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남자고, 페미니스트입니다
최승범 지음 / 생각의힘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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쉼표(,)에 대해서만 이야기하고 싶다.


 

되돌아보건대 빨갱이가 되겠노라는 결심이, 그리고 나는 빨갱이라는 선언이, 너무 성급했던 건 아닌가 생각하는 일이 잦다. 자본도 안 읽었으면서, ‘빨간 맛이 뭔지도 잘 몰랐으면서, 도대체 어떤 문장에 반하여 syo는 빨갱이가 되(었다고 믿)었을까. “철학자들은 지금까지 여러 방법으로 세계를 해석하기만 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세계를 변혁하는 것이다.”(포이어바흐 테제) 였을까? 아니면, “잃을 것은 오직 족쇄 뿐, 얻을 것은 온 세계일지니, 만국의 프롤레타리아여 단결하라!”(공산당 선언) 였나? 하여간 죽여주게 멋있었다. 스무 살 남짓의 syo는 그렇게 어쭙잖은 진보뽕을 맞고(빗맞고) 섣불리 마음에 빨강색을 칠했다. 이어폰도 빨강색, 필통도 피처럼 빨강색을 고집했으며, 파스타를 먹어도 오직 토마토만이 혁명적이지, 카르보나라 같은 회색 반동 파스타는 결코 용납할 수가 없었다(그러나 유래로 보자면 카르보나라야말로 노동자의 음식이라는 소오오름 끼치는 반전.) 무지하면 용감한 법. syo에게 빨강이야 말로 세상 짱이라는 것은 자연법칙에 가까웠다. 무지개는 왜 주노초파남보겠어. 후레시맨, 바이오맨, 파워레인져 가릴 것 없이 모든 쫄쫄이-하이바 용사들의 우두머리는 왜 빨간 유니폼을 입겠냐고. 만세, 빨강 만세, 빨갱이 만세..... 이거 원, 별 미친놈을 다 보겠다.

 

빨강이 옳아서 내가 믿은 건지 내가 믿어서 빨강이 옳은 건지 구분이 되지 않는 지점까지 신념은 눈 감고 질주했다. 이럴 때 너라면 어떻게 하겠냐는 모든 질문에 가장 빨간 선택지를 골랐다. 때론 그 질문은 전제 자체가 틀렸다며 빨간 펜을 들고 득달같이 달려드는 일이 있었다. 누군가 약자를 위하여 세상과 맞서 싸우고 있는 자리를 그냥 스쳐 지나갈 때면 목이 꺾여 아무리 용을 써도 땅만 보고 걸을 밖에 도리가 없었다. 스스로의 언행 불일치와 용기 없음을 아프게 인식하면 오래 괴로웠다. 빨간 일을 그렇게 많이 하지는 못했지만 빨간 말을 많이 하고 빨간 글을 썼으며, 꽤 촘촘한 빨간색 안경으로 다른 이의 일과 말과 글을 거를 줄 알게 되었다. 그렇게 막무가내로 빨간색을 바르다 보니 여기까지 왔다. 근본 없는 빨갱이, 이론도 실천도 모자란 알라딘의 입빨갱이 syo가 되었다. 좀 더 많이 알고 좀 더 많이 싸웠으면 좋았겠지만, 그랬다면 스스로 내가 조선의 빨갱이다외치는 일이 덜 부끄럽고 민망했겠지만, 그렇다고 30년 동안 겨우 하나 만든 정체성을, 영혼의 빨간 그림자를 부인할 수는 없는 일이다. 다른 관점으로 보자면, 그렇다. 글눈이 트이고도 30년을 더 살았는데, ‘나는 누구요할 수 있는 명함을 이제 겨우 하나 만든 셈이다. 심지어 빨강색을 칠한다고 칠했는데 주황색에 가까운 누리끼리한 명함이 나왔다.....


 

첫 번째 정체성이 그렇게 허접하게, 기세에 휩쓸려 어어- 하는 사이에 형성 되서였을까, 좀 신중해졌다. 오래 물색했고, 그 결과 두 번째 명함을 만든다면 거기에 페미니스트라고 새기고 싶어 페미니즘의 주변을 잠시 얼쩡거렸다. 그리 오래지 않은 일이다. 단기간 몰아치듯 많이 듣고, 많이 읽었다. 그러나 지금은 적게 듣고 있고, 읽지 않는다. 무섭기 때문이다. 읽으면 읽을수록 쓰기가 두려웠고, 들으면 들을수록 말하기가 겁났다. 사내놈인 내가 감히, 스스로를 페미니스트라고 소개할 수 있는 날이 올까? 그게 가능한 일일까? 만약 그게 된다면, “안녕하세요, 저는 페미니스트입니다.” 라고 말해오는 어떤 여성에게 , 안녕하세요. 페미니스트입니다.” 라고 대답할 수 있는 걸까? 저 말들 속에 들어 있는 페미니스트는 똑같은 두 발음이 과연 라는 조사로 엮일 수 있는 같은 단어일까? 희망은 너무도 작고 두 번째 명함은 요원하기만 했다. 실은 그 작은 희망조차 지금은 차갑게 식어버렸다. 아직 절대 페미니스트라고 자칭하지 못할 syo, 지금껏 읽은 책들, 지금껏 들은 이야기들 앞에서 반성하고 고칠 일이 너무도 많아 더 앞으로 나가지 못하고 있는데, 세상의 많은 남자 페미니스트들은 어찌나 당차고 멋있는지, 이 괴롭고 부끄러운 절름발이 시절을 헤치고 나가 당당히 페미니스트의 이름표를 단 그들이 존경스럽고 부러울 때가 많았다. 나도 열심히 읽고 쓰면 저렇게 될 수 있을 거야, 하는 기대를 품고 몇몇 이들의 행로를 좇기 시작했다. 그리고 금방 좌절했다. 그들의 빛나는 명함에는 이렇게 쓰여 있었다. “나는 페미니스트입니다(그러므로 너는 페미니스트가 아니고 니가 말하는 페미니즘은 진짜페미니즘이 아니란다)”

