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일 때도 괜찮은 사람
권미선 지음 / 허밍버드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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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은 감성의 계절이다.

이 계절에 내 감성을 내가 잘 표현하면 좋겠지만 그렇지 못할 때

내 마음속에 들어와 본 것처럼 적어 놓은 글이 있다면 사는 게 좀 위로가 되지 않을까?

 

여기 혼자일 때도 괜찮은 사람. 이라는 에세이가 내게 그런 생각을 가지게 했다.

읽는 내내 내가 아는 사람인가? 싶을 정도로 내 맘을 콕콕 찝어 적은 글들이 오랜만에 나를 건드려 준다.

이런 느낌을 잊고 살았다고 생각하니 사는 게 조금 편해졌다는 생각을 해본다.

아니면 아무 생각을 안 하고 사는 건지도 모르지.

 

상처 준 사람은 밖에 있는데

왜 나는 그 상처를 끌고 들어와서 내게 상처를 주고

다시 내가 사랑하는 사람에게 상처를 주는가.

 

 

요즘 내 주변인들 중에 이런 생각을 하게 하는 사람들이 있어서 참 공감 가는 글귀였다.

나라도 그러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내가 타인의 삶을 부러워할 때 나는 가난해진다.

내가 갖지 못한 것들을 질투할 때 나는 가난해진다.

내 삶이 별로여서 가난해지고 내가 싫어져서 가난해지고

그렇게 자꾸 나는 가난해진다.

 

 

나는 이제 내가 가진 것들에만 집중하기로 했다.

내가 갖지 못한 것들은 내 것이 아니니까.

내가 가진 것들로만 나는 부자가 되기로 했다.

 

책을 읽으며 떠오르는 얼굴이 있다.

모두 다 위로가 필요한 이들이다.

위로가 필요한 이들에게 쥐여주고 싶은 책이다.

혼자서 내 마음을 쓰담쓰담 해주라고, 그러다 보면 어느새 나는 꽤 괜찮은 사람이 되어 있을 거라고.

그러니 혼자 아파하지 말라고.

그 아픔도 언제든 지나가게 마련이니.

 

 

 

 

 

 

 

 

나는 다른 사람이 될 수 없고 되고 싶지도 않다.

부족한 게 많아도 나는 그냥 나인 채로 살고 싶다.

 

 

당신은 아무것도 모른다.

당신은 내가 아니고 나는 당신이 아니다.

우리는 다르다.

낮과 밤만큼이나. 여름과 겨울만큼이나.

 

 

 

상당히 오랜 시간 많은 고민을 해 온 사람에게서 나올 수 있는 글이다.

라디오 작가였던 이력이 글을 더 함축적이면서 더 감성적으로 만들어 준 거 같다.

밤 깊은 시간 라디오 DJ 이의 깊은 목소리로 듣는 감성 글처럼.

 

지금 마음이 외로운 이들에게 전해주고 싶은 책이다.

지금 나 자신이 초라하다고 느끼고 있는 이에게 주고 싶은 책이다.

지금 아무 생각 없이 버석버석 무딘 감성으로 미래를 나아가고 있는 내 자신에게 읽어주고 싶은 책이다.

 

촘촘하게

조여진 감정선이

어느덧 나를 질타하다가 어느새 나를 위로해준다.

 

어둠의 터널을 지나온 사람은 느낄 수 있는 절절함이 곳곳에 베여있다.

그 터널을 거니는 마음이 어느새 따뜻하고 촉촉해진다.

 

가을에서 겨울로 가는 계절의 터널에서

뜨거운 커피 한 잔과 함께 하고 싶은 책이다.

 

물론.

읽다 보면 서서히 술을 부르는 글이 될지도 모른다.

나를 가장 잘 알아주는 친구와 함께 읽고 술잔을 기울이며 이야기를 나누고 싶게 하는 글이었다.

삶에 대해.

산다는 것에 대해.

 

내가 혼자일 때도 괜찮은 사람이 되어가고 있음에 감사함을 느끼게 해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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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만난 물고기
이찬혁 지음 / 수카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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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들의 목표는 정상이나 골대에 있지 않았어. 하늘이나 바위 같은 곳에 있었거든. 그들이 가치를 두는 곳을 함께 보고 있으면 너무 아름다워서 눈물이 나올 정도였다니까.

