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대로
켄 브루언 지음, 박현주 옮김 / 시공사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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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혹적인 문체의 밤의 파수꾼 다음으로 좀 더 재미를 가미한 런던 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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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희창의 하루 클래식 365 - 음악이 있는 아침
조희창 지음 / 미디어샘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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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마다 눈곱도 떼기 전에 음악부터 틀던 시절이 있었어요.

그때는 잠들면서까지 음악을 들었죠. 그런데 어느 날부터 음악을 안 트는 저를 발견했습니다.

그러면서 점점 건조해지는 제 감정을 바라보게 되었죠..

 

하루를 시작하는 음악을 고르던 시간이 이제는 사라졌어요.

그래서 다시 그 마음을 일으키려 노력 중입니다.

그래서 이 책이 참 고맙더라고요.

이 책에 담긴 QR 코드로 음악을 들을 수 있으니까요...

 

1년 365일 다른 음악으로 시작하는 하루는 어떨까요?

 




책을 받고 일단 저와 관련된 날짜들의 음악을 찾아봤어요.

개인적인 기념일들의 음악을 찾아봤는데 제 생일에 걸린 음악이 <카르미나 부라나> 중 '오, 운명이여'네요.

이날의 제목은 중세풍의 판타지라고 되어 있네요.

이래저래 저는 판타지를 좋아하는 아이로 자랄 수밖에 없었나 봅니다.

 

최근에 하루키의 단편집을 읽어서인지 하루키의 <1Q84>로 유명해진 곡에 눈길이 가네요.

인간이 부르기 힘든 노래를 아세요? 그 노래는 바로 오페라 <북극성> 중 '매일 아침 그가 연주한 노래'라네요.

인간이 따라 부르기엔 거의 불가능한 초고난도의 콜로라투라 아리아라고 합니다. 이런 노래에는 조수미 씨가 단연 최고급이라고 합니다^^

 

음악사 최고의 스토커를 아세요? 바로 베를리오즈입니다.

그는 <햄릿>에서 오필리아 역을 맡았던 배우 해리엣 스미스슨에게 푹 빠졌답니다. 그러나 그녀는 그를 거들떠도 안 봤죠. 그래서 탄생한 곡이 환상교향곡 4악장 '단두대로의 행진'입니다.

 

김연아 선수를 세계에 알린 곡이 기억나시나요? 2009 시즌 쇼트프로그램으로 사용한 곡 생상스의 <죽음의 춤>입니다.

 

70~80년대 '경양식 집'의 명곡은 뭘까요? 바로 <사랑의 기쁨>입니다. 제목처럼 행복한 내용이 아니라 사랑의 아픔과 쓸쓸함을 노래한 것인데 어째서 경양식집에서 유행했을까요? 그 시절에 경양식집을 안 가봐서 모르겠네요~

 

첼리스트가 가장 지루해하는 명곡은? 정말 뜻밖에도 파헬벨의 <카논 D장조>라고 합니다~~

QR코드 찍고 동영상을 보는데 웃겨 죽는 줄 알았네요~ 너무 리얼하게 지루함을 표현해서요~ 저는 좋아하는 곡인데 개인적으로는 가야금 버전을 제일 좋아합니다.

이 곡은 파헬벨이 제자의 결혼식 곡으로 작곡했는데 8마디 음을 계속 첼로로 반복 연주하게 해놨다고 합니다. 그래서 첼리스트들이 지루해한다는 의미의 동영상이 너무 재치 있게 만들어져서 즐겁게 감상했어요.

 

 

<서푼짜리 오페라>중 '칼잡이 잭'은 시나트라의 버전으로 들었는데 살벌한 가사를 아주 능청스럽게 부르는 시나트라의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조희창의 하루 클래식 365>는 매일 하루를 열게 해줄 음악을 나 대신 골라주는 책이자

그 음악에 담긴 에피소드와 그날에 태어난 음악가들과 그날에 일어난 음악사의 중요한 일들을 함께 알려주는 책이랍니다.

클래식만 담겼다고 생각했는데 우리 가곡들도 담겼습니다.

클래식의 변형곡들도 담겨서 지루할 틈이 없습니다.

 

타이핑 소리를 담은 음악과 4분 33초 동안 휴대폰 벨 소리와 각종 소리를 들으며 청중들과 오케스트라가 침묵하는 모습을 보여주다가 시간이 흐른 뒤 박수 치며 공연을 마치는 동영상을 보면서 클래식의 색다른 모습도 이 책을 통해 처음 알았습니다~

클래식 음악에 대한 책들을 가끔 접했음에도 이렇게 신선한 기획들이 있다는 사실을 처음 알게 해준 책입니다.