 

작년, 윤김지영 선생님의 대구 강연 자리에서, 몇 안 되는 남성 청중 한 명이 선생님께 여쭸다. 남자 페미니스트(이하 남페미)가 가능하다고 생각하시느냐고. 선생님은 결론적으로 가능하다고 생각하신다면서도, 여자 페미니스트(이하 여페미)와 똑같은 방식으로 기능하진 않을 거라고 말씀하셨다. 곱씹어보건대, 페미니스트로서 두 성별의 기능이 다르다면, 페미니스트라는 이름을 붙이기 위해 넘어야 할 윤리적 허들 역시 같거나 동등할 이유가 없다. 결국 중요한 것은 여페미와 남페미를 같은 페미로 볼 것이냐 아니냐 하는 여러 방법의 해석이 아니라, 여페미와 남페미의 기능과 윤리를 활용해 세계를 변혁하는일이겠다. 그리 보면 세상에는 과연 남페미라고 불려도 손색이 없을 사람들이 명백히 있다. 이 책의 저자가 그렇다. syo가 감별을 하자는 게 아니라(감별은 감별 능력이나 자격을 인증 받은 사람이나 하는 것이다. 그리고 병아리, 보석, 골동품 따위에나 하는 것이다), syo의 하찮은 젠더 감수성에 비추어 볼 때 저자는 정말 닮고 싶다는, ‘만약 내가 저 정도 되면 나도 내가 페미요 떳떳하게 밝히고 다니겠네하는 생각이 들게 한다. 그러나 그것보다 실은,


 

쉼표(,)에 관하여 이야기하고 싶다.


 

책 속에 담긴 내용 역시 남자들에게 극히 중요하고 유용하지만, 200쪽을 채우는 문장 전체만큼이나 저는 남자고, 페미니스트입니다라는 한 줄의 제목이, 표지를 넘기면 만날 수 있는 모든 활자의 총량만큼이나 제목 가운데 들어 있는 쉼표 하나가 의미를 가진다고 syo는 생각한다. 페미니즘에 열려 있는 사람이라면 이 책이 말하는 모든 주장에 동의하는 것은 그다지 어렵지 않을 수 있다. 이 책이 하지 말자는 일들을 하지 않고, 하자는 일들을 하는 것은 큰 무리가 아니다. ‘또 페미니즘 책이 나왔군. 하여튼 페미니즘은 돈이 된다니까. 이번에도 내가 신나게 까주지와 같은 의도를 품고 이 책을 손에 든 사람을 제외하면(물론 책을 이렇게 읽지 말라는 법은 없다), 이 책은 대체로 모두에게 쉽고 나긋나긋하다. 그렇지만 당신이 이 책의 모든 견해에 동의한다고 해서, 혹은 오히려 이 책이 너무 온건하다고 여긴다고 해서, 곧바로 남페미의 자격을 보장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이 책을 다 읽고 책장을 덮은 다음, 우리는 제목을 다시 한 번 읽어보아야 한다. 제목이저는 남자고 페미니스트입니다가 아니라, 저는 남자고, 페미니스트입니다인 데는 무시 못 할 이유가 있다.

 

어떤 남페미도 쉽게 남페미가 되어서는 안 된다. 많이 읽고, 그래서 많이 알고, 그러다보니 많이 싸워야 한다. 그건 물론이다. 그러나 그 모든 과정을 통과했대도, 우리는 계속 생각해야 한다. 공부로 끝내지 않기를. 실천으로도 만족하지 말기를. ‘내가 남페미인지를 생각하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처음으로 되돌아가 내가 과연 남페미여도 되는지를 꾸준히 생각해야 한다. 나도 모르게 내가 무엇을 망칠 수도 있는지, 잊지 않고 자꾸 뒤적여 줘야 한다. 그래야 굳지 않는다. “저는 남자고,” 그리고 그 쉼표에서 되도록 오래 쉬었으면 좋겠다. 그 쉼표 뒤에 페미니스트입니다.”를 어렵지 않게 붙일 수 있는 당신은 멋지다. 아직 그러지 못하는 syo는 당신이 부럽다. 그러나 만약, 당신의 쉼표 뒤에 길고 긴 공백, 괴롭고 묵직한 시간의 켜가 쌓였다면, 오래 묵혀 번민한 끝에 당신이 페미니스트입니다를 가까스로 붙일 수 있었다면, syo는 당신을 존경한다. 당신처럼 되고 싶다. 당신의 목소리가 아무리 작아도 곁에 서서 그 목소리를 듣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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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06-20 16:3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책 참 나긋나긋 하지요 ㅎ 스요님 글 재밌어요 ㅎㅎ

