나가지 않아서 고칠 데가 많아 보이는 그런 문장을 사랑하고, 어려운 말과 아름다운 말에 조금쯤 욕심을 부려 만들어 놓은 문장을 너무너무 사랑한다. 그렇지만 사실 울프의 문장을 그렇게 좋아하지는 않는다. 짧은 식견이지만, 내가 읽은 에세이 속 울프의 문장은 예를 들면 소로의 문장보다 지혜롭지 않고, 리베카 솔닛의 문장보다 아름답지 않다. 그렇지만 울프의 문장에는 어떤 치열함이 있다. 특히 책을 다루는 글에서 울프는 치열한 글쓰기가 뭔지 보여준다. 이미 책과 한바탕 싸우고 난 후의 경과를 보고하는 글임에도, 가끔은 지금 이 순간도 책과 싸워내는 중이구나- 싶을 정도의 현장감이 느껴지기도 한다. 말로 설명하기가 참 어려운데, 서평이나 독후감을 오래 써 본 사람은 아는, “책 읽은 글만이 가지는 독특한 장벽 같은 것이 있다. 그것을 넘기 위해 내 독서는 책을 어르고 달래는 독서가 되어야 할지, 책을 던지고 찢으며 이겨 먹는 독서가 되어야 할지, 아니면 그저 관조하고 바람 같은 웃음을 남기며 지나치는 독서가 되어야 할지, 그런 질문과 마주하면서 우리는 책 읽은 글을 쓴다. 우리에게 울프가 가르쳐 줄 수 있는 부분이 그 중에 있다.

 

그러나 당연히 보통 독자라는 것은 기망. 친절하지도 쉽지도 않다. 어지간한 사람들을 몽땅 보통 이하로 만들어버리는 일종의 저주 같은 제목이다.

 

 

 


3. 질문하는 삶

류대성 지음 / 현암사 / 2019

 

개인의 삶은 사회적 관계 속에서 결정된다. 한 사회는 개인과 개인의 결속으로 이루어진 거대한 공동체다. 나와 타인의 관계를 돌아보고 내 생각은 어떻게 결정되었는지, 나는 왜 이렇게 행동하는지, 그 결과가 사회에 미치는 영향은 무엇인지 고민하는 만큼 타인의 생각과 행동 그리고 우리 사회가 지향하느 목표와 가치를 깊이 고민하지 않는다면, 오늘도 내일도 같은 날의 반복이다.

  얄팍한 지식과 허세, 수많은 성공 비법과 처세술 사이에서 길을 잃지 않고 두벅뚜벅 자기 길을 걷는 가장 좋은 방법은 지속적인 사유와 고민이다. 주체적인 사고가 불가능한 사람에게 행복은 저절로 주어지지 않는다. 향기 나는 삶을 원한다면 향수 대신 서가에 꽂힌 수많은 책들 사이에서 조금 더 시간을 보내야 한다. 생각의 무능함은 자기 자신뿐 아니라 인류 사회를 불행하게 할 수도 있다는 깨달음, 자기 이익을 위한 침묵과 외면은 결국 더 큰 절망으로 돌아온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면 나와 세상 사이에 놓인 외나무다리를 홀로 건널 수 있는 자신감이 생길 것이다.

_ 류대성, 질문하는 삶

 

우리는 지금 답이 부족한 시대가 아니라 질문이 부족한 시대에 살고 있다는 글을 어디선가 읽은 것 같다. 정말이다. 세상에 답은 너무도 많이 널려 있어서 키보드 몇 타만 두드려도 우리는 세상 모든 것을 다 알 수 있을 것만 같은데 정작 질문이 부족하다. 내적으로든 외적으로든 그렇다. 무얼 물어야 하는지 몰라서 묻지 않다 보니 어떻게 물어야 할지도 모르게 된다. 어떻게 물어야 할지 모르니 물을 게 생겨도 제대로 묻지 못한다. 악순환이다.