 

개인적인 추억이 담긴 날이나 기념일에 담긴 음악이 어떤지 궁금하신 분들이나

저처럼 매일 하루를 여는 음악을 나 대신 골라주는 사람이 있었으면 하시는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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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크로이드 살인사건
애거서 크리스티 지음, 유명우 옮김 / 해문출판사 / 199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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셜록 홈즈 전집 3 (양장)- 바스커빌 가문의 개
아서 코난 도일 지음, 백영미 옮김, 시드니 파젯 그림 / 황금가지 / 200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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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크로이드 살인사건
애거서 크리스티 지음, 유명우 옮김 / 해문출판사 / 200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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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의 이름 - 상
움베르토 에코 지음, 이윤기 옮김 / 열린책들 / 200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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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려 마땅한 사람들
피터 스완슨 지음, 이동윤 옮김 / 푸른숲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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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사람을 죽이려 한다면 반드시 사고로 보이도록 만들어야 해. 그게 아니면 다른 사람이 죽인 것처럼 보이도록 해야 하고. 그렇게 하지 않으면 다 소용없는 짓이야."

 

 

이런 말을 하는 사람은 마음에 무엇을 품고 사는 사람일까?

 

<죽여 마땅한 사람들>을 읽으며 나는 주인공을 응원했다.

범인인 걸 알면서도 잡히지 않기를 응원한 살인자는 그가 처음이다.

<살려 마땅한 사람들>에서는 그 반대의 인물들을 만나게 된다.

 

전편에서 릴리에게 칼에 찔리고 스토커로 낙인찍혀 경찰을 그만둔 헨리 킴볼은 사설탐정이 되었다.

그에게 오래전 자신이 가르쳤던 학생인 조앤 그리브가 찾아온다.

조앤은 남편이 바람피우는 게 확실하니 증거를 잡아 달라는 의뢰를 한다.

 

조앤의 등장으로 킴볼은 기억하고 싶지 않은 기억을 소환한다.

그가 교사를 그만둔 이유이기도 한 그 기억.

교실에서 발사된 총.

아무것도 하지 못한 자신.

 

 






헨리 킴볼은 '촉' 이 좋은 형사였다.

아무도 의심하지 않는 '릴리'를 알아봤으나 그녀를 사랑하게 돼서 문제가 되었고 그래서 형사를 그만두고 탐정이 된 지금.

아무 의심 없이 살아온 '조앤'을 알아보게 되고 그 조력자까지 찾아내어 또 한 번 죽음의 문턱에 선다.

그런 헨리를 위해 릴리가 나섰다!!!

 

<죽여 마땅한 사람들>을 읽으며 살인자를 응원했던 나는 책을 읽고 나서도 한동안 내 마음에 대해 생각해 봤다.

법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기에 주인공의 살인을 용납하게 된 건지, 아니면 주인공의 심리를 너무 완벽하게 그려내서 내가 동화된 것인지 살인자를 응원하는 내 마음을 이해하면서도 용서하면 안 되는 기분이었다.

 

<살려 마땅한 사람들>을 읽으며 또다시 소환된 릴리의 능력이 빨리 발휘되기를 바랐다.

완벽한 알리바이를 만들어 놓고 자신의 손에 피를 묻히지 않고도 자기가 원하는 사람을 죽이고 목격자까지 완벽하게 만들어 놓는 교활한 살인을 사주하는 그 그릇된 심리를 가진 자를 응징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법과 경찰이 닿을 수 없는 일을 저지르는.

심증은 있지만 물증은 없는 살인자.

그런 자는 그를 능가하는 살인자가 필요할 뿐이니까.

 

 

 

둘이 함께 사람들의 생명을 앗아갔다. 일단 그런 짓을 하고도 빠져나가는 일을 경험하게 되면 인생의 다른 모든 것들이 조금 색이 바래게 된다.

 

 

더 이상 아무런 잣대를 댈 수 없는 그들에게 맞설 수 있는 정의가 있을까?

 

<살려 마땅한 사람들>은 그런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한 번 범죄에서 빠져나가는 법을 알게 되면 계속 그 '맛'에 중독되어 멈출 수 없다는 것을.

그러기에 헨리의 '촉'과 릴리의 '실행력'이 무력한 독자들에게 위안을 주는 것임을 알려 주는 것이다.

 

특별한 능력이라면 약간 실없고 야한 시를 짓는 기능에 남들은 알아채지 못하는 '악'의 기운을 감지하는 헨리.

거기에서 그치지 않고 자신의 감을 믿으며 끈질기게 단서를 찾아내는 헨리.

세상의 모든 미결 사건에 헨리 같은 형사가 있다면 피해자와 유족들에게 얼마나 위로가 될까?

 

스스로를 몽크스하우스에 가두고 세상에 드러나지 않으려 하는 릴리 킨트너.

그런 그녀가 헨리를 위해 총대를 매는 모습에서 나는 위안을 받았다.

<살려 마땅한 사람들>을 위해 <죽여 마땅한 사람들>을 해치우는 릴리.

내 통쾌함은 잘못된 걸까?

 

 

 

피터 스완슨의 작품은 일단 재미 보장이다.

그러니 무조건 무조건이다.

다만 그의 작품 속에서 단지 재미와 스릴만 찾는 건 실례다.

 

<살려 마땅한 사람들>은 한 번 교묘하게 법을 피했던 사람들은 그전과는 다른 사람이 된다는 것에 대한 이야기다.

그런 사람들은 법망을 빠져나갔다고 안심하며 또 다른 계획을 세우겠지만

완슨이 오빠의 이야기에 의하면 뛰는 놈 위에 나는 놈이 있다는 말이다.