syo 2018-06-20 16:45   좋아요 1 | URL
좋은 책이었어요. 이만큼도 되기 어렵겠지만 이만큼만 되면 좋겠다 싶었지요 ㅎㅎ

단발머리 2018-06-20 17:0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난 뭐랄까... syo님 글에서 동지애를 느껴요. 저의 쉼표 뒤에도 길고 긴 공백 그리고 괴롭고 묵직한 시간의 켜가 쌓여있고요. 기혼의 전업주부로서 말이죠.
항상 조심스럽고 그러죠.
페미니즘 책을 읽기 두렵다는 말, 그 말에도 공감되고요.

이런 고민의 시간과 말들이 페미니스트가 되기 전에 필요한 시간은 아닐까 생각해요. 이런 글을, 이렇게 좋은 글을 써준 남자, syo님에게 고맙구요.

그나저나 빨갱이 이야기는 왜 이렇게 재미지나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syo 2018-06-20 18:50   좋아요 1 | URL
저도 페미니즘 책 퍽퍽 읽고 페미니즘 글 뿜뿜 쓰고 막 그러고 싶은데 그게 안 돼요...... 뭘 쓰질 못하겠어요. 그래서 고작 ‘써도 되나?‘ 라는 말만 길게 쓰는 요즘입니다. 희한한 슬럼프야..... 지금이 긴 쉼표를 찍는 중인 걸까요.....

그러나 빨갱이 이야기라면 언제라도 신명나게 쓸 수가 있다!

마! 느그 대장 독일 살제? 마 내가 느그 마르크스랑 임마! 어? 어저께도 밥묵고 사우나도 같이 가고 마 다했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18-06-20 18:51   좋아요 0 | URL
그 이야기 너무 좋아요. 써도 되나? 그런 이야기요. 그 이야기를 길게길게길게길~~~~~~~~~~~게 해 주길요.

근데, 진짜 밥묵고 사우나도 같이 가고 그랬단 말이예요?
(말똥말똥) @@

syo 2018-06-20 18:55   좋아요 2 | URL
..... 그랬으면 제가 어디 syo겠어요? 엥겔스지.....

근데 빨걍이로서, 엥겔스 좀 부럽다. 돈도 뜯기고 남의 애를 자기 애라고 하기도 하고 이래저래 온갖 드러운 꼴도 다 봐야했지만, 그래도 역사상 손꼽히는 ‘성덕‘ 아닐까요.

북다이제스터 2018-06-20 21:1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캬~~~ 이런 감칠 맛 나는 글.... 부럽습니다.^^
시요님은 항상 노력하는 빨강쟁이나 페미니스트 일지도 모르지만 하느님이 특별히 사랑하여 점지해 주신 타고난 글쟁이입니다. ^^

syo 2018-06-20 21:43   좋아요 1 | URL
그렇게까지요?? ㅎㅎㅎ 하늘의 사랑은 모르겠으나 북다님의 특별한 사랑을 받는 것 같아 즐겁습니다. 북다님이야말로 알라딘의 빨강대장이시니까요 ㅎㅎㅎㅎ

그나저나 제가 쓰는 ‘빨갱이‘나 ‘빨걍이‘보다 북다님의 ‘빨강쟁이‘가 더 맘에 드는데요....

hellas 2018-06-21 06: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남자고, 페미니스트.. 라는 말에 뱁새눈을 뜨고 50프로 정도 의심했었는데 좋은 리뷰네요. 책이 더 궁금해졌습니다:):)

syo 2018-06-21 21:20   좋아요 1 | URL
그 지점에서 뱁새눈을 뜨실 정도로 크게 열려 계신 분께는 별 소용에 닿지 않는 책일 수 있습니다. 미지근하네 싶으실까요. 그래도 남자들이 보기에는 좋은 책인 것 같았습니다.^-^
 


각성! 고시오패스

 

공시 준비하다 성격 버리면 공시오패스겠고 고시생이라면 고시오패스겠지만, 공시도 아니고 고시도 아니라 둘 사이 어딘가 자리 잡은 희한한 비주류 자격시험을 준비하는 syo, 성격은 일단 알차게 버려놨는데 이걸 뭐라고 부를만한 명칭이 딱히 없어놔서 한층 더 먼지 같은 기분이다. 고와 공 사이의 어디쯤이니까, 생각하며 12번 정도 고옹, 고오옹, 고오오오오옹 해보지만, 제기랄, 아무래도 뾰족한 수가 나질 않는다. 난 뭔데! 대체 뭐냐고! 됐어. 공도 고도 다 필요 없어. 난 그저 나로서 너무도 당당한 syo패스......