그들은 예술을 하고 있던 게 아니야. 예술을 살고 있었던 거지!

 

 

 

 

악동 뮤지션의 이 찬혁.

그가 소설을 썼다.

물 만난 물고기.

표지부터 본문의 글씨까지 모두 파랑파랑하다.

 

 

군대를 다녀와 항해라는 타이틀로 앨범을 내고 동시에 그에 모티브가 된 소설을 발표했다.

사실.

그닥 기대하지 않았던 소설이었다.

그저 아이돌스타의 색다른 끄적임 정도로만 생각했던 내게 이 파랑파랑한 이야기는 그 자체로 바다였다.

 

바닷속 깊은 곳에서 몸과 생각과 마음을 정화하고 나온 기분이다.

 

맑은 글에서 울리는 울림이 세상을 벗어난 느낌을 준다.

선에게 해야는 음악 자체가 아니었을까.

대중적인 음악 보다 자신만의 음악을 하겠다는 작가 자신의 다짐.

그러기 위해 해야는 그에게 '다름'을 인식 시켜 주었던 '영감' 자체였으리라.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주위의 꽃들이 하얀 꽃을 얼마나 따돌리고 무시했을지 생각해봐요. 특별한 꽃들은 매일 괴로움에 몸부림쳐요. 자신도 자신의 색깔이 틀렸다고 생각하니까요. 특별한 꽃들은 아무리 물을 주어도 그렇게 서서히 고통 속에 말라 죽어요.

 

 

 

한창 인기를 좇고, 대중의 사랑을 갈구하며 많은 이들에게 익숙한 음악보다는

단 한 사람만 알아 듣더라고 그 자신만의 음악을 하고 싶어 하는 마음이 참 아름답게 느껴졌다.

이렇게 맑고 올곧은 가치관을 가진 뮤지션을 만나는 건 오랜만이라.

 

 

꿈같고

애니메이션 같은 이 한 편의 글은 읽어 감에 따라

속세에 찌든 마음과 정신을 맑게 정화시켜 주었다.

 

 

 

 

 

 

 

 

 

 

천재적 감성 아티스트.

띠지에 실린 글이 처음 읽었을 때와 이 책을 읽고 읽었을 때 다르게 느껴진다.

어쩌면 자라온 그곳 몽골의 단순한 아름다움으로 가득 채운 유년의 기억이 그를 이렇게 아름답게 성장시킨 것이 아닐까.

 

 

물처럼 흐르는 글 속에서 나도 모르게 빠져 있다 현실로 돌아온 느낌이 나쁘지 않다.

음악이 없는 삶을 한동안 살았다.

매일 아침 눈 뜨자마자 음악부터 틀어 놓았던 습관이 사리 진지 꽤 오래되었다.

음악과 함께 시작했던 하루가 얼마나 풍요로웠는지를 잊고 있었다...

 

 

물 만난 물고기처럼

나도 음악의 바다에서 다시 헤엄칠 준비를 해야겠다.

 

 

한 사람의 음악이

다른 한 사람의 마음을 움직였다면

그 사람은 하나의 세상을 움직인 것이다.

 

 

물 만난 물고기가 나의 세상을 조금은 유연하고, 부드럽게 움직여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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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후의 만찬 - 제9회 혼불문학상 수상작
서철원 지음 / 다산책방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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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의 꿈을 이끌고 저 세상의 낙원을 건설하려는 마음은 임금도 약용도 같았다. 임금이 가리키는 저 세상의 골짜기로부터 이 세상은 언제나 불완전했다. 비선들의 종횡과 실세들의 농단으로 이 세상은 날마다 끓어올랐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와 장영실.

최후의 만찬과 서학.

프리메이슨과 카메라 옵스큐라.

뒤주 속에서 아비를 잃은 임금과 그 신뢰를 받고 있는 약용.

 

 

실존 이름들이 나열된 이 소설에서 나는 무엇을 기대했는지를 잊었다.

문장 문장 사이로 시간이 흘렀다.

문장 문장마다 아름답다 못해 절절해지는 마음이 먼저 앞선다.

 

 

혼불 문학상.

나는 이 문학상의 수상작을 이번에 처음 읽었다.

