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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크러시 1 - 삶을 개척해나간 여자들 ㅣ 걸크러시 1
페넬로프 바지외 지음, 정혜경 옮김 / 문학동네 / 2018년 9월
평점 :
페넬로프 바지외가 프랑스 르몽드지 블로그에 웹툰으로 그린 여성들의 이야기는 2권의 책으로 엮어졌다.
이름도 모르는 여성들의 인생이 시크한 그림으로 요약되어 그려졌다.
1권엔 15명의 여성들이 있는데 저마다 자신의 인생을 스스로 개척해나간 여성들이다.
남다른 자신의 모습을 장점으로 이끌었던 여인 수염 난 여자 클레르망 들레.
그녀는 바를 열어 자신의 단점을 장점으로 만들어 버렸다.
수염 난 여자를 구경하기 위해 많은 사람이 그녀를 찾았고, 그녀는 자신을 감추지 않고 오히려 그들 앞에 당당히 나서서 자신을 드러냈다.
당당함은 뭇사람의 시선도 바꾸는 법이다.
스스로 왕이 된 여자도 있다.
은징가와 측천무후.
은징가는 마탐바 왕국의 딸로 태어났으나 무능한 왕들을 제치고 스스로 왕이 되고, 자신의 땅에서 포르투갈인들을 몰아내는데 앞장섰다.
중국의 측천무후는 섭정을 버리고 스스로 여황제가 되었다.
측천무후의 재위 동안 평화, 예술, 사회 발전 등 여러 면에서 중국 역사상 가장 번영한 시기로 손꼽히지만
역사는 그녀를 제대로 평가하지 않았다.
남자들이 못다 한 일을 그녀들이 해냈지만 역사는 그녀들에게 관대하지 않았다.
이 책을 읽으면서 참으로 많은 알지 못하는 여성들을 만났다.
오늘 이 시대에 내가 누리는 이 여성적 자유는 모두 그녀들의 희생이 만든 결과임에도 나는 그녀들에 대해 아는 게 없었다.
그건 아무도 그녀들에 대해 얘기해주지도 알게 하지도 않았기 때문이 아닐까?
페넬로페 바지외의 짤막한 그림 속 여성들은 분명 시대를 앞서고
주어진 환경에서 탈피하고자 노력했던 여성들이다.
그런 여성들의 발자취를 이 짧지만 시크한 웹툰 한 편 한 편이 말해주고 있었다.
시대를 앞서간 그녀들 덕에 지금 우리는 조금 더 안락하고, 조금 더 대우받고, 조금 더 목소리를 낼 수 있게 되었다.
앞으로 이런 시리즈가 계속되기를 바란다.
숨어 있는 많은 여성 영웅들의 이야기가 앞으로의 여성시대를 위한 발판이 될 것이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