 

시험이 이제 50일도 채 안 남았다. 그 말인즉슨, 하루에도 몇 차례 조울조울 널을 뛰고, 그야말로 사소한 것에도 꼼꼼하게 지랄할 만반의 준비가 갖추어진 상태라는 것이다. 우와아으아아아, 열 받아, 사고치고 싶다. 말썽부릴 거야. 뭐 하나 걸리기만 해, 아주 그냥.

 

알지, 내 성격? 나 완전 개야, 개. 깝치지 마, 소파 아작 난다!



그래, 이게 다 좁은 방구석에 처박혀서 종잇장만 너덜너덜 들여다봐서 이런 거지. 옥상으로 올라가 탁 트인 풍경을 보고 미세한 내 마음도 좀 탁 트자. , 오늘따라 시원한 공기. 햇살도 따갑지 않고. 멀리까지 보이네. 미세먼지도 없나 보네. 역시. 그것 봐. 방 밖으로 나오니까 얼마나 좋아. 이 얼마나 아름다운 하루, 와러 원더풀 월드냐고. . 저기 아래에 팔짱을 끼고 걸어가는 세상 다정해 보이는 커플을 좀 보라구. 태양계의 모든 행복이 다 자기들 꼭 잡은 두 손안에 들어 있는 것처럼 환하게 웃고 있잖아. 어때, 저 행복한 모습을 보고 있자니 나까지 행복해 지는 것 같겠냐열라빡치지보아하니바로저새끼들이내행복을모조리도둑질해간절도범들같은데확그냥정수리에가래침이나뱉어버릴까보다니들도이험한세상맛한번봐야되겠지아무래도!!!!! 했으나 실제로 침은 뱉지 못하고 도로 삼켰다. 달지도 쓰지도 않은 맛이었다. 침 삼키는 소리가 너무 크게 나서 깜짝 놀랐지만, 얼른 둘러봤더니 주위에 사람 온기라고는 1도 없어서 괜히 많이 슬펐다.

 

그래, 이러지 말고 차라리 달리자. 마음이 뒤숭숭할 때는 몸을 움직여야 하는 법이지. 좋군. 바람 시원하고. 오늘따라 무릎도 별로 안 아프고. 평소보다 좀 빠른 것 같은데 더 많이 뛸 수도 있겠어. 후 후 하 하. 역시, 사람은 숨이 차면 잡생각을 하지 않게 되는구먼. 호흡이랑 무릎에 집중. 좋아, 좋아. , 밥 먹고 얼마 안 돼 그런지 속이 좀 울렁거리네. 못 참을 정도는 아니니까 속도 줄이고 조금만 버텨 보자. syo, 힘 내. 달리다 산책로에 토해 놓을 수는 없는 일이잖아? 저기 벤치에 알콩달콩 앉아 서로의 눈을 뜨겁게 들여다보고 있는 저 남녀 분위기 좋은데, 갑자기 내가 나타나 우웩거려대면 그거 얼마나 큰 민폐 같은소리하고앉아있네민폐는지금저것들이민폐구만벤치가이렇게광활한데기어이반드시꼭기필코필수적으로무릎위에앉혀야만되겠냐이것들아아놔이정도면민폐넘어적폐로세네놈들이과연내가그얄미운무릎에다저녁에먹은음식을게워다가빈대떡을부쳐도그렇게자웅동체연리지비익조마냥한몸을유지할수있을까보냐확그냥막그냥구역질일발장전이요??!! 했으나 꾹 참고 그저 열심히 앞으로 달려 나갔다. 맞바람 맞는데 동공에서 땀이 나네, 많이 나네, , 줄줄 나네, 흘린 물만큼 몸이 가벼워져서 그런가 오늘따라 스피드가 장난 아니네, 하다 보니 벌써 집이라서 괜히 많이 슬펐다.

 


지혜를 쌓는 것은 온전히 심리적인 것이기에 이성과 의지가 결합된 힘에 기반해야 한다고들 생각한다그런데 이 이성과 의지의 결합은 순전히 허황된 생각이다철학자들이 지어낸 이야기이고 허풍이다사기란 말이다이성은 우리에게 담배나 술을 끊으라고 명한다철통같은 의지로 실제 그 명령을 잘 받들기만 하면 되겠다그런데 니코틴중독이나 알코올의존증을 부추기는 '신경증'에 있어서 의지는 아무 소용이 없다술이나 담배를 싹 끊었다고 가정한다면그건 어디까지나 병에 걸릴지 모른다는 공포 때문이지-중독에서 벗어난 우리가 지체 없이 또다른 중독에 빠질 경우는 차치하고서라도-데카르트가 말한 대로 이성에 자극받아 "단호한 결심"을 한 결과는 아닐 것이다따라서 우리는 자신을 통제하지 못한다스스로 달라지겠다는 결심과 그에 따른 성찰이 우리의 기질을 변모시키지는 못한다다시 말해태어날 때부터 우리의 영혼에 잡힌 주름영혼에 깊이 아로새겨진 흔적은 그런 방식으로 바뀌지 않는다삶은 우리를 그렇게 우리 안에 고착시키고그 고착은 세월이 흐르면서 뼈처럼 단단하게 굳어버린다.