질문하는 삶이란 결국 사유하고 고민하는 삶을 말한다. 이렇게 요약하는 순간, 이 책은 범상한 책이 되어 버린다. 사유하고 고민 좀 해라 제발 좀- 하는 책들은 무수히 많고, 최소한 그런 책을 읽는 사람들은 자신만큼은 그래도 사유하고 고민하는 사람 중 한 명일 거라고 생각한다(착각일 확률도 꽤 크다). 결국 역시 이 책도, “이 책을 읽어야 할 이들은 이 책을 읽지 않고, 이 책을 읽지 않아도 되는 이들만 이 책을 읽는 그런 이 책중 하나가 되어버리는 것이다.


그렇지만 범상함과 무가치는 전혀 다른 평면의 이야기다. 인용구의 마지막 부분 향기 나는 삶을 원한다면 향수 대신 서가에 꽂힌 수많은 책들 사이에서 조금 더 시간을 보내야 한다. 생각의 무능함은 자기 자신뿐 아니라 인류 사회를 불행하게 할 수도 있다는 깨달음, 자기 이익을 위한 침묵과 외면은 결국 더 큰 절망으로 돌아온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면 나와 세상 사이에 놓인 외나무다리를 홀로 건널 수 있는 자신감이 생길 것이다.” 하는 이 대목은 범상하지만 정론이고, 범상하여 정론이며, 정론이어서 범상하다. 정론이지만 범상하다-는 평은 범상한 평에 불과하다. 정론은 범상함과 상관없이, 그저 곧게, 꿋꿋이 쫓아갈만 한 가치가 있다. 그래서 우리가 정론이라 부른다.

 

 

 

 

--- 읽는 ---

그러나 아름다운 / 제프 다이어

미끄러지는 말들 / 백승주

HOW TO READ 데리다 / 페넬로페 도이치

타인에 대한 연민 / 마사 누스바움

화해의 몸짓 / 장성욱

에세 / 미셸 드 몽테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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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7-07 18: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7-07 18: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독서괭 2022-07-07 18:0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Syo는 지금 키스가 충만한 연애를 하고 있다는 거죠? 삼님은 여전히 못하고?? ㅋㅋㅋㅋ

syo 2022-07-07 18:14   좋아요 2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북다이제스터 2022-07-07 20: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시 독서의 세계로 다시 오심을 환영합니다. ^^
한번 맛보면 좀체 벗어나기 어려운 세계로… ^^

syo 2022-07-21 22:28   좋아요 1 | URL
댓글이 늦었습니다.....
환영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치만 다시 완전히 발을 담근 것은 아니고 또 그렇다고 발을 끊은 것도 아니고, 이게 당최 뭔지 저도 잘....ㅋㅋㅋㅋ

반유행열반인 2022-07-07 20:1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양치를 잘하자 필기…(왜? 이 썩지 말라고…) 저 올해 독후감 다섯 개 썼는데 syo님은 이제 3번임? (아직은 내가 이겼다…) 3이 친구라서 올해는 3권만? 30권만 읽나요?ㅋㅋㅋㅋ 얼른 300권 읽는 나날 탈환 기원합니다.

syo 2022-07-21 22:30   좋아요 2 | URL
댓글이 늦었네요. 죄송합니다 ㅎㅎ
아마 올해는 50권 언저리에서 마무리되지 않을까 하는 짐작입니다.
탈환 기원 말씀은 힘이 되긴 하는데, 아무래도 300권 읽는 나날은 이제 오지 않을 것 같고, 이젠 그렇게 많이 읽기를 바라지도 않는달까요...

