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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산이 부서진 남자 ㅣ 스토리콜렉터 36
마이클 로보텀 지음, 김지현 옮김 / 북로드 / 2015년 10월
평점 :
절판
마이클 로보텀.
범죄소설을 읽기 시작해서 이렇게 몰입되는 작가를 만나는건 흥분되는 일이다.
게다가 그의 소설의 주인공은 그닥 유명하지 않은 임상 심리학자이고 파킨슨병을 앓고 있다.
주인공으로서의 강력함이나 빼어난 매력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그에게 점점 빠지게 되는 이유가 뭘까?
조 올로클린.
대학에서 첫 강의를 시작하는날 하루종일 쏟아지는 빗방울이 앞으로 험난할거 같은 그의 시작을 알리는 장치라는걸 시리즈를 읽다보면 알게된다.
런던을 떠나 한적한 시골로 이사온 조와 그의 가족.
아내 줄리안. 두 딸. 찰리와 엠마.
그가 용의자로 지목됐던 사건이후 그들은 복잡한 도시를 떠나 조용한 시골마을로 이사를 온다.
그곳에서 그들은 모든걸 새로 시작하려했다.
강의 첫날.
그가 얼떨결에 떠맡게된 사건을 도리질하며 끝내 사양했다면 그들의 삶은 행복하지 않았을까?
산산이 부서진 남자.
조의 시선과 범인의 시선이 오고가며 그들의 심리를 그려간다.
전쟁이라는 이름으로.
나라를 위한다는 명목으로.
금지된것들을 섭렵하며 서서히 인간성을 상실해가는 범인은 그의 모든것이었던 딸과 아내를 잃는다.
그들의 죽음이 그를 복수의 화신으로 만들어간다.
첫번째 사건이후 아무런 단서를 잡지 못한 경찰
두번째 사건이 일어나고 두 사건의 단서를 찾아가는 조의 활약이 왠지 위태스럽다.
범죄를 끌어들이는 타입이랄까.
조의 호기심은 결국 그의 가족들이 고스란히 견뎌야 하는 악몽이 된다.
산산이 부서진 남자가 범인인지 올로클린인지 알 수가 없다.
마음이 망가진 사람
몸이 망가져가는 사람
서서히 무너져가는 모습을 지켜봐야만 하는 사람
단순한 범죄소설로 생각했는데 읽고 나면 삶을 살아가는 마음가짐에 대해 고민해 보게 된다.
그리고 내가 아는 모든 사람들이 마음이 병들지 않았음에 감사하게 된다.
범인도 올로클린도 자신의 직업에 충실해서 생긴 직업병처럼 느껴진다.
나는 시리즈가 거듭될 수록 올로클린이 변해가는 모습을 지켜봐야 하는거에 벌써부터 마음이 아프다.
아마도 해피엔딩은 아닐거 같다.
모처럼
특별한 주인공을 알게되어 기쁘다.
그를 응원할 수 있어서 더더욱 즐겁다.
고난을 극복해가는 과정이 너무 고달프지 않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