프레데리크 시프테우리는 매일 슬픔 한 조각을 삼킨다


고독하다는 것은 어떤 기분인가그건 배고픔 같은 기분이다주위 사람들은 모두 잔칫상에 앉아 있는데 자기만 굶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다창피하고경계심이 들고시간이 지나면서 이런 기분이 밖으로도 드러나고독한 사람은 점점 더 고립되고 점점 더 소외된다그것은 감정적인 측면에서 상처를 입히며신체라는 폐쇄된 공간 내에서 눈에 보이지 않게 발생하는 물리적 결과마저 낳는다그것은 앞으로 나아간다무슨 말이냐 하면고독은 얼음처럼 차갑고 유리처럼 맑으며 사람을 집어삼킨다는 뜻이다.

올리비아 랭외로운 도시

 

사람은 연민만 아니라면자기혐오로도 충분히 살 수 있다물론 사랑으로도 살수 있겠지만 그건 여건이 되는 사람에게 허락되는 거다행복한 사람들이 모두 행복하세요 사랑하세요같은 말을 떠벌리며 거만할 수 있는 건 대개 그런 이유에서다.

허지웅버티는 삶에 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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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라 2018-06-12 01: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허지웅의 글이 아프게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 말 같네요.
시험 잘 대비하시길 바랄게요^^

syo 2018-06-12 08:17   좋아요 3 | URL
감사합니다 ㅎㅎㅎ 그러나 시험이 저를 잘 대비해주기만을 기도하는 요즘입니다....

2018-06-12 01: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6-12 08: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6-12 04: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6-12 08: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라로 2018-06-12 05: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와 공 사이,,, 곰? ㅎㅎㅎㅎ
잘 하실거에요!!! 화이팅~~~
글고 저 비글은 저희집 비글, 샘보다 통통하고 웬지 시크한듯해요. 저희 샘은 완전 아무나 보고 헤벌레~~~~ㅠㅠ

syo 2018-06-12 08:20   좋아요 1 | URL
ㅎㅎㅎㅎㅎㅎㅎ 멍뭉이는 외모/성격/인종(?)/종교 와 무관하게 그 자체로 모두 귀엽습니다♥️

2018-06-12 07: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6-12 08: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18-06-12 08:2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개귀여워.........

syo 2018-06-12 08:47   좋아요 0 | URL
저 눈 좀 보시라구요....살짝처진 배 하며... 핑크색 발바닥에.... 으윽 심장폭격♥️

2018-06-12 12: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6-12 16: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6-12 16: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6-12 19: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18-06-12 12:0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좋은 결과를 안고 대구로 금의환향하길 바랍니다. syo님만 얘기하는 건데 8월 25일 대구에 정희진 님 강연이 잡혔어요(추후 일정이 변경될 수 있지만, 큰 변수가 없다면 이 날에 진행할 것 같습니다). 레드스타킹 멤버들이 쾌거를 이루었어요. 시간 괜찮으면 이 날에 대구에 오셨으면 좋겠어요. ^^

syo 2018-06-12 16:15   좋아요 0 | URL
시험 결과와 무관하게 그날쯤에는 대구에 있습니다. 대구에서 정말 애쓰시네요 다들. 꼭 구경가도록 하겠습니다 ㅎㅎ

비로그인 2018-06-13 02: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첫 인용구... 우와 뭔가 마음에 드네요. syo님은 모르는 책이 없으신듯... ㅎㄷㄷ...

syo 2018-06-13 09:38   좋아요 1 | URL
오랜만입니다 idahofish님 ㅎㅎ <외로운 도시>는 괜찮은 책입니다. 고독에 대해서 알아가기에 모자람이 없는 책이죠. 페이지는 잘 안 넘어가지만요 ^^
아는 것 몇몇 빼고는 다 모르는 책 투성입이다. 열심히 읽어야 될 텐데요 ㅎ

syo 2018-06-13 13:26   좋아요 1 | URL
알고 보니 말씀하신 첫 인용구가 <외로운 도시>가 아니었군요ㅎㅎㅎㅎ 송구합니다.

비로그인 2018-06-13 19: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인용구도 인상적이에요...ㅎㅎ

독서괭 2018-06-18 21: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공)시생의 아픔을 이렇게 재미있게 쓰시다니 ㅋㅋㅋㅋ 50일만 더 힘내세요~~!!

syo 2018-06-20 16:17   좋아요 0 | URL
으하하하, 벌써 38일이에요ㅠㅠ..... 이제 여기 안 올 거에요.