새파랑 2022-07-07 21:4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입이 충만한 연애를 하고 계시는군요 ^^ 이 기세로 여름이 가기 전에 100권 읽으실거 같아요~~!

syo 2022-07-21 22:31   좋아요 2 | URL
입충연ㅎㅎㅎㅎㅎㅎ 댓글이 늦어서 죄송합니다.
기세 같은 거 없어서 여름은 물론이거니와 올 한해 다 해도 100권은 못 읽을 것 같아요 ㅎㅎ

mini74 2022-07-08 09:4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일제시대 없애버린 우리 글이 제주방언엔 여전히 살아있다고 , 이 발음들이 남아있었음 영어발음하기도 좋았을거람 다큐 본적이 있어요. 대구사투리에도 옛말이 남아있답니다. 글을 너무 재미있게 읽었는데 왜 삼님 이 안 닦아도 되겠다는 문장만 각인된건지 ㅎㅎㅎ

syo 2022-07-21 22:32   좋아요 1 | URL
댓글 늦어서 죄송합니다.
중요한 내용은 전부 숙지하셨네요. 각인하신 문장 딱 그거 하나 쓰려고 다소 장황한 글을 쓴 거라고 보셔도 됩니닼ㅋㅋ

stella.K 2022-07-08 11:5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키스만큼 내로남불도 없죠. 남이하면 드러분 것 같고 내가하면 탐욕적이 되고.ㅋㅋ
최근에 알았는데 모기도 아주 무익한 건 아니라더군요. 근데 그 이유가 있다는데 그걸 못 들었슴다. 아놔...
지난 달 모기한테 왕창 뜯겼는데 소리없이 뜯기니 대책이 없더군요. 무더우면 오히려 안 뜯기는데 입추 모기는 대단하죠.

syo 2022-07-21 22:34   좋아요 2 | URL
주거지가 산간지방(?)이어서 모기가 반쯤 산모기거든요.
이놈들은 발견이 잘 돼서 뜯길 확률은 적은데, 대신 한 번 뜯기면 노멀모기한테 세 번 뜯긴 기분이어서 영 언짢습니다.
모기도 유익한 데가 있다니, 놀랍긴 한데 그냥 모르고 살면서 평생 저 쓸모없는 벌레새끼들- 하면서 욕치고 살고 싶습니다....

답이 늦었습니다.

바람돌이 2022-07-09 18:0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랫만에 syo님의 시원한 글을 읽는 재미를 느낍니다. 어서오세요. 다시 오셔서 반가워요. ^^
미끄러지는 말들 재밋을 것 같아서 담아가고, 버지니아 울프가 자신을 보통독자로 지칭한다는데 분노하고 갑니다. ^^

syo 2022-07-21 22:35   좋아요 1 | URL
댓글이 늦었습니다.

보시다시피 한 달에 두어번 들르는 수준이네요. 민폐다.....

미끄러지는 말들 나쁘지 않습니다. 울프는 나빴구요......
 

 

Killing softly with fats

 

 

 

1

 

을 돼지로 만드는 일은 수월했다. 인간의 경지를 훌쩍 뛰어넘은 의 게으름이 내 편이었고, 아닌 척하지만 뭘 좀 기름진 걸 차려 내놓지 않으면 눈에 띄게 표정이 안 좋아지는 그의 육욕(??)도 내 편이었으며, 무엇보다도 이번에는 세월, 의 나이가 내 편을 들어줬기 때문이다. 나이 앞에 장사 없다고, 세월 앞에 체질 없다. 사람이란 원체 자기 변화는 알아채기 힘든 법인데 눈썰미를 국으로 말아먹고 다니는 은 오죽할까, 어 요즘 내가 살이 좀 찐 것 같은데- 싶은 순간에는 이미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너도 한참 건넌 상황인 것이다. 정말이지 이 이렇게 돼지가 될 수 있을 거라고는 상상도 하기 힘들던 시절이 있었다.