예사롭지 않은 문장들 사이로 예사롭지 않은 이야기가 흘렀다.

변주된 가야금처럼 날것의 문장들만 보아오던 눈이 넌즈시 무언가를 살짝 덮어 놓은 문장들에 숨이 막힌다.

 

 

현실 속에서 비현실을 본 느낌이다.

 

 

 

이렇게도 이야기가 엮일 수 있구나.

스스로 자취를 감춘 장영실이 저 멀리 이탈리아에서 레오나르도 다빈치를 만날 수도 있었겠구나...

 


역사의 빈틈을 교묘히 파고들어서 더할 나위 없는 이야기 한 편을 만들어내는 솜씨.

 

 

 

 

 

 

세상은 선으로 채워질 수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모두는 악을 허물고 선의 향기만을 원했다. 악이 무너진 자리에 선의 향기가 솟기를 바랐으나 악이 무너진 자리에선 새로운 악이 움트는 것을 그들은 알지 못했다.


물 흐르듯이 흘러가는 이야기의 끝은 마치 환상특급을 보는 느낌이다.

내내 같이 읽어가는 이들이 한순간 알 수 없는 이들로 나타내어지는 모습은 이 소설 속에 숨겨져 있던 판타지였다.

김혁수는 보았으므로 알았다.

서학인을 박해할 이유가 이념에 있는지, 사상에 있는지, 학문에 있는지 알 수는 없으나 주자를 거스르는 이유 하나로 삿된 무리가 되어 몸을 버려야 하는 조선의 망상을.



실존의 인물들을 이렇게도 되살려 놓을 수 있구나.

그들의 면면을 다 알 수는 없지만 시대를 살아가는 모양새와 눈 높이를 이렇게도 짐작할 수 있겠구나.

실세들의 무논리가 단죄하는 서학자들의 무차별한 죽음이 오늘날의 이야기와 별반 다를 것이 없으니

임금의 시름 앞에서 내 마음도 덩달아 시름시름 거렸다.

이 나라가 누구의 것이었는지 아주 오래전부터 허기진 백성의 것도

시름 깊은 임금의 것도 아니었음을 주억거릴밖에.

색다른 소설의 느낌은 문장에서, 이야기의 흐름에서 새로운 기운을 뿜어낸다.

아름답고도 기발하고, 기발하면서도 기괴하기도 한 이야기가 한 폭의 그림 속에 있었다.

다빈치의 최후의 만찬이 300년 후의 조선에서 어떤 의미가 되는지 상상할 수 없었던 이야기가 흐른다.

내가 그랬듯

이 책을 읽는 사람들은 한 번쯤 최후의 만찬을 검색해서 들여다보았을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그 산이 그 산이었을까?

왼쪽 두 번째 그림의 유다가 과연 그였을까?

지어낸 이야기임을 알면서도 확인해보고 싶은 마음이 책을 읽으며 간절해진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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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에 심는 꽃
황선미 지음, 이보름 그림 / 시공사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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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당을 나온 암탉. 의 작가 황선미.

그가 작가의 꿈을 키움에 밑거름이 된 작품이 있다.

공모전에 출품해서 이등의 타이틀을 단 마음에 심은 꽃.

 

이 이야기는 공모전 출품작으로 남았고, 그녀의 이력에 남았을 뿐

책으로는 남지 않았다.

 

 

이 작품은 스물하고도 네 해 전, 나의 시작 어떤 지점이다. 그런데 꽤 오래 걸어 온 나의 지금에 이것이 어떤 의미가 되려고 한다. 등을 구부려 손끝으로 발을 만지는 기분이다.

참 고마운 일이다.

 

 

 

  

잔잔한 수채화 그림이 곁들어진 동화 같은 이야기는

차분한 이야기와 더불어 뭔지 모를 아늑함과 아릿함을 동시에 주는 이야기다.

 

동네 사람들이 하나, 둘 떠나는 마을

가장 친했던 친구마저 마을을 떠나고

일손이 부족한 부모님을 도와 어린 동생을 돌봐야 하는 수현이.

 

인동꽃이 마당에 지천으로 피어서 인동집으로 불리는 집은 동네에서 제일 먼저 비어진 집이었습니다.