일단 내일까지는요ㅋㅋㅋㅋㅋㅋ
 


소학교 때 책상을 같이 했든 아이들의 이름과, , 옥 이런 이국 소녀들의 이름과벌써 아기 어머니 된 계집애들의 이름과

 

잠깐이나마 스쳐간 두 개의 별은 서로의 궤적에 향기를 남긴다. 낱낱이 들추어 태워도 결코 낱낱이 타지는 않는 이름을 남긴다. 별은 스쳐온 것들의 이름이 무거워 떨어진다. 우리가 그 별을 무엇이라 부르건 그것은 우리 자신의 메타포이고, 그 단어에 우리 마음이 비친다. 달무리를 머리에 이고 서서 이름을 센다. 사랑이었던, 미움이었던, 사랑이면서 미움이었던, 사랑도 미움도 아니었던, 오래 지고 무거워 했던 많은 이름을 센다. 기꺼워 센 이름과, 겨우 센 이름과, 미처 못 센 이름과, 차마 못 센 이름을 짚느라 하늘의 별을 빌려 쓴다. 오늘의 별은 모조리 내가 빌리고 빈자리만 남았다. , 밤이 와르르 쏟아진다.

 



현대의 경험은 파편의 경험이다이제 우리는 에둘러 가야만 한다조각난 경험의 파편들을 끌어 모아 서로 붙이고 연결하여 그 전체 모습을 유추해 내어야 한다느낌은 생각으로 정리되고생각은 말로 표현되어야 하듯이그리고 이 말은 다시 행동으로 전환되어야 하듯이나의 감정은 너의 감정과 만나고우리의 사고는 그들의 사고로 넓어져야 한다.

문광훈조용한 삶의 정물화

 

연애는 신의 불꽃이다모든 것을 미화하고 정화한다산문적인 우리에게 시를 준다대지에 초목의 싹을 돋게 하는 밤이슬이다사람의 혼에 맥박이 뛰게 한다인생에 빛을 비추고 희망을 준다연애를 체험한 사람이 아니면 참인생의 혼을 들여다보았다고 할 수 없다그 사람 자신이 인생을 존귀하게 살 수 없다아마도 참된 사랑은 영혼만도 육체만도 아니라 영혼과 육체를 아우르며 신과 인간 사이를 왕래하는 것이다.

나혜석조선 여성 첫 세계 여행기


인간은 본래 고독한 존재라지만인연은 곰팡이와 같아서 완전한 단절 속에서도 새로운 관계를 시작한다비록 버림받았더라도 영원히 그 상태로 살지는 않는다삶이 지속되는 한 인간은 누구라도 관계를 맺지 않고는 살아갈 수 없기 때문이다다만 한번 버림받은 짐승들이 그러하듯 버림받아본 사람 역시 제 마음을 다시 내어주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린다결국 우리는 다음과 같은 깨달음에 도달한다사람의 발목을 잡는 것은 절망이 아니라 체념이요사람을 앞으로 나가게 만드는 것은 희망이 아니라 의지라고.

전성원길 위의 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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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8-06-08 18: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캬~! 사람의 발목을 잡는 것은 절망이 아니라 체념이요, 사람을 앞으로 나가게 만드는 것은 희망이 아니라 의지라고!!
문장 멋지지 않습니까?
제가 저 문장에 줄을 쳤는지 모르겠습니다. 분명 읽었는데...ㅠ

syo 2018-06-08 20:26   좋아요 1 | URL
줄 칠 데가 워낙 많은 책이었습니다. 그러다보니 기억이 잘 안나시는 거죠. ㅎ
 


삼천의 태양, 삼천의 달, 그리고 두 개의 섬

 

그렇게 오래 기다려주었건만 끝내 나를 발견하지 못하는 세계에 대고 종주먹을 흔들던 젊은 내가 있었습니다. 겨울에서 봄으로 건너가는 포항 어느 바닷가였네요. 넘실대는 파도가 늦겨울 여린 빛살을 넉넉히 깨먹고도 부족한지 내가 모래에 남긴 발자국을 자꾸만 삼켰지요. 천천히, 그러나 꼼꼼하게 전진하는 저 많은 물들이, 물들의 혀가, 혀 끝에 서린 무자비함이 나는 무서웠습니다. 젊은 날 누구나 잠깐씩은 그러듯, 나 역시 스스로 하나의 대륙인 줄 알았어요. 언젠가는 반드시 발견될 거대한 가능성 덩어리, 희망의 너른 퇴적층이라 믿었습니다. 내 어깨 위로 세상 전체를 쌓아올리는 데 모자람이 없으리라 자신했습니다. 그러나 별 것 아닌 계기를 한껏 부풀리고 유리하게 해석하여 채굴한 성공의 징후들은 역시 별 것 아닌 계기들에 얹혀 사라져갔지요. 나는 어리둥절할 새도 없이 퇴락했습니다. “그건 아무것도 아니야라는 말이 몇 달 안에 미안, 아무것도 아니야가 되더니, 다시 얼마 못 가 나는 아무것도 아니야가 되었습니다. 그 마지막 말조차 안으로 삼키며 바스라지고 바스라지다가 나는 결국 인정하고야 말았어요. 나를 모두 갈아 저 바다에 부운들, 바다의 수위는 끄떡도 없으리라는 사실을. 그렇게 딱히 이긴 이도 없이 나는 졌고, 패배를 크게 외치러 그 모래톱을 찾아갔지만, 입이 쉽게 떨어지지 않아 발자국만 찍다 되돌아왔습니다. 들고 간 패배를 그대로 들고서 되돌아왔습니다.