 

 

 

1.5

 

유년의 은 뼈말라깽이에다가 자세까지 늘상 구부정하여, 쟤는 말라도 말라도 꼭 저런 식으로 없어 보이게 말라야만 했나 싶은 그런 아이였다. 그 즈음 syo는 어디나 흔히 있는, 통통과 뚱뚱의 사이 어딘가, 대충 통뚱이나 뚱통이라고 표현하면 좋을 어느 지점에서 체중이 미세하게 등락하는 유년기를 보내는 중이었다. 세상 모든 게임을 섭렵하고 다니던 그 시절, 우리 패밀리의 돼지는 syo였다. 돼지는 돼진데 어떤 돼지였냐 하면 내가 돼지라는 사실보다 니들이 돼지가 아니라는 사실이 나를 더 빡치게 한다며 온 세상에 앙심을 품는 그런 돼지였다. 그때부터 나는 늘 내가 돼지에서 벗어나는 것보다 마른 자들을 돼지로 만드는 데 더 집중하는 홍익돼지로 이날 이때까지 살아왔다.

 

 

 

2

 

고시원 생활부터 시작해서 같은 지붕 아래 오래 살아서 그런가, 언젠가부터 syo는 우리 사이에 작용하는 기묘한 물리법칙을 인지할 수 있었다. 체중총량일정의 법칙이라는 것인데, 명칭 그대로 특정 기간 동안 두 사람의 체중 합이 일정하게 유지되는 신묘한 법칙이다. 원리는 모르겠는데 진짜 그랬다. 작년 여름 엄마 간병과 장례로 이어지는 긴 터널 속에서 나는 살이 꽤나 빠질 수밖에 없었는데, 장례식장에서 오랜만에 만난 의 와이셔츠는 그야말로 폭발 직전이었다. 장례를 마치고 한두 달 대구에 머물며 이런저런 정리작업을 하는 동안, 맨날 뭘 시켜 먹고 집에서 빈둥거리기만 했더니 빠졌던 살이 조금씩 오르고 있었다. 어느 날 저녁 식탁에서 치킨 다리를 내려놓으며, , 근데 다시 살이 찌고 있다! 라고 비명을 지르는 syo를 보며 동생이 말했다. 오빠야, 오빠야가 뭘 할라 하지 말고, 이 오빠야 살을 찌워라. 그게 빠르다. ……천잰데?

 

 

 

2.5

 

그런 전차로, syo는 사악한 남편을 해치우기 위해 매일 저녁 식사에 조금씩 조금씩 독을 타는 여인의 마음으로 의 식사에 조금씩 조금씩 탄수화물을 탔다. 지방이라는 이름의 독으로 저놈의 턱과 허리를 죽여버려야지. 밥그릇에 밥을 담을 때도 내 밥은 사뿐사뿐 의 밥은 꾹꾹 눌러 담았으며, 식후 뒷산 산책은 예의상 한 번 작은 목소리로 권해보고 이 못 알아들었거나 망설인다 싶으면 뒤도 돌아보지 않고 나 혼자 다녀왔다. 조금만 더 하면 쥐도 새도 모르게 80까지 만들 수 있었는데, 아쉽게도 회사에서 짐 나르다가 바짓가랑이가 터지는 바람에 이 자기의 돼지됨을 눈치채고 말았다. 까비. 사실 대리가 입사 때보다 좀 찌긴 했지- 라는 말도 들었다고.

 

이게 다 니 때문이다, 니가 너무 잘 먹여서! 라며 울분을 토하는 그를 보며 syo는 최대한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야, 이게 니가 다 집에 쳐 들어오면 맥주부터 마시고 바로 드러누워서 웹툰이나 쳐 보다가 잠들었다가 깨서 게임하다가 다시 자고 이딴 식으로 사니까 그런 거다 새끼야- 라고 대꾸했지만, 뒤돌아 웃으며 다시 탄수화물 풍부하고 지방 가득한 사료를 준비했다.


 

 

 

3

 

그렇지만 마치 정도를 넘어서 늘어난 스프링이 원래 모습으로 돌아가지 않듯이, 의 체중이 정도를 넘어서는 순간 체중총량일정의 법칙 역시 무너져 버린 것인지 제대로 동작하지 않게 되었다. 어쩌면 다행일지도. 만약 그게 동작했다면 지금 syo의 체중은 50kg 후반대까지 떨어지고 말았겠지.

 

그만큼 은 몰라보게 돼지가 되었다.