그곳 마당에 꽃씨를 심고 수현과 미정에게 꽃밭을 가꾸게 한 사람은 수현의 삼촌이었습니다.

농고를 졸업했지만 공장으로 일하러 삼촌도 떠나고

수현과 같이 꽃밭을 가꾸던 미정도 떠났습니다.

 

 

 

 

 

 

 

 

떠나는 사람들 뒤로 시간은 가고

다시 인동꽃이 필 무렵 그 집에 도시에서 누군가 이사를 왔습니다.

인동집에 이사 온 남자아이는 마을 아이들과 도통 어울리지 않습니다.

학교에도 나오는 날 보다 안 나오는 날이 많죠.

수현이는 자기를 무시하는 듯한 그 남자아이가 밉습니다.

그 아이가 이사를 오는 바람에 꽃밭도 돌보기 힘들어졌으니까요.

그리고 이사 온 사람들은 꽃을 돌볼 줄 모릅니다.

꽃이 짓이겨져도 모를 만큼 무관심한 사람들이죠.

그 집 남자아이도 그렇다고 수현이는 생각합니다.

 

그러다 어느 날 우연히 꽃밭을 구경하러 간 수현이는 마루에 펼쳐져 있던 그 남자아이의 일기장을 보게 됩니다.

그리고 그 장면을 남자아이에게 들키고 맙니다.

 

 

빨리 가버려!

남의 것을 함부로 만지는 게 뭔지 알아?

 

 

보려고 그랬던 게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아무런 해명도 못하고 수현이는 도망쳐 나왔습니다.

수현이는 민우의 오해를 풀 수 있을까요?

 

무심하게 이야기를 읽다가 마지막 장을 덮는데 갑자기 마음이 울컥 거립니다.

왜 그랬을까요?

이야기는 희망적으로 끝났는데 말이죠...

 

어떤 울림이 남았는데 그것이 무엇인지 모르겠습니다.

몇 시간을 곰곰이 생각해 보아도 왜 울컥거렸는지 알 수가 없네요..

 

 

괜찮을 거야. 난 겁쟁이가 아니니까.

 

 

 

민우가 남긴 이 말이

민우와는 다른 이유로 어른인 내 가슴에 울림을 주었습니다.

이제라도 겁쟁이가 되지 않게 살아야겠습니다.

이리 쓰고 보니 그동안 제 안에 겁쟁이가 살았었나 봅니다.

 

마음에 꽃을 심으니

겁쟁이가 보입니다.

 

이 책은 그런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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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가의 언어 - 걱정과 고민을 툭, 오늘도 나마스떼
김경리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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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가의 언어.

요가 자세를 지칭하는 말에 대해서 충분히 생각해 본 적은 없다.

요가 학원을 다녔을 때도 선생님이 말하는 요가 자세에 대한 말은 한국어로 대체된 말들이었다.

나무 자세, 나비 자세, 전사 자세 등등.

어느 누구도 그것을 브륵샤 아사나, 받다 코나 아사나, 비라바드나 아사나 라고 매번 얘기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 책에 나와 있는 모든 자세들의 원래 용어를 읽고 그 뜻을 헤아리는 시간은 그 자체로 경건해진다.

 

 

 

 

이 책에 담겨 있는 모든 동작의 그림은 저자가 직접 자신의 동영상을 보며 그린 그림이다.

그래서인지 모르겠지만 그림에도 에너지가 담긴 느낌이다.

마치 그림을 들여다보면 언젠간 나도 저 자세를 꼭 해낼 것만 같은 그런 느낌이 든다.

 

 

 

 

 

 

 

내 몸의 무게를 실어 어깨를 바닥에 꾹 눌러 마사지하는 건 상상만으로도 시원해요. 그런데 어깨서기를 처음 해 보면 생각만큼 몸을 세우기 어렵고 어딘가 불편하고 목과 어깨가 아프기도 합니다. 그래도 괜찮습니다. 수련을 할수록 조금씩 요령이 생겨요. 거기서 얻는 즐거움과 성취감도 요가의 보상 중 하나입니다.

 

 

 

정신없이 바쁘게 회사 일을 하면서 스트레스가 많았던 저자는 자주 아프기 시작했다.

어느 날 응급실에 실려가서야 자신의 몸이 많이 망가진 것을 느끼고 어릴 때 엄마에게 배웠던 요가를 시작한다.