 

그리고 바로 그 밤, 되돌아 온 도시에서 당신이 나를 불렀습니다. 이름난 어느 못가에서 당신과 당신의 언니와 당신의 형부가 될 사람과 나는, 바닷게를 먹고 그 바닷게가 위장에서 취할 만큼 많은 술을 들이켰어요. 어쩐 일인지 당신의 마음이 부어있었습니다. 내 마음이 부어 당신의 마음 부은 자리를 만지지 못했지요. 만져야 하는 줄을 몰랐어요. 그래서 당신이 펑펑 울었습니다. 아무 말도 없이 펑펑 울었습니다. 그 울음 속에서 나는 너무나 많은 말을 들었습니다. 바닷가에서 내가 하려 했던 말이었고, 내가 해야 했던 말이었지요. 왜 나를 발견해주지 않았어. 내가 무너지고 바스러져 여기까지 작아지도록, 왜 나를 눈여겨 봐 주질 않았어. 당신은 끝내 아무 말도 보태지 않고 울었는데, 나는 당신의 어깨를 감싸며 알았다고, 알았다고 말했어요. 그 밤, 나는 무엇을 알았을까요. 그걸 말하기 위해서 오늘 이렇게 씁니다.

 

나는 내가 작을까봐 무서웠어요. 작은 것이 왜 무서울 일인지 알지도 못하고 그냥 무서웠어요. 그런데 내가 작다는 진실이 더는 뿌리치지 못할 만큼 가까이 다가왔는데도, 세상은 아무렇지도 않았어요. 내가 그것을 인정했는데도, 세상은 조금도 서운해 하거나 아쉬워하지 않았어요. 나는 톱니에 가시가 박힌 자동인형처럼 정지했습니다. 가만히 서서 계속 주변을 둘러봤던 거예요. 세상은 여전히 안정하고 안전했어요. 나의 잔해 앞에 침묵하고 정적했어요. 그제야 진짜로 알았던 거지요. 나는 작았던 게 아니었구나. 없었던 거구나. 아무리 찍어놓아도 금세 사라지는 그 바다의 발자국처럼, 나는 그저 내가 있다고 착각했던 거구나. 그렇게 이제는 진짜로 없어지고 있었어요. 그때,

 

당신이 나를 잡아준 거예요. 흩어지는 나를 그러모아 어떤 형태를 빚어 올렸던 거예요. 나는 내가 발견될 거라고만 생각했지, 발견할 수 있을 거라고는 생각해 보지 못했거든요. 내게 눈이 있었다니. 그걸 당신이 알려주었습니다. 내게 당신을 발견할 능력이 있고, 당신을 오래 바라볼 자격이 있고, 당신이 지금의 나처럼 바스러져 없어지지 않도록 지켜볼 재능이 있다는 사실을. 그리고 그걸 알게 된 순간, 나는 발견된 거였어요. 나는 세상 전체를 다 위에 얹을 커다란 대륙이 아니라, 전체만큼 중요한 누군가를 위한 한 줌의 섬으로 발견되었던 겁니다. 당신이 찍어 놓은 발자국을 파도가 지우지 못하는 섬으로요.

 

그리고 그 밤 이후로 섬에는 3000개가 넘는 태양이 뜨고, 역시 3000개가 넘는 달이 졌습니다. 이토록 많은 해와 달이 다녀갔어도 섬은 여전히 작고 좁습니다. 조금도 넓어지지 못했습니다. 그러면 또 어떻겠어요. 이번 생에는 대륙이 될 욕심 같은 거 내지 않으려고요. 다음 생이나 다다음 생, 그것도 아니면 다다다음 생이나 노려볼까요. 실은 그 모든 건 전적으로, 다른 생에 우리가 또 만나느냐에 달린 문제입니다.

 

공개적으로 사랑합니다. 이렇게 대놓고요. 사람들 다 보는 데서.

 


키트오래 살면 모든 사람을 실망시키게 돼사람들은 내가 자기들을 도와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보통은 도와줄 수 없거든그래서 실망시키지 않으려고 무진 애를 쓰게 될 한두 사람을 선택하는 과정이 시작되지내 인생에서 내가 실망시키지 않겠다고 결심한 사람은 너야.

데이브 애거스왕을 위한 홀로그램

 

눈 :

시각이라는 감각에만 의존해 우리가 살아가는 것 같지만 실은 시각의 즐거움도 시각의 도움도 외면한 채로 살아간다보이는 것만 잘 보아도 충분히 알 수 있는 것들에 여전히 무지한 채로.