 

근데 막상 이걸 돼지로 만들고 나니까 원래 아름답지 못했던 몸뚱이가 더욱 아름답지 않아서 심기에 거슬린다. 덥다고 자꾸 팬티만 입고 돌아다니는데, , 진짜 이건 아닌 것 같다. 아직 이 트렁크 팬티를 입던 시절, 슬랙스에 그런 팬티 입으면 태가 안 나니까 제발 좀 드로즈로 바꾸라고 윽박지르다시피 권했던 과거의 나를 후드러패고 싶다. 대체 왜 팬티 라인을 배꼽 위까지 끌어올려서 입는 건데! 따지니까 배 나와서 부끄러우니까! 라고 대답하는 그가 나는 너무나도 부끄럽다…….

 

 

 

4

 

, 에세는 샀습니다. 오늘 벌써 도착. 그러나 언제나 그렇듯이 막상 도착하니까 손이 안 간다…….


 

 

 

--- 읽는 ---

에세 / 미셸 드 몽테뉴

How to read 데리다 / 페넬로페 도이처

관통당한 몸 / 크리스티나 램

쓸모 없는 수학 / 김동진

그러나 아름다운 / 제프 다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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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2-06-30 15: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크- 페이퍼 제목이 너무 지적이다... 비 오는 날에 잘 어울리는 팝송이네요 ㅋㅋㅋㅋㅋ

syo 2022-06-30 15:35   좋아요 1 | URL
제목은 지적이지만 내용은 지방적입니다. 그리고 저는 오늘도 퇴근하고 돌아오실 바깥냥반을 독살하기 위해 돼지뒷다리살이 듬뿍 든 된장찌개를 끓일 예정이구요 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22-06-30 15: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랜시간 지켜지던 체중총량일정의 법칙이 왜 깨졌는지 그것부터 좀 연구해야 하는 거 아닌가요?
된장찌개 맛있겠네요. 고기가 들어가네요. 아.... 맛있겠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syo 2022-07-07 17:36   좋아요 0 | URL
그는 요즘 살 빼겠다고 헬스장을 다니고 있습니다.
조만간 중간정산 한번 해야겠네요.

페넬로페 2022-06-30 15:5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역시나 syo님과 삼님의 관계는 환상적이예요~~
저는 살찔까봐 밥그릇에 밥을 조금만 담고
다른 가족은 많이 주는데도
저의 뱃살만 늘어나고 두 사람은 삐쩍 마르고~~
에세, 사고 싶지만 읽지 않을 것 같아 조금 기다리다가 도서관에서 일단 빌려 읽어야겠어요^^

syo 2022-07-07 17:37   좋아요 1 | URL
이렇게 글감이라도 되어 주지 않으면 의미없는 녀석입니닼ㅋㅋㅋㅋㅋㅋㅋ

젊은 시절 일종의 인생책처럼 여기던 몇 권의 책들 중 하나여서 저는 구매를 했지만,
제가 좋다고 구매를 권하긴 어렵겠더라구요. 월든으로 주변에 민폐를 많이 끼쳐서....
이 책 두껍기도 하고, 말씀대로 일단 한 번 빌려서 읽어 보시고, 곱씹을 만하다 싶을 때 구매하시길 ^-^

반유행열반인 2022-06-30 16: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삼님의 삼이 삼겹살의 삼 아니죠? 구박하면 글이 재밌어지는 것 같지만 괜히 부담 드린 것 같아 송구합니다…ㅋㅋㅋㅋ에세도 거 웃겼는데 제가 요즘 (스스로에게도 바깥 세상에도) 칭찬이 박한 시절이라…정신좀 차리면 다시 비행기 몰고 돌아오겠습니다 ㅋㅋㅋ

syo 2022-07-07 17:38   좋아요 1 | URL
열반항공이 운행 중단 된 이후로 하늘 구경을 못하고 있습니다.
재빨리 정신 차리고 돌아오소서....

