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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씨 451
레이 브래드버리 지음, 박상준 옮김 / 황금가지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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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끝날 때까지 아직 10억 년
A.스뜨루가쯔키 외 지음 / 열린책들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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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 책들의 도시
발터 뫼르스 지음, 두행숙 옮김 / 들녘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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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의 왼손
어슐러 K. 르 귄 지음, 최용준 옮김 / 시공사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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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산이 부서진 남자 스토리콜렉터 36
마이클 로보텀 지음, 김지현 옮김 / 북로드 / 2015년 10월
평점 :
절판


 

마이클 로보텀.

범죄소설을 읽기 시작해서 이렇게 몰입되는 작가를 만나는건 흥분되는 일이다.

게다가 그의 소설의 주인공은 그닥 유명하지 않은 임상 심리학자이고 파킨슨병을 앓고 있다.

주인공으로서의 강력함이나 빼어난 매력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그에게 점점 빠지게 되는 이유가 뭘까?

 

조 올로클린.

대학에서 첫 강의를 시작하는날 하루종일 쏟아지는 빗방울이 앞으로 험난할거 같은 그의 시작을 알리는 장치라는걸 시리즈를 읽다보면 알게된다.

런던을 떠나 한적한 시골로 이사온 조와 그의 가족.

아내 줄리안. 두 딸. 찰리와 엠마.

그가 용의자로 지목됐던 사건이후 그들은 복잡한 도시를 떠나 조용한 시골마을로 이사를 온다.

그곳에서 그들은 모든걸 새로 시작하려했다.

 

강의 첫날.

그가 얼떨결에 떠맡게된 사건을 도리질하며 끝내 사양했다면 그들의 삶은 행복하지 않았을까?

 

산산이 부서진 남자.

조의 시선과 범인의 시선이 오고가며 그들의 심리를 그려간다.

전쟁이라는 이름으로.

나라를 위한다는 명목으로.

금지된것들을 섭렵하며 서서히 인간성을 상실해가는 범인은 그의 모든것이었던 딸과 아내를 잃는다.

그들의 죽음이 그를 복수의 화신으로 만들어간다.

 

첫번째 사건이후 아무런 단서를 잡지 못한 경찰

두번째 사건이 일어나고 두 사건의 단서를 찾아가는 조의 활약이 왠지 위태스럽다.

 

범죄를 끌어들이는 타입이랄까.

조의 호기심은 결국 그의 가족들이 고스란히 견뎌야 하는 악몽이 된다.

 

산산이 부서진 남자가 범인인지 올로클린인지 알 수가 없다.

마음이 망가진 사람

몸이 망가져가는 사람

서서히 무너져가는 모습을 지켜봐야만 하는 사람

 

단순한 범죄소설로 생각했는데 읽고 나면 삶을 살아가는 마음가짐에 대해 고민해 보게 된다.

그리고 내가 아는 모든 사람들이 마음이 병들지 않았음에 감사하게 된다.

 

범인도 올로클린도 자신의 직업에 충실해서 생긴 직업병처럼 느껴진다.

나는 시리즈가 거듭될 수록 올로클린이 변해가는 모습을 지켜봐야 하는거에 벌써부터 마음이 아프다.

아마도 해피엔딩은 아닐거 같다.

 

모처럼

특별한 주인공을 알게되어 기쁘다.

그를 응원할 수 있어서 더더욱 즐겁다.

고난을 극복해가는 과정이 너무 고달프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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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딴방
신경숙 지음 / 문학동네 / 1999년 1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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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여름 길을걷다 책무더기를 발견했다.

누군가 이사라도 가는지 버릴 책들을 묶어놓았던 그자리.

외딴방이라는 글자에 눈이 가고, 신경숙이라는 이름에 눈이간다.

 
담아왔다.

주워온게 아니라...


설핏 살펴본 외딴방은 구질구질했다.

시대가, 사람들의 고단함이, 인생살이가.

그래서 여름이가고, 가을이 가고, 겨울이 될동안 몇번을 손으로 들었다 놨다를 반복했는지...

 
스스로를 들여다본다는건 어떤걸까...

자기를 덜어내는 사람의 글은 쉽사리 눈을 뗄 수 없다.

과거와 현재를 넘나드는 이야기는 둘다 서럽다.

 
나. 운다.


감동적인 이야기 나부랭이를 보면서 우는 훌쩍임이 아니다.

가슴끝이 에려오며 흘리는 눈물이다.

행간 행간이 주는 여운때문에 답답해서 가슴을 치고
 

너무 담담하게 들춰내서 눈이 시리고

현재에서 부딪히는 과거때문에 멈칫거리게 된다.

 

누구라서 들어내놓고 싶지 않은 과거를 지닌 자가 없으리...
 
열여섯의 나와 서른 두살의 나 사이에 존재하는건 기억이다.

추억이 아니라 기억이라게 나를 아프게 했다.

 
그녀와 같이 웅크리고, 그녀와 같이 가방을 들고 고달픈 학교를 가고

그녀와 함께 난장이가 쏘아 올린 작은 공을 읽으며

그녀와 함께 그녀의 죽음을 맞이했다.

 
신경숙.

 
그녀의 얼굴은 외딴방 그 자체다.

그녀 얼굴에 비친 외딴방의 그늘.

표지안쪽 그녀의 얼굴은 열여섯의 나다.

글속의 그녀는 서른 둘의 나다.

 
쉽지 않을거 같았던 책읽음은 며칠을 갔다.

감정의 행간을 유지하기위해서, 아끼며 야금야금 그 기억을 들처보기 위해서, 읽다가 답답함이 엄습하면 쉬었다가 읽고는 했다.

그러면서도 간간이 웃었다.

외딴방은 슬픔만으로 이루어진 곳이 아니였다.

꿈이 있고, 간간한 웃음이 있고, 흘러내리지는 않지만 사랑이 있었고, 표현하지는 못하지만 아주 끈끈함으로 무장된 정이 있었다.

 
내게도 외딴방 시절이 있었다.

움츠리고, 들어내지 못하고, 외면하면서 살았던 시간들...

 
신경숙. 그녀를 읽으며 나의 외딴방을 기억했다.

돌아가 볼 수 있지만 절대 가려하지 않는 마음의 짐. 나의 외딴방.



그녀는 시원했을테지...

보이는것만 보는 사람들의 이바구가 조금 불편했을뿐...

 

 
외딴방은 내 책꽂이 맨 가장자리에 자리하고 있다.

끄적인다는건

결국 나를 보여주는것이기에

그녀의 외딴방이 나의 외딴방이 될때까지 저 책의 자리는 저곳이다.

 
비와 겨울만이 생각나는 그녀의 외딴방.

그곳에도 봄이, 가을이 있었을텐데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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