김소연한 글자 사전


사랑의 편지 외에는 그 무엇도 쓰고 싶지 않다. S가 와서 언덕에 올라 함께 산책했지만 외로움이 다소 가신 것도 잠시어두워질 무렵이나 그 이후가 되자 머리가 어지러워질 만큼 강력한 힘을 지닌사랑에 대한 욕구가 느껴졌다농담수다게임으로는 충분치 않다나는 사랑이라는 감정을 원한다.

존 치버존 치버의 일기


 "있지." 

 "?" 

 "하늘 멋있지?"

 나는 수평선을 바라보았다바다의 파란색과 하늘의 파란색이 그곳에서 선명하게 나뉘었다.

 "파랗네."

 같이 수평선을 바라보던 나오야가 그렇게 중얼거렸다.

 "자기야이 파란색은 어떤 파란색이야?"

 "어떤 파란색파란색이 그냥 파란색이지."

 나오야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웃는 얼굴로 나를 보았다.

 "그야 그렇겠지만......"

 "하늘의 파란색은 하늘의 파란색바다의 파란색은 바다의 파란색."

 나오야가 자신만만하게 단언했다마치 새파란 하늘처럼 한 점 구김살도 없이 환하게 웃는 얼굴로.

 그때찾았구나생각했다이 하늘이 어떤 하늘인지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라이 하늘과 같은 색으로 웃는 사람을.

요시다 슈이치지금 당신은 어디에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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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다이제스터 2018-06-06 18:4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syo님은 빨갱이 아닌 사랑쟁이... ㅎㅎ

syo 2018-06-06 20:40   좋아요 1 | URL
^-^.......ㅎㅎㅎㅎㅎ

프리즘메이커 2018-06-08 15:2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syo님의 에세이집 출간을 청와대에 청원해야겠습니다

syo 2018-06-08 15:43   좋아요 1 | URL
프메님 에세이집 10권 출간하고 남는 나무로 제 거 하나 찍는 것으로.

psyche 2018-06-11 09: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아요만 누르기에는 너무 좋네요. 너무너무너무 좋아요 버튼은 없나

syo 2018-06-11 11:21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ㅎ 제 마음 속 버튼을 누르셨네요.

2018-07-13 02: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7-13 08: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자자, 입 꼭 다무세요, 주먹 날라 갑니다


본격 선거 운동에 돌입하자 동네가 아비규환이다. 후크송을 유세 노래로 고르는 그들의 심정이야 이해 못할 바 아니지만, 스피커에 울대가 있다면 꽉 찬 펀치 한 방 성심성의껏 먹여 드리고 싶은 요즘이다. 아이돌 노래 안 듣는 아재 syo에게 뿜뿜이라는 노래가 세상에 있다는 사실을, 귀닫고 공부나 하겠다고 창문을 막아놔도 일절 아랑곳 없이 알려주는 그 정성에 진심으로 감복했다.

 

채무자 소유 부동산을 시효취득한 기호 2번 뿜뿜! 채무자에 대한 기호 2번 뿜뿜! 청구권을 피보전채권으로 뿜뿜! 3 채무자를 뿜뿜..... , 공동상속인은 기호 2번 그 지분을 초과하는 뿜뿜에 관하여는.... 으아아아아저뿜뿜새끼들을음나ㅓㅏㅣ섬ㅋ프배나허ㅣ후퍼ㅁ어햐ㅐ버하르웨빧까를합!

 

이렇게 되고 만 것이다


세종대왕이나 마르크스에 간디가 후보로 나와도 기호 2번만큼은 결단코 찍지 않겠다는 확고한 신념이 생겨났다.

 



적 :

적을 만들지 말라고 하지만 적은 만들어져 있는 것이다적을 이해하면 이길 수 있다고 하지만 이해할 수 있으면 적이 아니다적을 용서하라고 했지만 용서는 이해 이후에는 겨우 가능하다.

김소연한 글자 사전


노예제도 아래에서만 노예가 있는 것은 아니다혼족은 비록 조건의 영역이긴 하지만노예적 삶에서 벗어날 가능성을 제공한다혼족의 시간이 자기를 위한 시간의 확대로나만의 고독과 침묵으로나만의 독서로나만의 성찰로 이어질 때 비로소 우리는 자유인의 길로 한 걸음 다가설 수 있다.

박홍순일인분 인문학

 

언어는 도구가 아닙니다돈을 긁어모으거나 자신의 지위와 위신을 추어올리거나 스스로를 문화자본으로 장식하기 위한 수단이 아닙니다이렇게 욕망하는 주체 자체를 해체하는 역동적이고 생성적인 것입니다.

우치다 다쓰루어떤 글이 살아남는가

 

노래는 말 못하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되어야 하고 이름 모를 사람들의 이름이 되어야 합니다불러도 대답 없는 이름을 노래로 외쳐 일깨우고 차마 입술이 떨어지지 않아 속으로 삼킨 말들을 가락에 실어 흘려보내는 겁니다엉킨 삶을 풀어서 꿈을 짜는 겁니다.

홍승찬클래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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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6-05 06: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6-05 08:49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