수이 2022-06-30 16: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삼님 이야기 하시는데 왜 제 가슴이 막 저릿저릿거리면서 찔리는 걸까요. 와구와구와구.

syo 2022-07-07 17:38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살이 문제가 아니라 태도가 문제인 것입니다.....

잠자냥 2022-06-30 16: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캬 미치겠다. ㅋㅋㅋ 독 타는 여인 심정으로 탄수화물 타기 ㅋㅋㅋㅋ
근데 삼 님 드로즈..... 오마이갓... 안구 고통의 나날을 보내고 계시는 syo님에게 심심한 위로를...

syo 2022-07-07 17:39   좋아요 1 | URL
그래도 요즘 운동한답시고 퇴근 후에 러닝머신도 달리고 그러나 보더라구요.
막상 운동해서 살 뺀다고 그러니까 그게 또 그거대로 꼴보기 싫네요 ㅋㅋㅋㅋㅋㅋ

그레이스 2022-06-30 17:4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
완전 공감!
막상 도착니까 손이 안간다.
어떻게요.
막 공감되요.
ㅎㅎㅎㅎ

syo 2022-07-07 17:39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잡은 물고기에 떡밥을 던지지 않는 것이 국룰인가봐요 ㅋㅋㅋ

stella.K 2022-06-30 19:2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역시 탁월한 미문입니다!!ㅋㅋㅋ

syo 2022-07-07 17:40   좋아요 1 | URL
三을 묘사할 때는 아무래도 미문이 될 수가 없습니다.
미라는 것이 존재하지 않는 녀석이니까요....

stella.K 2022-07-08 10:44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

공쟝쟝 2022-07-01 18: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악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syo 2022-07-07 17:40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왜뭐왜

공쟝쟝 2022-07-07 17:55   좋아요 0 | URL
최근에 제가 아는 동생이 이런 명언을 보내주더라고요. 카톡으로… “한 가정에서 작가가 태어났다면 그 가족은 끝난것이다 -체 슬라브 밀로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삼 벗어나!!! 삼은 끝났다 ㅋㅋㅋ

syo 2022-07-07 17:59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 그건 안 되지! 내 반영구 글감인데 어딜 벗어나 ㅋㅋㅋㅋ
내가 그를 버리기 전에 그는 나를 벗어날 수 없다 ㅋㅋㅋㅋㅋ

독서괭 2022-07-01 20: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오 삼님 ㅋㅋㅋㅋㅋ 오랜만에 오셔서 큰 웃음 주시네요!! 제목부터 끝까지 너무 웃김요 ㅋㅋㅋ

syo 2022-07-07 17:41   좋아요 1 | URL
저거 요즘 운동다니는데, 살 빠지건 말건 그것 역시 저한테는 그저 하나의 글감에 불과합니다.
쟤는 알라딘에서 저한테 씹히기 위해 태어난 것이 아닐까요?

독서괭 2022-07-07 17:57   좋아요 0 | URL
syo님이 삼님의 인생의 의미를 하나 더해주신 것이죠^^ 본인이 과연 원할지는 모르겠지만 ㅋㅋ

syo 2022-07-07 17:58   좋아요 0 | URL
본인이 원하든 원하지 않든, 일단 이거 하나밖에 없는 것 같은데 받아들여야 하지 않을까 싶어요 ㅋㅋㅋㅋㅋㅋ

감은빛 2022-09-28 14: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글을 왜 이제서야 읽었을까요? ㅎㅎㅎㅎ
제목도 글도 너무나도 멋지네요.
제가 기억하는 syo 님은 전혀 뚱뚱도 통통도 어울리지 않는 분이었어요.

그리고 글 속에 야금야금 친구 분을 살찌는 모습을 보며,
요즘 제가 저한테 그 짓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좀 바쁘다고, 스트레스 받는다고 평소보다 좀 많이 먹고,
피곤하고 귀찮다며 운동을 게을리 하고 있네요.

이 글 읽고 반성하며 이제 다시 슬림한 몸매로 돌아가기 위해 노력해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