헨리와 릴리 같은 사람들이 어딘가에서 그들을 지켜보고 있다.

 

세상은 그렇지 못한 사람들과 그런 사람들이 서로를 감시하며 공존하다.

<죽여 마땅한 사람들>과 <살려 마땅한 사람들>이 공존하고 있는 것처럼...

 

재미와 스릴 그리고 가을을 닮은 깊은 생각이 필요한 분들께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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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라는 고통 - 거리의 사진작가 한대수의 필름 사진집
한대수 지음 / 북하우스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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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게 사진은 떼려야 뗄 수 없는 인생 반려자가 되었다. 상업 사진 스튜디오 사진가, 아니면 암실 기술자, 아니면 사진 세일즈맨으로. 나의 곡이 전부 금지곡이 되어 음악으로 한 푼도 벌 수 없을 때, 사진은 나를 먹여 살렸다.

 

 

1부 내 인생의 봄 : 1960년대 뉴욕, 서울

 

나에게 한대수는 오래전의 가수로만 기억되었다.

그의 대표곡 <행복의 나라>를 그가 아닌 다른 사람이 부른 버전으로 듣고 그 곡 역시 다른 사람의 곡으로 알고 있었다.

원곡 가수가 한대수라는 걸 꽤 늦게 알았다.

 

이름은 알지만 본 적은 없는 가수.

그가 사진으로 글로 전혀 다른 면으로 살아왔음을 이 책을 통해서야 알게 되었다.

 




<삶이라는 고통>에는 75세의 음악가이자 사진작가가 그가 한창 젊은 나이였을 때 찍은 필름 사진들과 그의 이야기를 담담하게 담았다.

지난 사진들에 담긴 사람들도 배경도 공간도 모두 쓸쓸해 보인다.

필름 사진을 오랜만에 봐서 그런지 왠지 모르게 뭉클해진다.

내가 태어나지 않았던 세상의 모습, 그 세상에 살고 있었던 사람들의 모습이 아련한 그리움으로 느껴진다.





뉴욕에서 수의대를 다니다 중퇴하고 사진의 길로 들어선 그에게 사진은 평생의 밥벌이가 되었다.

장발의 그가 거친 음색으로 부르는 노래는 고국에서는 인정받지 못했다.

자유로운 영혼이 부르는 노래는 모두 금지곡이 되었다.

 

 

우리가 음악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음악이 우리를 선택해야 한다는 것이다. 음악가는 일에서 기쁨을 느끼는 것이 아니라 엄청난 고통 속에서 기쁨을 느낄 뿐이다.

 

 

 

2부 길 위의 고독 : 뉴욕에서 몽골까지

 

사진에 담긴 도시와 사람들의 모습은 그가 아주 많은 곳을 다녔음을 보여준다.

거리 곳곳에서 마주치는 거리의 음악가들과 노숙자들의 모습이 그가 사진을 통해서 바라본 세상을 보여준다.

 

그의 사진에는 <삶이라는 고통>이 담겨있다.

살아가는 데 있어서 재미와 즐거움 보다 고통에 초점을 맞춘 그의 진지한 시선이 우리가 잊고 사는 것들을 되돌아보게 한다.

 





3부 끝까지, 평과 : 히피의 기도





15세 딸이 살아갈 세상을 걱정하는 아버지의 마음은 곳곳에서 벌어지는 전쟁이 안타깝다.

그가 군 복무를 하던 시절엔 베트남 전쟁이 있었다.

그 전쟁은 수많은 민간인 사상자를 내고 끝났다.

그는 다시는 그런 전쟁이 일어나지 않을 거라 믿었다.

그러나 그가 이 책을 집필하는 시간에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전쟁을 벌이고 있었고, 이 책이 출간된 지금은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전쟁을 하고 있다.

어린 딸이 살아가야 할 세상이 전쟁으로 물드는 것을 막고 싶은 마음이 절절하게 느껴진다.

 

이렇게 그는 자신의 75년의 세월을 사진과 함께 정리했다.

수많은 사진들 속에서 추려진 사진들이 책 곳곳에서 자리를 잡고 있다.

 

우리가 살면서 외면하고 도망치려고 했던 고통을 그는 사진으로 남겼다.

세상은 외면하고 도망치는 사람들 보다 이렇게 묵묵히 고통을 바라보는 시선을 가진 사람들에 의해 조금씩 회복된다.

 

한대수의 <삶이라는 고통> 속에 담긴 지나간 시간들을 보고 있자니 내 시간이 느리게 흐르는 느낌이다.

그의 말처럼 맥주 한 잔 마시며 천천히 사진들을 들여다보며 내가 살아보지 못한 세상을 느껴봤다.

그때도 지금도 달라지지 않은 게 있다면 그건 평범한 사람들의 마음속에 담긴 평화다.

그들도 지금 우리도 평화를 원한다.

 

e-편한 세상이

e- 살벌한 세상이 되지 않도록 우리가 노력해야 하는 이유까지 오래된 필름 사진 속에 담겨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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