저자의 엄마는 요가 선생님이었다.

엄마로부터 배운 요가를 매일 하면서 나아지는 자신의 몸을 보고 또 다른 길을 결정했다.

응원보다는 걱정을 더 많이 들었고, 지지해 줄줄 알았던 엄마가 의외의 반응을 보여서 당황했던 저자는 매일 자신의 요가 장면을 동영상으로 찍어 보며 자신의 표정이 맑아진 걸 느낀다.

이 책은 그렇게 만들어진 책이다.

매일의 요가가 누군가에게는 또 다른 길이 되었던 나날이었다.

 

책으로 무슨 요가를?

이렇게 생각했다 나도.

 

그러면서도 요가 학원을 끊어 놓고 매번 중도 하차했던 나로서는 제목에 있는 언어라는 말에 의미를 부여했다.

요가의 용어를 제대로 알고 다시 시작하자!

나의 알찬 계획이었다.

받아든 책은 의외의 신선함을 주었다.

자세가 그려진 그림에서 힘이 느껴졌고.

요가 용어에 대한 설명을 읽으며 머리를 주억거렸고.

저자가 요가를 하면서 자신의 몸의 반응과 자세를 취할 때 느껴지는 감정으로 요가 자세에 대한 색다른 이미지를 부여해주는 이 책은

한 자세를 취할 때 내가 어떤 마음으로 내 몸을 관찰해야 할지에 대한 어떤 느낌을 주었다.

 

요가를 배우러 학원에 가면 일단 몸이 되는 만큼 움직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모두 제각각의 유연성으로 진행되는 요가 수업은 하다가 자신감을 상실하기에 이른다.

"나는 해도 해도 안돼!"

"나는 왜 이렇게 부드럽지 못하지?"

 

나만 뒤떨어지는 느낌 때문에 맨 뒷자리를 차기하고 있으면서도 불안을 떠안고 있었다.

그렇게 며칠 다니다 흐지부지되는 게 나의 요가였다.

집에서 요가 영상을 틀어 놓고 해보기도 했지만 요가에 대해 뭔가의 설명이 빠진 그저 따라 하기에만 급급한 시간이었다.

뭔가 아주 부족한 느낌을 받았었는데 이 책이 그 부족분을 해갈해 주었다.

 

자세에 붙여진 용어를 풀이한 것만으로도 이 자세가 무엇을 위한 것인지를 알게 되는 건 요가를 좀 더 쉽게 받아들이게 되는 요소가 된다.

 

 

 

 

 

 

이 책에 담긴 Q&A에는 다양한 질문과 답변이 있다.

첫 질문의 답변처럼 이 책은 나처럼 요가 학원 다니다 포기한 사람들에게 더 좋은 책 같다.

아니면 요가의 자세를 어느 정도 할 줄 알아서 좀 더 깊이 들어가고 싶은 사람들에게도 좋은 책이다.

각 장의 끄트머리에는 직장인, 프리랜서, 꽃중년, 임산부, 학생, 어린이를 위한 요가 자세가 부록처럼 담겨 있다.

그리고 저자의 동영상을 직접 볼 수 있는 QR코드가 담겨 있어 동영상을 보며 따라 해 볼 수 있다.

일단은 책이라서 몇 번을 곱씹으며 자세를 익힐 수 있다.

이 자세가 내 몸에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매번 주지 시킬 수 있다.

그리고 시간에 관계없이 하나의 동작이 몸에 습득될 때까지 해 볼 수 있다.

책으로 읽고, 몸으로 따라 하며, 동영상으로 다시 한번 완벽한 복습을 할 수 있다.

욕심부려서는 안되는 운동이 바로 요가라고 생각한다.

매일 꾸준히 내 몸을 만들어간다는 생각으로 이 책을 활용하고 있다.

그러다 보면 언젠간 내 입에서 이 엄청나게 말하기 힘든 요가 용어들이 자연스레 발음해질 거라 믿는다.

당연히 내 몸도 유연해지리라 믿는다.

 

좋은 것은 늘 어렵게 오는 법이다.

요가도 그중에 하나이다.

어려운 동작들을 이루어내면서 오는 성취감을 나도 곧 맛보게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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